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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광장] 예언자 카산드라의 비극과 지방재정개편안 허구/염태영 수원시장

    [자치광장] 예언자 카산드라의 비극과 지방재정개편안 허구/염태영 수원시장

    그리스 신화에는 ‘카산드라’라는 예언자가 등장한다. 그리스에 의해 멸망한 트로이의 공주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한 태양의 신 아폴로는 그녀에게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신통력을 선물로 주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폴로를 피해 도망쳤다. 화가 난 아폴로는 그녀에게 준 ‘예지력’에 저주를 걸었다. 카산드라가 앞날의 일을 얘기해도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도록 한 것이다. 그녀는 트로이가 그리스에 침략당해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했으나 아무도 믿지 않았다. 결국, 트로이는 멸망했다. ‘피해자 비난론’이란 말이 있다. 예를 들면 운전을 할 때 예상 가능한 위험을 고려하여 방어운전을 하듯이 피해자들도 어떤 피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즉 피해자가 피해를 본 데에는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반대의 논의도 있다. 피해자는 이해와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지 결코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말하는데, ‘피해자 옹호론’이다. 지난 4월 22일 정부는 지방재정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지방재정개혁안은 법인 지방소득세의 50%가량을 도세(道稅)로 전환해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에 배분하는 게 골자다. 시·군 간 재정 형평성이란 그럴듯한 말을 한다. 그러나 이번 개편은 전국의 모든 지자체를 하향 평준화시킨다. 지방재정 불균형 문제의 핵심은 형평성보다 확충이 먼저다. 1995년 지방자치 시행 초기 당시 기초지자체 재정자립도는 전국 50%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재정자립도가 23%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체 기초 지자체 226곳 가운데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75곳이나 된다. 또 ‘개정안’이 추진되면 수원, 고양, 성남, 용인, 화성, 과천 등 경기도 내 6개 지자체는 연간 8260억원에 이르는 세수 손실이 발생한다. 수원시는 연간 1800억원이 줄어 재정 파탄 상태가 된다. 수원 시민이 받을 충격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 수원시는 열악한 지방재정 여건 속에서 마른 수건을 짜는 심정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지방예산효율화 대통령상, 주민참여예산제 국무총리상 등 중앙정부로부터 살림을 잘했다며 큰 상을 잇달아 받았는데 허사가 될 판이다. 정부가 지자체 재정을 인위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또 재정의 하향 평준화도 지역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통과 협치가 필요한 시대에 중앙정부는 이런 결정을 앞두고 지방정부에 의견을 구하거나 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다. 기초지방정부는 아주 작은 일을 할 경우에도 시민들과 사전 검토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한다. 최소한의 예의이며 필수적인 절차이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권위주의의 부활이다. 누가 승복할 수 있겠는가? 올바른 정부라면 왜 반대 목소리를 내는지 귀 기울여야 한다. ‘부자 지자체’, ‘탐욕스러운 지자체’라는 말로 낙인을 찍고, 지자체들 내부를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 전형적인 ‘피해자 비난론’이다. 지방재정 문제의 본질은 세입(稅入)이 중앙정부에 지나치게 기울어졌다는 ‘불편한 진실’에서 시작한다. 게다가 정부의 복지공약을 이행하느라 들이는 돈이 지방정부 재정 황폐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지자체장들은 지방 재정의 황폐화를 해소하려면 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과감하게 이전해야 한다고 ‘카산드라적 예언’을 지속한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무관심하다. 현재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한 6대4로 바꿔야 한다. 지방세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재정 확충 등 근본적인 논의가 이제라도 활발해져야 한다. 카산드라의 예언을 믿지 않아 불길한 파국으로 이어진 그리스신화의 비극에서 벗어나려면 중앙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 TV홈쇼핑협회장에 강남훈씨

    TV홈쇼핑협회장에 강남훈씨

    홈앤쇼핑은 강남훈 대표이사가 다음달 1일 한국티브이홈쇼핑협회 회장에 취임한다고 26일 밝혔다. 강 대표이사는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더팔래스호텔 서울에서 TV홈쇼핑 6개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3회 협회 임시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협회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다음달 1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1년간이다. 강 신임 협회장은 “지난 20여년간 TV홈쇼핑은 중소기업들과 함께 수많은 성공 신화를 써나가며 대표적인 중소기업 판로로 성장했다”면서 “지속적인 국가 경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회원사들과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시진핑 패션은 ‘촌로 스타일’

    시진핑 패션은 ‘촌로 스타일’

    전 세계 지도자 가운데 ‘워스트 드레서’는 단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다. 공식적인 외교 행사 때는 늘 검은색 양복에 흰색 셔츠, 밝고 진한 색깔의 넥타이를 맨다. 양복바지는 헐렁하고 약간 짧은 느낌을 준다. 여름철에는 주로 노타이의 흰색 셔츠에 검정 바지를 입는다. 그렇다고 시 주석의 ‘드레스 코드’가 전혀 특색이 없는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즐겨 입는 ‘어둡고, 칙칙하고, 특징 없는 윈드브레이커(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재킷)’에 주목했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이 즐겨 입은 ‘인민복’이 ‘마오 슈트’라는 고유한 스타일이 된 것처럼 시 주석의 윈드브레이커도 ‘시 재킷’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 주석은 짙은 암청색 재킷을 즐겨 입는다. 지방 시찰이나 식목 행사 등 야외 행사뿐만 아니라 각종 소조 회의나 학자와의 간담회와 같은 제법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재킷을 입는다. 시 주석이 재킷을 입으면 다른 수행원들도 모두 비슷한 재킷을 입고 나온다. 지난 4월 안후이성 농촌마을에 시찰을 갔을 때는 시 주석과 담소를 나눈 촌로들도 재킷을 입고 있었다. NYT는 “시 주석이 간소한 재킷을 통해 청렴하고 실용적이며 서민 친화적인 이미지를 표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정부패와 검소한 재킷이 대조를 이뤄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을 더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에서 복장의 정치적 상징성을 연구하는 루이스 에드워드 교수는 “시 주석은 ‘마오 슈트’와 유사한 재킷을 통해 인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정치 노동자’의 이미지를 보여 주고 있다”며 “권위적인 통치 스타일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근엄한 이미지를 친근하게 바꾸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재킷에 대해 “효율성의 기운이 가득 넘치는 복장”이라면서 “다림질할 필요도 없고 얼룩이 타지 않는데도 산뜻해 보여 공무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치켜세웠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골든블루 “이번엔 화이트 위스키로 1위”

    골든블루 “이번엔 화이트 위스키로 1위”

    “무연산(숙성 연도를 표기하지 않은 것)인 조니워커 블루가 발렌타인 30년산보다 뒤떨어지는 제품이라고 지적하지 않으면서도 골든블루만 문제 삼는 것은 우리가 신생기업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제품이 엉망이면 위스키업계 2위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국내 토종 위스키업체인 골든블루의 김동욱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위스키업계의 무연산 논란에 이같이 말했다. 골든블루는 3년 6개월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국내 최초로 만든 블렌디드 화이트 위스키 ‘팬텀 더 화이트’를 최근 출시했다. 이 위스키는 ‘위스키=갈색’이라는 공식을 깨고 투명하게 만들어 위스키와 거리가 멀었던 20~30대 젊은 층을 공략한 제품이다. 골든블루는 올해 하반기 팬텀 브랜드를 더 확장해 저도주 선호층과 여성들을 위한 위스키 ‘팬텀 허니’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올해만 1만 2000상자(1상자당 9ℓ)를 판매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효자 상품인 골든블루와 새로운 혁신 제품인 팬텀을 쌍두마차로 내세워 2020년 순매출 2500억원을 달성해 국내 1위 위스키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울산고래축제 오늘 개막…29일까지 장생포 일대서

    울산고래축제 오늘 개막…29일까지 장생포 일대서

    ‘2016 울산고래축제’가 26일 고래문화특구인 남구 장생포에서 개막했다. 올해 고래축제는 ‘우리 함께(We Together)’라는 주제로 오는 29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개막식은 26일 오후 7시 30분 장생포 다목적구장에서 열린다. 남구구립교향악단 공연, 서동욱 남구청장의 개막 선언, 축하공연 등이 이어진다. 공중에 뜬 고래비행선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옷을 입은 연기자들이 낙하하는 퍼포먼스와 영상·레이저·조명이 어우러지는 멀티미디어쇼, 불꽃쇼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38개의 축제프로그램은 고래문화마을과 고래박물관 주변 등 7개 마당에서 주제에 맞춰 진행된다. 장생포 다목적구장에 마련되는 ‘사랑고래마당’에서는 개·폐막식, 악극·무용·합창 등 각종 공연이 열린다. 고래문화마을의 ‘고래광장’에서는 힙합과 밴드 공연으로 구성되는 ‘클럽 JSP’, 울산대 동아리 공연, 노래자랑 등이 마련된다. 고래박물관 앞 ‘돌고래마당’에서는 뮤지컬 공연, 북콘서트, 마술·인형극 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특히 과거 장생포에서 고래잡이 성공을 빌며 벌였던 의식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수상 퍼포먼스’가 첫선을 보여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고래 분장을 한 연기자가 플라이보드를 타고 물 위에서 묘기를 부리면 해안의 관객들이 연기자를 향해 물대포를 쏘는 것으로, 하루 3회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먹거리 공간인 ‘장생포 고래밥’, 세계 음식과 풍물을 체험하는 ‘글로벌 장생포’, 옛 포경마을의 생활상을 재현한 ‘장생포 옛마을’, 전통 놀이문화를 체험하는 ‘추억놀이 장생포’ 등이 운영된다. 남구는 고래축제의 고질적인 교통 혼잡을 없애고자 특별대책을 시행한다. 장생포 내부 도로 1㎞ 구간에서는 시내버스나 순환버스를 제외한 일반 차량의 통행을 통제하고, 통제 구간은 일반부두에서 장생포복지문화센터 방향 일방통행으로 운영한다. 자가용을 타고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은 행사장 주변에 마련된 임시주차장 14곳(3300대 수용)에 주차한 뒤 5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순환버스를 이용해 행사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위해 축제 기간 중 장생포를 거치는 시내버스 4개 노선을 1대씩 증차하며, KTX 울산역, 문수수영장, 중구 다운동 입구 등 3곳에서 장생포를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한편 중국 장쑤성 옌청시 방송국과 신화통신 미래네트워크 등 중국 3개 언론사 기자와 PD 4명이 고래축제 취재를 위해 장생포를 방문했다. 방송국은 다큐멘터리를, 신화통신은 인터넷 사이트 여행코너를 통해 각각 고래축제를 소개할 예정이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지역 경제가 어려운 때 22번째를 맞는 울산고래축제가 시민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안전, 충실한 프로그램, 교통 등 모든 분야에서 전력을 기울인 만큼 방문객 모두 편안하게 축제를 즐기시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특허 5만건 가진 최대 통신장비업체…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

    “28년간 흔들림 없이 오로지 통신 영역이라는 ‘성벽’을 향해 돌진했다. 직원이 수십명일 때도 그랬고, 17만명인 지금도 그렇다.” 화웨이(華爲)를 창업한 런정페이(任正非·72) 회장은 지난 3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성공 비결은 ‘기술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의 연구개발비는 매년 400억 위안(약 7조 2000억원)이 넘는다. 17만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8만여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공병 출신인 런정페이가 1988년 화웨이를 창업할 당시 그는 200만 위안의 빚을 진 중년 이혼남이었다. 동료 5명과 함께 2만 1000위안을 모아 창업한 이후 2012년에는 스웨덴 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가 됐다. 이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만 무려 1억 800만대를 팔아 샤오미를 누르고 중국 1위에 올랐다. 화웨이의 성공을 거대한 중국 시장 덕이라고만 폄하할 수도 없다. 지난해 매출 3950억 위안(약 71조 1000억원) 가운데 해외매출이 절반 이상이다. 중국발 다국적기업 1호가 바로 화웨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 산간벽지에서 전화선을 깔던 화웨이는 1998년 IBM과 제휴를 맺으면서 ‘기술 혁신’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 케이블, 광섬유, 기업 네트워크, 광대역 네트워크 등으로 통신 기술을 확장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을 석권했다. 2011년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 진출한 화웨이는 그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가해 전원조차 켜지지 않는 모형을 전시해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는 6기가바이트(GB) 램(RAM)을 탑재한 스마트폰 P9을 선보였다. 애플 아이폰 6s가 2GB 램을, 삼성전자의 갤럭시S6가 3GB 램을 탑재하고 있다. 화웨이는 “2년 뒤면 애플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화웨이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징표는 특허권이다. 25일 중국 광둥성 지적재산권국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가 애플에 빌려준 특허는 769건인 반면 애플이 화웨이에 빌려준 특허는 98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화웨이가 국내외에 등록한 특허는 모두 5만 377건이다. 지난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출원한 특허만 3898건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WIPO에 한 번 특허를 내면 특허협력조약으로 덕분에 148개국에서 권리가 인정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엑스맨 아포칼립스’ 개봉, ‘곡성’ 잡고 극장가 점령 “압도적 예매율”

    ‘엑스맨 아포칼립스’ 개봉, ‘곡성’ 잡고 극장가 점령 “압도적 예매율”

    ‘엑스맨 아포칼립스’가 극장가 점령을 예고했다. 25일 오전 7시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엑스맨 : 아포칼립스’는 65%의 예매율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2위 ‘곡성’은 14.6%를 기록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고대 무덤에서 깨어난 최초의 돌연변이 아포칼립스가 인류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포 호스맨을 모으게 되자, 이를 막기 위해 엑스맨들이 다시 한번 뭉쳐 사상 최대의 전쟁에 나서게 되는 SF 블록버스터 영화다. 전작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로 시리즈 최고 흥행을 맛본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다시 한 번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전작에서 활약한 제임스 맥어보이(찰스 자비에 교수/ 프로페서 X 역), 마이클 패스밴더(에릭 렌셔/매그니토), 제니퍼 로렌스(레이븐 다크홀름/미스틱), 니콜라스 홀트(행크 맥코이/비스트), 에반 피터스(피터/퀵실버)가 그대로 출연하며 오스카 아이삭(아포칼립스), 소피 터너(진 그레이), 올리비아 문(사일록), 스톰(알렉산드라 쉽) 등 새로운 얼굴들이 합세해 캐릭터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전 세계 75개국에서 개봉한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71개국에서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해 한국 흥행도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는 존 카니 감독의 ‘싱 스트리트’는 3.8%로 3위, 관객의 입소문과 열광으로 급기야 주연배우 왕대륙의 내한을 이끌어낸 ‘나의 소녀시대’는 2.9%로 4위에 올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뇌물·거짓말”… ‘무소속 3선 신화’ 괴산군수 5년형

    “뇌물·거짓말”… ‘무소속 3선 신화’ 괴산군수 5년형

    郡예산으로 부인 밭 정비 혐의도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임각수(69) 충북 괴산군수가 항소심에서 법정구속됐다. 대전고법 청주제1형사부(부장 이승한)는 23일 지역 외식업체로부터 1억원 등의 뇌물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임 군수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임 군수에게 벌금 1억원과 추징금 1억원 납부도 명령했다. 전국 최초 무소속 3선 자치단체장이라는 기록이 허망하게 무너질 위기를 맞았다. 1심 재판부는 1억원 수수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를, 아들 취업 청탁은 유죄로 봤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업체 관계자들이 뇌물을 공여한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자신들이 처벌받을 것을 알면서도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가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현직 군수가 기업 대표를 만나고도 기억 못 한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며 “비서실장을 통해 만났던 사실을 입증하는 업무 수첩을 폐기한 것은 이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군수의 아들 취업 청탁에 대해서는 “임 군수의 이익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임 군수는 항소심 판결이 선고되자 “내 말은 믿지 않고 왜 악인들의 말만 믿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임 군수는 괴산에 제조 공장을 둔 외식업체 J사 회장 A(47)씨에게서 1억원을 받고, 아들 취업을 청탁한 혐의로 지난해 6월 구속 기소됐다. 임 군수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군수직을 잃게 된다. 임 군수의 앞날을 결정할 재판은 또 있다. 그는 군 예산 1900여만원을 들여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부인 소유 밭에 길이 70m의 석축을 쌓은 혐의로 지난해 3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과 항소심에서 직위상실형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길섶에서] 꽃의 여왕/손성진 논설실장

    바야흐로 장미의 계절이다. 집 담벼락에 만개하여 자태를 뽐내고 있는 장미꽃을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아름다움보다 도도함에 취했다고 할까. 5월이 계절의 여왕이라면 꽃의 여왕은 가히 장미라 할 것이다. 겹겹이 겹쳐진 선홍빛 꽃잎의 아름다움은 뭇 꽃들이 범접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다. 붉은 장미의 꽃말은 ‘열정적인 사랑’이다. 사랑하는 여성에게 장미꽃을 ‘바치는’ 이유다. 그보다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고 한다. 장미꽃 향기에는 여성 호르몬을 자극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여자들이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장미가 도도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역시 매혹적인 모습 뒤에 감춘 가시 때문이다. 어느 날 큐피드가 장미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키스를 하려는 순간 벌이 큐피드의 입술을 쏘아 버렸다. 이에 화가 난 큐피드의 어머니 비너스는 많은 벌침을 장미 줄기에 붙여 버렸는데, 이것이 가시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장미에 가시가 있는 생물학적 이유는 해충을 막기 위해서란다. 일종의 자기 방어책이다. 아무려면 어떠랴. 그저 아름다우면 그만이지.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 해외 간다, 공부하는 뮤지컬·3D 증강현실 게임

    해외 간다, 공부하는 뮤지컬·3D 증강현실 게임

    수학을 배우는 에듀테인먼트 뮤지컬 ‘캣 조르바’가 중국에 캐릭터 라이선스 수출을 처음으로 하게 된 데 이어 이 뮤지컬의 캐릭터들에 3D 증강현실(AR)을 이용해 색칠놀이를 할 수 있는 학습게임 ‘크레용팡’도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캐나다 등 프랑스어권 4개국과 수출 계약을 맺는 등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2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CJ가 운영 중인 문화창조융합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가 주최한 ‘제1회 융복합 콘텐츠 공모전’에서 수상한 콘텐츠들이 해외로 진출했다. 크레용팡을 개발한 업체 ‘아이아라’는 최근 프랑스 대형 출판사인 ‘에디티스’와 4개국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순수 ‘메이드 인 코리아’ 뮤지컬로, 수학과 예술을 접목한 ‘캣 조르바’라는 가족 뮤지컬 장르를 만들어 낸 ‘문화공작소 상상마루’도 최근 중국 하이난항공 산하 신화국제문화전파북경유한공사와 캣 조르바 캐릭터 라이선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에서 개발된 뮤지컬이 해외 공연 형태가 아니라 뮤지컬 자체로 라이선스화해 수출되는 건 새로운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로 꼽힌다. 캣 조르바와 크레용팡의 해외 진출은 상상마루의 엄동열(42) 대표와 아이아라 최우철(37) 대표가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지난해 12월 문화창조융합센터의 공모전에서 처음 만나게 된 두 대표는 처음 본 순간 함께 콘텐츠를 기획하기로 했다. 엄 대표는 “뮤지컬 ‘캣 조르바’는 캐릭터가 시작점이 아닌, 우리가 만든 스토리로 관객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가장 큰 의의와 희망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꿈꾸고 있는 것은 해외 작품 ‘라이온 킹’이나 ‘위키드’ 같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현재 캣 조르바는 그것을 이루기 위한 첫 출발”이라고 말했다. 엄 대표는 캣 조르바 캐릭터들을 향후 출판, 전시, 완구 등 융복합 콘텐츠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최 대표와 캣 조르바 캐릭터를 크레용팡 색칠놀이 책과 앱에 접목시킨, 즉 디지털 기술과 뮤지컬 콘텐츠의 컬래버레이션이 이뤄진 첫 콘텐츠”라고 말했다. 최 대표도 “문화창조융합센터의 지원을 통해 ‘뽀로로’와 ‘꼬마버스 타요’ 제작사인 아이코닉스의 멘토링을 받은 데 이어 캣 조르바라는 캐릭터로 개발한 교육용 학습교재 앱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글 사진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씨줄날줄] 미필적 고의, 여성혐오증/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미필적 고의, 여성혐오증/황수정 논설위원

    동네 극장에 갈 때마다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것이 화장실이다. 여자 화장실을 복도의 맨 끝에 배치한 까닭이 궁금해서다. 남자 화장실 앞을 거쳐 굳이 외진 자리에 앉힌 특별한 의도가 있었을까. 건물 설계자는 남성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여성 공간을 최대한 구석진 곳에 마련해 행인들의 시선에서 비켜나게 해 주려는 배려였을까. 설계자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다. 배려였더라도 결론은 ‘난감’이다. 인적 드문 심야시간대라면 복도 끝의 여자 화장실은 공포의 공간이다. 남자 화장실과 나란히 붙어 있기까지 하다면 공포지수는 수직 상승, 최악이다. 미심쩍은 동선이 한눈에 파악되도록 남녀 화장실은 뚝 떼어 놓는 것이 상책이다. 그럴 수 없다면 한 뼘이라도 덜 구석진 곳에 여자 화장실을 두는 것이 차선이다. 이건 ‘건축학 이론’이 아니다. 일상에서 피부로 절감하는 ‘생활의 발견’이다. 서울 강남의 공중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묻지마 범행에 희생됐다. 여성혐오 범죄인지 우발 범행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다. “운 좋아 살아남았다”며 여성들은 자조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성별을 싸잡아 서로 비하하는 입씨름 판이 볼썽사납다. ‘한남충’(한국 남성 벌레)이라는 여성 네티즌들의 공격에 남성들은 “추모 현장에 모인 여성들을 테러하겠다”고 협박한다. 여성혐오증이 심각한 사회병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빅데이터 자료만 봐도 나쁜 예후가 충분히 감지됐다는 지적이 있다. 한 야당 의원은 지난해 빅데이터 분석 결과 여성 관련 연관어 1위가 폭력·범죄·살인이었다는 분석 자료를 내놨다. ‘여혐’(여성혐오) 언급량은 3년 전보다 무려 21.5배나 급증했다는 것이다. 경찰청의 범죄 보고서도 맥락이 같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묻지마 범죄 가운데 여성 피해 사건은 60%나 됐다. 여성혐오증이 우리나라만의 고민거리는 아니다. 해외에서도 여성을 공격하는 범행에 자주 비상이 걸린다. 재작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은 여성혐오자였다. 당시 미국에서는 ‘모든 여성이 차별을 겪는다’는 항의의 온라인 태그(Yes All Women) 운동이 뜨거웠다. 인류 문화사를 통틀어서도 염녀(厭女)주의는 뿌리 깊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 신은 판도라를 지상 최초의 여자로 내려보내면서 굳이 ‘인간에게 즐거운 악(惡)’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으니. 이번 사건에 놀란 서울시가 남녀 공용화장실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2014년 공중화장실 범죄는 1800여건으로 살인, 성범죄 등 강력 범죄가 74%였다. 여성이 속수무책의 피해자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서울시만 놀랄 일이 아니다. 정부가 나서고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같이 고민할 문제다. 미필적 고의가 별 게 아니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추격 스릴러 ‘사냥’ 티저 예고편

    추격 스릴러 ‘사냥’ 티저 예고편

    안성기, 조진웅 주연 추적 스릴러 영화 ‘사냥’의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사냥’은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하고자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게 된 사냥꾼 ‘기성’의 목숨을 건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린 영화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이야기의 주 무대가 되는 비밀을 간직한 산에서 시작된다. 이어 거대한 금맥을 발견하고 기쁨에 들뜬 정체불명의 엽사 무리 앞에, 그 땅이 자기 것이라 주장하는 노파가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또 본인들이 저지른 짓을 감춰야 하는 엽사 무리의 우두머리 동근(조진웅)과 이를 목격한 사냥꾼 기성(안성기)이 맞닥뜨리며 긴장감을 높인다. 들켜서는 안 될 장면을 들킨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기성의 추격전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끝이 보이지 않는 추격전에 휘말리게 된 ‘기성’ 역을 맡아 파격 연기 변신을 한 안성기와 욕망으로 가득 찬 ‘동근’ 역을 맡아 압도적 카리스마를 선보일 조진웅까지 충무로 대표 배우들의 합류는 작품에 신뢰를 더한다. 영화 ‘최종병기 활’, ‘끝까지 간다’ 제작진이 참여한 ‘사냥’은 안성기, 조진웅을 비롯해 충무로 유망주 한예리와 권율 그리고 스릴러 장르 흥행불패 신화 손현주까지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했다. 연출은 ‘첼로-홍미주 일가 살인사건’(2005년)의 이우철 감독이 맡았다. 미로 같은 산속에서 벌어지는 16시간의 추격 스릴러 ‘사냥’은 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사진 영상=롯데엔터테인먼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영혼의 사랑과 도착된 사랑

    에로스는 삶의 기쁨이자 그리스 문화의 원동력이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육체미의 추구와 함께 성적 매력, 그리고 다양한 욕망의 분출은 그리스 특유의 에로스 문화를 만들어 냈다. 그리스 신화와 전설은 신들 사이, 신과 인간 사이의 다양한 사랑 이야기로 점철돼 있다. 플라톤(BC 427~347)의 작품 ‘향연’(symposion)은 에로스에 대한 아테네 최고 지식인들의 대담집이다. 사랑은 잃어버린 자기의 반쪽을 동경하게 되면서 생겨나는 애틋한 감성이라는 아리스토파네스(BC 445?~385)의 이야기도 여기에 실렸다. 에로스에 대한 최고의 담론은 소크라테스(BC 470~399)에게서 나왔다. 그는 에로스를 결여돼 있는 것들에 대한 사랑으로 정의한다. 무언가 결핍을 채우려는 것이 사랑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육체적 욕망의 탐닉보다 자기에게 결여돼 있는 것들을 인식하고 지혜를 사랑할 것을 권고한다. 정신적으로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사랑을 요구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그리스 세계를 풍미했던 소년애(paiderastia) 관습의 건강한 양태도 모범적으로 보여 준다. ‘향연’의 말미에서 알키비아데스(BC 450~404)는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최고의 꽃미남인 자신의 육체적 구애를 단호히 뿌리쳤음을 폭로했다. 소크라테스는 아름다운 육체로 유혹하는 그를 꾸짖었다. “자네가 나와 흥정을 해서 아름다움을 아름다움과 바꾸려 한다면 자네가 나보다 더 큰 이득을 보겠다는 심산일세. 자네는 가짜 아름다움을 주고 진짜 아름다움을 얻고자 하는데, 이는 ‘청동을 황금과 맞바꾸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를 육체적 사랑이 아닌 영혼의 사랑으로 이끌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스 소년애는 소년을 강인하고 탁월한 전사로 성장시키기 위한 공동체의 선임과 후임 사이의 교육적 결합의 성격이 더 컸다. 이를테면 멘토와 멘티의 관계였다. 성인 남성 간의 육체적 탐닉이 중심이 되는 현대의 동성애와는 본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그리스인들은 소크라테스가 지향했듯 청소년들을 육체적 사랑으로 이끄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겼고, 이들을 아름다운 영혼으로 가꾸기 위해 진력했다. 나아가 이를 사회적 책무로까지 인식했다. 오늘날 청소년들을 돈으로 타락시키는 정책들이 남발되고, 청소년을 도착된 사랑으로 이끄는 현실과 뚜렷하게 대조된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뮤지컬 주름잡는 ‘왕년의 인기 가요’

    뮤지컬 주름잡는 ‘왕년의 인기 가요’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지난 12일 뮤지컬 ‘친정엄마’가 공연된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죽음을 앞둔 엄마가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를 처연히 불렀다. 꽃다운 지난날을 추억하는 듯, 결혼해 서울에 사는 딸을 생각하는 듯, 노랫가락 마디마디에 애잔함이 묻어났다. 애상적인 선율이 슬픔을 더했다. 객석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이고 어떡해”, “딸은 엄마의 저 마음 알까”…. 긴 한숨과 탄식도 섞였다. 슬픔이 북받친 듯 오열하는 이도 있었다. 딸에 대한 한없는 엄마의 사랑을 그린 친정엄마는 배우도 관객도 모두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그리움만 쌓이네’ ‘알고 싶어요’ ‘여자의 일생’ 등 공연 전반에 흐르는 옛 노래들이 감정선을 더욱 자극했다. 최근 친정엄마처럼 사람들에게 익숙한 과거 인기 대중음악을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주크박스 뮤지컬’이 각광받고 있다.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추억·향수·복고 마케팅이 뮤지컬 시장에도 자리를 잡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지 주목된다. 국내 음악을 뼈대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 중에서는 오는 7월 22일 개막하는 뮤지컬 ‘페스트’가 기대를 모은다. 서태지 뮤지컬을 표방하는 페스트는 음악 전곡이 서태지 노래로 구성된다.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서태지 노래를 중심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너에게’ ‘죽음의 늪’ ‘시대유감’ ‘소격동’ 등 초기부터 솔로음반까지 20여곡이 뮤지컬 버전으로 편곡됐다. 제작 기간만 6년여가 걸렸다. 뮤지컬 ‘셜록 홈즈’ 시리즈로 공연계의 주목을 받은 연출가 노우성이 연출을 맡았다. 그는 “서태지 음악에 맞는 최적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카뮈의 사회적 메시지와 서태지의 실험적인 음악이 조합을 이뤄 큰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양음악을 뼈대로 한 뮤지컬도 있다. 다음달 14일까지 공연되는 ‘맘마미아’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대명사다. 팝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 22곡을 엮은 작품으로, 1999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현재까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44개 도시에서 6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맘마미아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흥행 신화를 기록한 작품이다. 맘마미아 이후 나온 주크박스 뮤지컬들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맘마미아를 능가하지 못했다. 세계 시장에선 맘마미아를 뛰어넘는 게 과제로 여겨질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다음달 17일 무대에 오르는 ‘올슉업’은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주옥같은 명곡들로 채워진 작품이다. 엘비스가 데뷔 전 이름 모를 한 마을에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생명력은 왕년 인기 음악을 그대로 가져와선 유지될 수 없다”며 “옛 음악을 어떻게 가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내용을 억지로 노래에 짜 맞춰서는 안 되고, 다큐멘터리 기법을 사용한 ‘저지 보이스’, 배우의 노래 없이 댄서들의 춤으로만 꾸며지는 ‘무빙 아웃’처럼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한강 맨부커상 수상] “딸이지만 질투 나는 감수성·시적 문체”

    [한강 맨부커상 수상] “딸이지만 질투 나는 감수성·시적 문체”

    오빠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딸이지만 같은 소설가로서 질투가 날 정도로 감수성이 예민하고, 문체가 시적이다. 내 세대에선 상상할 수 없는 세계를 갖고 있다. 딸의 문장을 보면서 나도 내 글을 더 아름답게 다듬으려고 애쓴다. ” 소설가 한강의 아버지인 원로 작가 한승원(77)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딸의 맨부커상 수상에 대해 “기쁘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느냐”면서 “딸이 아침에 전화해 ‘낳아주셔서 고맙다’고 하길래 ‘네가 효녀다. 아버지의 세계를 뛰어넘는 자식이야말로 효녀다’라고 말해줬다”고 뿌듯해했다. 한 작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포구의 달’ 등을 펴낸 한국 문단의 거장으로, 고향인 남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토속적 세계와 원초적인 생명력을 탁월하게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년 전부터 전남 장흥군 ‘해산토굴’에서 터를 잡고 있다. 한 작가는 ‘딸의 수상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반반이었다. 시인이자 소설가로서 자신만의 고유한 감수성과 문학세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번역만 잘 됐다면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딸은 영국으로 가기 전 나와 통화할 때 ‘기대하지 마시라’고 했다”면서 웃었다. 수상작인 ‘채식주의자’에 대해선 “인간의 폭력에 저항하는 식물성 나무가 돼보자 하는 그런 세계를 그렸는데 그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신화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 소설이 전설적인 신화의 세계라면 딸은 현대적인 신화를 창조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강 작가는 아버지뿐 아니라 오빠와 남편도 문인이다. 오빠 한동림은 199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이며, 남편은 김달진문학상과 유심문학상 등을 수상한 홍용희 문학평론가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프렌즈팝’ 신화 잇는다... 카카오프렌즈와 함께 달리는 ‘프렌즈런’ 출시

    ‘제 2의 프렌즈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프렌즈런’이 17일 정식 출시됐다. ‘프렌즈런’은 카카오프렌즈의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모바일 러닝게임으로, 넥스트플로어와 이노에이지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넥스트플로어가 서비스한다.  기대작답게 사전예약 기간 중 역대 최고 기록인 111만명이 참여한 ‘프렌즈런’은 출시에 앞서 지난 15일부터 안정성 점검을 겸한 프리론칭을 실시했다. ‘프렌즈런’은 ‘네오(NEO)’, ‘어피치(APEACH)’, ‘프로도(FRODO)’, ‘튜브(TUBE)’ 등 8종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스테이지를 질주하는 모바일 러닝게임으로, 총 3종의 캐릭터를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는 ‘파티 시스템’과 플레이 도중 캐릭터를 교체할 수 있는 ‘태그 시스템’ 등 러닝게임에 전략요소를 접목한 플레이가 가장 큰 특징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강 아버지’ 소설가 한승원, “아버지 세계 뛰어넘는 자식이야말로 효녀”

    ‘한강 아버지’ 소설가 한승원, “아버지 세계 뛰어넘는 자식이야말로 효녀”

     “딸이지만 같은 소설가로서 질투가 날 정도로 감수성이 예민하고, 문체가 시적이다. 내 세대에선 상상할 수 없는 세계를 갖고 있다. 딸의 문장을 보면서 나도 내 글을 더 아름답게 다듬으려고 애쓴다. ”  소설가 한강의 아버지인 원로 작가 한승원(77)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딸의 맨부커상 수상에 대해 “기쁘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느냐”면서 “딸이 아침에 전화해 ‘낳아주셔서 고맙다’고 하길래 ‘네가 효녀다. 아버지의 세계를 뛰어넘는 자식이야말로 효녀다’라고 말해줬다”고 뿌듯해했다. 한 작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포구의 달’ 등을 펴낸 한국 문단의 거장으로, 고향인 남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토속적 세계와 원초적인 생명력을 탁월하게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년 전부터 전남 장흥군 ‘해산토굴’에서 터를 잡고 있다.  한 작가는 ‘딸의 수상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반반이었다. 시인이자 소설가로서 자신만의 고유한 감수성과 문학세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번역만 잘 됐다면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딸은 영국으로 가기 전 나와 통화할 때 ‘기대하지 마시라’고 했다”면서 웃었다. 수상작인 ‘채식주의자’에 대해선 “인간의 폭력에 저항하는 식물성 나무가 돼보자 하는 그런 세계를 그렸는데 그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신화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 소설이 신화적이고 전설적인 세계라면 딸은 현대적인 신화를 창조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강 작가는 아버지뿐 아니라 오빠와 남편도 문인이다. 오빠 한동림은 199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이며, 남편은 김달진문학상과 유심문학상 등을 수상한 홍용희 문학평론가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의 책] 서울대 교수들의 ‘낮은 인문학’…제소자를 위한 감동의 강연

    [이주의 책] 서울대 교수들의 ‘낮은 인문학’…제소자를 위한 감동의 강연

    “난 누구고, 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하루하루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일은 사치처럼 느껴진다. 인간의 탐구에서 시작되는 인문학은 최근 정보통신기술(ICT)로 가득찬 세상에서 찬밥 신세다. 인문학을 전공한 대졸자들은 이공계 졸업자들에 비해 직장을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삶을 기획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그 첫걸음이다. 17일 출판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낮은 인문학’(21세기북스)이 출간돼 많은 독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서울대와 법무부가 기획해 지난해 서울 구로구에 있는 교도소에서 서울대 교수 8명이 제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문학 강연을 책으로 엮었다. 철학, 종교, 역사, 문학 등 각 분야의 대표 교수들이 각각 다른 내용을 강의했지만 주제는 ‘인간의 삶’으로 일맥상통한다. 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의 강연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고대 이집트인이 생각한 삶에 대한 가치관과 종교의 핵심을 통해 다른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자비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도 철학에서 말하는 행복과 생각의 관계, 고대 그리스 문학인 ‘일리아스’를 통해 본 삶의 우선 순위, 나치 시절을 기억하려는 독일 사람들의 삶과 노력,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 현대인이 불행한 이유 등도 이 책에 담겨있다. 마지막 강연에서는 신화 속에 담긴 삶과 죽음의 관계를 통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에 대한 우리의 인식 변화를 살펴본다. 출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낮은 인문학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성찰하고 스스로를 변화시킬 용기를 얻었다”면서 “인간의 삶이라는 주제와 연속성으로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고] 고홍명 빠이롯트만년필 회장 별세

    [부고] 고홍명 빠이롯트만년필 회장 별세

    고홍명 한국빠이롯트만년필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 15일 별세했다. 91세. 고 회장은 일본 메이지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54년 필기구 유통업체인 신화사를, 1962년 한국빠이롯트만년필을 세우고 국내 처음으로 국산 만년필을 제조해 판매했다. 이어 고 회장은 한국빠이롯트정밀과 한국빠이롯트화학을 설립했다. 고 회장은 1998년부터는 안양대 명예교수를 지냈다. 그는 석탑산업훈장과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딸 석주·석자씨와 사위 박문규씨, 며느리 이상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 발인은 18일 오전 7시 30분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다양성 속의 통합/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글로벌 시대] 다양성 속의 통합/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인도네시아의 국장(國章) 가루다는 힌두교의 비시누 신을 태우고 다니는 신화 속 상상의 새다.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 국장에 이슬람이 아닌 힌두교의 상징이 그려져 있는 것이다. 이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 끼친 인도 문화의 영향을 나타내는 한 예이기도 하지만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과 화합의 정신이 동남아 문화의 특성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 국장 하단에는 ‘비네카 퉁갈 이카’(Bhinneka Tunggal Ika)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데 ‘다양성 속의 통합’(Unity in Diversity)이라는 의미로, 인도네시아 통치 이념이자 동남아 10개국 국가 연합인 아세안의 통합 비전이다. 수많은 종교, 인종, 언어를 가진 동남아 국가들이 어떻게 이질성을 극복하고 하나의 아세안 공동체를 출범시킬 수 있었을까.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통합을 추구하는 포용과 화합의 정신이 뿌리 깊게 깔려 있기에 가능했다. 아세안은 통합의 장애로 여겨졌던 문화적 다양성을 오히려 창의성과 시너지 효과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때때로 격한 반목과 대결을 드러내는 우리 사회가 주목하고 배워야 할 점이다. 세계화 시대에 많은 우리 국민들이 외국을 여행하고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우리가 해외에서 높이 평가받고 비즈니스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나라의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고 현지 실정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생각에 우리 방식으로 이해하고 행동함으로써 낭패를 보기 쉽다. 한 예로 아세안 국가들은 천천히 가더라도 협의와 화해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을 매우 중시한다. 반면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 있는 한국인들은 상대방의 입장을 잘 경청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그저 밀어붙임으로써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외국에 있다 보면 우리의 한류가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곧잘 받는다. 어느 전문가는 우리 문화가 기(氣), 흥(興), 정(情)의 특별한 에너지를 내재하고 있어 다른 문화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매력과 강렬함을 발산하기 때문에 지구촌 사람들의 공감과 반향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이는 한류의 성공 요인으로 한국인, 특히 젊은 세대의 창의성을 꼽기도 한다. 조금 다르지만 독특한, 창의적인 젊은 세대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과거 유교주의적인 전통 속에 갇혀 단지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학교 공부만 잘하는 모범 학생으로 성장했다면 정형화되고 획일화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싸이 같은 세계적인 스타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조화 속에서 우리 사회는 역동적이며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세계화 추세 속에 50년, 100년 후의 한국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다. 단일 언어, 단일 민족의 우리 사회는 200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거주 외국인과 함께 급격히 변모해 가고 있다. 정치·경제·사회의 급성장 과정에서 이념 갈등과 소득 격차의 양극화 현상도 심화돼 가고 있다. 또 다문화가정, 장애인, 동성애자 등에 대해 다름을 이해하지 않고 배척하고 차별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사회의 이질적 요소와 다양성을 어떤 식으로 포용하고 융합해 나가야 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과제다. 아세안이 ‘다양성 속의 통합’을 통해 아세안 공동체를 출범시켰듯 우리도 포용과 화합의 정신으로 우리 식의 ‘다양성 속의 통합’ 문화를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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