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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경제· 군사굴기에 이어 과학기술굴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경제· 군사굴기에 이어 과학기술굴기

     중국이 경제·군사굴기에 이어 과학기술굴기를 이루고 있다. 최근 위성 20개 운반 로켓 발사에 성공한 중국이 미국 고속철 수주하고 영국 원전기술을 수출하는 등 잇따라 첨단 과학기술 성과를 이룸으로써 기술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는 까닭이다. ● 중국 업체, 영국 44조원 규모 전력개선사업 주축 원전 건설 수주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영국 동부 지역에 들어설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앰버 러드 영국 에너지장관은 “중국 원전 기업들이 동부 에섹스 지역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담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원전은 영국 정부가 추진중인 245억 파운드(약 44조 6000억원) 규모의 전력공급 개선 계획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중국의 원전이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첫 사례다. 원전 건설에는 중국의 원전업체 중광핵그룹(CGN), 중국핵공업그룹(CNNC)과 프랑스 국영 원전업체 EDF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러드 장관은 “중국이 그동안 영국 원전 건설에 참여하기를 강력히 희망했다”며 “영국이 원전에 매우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어 영국시장 진출이 중국 원전에 대한 국제 신인도를 제고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앞서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라스베이거스를 잇는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중국 국유 철도기업인 중국중철(中國中鐵)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엑스프레스웨스트엔터프라이즈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미국 고속철 건설 프로젝트를 주도하게 된 것이다. 320㎞에 이르는 이 구간은 내년 9월 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원전에 이어 고속철을 해외시장 진출의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 왔다. ● 러시아와 대형여객기 합작개발 추진... 음속 5배 고초음속 비행체 성공  중국은 20일 하나의 운반로켓에 20개의 소위성을 탑재한 창정(長征)6호 발사에 성공했다. 이 위성은 탑재한 20개의 작은 위성을 지구에서 524㎞ 떨어진 우주 궤도에 안착시키는 임무를 띠고 있다. 하나의 로켓에 이처럼많은 위성을 탑재하기는 창정 6호가 처음이다. 창정 6호는 29.3m 길이에 이륙 시 최대 103t의 중량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처음으로 액체산소등유를 사용하는 엔진으로 가동돼 오염원 배출이 없는 친환경 로켓이라고 신화통신은 설명했다.  중국은 러시아와 손잡고 대형 여객기 개발에 나섰다. 러시아 연합항공사의 유리 슬류사르 회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항공엑스포에 참석해 중·러 대형 항공기 공동개발 계획을 밝히고 “계약을 통해 사업에 관한 각국의 책임과 이윤(배분)을 구체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슬류사르 회장은 “이 새로운 항공기는 (중국이 개발 중인 대형 여객기) C919와는 승객 수용 규모나 비행거리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며 “두 항공기는 서로 다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2008년부터 독자적으로 연구·개발해온 C919는 168좌석과 158좌석이 기본형이다. 항속거리는 4,075㎞다. 중·러가 공동 개발할 대형여객기의 좌석은 210∼350석으로 항속거리가 C919보다 훨씬 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음속의 5배가 넘는 속도를 내는 고초음속(高超音速) 비행체 발사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항공공업집단 산하 중국항공신문망은 신형 고초음속 비행체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고초음속 시험비행 영역에서 새로운 진전을 이뤘다고 지난 19일 전했다. 다만 비행 시기와 장소, 고도, 속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홍콩 명보는 고초음속이란 마하 5(시속 6180㎞) 이상을 의미하며, 1시간여 만에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 시애틀에 도달할 수 있는 속도라고 전했다. 대만 자유시보도 이 비행체의 비행 속도는 미군 정찰기 SR-71 블랙버드가 기록한 마하 3.2~3.5를 뛰어넘는 마하 5에 이른다고 전했다. SR-71은 지금까지 조종사가 탑승하는 항공기 중 최고 속도 기록을 갖고 있다. ● 덩샤오핑 ‘科敎興國’ 착수, 이공계 출신 장쩌민-후진타오-시진핑 기술투자 총력 중국이 과학기술굴기를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 국가의 전폭적 지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중국은 기초과학 기술 투자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86년 중국의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은 4인의 과학자들로부터 국가 100년 대계를 위해 첨단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건의를 받았다. 이 4인의 과학자는 핵물리학자 왕간창, 중국 광학의 대부 왕다헝(王大珩), 자동제어학의 양자츠, 전자학의 천팡원(陳芳允)등 원로 과학자들이었다. 이들의 제안에 덩샤오핑은 주저없이 결정을 내렸다. 과학기술 교육으로 국가를 발전시키겠다는 ′과교흥국(科敎興國)′ 전략이 싹을 틔운 것이다. 그해 국가적 역량을 첨단기술에 집중 투자하는 ′863 계획′이 시동됐고, 해외에서 교육받은 고급 과학인재들도 속속 귀국해 연구·개발(R&D)에 매진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들도 이공계 출신이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은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은 칭화대(淸華)대 수리공정학과를 나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1979년 칭화대 공정화학과를 졸업한 이공계 출신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국무원 총리는 베이징 지질대학에서 지질학 석사를 받았다. 우방궈(吳邦國)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칭화대 무선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공정사(工程士·엔지니어) 치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공계 엔지니어 출신 관료들이 정부에 대거 포진해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中 장밋빛 전망만 … 中의 ‘허허실실’

    美·中 장밋빛 전망만 … 中의 ‘허허실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을 만났다. 시 주석은 머독에게 “외국 언론의 중국 취재를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머독 소유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중국 공안의 경계 대상 1호 언론이다. 중국에서 WSJ 기사를 보려면 당국 몰래 사설가설망(VPN)을 설치해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외국 언론의 자유 운운한 것은 22일 방미를 앞둔 ‘이미지 관리’ 차원의 립서비스이다. 미국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사이버 안보, 동중국해 분쟁, 중국 인권 문제 등을 따지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반응은 ‘허허실실’이다. 관영매체들은 경제 협력과 우호 증진 등 희망적인 전망만 내놓고 있다. 약한 이슈는 어물쩍 넘기고 유리한 이슈만 부각시켜 미국과 동등해진 중국의 모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인민일보는 20일 “시 주석의 방문으로 양국 우정이 심화되고 신형대국 관계 건설의 새로운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로 세계 경제 성장과 평화 발전, 기후 변화, 이란 핵, 한반도 핵, 아프가니스탄 문제, 유학·여행 등에서의 새로운 조치 등을 꼽았다. 갈등 현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특히 경제 협력에 방점을 찍고 있다.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은 “경제·무역 합작이 가장 중요한 의제”라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지난 5년간 중국의 미국 투자는 9배 증가해 460억 달러에 이르고, 중국 기업의 미국인 고용은 5배 증가해 8만여명에 이른다”면서 “중국의 투자는 미국 산업 구조조정의 성공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에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 리옌훙 바이두 회장, 마화텅 텅쉰 회장 등 IT 거물이 총출동한다. 시 주석은 중국에 공장을 지으려는 보잉사 공장을 방문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만찬을 함께한다. 중국은 또 미국에 ‘시진핑 훈풍’이 불기를 바라고 있다. 언론들은 시 주석이 방문할 시애틀 터코마시를 소개하며 “시 주석이 푸젠성 푸저우시 당서기로 있을 때인 1993년 두 도시가 자매결연을 맺었다”면서 “자매결연의 주역들이 다시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85년 시 주석이 허베이성 정딩현 관료로 일할 때 방문했던 아이오와주 머스커틴의 한 민가는 ‘중·미 우호의 집’으로 새 단장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남중국해 분쟁과 인권 문제는 서로 입장차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며 기후변화와 핵확산 방지에서만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中 ‘위성 20개 운반로켓’ 발사 첫 성공

    중국이 20일 하나의 운반로켓에 20개의 소위성을 실은 창정(長征) 6호 발사에 성공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7시1분에 창정 6호 로켓이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 발사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 위성은 20개의 작은 위성을 탑재해 지구에서 524㎞ 떨어진 우주 궤도에 안착시키는 임무를 띠고 있다. 하나의 로켓에 이같이 많은 위성을 탑재하기는 창정 6호가 처음이다. 중국우주비행과학기술그룹과 국방과학기술대, 칭화대, 저장대, 하얼빈공대 등이 제작한 위성들이 실렸다. 창정 6호는 29.3m 길이에 이륙 시 최대 103t의 중량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처음으로 액체산소등유를 사용하는 엔진으로 가동돼 오염원 배출이 없는 친환경 로켓이라고 신화통신은 설명했다. 중국이 위성 운반로켓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은 자체 개발한 위성항법시스템(GPS)인 베이더우(北斗) 시스템 구축과 우주전 능력 강화를 위해서다. 베이더우 시스템은 중국이 미국의 GPS와 맞서기 위해 2000년부터 독자 개발한 시스템으로 선박, 항공기 운항뿐 아니라 미사일 등 무기체계 운용에도 긴요하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일 전승절 열병식에서 베이더우 시스템을 활용해 장비부대의 진행 속도와 거리 오차를 각각 0.3초, 10㎝ 이내로 조정했다. 한편 홍콩 명보는 이날 “중국이 최근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극초음속 비행기의 비행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시속 6180㎞에 이르는 이 비행기는 1시간 만에 베이징에서 미국 시애틀까지 날아갈 수 있으며, 미사일 탑재도 가능하다고 명보는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N포세대 좌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 희망 없다”

    “N포세대 좌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 희망 없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이른바 ‘N포세대’는 일본의 ‘로스트 제너레이션’(잃어버린 세대)과 비슷합니다. 지금부터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한국에는 정말로 중요합니다.” 일본이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1990년대 사회에 나와 좌절한 세대의 심리를 다룬 ‘로스트 제너레이션 심리학’의 저자인 구마시로 도루(40·정신과 전문의) 박사는 20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N포세대’ 문제가 최근 들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아직은 정부 차원의 대책을 고안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구마시로 박사는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가 18~20일 진행한 제7회 ‘서울청소년 창의 서밋’에 기조 강연자로 초청받아 내한했다. 경제적 불안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의미의 ‘3포세대’에서 출발한 ‘N포세대’는 내 집 마련, 대인관계, 꿈, 희망 등 모든 것을 포기하는 세대라는 의미다. 일본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은 1970년대 고도 성장기에 태어났지만 이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게 된 세대를 말한다. “일본의 ‘로스트 제너레이션’은 고학력이 고소득으로 이어진다는 ‘학력 신화’를 믿는 베이비붐 세대 부모 밑에서 자랐습니다. 입시 경쟁만 뚫으면 성공할 줄 알았지요. 그런데 장기 불황이라는 변수가 나타났고, 비정규직 일자리만 넘쳐나면서 커다란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됐습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등을 맞으며 본격화한 한국의 ‘N포세대’는 일본의 ‘로스트 제너레이션’과 맥이 통한다고 평가했다. 구마시로 박사는 대졸자들이 취업을 포기하게 되는 것은 내면화된 가치관과 현실 사이에서 겪는 ‘심리적 갈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장기 불황기에는 학위가 있다고 해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데도 이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어 하지요. 비정규직 일자리를 가진 뒤 ‘내가 왜 이런 하찮은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사내 인간관계도 제대로 형성할 수가 없게 되는 거죠.” 성에 차지 않는 일자리를 가질 바에야 일을 하지 않고 부모 세대에 의존해 생활하는 청년층이 ‘니트족’이다. 국내 15~29세 청년 100명 중 15명은 니트족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니트족 비율이 7번째로 높다. 구마시로 박사는 이런 상황들은 필연적으로 세대 갈등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인터넷에서 처음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라는 용어가 사용됐는데, ‘기성 세대가 우리의 풍요로운 삶을 빼앗아 갔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구마시로 박사는 “2008년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역에서 17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묻지마 살인범은 자동차 부품회사 파견직 근로자로, 비정규직을 전전하다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감을 느껴 인터넷에만 빠져 지냈던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또 다른 특징은 소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내에서 외부와 단절하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히키코모리’가 얼마나 되는지 추산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요. ‘히키코모리’의 등장을 단지 개인의 문제로 여겨 방치한 측면이 강한 거죠.” 그는 “일본 정부는 ‘니트족’, ‘히키코모리’ 등을 위한 대책을 절실하게 강구하지 않고 있는데, 대책을 마련하기에도 이미 늦었다고 보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에서 좌절한 청년들의 잘못된 삶의 방식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N포세대 좌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 희망 없다”

    “N포세대 좌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 희망 없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이른바 ‘N포세대’는 일본의 ‘로스트 제너레이션’(잃어버린 세대)과 비슷합니다. 지금부터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한국에는 정말로 중요합니다.” 일본이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1990년대 사회에 나와 좌절한 세대의 심리를 다룬 ‘로스트 제너레이션 심리학’의 저자인 구마시로 도루(40·정신과 전문의) 박사는 20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N포세대’ 문제가 최근 들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아직은 정부 차원의 대책을 고안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구마시로 박사는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가 18~20일 진행한 제7회 ‘서울청소년 창의 서밋’에 기조 강연자로 초청받아 내한했다. 경제적 불안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의미의 ‘3포세대’에서 출발한 ‘N포세대’는 내 집 마련, 대인관계, 꿈, 희망 등 모든 것을 포기하는 세대라는 의미다. 일본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은 1970년대 고도 성장기에 태어났지만 이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게 된 세대를 말한다. “일본의 ‘로스트 제너레이션’은 고학력이 고소득으로 이어진다는 ‘학력 신화’를 믿는 베이비붐 세대 부모 밑에서 자랐습니다. 입시 경쟁만 뚫으면 성공할 줄 알았지요. 그런데 장기 불황이라는 변수가 나타났고, 비정규직 일자리만 넘쳐나면서 커다란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됐습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등을 맞으며 본격화한 한국의 ‘N포세대’는 일본의 ‘로스트 제너레이션’과 맥이 통한다고 평가했다. 구마시로 박사는 대졸자들이 취업을 포기하게 되는 것은 내면화된 가치관과 현실 사이에서 겪는 ‘심리적 갈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장기 불황기에는 학위가 있다고 해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데도 이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어 하지요. 비정규직 일자리를 가진 뒤 ‘내가 왜 이런 하찮은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사내 인간관계도 제대로 형성할 수가 없게 되는 거죠.” 성에 차지 않는 일자리를 가질 바에야 일을 하지 않고 부모 세대에 의존해 생활하는 청년층이 ‘니트족’이다. 국내 15~29세 청년 100명 중 15명은 니트족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니트족 비율이 7번째로 높다. 구마시로 박사는 이런 상황들은 필연적으로 세대 갈등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인터넷에서 처음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라는 용어가 사용됐는데, ‘기성 세대가 우리의 풍요로운 삶을 빼앗아 갔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구마시로 박사는 “2008년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역에서 17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묻지마 살인범은 자동차 부품회사 파견직 근로자로, 비정규직을 전전하다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감을 느껴 인터넷에만 빠져 지냈던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또 다른 특징은 소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내에서 외부와 단절하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히키코모리’가 얼마나 되는지 추산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요. ‘히키코모리’의 등장을 단지 개인의 문제로 여겨 방치한 측면이 강한 거죠.” 그는 “일본 정부는 ‘니트족’, ‘히키코모리’ 등을 위한 대책을 절실하게 강구하지 않고 있는데, 대책을 마련하기에도 이미 늦었다고 보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에서 좌절한 청년들의 잘못된 삶의 방식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日 안보법안 강행 이후] 美 정부·의회 “환영”… 中·北 “우려”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골자로 한 안보 관련 11개 법안의 국회 강행 처리와 관련해 각국 정부가 내놓은 공식 입장이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중국 정부는 “우려스럽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정부와 의회 모두 환영 일색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동맹을 강화하고 국제적 안전보장 활동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려는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집단자위권법은 지난 4월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과 일치한다”며 “일본이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간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평화 증진에 전념해 왔다”고 평가했다. 미 상원 군사·외교위원회도 공동성명에서 “이번 집단자위권법이 미국과 일본의 동맹을 강화하고 국제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도 이런 움직임에 편승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교장관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다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을 축하한다”며 “앞으로 일본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과 군사 공조를 강화하는 필리핀 외무장관은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을 의식, “지역 평화와 안보에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반발했다. 훙레이 외교부 부대변인은 “전후 일본의 군사·안전보장 분야에서 전례가 없던 행동”이라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훙 부대변인은 “일본이 군사력 강화로 전수방위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일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국내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국방부도 성명에서 “냉전 사고에 충실하고 군사 동맹을 강화하려는 일본의 음모는 아시아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강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도 “일본이 전후 평화주의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도 대변인 담화에서 “일본이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고 군국화와 재침의 길로 내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20t 버스에 깔린 여학생, 시민 100여명이 함께 구조

    20t 버스에 깔린 여학생, 시민 100여명이 함께 구조

    중국 장춘의 대로변에서 사고로 버스에 깔린 여대생을 구하기 위해 시민 백 여 명이 달려들어 구하는 장면이 포착돼 감동을 선사했다. 신화망 등 현지 언론의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장춘시 대로변을 지나던 19세 여대생이 버스로 활용되는 노면 전차 아래에 깔리면서 전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소방대원들이 사고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학생의 한쪽 다리만 차 밖으로 간신히 보이는 상황이었다. 소방대원들은 20t 무게의 버스에 깔린 여학생의 몸 일부가 마비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구조하려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현장에는 구조에 쓸 수 있는 대형 크레인 등의 도구가 전혀 미비한 상태였다. 그때 구조에 어려움을 겪는 소방대원들을 본 시민들이 하나 둘 힘을 보태기 시작했고, 순간 100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모여 20t 무게의 버스를 밀어 올리기 시작했다. 버스가 조금씩 한쪽으로 기울면서 여학생의 모습이 드러났고, 이 공간 틈으로 들어간 소방대원들이 깔린 여대생을 무사히 버스 바닥에서 구조할 수 있었다. 현지 경찰의 조사 결과 이 여학생은 버스가 오는 길에서 갑자기 무단횡단을 했고 이를 뒤늦게 발견한 기사가 차를 멈추지 못하면서 결국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이 힘을 합쳐 여학생을 구한 소식이 알려진 뒤, 현지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 여학생의 생사 또는 부상 여부를 두고 다양한 루머가 쏟아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여학생이 머물고 있는 병원의 관계자는 “얼굴에 약간의 찰과상이 있고 다리에 경미한 마비 증상을 보이는 것 외에는 골절 등의 부상은 없었다. 다만 마비 증상이 있기 때문에 더욱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제이슨 데이, “세계 랭킹 1위 눈앞...새로운 신화 쓰고 있다”

    제이슨 데이, “세계 랭킹 1위 눈앞...새로운 신화 쓰고 있다”

    호주 제이슨 데이(28)가 세계 랭킹 1위와 함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1라운드부터 선두를 내주지 않고 우승)을 눈앞에 뒀다. 제이슨 데이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레이크포리스트의 콘웨이 팜스 골프 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3차전 BMW 챔피언십(총상금 825만 달러ㆍ약 95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합계 20언더파 193타다. 공동 2위 미국 스콧 피어시, 미국 대니얼 버거과 6타 차 단독 선두다. 제이슨 데이는 21일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함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꿰찰 수 있다. 또 페덱스컵 랭킹 1위에게 주는 1000만 달러(약 116억원) 보너스도 받는다. 제이슨 데이는 2라운드까지 합계 124타로 PGA 투어 대회를 통틀어 36홀 최저타 타이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제이슨 데이는 올 시즌 18개 대회에 출전해 파머스 인슈어런스, RBC 캐나다 오픈, PGA 챔피언십(메이저 대회), 플레이오프 1차전 바클레이스에서 각각 우승, 시즌 5승째에 도전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나혼자산다 강남, 첫 음악방송 무대 앞두고 전진에게 춤 교습..댄스 본 전진 반응이?

    나혼자산다 강남, 첫 음악방송 무대 앞두고 전진에게 춤 교습..댄스 본 전진 반응이?

    나혼자산다 강남, 첫 음악방송 무대 앞두고 전진에게 춤 교습..댄스 본 전진 반응이? ‘나혼자산다 강남’ 강남이 ‘나혼자산다’에서 전진에게 춤 교습을 받았다. 18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강남이 자신의 솔로 앨범으로 첫 무대를 가지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나혼자산다’에서 강남은 첫 음악 방송 무대를 앞두고 선배 가수인 신화 전진의 대기실을 찾았다. 강남은 팬들이 준비한 초콜릿을 전진에 주며 “이번 노래가 ‘초콜릿’인데 춤이 이렇다”고 짧게 춤을 보였다. 전진은 “안 그래도 안무가가 같지 않냐. 한 번 해봐라”고 주문했고, 강남은 “안무가 형이 자꾸 저 보고 못 춘다고 한다. 그런데 저는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춤을 췄다. 이를 본 전진은 손수 춤을 췄고, 180도 다른 춤의 느낌에 놀라는 강남을 보며 “얘 안 되겠다”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강남은 “어깨와 다리랑 따로 논다”며 전진에 특별 춤 교습을 받았다. 전진은 강남에게 ‘나혼자산다’에 출연 중인 신화 멤버 김동완을 언급하며 “우리 동완이 형 잘 부탁해”라고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나혼자산다’에는 김용건, 전현무, 육중완, 강남, 김동완, 황석정, 김영철, 강민혁이 출연 중이다. 사진=MBC ‘나혼자산다’ 캡처(나혼자산다 강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열받은 中 “北 당 창건일 특사 안 보낼 수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지난 3일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톈안먼광장 열병식을 앞두고 지뢰 사건을 일으켜 긴장을 조성하더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둔 시점에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강행 엄포를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중국이 오는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당 70주년 기념식에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16일 “중국의 입장이 상당히 강경하다”면서 “올해가 노동당 창당 70주년으로 중국과 북한이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소위 ‘꺾어지는 해’(끝자리가 ‘0’이나 ‘5’인 해)이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선 중국이 특사를 파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공개적인 입장도 단호하다.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북한을 향해 “긴장 조성 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16일 사설에서 “북한이 정말로 행동에 나선다면 비극적인 악순환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중국 학자들은 북한의 행태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몸값 높이기’로 보고 있으며 시 주석의 외교 행보에 ‘딴지’를 걸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화통신 세계문제연구센터의 가오하오룽(高浩榮) 교수는 “국제적인 관심을 끌려는 북한의 행동이 중국 외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한 핵을 반대하는 중국의 입장은 단호하고 확고하다”고 말했다.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의 장롄구이(張璉?) 교수는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하면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더 근본적인 결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을 가다] 유커에 음식 큐레이팅 앱 서비스·감귤 방향제 특허 출원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을 가다] 유커에 음식 큐레이팅 앱 서비스·감귤 방향제 특허 출원

    줄을 잇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아름다운 청정 자연환경, 1만 8000여 신들의 이야기, 사계절 청정 농수산물. 제주는 말 그대로 보물섬이다. 한 달에 1000여명이 제주로 이주해 온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런 제주의 인적·물적 보물들을 정보기술(IT)과 연결해 새로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게 목표다. 제주에는 연간 300만명의 유커가 찾는다. 쇼핑은 비교적 만족하지만 유커의 불만은 음식이다. 한국의 채소 중심 식단 등으로 “배고프다”고 하소연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셀 수도 없다. 센터에 둥지를 튼 T&DN은 먹거리 불만이 많은 유커에게 음식 큐레이팅 서비스 ‘제주식광(食光)’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T&DN 박병석씨는 “유커들이 설렁탕을 시켜 놓고 소금이나 후추 등을 가미할지 몰라 맛이 너무 없다고 투덜거리는 모습을 보고 착안하게 됐다”고 했다. 최근 가이드 없이 여행하는 개별 유커들에게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 큐레이팅 서비스는 가장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출신 지역별로 입맛이 서로 다른 유커들에게 출신 지역, 연령별 맞춤 음식 정보와 먹는 법, 음식량, 모바일 결제 시스템까지 스마트폰 앱상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할 시스템을 제공하게 된다. T&DN 측은 유커 1000만 시대에 제주를 테스트 베드로 삼아 음식 큐레이팅 서비스를 서울 등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도 있다. 센터 입주 기업인 ‘두잉’은 제주의 대표적인 문화원형 1만 8000신화를 모티브로 한다. 그중에서도 제주의 신돌이 테마다. 제주에서 태어나 천상에서 자란 천지왕의 아들로 인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넘치는 ‘꾸무’와 백록담에서 나고 자란 신비의 하얀 사슴 ‘또또’가 제주의 신돌을 찾아다니며 아름다운 제주의 속살을 알아 가는 내용의 어린이 동화책과 캐릭터 상품을 개발해 출시했다. 제주 천연 감귤로 방향제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한 꾸무 방향제도 시판 중이다. 제주 토박이와 제주에 흠뻑 빠진 육지 디자이너가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제주 동문시장 여진떡집은 다음카카오의 중소상공인 카카오톡인 옐로아이디 덕분에 매출이 20% 정도 늘어났다. 옐로아이디는 중소상공인이면 누구나 카카오톡으로 자신의 가게를 소개하고 홍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다음카카오의 무료 서비스다. 오메기떡은 차조가루를 반죽해 도넛 모양으로 만든 뒤 삶아 고물을 묻힌 떡으로, 요즘 전국적인 인기를 끄는 제주의 전통 음식이다. 여진떡집 김영주(45)씨는 “옐로아이디로 전국적인 판매가 가능하다”며 “카카오톡으로 전국의 고객들과 실시간 대화하면서 주문을 받기 때문에 신뢰감을 준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백문이불여일행] 미술 문외한의 눈으로 본 앤디 워홀

    [백문이불여일행] 미술 문외한의 눈으로 본 앤디 워홀

    나는 모른다. 그러나 느낀다. 언제부턴가 예술작품을 보고 느낄 때, 배경지식이 작가에 대한 일종의 예의처럼 여겨졌다. 색으로만 채워진 커다란 캔버스화. ‘이런 식(색면화)이면 나도 그릴 수 있겠다.’ 지나치게 심플하고, 그래서 더 들여다보게 하는 매력을 가진 그림이었다. 슬픔과 절망의 세상을 숭고한 추상으로 물들인다는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작품. 「로스코는 유명한 색면화가다. 현대의 추상 미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정식 미술수업을 거의 받지 않은 로스코는 신화 이야기, 렘브란트, 모짜르트, 니체에 영향을 받았다. 1970년 뉴욕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나니 감상평은 풍성해진다. ‘이런 건 나도 그릴 수 있겠다’는 첫 느낌은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게 꼬깃하게 접어두었다. 나의 감상은 대체로 모든 이의 감상이다. 生눈으로 본 앤디 워홀 라이브 알록달록 색감이 예쁘다. 톡톡 튀는 색이 한데 모여있는데 촌스럽다는 생각이 안드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형광, 야광색의 컬러가 채도를 달리해 쓰인다. 주변에서 보이는 것들이 그림의 소재다. 바나나, 통조림, 코카콜라병, 입술, 달러 표시…. 같은 그림에 색만 달리한 작품이 연속적으로 모여 있다. 이 소재의 어떤 점에 꽂혀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걸까. 그는 스스로를 보여주고 싶으면서 동시에 숨기고 싶었던 것 같다. 자신을 그린 그림과 사진이 유독 많다. 트레이드마크가 된 삐죽삐죽 은색 가발, 주근깨가 빼곡하게 박혀있는 창백한 피부, 무슨 옷을 걸쳐도 헐렁할 것 같은 깡그리 마른 몸매에 무심하게 걸친 선글라스와 검은 상의. 마릴린 먼로 그림으로 드리워진 그림자 위에서 찍은 독사진과 카모플라주로 칠해진 그림을 보며 그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숨기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상상해본다. 그림은 화려하고 영화는 단순하다. 평범한 사물을 화려하게 칠했으며, 섹스와 파티를 별다른 연출없이 평범하게 찍었다. 양면적인 부분이 늘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명인들을 더 유명하게 만든 초상화도 그렇다. 하나쯤 벽에 걸려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위트가 묻어있다. 워홀의 손을 거치면 누가 보아도 마릴린 먼로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먼로가 된다. 워홀이 그린 유명인 초상화들의 공통점이다. 미술, 음악, 영화, 패션 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한 것은 알았지만, 요리책과 어린이책(아이들이 가지고 놀기 좋게 속지를 빳빳한 재질로 만들만큼 세심하게)까지 만들었다. 동물보호문제와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기도 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답은 보여줄 생각이 없다. 그 시대가 직면한 문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이미지를 그릴 뿐이다.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그저 표면만 보면 된다” ① 워홀은 왜, 통조림을 그렸을까 1960년대 워홀은 소비자로서 일상의 사물을 바라보는 것에 관심을 보였다. 코카콜라병이나 달러 지폐, 그 유명한 캠벨 수프캔 시리즈를 그린 것도 이 때부터다. “지루한 것을 좋아한다. 똑같은 것들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좋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내가 돈을 그리기 시작한 이유다.” 대량생산되는 대상에 호감을 느끼고, 기계화 과정과 유사한 테크닉을 사용해 만화와 광고에 기반한 팝 회화를 그렸다. “그저 일상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것들을 그릴 때 특별하게 그리려고 하지 않고 지극히 평범한 것으로 그리려 할 뿐이다.” 유명세를 타게 된 워홀은 이후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영화배우 초상화 시리즈에 착수했다. ② 세즈윅은 아니지만, 스크린테스트 약 500여편 정도 되는 워홀의 영화 ‘스크린테스트’. 흑백필름에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초상화처럼 기록돼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가만히 카메라렌즈를 응시하고 있다. 앤디 워홀 라이브展 기념품숍 한 켠, 검은색 커튼을 걷으면 스크린테스트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돼있다. 오래된 카메라 앞에 앉아 흑백 필름이 타다닥 돌아가는 4분의 시간을 기다린다. 에디 세즈윅처럼 예쁘지는 않겠지만, 카메라가 담은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메일주소로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갈 곳을 잃어가는 눈동자와 무표정의 얼굴이 재미있다. ③ 어른들만 볼 수 있는, 19금 워홀 작업실 팩토리에서 배우들이 관계를 가지는 장면, 그의 동성연인이 자는 모습, 미국 남창, 드라큘라, 카우‘보이’들이 나누는 사랑, 실오라기 하나 거치지 않은 누드…. “세상에는 본인이 직접 참여해야 되는 두 가지가 있다. 섹스와 파티.” 1950년대부터 누드와 남성 성기를 그리기 시작한 워홀은 트루먼 카포티처럼 동성애자 예술가 문화를 선망했다. 동성애자, 남창, 성전환자, 복장 도착자, 구강 성교, 집단 성행위 등이 영화와 드로잉, 사진 안에 빼곡히 담겨있다. 상업 미술로 시작해 비즈니스 미술가로 마감하고 싶었다는 워홀, 그의 바람은 사후에도 충실하게 실현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대량으로 소비하고, 열광한다. 사람들이 가질 필요가 없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사람. 유명인사와 아름다움, 그리고 죽음에 집착했던 사람. 미디어가 곧 예술이라고 믿는 워홀. 그의 삶을 들여다보는데 정답은 없어보인다. 솔직하고 허례허식 없는 그의 작품을 있는 그대로 보고 나니 문득,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한 대 사고 싶어진다. “그림을 어떻게 보면 될까요? 그러면 난 대답한다. 제 경우에는 내 방에 걸고 싶은가 아닌가를 생각합니다.” - 어떤 그림 좋아하세요? 어느 불량 큐레이터의 고백 中 백문이불여일행(百聞不如一行) 백번 듣고 보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실제로 해보는 것, 느끼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보고 듣는 것’ 말고 ‘해 보고’ 쓰고 싶어서 시작된 글. 일주일이란 시간동안 무엇을 해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누고 이야기하고 싶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범일역 이즈팰리스 베스트 100% 분양 ‘금자탑’

    범일역 이즈팰리스 베스트 100% 분양 ‘금자탑’

    ’부산 범일역 이즈팰리스 베스트’가 100% 분양을 달성했다. 이는 부산의 소형 주거단지에서 보기힘든 이례적인 사례로, 범일역 이즈팰리스 베스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부동산 업계 측은 전했다. ’범일역 이즈팰리스 베스트’가 100% 분양을 달성 할 수 있었던 성공 요인은 인근에 문현금융단지가 있어 ‘신흥주거명당’으로 뜨고 있는 곳일 뿐 아니라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전세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지역이며 분양면적 대비 최고수준인 실사용율 121%로 동급의 소형아파트보다 훨씬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와이드한 현관과 극대화한 채광과 통풍, 3면 개방형 구조로 이뤄져 실용적인 공간 활용을 할 수 있다. 또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백화점, 문현금융단지, 도심공원 등 상권이 발달해 있으며 여러 교육시설 및 학원가가 밀집해 우수한 환경을 갖고 있다. 범일역 이즈팰리스 베스트는 지하철 범일역 5분, 문현역 10분 거리인 더블역세권에 위치했으며, 동서고가도로, 관문대로, 번영로 등 도시고속도로와 중앙대로, 황령터널 등 우수한 광역 교통망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범일역 이즈팰리스 베스트의 시공사인 창비건설은 시청역 이즈팰리스 센트럴 1차, 2차에 이어 범일역 이즈팰리스 베스트 100% 분양 신화의 기세를 몰아 범내골역 이즈팰리스 허브도 오는 10월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치 좋은 곳에, 구조 좋은 주거단지를 공급하기로 정평이 난 창비건설답게 이번 범내골역 이즈팰리스허브 또한 뛰어난 위치와 구조로 또한번 성공신화를 이어나갈 분위기다.부산의 교통 중심지인 범내골역에 인접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문현금융단지와 연접한 뛰어난 미래가치를가지고 있다. 현재 1단계를 완공하고 2,3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문현금융단지에 가장 근접한 신축 주거단지로 실수요자와 투자자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문현금융단지 최적의 배후주거지의 가능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산 대표 문화, 쇼핑, 외식 공간인 서면 생활권을 모두 누림은 물론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소형아파트의 강자 답게 이번에도 놀라운 실사용률로 소비자를 만족시키겠다는 각오 또한 남다르다. 창비건설의 정민우 분양소장은 “연이은 성공신화의 핵심요소는 창비만의 구조와 평면에 대한 고민과 철학이며 이번 범내골역 이즈팰리스 허브에서도 소비자들의 기대를 능가하는 구조로 승부하겠다” 는 각오를 내비쳤다. 범일역 이즈팰리스 베스트의 성공으로 벌써부터 10월 오픈예정인 범내골역 이즈팰리스 허브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는 것이 창비 모델하우스측의 행복한 비명이다. 범일역 이즈팰리스 베스트 모델하우스는 양정역에 인접한 양정동 264-1 M&S빌딩 4층에 위치해 있으며, 동일한 모델하우스에서 10월, 범내골역 이즈팰리스 허브를 분양할 예정이다. 범일역과 범내골역 이즈팰리스 분양 및 방문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전화(051-852-9990)로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국영기업 주식 다원화”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 개혁 가이드라인인 ‘국영기업 개혁 지도의견’을 13일 발표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에 국영기업의 소유 구조를 다양화하고 국영기업 자체의 독립적 운영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가이드라인은 국영기업의 관리 감독이 부족하다며 “각종 투자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국영기업 주식(소유)의 다원화를 실현할 것”을 제시했다. 이어 “국영기업 제도 개혁과 상장을 추진하며 집단공사(국영기업 그룹)의 전체적인 상장을 위한 조건도 만들 것”을 요구했다. ‘유명무실한 이사회’ ‘기업 1인자의 전권 행태’ 등으로 빚어지는 국영기업 운영 문제와 관련해서는 ‘실질적 이사회’ ‘견제와 균형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정책 결정 집행에 대한 감독 메커니즘’ 등을 개선책으로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은 특히 “모든 이사회의 권한을 보호하고 법이 권한을 부여하지 않은 그 어떤 정부기관과 기구도 (이사회에) 간섭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전체 국영기업은 공익성 기업과 상업성 기업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상업성 기업은 시장에 기반한 상업적 운영으로 국유 자산을 증가시키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되며 공익성 기업은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공공재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힘을 기울이게 된다. 중국 정부는 국영기업 개편과 관련해 112개에 달하는 중앙 국유기업을 40개 정도로 통폐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가이드라인은 “2020년까지 (국영기업 개혁과 관련한) 중요 영역과 핵심적인 부분에서 결정적인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이런 개혁 조치들이 향후 5년간 점진적으로 실현될 것임을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메이웨더 은퇴경기, 무패 신화 기록하며 선수생활 마감

    메이웨더 은퇴경기, 무패 신화 기록하며 선수생활 마감

    ‘무패 복서’ 메이웨더가 은퇴경기에서도 승리하며 49전 49승 대기록을 달성했다. 플로이드 에이웨더 주니어(38·미국)는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66.7㎏) 통합 타이틀전에서 안드레 베르토(32)를 3대0 전원일치 판정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힌 메이웨더는 이로써 통산 전적 49전 49승(26KO) 무패 전적으로 현역선수 인생을 마치게 됐다. 이 기록은 로키 마르시아노(미국)가 1947년부터 1955년까지 세운 최다 경기 무패 기록과 타이기록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메이웨더 은퇴경기, 49전 무패 신화 기록달성 ‘영원한 무패 복서’ 상상초월 대전료

    메이웨더 은퇴경기, 49전 무패 신화 기록달성 ‘영원한 무패 복서’ 상상초월 대전료

    메이웨더 은퇴경기, 49전 무패 신화 기록달성 ‘영원한 무패 복서’ 상상초월 대전료 ‘메이웨더 은퇴경기 ‘무패 복서’ 메이웨더가 은퇴경기에서도 승리하며 49전 49승 대기록을 달성했다. 플로이드 에이웨더 주니어(38·미국)는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66.7㎏) 통합 타이틀전에서 안드레 베르토(32)를 3대0 전원일치 판정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힌 메이웨더는 이로써 통산 전적 49전 49승(26KO) 무패 전적으로 현역선수 인생을 마치게 됐다. 이 기록은 로키 마르시아노(미국)가 1947년부터 1955년까지 세운 최다 경기 무패 기록과 타이기록이다. 이날 메이웨더는 12라운드 내내 빠른 스피드와 절묘한 테크닉을 앞세워 특유의 아웃복싱 전략을 들고 나왔다. 메이웨더는 거리를 유지하면서 치고 빠지는 스타일로 경기를 주도했다. 베르토는 몇 차례 메이웨더를 코너에 몰았으나 확실한 펀치는 전혀 꽂아넣지 못했고 매번 메이웨더는 유유히 빠져나갔다. 경기 후반 몇차례 베르토의 펀치가 적중했지만 메이웨더에게 큰 데미지를 입히지 못했다. 메이웨더는 마지막 라운드 종료 10초를 남기고는 춤을 추듯이 스텝을 밟으며 대기록 작성을 자축했다. 부심 채점 결과 점수는 일방적이었다. 심지어 한 명의 부심은 120-108이라는 채점 결과를 내놓았다. 단 한 라운드도 메이웨더가 내주지 않고 앞섰다는 의미다. 현 WBC·WBA 웰터급, WBC 슈퍼 웰터급, WBA 주니어 미들급 챔피언인 메이웨더는 이번 경기 대전료로 3500만 달러(약 414억원)을 받았다. 사진=서울신문DB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씨줄날줄] ‘시시포스식(式)’ 야당 혁신/구본영 논설고문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당 혁신위원회의 10차 혁신안을 놓고 파열음이 요란하다. 문재인 대표가 혁신안 관철을 전제로 국민·당원을 상대로 재신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비노 측은 ‘꼼수 제안’으로 규정하면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새정치연합은 4·29 재보선 전패 이후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민에게 버림받았다는 위기감 속에서였다. 그러나 주류 측이 주도한 ‘김상곤표’ 혁신안에 대해 비주류 측이 줄곧 ‘기득권 유지용’이라는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혁신 작업이 위기 해소는커녕 분란만 키워 온 꼴이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었던 이상돈 교수는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새정치연합이 내년 총선에서 100석도 못 얻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회 출입기자들의 이야기”라며 근거는 제시하지 않으면서. 다만 그는 박영선 비대위원장 시절 ‘구원투수’로 영입될 뻔했던 인물이다. 새정치연합의 지리멸렬함이 오죽 딱했으면 그런 말까지 했을까 싶다. 야당의 혁신 ‘선언’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17대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패한 이후 크고 작은 선거에서 질 때마다 당 개혁안을 만들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도 벌써 10차례나 혁신안을 공개했지 않았나. 당 주변에서 “당사 캐비닛 속에 쌓아 둔 혁신안을 다 모으면 이미 팔만대장경 분량”이라는 자조적 농담까지 나도는 배경이다. 야당이 혁신 로드맵을 찾다가 길을 잃어버린 잘못이 문 대표에게만 있다고 할 순 없다. 혁신안이 나올 때마다 냉담한 반응을 보인 비노 측인들 진선진미한 대안을 내놓았던가. 국회의원 교체지수 도입이나 국민참여 경선 등 혁신안에 대해 그 타당성보다 친노·비노 간 유불리 논란만 무성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이 2012년 총선에서 참패한 직후다. 진보 성향의 최장집 교수는 “(국민들이) ‘당신들은 반대하는 건 잘하니 야당이나 하라’는 게 아니겠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여야 관계에서 대안 없이 반대만 하던 습성이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주류·비주류 갈등으로 이월된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당면 문제는 거창한 혁신안을 못 만드는 게 아니라 작은 혁신도 실천하지 못하는 데 있을 듯싶다. 혁신 작업이 결실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원인도 다른 데 있지 않을 게다. 그리스의 ‘시시포스 신화’가 뭔가. 신을 속이는 바람에 큰 돌을 언덕 위로 굴려야 하지만, 정상에 올리면 돌은 밑으로 굴러 내려가 끝없이 다시 굴려야 하는 형벌이다. 새정치연합의 혁신안이 실현되지 못하고 끝없는 분란의 불쏘시개 기능만 하는 핵심 요인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주류·비주류 할 것 없이 국민을 보지 않고 자기 몫만 지키는 데 급급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중소형 위주의 구성과 판상형 4베이 구조 설계, ‘자이더익스프레스’

    중소형 위주의 구성과 판상형 4베이 구조 설계, ‘자이더익스프레스’

    - 11월 분양예정인 '자이더익스프레스' 2차 1459가구, 1차 대비 더욱더 강화된 상품으로 출격 요즘 같이 분양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성공단지'는 운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철저한 흥행공식에 따른 미래가치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을 GS건설의 평택 '자이 더 익스프레스' 1차가 증명했다. 지난 7월 순위 내 청약 마감한 GS건설의 '자이 더 익스프레스' 1차는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계약에서 첫날에만 700명이 넘는 계약자가 몰리며 90%가 넘는 계약률을 기록하고 한달 만에 완판됐다. 총 1,849가구 규모의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청약결과가 계약으로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GS건설은 1차의 열기가 채 식기 전인 오는 11월, 2차를 공급할 예정이어서 1차를 놓친 수요자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쏠리고 있다. 평택 동삭2지구 4블럭과 5블럭 공동주택 부지에 들어서는 '자이 더 익스프레스' 2차는 전용 59~113㎡의 1459가구 구성으로 중소형이 약 90%를 차지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까지 관심이 뜨거울 전망이다. 특히 1차 분양에서 1순위 청약 최고 3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2차 공급을 기다리는 대기수요는 벌써부터 넘쳐나고 있다. GS건설은 “기존 평택아파트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설들이 평택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으로 풀이된다”며 “'자이 더 익스프레스' 2차는 상품과 미래가치에 있어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이 이어질 뿐 아니라 2차 분양 역시 중소형부터 중대형까지 다양한 수요층을 겨냥하고 있어, 벌써부터 1차를 놓친 수요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는 만큼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1차 이은 2차 흥행예고...준비된 단지만 가능하다'자이 더 익스프레스' 1차의 분양성적은 '지역호재+브랜드아파트'는 흥행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물이다. 우선 '자이 더 익스프레스'가 들어서는 평택지역은 삼성전자의 고덕산업단지 조성과 주한 미군기지 이전사업 등 굵직한 개발호재가 가시권에 들어와 풍부한 배후수요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수서~평택 구간 KTX 공정률이 70%를 넘어서며 강남생활권까지 코앞에 두고 있다. 오는 2016년 개통예정인 이 구간은 KTX 평택지제역에서 서울강남 수서역까지 약 20분이면 이동이 가능해 황금라인으로 꼽히고 있다. 화려함과 내실을 함께 갖춘 GS건설만의 설계특화도 빼 놓을 수 없다. 평택 '자이 더 익스프레스’는 풍부한 녹지를 바탕으로 가족텃밭, 캠핑장 등을 조성해 ‘테마파크’처럼 설계된다. 여기에 중소형 위주의 구성으로 판상형 4베이 구조가 전체의 약 90%로 설계됐다. '자이 더 익스프레스' 2차 분양 역시 90% 가까이 중소형으로 구성되며, 1차를 능가하는 설계특화가 적용될 예정이다. 오는 11월, 다시 한번 평택시장에 브랜드 아파트의 중소형 불패신화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분양문의: 1800-5743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그리스-로마-르네상스의 주두와 상징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그리스-로마-르네상스의 주두와 상징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동서양 세계 미술사에 관한 개설서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것이 바로 건축이다. 건축은 그저 막연한 공간이 아니라 종교적으로 성스러운 우주 공간을 형성하면서 조각, 회화, 공예 등을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자체로 그 모든 장르를 표현한다. 즉 건축이란 건축과 조각과 회화와 공예 등 모든 장르의 통합체라는 것을 깨닫고 건축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목조건축의 안팎을 빈틈없이 장엄하게 그린 단청(丹靑)의 참된 의미를 밝히고 기둥, 공포, 지붕의 갖가지 기와의 상징을 올바로 밝히고 나니 건축은 사상과 종교를 실현한 위대한 조형언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됐다. ‘건축의 탄생’이다. 건축에서 생생한 사상사(思想史)를 읽어낼 수 있다. 그러려면 신전이든 성당이든 모스크든 주두의 주된 장식을 올바로 해독해야 한다. 독자 여러분은 과거에 배운 지식은 일단 모두 옆으로 치워 놓고 잊어버리기 바란다. 이 연재는 빙산의 일각 밑의 무한히 거대한 부분을 해독함으로써 우리가 봐 오고 연구해 온 일각의 오류를 발견해 고치는 것이다. 그리고 수천 년 동안 보이지 않았던 조형은 용어조차 없었으므로 필자가 새로이 만들어 쓰고 있다. 처음 시도하는 해석이므로 처음에는 어렵게 보이나 실은 어려운 것이 아니고 낯설 뿐이다. 그리고 필자가 세계조형예술을 공부해 ‘영기화생론’을 정립해 나가면서 크게 깨달은 것은 “조형예술에 현실에서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진리다. 현실에서 본 것이 똑같은 모양으로 있다 해도 영기화생으로 인해 고차원의 전혀 다른 존재로 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런 조형들에 대해 현실의 사물 중 비슷한 것을 찾아 설명하고 있으니 무량한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2년 동안 연재한 ‘틀린 용어 바로잡기’(http://www.kangwoobang.or.kr)를 참고하기 바란다. ●에레크테이온 신전의 제1영기싹과 보주는 우주의 기운 밖으로 끌어내 표현 이제 서양의 주두를 살펴보자. 원래 기능상 공포라고 해야 하나 혼란을 막기 위해 서양에서 쓰는 주두라는 용어를 그대로 쓰기로 한다. 다음에 이오니아식, 코린트식, 콤퍼짓식(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을 합친 것) 주두, 이 세 가지를 다룰 것이다. 주두로 건축 양식을 분류할 만큼 주두의 조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첫째, 이오니아식 주두 신전은 BC 421~406년에 세워졌다(①). 에레크테이온은 그리스신화에서 아테네를 최초로 세운 왕으로 기록돼 있다. 파르테논 신전 서쪽에 있는 에레크테이온 신전은 바로 에레크테우스왕을 모시는 성전이다. 주 무늬는 서양에서는 ‘소용돌이’ 혹은 ‘양의 뿔’이라고 부른다. 서양 건축학자들이 쓰는 용어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윗부분에 양의 뿔 혹은 소용돌이 모양이 있으며 그 바로 밑에 ‘달걀’이 있다. 그 사이에 뾰족하게 나온 것은 ‘화살촉’이고 그 밑부분에는 ‘팔메트’ 무늬가 있다.” 그러고는 아무 말이 없다. 필자는 달걀과 화살촉이란 용어를 보고 크게 웃었다. 모두가 현실에서 본 사물의 용어로 전혀 맞지 않으므로 아무 해석도 할 수 없다. 필자의 영기화생론에 입각해 조형언어를 문자언어로 설명해 보기로 한다. 채색 분석한 것을 자세히 보면서 천천히 읽어 주기 바란다. 글만 읽으면 무슨 말인지 모른다. 무늬는 만물 생성의 근원인 제1영기싹이 두 개 연이어 있는데 끝에 원이 있고 이것이 보주다. 제1영기싹과 보주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보주 안에서 우주의 기운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 표현한 것이다. 주 무늬인 두 개의 제1영기싹 영기문은 매우 정교하게 여러 갈래로 이어졌으며 두 영기싹 사이 안쪽에 영기문 띠가 있고 바로 아래 보주들이 화생한다. 그 아래에는 작은 보주들과 원반 같은 보주의 측면이 번갈아 가며 연이어 큰 띠를 형성한다. 그 밑의 넓은 띠는 맨 밑에 뉘어진 S자 영기문, 즉 제1영기싹을 두 개 엇갈리게 이은 것이고 각각 끝에서 제2영기싹을 이루는데 각각 오른쪽 제1영기싹에서는 제1영기싹이 연이어 올라가 맨 위에서 보주꽃을 피워 좌우대칭을 이룬다. 그 갈래 사이에서 번갈아 가며 다른 형태의 영기문이 솟아 나오는데 모두 ‘팔메트’라 부르지만 ‘좌우로 확산하는 영기문’이라고 해야 한다. 참으로 화려하고 정교한 주두의 조형이다. 그 전체를 종합해 보면 엄청난 영기문들이 집약되어 표현돼 있으며 크고 작은 보주, 그리고 앞으로 무량하게 발산할 보주꽃들이 피어나고 있으니 주두가 함축하고 있는 상징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 두 가지 설명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너무 크다. ●로마시대 마르스 신전의 주두 기둥 ‘우주목’은 영기잎과 함께 잘 어울려 둘째는 로마시대의 코린트식 주두다. BC 2세기에 건조된 복수와 전쟁의 신, 마르스 신전의 주두다(②). 종래 서양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아칸서스가 이중으로 있고 ‘뿔잔’이 두 개 나와 각각 아칸서스에서 두 갈래 ‘덩굴손’들이 나온다.” 다음에 필자가 그 조형언어를 문자언어로 설명한다. 작은 잎의 조형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영기잎’이며 빨갛게 칠한 부분은 잎들을 영화시키는 방법으로 필자가 빨갛게 칠한 것이다. 맨 아래 네 개의 영기잎이 있으며 사이사이에서 다시 영기잎들이 솟아 나온다. 그 갈래 사이로 뿔잔이 아니라 기둥, 즉 ‘우주목’이 나오는데 우주목 역시 만물 생성의 근원이므로 영기잎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 그 우주목 기둥에서 덩굴손이 아니라 다시 ‘제2영기싹 모양의 영기잎’이 각각 나오며 그 갈래 사이에서 다시 길고 짧은 영기싹이 제2영기싹을 이루며 솟아 나와 긴 제1영기싹에서 다시 제2영기싹이 뻗어 나간다. 중앙에서 만난 제1영기싹 사이로 밑으로부터 솟아난 줄기를 따라 위에서 나오는 영기잎이 화려하게 펼쳐지며 중앙에서 강력한 제1영기싹 영기문이 절묘한 조형을 만들며 무량한 보주가 발산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대리석으로 조각하면 흰색 한 가지이므로 파악할 수 없으나 채색 분석해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영기문이라는 생명 생성의 단계적 전개 과정을 알고 있어야 실제로 채색 분석하는 능력이 생긴다. 셋째, 아테네의 ‘리시크라테스 기념비’는 아크로폴리스 동쪽에 있는 고대 그리스의 기념비로 높이 7m, 너비 2.75m다. BC 334년에 거행된 디오니소스제(祭)의 경기에서 리시크라테스의 합창단이 우승한 것을 기념해 세운 원통형 건물이다. 매우 복잡한 코린트식 주두지만 영기문의 전개 원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필자의 이론에 따라 조형언어를 함께 읽어 보자(③). 기둥 자체가 밑으로부터 ‘영기잎’에서 연속으로 영기잎이 화생해 올라간다. 즉 우주목인 기둥의 연속적 화생을 가리킨다. ‘영기잎’이 다섯 개 솟아 나오며 사이사이에서 ‘보주꽃’이 피어난다. 실제로 아칸서스는 이런 꽃을 피우지 않는다. 그리고 그 위에서 다시 영기잎에서 작은 영기잎이 나오며 제1영기싹들이 제2영기싹을 아름답게 내며 그 갈래 사이에서 반복하는 영기문을 내는데 말하자면 제3영기싹을 이룬 셈이다. 마침내 중앙의 제3영기싹에서 확산하는 빨간 영기문이 화생해 역시 제3영기싹을 맺으니 전체적으로 장대한 만물 생성의 근원을 이루는 상징을 띠고 있지 않은가. 그리스 주두의 조형적 구성은 한국의 조형에서 발견한 영기문의 조형 원리와 똑같다. ●그리스 주두 조형적 구성은 한국 조형에서 발견한 영기문과 원리 똑같아 넷째는 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이 합쳐진 콤퍼짓식이다. 르네상스시대의 건축가 팔라디오의 작품이다(④). 단지 이오니아식과 코린트식 두 가지를 합친 것에 불과하지만 화려하며 더욱 풍부한 장식성을 띠고 있다. 필자의 이론으로 해독해 보겠다. 아랫부분은 코린트식이어서 중층의 영기잎들이 있으며 중앙부에서 씨방이 마주 보며 무량한 보주를 쏟아내는 놀라운 조형은 한국의 조형에서 밝힌, 씨방에서 무량한 보주가 쏟아져 나오는 광경과 같다. 여기에는 서양인이 말하는 덩굴손, 즉 제1영기싹들은 생략됐다. 왜냐하면 그 윗부분의 이오니아식에 있기 때문에 반복할 필요가 없다. 크고 작은 빨간 보주들로 이뤄진 부분에서 제1영기싹이 양쪽으로 뻗치면서 끝에서 각각 보주꽃을 피운다. 그리고 연이어 화생하는 영기잎들이 동반하며 각각의 끝 씨방에서 보주가 줄줄이 나오는 광경은 놀랍다. 흥미롭게도 시대가 내려올수록 주두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그리스·로마시대에는 이렇게 씨방에서 보주가 나오는 주두는 없었지만 주두에 수많은 크고 작은 보주의 표현이 가득하다. 왜 서양 주두의 상징이 풀리지 못했는지 원인을 찾아보면 결국 제1, 제2, 제3영기싹의 전개 원리나 상징성을 모르고 보주를 몰랐기 때문이다. 동양과 마찬가지로 서양의 건축학은 물론 미술사학자들 가운데 보주를 아는 학자가 아무도 없음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보주라는 개념은 지식으로 전해지지 않고, 오랫동안 인식의 깊이를 더해야 보주가 무엇인지 비로소 알아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바쁜 현대 생활에서 그런 과정을 몇 년 동안 체험해 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무색의 주두를 채색 분석해 보니 수천 년 죽었던 주두 상징 되살아나 다섯째다. 지난 회에서 파르테논 신전보다 더 규모가 컸던 제우스 신전을 잠깐 언급했는데 줌으로 당겨 보니 여러 가지 주두가 있는 가운데 파르테논 신전으로 가는 길 폐허에서 제우스 신전 것과 비슷한 폭 1.5m의 우람한 주두를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⑤). 그려서 채색 분석해 보니 아칸서스는 아칸서스가 아님이 분명해졌다(⑥). 주두 아래 양쪽의 영기잎이 주두를 화생시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만물 생성의 근원인 제3영기싹이 있다. 즉 보주들 사이에 만물을 상징하는 뾰족한 모양이 있다. 즉 영기잎과 보주와 제3영기싹이 주두를 만들고 있으니 기둥 위의 주두 전체가 우주목 혹은 생명수 혹은 보주목이라는 필자의 학설이 성립한다. 이 위로 양쪽으로 제2영기싹이 솟아나는데 그 끝은 보주다. 그리고 그 사이의 네모난 공간에서 다시 아래 양쪽에 제2영기싹 모양의 영기잎이 있고 그 갈래 사이에서 영기잎들이 연이어 생겨나서 색을 달리했는데 그 끝에서 보주꽃이 핀다. 그리고 중앙의 영기잎에서 줄기가 올라가서 마침내 정상에서 보주꽃을 피워 우주에 보주를 가득 차게 만든다. 필자의 설명은 완벽하다. 무색의 주두를 채색 분석해 보니 수천 년 죽었던 주두의 놀라운 상징이 되살아나 감격스럽다. 아칸서스가 왜 아칸서스가 아닌지는 아직은 충분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주제는 중요한 것이므로 다음 회에서 다른 장르에서 쓰이는 조형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기로 한다. 아칸서스는 아칸서스가 아니다. 로마의 비트루비우스가 그의 책에서 심각한 오류를 범했음을 알았을 때 서양미술사의 많은 문제들이 풀렸다. 아칸서스의 질곡에서 벗어나면 자유가 온다. 아칸서스, 양의 뿔, 달걀, 화살촉, 덩굴손, 꽃, 뿔잔 등의 용어는 질곡이다. 파르테논 신전보다 더 규모가 컸던 제우스 신전, 주두의 조형과 상징이 풀리지 않으면 그저 돌집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목의 숲을 건축화한 것이 신전이고 성당이고 사찰이다. 우리의 시선은 항상 저 아득한 기둥 끝의 주두, 즉 위대한 상징이 응집된 주두에 머문다(⑦).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브라질부터… 신흥국 위기 시작인가

    브라질부터… 신흥국 위기 시작인가

    신흥국 위기가 시작되는 조짐이다. 국제적인 신용평가사가 브라질 신용등급을 결국 투기 등급으로 강등했다. 위기의 진원지이자 해결지가 될 중국에 세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 경착륙은 없다”며 시장을 달래고 나섰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0일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의 마지막 단계인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강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7년 만이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2.5%)와 내년(-0.5%)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데다 정치 혼란이 계속되고 있음을 이유로 들었다. 세계 각국에 투자하는 대규모 연금펀드는 3대 신용평가사 중 적어도 2개 신용평가사에서 투자적격 등급을 받은 상품에만 투자한다. 국가 신용등급은 신흥국일수록 그 나라의 금융상품보다 높다.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한 지난달 11일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Baa2’에서 투자등급 마지막 단계인 ‘Baa3’로 내렸다. 피치의 브라질 신용등급은 투자등급 맨 아래에서 두 번째인 ‘BBB’지만 전망이 부정적이다. 앞으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S&P의 신용등급 강등은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평가했다. 다음 관심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터키다. 피치가 남아공에 부여한 신용등급은 브라질과 같은 부정적인 ‘BBB’다. 터키는 S&P로부터는 이미 투기등급(BB+)을 받은 상태다. 이들 국가가 어려운 까닭은 중국과 연동돼 있어서다.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천수답’ 경제인데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의 경제 사정이 실제보다 나쁘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그 이후 한달 만에 브라질 헤알화는 10.04%, 터키 리라화는 7.20%, 남아공 랜드화는 6.72%씩 달러화 대비 가치가 떨어졌다. 올 들어 계속되던 통화가치 하락에 불을 붙인 격이다. 앞으로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미국은 이달 아니면 오는 12월 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남은 것은 중국이다. 씨티그룹은 지난 9일자 보고서에서 중국 등 신흥국의 시장 수요 악화로 앞으로 2년 이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55%라고 추정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박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0일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다보스포럼)에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이는 빈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중국 경제에) 여러 어려움과 경기둔화 압력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정정책 등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경제가) 새로운 엔진으로 갈아 끼우는 단계에서 (증시 하락 등의) 파동은 정상적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우리에게 해로운 통화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위안화 절하를 통해 수출을 부양하는 것은 중국 경제의 구조 재조정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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