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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일 TV 하이라이트]

    ●도전! 1000곡(SBS 오전 8시30분)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이영자는 첫 출연에 바로 결승까지 진출해 원타임 송백경이 결성한 그룹 무가당과 진검승부를 편다. 이영자, 무가당 외에도 오랜만에 TV 출연에 나선 ‘울고 싶어라’의 이남이,‘사랑하기에’의 이정석, 개그맨 김현철, 그리고 미스코리아 장윤서·박희정·김수현 등이 함께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지구상의 모든 국가에서는 새로운 도시, 새로운 주택지가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신도시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합법적인 거주자는 아니다. 불법 거주지에 살고 있는 수억명의 사람들은 언제 자신의 집을 빼앗길지 알 수 없어 두려움에 떨고 있다. 볼리비아, 태국 등의 집을 위한 투쟁을 지켜본다.   ●신화창조(KBS1 오후 11시) 연간 2700만명이 이용하는 동북아시아의 허브 인천국제공항. 그리고 동양 최대의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난 국립중앙박물관. 세계가 인정한 이들 건물의 얼굴이 되는 창호는 이건창호시스템의 작품이다. 창호를 건물의 단순한 부속물이 아니라 건물의 얼굴로 탈바꿈시킨 이건창호 시스템의 성공신화를 추적한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변화무쌍한 실험적 선율로 가득한 기타 유목민 ‘Nomad’. 페렝 스넷버거의 섬세한 기타와 마틴 자코브스키의 베이스, 알란 존스의 드럼. 이들이 맞추는 조화로운 호흡으로 인터플레이의 향연이 가득해진다. 마치 유목민처럼 다채롭게 변화되는 기타 선율의 페렝 트리오와 함께 음악 여행을 떠나본다.   ●가치 대발견(KBS2 오전 9시45분) 8년동안 총 개발비용 2조 2000억원을 들여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초음속 공군 고등훈련기 한 대의 가격은 얼마일까? 천혜의 자연환경과 모든 것을 육지에서 공수해온 섬 주인의 열정이 빚어낸 외도의 대단한 가치. 그 중에서도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1000평 규모의‘비너스 가든’의 가치를 따져본다.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마을 풍경을 세트장 삼고 감독부터 배우까지 어르신들이 도맡아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영화마을,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구둔마을을 찾아가본다. 포장마차 제작에서 판매까지, 어르신들이 맡는 실버포장마차. 과연 대박의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송예석 한상순 부부의 도전, 그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 美 ‘다이빙 영웅’ 새미 리 조국 찾아 대표팀 격려

    미국의 올림픽 영웅이자 재미동포 2세인 새미 리(82) 박사가 15년만에 한국을 방문, 조국의 다이빙대표팀 선수들을 찾았다. 평창동계올림픽 명예홍보대사이기도 한 새미 리 박사는 14일 도하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청주학생수영장에서 강화훈련중인 남녀대표팀을 방문,“내가 좋아하는 다이빙을 선택한 여러분들이 대견스럽고 너무 감사한다.”면서 “대회에서의 성공 여부는 평상시 연습에 달린 만큼 동작 하나 하나를 염두에 두고 훈련하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남캘리포니아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딴 뒤 이비인후과 의사로 일하던 그는 28세 때인 1948년 런던올림픽에 미국대표로 출전, 남자 다이빙 10m 플랫폼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4년 뒤 헬싱키 대회에서도 우승,2연패의 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미국 내 최고의 아마추어 선수에게 수여하는 제임스 설리번상을 아시아계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하와이 사탕수수 이민자의 아들인 그는 이후 다이빙스타 그렉 루가니스의 올림픽 금메달까지 만들어내는 등 다이빙계에선 선수와 감독으로 성공한 몇 안되는 거물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남자하키 “내친김에 결승가자”

    “최강 호주 나와라!” 한국 남자하키(8위)가 2회 연속 월드컵 4강의 꿈을 이뤘다.14일 독일 뮌헨글라드바흐에서 열린 제11회 세계남자월드컵하키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만여 홈팬들의 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디펜딩챔피언’ 독일(3위)과 0-0으로 비겨 네덜란드(2위·3승1무1패)를 따돌리고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3승2무(승점11 +3)로 독일(+7)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B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16일 세계 최강 호주(1위)와 결승 티켓을 다투게 됐다. 한국은 지난 2002년 쿠알라룸프르대회에 이어 2회 연속 4강에 올라 세계 남자하키의 주류임을 뽐냈다. 반면 월드컵을 4차례나 정복한 ‘아시아의 맹주’ 파키스탄은 A조 4위(1승2무2패)로 추락, 자존심을 구겼다. 두 팀이 비기지만 않는다면 무조건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네덜란드의 롤란트 올트만스 감독은 “한국과 독일은 처음부터 이기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독일의 베른하르트 피터스 감독은 “하키는 신사적인 운동이다. 사전에 비기기로 합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네덜란드 감독의 발언을 일축했다. 한국은 지난달 4차례 평가전에서 호주에 모두 패하는 등 객관적인 전력에선 열세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사기가 높은 데다 나란히 3골씩을 터뜨린 유효식(24·상무)과 장종현(22·조선대)이 제몫을 해준다면 또 다른 신화도 기대해볼 만하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문화마당] 미술관의 기부문화/임영균 중앙대 교수·사진작가

    미국서부의 관문이자 문화적 전통을 자랑하는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가 시청앞을 지나가다 보면, 한국사람이라면 번쩍 눈에 띌 만한 색다른 풍경을 만나게 된다. 서울 덕수궁의 석조전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위용의 대형 석조건물에 큰 영어 음각으로 새겨진 ‘이종문 아시아 미술관(ASIAN ART MUSEUM,CHONG-MOON LEE CENTER FOR ASIAN ART AND CULTURE)’이다. 어떤 연유로 미국에서 태어나지도, 미국사회에 그렇게 알려지지도 않은 한국계 이민인 이종문씨가 미국 서부문화의 상징도시인 샌프란시스코 중심에 아시아 이민계로는 처음으로 본인의 이름을 내건 대형미술관을 가지게 되었을까. 이종문 암백스 벤처그룹 회장은 50을 넘긴 나이에 미국이민을 감행, 실리콘 밸리 성공신화를 이룬 화제의 인물. 그는 1999년 예산이 모자라 문을 닫게 될 지경에 이른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미술관에 1500만달러를 쾌척, 원래 골든 게이트 공원에 있던 미술관을 시내 중심의 새 건물로 옮겨 증축할 수 있도록 했다. 필자는 2000년 4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미술관에서 열린 한국현대사진단체전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다. 전시 개막전 행사로 한국의 사회전반에 관한 세미나도 함께 가졌다. 세미나와 개막 행사에 참석한 본인은 한국교포들이 100만명 이상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도 아니고, 뉴욕도 아닌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에서 어떻게 전시가 이루어졌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전시 담당 큐레이터를 통해 알아보니 이종문이라는 한국계 실업가가 거금을 미술관에 기증해 한국미술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고 첫 행사로 한국현대사진전을 열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미술관에 대한 오랜 기부금 전통을 갖고 있다. 이곳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전설적인 사진가 앤셀 애덤스는 1930년대 뉴욕현대미술관에 사진부가 처음 생겼을 때, 그 당시로선 거금인 5000달러를 새로 생긴 사진부서를 위해 사용해달라며 기부했다. 바우하우스 사진의 대가인 라즐로 모홀리 나기전을 처음으로 개최하고 마침내 서부 풍경사진의 대가인 앤셀 애덤스전까지 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기부와 부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엔 LA 교포 상공인들의 모임인 ‘카파’가 한인예술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 뉴욕 거주 한인 예술가인 서도호씨의 작품이 LA 카운티 뮤지엄에 영구 소장되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지금까지 교포사회에서 정치헌금은 많이 있었지만 미술관 등에 기부하는 문화헌금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어놓고 있는 단계다. LA 교포들의 뜻깊은 문화후원은 한인교포 역사상 처음으로 LA 카운티 뮤지엄의 한국인 이사가 된 체스터 박의 임명을 축하하고, 교포 예술가들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필자는 2000년 방문 교수로 있던 뉴욕대학교 예술대학의 단과대학 명칭이 스타인하트 예술대학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바뀌어 의아해 했던 기억이 있다. 이는 알고보니 뉴욕의 젊은 실업가 스타인하트 부부가 전혀 연고가 없는 뉴욕대학에 1000만달러를 기증한 데 따른 것이었다. 문화에 관한 한 전락적인 마인드를 발휘하는 나라는 역시 독일과 영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런던 테이트 모던에 걸려 있는 독일 저명 사진가들의 작품 아래 명패에는 대부분 독일 도이치은행 기증이라고 적혀 있다. 독일 도이치은행은 작품을 기증하여 세금을 감면받고, 은행이미지를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테이트 모던 관람객에게 뽑내고, 자국 작가를 외국의 유명 뮤지엄에 소개도 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가 아닌가. 이제 우리 기업들도 시야를 넓혀 국제적인 문화전략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때다.(미국 LA 카운티 뮤지엄에서). 임영균 중앙대 교수·사진작가
  • [눈에띄네] 영화 ‘원탁의 천사’ 하동훈

    ‘원탁의 천사’(제작 시네마제니스)는 누가 봐도 그룹 신화의 멤버 이민우의 티켓파워를 노린 기획코미디물이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뒤 이 작품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하하’ 하동훈(27)이다. 극중 역할은 고교생 반항아 주인공(이민우)의 단짝 친구. 시나리오 상에서는 주인공을 보조하는 조연 캐릭터로 출발했으나, 융단 폭소탄으로 객석을 쓰러지게(?) 만드는 건 정작 그다. 조연이긴 하되 기실 간단한 캐릭터는 아니다. 출소를 하루 앞두고 사고사한 아버지(임하룡)가 문제아 아들의 장래가 못내 안타까워 아들의 친구로 시한부 환생한 인물. 몸은 18세, 정신연령은 48세인 이중적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탁월한 연기력을 발휘했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날나리 고딩’이면서 동시에 시종 부성애 깊은 아버지의 시선을 견지해야 했다. 툭툭 내뱉는 코믹대사들은 스크린의 ‘알과 핵’이 됐다. 자칫 템포 늦은 코미디로 주저앉을 뻔한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 수훈갑이 된 것. 작품수를 더해가며 일취월장하는 그의 능청스런 연기력에 충무로 제작자들이 일제히 눈독을 들이고 있을 법하다. 지난해 ‘연애술사’와 ‘투사부일체’에 얼굴을 내밀며 될성부른 떡잎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7) 희망이라는 것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7) 희망이라는 것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희망을 걸고 살아간다. 어떤 희망도 없는 경우를 우리는 절망이라 부른다. 절망은 삶의 에너지가 소진된 경우와 같다. 절망의 극치가 곧 자살로 이어진다. 희망은 삶을 지탱시켜 주는 에너지와 같다. 고대 그리스의 신화에 ‘판도라의 상자’라는 이야기가 있다. 판도라는 그녀가 가져온 상자를 열어 인간 세상에 모든 재앙들을 다 퍼뜨려 놓고 뚜껑을 닫았기에 마지막 남은 희망이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이 신화는 인간이 고통스러운 세상에 실존하면서 희망만을 아직도 기다리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상징한다 하겠다. 누구나 다 희망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싶어한다. 보통 사람들은 인생에서 대개 어떤 것을 갖고 싶은 소유욕을 희망으로 삼는다. 돈을 벌고 싶은 희망, 출세하고픈 희망, 시험에 합격하고픈 희망 등등 다양한 희망을 갖고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살아간다. 이런 희망을 단적으로 소유론적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희망의 철학적 의미를 화두로 삼은 20세기 가톨릭 실존철학자 마르셀은 저 소유론적 희망을 ‘나는 …을 희망한다.’(I hope that…)라는 구절로 간략하게 묘사했다. 이것은 희망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서술되는 구조다. 객관적으로 서술되는 (…)의 희망은 내가 소유하고픈 내용과 같다. 그런 희망이 달성되는 경우에 나는 만족을 느낀다. 만족의 현상은 배고픈 사람이 음식을 충분히 먹어서 포만상태에 이른 것과 유사하다. 포만상태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게걸스러운 기분에 젖은 식곤증처럼, 생각하기 싫고 일하기 싫은 판단공백의 상태를 동반한다. 거기에 비하여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하여 시기와 원한의 감정을 표출한다. 그래서 이들은 식곤증에 취해 있는 만족계층과 달리 더욱 또렷하게 의식이 깨어 있어서 복수의 기회를 노리면서 계급전복을 준비한다. 이것이 헤겔이 말한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적 투쟁’의 모습이다. 만족의 게걸스러움과 불만의 분노는 다 소유론적 희망의 취득여부와 직결된다. 소유론적 희망은 결국 인생에서 만족을 누리려는 욕심과 직결되어 있다. 이 욕심을 불교에서 오욕(五欲=재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면욕)이라 부른다. 세상살이는 예나 이제나 이 오욕을 쟁취하기 위한 모든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그것을 얻지 못하면 화가 나고, 화의 분노가 이기적인 것이 아님을 명분화하기 위하여 그럴싸한 이론을 다 끌어들인다. 인간의 사회적 투쟁은 거의 대개 이 오욕의 쟁취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벌이는 소유론적 불만이나 절망을 분노의 명분으로 표시한다. 아집(我執)에 찬 분노의 명분이 진리의지와 만나면, 그 분노는 진리의 투쟁이란 법집(法執)으로 돌변한다. 그래서 아집과 법집이 뒤엉키면, 소유론적 욕심이 결국 결사항전의 어리석은 고집으로 바뀐다. 그런데 한 사회의 정신문화가 일반적으로 속물적인 소유론적 희망만을 삶의 동력으로 여기면, 그 사회는 그만큼 만족과 불만의 양극단에서 늘 요동친다. 속물적 희망은 오욕의 소유만을 인생에서 성공의 척도로 보는 태도를 말한다. 속물적 사회일수록 그 사회는 소유적 지배층의 거만떨기와 상대적 박탈감으로 원한의 심리를 품고 있는 소외층의 대등 질투심리와의 양극사이에서 출렁거린다. 평소에 속물이 아닌 것처럼 도덕적으로 온갖 좋은 말씀을 내놓던 분이 일단 자기의 출세와 직결되는 순간에 벼슬을 놓칠까봐 명예욕에 추하게 매달리는 탐욕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지배층의 게걸스러움을 싫어하던 소외층의 가열찬 투사가 하루아침에 지배층에 오르자마자 자기가 그토록 미워한 그 오욕의 탐욕에 정신을 못 차린다. 이제 우리는 확실히 알아야 한다. 생각이 깊지 않은 인간은 그가 투사이든 지배층이든 소외층이든 도덕적 설교자이든 다 속물적 소유욕을 인생의 희망으로 안고 살아간다는 것을. 사회의 부정부패는 모두가 다 속물적 탐욕의 근성을 희망으로 갖고 있는 한 어떤 방식으로든지 지속된다. 우리는 생각이 깊은 정신문화를 가꾸어야 한다. 악을 박살내려고 흥분하지 말고 속물근성에 빠지지 않는 깊이 있는 사회를 일구자. 그러기 위하여 인생의 동력인 희망을 소유론적인 것에서 존재론적인 것으로 바꾸는 마음의 혁명이 필요하다. 인생의 희망을 소유론적인 만족으로 채우려 하지 말고, 존재론적 기쁨으로 인생을 승화시키려는 마음의 전환에서 마음의 혁명이 가능해진다. 불만의 심리는 늘 복수의 심리를 속으로 감추고 있다. 역전의 상황이 오면, 불만의 심리는 복수한다. 만족의 심리는 남들에게 으쓱대면서 과시하려는 충동을 띠고 있고, 불만의 심리는 속으로 응어리를 품고 있어서 비뚤어진 공격성을 감추고 있다. 과시적이든, 열등의식으로 비뚤어졌든 다 공격적이다. 이런 사회에서 어찌 서로서로 존재하도록 친절을 베푸는 열린 마음의 기쁨이 삶의 희망으로 등록되겠는가? 나는 우리가 서로서로 사랑하는 법을 잘 알지 못한다고 늘 생각해 왔다. 비록 TV 드라마에 사랑 극이 너무 넘쳐나고,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 일상의 깊지 않은 희비극이 화면에 벌어져도, 우리는 진실로 서로서로 존재하도록 친절을 베푸는 법을 모른다. 그래서 안이나 바깥에서나 서로 모래알처럼 살면서 “제까짓 것” 한다. 속물적 욕망만이 인생의 희망으로 여겨지는 곳에 절대로 서로 화합하고 서로 융결(融結)하는 사회적 인간관계가 자라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만족한 자나 불만스러운 자나 다 속으로 타자에 대하여 “제까짓 것” 하는 심리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족과 기쁨, 불만과 괴로움은 다르다. 만족의 포만감은 꽉 차서 더 이상의 여백이 없는 닫힌 마음의 상태를 함축하고 있으나, 기쁨은 5세기 말 신플라톤주의자로서 익명의 철학자인 가짜(Pseudo)-디오니시오스의 말처럼 ‘자기의 확산’(self-diffusion)과 같다. 만족은 자아위주로 닫힌 느낌이지만, 기쁨은 우주로 자기가 확산되는 열림의 느낌을 준다. 불만은 외부로 향하는 공격성을 띠고 있지만, 괴로움은 내적 평안을 찾으려는 긴장완화의 요구를 품고 있다. 소유적 만족보다 존재의 기쁨을 찾으려는 희망은 단순한 낙관적 계산과는 무관하다. 낙관적 계산은 속물적 욕심의 취득이 계산적으로 명백할 때에 생긴다. 그러나 존재의 희망은 오히려 속물적 인생의 무상함과 괴로움의 자각에서부터 움튼다. 내 인생의 의미가 속물적 오욕(五欲)의 소유적 다과로 평가되기를 거부하는 ‘존재론적 요구’가 마음에서 싹틀 때에, 존재론적 희망의 의미가 절실히 다가온다. 속물은 소유나 적어도 허영의 과시에 사로잡힌 수인(囚人)과 같다. 짝퉁으로도 자기를 과시하고자 하는 속물은 인생의 동력인 희망을 가짜 소유로 채우려는 자기체면에 걸린 수인이다. 희망을 소유에서 존재로 돌리는 마음의 혁명은 죽음의 응시에서 가능하다. 죽음은 소유의 수인상태에서 인간을 해방시켜주는 약이다. 속물들은 죽음이 없는 세상에 살아가는 것처럼 산다. 그들은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생물학적 죽음이 있음을 그들도 알지만, 그들의 지금 생활과는 전혀 무관한 것처럼 죽음의 생각을 그들은 유예한다. 속물들은 세상에 가장 친사회적으로 사는 것처럼 분주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만, 그들은 사실상 가장 고독한 인생을 산다. 소유적 만족만을 추구하는 인생은 열린 기쁨의 마음을 모른다. 속물사회에서는 다 고독하다. 지옥은 사람들이 우글거리나 모두 고독한 곳이다. 존재론적 희망은 괴로운 번뇌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인생의 요구에서 싹튼다. 모든 번뇌는 소유의식에서 생기고, 그 소유의식은 집착을 낳고 나의 마음을 뇌쇄시켜 거기에 중독되게 한다. 앞에서 본 마르셀이 그의 저서 ‘편력하는 인간’에서 희망의 철학을 가르친다. 희망의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나는 우리를 위하여 그대 안에서 희망한다.’(I hope in you for us.)는 것이다. 소유의식을 지우는 것이 번뇌에서 해방되는 첩경이다. 소유의식은 잘난 척하거나 으쓱대는 자만심과 같이 간다. 불만도 역설적인 소유의식에 다름 아니다. 마음의 존재론적 혁명은 마르셀이 언명하였듯이 겸허하며 요란스럽지 않고 수줍은 듯한 마음의 전환에서 시작한다. 마르셀이 말한 ‘그대’의 이인칭은 고요하고 정결한 자기 마음의 본성과 같다 하겠다. 소유로 들뜬 속물들은 수줍고 정결한 자기 마음의 본성이 마치 없는 것처럼 무시하면서 살아 왔다. 오욕을 사냥하는 소유론적 속물근성을 떠나서 자기 마음에 늘, 그리고 이미 있어 온 그 고요한 본성에 인사드리고 그 본성의 요구에 성실하게 살 것을 마음이 약속하는 순간에, 존재론적 희망은 문득 솟아오른다. 내가 그 본성의 요구에 성실하게 살 것을 희망하는 그 순간은 동시에 만족과 불만이라는 소유적 삶의 수인(囚人)상태를 벗어나 나의 존재와 인연이 있는 모든 존재들을 함께 기쁘게 해주려는 열린 마음의 상태로 변하는 마음의 비약이 생기는 순간과 같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의 이웃이 된다. 이것이 마르셀이 말한 ‘우리를 위하여’라는 말이겠다. 존재론적 희망은 나의 본성인 ‘그대’와 나의 일상적 마음이 일치하기를 희망하는 것이요, 그런 일치는 이웃들과 존재론적으로 ‘우리’가 되는 융결의 띠를 형성한다. 이 ‘우리’는 소유론적 폐쇄적 집단으로서의 ‘우리’가 아니라, 네가 존재하도록 도와주는 자타불이(自他不二=자기와 타인이 둘이 아님)의 ‘우리’다. 마르셀의 용어를 빌리면, 우리가 ‘코러스’(chorus)를 들었을 때에 느끼는 마음의 환희가 바로 존재론적 희망에 아주 가깝다고 하겠다. 코러스의 감동이 식지 않는 한, 우리는 아직도 열려 있고 서로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의 기쁨을 맛본다. 우리 사회가 속물근성의 자기 감옥을 부술 때에, 우리는 상호주관적으로 그리고 존재론적으로 서로서로 친절하게 대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그와 동시에 아무 콘텐츠가 없는 공허한 추상적 구호로서의 같은 민족끼리의 감상을 넘어서, 우리는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경계하는 모래알이 아니라, 상호주관적으로 기쁨을 주고 서로서로 친절한 이웃이 될 것이다. 속물적 희망을 존재론적 희망으로 돌리는 마음의 혁명은 곧바로 우리가 전대미문의 도약판을 밟고 비상하는 순간이 될 것이고, 각자의 좁은 감옥을 벗어나는 해방의 날이 될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32기가 낸드플래시 개발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32기가 낸드플래시 개발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또 일을 냈다. 그는 지난 11일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를 첫 개발한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가 뒤집어질 일”이라고 자평했다.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은 황 사장을 13일 곽태헌 산업부장이 만났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가 이번에 독자개발한 CTF(Charge Trap Flash)라는 기술로 만든 것을 다른 경쟁사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새 지평을 열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계속 개발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요즘 국내에 좋은 소식도 별로 없는데 국민들에게 기쁜 뉴스를 주셨습니다.CTF 기술로 개발한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의 개발 효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는 지금까지 개발된 메모리 부문에서 최대 용량입니다. 최첨단 기술이 적용됐지요. 삼성전자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도체가 아닌 부도체를 사용해 셀(Cell)간 간섭현상을 줄여 메모리 소자 높이를 80%가량 줄였습니다. 덕분에 30나노,20나노 공정을 가더라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경쟁사들의 반응은 있었습니까. -아직 입수한 것은 없습니다만 깜짝 놀랐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이 CTF를 채택하지 않을 수 있나요. -채택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을 겁니다. 삼성전자가 검증했으니…. 그동안 경쟁사들도 이러한 것을 개발하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가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이 되나요. -대용량인 만큼 디지털기기의 큰 변화가 옵니다. 예컨대 시장이 형성되는 2008∼2009년에는 개인용컴퓨터(PC) 개념이 확 달라집니다. 부팅이 빨라지고, 가벼워지고,PC의 멀티미디어 기능이 확대됩니다. ▶이번 개발에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아주 얇은 부도체와 혼합 물질을 찾는 데 어려웠습니다. 또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개발에 장애가 됐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반도체학회에서 (CTF)관련 논문을 발표하면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고 점점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반도체 집적도가 매년 2배로 늘어나는 ‘황의 법칙’이 이번에도 증명이 됐습니다.‘황의 법칙’을 증명하기 위한 스트레스도 있겠지요. -왜 없겠습니까. 매년 두배씩 발전된 낸드플래시를 내놓으니 (남들은)때 되면 당연히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믿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품 용량의 2배 확대뿐 아니라 제품에 들어간 기술도 최첨단화하려니 너무 힘이 듭니다. 앞으로도 이번 CTF 기술처럼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원천 기술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스트레스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어떤 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나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좋은 음악회를 갑니다. 골프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골프를 잘해야 스트레스가 생기지 않는데 지금은 싱글이 됐는데도 더 잘치고 싶어 스트레스가 생깁니다(웃음). ▶내년 이맘때에는 30나노 64기가를 발표하실 수 있나요. -자신 있습니다.(공정은)30나노가 될 수도 있고, 혹은 30나노 초반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컨셉트, 비용을 대폭 낮추는 아이디어가 담긴 그런 기술이 나와 시장을 창출해야 합니다.(양적으로)2배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내용을 담아 시장의 ‘임팩트’(영향)가 큰 것을 내놓고 싶습니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메모리부문에서 1위를 달리는 비결은 뭡니까. -최대 공로자는 이건희 회장입니다. 이 회장의 철학인 인재양성과 끊임없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오늘날의 성공을 가져왔습니다. 삼성은 경기가 좋지 않다고 사람을 안 뽑거나 투자를 안 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세계 1위인 일본회사의 제안을 물리치고, 낸드플래시 독자 개발 과정에서 보여준 이 회장의 빠른 결정이 (결과적으로)성장에 가장 큰 도움이 됐습니다. ▶메모리부문은 잘나가지만 시스템LSI(비메모리)가 상대적으로 부진한데요. -차세대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키우려고 투자도 많이 하고,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래도 제품이 다양해졌고, 세계 1위업체에 공급하는 부품도 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영업이익률에서 메모리에 미치지 않지만,2008년에는 1등을 하는 제품이 꽤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과 비교하는 얘기가 많은데요. 이 사장의 장점을 꼽아 주시지요. -장점이 아주 많으신 분입니다. ▶본인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장점이라기보다는 (반도체의)업무특성상 비전을 만들고 변곡점을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설득하고…, 그런 노력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토의는 리버럴(자유스럽게)하게 하지만 결정은 빨리 합니다. 결정을 빨리 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이건희 회장이 무섭다는 평도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우리(삼성 임직원들)가 생각 못하는 화두를 던지니까 그런 게 아닌가 합니다. 이 회장은 진정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일과는 어떻습니까. -일주일에 1∼2번 고객들과 저녁을 합니다. 또 헬스를 하고 외부친구들을 만납니다. 회의와 출장이 많습니다(황 사장은 1년에 150일가량을 해외 출장으로 보낸다). 그래서 준비할 게 많아 무리한 저녁 약속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바빠서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할 것 같은데요. -주말은 가족들과 같이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큰애는 현재 미국 유학 중이고, 둘째는 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셋째는 중학생입니다. 생일에는 축하카드를 쓰고 있습니다. ▶요즘 집에서 요리를 하는 가장들이 적지 않은 것 같은데요. -(그런 쪽은)아닌 것 같습니다. 대신 (집사람)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는 이벤트를 만듭니다. ▶CEO로서는 100점이 넘는데, 가장으로는 몇 점이나 됩니까. -60점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마음만큼은 100점 가장인데 (성격상)행동이 잘 안 됩니다(웃음). ▶삼성에 대한 시각이 복합적입니다. 삼성이 1등이라는 점에서 질투의 대상이 되지만 많은 젊은이들은 삼성에 들어가고 싶어하고….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국민이 응원해준 덕분에 삼성은 잘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삼성에서 꿈을 펼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경쟁을 하다 보면 인프라의 경쟁력이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정부는 새로운 ‘먹을 거리’ 찾는 데만 집중하지 말고, 반도체를 비롯한 기존 사업에도 신경을 썼으면 합니다. 반도체는 이제 시작입니다. 진정한 먹을거리가 반도체입니다. 확실한 경쟁우위를 보이는 반도체를 더 가꿔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사업이 나오면 기존 것은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요즘 좋은 인력을 구하기 힘듭니다. 기업도 사람을 키워야겠지만 정부도 인재육성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매년 ‘황의 법칙’을 증명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프로필 ▲53세 ▲1972년 부산고 졸업 ▲1976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1978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석사 ▲198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전기과 박사 ▲1985년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과 책임연구원 ▲1987년 미국 인텔사 자문 ▲1991년 삼성전자 반도체 이사 ▲1994년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위원(상무). 세계최초 256메가 D램 개발성공.1기가·4기가 D램 개발총괄 ▲1999년 반도체 연구소장(부사장) ▲2001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문 사장 ▲2004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겸 메모리사업부장 ■ “끊임없이 도전하라” 디지털 노마드 강조 황창규 사장의 별명은 ‘미스터 플래시(Flash)’. “성(城)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옛 돌궐제국의 장수였던 톤유쿠크의 비문을 인용, 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디지털 노마드(유목민)’정신을 강조한다. 임원 회의 때에는 “임원은 좀 더 큰 일을 하라.”며 권한이양을 입에 달고 다닌다. 황 사장의 트레이드 마크는 온화한 표정. 그에게는 적이 없다. 깔끔한 매너도 한몫을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하지만 말을 시작하면 달변이다. 황 사장은 해마다 연초에는 전 사무실을 돌며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눈다. 올해에도 이틀간 직원 8000여명과 일일이 직접 새해인사를 나눴다. 황 사장의 조부는 사군자 중 매화 부문에서 일가를 이룬 구한말 화원 화가 황매선(黃梅仙) 선생이다. 황 사장은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인텔사에서 자문을 하던 중 1989년 삼성전자 반도체 DVC 개발담당으로 스카우트됐다. 삼성의 ‘반도체 신화’는 이렇게 해서 시작됐다. 황 사장은 2002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반도체회로 학술회의에서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두배씩 늘어난다.”는 메모리 신성장론, 이른바 ‘황의 법칙’을 발표했다. 그는 7년 연속 이를 입증했다. 대담 곽태헌 산업부장
  • [인디아 리포트] (19) 변화된 투자환경 넘어서야

    [인디아 리포트] (19) 변화된 투자환경 넘어서야

    포스코의 인도 진출은 성공할까 실패할까. 세계 인도 투자기업들과 전문가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포스코는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 투자를 발표했다.120억달러를 들여 연간 1200만t 생산 능력의 제철소를 2012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인도시장에서 포스코가 ‘한국 대기업의 성공신화’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인도시장에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는 데다 세계적인 인도계 ‘토종재벌’들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인도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전력 투구에 나서 더욱 눈길을 끈다. ●도전받는 한국기업의 성공신화 현대차,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대기업 삼총사는 인도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였다. 불확실하던 인도 시장을 파고들어 손익계산에 우물쭈물하던 선진국들을 제치고 인도 시장을 선점했다.1991년 인도 경제위기 이후 막 시작된 개방 및 외국인 투자자유화 정책의 물결을 제대로 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한국 기업의 인도 시장 선점 효과는 점차 줄고 있다. 저가 휴대전화를 앞세운 노키아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따돌리고 앞서가고 있다. 자동차도 GM과 포드 등 다국적 기업은 물론 인도 기업 타타(TATA)가 현대를 위협하고 있다. 부시의 지난 3월1일 인도 방문은 서구 다국적기업들에 투자보증과 같은 작용을 하고 있다. 이후 중국에서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진출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장경제에 적응하기 시작한 인도기업들이 점차 강력한 라이벌로 한국기업들을 가로막기 시작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토종 상인카스트 그룹들이 글로벌 경쟁에 눈을 뜨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인도 진출 외국 기업들에 위협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 대기업 삼총사가 인도에 진출하던 90년대와는 달리 이제 처녀 진출하려는 포스코는 처음부터 다국적 기업은 물론 상인카스트 그룹들과 뜨거운 경쟁 속에 뿌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전장 낸 미탈과 타타 세계 최대 철강 기업 미탈 스틸은 포스코가 진출하는 부근(오리사주 파라딥)에 연간 1200만t(포스코와 같은 규모)을 생산하는 제철소를 건설하겠다고 나섰다. 타타그룹도 오리사 제철소 건설 계획을 구체화시키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실제로 제철소를 건설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은 포스코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는 충분히 엿보인다. 과거 90년대 초 한국기업들이 인도로 진출하던 때와 차이점 중 하나는 상인카스트 그룹들의 인도 국내시장 장악을 향한 적극적인 행보다. 미탈 스틸은 네덜란드 국적이지만 인도 상인카스트 중 가장 무섭다는 ‘인도의 유대인’ ‘마르와리 상인’의 회사다. 타타 그룹도 ‘파시 상인’이다. 인도 상인카스트의 한 거물 인사는 최근 필자에게 “글로벌 경쟁에 눈을 뜬 상인카스트들은 오리사의 포스코 제철소를 초원에서 먹잇감이 사냥 거리에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사자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인도내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상인 카스트, 특히 마르와리들이 유통망을 통해 포스코의 목을 죈 뒤 인수·합병의 방법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탈그룹은 그동안 공장을 직접 건설하지 않고 인수 합병이라는 파이낸싱 기법으로 세계 제1의 제철회사로 성장시켰다는 점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 스코 제철소와 함께 오리사 주에 들어갈 우리 협력 업체는 150개가 넘는다. 포스코가 우리 경제의 대들보라는 것을 인식하고 범 정부적, 국민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상인카스트들이 어떻게 움직일까. 유통망의 운영과 행태를 어떻게 돌파할까. 포스코의 성공을 위해, 한국기업들의 지속적인 인도 선점을 위해 많은 것을 고민해야 할 때다. 향후 인도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의 롱런의 기틀이 마련되느냐 아니면 다른 우리 기업들의 생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느냐의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뉴델리·뭄바이에서 ■ 인도인이 본 인도상인 넘는법 |첸나이 이석우특파원|“인도 상인들과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인들은 처음에 인도 측이 보여주는 뜨거운 반응에 고무된다. 샘플을 달라, 이러저러한 자료를 보내달라….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인도 상인들은 정말로 거래를 트려 하기보다는 상대방으로부터 정보를 얻고 가능성을 타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도 공인회계사 N 수쿠마는 “다민족, 다언어의 환경에서 중계무역에 의존해 생존해온 인도 상인계층의 전통과 특징을 숙지하지 않으면 낭패 보기 쉽다.”고 조언했다. 인도 남부경제권의 중심 첸나이에서 회계사무실 ‘수쿠마&어소시에이트’를 운영하는 수쿠마 회장은 영산대 인도연구소 연구원을 겸임하면서 컨설팅 등 한국기업들의 인도 진출을 돕고 있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고전하고 있는데. -인도 상인계층은 자기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무엇이든 사업확장 가능성을 타진하는 습관이 있다. 외국 기업인들이 어떤 종류의 사업이나 품목을 제시하면 능력이 없으면서도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중소기업들은 이 점에서도 상인카스트의 벽에 막힌다. 인도측의 습관적인 말과 상투적인 반응을 과신하지 말고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인도측과 합작하는 과정에서 증자,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한 경우 인도 상인들은 처음의 적극적이고 호기로운 태도에서 돌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인도 상인들은 각각의 ‘비즈니스 패밀리’에 속해 있고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개별적인 기업과 상인들도 그 공동체가 허용하고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업을 벌이고 확장한다. 인도측과의 비즈니스 협상과 합작 투자가 소득없이 끝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개별 상인에 대한 상인카스트 공동체의 영향력이 그렇게 큰가. -인도 상인들은 대개 수십 종으로 세분화돼 있는 상인 카스트의 일원이다. 공동체는 구성원에게 무담보로 대출해 주고 어려울 때 돕는다.“한 배를 탔다.”는 의식으로 강하게 묶여 있다. ▶인도 재벌의 자회사들이 화제가 되곤 하는데. -모(母) 기업이 대정부 로비, 블랙머니 세탁, 세금 포탈 등을 목적으로 명목뿐인 특정 회사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일을 진행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룹은 자회사를 아무런 관계가 없었던 것처럼 간단히 정리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도마뱀의 꼬리처럼 언제든지 잘라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상인카스트의 특성을 또 든다면. -공동체 확장과 번영을 위한 신규 사업 진출 독려다. 봉급 생활을 하는 구성원에게는 자신의 사업을 일으키도록 압력을 넣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 그들의 투자 방법은 시장을 봐 가면서 소규모에서 대규모로, 시차를 두고 진행한다. jun88@seoul.co.kr
  •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홍사립 동대문구청장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홍사립 동대문구청장

    ‘모든 길은 청량리로 통한다.’ 홍사립(61) 동대문구청장이 꿈꾸는 2010년의 모습이다. 홍 구청장은 지난 4월 첫 삽을 뜬 청량리 민자역사가 완공되면 청량리가 서울 동부권의 심장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한다. “청량리 역사는 서울역이나 용산역을 능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백화점·영화관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하루 평균 25만명이 오가는 교통·상업·문화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입니다. 아울러 경원선의 발착지로 세계로 뻗어가는 대한민국의 견인차 역할도 맡게 됩니다.” 청량리 역사는 지하 4층, 지상 9층, 연면적 17만 2646㎡(5만 2225평)규모로 2010년 8월에 완공된다. 사업비 3900억원. 지하철 1호선 청량리 지하역사에서 지상역사로, 철도역으로 환승이 가능하다. 경원선은 서울∼원산을 잇는 철도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를 거쳐 유럽 여러 나라로 연결된다. 현재 연결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11일 청량리역에서는 철도선로를 이동하고 기초를 다지는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철로 위에 역사가 건설돼 철도시설 이설공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철도와 전철을 운행하면서 공사를 해 공정이 더디다. 건물을 지탱하는 기초공사가 2008년 8월 완공되면 본건물 건설은 2년 만에 마무리할 수 있다. 청량리역사 밖에서도 변화가 시작됐다. 성매매집결지이던 속칭 ‘청량리 588’일대 건물 77동이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실시계획에 따라 철거됐다. 그 자리에는 길이 226m 폭 32m 도로가 개설된다.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돼 전농동 494 일대 2만 8000여평에 업무·주거·문화시설을 갖춘 고층건물이 들어선다. ‘청량리 신화’를 새로 쓰고 있는 홍 구청장은 지난 4년 동안 공약사항을 100% 달성하며 침체된 동대문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우리구는 주요 간선도로와 철도가 교차하는 대중교통의 중심지이지만, 개발에서 소외돼 왔습니다. 민자역사가 건설되고 전농·답십리, 이문·휘경 지역이 뉴타운지구로 지정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개발이 완료되면 떠나간 구민들이 다시 돌아와 우리구 인구가 50만명을 웃돌고 재정자립도도 75%에 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동대문구 인구는 38만 2000명으로 재정자립도는 38%에 불과하다. 젊은층을 확보하기 위해 전농·답십리뉴타운 개발 테마를 21세기 교육문화도시 ‘에듀파크(Edu-Park)’로 정했다고 홍 구청장은 설명했다. 뉴타운지역에 특수목적고와 영어마을을 유치하고 교육문화센터를 조성해 국제교육의 중심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립대·경희대·외국어대·한양대·고려대 등 5개 대학이 밀집한 교육 여건을 활용해 교육비즈니스 사업도 육성한다. 홍 구청장은 “올해는 11억원, 내년에는 20억원을 학교에 지원할 방침”이라면서 “문화적 전통이 꽃을 피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서울약령시 발전에 힘쓰는 것도 역사를 계승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한방산업특구로 지정한 약령시에 700평 규모의 한의약 전시·문화관을 설립하고 약령시축제를 벌여 유통·관광단지로 육성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걸어온 길 ▲출생 1945년 충남 당진 ▲학력 고려대학교 졸 ▲약력 육군중위(ROTC 5기), 민주정의당(동대문, 중랑) 사무국장,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동대문을지구당 사무국장, 홍준표 국회의원 특별 보좌역, 현 전국연사협회 부총재 ▲가족 김화옥씨와 1남 1녀 ▲종교 가톨릭 ▲주량 소주 1병 ▲좌우명 투명하고 최선을 다하자 ▲애창곡 동무생각
  • ‘독서 골든벨’에 참가해보세요

    ‘독서 골든벨’에 참가해보세요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이진아 기념도서관에서는 도서관의 개관 첫 돌을 맞아 이달 내내 전시회와 특강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마련했다. 도서관에서는 원화작품을 통해 동화속 주인공들을 만나볼 수 있는 ‘원화 전시회’가 19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14일 문화사랑방에서는 유아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엄마가 직접 아이에게 영어를 쉽게 가르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는 ‘우리아이 영어 홈 스쿨’ 강좌가 진행된다. 또 16일에는 ‘독도를 지키는 사람들’의 저자인 국방대학 김병렬 교수가 강사로 나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독도문제와 한·일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풍성하다. 도서관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독서명언’은 19일부터 접수하고,24일에는 도서관의 사서와 함께 책과 도서관에 관련된 독서퀴즈를 풀어보는 ‘독서 골든벨’이 열린다.‘그리스 로마 신화’ 등 영화화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혈의 누(채널CGV 오후10시) 사극, 그것도 추리물임에도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19세기 조선시대, 제지업으로 먹고 사는 남해안의 외딴 섬 동화도가 배경이다. 어느날 정부에 바칠 종이가 실린 배가 불타고, 정부는 진상조사를 위해 수사관 이원규를 파견한다. 그러나 화재 사건도 해결하기 전에 잔혹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터진다. 섬마을 사람들은 몇년 전 억울하게 죽었던 사람의 원한을 거론하며 크게 동요하기 시작한다. 합리적이고 냉철한 수사관 이원규마저 마을사람들의 동요에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혈의 누는 여러 면에서 곱씹어볼 만하다. 무엇보다 포인트는 고립된 공간에서의 집단적인 공포, 무리·군중의 공포를 어떻게 표현해낼 것인가하는 대목. 대종상 의상상을 받은 작품답게 어떤 개념이나 이미지가 어떻게 옷을 통해 표현되는지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다. 여기다 영화 내내 추적추적 내리는 비와 음울하게 깔리는 음악 등이 분위기를 돋운다. 다음으로는 19세기 말엽 조선시대의 풍속을 스케치하는 대목. 살인과 관련한 전문용어 같은 소소함에서 무너져가는 양반사회를 그리는 스케일까지 다양하게 엿볼 수 있다. 또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괜찮다. 코믹배우로 커리어를 쌓아왔던 차승원이 냉정한 수사관 역할을 맡아 정극 배우로 변신했다. 또 용의자로 차승원과 대결했던 10년차 조연 배우 박용우가 이 영화를 통해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마지막은 아무래도 동질성의 신화 속에 숨겨진 폭력성이다. 조그마한 섬에서 갇혀 지내오다시피 한 사람들은 이웃집 밥상에 숟가락이 몇개 있는지 다 알며 지낼 법도 하다. 그런 동네이기에 표면상으로 동질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살아남기 위해 지어야만 했던 표정에 지나지 않을는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말 못할 무언가를 품고 있다는 불온감, 그 풍경을 그려봐야 한다.2005년작,119분. ●애프터 선셋(MBC 밤12시55분) 세계 최고의 커플 보석도둑 맥스와 롤라는 마지막으로 한탕하고 초야에 파묻혀 산다. 이들을 잡아보는 게 소원인 FBI요원이 가만 있을 리 없다. 이들이 사는 곳까지 악착같이 찾아가 한번만 더 훔치라고 부추긴다. 편안한 생활이 지루해진 맥스는 롤라가 아무리 말려도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007시리즈에 유머를 섞었다는 호평과 근사한 두 주연 피어스 브로스넌, 셀마 헤이엑을 빼면 볼 게 없다는 혹평을 동시에 받았다.2004년작,97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정책 결정 뒤에 숨은 집행의 망각/이종철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지금 충남 부여군 합정리 일대는 백제의 궁궐과 사찰, 귀족과 백성들의 주택을 재현하기 위해 한창이다. 이른바 백제역사 재현단지이다. 바로 이곳에 국립 한국전통문화학교가 똬리를 틀고 있다. 비록 성근 깃털이지만 비상을 위한 웅대한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학교는 전통문화의 연구 심장으로서 문화재 전문가와 장인 육성을 목표로 설립한 초미니 4년제 국립대학이다. 여습(여섯 살)에 불과하고 이름도 낯설지만, 한국전통문화학교는 전통조경, 문화유적, 전통건축, 전통미술공예, 보존과학, 문화재관리학과의 6개 학과를 두고 있다. 그러나 기실은 하나처럼 동체를 이루고 있다. 대학 이야기를 하자니 갑자기 클린턴 대통령의 취임식이 떠오른다. 미 대통령은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profess)한다. 그런데 연구와 학생 지도에 신명을 바치기로 맹세한 직업이 바로 교수(professor)이다. 다행히도 한국전통문화학교의 교수들은 ‘선서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열정으로 가르치고 있다. 대학은 학생, 교수, 학부모,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의 조화로 이루어진 지성의 교향악단이다. 우리 한국전통문화학교는 국민들에게 선보일 뇌쇄적인 춤과 화음, 멋과 신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얼마나 큰 즐거움(樂)인가. 그러나 이상적인 꿈과 현실간의 괴리는 너무 넓고 그 깊이는 너무 깊다. 한국전통문화학교에는 문화유산의 핵심 전당으로서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릴 전문대학원도 없다. 우리의 전통기술을 인류의 유형, 무형문화유산으로 혁신할 수 있는 전통문화연수원도 없다. 적어도 2010년까지는 현재 5만 평의 캠퍼스는 백제의 찬란한 문화가 담길 수 있는 야외 유적공원과 실험실습장을 포용할 30만 평 규모로 확장되어야 한다. 이를 테면 교명에 걸맞은 학교타운이 되어야 한다. 천년 나이테를 자랑할 원시림 속에 미술관, 박물관, 학습림, 문화의 집 등 3만 평 규모의 다양한 건축 시설도 추가되기를 갈망한다. 백제의 신화를 메아리치게 할 강당과 체육관, 그리고 누구도 흉내내지 못한 ‘백제의 미소’와 같은 정신과 예술 그리고 기술의 복합체를 잉태시킬 교수나 장인들의 시급한 충원과 이들이 머물 교수 숙소, 연구지원 예산을 통해 문화 신경망이 교육 시스템 속에 고스란히 자리매김해야 한다. 정책총론의 수립과 결정 뒤에는 반드시 각론에 대한 세부 검토와 해결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어느 정부가 결정하였든 간에 국민과 정부의 합의로 문화부국이라는 최종목표를 정한 이후에는 강력한 실천과 쉼 없는 정진이 이어져야 한다. 국민의 독려와 투자에 대한 결과와 미래 전망 등 현장 확인이 뒤따를 때 교육백년, 문화천년의 희망을 실은 문화교육의 인공위성을 성층권에 쏘아올릴 힘이 생길 것이 아닌가. 국가 재정과 인력운용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병아리 눈물만큼의 예산, 조직의 시혜(施惠)를 감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빛 보지 못할 부실기업에 대한 투자처럼 인재 지원과 운영의 모든 책임을 시골의 학교가 스스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느낌이 든다. 정책결정자는 과거 정권과 함께 떠나 버렸다. 임시직 같은 4년 임기의 총장은 세파를 모르는 교수들에게 내 임기 내는 아니라고(NIMT) 모든 책임을 떠넘기기에는 그 무게가 그들에게 너무 버겁다. 적어도 성년이 될 열여덟 살(2018년)까지는 학교에 자양이 풍부한 인력과 예산의 지원이 충만하기를 기대해 본다. 국민들이 고대하는 멋진 전통문화를 펼치기 위해서는 포항제철의 고로(高爐)처럼 문화재 공방과 교수 연구실, 도서관, 생활관에 24시간 꺼지지 않는 횃불이 올라야 한다. 우리 국민과 재외동포들에게 한국 문화의 자부심과 얼을 심어 주고, 전 세계적으로는 유일무이의 독창성을 지닌 문화 선진국임을 알려 주는 그런 횃불이다. 바로 이를 위해 태동한 문화사관학교가 국립 한국전통문화학교가 아니었던가. 이종철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 [10일 TV 하이라이트]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브라질의 토칸틴스 강에 위치한 대형 댐 투쿠루이.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에너지 자원으로 인식되던 댐이 환경을 파괴하며 주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투쿠루이 댐 건설로 인해 수많은 주민들과 동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마을 전체가 잠겨 집과 나무들이 부패되면서 오염 물질을 만들고 있다. ●다큐 죽마고우(EBS 오전 7시20분) 휠체어가 미끄러지듯 무대 위로 들어온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무대 위를 향하고 관객들의 두 눈을 사로잡는다. 두 개의 핀 조명이 무대 위의 두 사람을 집중한다.‘중증장애인의 문화 축제’에서 현란한 춤사위를 뽐내고 있는 사람은 휠체어에 앉아 춤을 추는 오연석씨와 그의 파트너 이경화씨다. ●SBS 스페셜<환경호르몬의 습격>(SBS 오후 11시5분) 청소년의 30%가 자궁내막증이 있고, 극심한 생리통으로 고통을 겪는 소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원인은 바로 환경호르몬. 내분비장애물질, 즉 환경호르몬이 소리 없이 다가와 우리 인간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환경호르몬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실험을 통해 알아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단 17시간 만에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6명이 사살되었다. 피살자들은 같은 지역 사람이라는 사실 외에 어떠한 공통점도 원한도 없었는데, 얼마 뒤 버지니아 주에서 똑같은 살인사건이 일어나 경찰은 범인과의 게임을 시작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한 무차별적인 살인사건 속으로 들어가 본다. ●싱싱 일요일(KBS2 오전 8시) 시골이 싫어 서울로 떠난 윤상복씨가 5년간의 도시생활에서 깨달은 것은 벌 농장과 농사일의 소중함이다.95년 부부가 고향으로 돌아 온 후 1400ℓ의 꿀을 보관할 수 있는 대형 꿀 저장고를 만든 남편, 아버지의 오랜 노하우와 윤상복씨의 현대기술이 합쳐진 꿀벌농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데…. ●신화창조(KBS1 오후 11시) 인도차이나 반도 내륙에 위치한 국가 라오스는 동남아시아 중에서 가장 낙후된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불모지 같은 땅에 연간 1억 2000만불의 매출을 올리는 한국기업 코라오가 있다. 라오스 자동차시장 60%를 장악하여 라오스의 경제를 움직이고 있는 최대 민간기업 코라오 그룹의 성공신화를 따라가 본다.
  • [Book Review] 건국 공간속의 외세 다시보기

    오래된 풍경 하나. 남한은 북한을, 북한은 남한을 소련과 미국의 꼭두각시로 여긴다. 남북은 미국과 소련의 후원 없이는 태어날 수 없는 정부였다는 식이다. 그런데 정말 그렇기만 했을까. 가르마를 타 한쪽으로 머리카락을 빗어넘기는 단정함은 머리카락의 자연스러운 숨결을 반드시 죽게 한다. 풀이과정 없이 답안만 앙상하게 남는 격이다. ‘우방과 제국, 한미관계의 두 신화’(창비 펴냄·이하 ‘신화’)와 ‘북조선 탄생’(서해문집 펴냄·이하 ‘탄생’)은 역사의 머릿결을 자연스럽고 입체적으로 되살려 놓은 책이다.‘신화’는 국사학자로서는 처음으로 한·미 관계를 분석한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노작이다. 찰스 암스트롱 미 컬럼비아대 한국학연구센터소장이 쓴 ‘탄생’은 흔히 90년대 초반 소련 비밀문서가 공개되면서 부정·극복됐다는 브루스 커밍스류의 수정주의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우선 ‘신화’를 관통하는 저자의 생각은 미국 자체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와 동북아 전략이라는 ‘이해관계’ 사이에서 줄타기한 국가라는 것이다. 지금 부시 정부야 주먹질이 전부인 줄 알지만, 냉전기 미국 정부는 공산진영에 대한 ‘봉쇄(Containment)전략’을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군사력뿐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를 굉장히 꼼꼼히 따졌다는 것. 흔히 말하는 ‘세계여론’에 민감했던 이유다. 그러니 자연스레 미국의 대외정책은 시기와 국면에 따라 유동적이었다. 이 유동성이 바로 한국의 자율공간이다. 한국은 과연 이 빈 공간을 잘 이용했을까. 저자는 부정적이다.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을 무조건 퍼주는 ‘우방’이나 언젠가는 다 먹어치울 ‘제국’이라는 이분법으로만 봤기 때문. 그러니 미국의 대한 정책에 잘 대응하지도 못하고, 지나온 대미 관계에서 교훈도 얻지 못한다. 세세하게는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발전이론가 로스토를 재조명한 4부와 박정희 정권 때 미국의 집요한 김종필 제거전략과 역풍을 다룬 5부가 흥미롭게 읽힌다. 역사의 숨결을 풍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탄생’은 더 많은 눈길이 간다. 저자는 북한 건국의 키워드로 ‘민족주의’와 ‘혁명’을 제시한다. 원제가 ‘북조선 혁명(The North Korean Revolution 1945-1950)’이다. 국가 성립기 북한은 가장 급격한 사회변화를, 그것도 동유럽과 비교했을 때 아주 토착적인 방식으로 추진했다는 것.‘북한의 소비에트화’가 아니라 ‘소비에트의 북한화’였고, 그 중심에는 민족주의가 있었다는 얘기다. 북한이 지금도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는 것도 소련에 의해 세워진, 소련을 아주 가져다 베낀 나라가 아니라 이런 북조선혁명의 특성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에다 가부장적인 유교 문화를 포갠다. 지금 북한 형편이야 어처구니없지만,1950년에는 지금의 상황을 예측이나 했겠느냐는 게 저자의 반문이다. 어쨌든 남한은 성공했으니 훌륭했고, 북한은 실패했으니 절대악이라는 희한한 논리가 학문의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불온’할 수 있겠다. 번역자 김연철(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이정우(‘통일한국’ 편집장)가 여기저기 ‘이 책의 논의는 전적으로 학술적인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대목은 씁쓸하기도 하다. 이미 승패가 확연히 갈린 상황에서 이런 북한연구 성과 소개마저 조심스럽게 만드는 남한의 상황은, 트라우마일까 콤플렉스일까. 각각 1만 7000원,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정부서 공론화땐 기정사실화 우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외교통상부의 접근이 신중하다. 사회과학원의 한국 고대사 왜곡이 중국 중앙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공식 대응을 삼가겠다는 것이다. 강경대응하라는 정치권의 주문과는 간극이 존재한다. 정부 관계자는 9일 “중국이 정치적 의도로, 연구를 빙자해 전략적으로 역사왜곡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외교부가 이를 국회에서건, 언론 브리핑을 통해서건 공개적으로 드러내긴 힘들다.”고 말했다. 오히려 공식 정책으로 굳어질 역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04년 8월 한·중이 그야말로 ‘봉합’한 5개항 양해 사항중 ‘정치문제화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우리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탓도 있다.5개항은 ▲고구려사 문제가 양국 간 중대현안으로 대두된 데 유념하고 ▲역사문제로 인한 우호협력 관계의 손상을 방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며 ▲정치 문제화하는 것을 방지한다. 또 ▲중국은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의 고구려사 기술에 대해 필요 조치를 취해 나간다고 돼 있다. 당시 최영진 외교부 차관은 ‘정치문제화’와 관련,“동북공정에 대해 중국이 먼저 정부차원에서 언급하지 않는 한 우리도 언급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 논란이 실체보다 증폭됐다고 보는 상황인식 차이도 있다. 한 언론의 보도로 촉발된 중국 사회과학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이 2004년 6월 수준에서 사실은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중국측의 노력도 평가한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다. 합의 이후 중국 외교부와 신화통신 홈페이지의 ‘고구려는 중국의 소수민족 지방정권’표현 삭제, 인민교육출판사 홈페이지 왜곡 부분 삭제, 우리측의 수정 요구에 따른 지방 관광지의 왜곡 안내문 다수 철거 등의 실적을 들고 있다. 지난해 9월 완성된 중·고교 시험교과서 역시 우리 정부 항의로 채택이 보류된 상태다. 정부는 “지린성 지안시 지안박물관 머릿돌 등 지방 정부가 관할하는 사안에 대해선 노력은 하지만 잘 되지 않는 게 있다.”고 토로한다. 중국 정부가 중앙이 간여하긴 힘들다고 변명하지만,5개항 마지막 합의 미이행 사항인 만큼 더 공격적인 외교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백두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는 의혹에 대해 우리 정부가 해명을 요구하자, 중국측은 “사실과 다르다. 하더라도 백두산 국경을 나누고 있는 북한측과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을용 “아듀, 태극마크”

    ‘투르크 전사의 아름다운 퇴장.’ 이을용(31·FC서울)이 지난 7년간 정들었던 ‘붉은 유니폼’을 반납한다. 에이전트는 7일 “이을용이 타이완전을 마지막으로 대표팀을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이을용은 지난 1999년 3월28일 브라질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1골 2도움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로서 A매치 51경기(3골)를 치르고 명예롭게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실업축구 철도청에서 뛰다 1998년 부천 SK에 입단, 프로에 데뷔한 이을용은 ‘연습생 신화’를 한·일월드컵까지 연결한 4강의 주역. 조별리그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황선홍의 첫 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터키와의 3-4위전에서는 기막힌 왼발 프리킥 골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했다. 그해 7월에는 태극전사 ‘해외 진출 1호’로 터키(트라브존스포르)로 진출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6) 기술과 기능의 양면성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6) 기술과 기능의 양면성

    인류의 문명은 기술과 기능의 토대 위에 서 있다. 칸트가 그의 논문 ‘추측해 본 인류사의 기원’에서 금단의 열매를 먹은 구약 창세기의 사건이 인류에게 기술과 기능적 사고를 잉태한 출발점과 같다고 찬양했다. 즉 기술과 기능은 원죄의 토대 위에서 탄생됐다는 역설이 담겨 있다. 불교적 입장에서 봐도 무시 이래로 홀연히 인간에게 분별심이 생김으로써 인간에게 취사선택의 마음이 생겼다는 것을 마명(馬鳴)스님이 ‘대승기신론’에서 암시하고 있다. 이 분별심은 인간 무의식의 가장 깊은 아뢰야식에 자리잡고 있는 근본불각(根本不覺)으로서 부처가 되기 전에는 소멸되지 않는 근본무명과 같다. 기술과 기능적 사고를 잉태한 인간지성이 원죄나 근본불각의 소치라는 종교의 가르침은 기술과 기능을 사유하는 철학에 하나의 큰 난제가 아닐 수 없다. 단적으로 기술과 기능은 소유적 무의식의 소산과 같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인간 무의식의 욕망에는 본능적 욕망과 본성적 욕망이 함께 이웃하고 있다고 이미 ‘철학산책’의 시작(1·2·3회 글)에서 언급되었다. 전자는 소유론적 욕망이고, 후자는 존재론적 욕망에 해당한다. 전자는 자아중심으로 모든 것을 취득하려는 욕망이고, 후자는 자아중심이 없이 일체가 일체에 대하여 존재하도록 도와주려는 자비의 원력과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본능에 의한 생물학적 소유욕이 지능에 의한 사회학적 소유욕으로 환유법적인 자리이동을 하게 되었다는 것도 지적되었다.(11·12·18·31회 글) 기술과 기능은 지능에 의한 인간의 사회학적 무의식의 소유욕과 직결된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의 관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첫째로 인간의 무의식에서 소유적인 본능과 존재론적 본성의 차이가 너무 가까이 근접되어 있어서 인류는 그 차이를 뚜렷이 구분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본능과 본성은 다 마음의 자발적 기호(嗜好)와 같아서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하려는 욕망을 공통적으로 품고 있기 때문이다.20세기 프랑스의 언어학자 뱅베니스트가 그의 저서 ‘일반언어학의 제문제(I)’에서 기술했듯이, 인류는 동서를 막론하고 소유와 존재를 거의 혼동해서 사용해 왔다는 점이다. 한국어에 ‘가지고 있다’로 소유와 존재가 통용되어 쓰이듯이, 이런 현상은 범 지구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 것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 인간은 자신의 존재가치가 거의 없는 것처럼 여긴다. 이것이 프롤레타리아 의식이다.‘가지다’라는 소유동사가 타동사임에도 불구하고 존재동사처럼 수동형으로 쓰이지 않는 범 지구적 현상은 소유동사를 존재동사처럼 상태동사로 봤던 인류의 무의식이라고 뱅베니스트가 통찰했다. 둘째로 인간이 자연생활을 떠나 사회생활을 영위하면서 지능(지성=이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사고방식을 채택하게 되었다. 지능은 본능의 소유욕을 환유법적으로 장소 이동한 것이다. 지능이 사회적인 지도원리가 됨으로써 두 가지의 경향이 일어났다. 그 하나는 지능의 꾀로써 사회생활에서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물질적 경제적 이익을 낳으려는 경제기술주의의 욕망과, 또 다른 하나는 이기적 생존추구를 불의로 미워하면서 공동체의 정의를 추구하려는 사회도덕주의적 욕망이 생겼다. 동양의 순자철학은 전자의 성향을 대변하고, 맹자철학은 후자의 것을 상징한다. 서양에서 기술적 이성이라 불리는 형이하학과 도덕적 이성이라는 형이상학이 구분된 것도 같은 지능(지성=이성)의 두 가지 철학적 표현이라 하겠다. 상기의 두 가지 관점을 우리가 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본디 무의식적으로 소유와 존재가 아주 이웃해 있는데, 지성(지능=이성)의 철학이 경제기술적이든 사회도덕적이든 사회생활의 지도원리가 됨으로써 존재를 존재로 사유하지 못하고, 존재를 다만 소유의 정신화(은유화)로써 여기게 하는 장본인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성이 이끄는 사회도덕의 형이상학도 기실 경제기술과 같은 소유의 영역임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철학자가 하이데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이데거는 기술론이든 정신론(도덕론)이든 다 존재자(존재를 실체화한 것)의 철학이고, 그 존재자의 철학은 지성이 파악한 개념적 소유철학에 다름 아니라고 통찰했다. 명사적 개념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인류의 철학사가 존재를 소유의 정신화(은유화)인 양 착각하게 했다. 좌우간 재래의 자본주의적 기술론은 성공했으나, 사회주의적 정신론은 실패했다. 이제 21세기 철학적 사유의 과제는 자본주의적 기술론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에 관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본주의적 기술론의 본질은 인간생활을 편리하고 물질적으로 풍요하게 만드는 데 있다. 생활을 편리하고 풍요하게 하는 것을 우리는 기능이라 부른다. 기술론은 기능적 사고로 이어진다. 기능적 사고는 효능과 생산고로 집약된다. 효능과 생산고는 계산 가능한 이익의 목록을 만들게 하는 기준이고, 그 목록에 빠져 있는 것은 가치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마르셀이 잘 지적했듯이, 기술적 가치만을 숭상하는 기능주의는 늙음과 병약함을 비기능적 몰가치로써 푸대접한다. 말하자면 비기능적 몰가치는 기능적 효율과 생산고의 증진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과 같다. 늙음과 병약함은 노후 기계처럼 폐품처리 대상 리스트에 올라간다. 기능사회에 접어들면, 이미 노인과 병약한 환자들은 남들의 평가이전에 스스로 자신들도 그렇게 생각하면서 절망의 쓸쓸한 나락으로 떨어진다. 노인들은 스스로 안 늙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온갖 발버둥을 다 치지만, 그런 행태는 노인들의 절망을 재촉할 뿐이다. 그 경우에 죽음은 낡은 기계의 멈춤과 같다. 죽음은 소유활동의 끝일 뿐이다. 죽음은 모든 소유의 무상함을 넘어서 존재의 의미를 다시 찾게 해주는 신비로 이해되지 않는다. 죽음은 기계의 생명처럼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존재론적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다른 차원의 존재방식의 시작임을 기능주의와 기술론은 전혀 이해 못한다. 죽음을 기다리는 어떤 사형수들의 얼굴이 왜 성자처럼 해맑아지는지 기능주의와 기술론은 이해 못한다. 편리함과 풍요함을 주는 기술과 기능은 다른 한편으로 인생에서 존재론을 폐지시키는 절망을 부채질한다. 하이데거의 철학이 이 기술론의 의미를 잘 분석해 놓았다. 그의 ‘강연과 논문집’에서 하이데거는 근대기술의 본질을 ‘도발로서의 탈은폐’(disconcealment as provocation)라고 정의하였다. 기술이란 낱말인 ‘테크닉’(technique)은 고대 그리스어의 ‘테크네’(techne)에서 파생되어 나왔는데, 테크네는 ‘현성으로서의 탈은적’(disconcealment as bearing-fruit)의 의미를 뜻한다. 같은 단어인 ‘disconcealment(Entbergen)’가 근대기술에서는 도발적인 ‘탈은폐’로, 고대 테크네에서는 현성(現成=저절로 피어남)으로서의 ‘탈은적’으로 하이데거가 사용하고 있는 것을 예사롭게 봐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이 ‘disconcealment’를 그냥 다 ‘탈은폐’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그것은 재고되어야 한다. 은폐와 은적의 한국어 뉘앙스가 다르다. 전자는 범인이 비밀스러운 것을 감추는 행위를 말하고, 후자는 스스로 사라지는 은자의 행위를 말한다. 이 구별은 하이데거의 기술론을 이해하는 핵심이 되기에, 재래의 번역처럼 일률적으로 옮기면 그를 오독하는 결과를 낳는다. 고대 그리스의 테크네는 자연이 스스로 현시하는 탈은적의 행위(꽃피기/열매맺기)를 인간이 도와주는 정도의 잔기술을 말하고, 근대의 테크닉은 자연이 스스로 자신을 현시하기 전에 인간이 강제로 자연의 속살을 드러내고 토해내도록 강요하는 거대기술을 말한다. 탈은폐는 자연이 인간의 소유와 이익에 필요한 것을 빨리 대량적으로 토해낼 것을 심문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근대기술은 자연이 은폐시켜 놓은 것을 인간이 강제적으로 탈은폐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런 근대기술의 탈은폐화 방식을 하이데거는 독특한 독일어로 ‘게슈텔(Ge-stell)’이라 불렀다. 본디 독일어로 ‘게슈텔’(Gestell)은 ‘발판 사각대’나 ‘받침대’처럼 테크네 정도에 맞는 잔일하는 소도구를 뜻하였으나, 이것이 근대 테크닉으로 이전하면서 하이데거가 그것을 ‘Ge-stell’이라고 띄어 썼다. 이 말은 피의자를 심문하고 때로는 주리를 틀면서 고문까지도 하는 심문대의 의미로 변한다. 더구나 ‘Ge-’는 ‘집단적’이란 의미의 뉘앙스를 풍기는 전철이므로 Ge-stell은 단독으로 하는 심문대가 아니라,‘집단 신문대’의 의미를 띤다. 인간이 자본의 축적과 집단적 이익과 편리를 추구하고자 자연에 대하여 주문사항들을 재빨리 토해내라고 집단 도발하는 그런 의미가 하이데거가 본 근대기술의 본질이다. 하이데거가 같은 단어를 고대 그리스적인 의미와 근대 기술론적 의미로 이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깊은 의미를 함의하는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는 여러 단어들을 그렇게 사용했다. 그가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같은 단어들을 이중적 의미로 썼다는 것은 내가 이 글의 시작에서 언급한 것처럼 본능의 소유와 본성의 존재가 인간의 무의식에서 종이 한 장의 차이로 이웃하고 있다는 인류사의 무의식과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는 것 같다. 근대기술의 ‘집단심문대’(Ge-stell)의 방식은 단지 자연에 관한 인간의 도발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런 도발적 심문의 사고방식이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를 다 잉태시켰다는 것이다. 자유주의는 집단심문적 탈은폐의 기술방식이 바로 인간 자유의 도발적 힘을 상징하는 의미로 해석했고, 사회주의는 집단심문적 탈은폐의 기술방식으로 인간사회의 평등을 이룩한다는 명분아래 인위적으로 사회성원들을 심문하고 주리를 틀었다. 하이데거는 기술자체가 위험하기보다 오히려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마음이 더 위험하다고 언급했다. 인간 마음의 위험성은 인간자아의 무한 의지와 그 소유욕의 위험성을 말한다. 마음의 무한 소유욕으로 인간이 존재를 완전히 망각하고, 죽음의 신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인간 두뇌의 사이버네틱스가 철학적 사유와 시를 대신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을 그는 우려했다. 지구의 사막화 이전에 인간마음이 온전히 황폐화될 것임을 그는 예견했다. 그는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하기 전에,‘무엇을 사유해야 하는가.’하고 심각히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대사상은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그는 사유가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중국 동북공정 문제 학술·외교 병행대응”

    이규형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6일 중국의 ‘동북공정’과 관련,“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거나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여타 사안과 연계시키지 않고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대처해 왔으며 중국과의 역사문제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내외신 정례브리핑에 참석,“새로 출범하게 될 ‘동북아역사재단’ 등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 연구를 통해 우리 민족의 역사에 관한 학술적 성과를 축적해나가는 노력을 병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적 대응이 미흡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면서 “신화사 홈페이지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 왜곡사례로 보이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시정조치했다.”고 설명했다.이 차관은 동북공정을 주도하는 중국 사회과학원(변강사지 연구센터)에 대해 “성격은 국책 연구기관이며 일반 사립 단체와 다르고 국가 공무원으로서 보통 학자와는 다른 신분이라고 생각된다.”면서 “다만 그 결과를 나름대로 정리해서 발표했을 때 그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는 현실적으로 말하는 게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아베 日관방-아마디네자드 이란대통령 ‘닮은꼴 역사관’

    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과 핵개발로 서방과 대치중인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닮은꼴 역사관’을 갖고 있다는 분석 기사가 나왔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4일 일본 우경화에 대한 분석기사에서 아베 장관은 야스쿠니 신사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장관의 역사론은 2차대전의 전범을 단죄한 ‘도쿄재판’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접근이라는 비판이다. 이 잡지는 아베 관방장관이 “일본 제국의 장군과 제독들이 전범으로 규정된 역사를 부인하고 있다.”면서 도쿄재판에 대한 역사가의 새로운 고찰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주변국의 우려를 부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똑같다는 설명이다. 이는 나치 독일에 의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하고 역사의 수정과 재해석을 요구하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역사관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홀로코스트 역사를 ‘지어낸 이야기(신화)’에 불과하다며 부인하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3일(현지시간) 이란을 방문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도 홀로코스트를 부인, 논쟁을 일으켰다. 지난해 11월에는 “이스라엘을 지도상에서 없애버려야 한다.”고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 슈피겔은 아베 장관이 도쿄 재판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는 것은 그의 가족적 배경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베 장관의 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는 전시 체제를 위한 산업 정책을 이끌었다. 기시 전 총리는 1945년 A급 전범으로 체포됐으나 전범으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中 “2018년 백두산서 동계올림픽”

    中 “2018년 백두산서 동계올림픽”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2018년 개최되는 제25회 동계올림픽을 백두산(長白山·중국명 창바이산)에 유치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세계자연유산 및 세계지질공원 신청에 이어 올림픽 유치 등 대규모 개발을 통해 전 세계에 중국 영토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린(吉林)성 직속 창바이산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 스궈샹(石國祥) 주임은 3일 창춘(長春)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백두산에 ‘왕톈어(望天鵝)국제스키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5∼15년에 걸쳐 백두산에 50억∼120억위안을 투자하기 위해 국내외 재벌 및 대기업과 투자 유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스 주임은 왕톈어스키장을 기반으로 앞으로 10년 동안 얼음과 눈을 주제로 한 백두산 관광브랜드를 키워 나가고 대륙간 또는 국제 회의, 동계 스포츠대회 등을 주최해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를 따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창바이산의 세계자연유산 및 세계지질공원 신청 공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얼마전 이곳을 방문한 우이(吳儀) 부총리도 이를 높이 평가하고 관심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상표권 경매에서 백두산 지명이 들어간 상표가 36억원의 매물로 나왔다. 중국 신화통신은 창춘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2회 동북아투자무역박람회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상표 경매에서 ‘창바이산 광천수’ 등 관련 상표 4개가 최저 경매가 3000만위안(약 36억원)에 매물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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