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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은 빼고… 北예술단 3년 만에 베이징 공연

    핵은 빼고… 北예술단 3년 만에 베이징 공연

    中고위층 관람… 시진핑 확인 안 돼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친선 예술단이 26일에 이어 27일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펼쳤다. 3년 전 현 단장이 공연을 취소할 때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려진 핵무기 관련 선전 내용은 전혀 없었다. ‘북한 친선 예술대표단의 중국 방문 공연’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초청하고 주관한 공연은 모두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으며, 2000여명이 관람했다. 공연 안내 팸플릿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는 사진과 북·중 친선의 영원함을 강조하는 노래 가사 등이 실렸다. 특히 수석지휘자인 인민 예술가 장룡식, 지휘자 류현호, 김충일 등이 소개됐으나 사실상 이번 공연을 이끈 현 단장은 언급되지 않았다. 관객들은 중국 대외연락부 소속원과 중국 기업 단체 초청객, 북한대사관 직원, 군인 등으로 구성됐다. 북한 예술단 공연으로 전면 휴관한 대극원 주변은 10m 간격으로 경찰이 배치되고 검문검색이 강화돼 중국 고위급 인사가 왔음을 예상케 했다. 공연은 군복 차림의 북한 공훈 국가합창단이 ‘조중 친선은 영원하리라’는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시작해 ‘공산당이 없으면 새 중국도 없다’ 등 사회주의 찬양 중국 노래, 가야금 연주, 탭댄스, 관현악 연주 등으로 구성됐다. 북한예술단은 베이징 최정상급 공연장인 국가대극원에서 28일에도 공연할 예정이며 시 주석이 이날 직접 참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화통신은 “북·중 양당 최고지도자의 중요한 공감대를 보여 주는 중요한 문화 교류 행사로 양국 전통 우의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삼국유사 테마파크’ 알리기 나선 경북 군위군

    경북 군위군이 올해 하반기 시범 운영을 앞둔 ‘삼국유사 테마파크’ 띄우기에 나섰다. 군위군은 ‘삼국유사 테마파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캐릭터 상표 출원을 마쳤다고 24일 밝혔다.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의흥면 이지리 일대 72만㎡ 터에 국비 등 1119억원을 들여 만들어졌으며 삼국유사 속 설화, 문학작품, 인물 등을 각종 전시회나 체험 행사로 만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내년 정식 개장에 앞서 오는 8월부터 시범 운영한다. 군은 삼국유사 테마파크 이미지와 정체성을 살리고 대내외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BI와 캐릭터를 개발했다. BI는 삼국유사를 집필한 승려 일연과 그가 입적한 인각사를 상징화하고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브랜드와 연계해 삼국유사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디자인했다. 캐릭터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단군신화의 단군, 곰, 호랑이를 비롯해 만파식적 등 6가지로 남녀노소 누구나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이미지로 고안했다. 군은 또 경북도 및 대구시 교육청을 방문, 학생 등 단체 관광객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삼국유사 테마파크 알리기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5~7월에는 전국 여행사·학교 관계자 120여명을 대상으로 팸투어를 실시하고, 현재 국보(제306호)로 지정된 삼국유사를 아시아태평양지역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할 예정이다. 시범 운영이 시작될 8월에는 전국 규모의 삼국유사 테마파크 축제와 백일장전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군위는 일연(1206∼1289) 스님이 1284년부터 입적할 때까지 5년 동안 고로면 인각사에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이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사상을 함축한 삼국유사 테마파크가 전국적 명성을 얻어 많은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랜드마크로 키워 내겠다”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미국, 약자 괴롭히지 말라” 정면 비판하고 나선 중국

    “미국, 약자 괴롭히지 말라” 정면 비판하고 나선 중국

    미국과의 무역전쟁 출구를 모색 중인 중국의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무역전쟁을 통한 미국의 압박을 강력히 비판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왕치산 부주석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무대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질서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포퓰리즘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간접 비판했다. 그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겨냥해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고 자칭 우월함을 내세우는 관행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 정책에 대한 미국의 파상공세를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왕 부주석은 그러면서 “세계화가 피할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라며 “이를 거부하기보다는 세계가 힘을 합쳐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동주공제’(同舟共濟·한배를 타고 같이 강을 건넌다)의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나라가 정책 결정할 때 점점 더 내부 사정만 고려하고 있으며, 이에 국제 무역과 투자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늘었다”면서 “이 모든 현상은 국제 질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 부주석은 또 “우리는 부단히 큰 파이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파이를 더 잘 잘라 나누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파이를 만드는 것을 멈추고 나누는 방법을 놓고 싸움에만 골몰하는 것은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심각한 미·중 무역 불균형을 명분으로 대중 무역 압박을 가하는 트럼프 미 정부를 꼬집은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를 억제하려는 움직임에도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왕 부주석은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기술 패권을 추구하거나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각국이 선택한 기술 관리 방식, 공공 정책, 평등하게 세계 기술 체계에 참여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기술 혁신·보급·이용에는 넓은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며 “선진국만을 위하거나 특정 국가의 안보 표준을 세계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를 부당하고 차별적인 정책으로 지목하고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차별적 산업 정책 문제는 지식재산권 절취, 중국 투자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 등과 함께 미국이 중국에 요구하는 ‘구조적 변화’의 핵심 중 하나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런 흐름을 두고 미·중 간 무역전쟁의 본질이 기술 분야 패권국인 미국과 떠오르는 신흥 강자인 중국 간의 ‘기술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왕 부주석이 미국의 요구를 ‘내정간섭’이라고 규정하면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은 이달 30∼31일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구조적 변화’를 둘러싼 의제 논의에 진통이 있을 것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특정 국가의 안보 표준을 강요한다’는 언급은 미국이 중국의 사이버 첩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서방국가들의 ‘화웨이 보이콧’을 주도하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흰고래 아기 벨루가 출생… ‘첫 숨’ 내쉬는 순간 포착

    흰고래 아기 벨루가 출생… ‘첫 숨’ 내쉬는 순간 포착

    흔히 흰고래로 불리는 벨루가가 새끼를 낳는 보기 드문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돼 눈길을 끈다.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은 18일 최근 중국 광둥성 주하이시 소재 초대형 수족관 창룽해양왕국에서 촬영한 이런 광경을 공개했다.보도에 따르면, 사진 속 벨루가는 지난달 22일 암컷 벨루가 ‘율리아’에게서 태어났다. 율리아는 출산 당일 2시간이 넘는 산고 끝에 무사히 새끼를 낳는 데 성공했다. 새끼는 암컷으로 확인됐다. 새끼 벨루가는 짙은 회색으로 태어나며 자라면서 점차 흰색으로 변하기 시작해 8년 차쯤 완전한 흰색이 된다. 벨루가의 몸길이는 3.9m부터 6.1m까지 다양하며 이마가 둥글고 약간 튀어나와 있는 생김새가 특징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달 또 다른 암컷 벨루가 ‘리나’와 ‘소피아’가 각각 새끼 1마리씩 낳았다는 것이다. 새끼들은 각각 수컷과 암컷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음 달에는 또 다른 새끼 벨루가가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그야말로 겹경사인 것이다. 수족관 책임자에 따르면, 현재 모든 새끼 벨루가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으며 포육 상태도 양호하다. 이 책임자는 벨루가와 같은 고래는 분만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 새끼가 태어나고 나서 첫 숨을 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새끼를 밴 암컷 벨루가들이 분만에 들어가기 몇 주 전부터 사육사들은 이들 고래가 긴장하지 않도록 식이 상태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매일 두 차례 체온을 측정했다고 밝혔다.창룽해양왕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족관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 이곳에는 이번에 새끼 벨루가들이 태어나기 전까지 8세부터 18세 사이의 성체 벨루가 31마리가 살고 있었다.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벨루가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종 근접종으로 분류되며 중국에서는 2급 국가 보호종으로 등록돼 있다. 전 세계에는 약 20만 마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벨루가는 사교성이 높아 최소 몇 마리에서 수백 마리까지 무리를 이루고 살며 함께 먹이 사냥을 하거나 먼 거리를 이주한다고 설명한다. 이들 고래는 해수와 담수를 넘나들 수 있지만 주로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그리고 러시아 근해에서 발견된다. 사진=신화통신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바라하의 엄니가 세상을 구원하듯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바라하의 엄니가 세상을 구원하듯

    황금돼지해이다. 적절한 때를 골라 결혼과 출산을 하려고 한단다. 12지신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서 돼지를 미술로 표현한 경우가 매우 드물다. 대신 인도에서 길들이지 않은 멧돼지를 신격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비슈누의 화신인 바라하(Varaha)이다. 바라하는 흔히 나오는 비슈누의 10가지 화현 가운데 세 번째에 해당한다. 원래 비슈누는 세상을 지속시키는 ‘유지’의 신인데 바라하는 세상을 구원한 신인 셈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바라하 중 하나가 우다야기리(Udayagiri) 석굴 제5굴의 조각일 것이다. 인도 마디야 프라데시(Madhya Pradesh)에 있는 우다야기리 석굴은 굽타왕조의 제3대 왕 찬드라굽타 2세(Chandra Gupta II, 재위 376~415)가 건설한 힌두교 석굴사원이다. 화면 가운데 크고 건장한 바라하가 머리를 치켜든 모습으로 새겨졌다. 사람의 몸에 멧돼지 머리라 앞으로 불룩 튀어나온 코가 인상적이다.길게 뻗은 엄니로 여성을 떠받쳤는데, 여성의 머리는 파괴돼 사라지고 작고 여린 신체만 남았다. 이 여성은 부데비(Bhudevi), 대지의 여신이다. 화면 아래에는 바라하의 위력에 놀라 경배하는 나가, 즉 뱀의 왕이 두 손을 모으고 있다. 강인한 바라하와 연약한 부데비는 각각 비슈누의 위력과 그의 보호가 필요한 이 세상을 상징한다. 대부분의 힌두신화가 그렇듯 바라하가 부데비를 구출하게 된 경위도 베다 문학에 기반을 두었다. 어느 날 히란약샤(Hiranyaksha)라는 악마가 하늘을 공격해 여신 부데비를 납치했다. 악마의 공격으로 치명상을 입은 부데비도, 부데비가 돌봐주는 지상의 어떤 생명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심하게 공격당한 부데비는 히란약샤가 일으킨 홍수로 물에 빠져 마침내 익사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 비슈누가 바라하로 화현해 깊은 물에 빠진 여신을 발견했다. 바라하는 길고 큰 엄니로 부데비를 건져내 세상을 구했다. 선은 승리했고, 모든 생명은 위기를 벗어났으며, 비슈누는 세상을 유지하는 의무를 다했다. 힌두신화에서 바라하 이야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승돼 인도 및 동남아시아로 전해졌다. 어디서건 멧돼지 머리에 엄니가 삐죽 나온 모습의 신상은 비슈누의 화신 바라하라고 보면 된다. 이 사원을 세운 찬드라굽타 2세는 샤카 왕국을 정복하고 북인도를 다스리는 왕이 돼 신의 왕 데바라자로 불렸다. 비슈누를 숭상한 찬드라굽타 2세는 스스로 바라하를 지목해 조각하게 했다. 구원자 바라하가 악마를 굴복시키고 혼돈 속에서 세상을 구원했듯이 자신이 세상에 다시 질서를 가져오고, 올바른 정법(正法)이 지배함을 보여 주려 했던 모양이다. 힌두교 세상에서 바라하 이야기는 명백한 선과 악, 옳고 그름의 이분법에 기반한 세계관을 상징한다. 나아가 누구든 선과 정의, 정법을 지키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게 이끄는 것이 돼지의 모습을 한 바라하의 역할이기도 하다. 찬드라굽타 2세처럼 피비린내 나는 전쟁 없이도 촛불로 정권을 바꿀 수 있는 세상이다. 우다야기리 같은 대형 사원을 건설하지 않더라도 선을 드러내고 정법을 세우는 일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선의가 정의는 아니다. 정의가 설 때 선의가 빛난다. 마침 600년 만에 온 복과 길운의 황금돼지의 해다. 바라하의 엄니처럼 정의가 우뚝한 해가 되기를.
  • 中당국 “유전자 편집 아기 탄생시킨 과학자, 무단으로 연구”

    中당국 “유전자 편집 아기 탄생시킨 과학자, 무단으로 연구”

    지난해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한 중국 남방과학기술대학 부교수 허젠쿠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1일 신화통신은 정부 발표를 인용, ‘유전자 편집 아기 사건’ 전담 조사 팀이 허젠쿠이가 개인의 명성만을 추구해 의도적으로 학교 측의 감독을 피하고 사비로 관련 과학자들을 고용해 국가가 금지하는 인간 배아에 대한 유전편집 활동을 시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전담 조사팀에 따르면 2016년 6월 허젠쿠이는 비밀리에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외국인 과학자도 포함돼 있었으며, 이들은 중국 정부가 금지하는 연구를 하기 위해 은밀하게 움직였다. 2017년 3월~2018년 11월, 허 교수는 비밀리에 지원자 부부 8쌍, 구체적으로 남편은 HIV 항체 양성 반응, 아내는 음성 반응을 보이는 부부를 모집한 뒤 유전자 편집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허젠쿠이의 불법 연구진은 HIV 양성 보균자의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 보조생식은 불가하다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 공식적으로는 보균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이 체혈검사에 동원된 사실도 밝혀졌다. 이렇게 당국과 학교의 눈을 피해 자원봉사자 중 한명의 자궁에 유전자를 편집한 배아를 이식했고, 결국 에이즈에 감염될 경우에 대히배 에이즈에 저항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편집한 세계 최초의 유전자 편집 여아 쌍둥이가 태어났다. 이어 또 다른 산모는 현재 유전자 편집 아기를 아직 임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에 자원한 부부 8쌍 중 두 쌍은 이미 출산 했거나 임신 상태이며, 나머지 6쌍 중 한 쌍은 중도에 실험을 포기했고, 5쌍은 임신에 실패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유전자 편집 아기 사건 조사팀 관계자는 “허젠쿠이 및 관련된 자들을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면서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은 공안 당국으로 이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유전자 편집 쌍둥이를 출산했거나 임신 상태인 지원자들은 광둥성 의료 유관 부서의 지도 아래, 지속적으로 관찰 및 정기방문 관리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에서는 허젠쿠이가 유전자 편집 아기 탄생을 발표한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설과 캠퍼스 또는 자택에서 연금을 당한 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설이 나돌았다. 이와 관련해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달 초, 허젠쿠이가 무장경비의 감시가 있는 아파트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유전자편집 연구가 연구지침을 위반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부패와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된다면 최대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현송월 中 ‘삶는 달걀’ 국가대극원서 공연

    현송월 中 ‘삶는 달걀’ 국가대극원서 공연

    북한예술단이 오는 24~25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공연을 펼친다. 국가대극원은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과 비슷한 위상과 규모의 중국 최고급 공연장이다. 북한예술단의 공연을 위해 이미 사전에 티켓이 판매됐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茶花女)’의 국가대극원 공연이 일방적으로 취소됐다. 지난해 4월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이끄는 중국예술단이 북한을 방문해 공연을 벌였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부부가 직접 관람했다. 따라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이번 북한예술단의 공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예술단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열린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석해 융숭한 국빈 대접을 받았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초청으로 이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한우호예술단을 이끌고 23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이 부위원장과 중국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의 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중국 신화통신은 이 부위원장의 노동당 국제부장 직함도 같이 소개했다. 이 부위원장의 직위가 쑹타오 부장보다 높기는 하지만 이번 북한예술단의 공연이 양국간 문화교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북한예술단 공연은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 악단이 주축이 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 단장은 2015년 12월 국가대극원 공연을 시작 3시간 전 갑자기 취소해 당시 양국 갈등을 드러냈었다. 취소 원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무력을 찬양한 공연 내용에 대해 중국이 수정을 요구하자 현 단장이 아예 공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공연은 일반인들에게 표를 팔지 않고 중국의 당·정·군 주요 인사들에게만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문화부가 표를 배분해 초청했다. 이번에도 공연표는 중국에서 관할해 마찬가지로 초청 형식으로 국가대극원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예술단 공연은 큰 화제를 모아 암표 가격이 1만 5000위안(약 25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가대극원은 하얀색 돔 형태의 공연장이 물 위에 떠 있는 특이한 모양이라 중국에서 ‘삶는 달걀’로 불린다. 주로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클래식 공연장으로 중국 국가지도자들도 국가대극원에서 중요 공연을 자주 관람한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 김정숙 여사가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국가대극원에서 합창 공연을 봤다. 국가대극원 5층에 걸린 유명 클래식 음악가의 대형 초상화에는 한국의 정명훈 지휘자의 모습도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북한예술단 中 ‘삶는 달걀’ 국가대극원서 공연

    북한예술단이 오는 24~25일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공연을 펼친다. 국가대극원은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과 비슷한 위상과 규모의 중국 최고급 공연장이다. 북한예술단의 공연을 위해 이미 사전에 티켓이 판매됐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茶花女)’의 국가대극원 공연이 일방적으로 취소됐다. 지난해 4월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이끄는 중국예술단이 북한을 방문해 공연을 펼쳤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부부가 직접 관람했다. 따라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이번 북한예술단의 공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예술단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열린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석해 융숭한 국빈 대접을 받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초청으로 이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북한우호예술단을 이끌고 23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이 부위원장과 중국 쑹타오 대외연락부장의 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중국 신화통신은 이 부위원장의 노동당 국제부장 직함도 같이 소개했다. 이 부위원장의 직위가 쑹타오 부장보다 높기는 하지만 이번 북한예술단의 공연이 양국간 문화교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북한예술단 공연은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 악단이 주축이 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 단장은 2015년 12월 국가대극원 공연을 시작 3시간 전 갑자기 취소해 당시 양국 갈등을 드러냈었다. 취소 원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무력을 찬양한 공연 내용에 대해 중국이 수정을 요구하자 현 단장이 아예 공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공연은 일반인들에게 표를 팔지 않고 중국의 당·정·군 주요 인사들에게만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문화부가 표를 배분해 초청했다. 이번에도 공연표는 중국에서 관할해 마찬가지로 초청 형식으로 국가대극원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예술단 공연은 큰 화제를 모아 암표 가격이 1만 5000위안(약 25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가대극원은 하얀색 돔 형태의 공연장이 물 위에 떠 있는 특이한 모양이라 중국에서 ‘삶는 달걀’로 불린다. 주로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클래식 공연장으로 중국 국가지도자들도 국가대극원에서 중요 공연을 자주 관람한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도 김정숙 여사가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국가대극원에서 합창 공연을 함께 봤다. 국가대극원 5층에 걸린 유명 클래식 음악가의 대형 초상화에는 한국의 정명훈 지휘자의 모습도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정의 구현, 바라하의 엄니가 세상을 구원하듯이

    정의 구현, 바라하의 엄니가 세상을 구원하듯이

    황금돼지해라고 한다. 적절한 때를 골라 결혼과 출산을 하려고 한단다. 그런데 12지신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서 돼지를 미술로 표현한 경우가 매우 드물다. 대신 인도에서 길들이지 않은 멧돼지를 신격화된 모습으로 나타낸 것을 볼 수 있다. 비슈누의 화신인 바라하(Varaha)이다. 바라하는 흔히 나오는 비슈누의 10가지 화현 가운데 3번째에 해당한다. 원래 비슈누는 세상을 지속시키는 ‘유지’의 신인데 바라하는 세상을 구원한 신인 셈이다.가장 널리 알려진 바라하 중 하나가 우다야기리(Udayagiri) 석굴 제5굴의 조각일 것이다. 인도 마디야 프라데쉬(Madhya Pradesh)에 있는 우다야기리 석굴은 굽타왕조의 제3대 왕 찬드라굽타 2세(Chandra Gupta II, 재위 376-415)가 건설한 힌두교 석굴사원이다. 화면 가운데 크고 건장한 바라하가 머리를 치켜든 모습으로 새겨졌다. 사람의 몸에 멧돼지 머리라 앞으로 불룩 튀어나온 코가 인상적이다. 길게 뻗은 엄니로 여성을 떠받치고 있는데, 여성의 머리는 파괴돼 사라지고 작고 여린 신체만 남았다. 이 여성은 부데비(Bhudevi)라고 하는 대지의 여신이다. 화면 아래에는 바라하의 위력에 놀라 경배하는 나가, 즉 뱀의 왕이 두 손을 모으고 있다. 강인한 바라하와 연약한 부데비는 각각 비슈누의 위력과 그의 보호가 필요한 이 세상을 상징한다. 대부분의 힌두신화가 그렇듯 바라하가 부데비를 구출하게 된 경위도 베다 문학에 기반을 두었다. 어느 날 히란약샤(Hiranyaksha)라는 악마가 하늘을 공격하여 여신 부데비를 납치했다. 악마의 공격으로 치명상을 입은 부데비도, 부데비가 돌봐주는 지상의 어떤 생명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심하게 공격당한 부데비는 히란약샤가 일으킨 홍수로 물에 빠져 마침내 익사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 비슈누가 바라하로 화현하여 깊은 물에 빠진 여신을 발견했다. 바라하는 길고 큰 엄니로 부데비를 건져내 세상을 구했다. 선은 승리했고, 이 땅의 모든 생명은 위기를 벗어났으며, 비슈누는 세상을 유지하는 의무를 다했다. 힌두신화에서 바라하 이야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승되어 인도 및 동남아시아로 전해졌다. 어디서건 멧돼지 머리에 엄니가 삐죽 나온 모습의 신상은 비슈누의 화신 바라하라고 보면 된다.이 사원을 세운 찬드라굽타 2세는 샤카 왕국을 정복하고 북인도를 다스리는 왕이 되어 신의 왕, 데바라자로 불렸다. 비슈누를 숭상한 찬드라굽타 2세는 스스로 바라하를 지목해 조각을 하게했다. 구원자 바라하가 악마를 굴복시키고 혼돈 속에서 세상을 구원했듯이 자신이 세상에 다시 질서를 가져오고, 올바른 정법(正法)이 지배하게 만들었음을 보여주려 했던 모양이다. 힌두교 세상에서 바라하 이야기는 명백한 선과 악, 옳고 그름의 이분법에 기반한 세계관을 상징한다. 나아가 누구든 선과 정의, 정법을 지키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게끔 이끄는 것이 돼지의 모습을 한 바라하의 역할이기도 하다. 찬드라굽타 2세처럼 피비린 전쟁 없이도 촛불로 정권을 바꿀 수 있는 세상이다. 우다야기리 같은 대형 사원을 건설하지 않더라도 선을 드러내고 정법을 세우는 일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선의가 정의는 아니다. 정의가 설 때 선의가 빛난다. 마침 600년 만에 온 복과 길운의 황금돼지의 해이다. 바라하의 엄니처럼 정의가 우뚝한 해가 되기를! 글·그림·사진: 강희정 서강대 동아연구소장
  • “귀에 거슬릴 말 좀 하겠다” 시진핑 정부 대놓고 비판한 마윈

    “귀에 거슬릴 말 좀 하겠다” 시진핑 정부 대놓고 비판한 마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그룹 마윈(馬雲) 회장이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충격 등의 여파로 중국 경제가 급속히 침체하는 가운데 재계 수장들의 ‘조언’을 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마 회장이 정부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낸 것이다. 1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 총리 주재로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업인·경제 전문가 좌담회에서 마 회장은 “오늘 나는 알리바바가 아니라 중국기업인클럽과 알리바바 플랫폼의 3000만개 기업을 대표해 나왔다”며 “제 말이 귀에 거슬릴 수도 있고 별로 듣기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말을 받아 리 총리는 “귀에 거슬리는 말이든, 가슴을 찌르는 말이든 상관 없으니 터놓고 말해달라. 우리가 지금 하는 간담회는 솔직하게 말하는 자리다”라고 말하며 ‘대범하게’ 참석자들의 발언을 부추겼다. 이날 좌담회에는 마윈 회장을 비롯해 류밍중(劉明忠) 중국제일중형기계 회장, 타오둥(陶冬)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위융딩(餘永定) 중국 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이에 고무된 듯 마 회장은 정부가 더욱 강도 높은 감세 정책을 펴고 자본시장과 금융시스템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정부정책의 미진함을 ‘질책’했다. 그러면서 “모든 일을 칼 한 방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기차역이나 공항을 관리하는 식이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며 정부 정책에 정교함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리스크 방지라는 것도 정확히 정의해야 한다”며 “경기 하방과 취업 리스크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나온 4조 위안(약 662조원) 규모의 초대형 부양책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중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후 강력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강력한 산업 구조조정을 편 것이 지금의 경기둔화로 이어졌다는 중국 재계 일각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에서 민간 기업인이 최고위 지도자의 면전에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이처럼 신랄한 비판성 발언을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이 같은 민감한 발언을 먼저 공개한 것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사실 마 회장이 정부를 비판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 그는 앞서 지난해 9월 중국 정부를 향해 “새로운 산업을 죽이는 건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비판한 바 있다. 마 회장은 상하이에서 리창(李强) 상하이시 당서기를 비롯해 마화텅(馬化騰) 텅쉰(騰訊·Tencent) 회장, 리옌훙(李彦宏) 바이두(百度) 회장 등 중국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과 인터넷 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8 세계 인공지능 콘퍼런스(WAIC)’ 기조연설에서 “(정부가) 뒤처지는 세력의 울부짖음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것은 혁신을 망치는 가장 큰 요소”라며 “정부가 새로운 기술을 혁신과 발전의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디지털 시대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핀테크(금융기술)·게임·차량 공유 산업에 대대적 규제를 가하는 것에 대한 비판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비행기가 처음 나온 후로 수많은 사고가 있었지만 (정부는) 항공 산업 자체를 없애버리진 않았다”며 “앞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며 택시 산업이 도태되더라도 그것은 시장이 결정할 일이지, 정부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 회장은 또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되는 과정에서 인명 사고가 났다고 산업 자체를 소멸시켜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정부가 할 일에 집중하고, 기업은 기업이 할 일을 하는 게 옳다”고도 말하기도 했다. 마 회장의 비판에 리 총리는 “당신은 귀에 거슬릴까 걱정이 된다고 했는데 모두 들어보니 마음을 파고드는 말이었다”며 “당신의 발언은 원망이 아니라 진정으로 문제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고 ‘쿨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이어 “인민과 시장 주체들이 (정부를) 원망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한다”면서 “귀에 거슬리더라도 정부는 모두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또한 진지하게 들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곁에 있던 위융딩 연구원은 정부가 경제성장 둔화를 막는 것을 가장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인프라 투자 속도를 높이고 더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며 “정부는 경제의 추가 하락을 막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필요 수준 만큼 성장 속도가 나오지 않으면 안정성 지표가 악화돼 구조조정, 경제체제개혁 등 해결해야 하는 장기적인 문제들에 손을 댈 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을 신경 쓰지 않고 강력한 부채 축소(디레버리징) 정책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만 하다가는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리 총리는 “올해 고난과 도전이 더욱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온건한 통화 정책을 구사할 것이다. 개혁·개방을 심화하고 경영 환경을 최적화해 시장에 활력을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 언론들은 마 회장의 쓴소리가 담긴 좌담회 내용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경기가 급속한 둔화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민간의 의견을 수용하는 ‘개방적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강조해 민간기업들을 달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면서 중국에선 자금난에 빠지거나 파산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등 민간기업들이 전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국유기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중앙정부 산하 국유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10.1%가 늘어난 29조 1000억 위안(약 4816조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도 전년보다 15.7% 증가한 1조 2000억 위안에 이른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민간 기업들 사이에서 은행 대출과 정부 지원이 국유기업에 집중된 때문이라며 불만이 커지는 이유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피와 뼈의 아이들(토미 아데예미 지음, 박아람 옮김, 다섯수레 펴냄) 스물세 살 신예 작가가 서아프리카 문화와 신화를 바탕으로 창조한 판타지 소설. 마법을 가진 마자이와 그렇지 못한 코시단이 평화롭게 어울려 살던 오리샤 왕국. 그러다 마법을 갖지 못한 왕이 마자이들을 시기해 몰살했고, 어린 제일리 역시 엄마를 잃었다. 그로부터 11년 후 제일리는 왕의 추격을 피해 잃어버린 마법을 찾아 나섰다. ‘새로운 J.K. 롤링의 탄생’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664쪽. 1만 6000원.절대 여자(아드린 플뢰리 지음, 표원경 옮김, 한동네 펴냄) 페미니즘을 논하며 사회 개선을 말하는 책들은 많지만 자기 자신을 돌보고 공부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등한시된다. 어린 아들의 엄마이자 이혼녀, 서른아홉의 젊은 작가인 저자가 자신의 여성성을 배신하지 않으면서 페미니스트로 살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278쪽. 1만 4500원.낯선 중세(유희수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천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성직자 문화와 민속 문화, 기독교적 단일성과 게르만·로마적 다양성, 이성과 신앙 등이 때로는 갈등하고 때로는 공존했던 게 중세 문화다. 오늘날 유럽인들이 유럽연합(EU)으로 통합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도 중세에서 비롯된 문화 전통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중세 역사 입문서. 504쪽. 2만 3000원.달빛 노동 찾기(신정임 외 지음, 오월의봄 펴냄) 야간 노동자들의 일상을 기록한 인터뷰집. 사람들이 ‘24시간 365일 서비스’라는 편의를 누릴수록 누군가의 밤과 휴식은 점점 더 짧아진다. 장시간 야간 노동이 노동자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해 발생한 사고, 그들이 받고 있는 노동의 가치 등을 빠짐없이 적었다. 214쪽. 1만 4000원.그들은 왜 극단적일까(김태형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이별을 통보한 연인의 얼굴에 염산을 뿌리고, 잊을 만하면 미국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들려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뉴스 댓글에서도 극단적으로 난투극을 벌인다. 우리 사회의 극단주의를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배타성, 이성적 사고에 기초하지 않은 믿음인 ‘광신’, 자신이 믿는 것을 타인도 믿으라고 요구하는 ‘강요’, 자신이 믿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을 증오하는 ‘혐오’에 기초해 분석했다. 287쪽. 1만 5000원.하루사용설명서(김홍신 지음, 해냄 펴냄) 매일 하나씩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 써 내려간 산문집. 작가는 남을 도울 때 오히려 내가 행복해지는 ‘헬퍼스 하이’ 현상을 소개하며 나를 먼저 돕는 헬퍼스 하이를 느껴야 남을 돕는 내공을 쌓을 수 있다고 덧붙이는 등 일상적인 지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통찰을 전한다. 416쪽. 1만 6000원.
  • 스피릿위시·리니지2M·BTS월드… 겜덕들 손 쉴 틈이 없네

    스피릿위시·리니지2M·BTS월드… 겜덕들 손 쉴 틈이 없네

    넥슨, 스피릿위시 어제부터 출시 이벤트 엔씨, 리니지2M·블소2 등 신작 5개 준비 넷마블, 방탄소년단 영상 활용 물량공세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곧 업데이트 컴투스, 춤·음악 만드는 댄스빌 인기몰이 ‘강자의 귀환…모바일을 넘어 PC·콘솔로의 영역 확대.’ 게임업체들이 새해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펴고 있다. 내년에 다시 개방될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 중국 대체지로 부상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전개를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에 집중했던 플랫폼 전략 역시 PC와 콘솔까지 확대하는 모습이다.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빅3’ N3사를 비롯해 스마일게이트, 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들 역시 올해 다양한 신작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빅3, 신규 IP부터 역대 인기 IP까지 망라 넥슨은 신규 지식재산권(IP) 게임을 출시하는 한편 PC 시절을 휩쓴 IP의 모바일 전환을 계속할 계획이다. 넥슨은 17일 네온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바일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스피릿위시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파스텔톤 그래픽과 세밀한 전략 설정 시스템이 장착된 게임이다. 넥슨은 출시 기념 3종류의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오는 31일까지 레이드와 난투장 참여 횟수에 따라, 다음달 7일까지 게임에서 달성한 팀 레벨에 따라, 공식카페 가입자수에 따라 추첨을 통해 아이템을 지급하는 이벤트다. 넥슨이 지난해 11월 지스타에서 공개한 MMORPG ‘트라하’는 불의 힘을 숭배하는 ‘불칸’ 혹은 물의 힘을 숭배하는 ‘나이아드’ 두 왕국 중 하나의 세력에 소속돼 자신의 진영을 지키고 더욱 강력한 영웅으로 성장시키는 스토리의 게임으로 상반기 출시된다. 또 TV 프로그램 ‘런닝맨’을 토대로 만든 ‘런닝맨 히어로즈’, 일러스트레이터 정준호 아트디렉터가 참여한 ‘린-더 라이트브링어’, 그리스 신화 스토리를 바탕으로 SF 요소를 더한 세계관이 특징인 PC온라인게임 ‘어센던트 원’을 출시할 계획이다. 넥슨의 히트작 ‘바람의 나라’와 ‘크레이지 아케이드’, ‘테일즈위버’, ‘마비노기’는 모바일 플랫폼에 맞춰 출시돼 PC온라인의 향수를 재현할 전망이다.2017년 출시한 리니지M으로 1년 넘게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엔씨소프트는 올해 모바일 MMORPG 5종의 신작을 더해 라인업을 강화한다. 리니지2M, 아이온2, 블레이드&소울(블소)2, 블소M, 블소S 등이다. 리니지2M은 리니지2의 모바일 버전으로 원작의 유명한 마을과 사냥터 등을 계승했다. 아이온2는 아이온의 천족과 마족 간 전쟁을 그려 낸 원작 아이온을 모바일 MMORPG로 구현한 후속작이다. 블소 IP는 정식 후속작인 블소2, 모바일 게임인 블소M으로 분화된다. 동시에 원작 블소의 3년 전 스토리를 배경으로 원작에서 다루지 않은 숨겨진 영웅 캐릭터를 SD 캐릭터로 재탄생시킨 블소S가 대기 중이다.지난해 12월 ‘블소 레볼루션’을 출시한 넷마블은 지난해 지스타에서 선보인 ‘블소 레볼루션’,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세븐나이츠2’, ‘A3-STILL ALIVE’에 더해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월드’를 비롯해 ‘일곱 개의 대죄’, ‘요괴워치 메달워즈’, ‘리치워즈’ 등 물량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넷마블은 글로벌 빅마켓에 지속적으로 도전해 시장 확대 및 노하우를 축적했고 앞으로 다양한 장르 게임을 지속 출시할 예정”이라며 공격적 행보를 예고했다. 증권업계에선 넷마블의 인수합병(M&A) 전략도 주시하고 있다. 2017년 5월 상장하며 약 2조원대 현금을 확보한 넷마블은 지난해 4월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 규모의 지분투자(25.71%)를 단행한 바 있다. 넷마블은 인공지능(AI) 기반 게임산업 시대에 대비해 지난해 3월 넷마블 인공지능 레볼루션 센터(NARC)를 설립하고 미국 IBM왓슨 연구소에서 20년 동안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관련 연구를 한 이준영 박사를 센터장으로 영입하는 등 지능형 게임 서비스 준비에도 공을 들이며 과감한 투자 행보를 펴고 있다. ●케이팝 스타와 제휴 등 다양한 시도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11월 오픈베타테스트(OBT)를 실시한 ‘로스트아크’ 서비스 강화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35만명 동시접속 기록을 세웠던 로스트아크 서버는 현재 11대로 늘었고, 조만간 신규 업데이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또 올봄 2종의 가상현실(VR) 게임 론칭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9월 도쿄게임쇼(TGS)에서 정식 공개된 ‘포커스온유’와 스마일게이트가 투자한 북미 개발사 PLI(페이저 록 인터랙티브)가 개발한 ‘파이널 어설트’가 대상이다. 이 중 ‘파이널 어설트’는 VR게임에서 보기 드문 전략시뮬레이션(RTS) 장르 게임으로 이용자들이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장에서 각종 유닛을 조종해 상대 진영을 무너뜨리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컴투스도 다양한 장르의 신작 라인업을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3개국에서 출시한 ‘스카이랜더스 링 오브 히어로즈’는 올 상반기 글로벌 전 지역으로 출시 범위를 넓힌다. 모바일 RPG로 어둠의 고서를 들고 도망친 악당 카오스와 맞서 싸우며 스카이랜드의 수호자로 거듭나는 포털 마스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게임이다. 컴투스는 직관적인 조작 방식을 지닌 캐주얼 골프 게임 ‘버디크러시’와 RPG ‘히어로즈워2’를 상반기에, 이 회사 글로벌 히트작인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서머너즈 워 MMORPG’를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국내 앱마켓을 통해 컴투스가 출시한 ‘댄스빌’은 춤과 음악을 직접 만드는 샌드박스 게임으로, 유저들이 실시간 소통하고 자신이 만든 뮤직비디오를 게임 안팎으로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아이돌 그룹 위너의 음원과 캐릭터 등이 게임 속에 등장한다. 케이팝 가수 청하와 신인 아이돌 그룹 원어스가 출연, 게임과 함께 무대를 펼치는 ‘1초컷 댄스댄스’ 코너를 담은 유튜브 토크 프로그램 등 게임의 영역을 벗어난 이벤트도 열린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일찍 짐 싸는 정현, 4강은 다음 기회로

    일찍 짐 싸는 정현, 4강은 다음 기회로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3·한국체대)의 호주오픈 ‘4강 신화’ 도전 행보가 2회전에서 멈췄다. 정현은 17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 2회전에서 피에르위그 에르베르(프랑스)에게 1-3(2-6 6-1 2-6 4-6)으로 졌다. 에르베르의 서브 에이스를 13개나 허용한 반면 범실은 무려 33개나 쏟아냈다. 세계랭킹 25위인 정현은 55위인 에르베르에게 초반부터 내내 끌려갔다. 첫 세트를 27분 만에 2-6으로 내준 정현은 2세트 에르베르의 첫 서브게임에서 15-0으로 앞선 상황에서 쏟아진 비로 경기가 25분 동안 중단되자 정현은 이를 기회로 흐름을 바꿨다. 정현은 에르베르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고 코트 구석을 찌르는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단 한 게임만 내줘 6-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정현의 기세는 3세트에서 다시 꺾였다. 세트 초반부터 실책을 남발하며 에르베르에게 자신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당해 3세트를 2-6으로 내줬다. 에르베르는 허를 찌르는 강력한 스트로크와 지능적인 리턴을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정현은 게임스코어 2-4로 뒤진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40-0으로 앞서다 막판 듀스를 허용해 아쉬움을 더했다. 정현은 3세트에서는 실책을 에르베르(5개)보다 세 곱절 가까이 많은 13개나 쏟아내 패전을 자초했다. 정현은 마지막 4세트에서 서브게임을 지키며 에르베르를 4-5까지 추적했지만 에르베르가 서브에이스 2개를 다시 터뜨리며 달아났고, 상대의 마지막 서브에 대한 챌린지(불복)마저 허사가 되면서 끝내 쓴잔을 들었다. 최고시속 205㎞를 찍은 에르베르의 서브를 제대로 리턴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패전의 요인으로 남았다. 정현의 서브 에이스는 2개에 그쳤다. 지난해 이 대회 4강 진출로 랭킹 포인트 720점을 받았던 정현은 이번 대회 2회전 진출 랭킹 포인트 45점만 따내 향후 세계랭킹이 50위 안팎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정현의 통산 최고 랭킹은 지난해 기록한 19위였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제주4·3 수형인들 ‘무죄’… 71년 恨 풀었다

    제주4·3 수형인들 ‘무죄’… 71년 恨 풀었다

    군사재판 불법 인정한 첫 사법적 판단 ‘억울한 옥살이’ 18명 재심서 명예회복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제주 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제주 4·3사건 수형인 18명이 71년 만에 조금이나마 한을 풀게 됐다. 법원이 17일 4·3 당시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으로 이뤄진 군사재판은 불법이었다고 처음으로 판단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제갈창)는 17일 임창의(98) 할머니 등 제주 4·3 생존 수형인 18명이 청구한 ‘불법 군사재판 재심’ 선고공판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공소기각은 형사소송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실체를 심리하지 않고 소송을 끝내는 것으로, 수형인들에게 사실상 무죄가 선고된 셈이다. 재판부는 “군법회의는 법률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는 절차를 위반해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들이 일관되게 ‘어떤 범죄로 재판받았는지 모른다’고 진술했고, 어떤 자료에서도 예심과 소장 자료를 찾을 수 없다”면서 “단기간에 그 많은 사람들을 군법회의에 넘겨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제주 4·3사건은 1947년 3·1절부터 1954년 9월까지 7년 7개월간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군경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양민이 희생된 사건이다. 제주4·3도민연대 등에 따르면 최소 1만 4000여명, 많게는 3만여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형인들은 내란죄, 국가경비법 위반죄 등의 누명을 쓰고 불법 군사재판을 받은 뒤 전국 각지 형무소로 끌려갔다. 수형인 명부에는 2530명의 명단이 기록돼 있지만 대부분 행방불명되거나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현재 생존자는 32명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김경인(87·여)·김순화(86·여)·김평국(89·여)·박내은(88·여)·박순석(91·여)·부원휴(90)·양근방(86)·양일화(90)·오계춘(94·여)·오영종(89)·오희춘(86·여)·임창의(98·여)·정기성(97)·조병태(90)·박동수(86)·한신화(97·여)·현우룡(94)·현창용(87)씨 등 18명은 2017년 4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해 9월 5일 재심을 결정했고, 네 차례의 재판이 열렸다. 이들은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지자 재판부만 멍하니 바라보며 한 많은 세월을 곱씹었다. 글 사진 제주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44)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CEO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44)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CEO

    강희태 사장, 냉철한 분석력이 장점하석주 사장, 기획전문가로 최대실적 김정환 사장 호텔경력 37년의 베테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어려운 시기를 마주할 때 마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타파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맞이해왔다. 지난해에는 올해부터 5년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고용하겠다는 투자 고용계획도 발표했다. 롯데는 그룹의 양대 성장축인 유통과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회사들로 우뚝 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달성여부는 CEO들의 손에 달려 있다.  민명기(58) 롯데제과 부사장은 대원고와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8년 롯데제과 인도 법인장과 2012년 해외전략부문장을 역임하며, 글로벌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2013년 건과영업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롯데제과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조경수(59) 롯데푸드 부사장은 부산남고, 동아대 경제학과,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롯데제과에서 마케팅 실무 책임자로 자일리톨 껌 성공신화를 썼다. 롯데삼강(현 롯데푸드)에서 마케팅 임원, 식품영업 임원, 유가공 사업을 하는 파스퇴르 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7년부터는 HMR과 육가공 등을 담당하는 홈푸드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  음료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해왔던 이영구(57) 롯데칠성음료 음료BG 부사장은 풍부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중대부고와 숭실대 산업공학과를 나왔다.  강희태(60) 롯데백화점 사장은 쇼핑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 등 자체 사업뿐만 아니라 롯데하이마트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강 사장은 중앙고, 경희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백화점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하다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롯데쇼핑 대표로도 선임됐다. 냉철한 분석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강 사장은 패션사업을 전담하는 통합법인을 만들고 게임 등 콘텐츠와 관련한 전문관을 열어 정체를 겪고 있는 백화점의 활로를 찾고 있다.  올해 초 선임된 문영표(57) 롯데마트 부사장은 최근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마트 사업의 활력을 불어 넣을 구원투수로 발탁됐다. 대구 심인고와 영남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 인도네시아법인장, 2011년 동남아본부장을 거쳐 2014년 국내로 복귀해 전략, 상품, 영업 등 주요 본부장직을 역임했다. 지난해에는 물류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신동빈 회장이 문 대표에게 롯데마트의 지휘봉을 맡긴 데는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후문이다.  이완신(59) 롯데홈쇼핑 부사장은 롯데백화점 본점장, 마케팅부문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친 유통 전문가다. 2017년 롯데홈쇼핑 대표를 맡아 영업이익을 전년도와 비교해 40% 이상 늘렸다. 문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후 연세대 경영학 석사, 건국대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쳐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추진력에 화통한 성격으로 ‘형님 리더십’을 발휘한다.  올해 롯데케미칼의 새로운 수장이 된 임병연(55) 부사장은 풍생고와 서울대와 대학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호남석유화학과 KP케미칼에서 연구, 신규사업, 기획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2012년 롯데미래전략센터(현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맡았다가 2014년 정책본부 비전전략실장으로 그룹에 복귀했다. 롯데의 해외사업과 인수·합병(M&A) 등을 총괄해왔으며, 2017년에는 가치경영실장을 맡았다. 용장과 덕장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를 듣는다. 2009년 정책본부 국제실 근무 당시 국제실장이었던 황각규 부회장을 보좌하는 등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하석주(61) 롯데건설 사장은 용문고와 단국대 회계학과를 나온 뒤 고려대 회계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쳐 롯데건설 경영지원본부장, 주택사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사업과 관리를 두루 경험한 기획전문가이다.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2017년 롯데건설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2년연속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김정환(62) 롯데호텔 사장은 37년 호텔 경력을 지닌 베테랑 전문경영인이다. 2017년 롯데호텔 대표로 부임한 뒤 불요불급한 업무 축소, 스마트 업무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부산 동래고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이갑(57) 롯데면세점 부사장은 롯데백화점에서 영업·상품·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 운영2팀장으로 근무하며 유통사 전반에 대한 안목을 쌓았다. 2016년부터 대홍기획 대표에 재직했다. 여의도고와 고려대 사회학과 출신이다.  선우영(53) 롭스(LoHB‘s) 상무는 업계 안팎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다. 이화여고와 연세대 식생활학과를 졸업했다. 대우전자 공채로 입사, 1998년 하이마트로 옮긴 선우 상무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생활가전, 상품관리 및 온라인부문을 거쳐 지난해 롭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선우 대표는 롯데그룹 유통계열사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 부임 2년 차인 올해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각오다. 롯데슈퍼뿐만 아니라 롯데하이마트와도 연계,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고객들에게 선보인다는 포부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공복자들’ 쇼호스트 최현우, 초동안 미모 자랑 “스무살 아들 있어”

    ‘공복자들’ 쇼호스트 최현우, 초동안 미모 자랑 “스무살 아들 있어”

    쇼호스트 최현우가 ‘스무살 아들이 있다’고 밝혀 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다. 오는 18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공복자들’에서는 무려 10년간 디톡스를 통해 최강 동안의 명성을 얻은 쇼호스트 최현우가 등장해 ‘뷰티 꿀팁’을 아낌없이 공개한다. 공개된 사진 속의 최현우는 광이 나는 꿀 피부를 뽐내고 있다. 그녀는 24년차 1세대 쇼호스트로 매출 1400억 원의 신화의 주인공이다. 최현우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스케줄 속 24시간 공복에 도전에 나선다. 그녀는 틈틈이 운동과 완벽한 피부관리를 통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완벽한 프로인 최현우의 리얼 도시 라이프가 흥미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최현우는 자신의 동안 비법은 10년 동안 몸소 실천한 디톡스라며 수분 가득한 일상을 공개했다. 이를 본 지상렬은 “생활 패턴이 화분이네”라며 최현우의 완벽한 자기 관리에 감탄했다. 최현우는 첫 출연부터 ‘공복자들’에 완벽히 적응하고 평소 디톡스를 통해 공복의 삶을 실천해온 사실을 공개하며 프로그램 최적의 캐스팅임을 입증했다. 그녀는 고기를 멀리하는 채식주의 식단이 피부에 영향을 줬다며 식생활 변화까지 공개해 진정한 자기관리 끝판왕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최현우는 쇼호스트 영업 비밀부터 자신만의 ‘뷰티 꿀팁’을 공개해 다른 공복자들의 환호를 받았다고 전해졌다. 한편, MBC ‘공복자들’은 오는 18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리피 영입에도 한국축구에 지자 심판탓 교육탓

    리피 영입에도 한국축구에 지자 심판탓 교육탓

    중국이 이탈리아 출신 명장을 영입해도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 국가대표에 2대 0으로 패하자 중국 언론은 심판 및 유소년 축구교육 부실 탓이라고 지적했다.이탈리아 출신 마르첼로 리피 중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은 2004~2006년, 2008~2010년 이탈리아 국가대표를 이끌었고 2006년 이탈리아에 월드컵을 안겼다. 2012년 광저우 헝다 타오바오 감독을 거쳐 2016년부터 중국 축구 국가대표를 이끌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국가대표의 평균 연령이 29세가 넘고 전술과 기술이 한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대표는 아시안컵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팀으로 90년대생이 7명에 불과했지만 한국은 90년대생이 17명에 이르렀고 이가운데 9명이 한·중전에서 뛰었다. 특히 한국 축구스타 손흥민이 아시아 축구 천왕으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축구스타 우레이는 부상으로 이번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는 중국 대표팀이 4개나 옐로카드를 받은 데 비해 한국팀은 하나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편파판정 의혹을 제기했다. 축구 칼럼니스트 황젠샹(黃健翔)은 “한국 국가대표가 강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심판은 시작부터 끝까지 문제가 있었다”며 “손흥민은 스스로 넘어져도 한국에 프리킥을 줬는데 중국 선수 가오린이 받은 경고는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경기 주심을 맡은 카타르 출신 압둘라흐만 알 자심이 그동안 수차례 중국 선수에게 엘로카드를 던져 페널티킥 기회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축구 교육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 프로 리그의 인기로 청소년 선수가 많이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선수가 부족하고 기량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지역에 고품질 청소년 축구 훈련센터를 세워 축구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국 축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신화통신은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귀화, 청소년 훈련, 국가급 장기 합동훈련만이 즉시 중국 축구 발전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연간 19억원… 로마 ‘트레비 분수’ 동전 계속 기부

    시 예산으로 쓰려다 가톨릭·야권과 갈등 “자선단체 전달… 다른 분수 속 동전도 추가” 이탈리아 관광명소인 로마 트레비 분수에 쌓이는 연간 150만 유로(약 19억 3000만원)에 이르는 동전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놓고 로마시와 가톨릭교회 간 갈등이 일단락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은 14일 시 고위 간부들과 회의를 열고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트레비 분수 동전들을 계속 기부하기로 했다. 라지 시장은 이날 회의 후 “카리타스와 카리타스의 도움을 받는 수천명의 사람들은 안심해도 된다”며 “로마시는 트레비 분수의 동전을 카리타스에 계속 전달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레비 분수 이외에 로마시 곳곳에 위치한 다른 분수에 쌓이는 연간 20만 유로의 동전도 카리타스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로마시는 앞서 관광객들과 로마 시민들에 의해 트레비 분수에 쌓이는 동전을 오는 4월부터 시 예산으로 귀속시켜 사회복지와 문화재 보존 등 명목으로 직접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하자 가톨릭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가톨릭계와 야권은 2001년부터 트레비 분수 동전을 기부받아 노숙자와 빈곤층을 지원하는 데 사용해 온 카리타스에 대한 지원을 늘려도 모자랄 판에 트레비 분수의 동전까지 빼앗으려 한다며 로마시를 거세게 비난했다. 재정난에 처한 로마시는 빠듯한 살림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2017년 말 트레비 분수의 동전을 시에 귀속하는 방안을 처음 추진했다가 교회와 야권 반발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을 형상화해 제작한 높이 26m의 트레비 분수는 건축가 니콜로 살비의 설계에 따라 1762년 완성된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다.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속설에 따라 전 세계 관광객의 주머니에서 나온 동전이 끊이지 않고 바닥에 쌓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지극한 관심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지극한 관심

    새해 첫날과 설날을 대표하는 음식이 떡국이다. 그런데 이 떡국 한 그릇조차 먹기 힘든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위해 떡국 나눔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경종 때 추자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이진유는 새해를 맞아 ‘바닷물에 절인 배추와 채소를 넣어 끓인 떡국’밖에 못 먹는 자신의 신세를 통탄했다. 재미있는 것은 세상은 변해 바닷물에 절인 배추야말로 미네랄이 풍부한 최고의 김치감이 됐고, 채소로 끓인 떡국은 건강식으로 변모했다는 사실이다. 떡국 한 그릇을 먹기 힘든 사람들도 이처럼 세상이 바뀌어 어느 새해인가부터는 웃으며 다른 힘든 사람들에게 떡국을 나누어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스 신화에 이카로스 이야기가 있다. 크레타섬에 갇혀 있던 다이달로스는 탈출을 위해 아들 이카로스에게 깃털에 밀랍을 발라 날개를 만들어 준다. 그는 “너무 높이 날면 태양열에 밀랍이 녹고, 너무 낮게 날면 바다 물기에 날개가 무거워지니 항상 중간으로만 날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이카로스는 하늘로 더 높게 날고자 하다가 태양열에 밀랍이 녹아 바다에 추락해 결국 죽고 만다. 흔히 이카로스 신화를 ‘자유를 향한 비상(飛上)’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이카로스의 추락이 있는 풍경’을 그린 네덜란드의 화가 P 브뤼겔과 그 그림을 보고 시를 쓴 영국 시인 W H 오든은 “브뤼겔의 이카로스를 보라. 모든 것이 고통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지 않은가”라고 하면서 오히려 이웃의 비극과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는 세태를 고발한다. 누가 추락해 고통을 받든 세상 사람은 아무 관심이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 그림과 비슷한 꿈을 꾼 여자가 있다. 제주도와 함경도 종성에서 20여년 동안 유배 생활을 했던 유희춘은 부인 송덕봉에게 ‘몸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다가 너무 높이 오르면 끝내는 추락할 것이기에 날기를 그만두었다’는 꿈 이야기를 듣는다. 송덕봉은 권력의 정점에서 남편의 몰락을 걱정했던 것이다. 나아가 누가 쓰러지든, 누가 20년의 유배 생활로 고통을 받든 세상은 아무 관심이 없음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웃의 비극과 고통을 철저히 외면하는 세태는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최근에 청년 하청노동자 김용균이 비참하게 죽었다. “지극히 원통한 일을 당하여 하늘에 호소해도 응답이 없고, 땅에 호소해도 응답이 없다”(至?大痛 呼天不應 呼地不應)고 했던 정약용의 말을 증거하는 사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 이런 비참함과 원통함이 ‘사람 중심의 국가’를 내세우는 문재인 정부에서 생기는 것인지 모르겠다. 위험을 모두 이웃에게 미루고, 그들의 비극과 고통은 철저히 외면하는 것이 다름 아닌 ‘위험의 외주화’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죽음들이 김용균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무엇보다 위험 앞에 선 사람들에 대한 생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시위에 나선 사람들이 “내가 김용균이다”를 외치고 있다. 사람이 사람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죽하면 이 당연한 관심을 제발 기울여 달라고 호소할 정도이겠는가. “그대가 날마다 무량수경(無量壽經)을 읽으며 빌어 주는 성의에 힘입어 편안하게 살고 있으니 기쁘고 감사하오”라고 김정희는 제주에서 친구 초의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대의 관심 덕분에 위험한 유배지에서 잘 견디고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누군가를 살리는 관심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관심 덕분에 나 역시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힘든 사람들의 처지가 바뀌고, 원통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에 대해 세밀하고 지극한 관심이 필요하다.
  • [열린세상] 고향을 부끄럽게 만들지 마라/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고향을 부끄럽게 만들지 마라/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고향이 이처럼 부끄러운 적도 없다. 군의원들의 가이드 폭행과 접대부 요구 추태에 이은 뻔뻔한 거짓말로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 하루아침에 악명을 떨치게 된 예천. 그 뉴스로 한창 열을 내다가 “참, 당신 고향이 예천이지” 하는 지인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양반의 고장’의 추락도 이런 추락이 없다. 출향민의 심정이 이런데 군민들의 참담함이야 말해 무엇하랴. 군청 앞마당에 걸린 ‘철면피 예천군의회 의원들을 배출한 예천군민으로서 몸 둘 바 모르는 부끄러움으로 대국민 사과를 드립니다’란 대형 현수막이 말해 주고 있다. ‘미꾸라지’는 정말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지방의회에는 이런 미꾸라지가 수도 없이 많다. 지금처럼 다른 사람에게 고향을 선뜻 말하지 못한 때가 있었다. 지금과는 이유가 달랐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예천’을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가 어딘데. 경상도에 그런 곳이 있니”라고 하는가 하면, ‘여천’으로 알아듣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처럼 정보가 풍부하고, 여행이 일상화되지 않던 시절의 답답함과 속상함이었다. 그래서 아예 고향을 물으면 “안동”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편했고, 한때는 안동부에 편입됐던, 같은 안동문화권이어서 그다지 틀린 얘기도 아니었다. 그 예천을 국민 모두 아는 곳으로 만든 사람은 김진호였다. 1979년 베를린, 1883년 LA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 대회에서에서 연속 5관왕을 차지하면서 ‘예천’ 하면 ‘양궁’이 됐고, 대한체육회가 김진호를 ‘2018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할 만큼 그 신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때 이후로 이번만큼 예천이 언론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적도 없을 것이다. 예천은 넓이가 660여㎢로 작은 군이다. 여느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한때 16만명이던 인구도 4만 5000명까지 줄었다가 그나마 경북도청 신도시 조성으로 지난해 겨우 5만명에 턱걸이했다. 특별한 산업이나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가난할 수밖에 없다. 전국 최하위권인 지난해 재정자립도(13.05%)가 말해 주고 있다. 그런 곳의 기초의원들이 전국에서 일곱 번째로 많은 의정비를 쓰고, 6200만원이나 들여 해외 연수를 갔다. 얼마 전에는 500억원을 들여 읍내에서 가장 큰 건물인 군청사와 의회 건물을 새로 지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근 상주시와 의성군, 청송군의회 의원들은 예산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지난해 국외 연수비 전액을 반납했단다. 그래서 분노와 실망이 더욱 크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기초의원들의 놀자판 해외 연수가 어디 한두 번이며, 수준 이하의 추태 또한 예천군의회 의원들뿐이었느냐”고. 그래서 어물쩍 넘어가자고? 금방 잊어지니까 죽은 척 엎드려 있자고? 안 된다. 어차피 망신당하고, 유명세를 얻은 김에 예천이 지방의회 적폐청산의 중요한 신호탄이 돼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허겁지겁 대증요법으로 내놓은 ‘지방의회의원 공무 국외 여행 규칙’ 개선안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해외 연수를 엄격히 한다고 지방 의원들의 자질과 수준이 달라지고, 지역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국민은 없다. 올바른 지방분권화 시대를 위해서라도 의원 선출에서부터 유명무실한 주민소환제까지 개혁하고, 나아가 기초의회 폐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못할 것도 없다. 2006년에 도입된 지방의원 유급제와 국회의원 하수인 노릇을 강요하는 정당공천제에 대한 비판 여론은 여전히 높다. 지금과 같은 기초의회라면 없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많다. 국회도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10년 전부터 우리도 일본처럼 주민세 일부로 고향의 열악한 재정을 돕자는 ‘고향세’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고향사랑기부제’를 넣어 놓았다. 일본은 해마다 그 액수가 급증, 첫 시행 후 10년 만인 2017년에는 3조 7000억원으로 무려 450배나 늘었다. 우리도 일본처럼 될까. 지금처럼 기초의원들이 해외 관광이나 다닌다면 고향에다 세금 낼 출향민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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