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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어도 삼키려는 中 맞서 韓·타이완 머리 맞댄다

    이어도 삼키려는 中 맞서 韓·타이완 머리 맞댄다

    한국과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갈등이 군사적 충돌 위기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도 이어도를 둘러싼 영유권 논란이 수년째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올 3월 중국 국가해양국장이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어도는 중국 관할이며 그 지역을 앞으로 정기 순찰하겠다.”고 말해 그렇잖아도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인들을 분노하게 했다. 현재는 소강 상태지만 이어도 관할 문제에 대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한국의 민간 학술단체 이어도연구회와 타이완중앙연구원이 합동으로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포지엄은 국제해양법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타이완에서 20~21일 양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도는 해수면에서 약 5m 아래 가라앉아 있는 수중 암초로, 10m 이상의 높은 파도가 쳐야 발견할 수 있는데 ‘섬’이란 이름이 붙어 있는 것도 사실은 이상하다. 다만 제주도 전설에서 이어도는 어부가 죽으면 가는 환상의 섬으로 알려져 왔다. 전설이나 민요에 나타나 있는 이어도였지만 1951년 국토규명사업의 일환으로 탐사가 이뤄져 지금은 ‘대한민국 영토, 이어도’라는 동판이 가라앉아 있다. 1970년에 이어도 해역을 제7광구로 지정한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이 제정됐다. 2003년에는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해 놓은 상태다. 이어도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관할하는 해역인 것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고충석 이어도연구회 회장은 ‘암초와 섬의 영토 분쟁을 위한 새로운 해결책’이란 논문에서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욕과 고대 중국의 문화제국주의 망령이 바다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무력 충돌의 위협에서 각국이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해양법 원칙이 필요하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연홍 이어도연구회 연구위원도 “17세기 일본 도쿠가와 막부는 독도가 조선에 가까우니 조선의 섬이라고 선언했고 19세기 일본 메이지 정부는 오키나와가 일본에 복속될 때 센카쿠 섬을 함께 진상하려고 했으나 정중히 거절했다.”면서 “무인도나 수중 암초의 경우 가장 가까운 유인도에 귀속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강병철 제주인뉴스 대표는 “중국이 이어도 관할을 주장하는 데는 군사 안보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면서 “중국 해군이 작전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수역이 필요한데 이어도가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되면 쉽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옌훼이 타이완중앙연구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연구교수는 “이어도(소코트라 록)에 대한 중국의 해양 권리와 영유권 주장에는 명확성이 결여돼 있다.”면서 “유엔 해양법협약 제74조와 제83조에 의거한 해양 경계 획정안에 중국이 동의하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엔 해양법협약 제74조와 제83조는 EEZ 경계 획정에 대해 대륙붕 경계 획정의 경우와 같이 ‘형평한 해결을 달성하기 위해 국제법에 의거한 합의에 의해 행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것은 EEZ 및 대륙붕 경계 획정의 방법과 목적을 규정한 것으로 당사국 간의 ‘합의가 그 방법이고 형평한 해결’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2006년부터 한국과 중국은 협상을 시작했지만 22번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송옌훼이 연구교수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영유권과 관할권을 주장하는 것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성을 해치는 일”이라면서 “이들 바다에서 긴장을 감소시키고 평화를 유지할 책임과 능력이 중국에 있는 만큼 분쟁이 격화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중국에 요구했다. 로버트 베크먼 싱가포르국립대 해양법 교수는 “해양법협약에 의하면 간출지와 수중 지형은 영유권 주장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수중섬을 인공섬으로 만들거나 건축 구조물을 설치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EEZ나 대륙붕 권리 주장이 겹치게 된다면 일방적인 행동을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크먼 교수가 제시한 ‘인공섬’은 일본 도리시마의 사례가 있다. 일본은 만조 시 겨우 60~70㎝만 남는 조그만 바위를 ‘섬’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바위가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콘크리트 방파제를 설치해 보호하고 있고 있다.독도나 센카쿠열도 등 현재 해양에서 영유권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근원은 2차세계대전 이후 전후 처리를 담당했던 미국이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고 또한 1951년 미국이 주도했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이 불완전하고 일본에 보다 유리하게 정리된 탓이라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주장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만주사변 81돌… 中 100개市 反日시위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기 위해 일으킨 만주사변이 81주년을 맞은 18일 중국 100여개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인 반일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는 만주사변일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오전 9시 18분 중국 전역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랴오닝(遼寧)·간쑤(甘肅)·윈난(雲南)·쓰촨(四川)·안후이(安徽)성 등의 지방 정부는 만주사변 희생자 추모 차원에서 사이렌을 울렸다. 시위대는 “9·18을 잊지 말자.”,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는 중국 땅”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오성홍기,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 등을 들고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부르면서 거리를 누볐다. 베이징 시내 량마차오루(亮馬橋路)에 있는 일본 대사관에는 1만여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플라스틱 물병과 계란을 일본 대사관에 던졌고 공안(경찰)은 대사관으로 돌진하려는 시위대를 제지했다. 상하이에서도 4000여명의 시위대가 일본 총영사관에 모여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를 비난했고 만주사변이 시작된 랴오닝성 선양(瀋陽)에서는 4500여명이 훼손된 일장기와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의 사진을 들고 항의했다. 중국 공안 당국은 평화적인 시위는 용인하겠지만 폭력, 파괴, 약탈 행위는 엄중 처벌하겠다고 경고하며 시위대를 통제했다. 센카쿠 상륙을 시도했던 홍콩 댜오위다오보호행동위원회는 선박검사증명서를 받지 못해 출항하지 못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의 언론 매체들도 이성적인 애국을 강조하면서 폭력 행위 자제를 촉구했다. 베이징시 차오양(朝陽)구는 구내 800곳의 일본계 기업에 하루 동안 임시 휴업할 것을 권고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칭다오 등에 있는 일본인 학교도 하루 휴교했다. 저장(浙江)성과 푸젠(福建)성의 어선 1000척이 몰려갈 것으로 예고된 센카쿠열도 해역에서는 중국 어업지도선 ‘위정(漁政) 35001호’와 해양 감시선 10척이 접속수역 12∼24해리(22∼44km)에서 항해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센카쿠열도 주변에 대형 순시선 7척과 소형 어선을 추적할 수 있는 순시정을 배치했으며 방위성도 비상 상황에 대비해 자위대 함정을 센카쿠열도와 가까운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일본 정부는 또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30분쯤에는 일본인 2명이 센카쿠열도에 기습적으로 상륙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들이 사전 허가 없이 섬에 상륙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선 ‘중일 교전’이 하루 종일 인기 검색어 목록에 오르는 등 네티즌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소금, 쌀 등의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는 모습도 목격됐다. 저장성 원저우(溫州)시의 소금을 관리하는 염무국은 전날 시민들을 상대로 “2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소금이 있다.”며 사재기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일본에서도 반중 감정이 고조되면서 17일 오후 6시쯤 후쿠오카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 연막탄 두 발이 날아들었지만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rlee@seoul.co.kr
  • 中 ‘비상’…18일 대규모시위 예고, 日 ‘다급’…美에 ‘지원 사격’ 호소

    中 ‘비상’…18일 대규모시위 예고, 日 ‘다급’…美에 ‘지원 사격’ 호소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에 항의하는 중국 내 반일 시위가 격화되면서 중국과 일본 모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반일 시위가 자칫 ‘반정부 시위’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하며 통제에 나섰고, 중국 내 일본인 및 일본 기업은 극도로 긴장한 채 시위 양상 변화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센카쿠열도 등 동중국해 도서는 미·일 상호방위조약에 해당한다.”며 미국 측에 ‘지원사격’을 호소해 중국 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17일 폭력 시위대 검거 소식과 함께 ‘시위는 용납하되 폭도는 엄벌한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광저우(廣州) 공안국은 17일 전날 반일시위를 빌미로 길거리에 주차 중이던 일제 차량과 일본 상점 유리창 및 광고판을 파손한 혐의로 1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시 공안(경찰)국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이성적 항의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타인의 합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은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국이 폭력 시위 엄단 조치를 밝힌 것은 일부 시위 현장이 통제가 안 될 만큼 과격 양상을 띠고 있고, 이는 자칫 반정부 시위로 확산될 위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6일 광둥(廣東)성 선전(深?) 시위의 경우 시위대가 공산당위원회 건물로 몰려가 돌멩이 등을 투척하는 등 반정부 양상을 보였다. 한편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중국 유일의 전국망인 중앙 인민 라디오 인터넷판을 인용, 중국 저장성과 푸젠성의 어선 1000척이 17일 센카쿠열도를 향해 출항해 이르면 이날 센카쿠열도 부근 해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들 어선은 지난 6월 1일 시작된 동중국해 조업 금지 기간이 끝나는 16일에 출항할 예정이었지만 태풍 때문에 하루를 연기해 17일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일본인과 일본 기업들은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졌다. 17일에는 반일 시위가 잠시 주춤했지만 만주사변 81주년인 18일 전국적으로 대규모 반일 시위가 예고돼 있어 외출을 삼가고, 영업을 중단하는 등 시위 양상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니클로는 18일 중국 내 19개 매장의 문을 닫는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전날보다 12곳 늘어난 수치다. 파나소닉도 생산라인이 파괴된 칭다오와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의 전자부품 공장 가동을 18일까지 중단할 예정이다. 마쓰다 자동차는 난징(南京) 공장 가동을 18일부터 4일간 멈출 계획이다. 유통업체 이온도 시위대의 습격으로 매장 물품 등을 약탈당한 칭다오의 대형마트 ‘자스코 황다오(黃島)점’ 영업을 중단했으며 영업 재개가 불투명한 상태다. 또 다른 유통기업인 세븐아이홀딩스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이토요카도’ 슈퍼마켓 13곳과 세븐일레븐 편의점 198곳의 영업을 중지할 예정이다. 일부 일본계 백화점과 슈퍼마켓은 시위대의 습격 및 약탈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아예 간판을 내리기도 했다. 시위로 인해 직접적 피해를 입은 기업이 아니더라도 직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휴업하는 곳이 늘고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은 전했다. 반일시위가 일본의 중국 침략이 본격화된 9·18 만주사변 81주년과 겹치면서 중국에선 일본 침략 역사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만주사변 발발지인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9·18역사박물관에는 최근 관람객이 급증해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18일 반일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글들이 확산되면서 중국 내 일본 공관과 일본인들이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한편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은 이날 도쿄에서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중국과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동중국해 도서가 미·일 상호방위조약에 해당한다는 데 일본과 미국 정부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겐바 외무상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과의 센카쿠 분쟁에서 미국 측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rlee@seoul.co.kr
  • 中, 수위 조절 日, 안전 비상

    중국 당국은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에 항의하는 반일시위가 자칫 반정부 시위로 변하지 않을까 경계하며 이성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당장 일본에 압력을 주기 위해 일정 수준의 시위는 묵인하면서도 권력교체가 예정된 18기 전국대표대회(전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위 조절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양상이다. 중국 관영 언론들이 16일 일제히 폭력 시위 자제를 경고하는 사설과 칼럼을 내보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관영 신화통신은 ‘나라를 사랑한다면 이성적인 시민이 돼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 국민들이 주말을 이용해 일본 정부의 댜오위다오 국유화 만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지만 폭력을 동원해 사회질서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또 “일부 시위대가 ‘때리고 부수고 약탈하는’ 몰지각한 행위를 일삼는 것은 사회적 불안 요소인 만큼 각 지방정부는 사회질서 수호의 직무를 굳건히 해 이들을 법의 이름으로 반드시 엄벌해야 한다.”며 처리 지침도 제시했다. 중국 당국이 시위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중국 인민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15일 학생회의 긴급 소집령을 받고 가보니 댜오위다오 반일시위 참가자를 모집하는 행사였다.”면서 “주최 측은 행사가 학교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의 비준과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소개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 내 자국인 안전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민방에 출연해 “일본인과 기업에 위해가 미치지 않도록 엄중 감시해야 한다.”면서 “방화 등에 의한 일본 국기 파손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전날 베이징의 일본대사관을 통해 중국 외무성에 시위대의 일본 기업 방화와 일본계 유통업체 약탈 등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일본인의 안전 확보를 요구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중국 거주 자국민에게 ▲시위대의 표적이 되고 있는 대사관이나 영사관 주변에 접근하지 말고 ▲혼자서 야간 외출을 삼가는 한편 ▲일본어 대화를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라고 긴급히 당부했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rlee@seoul.co.kr
  • 몸값 뛴 세종시… 하반기 분양 성공신화 이을까

    몸값 뛴 세종시… 하반기 분양 성공신화 이을까

    세종시 아파트 청약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앙 행정기관들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심각한 주택난이 드러난 데다, 뛰어난 학군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췄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그동안 아파트를 공급할 때마다 분양 대박을 터뜨린 경험을 살려 올가을에 공급하는 아파트에서도 분양 성공신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양가는 3.3㎡당 780만~830만원 정도. 그동안 분양했던 아파트 분양가와 비교해 큰 변동이 없다. 세종시에서 단일 브랜드로는 최대 물량을 공급하는 중흥건설은 2곳에서 분양 중이다. ‘중흥S-클래스’는 교육시설이 몰려 있는 에듀타운(종촌동 L1블록)과 자연환경이 뛰어난 에코타운(아름동 L4블록)에 들어선다. 에듀타운은 84~108㎡ 559가구로 단지 주변에 초·중·고교가 붙어 있다. 분양가는 3.3㎡당 787만~828만원. 에코타운(아름동 L4블록)은 84~96㎡ 452가구. 분양가는 3.3㎡당 791만~832만원이다. ㈜한신공영은 지난 12월과 올 1월 두 차례 성공 분양한 데 이어 ‘세종 한신휴(休)플러스 엘리트파크’ 아파트 687가구를 다시 내놓았다. 전용면적 84㎡ 279가구, 99㎡ 408가구 등이다. 모든 가구를 4베이(방과 거실을 합쳐 4개 평면을 전면으로 배치하는 설계),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로 채광효과를 높였다. 99㎡ B형은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3면 개방형 구조로 설계했다. 단지 위에 국제고(2013년 3월)와 과학고(2014년)가 들어설 예정이다. 유승종합건설은 ‘유승 한내들’ 아파트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59㎡ 435가구, 84㎡ 228가구 등 총 663가구다. 모든 가구를 남향 배치, 전면이 트이도록 설계해 일조권과 채광이 뛰어나도록 했다. 하반기 가장 많은 물량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호반건설. 호반건설은 다음 달 고운동과 종촌동에서 각각 424가구와 557가구를 내놓는다. 이어 11월에도 고운동에서 690가구를 예정대로 분양한다. 이지건설은 11월 중 고운동과 도담동에서 각각 324가구, 158가구를 분양한다. ㈜한양은 고운동에서 한양수자인 아파트 463가구를 다음 달 공급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낯선 몸짓들…色다르거나 자유롭거나

    낯선 몸짓들…色다르거나 자유롭거나

    공연시간이 무려 4시간에 육박하거나 무대에 물이 차오르는 연극부터, 발레와 결합하거나 힙합과 만난 현대무용까지, 예사롭지 않은 공연들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월 나란히 개막하는 ‘2012 국제공연예술제’와 ‘서울세계공연축제 2012’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국내외 연극과 무용으로 포진했다. ●대학로서 세계공연예술의 현재·미래 진단 다음 달 5일부터 23일 동안 서울 대학로에서 2012 국제공연예술제(SPAF)가 펼쳐진다. 한국공연예술센터 최치림 이사장은 “형식과 표현에 있어서 시대의 사상과 고민을 아우를 수 있는 12개국 27개 작품을 선정했다.”면서 “공연예술의 미래를 진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간휴식을 포함해 공연시간이 4시간 15분에 이르는 폴란드 연극 ‘(아)폴로니아’로 축제의 문을 연다. 유대인 어린이 25명을 구한 폴란드 여인 아폴로니아를 비롯해 이피게니아(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알케스티스(에우리피데스의 ‘알케스티스’)로 희생의 의미를 탐구한다. 라이브 음악과 서커스,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다. 세기의 연인 카미유 클로델과 로뎅의 이야기를 춤과 대화로 그린 루마니아의 ‘나, 로뎅’도 기대작이다. 벨기에 무용수와 안무가, 프랑스 극작가, 루마니아 연출가와 배우가 뭉친 이 작품은 세계 각국에서 초청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연극도 실험적이다. 극단 노뜰의 ‘베르나르다’는 스페인 대문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사회적 규범에 저항하는 현실을 그렸다. 원영오 연출은 “홍수로 집에 물이 차오르는데 그것도 모른 채 서로를 억압하는 현실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현대 정치상황으로 각색했고, 극단 작은신화의 ‘트루 러브’는 미국 포스트모던 작가 찰스 미 주니어의 작품으로, 성 문제를 공론화한다. 무용 참가작들은 몸과 움직임에 집중한다. 프랑스 현대무용의 주역으로 꼽히는 마틸드 모니에의 ‘소아페라’는 커다란 비누거품과 무용수들이 유기적으로 조화하면서 춤과 시각예술의 융합을 보여 준다. 독일·스위스가 공동제작한 마마자의 ‘커버업’은 드러난 것과 감춰진 것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독일 안무가 헬레나 발드만의 ‘리볼버를 들어라’는 인간 두뇌의 해방과 망각을 표현한다. 국내 무용작은 11개가 준비돼 있다. 분단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이 만나는 과정을 그린 JK프로젝트의 ‘홈워크18’, 탄성·중력·마찰 등 물리현상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찾은 노경애의 ‘마스’, 임지애의 ‘생소한 몸’, 숨 무브먼트의 ‘내밀한 무한’, 댄스씨어터 4P의 ‘도시의 부재’ 등이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spaf.or.kr) 참조. ●서울을 물들이는 53개 무용단의 ‘춤 성찬’ 새달 5~20일에는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를 연다. 16개국 53개 무용단이 참가해 예술의전당, 강동아트센터, 서강대 메리홀 등 서울 곳곳에서 공연한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국제적 명성을 가진 무용단과 안무가를 소개하고, 무용 예술의 대중화와 춤의 공공성을 위한 무대”라고 말했다. 도발적이고 전위적인 현대발레를 선보이는 스웨덴 쿨베리 발레단이 개막공연을 한다. 리허설과 공연의 경계를 넘나들며 춤의 자유를 강조한 ‘공연중’, 해학을 담은 ‘검정과 꽃’ 등 발레와 현대무용, 연극적 요소를 골고루 갖춘 작품을 선보인다. 캐나다 안무가 다니엘 레베이예는 의상과 무대 장식을 거부한 ‘사랑, 시고 단단한(큰 사진)’을 준비했다. 신체 그 자체에 집중하면서 가혹한 삶, 무거운 육체에서 도피하고픈 욕망을 그렸다. 반면 이스라엘 안무가 야스민 고더의 ‘러브 파이어’는 무용수들의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춤으로 60여분을 채운다. 성적 코드의 은유가 녹아 있어 19세 이상 관람가다. 발레에서 스트리트 댄서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무용수 왕현정은 비보잉과 현대무용, 스트리트 댄스 등을 결합한 ‘힙합의 진화 Ⅵ’를 선보인다. 이 무대에서 이영일은 낯설고 상반된 일들에 맞닥뜨린 한 남자의 상상을, 안수영은 ‘15분 뒤에 죽는다면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를 몸으로 표현한다. 일정은 홈페이지(www.sidance.org) 참조.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딱 1시간… 시진핑 2주 만에 나타났다

    무려 2주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춰 신병 이상설 등 각종 소문이 증폭됐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관영 언론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잠적으로 중국의 권력교체 등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그간의 우려는 일단 상당 부분 해소됐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장기간의 공백이었던 데다 당국이 그 배경 등을 함구해 왔다는 점에서 짧은 동정 보도로 모든 의혹이 해소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관영 신화통신 등은 시 부주석이 15일 오전 베이징의 중국농업대학에서 열린 과학대중화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고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중국중앙(CC)TV도 저녁 종합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를 통해 같은 날 약 2분간 그의 시찰 활동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시 부주석은 흰색 셔츠와 검은색 점퍼 차림으로 큰 불편 없이 두 발로 걷고, 두 손을 들어 올리는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신화통신은 이번 시찰에서 발표한 시 부주석의 즉석 담화까지 소개해 그의 정신 건강도 이상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짧은 공개 활동만으로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이를 의식한 듯 중국 외교부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시 부주석이 오는 21~25일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난닝(南寧)에서 열리는 ‘중국-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엑스포’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가 최고지도부의 향후 일정을 미리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리청(李成)은 “시 부주석이 2주간 잠적한 것은 등 부상 등 건강 문제 이외에도 18기 전국대표대회(전대)를 둘러싸고 계파 간 권력투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당장 지난 8월 열렸던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에서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 숫자를 9명으로 유지할지 아니면 7명으로 축소할지에 대해 계파 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관측이 여전하다. 또 후진타오 주석이 좌장인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당서기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계열인 장가오리(張高麗) 톈진(天津)시 당서기가 상무위원 진입을 놓고 여전히 경합하고 있다는 설도 이 같은 추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시 부주석의 공개 활동이 한 시간 남짓 이뤄진 농대 시찰이 전부였다는 점에서 건강이상설이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하버드대의 노아 펠드먼 교수는 “중국 당국이 시 부주석의 지난 2주간 행적에 대해 설명하지 않을 경우 사람들의 불안 심리는 가중될 수밖에 없고, 최고지도부 통치행위의 정당성마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在中 일본인 ‘묻지마식 피습’ 공포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 이후 중국 내 일본인에 대한 ‘묻지 마 식’ 습격이 잇따르고 있다. 상하이의 일본 총영사관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한 지난 11일 이후 중국 내 일본인 피습 사례가 6건 접수됐다고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한 일본인은 인도를 걷던 중 일부 중국인이 영어로 ‘일본인’이라고 외친 뒤 뜨거운 라면을 얼굴에 끼얹어 눈 부위를 다쳤으며 동행했던 다른 일본인은 안경을 빼앗기는 봉변을 당했다. 또 다른 일본인은 중국인에게 이유 없이 발길질을 당해 다리 등에 타박상을 입었으며 중국인으로부터 머리에 탄산음료 세례를 받은 일본인도 있다. 반일 감정은 일제 상품 불매 운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당장 이날부터 구이저우(貴州) 위성TV는 일본 제품 광고를 전면 중단했다고 중국경제망이 보도했다. 또 최근 일제 불매 운동으로 베이징 등 주요 지역에서 노트북PC 등 일본 디지털 제품 판매가 급감했다고 전했다. 8월 한 달 판매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5%가량 줄었다. 전국 승용차연석회의 통계에 따르면 8월 차량 판매가 독일계의 경우 25%, 미국계가 23% 증가했으나 일본계는 1% 증가에 그쳤다. 중국인들이 센카쿠열도 분쟁 이후 일제 차량을 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중앙(CC)TV가 이날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 이상이 다시는 일제 상품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답했는데 이들 가운데 90% 이상이 일본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라고 이유를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내 220개 여행사와 5500개 관광상품 판매점이 여행을 포함한 일본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예멘 시위대도 美대사관 난입…이슬람권 전역 ‘反美 불길’

    이슬람을 모독한 미국 영화에 대한 반발로 촉발된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 습격 사건 이후 중동 지역에서 반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리비아 주재 미 대사가 이슬람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사망한 뒤에도 이슬람 국가 곳곳에서 이슬람교 창시자인 마호메트를 모욕한 미 영화에 항의하는 시위와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이라크 “美제품 불매” 등 전방위 시위 AFP와 CNN, 신화통신 등은 13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예언자 마호메트를 모욕한 미 영화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미 대사관에 난입해 경찰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 수백 명은 대사관으로 들어가 게양된 성조기를 끌어내 불에 태웠으나 물대포 등을 동원한 경찰에 밀려 밖으로 쫓겨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실탄을 발사했고 시위 참가자 최소 1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 예멘 정부 관리는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국민에게 사과하고 이번 사건의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국영 뉴스통신 사바가 전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도 지난 11일에 이어 12일 오후부터 수백 명의 시위대가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독일 dpa통신은 경찰이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최소 13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이 14일 전국 주요 모스크에서 예배를 마친 뒤 영화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열기로 해 이번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무슬림형제단은 평화 시위를 공언하고 있지만 반미 감정 때문에 폭력 시위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도 미국의 이익을 대표하는 스위스 대사관 앞에서 대학생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시위는 대학가의 반서방 과격 단체인 이슬람학생협회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150㎞ 떨어진 성지 나자프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반미 구호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전 세계 이슬람 국가에 미 대사관을 폐쇄할 것과 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북아프리카 수단과 모로코, 튀니지의 미 공관 앞에서도 해당 영화를 규탄하고 미국 측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모로코 최대 도시 카사블랑카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모인 청년 300~400명이 미 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오바마에게 죽음을’ 등 반미 구호를 외쳤다. ●印尼 등 동남아 美공관도 경계태세 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유엔본부 앞에서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일컫는 소수 살라피스트 그룹이 이끄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영화를 옹호한 것으로 전해진 미국인 목사의 사진과 성조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와 인도,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아시아권의 이슬람 국가들은 자국 주재 미 대사관에 대한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문제가 된 영화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유신체제로 정경유착·재벌 탄생… 결국 외환위기 대재앙 불러”

    “유신체제로 정경유착·재벌 탄생… 결국 외환위기 대재앙 불러”

    5·16 군사쿠데타, 10월 유신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하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박 후보는 5·16 군사쿠데타와 10월 유신에 대해 ‘구국의 결단, 불가피한 역사적 선택’이라고 거듭 주장한다. 홍사덕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해 유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근대화의 토대를 완성했다는 경제적 성과를 놓고는 평가가 갈린다. 이런 가운데 진보 성향의 학자들이 유신체제가 정경유착은 물론 1997년 외환위기를 불렀다고 비판하면서 진보·보수 간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1972년 10월 17일 오후 7시 박정희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국회를 해산하고 모든 정치활동을 중지시켰으며, 일부 헌법의 효력을 중지한다는 제1항을 시작으로 모두 4개 항의 ‘특별선언’도 발표했다. ‘10월 유신’의 시작이었다. 올해는 10월 유신과 유신헌법 공포 40주년이 되는 해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한국역사연구회 등 진보 성향의 4개 역사 단체는 ‘역사가, 유신 시대를 평하다’를 주제로 오는 14~15일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연합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유신체제의 현재적 의미는 무엇인가.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학)는 ‘8·3 사채 동결 조치와 재벌의 탄생’을 설명하고 있다. 박 교수는 “유신체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면 성립과 유지가 어려웠다.”면서 박정희 정권과 기업의 유착 고리를 “1972년 긴급조치 14호로 발효된 8·3 사채 동결 조치와 500억원의 산업합리화 자금 방출”에서 찾았다. 이론상으로는 고리사채의 성행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막겠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은 대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특혜였다. 정부는 사채 동결 조치에 따른 자금난 해소로 2000억원의 특별 금융채권, 200억원의 긴급 금융, 500억원의 합리화 자금 등을 방출하면서 8%의 금리를 적용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19%, 사채금리가 36.5%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특혜였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런 특혜 금리로 기업은 연간 1500억원의 자금 지원 효과를 얻었다. 특히 이 특혜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전체 사채의 60%를 끌어다 쓰던 대기업과 공기업에 집중됐다. 1971년 대기업의 타자본 의존도는 79.5%로 중소기업의 67%보다 12.5% 포인트나 높았다. 위장 사채까지 활용한 부실 기업을 정리하지도 않고 정책자금을 마구 쏟아부었다. 정책자금이 방출되면서 조선, 석유화학, 방위산업, 철강, 석탄, 자동차 등 중화학 공업을 하는 공기업과 대기업만 100% 혜택을 보았다. 대마불사식의 기업지원 정책은 대기업의 서열을 바꾸었고, 재벌의 탄생을 이끌었으며, 결과적으로 1997년 외환위기라는 거대한 위기를 초래했다고 박 교수는 규정했다. 박 교수는 “8·3조치는 부실 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그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면서, 기업을 유신을 지탱했던 경제적 토대로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전남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박진우씨는 유신체제의 시작이 1971년 경기도 광주대단지 폭동부터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박정희가 1962년부터 시작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농촌은 빈곤에 빠지고 급격한 이농이 발생한다. 1960년대 초반 연 19만명에서 1960년대 후반 연 50만명으로 이농 인구가 급증한다. 도시 인구의 비중이 1960년대 29.9%에서 1970년 41.2%로 증가한다. 농촌을 떠난 농민들은 서울 청계천 주변 등 대도시의 대규모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게 된다. 정부는 위생 문제를 내세워 청계천 판자촌을 철거하면서 1969년부터 광주로 대규모 강제 이주를 실시했다. 열악한 생활환경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광주 이주민들이 폭발하는데, 이것이 바로 1971년 8월 10일에 발생한 광주대단지 폭동이다. 이는 시민 저항의 신호탄으로, 그해 8월 16일 서울대 교수의 대학자율화 운동과 8월 26일 인천 부평시장 노점상 500여명과 노점철거반의 투석전으로 이어졌다. 3일 전인 8월 23일에는 북파부대원들이 벌인 ‘실미도 사건’이 벌어졌다. 도시 문제가 전면에 드러나자 박정희 정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해 10월 15일 위수령을 발동하고, 12월 6일에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듬해 8·3 긴급경제조치 등이 10월 유신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1970년대 강남개발이야말로 2012년 ‘토건족’의 모태이자 ‘부동산 불패신화’의 근원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박정희 정권의 강남개발은 도시개발 그 자체가 아니라 경부고속도로의 도로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면서 “박정희 정권은 1970년 평당 5100원에 산 강남의 토지 약 18만평을 1년 뒤인 1971년 5월에 1만 6000원에 매각해 20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했다.”고 했다. 특히 잠실아파트 단지 등 대단지의 연안공유수면 매립 사업을 진행하면서 매립면허를 내주는 과정에서 정치자금을 거뒀다고도 주장했다. 4대문 안의 명문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이전해 ‘강남 8학군’이 탄생하게 됐다. 또한 박정희 정권은 강남 이주를 촉진하기 위해 강북지역 개발 억제책도 실시해 ‘강북=낙후지역’이라는 인식도 생겼다. 특히 잠실지구 개발과정에서는 구획정리를 하면서 개인의 소유권을 침해하기도 했다. 전 교수는 “강남개발 과정에서 불로소득을 차단·환수할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정권 담당자들이 정치자금 조달을 위해 직접 투기에 가담했다.”면서 “결국 한국이 땀흘리는 사람의 사회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를 통해 지대를 추구하는 ‘짜릿한’ 사회로 변질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박정희가 없었다면 오늘날 한국은 없었다.’는 식의 인식에 대해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겸 역사문제연구소장은 “왜곡된 주술에서 벗어나야 한국 경제의 좌표와 과제를 제대로 설정할 수 있다.”면서 “유신체제가 왜 붕괴했나 생각해 보자. 명확하다. 국민이 저항했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박정희의 업적이 친일행적, 유신독재, 인권탄압, 민주주의 억압 등의 실정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 아니라, 그런 수준에서의 경제성장이었다.”면서 “박정희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면 더 이상의 경제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이를 키워야 분배가 가능하다.’든지 ‘선 경제성장, 후 민주화’, ‘경제성장은 독재 덕분에 가능했다.’는 명제들은 모두 착시이거나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오히려 경제발전이 질적 변화를 보인 것은 민주화 운동이 확대된 1980년대 이후”라면서 “박정희 시기 무역적자가 233억 달러였던 반면 재임 기간이 4분의1 정도에 불과했던 김대중 시기에는 846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韓流 열풍] 2002 한·일 월드컵때 첫 상륙… 인터넷·SNS 타고 급속도 확산

    [韓流 열풍] 2002 한·일 월드컵때 첫 상륙… 인터넷·SNS 타고 급속도 확산

    지난 7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에서 2500여 마니아팬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한국 가수로는 첫 단독 공연을 마친 김준수는 중남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류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남미의 문화적 요충지로 각광받는 멕시코에 한류가 상륙한 것은 한·일 월드컵 축구가 열린 2002년. 축구를 좋아하는 멕시코인들은 그해 10월 TV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 ‘별은 내가슴에’를 관심 있게 지켜봤고 주인공 안재욱은 순식간에 유명인이 됐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관심은 영화와 K팝으로 번져 나갔다. 지난 4월 주멕시코한국문화원 조사에 따르면 멕시코의 한류 스타 팬클럽은 총 76개, 회원수는 5만 5000명에 이른다. ●남미 ‘K팝 열풍’ 왜? 멕시코 등 중남미에서의 한류는 인터넷의 발달로 유튜브 등을 통해 시간적, 공간적 제약 없이 콘텐츠를 접하게 되면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멕시코에 10년째 거주하고 있는 교포 임모씨는 “K팝은 2000년도에 그룹 신화 팬클럽에서 시작돼 2005~2006년 동방신기가 K팝 열풍의 도화선이 됐다.”면서 “이후 슈퍼주니어, SS501, 빅뱅 등 K팝 가수의 팬층이 급속도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멕시코에 10~20대가 좋아할 만한 아이돌 스타가 없다는 것도 K팝 열풍이 커질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다. 카르멘 로페스(25)는 “K팝 가수들의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이 젊은층 감성에 어필한 것 같다.”면서 “멕시코에는 혼성그룹만 있고 섹시함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K팝 가수들은 잘생긴 데다 귀엽고 카리스마까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남교 멕시코 한국문화원장은 “K팝은 멕시코 음악과 많이 다르지만, 세련되고 멋있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면서 “지난 8월 K팝 월드 페스티벌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부른 참가자가 있을 정도로 한국 음악의 유행에 민감해 문화원에서도 한글 강좌에 이어 이달부터 K팝 가요 교실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멕시코의 유력 민영 방송사인 아스테카의 프로듀서인 알렉스는 “멕시코에서 미국팝이 지배적이지만 K팝은 새로운 시장의 출현이며 미국팝에서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테크닉의 진보가 눈에 띈다.”면서 “K팝의 경쟁력은 독특한 에너지와 끊임없는 창조성이며 미국 스타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친근함과 매번 새로운 콘셉트를 시도하는 모습은 K팝이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내다봤다. ●마니아층이지만 결속력 강해 멕시코에서 한류는 아직은 마니아층에 국한돼 있지만 이들은 단단한 결속력을 자랑한다. 한류팬들은 멕시코 내 한국 음식점에 모여 K팝을 접하거나 한국 문화원을 방문하고 인터넷을 통해 결속을 다진다. JYJ의 팬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알레한드라 아레사노(19)는 “가입자수는 4000명으로 회원은 13~27살이 많고 1주일에 한번씩 모여 JYJ의 멤버가 나오는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문화원 한국어 강좌를 듣는다.”면서 “라디오에서 K팝을 들을 수 없어 유튜브를 통하거나 직수입한 K팝 가수들의 앨범을 듣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남미 현지에서 K팝 관련 콘텐츠의 유통이 부재한 가운데, 일부 한류 팬들은 멕시코 내 전자제품 체인점에서 틀어주는 K팝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K팝을 접하는 경우도 많다. ‘대장금’,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등 한국 드라마는 물론 영화 ‘해운대’ 등 번역된 한국 영상물 DVD가 성행할 정도로 영상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다. 멕시코의 한 방송 관계자는 “중남미 사람들의 기질이 새로운 것을 빨리 받아들이고 결속력이 강해 소통이 잘 되는 편이다. 중남미의 한 나라에서 유행되면 삽시간에 전 대륙으로 번지는데 K팝의 인기도 그렇게 급속도로 퍼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K팝 저변확대 방안 마련해야 그렇다면 이제 불 붙기 시작한 중남미의 K팝을 확산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김준수의 월드투어를 기획한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아직은 중남미의 K팝 관객 규모가 적고 한 도시에서 한번만 열리는 경우가 많아 위험 부담이 크다.”면서 “마니아층을 넘어 K팝의 저변 확대를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머리셋 달린 신화속 괴물?…사자 3형제 격한 ‘부비부비’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세 마리의 젊은 수사자가 서로 몸을 비비며 인사하는 모습이 마치 그리스신화에서 지옥문을 지키는 케르베로스를 닮아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장면은 올 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칼라가디 초국경공원에서 촬영됐다. 이처럼 절묘한 순간을 포착한 아마추어 사진작가 바질 다르다간(34)은 당시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공원을 찾았었다고 설명했다. 다르다간에 따르면 젊은 수사자들은 사냥을 하던 중으로 보였으며 뜨거운 태양 빛 때문에 사냥을 포기하고 약 15분간 휴식을 취하며 서로를 격려하듯 뒤엉켜 놀았다. 그는 “우연히 수사자들을 발견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면서 “그들이 거의 서로 포옹하듯 인사를 할 때 멋진 사진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사자(학명: 판테라 레오)는 사회성이 뛰어난 동물로 무리 생활한다. 보통 한 무리에 대여섯 마리의 암사자와 한두 마리의 수사자,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들로 구성된다. 새끼들 중 수사자들은 어느정도 성장하면 무리에서 제외되는데, 이때 이들은 무리를 이루기 전까지 단독이나 형제들과 잠시 함께 지내기도 한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中남서부 윈난성 5.7 강진… 64명 사망

    中남서부 윈난성 5.7 강진… 64명 사망

    중국 남서부 윈난(雲南)성과 구이저우(貴州)성 접경지대에서 7일 오전 여러 차례의 지진이 발생, 최소 64명이 사망하고 715여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중국지진대망(CENC)은 이 지진 중 가장 강력했던 지진 규모가 5.7이었고, 약 1시간 뒤 발생한 지진은 규모 5.6이었다고 밝혔다. 규모 5.6의 지진을 포함한 여진은 모두 16차례였다. 진원은 북위 27.5도, 동경 104.0도, 깊이 14㎞ 지점이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2만채가량의 건물이 무너지거나 파손됐고, 윈난성에서만 10만명 이상이 대피했고, 7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윈난성 이량(宜良)현과 구이저우성 웨이닝(威寧)현이 주로 피해를 입었다. 이번 지진의 영향으로 이량현 샤오퉁(昭通)에서는 빌딩들이 흔들려 많은 사람들이 빌딩을 뛰쳐 나왔다고 블로거들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글을 올렸다. 지진은 윈난성 북쪽인 쓰촨(四川)성에서도 감지됐다. 쓰촨성 러산(山)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지진 당시 집에서 탁자가 흔들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중국 남서부는 지진 다발지역 중 한 곳으로, 지난 2008년 5월에는 규모 8.0의 대지진이 쓰촨성을 중심으로 산시성과 간쑤성 등을 휩쓸어 9만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낸 바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왕리쥔 정식기소… ‘형량 가벼운’ 배반도주죄

    지난 2월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미국 총영사관으로 망명을 시도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살인 사건이 공개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이 검찰에 정식 기소됐다. 당초 예상대로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는 국가안전위해죄 대신 통상 5년형 이하로 형량이 가벼운 배반도주죄가 적용됐다. 왕 전 부시장이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법의 왜곡 ▲배반도주 ▲직권남용 ▲뇌물수수 등 4개 혐의로 쓰촨성 청두시 인민검찰원에 의해 기소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달 중순쯤 청두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기소장에서 왕 전 부시장이 구카이라이가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혐의를 인지하고도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구카이라이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는 등 직무를 위배했다고 밝혔다. 앞서 외신들은 구카이라이가 헤이우드를 독살한 뒤 이를 왕 전 부시장에게 고백했으며 왕 전 부시장이 이 고백 내용을 녹음했다고 전한 바 있다. 검찰은 또 왕 전 부시장이 공직자로서 함부로 자리를 이탈해 미 총영사관으로 망명한 것은 배반도주죄에, 상부의 허가 없이 도청 장치를 사용한 것은 직권남용죄에, 직무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것은 뇌물수수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중화권 언론들은 배반도주 혐의가 적용될 경우 비교적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배반도주 혐의로 기소되더라도 왕리쥔은 국가기밀을 다루는 공직자여서 가중 처벌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성악 인생 50년 테너 박인수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성악 인생 50년 테너 박인수 교수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는 과연 어떤 것일까. 아마도 ‘라보엠’이라는 말에 별로 토를 달지는 않을 터. 가난한 보헤미안 연인들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라보엠’의 백미는 단연 ‘그대의 찬 손’이다. 한 대목 잠시 음미해 본다. ‘그대의 조그만 손이 왜 이다지도 차가운가요! 내가 따뜻하게 녹여 줄게요~ 저는 시인입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백만장자랍니다. 저는 꿈이 많답니다. 시와 노래의 아름다운 낭만적인 낙원에서 살지요. 그러나 갑자기 그대의 눈길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놨습니다. 자 이제 이름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 아리아는 성악을 하는 테너 가수라면 누구나 ‘로망’으로 여기고 있다. 이 노래, 그러니까 오페라 ‘라보엠’에 100여회 출연, ‘그대의 찬 손’을 수없이 불러 ‘한국의 도밍고’, ‘전설의 스텐토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50인의 목소리)라는 별명이 붙은 성악가가 있다. 1938년생, 우리 나이로 치면 74세임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서 쩌렁쩌렁하게 여전히 감동을 선사한다. 오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데뷔 50주년 기념음악회를 연다. 성악가가 50주년을 기념한다는 것은 실로 드문 일이다. 그에 걸맞게 김성빈, 김성준, 김성진, 류정필, 박현재, 신동원, 양인준, 왕승원, 윤상준, 이병삼, 이상규, 이성민, 정규남, 정의근, 정호윤 등 내로라하는 테너 성악가 제자들이 참여해 스승의 50주년을 기념한다. 누굴까. 클래식과 가곡을 접목한 ‘향수’로 대중들에게도 유명한 테너 박인수 백석대학교 석좌교수가 주인공이다.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미국 줄리어드 스쿨과 줄리어드 오페라센터를 거쳐 미국과 캐나다, 남미와 유럽에서 주역 테너로서 성공을 거두었다. 20여년간 모교인 서울대에서 제자들을 양성했고 300여회의 오페라 주역과 2000회를 훌쩍 넘는 콘서트로 오늘날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여 우리나라 테너 음악계의 큰 스승으로 여겨진다. 소낙비가 내리던 지난 4일 오전 서울 방배동 백석대학교 연구실에서 박 교수를 만났다. 50주년 기념 음악회 얘기부터 나왔다. “그러니까 1962년 대학교 다닐 때였지요.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으로 첫 독창회를 했습니다. 낭만주의 예술가곡의 시대를 연 슈만의 사랑과 서정적 선율이 돋보이는 노래를 불렀던 당시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참 좋은 노래입니다.” 50주년을 맞는 소감을 물었다. 편안한 웃음으로 대답한다. “구약성서에 ‘희년’(禧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50년마다 돌아오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복되고 기쁩니다. 인생에 채무가 있다면 그것을 청산하는 홀가분한 마음도 있고요.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쌓은 업보를 내려놓는 기분입니다. 아울러 노래 인생 50년을 맞이하면서 제자들과 같이 무대에 선다는 것 또한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공연에 대한 설명이 더 이어진다. 모두 1, 2, 3부로 나뉘어지는데 1부에서는 박 교수의 제자들이 나와 ‘그대의 찬 손’, ‘별은 빛나건만’, ‘남몰래 흐르는 눈물’ 등을 부른다. 2부에서는 박 교수가 독창으로 ‘클레멘타인’, ‘메기의 추억’, ‘아 목동아’ 등을 부른다. 3부에서는 제자들과 함께 ‘그리운 금강산’, ‘향수’, ‘새타령’, ‘진도아리랑’ 등 우리의 가곡과 민요를 열창한다. 2년 전부터 제자들이 앞장서서 준비한 무대여서 성악계에서는 큰 잔치로 이미 소문 나 있다. 그는 제자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베푼다. “성악 하는 사람들은 원래 나이 50대면 끝난다고 하지요. 하지만 저는 70이 넘었는데도 노래를 하잖아요. 벨칸토 창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거기에다 나름대로 터득한 플러스알파까지 제자들에게 가르칩니다. 제 나이 60대에 많은 고민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다들(제자) 노래를 잘합니다.” 그는 순수와 대중음악의 벽을 허물면서 진정한 화합의 목소리로 주목을 받아 왔다. 까닭에 지금도 후학 양성과 끊임없는 콘서트로 노익장을 과시한다. ‘테너 박인수’ 하면 생각나는 것이 국민가요 ‘향수’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1989년 당시 파격적으로 대중 가수 이동원씨와 함께 불렀다. “그 노래를 불러 잃은 것도 많고 얻은 것도 많습니다. 당시 이동원씨와는 일면식도 없었는데 재즈하는 김준의 소개로 만났지요. 이동원씨가 정지용의 시집을 갖고 와서 ‘향수’를 처음 접했습니다. 시가 너무 좋더군요. 이미 김희갑씨가 작곡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로 녹음하자고 승낙했습니다.” 하지만 의욕과는 달리 오페라 가수가 대중가수와 함께 음반을 냈다는 이유로 비난과 질타를 받았다. 당시 몸담고 있던 국립오페라단에서 ‘성악을 모독했다’는 말까지 들었다. 온갖 시련을 견디다 못해 결국 그는 국립오페라단을 제 발로 걸어나와야 했다. 그런 과정에서 ‘향수’ 음반이 1년 만에 130만장이 팔리는 흥행기록을 세우면서 그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향수’는 좋은 시이자 훌륭한 노래입니다. 문학적으로 보나 음악적으로 보나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지요. 저 개인적으로 ‘향수’를 부르고 나서 얻은 것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성악가로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졌잖아요(웃음).” 그는 음악의 본질에 대해 “100% 듣는 사람 위주로 가야 한다. 마음에 감흥이나 즐거움, 감동을 받는 음악이 돼야 존재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향수’ 이후 그는 가수 이문세, 안치환 등과 함께 노래를 하고 음반을 냈다. 클래식을 대중화시키는 일,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을 듣게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기꺼이 대중가수들과 합류했던 것. 화제를 과거로 돌렸다. 어떻게 해서 성악을 했을까. 그러자 “성악은 첫 번째도 소리요, 두 번째도 소리, 세 번째도 소리”라고 강조하면서 잠시 회고한다. “아버지가 노래를 아주 잘하셨습니다. 트로트, 발라드, 이탈리아 민요까지 불렀어요. 저도 따라 불렀는데 ‘울려고 내가 왔던가’란 노래는 지금도 생각납니다. 이것저것 부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래가 좋아지더군요. 초등학교 5학년 때 합창반 오디션도 보고 중학교 때에는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지요. 고등학교 때 멋과 낭만이 있는 마도로스 영화를 감상하고 난 뒤 친구와 함께 마도로스의 꿈을 실현시키려고 부산으로 갔습니다.” 노래와는 담을 쌓으려고 했지만 ‘박인수는 노래를 해야 한다.’는 주변의 권유가 빗발쳤다. 결국 마도로스의 꿈을 접고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노래 레슨을 받아 서울대 음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1967년 대학을 졸업할 무렵 국립오페라단에서 오페라 ‘마탄의 사수’ 주인공으로 출연했으나 너무 잘하려고 욕심을 내는 바람에 크게 실패했다. 방송과 여러 신문에서 혹평이 쏟아졌다. 음악을 그만둘 생각으로 전 재산을 투자해 간장 대리점을 차렸다. 장사가 신통치 않자 시장통에 음식점을 냈다. 그것도 얼마 못 갔다. 돼지와 양송이도 길러봤지만 사업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가 고교 시절 친구를 만나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 계기가 돼 리어카 하나를 사서 서울 신촌 뒷골목에서 동생과 함께 포장마차를 운영했다.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동생과 함께 술 마시는 날이 더 많았다. “언젠가 리어카를 장만해 준 친구가 찾아왔어요. 술 한잔 하더니 ‘야, 너는 음악해야 돼. 포장마차 장사하기엔 너무 아까워’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75만원이 든 통장을 주더라고요. 친구의 진심어린 권유로 용기를 얻고 1969년 시민회관(현재 서울시의회)에서 라보엠을 공연했습니다. 예상밖에 대박을 터뜨렸지요. 혹독하게 비판했던 언론에서도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다음 해에 미국에서 초청을 받는 등 사실상 새로운 음악인생을 시작했지요.” 이후 미국과 캐나다, 남미 등 순회공연에서 오페라 주인공을 맡으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박인수와 음악친구들’이라는 타이틀로 매년 200회의 공연을 하면서 대중들과 함께했다. “성악은 조물주가 준 훌륭한 악기입니다. 잘 사용하면 최고가 되고 잘못하면 악성이 나오지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우리의 민요와 판소리를 오페라에 접목시켜 세계화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대의 찬 손’이 아니라 ‘그대의 따뜻한 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인수 교수는 오페라 ‘라보엠’ 주인공만 100회 넘어… ‘향수’로 대중적 인기 193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동고를 나와 서울대 음대를 졸업했다. 이후 미 뉴욕 줄리어드 음대, 맨해튼 음악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를 지낸 뒤 현재 백석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1962년 슈만의 ‘시인의 사랑’으로 데뷔했으며 1967년 국립오페라단 ‘마탄의 사수’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으나 쏟아지는 혹평을 견디다 못해 간장 대리점, 음식점, 포장마차 등의 사업을 했다. 1969년 서울 시민회관에서 라보엠 공연으로 재기했다. 이후 현재까지 라보엠 주인공으로만 100여회 출연했다. 1989년 성악가로서는 보기 드물게 대중 가수 이동원과 함께 ‘향수’를 불러 인기를 끌었다.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년 200여회의 공연을 할 만큼 식지 않는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1997년 문화체육부 한복애용자 표창 대상, 2011년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 中, 주중 日대사 차량 습격 중국인 불기소

    중국이 니와 우이치로 주중 일본대사의 차량을 덮쳐 일장기를 빼앗은 중국인들을 재판에 넘기지 않고 행정처분했다. 4일 일본 교도통신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안 당국은 이날 허베이(河北)성 출신의 남성(23)과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 남성(25)에게 치안관리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류 5일씩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타고 있던 차량의 운전사(27)는 경고 조치했다. 중국의 치안관리처벌법은 한국의 경범죄처벌법과 비슷한 법률로, 이 법을 적용하면 재판에 넘기지 않고 15일 이하 구류나 5000위안(약 9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행정처분에 그치게 된다. 공안 당국은 이들이 서로 초면으로 우발적으로 범행한데다 피해도 적다는 점을 불기소 이유로 설명했다. 이들 중국인들은 차량 2대에 나눠 타고 지난달 27일 오후 4시쯤(현지시각) 베이징 시내 도로에서 니와 대사가 탄 차량을 한쪽으로 몰아붙인 뒤 그중 한 명이 니와 대사의 차량에 꽂혀 있던 일장기를 탈취해 달아났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공안에 붙잡혔고,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5일간 구류돼 있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7) 충북 단양군 삼봉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7) 충북 단양군 삼봉로

    유장한 물줄기는 길을 따라 둥그렇게 굽이쳤다. 물줄기 곁에 새로 터를 잡은 마을을 복주머니 모양으로 감싸고 돌았다. 사람들은 충주호에 잠긴 땅을 떠나 새로 만들어진 곳으로 옮겼다. 하지만 그들은 변함없이 남한강에 그물을 던져 쏘가리, 메기 등속을 잡았고, 오랫동안 그래왔듯 매년 가을마다 육쪽 마늘밭을 일궜다. 충북 단양군 이야기다.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 정도전(1342~1398)이 단양에서 태어났다는 얘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와 최소한 이곳에서만큼은 사실(史實)로서 회자되고 있다. 또한 현대사 속 시대와 불화했던 비운의 시인이자 뛰어난 출판편집자인 신동문(1928~1993)이 문필을 꺾고 이곳으로 찾아들어 밭을 일구며 말년을 보냈다. 단양 사람들은 그의 시비를 만들어 자신들의 삶의 공간에 끼워 넣었다. 이 모든 것들은 삼봉로를 중심축 삼아 씨줄날줄로 얽혀 있다. 삼봉로에 기대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로명 주소는 꽤 친숙했다. 외지인이 흔히들 찾는 장다리식당(삼봉로 370)이며 돌집식당(중앙2로 11), 대교식당(중앙2로 9) 같은 제법 유명한 식당에 전화로 위치를 물어보니 “어디세요. 차 가지고 오시면 삼봉로 ×× 찍으시면 돼요.”라고 대뜸 도로명 주소를 얘기한다. 1985년 계획지구로 조성돼 길이 비교적 간명하게 만들어졌고 유서 깊은 옛이야기와 현대 문화사의 인물 등이 잘 버무려져 생활 속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는 덕분이다. 횡으로 늘어선 삼봉로에서 수변로, 중앙로, 도전로, 별곡로, 상진로가 종으로 삐져 나와 있다. 아무튼 삼봉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만나는 식당마다 순댓국도 마늘순댓국, 갈비탕도 마늘갈비탕, 밥도 마늘밥, 떡갈비도 마늘떡갈비 등 온통 마늘 음식 천지다. 여기에 대강양조장(대강로 60)에서 만든 소백산 막걸리를 곁들이면…. 그 맛을 기억하는 이들이 입가를 스윽 훔치며 즐겨 찾을 만한 길이다. 하지만 식도락만으로 만족하기에 삼봉로가 품고 있는 문화적, 역사적 함의는 너무도 크다. ●‘신동문 시비’ 소금정 공원에 위치 신동문이라는 이름은 어지간한 문학 딜레탕트에게도 그다지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그는 신동엽, 김수영 등과 같은 1960년대 현실 참여시인의 대표적 인물 중 하나였다. 195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1960년 4·19혁명을 태평로 길 위에서 직접 봤고, 사회 변혁에 대한 확신을 총칼에 맞서는 청년의 거친 숨결 속에서 품는다. 그리고 ‘아! 신화같이 다비데군(群)들’이라는 108행에 이르는 격정의 장시를 써내려갔다. 신동문은 시인이면서 또한 기획력 번뜩이는 편집자이자 문단의 마당발이기도 했다. 잡지 ‘새벽’의 편집주간이던 그는 문예지도 아닌 그 잡지에 최인훈의 중편소설 ‘광장’을 게재한다. 이후에도 신구문화사, 사상계, 창작과비평사 등 진보적 문학주간지의 토대를 닦고 당대 시인, 문인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자임했다. 그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야 함은 남은 자의 당연한 몫. 중앙고속도로 단양나들목을 나와 5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면 상진대교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삼봉로가 시작된다. 차로 5분 남짓만 가면 대명리조트(삼봉로 187-17), 청소년수련관(삼봉로 187-18) 바로 길 맞은편에 소금정 공원이 있다. 남한강 기슭과 삼봉로 사이에 좁고 길게 위치한 공원이다. 주거하는 건물이 아니기에 도로명 주소는 따로 없다. 이 공원 입구에 바로 신동문 시비가 있다. 화강암 너럭바위에 새겨 놓은 시편은 ‘내 노동으로’의 마지막 세 번째 연이다. 그가 마지막 남긴 시다. 굳이 전문을 읽지 않더라도 그의 절절했던 고뇌가 스며온다. 신동문은 문득 절필한 뒤 1975년 서울을 등지고 단양으로 낙향했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계속된 독재정권이 그를 낙담케 했음은 훗날 사람들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여기에서 포도밭을 가꿨고, 침술을 배웠다. 마지막 떠날 때까지 18년 동안 약 10만명에게 무료로 시술해 줬고, 일대에서는 그를 ‘신바이처’라고 불렀다고 한다. 신경주 단양군 민원봉사과장은 “신동문 선생은 병원을 찾을 수도 없이 가난한 이들의 병을 침술로 치료해 준 뒤 치료비 걱정에 쭈뼛거리고 있으면 씩 웃으며 ‘노래나 한 자락 불러 봐라’하며 돌려보냈다고 들었다.”고 그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그가 생전을 보낸 집은 이제 아무도 찾지 않는 빈집으로만 남아 있다. 옛 중앙선 철길을 따라 수양개 선사유물전시관 가는 길 왼쪽에 있지만 아무런 표지도 없어 쉬 찾기 어렵다. ●정도전의 지략 서린 도담삼봉 물론 단양 하면 소년 정도전의 지략과 담대함이 서린 도담삼봉을 빼놓을 수 없다. 정도전은 조선 개국 과정의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한 사상가이자 지략가였다. 그에 앞서 낡은 체제를 바꾸고자 했던 혁명가였다. 비록 훗날 태종이 되는 이방원에게 죽임을 당한 불운의 정도전이지만 단양땅에 와서는 민간설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 그의 호가 삼봉이라는 점, 아호가 종지라는 점 등을 가운데 놓고 얘기는 살을 붙이고 몸집을 키워 간다. 지현숙 단양군문화관광해설사협회장의 얘기인즉슨, 본래 강원도 정선에 있던 도담삼봉이 홍수로 떠내려 왔단다. 정선군에서 자꾸 도담삼봉에 대한 세금을 내라고 요구하자 그 지역 관아들이 쩔쩔 매고 있는데, 그때 소년 정도전이 나타나 “도담삼봉 때문에 오히려 물길이 막혀 홍수가 나니 도로 가져가라.”고 했단다. 모두 소년 정도전의 총명함에 고개를 주억거렸고…. 여기에 정도전의 아명인 종지(宗之)도 사실은 단양에서 가장 높은 양백산전망대인 종지봉에서 따왔다는 얘기가 덧붙여졌다. 종지를 엎어 놓은 모양이라고 해서 종지봉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선후관계는 알 수 없다.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단양 사람들의 정도전에 대한 자부심이다. 뭐래도 좋다. 도담삼봉에 가려면 삼봉로를 따라 뱀허리처럼 굽이치는 남한강을 오른쪽에 끼고 돌아 상류로 거슬러 가야 한다. 도담삼봉 터널을 지나자마자 떡하니 모습을 드러낸다. 바위로 이뤄진 세 개의 봉우리에 각각 처봉, 남편봉, 첩봉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자욱한 아침 물안개가 피어 있는 모습이나 남한강이 흘러 돌아가는 풍경이 아름답다. 김홍도와 최북 등 조선 후기에 도담삼봉을 그림으로 그린 이들이나 당대의 문인들이 써내려간 한시(漢詩)가 100편이 넘는다 하니 도담삼봉 휴게소 건물(삼봉로 644-13)에 오르거나 10분 남짓의 발품을 팔아 석문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도담삼봉이 특히 멋지다. 글 사진 단양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18회는 광주 북구 민주로를 소개합니다.
  • “울려라~ 삼국유사 골든벨”

    “울려라~ 삼국유사 골든벨”

    ‘2012 삼국유사 골든벨 퀴즈 대회’가 전국 고교생들의 한마당 축제로 펼쳐진다. 경북 군위군은 오는 8일 군위읍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전국 161개 고교 9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삼국유사 골든벨 퀴즈 대회’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올해 4회째다. ‘삼국유사 골든벨 퀴즈 대회’는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인 군위에서 해마다 열리는 삼국유사 문화축전행사의 하나로, 전국 고교생 가운데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룬다. 행사는 우선 오전에 삼국유사 관련 권장도서 내용을 중심으로 한 예선(필기시험)을 통해 본선 진출자 50명을 가린다. 오후에는 본선 진출자 중에서 골든벨을 울리는 최후의 1인을 선발하게 된다. 본선 진출자들은 삼국유사사업추진위원회가 단군신화부터 신라·백제·가야의 설화와 역사, 향가, 불교사(佛敎史) 등 삼국유사에 담긴 방대한 자료에서 출제하는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대회를 치른다. 최우수상인 골든벨 등 수상자 9명에게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경북도지사상, 군위군수상 등의 상과 함께 총 800만원의 장학금이 주어진다. 특히 이번 대회는 참가자들이 각종 공연과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성악가 초청 공연을 비롯해 클래식 기타 및 플루트 연주, 참가자들이 즉석에서 노래와 게임 실력을 선보이는 장기자랑대회 등이 펼쳐져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삼국유사 목판 탁본 체험과 우리 농산물 시식회도 곁들여진다. 군위 주민들도 올해 처음으로 행사 지원에 나섰다. 25가구가 서울과 경기, 제주 등 원거리 참가자 120여명의 편의를 위해 1박 2일 무료 숙박을 제공키로 했다. 장욱 군수는 “대회를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워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넘실넘실 남한강 옆 도담삼봉… 꿈틀꿈틀 노송 앞 사인암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넘실넘실 남한강 옆 도담삼봉… 꿈틀꿈틀 노송 앞 사인암

    ‘도담삼봉, 석문, 옥순봉, 구담봉,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사인암’ 단양군이 자랑하는 단양팔경이다. 삼봉로를 따라가며 만날 수 있는 도담삼봉과 홍교 모양의 석문은 굽이치는 남한강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단양팔경 중에서도 첫 손에 꼽힌다. 특히 석문에서는 대지의 여신이자 대지의 어머니로 민간 신화 속에 등장하는 마고할미바위를 만날 수 있다. 술과 담배를 즐긴 호탕한 마고할미가 담뱃대를 물고 술병을 들고 있는 모양이라는 설명이다. 상봉로가 시작하는 들머리에서 상진대교를 지나면 단양로다. 단양 나들목 방향으로 따라가다가 대강면사무소 앞에서 우회전하면 사인암로다. 단양팔경의 사인암,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을 잇따라 만날 수 있는 길이다. 경치의 풍광 특색은 하나다. 기암괴석과 너른바위, 여울져 흐르는 계곡물이다. 까마득한 기암절벽의 장엄함과 노송의 고단함을 보려면 사인암, 큼지막한 바위 사이에서 때로는 뚫어가며, 때로는 돌아가는 선암계곡 물줄기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끼고자 한다면 하선암, 중선암을, 잔잔하면서도 평온한 계곡의 정취를 원한다면 상선암이다. 문경까지 이어지는 18㎞가 넘는 선암계곡로를 달리기만 해도 가슴이 확 트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직 단양팔경 중 두 곳이 남았다. 하선암을 내려와 선암계곡로를 따라 왼쪽으로 계속 가면 월악로를 만난다. 제천, 충주 방향으로 10분 남짓 거리에서 구담봉과 옥순봉을 맞닥뜨릴 수 있다. 충주호 관광유람선의 거점이다. 뱃전에 서서 물에 비친 거북이 모양의 구담봉과 죽순 모양의 죽순봉을 찬찬히 둘러보며 물에 잠겨 떠난 실향민의 시름을 되새겨보는 한편 단양팔경 유람을 마친 자신의 노고를 치하하면 마무리된다. 단양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두 얼굴 고양이’ 비너스에 얽힌 미스터리

    완벽한 대칭으로 마치 ‘아수라 백작’을 떠올리게 하는 ‘두 얼굴의 고양이’ 비너스(3). 이 암컷 삼색 얼룩 고양이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페이지를 갖고 있으며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게시된 동영상은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미 NBC 방송의 ‘투데이 쇼’에도 출연했으며 국내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명실상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된 비너스는 왜 이 같은 얼굴을 갖게 됐을까? 이에 대해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뉴스는 최근 저명한 고양이 유전 연구가에게 비너스에 얽힌 미스터리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데이비스)의 레슬리 라이언스 교수는 자신 역시 이 같은 고양이를 본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비너스는 매우 희귀한 존재지만 이를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전했다. 많은 언론에 비너스는 ‘키메라’라고 소개되고 있다. 키메라는 신화 속에 등장하는 괴물로, 다양한 동물의 부위를 합친 신체를 갖고 있다. 여기서 ‘고양이 키메라’는 2개의 수정란이 융합한 결과, 2개의 유전자 세포를 갖게 된 개체를 말한다. 즉 고양이 사이에서는 “키메라는 그렇게 드물지 않다.”고 라이언스 교수는 말했다. 실제로, 삼색 얼룩을 가진 수컷 고양이 대부분은 염색체 이상인 키메라이다. 특징적인 주황색과 검은 반점의 털 색은 그 수컷 고양이가 X 염색체를 하나 더 여분으로 가진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암컷 고양이의 경우 이미 X 염색체를 2개 갖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또 다른 X 염색체가 가해지지 않아도 삼색 얼룩 고양이가 될 수 있다고 라이언스 교수는 말했다. 즉, 암컷 고양이인 비너스는 반드시 키메라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라이언스 교수는 확실한 결과를 알려면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체의 좌우 양쪽에서 채취한 피부를 살펴보면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처럼 유전자 지문을 취할 수 있다.”면서 “키메라의 경우, 좌우로 유전자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너스가 만약 키메라가 아니라면 그 얼굴이 절반씩 다른 이유는 무엇이라고 추정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라이언스 교수는 “우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하나의 이론으로 고양이 얼굴 절반의 전체 세포에서 검은색 털 유전자가 무작위로 활성화되고 나머지 절반에서는 주황색 털 유전자가 활성화돼 발달 과정에서 2개의 털 색이 몸의 중앙선 부위에서 만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비너스의 두 가지 색으로 나뉜 얼굴에 놀란 고양이 애호가들은 정말 놀라운 점을 간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비너스의 왼쪽 눈 색깔이 파란색이라는 점이다. 고양이의 눈은 녹색이나 황색이 많지만 파란색은 적다고 한다. 즉 파란색 눈의 고양이는 샴고양이나 몸에 흰 부분이 많은 고양이가 일반적이라고 라이언스 교수는 설명했다. 라이언스 교수는 비너스는 가슴 부위에 약간의 흰털만이 있어 이것만으로 파란색 눈을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면서 비너스의 존재는 여전히 약간의 미스터리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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