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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반실명 처벌규정 없어 고민/삼보신금·동화은 수사 안팎

    ◎과태료 조항뿐… 문서위조죄 검토/장씨 재산전모파악도 진전 없어 장영자씨 어음부도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수사착수 4일만에 장씨를 구속하는 기민함을 발휘했으나 정작 장씨를 수감한 뒤 두가지 어려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실명제를 어긴 금융기관 임직원들에 대한 형사처벌의 수위를 어느정도로 할 것인지와 장씨의 사기행각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장씨의 전체재산규모파악작업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우선 실명제위반사범에 대한 검찰의 고민은 금융실명거래에 관한 긴급명령을 위반했다 해도 5백만원의 과태료 외에 처벌규정이 없다는 데 있다. 또 이번 사건이 지금까지 항도·동아투금사건이나 한화그룹의 변칙실명전환사건과는 달리 금융기관이 예금유치를 위해 차명거래를 방조한 정도라고 볼 때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검찰은 이 때문에 수사초기만해도 『금융기관 임직원의 경우 대부분 이번 사건의 피해자로서 처벌법규가 마땅치 않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그러나 반실명제사범에 대한 비난여론이 비등하고 대검에서도 엄벌의지를 표명하자 『은행감독원의 특감자료가 도착되는대로 실명제 위반여부도 조사하겠다』고 강경쪽으로 선회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실명제위반부분은 삼보신용금고가 장씨가 유치한 1백33억여원을 실명확인하지 않았고 장씨의 예금 1억1천여만원을 대화산업 관계자 5명의 이름으로 분산예치했다는 것이다. 동화은행도 장씨가 유치한 예금 1백40억원을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 입금시켜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이 이를 처벌하더라도 과태료부과밖에 없고 이는 검찰이 기소해 법원이 판결하는 벌금과는 법적인 의미나 효과가 전혀 다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예금유치와 대출을 하면서 차명을 이용한 동화은행 삼성동출장소와 삼보신용금고 관련자들에게 사문서위조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육지책」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장씨의 사기죄를 입증하고 여죄를 캐기 위해서는 정확한 재산파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으나 실제 재산을 파악하는 데는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표의 경우 부도가 난 결과만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어음거래의 사기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장씨가 돈을 지불할 의사 및 능력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처분가능한 재산규모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 만약 장씨에게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숨겨둔 재산이 있어 변제능력이 있다면 적어도 어음부도부분의 사기죄는 성립되기 어렵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검찰이 수사관 6명을 동원하고 전국 지검에 장씨 관련 부동산자료를 요청,수사를 편 결과 장씨의 정확한 재산규모파악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 신탁은 실명제위반 또적발/김칠성씨 부탁 50억 CD 명의도용 판매

    서울신탁은행 압구정 지점에서 30억원의 예금을 도장없이 내준 사건 이외에 새로운 실명제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이용성은행감독원장은 26일 『이 은행의 압구정지점에서 장영자씨 측에 CD(양도성 예금증서)를 팔면서 실명확인 없이 발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김두한 전 지점장이 지난 해 10월27일 장씨의 하수인으로 밝혀진 김칠성씨(전압구정지점장)로부터 50억원어치의 CD를 사달라는 요청을 받고 자신이 보관한 3명의 이름과 주민등록증 사본을 이용해 도명으로 CD를 팔았다. 이에 따라 장씨의 어음부도 사건과 관련된 실명제 위반행위는 서울신탁은행 2건,동화은행 1건(CD 1백32억원 가명발매),삼보상호신용금고 1건(실명확인없이 부금을 받음) 등 모두 4건이 됐다. 은감원은 이 지점에 입금된 CD대금 50억원이 어떤 경로로 조성됐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자금흐름을 추적중인데 문제의 CD대금을 장씨의 돈으로 보고 있다. 동화은행 삼성동출장소는 지난 해 11월1∼2일 사이 장씨측에 CD 1백40억원(액면가)어치를 팔면서 대금 1백32억원(할인 금액)을 받지 않고 CD를 발행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문제의 CD대금은 발행 후 4시간이 지나서야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CD를 미리 발행해 주고 대금을 나중에 받는 「CD 무자원 발행」 수법은 지난 92년 11월 자살한 이희도 전상업은행 명동지점장이 예금조성을 위해 이용한 것으로 대형 금융사고의 원인이다.
  • 「반실명」 문책 두 은행장 퇴진/장여인사건 관련

    ◎신탁·동화은 상무 3명도 함께/삼보신금사장 곧 사법처리/임직원 30여명 금명 중징계 장영자씨의 어음부도 사건과 관련,금융실명제에 관한 긴급명령을 어긴 서울신탁은행 및 동화은행의 김영석행장과 선우윤행장이 26일 각각 사임했다.두 은행은 이 날 하오 각각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들의 사표를 수리했다.또 신탁은행의 한기선 상무와 조남직 상무,동화은행의 이재천 상무도 각각 사표를 내 함께 수리됐다.삼보신용금고의 정태광사장은 면직됐으며 곧 사법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재무부와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기관이 실명제를 제대로 지켰다면 사회적으로 커다란 물의를 빚은 이번사건을 막을 수 있었다고 보고,일벌백계 차원에서 해당 기관장과 상무 등 6명을 자진사퇴 형식으로 퇴임시키고 전무·감사 등 9명의 임원에 대해 문책적 경고 또는 정직,감봉 등의 징계를 내렸다.사건관련 직원 10여명도 중징계하기로 했다. 홍재형 재무부장관은 이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융기관장의 문책과 관련,『필요하다면 은행법에 명시된 해당 임원의 업무정지나 해임권한을 행사,주주총회에 권고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본인들이 책임지고 물러난다면 해임까지 시킬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었다. 은행감독원은 이날까지 이들 3개 기관에 대한 특별검사를 끝내고 검사결과를 27일 열리는 금융통화운영위원회에 보고한 뒤 징계결과를 확정,이미 사표를 낸 6명의 임원 외에 나머지 관련자도 중징계할 예정이다.또 두 은행에는 기관경고 조치를,삼보금고에 대해서는 3개월간 부금업무 정지 조치를 내렸다. 경고를 받은 임원은 ▲동화은행의 송한청전무·임창무감사 ▲서울신탁은행의 김용요전무·장만화전무·이동대감사 등 5명이며,삼보금고의 조정상전무는 정직 3개월,원광렬감사와 심완섭 전감사는 감봉 6개월,박봉석이사는 정직 3개월의 징계조치를 받았다. 동화은행 장근복 전삼성동출장소장과 신탁은행 김칠성,김두한 전압구정지점장도 면직하기로 했다.이밖에 해당기관 본점의 담당부서 책임자와 함께 이 사건에 직접 관련된 대리와 행원 등 10여명의 직원도 감봉·견책 등의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 작년 기업광고비/3조2천2백억

    지난해 기업들이 지출한 광고비는 3조2천2백87억원으로 전년보다 14.7% 늘어났다. 25일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에 따르면 지난해의 광고비증가율은 전년의 증가율 17.6%보다 2.9%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다.건설업과 부동산경기의 침체,중소기업의 도산,실명제로 인한 제조업체의 위축때문이다.
  • 장여인,어음·수표 1백억대 유통/유평상사명의 발행

    ◎포스시스템도 어음 1백억대 부도/잠적 조평제씨 검거에 주력/검찰 어음연쇄부도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정홍원 부장검사)는 25일 장영자씨(49·구속)가 자신이 실제소유하고 있는 유평상사 명의로 1백27억원 가량의 어음과 당좌수표를 발행,시중에 불법유통시킨 것으로 보고 이돈의 사용처를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은행감독원의 조사결과 현재까지 밝혀진 유평상사의 어음 및 수표부도금액은 52억8천4백만원에 불과하다. 검찰은 또 장씨에게 어음책을 넘겨줬던 컴퓨터기기 판매업체 포스시스템 대표 조평제씨도 1백여억원의 어음을 부도낸것 이외에 이 회사가 발행한 수표 60장이 아직 회수되지 않은 점을 중시,부도수표금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잠적한 조씨의 신병을 확보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장씨가 지난해 12월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서 5억원의 수표를 부도낸 것이 확인됐으나 부도수표가 더 늘어나면 기소할때 범죄사실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조씨도 고의로 수표를 부도낸 사실이 드러날 경우 부정수표단속법위반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은행감독원으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된 특별검사 결과를 넘겨받아 장씨의 정확한 어음·수표 발행규모와 이들 어음과 수표를 유통시켜 조성한 자금규모 및 사용처등을 캐는 한편 금융관계자들의 실명제 위반 행위에 대해 은행감독원의 수사요청이 있을 경우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전원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구속된 장씨가 검찰에서 진술한 부분중 자금조성내역과 사용처가 불분명한 점이 많다고 보고 앞으로 이에 대한 보완수사를 철저히 벌여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검찰은 장씨의 범행수법이 은행장등 금융계고위인사들을 상대로 한 82년과는 달리 일선 은행지점장을 끌어들이거나 남의 예금을 변칙인출하는 등 금융계 실무인사들을 상대로 이뤄진 점으로 미루어 볼때 큰 배후세력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24일 귀가조치한 이철희씨에 대해서도 곧 다시 불러 보완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 미회수어음 141장 만기새달에 윤곽/장영자씨 손거쳐 어디 숨겼나

    ◎“신금·사채업자·중소업체 금고에” 추정/공신력 우려 “쉬쉬”… 규모파악 어려워 장영자씨의 손을 거친 어음이나 수표는 어디에 있을까.미회수어음의 소재가 확인돼야 이번 사건의 전말도 밝혀진다. 미회수어음이 돌아오기 전까지 그 규모를 알아내는 방법은 전혀 없다.사고금액이 1천억원에 이른다지만 아직은 추측이다.돈의 흐름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오직 미회수어음만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25일현재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어음이나 수표는 모두 1백54장이다.이 가운데 13장은 삼보금고에 견질어음(담보)의 형태로 있음이 확인됐다. 나머지 1백41장은 어디에 있을까.금융계에 따르면 있는 곳은 크게 3군데다.신용금고·사채업자,장씨 관련기업과 거래하던 중소업체 등이다.만기가 도래하는 다음달까지는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신용금고는 금융기관 중 은행감독원의 눈의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신용금고는 규정상 견질어음을 담보로 인정하지 않는다.부동산만 정식담보로 간주한다.그러나 어음을 담보로 받지 않으면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받는다.때문에 견질어음을 받고 부금대출 등으로 돈을 빌려준다.대신 장부에는 기록하지 않고 금고에 보관한다. 은행감독원이 지난 21일 신용금고에 1백여장의 어음이 있을 것이라고 호언해놓고도 13장밖에 찾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장씨가 지난 82년과 달리 신용금고를 이용한 것도 같은 이유다.견질어음의 은신처론 신용금고만한 곳이 없다.설령 만기가 되도 부도처리 않는 게 관행이다.괜히 긁어 부스럼을 낼 필요 없이 나중에 돈만 받으면 된다는 식이다. 신용금고의 한 관계자는 『실명제 이후 자금을 운용할 곳이 줄어들어,견질어음을 담보로 잡고 대출해준 금고가 많다』며 『장씨의 견질어음을 받은 금고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은행감독원의 특검이나 조사를 받은 신용금고는 삼보·대아·민국·벽산·국제·강남 등 10여개다.금고들은 견질어음이 밝혀지면 공신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보유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사채업자들도 미회수어음을 상당수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드러난 사채업자는 하정임씨뿐이지만 10여명의 사채업자들이장씨와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동화은행에 양도성예금을 예치할 때 차명을 했기 때문에 어음보유사실을 끝까지 감출 가능성이 높다.따라서 상당수의 어음이 그대로 사장돼 사건규모가 축소될 여지가 있다. 관련기업의 거래처도 유력하다.지난 24일 상장기업인 태영정밀이 포스시스템의 부도어음 27억5천만원어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창명시스템도 포스시스템의 어음 16장을 보유한 게 밝혀졌다.모두 부도처리된 어음이지만 미회수어음의 상당수가 일반업체로 흘러간 게 입증된 셈이다.특히 포스시스템의 전신인 한국컴퓨토피아가 발행한 어음 90장의 소재가 분명치 않아 사고금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상당수는 포스시스템과 거래하던 업체들이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부도처리된 어음의 평균단가는 8억원이다.삼보가 보유한 견질어음 13장은 1백억원에 가깝다.이에 따라 1백41장의 어음규모는 대략 1천1백28억원에 이른다.미회수어음이 전부 부도처리되지는 않겠지만 절반만 돌아와도 전체 사고금액은 9백억원에 육박한다.
  • 은행 새달 인사“장영자 회오리”/정총 앞두고 대형사건 터져“긴장”

    ◎홍 재무 등 “엄중문책 방침” 표명/관련은행장 경질설까지 난무 은행들의 2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터진 장영자씨의 어음부도사건이 임원인사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사건에 관련된 은행의 경우 행장 경질설까지 나돌아 금융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일부은행장들의 경질설이 나돌기 시작한 것은 홍재형재무장관의 장씨사건과 관련된 금융기관에 대한 문책방침이 알려진 지난 23일.홍장관은 장씨사건에 대한 은행감독원의 특별검사과정에서 은행과 상호신용금고 등 금융기관들의 각종 탈법·위규행위가 속속 드러나자 기자간담을 통해 『사건에 관련된 금융기관과 관련자는 응분의 엄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특히 『검사결과에 따라 관련기관장의 문책도 고려할 것』이라며 『금융계가 피부로 느끼도록 하겠다』고 덧붙여 재무부가 강력히 대응할 뜻을 밝혔다. 은감원검사에서 현재까지 드러난 금융기관의 탈법·위규사항은 금융실명거래에 관한 긴급명령위반과 동일인 여신한도초과,어음용지 과다교부,도장없이 돈을 내준 불비취급 등이다.실명제를 위반한 은행은 동화은행(삼성동출장소의 차·도명예금취급)과 삼보상호신용금고(실명확인없이 부금취급)두 곳이다.당초에는 실제예금주가 아닌 사람에게 예금을 내준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도 실명제위반에 해당된다는 얘기가 나돌았으나 감독원이 재무부에 확인한 결과 실명제위반은 아니라는 회신을 받았다. 동화은행의 경우는 선우윤행장이 취임한지 몇달 안됐고 이번 주총때 임기가 끝나는 임원이 한명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홍재무의 엄중문책발언이 알려지자 은행관계자들이 재무부에 발언내용과 그 진의를 타진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로 일변했다. 홍재무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특히 문제시한 대목은 금융실명제 위반사안으로 알려지고 있다.동화은행의 경우는 안영모 전행장이 거액 비자금조성사건으로 구속된뒤 현재의 선우행장체제로 바뀌었지만 지난해 종로5가 지점의 충남방적 직원들에 대한 가명예금인출 사건에서 이미 실명제를 위반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가중처벌」차원에서 기관장문책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직은행장이 이번 사건으로 옷을 벗는 일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없지 않다.해당은행장이 직접 연루되지 않은 이상 지휘책임을 물어 「은행장인사 자율화」를 외쳐온 정부 입장에서 은행장인사에 개입하기가 껄끄럽기 때문이다. 은행장을 제외한 임원들 가운데는 장씨사건과 관련해 사고가 발생한 서울신탁은행의 이동동감사와 동화은행의 임창무감사 등이 경질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 수신경쟁의 포로들/염주영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장영자씨의 「큰손」이 또 한차례 금융계를 휘저어 놓았다. 이번 사건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금융기관만 은행 7곳,신용금고 3곳 등 10곳이고 관련 임직원도 10여명에 이른다.이들이 저지른 불법·위규 사항은 실명제 위반,동일인 여신한도 초과,어음용지 과다 교부에서 도장 없이 돈을 내주는 불비(불비)취급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일반 고객들에게는 까다롭기 이를 데 없고,그래서 꼼꼼하기로 정평이 난 사람들이 은행원이다.이들이 왜 장씨의 「큰손」이 한번 스치면 불 속으로 뛰어드는 나방들처럼 앞뒤 분간을 못하게 되는가. 82년의 「이·장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기억이 생생한 가운데 이번에도 또다시 금융인들은 장씨에게 놀아났다.그들을 비난하는 소리도 높다. 금융인의 양식이나 준법정신,잘못된 금융관행,고질 등의 단어들이 지면을 장식한다.은행원의 「개인윤리」를 꼬집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대형 금융사고의 이면을 다른 각도에서 들춰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터진 거의 모든 금융사고에는 어김없이 금융기관들의 과열된 수신경쟁이 자리잡고 있다.92년 11월의 상업은행 명동지점장 이희도씨 자살,정보사 부지 사기,불이산업의 사채조성 및 부도 등이 한결같이 금융기관의 빗나간 수신경쟁에서 비롯된 사건들이다. 우리 금융은 은행원들이 거액 예금주들에게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다는 얘기이다.장씨가 발행한 유평상사 어음에 불법배서한 장근복 전동화은행 삼성동출장소장의 경우도 장씨가 조성해준 1백40억원의 CD(양도성 예금증서) 예금에 눈이 뒤집혀 사고에 휩쓸렸다. 은행이나 상호신용금고 등은 겉으로는 「외형 경쟁」을 지양하겠다고 하지만 아직도 수신 실적에 혈안이 돼 일선 점포장들을 다그치는 것이 우리의 금융 현실이다.예금계수를 올리면 승진가도를 달릴 수 있지만 예금계수가 떨어지면 변두리 점포로 밀려나거나 「관리역」등 한직으로 밀려난다. 국내에는 5천4백여개의 금융기관 점포들이 있다.이들 점포장들의 최대 과제는 수신실적을 올리는 것이다.이러한 「수신경쟁의 포로들」이 있는 한 제2의 이희도,장근복이 나타날 개연성은 여전하다.
  • 실명제속 차·도명거래 여전/장씨사건 계기로 본 “금융고질”

    ◎거액예금 유치노려 불법대출·지보/자체감시기능 보완·처벌강화 시급 장영자씨의 수백억원대 어음부도 사건으로 금융실명제의 허실이 드러났다.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관련된 사람들이 지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지난 해 8월12일 실명제가 실시된 후 지속적인 교육과 단속,엄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실명 미확인 ▲차·도명에 의한 입·출금 등 긴급명령에 정면 배치되는 일들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금융기관의 고질적 병폐인 ▲사채조성 ▲정실에 의한 편법인출 ▲동일인 여신한도 위반 등의 불법 및 위규사실도 여전했다.수신만능 풍조가 빚은 금융계의 현주소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실명제가 검은 돈의 유통을 차단,큰손들의 활동범위를 좁힘으로써 사건의 규모를 줄이는 데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장씨가 가·차명의 예금과 골동품 및 부동산을 미처 현금화하지 못해 자금난으로 쓰러진 점은 실명제의 위력 때문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감독원의 검사 결과 동화은행 삼성동출장소는 지난 해 11월 1∼2일 장씨의주선으로 사채업자에게 CD 1백40억원 어치를 팔았다.그러나 9월 출장소장으로 부임한 장근복소장은 장씨가 사채자금으로 거액을 예금해주자 이를 고객인 윤모씨의 명의를 도용하고 정·이모씨등 4명의 이름을 차명해 매각한 것처럼 꾸미도록 지시했다.또 출장소는 지급보증을 할 수 없는 점을 알면서도 장씨의 거액예금 유치유혹에 말려 50억원에 지급보증을 섰다. 삼보신용금고도 지난 해 10월 장씨가 김·이·임모씨 등 5명의 이름을 빌려 수입부금 1억1천2백만원을 들어주자 실명확인을 않고 통장을 개설해 주었다.특히 지난 92년 경기·송탄금고가 동일인 여신한도(자기자본의 5%)를 어겨가며 1천8백억원을 불법대출한 것과 같은 수법으로 장씨에게 93억원을 대출해 주는 배짱을 보였다. 실명제 위반사례는 이전에도 여러차례 그 모습을 드러내 경각심이 강조돼 왔다.지난해 항도투금과 대구투금의 변칙 실명확인과 사채업자를 통한 실명전환으로 물의를 빚은 한화그룹 비자금사건,충남방적 직원의 차·가명 예금인출사건 등이 바로 그것이다.여기에 물린 과태료만 1억9천만원이다. 이번 사건으로 예금주의 비밀을 엄격하게 보장하는 실명제의 취지 때문에 사건전모를 신속히 밝혀내지 못하는 부작용도 빚어지고 있다.때문에 범법자에 대해서는 비밀보장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명제 초기 정부는 가명계좌의 실명전환에만 관심을 썼고 차명계좌의 실태는 파악을 못했다.차명예금주의 자발적인 실명전환만 기대할 뿐이었다.장씨 사건이 표면화돼서야 신용금고에 장씨의 차명 예금이 수십억원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다른 금융기관에 차·도명 예금액이 있는지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재무부는 ▲감독기관의 검사요원 확충과 자질 향상 ▲위반자에 대한 엄격한 징계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체적인 감시기구 설치 ▲금융기관 직원의 교육강화 등의 보완책 마련에 착수했다.이밖에 비실명 거래자에 대한 제재조치의 강화,금융기관 평가기준의 개선,실명제의 종합 점검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장씨 18개월간 얼마나 굴렸나/3백억중 1백억은 위약금등 충당/2백억은 골동품투자·해외 도피설 장영자씨가 92년 3월 출소한 이후 유평상사와 이벤트 꼬레 등의 연쇄 부도가 표면화될 때까지 18개월 동안 주무른 돈의 규모는 과연 얼마나 될까.이 돈은 어떻게 조달했고 어디로 흘러갔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그러나 금융기관에 대한 은행감독원의 검사가 진행되고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사건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은감원의 검사로 밝혀진 부도금액은 지금까지 2백48억원.미회수 어음과 수표 1백54장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장씨와 관련된 부도금액은 1천억원대로 불어난다는 추정도 있다. 그러나 서울신탁은행 등 10개 금융기관의 11개 점포에 대해 24일까지 나흘째 특검을 벌인 은감원 관계자는 『실제 장씨의 손을 거쳐간 돈은 대략 3백억원 정도다』라고 추정했다.이는 23일 검찰에 출두한 장씨가 『3백억원만 있으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일치한다.따라서 아직껏 회수되지 않은 어음과 수표는 장씨가 이미 끌어쓴 3백억원을 갚기 어려워지자 견질용(담보)으로 맡겼을 가능성이 크다.장씨는 출옥 당시 부동산과 값비싼 골동품이 많았지만 현금은 별로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때문에 땅을 담보로 제공하고 사채업자들로부터 돈을 빌려쓴 것으로 보인다. 자금사정이 꼬이기 시작한 작년 10월부터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서 불법으로 인출한 30억원의 예금주인 하정림씨(58·여)를 비롯,사채전주들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렸다.간판회사를 내세워 어음을 대량으로 발행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장씨가 이 회사들 이름으로 발행했다가 부도낸 어음은 대명 30억5천5백만원,유평 52억8천4백만원,이벤트 꼬레 42억9천1백만원,포스시스템 1백7억원 등 2백33억원이다.장씨의 사위이며 이벤트 꼬레 대표인 김주승씨가 조흥은행 이태원지점 계좌에서 발행한 당좌수표 15억4천만원과 제주은행 영등포지점등 5개 금융기관에서 받은 개인대출 13억4천5백만원 및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서 예금주 몰래 빼낸 30억원 등을 합치면 장씨가 이용한 자금규모와 맞아떨어진다. 장씨가 사채와 어음할인 등을 통해 조달한 3백억원 중 용처가 확인되는 부분은 1백억원 정도다.작년 10월 부산 범일동의 땅(2천1백평) 매매계약이 파기되면서 부산화학에 23억원을 위약금으로 물어줬고,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서 불법인출한 예금 30억원은 이벤트 꼬레와 포스시스템에 송금됐다.이밖에 삼보상호신용금고에 입금된 30억원과 부산 동구 범일동 땅의 세금으로 낸 14억원 등이다. 나머지 2백억원이 어디로 갔는지는 수수께끼다.실명제 한두달 전에 1백억원의 골동품을 사들였다는 설과 이·장 부부가 고용한 측근들이 거액을 빼돌려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문들이 무성하지만 확인되지 않는다.
  • 「삼보」서 어음·수표 99억어치 또 발견/장영자씨 관련

    ◎사고액 3백47억으로 늘어/은감원/동화은·삼보신금 실명제위반 적발/홍재무,“위법 금융기관·관련자 엄벌” 동화은행에서 불법으로 배서받아 유평상사에 30억원을 대출해 준 삼보상호신용금고에서 유평상사와 포스시스템이 발행한 어음 및 당좌수표 13장 99억1천5백만원어치가 추가로 발견돼 장영자씨 관련 사고 금액은 3백47억1천5백만원으로 늘었다. 24일 장씨의 어음부도 사건에 관련된 10개 금융기관의 11개 점포를 대상으로 특검을 하는 은행감독원 관계자는 24일 『삼보금고가 이미 부도처리된 30억원어치의 유평상사 발행 어음 이외에 유평이 발행한 약속어음 5장 68억5천만원과 포스시스템이 발행한 당좌수표 30억6천5백만원 등 모두 99억1천5백만원어치의 어음과 수표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이들 어음과 수표는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장씨가 유평상사의 대출액에 대한 담보로 맡긴 것이다.이들 어음은 만기가 되면 부도처리된다. 은행감독원은 또 동화은행 삼성동 출장소와 삼보상호신용금고가 양도성 예금증서(CD)를 매출하거나 부금을 받는 과정에서 실명거래에 관한 긴급명령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감독원은 하정림씨(58·여)가 예금한 30억원을 실명확인없이 김칠성 전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장에게 내준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의 실명제 위반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재무부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홍재형재무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실명제는 금융기관의 일선 창구에서 철저히 이행하지 않는 한 제도개선만으로는 정착되기 어렵다』며 『은감원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관련 금융기관과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은감원의 발표에 따르면 동화은행 삼성동출장소는 작년 11월1,2일 이틀간 장씨가 알선한 사채업자들에게 1백32억원어치의 CD를 파는 과정에서,삼보금고는 장씨가 조성해준 자금1억1천2백만원을 부금으로 받는 과정에서 남의 이름을 사용했다.
  • 사채양성화·금융개혁 급하다(사설)

    이번 장영자씨 거액어음사기사건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타결로 우리경제의 금융개방과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강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발생했기에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노라면 과연 우리나라 금융풍토는 쇄신이 가능한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같은 사람에 의해 12년전과 비슷한 수법의 금융비리가 또 저질러질수 있었던 현실은 금융계가 얼마나 자기변혁과 개선노력을 게을리 했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우리 금융계는 구태와 비리의 온상이라는 오랜 오명을 아직도 씻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더욱이 금융실명제가 82년의 이철희·장영자부부 어음사기사건에서 태동한 것이고 이 제도가 불법 편법의 차·도명 금융거래를 단절시키기 위한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금융계 인사들이 이를 위반한 것은 현재의 불완전한 실명제를 하루 빨리 다각적으로 보완토록 촉구하는 경종으로 이해돼야 할 것이다.이와 관련,정부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12년전과 같은 거액의 사채동원이 가능하다는 사실에서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해야 할 것이다. 금융실명제가 사채양성화의 효과에 큰 비중을 둔 것임에도 사채이자등 금융자산소득에 대한 종합과세시기가 늦춰지고 사채업자에 대한 규제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함에 따라 사채를 대상으로 한 예금실적 올리기 행태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종합과세시기를 앞당기기 힘들 경우 사채에 대한 단속을 강화,중과세하는 등의 방법으로 금융질서 교란 요인을 뿌리뽑아야 할 것이다.게다가 사채가 제도금융권에 정착,양성화하면 정상적인 대출 재원증대에 따른 금리인하로 기업은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점을 얻게 될 것이다.이러한 효과들이 현실로 나타날때 경제혁명으로까지 평가되는 실명제 본래의 정책의지가 제대로 살아날 것이다. 또 모든 금융계인사들은 과거처럼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날때면 말로만 부르짖던 의식개혁을 이제는 더이상 늦추지 말고 실천하는 대대적인 개혁운동을 항구적으로 펴 나갈 것을 촉구한다.정부가 금융국제화를 겨냥,오랜 관치금융의 틀을 깨뜨리고 금융계가 자정·자율노력을 하도록 배려를 다하는 실정이니만큼 금융산업종사자들은 실물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첨병역할을 다하기 위한 자기성찰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개방화에 따라 선진금융기법으로 무장하고 진출하는 외국금융기관들에게 국내시장을 빼앗기게 됨은 물론 제조업을 비롯한 전체 국가산업도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 다툼에서 패하고 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 장영자씨 구속 수감/107억 사취 혐의… 가석방도 취소

    ◎최영희씨 등 실명제위반 수사/이철희씨는 일단귀가/공모 김칠성씨도 수감 이철희·장영자씨 부부의 거액 어음부도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정홍원부장검사)는 24일 전날 자진출두한 장씨를 철야조사한 결과,모두 1백7억5천만원을 편취하고 5억원의 당좌수표를 부도낸 사실을 밝혀내고 장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사기)및 부정수표단속법위반혐의로 구속·수감했다. 법무부는 또 이날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장씨에 대한 가석방조치를 취소했다. 장씨의 수감은 92년 3월 가석방으로 풀려난뒤 1년10개월만에 다시 이뤄졌다. 검찰은 또 서울신탁은행 관리역 김칠성씨(55·전압구정지점장)가 지난해 12월 이·장부부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유평상사 이사를 겸직하면서 장씨와 공모해 5억원의 당좌수표를 발행,부도낸 사실을 확인하고 김씨도 부정수표단속법위반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그러나 장씨에 뒤이어 자진출두했던 이씨에 대해서는 장씨와의 공모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이날 일단 귀가시켰다. 검찰은 유평상사 대표 최영희씨와 은행관계자등 나머지 관련자들도 현재까지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으나 은행감독원의 자료를 넘겨받는대로 공모여부 및 금융실명제위반혐의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사채업자 하정임씨(58.여)에게 『50억원짜리 채권이 나왔는데 이를 매입한 뒤 되팔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꾀어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 30억원을 예치시킨뒤 하씨로부터 통장을 넘겨받아 전압구정지점장 김씨를 시켜 불법인출한 혐의를 받고있다.또 삼보상호신용금고측에 대해서도 『거액을 예치해주겠으니 돈을 대출해 달라』며 어음할인등의 수법으로 세차례에 걸쳐 77억5천만원을 사취했다는 것이다. 검찰수사 결과 장씨는 하씨와 삼보상호신용금고로부터 편취한 돈을 ▲부산시 범일동 땅 매매계약의 위약금지급(21억원) ▲골동품 구입 및 세금납부(30억원) ▲삼보상호신용금고에 대한 피해변제(20억원) ▲사위인 탤런트 김주승씨(34·해외도피중)가 운영하는 이벤트꼬레 어음결제(20억원)등의 명목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검찰은 유평상사가 발행한 50억원짜리어음에 변칙 배서해준 전동화은행 삼성동출장소장 장근복씨에 대해서는 신병을 확보하는대로 조사해 사법처리키로 했다.
  • 12년만에 다시 만난 검사와 「큰손」

    ◎정홍원검사,82년 이어 수사/“장여인 옛날과 달리 허풍뿐”/「악록」 질문에 “감상은 사양”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서는 23일 하오6시 자진 출두한 장영자씨와 사건 담당 서울지검 특수1부장 정홍원검사의 달갑지 않은 재회가 이뤄졌다. 82년,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았던 어음사기사건으로 두 사람은 지금과 똑같은 피의자와 검사의 입장으로 첫 만남을 가졌다. 당시 정검사는 서울지검 특수부 평검사였지만 수사능력을 인정받아 대검중수부에 파견돼 장씨를 직접 수사했다. 그리고 3천6백억원의 사채자금을 변칙적으로 조달한뒤 거액 부도를 낸 혐의중 주식투자 부분을 집중조사해 장씨를 구속,기소했었다. 그런 두 사람이 이번 사건이 특수1부로 배당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다시 만난 것이다. 정검사는 그러나 12년만에 다시 만난 동갑내기(49세) 장씨에 대해 한마디로 『옛날의 「큰손」 장영자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건의 수법은 82년때와 거의 같지만 장씨는 엄청나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정검사의 말을 빌리면 장씨는 『1천억원이 넘는 재산을 처분해 문제된 어음을 모두 막고 빚을 갚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으나 현금화가 어려운 부동산·골동품이 전부일뿐 실제 운용할 수 있는 재산은 얼마 되지 않았다. 92년 출감 이후 살고 있는 서울 청담동 빌라도 셋집이며 그나마 월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결국 금융실명제,경제규모의 팽창 등 시대의 변화앞에 「허영기」와 「영웅심」이 강한 장씨가 무릎을 꿇었다는 게 정검사의 분석이다. 9년 10개월이란 오랜 수감생활이 그녀에게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떨어지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장씨는 82년 3천억원 이상의 어음을 14개월동안이나 떡주무르듯 주물렀지만 이번에는 불과 3백억원에도 못미치는 어음이 문제돼 3개월만에 구속됐다.또 82년 사건때는 은행장만을 상대하던 장씨가 92년 출감한 뒤에는 지점장,심지어 말단 은행원들과도 가까워지려 했던 것은 그녀의 처지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라고 부연했다. 같은 사람을 같은 혐의로 두번 구속한 정부장은 그러나 수사검사답게 장씨와의 악연을 감상적으로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에대해서는 『수사가 마무리된뒤 이야기하자』며 더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 부동산투기 562억 추징/가족 등 포함 4백42명 적발

    ◎국세청,실명제이후/양도세 탈세 2백29억 “으뜸” 국세청은 지난해 전격 단행된 실명제직후 각 지방청 별로 부동산 투기를 조사해 5백62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부동산 투기자 2백42명 및 이들의 가족과 거래 상대방을 포함,모두 4백42명에게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 등 각종 세금을 추징했다고 24일 발표했다.국세청은 실명제로 시중의 자금이 실물투기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작년 8월25일부터 지난 연말까지 투기 혐의자 2백50명을 조사했었다. 국세청의 김정부 재산세1과장은 『조사 대상자 중 8명은 부동산 거래가 많은 데다 금융추적에 시간이 걸려 계속 추적 중』이라며 『그린벨트에 대한 규제완화 및 실명제로 인한 부동자금의 증가로 투기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올해에도 투기를 강력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부동산 거래과정에서 국토이용관리법과 여신운용세칙 등 관련법규를 위반한 5명의 명단을 건설부와 은행감독원에 통보했다.특히 모기업의 소유주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받은 기업자금을 투기에사용한 사실을 밝혀내고 은행감독원과 금융기관에 통보,대출금을 회수토록 하는 한편 앞으로 이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할 방침이다. 추징세액을 유형별로 보면 ▲고액 부동산을 거래하고도 소득을 적게 신고한 79명에 3백17억원 ▲계약서를 가짜로 작성한 77명에 1백38억원 ▲사전 상속혐의자 25명에 54억원 ▲투기를 조장한 중개업자 45억원 ▲개발제한구역의토지를 거래한 16명에 13억원이다.세목별 세액은 양도소득세가 2백29억원으로 가장 많고,상속·증여세 2백4억원,종합소득세 1백9억원,부가가치세 방위세 등 기타 20억원이다. ◎사례로 본 부동산투기 실태/거래신고구역 임야 10만평 미등기 매매/토지보상금 일부 자녀에 불법 사전상속/6억대 땅 재단법인에 팔면서 위장 기증 등기를 않고 부동산을 사고팔거나,어린자녀 소유의 건물 신축비를 부모가 증여하면서도 세금을 내지않는 등 부동산 투기꾼들의 탈세는 여전하다.국세청이 24일 발표한 대표적인 투기사례를 간추린다. ▷사례1◁ 경기도 양평군의 신모씨(53·부동산 임대업)는 부인박모씨(49)와 함께 지난 89년 2월 토지거래 신고구역(86년 3월지정)이던 경기도 남양주군의 임야 16필지 9만9천여평을 현지주민으로부터 2억5천2백만원에 미등기로 매입,90년 7월 역시 미등기로 모사단법인에 18억9천9백만원에 넘겼다.이 부부에게는 양도소득세를 포함,14억2천2백만원이 추징됐다.또 신고구역의 땅을 신고하지 않고 산 뒤 처분한 것과 관련,국토이용관리법 위반으로 건설부에 통보됐다. ▷사례2◁ 대전시 동구 홍모씨(69·농업)는 지난 92년 택지개발에 따른 토지보상금으로 1백16억원을 받았다.이 중 16억8천8백만원을 자식과 사위에게 사전 상속하면서 증여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다.홍씨는 장남에게 13억6천6백만원,차남에게 1억7백만원,장녀에게 4천3백만원,사위(박모씨)에게 1억7천2백만원을 각각 증여한 사실이 밝혀졌다.증여세 등 모두 10억5백만원의 세금이 추징됐다. ▷사례3◁ 서울 송파구의 신모군(11)과 그의 동생(8)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강남구 논현동에 20억원을 들여 7층짜리 건물을 지었다.건축자금은 임대보증금과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렸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국세청은 수표를 추적,이들의 아버지(50·부동산 임대업)가 건축비 중 약 10억원을 지불한 것을 밝혀내 증여세 등 5억2천9백만원을 추징했다.이 형제는 각각 8살,5살이던 지난 91년 신축건물의 토지를 취득으로 17억8천9백만원의 증여세를 추징당했었다. ▷사례4◁ 서울 양천구의 이모씨(77·무직)는 신월동의 땅 5백30평을 지난 90년 5월과 92년 11월 두차례에 걸쳐 재단법인에 6억원에 처분,약 3억원의 차익을 얻었다.그러나 양도소득세를 내지않기 위해 「기증」한 것처럼 소유권이전 등기를 했다.총 1억2천4백만원이 추징됐다. ▷사례5◁ 경기도 안양시의 조모씨(25·부동산 임대업)는 91년 12월 상호신용금고에서 1억5천만원을 빌려 대지 47평,건물 1백61평의 부동산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조사결과 그의 아버지(59)가 빌린 자금을 갚아준 사실이 드러나 증여세 1억3천6백만원이 추징됐다.
  • 신용협동조합 33개 설립허가

    재무부는 24일 금융실명제의 실시에 따른 지방 영세상공인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대한광업진흥공사·광희시장·대구경북섬유 등 전국에 33개 신용협동조합의 설립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 장씨 유죄확정땐 10년이상 복역/몽상으로 끝난 「장영자씨 재기」

    ◎실명제로 자금난… 의도적 사기/거액어음유통 등 82년수법 재탕 금융실명제가 「큰손」 장영자씨를 쓰러뜨렸다. 92년 3월말 가석방된 장영자씨가 1년 10개월만에 검찰에 다시 구속,재수감됨으로써 이번 사건은 장씨가 사업재기를 위해 의도적으로 일으킨 사기사건으로 판명됐다. 이에따라 앞으로의 검찰수사는 장씨의 배후세력 및 어음부도 등 금융사고의 규모,조성한 자금의 사용처 등에 초점이 모아지게 됐다. 검찰이 수사착수 3일만에 장씨를 전격 구속한것은 이번 사건의 파장을 최소로 줄이려는 강력한 의지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 수사의 방향을 ▲서울신탁은행 예금불법인출사건 ▲삼보상호신용금고 등 금융기관이 배서한 어음부도사건 ▲부산화학 고소사건 등 세갈래로 잡고 장씨의 사기혐의를 캐는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검찰은 결국 장씨가 변제능력이 없는데도 근저당돼있는 부동산 등을 미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판단,장씨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사기 및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장씨가 사기행각을 벌인 직접적인 배경으로 금융실명제와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난을 들고 있다.수사를 지휘한 주선회 3차장검사는 『장씨가 출감후 제주도 목장에 대규모 레저타운을 조성하기 위해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초기에는 비교적 순조롭게 자금을 조달했으나 실명전환 기간인 지난해 10월 이후 사채시장이 위축되자 급격히 자금난을 겪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장씨는 이번 사건에서도 82년때와 같이 껍데기뿐인 회사를 차려놓고 거액의 어음을 발행,시중에 유통시키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82년에는 사기대상이 공영토건 등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체였던 반면 이번에는 예금유치경쟁에 혈안이 돼있는 은행·신용금고 등이 대상이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검찰조사결과 장씨는 변칙조성한 2백50억원 가운데 30억원은 골동품 구입에,20억원은 부채를 갚는데 사용했다.검찰은 장씨가 어렵게 조성한 자금을 골동품 구입에 썼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보고 앞으로 이 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기로 했다.이번 사건은 예금유치 실적을 올리려는 금융기관의 관행에 큰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검찰조사결과 동화은행 전삼성동출장소장 장근복씨의 경우 2백억원을 예치시켜준다는 장씨의 꾐에 속아 권한도 없이 50억원짜리 어음에 배서해 줬다.또 삼보신용금고 사장 정태광씨도 1백억원을 예치하는 조건으로 21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철희씨와 사위 김주승씨는 현재까지 장씨와 공모한 혐의가 밝혀지지 않아 계속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장씨는 특경가법으로 구속됐기 때문에 재판부에서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고 무기징역에서 최소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지게 된다.이에 따라 장씨는 82년 사건으로 확정된 징역 15년중 가석방으로 복역하지 않은 5년1개월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최소 10년 이상을 복역해야 한다. 어쨌든 금융실명제 등의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들인 장씨는 이제 영영 「재기」를 꿈꿀 수 없게 됐다.
  • 「제2의 이·장 회오리」 금융가 강타/거액자금 조성 뭘 노렸나

    ◎숨긴자산 담보,부동산업 진출 기도/CD 도명매입·골동품투기 실패설 이철희·장영자씨의 어음부도사건이 검찰의 수사착수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거액의 자금조성 및 부도배경과 조성된 돈의 행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석방과 재산가압류 등 운신이 자유롭지않은 처지에서 실명제로 인한 자금출처 노출이라는 위험을 무릅쓰고 단기간에 거액을 만들려 했다는 점등 상식으로 풀기 어려운 의문점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볼 때 이·장부부는 82년의 어음사기사건으로 가압류된 1천억원대의 부동산 외에도 최소한 몇 백억원 대의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가·차명으로 숨겨둔 것으로 추정한다.이를 근거로 초기에 손쉽게 자금조성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사고가 난 유평상사의 명목상 대표인 최영희씨의 주장처럼 이재에 관해 천부적 재능을 지닌 이들부부는 10년동안 감옥에 있으면서도 숨겨진 재산을 그냥 놓아두지 않고 대리인을 통해 운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가압류 대상에서 빠진 강남의 2백억원대 부동산 매각추진설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들부부는 가석방된 뒤 주변에 호언한 것처럼 1천억원 규모의 레저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숨겨둔 재산을 담보로 본격적인 자금조성에 나섰던 것 같다.가장 안전하게 인플레이션을 보전하기 위해 부동산 사업에 손을 댔다는 것이다.또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부동산만이 유일하게 가·차명의 출구가 남아있다는 데서 이들의 부동산업 진출설이 그럴듯 하게 들린다. 이번사건 직후 일부에서는 82년에도 이들부부의 돈중 일부가 증시로 흘러든 사실을 들어 당시 관련됐던 L증권사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으나 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이번에 이·장부부의 하수인으로 드러난 인물들이 모두 본능적으로 주식투자에 거부감을 지닌 제2금융권 출신들이기 때문이다. 또 92년부터 최근까지의 주가흐름을 볼 때 증시에 투자했다가 부도로 몰릴 수 있는 종목은 저가주 밖에 없다.그러나 저가주의 경우 거액의 자금이 몰리면 바로 눈에 띈다. 오히려 실명제의 그물망을 피하지 못해 낭패를 겪게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내용은 지난해 8월 실명제가 전격 실시되면서 이·장 부부가 드러내놓고 구상권을 청구할 수 없는 약점을 이용,일부 자산운용 대리인이 가·차명 명의의 자산중 일부의 반환을 거부하거나 빼돌리는 바람에 담보에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이·장부부야말로 실명제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부분중 이·장부부가 조성한 돈은 레저시설을 건립하기 위한 부동산 쪽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다만 아직도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이들의 처지를 감안할 때 남의 이름(차명)으로 매입이 이뤄졌거나 또는 매입절차가 진행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초 동화은행 서울삼성동출장소에서 CD(양도성예금증서)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예금한 가입자중 일부가 예금사실을 부인하며 자신의 이름이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부가 자금을 위장실명화하는 수법으로 숨겼을 가능성도 있다.또 이 부부가 지난해 4월부터 2백억원대의 골동품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는 소문을 근거로 골동품 투기에 실패한 것이 이번사태의 시발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출옥에서 어음부도까지/사채업자 대거 끌어들여 자금조달/재력미끼,은행·신금을 도구로 활용 장영자씨는 역시 「큰손」이었다.작년 말 장씨의 사위 김주승씨의 이벤트 꼬레가 부도났을 때만 해도 이 사건은 단순 부도로 생각됐다.그러나 유평상사(대표 최영희전국방장관)·대명(대표 이회재)·포스시스템(대표 조평제) 등의 부도가 줄줄이 터지며 조직적인 거액의 어음사기 사건으로 드러나고 있다. 22일까지 본사가 확인한 사고금액은 3백5억1천5백만원이다.이것 말고도 거래 은행들이 장씨와 관련 인물들에게 교부한 어음 및 수표 용지가 1백54장이 남아 있다.이 가운데 1백장 이상이 이미 발행된 것으로 보인다.평균 발행 금액을 8억원(기존 부도어음의 평균액) 정도라고 할 때 8백억원어치의 어음들이 「잠재 부도」 상태로 어딘가에 잠겨 있다.언제 어디에서 다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인 셈이다. 장씨는 이번에도 2천억원대로 추정되는 부동산과 골동품 등 막강한 재력을 미끼로 은행과 신용금고들을마음껏 농락했다.전직 은행장에서 증권사 임원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큰손」에 휘말렸다.은행의 지점장이 예금주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도장도 받지 않고 수십억원의 예금을 내줬는가 하면 출장소장이 장씨의 어음에 불법 보증을 서는 등 은행의 비정상적인 업무행태는 상식을 뛰어 넘었다. ▷재기시도◁ 장씨가 지난 82년의 「이·장 어음사기 사건」으로 15년 형을 언도받고 수감생활을 해오다 가석방된 것은 92년 4월이다.출옥 이후 6개월 동안의 행적은 별로 노출된 게 없다.모종의 사업 구상을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장씨의 남편 이철희씨의 측근들에 따르면 이씨는 사업재개를 극구 말렸으나 헛수고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도 장씨는 사채업자들을 끌어 들여 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미끼로 금융계 인사들을 유혹하는 수법을 썼다.그 대표적인 희생자가 신탁은행 전 압구정 지점장인 김칠성씨이다.현재 사채업자 하정림씨(58·여)의 예금 30억원을 도장없이 인출해간 사건으로 은행으로부터 사기혐의로 고소당한 김씨는 『92년 11월 예금거래로 장씨와 알게 됐다』고 밝혔다.김씨는 압구정 지점을 떠난 이후에도 주로 은행거래 업무를 전담해 장씨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사채업자들로부터 빌린 돈이 얼마나 되는 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그러나 어림잡아 3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장씨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장씨는 작년 7월부터 땅을 팔아 3백억원 정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애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부도◁ 장씨의 연쇄 어음부도 사건과관련된 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특별검사를 하고 있는 은행감독원 관계자들은 금융실명제가 장씨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것으로 보고 있다.실명제가 실시 이후 수개월간 사채거래가 거의 동결되다시피 하는 바람에 자금 회전이 어려워졌다는 얘기이다. 게다가 작년 7월 부산 범일동 땅 2천1백14평을 부산화학에 2백30억원에 팔기로 하고 체결한 매매계약이 이 땅을 담보로 잡은 조흥은행과의 담보해제 협상 실패로 깨지면서 부도 위기에 몰리기 시작한 것 같다. 장씨는 서울 역삼동에 차명으로 감춰둔 시가 2백억원짜리 땅을 팔려고 시도했으나 부동산 경기의 위축으로 임자가 없어 팔지 못했다.그후 부산화학에 위약금으로 끊어준 이벤트 꼬레 발행 어음 42억5천만원이 만기가 닥쳤으나 더 이상 자금조달 길이 막혀 작년 12월13일 장기신용은행에서 부도처리됐다. ▷사고규모 및 피해내역◁ 22일까지 확인된 사고금액 가운데 어음부도가 2백61억7천만원이고 나머지는 장씨의 사위 김주승씨가 받은 개인대출이 13억4천5백만원,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의 불법 예금인출 30억원 등이다. 장씨의 어음부도와 관련된 금융기관은 은행의 경우 동화·서울신탁·장기신용·주택·평화·제주은행과 농협 등 7개이고 상호신용금고가 삼보·대아·민국·벽산·강남 등 5개로 모두 12개이다.
  • 사용자가 먼저 발벗고 나서라(사설)

    김영삼대통령이 21일 국내 30대 대기업총수들과 만나 올해의 최우선 국정목표인 경제활성화와 노사안정에 적극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특히 김대통령은 산업평화가 국가경쟁력강화의 기초임을 강조,대기업들이 원만한 노사관계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올해를 「노사분규없는 원년」이 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밖에도 김대통령은 오찬을 겸해 두시간이 넘는 긴 시간에 기업규제완화,수출증대,금융비용절감등 갖가지 경제현안에 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발표됐다. 김대통령이 재벌그룹총수들과 만난 것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지난해에는 취임이후 연말까지 간헐적인 개별면담을 통해 실물경제전반에 관한 상황파악을 끝낸 뒤 새해에 들어서자 대기업회장단들과 한자리에 함께 만나 경제회생의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김대통령은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정부부처별 업무보고도 경제부처부터 청취했으며 이는 신경제의 도약과 관련,김대통령이 올해를 얼마나 중요한 시기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말해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의 경우 문민정부출범과 함께 가동된 신경제5개년계획은 현대그룹노사분규가 큰 걸림돌로 작용했고 금융실명제와 사정의 여파등으로 계획추진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올해는 세계경기가 회복될 전망인데다 국내적으로도 선거가 없는 해이고 정부규제완화등 기업의 투자의욕을 부추기는 호재도 많은 편이어서 단 한가지 노사문제만 별탈없이 해결된다면 우리경제가 국제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는 최적기로 판단되는 것이다. 물론 올해의 노사문제는 순탄치 않을 것이란 견해가 많다.연초부터 물가가 적잖이 올라서 임금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모처럼 맞이한 경제도약의 시기를 헛되이 지나쳐버림으로써 선진국진입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를 수는 결코 없다. 과거 실례에서 보아왔듯 노사분규는 상호간의 관심과 이해부족 때문에 심화되는 양상을 나타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특히 사용자측이 발벗고 나서서 애정어린 대화로 설득하는 진지한 자세가 요구됐던 것이다.이와 함께 대기업들은 제품가격의 인상을 원가절감,기술혁신등의 경영합리화노력으로 최대한 억제하는 노력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 근로자들도 물가가 올랐고 또 계속 오를 것이란 점까지 감안해서 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돼야 한다는 도식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물가가 가뜩이나 불안한데 임금마저 물가인상을 부채질하게 만들 수 없다는 공존의식을 갖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노사화합의 국제경쟁력이란 근로자와 사용자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 의사·변호사 등 5백명 수입 표본조사/국세청

    실명제 이후 처음 실시되는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의 수입신고와 관련,의사·변호사 등 자유직업 소득자를 비롯한 5백여명이 표본조사를 받고 있다. 20일 국세청에 따르면 각 세무서 별로 부가세가 면제된 사업자가 수입신고를 성실히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2∼7명씩 선정,표본조사를 하고 있다.면세 사업자들은 이달 말까지 지난해의 수입을 신고토록 돼 있다. 조사 대상자는 의사·변호사·한의사·공인회계사·세무사·인기 연예인·직업운동선수 등 고소득 자유직업가와 학원사업자·도서출판사업자 등으로 수입에 비해 신고수준이 낮은 불성실 사업자들이다. 국세청은 표본 대상자들의 수입금액과 신고금액을 분석,지난 5년간 제대로 내지 않은 소득세를 포함한 각종 세금을 추징할 계획이다. 서울지역 세무서는 업종별로 1명씩 모두 5∼7명,부산·대구·인천·광주등 대도시 지역은 3∼5명,기타 시지역과 군지역 세무서는 2∼3명씩 조사하고 있다.
  • 양수겸장과 전광석화(이동화칼럼)

    행정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개혁차원의 문제제기와 구상들이 최근 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의 진전이 주목된다. 대표적으로 지난연말 우루과이라운드(UR)강정에 따른 국제경쟁력 강화문제,올들어 낙동강 수돗물 파문속에 나온 깨끗한 물 관리문제가 제기됐다.그 가운데 막대한 투자재원이 필요한 사안은 제쳐놓고 기업등에 대한 규제의 대폭완화라든가 수돗물 관리체계의 일원화 등은 개선이 아닌 행정개혁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과제들이다. 또 내년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최근 여야간에 활발히 오가고 있는 지방행정구역 통합개편 논의 역시 이 범주에 속한다 하겠다.지난해 정부기구개편 과정이후 단속적으로 제기되었던 경제기획원의 기구축소나 존폐문제라든가 서해페리참사직후 나왔던 해양관할부서의 일원화 등도 행정개혁적 측면의 접근이었다. 이 문제들이 어떤 결과에 도달할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그 성패에는 추진하는 사람이나 세력의 의지,효율적 방안의 연구,장애요소와의 투쟁,그리고 국민적 지원을 얼마만큼 끌어낼수 있는지 여부등 복합적 요소가 작용할 것이다. 이런 요소들에 앞서 문제의식이 있어야 하고 나아가 문제제기부터 되어야 하는 것이 순서이다.최근 표출된 행정분야의 여러 개혁과제들은 고조된 개혁분위기에 무작정 편승한 측면도 적지 않겠지만 「시작이 반」이란 의미에서 매우 바람직한 것이다. 이같이 다양한 문제제기 현상은 올해 제도개혁이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문민정부 출범후 지난해의 개혁이 주로 사정에 중점을 둔 인적개혁의 인상이 짙었던 것과는 다르게 이제 개혁이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특히 행정제도의 개혁은 군림하던 행정에서 서비스의 행정으로 바꿔보겠다는 방향전환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이러한 개혁의 포인트는 비용을 줄이면서 효과를 끌어올리는 것이다.얼핏 생각하면 모순된 말이지만 행정 구석구석에 모순과 비합리가 도사리고 있기에 「양수겸장」이 가능한 것이고 그것이 행정개혁의 묘미라 할만하다. 그러나 모든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어떤 개혁이든 그렇지만 행정개혁도 기득권이라는 장애물과 힘든 씨름을 해야하기 때문이다.이 기득권은 관료편의주의와 부처이기주의로 무장되어 있기에 더더욱 부수기가 어렵다. 지난 88년 노태우대통령의 당선 직후 「작은 정부」를 내걸고 민관혼성의 행정개혁위원회까지 만들어 1년간의 심의끝에 나온 정부기구축소안이 불이익을 당할 해당부처의 이기적 반발에 부딪쳐 무산된 것이 그 예이다.아니,「작은 정부」는 커녕 오히려 기구가 늘어나기까지 했다.그때 해당부처의 로비는 그야말로 필사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또 하나의 사례로 그 당시 행정개혁의 문제가 떠올랐을때 어느 여당국회의원이 국회본회의 대정부질문을 통해 검찰·안기부·감사원등의 직급문제를 제기하려고 시도했다.이들 부서의 국·과장등 모든 직급이 타부서에 비해 높으니 힘도 세고 직급도 높아서야 되겠느냐는 지적을 하려한 것이다. 그러나 그가 사전에 질문원고를 배포하자 소속정당의 간부는 물론 친구·친척등 모든 채널을 통해 압력이 들어왔고 그는 결국 질문을 우회하고 말았고 이것이 두고두고 국회주변에서 화제로 남았었다.그만치 기득권 깨기가 어렵다는 증거이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문민정부의 발족과 함께 체육부가 문화부에,동력자원부가 상공부에 흡수 통합되어 제도개혁의 첫 작품으로 평가받았다.이같은 가시적 성과를 조기에 거둘 수 있었던 것은 88∼89년에 행정위를 통한 연구검토결과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89년 당시에도 이 연구안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있었으나 개혁의 기운이 기득권을 뚫을 수 없을 정도로 약했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개혁마인드가 강력한 새정부가 들어서니 이를 단번에 이룰 수 있었다.다만 개혁의지가 강하더라도 그런 문제에 대한 연구검토가 없어 뒤늦게 이를 시작했다면 전광석화같이 기득권의 벽을 뚫을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금융실명제도 이미 사전준비와 연구가 있었고 여기에 가장 중요한 개혁실천의지가 있었기에 예상보다 조기실시가 가능했으리라. 최근에 나온 「물 대책」을 놓고 일부에서는 「페놀사고대책」의 재판이라지만 그때 이미 물문제가 심각했으나 실천의지가 없었고 지금은 앞선정권으로부터 물려받은 멍에임에도 불구하고 개혁적 실천의지가 있기에 기대해 볼만한 것이다. 이런점에서 볼때 개혁,특히 행정개혁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제제기와 연구가 계속되는 분위기를 더욱 고양시킬 필요가 있다.행정부는 행정부대로,국회는 국회대로 또 민간은 민간대로 보다 다양하게,보다 심도있게 개혁과제가 연구·검토되는 분위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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