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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고 없는 사회, 이미 시작됐다

    ‘죽음의 순간에 아무도 곁을 지키지 못하고 죽음 이후에도 시신조차 수습할 사람이 없다면?’ 이 외롭고 참담한 인생의 종말을 무연사(無緣死)라 부른다. 그리고 그 허망하고 서글픈 죽음이 퍼져있는 사회를 무연사회라고 부른다. ‘고독사’‘고립사’로 더 알려진 이 ‘무연사’와 ‘무연사회’는 이웃 일본에선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는, 친숙한 개념이 되어버린 듯하다. 일본 전역에서 한 해 3만 2000건이 발생한다는 무연사. 그것이 일반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2010년 일본 공영방송 NHK가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무연사회:무연사 3만 2000명의 충격’을 방송한 뒤부터다. 당시 NHK는 일본 전역을 돌며 화장·매장 시신의 숫자를 확인하는 한편 신원미상의 자살, 행려사망자, 아사·동사자의 삶을 조사해 방송으로 내보냈다. 기자·PD·카메라맨으로 구성된 취재팀이 사망 현장에서 얻은 실낱 같은 단서를 토대로, 사건 현장을 추적하는 형사처럼 이른바 무연고 사망자의 인생행로를 추적해 보여준 방송은 센세이션을 불렀다. ‘무연사회’(NHK 무연사회 프로젝트팀 지음, 김범수 옮김, 용오름 펴냄)는 그 방송을 기본으로 방송에서 담지 못했던 취재 뒷얘기며 사례들을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책에 소개된 무연사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관계와 인연의 단절’이란 공통분모를 갖고있다. 핵가족화로 교류가 소원해지고 끊긴 가족·친지들, 산업화에 밀려 고향을 떠나면서 자연히 소멸된 지연(地緣), 그리고 퇴직후 단절되기 일쑤인 직장 동료와의 사연(社緣)…. 관보에 짤막하게 게재된 기사를 토대로 취재진이 밝혀나간 죽음과 생전의 인생은 모두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책은 무연사의 사례 소개를 넘어 충격적인 사실들을 고발한다. 무연사는 훨씬 더 만연해있고, ‘나도 언제든지 무연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아주 두텁다는 것이다. 실제로 책은 방송 직후 노인, 독신녀, 특히 30∼40대 젊은 층이 보여준 충격적인 반응들을 숱하게 소개하고 있다. 가족 대신 사후정리를 해줄 NPO(비영리 시민단체)에 고령자 뿐 아니라 50대며 ‘나홀로’ 여성들이 몰려드고 있고 유품을 정리해주는 특수청소업체라는 신종 비즈니스도 앞다투어 생겨난다. 가족형태 변화에 따른 ‘독신화’와 ‘미혼’‘저출산’. 무연사의 급속한 확대를 부추기는 원인을 NHK 취재팀은 이렇게 압축하고 있다. 그 분석의 끝은 자연스레 우리에게로 향한다. ‘독거노인이 2000년 55만명에서 2010년 102만명으로 급증했고, 서울의 1인가구는 최근 30년동안 10배 이상 늘었으며, 50세가 다 되도록 결혼하지 않은 서울의 미혼인구는 최근 40년간 7배 늘어나 150만명에 육박한다.’ 통계청 등의 간략한 통계만 보더라도 이웃 일본의 ‘무연사회’는 남의 일 같지 않다. 출판사 측이 표지에 붙인 홍보 문구가 자극적이다. ‘이미 시작된 우리들의 불안한 미래’ 1만3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 ‘교육특구’ 학생유입 급감

    서울 ‘교육특구’ 학생유입 급감

    서울 교육특구의 불패 신화에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서초·송파 등 서울의 ‘강남3구’와 양천·노원 등 이른바 ‘교육특구’로 유입되는 학생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어서다. 수도권 신도시의 교육 여건이 좋은 데다 서울 시내 학교들의 성적 평준화로 특별한 경쟁력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중 2년생이 고교에 입학하는 2014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이 절대평가로 바뀌면 기존 교육특구의 강세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크다. 입시전문기관인 하늘교육이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근거로 작성한 ‘최근 4년간 서울시 초·중·고 전출입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초·중·고교에 전입한 학생은 4만 9427명이다. 반면 전출 학생은 5만 4722명으로 집계됐다. 서울로 전학 온 학생보다 지방으로 간 학생이 5295명이나 많은 셈이다. 서울 유입·유출 학생은 2008년만 해도 순유입 3169명으로 전입이 많았지만, 2009년 327명으로 급격히 줄다 2010년 순유출이 순 전입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권 등은 감소세가 뚜렷했으나 여전히 순유입이 많았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순유입 학생은 1148명으로, 2009년 2404명에 비해 52.5%나 줄었다. 서초구는 지난해 순유입이 893명으로 2009과 비교, 52.8%가 감소했다. 송파구는 86.0%가 줄어든 164명, 양천구는 60.5% 떨어진 408명이다. 노원구는 2009년 375명이 순유입됐으나 지난해에는 순유출이 96명에 달했다. 특히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교육특구를 제외한 곳 중에서 학생 전입이 전출보다 많은 곳은 용산·종로·은평구 등 3곳에 불과했다. 학생 유입감소는 초등학생이 주도했다. 순유출의 88.4%인 4680명이 초등학생이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564명과 51명이다. 특목고·자사고 등의 선발 방식이 시험을 치르지 않은 자기주도전형으로 바뀐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도권의 자율형 사립고 등 지역 학교에 대한 기대 심리가 확산되는 데다 서울의 기존 명문 학교들이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교육특구의 경우, 주거비나 교육비 등이 모두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만큼 열악한 경제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명문대 진학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생각되는 명문고에 가기 위해 보통 초등학교 5·6학년 때 교육특구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 고입 선발시험이 폐지되고, 고교 입시에서 내신이 최대 관건이 되면서 지역 중학교에서 내신을 관리하는 쪽을 선택한 학생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늘교육 측은 “여전히 강남권 고교들이 수능 및 대학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고, 2014학년도부터 내신이 절대평가제로 바뀌면 내신 부담이 줄어 다시 순유입이 많아지는 상황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후 “軍간부 재산 의무공개” 권력교체기 ‘총칼’ 기강잡기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정권 교체를 앞두고 연일 당에 대한 군의 충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군 간부의 재산 신고 의무화라는 실질적인 조치로 군 기강 잡기에 나섰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최근 군대 내 간부급 지도자의 수입 정도, 부동산 및 투자 내역 등 재산을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간부급 지도자 개인과 관련된 보고 규정’(이하 규정)을 통과시켰다고 인민일보와 해방군보 등 중국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당·정을 중심으로 운용되는 고위 공직자 재산 신고제가 군 영역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군 간부의 재산 신고 의무화 규정은 후 주석의 반부패 청렴 건설 지시를 관철하기 위한 조치로, 군 간부들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군 내 반부패 분위기를 제고하는 의미가 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차기 상무위원 유력 후보인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당서기는 자신의 지역 내에서 대규모 반부패 숙청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숙청으로 최소한 100명 이상의 지역 관리들이 쌍규(雙規) 조치에 처해졌다고 둬웨이(多維) 뉴스를 인용해 명보가 이날 보도했다. 쌍규란 공직자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당 감찰기구인 당기율위원회의 조사를 받는다는 의미인데 감금, 고문 등 강압 수사가 수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사실상 ‘정치적 사형 선고’로 통한다. 신문은 숙청 규모와 관련, 광둥성 부비서장 셰펑페이(謝鵬飛)와 재정청 부청장 웨이진펑(危金峰)이 중대 기율 위반 혐의로 당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을 비롯해 광저우(廣州)시에서 공무원 200여명이 부패 문제로 이미 면직 처분됐으며 선전(深?)시에서만 100여명의 공무원이 쌍규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신문은 왕 서기가 2007년 부임한 이후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려고 수차례 시도했으나 지역 내 부패 관리들에 의해 저지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반부패 숙청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이며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덧붙였다. 한편 중국 차기 대권주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명문대 학생들에 대한 공산당 교육 강화를 지시하고 나섰다. 시 부주석은 19∼20일 베이징(北京) 시내의 베이징대, 칭화(淸華)대, 인민(人民)대를 차례로 방문해 대학 내 공산당 건설 교육 강화를 지시하면서 ▲(후 주석의) 과학발전관 견지 ▲중국특색사회주의사업 건설에 적합한 인재 양성 ▲당위원회의 지도를 받는 교장책임제 강화 등을 주요 원칙으로 제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뛰어난 미모에 실력까지…” 中 ‘쿵푸 미녀’ 인기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국제쿵푸대회에서 우승한 미모의 여성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화망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24세인 왕잉(王滢)은 지난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4회 미국 무술선수권대회 여자태극선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지난 해 홍콩서 열린 무술대회에서도 두 개 부문에서 1위에 올라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왕잉은 일명 ‘가장 아름다운 쿵푸 소녀’ 로 불린다. 뛰어난 무술 실력 외에도 배우 뺨치는 미모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 미국 무술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무술로 다진 탄탄한 몸매와 늘씬한 키, 예쁜 외모와 무술 실력을 겸비한 왕잉은 류더화(유덕화) 등 톱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의 감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바 있지만, 당시 훈련을 받던 중 부상을 입어 영화 데뷔가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드라마의 여자 협객 역할에 캐스팅 돼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무술계 뿐 아니라 연예계에서까지 관심이 끊이지 않는 왕잉을 두고 네티즌들은 ‘새로운 무술 스타의 탄생’이라며 환호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6) 울산 동구 전하로 -현대중공업 ‘전하문’서 만세대까지 691m

    [길을 품은 우리 동네] (6) 울산 동구 전하로 -현대중공업 ‘전하문’서 만세대까지 691m

    무더위가 본격화된 지난 주말 오후. 울산 동구 전하로에서 17년째 이발소를 하는 김재원(48)씨는 연신 헛부채질만 해댔다. 손님은 없었고 (실제로) 파리가 날아 다녔다. 다달이 가게세 내기도 버겁다고 푸념한다. 32년 전 대구에서 이사온 김씨는 지그시 눈 감고 20여년 전 한 날을 떠올렸다. 집안까지 날아들던 최루탄이며, 하루가 멀다하고 가게 앞을 오가며 데모하던 이들과 그들이 내지르는 함성이 길 위에서 쩌렁쩌렁 울려 퍼졌던 시절이었다. 그때야 “절마들이 배가 불러가 저리 데모질이네.”라고 욕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립기만 하다. 전하로의 술집이며, 이발소며, 여관이며, 식당, 옷가게 등은 배 만드는 거친 사내들이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때로는 어깨동무 노랫가락에, 때로는 싸움박질에 늘 흥청거렸다. 그 시절 왁자지껄함은 낮도 밤도 가리지 않았다. 울산의 최근 수십년 역사를 고스란히 목격하고 품어온 전하로의 결을 하나씩 더듬어 봤다. 오후 퇴근시간 즈음이었을까.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자 오토바이 수백대가 거리로 일제히 쏟아져 나왔다. 하나같이 잿빛 작업복에 흰 안전모, 그리고 갈색 작업화 차림이었다. 전하로를 따라 올라오는 오토바이 물결 뒤로 거대한 크레인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현대중공업(방어진순환도로 1000번)의 배 만드는 노동자들이었다. 쇠와 불을 능숙히 부리고, 거친 바닷물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내들은 퇴근길에도 거침이 없었다. 물론, 근사한 오토바이는 없었다. 대부분 125㏄ 스쿠터였다. 하루의 노동을 마친 이의 지친 표정이지만 세상에 주눅들지 않는 기계 노동자 특유의 당당한 자부심이 함께 배어 있었다. 전하로는 울산 동구를 커다랗게 감싸고 도는 방어진순환도로의 오지벌 삼거리에 있는 현대중공업 ‘전하문’(4.5도크 문)에서 ‘만세대’까지 이어지는 691m 길이다. 사람과 차가 경계없이 섞여 지나다니니 차도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하다. 완만하게 경사진 전하로를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녹수길, 바드래길이 얼기설기 뻗쳐 있고, 왼쪽으로 진성길이 얽어져 있다. ●사람사는 맛 나는 돌멩이·최루탄의 길 최근 20~30년 동안 돈을 벌려는 사람들은 모두 울산 전하로로 모였다. 1972년 현대중공업이 들어서며 사람이 북적거리고 돈이 돌자 무엇을 해도 안 되는 장사가 없었다. 이름 그대로 ‘밭 아래 마을’이었던 전하동(田下洞)의 전하로는 울산 최고의 번화한 거리로 자리 잡았다. 1만 6000명 남짓이던 인구수는 17만명이 넘게 불어났다. 라면집, 막걸리집, 여관, 당구장, 옷가게, 식료품가게, 자전거포 등등 부지런하기만 하면 누구든 돈을 벌 수 있을 때였다. 마치 개척시대 금을 좇아 미국 서부로 몰려들었듯 전국 팔도에서 울산 동구로 모여들었다. 1987년 6월 항쟁의 외침이 전국을 휩쓸던 시기, 이곳은 오히려 조용했다. 하지만 그 외침이 잦아드는 시기에 전하로 등 이곳저곳의 길은 비로소 용광로처럼 들끓기 시작했다. 노동자도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절박한 심정으로 부르짖었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민주노조 건설을 촉발시킨 1987년 7~9월 투쟁이 시작됐다. 공장과 ‘만세대’를 잇는 이 길 위에서 노동자들은 돌을 던지고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그것도 옛 얘기가 됐다. 1989년 128일의 파업과 1990년 골리앗 투쟁 등 1980~1990년대 노동자 대투쟁의 신화를 써 내려가던 현대중공업은 벌써 17년째 무분규 사업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계 안팎의 논란 속에서도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노사가 상생하며 지역의 시민들과 연대할 수 있는 새로운 노동운동을 힘겹게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배 만들려 온 이들이 살던 ‘만세대’ 그 시절 전국 각지에서 배를 만들기 위해 모여든 이들이 살던 곳이 바로 ‘만세대’다. 원래 이름은 일산 1~3지구다. 15~20평 아파트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5층 아파트였지만, 족히 1만 세대는 살겠다 싶어서 그냥 ‘만세대’라고 불렀다. 지금은 e-편한 세상이니, 푸르지오니 하는 32~56평 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28~35층짜리 근사한 중대형 고층아파트로 변신하는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풍요로워진 셈이다. 그들만큼 전하로의 상인들도 넉넉해졌을까. 울산 동구에 등록된 오토바이만 10만대다. 출퇴근의 오토바이 물결은 아예 울산 동구의 상징 비슷하게 됐다. 오토바이 점포를 운영하는 정인욱(55)씨에게 “돈을 잘 벌겠다.”고 묻자 아래 위로 훑어본다. 그는 “동구에만 오토바이 점포가 50개가 있어요. 한 달에 세 대 정도 팔라나? 대부분 펑크난 바퀴 때우러 오는 사람들이지, 뭐. 때우면 3000원 받는데, 어쨌든 그것만으로도 먹고는 사니까 다행이지.”라고 퉁명스레 대꾸했다. 그렇다. 오토바이 점포는 사정이 나은 축이었다. 전하로가 시작하는 지점 60m 즈음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드는 전하1길 전하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찬수(68)씨는 “밥을 못 먹고 살 정도”라면서 “옛날에는 밥은 잘 먹었지.”라고 옛시절을 떠올리며 푸념했다. 1982년부터 문을 연 박씨의 옷가게는 일반 옷 외에도 현대중공업의 작업화, 작업복 등을 주로 팔았다. 1년에 1벌씩 지급되는 작업복으로 부족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여벌의 옷을 찾았던 까닭에 가게가 늘 문전성시였다고 그는 회고했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김재원씨 역시 “현대중공업 사람들은 이제 퇴근 뒤 술먹으려면 아예 더 번화한 남구로, 대왕암공원 쪽으로 가버린다.”면서 “낮에도 이렇게 썰렁하지만 밤에도 한산하기만 하니 데모 많던 옛날이 차라리 훨씬 좋았다.”고 편치 않은 속을 내비쳤다. 노래방, 휴대전화 가게, 삼겹살집, PC방 등 가게들은 그 옛날 어느 때처럼 전하로 양쪽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한국 현대사의 뜨거웠던 한 장면을 기억하고, 그 역사가 침잠해 가는 과정을 지켜본 울산 동구 전하로는 ‘제2의 영화’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글 사진 울산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7회는 광주시 남구 ‘정율성로’를 소개합니다.
  • [G20 정상회의] “유럽 구제자금 750억弗 더 내겠다” 목소리 내는 브릭스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18일(현지시간) 개막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전 세계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4560억달러를 추가로 출연하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등이 입수한 공동선언 초안에는 ▲각국은 위험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일자리 창출 조치를 취하며 ▲국가와 은행 간의 위기가 도는 악순환을 막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결과물은 19일 오후 폐막에 앞서 발표되는 ‘로스카보스 선언’에 담긴다. 브릭스(BRICS) 국가인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IMF 내 국가별 지분과 투표권 개혁 등을 전제로 750억 달러 추가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의장국인 멕시코도 100억 달러를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IMF의 자금 규모는 3244억 달러다. IMF는 유로존 금융위기 해소 등 긴급한 구제금융을 위해 5000억 달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G20 회원국들은 4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IMF 재원을 4300억 달러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멕시코 회의에서 260억 달러 더 많은 4560억 달러를 출연하기로 했다. 브릭스 정상들은 별도의 회동을 통해 국제 법규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자국 통화를 스와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내년 남아공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나온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브릭스 정상들과의 회동에서 “이번 G20 회의에서 모두가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심정으로 합심해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신뢰감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유로존 경제 위기를 두고 포럼에서는 가시 돋친 설전이 오갔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는 “우리는 (유로존의 대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듣고자 한다.”며 유럽의 대응 방식을 비판했다. 또 호세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유로존 위기를 “세계경제의 유일한 최대 위험”이라고 규정했다.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유로존 위기의 전염성을 경고하면서 “(유로존 위기의) 인화성과 불확실성은 자유무역을 방해하는 보호주의로 가는 연료”라고 말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채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로존 지도자들이 구조적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조세 마누엘 바호주 유럽위원회(EC) 위원장은 유럽의 위기 대처 방식을 옹호하다가 “우리는 민주주의나 경제 운용에 관한 훈계나 들으러 여기에 온 게 아니다.”고 맞받아친 뒤 “위험은 이미 세계화됐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中 선저우 9호 도킹… ‘하늘궁전’ 입궁

    中 선저우 9호 도킹… ‘하늘궁전’ 입궁

    중국이 2020년 우주정거장 시대를 본격화하기 위한 최후의 관문인 유인 우주 도킹에 성공하면서 빠르게 우주대국의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8일 오후 2시 7분(현지시간) 3명의 우주인을 태운 우주선 선저우(神舟) 9호가 지상 343㎞ 높이의 지구 궤도에서 실험용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 1호와 도킹했으며 오후 5시 7분 우주인 징하이펑(景海鵬)이 톈궁1호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톈궁1호에 우주인이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실시한 무인 우주 도킹이 선저우 8호와 톈궁 1호의 합체에 그쳤던 데 비해 이번에는 두 비행체가 합체한 뒤 내부 통로를 연결해 우주인들이 톈궁 1호로 들어가면서 지난해 9월 발사된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1호도 정식 가동됐다. 이날 도킹은 선저우 9호가 뒤따르던 톈궁 1호와 거리를 좁히는 자동 관제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2차 합체 때는 우주인들이 직접 우주선을 조종해 수동 도킹에 나선다. 지상과의 연결이 끊기는 등의 비상사태에 대비해 수동 조작을 통한 도킹 노하우를 쌓으려는 것이다. 중국의 도킹 기술은 미국의 1960년대 수준이지만 후발주자로서 빠르게 격차를 좁혀 가고 있다. 중국은 2003년 첫 유인우주선인 선저우 5호를 쏘아올린 데 이어 2008년 발사한 선저우 7호에서는 우주인을 우주 밖으로 내보내는 데 성공하는 등 지난 10년간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다. 실험용 우주정거장 수준인 톈궁 1호가 2013년 수명이 다하면 톈궁 2호와 3호를 쏘아올릴 예정이다. 또 2016년부터 정식 우주정거장 모듈을 차례로 쏘아 올려 2020년부터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건설·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미국은 2017년까지 새로운 유인우주선 실험을 하지 않기로 했고 러시아도 과거처럼 활발한 우주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2020년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 운영하는 우주정거장은 수명이 다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돼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우주 로켓 발사 횟수만 놓고 볼 때 중국은 2010년 러시아에 이어 미국과 나란히 공동 2위를 차지했다. 2011년부터는 미국(러시아 35회, 중국 19회, 미국 18회)을 제쳤고, 올해도 2위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중국은 우주개발에 한 해 3조원을 쏟아붓고 있고, 순수 연구인력은 23만명으로 미국보다 10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이 우주정거장을 군사기지로 이용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2007년 위성 요격에 성공하고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자체 항법 시스템인 베이더우(北斗)를 구축하는 등 우주개발에 군사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16일 발사 선저우 9호 中 첫 女우주인 류양 ‘의기양양’

    16일 발사하는 선저우(神舟) 9호에 탑승할 중국의 첫 여성 우주인으로 류양(劉洋·34)이 선정됐다. 중국 유인우주도킹프로그램 본부는 15일 첫 여성 우주인과 함께 선저우 9호가 예정대로 16일 오후 6시 37분(현지시간)에 발사된다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본부는 선저우 9호에 탑승할 우주인은 여성인 류양을 비롯해 징하이펑(景海鵬), 류왕(劉旺) 등 3명으로 결정됐으며 이들은 현재 매우 안정적인 상태에서 우주 여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저우 9호는 개량된 창정(長征) 2F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우주 상공에서 실험용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 1호와 유인 우주 도킹을 시도한다. 우주 상공에서 총 13일간 비행하며 소변을 마실 수 있는 물로 환원하는 등 각종 실험도 하게 된다. 류양은 중국의 첫 번째 여성 우주인이며 전 세계에서는 57번째로 우주를 여행하는 여성이 된다. 공군 조종사로 응급기동작전 부대에 소속돼 있으며 11년 이상의 비행 경력을 갖추고 있다. 계급은 소교(少校·소령급)이고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공군장교와 결혼했으며 아이는 없다. 비행 실력과 함께 비상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성격이 중국의 첫 여성 우주인으로 선발되는 데 주요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올가을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전후로 선저우 10호를 발사, 유인 도킹을 한 차례 더 실시해 국민 결집에 나선다. 우주선이 여름에 발사되기는 처음이어서 연말 발사될 선저우 10호의 성공을 겨냥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가구를 넘어 문화가 된 이케아 한국인 생활방식도 바꿀까

    1951년, 스웨덴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가구 디자이너가 차 트렁크에 탁자를 집어넣으려고 애쓰고 있다. 아무리 해도 안 되자 그는 무심코 “다리를 잘라 상판 아래 붙이자.”고 내뱉는다. 이게 플랫팩(flat pack) 가구가 발명되는 단초가 됐다. 그 사내는 당시 신생 가구회사였던 이케아의 디자이너 일리스 룬드그렌이었다. 그는 ‘부품들을 납작한 상자에 포장해 운반하고 소비자가 직접 조립한다.’는 플랫팩 콘셉트를 가구 디자인에 도입했고, 단박에 이케아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이는 또 가구산업의 전 단계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낭비되는 공간을 없애 보관과 운송 비용을 대폭 낮췄고, 조립 과정을 소비자에게 떠넘겨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었다. 가격 우위뿐 아니라 소비자의 참여라는 독특한 부수효과도 낳았다. ‘이케아, 그 신화와 진실’(엘렌 루이스 지음, 이기홍 옮김, 이마고 펴냄)은 아바(ABBA)와 볼보를 제치고 스웨덴 최고의 수출품 자리를 차지한 이케아의 성공 신화를 분석한 책이다. 이케아의 전·현직 직원과 각계 전문가 인터뷰, 여러 공식·비공식 문건 등을 통해 베일에 가려졌던 이케아의 이면을 들춰낸다. 다만 제목에서처럼 ‘거대한 무언가에 가려진’ 진실은 사실상 없고, 이케아가 성공에 이르게 된 지난했던 길을 훑고 있다고 보는 게 적확하겠다. 이케아는 이제 하나의 현상이 됐다. 이케아의 카탈로그는 연간 1억 9000만부 이상 발행되고, 매일 150만명의 고객이 매장을 찾는다. 유럽인의 10%가 이케아 침대에서 ‘잉태’된다는 추정치도 있다. 땅값이 싼 도시 외곽의 매장까지 교통체증에 생고생하며 찾아간 뒤 축구장 8개 넓이의 매장(중국 베이징)을 꼼꼼하게 뒤져 물건을 사야 하는 ‘불편함을 제공하는 회사’가 일궈낸 성적이다. 그뿐인가. 길게 줄을 서 계산을 하고, 다시 차에 끙끙대며 싣고 돌아와 스스로 조립을 해야 한다. 도대체 이토록 소비자에게 불친절한 기업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이케아의 정말 뛰어난 점은 터무니없이 싼 가격이 아니라 가격에 비해 훨씬 비싸 보이게 만드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극도로 슬림한 조직과 싸디싼 원자재 선택, 단 한 푼의 낭비 없는 운영비 관리 등 ‘이케아 방식’도 큰 몫을 했다. 책은 창업주이자 ‘이케아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잉바르 캄프라드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싼 가구를 파는 회사이면서 정작 창업주는 유럽 제일의 부호(미국의 빌 게이츠보다 많다는 견해도 있다) 소리를 듣는 불편한 진실, 젊은 시절 나치주의자로 활동한 전력, 알코올 중독자와 경계가 모호할 정도의 애주가란 점 등 이면의 이야기들도 가감없이 담았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中, 日·필리핀·美 겨냥 서태평양서 군사 훈련

    중국 국방부가 서태평양에서 연례 해상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는 홈페이지에서 “이번 연례 해군연습은 어떤 특정한 국가나 목표를 겨냥한 게 아니다.”라면서 “중국은 관련국들이 항해의 자유 등 중국의 각종 해양권리를 존중해 주길 바란다.”며 그러나 훈련이 언제, 어디서, 어떤 규모로 시행될지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궈보슝(郭伯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해군 시찰에서 병사들에게 실전 준비를 할 것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변국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궈 부주석은 지난 8일 해군 시찰에서 “정보전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일상 전투 준비 작업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홍콩피닉스 TV가 14일 전했다. 궈 부주석의 발언은 최근 남중국해 황옌다오(黃巖島·스카보러섬)에서 수개월간 해상 대치를 하고 있는 필리핀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 그리고 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군사지인 군정쾌보(軍情快報)가 이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첫 항공모함인 바랴크호를 지금까지 8차례 시험 운항해 왔다는 점에서 바랴크호와 연계한 해군 작전 훈련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그렉시트’ 운명의 날 D-2] MB “위기 충분히 관리 가능”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최근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계 경제가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번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 염곡동 코트라 10층에서 열린 ‘코트라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해외 사업개발에 나섰다가 지난주 페루에서 헬기사고로 목숨을 잃은 우리 기업인 여덟 분의 명복을 빈다.”면서 “죽음을 무릅쓰고 오지에 뛰어든 이런 분들의 투혼이 있었기에 무역대국의 신화도 가능했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는 “금년이 아마 수출의 큰 전환점이 아닌가 싶다. 금년이 고비”라면서 “금년을 잘 극복하면 그 다음부터 잘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천광청·리왕양 이어 불법구금 中 인권운동가 ‘펑정후’ 다시 주목

    천광청·리왕양 이어 불법구금 中 인권운동가 ‘펑정후’ 다시 주목

    미국 유학길에 오른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과 타살 의혹이 일고 있는 중국의 반체제 인사 리왕양(李旺陽)의 죽음을 계기로 불법구금돼 있는 중국 내 인권운동가들에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제2의 천광청(陳光誠)으로 불리는 반체제 인사 펑정후(馮正虎)가 인권운동가들을 구금 중인 지방정부의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주목된다. ●펑정후 “리왕양처럼 자살하지 않을 것” 펑정후는 최근 한 홍콩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리왕양과 같은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지만 결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처럼) 출국하지 않을 것이며, 절대 (반체제 인사 리왕양처럼) 자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11일 명보가 전했다. 펑정후도 리왕양처럼 1989년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반체제 인권운동가다. 다만 리처럼 바로 투옥되기보다 중국 공안당국의 탄압을 피해 1990년대 초 일본으로 건너갔다 1999년 상하이(上海)로 돌아왔다. 2009년 4월 일본인과 결혼한 여동생을 만나러 일본으로 갔다 중국 정부에 의해 입국이 불허되면서 92일 동안 일본 나리타공항 보안구역에서 침낭생활을 하며 귀국 요구 농성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고국에 돌아온 직후 가택연금 생활이 시작됐다. 2010년 ‘나는 고소한다’는 인권운동을 벌인 게 화근이 됐다. 천광청 미 대사관 피신사건에 이어 톈안먼 사건 23주년까지 겹치면서 감시가 한층 강화됐다. 상하이 인권운동가 추이푸팡(崔福芳)은 “천광청 사건 이후 펑이 탈출할 것을 우려해 펑의 집 대문과 창문마다 폐쇄회로 카메라가 설치된 것은 물론 인근 방범용 폐쇄회로 카메라마저 모두 펑의 집 쪽으로 향하도록 방향을 바꿔놨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펑은 인터뷰에서 “지금껏 컴퓨터 13대를 몰수당했으며 행여 종이쪽지에 글을 써서 창 밖으로 던질까 봐 집에 종이도 한 장 남겨 두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2010년부터 그를 연금하는 데 든 예산만 200만 위안(약 3억 6600만원)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中 “인권 갈 길 멀다” 시인… 계획안 발표 한편 중국 국무원은 이날 중국의 두 번째 인권 발전 계획안인 ‘국가 인권행동 계획 2012-2015’에서 “역사·문화적 제약에다 현재의 경제·사회적 발전 수준을 감안하면 중국의 인권 발전은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완전한 인권 향유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진단한 뒤 “인권보장의 제도화와 법치화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사이언스 ‘현대 천문학의 8대 수수께끼’를 조망하다

    사이언스 ‘현대 천문학의 8대 수수께끼’를 조망하다

    천문학자와 이론물리학자는 ‘우주의 근원’이라는 충분히 현학적인 의문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데 바쁜 사람들 속에서 137억년 전쯤으로 알려져 있는 태초에 어떻게 우주가 생겨났는지를 궁금해하고, 그 의문에 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직접 실시간으로 볼 수 없으니 새로운 기계를 만들어 내고, 머릿속에서 새로운 가설을 구성한다. 하지만 목동이 양을 치며 별을 바라보던 시절부터 수천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과학자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에 대해 극히 일부만을 알아냈을 뿐이다.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이달 초 ‘현대 천문학의 8가지 수수께끼’라는 글을 통해 오늘날 천문학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을 다뤘다. 이들 중 일부는 완전한 미궁 속에 빠져 있으며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산물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일부는 곧 우리 앞에 실체를 드러낼 수도 있다. 1920년대 천문학자인 에드윈 허블은 우주가 팽창한다고 여겼다. 그는 변광성을 관측해 우주가 과거에 비해 더 빠르게 팽창하며, 은하들은 더 멀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1998년 그의 이름을 딴 미항공우주국(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은 초신성을 관측해 과거의 우주가 현재에 비해 훨씬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현대 천문학자들의 첫 번째 수수께끼인 ‘암흑에너지’(dark energy)의 존재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물질은 중력을 가지고 있고 빅뱅(대폭발)의 힘으로 팽창을 시작한 우주는 결국 은하들의 중력에 의해 다시 수축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하 지만 우주는 점차 빠르게 가속 팽창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보통의 물질과 달리 서로 밀어내는 척력을 가진 에너지를 새롭게 생각해 내고 이를 암흑에너지라고 불렀다. 1998년 도입된 암흑에너지 이론은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존재가 입증된 적은 없다. 학자들은 계산을 통해 암흑에너지가 전체 우주의 73%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암흑 물질의 온도는? -높은 온도를 가졌다면 보일텐데 두 번째 수수께끼는 암흑에너지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암흑물질’(dark matter)의 온도이다. 1960년대 초 천문학자들은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 은하들을 발견했다. 엄청나 속도로 움직이는 이들 은하가 만약 만유인력의 법칙을 따른다면, 이들은 당장 해체돼야 마땅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워싱턴 카네기연구소의 베라 루빈 박사 역시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의 움직임이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두 현상 모두 망원경으로 실제 관측이 가능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물질이 보이지 않는 공간을 채우고 있어야만 설명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루빈은 우주의 총질량은 우리가 보는 것보다 10배 이상 크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보이지 않는 물질은 암흑물질로 부르기로 했다. 루빈의 이론은 후속 연구를 거듭한 끝에 1978년 천문학계의 주류학설이 됐다. 그 후로 3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암흑물질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이유는 암흑에너지와 마찬가지로 뚜렷한 입증이 불가능하고 부수적인 효과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암흑물질의 온도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암흑물질이 높은 온도를 가지고 있다면 이는 빛이 눈에 보인다는 뜻이다. 반대로 온도가 매우 낮은 상태로 유지된다면 유독 암흑물질만 온도가 낮게 유지될 수 있는 이유를 밝혀 내야 한다. (3)사라진 중입자는 어디에 -은하 사이 다른 형태로 숨어있나 세 번째 수수께끼 역시 앞서 얘기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영향권 내에 있다.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 우주에서 차지하는 질량은 95%에 이른다. 결국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별, 은하 등은 5% 수준이어야 한다. 문제는 실제 관측되는 양이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천문학과 이론물리학자들은 이를 ‘사라진 중입자’(missing baryons)로 불리는 현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중입자는 우주에서 관측이 가능한 물질의 대부분을 이루는 양자와 전자로 이뤄져 있다. 사이언스는 “학자들이 초기 우주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중입자 수를 관측한 결과 중입자는 우주 역사가 흘러가면서 점차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이들 중입자가 은하 사이에 또 다른 형태로 숨겨져 있다고 짐작하고 있다. (4)별은 어떻게 폭발하는가 -거대한 폭발, 그 원리는 미스터리 다음 수수께끼는 별의 죽음에 대한 ‘별은 어떻게 폭발하는가’이다. 전래 동화나 신화와 달리 별은 영원한 존재가 아니다. 나이 든 별이 죽을 때는 초신성 ‘슈퍼노바’라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전체 은하보다 더 밝은 빛을 낸다. 오랜 시간 동안 과학자들은 초신성을 관측해 왔고, 이제는 컴퓨터를 통해 대략적인 과정을 재현할 수 있지만 그 원리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5)재이온화는 어떻게 이뤄졌나 -역동의 우주가 안정되기까지 과정은 다음 수수께끼는 우주의 재이온화(re-ionization)이다. 빅뱅 이론은 137억년 전 엄청난 고온과 고밀도의 한 점에서 우주가 시작됐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 이론에 따르면 빅뱅 직후 몇억년간 우주는 역동적인 변화를 겪으며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갖게 된다. 초기 우주를 가득 채웠던 수소가스의 안개가 걷히고 자외선이 투과될 수 있는 상태로 변해간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언스는 “약 40년 동안 양자와 전자의 상호 인력이 작용할 만큼 온도가 낮아졌고 중성수소가 생성됐다.”면서 “수억년 뒤 우주 물질들은 ‘광자를 투과할 수 있는 이온화 플라스마’ 상태가 됐고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재이온화라고 불리는 미지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6)고에너지 우주선의 기원은 (7)태양계엔 행성이 또 있을까 (8)태양의 코로나는 왜 뜨겁나 사이언스는 이 밖에 ‘고에너지 우주선(energetic cosmic rays)의 기원’, ‘태양계는 왜 특별한가’, ‘태양의 코로나는 왜 그렇게 뜨거운가’ 등을 나머지 수수께끼로 꼽았다.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의 안쪽 행성 4개는 중심부가 금속이고 지각이 암반으로 구성돼 있지만 외곽의 4개 행성은 각각의 특성을 갖고 있다. 이처럼 태양계가 독특한 구성을 갖게 된 이유를 밝혀 낸다면 지구와 비슷한 또 다른 행성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태양의 외부 대기인 코로나는 섭씨 50만도에서 600만도의 열기를 내뿜지만 태양 표면보다 수백배 높은 온도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사이언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태양 표면 아래에서 태양 자기장이 코로나의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체적인 원리나 확신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박태준 추모사업추진위 발족

    박태준 추모사업추진위 발족

    포스코는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국가발전 공로와 기업가 정신을 기리기 위해 ‘추모사업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고 10일 밝혔다. 고인의 정치적 성향은 배제하고, 철강 신화를 일군 기업인과 나라의 부흥을 꿈꾼 애국자로서 생전의 업적을 전면적으로 재조명하기로 한 것이다. 추진위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황경로 전 포스코 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박한용 사장과 박득표 전 사장을 부위원장으로 각각 선임하고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과 김용민 포스텍 총장, 이대환 작가 등 각계 인사 16명을 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됐다. 추진위는 우리나라에 첫 일관제철소를 건설함으로써 조국근대화에 업적을 남긴 ‘철강왕’의 열정과 공로를 기리고, 국민과 후배 기업인에게 사표가 되도록 여러 사업을 단계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국립현충원에 고인의 추모비를 건립하고, 포항·광양 제철소와 서울 포스코센터에 동상과 부조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고인의 호를 딴 ‘청암 연구사상집’을 편찬하고 그의 일대기를 다룬 TV 드라마 ‘강철왕’을 제작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추진위는 분기마다 정기모임을 열어 사업 추진 현황을 살피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2013년부터는 조직을 ‘포스코청암재단’으로 이관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中 첫 女우주인 나온다

    중국이 이번엔 유인 우주 도킹 실험에 나선다. 지난해 11월 무인우주선 선저우(神舟) 8호와 실험용 우주 정거장 톈궁(天宮) 1호가 무인 우주 도킹에 성공한 지 반년여 만에 이뤄지는 또 한 번의 ‘우주 굴기’인 셈이다. 중국의 첫 유인 우주 도킹을 실시할 선저우 9호 우주선이 이달 중순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라고 관영 신화통신이 9일 보도했다. 홍콩 언론들은 오는 15~16일 사이에 발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 ~ 16일 사이 간쑤성서 발사될 듯 선저우 9호 우주선과 이를 쏘아 올릴 창정(長征) 2호 F로켓이 합체돼 지난 9일 주취안 위성발사센터 발사대 기지에서 발사 대기 상태에 돌입함에 따라 중국의 첫 유인 우주 도킹 실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유인항천공정 대변인은 “발사장을 비롯해 통신 제어 등 발사를 위한 기본 준비와 점검도 마무리됐다.”면서 “우주인들은 이미 비행 임무 이론과 전문 기술 습득, 조작 기술 훈련, 우주 도킹 모의훈련 등을 끝냈고 신체와 심리 상태 모두 양호하다.”고 말했다. ●中 첫 유인 우주도킹도 시도 이번 실험이 성공할 경우 중국은 첫 유인 우주 도킹 시대를 열 뿐만 아니라 최초 여성 우주인도 탄생시킨다. 우주선에 탑승할 우주인 3명 중 1명은 여자다. 해방공군종합병원 쉬셴룽(徐先榮) 교수는 “현재 우주인 훈련을 받고 있는 여성의 경우 보다 성숙한 심리적·신체적 조건을 담보하기 위해 25세 이상의 기혼 여성으로 자연분만한 자를 선발 기준 중 하나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선저우 9호와 도킹할 톈궁 1호는 이미 이달 초 도킹 궤도에 진입해 정상적인 궤도 비행을 하고 있다. 도킹에 성공할 경우 우주선에 탑승했던 우주인 3명은 톈궁 1호로 들어가 일정 기간 생활하면서 과학 실험을 벌인다. 과거 선저우 6호 우주인들은 절전을 위해 찬밥을 먹었지만 전력 공급 능력이 좋아지면서 이번에는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이번 도킹 실험은 권력 교체를 앞두고 전 국민적 결집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인도, 한국 군함 8척 구매성사 단계”

    인도 정부가 한국으로부터 군함 8척을 구매하려는 계약이 거의 성사단계에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인도 일간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 보도를 인용해 10일 밝혔다. 신화통신은 인도가 해상 방어력 확대 차원에서 한국에서 군함 8척을 사들이려 하고 있고 계약이 조만간 최종 서명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2척은 한국에서 건조하고, 나머지 6척은 기술 이전을 통해 인도 현지에서 건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군함들은 주로 해저 기뢰제거 및 파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 관계자는 “2011년 1월 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양측 간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라며 “아직 계약이 최종적으로 이뤄졌다고 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런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니) 협상 타결이 상당히 임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인도가 미국, 일본과 연계한 3각 안보협력 구도를 강화하고 베트남에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등 동진정책을 취하는 데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jhj@seoul.co.kr
  • 루브르 돌아왔네 신화·전설 품고

    루브르 돌아왔네 신화·전설 품고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다시 한국을 찾았다. 9월 3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열리는 ‘루브르박물관전 - 신화와 전설’이다. 2006년 ‘풍경’을 주제로 한 첫 전시에서 6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번 전시주제는 고대 그리스 신화다. 신화를 엿볼 수 있는 선사시대 유물에서부터 17~19세기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회화작품들까지 모두 110여점을 모아뒀다. 이번 전시기획을 총괄한 이자벨 르메스트르 루브르박물관 수석학예연구관은 “고대 신화는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이해와 판타지가 한데 뒤섞여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매혹적인 소재”라면서 “이 매혹을 각 시대나 작가가 어떻게 달리 표현했는지 주의 깊게 들여봐달라.”고 말했다. 르메스트르는 특별히 꼽을 수 있는 대표작으로 안토니오 카노바의 1729년작 ‘프시케와 에로스’, 기원전 490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로이 점령’을 택했다. ‘프시케와 에로스’는 “고대 이후 끊임없이 만들어진 소재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최고의 것”이라는 점을, ‘트로이 점령’은 “전쟁의 광포함을 실감나게 묘사해 피카소의 ‘게르니카’에게도 영감을 준 작품”이라는 점을 들었다. 전시작 가운데 프랑수아 제라르의 1842년작 ‘다니프스와 클로에’는 루브르박물관을 벗어나 처음으로 바깥 나들이에 나선 작품이다. 최초의 연애소설이라 일컬어지는 그리스 소설을 소재로 삼은 그림으로, 작가가 그림을 완성하자마자 당시 프랑스 국왕이었던 샤를 10세가 첫눈에 반해 사들인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8000~1만 2000원. (02)325-1077.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집의 몰락] 아파트값 얼마나 떨어졌나

    [집의 몰락] 아파트값 얼마나 떨어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러온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강남 불패’ 신화마저 무너뜨렸다. 거품이 잔뜩 끼었던 시장은 움츠린 휴화산처럼 붕괴의 조짐마저 드러내고 있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한 달에 1억원씩 오르던 서울 강남 아파트값의 최근 하락세는 이런 변화를 잘 나타낸다.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시세를 종합하면 강남 집값을 견인해 온 재건축 아파트는 2006년 고점 대비 30%가량 떨어진 상태다. 2007년 초에 비해 최대 5억원가량 하락한 단지도 등장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112.4㎡)는 2006년 12억 6500만원에서 2010년 10억 7500만원으로 떨어지더니 올해 9억 3500만원까지 27%가량 하락했다. ●강남 집값 받쳐온 재건축 2006년 이후 약세로 개포동 주공1단지(56.2㎡)도 같은 기간 13억 4000만원에서 11억 3000만원, 올해 9억 4000만원까지 30%가량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119㎡)도 2006년 15억 7500만원에서 올해 11억 4000만원까지 28%가량 가격이 미끄러졌다. 부의 상징이던 타워팰리스(165㎡)마저 현재 시세가 18억원 안팎으로 2007년 9월 33억 4000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수도권과 신도시라고 예외는 아니다.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수도권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중형 아파트(85㎡)는 2008년부터 계속 하락해 풍림아파트는 3억원, 리벨루스는 2억 5000만원, 아이파크는 2억원, 해모로는 1억 5000만원가량 각각 하락했다. 이들 아파트의 가격이 3억원을 조금 상회하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 폭은 최대 절반 가까이 된다. 대표적인 신도시인 분당의 경우 2010년 이후 거래가 급감했다. 서현동의 삼성, 우성, 현대(이상 85㎡) 등은 2007년 고점 대비 가격이 1억 5000만~2억원 떨어졌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마두동의 중형 아파트(85㎡)도 사정은 비슷하다. 강촌 우방, 백마 한성 등의 가격이 2007년보다 1억~2억원 하락했다.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의 굿모닝힐, 래미안 등의 중형 아파트(85㎡)도 2007년 고점 대비 1억~2억원 하락한 상태다. 서성민 김광수경제연구소 이사는 “국토해양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06년 이후 수도권 아파트값은 화폐가치 하락을 감안할 때 30~40%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주택 증가율이 인구·가구 증가율보다 높아 한편 우리나라 전체 공동주택(아파트·연립주택 등)은 지난해 말 기준 1033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전체 아파트실거래가격과 전·월세가격 등의 통계지수를 생산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통계청이 2008년 이후 주택시장의 침체 이유로 주택 증가율이 인구·가구의 증가율을 추월했기 때문이란 연구결과를 내놓았다는 사실이다. 1995~2010년 주택·인구·가구의 증가율을 분석해 봤더니 주택은 511만 가구(53.4%)가 증가한 데 반해 전체 가구수는 438만 가구(33.8%), 인구는 397만명(8.9%)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집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예전처럼 많지 않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1990년대에도 주택증가율이 높아 집값이 억제됐다고 덧붙였다. 반론도 만만찮다.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지방과 달리 여전히 100%를 밑돌고 있고, 연간 멸실 주택 10만여 가구를 통계에서 무시했다는 것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건 Inside] (35) 학벌에 눈 먼 강남 학부모, ‘입시의 달인’이 알려준 비결에…

    [사건 Inside] (35) 학벌에 눈 먼 강남 학부모, ‘입시의 달인’이 알려준 비결에…

    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는 아들 때문에 마음앓이를 하던 40대 주부 A씨. 족집게 과외선생을 붙여보고 유명하다는 강남 입시학원도 보내봤지만 점수는 늘 기대 이하였다. ‘대한민국을 좌우하는 것은 학벌’이라고 믿고 있던 A씨의 마음은 다가오는 수능 날짜에 맞춰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지인의 소개로 한 대입 컨설팅 회사를 찾아간 A씨. 원장 오모(45)씨에게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아드님 성적으로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는 좀 힘들것 같은데…. 성균관대 정도는 어떠세요?” 기대 이상의 이야기에 화색이 돈 A씨는 어떻게 그런 ‘기적’이 가능한지 물었다. “수시모집이든 정시모집이든 붙은 다음에 등록을 안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어차피 학교는 한 명이라도 더 받으면 이익이니까 무조건 정원을 다 채운단 말이죠. 사실은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서 등록금을 먼저 예치시킨 사람들을 빈 자리에 채워넣을 수 있어요. 마침 제가 그쪽 사람들하고 잘 아니까….” 그가 요구한 예치금은 1억원이었다.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니었던 A씨는 어렵게 돈을 마련해 오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약속했던 시간이 지나고 합격 통지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함흥차사. 성균관대에 전화를 했더니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사기였다. 하지만 자기도 불법에 가담했으니 입을 다물 수 밖에.   ‘입시의 달인’이 알려준 ‘명문대 몰래 입학’의 비법은 오씨는 자기를 ‘입시상담 15년의 신화, 강남 최고의 입시 컨설턴트’라고 소개하고 다녔다. 1995년 서울 강남권에 대입 컨설팅 회사를 연 그는 먼저 들어와 있던 대형 학원들에게 밀려 근근이 입에 풀칠이나 하는 정도였다. 이런 식으로는 도저히 장사가 안되겠다고 판단한 오씨는 고객 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각 중학교 졸업식장을 찾아다니면서 졸업앨범을 수집했다. 앨범 뒤에 적힌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모아두기 위해서였다. 예비 고교생의 명단을 챙긴 오씨는 전화와 인터넷 등을 통해 꾸준히 고객관리를 하다가 입시철이 되면 학부모들에게 접근했다. “나중에 입시는 내가 책임질테니 공부만 열심히 시키고 있으세요.” 본격적인 사기행각에 나선 것은 2005년. 그는 학부모들이 언론에 자주 나오는 정시모집에 비해 수시나 특별 전형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다는 점을 파고 들었다. “B대학교 사외이사와 친한데 이들을 통하면 미등록자들의 빈 자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했다. 명문대 진학에 목이 마른 학부모들은 쉽게 속아넘어갔다. 그의 범행은 갈수록 대담해졌다. 큰 돈을 뜯어내기 위해 한 명에게 4~5개 학교의 등록금을 선입금 받기도 했다. 등록이 끝나면 돌려준다는 사탕발림도 잊지 않았다. 문서 위조도 주된 사기 수단이었다. 올 초 딸이 대학에 합격한 줄 알고 입학식까지 참석했다가 망신을 당한 C모씨의 경우 오씨에게 등록금 및 기부금 명목으로 1억원을 송금한 뒤 합격 증명서를 받았다. 딸을 명문대에 보냈다는 기쁨도 잠시, C씨가 받은 증명서는 오씨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든 가짜였다. 오씨는 강의실, 도서관 출입증까지 가짜로 만들어 학부모들에게 건넸다. 가짜 서류들을 해당 학교 학생서비스센터 등에 비치된 종이봉투 등에 넣어 공식서류인 것처럼 위장했다. 가짜 문서들을 학교 우체통에 넣어 학교에서 보낸 것처럼 꾸미는 치밀함도 보였다. 학교 소인이 찍힌 서류봉투를 받은 학부모들은 속아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가짜 합격통지 전화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까지 보냈다. 자신을 고려대 사외이사라고 속이기까지 했다.   매년 나타나는 ‘입시 장사꾼’, 버젓이 영업할 수 있었던 것은… 오씨는 강남, 송파 일대를 돌며 수시로 사무실을 옮기고 상호도 조금씩 바꿔 추적을 피했다. 올 3월에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회사 이름으로 카페를 만들고 구직 사이트에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경찰 조사결과, 오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모두 10명으로, 피해액이 20억원에 달했다. 대개 수험생의 어머니들이었다. 오씨가 여러해 동안 이런 짓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떳떳하지 못한 피해자들이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 지난 3월 붙잡힌 것은 뒤늦게 한 피해자가 신고를 했기 때문이었다. 오씨가 졸업앨범을 통해 입수한 학생의 개인정보는 6만 5000여건에 달했다. 경찰은 오씨의 통장 입출금 내역으로 미루어 피해자가 40~50명은 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추가 피해접수는 없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신고를 해야 추가 조사에 나설 텐데 ‘창피하다’, ‘모르는 일이다’며 신고를 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경찰 진술에서 “입시제도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가능한 일인 것 같았다.”, “잘못인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하도 해야할 것 같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좋은 대학에 보내려고 한 비뚤어진 자식 사랑이 오씨와 같은 사기꾼을 낳은 셈이다. 오씨의 거짓말에 속은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들 중 진짜 오씨의 도움으로 명문대에 입학한 경우가 있었을까. 그의 말이다. “아뇨. 제 도움은 아니고 학생이 자기 실력으로 간 경우는 있었어요.”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삼성 사령부’ 수장 최지성은

    삼성의 컨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는 미래전략실장을 맡은 최지성 부회장은 TV와 휴대전화 사업을 세계 1위에 올려놓는 등 삼성전자를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이끈 삼성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하나다. 혈혈단신으로 알프스 산맥을 넘나들며 삼성반도체의 유럽 진출을 성사시켰으며, 세계 곳곳을 누비며 디지털 제품을 판다고 해서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액정표시장치(LCD)를 제외한 삼성그룹의 정보기술 분야를 모두 거친 전략통이다.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던 해인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비서실 기획팀(1981~84년)을 거쳐 반도체 분야에서 10년여가량 몸담으면서 판매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고, 이것이 오늘의 최 부회장을 있게 했다는 평가다. 2000년대 들어서는 디지털 미디어 분야와 정보기술(IT) 등의 분야도 거쳤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 구단주를 거쳐 2009년 12월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에는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특히 애플이 시작한 디지털 혁명으로 노키아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고꾸라지면서 삼성도 창업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지만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으며 사활을 건 대응으로 애플과 전 세계 IT 분야를 양분,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주역 가운데 하나다. 그는 실적 외에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복심으로 불릴 만큼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가 있다. 특히 반도체, TV, 휴대전화 이후 그룹을 이끌 주력 신성장 엔진을 조속히 육성해야 하는 시점에서 글로벌 경영 감각과 빠른 판단력, 강한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을 갖춘 최 부회장에게 미래전략실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된 배경 설명에서 “최지성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해 나갈 최적임자”라며 “글로벌 경영 감각을 갖춘 ‘실전형 CEO’인 최지성 부회장을 앞세워 혁신적 변화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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