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신화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451
  • ‘七上八下’ 불문율 깨고… 시진핑 ‘장기집권’ 길 가나

    서방매체 중심으로 연장론 솔솔67세 왕치산 차기 총리 여부 변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0년 임기’ 전통을 깨고 장기집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서방 매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시 주석이 지도자들의 나이 제한 불문율인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를 무시하고 2022년에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할 것이라는 소문이 많다”고 보도했다. FT는 “시 주석이 관례를 무시하려 할 때 누구도 공개적으로 대항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시 주석은 본인의 리더십 전체를 걸어야 하는 강력한 내부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뉴욕타임스(NYT)도 “시 주석이 내년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 후계자 지명을 하지 않고 미뤄 그의 집권을 연장하려 한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례대로라면 내년 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상무위원 가운데 50대의 ‘젊은 피’를 후계자로 삼아 두 번째 임기를 함께 이끌어가야 하지만, 시 주석이 이 작업을 최대한 늦추거나 안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 집권연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인물은 실질적인 2인자인 왕치산(王岐山·1948년생)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다. 왕 서기가 내년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직을 유지하면 ‘7상8하’ 불문율이 깨지기 때문이다. 홍콩 매체들은 1990년대 금융개혁을 완수하고 지금은 반부패 투쟁을 이끌고 있는 왕 서기가 시 주석의 경쟁자였던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은 자신이 물러나면서 후임 권력자에게는 총서기와 국가주석을 한 차례 연임해 10년씩 집권하는 관례를 만들었다. 또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적용되는 ‘7상8하’ 규정을 뒀다. 이 규정대로라면 현재 7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시 주석(1953년생)과 리 총리(1955년생)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모두 내년에 퇴임해야 한다. 20차 당대회가 열리는 2022년에는 시 주석도 69세가 돼 물러나야 한다. 한편 관영 신화통신은 집권연장 논란을 의식한 듯 최근 시 주석이 역대 지도부의 집단지도 체제를 극찬한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불문율을 건드릴 뜻이 없음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지구를 보다] 달에서도 푸른 지구는 뜨고 진다

    [지구를 보다] 달에서도 푸른 지구는 뜨고 진다

    달 위에서 지구를 본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최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달에서 본 지구의 모습을 촬영한 HDTV 영상과 사진을 무더기로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일본의 탐사위성 카구야(Kaguya)가 달을 돌며 촬영한 이 자료들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09년 6월까지의 사진과 영상본이다. 과거에도 이 자료들은 일부 공개된 바 있으나 이번에는 그간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촬영본도 모두 담아 인터넷에 내놓았다. 공개된 자료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달에서 본 지구돋이(Earth-rise)와 지구넘이(Earth-set)다. 화질이 월등히 뛰어난 HDTV 카메라로 촬영한 덕에 푸른색 지구와 황량한 달표면이 아름다우면서도 신비로운 대조를 이룬다. 지난 2009년 달과 충돌해 임무를 다한 카구야는 달 표면의 지형·중력 등 다양한 조사를 위해 지난 2007년 발사됐다. 카구야의 정식 프로젝트명은 ‘셀레네’(Selene)로 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을 의미한다. 2년 후에도 일본은 카구야 2호를 쏘아올려 달 탐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사진=© JAXA / NHK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영조는 삼국지 애독자 정조는 잡서로 등한시

    영조는 삼국지 애독자 정조는 잡서로 등한시

    조선의 임금들은 당대 최고 베스트셀러였던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서진의 진수가 지은 정사인 ‘삼국지’가 조조의 위를 정통으로 세워 기술한 것에 비해 ‘삼국지연의’(이하 삼국지)는 한(漢) 왕실의 후예인 유비가 세운 촉한을 정통으로 세워 그의 의형제 관우와 장비의 드라마틱한 삶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조선 전기에 수입돼 임진왜란 이후 큰 인기를 누려 임금부터 일반 부녀자까지 애독자였다. 11일 한국고전번역원이 펴낸 계간 ‘고전사계’에 따르면 조선 문헌에서 삼국지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기록은 선조실록 2년(1569) 6월 20일 기사다. 당시 18세였던 선조가 신하들을 인견할 때 삼국지연의에 있는 ‘장비의 고함에 만군이 달아났다’는 말을 우연찮게 했다. 그러자 대유학자인 기대승이 선조에게 “삼국지는 전등신화나 태평광기처럼 사람의 마음을 잘못 인도하는 책이니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선조는 기대승의 간언에 묵묵부답이었다. 조선 왕 중에서 삼국지 애독자는 영조였다. 영조는 삼국지와 서유기, 수호지 등 중국의 3대 기서를 즐겨 읽었는데 그중에서도 삼국지를 가장 많이 읽었다. 승정원일기의 영조 12년 6월 23일 기사를 보면 영조는 조조를 강하게 비난한다. 경희궁 홍정당에서 있었던 영조와 신하들의 대화. 영조가 “조조의 형언할 수 없는 악행은 천자를 끼고 제후를 호령한 것에 있었다”고 말한다. 신하들은 이구동성으로 “지금 세상의 삼척동자도 모두 조조를 쏘아 죽이고 싶어 하는데, 이것은 삼국지가 우리나라에 널리 퍼졌기 때문”이라고 아뢴다. 조선에서 조조는 시대의 영웅이 아니라 한나라를 찬탈한 간신이자 역적이었다. 승정원일기를 보면 영조는 사도세자를 훈계할 때도 삼국지를 언급하며 백성들이 옳고 그름을 구분할 줄 안다고 말한다. 영조와 달리 정조는 삼국지를 잡서로 여겨 좋아하지 않았다. 정조 스스로 한 번도 들여다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정통 고문(古文)체를 중시하고 패관소품(稗官小品)체를 싫어한 그는 “한가할 때에 내가 읽는 책은 성인과 현인들의 경전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승정원일기 정조 23년 5월 5일). 정조는 삼국지를 사람의 마음을 흐리는 잡서의 하나로 봤다. 조선 후기에는 신하가 왕에게 삼국지를 읽어 보라고 권하는 경우도 있었다. 승정원일기 고종 13년 3월 25일 기사를 보면 경연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고종에게 김홍집의 부친이었던 김영작은 삼국지를 읽으라고 권한다. 이처럼 조선 백성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삼국지는 임금마다 시대마다 큰 시각 차이를 드러내는 책이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그리스 난민 어린이 첫 등교

    그리스 난민 어린이 첫 등교

    그리스 아테네의 한 공립학교에서 10일(현지시간) 난민 어린이들이 그리스 교사와 학부모의 환영을 받으며 첫 등교를 하고 있다. 그리스 교육부는 이날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온 난민 어린이 1500여명을 아테네, 테살로니키 등의 학교 20곳에 분리 수용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그리스 학부모가 난민 어린이의 등교를 반대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아테네 신화 연합뉴스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르네상스 회화의 보물창고 피렌체 우피치 국립미술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르네상스 회화의 보물창고 피렌체 우피치 국립미술관

     르네상스는 14세기 중반 이탈리아에서 시작돼 15세기 절정을 이룬다. 이 시기 미술분야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절이었다. 피렌체의 메디치가를 비롯해 부유한 상인들과 은행가들은 자신의 죄를 사하고 천국행 티켓을 얻기 위해 수도원에 기부를 하는 한편 새로운 경제적·정치적 세력을 나타내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족 예배당과 대저택을 주문했다. 그 치장을 위해 최고의 예술가들을 불러들이고 이들을 적극 후원했다.  피렌체가 자랑하는 우피치 미술관은 르네상스 예술의 보물창고다. 메디치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이뤄진 우피치 미술관을 빼놓고는 르네상스 예술을 논할 수 없다는 것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사무실’을 뜻하는 우피치는 메디치가의 코시모 1세(1519~1574)가 행정과 사법 업무를 담당할 공간으로 가문의 전속 화가였던 조르조 바사리에게 주문해 지은 것이다. 베키오 궁과 자신의 가족들이 머무는 피티 궁 중간 쯤에 두 개의 건물로 지어졌다. 코시모 1세는 우피치 1층에 자신의 집무실 공간을 마련하면서 2층엔 당대의 위대한 예술가들이 작업할 공간을 마련했고 3층에는 메디치가가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을 전시했다. 1560년 착공한 건물은 그의 아들 프란체스코 1세 때인 1581년 완공됐다. 프란체스코 1세는 베키오 궁, 메디치가의 옛 저택에 있던 예술품들을 우피치로 옮겨 왔다. 대칭을 이루는 두 개의 건물은 좁은 복도로 이어지는 현재의 구조로 자리 잡는다. 이후 공간은 더욱 확장된다.  1737년 메디치가의 마지막 상속녀였던 안나 마리아 루이자가 우피치 가문의 소장품들을 새 왕조인 로레나가에 양도하면서 우피치의 작품들은 1765년 우피치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에게 공개되기 시작했다. 안나 마리아 루이자는 메디치가의 소장품을 양도하면서 “모든 작품들은 피렌체를 떠나지 않도록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덕분에 작품들은 피렌체의 상징으로 남을 수 있었다. 1800년 메디치가의 소장품들 중 조각품들은 바르젤로 국립미술관으로 이전하면서 우피치는 르네상스 회화 작품들이 주를 이루게 된다.  짧은 복도로 이어진 동관과 서관 두개의 건물로 이뤄진 우피치 미술관은 3개 층에 걸쳐 100여개의 전시실이 있다. 1층은 고문서, 2층은 판화와 드로잉, 3층은 13세기부터 후기 르네상스 시기까지의 회화작품들이 동관부터 서관까지 시대순으로 전시돼 있고 복도를 따라 로마시대와 15세기의 조각작품들을 전시해 놓았다. 2500점 이상의 작품들을 다 감상하려면 하루 이틀을 가지고는 절대로 부족하다. 시기별로 대표작들을 체크하고 방을 따라 가면서 봐도 놓치는 작품들이 허다하다.  미술관에서는 동선을 미술사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르네상스의 회화작품들을 시대순으로 보도록 짜 놓았다. 유명 작품들은 주로 3층(1~45전시실)에 전시돼 있다. 2전시실은 최초의 르네상스 화가로 언급되는 조토와 그의 스승으로 피렌체 화파의 선구자인 치마부에, 치마부에와 동시대에 활동한 두초 디 부오닌세냐가 각각 그린 ‘마에스타’(가장 높은 옥좌에 오른 예수를 형상화한 제단화)를 볼 수 있다. 3~6 전시실에서는 14세기에 피렌체와 경쟁 관계에 있었던 시에나의 유명한 화가 시모네 마르티니가 그린 ‘수태고지’, 로렌초 모나코의 ‘동방박사의 경배’와 ‘마리아의 대관식’ 같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르네상스가 무르익었던 시기의 작품들은 7전시실부터 시작된다. 산마르코 수도원을 장식한 프라 안젤리코의 ‘성모의 대관식’, 원근법에 몰두했던 파올로 우첼로의 ‘산로마노 전투’, 도메니코 베네치아노의 ‘성 모자와 네 성인’ 등 중세적인 색채가 남아있는 작품들을 지나면 세속의 고결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집중했던 수도사 화가 필리포 리피의 ‘두 명의 천사와 함께하는 성모마리아’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게 된다. 그림 속의 성모마리아는 세속의 여인들이 샘을 낼 정도로 아름답다. 이 여인은 루크레치아라는 수녀를 모델로 그린 것이다.  9전시실의 중앙에는 웬만한 미술사 책에 단골로 등장하는 유명한 한쌍의 측면 초상화가 놓여있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가 그린 그림 속 남자는 당대 최고의 용병 대장이었던 우르비노의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 공작이고 그를 마주보고 있는 여자 주인공은 아내 바티스타 스포르차이다. 몬테펠트로 공작은 전쟁 중 부상으로 한 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측면 초상화는 이것을 감추면서 신비롭고 근엄함을 강조하기 위한 훌륭한 해법이었다. 그는 아내가 아들을 낳고 얼마 안 있어 세상을 떠나자 자신의 초상화와 쌍을 이루는 부인의 초상화를 주문했다고 전해진다. 미남 미녀는 아니지만 남자는 카리스마가 강하게 부각되고 여자는 순종과 희생, 사랑의 상징으로 그려졌다.  10~14 전시실은 우피치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산드로 보티첼리의 방이다. 너무나 유명한 그림 ‘비너스의 탄생’ 앞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로렌초 디 메디치의 후원을 받았고 플라톤아카데미를 드나들며 인문주의자들로부터 그리스 고전과 신화를 배운 보티첼리는 아름다운 피조물을 통해 신의 위대함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신화를 주제로 벌거벗은 10등신의 아름다운 여인상을 과감하게 그렸다. 중세 이후 실물크기로 등장한 최초의 여성누드라는 점에서도 유명한 이 그림은 결정적인 부분을 가림으로써 자신의 정숙함을 과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고대 그리스의 ‘베누스 푸디카(정숙한 비너스라는 뜻)’ 스타일을 보티첼리가 부활시킨 것이다.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다른 다리는 살짝 구부린 콘트라포스토 자세 또한 고대 그리스 조각상에서 자주 발견된다. 자연스럽게 굴곡진 몸매를 드러나게 하는 포즈다. 그림 왼 쪽의 남녀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와 미풍의 신 아우라다. 이들이 불러일으킨 따뜻한 바람에 실려 거품 속에 태어난 비너스가 키프로스 섬까지 밀려올 수 있었다. 비너스에게 망토를 건네주려는 꽃무늬 옷차림의 여인은 제우스의 딸로 계절의 변화를 관장하는 여신 호라이다.  ‘비너스의 탄생’ 다음으로 관람객이 북적이는 곳이 ‘프리마베라’(봄)다. ‘위대한 자 로렌초’의 조카인 로렌초 디 피에르프란체스코 데 메디치의 저택 침실에 침대 등받이 위에 걸려 있었다. 막 결혼한 그를 위해 가문에서 결혼선물로 주문한 것으로 추정한다.  화면 한 가운데에는 비너스가 서 있고 그 위로 큐피드가 화살을 겨누고 있다. 화면 왼쪽에는 부터 제우스의 심부름꾼 헤르메스가 있고 그 옆으로 세 명의 여자가 둥글게 원을 그린 채 서 있다. 순결, 사랑,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삼미신이다. 비너스의 오른 쪽에 두 여인이 서있다. 그 중 바람의 신 제피로스에게 잡혀있는 여인의 입에서는 꽃이 피고 있다. 이 유명한 그림의 정확한 의미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지중해에 봄의 따뜻한 기운을 불러들이는 제피로스의 입김에 클로리스라는 요정이 꽃의 여신 플로라로 변신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배경의 나무들은 감귤나무로 학명에 ‘메디카’가 붙기 때문에 메디치 가문을 상징한다고 본다. 학자들은 목판에 템페라로 그려진 이 그림 곳곳에 그려진 꽃이 500여종에 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따뜻한 봄 같은 신혼부부의 사랑을 축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메디치가문으로 인해 황금기를 구가하는 피렌체의 영광을 표현했다고 볼 수도 있다. 보티첼리의 방에 있는 그림들은 보고 또 봐도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아름답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와 ‘동방박사의 경배’, 미켈란젤로의 ‘성가족’, 라파엘로의 ‘방울새와 성모’와 ‘율리우스 2세의 초상’,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 등 우피치 미술관에는 너무나 유명한 그림들이 미처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다. 워낙 유명 작품이 많은 인기있는 미술관이기 때문에 항상 관람객으로 붐빈다. 반드시 사전예약을 해야 입장할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인터넷을 통해 사전예약을 하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반드시 봐야할 명화들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긴 줄을 서야하는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 위대한 예술가들이 남긴 걸작들을 온전하게 오늘날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다. 메디치 가문이 아낌없이 예술가들들을 후원한 덕분임은 말할 것도 없다. 메디치가의 350년 영화는 오래 전에 막을 내렸지만 예술은 영원히 남아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中, ‘농구스타’ 야오밍 화성대사로…“국제우주기구 발언권 확대”

    中, ‘농구스타’ 야오밍 화성대사로…“국제우주기구 발언권 확대”

     중국이 4년 뒤 시작할 화성 탐사계획 홍보를 위해 농구스타 야오밍 등을 ’화성 대사‘로 선정했다.  중국 달탐사 및 우주비행 공정센터는 야오밍과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랑핑(郞平), 작곡가 탄둔(譚盾), 고쟁 연주자 위안사(袁莎), SF소설가 류츠신(劉慈欣), 아이돌그룹 TFBOYS 등 11명의 유명인사를 화성대사로 위촉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중국이 우주 프로젝트에 이런 종류의 이미지 대사를 선정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자국의 화성 탐사프로젝트를 인류의 쾌거로 만들어 중국의 실력을 전세계에 과시하겠다는 의도다.  중국은 최근 화성 탐사프로젝트 일정을 공개한 바 있다. 2020년말 하이난(海南) 원창(文昌)센터에서 화성 탐사선을 창정(長征) 5호 로켓에 실려 발사한 다음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2021년 7월 이전에 화성에 착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화성 대사는 앞으로 중국 화성탐사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이 계획의 의미와 세부 내용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과학지식을 보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중국의 활발한 우주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국제 우주과학계에서 중국의 발언권이 커지고 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과학자들의 주도로 국제우주기구에 소위원회가 설립되고 중국 학자들의 우주 관련 논문 수량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근 근거로 들었다.  실제 지난 4∼10일 멕시코에서 열린 제67회 국제우주대회에서 중국 과학자들의 주도로 ’소위성 상업응용 전문위원회‘가 설립됐다. 왕이란(王一然) 중국우주항행학회 비서장은 “처음으로 중국이 발기해 설립된 소기구로 중국 우주과학의 국제적 발언권이 강화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학자들이 국제우주연맹(IAF)에 제출하는 학술논문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IAF는 평화적 목적의 우주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1951년 프랑스 파리에 세워진 우주 분야의 유일한 국제기구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中 원저우 건물 붕괴…숨진 부모가 감싸 극적 구조된 아이

    中 원저우 건물 붕괴…숨진 부모가 감싸 극적 구조된 아이

    지난 10일 새벽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温州)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사고에서 숨진 부모의 품 안에서 발견된 여아가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10일 저녁 6시35분 쯤 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던 무장경찰과 구조대원은 무너진 가옥 아래 두 명의 성인 남녀가 십자형태로 어린아이를 보호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가족으로 추정되는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급히 손을 썼지만, 부모 두 명은 이미 숨진 뒤였다. 하지만 부모 사이에서 십자형태로 몸을 보호받고 있던 여자아이는 구조대원에게 손을 뻗어왔다. 무장경찰과 구조대원은 즉각 여아를 병원으로 옮겼고, 여아는 응급조치를 받아 살아났다. 이번 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누리꾼들은 부모의 희생에 감사와 애도를 표하고, 여자아이의 평안을 빌었다. 또한 "피할 수 있었던 비극을 피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비극"이라며, "두 번 다시 이같은 사고가 발생해선 안된다"고 질타했다. 한편 10일 새벽 원저우 루청공업구(鹿城工业区)에서는 3~5층짜리 가옥 4채가 무너져 지금(11일 새벽)까지 총 2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진=신화망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신화·상상의 그곳, 역사의 ‘빈 공간’ 중앙亞·라틴아메리카 문명의 복원

    신화·상상의 그곳, 역사의 ‘빈 공간’ 중앙亞·라틴아메리카 문명의 복원

    중앙아시아 인문학 기행/연호탁 지음/글항아리/648쪽/3만 2000원문명의 보고 라틴아메리카를 가다 1·2/정수일 지음/창비/520~552쪽/각 권 2만 7000원 수많은 제국과 문명이 명멸했지만 세계 문명사의 변방으로 취급받는 곳이 중앙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다. 신화와 상상으로만 여겨지던 그곳 역사의 ‘빈 공간’을 복원해 제국과 문명의 흥망성쇠를 써 내려간 두 문명학자의 인문 기행서가 나왔다. 두 여행자 모두 풍성한 입담을 자랑하는 문명의 이야기꾼들이다. 언어학자이자 중앙아시아사 박사인 연호탁 가톨릭관동대 교수가 쓴 ‘중앙아시아 인문학 기행’과 문명교류학자인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이 펴낸 ‘문명의 보고 라틴아메리카를 가다 1·2’ 모두 ‘역사’를 날줄로, ‘인문지리’를 씨줄로 삼아 촘촘하면서도 다양한 무늬를 책에 짜 넣어 담았다. 연 교수는 책에서 자신은 초원을 달리는 한 마리 야생마의 심정으로 몽골 초원부터 흑해까지 훑었다고 밝힌다. 책을 읽다 보면 부럽기도 하다. 그가 여행한 곳이 바로 중앙아시아 연구자로서 꿈꿔 온, ‘문명의 오해를 넘어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경계’이기 때문이다. 연 교수는 특히 종족적 기원조차 거의 전해지는 바가 없는 ‘월지’라는 유목 집단의 여정을 뒤좇는다. 2200여년 전 서쪽으로 이동한 월지족의 흔적을 따라 기록상에서 사라진 고대의 대초원 역사를 재현해 놓는다. 이 책은 그래서 단순히 감상을 적은 여행기가 아니다. 수천년의 문명을 압축해 놓은 오래된 이야기책 같다. 저자의 글이 빚어내는 ‘문명의 풍경’은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고고학적, 인류학적 지식과 언어학적 근원이 잘 버무려진 글맛에다 현지의 풍습과 문화가 생생히 녹아 그와 함께 ‘지적 모험’을 하는 기분이다. 월지족은 중국 간쑤성 치롄산맥에 살던 유목 집단이다. 연 교수는 월지족을 인류사의 판도를 바꾼 숨은 주인공으로 꼽는다. 로마제국의 멸망과 서양 중세의 서막으로 불리는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에 앞서 이미 월지족이 흉노에게 쫓겨 서쪽으로 대거 이동했으며, 이는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 또 다른 문명의 이동이었다는 게 연 교수의 시각이다. 저자는 중앙아시아와 한반도의 문명 접촉의 흔적을 좇아 역사의 실마리를 찾아 나간다. 월지족 중 동쪽으로 이주한 이들의 한반도 유입 가능성도 제기한다. 삼한시대 백제의 모태가 된 마한 54개 부족국가 중 하나의 이름이 월지국인 점도 그에게는 밝혀내야 할 역사의 퍼즐이다. 요나라 소손녕이 고려 서희와 담판할 때 거란족이 신라 박씨의 후손이라고 밝힌 점이나 ‘양천 이씨’의 조상이 색목인, 즉 돌궐인이라는 점도 한반도와 중앙아시아를 가깝게 하는 역사적 맥락이다. 연 교수가 ‘동서 문명의 교차로’인 중앙아시아 대초원의 고대 흔적을 찾아 나갔다면 정 소장은 아시아와 유럽 간 교역로로만 국한됐던 실크로드를 라틴아메리카까지 대담하게 확장해 나간다. 정 소장은 남미 최남단 우수아이아에서 북단 멕시코와 쿠바에 이르기까지 해상 실크로드의 흔적을 좇는다. 콜럼버스와 마젤란 등 대서양 항로를 개척한 인물들의 여정을 따라 문명 간 교류의 흔적도 수집한다. 그는 해상 실크로드가 지구의 동반구와 서반구, 북반구와 남반구를 잇는 ‘환 지구적 교통로’로 역할을 했다는 사뭇 도발적이고 논쟁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정 소장이 라틴아메리카를 걸으며 발견한 건 신·구대륙 간 교류의 흔적뿐 아니라 서구 식민주의자들에게 짓밟히고 수탈돼 온 남미 근현대사의 그늘이다. 이는 체 게바라와 볼리바르, 네루다 등 독립 영웅들의 삶을 조명하고, 서구 열강에 의해 단절되고 소외돼 온 라틴아메리카의 문명사를 그의 시각으로 복원하는 동력이 된다. 정 소장은 “열강들의 관점으로만 쓰인 역사, 아메리카 원주민과 그들의 문화를 ‘선진 문명’의 대척점에 놓는 인식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균형 잡힌 역사관과 현실 인식을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일깨운다”고 말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피고가 된 사람들(토머스 게이건 지음, 채하준 옮김, 안티고네 펴냄) 툭하면 소송으로 법에 호소하는 갑들의 민낯을 미국 사회의 사례들을 통해 설명한다. 저자는 ‘법의 지배’가 무너졌다며 그 원인으로 사회가 더욱 ‘불공정해진 점’을 꼽는다. 불공정은 단지 소득 불평등뿐 아니라 그로 인해 체감하게 되는 시민으로서의 불평등이다. 저자는 민주주의의 결핍, 사라진 계약의 권리, 공적 영역 규제 완화의 폐해 등을 언급하면서 결국 사회·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소송이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노동 전문 변호사인 저자는 역설적으로 규제가 더 많이 완화될수록 사람들이 더 많이 법정에 가게 되는 현상, 우파의 정책이 소송을 부추긴다는 점을 대담하게 주장한다. 364쪽. 1만 5000원. 생각과 착각(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저자의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시리즈 중 다섯 번째 책이다. 그의 착각에 대한 50가지 사례와 이론은 재미있고 생생하다. ‘왜 어떤 네티즌은 악플에 모든 것을 거는가’, ‘왜 초연결사회가 국가를 파멸의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는가’, ‘왜 너답게 생각하는 조언은 무익한가’ 등 다양한 측면과 현상에 대해 이해하고 들여다보는 안목을 전해 준다. 그는 인지적 한계, 편 가르기와 차별, 자기기만, 공감과 불감, 능력과 우연, 탐욕과 서열 등 논의에 수많은 학자가 제시한 이론을 꼼꼼히 살펴보며 답을 구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스스로 갖고 있는 생각과 착각을 성찰해 보자고 제안한다. 392쪽. 1만 5000원.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나오미 울프 지음, 윤길순 옮김, 김영사 펴냄) 19세기 말 참정권을 얻기 위한 투쟁인 제1의 물결, 1960년대 사회적 차별 문제 해결에 주력한 제2의 물결, 1990년대 백인 이외의 여성과 동성애 문제 등으로 확대된 제3의 물결 등 페미니즘 운동의 성격과 관점을 대표하는 저작이다. 저자는 아름다움을 이용하는 정치적·상업적 음모와 미인이라는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파괴돼 가는 여성의 실상을 파헤쳤다. 사회의 ‘아름다움의 신화’라는 고통스러운 메커니즘을 고발하며 여성의 정체성을 살펴본다. 특히 성형과 다이어트 열풍이 채운 한국 사회에서 아름다움이 생존의 가치가 된 현실을 반추하게 한다. 516쪽. 1만 9000원. 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제바스티안 하프너 지음, 안인희 옮김, 돌베개 펴냄) 1871년 비스마르크의 독일 통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사라진 독일제국의 역사를 다룬다. 제국을 건설한 비스마르크의 생각과 달리 왜 호전적 국가가 돼 자기 파멸의 길을 걸었는지가 핵심 질문이다. 저자는 안으로는 민족주의, 밖으로는 지정학적 역학 관계에서 파멸의 뿌리를 찾는다. 저자는 산업화에 대한 자부심과 결합한 ‘대국 감정’은 비스마르크 이후 생겨났다고 본다. 그는 “히틀러가 없었어도 1933년 이후에 아마도 일종의 총통 국가가 나왔을 것이고 두 번째 세계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며 다만 수백만 유대인 학살만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320쪽. 1만 5000원. 함께 가만한 당신(최윤필 지음, 마음산책 펴냄) 저자의 전작 ‘가만한 당신’의 후속작이다. 각자의 삶을 치열하게 살다 떠난 35명의 삶을 담담하게 써 내린 부고다. 저자는 지금은 상식으로 여기는 가치들을 일구려고 노력했던 사람들, 그러나 떠난 뒤 “잔물결도 일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을 편파적으로 주목했다. 전작에 비해 좀 더 통쾌한 삶이거나 좀 더 대중에게 익숙한 인물들이 더해졌다. 이 책은 35명의 삶을 느린 호흡으로 섬세하게 짚어 나간다. 결점을 딛고서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낸다. 저자가 그들의 긴 부고를 좇는 것은 영웅보다는 진솔한 인간으로 남길 원했던, 그러기 위해 끝까지 무기력하지 않았던 어떤 비범함 때문이다. 376쪽. 1만 5000원.
  • 20대 성공신화 스베누, 폐업 결정…“아이유 기용하며 승승장구했지만”

    20대 성공신화 스베누, 폐업 결정…“아이유 기용하며 승승장구했지만”

    국산 운동화 업계에서 20대 청년의 성공신화로 입소문을 탔던 스베누가 폐업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스베누는 홈페이지를 통해 “온·오프라인 상의 모든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히며 앞으로는 오렌지팩토리를 통해 제품이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베누는 인터넷 방송 진행자 출신인 황효진(28) 씨가 온라인 신발 판매 사업을 확장해 2014년 선보인 국산 운동화 브랜드다. 브랜드 론칭 1년여 만인 2015년 상반기에 국내에 100번째 매장을 열었으며 연 400억 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승승 장구했다. 특히 황 씨는 유명 연예인들을 모델로 기용,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AOA·아이유 등이 광고하는 스베누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고, 황씨는 성공한 20대 청년 사업가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스베누는 물 빠짐 현상과 디자인 도용 의혹 등 품질 논란으로 매출이 급감한 데 이어 황씨가 납품대금 미지급 등 사기 혐의로 거래업체 관계자들에게 피소되면서 경영난에 직면했다. 스베누는 올해 초 임원진을 대거 교체한 뒤 디자인과 품질을 개선한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밝혔지만 신뢰도 하락과 매출 감소에 따른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행, 복 그릇 키우는 인내… 108번뇌를 108긍정으로… 나부터 온전히 사랑하세요

    수행, 복 그릇 키우는 인내… 108번뇌를 108긍정으로… 나부터 온전히 사랑하세요

    “수행이란 내 안의 삿된 것을 긍정으로 돌려 복 그릇을 키우는 인내의 작업입니다.” 최근 출간한 책 ‘나를 바꾸는 100일’(휴)을 들고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기자를 만난 마가 스님. 스님은 “내가 나를 사랑할 때 남을 사랑할 수 있고, 남으로부터 사랑받는다”며 “우선 나부터 온전히 사랑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봉사수행 등 10가지 수행법 제시 책 ‘나를 바꾸는 100일’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100일 기도 수행법을 정리한 수행서다. 스님은 곰이 100일간 쑥과 마늘을 먹으며 인내해 사람이 됐다는 단군신화를 들어 ‘100일’이란 숫자에 각별한 의미를 붙였다. “누구나 100일 기도를 하겠다고 결심하지만 작심삼일에 그치곤 합니다. 왜 기도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기도를 해야 소원을 이룰 수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먼저 따져 물어야 합니다.” 인삼도 체질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마가 스님은 말했다. 그래서 수행법도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책에서도 탐욕을 다스리는 명상법인 부정관(不淨觀)을 비롯해 분노를 다스리는 자비관(慈悲觀), 호흡수를 세어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는 수식관(數息觀), 염불수행, 봉사수행 등 10가지 수행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기도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한 뒤 각자 체질이나 성격, 환경에 맞는 기도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가족을 버려둔 채 딴살림을 차린 아버지를 극도로 미워하며 방황의 사춘기를 보냈다는 마가 스님. 그는 오대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한 끝에 스님들에게 발견돼 살아남았다. 전남 곡성 태안사에 머물 무렵 청화 큰스님으로부터 ‘출가 전에 어떻게 살았느냐’는 말을 듣고 대오각성해 해원의 경지에 들었고 이후 남에게 자비심을 전파하자는 원을 세워 자비명상을 시작했다고 한다. ●“기도 목표 정한 뒤 방법 찾아야” “내가 뱉는 말 한마디, 품는 생각 한 토막이 나와 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세심히 살펴 매일 복의 씨앗을 심는 것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마음에 자신을 업신여기고 구박하고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있다는 스님은 그 부정적인 마음을 애써 누를 게 아니라 마음속 응어리를 끄집어내 자비의 마음으로 다독거리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말 잘했어’, ‘애썼다’고 말하며 나를 꼬옥 껴안으라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긍정할 때 어마어마한 자존감이 회복된다고 했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집안 살림을 하는 각박한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100일 수행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는 물질 만능이 팽배해 일등만 살아남는 각박한 사회가 되면서 공동체 의식이 붕괴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108번뇌’를 ‘108긍정’으로 바꾸면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된단다. “지금 이 순간의 ‘나’로 살아가는 것과 ‘자비로워지는 것’이 바로 허물어진 공동체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지름길입니다.” ●“내 스스로 나의 멘토 되어 사세요” “초발심자경문에는 ‘난행을 능행하면 존중여불’이라 했습니다. 남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하면 부처 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말이지요.” 극심한 경쟁 사회에서 나 외엔 관심을 갖지 않는 게 큰 병폐라는 스님은 올바른 수행을 통해 자존감과 고마운 마음을 새기고 나누게 된다면 공동체 의식이 회복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님을 자각하고 베풀 때 복이 찾아듭니다. 비워야 채워지는 법이지요.” 마가 스님은 지금 이 순간 주인공으로 살 것인지, 삼류 엑스트라로 살 것인지는 스스로에게 달렸다며 한 번밖에 없는 제 삶의 주인공이 되라고 말했다. 그는 “정신적 안내자인 멘토를 찾기 힘든 세상에서 내 스스로가 나의 멘토가 되어 살아가라”는 당부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라 보엠·카르멘… 대구의 초가을 명품 오페라로 물들인다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라 보엠·카르멘… 대구의 초가을 명품 오페라로 물들인다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6일부터 한 달 동안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대구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베토벤 정신’으로 잘 알려진 ‘고난을 넘어 환희로’다. 수준 높은 오페라작품을 통해 더 나은 내일로 함께 가자는 의미가 담겼다. 대구와 오페라의 인연은 일제 강점기로 올라간다. 당시 대구에서 서양음악이 싹트고 뿌리내렸다. 박태준, 현제명, 하대응, 김진균 등 이름만으로 한국 음악의 역사가 되는 대구 출신 작곡가들이 대구에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벌였다. 또 매년 1000여명의 음악 관련 분야 우수한 졸업생과 1000석 이상 공연장이 8개에 이르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준 높은 공연예술도시라는 도시 브랜드 가치를 이룩했다. 2003년에는 단일공연장으로 전국 최초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개관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과 함께 출발했다. 축제는 오페라 대중화에 기여했다. 외국의 선진 오페라를 초청, 공연함으로써 대구가 문화예술도시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페라축제는 이제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성장해 한국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자리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15년 대표적 공연예술 관광자원화 지원사업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2006년과 2010년, 2012년에 이어 네 번째다. 지난해까지 47만여명에 이르는 누적 방문객 수와 85%의 평균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콘서트를 제외한 오페라와 인접 장르 작품이 모두 190회를 공연하는 기록도 달성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이제 국제무대에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다. 2009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활약했던 이재은, 제상철 등의 성악가와 연출가들이 러브콜을 받고 독일, 이탈리아 무대로 진출했다. 2010년에는 항저우국제서호박람회 참가작으로 항저우극원에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해 오페라 해외 수출의 첫 포문을 열었다. 2011년에는 독일 카를스루에국립극장의 제안으로 푸치니의 ‘나비 부인’을 유럽 무대에 올렸다. 당시 현지 언론으로부터 ‘가장 완벽한 오페라 나비 부인’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2012년에는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손꼽히는 터키 아스펜도스 국제오페라&발레페스티벌에 초청받았다. 2013년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국립오페라극장에서 비제의 ‘카르멘’을 선보여 타 국가로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2013년 11월에는 관 주도 운영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민간인 전문가 30여명으로 재단법인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출범시켰다. 이후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단순한 극장을 넘어 지역 최초의 오페라 전문 재단법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재단은 오페라의 진정한 대중화에 다가서기 위해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는 기획 공연을 연중 제작한다. 유럽 유수의 극장 및 음악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신인음악회나 오페라유니버시아드 등을 통한 실력 있는 젊은 음악가 발굴에 주력하며 한국 오페라의 미래를 향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어린이오페라교실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오페라클래스, 발레교실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교육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축제에는 5개의 메인작품이 공연된다.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작품인 ‘피델리오’를 비롯해 푸치니의 ‘라 보엠’, ‘토스카’, 비제의 ‘카르멘’,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등이다. 국내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작품들이며 다양한 부대행사도 펼쳐진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측은 “이번 축제는 국제오페라축제에 걸맞게 외국의 수준 높은 작품의 비중을 늘리면서 예술성 높은 작품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개막작은 ‘라 보엠’이다. ‘라 보엠’은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광주시오페라단과 함께 제작했다. 대구와 광주 간 ‘문화 달빛동맹’의 산물이다. 소프라노 이윤경과 마혜선, 테너 정호윤과 강동명, 바리톤 이동환과 김승철, 베이스 전태현 등이 호흡을 맞춘다. 대구 공연 이후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도 공연한다. ‘피델리오’는 베토벤이 탄생한 독일 본의 최고 극장인 본국립극장이 오리지널 프로덕션한 작품이다. 본국립극장이 ‘피델리오’ 제작 및 공연에 특화된 극장이라는 점에서 기대된다. 억울하게 갇힌 남편을 구하기 위해 남장을 한 채 교도소에 잠입한 여인 레오노라의 이야기로, 프랑스혁명 당시 남편을 구해 낸 귀부인의 실화를 담은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오페라 개혁가’ 글루크의 대표작이다. 18세기 지나치게 아리아 중심적이었던 이탈리아 오페라의 틀에서 벗어난 ‘근대 작품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아름다운 선율에 극적인 재미를 더하고, 발레와 합창을 더해 오페라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며 두 주인공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원작 결말과 달리 사랑의 여신이 두 사람을 행복하게 맺어 주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오스트리아 린츠극장의 오리지널 프로덕션은 ‘듣는 재미’뿐 아니라 ‘보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가진 린츠극장의 무용수 15명이 펼치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발레를 감상할 수 있다. 린츠극장에서도 오페라가 아닌 발레작품으로 분류될 만큼 발레의 비중이 큰 ‘발레오페라’만의 강렬한 매력을 만날 기회다. 축제 네 번째 주에는 국립오페라단이 ‘토스카’로 대구 관객을 찾아온다. 역동적인 음악과 밀도 높은 구성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게 할 인기 오페라 중 하나다. 단 하룻밤 새 세 남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랑과 오해, 배신 등 다양한 사건들을 긴박하고 밀도 높게 구성해 사실주의 오페라의 대표작으로 불린다. ‘토스카’는 서정성과 카리스마를 모두 갖춘 테너 김재형, 폭발적인 성량과 표현력을 자랑하는 바리톤 고성현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폐막작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익숙한 ‘카르멘’이다.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서곡부터 ‘하바네라’, ‘꽃 노래’, ‘투우사의 노래’ 등 익숙한 선율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성남문화재단과 공동 제작했다. 유명 연출가 정갑균,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로 유명한 성시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기대를 높인다.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카르멘 역으로 호평받는 메조소프라노 리나트 샤함과 양계화, 테너 한윤석과 박신해 등이 출연한다. 특별행사로 오이디푸스 신화를 다룬 스트라빈스키의 오페라 ‘오이디푸스 왕’이 살롱오페라로 공연된다. 반주는 간소하나 라틴어로 된 가사 맛을 그대로 살렸다. 공연 시작 전 간단한 해설도 준비했다. 순수 아마추어인 ‘더 힐링 아마추어 오페라단’이 현대오페라 ‘버섯피자’를 우봉아트홀에서 선보인다. 20세기 희극오페라의 대가 시모어 베래브가 작곡한 블랙 코미디 오페라로, 예술성 넘치는 음악을 바탕으로 한 생동감 넘치는 연기, 풍부한 희극적 요소가 특징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어린이 오페라교실 수료생들이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재해석한 ‘사랑의 단지우유’가 미니오페라로 무대에 오른다. 배경은 학교로 ‘묘약’을 ‘단지우유’로 바꾸어 아이들이 익숙하고도 부담 없이 연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053)666-6020.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정오의 희망곡 한혜진, “과거 신화창조..민우+동완 오빠 좋아했다”

    정오의 희망곡 한혜진, “과거 신화창조..민우+동완 오빠 좋아했다”

    ‘정오의 희망곡’ 한혜진이 과거 신화창조 출신임을 밝혔다. 5일 방송된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는 모델 한혜진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한혜진은 ‘과거 신화의 팬클럽 신화창조였냐’는 질문을 받고 “민우오빠랑 동완오빠 좋아했다. 민우오빠가 하얀색으로 머리를 탈색하고 뮤직비디오를 찍은 적 있는데 완전 홀릭했었다가 다음 앨범에 동완 오빠한테 갔다”고 솔직하게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내 한혜진은 “시간이 지나서 오빠들이랑 같이 방송하는데 그때처럼 설레는 기분은 안 들더라”고 말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택시 이혜경 집 공개 “신발이 800켤레..2천만원짜리 부츠 가장 아껴”

    택시 이혜경 집 공개 “신발이 800켤레..2천만원짜리 부츠 가장 아껴”

    ‘택시’에 출연한 디자이너 이혜경이 집을 공개했다. 4일 방송된 tvN ‘현장토크쇼 택시’는 ‘우먼크러쉬 특집’으로 이혜경과 그의 20년지기 친구이자 최민수의 아내인 강주은이 출연했다. 이혜경은 정우성, 고소영, 김희애 등 국내 톱스타들이 사랑하는 럭셔리 패션 브랜드 대표다. 그는 이태리, 모나코, 두바이까지 사랑하는 국내 최고의 여성 사업가로 40억대 매출을 올린 한국 명품백의 신화를 열고 있는 패션계의 거장이다. 이날 ‘택시’에서 이혜경은 자신의 집을 공개했다. 이혜경의 집에는 수많은 신발들이 소장돼 있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택시’ MC 이영자는 “가장 귀하고 유니크한 신발을 천개가 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고 이혜경은 “아니다. 800개다. 파는 게 아니고 내가 신는 게 그 정도다”라고 밝혔다. 신발장과 드레스룸뿐만 아니라 집안 구석구석에는 예술작품처럼 빛나는 이색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택시’ MC 오만석이 “그 중 가장 사연 깊은 구두를 소개해달라”고 하자 이혜경은 비욘세가 뮤비에 신고 나온 부츠를 공개했다. 빨간 가죽에 은색 꽃수가 수놓인 이 구두는 무려 2000만원짜리라고. 이혜경은 “이 구두를 신고 이태리를 가면 모르는 남자가 ‘구두가 너무 멋있다’며 꽃을 주고 간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썸을 타자는 게 아니라 구두라는 예술품에 반해서 그와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 이에 부츠를 구입하게 된 동기를 묻자 이혜경은 “너무 예뻐서”라며 “장인이 한 땀 한땀 수 놓은 예술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강주은과 오만석은 구두 전시회를 하든가 박물관을 세워야겠다고 감탄했다. 사진=tvN ‘택시’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호텔 호날두’ 개장

    ‘호텔 호날두’ 개장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가 자신의 이름을 딴 호텔을 포르투갈 리스본에 개장했다. 신화통신은 2일(현지시간) 호날두가 호텔 개장 행사에 참석해 “어릴 때부터 사업하는 것이 꿈이었던 만큼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호텔 사업에 뛰어든 호날두는 “축구에 여전히 대단한 열정이 있지만,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미래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면서 “향후 10년에 대해서는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호날두는 순자산이 약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날두는 지난해 포르투갈 페스타나호텔그룹과 4개의 호텔을 만드는 계획을 발표했고, 올해 7월 고향인 포르투갈령 마데이라 제도 푼샬에 첫 호텔을 열었다. 페스타나호텔그룹과 호날두의 이름·등번호를 딴 리스본의 ‘페스타나 CR7 리스보아’는 총 1500만 유로(약 185억원)를 들여 만든 4성급 호텔로 82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호날두는 내년 스페인 마드리드와 미국 뉴욕에 3, 4호 호텔을 지을 예정이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마드리드에서 열린 2016~17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7라운드 에이바르와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최근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대병원 “외압 없었다” 했지만…고 백남기씨 사인 두고 가중되는 논란

    서울대병원 “외압 없었다” 했지만…고 백남기씨 사인 두고 가중되는 논란

    3일 서울대학병원과 고 백남기씨의 주치의가 기자회견을 통해 진단서 작성 과정에서 외압이 없었음을 밝혔으나 백씨의 사인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 사망진단서 논란이 계속되자 서울대병원측이 구성한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는 3일 기자회견에서 백씨 사망진단서에 대해 논란이 되는 것처럼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형태와 차이가 있고, 작성 지침 원칙에 어긋난다는점을 인정했다. 다만 백 씨의 진단서 작성과정에 외압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백씨의 주치의인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치료·진단서 작성 관련해 어떤 형태의 외압도 없었다”며 “의료인으로서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라고 해명했다. 백 교수는 논란이 된 사망진단서를 자신이 불러주는 내용에 따라 전공의(레지던트)가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의 이윤성 위원장(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은 백씨의 사망진단서에 사망의 종류가 ‘외인사’가 아니라 ‘병사’로 기재된 데 대해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에 어긋난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사망 원인의 판단은담당 의사 재량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급성신부전이 외상에 의한 급성 경막하출혈인 것은 맞지만, 주치의가 헌신적인 치료를 해 상태가 안정된 이후 합병증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병사로 기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통계청과 대한의사협회의 공식적인 지침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해명이다. 통계청이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발행한 ‘사망진단서 작성안내’ 책자에는 “외상의 합병증으로 질병이 발생하여 사망하였으면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입니다”라며 “질병 외에 다른 외부 요인이 없다고 의학적 판단이 되는 경우만 병사를 선택합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통계청은 이 책자에서 전신화상을 입은 이후 치료 중에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면, 사망의 종류는 ‘병사’가 아니라 ‘외인사’라고 구체적인 기재 사례까지 들어 설명했다. 이 위원장도 “만약 내가 주치의였다면 ‘병사’가 아니라 ‘외인사’로 기록했을 것”이라며 “외인사로 표현하는 게 사망진단서 작성 원칙에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그러나 지침과 어긋난 사망진단서 수정을 권고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사망진단서는 의료기관이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작성하는 문서이므로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당시 환자 가족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치 않아 체외 투석 등 치료가 시행되지 않았고 그것 때문에 사망했다고 봤다”며 “환자가 최선의 진료를 받은 후에도 사망에 이르렀다면 ‘외인사’로 표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 가족이 체외투석 등에 동의했다면 환자가 연명할 수 있었는데 해당 치료를 하지 못해 백씨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유족들은 주치의 해명에 납득할 수 없다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백씨 장녀 도라지씨는 3일 저녁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 당일 이미 수술 불가 결론이 난 상태였는데 백 교수가 와서 수술을 하겠다 했다”면서 “백 교수는 ‘연명치료를 하다 보면 장기부전으로 돌아가실 것’이라면서 실제 벌어진 일을 그때 예상을 다 하셔놓고 인제 와서 ‘가족이 연명치료를 거부해 병사에 이르렀다’고 주장하시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백씨의 사위는 “레지던트가 사망진단서를 쓸 때 내가 옆에 있었는데 상급자와 통화를 하면서 ‘병사요?’라고 세 번 되묻더라”면서 “신찬수 진료부원장이나 백 교수에게 지시를 받는 것 같았다”고 주장하기 까지 했다. 서울대병원의 기자회견은 백씨의 사망진단서 문제와 관련해 진단서 작성이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주치의인 백 교수가 내린 ‘병사’ 판정을 ‘담당 의사의 재량’ 등을 이유로 인정한 셈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경찰은 서울대병원의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법의학자인 이윤성 위원장은 부검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부검 여부는 의학적 판단이 아니다”라면서도 “법의학적 입장에서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몰린 사건은 부검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찰은 부검영장 집행과 관련, 일단은 유족의 답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서 부검 시행에 대한 협의 요청 공문을 보내 이달 4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한 만큼 일단 유족의 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업 현장형 인재양성 교육 유한대, 전문대 첫 총리 표창

    산업 현장형 인재양성 교육 유한대, 전문대 첫 총리 표창

    경기 부천시 유한대학교가 ‘국가생산성대회’에서 전문대 최초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유한대는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0회 국가생산성대회’에서 전문대 중 처음으로 정부포상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유한대가 정부기관이나 지자체 관련 사업을 유치해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 산업 현장형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가생산성대회는 해마다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을 향상시켜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 기업이나 법인 및 단체와 유공자를 찾아 격려하는 행사다. 유한대는 천편일률적인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 프로그램을 혁신화하고 차별화했다. 그 결과 현재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을 22개 학과, 15개 전공별로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권현 유한대 총장은 “우리 대학은 핵심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모두 선정돼 차별화된 경쟁력과 경영 성과로 산업 현장 중심의 국내 대표 전문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무 중심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보다 더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창조경제 모델’ 뻥튀기… 영재가 사기꾼으로

    ‘창조경제 모델’ 뻥튀기… 영재가 사기꾼으로

    ‘창조경제의 모델’로 꼽혔던 벤처기업 아이카이스트 대표 김성진(32)씨가 지난달 30일 170억원대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던 청년 실업가가 하루아침에 사기꾼으로 전락한 것이다. 충북 음성 시골마을 출신의 김씨가 처음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 건 1999년 9월. 중학교 3학년이었던 그는 멀티미디어를 혼합할 수 있는 문서 프로그램을 제작해 한국정보올림피아드 금상을 수상했다. ●2008년 김연아와 ‘대한민국 인재상’ 당시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해 12월엔 ‘충북의 신지식인’ 12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역대 최연소였다. ‘한국의 빌 게이츠를 꿈꾸는’, ‘천재’ 등과 같은 수식어도 이 시기 붙여졌다. 이를 경력으로 김씨는 국내 최초 정보통신 분야 전문인 경기 평택의 청담정보통신고에 특례 입학한다. 이 학교 2학년 때인 2001년 8월 한국정보올림피아드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유해 사이트 차단 프로그램 ‘포아이’를 출품해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를 밑바탕으로 그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 무시험 특별전형으로 입학한다. 김씨의 ‘상복’은 대학생 때도 이어진다. 카이스트 1학년 때인 2003년 유해 사이트 근절운동을 한 공로로 정보통신윤리상을 받았다. 2008년엔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 등과 함께 대통령상인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았다. ●카이스트 졸업 때 창업… VIP들 극찬 학부를 졸업할 때쯤 김씨는 정부 발주 사업 쪽으로 눈을 돌린다. 학부 4학년 때인 2008년 창업한 휴모션은 유해정보를 차단하는 정부 사업에 참여한 기업이다. 2011년 4월엔 카이스트가 49% 지분을 가지고 출자한 아이카이스트를 설립했다. 카이스트가 학교 브랜드를 사명에 쓰도록 허용한 기업은 아이카이스트가 처음이다. 이 회사는 전자칠판과 스마트패드를 이용해 교사와 학생 간의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스쿨박스를 개발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납품했다. 2013년 대통령은 카이스트에서 김씨와 만나 아이카이스트는 창조교육 기업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런 VIP들의 창조경제 홍보 행보는 김씨 구속으로 정부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김씨가 언제부터 사기 행각을 벌였던 것인지 등에 대해선 검찰이 현재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에 따라 김씨 혐의는 사기 말고도 추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실제로 김씨 관련 고소·고발이 추가로 이어지고 있다. 그가 대표를 맡은 아이팩토리는 지난달 13일 외부 감사업체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아 코스닥 상장이 폐지되기도 했다 정보기술(IT) 기업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가치는 실제 보유 기술에 비해 입소문 등으로 뻥튀기됐다가 한꺼번에 꺼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실 진짜 창조경제를 이루려면 정부의 시장 개입을 줄여야 한다. 급한 마음에 창조경제를 띄우려고 하다 보니 시장도 왜곡되고 정부 의도와 불일치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안철수팬클럽들 ‘국민희망’ 연합체로 출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를 지지하는 10여개 팬클럽이 연합체를 구성하고 오는 30일 가칭 ‘국민희망 안철수’라는 이름으로 출범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등 여야 대선 후보들이 최근 팬클럽을 비롯한 외곽조직 확장에 나선 데 대한 맞대응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잠룡들의 세 규합 속도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2일 안 전 대표 측에 따르면 안전모(안철수 지지 전국모임), 안사연(안철수사랑연합모임), 안팬(안철수전국팬클럽), 변화와 희망 등 10여개 팬클럽은 오는 30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민희망 안철수’라는 이름으로 팬미팅 행사를 한다. 이 자리에는 안 전 대표와 전국 팬클럽 회원 6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동안 여러 개로 나뉘어 활동했던 안 전 대표 팬클럽이 한자리에 모여 대규모 공식 행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안사연의 운영진 닉네임 ‘천지신화’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10여개 팬클럽이 연합체 구성을 위한 논의를 해 왔다”면서 “이날 행사는 그동안 개별적으로 활동했던 팬클럽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합체로 공식 출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10여개 팬클럽 대표 45명은 최근 공동지도부를 구성하고 연대 방식 등을 논의해 왔다. 광주, 대전 등에서 지역별 추진위원회 회의를 거쳤고, 마지막으로 오는 30일 서울에서 팬미팅 형식의 공식 행사를 여는 것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통합보다는 연대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면서 “아직 참여하지 못한 팬클럽의 추가 합류가 진행된 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다시 한번 공식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은 최근 팬클럽 조직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팬클럽은 이미 지난달 ‘문팬’으로 통합해 창립총회를 가졌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도 팬클럽을 갖고 있다. 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팬클럽 ‘반딧불이’는 다음달 창립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中국경절 계기 북·중 우호관계 재확인

    중국의 건국 67주년 기념일(국경절)을 맞아 북한과 중국이 잇따라 기념행사를 열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과의 외교 및 경제 관계를 단절하거나 격하해 달라고 각국에 요청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를 일축하면서 미국 측의 압박에도 양국 관계를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피력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북한 대외문화연락위원회와 북중친선협회는 지난달 30일 평양 옥류관에서 공동으로 초대회를 개최해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성립 67주년을 축하했다. 이 자리에는 북한 당·정·군의 유관 부문 인사와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외교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강하국 조중(북·중)친선협회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중국 인민이 중국 공산당의 영도하에 사회안정과 경제발전을 실현하고 중국특색 사회주의 현대화 과정에서 큰 성취를 이룩했다”면서 “우리는 중국 인민이 ‘중국의 꿈’ 실현과정에서 더욱 큰 성취를 이뤄내기를 축원한다”고 말했다. 리진쥔(李進軍) 주북 중국대사는 “우리는 형제인 조선(북한) 인민이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조선 노동당의 영도하에 각 분야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을 기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리 대사는 이어 “새로운 정세 아래에서 중국은 북한과 함께 초심을 잃지 않고 ‘전통계승·미래지향·선린우호·협조강화의 방침’(16자 방침)을 토대로 중·조(북·중) 관계를 잘 수호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주북 중국대사관이 지난달 29일 평양에서 별도로 개최한 중국 건국 67주년 리셉션에 고위급 인사를 대거 보냈다. 한편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국무원 주최 국경절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부 7명과 국내외 인사 1200여명이 참석한 기념행사였다.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비롯해 상당수 국가의 대사가 혼자 참석한 것과 달리 지 대사는 부부 동반으로 참석했다. 북한과 중국은 오는 6일 북·중 수교 기념일,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우호 관계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