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신화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회수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공안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잠수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노동자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553
  • 신칸센 기적의 곡예주행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명 탄환열차로 불리는 일본 고속전철 신칸센의 40년 안전신화가 니가타 추에쓰 지진을 계기로 일거에 무너졌다. 지난 23일 니가타 지진으로 탈선 사고를 일으킨 조에쓰신칸센 ‘도키325호’가 차량 10량 중 8량의 바퀴가 탈선한 채 적어도 1.6㎞를 주행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기적의 탈선 곡예주행’으로 지칭되고 있다. 이 구간 신칸센을 운영하는 JR동일본조차 “이 정도에 그친 건 기적이다.”라고 할 정도다. 신칸센은 속도가 빨라질수록 지진에 취약하게 되는 약점을 갖고 있다. JR동일본의 정밀조사 결과 시속 200㎞로 달리던 이 열차는 직하형 지진의 직격을 받은 뒤 지진 감지시스템에 따른 비상 제동장치가 작동, 급브레이크가 걸렸지만 일부 바퀴가 탈선한 채 1.6㎞를 주행했다. 신칸센열차는 진도4 이상의 진동이 감지되면 송전이 끊겨 비상제동장치가 작동한다. 하지만 이번 지진은 직하형으로 제1파(본진예고파)와 2파(본진의 파동)가 거의 동시에 와 감지장치가 제대로 작동치 않았다. 진원지 부근이어서 감지시스템도 취약했다. 탈선 뒤 압력을 받아 하행선 레일을 고정하는 장치도 이탈,900m에 걸쳐 60㎝가량 레일이 이탈했고 35개의 고가 위에서 고가와 기둥을 연결해주는 콘크리트가 지진 충격으로 떨어져나간 것도 확인됐다. 열차 1량에 4개씩이 부착된 40개의 차축 가운데 절반인 22개가 탈선했다. 맨 뒤의 1호차는 바퀴가 레일로부터 1.4m 벗어난 뒤 상행선방향으로 30도정도 기울어 멈춰섰다. 일부 터널은 천장에서 콘크리트가 떨어져 선로에 쌓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으나 행운은 크게 두가지였다. 지진 당시 열차가 다음 정차역인 나가오카역까지 8㎞만 남겨두고 있어 이미 감속상태에 돌입, 제동이 조금 쉬웠다. 열차가 넘어지기 어려운 직선구간에 있었다. 특히 사고 당시 상행선 열차가 지나가고 있었다면 충돌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23일 ‘도키325’에는 승객 151명이 타고 있었다. 오후 5시56분 지진이 일어나자 열차의 지진 감지시스템이 작동해 3.5㎞,90초를 더 달린 뒤 고가철도 위에서 멈췄으며 인명피해는 경상 1명뿐이었다. 하지만 전구간 복구는 장기화가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오는 실정이다. taein@seoul.co.kr
  • [씨줄날줄] 지진 공포/오풍연 논설위원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인 이탈리아 나폴리. 그곳에서 기차를 타고 20여분 달리면 폼페이에 도착한다. 과거 로마시대엔 어떤 도시보다 부유층의 리조트로서 인기가 높았다. 호화로운 별장에 수도, 포장로, 상점 등 기반시설도 완벽했다. 최고 전성기를 구가할 당시 인구는 2만명. 그런 도시에 큰 재앙이 닥쳤다.AD 63년 대지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79년 8월24일엔 베수비오산이 대폭발했다. 이 거대한 도시는 지구상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1748년 한 농부에 의해 청동과 대리석 조각이 발견되면서 신화속의 도시는 비로소 빛을 보게 된다. 이처럼 지진은 전체 도시를 삼키기도 한다. 사상자 역시 상상하기 어렵다.20세기 이전에 일어난 지진은 피해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1920년 중국 간쑤성(甘肅省)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23만명이 숨졌다. 당시 진도는 8.5였다.1923년에는 일본 간토(關東) 지방에 진도 7의 대지진이 발생했다.9만여명이 사망하고 행방불명된 사람도 4만여명에 이르렀다. 그후 1931년부터 1980년까지 50년 동안 전세계에서 일어난 진도 7.0 이상의 지진은 490여 차례나 된다. 그 뒤에도 크고 작은 지진이 지구촌 곳곳을 강타했다.5대양 6대주에 지진 안전지대는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한반도는 안전한가.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증보문헌비고 등에 지진에 관한 기록이 있다.1800회 가까운 서술이 있지만 지각의 특성을 밝히는 등 연구를 하기에는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엔 1905년 인천에 처음 지진계가 설치됐다.1936년 7월4일 지리산 쌍계사 지진과 1978년 10월7일 홍성 지진은 피해가 적지 않았다. 물론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활발한 지진활동이 있었으므로 낙관은 금물일 것이다. 일본 열도가 지난 23일 오후 발생한 ‘니가타 지진’으로 공포에 휩싸였다. 일본인들은 20여명 사망,2200여명 부상이라는 사상자 숫자보다 신칸센(新幹線) 탈선에 더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고속열차가 개통 40년만에 처음 탈선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1명도 없었다. 지난 1995년 고베 지진 이후 설치한 강제 제동장치 덕분이라고 한다.KTX를 운행 중인 우리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대우일렉트로닉스 냉장고 영업기획팀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대우일렉트로닉스 냉장고 영업기획팀

    지난 8월 말 서울 힐튼호텔에서 1년 반만에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신제품 발표회가 열렸다. 아직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한여름에, 그것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회사가 흔치 않은 가전 신제품 발표회를 갖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어게인 1994’를 외치며 탄생을 알린 건 클라쎄 김치냉장고였다.1994년은 과거 대우전자의 ‘탱크냉장고 신화’가 탄생한 해다. ●“어게인 1994” 한여름 ‘클라쎄’ 발표회 김치냉장고 시장은 이미 위니아만도가 10년전에 제품을 내놓고 삼성전자·LG전자가 의욕적으로 뛰어들면서 보급률이 50%를 넘어선 성숙시장.“너무 늦지 않았나.”하는 것이 주변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대우일렉트로닉스 냉장고 영업기획팀 직원들은 “업계 1위가 될 자신이 없었으면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통상 9월 말이나 10월 초가 돼야 신제품이 나오던 김치냉장고 출시 시기를 8월로 앞당긴 대우일렉트로닉스는 9월 한달간 3000명의 ‘고객체험단’을 모집, 할인가격에 김치냉장고를 판매하며 ‘구전효과’를 노렸다. 결과는 대성공.1만 3000여대가 팔려나가면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업계 첫 ‘100% 환불보증제’ 모험 10월부터는 업계 최초로 ‘100% 환불보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달간 사용해 보고 제품에 하자가 있으면 군말없이 전액 환불해 주는 ‘모험’이다. 환불제는 제품에 대해서는 호감을 보이면서도 “혹시 워크아웃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 사후서비스는 부실하지 않을까, 품질에는 이상이 없을까.”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전략이다. 박진영 부장은 “냉각속도, 유산균 증식 효과, 무색소 김치통, 녹차탈취 등 제품 성능에 자신이 없었으면 환불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11월에도 경쟁사가 생각하지 못하는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기획팀은 삼성이나 LG에 견줘 취약한 유통망과 부족한 마케팅비용을 차별화된 마케팅 기법과 경쟁사보다 2배,3배 열심히 뛰는 것으로 극복하고 있다.TV광고도 비용이 많이 드는 공중파 대신 케이블방송을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자주 노출되는 전략을 택했다. 탱크냉장고때 ‘대박’을 터뜨린 경험이 있는 10년차 이상 팀원들이 냉장고팀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도 큰 자산이다. 클라쎄 김치냉장고 마케팅은 94년 탱크냉장고 마케팅을 모델로 삼고 있다. 이종훈 과장은 “신제품 발표회장도 10년전 탱크냉장고의 탄생을 알렸던 그 장소로 정했고 성능비교 시험회를 현장에서 가진 것도 똑같다.”면서 “환불제 역시 열흘간 탱크냉장고를 써 본 뒤 결제를 하게 했던 ‘후불제’를 본뜬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체회오리 시스템’으로 김치냉장고 구석구석을 균일한 온도로 맞춰준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3면 입체 냉각으로 냉장고의 ‘성능경쟁’을 불러일으켰던 10년전과 비슷하다. 애초 50ℓ로 출발한 김치냉장고는 기능이 확대되면서 190ℓ로 용량이 늘어났다. 그만큼 발전된 냉각기술을 요구한다. ●직원들 집에선 시도 때도 없이 김장 김치냉장고 신화를 위해 팀원들은 물론 가족들까지 총동원됐다. 지난 2월부터 가동된 김치냉장고 태스크포스팀은 최적의 김치 맛을 내기 위해 퇴근때마다 시제품에 보관한 김치를 집에 가져가서 가족들에게 먹였다. 성능 테스트용 김치를 만들기 위해 팀원들 집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김장을 해야 했다. 전속대리점망이 취약하다 보니 가전 전문 유통점 공략에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인다. 행여나 경쟁사 제품보다 불리하게 소개될까봐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음료수며 수박이며 바리바리 싸 들고 가 판매직원들의 마음을 녹인다. 김병진 차장은 “요즘은 유통점마다 ‘가격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어 초소형 카메라로 경쟁사 제품의 가격표를 몰래 찍어 오는 ‘첩보전’을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시장점유율 15% 목표 ‘냉장고는 대우제품이 괜찮다.’는 소비자들의 신뢰와 제품의 성능, 영업기획팀의 땀방울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5%에 머물렀던 대우 김치냉장고는 10월 현재 양판점 기준으로 2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 목표는 전체 시장점유율 15%다.8%에서 28%로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렸던 탱크신화를 넘어설 때까지 영업기획팀 주변에는 ‘김치냄새’가 가시지 않을 것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2)신화와 과학이 만나는 이어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2)신화와 과학이 만나는 이어도

    섬을 찾아가고 있다. 하나는 ‘신화 속의 이어도’, 다른 하나는 ‘과학 속의 이어도’이다. 이름은 같되, 역할이 다르고 취할 바도 다르다. 어느 쪽이 더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신화와 과학이 이처럼 절묘하게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계 해양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먼저, 신화 속의 이어도를 찾아가 본다. 이어도는 제주도에만 있는 섬이 아니다. 처처불불(處處佛佛)처럼 곳곳에서 이어도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이어도를 만난 사람은 어쩜 이 세상으로 되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곳이 피안(彼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잠시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꿈에 취하고 싶은 사람들은 메트로폴리스의 뒷골목 허름한 술집, 그도 아니면 영화관에 앉아서라도 꿈을 꾼다. 자본의 시대는 민중의 이상향마저도 오로지 상품으로 환치시킬 뿐이다.‘혁명’은 꿈 속에서도 불가능하고,‘개혁’은 구두선으로 되뇌일 뿐이다. 삶은 늘 현실에 차압당한다. 그래도 이상향을 포기하지는 못한다. 모진 현실을 벗어나 어딘가 ‘지상낙원’이 있을 것만 같다. 옛날에도 그랬다. 가령 보이지 않는 섬 따위에 이상향이 있을 것만 같다.‘그 섬에 가고 싶다.’고 누구나 생각했으나 정작 그 섬에 가본 이는 없었다. 천년의 이상향, 이어도였다. ●가 본 사람 없는 피안의 섬 조선 후기에 변란이 그치지 않았을 때, 해도출병설(海島出兵說)이 떠돌았다. 이름 모를 남쪽 섬 어딘가에서 기마(騎馬)가 벌떼처럼 일어나 한양을 들이친다는 유언비어가 장안을 덮쳤다. 화들짝 놀란 벼슬아치들 가운데는 실제로 도망친 사람도 있었다 한다. 현실을 전도시키는 유언비어의 놀라운 힘! 그 시대를 예언하는 묵시록이 파도를 타고 뭍으로 전해졌다. 바닷가 사람들에게는 모든 희망과 절망이 바다로부터 온다. 산너머 남풍 부는 곳에 이상향이 있다면, 섬사람들에게는 수평선 저 너머 미궁의 바다속에 이상향이 있다. 마라도 남서쪽 물마루 너머에 평화의 땅, 환상의 땅, 이어도가 숨어있다고 믿어왔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마라도 남서쪽의 수중 암초가 이어도란다. 비단 우리에게만 섬에 유토피아가 있는가. 플라톤이 ‘대화’에서 언급한 이래로 오랜 세월 서양인의 꿈이 되어버린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도 바다 속에 잠들어 있다. 아틀란티스를 찾으려는 무수한 노력들이 하나의 새로운 학문, 즉 아틀란티스학(Atlantology)을 출현시키기에 이른다. 그러나 아틀란티스는 여전히 미궁의 바다에 머물고 있다. 꿈과 약속을 이뤄 주던 이상향은 천년을 뛰어넘는 하나의 기호로 각인돼 유전인자로 전승될 뿐이다. 그 이어도는 오늘도 남태평양으로 열려진 바닷 속에 잠들어 있다.‘이어도학’(Ieodology)이 출현할 단계이다. 이제, 또 하나의 이어도를 찾아가야 할 차례다. 신화와 과학이 만나서 새로운 이어도를 탄생시켰다.‘전설의 섬 이어도에 우뚝선 첨단 해양과학기지’란 설명이 붙은 한국해양연구원(KORDI)의 이어도종합해양과학기지(Ieodo Ocean Research Station)가 그 곳이다. 신화는 현실일 수도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해도에 소코트라 등으로 명기된 이어도의 실체가 드러났다. 마라도에서 남서쪽 149㎞ 떨어진 수중 암초로, 주변 수심은 55m, 암초의 정상은 해수면에서 4.6m에 불과하다. ●수중 암초에 해양과학기지 들어서 이곳에 무려 1220t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콘크리트 기둥을 박았다. 수심 40m 해상에 15층 높이,400평 규모의 기지가 들어섰다. 연구원 8명이 2주간 상주할 수 있다. 당연히 선박 접안시설과 헬리콥터 이착륙장, 등대시설, 통신 및 관측시설, 실험실과 회의실도 마련되었다. 해양·기상관측장비 44종 108점이 설치되어 가히 종합연구센터의 면모를 갖추었다. 관측 자료는 무궁화위성(KOREASAT)과 글로벌스타(GLOBALSTAR)를 통해 한국해양연구원으로 전송된 뒤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에게 실시간 제공되고 있다. 지난해 14호태풍 매미가 엄습했을 때, 상륙 10시간 전부터 위력을 경고해 자연재해 감소에 큰 역할을 했음은 세간에 잘 알려진 사실. 이어도를 뻔질나게 드나들며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심재설 박사는 과학기지의 역할을 ▲종합해양▲기상관측소, 인공위성에 의한 해양 원격탐사자료 검·교정▲지구환경변화의 핵심자료 제공▲태풍구조 및 특성연구▲어·해황 예보 및 지역 해양연구▲황사 등 대기오염물질 이동 및 분포파악▲불량한 기상 상태에서 해양구조물의 안전성연구▲안전항해를 위한 등대 및 수색 전진기지 역할 등으로 꼽았다. 기지의 역할은 과학적 목적을 뛰어넘어 국방·영토상으로도 중요하다. 비행기에서 바라보면 망망해대에 작은 점 하나로 보인다. 수중 암초가 과학기지건설을 통해 하나의 섬으로 ‘승격’되었다. 사람이 상주할 수도 있다. 국제해양법상으로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200해리 해양주권시대에 저마다 해역을 넓히려고 안간힘을 쓰는 마당에 이어도 같은 수중 암초가 망망대해에 존재하고, 이곳에 기지를 건설할 수 있게 된 사실을 우리는 조물주에게 감사드려야 한다. 모든 것은 원격 관측제어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우주와 해양이 하나로 연결되고, 또 육지로 전달되어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 첨단 과학기술의 노하우가 총동원되고 있다. 사실, 수심 40m의 거친 바다에 수천 t이 넘는 거대한 골리앗 기둥이 당당하게 선 것만으로도 우리의 기술력을 입증한다. 연구 실무자들은 이들 고급 장비의 도난을 걱정했다. 늘 사람이 지킬 수 없어 망망대해라도 ‘해적’들이 들이닥칠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격제어로 조정,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설치하기도 했다. 기지를 건설하려 했을 때, 중국 등이 까닭없이 반발하기도 했다. 그만큼 해역 주권의 이해득실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신화의 바다에서 과학의 바다로 나아갔으니 감개무량이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어도가 실제로 확인되었다고 이상향의 꿈이 끝난 것일까. 달나라가 그랬다. 유인우주선 아폴로가 우주인을 내려놓자, 사람들은 더 이상 계수나무와 방아찧는 토끼는 사라졌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그 ‘우주선신화’로 ‘달나라신화’는 영영 소멸된 것일까. 프랑스의 레비스트로스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신화는 인간에게 환경을 지배할 수 있는 물리적인 힘은 주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신화는 매우 중요한 것 하나를 주었습니다. 그것은 환상이었지요. 환상을 통하여 인간은 우주를 이해합니다. 물론 환상에 불과할 뿐이지만 말입니다. 과학적인 사고관을 가진 우리지만 매우 제한된 정신력만을 사용할 뿐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탐라 백성이 꿈꾸던 ‘4차원의 현실’ 궂은 일을 하다보면 지문이 닳아 없어진다. 그러나 지문을 영원히 없앨 수는 없다. 민중이 천년을 꿈꾸어 온 이상향의 지문도 그대로 남는 법. 탐라 백성이 꿈꾸던 이상향인 이어도는 가상 공간이며,4차원의 ‘사이버 현실’이다.‘사이버 현실’이 현실과는 구별되지만, 민중은 환상 속에서나마 현실을 보고싶어 한다. 이어도는 현실과 환상을 이어주는 ‘유토피아행 티켓’이다. 그러면 과학은 무엇인가. 그리고 신화란 무엇인가. 신화가 던져주는 환상은 과학의 환상과 화려하게 만날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양자는 영원히 다른 화두이기도 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우리는 신화와 과학이 만나는 이어도에서 2개의 섬을 얻은 것이다. 영원히 미궁의 섬으로서 남아 있어야할 ‘신화 속의 이어도’, 그리고 현실에서 수면 위로 솟구친 ‘과학속의 이어도’가 그것이다. 신화와 과학이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환상적이지 않는가.
  • [25일 TV 하이라이트]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SBS 오후 11시5분) 남자들이 다 알면서 속아 주는 여자들의 여우짓은 어떤 유형인지,10대부터 40대까지 남자 5000명에게 물어 봤다. 최고 인기 그룹 신화 멤버 여섯명의 깜찍 재연 퍼레이드를 보여 준다. 신화, 이수영, 조정린이 고백하는 예측 불가능한 폭탄선언 등을 들어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동해가 세계지도에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 대한 역사왜곡이 세계곳곳에 퍼져 있는 것이 현실. 전 세계의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신속히 역사오류를 찾아내고 바로 시정을 요구하는 반크. 역사 오류 시정에 앞장서는 단체,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를 찾아가 본다. ●일과 사람들(EBS 오전 7시10분) ‘생생!직업 속으로’에서는 축산업의 우량종 번식전문가를 만나 축산업분야에서 개량 전문으로 고육급 생산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축산 신기술과 유통망에 대해 알아본다.‘탈출!청년 실업’에서는 수원전력 관리처 계통운영부의 송변전 업무를 담당하는 송은혜씨를 만나본다. ●리얼TV(경찰24시)(iTV 오후 10시50분) 추석 연휴 사람들의 들뜬 마음을 틈타, 시동이 걸린 채 주차되어 있는 차를 훔친 2인조 강도가 있었다. 그들은 훔친 차량 안에 있는 열쇠 꾸러미를 발견하고, 피해자의 집에 전화를 걸어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2차 범행의 기회까지 노렸다고 하는데…. ●왕꽃 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소정은 하얀 모시한복을 차려입은 부용화가 자신에게 초원을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꿈을 꾼다. 한편 극도로 쇠약한 상태인 부용화는 정신은 잃는다. 그 시각 곤히 자고 있던 신딸은 부용화의 목숨이 위태로우니 살리라며 머리속을 내리치는 소리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난다. ●인간극장(내 이름은 산다라 박)(KBS2 오후 8시50분) 필리핀은 지금 ‘산다라 박 열풍’이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한국 소녀 때문에 ‘안녕’‘사랑합니다’같은 한국어도 알게 되었고, 그녀가 잘 부르는 ‘아리랑’을 따라하게 되었다. 산다라가 먹는 한국 라면, 김치 등은 더 이상 필리핀인들에게 낯선 음식이 아니다. ●한민족 리포트(KBS1 밤 12시) 12년 만에 그녀가 돌아왔다. 가수 정금화.12년 긴 세월동안 그녀는 독일에서 한국의 노래를 불러왔다. 많은 독일인들은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그녀의 노래를 기억하고 있다. 한국과 독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음악의 징검다리를 놓기를 꿈꾸는 정금화. 그녀의 삶과 노래를 만나본다.
  • 80년 주기설 日 지진 공포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열도에 ‘거대 지진’ 도래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북서부 니가타현에서 주말인 23일 오후 4차례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2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으며 20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피해는 계속 늘고 있다. 특히 일 기상청이 “7일 정도 여진이 이어질 수 있으며, 진도 6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 거대지진 80년 또는 150년 주기설이 현실화하는 게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안전 신화’를 쌓아온 신칸센 열차마저 맥없이 탈선하자 일본인들의 충격은 더했다. ●계속되는 여진, 열도 전체 긴장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56분부터 6시34분에 걸쳐 니가타시 오치야시를 비롯한 추에쓰 지방에서 진도6 이상의 강진이 4차례 발생한데 이어 24일 오후까지 진동을 느낄 여진이 200회 이상 발생했다. 진앙은 오치야시 인근 추에쓰지방의 지하 10㎞ 안팎 지점으로, 첫 지진은 리히터 규모 6.8을 기록했으며 이어 16분 만인 6시12분과 34분,7시46분에 각각 규모 5.9,6.3,6.0의 강진이 오치야 등 인근 지역에서 이어졌다. 지진으로 니가타현 내 오치야에서 주택이 무너져 어린이 3명이 깔려 숨진 것을 비롯, 도카마치 등지에서 모두 21명 정도 숨지고 18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주택 여러 채가 무너지고 화재도 곳곳에서 발생했다.27만여가구가 정전됐고,6만여명이 대피했다. 휴대·일반전화도 불통사태가 잇달았다. ●탄환열차 신칸센, 안전신화 붕괴 1964년 10월1일 도쿄와 오사카 사이의 도카이도 신칸센의 개통 이래 처음으로 영업운전 중의 신칸센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쿄발 니가타행 조에쓰 신칸센 열차가 시속 210㎞로 달리다 급제동 장치로 멈춰서 10량 중 8량이 탈선, 학자들이 “인명피해가 없는 것이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신칸센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신칸센 열차에는 본진이 오기 전 제1파를 감지, 자동적으로 멈춰서게 하는 장치가 있으나 이번 지진처럼 진앙 부근을 열차가 지나거나 직하형 지진일 때는 무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니가타현을 통과하는 조신에쓰 자동차도로 등 모두 5개의 자동차 전용도로도 여러 곳이 갈라지고 벌어져 일부구간 통행이 중지됐다.JR열차들도 멈춰섰다. 터널도 일부 붕괴됐다. taein@seoul.co.kr
  • 中 물권법등 사유재산법 심의 착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이 사유재산권 보호와 관련, 핵심 법안인 물권법(物權法) 초안을 공개했다. 지난 22일 개막된 중국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상무위원회 제12차 회의는 사유재산 보장과 관련된 물권법 등 주요 법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다고 24일 보도했다. 관영 신화사는 심의 중인 물권법 초안은 ▲개인이 합법적으로 취득한 부동산과 동산의 소유권을 향유하고 ▲국가는 개인재산의 상속권과 기타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며 ▲국가는 개인의 저축과 투자, 수익을 보호한다는 등의 내용이라고 전했다. 물권법 심의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정법대학교 장핑(江平) 총장은 “소유권의 보호는 물권법 제정에서 출발하며 중국의 첫번째 물권법은 이런 의미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사회 보장제도의 중대한 발전”이라고 전제,“이 법이 제정되면 개인 사유재산권에 대한 각 방면의 이익보호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총 9권 1209항의 중국 법안 사상 최대 분량의 하나인 이 법안은 내년 3월 개최되는 제10기 전인대 제3차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사인간의 재산관계를 규정하는 물권법은 헌법에 명시된 사유재산을 보호하고 경제 질서를 유지하는 새로운 토대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밝혔다. 신화사는 “물권법의 등장은 인민들의 사유재산을 보호, 사회주의 시장경제 발전을 보다 빠르게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ilman@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주요 외신 긴급타전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전경하기자|주요 외신들은 헌법재판소가 21일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내린 위헌 결정을 일제히 긴급 뉴스로 다뤘다. 또 이번 결정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AFP통신은 “헌재가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노 대통령의 계획을 무산시켰다.”고 전했다. 통신은 “헌재는 수도이전 전에 국민투표가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행정수도 이전계획은 노 대통령의 주요 선거공약이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수도이전을 강력히 추진해온 노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결정은 노 대통령의 수도 이전 계획을 즉각 중단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번 결정이 최근 한달 동안 계속돼온 (수도 이전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에 분수령이 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헌재의 결정이 노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안겨줬다며 “헌재 결정 직후 주식시장에서 건설 및 시멘트 관련 주가가 급락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결정이 ”노 대통령에게 큰 좌절”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결정이 앞으로 3년 이상 임기가 남은 노 대통령에게 일대 타격이라고 논평했다. 신화통신은 또 노 대통령이 수도 이전 반대가 자신에 대한 탄핵시도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말했음을 상기시켰다. 교도통신과 NHK, 닛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도 헌재의 위헌결정 사실을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헌법을 개정하려면 국회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은 뒤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지만 수도이전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의석이 3분의1이 넘어 헌법개정이 어렵기 때문에 서울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일본은 지난 1992년 ‘수도 이전에 관한 법률’을 제정·공포한 뒤 1999년에서야 뒤늦게 후보지 3곳을 결정했지만 장기 경제침체에 따른 천문학적 비용 문제와 도쿄의 국제경쟁력 하락 우려 등으로 회의론이 대두되며 2003년 사실상 이전작업이 중단됐다. lark3@seoul.co.kr
  • 獨 블로흐 대표작‘희망의 원리’ 국내 첫 완역출간

    獨 블로흐 대표작‘희망의 원리’ 국내 첫 완역출간

    독일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의 대표적 저작인 ‘희망의 원리’(박설호 옮김, 도서출판 열린책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돼 나왔다.200자 원고지 1만3000장의 대작으로, 역자(한신대 독문과 교수)는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데 10여년의 세월을 바쳤다. 블로흐의 철학적 사유가 집약된 ‘희망의 원리’는 마르크스주의적 비판과 메시아적 희망을 접목시킨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고전. 그 철학적 중요성에도 불구, 난해하고 방대한 내용으로 말미암아 몇몇 국가에서만 번역됐다. 네오마르크스주의, 신학, 문학, 음악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친 이 책에 대해 박 교수는 “한 마디로 ‘더 나은 삶에 관한 꿈’을 분석한 책”이라고 평가한다. 블로흐는 ‘희망’을 찾아 조형예술, 건축, 음악, 문학 등 전통적 개념의 예술뿐만 아니라 동화, 영화, 여행, 유행의상, 진열장, 춤, 팬터마임, 꿈, 종교, 신화 등 온갖 문화양식을 파헤친다. 그 안에 희망의 메시지가 스며들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블로흐는 연극의 기본 정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이른바 동정심과 공포가 아니라 거역과 희망이라고 단언한다. 박 교수는 블로흐의 사상은 최근엔 ‘탈근대 이후’를 사유하려는 철학자들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저자가 서문에 적었듯이 “희망을 배우는 일”이다. 전 5권 각권 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열린세상] 이 땅에서 살아남기/김민숙 소설가

    20대에 미국으로 이민 가서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친구의 어머님이 전화를 걸어왔다. 당신 삶의 마지막 자리는 한국에서 맞고 싶다며, 어디 산사 가까운 조용한 곳에 작은 집을 구하고 싶다는 말씀이었다. 내가 시골에 살고 있는 데다 어중된 불교신자 노릇을 하고 있으니 혹시 아는 곳이 있나 싶어 연락을 하신 것이다. 전화를 끊고 자리에 앉으니 탁자 위에 던져놓은 신문의 표제 글자들이 눈을 어지럽힌다. 대학 입시제도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모의고사나 수능시험 문제가 신문에 전재되는 나라, 부정이 관례라는 이름으로 중독되어 있고, 국가의 연금제도가 신뢰 받지 못하고, 나라 전체의 미래보다는 제 밥그릇 싸움으로 날을 새우면서 애국운동 운운하며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이 땅으로 그래도 제가 난 동굴로 돌아와 죽는다는 호랑이처럼 돌아오겠다는데 선뜻 잘 생각하셨다고 말해지지가 않았다. 다시 전화 벨이 울려 수화기를 드니 이번에는 충청도 어디에 틀림없이 오를 땅이 있다는 컨설팅 회사의 전화다.10년 전쯤부터 시작된 이런 전화가 요즘은 하루에도 두세 번씩 온다. 관심이 없다면, 부동산에 관심이 없을 정도로 부자냐고 비아냥을 대고, 돈이 없다면 돈이 없을수록 투자를 해야 한다고 우겨댄다. 컴퓨터 속에서도 요상한 광고들이 끊임없이 끼어들고, 지워도 지워도 사라지지 않는다. 휴대전화도 예외는 아니다. 밤낮없이 낯 뜨거운 문구가 뜨고 한밤중에 미국에 있는 업체라며 묘한 색깔의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어찌된 셈인지 이 나라에서는 이미 정보가 너무 넘쳐흘러 사생활의 자유는 사라져 버렸다. 사생활의 자유가 사라졌다면 국민으로서의 민권은 또 어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어떻게 해서든 바꾸어야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졸이며 거의 기적 같은 대선과 총선을 치렀고, 탄핵이라는 어이없는 파도도 헤쳐나갔다. 경제 위기라고 아우성이지만 그게 이 정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앞뒤 재지 않고 흥청망청 살아온 피할 수 없는 결과라고 여겼기에 허리띠 졸라맬 각오쯤은 하고 있었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은 좀더 원칙이 서고 정직한 사회에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 견디기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작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의 ‘혹시나’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 땅을 흔들고 있고, 그 악의에 찬 비방과 저주의 소리가 소름을 끼치게 한다. 그 와중에 국가보안법 철폐도 연금제도 개정도 소리만 요란하지 이루어진 게 없다. 아무리 어려워도 마음이 모이면, 그리고 선의가 뭉치면 이렇게 춥고 무섭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이대로는 우리 사회가 이 혹한의 얼음장을 깨는 길은 결코 쉽지가 않고, 봄이 오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밝지가 않다. 노년에 들어선 많은 사람들이 전원생활을 원한다고 한다. 그러나 시골도 이 사회에서 등 돌리고 병풍을 둘러친 안전한 곳은 아니다. 사회의 시스템이 원활하고, 원칙에 맞게 작동해야 자연의 혜택도 누릴 수가 있다. 날이 새면 도처에 나무가 뽑혀져 나가고 산이 무너져 내리고, 하루종일 흙 실어나르는 트럭들이 붕붕대는데, 그 무한 개발의 바퀴 속에서 시골의 신화는 이미 사라졌다. 애초에 연금에 기대한 바는 없지만 그나마 10만원 남짓 받게 된다는 연금 수령도 아리송하고 달리 노후 준비도 못한 나 같은 사람은 이제 달랑 남은 사는 집 한 채를 가지고 어떻게 노후를 보낼지 걱정인데, 누가 농담처럼 타히티나 동남아로 가란다. 그곳에서는 1억원이면 죽을 때까지 편히 살 수 있다며. 그 농담이 무서운 진담이 되어 어떤 때는 정말 내 지난 전 생애를 버리고 타히티 섬 한구석에서 눕는 꿈을 꾸기도 한다. 이 나라에서 살아남기가 이토록 지난한데, 조용하고 편안한 마지막 안식처를 원하는 친구의 어머니에게 선뜻 권할 수 있는 장소가 어디에 있을까? 김민숙 소설가
  • 中 탄광폭발 160여명 사망·실종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중부 허난(河南)성 신미(新密)현의 한 탄광에서 20일 밤 가스가 폭발,56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실종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정메이(鄭煤)그룹의 다핑(大平) 탄광에서 광부 400여명이 야간 작업을 하다 폭발사고가 발생,200여명은 긴급 대피했으나 나머지는 갱내에 갇혀있다 변을 당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신미현 정부는 사고가 나자 즉각 구조대를 현장에 보내 구조 작업에 나섰으나 사상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후난(湖南)성 린우(臨武) 광산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건으로 14명이 사망했으며 지난 4월에도 산시(山西)성 린펀(臨汾) 탄광에서 폭발로 34명이 죽었다. 지난 한해동안 탄광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1만여명에 육박한다. oilman@seoul.co.kr
  •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오티스 또 뒤집기 ‘밤비노 저주’ 푸나

    ‘밤비노의 저주’가 풀리는 것일까. 보스턴 레드삭스가 이틀 연속 연장 혈투 끝에 데이비드 오티스의 끝내기 적시타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2연패 뒤 3연승을 거뒀다. 보스턴은 19일 홈구장인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14회까지 접전을 펼치며 5-4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보스턴은 이로써 3연패 뒤 두 차례 연장전을 모두 잡아 ‘밤비노의 저주’를 풀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가능성을 붙잡았다. 이날 경기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사상 최장인 5시간30분 동안 펼쳐졌다. 초반은 보스턴의 기세.1회말 1사 1·3루에서 전날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린 오티스의 우전 안타와 제이슨 배리텍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양키스의 방망이는 여전히 무서웠다. 보스턴의 ‘원투 펀치’중 한 명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상대로 2회초 버니 윌리엄스가 1점 홈런을 터뜨린 뒤,6회 데릭 지터가 3타점 3루타를 뽑아내며 4-2로 경기를 뒤집었다. 보스턴이 전날의 ‘역전 신화’를 되살린 것은 8회. 오티스가 중월 1점포를 터뜨린 데 이어 무사 1·3루에서 배리텍이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를 상대로 천금 같은 희생플라이를 날려 동점을 만들었다. 보스턴은 14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오티스가 양키스의 7번째 투수 에스테반 로아이자와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중전 적시타를 작렬시켜 승리를 움켜 쥐었다. 한편 휴스턴은 미니트메이드파크에서 홈경기로 치러진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에 터진 제프 켄트의 끝내기 3점 홈런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전날까지 포스트시즌 신기록인 5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린 휴스턴의 카를로스 벨트란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홈런 행진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여성&남성] 진정한 의미의 양육은 아이와 엄마 의사소통

    [여성&남성] 진정한 의미의 양육은 아이와 엄마 의사소통

    “진정한 보살핌은 일방적인 시혜·수혜의 관계가 아닌 상호성에서 시작합니다. 양육자와 피양육자가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나아가는 것이죠.” 지난 15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전시실.30대 엄마 서너명이 10세 미만의 자녀들과 머리를 맞대고 굵은 씨줄에 갖가지 색의 날줄을 교차시키며 올이 굵은 천을 짜고 있었다.13일부터 15일까지 열린 ‘2004 서울여성문화축제 유쾌한 치맛바람-보살핌 風’의 하나로 선보인 체험 행사다. 딸 진아(9)·선아(6)와 직조를 하고 있던 박재은(35·여)씨는 “아이와 마주앉아 같은 작업을 한다는 느낌이 너무 좋다.”면서 “어떤 색깔과 굵기의 실을 선택할지를 상의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이는 절대적으로 내가 희생해 보호하고 책임져야 하는 대상이라는 일종의 ‘모성 신화’에 젖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서로 협력하면서 아이가 생각하는 세계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보살핌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아양은 “엄마와 의견이 다를 때 서로 왜 이게 좋은지 이야기하면서 한올한올 짜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고 거들었다. 행사를 기획한 권젬마(31) 대전대 겸임교수는 “옆에서 지켜보면 엄마의 양육 태도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옆에 앉아 100% 돕고 보살핌만 주고자 하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재료 선택에서부터 디자인까지 혼자 끝내버리는 엄마도 있다는 것. 하지만 권 교수는 일방적으로 지켜보고 감독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아이와 공동작업을 해나가며 점차 바람직한 양육자와 피양육자의 관계를 찾아나가는 것 같다.”고 협력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살핌 風’에는 이밖에도 진정한 양육의 의미를 묻는 다채로운 전시·공연들이 이어졌다.10년 이상 작가활동을 한 엄마들의 갈등을 표현한 ‘나쁜 엄마들, 땅에 발붙이다’전시회는 ‘작가활동’과 ‘엄마로서의 활동’에 대한 강박관념과 죄책감을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모성 신화를 깨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부부 만화가 모임 ‘만만디’는 ‘좌충우돌 육아만화’에서 연애, 신혼, 태교, 출산, 육아 등 시기별 에피소드를 통해 양육에 대한 부부의 고민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재단법인 서울여성의 홍보기획담당 김나연씨는 “여성은 ‘보살핌’이라는 행동 안에서 아름다운 희생과 숭고한 모성으로 승화되는 잘못된 믿음을 담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는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고 보살핌의 시작은 여성 자신을 스스로 보살피는 것에서 비롯되며, 그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이 함께 능동적인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담았다.”고 밝혔다. 글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삼성증권배 2004 한국시리즈] 용병신화 내가 쏜다

    [삼성증권배 2004 한국시리즈] 용병신화 내가 쏜다

    ‘최고의 가을 용병 가리자.’ ‘가을 축제’인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는 거포들의 활약이 가장 큰 볼거리. 시원한 포물선을 그리며 일순간 승부를 가르는 홈런은 백미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현대-삼성의 KS 주인공은 아마도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에서 큼지막한 대포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클리프 브룸바(31·현대)와 멘디 로페즈(30·삼성)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전에서의 ‘한방’ 가치는 정규리그때와 비교할 수 없다. 큰 경기의 향방을 일순간 바꾸는 것은 물론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단숨에 추슬러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기 때문. 브룸바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외국인 타자. 한국생활 2년째인 ‘킹콩’ 브룸바는 올해 타율(.343)과 출루율(.468), 장타율(.608) 등 타격 3관왕에 올랐다. 홈런(33개)과 최다안타(163개) 각 2위, 타점(105점) 3위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 상위권에 포진했다. ‘포스트 이승엽’ 심정수의 부진에도 불구, 현대가 팀타율 1위로 리그 1위를 차지한 것도 그의 불방망이 덕이다. 지난해 우승을 맛본 것도 강점.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5타수 8안타(타율 .320),10타점으로 나름대로 제몫을 했다. 지난 시즌 평범한 성적(타율 .303 14홈런)에 그친 브룸바는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코리안 드림’을 꽃피웠다. 그가 한국시리즈에서도 팀 V4의 주역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는 건 무리가 아니다. 삼성 로페즈의 기세도 만만찮다. 지난 7월 트로이 오리어리의 대체 용병으로 한국 땅을 밟았지만 성적은 바닥을 기었다. 타율 .162에 3홈런 8타점으로 보잘 것 없었다. 그러나 로페즈는 플레이오프에 들어서자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변신했다.2차전 결승 2점홈런,3차전 선제 결승타에 이어 4차전에서도 선제 3점포를 쏘아올렸다. 방망이가 줄곧 헛돈 양준혁 박한이 등 주축 타자 대신 4경기 동안 13타수 6안타, 타율 .462에 2홈런 6타점의 맹타로 KS 진출 일등공신이 됐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안았다. 그의 ‘깜짝 반란’은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지난 2000년 정규시즌때 죽을 쑤다 한국시리즈에서 극적인 홈런포로 현대를 정상에 올려 놓은 톰 퀸란의 전례까지 있다. 내년 재계약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점도 자극제. 더구나 브룸바와 로페즈는 5년 전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여서 물러설 수 없는 대포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中 유학파도 “취업 걱정”

    中 유학파도 “취업 걱정”

    중국서도 해외 학위의 위력이 ‘빛바랜 신화’가 됐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9일 해외 대학의 졸업장만으로 좋은 자리와 고소득을 보장받던 시대가 중국서도 막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유학생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데다 중국 국내대학의 성장으로 외국의 어지간한 대학을 졸업해선 구직 전선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신문은 조지워싱턴대, 존스홉킨스대, 메릴랜드대학 등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입학허가를 받고도 포기한 베이징대학 졸업생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불확실한 유학생의 미래로 인해 미국 명문대학의 장학금과 입학허가를 받고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해외 유학생은 현재 11만 7000명.2000년 3만 9000명에서 4년 만에 4배가량 늘었다. 중국 취업시장에서 유학생의 공급이 이제 수요를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개혁개방 20년 동안 쌓인 해외파 두뇌도 포화상태로 구직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해외로 나간 유학생은 58만여명. 공식통계로는 그 가운데 17만명이 중국으로 돌아와 일하고 있다. 공식통계엔 잡히지 않지만 경제성장이 궤도에 오르면서 해외에 자리잡고 있던 상당수의 중국계 두뇌들이 단기간 중국으로 일시 귀국, 일을 하기도 한다. 또 해외와 중국을 오가면서 돈을 버는 사례도 일반화됐다.‘기회의 땅’인 중국으로 몰려드는 외국인 두뇌들도 경쟁의 치열함을 더한다. 월 5000달러를 요구했던 한 미국 법학박사는 겨우 1500달러에 만족해야 했다. 중국의 고급인력 구직시장의 문이 그만큼 좁아진 탓이다. 중국 명문대학들의 약진도 해외대학 졸업장이 예전처럼 좋은 직업과 자리를 보장하는 보증서가 되지 못하게 한다. 베이징대, 칭화대, 푸단대 등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거액의 해외 기부금까지 유치하면서 도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세계 랭킹에서 한국대학들을 제친 지 오래다. 중국 국내대학의 영어교육 및 자본주의 경제교육의 강화로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이 구태여 더 많은 돈을 주면서 해외대학 졸업생을 구하려 하지 않는 것도 추세다.‘순수 국내파’면서 미국인처럼 영어를 구사하는 인재들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것도 미국 등 해외 대학을 졸업하고 귀국하는 ‘해귀파’(海歸派)들의 입지를 좁게 한다. 중국의 ‘해귀파’들도 하버드·예일·스탠퍼드 등 특별히 좋은 대학의 MBA나 경제·경영 등 수요가 많은 전공이 아니고는 구직 전선에서 고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오랜 외국생활로 인한 중국내 동창 등 인간관계 단절이나 권위주의적인 중국적 사회분위기에 대한 해외유학생들의 부적응도 유학생들이 경쟁에서 처지는 이유라고 IHT는 지적했다. 스탠퍼드대 MBA인 한 귀국 유학생은 “해외유학생들이 중국의 경제개발 초기단계에서 누리던 혜택과 기회는 5년내에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도덕적 위기 극복” 대학 사상교육 바람

    중국 사회에 때아닌 이데올로기 교육 바람이 불고 있다. 여기엔 개혁·개방 이래 밀려 들어온 퇴폐적인 서구문화에 청소년들이 오염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짙게 깔려 있다. 가파른 소득수준 향상으로 민권·민주의식을 높아지면서 자칫 제2의 천안문 사태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 언론들은 최근 들어 “지난해 1인당 GDP 1000달러 시대를 맞아 과거 전례가 없는 사상적·도덕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당국은 미래 중국사회를 짊어질 대학생들의 사상 교육에 착수했다. 저우지(周濟) 교육부장은 최근 중국 공산당 및 국무원 주관 좌담회에서 “대학생의 사상과 정치 교육이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저우 부장은 특히 “대학생들의 사상, 문화소양, 건전한 정신에 당과 국가의 명운과 중국식 사회주의의 흥망성쇠, 중화민족의 부흥이 걸려 있다.”며 당의 노선과 정책, 덩샤오핑(鄧小平) 이론과 장쩌민(江澤民)의 ‘3개대표론’ 교육 등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정신’ 재창조도 최근 중국 언론들의 단골메뉴가 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평론에서 “무절제한 상업화의 물결 속에서 사람들이 집단 허무주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질타한 뒤 새로운 중국문명의 건설을 역설했다. 올들어 시작된 음란 사이트의 대대적 단속도 청소년 정신문화 건설과 무관치 않다. 이러한 사상교육 강화는 공산당의 ‘모범생’으로 불리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의 통치 색채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원 기강확립이 청소년 사상교육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와 동시에 개혁·개방의 전면적 실시를 선언한 후진타오 체제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oilman@seoul.co.kr
  • 연극 ‘오구’ 주연 노모역 맡은 남미정

    연극 ‘오구’ 주연 노모역 맡은 남미정

    “강선생님처럼 할 수도 없고, 할 엄두도 못내죠. 다만 선생님과는 다른 저만의 ‘어머니’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할 뿐입니다.” 연극열전 열세번째 작품으로 19일부터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오구’(이윤택 작·연출)에는 두명의 노모가 등장한다. 지난 7년간 ‘오구’의 흥행 신화를 이어온 탤런트 강부자와 89년 초연때부터 노모역을 연기해온 연희단거리패의 배우 남미정(37)이다. 30년 터울의 대선배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 까마득한 후배는 ‘라이벌’이니 ‘연기 경쟁’이니 하는 말에 몸둘 바를 몰라 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강선생님의 오구는 관객을 울리고, 제가 하는 오구는 관객을 웃길 것 같다.”며 은근히 차별성을 내세웠다. ‘오구’는 남미정의 데뷔작이다. 부산대 독문과에 다니던 88년 이윤택이 이끄는 부산 가마골소극장 워크숍을 통해 연극에 입문했고, 이듬해 서울연극제에서 초연한 ‘오구’무대에 섰다. 스물두살의 나이로 덜컥 할머니역을 맡았던 그는 “그때는 ‘젊은 여자가 참 능청스럽게 잘한다.’는 칭찬에 멋모르고 했었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더 어렵다.”고 했다. 지금까지 노모역으로 무대에 선 횟수만 800여회. 에피소드도 많다.91년 제주도 공연때는 배삯을 아끼려고 멀미를 참아가며 선상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7번의 기립박수를 받았던 독일 공연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오구’의 노모는 꿈속에서 죽은 남편을 만난 뒤 아들에게 산오구굿을 해달라고 조르고, 장례중 자식들이 재산 문제로 다툼을 벌이자 저승 사자들을 이끌고 이승에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해학적이고 정많은 우리네 어머니이다. 그는 “노모를 오래 하다보니 한해한해 내가 나이드는 만큼 노모도 따라서 성장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20대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어머니의 삶이 30대에 접어들면서는 조금씩 터득이 되더란다. 그는 누구보다 개성이 강한 배우다. 여배우라면 썩 내켜하지 않을 할머니역을 도맡아하고, 바보 역할도 꺼리지 않는다. 지난해 공연한 차범석 극본의 ‘옥단어’에서는 천진난만한 바보 연기로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나 자신도 그렇게까지 망가질 줄 몰랐다.”는 그는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나 더 발견해 기쁘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연희단거리패의 간판 배우인 그는 스승인 이윤택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연출가로서도 차근차근 경력을 쌓고 있다. 지난해 연출 데뷔작 ‘잠들 수 없다’와 올초 공연한 뮤지컬 ‘천국과 지옥’을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연말에는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가족뮤지컬 ‘푸른 하늘 은하수’를 선보일 예정이다.‘오구’공연은 11월28일까지.(02)762-001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우주인/우득정 논설위원

    40대 이상 사람들이라면 1969년 7월20일 흑백 TV를 통해 생중계된 한 장면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 미국 우주선 아폴로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과 승무원 에드윈 올드린이 이날 밤 10시56분 20초(미국 동부 표준시간) 달표면 ‘고요의 바다’에 첫발을 디디면서 우주원년의 새장을 열었다. 최초의 우주비행사 옛 소련의 가가린이 신화라면 진정한 우주 영웅이 새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자연에 대한 도전이 인간의 역사라면, 마지막 남은 미지의 공간이 우주다. 미국과 러시아 등 일부 초강대국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 우주를 향한 꿈을 펼치는 것도 인간 한계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원초적인 욕망에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류가 쏘아올린 우주선이 지금 이 시간에도 화성, 금성, 토성, 목성 등 태양계 주변을 도는 행성의 근접 사진을 시시각각 보내오지만 지적인 갈증을 해소시켜주기는커녕 오히려 자극하기만 한다. 외계인과 인간의 만남을 그린 ‘ET’나 행성 충돌위기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아마겟돈’, 행성 충돌로 대재앙을 맞는 ‘딥 임펙트’ 등과 같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가 관객을 끌어들이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상상속의 호기심과 무관하지 않다.18세기 스웨덴의 과학자 에마누엘 스웨덴보리가 영적 세계와 우주인을 연계한 궤변을 설파한 뒤 아직도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추종자들이 대를 잇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인간의 삶이 소설가의 영역이라면 밤하늘을 수놓는 무수한 별과 끝모를 우주는 시인과 신의 영역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주 영웅이 탄생할 모양이다.2007년 10월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 탑승을 목표로 내년 5월 우주인 후보 2명을 선발한다고 한다. 이 사업에 260억원이라는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6개월 동안 4단계에 걸쳐 후보 엄선 작업이 진행된다.200명을 선발하는 1차 인터넷 서류전형에 최종학교 성적표를 첨부토록 한 것이 이채롭다. 지난해 10월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의 성공적인 귀환을 부러운 눈으로 지켜봐야 했던 우리로서는 어깨를 곧추세우고 큰 기침할 날이 머잖은 것 같다. 그래서 과학은 위대한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미국서 ‘영어로 쓴 한국사’ 출간 앞둔 김준길 교수

    미국서 ‘영어로 쓴 한국사’ 출간 앞둔 김준길 교수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공부할 때 잘못 인식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예를 들어 ‘사대관계’를 ‘조공’으로 오인한다든가 또 불교가 중국에서 전래됐다는 것 등이지요.” 한국학 전도사로 알려진 김준길(64) 명지대 객원교수. 그는 최근 ‘영어로 쓴 한국사’의 집필을 막 마치고 귀국했다. 출간시기는 내년 1월쯤이며 미국 그린우드 출판사가 작업 중이다. 그는 지난해 7월 브리검영 대학 한국학과 초빙교수로 떠날 때 주위 지인들에게 이같은 평생의 역작을 약속했다. 그의 책은 200여쪽 분량으로 모두 8개 장으로 이루어진다. 그의 책이 눈길을 끄는 것은 어떤 역사서적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단군신화 ▲화랑 관창 ▲김유신 장군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사대관계 ▲불교전래 ▲처용가 ▲가시리 등 우리 민족의 문화사적 에피소드 위주로 다뤄 외국인들이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 고대국가의 형성에서부터 남북정상회담 등 최근의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한국사를 전체적으로 아우르고 있다. 특히 기미독립선언문 등도 현대식 영어로 번역해 우리 민족의 저력을 쉽게 이해하도록 했단다. “프랑스와 영국 등 오랫동안 해외공보관으로 일하면서 이같은 시도의 필요성을 절감했지요. 기존 텍스트를 번역한 책의 경우 외국인들이 연대기별 사건 팩트의 이해는 가능하지만 우리 민족의 특수한 문화사적 큰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가 한국사를 쓰게 된 결정적 계기는 88올림픽 준비 당시 해외공보관 문화교류부장으로 일할 때였다. 그는 당시 한국을 방문한 2만여명의 기자를 위한 소개책자를 만들어야 했다. 이때 그는 한국어 번역이 아니라 영어로 직접 한국사를 써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서울대 문리대 사회학과를 나온 그는 서울신문 등 12년 동안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가 77년 문화공보부 전문위원으로 발탁됐다. “내년 책이 발간되면 교민사회와 한국학 대학이 있는 세계 여러나라에 보급할 계획입니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말말말˙˙˙

    신화는 민중이 무심코 한 말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정착돼 내려온 것이다. 몇 천년이 지나도 신화가 죽지 않고 계속 이어져 그 생명을 끈질기게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소설가 이윤기씨,“만약 특정집단이 지어내 민간에 퍼뜨렸다면 아마 그 정치집단이 물러나자마자 신화는 사라졌을 것”이라며-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