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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수의 종횡무진] 하루키가 달리는 이유

    ‘인간실격’으로 유명한 일본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가 지독한 자기 환멸과 근원적인 절망감 때문에 자살했을 때, 동시대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는 이를 경멸하면서 말했다. “그런 성격 결함의 절반쯤은 냉수마찰이나 기계체조로 고칠 수 있다.” 그렇게 말한 미시마 유키오 역시 자살을 했다. 그런데 그 사유는 다자이 오사무와 다르다. 다자이 오사무가 내면에 대한 불안의식과 일본 사회의 과잉된 우경화에 시달리다 자살했다면 미시마 유키오는 일본 파시즘 부활을 외치며 할복 자살했다. 미시마 유키오의 대표작은 ‘금각사’. 이 소설은 유일무이한 미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하여 불을 지르고 만다는 지극히 일본적인 소설이다. 이 소설을 쓴 뒤 미시마 유키오는 보디빌딩으로 제 육체를 단련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힘,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 세계,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한 힘과 미와 열정이 충일된 세계. 그것을 동경한 미시마 유키오는 현실 속에서 이를 충족하기 위해 군국주의 부활 운동에 뛰어들었다가 마침내 할복자살했다. 육체에 대한 과도한 몰입, 스포츠에 대한 지나친 열병, 강한 힘에 대한 한없는 동경. 이러한 것이 때로는 치명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미시마 유키오는 보여준 것이다. 스포츠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이 대단히 유연해야 한다는 것을 그는 역설적으로 가르쳐 준 것이다. 스포츠는 힘 자랑이 아니며 남에게 으스대기 위한 행동이 아니다. 완벽하고 강한 힘을 추구하는 것 못지않게 여리고 시들고 병든 것을 사랑해야 하는 것 역시 인간의 의무다. 건강한 스포츠 정신이란 이처럼 상반된 것에 대하여 균형 있는 시각을 갖는 것이다. 또 한 명의 일본 소설가가 있다. ‘상실의 시대’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다. 그는 널리 알려진 마라토너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25회나 완주하고 100㎞ 울트라마라톤에도 성공한 작가다. 소설가하면 골방에서 담배나 연신 피워대야 어울릴 법한데 하루키는 지금도 매일 같이 달리는 작가다. 전업 작가가 된 32살 때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 하루 두 갑 이상 담배를 핀 체인스모커였으나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담배를 끊어 버렸다. 그는 매일 달린다.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23시간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나머지 1시간은 달리기 위해 빼놓았다. 그는 예술이란 몸 안에 든 독을 빼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독을 빼내기 위해서 소설가는 건강해야 하는데 랭보, 다자이 오사무, 아쿠다가와 류노스케 같은 소설가는 그 독에 물려 죽은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최근 발간된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문학사상 펴냄)에 보면 하루키는 언젠가 죽고 나면 묘비명에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고 써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번은 어느 친구가 “신체 장애가 있고 스포츠를 못하는 사람도 좀 생각하라.”고 지적을 했다. 하루키는 이에 대해 건강한 몸을 갖고 있으면서 그것을 무신경하게 함부로 다루는 사람이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1998년 6월 호놀룰루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마라톤 15km 코스에 동반자로 참가한 적이 있다. 어느 시각장애인과 끈 하나로 연결를 마주 잡고 달린 것이다. 그 ‘행복한 경험’을 마친 후 하루키는 썼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장애가 신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신체를 진정으로 의식하는 것이다.” 이 겨울, 땀 흘리며 스포츠에 몰두하고 있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새해 덕담이다. 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방망이 헛돈 승짱, 주전자리 ‘위태’

    방망이 헛돈 승짱, 주전자리 ‘위태’

    연말에 추위가 더욱 혹독하게 느껴지는 스타들이 있다.연말의 떠들썩한 분위기는 그저 남의 일일 뿐이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의 이승엽(32)은 베이징올림픽 때 결승 투런 홈런을 날리며 한국 대표팀에 금메달을 선사했다.하지만 고액 연봉에 걸맞지 않은 최악의 성적을 내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신뢰를 잃어 주전 자리마저 위태롭게 됐다.올 시즌 개막전 이후 14경기에서 홈런은커녕 안타도 제대로 때려내지 못해 타율 .135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2군으로 내려갔다.중반 1군에 복귀했지만 방망이는 또 헛돌았다.‘국민타자’ 체면을 구긴 꼴.일본시리즈 7경기에선 18타수 2안타 삼진 12개로 처참하게 무너졌다.이승엽은 끈질긴 김인식(61)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거부한 채 대구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내년 시즌 명예 회복을 노린다. 제리 로이스터(56) 감독을 영입,돌풍을 일으킨 프로야구 롯데의 정수근(31)은 7월16일 음주 폭행 파문으로 소속 팀에서 임의탈퇴 당했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무기한 실격선수라는 초유의 강력한 징계를 내렸다.정수근은 언제 다시 방망이를 잡을지 모르는 신세로 전락했다. 가수 데뷔까지 할 정도로 격투기에서 인기를 끌어온 최홍만(28)은 지난 4월 군에 입대했으나 5급 판정을 받고 병역을 면제 받았다.이후 K-1 복귀전에서 오른쪽 갈비뼈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를 포기,네티즌들의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지난 10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죽고 싶다.”는 글을 쓰기까지 했다.씨름 천하장사를 세 차례나 거머쥐었던 이태현(32)은 격투기에 진출했으나 1승2패의 초라한 성과로 주변의 냉대와 질시 속에 결국 마지막 명예 회복을 위해 씨름판에 복귀했다.프로축구 이천수(27·수원)는 훈련에 불성실한 자세를 보인 데다 지시 불이행 등으로 팀에서 임의탈퇴돼 프로축구 K-리그에서 퇴출당하게 됐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안정환, CNN선정 ‘최고의 골 세레모니’ 6위

    안정환, CNN선정 ‘최고의 골 세레모니’ 6위

    축구선수 안정환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선보인 골 세레모니가 외국언론이 선정한 ‘역대 가장 기억에 남는 골 세레모니’ 6위에 선정돼 국내 팬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그동안 축구경기에서 선보인 다양한 골 세레모니 중 세계인들의 기억에 강하게 남는 골 세레모니 10장면을(The Most Memorable goal Celebrations)을 선정해 발표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안정환이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미국 전에서 선보인 골 세레모니가 6위에 랭크된 것. 당시 안정환은 극적인 동점 슛을 성공시킨 직후 이천수 등 다른 한국팀 선수들과 함께 쇼트트랙에서 코너링하는 모습을 재연한 일명 ‘오노 스케이트 세레모니’를 선보였다. 당시 이 세레모니는 해외언론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 세레모니는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가 미국 오노 선수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긴 모습을 재치 있게 재연한 모습이었기 때문. ‘오노 세레모니’는 당시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겼던 국민의 허탈감을 어루만지고 역전골을 통쾌함을 극대화 시켜 ‘6월대첩’ 등으로 불리며 국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CNN은 안정환이 선보인 이 세레모니를 6위에 선정하면서 “당시 논란이 됐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의 실격사례를 몸소 선보여 세계인들의 이목을 효과적으로 끌었고 김동성 경기 결과에 대한 부당함을 다른 나라에 널리 알렸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 1982년 스페인월드컵 이탈리아와 서독의 결승전에서 이탈리아 마르코 타르델리가 승리의 쐐기를 박는 결승골을 성공시키고 결의의 찬 표정으로 선보인 세레모니가 ‘전설의 세레모니’로 1위를 차지했다. 또‘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등 잡지 표지를 휩쓴 지난 1999년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브랜디 채스틴의 세레모니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로저 밀러가 4골을 내리 넣은 뒤 깃발을 흔들며 춤을 춘 세레모니가 각각 2위와 3위에 선정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예전의 나와 다른 모습으로 언젠가 남자대회 출전 재개”

    “예전의 나와 다른 모습으로 언젠가 남자대회 출전 재개”

    “눈 감고 귀 막고 그저 연습만 했어요.하구(그리고)‥·,이젠 대회 많이 나가구,우승도 많이 하구 싶어요.아픈 건 싫어요.” 2주 전 퀄리파잉스쿨 공동 7위로 미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 서게 된 미셸 위(19·나이키골프)가 그 동안의 속앓이를 털어놨다. 지난 12일 2년 만에 한국을 찾아 할아버지인 고 위상규 서울대 명예교수의 장례식에 참석한 위는 16일 기자들과 비공식으로 만난 자리에서 “5년 전만 해도 그냥 (공을) 두들겨 팰 만큼 어린애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더 영리해졌다.”면서 “옛날과는 전혀 다른 선수가 되고 싶다.”며 먼 길을 돌아온 LPGA 투어에서 정식 멤버로 뛰게 될 각오를 밝혔다. ‘1000만달러의 소녀’로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첫 대회 실격과 무리한 남자대회 출전,그리고 손목 부상으로 2년 만에 ‘망가진 소녀’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터.그러나 위는 지금 자신의 말대로 한껏 성숙해지고 영리해진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그는 “(부진으로) 진짜 고생 많이 했다.아픈 손목이 변명이 될까봐 더 열심히 쳤는데 그럴수록 손목이 더 안 좋아졌다.”면서 “몸은 물론,마음까지 많이 힘들었지만 그동안 학교 공부와 운동 모두 열심해 했다.옛날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고 다부지게 말했다.새해 소망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가능한 한 많이 LPGA에 출전하는 것.그러나 그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언젠가 남자대회에 다시 출전하겠다.”면서 “마스터스는 어릴 적 골프채를 잡을 때부터 꿈꿔왔던 것”이라고 말해 적절한 시기에 ‘성대결’에 다시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의 고등학교 후배로 스탠퍼드대 3학기째인 위는 “(대학)팀 선수들과는 달리 내겐 학업에 관해 어떤 예외도 없기 때문에 공부와 운동을 함께 하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하지만 골프 연습과 수업 등 촘촘하게 짜 놓은 시간표에 충실한 덕에 지난 학기에는 버디(B학점) 1개를 제외하곤 전부 이글(A학점)을 받았다.”고 자랑했다.“기숙사 생활 초반에는 커피물을 끓이기 위해 전자레인지에 주전자를 통째로 넣는 실수도 저질렀지만 이제는 손빨래도 직접 할 정도로 익숙하다.”며 자리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위의 장타는 어디로 갔을까.연습 라운드에서 세운 최장타는 392야드,공식 대회 최고 기록은 340야드다.위는 “이제 거리보다는 정확도와 일관성이 더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퀄리파잉스쿨 때도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굉장히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230야드 세컨드샷을 한 번에 그린에 올리는 대신 레이업으로 두 번에 잘라치는 등 무리하지 않는 경기로 주위를 깜짝놀라게 했다.그러면서도 위는 “그때 (끊어치려니)진짜 답답했다.하지만 퀄리파잉스쿨이니까 신중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솔직히 재미는 없었다.”고 넉살을 피웠다. “합격 직후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신지애(20·하이마트)와 양희영(19·삼성전자)과도 인사를 나눴다.”는 위는 “내년에는 정말 훌륭한 신인들이 많다.”면서 “소렌스탐이 은퇴해 슬프기도 하지만 정말 기대된다.”며 웃었다.위는 오는 24일 성탄 전야를 불우 아동들과 함께 보낸 뒤 26일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프로야구 도박 스캔들 확산 16명 연루… KBO 부심

    프로야구 현역 선수들의 ‘도박스캔들’ 파문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상습도박 혐의로 프로야구 선수들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주선)는 7일 선수 16명이 인터넷으로 수천만~수억원대의 도박을 벌인 혐의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수사선상에는 삼성이 13명,한화가 2명,롯데 선수 1명이 포함됐다.대부분 액수는 수천만원 대이지만 3~4명은 1억~3억원대 도박을 벌여 총액 1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바카라’를 수사하면서 이들이 사이트 운영자 측에 거액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야구판 전체에 한파가 닥친 가운데 특히 주전급 C선수 등 13명이 수사선상에 오른 삼성은 초상집 분위기다.지난달 장원삼 트레이드 파문에 이은 악재로 구단이미지가 땅에 떨어질 위기다.홍준학 삼성구단 홍보팀장은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러울 뿐이다.상습적,악의적으로 했다고는 보지 않지만 (도박)사이트를 이용한 선수들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검찰 발표를 지켜보고 잘못이 드러나는 대로 팬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힐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한국야구위원회(KBO)도 돌발 악재에 부심하고 있다.KBO는 신인들을 대상으로 매년 1월 소양 교육을 실시한다.병역과 세금,품위 유지 등을 강의하지만 인터넷 도박 등 새롭게 생긴 ‘독버섯’들은 교육 과정에 없다.결국 시대의 변화상을 반영한 실질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동시에 일벌백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야구규약 146조 2항은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해 감독,코치,심판,선수 또는 구단 임직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프로야구 품위를 손상했다고 판단되면 KBO 총재가 영구 또는 시한부 실격처분,직무정지,출장정지 등 적절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이상일 KBO 총괄본부장은 “인터넷 도박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내년부터는 이 부분도 (교육에) 포함돼야 할 것 같다.”면서 “18~19일 단장 워크숍에서 선수협과 함께 재발 방지대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08년을 뒤흔든 사람들] ② 올림픽 수영 첫金 박태환

    [2008년을 뒤흔든 사람들] ② 올림픽 수영 첫金 박태환

    “국민 여러분,꿈과 희망을 잃지 마세요.”2008년 한 해는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의 것이었다.천식으로 고생하던 어린아이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베이징) 금메달을 따낸 청년으로,그는 무럭무럭 컸다.메달의 무게는 불황으로 고통받는 국민 모두에게 ‘올림픽 메달’의미에만 그치지 않는다. 외환위기로 한참이나 어려웠던 지난 1990년대 말 골퍼 박세리가 국민들에게 힘을 불어넣은 ‘맨발 투혼’ 이상인 것이다.“나에게 수영은 꿈과 희망이라는 거대한 명제를 놓고 풀무질과 쇠망치질을 기꺼이 받아들인,시뻘건 쇳물 같은 정열덩어리였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부정출발로 실격된 뒤 화장실에 처박혀 펑펑 눈물을 쏟아냈던 4년 전 아테네올림픽 이후 지금까지 그가 일궈낸 한국 수영의 ‘역사’를 일일이 열거하는 건 이젠 무의미하다.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4년 동안 일궈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때문이다.박태환은 “앞으로의 시간들은 내게는 제목만 바꿔 단 또 다른 ‘꿈과 희망’으로 가득하다.”면서 잠시 뻐근해졌던 몸을 다시 풀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태릉선수촌 수영장.다소 몸이 분 듯한 박태환은 “지금도 수영하는 것 외에 다른 데는 신경쓰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하고는 곧장 물로 뛰어들었다.내년 7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일찌감치 새로 잡은 그의 목표다. 훈련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는 종목은 1500m.박태환은 지난해 호주세계선수권에 이어 올해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거푸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4년 동안 ‘절치부심’한 끝에 금메달을 따낸 ‘호기’가 다시 발동했음직도 하다.“1500m가 밑바탕이 돼야 200m와 400m도 된다.”며 장거리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 박태환은 “지난 4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나를 이끌어 줄 가장 큰 스승은 꿈과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제주서 ‘馬라톤’대회 연다

    말을 타고 제주의 아름다운 오름(기생화산)지대를 달리는 승마대회가 14~15일 제주시 교래관광지구의 ‘까그레기오름’ 일원에서 열린다. 제주도승마장협의회가 승마레저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2008 제주엔컵 전국지구력승마대회’라는 이름으로 처음 치르는 행사에는 전국에서 선수 200여명이 참가해 10㎞,20㎞,30㎞ 코스에서 경기를 펼치게 된다. ‘제주엔컵’은 제주(Jeju)와 지구력(Endurance)의 영문을 조합한 것으로, 제주산 말(馬)을 활용해 다양한 지구력 승마대회를 개최하면서 ‘말의 고장’ 제주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경기장 일대에서는 먹거리장터와 감귤낚시대회, 댄스공연 등의 부대행사가 열린다. 망아지와 전자제품 등을 추첨으로 제공하는 경품이벤트도 진행된다. 유럽과 중동지역에서 인기 높은 지구력승마대회는 인내력과 속도를 측정하는 경기로, 사람과 말이 함께 호흡을 맞춰 경기 구간을 최단시간에 달리는 말이 우승을 차지하는 일종의 말(馬) 마라톤 대회이다. 그러나 경기 코스 중간에 수의사의 검진을 통해 말의 심장박동 수가 규정보다 높을 경우에는 실격 처리하는 등 말의 건강상태도 중요하게 체크된다. 대회 참가 문의 (064)512-9500.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앤서니 김 ‘황당한 실격’

    ‘포스트 타이거’ 앤서니 김(23·한국명 김하진)이 변형된 드라이버 사용으로 실격당하는 황당한 사건을 겪었다. 9일 중국 상하이 인근 서산인터내셔널골프장(파72·7119야드).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2009년 시즌 개막전인 HSBC챔피언스 3라운드에 나선 앤서니 김은 7번홀에서 티샷을 한 뒤 페어웨이를 걸어가다 툭 튀어나온 스프링클러에 들고 가던 드라이버 헤드의 토(앞쪽 부분) 부분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었다. 깜짝 놀란 앤서니는 드라이버를 살피다 모양이 약간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긴 했지만 “그러려니”하고는 지나쳤다. 이어 8번홀 티박스. 드라이버로 힘껏 친 공은 겨우 150야드를 날아가다 갑자기 휘더니 ‘아웃 오브 바운드(OB)’ 구역으로 모습을 감췄다. 잠정구를 다시 쳤지만 공은 페어웨이를 벗어났다. 결국 앤서니는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2개홀을 더 지난 뒤 앤서니는 경기위원으로부터 실격 통보를 받았다. 골프규칙 4-3b항에 따르면 ‘정규라운드 도중 정상적인 플레이 과정 이외에 입은 손상으로 클럽이 규정에 부적합하게 되거나, 성능이 변경된 경우 그 클럽은 이후 경기 중에 사용될 수 없으며 교체될 수도 없다.’고 규정돼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실격 처리된다. 앤서니는 일부러 친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폭우로 인해 일정이 순연되면서 3,4라운드가 이어 열린 이날,4라운드 2번홀까지 친 올리버 윌슨(잉글랜드)이 12언더파로 1위를 달렸고 최경주(38·나이키골프)는 10번홀까지 3오버파로 공동 33위에 올랐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운전면허 5일내에 딴다

    내년부터는 빠르면 5일 내에 운전면허를 딸 수 있게 된다. 경찰청은 4일 경찰·민간 합동으로 구성된 ‘운전면허 제도개선 심의위원회’가 시험절차를 간소화한 운전면허시험 개선안을 심의해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경찰은 심의결과를 반영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운전면허시험장의 기능교육 3시간은 폐지되고, 운전전문학원 기능교육 시간도 20시간에서 15시간으로 줄어든다. 도로주행 연습(10시간)은 폐지되며, 도로주행 시험의 실격 기준은 강화된다. 또한 건강검진 결과서의 유효 기간은 기존의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되며 2종시험 응시자의 적성검사는 시력검사와 자기신고서로 대체된다. 경찰 관계자는 “짧아야 9일(면허시험장)·14일(전문학원)이 걸리던 취득 기간이 각각 5일,12일로 단축될 것”이라고 밝혔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스윙 연습도 좋지만 그린 규칙부터 배워라

    최근 기분 좋게 라운드를 하다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함께 코스를 돌던 A씨가 자신이 친 공이 벙커 신발 자국에 빠지자 드롭을 한 뒤 쳐냈다. 그러자 B씨가 벌타를 선언했고,A씨는 룰이 개정돼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항의했다.A씨는 한 프로골퍼를 통해 이 룰을 알게 돼 이를 그대로 적용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A씨는 필자에게 “대한골프협회(KGA) 운영위원이니 바뀐 ‘룰’을 알고 있을 것이 아니냐.”면서 “정확한 룰 해석을 요청할 테니 시시비비를 가려 달라.”고 졸라댔다. 사실 필자 역시 벙커 안의 발자국에 들어간 공은 그대로 플레이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터라 KGA에 전화를 걸었다. 대답은 명쾌했다.“그렇잖아도 요즘 협회에 비슷한 내용의 문의가 많은데 룰은 바뀐 적이 없고 있는 그대로 쳐야 합니다.”A씨에게 협회의 결론을 전달하자 그는 믿을 수 없다며 되레 “협회에 바뀐 룰을 알려줘야겠다.”고 흥분했다. 이번엔 필자의 경우. 후반홀 한 페어웨이에서 날린 공이 그만 벙커 옆으로 떨어져 고무래에 걸쳤다. 필자는 이를 치우려다 그만 공을 벙커에 빠뜨렸다. 이를 놓고 동반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필자는 공을 옮길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나머지 세 명은 공이 굴러 떨어진 벙커에서 그대로 쳐야 한다고 완강하게 버텼다. 골프규칙 24조에 따르면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은 제거가 가능하기 때문에 벌타 없이 공을 옮길 수 있다. 그런데도 “벙커에서 쳐야 한다.”는 다수의 강압적 의견 때문에 결국 잘못된 룰 적용을 해야 했다. 언제부터인가 골퍼들 사이에는 있지도 않은 룰이 규정집에 있는 것처럼 해석되고 적용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프로골퍼 사이에도 종종 룰을 어기는 경우도 나온다.OB 말뚝을 뽑고 친다거나 공이 벙커에 박혔을 때 ‘언플레이볼’을 선언한 뒤 두 클럽 이내에 드롭한다는 게 벙커 밖으로 드롭하는 바람에 벌타를 받거나 실격을 당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벙커 안의 언플레이볼은 반드시 벙커 안에서 드롭해야 하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반대로 페어웨이에 박힌 볼을 구제받지 못하고 그대로 쳐 손해보는 경우도 있다. 또 주말 골퍼들의 경우 그린에서 “공을 닦아달라.”며 캐디에게 공을 굴려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엄연히 그린 스피드 테스트에 해당돼 벌타가 적용된다. 그런데도 이를 모르는 골퍼들이 수두룩하다. 국내 골퍼 대다수는 연습장에서 자신의 스윙은 점검해도 룰 공부는 하지 않는다. 너무 잘 안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위원들도 룰 판정을 할 때는 반드시 규정집을 들춘다. 그만큼 골프 룰은 어렵고 애매모호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룰이 맞다고 큰소리부터 낼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의심 가는 상황이면 규정집을 확인하는 한편, 협회 등에 자문해야 할 일이다. 잘못 알고 있는 룰 때문에 즐거워야 할 라운드가 짜증으로 뒤범벅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yahoo.co.kr
  • 23일부터 국가직 7급 면접… 이럴 땐 불합격

    국가직 7급 공채 시험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이 23~26일 진행된다. 필기 성적이 면접위원에게 제공되지 않는 무자료 면접인 탓에 지원자의 활약에 따라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 내년에는 공무원 감축 기조로 신규 공채의 문이 더욱 좁아지는 만큼 9부 능선을 넘은 현재 지원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불합격 요인을 피해야 한다. 최종 합격자는 새달 7일 발표된다. 현재 면접예정자는 선발예정인원 1172명(행정 1043명·기술 129명)의 122%. 면접자 1429명(행정 1280명·기술 149명)에서 257명(행정 234명·기술 23명)이 탈락하게 된다. 면접은 과제작성시간 25분을 부여한 뒤 논리성과 설득력을 평가하는 개인발표 15분,5개 분야를 평가하는 개별면접 20분으로 구성된다. 불합격 기준은 두 가지. 우선 면접위원의 과반수가 평가요소 5개 중 2개 항목 이상 ‘하(下)’를 줄 때다.5개 평가 요소는 ▲정신자세 ▲전문지식 ▲논리성 ▲성실성 ▲창의성이다. 이중 2개가 상·중·하 가운데 최하등급을 받게 되면 탈락한다. 또 다른 불합격 기준은 면접위원의 과반수가 어느 하나의 동일한 요소에 대해 ‘하’로 평가했을 때다.7급 면접에 나서는 면접위원 수는 459명.153개조에 교수 1명과 중앙부처 과장급 2명 등 총 3명이 들어간다. 예컨대 3명 모두에게 창의성에서 최하점을 받는다면 나머지 4개 요소에서 좋은 평을 들어도 실격된다. 합격자 결정절차는 3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면접위원별로 평가요소 5개 분야에 대한 평가가 진행된 다음, 조별 면접위원 회의를 열어 조별 평가순위를 결정한다. 그 뒤 모집단위별 면접위원 전체회의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구조다. 까다로운 결정구조만큼 5개 평가요소에 고루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필기 성적이 꼴찌였던 지원자가 면접에서 1등으로 합격한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솔직하고 겸손하되 자신감 있는 밝은 인상을 준다면 합격이 무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7급 공채에는 5만 2992명이 지원해 45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면접은 올림픽공원 컨벤션센터와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며 세무직(596명), 행정직(376명), 관세·교정·감사·검찰 등(275명), 기술직·외무영사직(182명) 순으로 진행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토종 미녀새 최윤희 한국신 4m15 훌쩍

    토종 미녀새 최윤희 한국신 4m15 훌쩍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의 도약도, 남자 100m의 9초대 레이스도 없었던 2008대구국제육상대회에서 최윤희(22·원광대)와 이정준(24·안양시청)이 한국신기록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최윤희는 25일 대구스타디움(옛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4m15를 넘어 4개월 전 김천 종별대회에서 자신이 작성한 4m11을 4㎝ 경신했다.3m80과 4m를 첫 번째 시기에 가볍게 넘어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최윤희는 4m15도 첫 번째 시기에 여유있게 넘었다. 하지만 올림픽 기준기록(4m30)을 넘지 못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최윤희는 바를 높여 4m30에 세 차례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최윤희는 바를 갑자기 높였던 이유에 대해 “이상하게 긴장되지 않더라.4m30도 낮게만 보였다.4m45도 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자신감은 앞으로 최윤희의 한국신기록 행진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 그러나 생애 25번째 세계신기록이 기대됐던 이신바예바는 1차 시기 4m60에 이어 4m75로 바를 올린 뒤 세 차례 모두 실패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5m05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던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진 모습이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예선 2라운드에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정준은 이날 남자 110m 허들에 출전, 피니시라인까지 4번 레인의 라이언 윌슨(미국·13초50)과 숨가뿐 레이스를 펼쳤으나 아쉽게 100분의3초가 늦어 우승을 놓쳤다. 올해 세 차례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기록을 새롭게 쓰면서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의 활약을 예감케 했다. 이정준은 “13초40대 진입이 우선 목표”라며 “부족한 스피드를 보강하면 차근차근 13초벽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달 전국체전 뒤 답사를 다녀와 미국 남가주대학(USC)으로 유학을 떠난다. 지난 2년 동안 해외 대회 참가비용으로만 4000만원 정도를 썼다는 그에게 대한육상경기연맹 주선으로 코치와 전담 트레이너가 붙게 된다. 또 국내 트랙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9초대 레이스 재연이 기대됐던 남자 100m에서는 네스타 카터(자메이카)가 10초08의 대회신기록을 수립하면서 무산됐다. 임희남(24·광주광역시청)은 10초74로 7명 중 7위에 그쳤고 여호수아(21·성결대)와 김국영(평촌 정보산업고)은 부정출발로 실격됐다. 남자 창던지기에서는 박재명(27·태백시청)이 81m42를 던져 7명 중 3위에 올랐다. 대구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초보 요리사의 희망 레시피

    초보 요리사의 희망 레시피

    조리과학과에 입학한 후 나는 1학년 봄 첫 실기시험을 시작으로 2년간 다섯 번의 양식 자격증 실기시험을 치렀다. 첫 번째는 총 네 개를 내야 하는 스터프드 에그라는 메뉴가 나왔는데 세 개밖에 제출하지 못해 실격. 두 번째는 밖은 타고 안은 익지 않은 오믈렛으로 불합격. 세 번째는 11초 초과됐다고 아예 작품을 받아주지 않아 작품 미제출로 실격. 네 번째, 다섯 번째 시험에서도 나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커트라인을 넘지 못했다. 게다가 필기시험 통과 후 2년 안에 실기시험에 붙어야 하는 조건 때문에 겨우 붙은 필기시험마저 다시 쳐야 하는 운명이 되었다. 남들은 한두 번 만에 붙는다는 양식 실기시험을 다섯 번이나 보다니, 창피해서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었다. 하지만 여섯 번째 시험을 앞두고 나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학교 실습수업, 큰 호텔 주방에서의 인턴십을 통해 요리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다섯 번의 시험을 치르면서 계속 연습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드디어 결전의 날, 메뉴는 살리스버리 스테이크와 브라운 그래이비 소스로 비교적 쉬운 것이었다. 채 썬 야채 굵기가 약간 일정하지 않다는 것과 소스를 만들 때 토마토 페이스트를 먼저 볶은 다음 물을 넣어야 하는데 물을 먼저 넣고 페이스트를 나중에 억지로 물에 풀었다는 깜찍한 실수 두세 가지를 제외하고는 무난하게 잘했다. 심사위원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바로 청결. 최대한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해 부지런히 닦고 설거지도 바로바로 했다. 합격자 발표까지 5일을 어떻게 참았는지 모르겠다. 떨리는 마음으로 내 이름과 수험번호, 주민번호를 입력하니, 77점-합격 이라는 단어가 모니터에 떴다. 3년 동안 필기 두 번, 실기 여섯 번이라는 조리과에서 유래 없는 기록을 세웠지만 이제부터는 당당하게 나 자격증 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집에 들어올 생각 말라던 엄마도 장한 일 했네 라며 칭찬 아닌 칭찬을 해주셨다. 이제 남은 한식 자격증은 꼭 한 번에 붙도록 노력해야지.
  • [베이징 페럴림픽 2008] ‘할 수 있다’ 모두에게 희망 남기고…

    제13회 베이징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17일 밤 9시(한국시간) 폐회식을 갖고 4년 뒤 런던에서의 만남을 기약한다.16일 남자탁구 단체전 금메달로 한국은 금 10, 은 8, 동메달 13개를 따내 목표인 금 13, 은 6, 동메달 7개에 모자랐지만 메달순위 목표(14위)보다 한 단계 높은 13위로 뛰어올랐다. 한국의 목표 미달에는 확실한 금메달감으로 꼽혔던 역도의 박종철이 석연찮은 실격패를 당하고 예선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민병언이 은메달로 밀린 것이 치명타가 됐다. 여기에 효자종목 양궁의 부진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선수단이 양궁에 기대한 금메달은 4개. 그러나 여자 리커브 입사의 이화숙과 남자 리커브 단체만 제몫을 해냈을 뿐 여자 리커브 단체는 은메달에 그쳐 금 2, 은메달 1개에 머물렀다. 이는 2관왕 이지석을 비롯해 이윤리와 박세균이 금 1개씩을 보태 금 4, 은 3, 동메달 2개를 따낸 사격과 뚜렷이 대비된다. 패럴림픽 때마다 효자 노릇을 했던 탁구 역시 만리장성에 가로막혔다. 당초 금메달 목표는 2개였지만 금 1, 은 2, 동메달 4개에 그쳤다. 양궁과 탁구 모두 세대교체를 미룬 것이 화근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육상과 수영 등에선 희망을 발견했다. 육상에선 금 1, 동메달 3개로 분전한 홍석만에 대한 의존을 탈피하면서 차세대 전력을 갖추는 과제가 절박해졌다. 수영에선 민병언이 은 1, 동메달 1개에 머물렀고 김지은은 네 차례 결선 진출에 만족해야 했지만 2년 뒤 아시안게임,4년 뒤 런던에서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경기력보다 더욱 근본적인 변화가 감지된 게 눈에 띈다. 사상 처음 인터넷 포털 네이버를 통해 경기 중계가 이뤄지고 비장애인에게 낯선 보치아 등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낸 점, 장애인의 메달 연금 월 상한액(금 80만원, 은 36만원, 동메달 24만원)을 올림픽 연금(금 100만원, 은 45만원, 동메달 30만원)과 똑같이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총리의 약속을 받아낸 것은 미래를 위한 작은 밀알을 뿌렸다는 평가다. 한편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에 출마한 사격의 김임연은 6명의 신임 위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베이징 패럴림픽 2008] 18세 박건우 “나도야 2관왕”

    정호원(22)은 말할 때 턱과 입 근육 전체를 움직여야 한다. 보는 이가 답답할 정도. 그나마 발음이 불분명해 알아듣기도 힘들다. 박건우(18·인천 은광학교)의 발음이 비교적 또렷하고 재치있게 말하는 것과 대비된다. 둘이 보치아 혼성 2인조 경기를 할 때는 사이에 상대 선수를 놓고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어떻게 의논해 작전을 세우고 호흡을 맞출까 의심스러울 정도지만 둘은 눈빛만 보아도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이. 개인전 금과 동을 사이 좋게 나눈 박건우와 정호원이 12일 올림픽펜싱홀에서 열린 보치아 BC3(홈통 이용) 혼성 2인조 결승에서 스페인을 8-1로 꺾고 금메달을 나란히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개인전과 2인조 금 2개를, 이 종목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부터 한번도 놓치지 않는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린 박건우는 사격의 이지석(34)에 이어 두 번째 2관왕이 됐다. 사격은 이날도 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박세균(37·청주시청)은 베이징사격장에서 열린 혼성 50m 권총 결승에서 결선합계 644.9점(552+92.9)을 쏘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선과 결선합계 각각 모두 세계신기록과 패럴림픽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안겼던 이주희(36·엠씨스퀘어)는 박세균에 14.8점 뒤진 630.1점으로 은메달을 추가했다. 사이클의 진용식(30·천안 나사렛대학)은 예상치 못한 동메달을 보탰다. 지난 7일 개인추발에서 은메달을 땄던 진용식은 베이징 밍톰 저수지 도로에서 열린 남자 장애 3등급 도로경기(24.8㎞)에서 38분45초83으로 골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수영 남자 보행가능(SB) 5등급 평영 100m 결선에서는 임우근(21)이 쟁쟁한 선수들과 겨뤄 다섯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지만 한 선수가 실격처리된 바람에 4위를 차지,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양궁 개인전에 출전한 선수들은 이화숙(42)을 제외하고 전원이 4강 진출에 실패, 이날 모든 일정을 끝낸 사격에서 금 4, 은 3, 동메달 2개를 수확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한국은 이날 현재 금 7, 은 6, 동메달 9개로 메달순위 12위를 달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베이징 패럴림픽] 18㎏ 뼈를 깎는 감량 메달약속 지킨 ‘전설’

    요행으로 따낸 동메달이라 할 수도 있지만 살인적인 감량이 없었더라면 결코 일굴 수 없는 값진 메달이었다. 1984년 LA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7회 ‘개근’한 정금종(43·서울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장애인역도의 전설같은 선수. 그는 지난달 29일 베이징패럴림픽 한국선수단 결단식에서 자신이 참가했던 대회 숫자만큼 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약속을 기어이 지켰다. 정금종은 11일 베이징 항공항천대 체육관에서 열린 역도 남자 56㎏급 경기에서 자신과 똑같은 무게의 바벨을 들어올린 선수가 실격처리되는 행운에 힘입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금종은 1차시기 180㎏을 가볍게 들어올린 뒤 2차시기 185㎏으로 올렸지만 실패했다.3차시기를 맞아 187.5㎏으로 올렸지만 끝내 이마저 성공하지 못했다. 자신보다 체중이 0.25㎏ 가벼운 제이슨 어빙(영국)이 3차시기에서 180㎏을 들었던 터라 기록이 같을 경우 체중이 가벼운 선수가 승리하는 규칙에 따라 동메달은 어빙의 몫이었다. 정금종은 낙담한 채 도핑테스트를 위해 대기하고 있었고 전광판에는 4위라고 표시됐다. 이때 어빙이 3차시기에서 2분 안에 경기를 끝내지 못해 뒤늦게 실격 처리되면서 같은 무게의 바벨을 든 선수 3명 중 정금종이 이마라스리 통사(33·태국)보다 10g이 덜 나가 그토록 바라던 메달의 꿈을 이뤘다. 평소 체중 73㎏을 유지하던 그가 경쟁자가 부쩍 늘어난 체급을 포기하고 56㎏급에 출전하기 위해 무려 18㎏이나 감량하는 초인적인 노력이 없었더라면 찾아올 수 없는 행운이었다. 그는 사흘 전인 8일까지도 한계체중보다 2㎏이나 더 나가 이를 빼느라 어려움을 겪어왔다. 3세때 소아마비를 앓은 그는 1980년 삼육재활원에서 선생님의 권유로 역도를 시작했으며 온갖 스포츠에 만능이지만 선수로서는 역도 외길을 걸어왔다. 정금종은 “행운의 동메달이 마지막 올림픽에 의미를 더하는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며 “선수 생활만 30년 가까이 한 만큼 이젠 장애인체육행정 분야에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24년 젊음을 바쳤던 패럴림픽에 안녕을 고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패럴림픽] “아들에게 메달 안기고 싶었는데…”

    [패럴림픽] “아들에게 메달 안기고 싶었는데…”

    제13회 베이징 패럴림픽 메달레이스 첫날인 7일 한국 선수단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땄다. 진용식(30·천안 나사렛대)은 이날 라오샨 벨로드롬에서 열린 사이클 남자 CP3 등급 개인 추발 3000m 결승에서 대런 케니(영국)에게 세 바퀴째에 한 바퀴를 추월당해 은메달에 그쳤다. 당초 진용식은 3분58초817에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 결정전에 나가야 했지만 두 번째로 들어온 하비에르 오초아(스페인)가 반칙패로 실격되면서 결승행 티켓을 얻었다. 예선에서 3분36초875로 자신의 세계기록(3분42초687)을 6초가량 앞당긴 케니와의 현격한 기량차를 좁히지 못했다. 몇분 앞서 이주희는 베이징사격관에서 열린 남자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664.6점을 올려 한국선수단 첫 메달을 동메달로 안겼다. 탁구에서는 한국선수 11명 가운데 10명이 1회전에서 승리한 가운데 문성혜가 3회전,, 이해곤은 2회전에 올랐다. 보치아 개인전에서는 박건우와 정호원이 2승, 박재석은 1승1패를 기록했다.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자 사격 김임연(41·KB국민은행)은 공기소총 서서쏴 10m 결선에서 100.3점을 쏴 최종합계 486.3점으로 7위에 그쳤다. 패럴림픽에서만 5개의 금메달을 딴 김임연은 예선 6위(386점)로 결선에 오른 뒤 끝내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첫 아기를 유산으로 잃은 뒤 어렵게 낳은 16개월 아들에게 금메달을 안겨주고 싶었다며 아쉬워한 그는 “힘들게 연습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점수가 많이 안 나와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베이징올림픽 수영 마라톤에서 비장애인들과 겨뤄 25명 가운데 16위를 차지한 외다리 여자 수영선수 나탈리 뒤 투아(24·남아공)가 패럴림픽 정상에 올랐다. 그는 내셔널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접영 100m 결선에서 1분06초74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2006년 12월 자신이 작성한 종전기록(1분06초79)을 0.05초 앞당겼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베이징 페럴림픽 알고 즐기자] (상) 비장애인 경기와는 다른 규칙

    [베이징 페럴림픽 알고 즐기자] (상) 비장애인 경기와는 다른 규칙

    베이징올림픽보다 더 진한 감동의 드라마가 이틀 뒤 시작된다. 제13회 베이징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6일 오후 9시(한국시간) 개회식을 시작으로 열전 12일에 들어간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주요 경기를 생중계하고 국내외 언론의 관심도 여느 때보다 뜨겁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패럴림픽 종목은 얼마나 다르고 경기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패럴림픽에서만 볼 수 있는 종목, 주목할 스타들을 3회로 나눠 살펴본다. 올림픽과 달리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역도 선수들은 벤치프레스에서 바벨을 들어올린다.4년 전 아테네패럴림픽에서 세계기록(250㎏)을 작성한 박종철(90㎏급) 선수가 벤치에 누운 채 자신의 몸무게 3배 가까운 바벨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감동 그 자체. 정신지체 및 청각장애를 제외한 수영 참가자들은 영법에 관계없이 출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휠체어테니스 선수들은 공이 두 번째 바운드된 뒤 상대 코트에 넘겨도 된다. 패럴림픽에는 장애 정도에 따라 한 종목 안에서도 여러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여러 수상자가 나오게 된다. 올림픽 육상과 수영의 금메달은 각각 47개와 46개였지만 패럴림픽에선 160개와 140개가 나온다. 장애 유형에 따라 참가가 제한되는 경기가 있는 건 물론이다. ●수영 출발은 각자 선택 기초종목 중의 으뜸 육상 트랙에선 시각장애인들이 길잡이들과 함께 뛴다. 선수의 팔꿈치를 잡고 뛰거나, 끈으로 인도하는 방법, 서로 나란히 뛰는 방법 중에서 고르고 길잡이로부터 구두로 지시를 받는 것도 허용된다. 또 뇌성마비 장애인들은 곤봉던지기 종목이 따로 있다. 2회 바운드가 허용되는 휠체어테니스에서 첫 번째 바운드는 반드시 코트 안에 닿아야 하지만 두 번째는 바깥이어도 괜찮다. 휠체어를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반드시 하드코트에서 경기를 진행한다. 수영의 출발 방법은 풀 사이드와 출발대, 물속에서 출발 등을 스스로 선택한다. 물속에서 출발할 때는 반드시 한 손을 벽에 대고 있어야 한다. 벽을 잡을 수 없을 때에는 코치의 손을 잡을 수도 있지만 코치가 선수 손을 밀어주면 실격 처리된다. 시각장애 선수가 터닝할 때 벽에 닿은 것을 알려주기 위해 심판이나 코치가 머리나 등을 두드릴 수 있다. 청각장애 선수들은 깃발을 보고 스타트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 유도 경기는 주심이 두 선수를 서로 잡을 수 있는 거리에 자리잡게 한 뒤 경기를 시작하는 게 특징. 청각장애인은 음성신호 대신 선수의 몸을 건드린다든지 수신호로 심판 판정을 전달한다. 조정은 팔만 쓰는 종목, 팔과 몸통을 쓰는 종목, 팔다리와 몸통을 모두 쓰는 종목 등이 있다. ●좌식배구 엉덩이 떨어지면 반칙 탁구는 1∼5등급까지는 휠체어에 앉은 채 경기를 벌이고 6∼10등급까지는 서서 경기한다.1∼2등급은 라켓을 붕대로 몸에 묶어 고정시킨 채 경기에 나선다. 휠체어복식에서 선수들의 휠체어는 테이블 센터라인을 가상으로 연결해 놓은 선을 넘어선 안 된다. 이럴 경우 심판은 상대의 1득점을 선언한다. 휠체어 경기에선 공이 거꾸로 돌도록 하는 커트서브를 할 수 없다. 시각장애 선수는 특별히 소리나게 제작된 공을 네트 위가 아니라 아래로 쳐서 상대 테이블에 넘겨야 한다. 좌식배구는 공격, 블로킹, 서비스할 때 엉덩이를 지면에서 들어올리면 반칙으로 간주되고 일어서거나 스텝을 밟는 수비 역시 반칙이다. 휠체어럭비는 남녀 혼성 선발이 가능하다.4명이 나서며 후보 8명이 뒤를 받친다.8분씩 4피리어드로 진행되는데 공을 갖고 있는 선수의 휠체어 두 바퀴가 상대 키에어리어 안의 엔드라인에 닿으면 득점이 인정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노키 “심판폭행 태권도 선수, 격투기 영입 관심”

    이노키 “심판폭행 태권도 선수, 격투기 영입 관심”

    일본 신흥종합격투기단체 IGF의 안토니오 이노키 사장이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경기에서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에 발차기를 날린 쿠바의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를 “재밌는 선수”라고 표현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유력스포츠신문인 스포니치는 “일본프로레슬링의 대부 안토니오 이노키가 심판에 발차기를 해 세계태권도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처분을 받은 쿠바의 마토스 영입을 시사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안토니오 이노키는 김일과 함께 역도산의 수제자로 지난 1972년 프로레슬링단체 ‘신일본프로레슬링’(新日本プロレス)을 설립하는 등 일본프로레슬링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한 인물이다. 이노키는 지난 26일 도쿄에서 열린 IGF회견에서 “신인발굴이 필요하다. 뛸 무대가 없어 자신의 능력을 전부 보여주지 못한 선수도 있다.”고 언급한 뒤 “베이징올림픽에서 심판에 발차기를 한 쿠바선수가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이어 기자들에게 “그 선수는 몇 kg이냐?”며 역으로 질문하는 등 마토스 영입조사에 임할 것임을 드러냈다. 마토스는 지난 23일 베이징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80㎏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자흐스탄 선수와 경기하던 중 심판이 실격패를 선언하자 심판의 얼굴을 돌려차기 해 세계태권도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처분을 받았다. 한편 데일리스포츠는 “이노키가 회견에서 한국에 격투기전당을 만들려는 생각을 밝히는 등 한국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심판에 돌려차기를 하는 쿠바의 마토스 선수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Beijing 2008] 금메달도 부럽잖은 ‘꼴찌의 꿈’

    소설가 박완서는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에서 선두가 결승점을 통과한 지 한참이나 지난 뒤에 홀로 레이스를 펼치던, 푸른 유니폼을 입은 마라토너를 보고는 이렇게 써 내려갔다.“나는 그런 표정을 생전 처음 보는 것처럼 느꼈다. 여태껏 그렇게 정직하게 고통스러운 얼굴을, 그렇게 정직하게 고독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가슴이 뭉클하더니 심하게 두근거렸다.20∼30등의 등수를 초월해서 위대해 보였다. 지금 모든 환호와 영광은 우승자에게 있지만 그는 환호 없이도 달릴 수 있기에 더 위대해 보였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유독 스포츠에서 ‘꼴찌의 미학’을 자주 논하는 건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인간의 신체와 정열이 주는 무한한 감동 때문이다. 좌절도, 끝도 없는 도전.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날지언정 그들이 하는 몸짓은 똑같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 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0일 한국선수단은 처음으로 꼴찌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인공은 도로사이클에 나섰던 박성백(24·서울시청)이었다. 만리장성 코스를 7바퀴 도는 245.4㎞의 고독한 질주에 나선 뒤 90명 가운데 88등으로 들어왔다. 그는 “심장이 터져 나가고 다리가 끊어질 것 같았지만 목표했던 완주는 꼭 일궈내고 싶었다.”면서 “가장 끔찍했던 건 아무도 시선 한 번 주지 않는 외로움이었다.”고 털어놓았다.다이빙의 손성철(21·한국체대)과 카누 여자 1인승(K-1)에 나선 이순자(30·전북체육회)도 고독만이 유일한 팬이었던 이들이다. 다이빙에서 유일하게 ‘나홀로 출전’을 감행한 손성철은 18일 남자 3m스프링보드 예선에 나선 29명의 선수 가운데 29등으로 경기를 마쳤다.물밖으로 나선 그는 꼴찌의 무거운 표정을 물에 씻어낸 듯 “다음 번엔 나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보드를 굴렀으면 좋겠다.”고 되레 웃음을 지어 보였다.500m 예선에서 1분58초14의 기록으로 예선 탈락한 이순자 역시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녀는 “꼴찌지만 만족스럽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많은 걸 배우고 가기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앞서 역도 남자 69㎏에 출전,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배영(29·경북개발공사)의 투혼은 등수를 넘어선 영웅의 모습이었다. 꼴찌가 더 아름다운 건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보다 일궈내야 할 꿈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한국 수영 사상 첫 메달을 금빛으로 색칠한 박태환은 4년 전 아테네에서 등수에조차 들지 못한 실격 선수였다. 그래서 꼴찌들은 얘기한다.“오늘은 초라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얘기하고 싶다.”고. 그리고 우리는 그들에게 이렇게 소리친다.“꼴찌여, 일어나라.”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un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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