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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콜라병 안에 죽은 금붕어가…충격

    중국, 콜라병 안에 죽은 금붕어가…충격

    새로 산 펩시콜라에서 죽은 금붕어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4일 중국 난하이망(南海網)은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 사는 한 여성이 슈퍼마켓에서 산 펩시콜라 안에서 금붕어의 썩은 시체가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이 여성은 슈퍼마켓에서 산 600mL 펩시콜라를 열어 한입 마신 후, 페트병 안에 붉은 물체가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그 물체는 길이 6~7cm, 폭 3~4cm의 죽은 금붕어였다. 놀란 이 여성이 항의하자 슈퍼마켓 측은 금붕어가 죽은 지 꽤 시간이 지난 상태인 것으로 보아 생산과정에서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페트병의 입구는 지름이 2.5cm이고 금붕어 몸집의 폭은 3~4cm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붕어가 제조과정에서 입구를 통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펩시 측도 “이미 개봉된 상태이기 때문에 제조과정의 잘못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며 발을 빼고 있다. 콜라에서 금붕어 시체가 나온 경위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펩시 측이 이 여성에게 사죄의 뜻으로 다른 펩시 제품을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신화통신 캡처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사기극’이다

    녹색성장은 ‘기후변화 사기극’이다

    박근혜 정부의 키워드가 ‘창조경제’라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비전은 ‘녹색성장’이었다. 녹색성장은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을 통해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개념이다. 2000년 1월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처음으로 이 용어를 언급한 뒤 다보스포럼 등을 통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8·15 경축사에서 녹색성장을 국가 발전 패러다임으로 선포했고, 이듬해 2월 대통령 직속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명박 정부에서 금과옥조로 여겨졌던 녹색성장은 그러나 새 정부 들어 녹색성장위원회가 총리실 소속으로 격하되는 등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국내에서의 녹색성장의 명운과 별개로 녹색성장 개념 자체에 반기를 든 이들이 있다. 가장 급진적인 환경주의를 표방한 생태사회주의 그룹 ‘그린 레프트’(green left)다. 이들은 녹색과 자본주의적 성장이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생산해야 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생태 환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잉글랜드·웨일스 녹색당의 수석대변인 출신으로 2006년 녹색당 안에 그린 레프트를 발족시킨 저자는 이렇게 진단한다. “자본주의가 비록 매우 복잡한 시스템이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증가율로 생산하고 소비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만약 우리가 덜 소비하고 덜 생산한다면, 현재의 경제 체제는 위기로 치달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생태 위기를 겪는 핵심적인 이유다.”(27쪽) 생태사회주의는 계몽을 통해서 생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존의 환경 운동과 자본의 확대재생산을 위해 생태마저 상품화하는 녹색성장론의 문제점을 모두 비판한다. “생태사회주의와 많은 전통적인 생태학적, 사회주의적 정책 수립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면 사회주의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산업확장을 옹호해왔으며 파괴적 개발의 잠재 비용을 조사하는 데 실패했고, 녹색당들은 때때로 탄소 거래처럼 결함 있는 시장 기반 해법을 수용했다.” (77쪽) 기후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의 진단 없이 추진되는 탄소배출권거래제 같은 처방은 환경을 위해 거의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은행의 배만 불릴 뿐이다. 또한 탄소 상쇄는 배출 가스를 상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죄책감을 상쇄하기 위해 사용될 뿐 실제로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환경에 대한 우려는 성장 신화를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수십 년 동안 석유회사들은 자신들의 반환경적인 행동에 대한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 나무심기 행사를 열고, 환경 분야 NGO들을 후원해왔다. 친환경적 대안 연료로 꼽히는 바이오연료도 실상은 화석연료보다 더 많은 기후 파괴를 일으킨다. 심지어 콜롬비아의 경우 바이오연료 재배를 위한 토지 대부분을 현지 주민들로부터 강탈함으로써 인권유린마저 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기후변화까지도 자본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며,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환경 친화적으로 변화한다고 해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통틀어 ‘기후변화 사기극’이라고 명명했다. 생태사회주의가 추구하는 지향점도 따라서 명쾌하다. “가장 근본적으로 우리는 낭비 없는 번영이 사회의 목표가 되는 생태사회주의적 경제를 필요로 한다. 생산과 소비를 증가시키면서 영원히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현재의 경제는 폭식과 비만에 기초하고 있다. 만족함(enough)이 더 많이(more)를 대체해야 한다.” (73쪽) 생태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도전 없이 생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환경을 중시하지 않는 사회주의는 무가치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생태사회주의 이론의 기원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에서 출발해 영국의 생태주의자 윌리엄 모리스, 미국의 아나키스트 머레이 북친, 미국 생태주의자 조엘 코벨, 케냐의 위대한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 까지 이어지는 긴 사상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파악한다. 책은 이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세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린 레프트 운동에 대해 소개한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토착민들의 생태환경 보존 활동을 모범적인 성공 사례로 소개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촉구한다. 개인의 재산권 대신 공유재에 기반한 생태사회주의가 얼마나 현실적인 대안인가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6월에도 한여름 더위를 느끼는 요즘, 생태사회주의가 제기한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볍게 넘겨버려선 안 된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바닷속 사라진 신화 속 ‘이집트 도시’ 유물 공개

    바닷속 사라진 신화 속 ‘이집트 도시’ 유물 공개

    지금으로 부터 약 1,200년 전 갑자기 물 속으로 가라앉은 ‘전설의 도시’ 헤라클레이온(Heracleion)의 유물이 일반에 공개를 앞두고 있다. 최근 헤라클레이온 국제 공동 발굴팀은 “10년 여에 걸쳐 발굴한 거대 조각상과 금화 등을 곧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원전 7세기 경 건설된 이집트의 고대 도시 헤라클레이온은 지중해의 여러 도시와 무역을 통해 번영을 누렸다. 특히 웅장한 저택과 사원, 항만시설, 거대한 조각상 등 당시 찬란하고 화려한 문명을 자랑했으나 서기 8세기 경 갑자기 물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이 도시는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남긴 저술과 신화로만 전해질 뿐 그 실체는 확인되지 않아 1천년 넘게 전설로만 기억됐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이집트 아부 퀴르만(灣) 해저에서 프랑스 발굴팀이 나폴레옹의 동방 진출을 좌절시킨 ‘나일 해전’의 유물을 탐색하다 뜻밖에도 더 큰 유적을 찾아냈다. 바로 바닷속으로 사라진 헤라클레이온과 인근 도시 메노우티스의 유적을 찾아낸 것. 이후 프랑스 발굴팀과 이집트 정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팀이 가세해 인양이 시작됐고 거대한 조각상을 비롯 금화, 테이블 등 수많은 보물을 건져올렸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기는 아직 미정인 이번 전시는 이중 일부의 ‘보물’만 공개될 예정이며 앞으로 수십 년은 더 발굴해야 할 만큼 유적의 규모도 어마어마 하다. 발굴에 참여한 옥스퍼드 대학 고고학 전공 데미안 로빈슨 교수는 “유적이 놀라울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다. “ 면서 “당시 문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팬택 ‘베가아이언’ 띄우기 총력전

    팬택 ‘베가아이언’ 띄우기 총력전

    삼성전자의 530억원 투자로 일단 한숨을 돌린 팬택이 신제품인 ‘베가아이언’ 띄우기에 한창이다. 다양한 제품군으로 무장한 경쟁사와는 달리 팬택은 사실상 베가아이언이 유일한 신제품이다. 현금 유동성에 압박을 풀어줘야 한다는 점에서 그만큼 베가아이언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팬택은 갤럭시 S4에 맞설 제품으로 ‘베가아이언’을 내놓았다. 2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아이언맨3의 개봉 시기와 베가아이언의 출시 시기를 겹치게 할 정도로 마케팅에도 신경을 썼다. 하지만 품질과 디자인에 대한 호평에도 아직 판매 성적은 2%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팬택은 베가아이언 제품 구매자에게 자신만의 문구를 새겨주는 ‘시그니처(Signature) 서비스’를 이달 말까지 진행 중이다. 금속 테두리에 자신만의 문구를 새겨 세상에 하나뿐인 휴대전화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마케팅 포인트다. 마크 제이컵스, 버버리 등 세계적인 명품의 핸드백을 만드는 장인이 직접 맞춤형 가죽 케이스를 제작해 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한 달간 거리홍보전도 벌인다. 지난 5일부터 팬택 임직원들은 서울 강남역, 부산 서면역 등 전국 15개 지하철역 인근 거리에 나가 가장 가까운 팬택 서비스센터를 일러주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직원들이 단체로 거리에 나선 이유는 팬택은 애프터서비스가 불편하다는 통념 때문이다. 팬택 관계자는 “전국에 87개 전용 서비스 센터를 갖췄지만, 여전히 팬택은 서비스센터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서비스센터가 있다는 점을 알려 판매에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벤처 성공신화’로 불렸던 팬택은 국내외 금융환경 악화로 2007년 4월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11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지난해 5년 만에 726억원의 적자를 내며 다시 자금난에 부딪혔다. 내부에선 베가아이언마저 밀리면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다. 팬택 관계자는 “정부의 보조금 규제로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선전 중”이라면서 “워크아웃을 겪으며 더 물러날 수 없다는 직원들의 절박함이 팬택의 가장 큰 무기”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신화 에릭 녹화 중단 “15년 동안 지금이 가장 힘들어”

    신화 에릭 녹화 중단 “15년 동안 지금이 가장 힘들어”

    그룹 신화 멤버 에릭이 녹화 중단을 선언(?)했다. 에릭은 지난 4일 방송된 tvN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 신화 멤버들과 함께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신화 멤버들이 지난 15년 동안 함께 활동하며 겪었던 일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이날 방송에서 멤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MC 백지연이 “험난한 연예계에서 여섯 명이 의지할 수 있다는 게 힘이 되겠다”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순간 에릭이 “15년 활동하는 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솔직히 지금이 가장 힘들다”고 말해 모두를 의아하게 했다. 이어 잠시 머뭇거리던 에릭은 “아까부터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화장실 잠깐만 다녀오면 안 되겠느냐”면서 머쓱한 표정을 지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자 전진은 “이렇게 말할 정도면 진짜 심각한 상황”이라고 덧붙여 스튜디오 현장을 폭소케 했다. 에릭 녹화 중단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에릭 녹화 중단, 제목만 보고 큰일이 난 줄 알았다”, “에릭 녹화 중단, 15년이 지나도 귀엽네”, “에릭 녹화 중단, 재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시던 인스턴트 차(茶)에서 ‘개구리 시체’ 경악

    마시던 인스턴트 차(茶)에서 ‘개구리 시체’ 경악

    마시던 인스턴트차(茶)에서 개구리 시체가… 중국 신화통신은 3일 중국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스턴트 밀크티인 샹표표나이차(香飘飘奶茶)에서 죽은 개구리가 나와 소비자들이 경악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인스턴트 밀크티는 허난(河南)성 신양(信陽)시에 사는 왕(王)씨가 최근 손녀에게 주기 위해 구매한 것. 손녀는 등교하기 전 마시던 밀크티 컵 바닥에 개구리 주검이 보여 깜짝 놀랐다. 개구리 크기는 2cm 정도였다. 왕씨는 곧바로 밀크티 제조 회사에 항의했다. 밀크티 제조회사는 “사과의 표시로 같은 제품 4상자를 보내드리겠다”고 했으나 왕씨는 이를 거절했다. 왕씨는 “보상보다는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며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신화통신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세종시에 뜨는 별, ‘대광로제비앙’ 알파룸 명품 혁신설계 주목

    세종시에 뜨는 별, ‘대광로제비앙’ 알파룸 명품 혁신설계 주목

    6월 중순 분양 앞둔 ‘대광로제비앙’에 수요자들 관심 지난 4월 1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정책에 따라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정부대책의 주요 내용인 양도세 비과세 수혜가 중소형 단지에 집중됨에 따라 건설사들도 이를 반영한 단지설계를 선보이며 분양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세종시에서도 중소형 신규 아파트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광건설이 1-1 생활권 M5 블록에서 전용면적 59㎡, 84㎡ 총 490세대로 분양하는 ‘대광로제비앙’은 알파룸 명품 혁신설계 아파트로서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대광건설은 판교신도시와 광교신도시에서 명품 아파트를 선보여 제품력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침체된 경기불황에도 곳곳에서 성공 분양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중견건설업체다. ‘대광로제비앙’은 이러한 여세를 몰아 세종시에서 가장 높은 녹지율을 자랑하는 1-1 생활권에서 플러스 알파의 가치를 선사할 야심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1 생활권은 세종시 최대학군 밀집지역으로 초·중교는 물론 국제고, 과학예술영재교가 인접해 있는 학군중심지로도 유명하다. 32만㎡ 규모를 자랑하는 고운뜰공원에서는 탁 트인 전망과 쾌적한 공원생활을 누릴 수 있는 입지를 갖추고 있다. 단지는 피아노룸, 어린이 놀이방, 미니서재 등 입주자의 취향에 따라 공간활용이 가능한 알파룸이 제공되며 중소형 평형임에도 쾌적하고 건강한 공간실현을 위해 4-Bay로 설계됐다. 이는 중소형 규모 아파트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한 명품형 혁신평면이란 평가다. 분양관계자는 “위치와 제품 모든 면에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분양가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으로 접근할 예정이어서 높은 관심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광로제비앙은 오는 6월 중순 오픈을 앞두고 있다. 분양문의: 1644-3666 인터넷뉴스팀
  • [오늘의 눈] 진주의료원 폐업을 지켜보며/강원식 메트로부 차장

    [오늘의 눈] 진주의료원 폐업을 지켜보며/강원식 메트로부 차장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열흘 넘게 뒷문을 통해 출퇴근하고 있다. 중앙 현관 앞마당이 경찰버스와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노조원들로 관용차가 드나들 수 없기 때문이다. 민원인들의 도청 방문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도청 현관 출입문 앞에서 청원경찰과 공무원들이 방문객들에게 일일이 방문 이유를 물어본다.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면서 생긴 도청 주변의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홍 지사는 지난해 12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취임 69일 만이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결행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알렉산드로스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자른 이야기’에 비유했다. 고르디우스 매듭은 프리기아의 왕이 된 고르디우스가 자신이 탔던 마차를 왕이 된 기념으로 신전에 묶어 놓았던 매우 복잡하게 꼬인 매듭이다. 이 매듭을 푸는 사람이 아시아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는 신탁이 전해져 많은 사람들이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원정길에 이곳을 지나게 된 알렉산드로스가 매듭을 풀려다 되지 않자 단칼로 잘라 풀었다는 이야기이다. 어려운 문제는 대담한 방법으로 풀거나, 그렇게 해야 풀 수 있다는 뜻으로 인용된다. 홍 지사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이었던 2009년 2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도 당시 미디어법 직권 상정을 꺼리고 있던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난하며 “직권 상정을 하는 것이 고르디우스 매듭을 푸는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얽히고설켜 좀처럼 풀기가 어려운 문제는 좌고우면(左顧右眄)하기보다는 알렉산드로스처럼 단칼에 싹둑 끊는 방식으로 과감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홍 지사는 갖고 있는 것 같다. 경우에 따라 필요하고 유익한 방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도정 책임자가 주요 정책을 결정할 때는 도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사전에 사회적 합의나 논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 발표했다. 홍 지사의 주장처럼 진주의료원이 혈세가 줄줄 새는 강성귀족노조의 해방구였다면 먼저 도민들의 검증과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랬더라면 도청 앞마당과 통신탑, 도의회 등이 노조원들에 의해 점거되는 불법 상황과 사회 혼란은 덜했을 것이다. 또한 취임 당시 “도민만 바라보는 정의로운 도지사가 되겠다”고 약속한 홍 지사에 대해 “독단과 불통, 일방통행 도정 운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지금처럼 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새누리당의 어정쩡한 태도도 실망과 아쉬움이 큰 대목이다. 새누리당은 같은 당 소속인 홍 지사의 폐업 결정 과정 등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노조의 사후약방문식 대응 행태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변화의 요구에 귀를 닫고 미적거리다 폐업이 결정된 뒤에야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으며 폐업 철회를 요구했지만 상황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103년 된 공공의료기관이 강제로 문을 닫는 사태를 지켜보며 수혜자여야 할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노사 양측의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치민다. kws@seoul.co.kr
  • 택배 상자에서 ‘뱀’이 스윽…배달부 혼비백산

    배달하던 택배 상자에서 갑자기 뱀이 나타나 혼비백산한 배달부가 쓰러졌다. 중국 매체 두스콰이바오(都市快報)는 1일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의 한 배달부가 택배 상자에서 나온 뱀이 팔을 감싸자 정신을 잃고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택배 상자의 뱀은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에 사는 18세 소녀가 키우던 것이다. 이 소녀는 인터넷을 통해 뱀 두 마리를 구매한 후 처음에는 자신의 집에서 길렀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인터넷에서 만난 친구에게 뱀을 주기로 했다. 결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 사는 인터넷 친구에게 이 뱀 두 마리를 상자에 넣어 택배로 부쳤다. 시안시의 배달부가 소포를 배달하려는 순간 상자에서 뱀이 얼굴을 내밀었다. 배달부가 크게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자, 뱀은 순식간에 배달부의 팔을 감으며 올라왔다. 다행히 뱀이 스스로 팔에서 내려왔지만, 배달부는 놀란 나머지 그대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신화통신 캡처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1%의 이익 늘면 99%의 이익도 는다는데… 진짜, 진짜, 진짜일까

    1%의 이익 늘면 99%의 이익도 는다는데… 진짜, 진짜, 진짜일까

    ‘세계 도처의 거리에서 대중적 시위가 분출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 마음속에서 솟아나는 의문이 있다. 언젠가는 미국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중요한 몇 가지 측면에서 곤경에 처해 있는 먼 나라들과 똑같은 처지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소수의 상위 계층, 다시 말해 인구의 상위 1%가 거의 모든 부문에서 통제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석학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2011년 5월 ‘베너티 페어’지에 이런 글을 썼다. 그 즈음 튀니지와 이집트를 휩쓴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를 보면서 갈수록 불평등이 심화되는 미국의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예측은 적중했다. 그해 9월 뉴욕 맨해튼에서 ‘월가 점령 시위’가 일어났다. 빈부 격차 심화와 금융기관의 부도덕성에 반발한 시위는 순식간에 미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시위대는 스티글리츠 교수의 기고문 제목인 ‘1%의, 1%에 의한, 1%를 위한’을 인용해 ‘우리는 99%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정보 비대칭성의 결과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지만 불평등 연구를 평생의 학문 주제로 삼아온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를 계기로 불평등의 측면에서 미국의 상황을 철저히 분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 지난해 출간돼 최근 국내 번역된 ‘불평등의 대가’(이영희 옮김, 열린책들 펴냄)다. ‘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한가’라는 부제가 일러주듯 이 책은 불평등이 우리 사회 전반에 끼치는 악영향을 하나하나 따진다. 흔히 불평등의 해악을 정의나 윤리의 관점에서 뭉뚱그려 비난하기 쉬운데 저자는 시장주의자들이 가장 중요한 미덕으로 선전하는 효율성의 관점에서 불평등을 비판한 점이 독특하다. 저자는 불평등이 얼마나 빠르게 심화돼 왔는지를 우선 설명한다. 미국 상위 1%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 호황기에 국민 소득의 65% 이상을 가져갔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불평등은 더욱 심화됐다. 2009년에 비해 2010년에 추가로 창출된 소득의 93%가 상위 1%에 돌아갔다. 또한 지난 30년간 하위 90%의 임금은 15% 증가한 반면 상위 1%의 임금은 150%나 늘었다. 무엇보다 ‘미국=기회의 땅’이라는 오랜 신화가 무너진 점은 치명적이다. 불균등한 교육 기회로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불가능해지면서 가진 것 없어도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은 신기루가 돼 가고 있다. 그럼에도 상위 계층은 자신에게 이로운 일이 나머지 99%에도 이롭다며 교묘한 논리를 퍼트린다. 상위 계층에 더 많은 돈을 몰아주면 성장의 효과가 하위 계층에도 퍼진다는 낙수 이론과 파이 조각의 상대적인 크기를 따지지 말고 절대적인 크기를 따져야 한다는 파이 이론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하지만 “상위 1%의 이익과 99%의 이익은 명백히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 저자는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정치를 지목한다. 경제 게임의 규칙은 정치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경기장이 이미 상위 1%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 시스템이 상위 계층의 이익에 민감하게 반응할 경우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는 정치 권력의 불균형 심화로 이어지고 정치와 경제의 사악한 결합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제 이 책의 핵심 주장을 살펴볼 시점이다. 불평등은 왜 비효율적인가. 저자는 갈수록 심화되는 과도한 불평등 때문에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제 시스템은 안정성과 효율성이 떨어져 성장 둔화를 겪고 있고, 이는 실업의 고통을 가중시킨다.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도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 민주주의의 약화, 공정성과 정의의 가치 훼손, 국가적 정체성의 위기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심각한 불평등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평등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힘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높은 국민 소득, 수많은 기회, 민주주의는 시장의 도덕성 회복을 통해서 탄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지금의 불평등 구조를 지탱하는 사회·정치적 기득권 구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낙관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함께 노력할 때 다른 세상은 가능해진다”고 독려한다. 스티글리츠 교수가 책에서 지적한 불평등에 관한 모든 상황 진단과 원인 분석, 미래 전망은 고스란히 한국 사회에도 적용된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둘러싼 논의가 분분한 요즘, 일독해 볼 만한 책이다. 2만 5000원.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프로축구] 안방불패 vs 잇몸승부… 오늘 웃는 자, 발 뻗고 충전

    [프로축구] 안방불패 vs 잇몸승부… 오늘 웃는 자, 발 뻗고 충전

    K리그클래식에서 가장 패스를 잘하는 두 팀이 만난다. ‘안방 불패’ 제주가 1일 오후 3시 홈으로 1위 팀 포항(승점 26·7승5무1패)을 불러들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리그 순위표를 요동치게 할 빅매치다. 상승세인 제주가 유리해 보인다. 최근 6경기 연속 무패(3승3무)로 기세등등하고, 더군다나 안방에서는 지난해 10월 27일 이후 10경기에서 7승3무로 진 적이 없다. 지난주 FC서울전에서 난타전 끝에 4-4로 비겼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서울전에서 세 골을 몰아치며 득점 선두(9골·13경기)로 나선 페드로가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한국 무대에 완전히 적응한 듯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돌파, 탁월한 결정력으로 제주의 승점 사냥에 앞장서고 있다.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1도움)를 기록한 서동현의 발끝도 매섭다. 현재 4위(승점 23)인 제주가 포항을 꺾으면 승점이 같아져 단숨에 선두권으로 치고 나간다. 반면 포항은 2% 부족하다. 지난주 창단 40주년 기념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선두를 탄탄히 굳혔지만 제주전에는 핵심 멤버들이 대거 결장한다. 신광훈과 이명주가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빠졌고 ‘중원의 핵’ 황지수는 발목 인대 파열로 경기에 뛸 수 없다. 박희철은 동영상 분석 끝에 사후 징계를 받아 나설 수 없다. 골키퍼 신화용이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당한 데다 주전들은 2월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클래식을 병행하면서 19경기나 치른 탓에 ‘배터리’가 방전됐다.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끼리 한 발씩 더 뛰는 축구를 하다 보니 초여름 날씨에도 주춤하다. 최근 3경기에서 5실점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이번 경기가 전반기의 가장 큰 분수령이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분 좋게 휴식기를 맞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수원과 경남FC도 같은 날 빅버드에서 격돌한다. 3연패로 삐끗해 6위(승점 19·6승1무5패)까지 추락한 수원이나 성적 부진을 이유로 최진한 감독 대신 일리야 페트코비치(세르비아) 감독을 앉힌 경남이나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은 8경기 연속 무패(3승5무)로 잘나가는 전남을 상대한다. AFC챔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해 리그 성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전북은 부산을 안방으로 초대해 5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한다. K리그챌린지(2부 리그)도 이날 오후 7시 30분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초호화 멤버가 총출동해 시즌 두 번째 ‘군경더비’를 벌인다. 올 시즌 무패인 경찰축구단(승점 25·8승1무)과 상주 상무(승점 18·4승6무)의 자존심 대결이다. 경찰팀의 염기훈, 정조국, 김영후, 양동현 등과 상주의 김재성, 최철순, 김형일, 백지훈 등 A대표팀 출신이 격돌한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중국 초등생 1천 명 ‘비 맞으며’ 행사 동원

    중국 초등생 1천 명 ‘비 맞으며’ 행사 동원

    초등학생들이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어린이날 행사에 동원돼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30일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시에서 초등학생 1,000여 명이 빗속에서 공연하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뤄양시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된 중국 어린이날(6월 1일) 기념행사에서 초등학생 1,000명 정도가 매스게임을 선보였다. 공연 중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도 주최 측은 공연을 강행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얇은 옷을 입고 있어 건강을 해칠까 걱정스러웠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행사를 주최한 현지 교육청은 “날씨에 대비하지 못했다.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며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사진=신화통신 캡처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중국 공산당 관계자, 남성 종업원 성추행 파문

    40대 중국 공산당 관계자가 타이완의 한 호텔에서 남성 종업원을 성추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중국 매체 신화왕(新華網)은 27일(현지시간) 경제무역시찰단으로 타이완 시찰에 참여한 공산당 관계자 이평산(43)이 호텔 남성 종업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공산당원에서 제명당했다고 보도했다. 타이완을 방문한 중국 시찰단은 지난 19일 타이완의 한 호텔에서 만찬을 벌였다. 사단은 이 만찬장에서 일어났다. 이평산은 이날 만찬장에서 남성 종업원을 성희롱하는 추태를 보였다. 더구나 그는 화장실까지 남성 종업원을 따라가 성추행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강제 추행 혐의로 기소돼, 19만 타이완 달러(약 700만 원)를 배상금을 내고 나서야 풀려났다. 급기야 이 사실이 중국 공산당 당국에까지 알려져, 당국은 “당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질렀다.”며 이씨를 제명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뉴스팀
  • 전문 번역가 부족… 한국문학 中 진출 저해

    중국에서 한국문학의 입지는 초라하다. 특히나 순수문학이 본격 소개되기는 기껏 5년 남짓이다. 중국에 한국문학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2년 수교 이후. 2000년대 초반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드라마 ‘가을동화’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소설판 등이 인기를 끌었다. 2004년에는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 ‘그놈은 멋있었다’가 중국 10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김하인의 ‘국화꽃 향기’도 200만부쯤 팔리며 인기를 누렸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 젊은 남녀의 연애를 소재로 한 중국의 ‘청춘문학’ 시장이 사그라지면서 한국 대중문학의 인기도 한풀 꺾였다. 순수문학은 한국문학번역원이 번역지원 사업을 늘린 2008년부터 집중 소개됐다. 박경리 ‘토지’, 박완서 ‘나목’, 신경숙 ‘리진’ 등 현대 문학과 김시습의 ‘금오신화’ 등이 번역됐다. 그러나 현재 번역원에 등록된 출간도서 836건 가운데 중국어로 번역된 책은 72건. 영어(199건), 불어(140권), 독어(113권), 스페인어(78권) 등에 비해 뒤처지는 편이다. 전문 번역가가 부족한 것도 한국문학의 중국 진출을 저해하는 요소다. 실력 있는 번역가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오역(誤譯)이 많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중작가회의에 참석한 한 통역가는 “중국에서는 조선족들이 한국문학 번역에 많이 참여하지만, 질을 담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번역투가 아닌, 깔끔한 중국 문장으로 옮길 수 있는 양질의 번역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샤먼(중국 푸젠성)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바하마 클래식] 홀로 피어난 꽃 이일희 ‘세리 키즈’ 완결판 쓰다

    [바하마 클래식] 홀로 피어난 꽃 이일희 ‘세리 키즈’ 완결판 쓰다

    이일희(25·볼빅)가 ‘세리 키즈’의 완결판을 써냈다. 이일희는 27일 오전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클럽 골프장에서 끝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마지막날 12개 홀로 치러진 3라운드에서 버디로만 5타를 줄인 합계 11언더파 126타를 적어내 우승했다. 프로 데뷔 7년, LPGA 투어 네 번째 시즌 만에 얻은 값진 우승 트로피다. 그 역시 박세리(36)를 보고 자란 1988년생 용띠다. 동갑내기 박인비(25·KB금융그룹), 신지애(25·미래에셋)에 가려 국내외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던 이일희는 첫 승을 신고, ‘세리 키즈’ 가운데 마지막 성공 신화를 써내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폭우는 그쳤지만 이번에는 강풍이 몰아친 가운데 이일희의 샷이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첫 홀부터 버디를 잡은 이일희는 두 번째 홀(파4)에서 ‘칩인 버디’를 잡은 데 이어 세 번째 홀(파5)에서는 2.5m짜리 버디퍼트를 홀에 떨궜다. 공동 5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 이일희는 이 버디로 먼저 경기를 끝낸 아이린 조(19)와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이일희는 여덟 번째 홀(파4)에서 또 버디를 보태 단독 선두를 낚아채더니 마지막홀(파5)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 첫 승에 진한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상금 19만 5000달러(약 2억 1600만원)를 챙겨 상금랭킹도 종전 37위에서 12위(30만 9000달러)로 대폭 끌어올렸다. 이일희는 스타급들이 즐비한 LPGA 투어에서 혈혈단신 ‘독립군’이었다. 미국 생활 초반 후원사가 없어 ‘절친’ 신지애에게 의탁했지만, 이후 독립을 결정한 뒤 모든 투어 일정을 스스로 판단하고 소화하며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투어 경비를 줄이기 위해 제일 값싼 비행기 좌석을 얻는 건 물론 육로 이동 때에는 이동 수단이 없어 염치불구하고 동료들의 차를 얻어 타는 게 다반사였다. 호텔 대신 대회장 근처 빈 방이 있는 가정집에서 무료 투숙하는 ‘하우징’까지 서슴지 않았다. 뚜렷한 성적을 남기지 못하자 미국생활 2년 만에 ‘유턴’을 시도했다. 그러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드 선발전에서 낙방, 국내 투어에서 뛸 발판을 닦는 데 실패한 이일희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듬해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인 볼빅을 든든한 후원사로 맞으면서 달라졌다. 쪼들렸던 투어 생활을 청산하고 걱정 없이 운동에만 전념했다. 성적도 덩달아 좋아졌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공동 4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공동 9위에 올라 자신감을 챙긴 이일희는 지난 6일 끝난 킹스밀챔피언십에서는 공동 3위(10언더파 274타)에 올라 우승이 머지않았음을 예고했다. 결국 이일희는 폭우로 사흘간 36홀의 ‘미니 대회’로 치러진 카리브해의 조그만 섬나라 바하마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이스라엘 유망 전기차 업체 소비자 외면에 폐업

    전기자동차 업계의 ‘애플’로 불려온 이스라엘 벤처신화 ‘베터 플레이스’가 판매 부진으로 결국 문을 닫았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 전기차 업체 베터 플레이스가 이날 오후 현지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창업자 샤이 아가시(45)는 2007년 벤처 창업 당시 ‘간편한 충전’이라는 아이디어를 갖고, 전기차 보급에 최대 장애물인 충전소의 대안으로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하면서 승승장구했다. 국내에서 시범운영 후 덴마크와 일본, 호주 등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억만장자인 이단 오퍼를 비롯해 제너럴일렉트릭(GE), HSBC홀딩스, 유럽투자은행 등이 8억 5000만 달러(약 9600억원)를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높은 차량 가격과 초기 충전소 설치에 대한 어려움으로 기업과 소비자들이 모두 외면하면서 2008년 첫 실적 발표에서 6억 달러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EU·中 ‘무역전쟁’ 일단 정지

    EU·中 ‘무역전쟁’ 일단 정지

    정면 충돌 양상을 보여 온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휴전 모드로 전환됐다. 독일을 방문 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이동통신 제품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반덤핑 조사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리 총리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이동통신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 추진은 세계에 보호무역주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산업과 일자리에 해를 끼치고 유럽의 산업, 기업활동, 소비자들에게도 타격을 주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도 중국과 EU 간 무역 분규 악화에 반대한다면서 “중국 태양광 패널에 영구적인 수입관세를 물리는 일이 없도록 EU가 중국과 협상에 나서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무역 전쟁이 임박한 것 같던 양측이 대화로 급선회한 것은 양국 간 분쟁이 서로에게 피해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EU는 중국의 제1 무역 상대이며, 중국은 EU가 미국 다음으로 교역량이 많은 교역 파트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이달 초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47%의 반덤핑 관세 부과 방안에 찬성했으며, 중국산 이동통신 제품에 대해서는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사 착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안 팔리는 KTX역세권 용지… 울산 ‘울상’

    경부 고속철도(KTX) 울산역세권 개발사업이 오는 8월 1단계 사업 공사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분양이 저조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도시공사는 2009년 8월 울주군 삼남면 신화·교동리 일원 88만 6373㎡ 부지에 주거와 상업, 업무, 복합환승센터, 전시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설 역세권개발사업을 착공해 8월 1단계 사업(78만 5771㎡) 준공에 이어 2016년 12월 2단계 사업(10만 602㎡)도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2011년 3월부터 시작된 역세권 개발용지 분양은 경기불황 장기화 등으로 1단계 사업 공사 준공을 3개월 앞둔 현재 50%에도 못 미쳤다. 이 때문에 2단계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역세권개발사업은 현재 단독택지 중심의 소규모 토지만 분양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1997’ 오빠·언니가 돌아왔다

    ‘1997’ 오빠·언니가 돌아왔다

    1990년대 말의 소녀팬들은 ‘오빠들’을 위해 음반을 사고 전화투표를 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할 일이 너무 많다. 음원 스트리밍, 유튜브 조회, 온라인 투표…. 요즘 10대들은 초고화질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뽀샵’한다고 난리지만, 그때의 세기말 소녀들에게는 한장 한장 모았던 잡지 사진들이 소중했다. 2세대 아이돌의 홍수를 숨죽이며 지켜봐야 했던 1세대 아이돌 팬들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응답하라 1997’을 외쳤던 팬들에게 그때의 오빠·언니들이 화답하듯 돌아오고 있다. 데뷔 16년차인 신화와 이효리는 역시나 ‘관록 있는 아이돌’로 돌아왔다. 신화는 지난 16일 발표한 정규 11집의 타이틀곡 ‘디스 러브’로 30대 남성의 중후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일렉트로닉과 피아노가 결합한 몽환적인 노래에 ‘보깅댄스’로 승부수를 띄운 무대는 파격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주 정규 5집을 발표한 이효리는 ‘배드 걸’과 ‘미스코리아’로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농익은 섹시함에다 음악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진 면모를 보이며 ‘이효리의 2막’을 알리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그 시절 오빠들은 다시 ‘아이돌’로 돌아와 세기말 소녀들에게 추억을 안겨주고 있다. QTV ‘기억의 예능-20세기 미소년’에서는 H.O.T의 문희준과 토니안, 젝스키스의 은지원, god의 데니안, NRG의 천명훈이 아지트에 모여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한다. 팬들이 보내온 잡지와 캐릭터 상품, 무대의상들을 보며 아이돌 시절을 돌아보고, NRG의 ‘할 수 있어’를 녹음하고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팬미팅까지 연다. 이런 오빠들의 의기투합은 어른이 된 팬들이 소녀 시절의 감성과 추억을 공유하도록 묶어주는 절묘한 매개체다. 그러나 1세대들의 부침은 극명하다. 지나간 영광을 재현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안타까운 뉴스로 팬들 앞에 다시 나타난 이름도 적지 않다. 젝스키스의 강성훈은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최근 항소심이 열리면서 검색어에 이름을 올렸다. god의 손호영은 여자 친구가 자신의 차량에서 목숨을 끊은 뒤 그 자신도 극단적인 행동을 취해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1세대 아이돌들의 엇갈린 명암에 팬들은 여전히 울고 웃는다. 회사원 김혜진(30)씨는 “신화나 이효리처럼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아이돌들을 보면 학창시절의 응원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뿌듯하다”면서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아이돌들의 소식을 접하면 옛 추억을 도둑맞은 것처럼 허탈해진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밀어내기 없이 주류업계 1위로 우뚝… 고졸 성공신화를 쏘다

    밀어내기 없이 주류업계 1위로 우뚝… 고졸 성공신화를 쏘다

    서울 강남 한복판 화인타워 14층에 있는 장인수 오비맥주 대표의 집무실. 들어서는 순간 의외라는 느낌보다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여섯평이나 될까. 허름한 사무용 책상 하나에 검정색 소파가 전부다. 그 흔한 그림 한 점, 난초 화분 하나 없다. 지난 23일 오전 한사코 집무실에서의 인터뷰를 거절하던 장 대표는 “언론에 집무실을 공개하기는 처음”이라며 “나는 영업하는 사람”이라는 말로 ‘실존적 장인수’를 표출했다. 치장하지 않은 모습이 솔직 담백함을 더욱 부각시켰다. 인터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섬김’이었다. →상고가 최종 학력이고 시쳇말로 스펙이 별로다. 최고경영자(CEO)에까지 오른 비결이 있나. -스펙, 상고 말씀 하셨는데 당시 상고 나왔다고 하면 가정 형편이 안 좋아서 그런 줄 알아요. 저는 그런 게 아니고 공부를 못해서 대학에 못 갔어요. 학교 다닐 때 운동에 심취했어요. 태권도를 20년 했거든요. 대학을 악착같이 가려고 했다면 인문계로 갔을 텐데 대학에 대한 마음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사회에 발을 들여놔 보니까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싶더라고요. 후회는 했지만 이미 늦었지요. →오비맥주가 첫 직장은 아닌 것으로 안다. -군대 갔다 와서 취직한 게 경리 일이었어요. 1976년에 삼풍제지라고 하는 회사에 들어갔는데 경리가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운동을 하다 보니 움직이는 게 좋아서 사장님에게 영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율산산업, 제세산업 등이 터진 혼란기라 금융기관에서 대출받는 것도 힘들었어요. 경력 있는 제가 빠지면 힘드니까 회사에서는 지금 맡은 게 중요한 일이니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러던 중 진로에서 영업 사원을 뽑길래 공채로 들어간 거죠. 그게 주류계에 첫발을 딛는 순간이었지요. →결국 영업으로 성공 신화를 썼는데. -모자란 부분이 있더라도 차별받으면 싫잖아요. 제가 아무리 고졸이라도 동기들한테 져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지식은 뒤질지언정 다른 부분에서는 동기들한테 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뭐를 더 할까 고민하다 동기들보다 뭐든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때부터 인사를 하더라도 동기들이 45도로 인사하면 저는 75도, 90도 이렇게 더 숙였어요. 동기들이 한발 뛰면 저는 두발 뛰고요. 모자람을 채우는 ‘더’라는 것으로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힘든 점은 많았어요. →요즘 핫이슈인 밀어내기는 어떻게 보나. -관리자들의 의지라고 봐요. 직원들은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밀어내라’ ‘강압적으로 해라’ 이렇게 지시 내리는 사람은 사실 없어요. 영업은 목표와 연관돼 있는데 목표가 정해지고 무리한 목표를 좇다 보면 밀어내기 관행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그래서 관리자의 의지가 중요한 거예요. 방법은 안 가르쳐 주면서 목표를 정해주고 독촉하니까 결국 직원들이 우왕좌왕하고 밀어내기밖에 할 게 없는 겁니다. →오비에 와선 어떻게 했나. -당시엔 저희가 2등이었어요. 우리가 42% 마켓 셰어였어요. 와서 보니까 2등이 1등한테 쫓기고 있는 거예요. 저는 마케팅은 잘 몰라요. 그러나 제가 느낀 그동안의 영업 경험으로는 2등이 1등한테 쫓기면 영원히 2등밖에 안 돼요. 상대가 실적을 어느 정도 내고 있으면 우리가 거기에 맞추려고 밀어내기를 하는 거죠. 1등 하는 대로 2등이 쫓기는 거예요. 그때부터 직원들을 교육시키기 시작했어요. 가는 길을 가르쳐 줘야 하잖아요.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길을 가르쳐 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우리는 1등한테 쫓기는 영업은 안 하겠다, 철저히 1등을 쫓아가는 영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죠. 독자적인 2등 영업을 하자고 했어요. →그게 무슨 말인지. -카스의 영업 자체는 ‘카스 후레쉬’예요. 신선한 맛을 유지시켜 준다는 것이지요. 맥주는 소주랑 달라요. 소주는 유통기한이 없지만 맥주는 유통기한이 있어요. 원료 자체가 천연이거든요. 소주도 마찬가지지만 맥주는 철저히 천연이고 인공첨가물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유통기간이 정해져 있고 오래되면 맛이 떨어지는 겁니다. 맥주공장에 다녀온 사람들은 공장에서 먹던 맛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제일 맛있는 맥주는 공장에서 갓 생산한 맥주지요. 그래서 역발상을 했죠. →그래서 거꾸로 한 건가. -네. 그래서 밀어내기 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처음에 와서 보니 5~6개월짜리 맥주를 먹고 있는 거예요. 진짜 맛있는 맥주를 먹는 게 아니라 그냥 맥주를 먹고 있는 거죠.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신선한 맥주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도매상의 재고를 없애는 게 중요해요. 재고를 없애고 공장에서 도매상으로 바로 출고하면 소매상으로 바로 가잖아요. 그래서 재고를 쌓아두지 말아야겠다, 그러면 밀어내기를 안 해야 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한 거죠. →매출이 크게 줄었을 텐데. -처음에는 줄었지요. 제가 영업 부사장이었을 땐데 그때 대표에게 2시간 동안 독대하며 얘기했죠. 대표 입장에서 볼 때 재고를 줄이겠다는 건 결국 우리가 출고를 안 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매출은 줄고 경영상 어려움이 있지요. 그걸 결정하기가 쉽지 않죠. 6개월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이렇게 안 하면 모두 죽는다고 설득했어요. 6개월 뒤에도 안 되면 어떻게 할래 묻길래 그때는 제가 깨끗하게 물러나겠다고 했지요. 어차피 제가 영업 책임자로 와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배상면주가에서 나타났듯 갑을 관계는 어떻게 보나. -전통주는 대리점 체제지만 일반 주류는 도매상 체제입니다. 도매상은 한 가지 제품만 취급하는 게 아니라 소주, 맥주, 양주 모두 다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갑을 관계가 될 수 없죠. 직원들이 더 해주세요, 할 수는 있지요. 저도 작년부터 협력업체를 방문했는데 사장님한테 감사의 뜻을 전하고 금년에도 많은 도움 받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영원한 을도, 갑도 없지요.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고 하는데 이런 말 들으면 어떤가. -저는 그 부분이 억울해요. 기업이라는 게 소수 소비자층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닙니다. 다수의 많은 소비자를 상대로 합니다. 우리나라 음식은 상당히 풍족해요. 음식문화 속에서 술 문화가 나왔습니다. 그게 성공한 게 소주고요. 우리나라 음식문화에 맞는 소주가 성장해서 대표주가 됐어요. 외국에서는 소주를 안 먹거든요. 러시아에 가면 추운 지방에 맞는 술 문화가 형성돼 있어요. 러시아 하면 보드카가 국민주죠. 러시아에서 맥주는 국민주가 될 수 없어요. 유럽은 물이 좋다고 해서 맥주와 와인이 형성돼 있고요. 술은 국민 문화에 맞는 기호품입니다. 소주가 유럽에서 성공할 수 없듯 맥주도 우리나라 문화에 맞춘 거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맥주를 좋아한다고 보나.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목 넘김을 좋아해요. 일단 넘김이 부드러워야 해요. 이걸 소비자들이 원하니까 그런 쪽으로 가는 겁니다. 자꾸 섞어 먹는(소폭 또는 양폭) 문화에서 맥주 맛을 공격해 와요. 그러나 맥주맛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 없어요. 우리도 다양하지만 상대사도 다양해요. 거기도 흑맥주가 나오고 우리도 가짓수가 많아요. 카스 후레쉬, 라이트, 레몬, 레드락, 오비 골든라거 등이 있죠. 호가든도 우리가 생산하고 버드와이저도 우리가 생산한 지 20년이나 됐어요. 버드와이저, 호가든이 세계적인 제품이라고 하는데 맛에 대해 그들이 자신을 못한다면 우리한테 라이선스를 못 줘요. 세계 최고 수준의 맛을 낼 정도의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수출 상황은 어떤지. -작년에 수출을 1억 달러 했어요. 저희가 하는 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 아니에요. 그쪽에서 술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쪽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서 그쪽 유통업체에 넘기는 방식이지요. 그걸 제조자개발생산방식(ODM)이라 하는데, 성공한 게 블루걸입니다. 홍콩이 시장은 적다고 하지만 국제적인 도시라 전 세계에서 오는 맥주가 많은데 그런 시장에서 우리가 1등 제품을 만들었어요. 그게 25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홍콩에서 프리미엄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제품보다 50%가 비싸도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어요. 25년 전부터 처음 맛이 아니라 새로운 입맛에 맞게 꾸준히 개발하고 있어요. 일본 시장에 수출하는 것도 그들 입맛에 맞춰 고성장 중입니다. 지난해 호주에 오비 골든라거를 수출했는데 급성장하고 있어요. 30개국에 40개 가까운 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올해 목표는. -저희 나름으로는 고성장하고 있다고 봐요. 연초 대비 10% 이상 해외 매출이 성장했어요. 국내 매출은 지난해 대비 15~16% 성장했고요. 그러나 맥주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에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에요. 시장을 개척하려고 나름대로 하고 있어요. 술로 1억 달러 수출한다는 게 적은 게 아닙니다. →어떤 사람을 뽑나. -오비가 전에는 영업도 지식인 위주로 뽑았어요. 그러나 영업은 달라요. 적성에 좀 맞아야 하죠. 그래서 지식보다는 절박한 사람들 위주로 뽑고 있어요. 학력을 안 보는 이유가 그래요. 고졸, 전문대, 지방대 출신들이 제가 오고 난 뒤에 많이 뽑혔어요. 제가 오기 전엔 2시간 면접 보고 영업에 투입했는데 지금은 3개월 인턴으로 바닥 영업부터 시켜요. 전에는 주류 시장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도 모르는 초짜에게 도매상 영업부터 시켰어요. 잘될 턱이 없지요. 지금은 맨 밑바닥인 업소를 알고 난 다음에 도매상 가라, 이렇게 하는 거지요. 10명이 필요하면 20명을 3개월 과정 인턴으로 뽑은 뒤 지도하는 선배들이 적성과 능력 등을 체크합니다. 뽑힌 사람들은 바닥 영업을 9개월 더 합니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와 업주들을 접해요. 소비자들한테는 갑 영업 못 해요. 이런 정신이 1년 동안 몸에 뱄다가 도매상에 가면 얼마나 잘하겠습니까. 취업이 절실하다 보니 10등까지는 지방대 출신이 많아요.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맛에 대해 언론에서 이상하게 시리즈로 하는데 국내 기업을 믿어주고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실제 폄하될 만한 이유가 없어요. 우리 나름대로 노력하고 개발하고 있어요. 국산 맥주가 맛없다 하면서도 카스 찾으시잖아요. 맛에 대해서는 계속 노력할 겁니다. 논란이 되는 것도 주세법에 있는 10% 맥아 함량에 대한 얘기예요. 10%밖에 맥아를 안 넣어서 그렇다고 오해하고 계신데 그건 아니고, 골드라거는 맥아 함량이 100%, 카스도 70% 이상 돼요. 하이트에서 초청한 브로마스터들 얘기를 들어보면 맥아 함량이 중요한 게 아니고 맛을 어떻게 내는가가 중요해요. 호가든도 밀하고 맥아하고 합쳐서 만드는 거고, 세계적인 술도 맥아 100%인 건 많지 않아요. 다양한 맛을 내기 위해 조합합니다. →직원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나. -본사 직원들이 모여서 ‘칭찬의 밤’을 하는데 12층 가면 교육장이 있어요. 교육장에 홈바가 있는데 생맥주집 호프처럼 돼 있어요. 한달에 한번 거기서 직원들이 모이고 석달에 한번은 극장을 잡아 시네마 데이를 열지요. 칭찬의 밤에 제가 그런 얘기를 했어요. 관리자들이 자꾸 직원들에게 수치 주면서 지시하면 힘들어진다고. 정말 직원들이 피곤해져요. 저희도 한때는 548이라고 있었어요. 50% 마켓 셰어에, 4가 뭐가 있고, 만족도 80%. 이러면 직원들이 피곤해질 수밖에 없어요. CEO들이 늘 그러는데 저는 수치로 안 내겠다고 했어요. 월요일에 출근하고 싶은 회사, 웃음이 넘치는 회사, 이 두 가지는 꼭 만들고 그만두고 싶다고 얘기했어요. →술은 좋아하나. -직원들과 소통한다고 공장 직원 700여명하고 6개월간 술을 같이 했어요. 소통은 눈높이를 맞추는 거라고 생각해요. 소통=눈높이. 대표가 되고 나서는 생산직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야 하니까 회식하겠다고 했어요. 막상 소통하겠다고 하니 다들 말리더라고요. 대부분의 CEO들이 소통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공장에만 가면 현장 방문이라고 하는데 그건 현장 경영이 아닙니다. 현장에 가서 직원들하고 진짜 소통을 해야 돼요. 200~300명 모아놓고 할 얘기 있으면 하세요, 하는 건 소통이 아닙니다. 공장 식당에다 1인당 10만원짜리 부페시켜 주면 회식이라고 안 해요. 10만원짜리 ‘짬밥’이라고 하지요. 공장 밖에서 1만원짜리 김치찌개 시켜 놓고 직원들과 술잔 주고받는 게 회식이고 소통입니다. 혼자 공장에 가서 식당 잡고 30여명씩 격없이 서너 시간 어울려요. →언제까지 일할 생각인지. -욕심은 없습니다. 작년 6월 21일에 취임했는데 취임식은 안 했어요.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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