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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은 침묵, 세계는 침통… 홍콩·대만 민주파 “류샤 빼내오자”

    중국은 침묵, 세계는 침통… 홍콩·대만 민주파 “류샤 빼내오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중국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1955~2017)가 끝내 자유의 빛을 보지 못하고 구금 상태에서 숨지자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중국 당국의 반인권적 처사를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국인들은 맘 놓고 애도하지 못하고 애도의 소리를 듣지도 못한다.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라는 이름이 중국 땅에서 거론되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는 죽은 류샤오보의 영혼과 질긴 싸움을 벌여야 할 판이고, 국제사회는 류샤오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중국을 계속 압박할 태세다.류샤오보의 죽음을 전한 중국 관영매체는 두 개 정도다. 신화통신은 지난 13일 밤 10시 28분 “체제 전복을 꾀한 죄로 실형을 살던 류샤오보가 숨졌다”는 한 줄짜리 기사를 냈다.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정부는 최고의 의료진을 동원해 류샤오보를 집중 치료했지만 숨졌다”고 전했다. 범죄자가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다가 숨졌다는 것이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도 14일 “중국은 범죄자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한다”면서 “다른 나라의 문제 제기에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법률을 위반한 사람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것 자체가 원래 취지에 맞지 않았다”고도 했다. 웨이보와 위챗에 ‘류샤오보’를 입력하면 “규정과 정책에 의거해 검색 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국제사회의 중국 비판에 늘 발끈하던 중화민족주의 신문 환구시보조차 이날은 침묵했다. 중국이 류샤오보를 인터넷에서 지운 것은 앞으로도 류샤오보를 계속 무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류샤오보가 201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을 때도 중국은 같은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중국 국민의 85%가 관련 사실을 몰랐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우선 국민의 입과 귀를 막고 나면, 서방 국가는 돈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게 중국 당국의 계산일지도 모른다. 노벨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도 결국 지난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고 연어 수출을 재개할 수 있었다. 노벨위원회가 류샤오보의 사망에 “중국 정부에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지만, 성명이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劉霞·55)의 신병 처리를 놓고 국제사회와 중국이 대결할 여지는 있어 보인다. 1996년 옥중에서 결혼한 류샤는 류샤오보의 20년 동지이자 분신이다. 류샤 역시 9년간의 가택연금으로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 지인들은 그가 자살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망명을 거부하며 국내 투쟁을 고집했던 류샤오보가 임종을 앞두고 해외 치료를 요구했던 것도 류샤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서였다. 홍콩과 대만의 민주파 진영은 류샤를 중국에서 빼내오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도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는 류샤를 가택연금 상태에서 풀어 주고 중국을 떠나도록 해야 한다”며 이에 호응했다. 하지만 중국이 류샤의 출국을 허용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류샤가 외국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면 반체제 세력이 류샤를 중심으로 다시 결합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류샤오보의 영향력을 류샤가 고스란히 넘겨받는 상황을 중국이 가장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류샤오보 별세 숨기는 中 정부·언론…웨이보에도 언급 ‘無’

    류샤오보 별세 숨기는 中 정부·언론…웨이보에도 언급 ‘無’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중국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1955~2017)가 오랜 수감 끝에 얻은 간암으로 13일 별세해 전 세계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정작 현지에선 중국 정부와 언론이 이 사실을 숨기거나 외면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걸로 전해졌다.이는 중국 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탓도 있지만, 현지 매체들이 자체적으로 류샤오보 관련 소식을 검열해 보도하지 않기 때문인 걸로 알려졌다. 관영 신화통신과 CCTV도 ‘체제 전복 혐의로 실형을 받은 류샤오보 사망’이라는 한줄 짜리 기사와 뉴스 자막 외에는 후속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류샤오보가 별세한 지 하루가 지난 14일에도 중국 대륙의 신문·방송·인터넷 매체들은 이 사실을 전혀 내보내지 않았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와 웨이신(微信·위챗)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류샤오보’의 이름이 나오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민감한 외교사안 등에 관해 중국 당국 입장을 대변해온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유일하게 류샤오보 사망 기사와 논평을 냈다.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류샤오보 향년 61세 사망’ 기사에서 “중국 정부는 최고의 의료진을 동원해 류샤오보를 집중 치료했다. 그는 교도소에 있을 때부터 B형간염 보균자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류샤오보가 지병으로 인해 간암에 걸려 자연사한 것일 뿐, 중국 당국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중국 내에선 민주화개혁을 위해 헌신한 그의 생애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심지어 류샤오보가 입원한 선양(瀋陽) 소재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의 환자들조차 노벨평화상을 받은 경력의 류샤오보가 같은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알지 못했고, 류샤오보 입원 후 병동의 출입절차가 왜 강화됐는지 의아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류샤오보 사망소식은 SNS를 타고 중국 내부에도 속속 전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류샤오보 사망 전에도 중국 내 일부 SNS에 류샤오보와 부인 류샤(劉霞·55)를 직접 언급하는 글이 대부분 삭제됐지만, 일부 게시물은 검열을 피해 게시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에이리언’ 시리즈와 그로테스크한(?) 인간상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에이리언’ 시리즈와 그로테스크한(?) 인간상

    오싹한 영화나 소설을 읽는다고 더위가 가시랴마는 그래도 습기에 옷이 몸에 척척 감기는 여름엔 역시 납량물이 최고다. 올해 5월 개봉한 ‘에이리언-커버넌트’는 여름에 딱 맞는 SF 스릴러다. 흉악한 외계생물과 인간의 혈투를 다룬 ‘에이리언’은 1979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처음 만들었다. 이후 1986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에이리언2’를 만들고 이어 1992년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에이리언3’, 1997년 장피에르 죄네 감독이 4편을 만들었다.‘스콧 감독은 2012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프리퀄 ‘프로메테우스’로 다시 에이리언 시리즈에 복귀했다. 그러곤 5년 만에 내놓은 후속작이 ‘에이리언-커버넌트’였다. 이로써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6편이 나왔다. 에이리언 시리즈는 SF영화의 흐름을 바꾼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속편들은 전편에 구애받지 않고 편마다 독특한 스타일과 영상미로 관객의 눈을 호사시켰다.스콧 감독은 각본을 읽고 매우 끌렸지만 영화 속 ‘우주괴물’을 어떻게 그릴지 고민이었다. 스위스의 초현실주의 화가 H R 기거의 화집 ‘네크로노미콘’(1977)을 보면서 ‘바로 이 괴물이야’라고 무릎을 쳤고 화집 속 이미지를 영상으로 고스란히 옮겼다. 미술가들의 상상력은 많은 이에게 영감을 준다. 현대미술 감상은 혁신과 변화가 필요한 세상에서 새로운 것, 낯선 것, 나와 다른 것을 대할 때 놀라지 않는 넉넉한 태도와 침착함을 길러 주기도 한다.기거의 작품이 한국에 알려진 것은 1970년대 초반이다. 그는 매우 익숙하게 붓이 아닌 에어브러시를 사용해 금속성의 인체를 매우 섹시하게 그렸다. 또 장기나 성기를 연상시키는 것들을 회색 조로 ‘그로테스크’하게 그려 당시 플레이보이나 펜트하우스 같은 잡지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그저 삽화로만 대하기에는 아쉬운 초현실적인 기이함과 편집광적인 정밀함이 있다. 시대를 풍미했던 하이퍼리얼리즘이나 포토리얼리즘과 맥을 같이했지만 너무나 독특한 나머지 주류 세력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어려서부터 초현실주의자였던 장 콕토와 달리에 심취했던 그는 건축과 산업디자인을 공부했다. 1966년쯤부터 음험한 느낌의 초기작을 완성해 나가며 화가, 조각가, 일러스트레이터, 괴물(크리처)·세트 디자이너로 일했다. 이후 그는 초현실적이고 음울한 환상, 불안하고 왜곡된 형체, 그리고 인체와 기계가 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그림을 그렸다. 무명 시절 그의 재능을 알아본 화가 달리가 영화 ‘성스러운 피’의 조도롭스키 감독에게 소개해 영화계와 인연을 맺고 1979년 에이리언에 참여하면서 일약 유명 화가 반열에 들었다. 기거는 그 후 인간의 생체를 뜻하는 ‘바이오’와 사실적이고 정밀한 기계를 뜻하는 ‘메카노이드’가 결합된 엽기적인 ‘바이오 메카노이드’를 완성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외눈박이 괴물 사투르누스나 르네상스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에 나오는 괴물, 19세기 말 미국 공상소설가 H P 러브크래프트의 단편 괴물 이야기들로 꾸며진 크툴루 신화는 그의 기괴스러운 작품 탄생에 영감을 줬다. 또 시각적으로는 영국의 윌리엄 블레이크나 스위스의 화가 아르놀트 뵈클린 그리고 폴란드의 즈지스와프 벡신스키와 맥이 통한다. 기거는 늘 악몽을 꾸었다. 이런 경험은 예술적으로 그로테스크한 형태로 나타났다. 그의 그림은 충격적이고 불합리한 이미지의 조합으로 사람들을 놀라움, 불편함, 매혹, 공포 등으로 이끈다. 빅토르 위고는 그로테스크를 새로운 예술의 방법론으로 채택해 세계가 이성적이고 질서정연한 것이 아닌 혼돈 즉 ‘모순의 결합’이라며, 이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선과 악, 비천과 고귀를 하나로 묶어 양면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고 했다. 그로테스크한 그림은 현실계 너머의 세계이다. 특히 초현실주의 화가들에게 좋은 소재가 되었는데 1970년대 후반 등장한 극사실주의 즉 하이퍼리얼리즘 화가들은 이를 즐겼다. 현실 같지만 현실이 아닌 허구의 세계, 즉 만들어진 상상의 세계를 보여 주는 데 적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붓을 대신하는 에어브러시의 등장은 사진만큼이나 미술사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작가의 개성을 중시하던 모더니즘적 태도를 버리고 사진처럼 또는 사진보다 더 정교하며 객관적으로 세상을 표현하고자 하는 포토리얼리즘이 등장했다. 이를 슈퍼리얼리즘, 래디컬리얼리즘이라고도 하는데 팝아트처럼 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지만 표현하는 방식은 좀더 극단적으로 객관적이며 즉물적이다. 돋보기나 현미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얼굴의 피부 조직이나 땀구멍까지 극명하게 그려내 관객들을 질리게 하거나 충격을 준다. 또 사진은 렌즈의 왜곡현상 때문에 화면의 주변이 휘거나 흐릿해지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수정해서 눈으로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보여 준다. 하이퍼리얼리즘의 정교한 현실 묘사는 역설적으로 현실을 해석하고 이를 표현할 적절한 방법을 상실한 현대미술의 무기력함을 보여 준다. 하지만 ‘손의 복권’을 통한 ‘그림’의 본질적 의미를 일깨웠으며 구상과 추상, 리얼리즘과 반리얼리즘의 구별은 언제나 상대적이며 역사적이라는 사실을 환기시켰다는 점은 중요하다. 여기에 그림의 예술적 목표는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제아무리 사실적인 그림도 결국은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진실을 드러내 그림의 허구성을 부각시킨 점은 역설적이다. 아무튼 상상을 초월하는 기거의 그림 한 장에서 비롯된 영화 ‘에이리언’은 문화가 됐다. 수많은 덕후(?)들이 오늘도 여기에 몰입해 그들 나름대로 스토리를 입혀 새로운 에이리언들을 만드는 등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저’의 모범이라 할 수 있다. 징그러움의 궁극인 제노모프 즉 에이리언은 소름끼치게 기괴한 생명체이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에 가까운 것이다”라는 기거의 말처럼 그 바탕은 인간의 모습에 두고 있다.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진정 인간일까. 문득 으스스해진다.
  • 나란히 20승 신화 32년 만에 이룰까

    나란히 20승 신화 32년 만에 이룰까

    KIA ‘원투 펀치’로 일컬어지는 헥터 노에시(30·도미니카공화국)와 양현종(29)이 32년 만에 ‘동반 20승’이라는 대기록 달성에 나선다.한국 프로야구 36년 역사에서 1985년 삼성 김시진(25승 5패)과 김일융(25승 6패)만이 단 한 차례 일궜다. 역대 20승 투수가 고작 17차례 배출됐다는 점에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전반기 성적과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헥터는 지난 1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3실점으로 14승(무패)을 올렸다. 개막 후 17경기 등판에서 14연승이자 지난 시즌을 포함하면 15연승이다. 개막 7연승 이후 3연패로 잠시 주춤했던 양현종도 본격적인 승수 사냥에 나서 어느덧 12승(3패)을 수확했다.헥터와 양현종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다승 1,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들이 후반기에 각각 6승과 8승을 따낸다면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또 다른 이정표가 세워진다. 현재 KIA의 남은 경기 수는 총 61경기. 산술적으로 1·2선발 듀오가 12경기 정도 더 등판할 수 있다. 남은 경기에서 헥터는 반타작, 양현종은 승률 6할 이상을 올려야 한다.헥터는 올 시즌 17차례 등판 가운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14차례나 기록했다. 꾸준함과 안정감, 승수가 더 많다는 점에서 헥터의 20승 달성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문제는 양현종. 연승과 연패를 넘나드는 들쭉날쭉한 플레이가 잦다. 이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지난해 20승 투수 반열에 오른 두산 니퍼트가 전반기 12승에 그쳤지만, 후반기 12경기에서 10승이나 추가했다는 점에서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양현종이 20승에 성공할 경우 토종 투수로는 1999년 정민태(현대) 이후 18년 만이다. 변수는 KIA의 ‘살인 타선’ 지속 여부다. 11경기 연속 두 자리 안타를 치다가도 언젠간 허덕이기도 하는 게 타선이다. 헥터와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각각 3.16, 3.99로 다승 순위에 비해 좀 높은 편이다. 타선 지원을 받지 않았다면 승이 패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헥터와 양현종을 돕는 득점 지원은 각각 9점대로 리그 1, 2 위다. 3~4점을 내주더라도 9점을 뽑아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만든다. 헥터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지금까지 만나지 못한 최고 타자들과 불펜의 지원에 힘입었다”며 웃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점철된 불안 영감 이끌어 100만 유혹 예술 만만세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점철된 불안 영감 이끌어 100만 유혹 예술 만만세

    ‘유럽 3대 미술제’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의 카셀 도쿠멘타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는 10년에 한 번씩 온다. 베니스 비엔날레 2년, 카셀 도쿠멘타 5년,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10년을 주기로 열리기 때문인데 올해가 바로 그런 해다.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5월 13일~11월 26일), 제14회 카셀 도쿠멘타(6월 10일~9월 17일), 제5회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6월10일~10월 1일)를 보기 위해 전 세계 미술인들과 예술 애호가들이 흥분된 가슴을 안고 유럽으로 ‘그랜드투어’를 떠나고 있다. 기자도 현대미술의 가장 중요한 행사가 펼쳐지고 있는 베니스, 카셀, 뮌스터의 역동적인 현장을 찾았다. 10년을 기다렸고, 이번에 안 보면 10년 동안 후회할 것이 분명하니….물의 도시 베니스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관광객이 넘쳐난다. 운하와 다리, 작은 골목들이 이어지는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풍광과 문화 유적지, 박물관과 미술관 등 볼거리가 많지만 올해엔 비엔날레까지 열리니 금상첨화다. 국가관이 있는 자르디니와 주제전이 열리는 아르세날레를 비롯해 시내 곳곳에 마련된 굵직한 연계 전시들은 무더위를 무릅쓰고 베니스를 찾게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85개국 참여… 크리스틴 마셀 총감독 지난 5월 13일 공식 개막한 57회 베니스 비엔날레는 50여일이 지났음에도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시작되면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수석큐레이터인 크리스틴 마셀이 총감독을 맡은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를 관통하는 주제는 ‘예술 만만세’(Viva Arte Viva)다. 85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자르디니에서 펼쳐지는 국가관 전시와 아르세날레에서 열리는 본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갈등과 충격적인 사건으로 점철된 오늘날 예술과 예술가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저마다 다양한 방식과 목소리로 보여 주고 있다. 예술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국가관 전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역시 독일관. 안네 임호프의 ‘파우스트’로 이번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독일관에는 항상 긴 줄이 늘어서 높은 관심도를 입증하고 있었다. 작품은 신체의 움직임과 음향만으로 권력과 자본이 장악한 이 시대의 잔혹성과 불안,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나치 시대에 지은 천장 높은 공간에서 매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5명의 연기자가 공허한 눈빛으로 바닥에 뒹굴고 유리 밑으로 들어가 절박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가 밖으로 나와 도베르만 개 두 마리에게 쫓기듯 울타리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원래 4시간짜리인데 연기자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2시간으로 줄여서 공연을 하고 있다. 아주 느린 속도로 말없이 움직이는 퍼포먼스를 하는 연기자들은 절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유리 위에 서서 그들의 절규와 같은 몸짓을 보다 보면 덩달아 불안하고 답답함이 밀려온다.●佛 나무 악기 제작 100명 연주 프로젝트 프랑스관의 그자비에 베이앙은 전시장 내부 벽을 나무로 둘러 녹음실을 만들었다. 작가가 직접 만든 나무 악기를 이용해 100명의 연주자가 돌아가며 연주를 하고 이를 녹음하는 프로젝트다. 덴마크관은 ‘인플루엔자’라는 제목으로 절대적인 암흑을 감상하도록 했고, 영국관의 필리다 발로는 건축 현장의 잔해물로 대형 설치물을, 호주관의 트레이시 모펏은 서정적인 영상과 사진으로 ‘나의 수평선’을 펼쳐 보였다. 구겐하임재단 소유의 미국관에선 추상회화 작가 마크 브래드퍼드가 ‘내일은 다른 날’이라는 제목으로 콜타르를 이용한 추상표현주의적 평면 및 설치 작업과 함께 끝없이 달리는 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선보였다. 조각의 개념을 퍼포먼스로 확장해 주목받는 오스트리아의 에르빈 부름은 오스트리아관 앞에 덤프트럭을 거꾸로 세워 놓고 ‘조용히 서서 지중해를 바라보라’고 하는가 하면 관람자들이 조각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미니밴을 출품해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한국관에서는 이대형 예술감독이 코디최 작가와 이완 작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카운터밸런스:돌과 산’이라는 주제 아래 코디최 작가가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를 연상하게 하는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외벽을 장식하고, 내부는 이완 작가가 수집한 사진들로 꾸며 대한민국의 결코 가볍지 않은 근현대사를 보여 준다. 네온 설치 작업이 눈길을 끌어 개막 당시 호평을 받기는 했지만 정작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것을 담다 보니 주제가 잘 와닿지 않고 산만한 느낌마저 들었다.●‘초록색의 빛’ 본 전시 120명 참여 자르디니의 중앙관과 아르세날레에서 열리는 본전시에는 세계 각국에서 120명의 작가가 출품했다. ‘초록색의 빛’ 프로젝트라는 환경친화적인 작품으로 참여한 올라푸르 엘리아손, 회화와 설치 작품을 출품한 키키 스미스 같은 스타 작가도 포함됐지만 103명이 이번에 처음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크리스틴 마셀 감독은 예술가와 책, 기쁨과 불안, 공동체, 지구, 전통 등 9개의 소주제 아래 다양한 방식으로 진정한 예술지상주의를 구현하려 했다. 오쿠위 엔위저가 총감독을 맡아 ‘모든 세계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지난 비엔날레(2015년)가 정치·사회적 발언으로 일관해 비장하고 칙칙했던 것과 달리 예술가와 예술 행위 자체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한 마셀 감독의 전시는 잘 차려진 성찬을 보는 듯 밝고 발랄했다는 평가다. 전시를 참관한 동국대 미술학부 오원배 교수는 “‘비바 아르테 비바’라는 주제는 예술 행위를 통해 표현될 수 있는 무한함을 보여 주는 기획이었지만 일부 국가관은 참여 작가들의 작품이 의욕에 함몰돼 진부하고 산만한 느낌도 들었다”며 “이는 전시감독이 직접 챙긴 전복적이면서도 스케일 큰 작품들이 눈에 띄는 본전시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명품 기업 예술가와 손잡고 자존심 대결 베니스 비엔날레와 같은 시기에 베니스에서는 세계적인 명품 기업들도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구찌 등 명품 브랜드와 크리스티 경매사를 거느린 프랑수아 피노 PPR그룹 회장의 현대미술 컬렉션 미술관인 푼타델라도가나와 팔라초그라시에서 열리는 데이미언 허스트의 개인전은 비엔날레 못지않게 화제가 되고 있는 메가톤급 전시다. 예술가와 사업가의 경계를 넘나들어 ‘현대미술의 악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허스트는 ‘난파선에서 건진 보물’이라는 제목으로 두 전시장의 어마어마한 공간을 해저유물을 표방한 작품들로 가득 채웠다. 해저 난파선에서 건져 올린 듯한 조각상과 보물들을 그리스·로마 신화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텔링과 함께 보여 주는 콘셉트다. 오랫동안 바닷속에 잠겨 있어 산호와 조개껍데기가 다닥다닥 붙은 해저유물을 전시하고 바로 옆에는 발굴 당시의 사진을 전시해 놓는 방식이다. 진실과 허구를 넘나드는데, 실은 모두가 허구다. 팔라초그라시의 중앙에 설치된 18m가 넘는 거대한 조각 작품 ‘그릇을 들고 있는 악마’가 압권이다. 피노 회장과 허스트는 3년간 비밀리에 진행된 전시 준비에 750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다재단미술관은 베니스의 또 다른 명소다. 프라다 창업자 마리오 프라다의 손녀로 프라다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회장을 맡고 있는 미우치아 프라다가 세운 프라다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배는 물이 새어 들어오고, 선장은 거짓말을 한다’라는 제목의 전시를 마련했다. 줄리어스 시저의 ‘폭풍우는 몰아치고, 우리는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절규를 떠올리게 하는 전시는 이율배반적이고 복잡한 세상을 비꼬고 있다. 작가 겸 영상작가인 알렉산더 클루게, 프라다재단의 예술고문을 맡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토마스 데만트, 무대 및 의상 디자이너 안나 비에브록이 참여했고 우도 키텔만이 큐레이팅한 전시는 적절한 공간 구성과 기획에서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바스키아·뒤샹 등 예술의 성찬 풍성 팔라초포르투니에서는 ‘직감’이라는 주제로 장 미셸 바스키아의 회화 작품을 비롯해 마르셀 뒤샹, 빌럼 데 쿠닝, 막스 에른스트 등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아카데미아미술관 건너편에 있는 팔라초프란체티에서 열리고 있는 ‘글라스스트레스’전은 예술적 매체로서 유리의 가능성을 한층 높인 전시다. 아이웨이웨이의 ‘블로섬 샹들리에’를 비롯해 토니 크래그의 유리로 된 추상 조각, 독일 작가 요제파 가쉬무크의 휴대전화 액정유리를 사용한 추상 조각, 폴 매카시의 작품 ‘유리나무’, 우고 론디노네의 푸른 바다 빛깔의 말 등이 출품됐다. 베니스에 차려진 예술의 성찬을 다 감상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발품도 많이 팔아야 한다. 그래도 세계 최대의 예술축제라는 명성에 걸맞은 감동이 있기에 미술 관계자들은 숙제하듯이 베니스를 찾는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2015년 처음으로 100만명 동원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그랜드투어의 해인 만큼 100만명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발랄하고도 묵직한 유화 다시 ‘완판’ 신화 잇는다

    발랄하고도 묵직한 유화 다시 ‘완판’ 신화 잇는다

    소소한 일상을 따뜻하게 그려 전시 때마다 ‘완판’을 기록하는 화가 문형태의 35번째 개인전이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유니콘’이라는 제목의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 드로잉, 오브제 작품 75점을 선보였다. 모두 이번 전시를 위해 그린 최신작이다.‘유니콘’에 대해 문 작가는 “반짝거리면서 날카롭고 온순함과 포악함, 즉 선과 악의 공존을 동시에 상징하며 그것은 결국 나 자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로부터 파생된 기억은 좋은 기억으로 남기도 하지만 복잡한 기억과 아픔으로 인해 마음에 가시로 남기도 한다”면서 “이중적인 유니콘의 뿔은 나 자신을 극복하고 강인하게 성장시켜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작가 자신, 혹은 현대인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심오하지만, 그의 그림은 동화적 감수성이 넘치며 발랄하고 사랑스럽다. 귀여운 남녀가 유니콘에 올라타 손을 꼭 잡고 있거나 독서를 하고, 앙증맞은 고양이들이 교태를 부린다. 작가는 자신의 회화에 대해 “결국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평범한 말이 뿔 하나 달고 비범한 유니콘이 되는 것처럼 평범한 일상이 새롭고 특별하게 보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년 만에 선화랑에서 갖는 개인전에 출품된 유화는 모두 10호 정도의 작은 그림들이다. 문 작가는 “하루 종일 그림에 매달려 살다 보니 허리가 너무 아파서 앉아서 그릴 수 있는 크기로 작업한 것이지만 오히려 대중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완판 신화는 이번에도 역시 예외가 아닐 듯싶다. 지난 1일부터 전시를 시작하자마자 판매와 예약판매를 의미하는 빨갛고 파란 동그라미 스티커들이 많은 그림들 옆에 붙어 있다. 22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中 ‘첫 해외 군사기지’ 지부티에 구축

    中 ‘첫 해외 군사기지’ 지부티에 구축

    ‘일대일로’ 아프리카 거점 분석도 미·일·인도는 인근서 연합훈련 중국이 해양전략적 요충지이자 해상 무역통로에 인접한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해군기지를 구축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첫 해외 군사기지다. 중국은 인도양 일대에서의 평화 유지가 기지를 건설한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미국은 인접 해역에서 일본, 인도와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해상훈련에 돌입하는 등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 등은 12일 중국 해군이 지난 11일 광둥(廣東)성 잔장(湛江)의 한 군사 항구에서 ‘인민해방군 해군 지부티 보급기지 창설 및 출정식’을 열고 지부티 기지로 향했다고 전했다. 지부티로 떠난 병력 규모, 지부티 기지의 작전 개시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이 내건 지부티 기지의 공식 임무는 소말리아 해적 단속, 유엔 평화유지활동 등 인도적 지원, 재외국민 보호, 응급 구호, 국제 전략 항로 안전 유지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도 “중국은 평화의 길을 걸을 것이며 방어적인 국방정책을 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속내는 지부티 기지를 교두보로 삼아 인도양에서의 제해권을 강화하고 에너지 수송로를 확보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부티는 아덴만과 홍해, 수에즈운하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해상 무역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바다를 건너 아라비아반도와 마주보고, 북쪽으로는 수에즈운하를 통해 지중해와 연결되며, 동쪽으로는 인도양에 닿아 있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은 일찌감치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설치했다. 기지 구축을 시작으로 지부티를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아프리카 거점으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은 지부티와 에티오피아를 연결하는 3억 2200만 달러(약 3700억원) 규모의 수도관 건설, 아디스아바바-지부티 철도 건설(4억 9000만 달러), 비츠딜리 신국제공항 건설(4억 5000만 달러), 아프리카 최대 국제 자유무역지구 건설 등 막대한 규모의 인프라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은 지부티에 앞서 파키스탄의 페르시아만 초입에 있는 과다르에 자국 무역항을 확보했고, 스리랑카에서도 콜롬보 항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미국, 일본, 인도는 지부티에 인접한 인도 벵골만에서 ‘말라바르’ 훈련에 돌입했다. 매년 하는 3국 연합훈련이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 외신의 평가다. 뉴욕타임스, CNN 등은 이번 훈련이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상정해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된다고 전했다. 오는 1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훈련에는 항공모함 2척 등 함정 15척, 잠수함 2척, 전투기, 헬기 등 다양한 전력이 참가했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 인도의 INS비크라미디티아 항공모함, 일본의 항공모항급 대형 호위함 이즈모가 참가했다. 특히 최근 인도양에 자주 출몰하는 중국 잠수함을 겨냥해 미국 해상초계기 P8A, 인도 해상초계기 P8I를 투입했다. 마라바르 훈련에서 대잠(對潛) 전투훈련이 진행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김남일, 대표팀 코치로 합류…“후배들 바로 ‘빠따’라도 치고 싶은데”

    김남일, 대표팀 코치로 합류…“후배들 바로 ‘빠따’라도 치고 싶은데”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김남일이 국가대표팀에 코치로 복귀했다.김 코치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FC서울-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를 보러 온 자리에서 “신태용 감독님이 저에게 원하시는 게 ‘가교’ 역할”이라며 “제가 월드컵에서 체험했던 걸 선수들과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마음 같아선 들어가서 바로 ‘빠따’(방망이)라도 치고 싶은데, 시대가 시대니까 그렇게 해선 안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하기도 했다.위기에 빠진 축구 국가대표팀의 코치로 합류한 김남일 코치의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말투에선 비장함이 묻어났다. 신태용 감독은 김 코치를 선임하면서 “월드컵 3회 진출한 경험과 함께 어려운 시기에 거스 히딩크 감독 등 감독들이 어떤 조언을 했을 때 선수로서 와 닿고 동기 부여가 됐는지 그런 부분을 챙겨주고, ‘충언’해달라고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수비 기술이나 조직력 구성 외에 특히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한 것이다. 선수 시절 불꽃 같은 카리스마로 특히 정평이 난 김 코치는 “선수들의 간절함이 부족한 것 같다”며 “그런 부분들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경쟁도 중요하지만, 협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상황을 위기로 생각하고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어떻게 하나가 돼서 극복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코치는 “어떤 마음으로 훈련하고 경기장에 나가야 하는지 후배들에게 중점적으로 얘기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이 새 사령탑을 맡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코치진이 이날 새로 개편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신 감독의 요청으로 전경준(44), 김남일(40), 차두리(37), 김해운(44·골키퍼), 이재홍(34·피지컬)씨를 대표팀 코치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공룡이 멸종한 이유’를 모르고 덩치만 키우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공룡이 멸종한 이유’를 모르고 덩치만 키우는 중국

    지난 9일, 갑작스레 날아든 중국발 초대형 인수·합병(M&A) 소식으로 세계 해운가는 하루종일 웅성거렸다. 중국 최대 해운회사인 중국원양해운(遠洋海運·COSCO)이 둥젠화(董建華) 전 홍콩 행정장관의 동생 젠청(建成)일가 소유인 해운업체 오리엔트오버시즈컨테이너라인(OOCL)을 63억 달러(약 7조 2734억원)에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전해진 것이다. COSCO는 수개월 간 공을 들여 세계적 항만운영업체 상하이국제항무(上海國際航務·SIPG)그룹과 손잡고 OOCL 지분 68.7%를 전격 인수했다. M&A가 성사되면 COSCO는 400척 이상의 선박, 290만 TEU(20피트 컨테이너 1대)의 운송능력을 갖추게 된다. 세계 해운시장 점유율(물동량 기준)도 11.6%로 수직 상승해 덴마크 머스크(16.4%), 스위스 MSC(14.7%)를 바짝 추격하는 세계 3위의 해운사로 발돋움한다.중국 정부가 초대형 M&A를 통해 국유기업의 몸집을 불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이유로 덩치를 키워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지난달부터 본격화하는 중국 국유기업의 M&A는 해운업과 석탄·전력산업을 포함한 에너지 부문, 중공업, 철강업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번에 발표된 COSCO의 홍콩 OOCL 전격 인수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중국 해운업의 구조조정은 2015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글로벌 해운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몸집을 키우는 방식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판단이었다. 당시 해운업 순이익 증가율은 -103.5%였다. 물류(87.7%), 항공(58.0%) 등과 비교해 최악의 수준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그해 8월 중국 1위인 COSCO가 2위인 중국해운(中國海運·CSCL)과 ‘통합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 M&A를 추진해 이듬해 2월 세계 4위의 COSCO로 공식 출범했다. 본격적으로 국유기업 초대형 M&A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해운업에 이어 에너지 부문에선 중국신화(神華)그룹과 중국국전(國電)그룹이 발전 원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M&A를 추진 중이다. 신화그룹은 포천지 기준(2015년) 매출액 26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한 최대 석탄 기업이고, 국전그룹은 매출액 305억 1500만 달러로 중국 6대 전력사 중 하나다.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통합회사는 262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공룡기업으로 부상한다. 대형 전력기업인 국가전력투자(國家電投)그룹은 중국화능(中國華能)그룹과 M&A를 타진하고 있다. 국가전투그룹은 매출액 306억 1600만 달러, 중국화능은 매출액 432억 2400만 달러에 이른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원자력과 수력, 화력, 풍력 등 200여개 발전소를 거느린 초대형 전력기업이 태어난다. 지난 3월에는 원자력발전 기업인 중국핵공업그룹(中核·CNNC)과 중국핵공업건설그룹(核建·CNEC)은 800억 달러규모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철강업계에서도 M&A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강(寶鋼)철강과 무한(武漢)철강이 공식 합병했다. 두 철강 대기업의 합병으로 탄생한 보무(寶武)철강은 총자산 7000억 위안(약 118조 5000억원), 조강 생산량 6000만t으로 세계 2위의 철강사로 떠올랐다. 이보다 4개월 앞서 8월 중국 1위 하북강철(河鋼)과 5위 수강강철(首鋼)이 합병안도 발표됐다. 중국 최대 화학업체인 중국화공(化工·CHEMCHINA)과 석유화학 기업인 중국중화(中化·SINOCHEM)도 내년 합병할 예정이다. 중국화공의 매출액은 414억 1200만 달러, 중국중화의 매출액은 606억 5500만 달러다. 두 회사를 합치면 독일 바스프(BASF)를 뛰어넘는 세계 1위의 화학그룹으로 도약한다. 중국화공은 특히 지난달 세계 최대 종자 기업인 스위스 신젠타 인수를 끝냈다. 인수 금액을 440억 달러를 써내 중국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였다. 중공업계에서도 합병 바람은 거세다. 중국기계공업(機械工業)그룹은 2013년 중기계 기업인 제2중형기계(제二重型機械)그룹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섬유기계 업체인 중국항천(恒天)그룹을 합병했다. 중국기계공업은 이를 통해 자산 규모를 520억 달러로 늘렸다.  중국의 국유기업들 간의 M&A는 국내적으로 과잉생산을 줄이고 과당 경쟁을 방지하며, 대외적으론 대형화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이다. 웬디 로이터트 미국 코넬대 행정학과 연구원은 “중국 국유기업의 초대형 M&A는 국내외 두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며 “중국 내에서는 합병을 통해 과잉설비를 줄이고 가격결정력을 높이며, 해외에서는 국가대표 기업으로 키워내 중국의 시장점유율을 높여 가격 경쟁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국유기업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관련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합병을 선택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인프라 투자 예산을 따내려면 국유기업 개혁이라는 정부 시책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리진(李錦) 중국기업연구원 수석 연구원은 “어떤 합병은 비슷한 기업들을 통합해 몸집을 키우고 경쟁을 줄이기 위함이고, 어떤 합병은 업계 가치사슬에서 상·하류 부문을 통합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합병은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해 국유기업들의 프로젝트 수주 준비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2014년 말 중국 1, 2위 고속철 제조회사인 중국남차(南車·CSR)·중국북차(北車·CNR)그룹이 합병해 중국중차(中車)그룹으로 출범한 것이 대표적이다. 총자산 3074억 위안 규모의 세계 최대 고속철 기업으로 떠오른 중국중차는 프랑스와 독일, 일본 등의 고속철 강국을 제치고 급성장 중인 중국 고속철에 강력한 성장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5년 매출액 378억 3700만 달러를 기록해 포춘지 선정 글로벌 기업 266위에 올랐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의 국유기업 간의 초대형 M&A가 ‘부실기업의 덩치 키우기’로 평가절하한다. FT는 “중국 당국은 강한 국유기업이 약한 라이벌 기업을 흡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기업 간 경쟁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이 살아남는 시장경제를 따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유기업 합병이 지나치게 많은 부채와 비효율성 등 본질적 문제 해결을 미뤄 오히려 리스크를 키운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재 중국 기업들의 부채 규모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60%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국유기업이 그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국의 기업 부채비율은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2~3배에 이르는 만큼 금융위기의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적신호가 켜졌다. M&A 이후의 이들 기업의 실적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베이징 소재 리서치업체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에 따르면 국유기업들은 전체 투자액이나 은행 차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지만 GDP의 10%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셰옌메이(謝艶梅)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 애널리스트는 “정부 주도의 합병은 시장에 의해 가장 적합한 기업이 생존하는 것이 아닌, 주로 강한 국유기업들이 약한 라이벌 기업들을 흡수하도록 만드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몽골 대통령 反中·격투기 선수 출신…中 “협력 깨질 우려” 노골적 불쾌감

    중국과 4700㎞에 이르는 긴 국경선을 맞댄 몽골에 반(反)중국 노선을 표방한 대통령이 탄생, 중국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안 그래도 북한과의 접경 지역은 핵·미사일 도발로 얼어붙은 지 오래고, 남중국해에선 미국·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와 맞서는 중이다. 중국 티베트, 인도 시킴, 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도카라(중국명 둥랑) 지역에선 중국군과 인도군이 1962년 전쟁 이후 최악의 대치 국면을 연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 치러진 몽골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인 몽골민주당의 칼트마 바툴가(54)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10일 정식으로 취임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몽골 전통 씨름인 ‘브흐’와 러시아의 민족 격투기인 ‘삼보’ 선수 출신으로 1983년 삼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호텔과 칭기즈칸 테마파크, 식품 가공 기업을 운영하며 사업가로서도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바툴가 대통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한 것은 반중국 정서를 자극하는 선거운동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당 후보인 미예곰보 엥흐볼드 국회의장이 중국 혈통이라며 “5대 조상의 족보를 모두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과거 운수교통부 장관 시절에는 중국과의 철도 건설 합작 계획을 백지화하기도 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중국·러시아에 기울어진 외교·경제적 관계를 미국, 일본, 독일 등으로 다변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러시아를 중국과 함께 거론했지만, 사실상 중국만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의 부인과 사위가 러시아인이고 선거 포스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그려 넣을 정도로 친러파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바툴가 대통령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에 빠졌다. 친중파였던 전임 대통령도 지난해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몽골 민심은 반중국 정서가 팽배해 있다. 당시 중국은 국경을 지나는 광물 운송 트럭에 통행세를 부과하고 광산으로 향하는 전기를 차단하는 등의 경제 보복을 가해 몽골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아냈다. 몽골이 무역의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긴 하지만 바툴가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처럼 중국에 쉽게 굴복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툴가 대통령의 당선을 일단 축하했다. 하지만 “몽골 대선 기간 일부 정치인이 중국과 몽골 관계, 양국 협력에 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취임 축하 논평에서부터 불쾌감을 표출할 정도로 중국에는 바툴가 대통령이 기피 인물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프로축구] 상주 잡은 강원

    강원FC가 상주를 물리치며 리그 2위로 올라섰다. 광주는 FC서울을 제압하고 10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강원은 9일 평창 알펜시아경기장으로 불러들인 상주와의 프로축구 K리그 19라운드에서 문창진과 김오규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강원은 승점 32를 기록하며 울산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32득점으로 18득점에 그친 울산을 3위로 밀어내고 대신 2위를 꿰찼다. 전반 41분 문창진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김승용의 패스를 골 지역 오른쪽에서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그물을 갈랐다. 문창진은 쯔엉과 교체 투입된 지 3분 만에 결승골을 뽑았다. 후반 25분에는 이근호가 바이시클킥으로 시도한 게 빗맞으면서 골 지역 정면으로 흐른 공을 김오규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쐐기를 꽂았다. 광주는 서울을 3-2로 물리쳤는데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연속 무승 기록을 아홉 경기(4무5패)에서 마감한 광주는 승점 16(15득점)으로 대구FC(승점 16·20득점)에 밀려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반 37분 송승민이 선제골을 뽑았으나 후반 3분 서울 수비수 곽태휘에게 헤딩 동점 골을 내줬다. 하지만 광주는 후반 12분 김영빈의 결승골에 이어 32분 이우혁의 쐐기골이 이어졌다. 서울은 데얀이 추가시간 추격 골을 터뜨렸지만 그뿐이었다. 수원은 폭우가 쏟아진 빅버드에서 제주에 1-0 신승을 거뒀다. 최근 다섯 경기에서 3승을 거둔 수원은 승점 30을 쌓아 6위에서 4위로 점프했다. 전반 17분 안현범에게 오른쪽 돌파에 이어 유효슈팅을 내줬으나 수문장 신화용의 선방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수원은 8분 뒤에도 멘디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내줄 뻔했다. 수원은 후반 초반 조나탄과 산토스의 연이은 슈팅으로 분위기를 잡아왔다. 두 팀 모두 젖은 잔디와 폭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김민우가 화려한 개인기로 수원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민우는 후반 31분 왼쪽 측면을 돌파해 사각지대에서 왼발 슛으로 승부를 결정짓고 말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인디밴드와 국악 ‘불꽃같은 만남’

    인디밴드와 국악 ‘불꽃같은 만남’

    “이번 ‘여우락 페스티벌’의 주제인 ‘우리 음악의 자기진화’가 시사하는 것 중 가장 큰 의의는 저희 같은 인디 밴드와 국악 연주자들이 함께 협업 무대를 꾸민다는 것 그 자체죠. 음악의 순수성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다른 것을 해 보려는 시도가 곧 자기 진화 아닐까요.”(장도혁) 독보적인 사운드로 주목받아 온 록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이 11일 지금껏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국립극장이 국악과 록 등 서로 다른 음악 간의 만남을 시도하는 음악 축제 ‘여우락 페스티벌’(이하 여우락·22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을 통해서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여우락에서는 단편선과 선원들의 무대를 비롯한 15개 공연을 통해 국악의 현재를 보여줄 예정이다.●‘여우락’ 8회째… 15개 무대 ‘국악의 현재’ 보여줘 사이키델릭 포크 음악을 추구해 온 보컬 회기동 단편선(31)을 주축으로 베이스의 최우영(33), 퍼커션의 장도혁(32), 바이올린의 장수현(30)으로 구성된 밴드는 보컬 특유의 토속적인 음색과 이를 극대화하는 모던한 연주로 호평을 받아 왔다. 첫 앨범 ‘동물’로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음반을 수상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원일 여우락 예술감독이 “새롭고 신선하면서도 오래되고 신화적인 사운드와 원초적인 힘을 동시에 지녔다”고 칭한 단편선과 선원들은 처음 참여하는 여우락을 위해 야성미 넘치는 공연을 준비했다. 피리 연주자 김시율(31), 거문고 연주자 이재하(30)와 함께 펼치는, ‘불의 제전’이라는 이름만큼 강렬하고 뜨거운 무대다. 2집 ‘뿔’에 수록된 곡 ‘불’과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우리가 하는 음악의 테마가 인간의 나고 죽고 사는 모습에 관한 것들이 많아요. 불꽃을 보면 고정되어 있는 이미지가 아니잖아요. 계속 흔들리고 끊임없이 유동하죠. 불이 지닌 에너제틱한 성질이 우리 밴드가 추구하는 모습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보통 축제라고 하면 카니발, 페스티벌, 제의 등 여러 가지 형식이 있는데 ‘제전’이라는 표현으로 좀더 분출하는 이미지가 강한 카니발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어요.”(회기동 단편선) ‘불’ 외에도 1집에 수록된 ‘언덕’, ‘백년’ 등 국악기의 소리가 잘 묻어날 수 있는 기존 곡을 비롯해 축제를 위해 김시율, 이재하와 함께 작업한 새로운 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현대 악기와 국악기가 서로 연주하는 방식, 리듬을 내는 기술적인 방법이 다르다 보니 연습하는 과정에서 서로 밀고 당기며 탐색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음악 정말 좋네… 그런 느낌 받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두 분은 우리 곡을 이미 들어보셔서 우리가 내는 소리에 대한 이해가 있더라고요. 국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에 우리는 그저 두 분이 우리 음악에 어떤 마법을 부릴까, 어떻게 국악의 세계로 인도해 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최우영) “동양 악기에는 서양 악기에는 없는 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음을 소리 내거나 똑같은 리듬을 연주해도 다른 느낌이 나요. 매력적인 토종의 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장수현) 새로운 장르의 연주자들과의 만남에 한창 설레는 시간을 보낸 이들은 새로운 음악에 귀 기울일 관객들에 대한 기대도 남달랐다. “국악 연주자들과의 협연이다 보니 아무래도 두 장르의 조합이 어떤지, 국악적인 접근은 어떻게 이루었는지 등을 생각하실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하시기보다는 그냥 ‘이 음악 정말 좋네. 좋은 시간이었어’라는 느낌을 받고 가셨으면 좋겠어요.”(회기동 단편선) “국악을 좋아해서 왔다가 우리를 처음 보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도대체 이게 뭐야’라고 할 수도 있지만, ‘괜찮다’라는 반응만 받아도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장도혁)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최태원, 中 톈진서 ‘제2의 금맥’ 캔다

    최태원, 中 톈진서 ‘제2의 금맥’ 캔다

    당서기·시장 등과 투자방안 논의… 반도체·바이오 등 새 협력 가능성 중국과의 합작법인인 ‘중한석화’를 통해 지난 2년간 75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SK그룹이 중국에서 ‘제2의 금맥’ 찾기에 나섰다. 10년 전부터 공들여 온 후베이성을 넘어 최근 초거대 도시로 성장 중인 톈진에서 또 다른 성공 스토리를 일군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악재 속에 이뤄지는 시도여서 더욱 주목된다.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7일 톈진시 영빈관에서 리훙중 톈진시 당서기와 왕둥펑 톈진시장 등 현지 최고위급 인사 10여명과 만나 투자 및 사업모델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최 회장은 리 당서기와 2시간 30분에 걸쳐 면담을 갖고 석유화학, 정보통신, 반도체, 친환경에너지, 바이오·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리 당서기가 과거 SK와 맺었던 우호적인 협력 관계가 이곳 톈진에서도 이어지길 기원한다”면서 “SK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서로에게 성장 동력원이 될 수 있는 사업기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리 당서기에게 말했다. 리 당서기는 베이징·톈진·허베이 등 중국 수도권을 대단위로 개발 정비하는 ‘징진지(京津冀) 프로젝트’를 언급한 뒤 “SK가 정보통신과 친환경 에너지, 건설 분야의 노하우를 활용해 명품도시를 구축하는 데 참여해 달라”고 제안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주목할 만한 진전이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과 리 당서기는 양쪽이 합작한 에틸렌 생산기지 중한석화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킨 인연이 있다. 중한석화는 리 당서기가 후베이성 당서기로 재직할 때인 2013년 10월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석유기업 시노펙이 35대65의 비율로 설립했다. 보통 석유화학 공장은 가동 후 3~4년이 걸려야 수익을 내지만 중한석화는 첫해부터 흑자를 냈다. 2014년 상업생산에 들어간 이후 이듬해부터 매년 3000억~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최 회장은 이날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중국 난카이대가 개최한 ‘톈진포럼 2017’에 참석, 축사를 통해 도시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환경 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文내각 ‘마지막 퍼즐’ 중소벤처부 초대장관은?

    文내각 ‘마지막 퍼즐’ 중소벤처부 초대장관은?

    4차산업 공약 만든 이무원 교수… 한정화 교수 등도 하마평 올라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마지막 퍼즐’에 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관심이 쏠리면서 무성한 하마평을 쏟아내고 있다.8일 중소기업계 등에 따르면 장관 후보군으로는 정치권이나 학계 출신 인사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박근혜 정부 때의 미래창조과학부처럼 문재인 정부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일자리 창출 등 핵심 국정 과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관료나 기업인 출신 중에서는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이 거의 없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의 정책통으로 꼽히는 윤호중 의원이 첫손에 꼽힌다. 윤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을 맡은 데 이어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기획분과위원장을 맡아 중소기업 관련 정책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임업체 웹젠의 창업자이자 ‘벤처 신화를 쓴 인물’로 평가받는 김병관 의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중소기업과 벤처업계의 사정을 누구보다 꿰뚫고 있는 데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중소기업 정책을 총괄하고 조정권한을 주는 ‘중소기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여당 내 대표적 재벌 개혁론자로인 박영선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을 30%로 맞추겠다고 공언한 만큼 유력 주자로 꼽힌다. 현재 17개 장관 자리 중 여성은 4자리를 차지해 23.5%에 머무르고 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이번 정부의 핵심 부서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타 부처와 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 만큼 정치권에서 발탁되지 않겠나”고 예상했다. 또 1기 내각에 학계 출신 인사들이 대거 전진 배치됨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학계에서 배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을 만든 이무원 연세대 경영대 교수, 국내 최고의 벤처·중소기업 전문가이자 최장수 중소기업청장 기록(2년 10개월)을 갖고 있는 한정화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시진핑·아베 정상회담…시진핑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 반대”

    시진핑·아베 정상회담…시진핑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 반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8일(현지시각) 정상회담을 했다.시 주석과 아베 총리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지인 독일 함부르크에서 만났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이 최근 북한과 관계있는 중국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 “중국은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제재 강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고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인 뒤 북한과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수도 리마에서 잠시 만난 이후 8개월 만에 40여 분간 회담하고 관계개선을 꾀하기로 했지만, 자국 입장을 서로 강조하는 등 팽팽한 분위기에서 회담이 진행된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아베 총리에게 “(양국 간) 혼란을 제거하고 양국관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면서 “중일 수교 정상화 45주년을 기념하는 데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양국관계가 긍정적인 변화에도 복잡한 요인들로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며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한 정신으로 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과 갈등을 겪는 역사와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중일 양국이 수교 이후 체결한 4개 정치문건과 4개 항의 원칙을 통해 역사와 대만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는 원칙을 확립했다”면서 “양국관계의 정치적 기초에 해당하는 중요한 문제는 어떤 것도 소홀히 해선 안 되고, 조금도 물러설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는 역사와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일본이 양국관계 개선의 염원을 정책과 행동에서 더 많이 보여주기를 원한다”며 “일본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규정에 따라 일을 처리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아베 총리는 시 주석의 양국관계 개선 제의에 “올해는 일중 수교 정상화 45주년이고, 내년은 일중평화우호조약 40주년”이라며 “일본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양국관계를 개선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1972년 공동성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하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중국과 일본은 세계 2, 3위의 경제 주체로서 국제 및 지역 업무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며 “경제, 무역, 금융, 관광 등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국제회의 때와 양국간 상호방문 등을 염두에 두고 정상 간 회담을 강화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에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압력 강화가 중요하다”며 “건설적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고 밝힌 뒤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한 중국의 대응을 요청했다. 일본은 그간 대북 석유수출 제한을 요구해 왔다. 그는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와 관련해 “어떤 지역에서도 법의 지배에 따른 해양 질서가 중요하다”며 상황 개선을 요구했고 이에 시 주석은 “동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신라의 달밤…경주 동궁, 월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신라의 달밤…경주 동궁, 월지

    “신라는 우리나라 신화와 설화의 보고다. 안개라도 끼면 저기서 신화적 존재들이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 그런 은밀함이 있다." ‘검은꽃’(2003), ‘존재의 형식’(2003), '오빠가 돌아왔다‘(2004) 등의 소설을 통해, 일찌감치 스타 작가로 자리를 단단히 굳힌 소설가 김영하(51)는 경주를 이렇듯 평한다. 그는 최근 시청률이 꼭대기까지 치솟아 오른 한 케이블방송 여행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신라에 대한 소설가다운 발상을 드러내었다. 신라는, 경주는 지금도 그렇듯 여전히 신비롭다. 한때 흔들린 땅만큼이나 맘고생 제대로 하였던 경주가 다시금 여행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주는 딱 한눈에 보아도 완숙한 경지의 노련미 있는 관광지임은 분명하다. 그러하기에 너무 익숙하다. 가본 적 제대로 없는 여행객들도 경주는 친숙하다 못해 낯익다. 하지만, 제대로 경주 땅을 밟기 시작하자면 신라 천년의 여왕 ‘미실’의 옛 이야기는 작은 조각에 불과할 정도로 우리 역사의 진정한 스토리텔러는 경주임을 느낄 수 있다. 그 중 신라의 달밤 아래 가장 신비로운 곳, 동궁(東宮)과 월지(月池)로 가 보자. 동궁과 월지는 무조건 달 밝은 밤에 가 보아야 한다. 이 곳의 야경은 신비롭다 못해 처용이 덩실덩실 춤추는 듯 관람객 맘을 홀린다. 그리도 아름다워 오죽하면 여름밤 경주는 서울 강남 한복판 못지않은 자동차 행렬에 뜬금없는 북새통을 제대로 경험하게 한다. 이 곳의 역사는 이러하다. 신라가 삼국을 제패한 직후, 문무왕(文武王) 14년(674)에 궁전 경주 월성의 동쪽에 별궁을 짓는다. 바로 왕자가 거처하는 동궁이었다. 다른 부속 건물들과 함께 각종 연회를 베풀던 곳으로 931년 고려 태조 왕건을 위해 잔치를 열기도 한 경주의 대표적인 게스트 하우스 셈이었다. 현재의 건물은 1980년대에 복원된 건물이다. 바로 동궁 앞에 큰 연못도 팠는데, 지금의 월지다. 동서 길이 200m, 남북 길이 180m,총 둘레 1000m 크기의 저수지에 3개의 인공섬을 만들고, 못의 북동쪽으로 12 봉우리의 인공 산을 만들어 진귀한 꽃과 나무, 그리고 짐승들을 길렀다고 전해진다. 사실 월지라는 이름은 최근에 붙여진 것인데, 원래는 동국여지승람과 동경잡기 등의 기록에 따라 폐허가 된 저수지로 주로 기러기와 오리들이 날아드는 곳이라는 뜻의 안압지(雁鴨池)로 불리었다. 그러다 1980년에 발굴된 토기 파편 등에 이 곳이 원래 이름이 ‘달이 비치는 못’이라는 뜻의 월지(月池)라고 불렸던 기록을 찾게 되어 2011년 정식 명칭도 ‘안압지’에서 ‘동궁과 월지’로 변경하였다. 특히 월지의 경우 고려 시대 이후 자취를 감춘 신라의 원지(苑池)를 대표하는 곳으로 현재 일본에 산재한 수많은 고대 정원 양식의 원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연못 가장 자리에 굴곡을 주어 어떤 곳에서 바라보아도 못 전체가 한 번에 보이지 않아 좁은 연못을 넓게끔 보이게 한 선조의 지혜가 엿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1975년부터 발굴한 3만여 점에 달하는 동궁(東宮)과 월지(月池)의 다양한 유물들은 현재도 국립경주박물관에 따로 보관, 전시될 정도로 규모나 수준면에서도 우수해서 당시 신라인들의 삶의 재조명하는 데 훌륭한 사료가 되고 있다. 여름 밤, 경주에서 만나는 동궁과 월지의 달빛 고요한 풍광을 통해 시간을 거슬러 신라의 숨결을 가득 느껴 보는 것도 멋진 일이 아닐까? <동궁과 월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경주를 방문한다면 꼭! 달밤에! 2. 누구와 함께? -연인들과 함께 3. 가는 방법은?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 102(인왕동 506-1)/ 시내버스 10, 11, 154 월성동 주민센터 역에서 내리면 된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도보로 5분 거리다. 4. 감탄하는 점은? -맑은 달밤, 수면에 비치는 그림자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영남권에서는 단연 명소 중의 명소로 손 꼽힌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동궁과 월지 주변의 연꽃들,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된 유물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교리김밥’(772-5130), ‘낙지마실’(749-0048), 짬뽕 불고기 ‘남정부일기사식당’(745-9729), ‘명동쫄면’(743-5310), 비빔밥 ‘양지식당’(742-9289)/지역번호 054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guide.gyeongju.go.kr/deploy/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국립경주박물관, 첨성대, 대중음악박물관, 보문단지, 경주월드, 불국사, 석굴암 10. 총평 및 당부사항 -동궁과 월지는 반드시 밤에 보아야 한다. 다만, 한 여름 밤 주변의 교통 체증과 주차난은 상상 불허다.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농생명·관광·탄소산업 집중… ‘2020년 전북 대도약’ 이끈다

    농생명·관광·탄소산업 집중… ‘2020년 전북 대도약’ 이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송하진 전북지사의 도정 구상은 ‘전북 몫 찾기’에 집중되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2020년에는 전북의 대도약을 이뤄 내겠다는 전략이다. 송 지사의 이 같은 도정 구상의 논리를 개발하고 추진계획을 구체화하는 기관이 전북의 싱크탱크인 전북연구원이다. 전북연구원은 요즘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2011년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옛 전북도 동물위생시험소 자리에 독립 청사를 마련한 전북연구원은 늦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대다수 연구원이 퇴근하지 않은 채 각종 과제와 정책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이들은 지역 발전의 밑그림을 그리고 초석을 놓는다는 자긍심과 사명감으로 충만해 있다.전북연구원은 지난달 중순부터 ‘대선 후속 대응 릴레이 세미나’를 3차례 개최했다. 국정기조를 분석, 전북 발전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다. 이 같은 세미나를 개최한 지자체 연구원은 전국에서 전북연구원이 유일하다.특히 세미나에는 일자리 정책, 지역균형발전, 4차 산업혁명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분야 정책 밑그림을 그린 공약 입안자를 초청했다. 참석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전북의 현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실현 가능한 정책 방안이 제시됐다.●국정기조 분석 지역 발전 세미나 전국서 유일 연구원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국정의 기본 방향과 정책기조를 공유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차원의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큰 틀에서 전북의 중장기 발전전략의 기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연구원이 지향하는 전북 중장기 발전 기본 방향은 ‘풍요로운 전북, 아름다운 전북, 넉넉한 전북’이다.‘풍요로운 전북’을 위해 농업을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인 농생명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전략을 마련한다.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농촌진흥청과 새만금,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연계시켜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로 디자인한다. 농생명밸리가 완성되면 보람 찾는 농민, 제값 받은 농업, 사람 찾는 농촌 등 삼락농정(三農政)을 실현할 수 있다. ‘아름다운 전북’은 전주 한옥마을의 성공 신화를 바탕으로 전북 전역을 명품 관광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14개 시·군마다 생태관광지를 조성하고 전북 투어패스를 연계, 도내 구석구석에 숨은 관광자원들이 빛을 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삼락농정과도 연계되는 지역개발 전략이다. ‘넉넉한 전북’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의 핵심은 전북이 메카인 탄소산업 육성이다. 미래 성장동력이자 전략산업으로 탄소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탄소밸리를 조성해 탄소 제품 생산, 수출, 인력 양성까지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240개 기업 유치와 3만 5000명의 고용 창출 실현 전략을 짜고 있다. ●내년 전라도 定都 1000년 맞춰 발전 전략 제시 전북이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것은 전북 몫 찾기다. 전북을 호남의 들러리나 변방이 아닌 독립된 지자체로 대접해 달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전북 몫 찾기를 약속했다. 이를 기대한 전북도민들은 64.8%라는 전국 최고 득표율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당선 뒤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며 지역 숙원을 직접 챙기고 나서면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상태다. 전북연구원은 이 같은 정치적 환경과 도민들의 기대감을 국가정책과 도정에 반영하기 위해 논리적 근거를 확립하고 실천계획을 수립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 몫을 찾을 수 있는 발전계획 수립과 추진에 첨병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전라도 정도 1000년’을 1년 앞두고 과거 전라감영 소재지로 전라도의 중심이었던 전북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역 발전의 틀을 새롭게 규정하고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전북도의 ‘2020 대도약’ 시책과 직결된다. ●지방분권시대 걸맞은 성장모델 수립에도 매진 전북연구원은 호남에서 전북이 홀로서기를 하는 것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당연하다는 논리다. 인사, 조직, 예산 분야에서 전북 몫 찾기를 외치는 이유다.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탄탄한 논리는 중앙정부를 향해 전북 발전의 타당성을 설득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대통령 공약에 반영된 10개 과제 30개 사업, 2020 대도약을 위한 19개 핵심 과제는 전북 몫 찾기의 근간이다. 2020 대도약 핵심 과제는 전북이 앞으로 4년 동안 중점 추진할 삼락농정, 토탈관광, 탄소산업, 새만금·균형발전, 복지안전, 일자리·지역경제 분야 시책으로 구성됐다. 전북연구원은 새 정부의 공약인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에도 대비하고 있다. 자치와 자율에 기반한 분권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지자체가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시대의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전북연구원은 저출산, 고령화,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는 지역 현실을 감안, 지방분권시대에 창의력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특색 있는 성장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한·중 정상회담] 文대통령, 시주석 배려한 듯 빨간 넥타이… 한때 통역기 작동 안 해

    [한·중 정상회담] 文대통령, 시주석 배려한 듯 빨간 넥타이… 한때 통역기 작동 안 해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 이어졌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 북한의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 등으로 한·중 관계가 경직된 상황에서 이뤄진 첫 정상회담이었다.독일 베를린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예정 시간(40분)을 훌쩍 넘긴 75분간 이뤄졌다. 정상회담 초반에 문 대통령의 동시통역 수신기가 작동하지 않아 시 주석이 모두발언을 중단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자신의 수신기를 빌려주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을 배려한 듯 평소와 달리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하기도 했다. 시 주석에 이어 모두발언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수교 25주년이 되는 해인데 한·중 관계를 실질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답했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날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베를린 정상회담 결과를 신속하게 보도했다. 관영 매체들은 제목을 똑같이 “시 주석이 한국 측에 중국의 정당한 우려를 중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로 뽑았다.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최근 중·한 관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이것은 우리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면서 “25년 전 수교 때의 초심을 잃지 말고 빨리 양국 관계를 정확한 궤도로 올려놓자”고 제안했다. 이어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 사안을 존중하자”면서 “한국이 중국의 정당한 우려를 중시해 관련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길 바라며, 중·한 관계 발전을 위해 장애물(사드)을 제거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안정, 대화와 협상을 지지한다”면서 “중국은 한국의 새 정부가 북한과 대화하려는 적극적인 시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비록 시 주석이 사드 문제를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관영 언론이 이를 부각했지만 예상보다는 회담이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을 만나기 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사드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며 한·중 정상회담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과거 일본의 아베 총리와 회담할 때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시 주석이 이번에는 문 대통령과 반갑게 웃으며 악수를 나눈 것 자체가 한·중 관계를 중·일 관계처럼 파탄의 지경으로 몰고 가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베를린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中 포털 검색어 1위, 기사 4000건…대륙 휩쓴 ‘송송커플’

    中 포털 검색어 1위, 기사 4000건…대륙 휩쓴 ‘송송커플’

    지난 5일 오전 한국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일명 ‘송송 커플’의 결혼 소식은 중국 현지 언론에 일제히 보도되며 중국 누리꾼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실제로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이 알려진 5일 오전 직후 중국 최대 규모의 포털사이트 바이두 메인 기사로 송중기, 송혜교 커플의 결혼 소식이 꼽혔다. 같은 날 오전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 최다 검색어 1위에 오른 송송 커플의 결혼 소식은 중국 국영 통신사 신화통신, 국영 언론 인민일보는 물론 시나닷컴, 봉황망 등 인터넷 언론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날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담은 중국 현지 언론 보도의 수는 무려 4000여 건에 달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고고도 미사일 사드 문제로 인해 한국 연예 방송 분야에 대한 관심이 한풀 꺾였다는 평가와는 정면에서 배치되는 모습이다. 지난 2015년 방영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만난 두 사람의 인연부터 오는 10월 31일 결혼 개최될 결혼식의 예상 규모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취재한 기사가 주를 이루는 양상이다. 반면, 수천 건의 관련 기사가 연이어 보도되자 중국 네티즌 가운데 일부는 사드 배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관심이 지나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담은 기사 댓글에는 ‘송송 커플은 중국인이 아닌데, 이토록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이냐. 사드 배치 문제를 잊은 것이냐’, ‘아직도 한국 연예인을 좋아하는 중국인이 있느냐. 무엇 때문에 포털 사이트 메인에 이들의 기사가 걸려 있느냐’고 비난하는 댓글들도 게재됐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30년 전 ‘벌거숭이’ 강남신화 중심 되다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30년 전 ‘벌거숭이’ 강남신화 중심 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6차 탐사가 지난 1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빌딩숲을 따라 진행됐다.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서 북상 중이라는 희소식 속에 치열한 선착순 마감을 통과한 투어단의 성별은 평소처럼 여성이 남성보다 갑절 많았지만, 평균 연령은 얼추 40대 초반쯤일 듯했다. 부부와 가족, 친구 단위 참석자가 많아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해설을 맡은 박정아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애교 만점의 ‘강남스타일’ 해설을 선보였다.30여명의 투어단은 국기원~국립 어린이청소년도서관~역삼공원~허바허바 사진관~특허청 서울사무소~강남파이낸스타워~한국고등교육재단~르네상스호텔 사거리~선정릉 매표소까지 3㎞를 걸으면서 포스코타워, 강남파이낸스센터, YSD타워, 캐피탈타워 등 유독 타워와 센터라는 이름이 많이 붙은 테헤란로 주요 빌딩의 변천과 가로정원 설치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강남 중의 강남’ 테헤란로변에 서울미래유산이 국기원과 허바허바 사진관 달랑 2개밖에 없다는 사실이 급조된 신생 도시 강남을 돌아보게 했다. 강남은 2000년 전 한성백제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서울의 발상지이지만 오랜 세월 잊혀졌다가 서울의 행정구역 확장과 함께 빛을 본 대기만성의 땅이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강북에서 조선 왕조를 느끼고, 강남에서 한국을 떠올린다고 한다. 강북이 조선 왕조의 도읍 한양이라면 강남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라고 할 만하다. ‘한강의 기적’이란 엄밀하게 말하면 강남 개발의 신화이며, 코리안드림의 완성이다. 진정한 한국 스타일이란 강남 스타일일지도 모른다.강남의 현대사는 경기도 광주, 과천, 시흥 같은 알토란 땅이 서울의 품에 안긴 1963년부터 시작됐다. 1962년 말 268.353㎢였던 서울의 면적이 일약 605㎢를 넘겼으니 경천동지할 확장이었다. 1963년 말 인구조사에 따르면 당시 강남구 지역은 2508가구에 인구는 1만 4867명에 불과했다. 한남대교(당시 제3한강교)가 건설 중이던 1966~1967년 신사동 일대의 땅값은 3.3㎡당 200원이었으나, 1968년에 3000원으로 뛰었다. 1970년 초 서울 인구가 650만명일 때 강북과 강남의 인구 비율은 72대28이었다. 이 시기 서울시정의 최대 과제는 강북 유입 억제와 강남 분산이었다. 강남으로 유흥시설과 고속터미널을 이전하고, 주택단지와 아파트를 짓고, 명문고교를 이전시키면서 도시 기능이 서서히 역전됐다. 아파트 40만 가구에 아파트 거주율 약 80%가 강남의 자화상이다.●77년 이란과 자매 결연 전에는 ‘삼릉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1967년부터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까지 21년 동안 강남은 정보기술(IT) 기업과 벤처, 제2금융권의 중심 도시로 자리잡았다. 강남 개발은 사실상 지하철 2호선 순환선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자춘 서울시장 시절 계획에 없던 종합운동장~삼성~선릉~역삼~강남~교대 노선이 그어지면서 교통 불모지 강남이 강북과 연결된 것이다. 1977년 말 서울 인구가 752만명일 때 강북과 강남의 인구비는 65대35였지만 1984년 2호선이 개통된 이후 강북과 강남의 인구비는 54대46으로 균형을 맞췄으며 2015년 말 현재 강남북 인구는 50대50이다.●86년 한전본사 필두로 고층빌딩숲 형성 강남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너비 50m, 길이 4000m 테헤란로의 본래 이름은 3개의 능을 지난다고 해서 ‘삼릉로’였다. 1977년 서울과 이란 테헤란이 자매도시 결연을 하고 서울시에 테헤란로, 테헤란시에 서울로를 각각 만들기로 하면서 이름을 바꿨다. 2호선의 개통과 더불어 테헤란로에도 폭발적인 건축붐이 불었다. 1972년 들어선 국기원 청기와 건물 이외에는 길 양쪽이 발거숭이 상태였던 테헤란로는 1986년 한전 본사가 들어선 이후 무역회관, 인터콘티넨탈호텔, 라마다르네상스호텔, 포스코센터 같은 20층 이상의 장대 같은 빌딩이 걷잡을 수 없이 들어섰다. 2호선이 가져온 공간 혁명이었다.강남의 도로는 거의 완전에 가까운 격자형 가로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 영동대교가 너비 70m에 길이 3600m, 강남대로가 50m에 6900m, 도산대로가 50m에 3000m이다. 국가상징가로인 광화문 세종대로에 너비 100m, 길이 600m의 길을 만들던 중이었다. 1970년 말 서울의 자동차가 6만대에 불과하던 시절 “이렇게 넓은 도로가 왜 필요한가”라는 부정적 의견이 비등했다. 그러나 강남의 도로폭은 이후 전국 모든 신시가지 계획의 모델이 됐고, 만약 그때 현재 규모의 강남과 도로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강남신화’라는 이름의 열차는 중도에 멈춰 섰을지도 모른다. 창의력은 말랐지만 강남을 건설한 주역들의 배포와 스케일에는 찬사를 보낼 만하다.●차중심 거리… 사람 생태계 조성 노력중 건축가 유현준은 강남 테헤란로는 성공적인 거리이기는 하지만 명동이나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 앞, 강남대로와 비교해 왜 걷기 싫은 거리인지 이유를 조사했다. 핵심은 테헤란로로 대표되는 강남의 블록이 걸어다니기 위한 도시가 아니라,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도시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세계의 수도 뉴욕의 블록이 가로 250m, 세로 70m 정도인데 비해 강남의 블록은 가로·세로 600m로 만들어져 있다. 사람이 걷는 행위는 시속 4㎞로 이뤄지는 데 반해 강남은 시속 60㎞로 지나도록 거대 블록으로 조성돼 있다. 그래서 단위 거리당 상점의 출입구나 블록의 모퉁이 수가 적다. 100m당 만나는 입구의 수에서 테헤란로는 비교 대상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테헤란로변의 거대 빌딩들은 들어가서 보거나 먹거나 구매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걷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지 않는다. 사람 생태계가 순환돼야 빌딩 도시 테헤란로도 빛을 발할 것이다. 노주석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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