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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야와 망명, 피살과 자살, 비리와 구속…역대 대통령 ‘마지막’ 모습은

    하야와 망명, 피살과 자살, 비리와 구속…역대 대통령 ‘마지막’ 모습은

    청와대를 향한 ‘장미대선’이 한창인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구속됐다.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당한 첫 대통령이란 이름에 이어 세 번째 ‘구속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 2013년 2월 박 전 대통령은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며 청와대에 입성했다. 취임사에서 ‘국민’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던 그는 역설적이게도 ‘국민의 뜻’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그러나 한국 대통령사에서 이처럼 ‘끝’이 불명예스러운 전직 대통령은 비단 박 전 대통령만은 아니었다. “우리 민족의 복리를 위해서 내 성심과 능력을 다하겠다”(이승만), “가난을 몰아내고 통일조국을 건설하겠다”(박정희), “구시대의 잔재를 추방하고 참다운 민주복지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기초작업에 착수하겠다”(전두환), “정직과 진실의 수범을 보이겠다.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노태우), “정의와 화해로 새 시대의 문을 활짝 열어 나가겠다”(김영삼), “국난극복과 재도약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김대중), “원칙을 바로 세워 신뢰사회를 만들자”(노무현),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새로운 신화를 향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이명박) 등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사는 늘 당당했다. 그리고 이러한 취임사에 비해 이들은 대체로 비극적 말로를 맞았다. 초대 대통령으로 정부 수립을 주도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은 끝은 하야와 망명이었다. 사사오입 개헌과 부정선거 등으로 4·19혁명이 일어나자 1960년 반강제로 하야한 그는 곧바로 미국 망명을 택했다. 윤보선 전 대통령도 하야로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 주도의 5·16 군사 정변이 발생하자 윤 전 대통령은 5월 19일 하야를 선언했다. 군부 요청으로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하기도 했지만, 이로부터 10개월 뒤인 3월 22일 두 번째 하야 성명을 발표했다. 1963~1979년까지 18년간 장기집권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9년 10월 26일 부하에게 피살당했다.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서울 종로구 궁정동 만찬 자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권총으로 사살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대통령직에 오른 최규하 전 대통령은 역대 최단기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신군부 세력의 반란에 힘을 쓰지 못했던 최 전 대통령은 취임 8개월 만인 1980년 8월 하야했다. 세 번째 하야 대통령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제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은 나란히 구속됐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16일 거액 수뢰혐의로, 전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2월 3일 12·12군사반란과 비자금 혐의 등으로 구속 수감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모두 가족 비리에 휘말렸다. 이로 인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됐다. 일가가 거액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5월 23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5월 10일부터 업무를 시작하게 될 차기 대통령은 이런 불행의 전철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저렇게 뒤끝이 좋지 않은 대통령 자리에 기를 쓰고 갈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외신 긴급 타전…“박근혜 구속, 한끼에 1.3달러”

    외신 긴급 타전…“박근혜 구속, 한끼에 1.3달러”

    주요 외신들이 31일 새벽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을 긴급 타전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 영장 발부 소식을 전했다. 교도 통신은 “서울중앙지법이 부패와 권력남용 스캔들에 연루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전 대통령이 부패와 뇌물수수·반란(수괴)죄 등으로 구속된 전두환, 노태우 이후 구속되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신화, 로이터 통신 등도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고 타전했다. AFP 통신은 서울중앙지법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하며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 결국 파면에 이어 ‘구속’이라는 비극적 결말을 맞은 점을 주목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과정과 서울구치소의 현황 등에도 관심을 보이며 비교적 상세한 보도를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치적 공주(political princess)”였던 박 전 대통령이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표현했다. WP는 또 박 전 대통령이 70제곱피트(6.56㎡)의 독방에서 지내며 한 끼에 1.3달러(한화 약 1440원)짜리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첫 번째 여성 대통령이자 탄핵으로 파면된 첫 대통령인 박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독재자였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박 전 대통령을 일관되게 ‘미즈 박(Ms.Park)’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서울발 기사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사실을 신속하게 보도하면서 온라인 홈페이지에 주요기사로 올렸다. 이 신문은 박 전 대통령이 친구인 최순실에게 뇌물을 주도록 기업들을 압박하고 대신 정치적인 혜택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권좌에서 쫓겨난 지 3주 만에 감방에 갇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몰락이 신속히 진행됐다면서 이번 구속 결정은 박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끈 스캔들의 최신 ‘충격파’라고 소개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임기는 스캔들과 무능력으로 고통받았다면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몇 시간 동안의 부재가 박 전 대통령의 임기를 정의하는 순간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CNN은 박 전 대통령의 혐의와 최 씨와의 관계, 향후 대선 일정 등을 객관적이고 건조한 톤으로 타전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외신, ‘박근혜 구속’ 긴급 타전…“3번째 전직 대통령 구속”

    외신, ‘박근혜 구속’ 긴급 타전…“3번째 전직 대통령 구속”

    주요 외신들 31일 서울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사실을 긴급 타전했다. 외신 가운데 신화 통신이 가장 먼저 속보를 날린 데 이어 교도와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 등이 일제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영장 발부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교도 통신은 “서울중앙지법이 부패와 권력남용 스캔들에 연루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전 대통령이 부패와 뇌물수수·반란(수괴)죄 등으로 구속된 전두환, 노태우 이후 구속되는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신화, 로이터 통신 등도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고 타전했다. AFP 통신은 서울중앙지법 대변인의 발표를 인용하며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판사(43·사법연수원 32기)는 이날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여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그는 라면을 먹고 싶었다/송한수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그는 라면을 먹고 싶었다/송한수 체육부장

    2001년 10월 언제였던가. 한·일 공동 월드컵을 여덟 달쯤 앞둔 때다. 한강변엔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지구촌 ‘축구 변두리’에 월드컵을 미리 알리는 듯한 바람이었다. 대한민국에게 세계 4강이란 언감생심 꿈조차 버겁기만 한 무렵이다. 글자 그대로 신화였지 않았을까. 축구 국가대표 전용 훈련장이 있는 경기 하남시 미사리가 난데없는 인파로 북적였다. 현재 경기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에 자리잡은 깔끔한 새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가 들어서기 직전이다. 얼떨결에 월드컵 대회를 유치해 모두가 살짝 들떠 있었던 게 틀림없던 시절이었다. 물론 너나 나나 부대끼는 부담을 떠안기는 마찬가지였다. 나라를 걸고 그라운드에서 싸울 대표 선수들이 청백전을 벌였다. 분위기가 뜨거웠다. 모두들 금세 땀에 젖었다. 그러나 구경꾼들에겐 사뭇 달랐다. 어느덧 실바람은 차가워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했다. 여기저기서 몸을 웅크릴 즈음이다. 옆에서 누가 쑥 내뱉었다. “밥 먹고 공만 차는 녀석들이….” “아니, 저것밖에 못하다니 원….” 주인공은 선배 축구인이었다. 열심히 뛰지 않는다는 채찍이었다. 자신들이 겪은 시절에 견줘서다. 그는 이른바 ‘원조 헝그리 세대’였다. 가난을 얼른 벗어나는 게 큰 바람이었다. 운동을 선택한 이유였다. 그들에겐 절실했다. 그만큼 뚜렷한 목표가 필요했다. 돈을 벌자는 게다. ‘집안을 일으키자’는 쪽도 있었다. 가난이 뼛속까지 사무쳐 평생 축구공만 찼다. “마음만은 그대로야.” 저마다 나름껏 그렇게 여긴다. 투정은 당연지사다. ‘헝그리 정신’을 찾을 수 없단다. 너무 배가 불렀단다. 그래서 안 뛴단다. 결코 바람직한 소통법이 아니다. 한데 어우러져 애쓰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이런 식이라면 될 것도 안 된다. 세월은 흘러 8년 뒤였다. 엇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어느 프로팀 훈련장이다. 감독이 외쳤다. “겨우 저것밖에 못하냐, 내가 들어가고 싶다.” 다시 8년을 보낸 최근 월드컵 예선에서 뼈아픈 말을 들었다. 너무 초라해 국가 망신이란다. 더구나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전혀 다르지 않다. “대체 연봉이 얼만데…”란 말도 터졌다. 그렇다. ‘헝그리 정신’이란 게 배고픈 데서 출발했다. 말 그대로다. 물로 배를 채워야 할 판에 ‘라면’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다면 행복하다. 16년 전으로 돌아가자. 거스 히딩크(71) 감독은 “난 아직도 배고프다”고 되뇌었다. 그렇다고 그가 라면으로라도 끼니를 거를 처지라고 읽는 이는 아무도 없다. 도리어 반대다. 이룰 게 여전히 많다는 뜻이다. 그리고 결국 해냈다. 스코틀랜드에서 조선소 공장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알렉스 퍼거슨(76), 포르투갈 빈민가에서 불행하게 자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도 그랬다. 세월을 거슬러 헝그리 정신을 요구할 수도, 요구해서도 안 된다. 그렇지만 각오만은 잊지 말아야 한다. 성취욕에 배고픔을 잃지 말아야 한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뛰던 좋은(?) 경험을 돌아보는 게 좋다. 배가 부를수록 더욱 그래야 한다. 스스로가 지켜야 할 명예를 어깨에 짊어졌기 때문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이기는 판이어도, 설령 지고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onekor@seoul.co.kr
  • 하나의 중국 외치면서… 中 치졸한 ‘간첩 보복’

    하나의 중국 외치면서… 中 치졸한 ‘간첩 보복’

    실종 열흘 만에 체포 사실 공개 이달 대만은 中 유학생 등 구속중국이 대만의 인권운동가를 전격 체포해 양안(兩岸) 관계가 더욱 경색되고 있다. 자칫 간첩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까지 보인다. 신화통신은 30일 “국무원 대만판공실이 29일 대만인 리밍저(李明哲)가 국가안전에 해를 끼친 혐의가 있어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대만판공실은 구체적인 혐의를 밝히지 않았으나 국가 안전을 거론한 것에 비춰 볼 때 올해부터 시행된 ‘해외 비정부기구(NGO) 관리법’의 간첩죄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한 대학 교직원인 리는 중국 내 인권단체와 교류해 왔다. 독립 성향이 강한 민진당원 출신이기도 한 리는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웨이신 등을 통해 중국의 인권을 비판하고 대만의 체제를 옹호하는 글을 많이 올려 중국으로 전파했다. 중국은 리가 집안일 때문에 광둥성 주하이를 통해 중국에 들어갔다가 실종된 지 열흘 만에야 체포 사실을 공개했다. 그동안 대만 대륙위원회와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민진당 등은 중국에 리의 행방을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체포 사실을 확인한 민진당 등은 즉각 석방과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대만판공실은 “리는 국가 안전에 위협이 되는 활동에 연루됐기 때문에 중국의 법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환구시보 등 관영언론도 “대만과 서방 매체의 인권 탄압 비판에 연연하지 말고 국가 안보 확립 차원에서 리를 엄중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이례적으로 대만 활동가를 체포한 것은 대만이 최근 간첩 혐의로 중국인을 체포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 짙다. 최근 대만 경찰은 중국인 유학생 저우훙쉬를 간첩단 결성 지령을 받고 대만에서 포섭활동을 벌인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뤼슈롄 전 부총통의 경호원이자 예비역 소령 출신인 왕훙루를 기밀 유출 혐의로 구속했다. 대만 정보 당국은 최근 “대만에서 암약하는 중국 간첩이 5000여명에 이른다”고 발표하는 등 양안의 간첩 공방이 거세게 일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야기꽃 속 부활한 ‘신비의 가락국’

    이야기꽃 속 부활한 ‘신비의 가락국’

    건국신화 바탕한 역사 재현극 딸기 맛보며 무기·순장 체험도1500년 전 ‘신비의 왕국’ 대가야가 해마다 화려하게 부활한다. 경북 고령군이 매년 개최하는 ‘대가야 체험축제’를 통해서다. 29일 고령군에 따르면 올해 축제는 다음달 6일부터 9일까지 고령 대가야박물관 일대에서 열린다. ‘대가야,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주제로 대가야 시대가 다시 펼쳐진다. 대가야인들의 생활과 문화, 용사, 예술 등 삶 전반에 푹 빠져 볼 수 있다. 행사장은 ▲축제 주제 존 ▲스토리텔링 존 ▲체험 프로그램 존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주제 존은 대가야 건국신화를 바탕으로 퍼레이드와 역사 재현극을 보여 준다. 역사 재현극은 정견모주와 건국신화를 소재로 대가야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구성됐다. 스토리텔링 존에서는 건국·가얏고·토기·용사 존 등 이야기를 활용한 4개의 체험 존을 형성했다. 가얏고 존과 용사 존에서는 가야금을 비롯해 활, 칼, 갑옷, 투구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 존은 철기·생활·예술·문화 등 대가야의 문화를 경험하는 4개의 구역으로 구성했다. 갑옷·칼·활 체험은 3000원에 할 수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 대가야 용사선발대회도 진행한다. 순장(殉葬) 문화를 바탕으로 한 임종 체험도 1000원에 가능하다. 이 밖에 암각화 그리기, 금동관·장신구 체험, 탁본·문양 체험도 가능하다. 축제 기간에 고령 특산물인 딸기를 주제로 딸기 카페를 운영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한 개실 마을,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만들어 연주한 곳인 가얏고 마을 등 4개 마을에서는 농촌체험을 할 수 있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대가야 체험 축제에 참가하면 철 문화를 꽃피운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한꺼번에 향유하는 즐거움에 빠질 수 있다”면서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 중인 대가야 왕릉길과 대가야왕릉전시관, 우륵박물관, 가야 지역의 유일한 벽화 고분인 ‘고아동 벽화고분’, 선사시대 바위그림으로 동심원과 가면 모양의 그림이 새겨져 있는 고령 양전리와 안화리 암각화를 둘러보는 재미도 절대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엠넷, 이번엔 걸그룹 양성…‘아이돌 학교’ 홍보 영상

    엠넷, 이번엔 걸그룹 양성…‘아이돌 학교’ 홍보 영상

    ‘프로듀스101’의 ‘아이오아이’, ‘식스틴’의 ‘트와이스’ 등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로 성공신화를 쓴 Mnet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 걸그룹 전문 교육기관 ‘아이돌 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다. ‘아이돌 학교’는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로, 대한민국 최초 걸그룹 양성 전문 교육기관에 입학할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으로 대장정을 시작한다. 편성은 올 7월 예정이며 28일부터 공식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입학 지원을 받고 있다. 입학 시 학비도 전액 무상으로 지원된다. ‘아이돌 학교’의 입학생들은 11주간의 전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되고, 교육과정 종료 후 졸업시험을 통과한 최우수 학생들은 2017년 하반기 졸업과 동시에 걸그룹으로 즉시 데뷔하게 된다. ‘아이돌 학교’의 설립 이념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너희들은 모두 예쁘다’이다. 지원 자격은 오로지 예쁜(열정이 예쁜, 끼가 예쁜, 마음이 예쁜, 얼굴이 예쁜) 사람이다. 아직 완성된 실력이 아니더라도 걸그룹에 필요한 작은 가능성이라도 가진 사람라면 누구든 입학 자격을 준다. 때문에 ‘아이돌 학교’의 입학 심사 항목에서 ‘춤’과 ‘노래 실력’은 제외된다. 이렇게 진입 문턱을 낮춤으로써 걸그룹 데뷔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아이돌 학교’의 교과과정은 일반 기획사의 장기적인 트레이닝 시스템과는 다르게 짜일 전망이다. 연습생으로 시작해 데뷔까지 걸리는 기간을 최소화하고자 ‘단기 집중, 맞춤형 수업’을 실시할 예정. 제작진은 “‘아이돌 학교’는 이미 많은 것을 갖춘 연습생들을 아이돌로 성장시키는 학교가 아닌, 잠재적인 가능성을 가진 학생들을 ‘가르치고, 키우고, 데뷔시키는’ 성장형 아이돌 육성 학교”라고 귀띔했다. ‘아이돌 학교’의 성장형 교과과정도 마련됐다. 먼저, 현재 내로라하는 걸그룹 기획사 대표들이 자문 위원으로 낙점, 걸그룹이 되기 위한 최고 수준의 필수 교육과정을 직접 기획하고 검토해 교과 과정을 만들었다. Mnet이 공개한 ‘아이돌 학교의’ 커리큘럼을 소개한 티저 영상에서는 ‘아이돌학개론’, ‘칼군무의 이해’, ‘아이돌 멘탈관리학’, ‘발성과 호흡의 관계’, ‘무대 위기 대처술’ 등 대학교 못지않은 화려한 커리큘럼을 소개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한류를 선도한 대한민국 아이돌을 키워낸 보컬, 댄스 등 각 분야의 실무진이 실제 교사진으로 대거 합류할 예정이다. 사진·영상=아이돌학교/네이버tv 영상팀 seoultv@seoul.co.kr
  • 中, 관광으로 北외화벌이 지원

    28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출발해 평양에 도착한 중국인들이 북측의 환대를 받았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사드 문제로 한국 관광은 제한하고 나선 중국이 북한에는 관광으로 외화를 벌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다. 이날 단둥~평양 전세기 노선이 처음으로 개통돼 50여명의 승객이 고려항공을 통해 평양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단둥과 평양을 오가는 전세기가 취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고려항공은 평양에서 베이징(北京)과 선양(瀋陽) 정기편을 운영 중이며 이번 단둥까지 포함하면 중국 기착지가 3곳으로 늘게 된다. 단둥~평양 노선은 고려항공 편으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운항된다. 승객의 대부분은 중국인 관광객과 사업가들이었으며 평양 공항 직원들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선은 정기편이 아닌 전세편으로 1주일에 두 차례 당분간 운영된다. 관광 관계자는 “단둥을 경유지로 삼아 평양과 다른 중국 도시들을 연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은 유엔 대북 제재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여서 북한으로선 자원 수출·무기 판매·인력 송출 등이 막힌 중국에서 손실을 메우는 ‘산소 호흡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비롯한 북·중 간 경협 확대는 제재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풍문쇼’ 윤태영, 이서진도 인정한 다이아몬드 수저 ‘유산만 450억 원’

    ‘풍문쇼’ 윤태영, 이서진도 인정한 다이아몬드 수저 ‘유산만 450억 원’

    ‘풍문쇼’에서는 배우 윤태영의 결혼식 이야기가 다뤄졌다. 27일 밤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이하 풍문쇼)에서는 ‘스타 가문의 숨겨진 비밀’을 주제로 가문 때문에 화제가 된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서는 학벌과 스펙, 집안의 재력 등이 남다른 스타로 배우 이서진, 김지석, 슈퍼주니어 최시원 등이 소개됐다. 특히 윤태영은 이서진도 인정한 ‘최고 중의 최고 가문’의 자재로, 이른바 ‘다이아몬드 수저’라는 별명이 붙었다. 윤태영은 삼성전자 전 부회장 윤종용 씨의 외아들로, 물려받을 유산만 4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사원으로 입사해 자력으로 성공, 샐러리맨들의 신화 같은 인물로 전해지는 윤태영 아버지는 2006년 공개된 한 달 월급으로 대략 21억 원을 받았다고 한다. 윤종용 씨의 영향력은 외아들인 윤태영과 임유진의 결혼식 하객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한 패널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그런 사람들만 1천 여 명이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했다”며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했는데 인근 교통이 마비되고 블랙 세단이 도로에 깔렸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 =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인도네시아 숲속에서 인간 닮은 괴생명체 포착

    인도네시아 숲속에서 인간 닮은 괴생명체 포착

    인도네시아의 한 숲 속에서 인간을 닮은 신비한 생명체가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 22일 유튜브 계정 ‘프레드그라피’(Fredography)에 게재된 1분 57초짜리 영상 하나를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북쪽 반다아체(Banda Aceh)의 오토바이 동호회가 포착한 영상에는 숲길을 질주하는 오토바이 무리들 앞에 나무 막대기를 들고 뛰어가는 작은 인간 형체의 괴생명체가 담겼다. 괴생명체와 마주한 선두 라이더는 나무에서 뛰어내린 난생처음 보는 생명체에 놀라 쓰러졌고 오토바이 무리에 놀란 괴생명체는 도망쳤다. 뒤따르던 라이더가 속력을 내 따라가려 하지만 괴생명체는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 오토바이에서 내려 수풀 속을 살피던 라이더 중 한 명이 괴생명체가 버리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 막대기를 찾았다. 해당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괴생명체가 인도네시아에서 사라진 피그미 부족의 일원이거나 반다아체 신화에 나오는 만테(Mante) 부족의 구성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 마타 멩게 동굴에서는 약 70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호빗족’ 의 턱 뼈와 치아가 발굴된 바 있다. 한편 지난 22일 유튜브에 게재된 이 영상은 현재 246만 71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Fredography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새 영화] ‘미스 슬로운’ , 워싱턴 로비전쟁 그린 정치 스릴러…채스테인 카리스마 압권

    [새 영화] ‘미스 슬로운’ , 워싱턴 로비전쟁 그린 정치 스릴러…채스테인 카리스마 압권

    오는 29일 개봉하는 ‘미스 슬로운’은 제시카 채스테인의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다. 그만큼 채스테인이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한다. 또래보다 비교적 늦은 27세에 데뷔해 연기 경력이 불과 13년밖에 되지 않지만 ‘제로 다크 서티’, ‘인터스텔라’, ‘마션’ 등을 통해 최고의 존재감을 발산해 온 채스테인이다. 이 작품을 통해 채스테인에게 빠져드는 팬이 크게 늘어날 것 같다.‘미스 슬로운’은 미국 워싱턴DC 정가의 이면에서 벌어지는 로비 전쟁을 그린 정치 스릴러다. 한국에서는 합법 영역이 아닌 로비스트 이야기가 낯설 수 있겠으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법정 드라마에 가까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한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의원들이 표를 뺏고 뺏기는 과정들이 첩보전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채스테인은 승률 100%를 뽐내는 신화적인 로비스트 엘리자베스 슬로운을 열연한다. “신념 있는 로비스트는 이길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는다”고 말하는 그녀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치밀한 전략과 탁월한 추진력, 자기편도 희생시키는 냉정함을 두루 갖춰 모두가 적으로 돌리기를 두려워하는 캐릭터다. 하루 16시간 일하고, 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깨어 있는 동안은 정신을 맑게 하려고 각성제까지 복용한다. 평소 총기 규제에 대한 소신을 갖고 있던 그녀이지만 회사는 총기 규제 법안을 반대하는 측으로부터 일감을 따온다. 그러한 그녀 앞에 총기 규제 법안을 지지하는 회사의 대표 슈미트(마크 스트롱)가 나타나 “신념 있는 로비스트는 승리에만 연연하지 않는다”며 손을 내밀고, 슬로운은 편을 바꿔 막강한 자금력을 지닌 총기 옹호 측에 맞서게 된다. 슬로운이 회사 동료들에게 이직을 제안하는 장면은 톰 크루즈 주연의 ‘제리 맥과이어’를 떠올리게 하는데, 때마침 “제리 맥과이어라도 찍냐”는 대사가 튀어나와 웃음을 주기도 한다. 슬로운은 첫 장면에서부터 관객에게 선전포고한다. “(로비에서 승리하려면) 상대보다 한발 앞서서 회심의 한 방을 먼저 날려야 해요. 상대를 놀라게 만들되 상대에게 놀라선 안 돼요.” 막판 반전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채스테인의 로비가 제대로 먹혀든 셈이다. 영화에서는 미국의 수정헌법 2조와 5조가 부연 설명 없이 자주 언급된다. 2조는 총기를 휴대할 권리를, 5조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권리 등을 규정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의 존 매든 감독이 연출했다.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시진핑’ 도 넘는 우상화 논란

    중국 관영방송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젊은 시절 밀 100㎏을 메고 5㎞ 산길을 갔다는 일화를 전하면서 우상화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지난 19일부터 문화대혁명 당시 시 주석의 하방(下放) 생활을 다룬 3부작 다큐멘터리 ‘초심’(初心)을 전국에 방영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올가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시진핑 사상’을 당장과 헌법에 넣고 시진핑 1인 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한 여론전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다. ●“신화 속 거인 타이탄이나 할 수 있어” 다큐멘터리는 문화대혁명 시기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가 박해를 받을 당시 16세의 시 주석이 산시성 옌안시 옌촨현의 산골 마을인 량자허촌과 허베이성 정딩, 푸젠성 닝더에서 생활할 때를 다뤘다. 이 중 1부 량자허편에서 시 주석이 당시의 고생담을 전하며 “200근(100㎏)의 밀자루를 들고 어깨를 바꿔 메지도 않은 채 10리(5㎞)의 산길을 갔다”고 밝힌 대목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그리스신화의 거인) 타이탄이나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농민들이 그렇게 힘들게 짐을 메고 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시 주석의 이야기가 인터넷 토론 사이트에서 논쟁 주제가 됐다”며 “황토고원의 농민은 그렇게 짐을 메고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인민공사에 곡식을 보내러 갈 땐 반드시 짐을 돌려 메거나 중간에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하방 경험자의 전언을 전했다. ●인민일보, 시진핑 사진 조작 의혹도 한편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26일 인민일보가 최근 ‘인민대표 시진핑’이란 주제로 올린 사진도 조작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사진에 대해 량자허촌에서 시 주석이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중국의 한 누리꾼은 “사진 속 인물은 시 주석이 아니라 같은 시기에 하방됐던 팡윈이라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팡윈과 중학 동창이라는 이 누리꾼은 “팡윈이 2002년 출간한 하방 생활 기록서에도 이 사진이 나와 있다”면서 “정작 이 사진의 주인공은 감히 반박하지도, 진상을 밝히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네브라 스카이디스크, 청동기 인류의 천문지식

    [이광식의 천문학+] 네브라 스카이디스크, 청동기 인류의 천문지식

    3000~4000년 전쯤, 막 석기시대에서 벗어나 청동으로 칼과 창을 만들어 싸우고 사냥하던 선사시대 사람들은 과연 우주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이들의 우주관을 설핏 보여주는 놀라운 유물이 ​지난 1999년 독일 중부의 한 촌락에서 발굴되었다. 천체가 묘사된 청동 원반으로, 지름 약 30cm에 두께가 중앙으로부터 4.5mm에서 1.5mm로 점점 얇아지는 형태이며, 무게는 2.2kg이다. 원래의 색은 가지색인 갈색이었으나 지금은 녹이 슬어 청록색 녹청으로 덮여 있다. 원반 표면에는 금으로 된 상징물들이 박혀 있는데, 이들은 태양 또는 보름달, 초승달 그리고 별들(플레이아데스로 보이는 별들도 있음)로 해석된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우주관 담은 유물 원반은 2점의 청동 검, 2점의 도끼, 2점의 나선형 팔찌, 그리고 1점의 청동 끌과 함께 매장되어 있었는데, 신에게 바쳐진 것이었다. 인류 최초의 천문반이라 할 수 있는 이 유물이 발견된 곳은 독일 중부 작센안할트주 네브라 시 인근인 미텔베르크라는 아주 깡촌에 속하는 시골이다. 그래서 원반의 이름이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Nebra Sky Disc), 또는 네브라 하늘원반이라 붙여졌다. 이 세기적인 발굴에는 역시 범죄자들의 도움이 컸다. 흔히 보물 사냥꾼으로 불리는 이 도굴꾼들은 하늘원반을 손에 넣은 후 이를 처분하기 위해 한 대학교수에게 접근했는데, 교수는 너무나 엄청난 물건임을 한눈에 알아보고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도굴꾼들이 호텔 바에서 교수를 만나 진품을 보여줄 때 교수의 신호를 받고 경찰이 덮쳐 세기적인 발굴품이 무사히 환수되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혹시 모조품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샀지만, 정밀한 조사 결과 2005년 기준으로 약 3600년 전에 만들어진 진품으로 밝혀졌다. 문자기록이 없었던 시기에 제작된 네브라 하늘원반은 천문현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것으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고고학 분야 이외에 천문학이나 종교사 연구에 있어서도 매우 귀중한 발굴 유물이다. 이 하늘원반에 표현된 것에는 천체현상에 대해 선사시대 사람들이 가졌던 놀라운 지식이 반영되어 있는데, 최근까지 선사시대 인류가 그러한 능력을 갖추었다고 믿었던 사람은 없었다. 천체에 관한 고대인들의 초기 지식과 관측 능력, 그리고 우주관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유물이라는 점에서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더없이 귀중한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지닌 20세기 최대의 발굴품이라 할 수 있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에 표현된 것들 네브라 하늘원반에 표현된 것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하늘원반에는 32개의 금 동그라미를 비롯해, 역시 금으로 된 커다란 원형 접시와 초승달 모양의 문양이 붙어 있다. 원형 접시는 해를 표현한 듯하고, 초승달 문양은 모양이 말해주듯 초승달이거나 월식이 진행 중인 달을 나타낸 듯하다. 조그만 금 동그라미는 별로 보이는데, 특히. 동그라미 7개가 오종종 모여 있는 것은 플레이아데스(좀생이별)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둘째, 후대에 와서 덧붙여진 것들이 있는데, 지평선을 나타낸 가장자리의 두 원호다. 금의 성분이 다른 것이 그 같은 사실을 말해준다. 두 원호를 붙인 자리를 만들기 위해 왼쪽의 별 하나는 중앙으로 옮겨졌고, 오른쪽에 있던 별 두 개는 원호로 덮어씌워져서 지금은 별이 30개만 남아 있다. 두 개의 원호는 지평선(horizon band)을 나타낸 것으로, 호의 양끝에서 원반의 중심으로 선을 그어보면 각도가 82도가 되는데, 이는 북위 51도에 있는 미텔베르크의 하지와 동지 때 일몰 위치의 각도 차이를 가리킨다. ​이것은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를 만든 사람이 선진 문명으로부터 단순히 데이터를 베낀 게 아니라 측정법 자체를 들여와 자기 고장에서 직접 측정했다는 뜻이며, 이 원반이 수입품이 아닌 중부 유럽의 토속품이라는 증거다. 또한 원반의 둥근 접시를 보름달이 아니라 해로 보는 것은 바로 일몰 각도 차이 때문이다. 셋째, 마지막 첨가물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아래에 보이는 작은 원호로, '태양 배(sun boat)'를 상징한다. 역시 금의 성분이 다르다. 이 태양 배는 명백히 이집트에서 건너온 것으로, 고대 이집트 통치자였던 파라오들은 사망 후 태양 배가 자신들을 지하세계로 데려다 준다고 믿어 태양 배를 만들어 무덤에 함께 묻기도 했다. 청동기 시대에 지식의 유통이 벌써 널리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넷째, 이 천문반이 만들어져 부장품으로 묻힐 때 원반 가장자리를 빙 둘러서 지름 3mm 가량의 구멍들이 40개 가량 뚫려 있었다. 이것은 일년을 대략 40주기로 나눈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원반이 휴대용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농사짓기를 위해 만든 실용적인 도구였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마지막 다섯째, 하늘원반을 만든 재료 문제인데, 원반 자체를 이루고 있는 구리는 오스트리아 알프스 산맥에서 채취한 것이며, 금은 영국 잉글랜드 콘월 반도에서 나온 것이다. 청동기 시대 주석이 국제무역으로 유통되고 있었지만, 이 중부 독일의 깡촌에까지 영국과 오스트리아 지방의 출산물이 들어온 것을 보면 이미 청동기 시대에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광범한 교역망이 이루져 있었음을 보여준다. -대체 불가능한 '오파츠'-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 발굴의 역사를 살펴보면 장소나 제조법 등의 측면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유물들이 더러 나타나는 사례들이 있는데, 이런 유물들을 통칭해서 '오파츠'(Oopats·Out-Of-Place ARTifactS)라고 부른다. 곧,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유물'이라는 뜻이다. 기자의 피라미드와 영국 솔즈베리의 스톤헨지도 건축 방법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오파츠라고 할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작은 유물을 가리킬 때 주로 사용한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이런 의미에서 확실히 오파츠에 속한다. 이보다도 디테일 면에서 훨씬 처지게 천문현상을 도식적으로 나타낸 것도 100년 뒤에야 고대 이집트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이런 천문현상을 문자로 표현한 것을 보려면 1000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다른 문명권이 해와 달, 별을 신화적인 소재로 다루고 있을 때, 네브라 청동기인들은 천문현상을 다 현실적인 실체로 보고 태양, 달, 별자리 모두를 통합적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청동기인들의 우주관이 대단히 현실적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어쨌든 기원전 1600년, 문자도 없던 선사시대에 이런 천문반이 대륙의 오지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가 대체 불가능한 유물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들 때문이다.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는 2013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고, 현재는 독일 작센안할트주 할레에 있는 주립선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독일을 여행하는 기회가 된다면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 순례를 권하고 싶다. 3600년 전 청동기 인류의 우주관이 당신을 반가이 맞아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사설] 대선 주자들, 재계 ‘대선 제언문’에 화답해야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대로는 안 된다”며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을 어제 정당 대표들에게 전달한 것은 벼랑 끝에 몰린 한국 경제를 생각할 때 시의적절하다. 과거 대선 때처럼 일방적으로 떼를 쓰는 게 아니라 “대선 비전을 수립할 때 경제계의 절박한 고민에 귀 기울이고 해법을 마련하자”고 호소한 것 자체가 신선하다. 이번 제언은 대선 주자와 재계, 그리고 노동계가 9개 국가 경제 핵심 현안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 함께 답을 모색하자는 것이 요체다. 상의는 먼저 노사정 신뢰 회복과 시장 주도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제시했다. 또 큰 틀에서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메이드 인 코리아’ 신화 재현을 위한 혁신 기반 구축, 규제 덫에 걸린 서비스산업의 선진화를 제시했다. 지속적 복지 확충과 주입식 교육의 창의적 교육 전환, 한국의 대(代)를 끊을 수 있는 인구 충격의 해법을 물었다. 우리 경제의 당면 과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망라하고 균형 있는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보수·진보학자 40여명의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재계가 국가 발전에 책임감을 갖겠다는 의지를 담아 정부·정치권·경제계 간 소통과 협업의 팀플레이를 주문한 것이 특히 눈에 띈다. 정부는 기업을 믿지 못해 일일이 규제하려 들고, 기업은 규범보다 실적을 우선시하며, 노동자는 공존보다 내 몫 챙기기가 먼저라고 진단한 것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모든 경제주체들에 기득권을 내려놓자고 호소한 대목도 고무적이다. 불공정 거래를 반복하는 기업들과 성과에 비해 과도한 임금을 상시로 요구하는 일부 노조는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것이다. “희망의 싹은 모든 경제주체가 변해야 틔울 수 있다”는 박용만 상의 회장의 말은 백번 맞다고 본다. 그러나 제언문이 아무리 좋은 뜻을 담았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선 재계부터 ‘기득권 내려놓기’ 약속을 지켜야 한다. 제안 당사자가 먼저 실천을 통해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다른 경제주체들에게 반향을 기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선 불투명한 경영 관행과 불공정 거래 등에 관한 자발적 모범 규준부터 정할 것을 당부한다. 상장사를 개인회사처럼 경영하거나 분식회계와 편법 상속을 일삼는 구태,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한 자금 출연 등의 행위에 대한 범재계 차원의 자정 선언도 미루지 말기 바란다.
  • 유상호 ‘10연임’ 신화 … 비결은 ‘사람’

    유상호 ‘10연임’ 신화 … 비결은 ‘사람’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0번째 연임에 성공해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기록을 다시 썼다. 최연소 CEO의 주인공이 최장수 기록도 갈아치운 것이다.한국투자증권은 23일 주주총회에서 유 사장의 1년 임기 재선임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매일 평가받는 증권업계에서 10년 연속 재신임을 받은 것은 임직원이 모두 힘을 합쳐 회사가 성장한 결과”라면서 “11년차 CEO가 아니라 1년차로 새로 출발한다는 마음으로 아시아 최고의 투자은행(IB)을 향해 매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 사장은 2007년 3월 47세의 나이로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해 최연소 CEO가 됐다. 이후 11년째 한 회사 수장을 맡게 돼 ‘직업이 CEO’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1986년 한일은행 은행원으로 출발했다가 1988년 대우증권으로 옮겨 본격적인 증권사 생활을 시작했다. 유 사장은 취임 당시 약 1조 7900억원이던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을 4조원대로 불려 초대형 IB에 진입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엔 우리은행의 지분 4%를 인수해 신사업 확대로 인한 업무 간 시너지 창출을 꾀하고 있다.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2010년 인수한 베트남 현지 증권사 ‘키스 베트남’은 인수 당시 업계 50위 수준이었으나 5년 만에 10위권 내로 급성장했다. 유 사장의 장수 비결로는 ‘사람 중심’ 경영철학이 가장 먼저 꼽힌다. ‘행복한 회사’가 그의 경영 모토다. ‘출근할 때 설레고 퇴근할 때 마음이 가벼운 회사를 만들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CEO가 된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져 회사 내부에서 신입사원 공채에 대한 비용 부담 이야기가 나왔지만 유 사장은 공채 실시를 밀어붙였다. 인재를 놓치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큰 손해라는 판단에서였다. 취임 이후 한 해도 빠뜨리지 않고 지금까지 신입 공채를 진행해 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新전원일기] 강화 해풍 먹고 자랐다, 쑥쑥쑥… 그 쑥을 발효시켰더니, 슈퍼쑥

    [新전원일기] 강화 해풍 먹고 자랐다, 쑥쑥쑥… 그 쑥을 발효시켰더니, 슈퍼쑥

    겨울이 가고 얼었던 땅이 풀리자 쑥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흔하고 흔해서 누구도 귀히 여기지 않는 풀이다. 신화이긴 하지만 쑥은 곰도 인간으로 만들어 내는 약성을 가진 풀이다. 웅녀가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됐다는 건 쑥과 마늘의 효능이 뛰어나다는 말이다. 쑥은 그처럼 우리 땅에서 자생한 역사가 굉장히 긴 풀이다. 어머니는 들이 몸을 풀기 시작하면 자식들과 바구니 들고 들로 나갔다. 발품을 한 시간 남짓 팔면 땅을 뚫고 올라온 쑥 한 바구니를 채울 수 있다. 아버지는 들에서 캐 온 쑥으로 만든 쑥개떡을 좋아했다. 병을 앓던 중에도 쑥개떡이 먹고 싶다고 하실 정도였다. 쑥 캐다 쑥떡도 해 먹고 쑥국도 끓여 먹었다. 키가 좀 큰 ‘사자발 약쑥’의 쑥대는 여름철 모깃불을 대신하기도 했다. 예전엔 흔하던 것들이었는데 이젠 쑥떡 맛보기도 힘들고 쑥대의 모깃불 구경하기도 힘든 세상이 됐다. 그래도 쑥은 수천 년 전에도 가장 낮은 곳에서 피었고 그 시절 그대로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오늘도 피어 있다. 곰을 인간으로 만드는 약성도 그대로 간직한 채 수천 년 세월을 견딘 후 봄과 함께 우리의 들에 왔다. 종류에 관계없이 쑥들은 모두 약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식용으로도 널리 쓰인다는데, 어쩌면 단군은 가난했던 서민들의 먹을 것과 병을 스스로 구할 수 있게 해 주기 위해 이 땅에 그 씨를 뿌려 주었던 건 아닐까. 단군은 특히 강화도에 좋은 쑥을 내려 주었던 모양이다. 오래전부터 마니산과 해안가를 중심으로 좋은 약쑥이 자생했다고 한다. 지금도 강화도 여러 곳에서 재배되는 강화도 사자발 약쑥이 바로 그 쑥이다. 사자 발바닥 모양으로 단순하게 갈라져 잎 끝이 뾰족하고 약간 위로 오므려진 형태의 쑥으로, 강화의 산물 중 으뜸의 특산물이었다.지난 13일 강화도로 가기 위해 강변길을 달렸다. 강화대교를 넘자 갯내와 해풍이 밀려들었다. 좌우 야트막한 야산들이 푸르게 옷을 입고 있는데, 들이며 산 곳곳이 봄을 알리려 몸을 풀고 있었다. 논과 들판은 ‘복토’를 하며 갈아 엎었는가 하면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들불을 놓은 논밭들도 보였다. 멀리 보면 아지랑이가 들판을 덮으며 피어 오르기도 했다. 밭두둑에는 싹들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게 보였다. 눈여겨보니 희미하게 쑥의 싹도 보였다. 하루 이틀 사이로 기온이 오르면서 모두 얼굴을 내밀 듯했다. 아마 수백 년 전에도 그 자리에 배곯은 어떤 아낙이 쪼그려 앉아 쑥을 캤을 것이다. 지금도 그 자리에 쑥이 나오고 있다. 쑥은 여느 풀들과 달리 굉장한 서사를 가진 풀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지금 이 봄에 누구보다 소중한 이를 만나러 강화도에 온 것이다. 길에, 밭에, 논두렁과 밭두둑 따위에 흔한 쑥을 약으로 만들어 내는 농부인 강화약쑥마당의 전종덕(61) 대표를.#“해외에 ‘사자발 약쑥’ 알리기 위해 일·중·필리핀 어디든 갑니다” 사자발 약쑥을 재배하는 전 대표는 이틀 전 일본 도쿄국제식품박람회에 다녀와 여독이 채 가시지 않은 채 나를 맞이했다. “이렇게 해외에 우리 쑥을 알리려고 다니는 겁니다. 쑥 하면 몸을 따뜻하게 하는 풀이라는 거 다들 알잖아요. 그런 인식을 외국 사람들에게도 심어 주려고 해요. 쑥을 차로 만들어 수출을 하고 있는데 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이나 중국을 상대로 한 번 도전해 보는 거죠.” 올해로 두 번째 일본을 다녀왔다고 한다. 필리핀, 싱가포르, 중국 등 차 문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쑥은 어느 나라에나 흔하다고 한다. 그리고 쑥은 어느 나라에서나 명약의 역할을 해 왔다. 중국의 전설적 명의인 화타도 쑥으로 능히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 명나라의 본초강목에는 특히 여성의 생식에 이롭다는 내용이 있다. 쑥은 분명 맛은 쓰지만, 성질은 따뜻한 풀이다. 예전 우리 할머니들은 임신한 여자가 아랫배 통증이나 하혈 등 유산의 기미가 보이면 쑥을 뜯어다 먹였다고 한다. 쑥은 불규칙한 생리 주기를 고르게 해 주고 얼음장처럼 찬 손발을 따뜻하게 해 준다고도 한다. 그리고 쑥은 옛날부터 생명력과 다산의 상징이었다. 생명력이 강해 어느 곳에서라도 잘 자라고 번식력이 왕성한 풀이다. 원자폭탄 투하 지역에서도 살아남은 강한 생명력의 쑥. 모질고 끈질긴 약초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그 약성에서는 우리나라 쑥을, 특히 강화도의 사자발 약쑥의 약성을 따라올 쑥이 없다고 한다.#“아내의 종양, 우연·정성이겠지만 쑥뜸으로 몇 년 만에 사라져” “집사람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어요.” 이젠 쑥처럼 흔한 병이 돼 버린 암. 전 대표와 부인 고효숙(57)씨는 지인들의 권유로 쑥뜸만으로 병이 치유되기를 바랐다. “강화도 사람들은 집안 어른들을 통해 그냥 뜸뜨는 걸 배워요. 밖에 나가서 그런 걸 하면 의료법이나 그런 것에 걸리지만 내 가족의 간단한 질병은 어른들로부터 배워 온 뜸으로 치료하고는 하죠. 암도 그렇게 치료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암이니 자가 치료로 병을 구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는 없었으리라. 그것도 하찮은 쑥으로 암을 이길 수 있을까 싶기도 했을 것이다. 고씨는 결국 자궁 절반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암이라는 녀석이 지독한 구석이 있어서 전이가 되는데 소화기 쪽 검사 과정에서 폐에 종양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고씨와 전 대표는 차마 그 과정을 더이상 겪을 수가 없어 뜸으로 해결해 보자고 다짐했다. 그런 후 병원 치료를 중단했다. 우연과 정성의 힘이었겠지만 그 후 뜸자리를 확인하고 집에서 그렇게 뜸을 뜨기 시작한 지 몇 년 만에 병원으로부터 종양이 사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게 본격적으로 강화도 약쑥 농사를 짓게 되는 계기가 됐다.“우리 곁에 흔한 쑥인데 그렇게 치료가 되는 걸 보니까 별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던 우리 동네 쑥이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거 모두 접고 약쑥 재배를 시작한 겁니다.” 강화도 토박이로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돕는 등 농사에 필요한 노동은 익숙하게 해 왔던 그였다. 해군 제대한 후 자연스럽게 식물 사업부터 시작해 조경도 해 보고 토목 일도 하면서 제법 규모 있는 회사를 꾸려 나갔다. 그런데 토목 분야에서 마지막 하청업체이다 보니 간혹 건설사가 부도 나면 그동안의 자재비나 인건비를 고스란히 떼먹히곤 했다고 한다. 그 후 전 대표는 ‘농업경영인 강화군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아 2000년부터 농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강화군의 특산물들을 전국에 홍보하러 다니는 일을 했다. 연합회장을 맡았던 2006년부터는 사자발 약쑥의 상품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보성의 녹차 산지에 직접 내려가서 한 달 동안 숙식을 하며 녹차 덖는 장인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을 정도로 열정을 갖고 일했다. 이때 배운 녹차 덖는 기술을 사자발 약쑥에 접목해 사자발 약쑥차를 최초로 개발했다. 하지만 쑥 농사는 귀농 작물로 염두에 두기엔 부적합하다고 한다. 지역의 특성도 고려해야 하고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한 철만 수확해야 하고 판로 확보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래도 쑥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 보면 새로운 길들이 보이리라. 단군이 이 땅의 서민들에게 쑥을 줄 땐 만인이 은혜 입기를 바라지 않았을까.#“딸이 인터넷 홍보·판매 담당하는 마케터… 작년 매출 3억 넘어” “그나마 딸이 나를 도와주겠다고 와서 크게 시름을 놨지요.” 딸 은진(27)씨가 강화약쑥마당에 합류했다. 주로 인터넷 홍보나 판매 등을 담당하는 마케터 역할이다. 딸이 오기 전에는 재배부터 생산, 가공, 포장, 택배, 수출까지 전 대표 혼자서 다 해냈다. 그래도 지난해 매출액이 3억 5000만원이었고 이 중 6000만원은 수출로 이룬 성과였다. 올해는 수출에서만 그 3배를 이루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제 내수 시장에서의 매출은 정해져 있어요. 수출에서 매출을 증대하려는 거죠. 그래서 지난주에도 일본을 다녀온 겁니다.” 나들이를 떠난 길이 아니라 도쿄 근처의 민박집을 얻어 동행한 분들과 밥 해 먹으며 박람회를 쫓아다녔다. 강화 약쑥을 알리기 위해서. 환갑이 넘은 나이이지만 그는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 내고 있다. #“상부 잎 15㎝만 채취해 세 번 세척해 덖어 주고… 72시간 발효” 약쑥마당 쑥차의 뒷맛이 달콤했다. 일반적으로 사자발 약쑥은 매우 쓴데 전 대표의 쑥차는 단맛이 났다. 비결은 보성에서 배워 온 녹차 덖는 방법에 있었다. 약쑥마당의 쑥차는 매년 단오를 전후해 상부 잎 15㎝만 채취한 후 세 번 세척해 덖어 주고, 비벼 주는 과정을 네 번 반복하고 중온에서 72시간 발효해 만들기 때문이다. “발효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며 이때 어떻게 해 주는가에 따라 뒷맛이 정해지죠.” 이런 그만의 장인 정신을 한국인들보다 일본인이 먼저 알아봐 주었다. 지난해 도쿄국제식품박람회에서 만난 일본인 바이어 아리마가 ‘쑥 스토리’까지 만들어 그의 눈앞에 내밀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리마가 지어 준 이름이 ‘슈퍼 쑥’이었다. 지금 일본 수출은 그와 일을 진행하고 있다. 쑥 농사는 풀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풀을 잡지 못하면 그해 쑥 농사는 망한다. 그래서 봄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도 시간이 모자란다고 한다.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중국 시장은 망했죠.” 그는 쑥차를 팔기 위해 중국에도 다녀왔다. 그런데 지난 연말에는 그 이전 해와 달리 박람회장 부스조차 구석 자리인 데다 찾는 손님마저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강화도 사자발 약쑥차를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드는 게 제 꿈이죠.” 유럽에도 쑥차를 들고 나가 볼 생각이란다. 머잖아 전 대표의 강화 약쑥차를 프랑스의 몽마르트르 언덕의 한 카페에서 마실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 즈음 나도 몽마르트르 언덕을 해찰하며 어슬렁거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 中시진핑의 ‘이이제이’ 중동 끌어들여 美견제

    중국의 중동 정책이 점점 대담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 이어 이스라엘 총리가 중국을 국빈 방문해 경제 협력을 넘어 안보 문제까지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틈을 활용해 중국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9일부터 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각료 5명과 기업가 90명이 수행했다. 20일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했다. 리 총리는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속도를 내야 한다”면서 “경협 확대를 넘어 정치적 신뢰를 더욱 다지자”고 제안했다. 리 총리는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중국의 친구”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세계사적 격변기에 중국과 이스라엘이 큰 협력을 이뤘다”면서 “안보, 평화, 번영을 함께 일구자”고 화답했다. 그동안 중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옹호했다. 그러나 이번 네타냐후 방문을 계기로 등거리 외교로 수정할 뜻을 내비쳤다. 나날이 커지는 경제교류가 정치적 차이를 좁힌 셈이다. 양국 무역은 연간 110억 달러(약 12조 3000억원)로 1992년 수교 당시보다 200배 이상 늘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방중은 지난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의 중국 방문 직후 이뤄진 것이다. 1500여명의 대형 사절단을 이끌고 온 살만 국왕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650억 달러(약 72조 7000억 원) 규모의 경제 협력에 합의했다. 대형 경제협력 프로젝트만 35개로 중국에 원유 공장을 짓는 것은 물론 중국의 달 표면 탐사, 무인기 합작 개발, 우라늄 광산 개발, 중국산 무기 수입 등 군사·우주개발 분야를 망라했다. 중국은 그동안 사우디와 껄끄러운 관계였다. 시리아 내전에서 사우디가 지원하는 반군 대신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했으며 사우디의 앙숙인 이란에 더 큰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만 국왕 방중을 계기로 중국은 사우디와 이란을 동시에 포섭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국가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끌어당겨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해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정세 대응하고 있다”면서 “사우디와 이스라엘도 중국을 적절히 활용해 미국의 지나친 간섭에서 벗어나려고 한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전 세계를 집어삼킨 햄버거 신화…‘파운더’ 30초 스팟

    전 세계를 집어삼킨 햄버거 신화…‘파운더’ 30초 스팟

    “맥도날드 형제는 햄버거를 만들었고 나는 그것을 삼켜버렸다!” ‘맥도날드’ 창립자 ‘레이 크록’의 실화를 그린 영화 ‘파운더’가 오는 4월 20일 개봉을 확정하고 30초 스팟을 공개했다. 영화 ‘파운더’는 1954년 미국, 52세의 한물간 세일즈맨 ‘레이 크록’(마이클 키튼)이 ‘맥도날드’ 형제 가게에서 30초 만에 햄버거가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본 뒤, 이를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로 만드는 과정을 그렸다. 공개된 30초 스팟에는 ‘맥도날드’ 스피디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동시에 ‘레이 크록’ 역을 맡은 마이클 키튼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예상케 한다. 30초 안에 음식이 만들어지는 ‘맥도날드’ 시스템과 황금아치 심볼에 마음을 빼앗긴 ‘레이 크록’이 “맥도날드는 모든 곳에 있어야 해요”라며 야망을 드러내는 장면은 흥미진진한 프랜차이즈 성공스토리를 예고한다. 특히 “사업은 서로 잡아먹고 먹히는 전쟁이야”라며 인정사정없이 밀어붙이는 ‘레이 크록’의 경영 철학은 맥도날드 형제와의 분쟁을 비롯해 1950년대 미국 시대상을 어떻게 담았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 영화 ‘버드맨’으로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등 다수의 영화 시상식에서 저력을 보인 마이클 키튼이 공격적인 사업가 ‘레이 크록’ 역을 맡아 작품 속에서 내뿜을 그의 에너지를 기대케 한다.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의 존 리 행콕 감독이 연출을 맡은 ‘파운드’는 오는 4월 20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외신,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긴급타전…“구속될 수도”

    외신,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긴급타전…“구속될 수도”

    주요 외신들도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긴급 보도했다. AP·AFP·로이터통신 등은 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탄핵을 당한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자리에서 내려오게 한 부패·권력 남용 스캔들에 대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소환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나와 국민에게 사과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박 전 대통령이 (의혹에 관한) 입장을 상세히 말하지 않았으며,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고 속보를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은 “검찰이 영장없이 최대 48시간 동안 조사할 수 있으며,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BBC 방송도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신분이었을 때는 조사를 거부하려 애썼지만,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결정됨에 따라 면책특권을 잃었다”며 “직권남용이나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박 전 대통령이 면책특권을 박탈당한 지 2주도 되지 않아 검찰이 신속하게 소환 조사를 하는 점에 비춰, 조사가 느슨하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일본 언론도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는 장면을 생중계하는 등 큰 관심을 표했다. TV아사히는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을 떠나는 장면부터 생방송으로 전했고, NHK도 검찰 도착 장면을 속보로 상세히 전했다. NHK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에 도착해 “국민께 송구스럽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것으로 보여, 장시간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교도통신도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 출발 및 검찰청 도착, 검찰청 포토라인 발언을 한 문장씩 속보로 타전했다. 교도통신은 “박 전 대통령은 1987년 개정된 현행 한국 헌법하에서 검찰에 출두한 네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며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돼 불기소 특권이 사라진 만큼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도 박 전 대통령이 출두하는 모습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관영 신화통신은 ‘쫓겨난 한국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청사로 떠나고 있다’며 긴급으로 타전한 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 앞에서 국민에게 사과했다는 내용도 긴급으로 띄웠다. 관영 CCTV는 이날 방송 도중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위해 삼성동 자택을 출발하는 장면을 생방송으로 연결한 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박 전 대통령이 발언하는 순간까지 자세히 전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9번째 신화… ‘우리’ 천하

    [여자프로농구] 9번째 신화… ‘우리’ 천하

    연장 혈투 끝 삼성생명에 완승 박혜진 3시즌 연속 챔프전 MVP 이승아 빈 자리 고참·식스맨 메워우리은행이 통합 5연패와 함께 통산 아홉 번째 챔프전 우승을 일궜다. 위성우(46)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20일 경기 용인체육관을 찾아 벌인 삼성생명과의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박혜진의 19득점 11어시스트, 임영희의 16득점 2어시스트, 존 쿠엘 존스의 27득점 25리바운드 활약을 엮어 83-72 완승을 거두고 통합 5연패를 달성했다. 연장으로 끌고 가는 자유투를 모두 넣었던 박혜진은 기자단 투표 64표 가운데 39표를 얻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정규리그와 통합 MVP는 물론 세 시즌 연속 챔프전 ‘최고의 별’이 됐다.위 감독은 임달식 전 신한은행 감독과 나란히 다섯 차례로 챔프전 최다 우승 사령탑의 영예를 누렸다. 또 KEB하나은행의 첼시 리 징계 때문에 삭제된 2015~16시즌을 제외하고 역대 챔프전에서 12승2패를 거둬 임 전 감독의 16승4패, 박명수 전 우리은행 감독의 13승10패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챔프전 최다 승리 사령탑이 됐다. 위 감독은 또 선수로는 한 차례, 코치로는 7회, 감독으로는 5회 우승해 전주원 코치(선수 7회, 코치 6회)와 나란히 13차례 챔프전 반지를 끼었다. 우리은행은 시즌을 앞두고 가드 이승아가 팀을 떠나 전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존스란 걸출한 센터를 영입하고 박혜진이 거의 모든 경기를 풀타임 출전하며 득점력과 어시스트 능력을 높였다. 양지희의 몸이 좋지 않았지만 최고참 임영희가 후배들을 다독였고 최은실, 김단비, 홍보람 등 생각하지도 않았던 식스맨들이 제 역할을 다해줬다. 매년 그랬듯 위 감독은 선수들에게 발길질을 당했다. 그는 예년에 비해 발길질 강도가 약해졌다면서도 “많이 아프다. 내가 나이가 드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혜진은 “감독님이 휴가를 푹 쓰라고 말하긴 하는데 언제 바뀔지 모르니 같은 길을 걷는 언니(박언주 하나은행)와 여행부터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포상 휴가를 떠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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