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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핵 협상 지속적 대화 필요” 김정은 “북중 협력 강화”

    시진핑 “핵 협상 지속적 대화 필요” 김정은 “북중 협력 강화”

    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핵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2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평양 목란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최한 환영만찬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여러 사람이 바라고 지지한 것으로 대세이며 평화로운 대화의 기치를 지속해서 높여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 실현을 위해 더 큰 공헌을 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북중 양국의 공통된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중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임을 언급하면서 북중 관계 강화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 70년 북·중 관계를 돌이켜보면 양측의 구세대 지도자들이 북중 전통 우의를 만들어 우리에게 소중한 부를 남겼다”면서 “상전벽해에도 북중 우의는 오랜 세월 더욱 굳건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성과 있는 회담을 통해 북·중 관계의 밝은 미래를 함께 그리며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우리는 북중 양측이 전통 우의를 계승하고 시대의 새로운 장을 계속 써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김 위원장의 경제 발전 및 민생 개선 노력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과 함께 북중 관계와 지역의 영구적 평화, 공동 번영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도 “북중이 사회주의를 공동 건설하는 과정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서로 지지하는 훌륭한 전통을 형성해왔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네 차례 만남을 통해 시진핑 주석과 사회주의 제도를 견지하는 것이 북·중 친선의 핵심임을 확인했다”면서 “오늘 시 주석의 방북으로 북중 우호의 새로운 한 페이지가 열렸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나와 시 주석은 북중 우의의 새로운 발전을 이뤘고 양측은 협력 강화와 깊은 의견 교환을 통해 중요한 공동 인식을 달성했다”면서 “북한은 예전처럼 중국과 나란히 서서 북중 친선 협력의 새로운 장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방문이 “사회주의 위업 수행에 떨쳐나선 우리 당원들과 인민들에 대한 커다란 정치적 지지성원으로 된다”고도 평가했다. 이날 시 주석 부부가 만찬장에 들어서자 장내 기립 박수가 장시간 이어지는 등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만찬에는 북측에서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 등 당·군·정 간부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한복차림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중국 측에서는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이 참석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금요칼럼] 경주의 ‘나이트 라이프’와 첨성대의 역할/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경주의 ‘나이트 라이프’와 첨성대의 역할/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첨성대는 고려시대에도 경주를 찾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과거의 유산이었다. 신라가 망하고 월성 일대는 허허벌판과 다름없었으니, 무덤의 봉문을 제외하면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신라의 인공물이 첨성대였다. 이런 분위기는 조선시대로 이어졌다. 남산 용장사에 머물며 ‘금오신화’를 짓고, 경주 일대를 누빈 기행시집 ‘유금오록’(遊金鰲錄)을 남긴 매월당 김시습은 첨성대에서 두 편의 시를 지었다. 특히 ‘높은 대가 드높아서 하늘까지 닿았으니/역력한 천문 현상을 한눈에 살피겠네’라 했으니, 첨성대가 천문대라는 것은 당시에도 주지의 사실이었다. 지난주 경주에서 첨성대 학술대회가 열렸다. ‘첨성대 창으로 본 하늘 위 역사문화 콘텐츠’라는 주제처럼 이 ‘세계에서 가장 오랜 천문대’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초점이었다. 문화재청 신라왕경핵심유적복원정비사업단과 경주문화재연구소가 마련한 행사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천문연구원이 적극 참여했다. 첨성대 같은 과학 문화재의 활용을 위해서는 정부의 문화 정책 기능과 과학 정책 기능이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 비가 내려 장소를 실내로 바꿀 수밖에 없었던 월성 별자리 관측 행사 역시 한국천문연구원의 고천문연구센터가 주도했다. 이날 밤 ‘월성에서 바라본 밤하늘 이야기’라는 별자리 관측 행사에 신청자가 몰려드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우리는 ‘밤의 문화유산’이자 여전히 살아 있는 교육 콘텐츠로 기능하는 첨성대의 본질을 망각했던 것이 아닌가 반성을 하게 됐다. 월성에서 천문학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별자리를 관측하는 모임에 아이를 보내고 싶지 않은 부모가 있을까. 아이들을 핑계로 부모가 먼저 가고 싶을 것 같다. 이날 행사는 첨성대가 경주의 참신하고 교육적인 ‘나이트 라이프’를 창출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관광도시라는 경주에 과연 어떤 밤문화가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필자를 포함해 중고교 시절 수학여행을 경주로 다녀온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밤에는 무엇을 했는지 기억을 되살려 보면 솔직히 ‘교육적’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오늘날 아이들과 함께 경주를 찾는 사람들도 해가 진 뒤 가족 단위로 함께할 수 있는 ‘나이트 라이프’의 부재(不在)에 시달리는 것은 다르지 않다. 숙소 앞 치킨집을 찾는 것 말고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건전한 밤문화가 하나라도 있는지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여행객들이 먹고 마시고 숙박하면서 돈을 뿌리고 가는 관광도시’를 강조하지만, 막상 어린이와 청소년이 꼭 이 도시에서 밤을 보내야 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우리는 선사시대 고인돌에 그려진 별자리 암각화에서 시작해 단군조선과 삼국시대, 고려와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천문 자산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그 유구한 역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본격적인 천문역사 박물관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유감스럽다. 박물관과 함께 역사에 기록된 과거의 별자리와 오늘의 별자리를 비교 관측할 수 있는 천문대도 반드시 필요하다. 천문역사박물관과 쌍을 이루는 교육용 천문대를 세운다면 입지는 첨성대가 있는 경주가 아니면 어디가 또 있을까 싶다. 교육용 천문대는 높은 산이 아니라 오히려 접근성이 좋은 첨성대 주변 옛 시가지가 바람직스러울 것이다. 한때 경주시가 천문대 건립을 추진했지만 좌절된 적이 있다. 예산 확보가 어려웠고, 지었다고 해도 전문성이 없으니 운영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한국천문연구원이 협력해 추진하면 좋을 것이다. 첨성대와 천문박물관, 천문대는 경주의 밤문화를 세계 어떤 역사도시의 그것보다 수준 높게 이끌어 갈 것이라 장담한다.
  • 장난감의 운명 거부하는 새 친구 등장… 존재 의미와 자아 찾아가는 여정 ‘뭉클’

    장난감의 운명 거부하는 새 친구 등장… 존재 의미와 자아 찾아가는 여정 ‘뭉클’

    “잘 가, 파트너!” 2010년 대학생이 된 주인 앤디와의 가슴 뭉클한 엔딩신을 선사했던 우디가 9년 만에 돌아왔다. 20일 개봉한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4’다. 앤디와 이별한 후 새 주인 보니의 방에서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우디. 주인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우디 앞에 장난감의 운명을 거부하는 새 친구 포키가 등장한다. 포키는 유치원에 간 보니가 일회용 숟가락으로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장난감이다. “난 장난감이 아니야. 쓰레기라고!” ‘쓰레기’를 자처하는 특이한 친구는 마인드부터가 우디와는 영 다르다. 포키는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지만, 우디에게 포키는 보니의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장난감, 꼭 붙잡아야 할 친구다. 포키를 찾아 떠난 여정에서 오래전 헤어진 친구 보핍을 만난 우디. 그는 자립심 강한 그녀 덕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토이 스토리4’의 도드라지는 특징은 하나하나 다 납득이 가는 캐릭터에 있다. “우린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만들어졌어”를 외치는 우디(톰 행크스)와 트레이드마크였던 핑크 드레스를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세상을 누비는 보핍(애니 포츠), 골동품 상점에서 아이의 간택만을 기다리는 개비개비(크리스티나 헨드릭스) 등이다. 개비개비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갖기 위해 우디에게 집착하는 일종의 ‘악역’이지만 그 그렁그렁한 눈에 담긴 사연을 알고 나면 동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장난감이기 이전에 ‘나’라는 존재의 의미, 결국 ‘나’는 내가 정의하는 것이라는 걸 알아가는 장난감들의 자아 찾기가 가슴 뭉클하다. 언제나 그렇듯 왁자지껄 구출 대작전을 벌이는 장난감들의 일대기는 흥겹다. 상점에 갇힌 포키를 구하기 위해 친구들이 각양각색의 기발한 방법을 동원하는 장면은 스펙터클하다. 새롭게 합류한 키아누 리브스가 목소리를 맡은 허세 충만 라이더 ‘듀크 카붐’이 맹활약하는데, 여기에는 리브스의 아이디어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한다. 2003년 픽사에 인턴으로 입사해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015)의 각본을 쓴 조시 쿨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9년 만에 돌아온 이들 이야기에 대중들의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이날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토이 스토리 4’의 예매율은 37.7%(오전 7시 4분 기준)를 기록, 역주행 신화를 이어 가던 ‘알라딘’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포토] 시진핑 방북 맞아 평양 도심 장식 작업

    [포토] 시진핑 방북 맞아 평양 도심 장식 작업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 하루 전인 지난 19일 평양 여명거리를 풍선으로 장식하고 있다. 평양 신화 연합뉴스
  • 시진핑, 평양 도착…中국가주석 14년 만에 방북

    시진핑, 평양 도착…中국가주석 14년 만에 방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북한 평양에 도착해 1박 2일의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 등이 탄 전용기는 이날 오전 11시 40분(북한시간)에 평양 공항에 도착했다고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방송(CCTV) 등이 보도했다.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이 시 주석을 수행했다. 시 주석과 수행단은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서 북한 측의 영접을 받아 오찬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 주석의 베이징 출발과 평양 도착 소식을 관련 사진이나 영상 없이 실시간으로 사실만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김 위원장과 오찬 후 정상회담을 한 뒤 저녁에는 환영 만찬 참석과 북한 집단체조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앞서 이날 오전 9시 10분쯤(현지시간) 서우두 공항 VIP 전용 국빈루에 대기하던 전용기에 탑승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의 북한 방문은 2005년 10월 후진타오 당시 주석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핵협상 재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속보] 시진핑 주석 전용기, 평양 순안공항 도착(신화통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전용기가 20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소영 칼럼] 열심히 일한 산업화·민주화 세대, 떠나라

    [문소영 칼럼] 열심히 일한 산업화·민주화 세대, 떠나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2015년에 개봉된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가 컴컴한 영화관에 울려 퍼질 때 사람들은 와락 웃으며 박수도 살짝 쳤던 것 같다. 박봉의 형사가 마약흡입에 불법을 일삼는 재벌 2세와 맞붙어 내뱉는 이 발언은, 그래, 자본주의 시대에도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지! 이런 공감들을 확 일으켰다. 장삼이사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함께 뿌듯하게 느낀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인의 체면이 서는 듯한 일이 최근 늘고 있다. ‘불멸의 밴드’ 비틀스를 넘어섰다는 20대 청년으로 구성된 방탄소년단(BTS)이 벌인 런던 공연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한국어 떼창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자 축구선수단의 최고 성적이라는 20세 이하(U20)의 준우승과 ‘축구의 신’ 메시와 똑같은 나이인 18살에 골든볼을 안은 이강인 선수를 보면서 탄성했다. 어깨 부상을 극복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괴물투수로 거듭난 류현진 선수도 감탄의 대상이다. 이런 멋진 10~30대가 앞으로 한국을 이끌겠구나 싶어 뿌듯하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출신인 봉준호 영화감독이 만든 ‘기생충’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는 ‘국뽕´이 철철 흐르게 되었다. 홍콩인 200만명이 참가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폐 시위에서 어설픈 한국어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보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아시아의 롤모델로서 진짜 잘해야 한다는 각오도 생겨난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역성장해 빛이 바랬지만, 올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을 뜻하는 3050클럽에 7번째로 진입한 국가가 되었다. 한국보다 앞선 3050클럽은 미국과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6개국뿐이다. 영화 베테랑의 명대사는 이제 “우리가 돈이 없냐! 가오가 없냐!”로 바뀌어야 하는 수준이 되었다. 이런 한국은 지난 100여년 동안 수많은 한국인이 척박한 상황에서 뼈와 살을 갈아 넣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생애를 같이한 ‘산업화 세대’들의 피와 땀도 듬뿍 들어있다. 1970년 7월 개통한 경부고속도로 건설 중에 사망한 노동자 등은 공식적으로 77명이다. 10대 시다와 미싱사 등의 처우 개선을 요구한 전태일의 분신자살도 1970년이다. 그러나 이른바 ‘87체제’를 만든 ‘민주화 세대’는 할아버지 세대의 독립운동을 평가하면서도, 아버지 세대의 산업화를 평가절하했다. ‘아버지 세대가 시대의 과제를 제대로 처리했더라면, 아들 세대인 우리가 군부독재와 목숨 걸고 싸울 일이 없었을 텐데’라는 원망이 깔린 탓이었다. 이런 발칙한 생각은 어쩌면 신화의 시대부터 면면히 내려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제거하고 올림포스 최고의 신이 되었고, 또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자신의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한 뒤 우주의 지배자가 되었다. 앞 세대를 전복하는 것이 뒷세대의 권리이자 의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마치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며 유유히 흐르는 것처럼. 제 잘난 맛에 살아온 386세대도 그러나 30대와 40대인 후배 세대들의 “제대로 해놓은 게 없다”는 원망과 반발에 직면하고서는 새삼 산업화 세대를 역지사지하게 된다. 항산항심(恒産恒心)이라는 말처럼, 아버지들의 시대적 과제는 산업화였고, 산업화를 위해 그 세대가 미뤄두었던 민주화의 과제는 386세대가 미흡하나마 수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의 심화와 일상화, 조국의 평화체제 구축 등은 후세대의 몫이라는 생각에도 도달하게 된다. 그리하여 산업화 세대도, 민주화 세대도 그 시대의 과제를 수행하느라 너무 많이 고생했으니, 이제 ‘우리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떠나보내고, 현실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뒷일은 비 온 뒤 죽순처럼 쑥쑥 자랐으나, 능력 발휘의 기회가 적은 후배 세대에게 맡겨도 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더 잘 적응해 대책을 낼 세대이다. 그러니 386세대도 능력 있는 후배들에게 정치 경제 사회의 노른자위 자리를 내줄 태세를 갖춰야 하며, 하물며 산업화 세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애국애족도 독식해서는 안 된다. 광화문의 깃발시위대들도 아들 세대가 미덥지 못하다면, 손자 세대의 능력을 믿고 자중자애해야 한다. 때마침 총선도 다가온다. 30~40대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세대교체, 나쁘지 않다. symun@seoul.co.kr
  • 전쟁 한가운데 선 이경, 서울서 ‘남북 이데올로기’ 잉태를 보다

    전쟁 한가운데 선 이경, 서울서 ‘남북 이데올로기’ 잉태를 보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8회 서울의 문학2(박완서의 나목)’ 편이 지난 15일 중구 회현동과 명동 그리고 충무로에서 종로 일대까지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회현역 7번 출구에 집결한 참가자들은 소설 속 여주인공 이경이 근무하던 옛 미군 PX(옛 미쓰코시백화점, 신세계백화점)와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을 거쳐 명동 유네스코 회관 11층 옥상정원에 올라 명동거리를 한눈에 내려다봤다. 명동성당~영락교회~고당 조만식선생 기념관~옛 수도극장(옛 스카라극장, 아시아미디어타워)~이순신 생가터를 지나 종묘 어귀 종로성당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해설을 맡은 박정아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소설 속 문학현장 얘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줬다.1970년에 발표된 박완서의 소설 ‘나목’은 한국전쟁 와중인 1951년부터 1953년까지 격동과 비극의 도시 서울을 그린 문제작이다. 소설가 박완서를 세상에 알린 데뷔작이고, 자전적 성장소설이자 연애소설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질은 한국전쟁의 참화를 겪는 서울과 서울사람들을 얘기하는 전쟁소설이다. 두 번의 피난과 두 번의 복귀는 서울의 정체성을 통째 바꿔 버렸다. 상호 적대적 체제 선택이라는 숙명을 안겼고, 부역과 전향이라는 천형을 새겼다.작가는 개성에서 태어났지만 8살에 서울로 올라와 매동초등학교를 다녔고 숙명여고에 입학했으며 서울 문리대에 합격, 6월 20일 입학식을 치른 지 며칠 뒤 전쟁을 맞았다. 실제 미8군 PX에서 근무했으며 피난을 가지 못하고 인민공화국 치하를 생생하게 체험했다. 그러나 소설처럼 주인공은 서울토박이도 아니고, 북촌 재동에 살지도 않았다. 폭사한 오빠의 죽음도 사실과 다른 소설적 장치에 불과했다. 소설은 그렇게 리얼리티와 허구를 절묘하게 버무렸다. 박완서의 전쟁체험은 이후 ‘엄마의 말뚝’(1982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년),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1995년)에서 한 꺼풀씩 허울을 벗는다. 제목이 다른 4개 작품은 사실상 1개의 연작소설인 셈이다. 작가는 ‘나목’에서 시작한 전쟁체험을 ‘말뚝’에서 구체화했다. ‘싱아’가 수줍은 자화상이라면 ‘그 산’은 민낯이다. 작가는 “아무튼 어느 날 나는 갑자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1970년 봄 어느 날 단골 미용실에 가서 내 차례를 기다리며 뒤적이던 ‘여성동아’에서 여류 장편소설 모집이란 공고를 보고 갑자기 가슴이 두근대며 소설을 쓰고 싶어졌던 것이다”고 ‘중년 여인의 허기증’이라는 산문에서 창작 동기를 밝혔다. 그러나 정작 ‘소설을 쓰고 싶어졌던’ 이유는 따로 있었던 듯하다. “S회관 화랑은 3층이었다. …나는 미처 화랑을 들어서기도 전에 입구를 통해 한 그루의 커다란 나목을 보았다. …나무 옆을 두 여인이, 아이를 업은 한 여인은 서성대고 짐을 인 한 여인은 총총히 지나가고 있었다. 내가 지난날, 어두운 단칸방에서 본 한발 속의 고목, 그러나 지금의 나에겐 웬일인지 그게 고목이 아니라 나목이었다”라는 대목이 소설에 나온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작가의 분신인 여주인공 이경이 남편 장태수와 덕수궁 은행나무 아래서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한 독백이었다. 결혼은 장태수와 했지만 마음은 화가 옥희도에게 있었다. 여기서 S회관이란 지금의 남대문로 5길 37, 39 일대에 있었던 중앙공보관 건물 내 화랑을 말한다. 중앙공보관은 국정홍보를 담당하던 당시 공보실 건물로 나목의 모티브가 된 ‘박수근 유작전’이 1965년 열린 곳이다. 작 중 옥희도의 모델이 된 화가 박수근은 회고전을 준비하던 중 타계하면서 첫 개인전이 유작전이 됐다. 나목은 박수근이 1962년에 그린 ‘나무와 두 여인’이다. 박수근의 유작전을 본 박완서는 나목을 집필했다. 북창동 전주회관 뒤편 옛 중앙공보관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이경과 옥희도가 데이트를 즐겼던 명동은 옛 남촌 명례방이다. 우리는 명동 하면 일제강점기 메이지마치(명치정)와 혼마치(본정)를 떠올리지만 명동에 외국인의 DNA가 처음 새겨진 것은 1882년 임오군란 이후다. 훈련대장 이경하의 명동 집(주한 중국대사관)을 접수한 청나라는 이곳에 영사관 격인 상무공서와 상공회의소 격인 중화회관을 세운 뒤 자체 치안관서를 운영하면서 조선의 주인행세를 했다. 1894년 청일전쟁 패배 이전 3000명이 넘는 중국인이 조선의 상권을 쥐락펴락하다 일본인에 의해 쫓겨났다. 1945년 일제가 패망, 1948년 중화민국 대사관과 한성화교소학교가 들어서면서 청요리집, 중국과자집, 생활용품점, 환전소, 여행사, 약재상 등이 들어섰다. 1970년 서울거주 전체 외국인 1만여명 중 80%가 중국인이었다. 1966년 존슨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서울도심재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화교들은 서울 한복판 차이나타운에서 내쫓겼다. 서울은 차이나타운이 없는 유일한 대도시가 됐다.한국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서울 사람의 운명은 한강을 건넌 사람과 건너지 못한 사람으로 엇갈렸다. 이른바 도강파(渡江派)와 잔류파의 역경이다. 박완서의 소설 또한 서울을 떠난 사람과, 서울에 남은 사람의 얘기다. 이때의 기억이 1970년대 이후 한강 이남 즉 강남개발과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탄생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겪은 한강도하의 악몽이 준 심리적 안정감이다. 사람들이 직접 체험한 한국전쟁의 실체는 피난이다. 피난은 전쟁의 참화를 모면하는 방법이기도 했지만 상호적대적인 사상과 체제에 대한 선택이기도 했다. 두 번의 피난(1950년 6월 28일, 1951년 1월 4일)과 두 번의 복귀(1950년 9월 28일, 1951년 3월 15일) 과정에서 서울은 기원전 도시생성 이후 최대의 수난을 겪었다. 불과 10개월 사이 각각 90일과 60일에 걸쳐 발생한 일대 사건이었다. 도합 150일 동안 남과 북, 우익과 좌익,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국군과 인민군이 서울을 번갈아 점령했다. 이는 장차 서울이라는 지역과 서울에 사는 사람의 정체성을 변화시켰다. 처음 전쟁이 발발했을 때 사람들은 도시의 함락과 수복을 자신과는 무관한 권력과 이념의 다툼으로 인지했지만 전쟁 과정을 통해 서울은 이데올로기의 불꽃이 번쩍이는 비극적 도시가 된다. 1950년 6월 28일 제1차 함락 이후 피난을 못 가거나 안 간 잔류시민들은 인민공화국 치하에서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1950년 9월 28일 1차 수복으로 서울을 떠났던 피난민이 다시 돌아오면서 도강파는 ‘반공 시민’의 지위를 보장받은 반면 잔류파는 적 치하에서의 결백을 증명해야 했고, 반대의 경우 보복을 각오해야 했다. 부역과 전향이 반복됐다. 서울은 1차 인공 치하 90일간 벌어진 일로 배신과 보복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1·4 후퇴로 우려하던 2차 서울점령이 현실화하자 서울은 텅 비었다. 1949년 140만명이 살던 대도시가 노인과 환자 그리고 그를 돌보는 극소수 가족만 남고 썰물처럼 빠져나가 버렸다.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서울을 떠났다. 인민군이 가할 억압과 국군에게 당할 고초를 피하고자 했다. 이는 1951년 3월 15일 재수복으로 실현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혼돈의 정체성이 이 과정에서 잉태됐다. 박완서의 나목 연작은 이 시기 서울과 서울 사람들에 대한 증언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문희일·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9회 3·1운동 표석을 찾아서 일시 및 집결장소: 6월 22일(토) 오전 10시 종각역 4번 출구 보신각 앞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시진핑 ‘김정은 비핵화 결단’ 들고, 트럼프와 무역 담판 가능성

    시진핑 ‘김정은 비핵화 결단’ 들고, 트럼프와 무역 담판 가능성

    신화통신 “中, 한반도 문제 해결 중요 역할” 中외교부도 “새로운 진전 거두도록 추진” 워싱턴 소식통 “북미대화 재개 계기 마련” 비핵화 협상 불씨 되살릴 방안 모색할 듯 미중 정상회담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년 만에 북한을 국빈방문한 직후 열리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뿐 아니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은 18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하고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시 주석과 아주 좋은 전화 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다음주 G20에서 장시간 회담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이날 자료에서 “미중 정상이 역내 안보 현안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중 정상이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 주석도 방북을 하루 앞둔 1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기고에서 ‘한반도 문제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시 주석의 방북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중국의 결심을 보여 주고 대국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실현은 대세적 흐름이고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라면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 특수한 중요 작용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가 새로운 진전을 거두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미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북 결과를 토대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멈춰 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되살릴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방북 자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보여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정확한 의중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등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중 무역전쟁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시 주석이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의 결단을 끌어내 북미 대화 재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고, 이는 2020년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중 정상이 무역협상의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 주석은 ‘평등한 대화’와 ‘중국 기업에 대한 공평한 대우’를 촉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농민과 노동자, 기업을 위한 평평한 운동장’을 강조하며 치열한 기싸움을 이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재선 출정식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공정하고 좋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합의를 아예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배드딜’보다는 ‘노딜’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궁지에 몰린 시 주석이 북한 문제를 대미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두 가지 이슈가 엮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이 대북 제재 이탈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대미 압박에 나설 수도 있다”면서 “미중 정상이 어떤 것을 주고받느냐에 따라 북미 협상 재개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대한민국 뮤지컬 큰 발전의 시작”...카이·김준수·도겸이 그리는 뮤지컬 ‘엑스칼리버’

    “대한민국 뮤지컬 큰 발전의 시작”...카이·김준수·도겸이 그리는 뮤지컬 ‘엑스칼리버’

    “불과 20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 영화를 극장에서 감동스럽게 본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20년이 지난 이후 대한민국 영화가 최고의 영화제에서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발전을 이뤘습니다.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대한민국 뮤지컬이 크게 발전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월드 프리미어 개막을 앞두고 무대에 선 주연 배우 카이의 소감에는 그가 ‘엑스칼리버’에서 연기한 아더왕의 고뇌와 야망이 묻어났다.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엑스칼리버’는 첫 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언론 시연회에서 압도적인 무대 스케일과 배우들의 흡입력 있는 연기로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EMK뮤지컬컴퍼니의 세 번째 작품인 ‘엑스칼리버’는 혼란기에 빠진 고대 영국을 지켜낸 신화 속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뮤지컬 ‘마타하리’ ‘데스노트’ ‘보니 앤 클라이드’ 등을 성공시킨 극작가 아이반 멘첼이 대본을 맡았다. 베테랑 연출가 스티븐 레인이 월드프리미어 연출가로 합류했고, ‘한국인이 사랑하는 최고의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을 맡아 완성도를 더했다. 고대 영국풍의 켈틱(Celtic)음악으로 작품의 맛을 살린 와일드혼은 “켈틱 사운드로 구성된 플롯과 드럼 연주가 우리를 그 장소와 시간으로 데려다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와일드혼은 카이, 가수 도겸과 함께 아더왕 역에 캐스팅 된 뮤지컬 배우 김준수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김준수를 “코리안 브라더”(Korean brother)라고 칭하면서 “김준수와는 네 번째 협업인데, 아더 역할은 그간 함께 작업한 배역과 달리 굉장히 표현하기 힘든 배역임에도 정말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 김준수, 도겸이 스토리를 이끄는 뮤지컬 ‘엑스칼리버’에는 뮤지컬 배우 엄기준과 이지훈, 박강현이 아더의 ‘오른팔’ 랜슬럿 역으로 참여해 호흡을 맞춘다. 이복동생 아더로부터 왕위를 되찾으려는 모르가나 역은 신영숙과 장은아가 그려나간다.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이날 첫 공연을 시작으로 8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오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중국 쓰촨성서 규모 6.0 지진 발생…최소 11명 사망·122명 부상

    중국 쓰촨성서 규모 6.0 지진 발생…최소 11명 사망·122명 부상

    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 서남부 쓰촨성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122명이 다쳤다. 중국 지진 관측기관인 중국지진대망은 지난 17일 밤 10시 55분 쓰촨성 이빈시 창닝현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위치는 북위 28.34도, 동경 104.90도이며 진원의 깊이는 16㎞다. 이 지진으로 창닝현에서만 최소 3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다쳤다. 인근에 있는 궁셴현에서도 최소 3명이 목숨을 잃었고 54명이 다쳤다. 첫 지진이 감지된 이후 40분 동안 5.1 규모의 여진을 포함해 모두 22차례 여진이 발생했고, 인근 대도시인 청두, 충칭 등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중국 신화통신은 고속도로에서는 균열이 발생했으며 인근 충칭에서도 가옥 일부가 파손됐다고 전했다. 쓰촨성은 2급 대응 체계를 가동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피해 현장에 의료진과 소방대원 등 3000여명의 구조대를 급파했다. 또 피해 지역에 텐트 5000개와 간이침대 1만개 등을 긴급 지원했다. 중국 서남부 지역은 지진이 잦은 곳이다. 지난 2008년 5월 쓰촨성에서 규모 8.0의 지진이 발생해 6만 9000여명이 숨지고 1만 8000여명이 실종됐다. 부상자 수도 37만 4000여명에 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재미있는 원자력] 원자력 안전 신화 새로 쓰는 ‘아틀라스’/강경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재미있는 원자력] 원자력 안전 신화 새로 쓰는 ‘아틀라스’/강경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인간의 지혜로는 때를 가늠할 수 없는 신화의 시대, 인간을 가엾게 여긴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준다. 이를 알게 된 제우스가 인간을 벌하기 위해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를 시켜 진흙으로 최초의 인간 여성 ‘판도라’를 만든다. 판도라가 온갖 불행을 가두어 둔 상자를 호기심에 열어 버리는 바람에 인류의 모든 불행이 시작됐다. 상자를 연 뒤 깜짝 놀란 판도라가 급히 뚜껑을 덮었지만 모든 것이 날아가 버리고 단 하나만이 상자에 남았는데, 그것이 ‘희망’이었다. 2016년 12월 신화 속 판도라가 영화로 개봉됐다. 영화 ‘판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은 원전 폭발 상황을 다뤘다. 영화적 상상력을 제약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민감한 사안을 과학적 뒷받침 없이 자극적으로 다뤘을 때 발생하는 파급효과는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판도라에 등장한 사고의 기술적 오류들은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지만 일단 국내 원전은 영화와 같은 극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원자로나 격납 건물이 폭발하지 않는다. 영화 판도라보다 이른 2006년 또 하나의 신화가 한국에 만들어졌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구축한 세계 3대 원자력 안전연구 실험장치 ‘아틀라스’(ATLAS)가 그 주인공이다. 신화 속 아틀라스는 제우스의 명령을 받아 지구의 서쪽 끝에서 하늘을 떠받친다. 당시 연구팀은 완성한 실험장치가 한국을 비롯해 세계 원자력 안전을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틀라스’로 명명했다. 이후 연구원은 아틀라스를 활용해 미국, 프랑스, 독일, 중국 등 11개국의 원전 선진국과 함께 원전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국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 원전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함으로써 중동 지역 원전 수출에도 크게 기여했다. 실제로 신화 속 아틀라스처럼 세계 원자력 안전을 떠받치고 원자력 안전 신화를 새롭게 쓰기 위해 지금도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신화 속에서 지혜를 구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한 영감을 얻곤 한다. 원자력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며 인류가 맞닥뜨린 재앙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다. 원전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안전기술’이야말로 판도라 상자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희망’이 아닐까 싶다.
  • 시진핑, 20~21일 방북…김정은과 ‘비핵화 조율’

    시진핑, 20~21일 방북…김정은과 ‘비핵화 조율’

    트럼프·시진핑 이달중 각각 남북 방문 북미·남북 대화 재개에 긍정 영향 주목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북한과 중국이 17일 밤 동시에 발표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2005년 10월 방북한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고 조금 앞서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거의 동시에 미중 정상이 한국과 북한을 각각 방문함에 따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의 초청에 의하여 시진핑 동지가 20일부터 21일까지 조선을 국가 방문하게 된다”고 밝혔다. 후자오밍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대변인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의 요청으로 20~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발표는 중국 대외연락부가 맡아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당 대 당’ 교류의 성격임을 시사했다. 후 대변인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 사실만 알리고 방북 시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2013년 국가주석에 취임 한 시 주석이 방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부주석이던 2008년 6월 평양을 방문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을 만난 적이 있지만 김 위원장 집권 후 북한을 방문한 적은 없다. 시 주석의 방북은 김 위원장의 4차례 방중에 대한 답방 차원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1차 방중을 시작으로 올 1월 4차 방중까지 4번이나 중국을 찾아 시 주석을 만났고 4차 북중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시 주석으로부터 답방에 대한 확답을 받아냈다. 지난 1월 조선중앙통신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동지께서는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식방문하실 것을 초청하셨으며 습근평 동지는 초청을 쾌히 수락하고 계획을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중국은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미국을 의식해 시 주석의 방북을 연기했었다. 청와대는 시 주석이 북한 방문 직후 방한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을 열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시진핑 20~21일 전격 방북…김정은 초청으로, 집권 이후 처음

    시진핑 20~21일 전격 방북…김정은 초청으로, 집권 이후 처음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조선중앙통신과 신화통신이 동시에 보도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2005년 10월 방북한 이후 약 14년 만에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동지의 초청에 의하여 시진핑 동지가 20일부터 21일까지 조선을 국가방문하게 된다”고 밝혔다. 신화통신도 시 주석의 방북 계획을 보도했다. 2013년 국가주석에 취임 한 시 주석이 방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부주석을 지내던 2008년 6월 평양을 방문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을 만난 적이 있지만 김 위원장 집권 후에는 북한을 방문한 적은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방중 당시 시 주석에게 공식 초청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동지께서는 습근평 동지가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식방문하실 것을 초청하셨으며 습근평 동지는 초청을 쾌히 수락하고 그에 대한 계획을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전통 우방인 북한을 선제적으로 방문하는 것이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미국을 의식해 시 주석이 방북을 연기했었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는 시 주석이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재확인하고 북한도 중국과 우호를 과시하면서 북미 혹은 남북 대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홈런왕’ 베이비 루스 유니폼, 무려 67억원 낙찰…역대 최고가

    ‘홈런왕’ 베이비 루스 유니폼, 무려 67억원 낙찰…역대 최고가

    프로야구 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불리는 홈런왕 베이비 루스(1895-1948)의 유니폼이 경매에 나와 스포츠 기념품 역대 최고가인 무려 67억원에 낙찰됐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등 현지언론은 15일 뉴욕에서 열린 경매에서 루스의 뉴욕양키스 저지가 564만 달러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양키스의 이름이 선명하게 박혀있는 이 저지는 루스가 프로야구 경력 후반부인 1928~1930년 사이 입었던 옷이다. 루스의 후손들이 지금까지 보관해오다 이번 경매에 가족사진, 1934년 루스가 일본 여행시 들고간 여행가방 등과 함께 경매에 나왔다. 경매를 주관한 헌트 옥션의 회장 데이비드 헌터는 "베이비 루스가 야구와 미국 대중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다른 어떤 인물과도 비교할 수 없다"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기록적인 가격이 나왔지만 그의 신화적인 위상을 고려할 때 전혀 놀랍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낙찰가는 스포츠 기념품 경매 역사상 최고가다. 종전 기록은 역시 루스가 입었던 양키스 저지로 2012년 440만 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한편 미국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루스는 볼티모어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쳐 뉴욕 양키스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통산 2503게임에 출전해 714개의 홈런, 장타율 6할 9푼, 통산타율 3할 4푼 2리를 기록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침마당’ 양선화 변호사 누구? “꿈은 이루어진다”

    ‘아침마당’ 양선화 변호사 누구? “꿈은 이루어진다”

    ‘아침마당’ 양선화 변호사가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17일 오전 방송된 KBS1 ‘아침마당’의 ‘명불허전’ 코너는 ‘스타 변호사들이 사는 법’으로 꾸며졌다. 이날 게스트로는 손정혜 양선화 이인철 장천 한승훈 김광삼이 출연했다. 먼저 ‘법조계 소통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들고나온 손정혜 변호사는 “방송에 많이 나오다 보니 방송인인지 법조인인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다들 본업을 포기한 줄 알지만 투잡으로 법정과 생방송을 넘나들고 있는 워킹맘”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타이틀을 들고 나온 양선화 변호사는 법조계 성공신화의 인물이다. 양 변호사는 가난했던 어린시절 단칸방에 살며 오빠들과 신문 배달을 하고 여상을 졸업했다. 여상 졸업 후 변호사 사무실에서 업무보조로 7년간 일했다. 사법고시에 뜻을 두고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에 진학, 졸업 후에는 고시에 매달렸다. 그리고 7년 만에 합격했다. 손정혜 변호사는 1982년생으로 38살이다. 30대의 젊은 여성 변호사로 이혼, 가정법률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희대를 졸업해 47회 사법고시를 1차와 2차를 한꺼번에 합격할 정도의 수재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홈런왕’ 베이브 루스 유니폼 67억원…기존 보유한 스포츠용품 기록 경신

    ‘홈런왕’ 베이브 루스 유니폼 67억원…기존 보유한 스포츠용품 기록 경신

    한 세기가 넘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불멸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 유니폼이 스포츠용품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인 564만 달러(약 66억 8000만원)로 흥행 홈런을 쳤다. 16일 미 CNN 등에 따르면 루스가 192 8~1930년 뉴욕 양키스에서 입었던 유니폼이 종전 최고 스포츠용품 낙찰가였던 440만 달러(약 52억원)를 경신했다. 이 역시 2011년 팔린 루스의 1920년 유니폼이었다. 이번에 낙찰된 유니폼은 양키스 특유의 줄무늬가 없는 회색 바탕의 민무늬 유니폼으로 상의에는 ‘YANKEES’(양키스)란 구단 이름만 새겨졌다. 1920년대 후반부터 1930년까지 단기간 사용된 원정경기 유니폼이다. 루스는 1914~1935년 빅리그 22시즌 동안 홈런 714개를 남겼고, 4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 냈다. 데이비드 헌트 옥션 헌트 대표는 “루스가 야구와 미국 문화에 남긴 유산의 중요성은 누구와도 비교하기 어렵다”며 “그가 남긴 유품과 신화적 위상을 고려하면 낙찰가 신기록은 결코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지면 어때! 즐기면 돼”…애국가 떼창·격려 박수, 응원도 세대교체

    “지면 어때! 즐기면 돼”…애국가 떼창·격려 박수, 응원도 세대교체

    선수들 또래 1020 등 응원단 2만여명 몰려 ‘오!필승 코리아’ 따라부르며 태극기 응원 “첫 거리응원… 2002 경험 만들어줘 고마워” 우크라에 역전골 허용땐 탄식도 흘렀지만 야유보단 박수… 승패 대신 축제 함께 즐겨16일 새벽 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서늘한 밤공기를 가르는 거대한 ‘애국가 떼창’이 울려퍼졌다. “여러분 함께 크게 불러주세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이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이날 그곳에서 7854㎞ 떨어진 월드컵경기장에는 대표팀 또래의 10대와 20대 등 2만여명의 응원단이 12번째 선수가 돼 대형 스크린을 바라보며 떼창과 함성으로 응원전을 펼쳤다. 다채로운 크기의 태극기와 반짝이는 LED 머리띠, 부부젤라를 부는 응원 소음은 월드컵 경기장을 후끈 달궜다. 고교생 지용범(18)군은 “집에서 TV 중계를 볼 수도 있지만, 선수들이 실제 뛰는 현장의 열기를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었다”며 경기 내내 열정적으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또 다른 고교생 전준(18)군은 “태어나 처음으로 거리 응원에 나왔다”면서 “성인 월드컵에서도 못해 본 귀한 경험을 내 또래 친구들이 만들어줘 고맙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1999년생 맏형 조영욱부터 2001년생 막내 이강인이 처음 경험하는 FIFA 주관 대회 결승인 것처럼 대표팀 또래 응원단들에게도 처음 경험해보는 경사였다.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전 국민이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던 2002 한일월드컵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경기장에 가득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말로만 듣던 10·20대에게는 직접 겪는 ‘결승 신화’였다. 월드컵경기장은 3시간 전부터 관중의 함성으로 들썩였다. 트랜스픽션 등 밴드들의 무대에 이어 단체 응원을 주도한 ‘붉은 악마’가 응원가와 응원구호를 안내했다. U20 대표팀 세대에는 다소 낯선 응원가인 ‘아리랑’과 ‘오 필승 코리아’를 경기 내내 목이 쉴 정도로 불렀다. 경기 시작 전 스크린에 대표선수들의 모습이 잡히자 응원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순간 대형 태극기가 관중석을 덮으며 벅찬 감동을 안겼다. 이날 애국가는 남자 축구사상 결승 무대에서 처음 울려 퍼지는 것이었다. 전반 초반 이강인의 페널티킥이 성공한 순간 엄청난 환호성이 터졌다. 전반 동점골과 후반 2골이 터지면서 우리 대표팀이 수세에 몰릴 때는 무거운 탄식이 응원석에 짙게 드리웠다. 우리 선수들의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열광하며 마음을 졸였고 경기 종료 후에는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직장인 김유림(25)씨는 “계속된 경기 일정으로 선수들의 지친 모습이 눈에 보였고 득점 기회를 여러 번 놓친 게 너무 아쉽다”면서도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고 이강인 선수가 골든볼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세계 최강 독일을 꺾은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때마다 새로운 세대가 등장해 역사를 만들었고 한국 축구의 주역으로 벅찬 감동을 전했다. 한모(32)씨는 “이번 U20 대표팀의 기적같은 여정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12명 배출 K리그 유스·맞춤형 전술의 힘…이젠 소속팀 생존경쟁 넘어라

    12명 배출 K리그 유스·맞춤형 전술의 힘…이젠 소속팀 생존경쟁 넘어라

    “정정용 감독 발견, 이강인보다 더 큰 수확” K리그 소속 선수도 15명… 시스템이 한몫 주전 기회부터 잡아야 A대표팀 성장 가능16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일궈낸 준우승은 한국 축구의 미래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정정용식 리더십’이 돋보인다. 21명의 대표팀을 ‘원팀’으로 묶고 목표를 부여한 것은 그의 몫이었다.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이강인(18·발렌시아)이지만 한국 축구 전체를 놓고 보면 오히려 정 감독을 발견한 것이 최대 수확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는 지난 12년 동안 줄곧 14세 이하(U14) 팀을 시작으로 유소년 전문 지도자로 성장했다. 7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수들에게 펼쳐보였던 ‘전술 노트’는 그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는 꾸준히 준비해온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이라는 토대, 그리고 K리그에서 쌓은 경험이 있기에 가능했다. 대표팀 선수 21명 가운데 K리그 소속이 15명, K리그 유스 출신은 12명이다. 대부분이 K리그와 유스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셈이다. 이번 대표팀은 작은 K리그나 다름없다. 현재 K리그는 모든 구단에 유소년 클럽 18세팀, 15세팀, 12세팀 운영을 의무화하고 있다. 2019시즌 K리그1 각 팀별 유스 출신 선수 비율은 약 32%(149명)다. K리그2는 26%(95명)다. 2골 4도움으로 이번 대회 ‘골든볼’ 트로피를 들어올린 이강인은 그중에서도 ‘군계일학’이었다. 박문성 전 SBS 해설위원은 “이강인은 확실히 기존 한국 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이라면서 “외국 선수와 비교하자면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나 메수트 외질(아스널) 같은 유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 축구의 ‘황금 세대’로 진화한 정정용호 태극전사들은 U23 대표팀과 A대표팀의 ‘밑바탕’으로 더 튼튼히 성장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역대 U20 월드컵에 나선 선수들 가운데 최고의 황금 세대로 손꼽힌 대표팀은 2009년 이집트 대회에서 8강까지 진출한 ‘홍명보호’가 대표적이다. 당시 맹활약한 김승규(빗셀 고베), 김영권·오재석(이상 감바 오사카), 홍정호(전북), 김보경(울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윤석영(강원) 등이 A대표팀으로 성장했다. 반면 2013년 터키 대회에 나서 8강 진출을 재현한 선수들은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사실상 권창훈(디종)을 제외하면 A대표팀까지 성장한 선수가 별로 없다. 이 때문에 정정용호의 태극전사들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막내형’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강인과 조영욱, 김정민(리퍼링)은 이미 A대표팀 소집 경험이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생존경쟁을 이겨내는 게 급선무다. 이제 20살에 불과한 나이인 만큼 소속팀에서 뛸 기회를 잡지 못하면 U23 대표팀은 물론 A대표팀에 뽑힐 가능성마저 사라지게 된다. 이들은 이제 소속팀에서 피 말리는 생존경쟁을 이겨내며 더 큰 미래를 위해 땀 흘려야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넘치는 흥, U20 즐겼다…긍정 DNA의 ‘황금세대’

    넘치는 흥, U20 즐겼다…긍정 DNA의 ‘황금세대’

    의무감·성적 압박 등 기존 축구 탈피 정정용호 21명 ‘원팀’ 정신으로 똘똘 이강인, 메시 후 14년만에 18세 골든볼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은 교체로 들어간 차두리를 향해 큰소리로 “경기를 즐겨라”고 외쳤다. 즐겁게 경기하는 것이야말로 강팀의 조건임을 환기시키는 장면이었다. 사실 한국 축구는 즐거움보다는 의무감과 헌신, 성적이라는 압박에 눌려 있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16일 폴란드 우치에서 끝난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을 치른 나이 어린 대표팀은 축구 자체를 즐겼다. 그라운드에서는 맹수였지만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는 케이팝 ‘떼창’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젊은 청춘들이 만들어 낸 흥겨운 축구였다. 긴장을 조금도 풀 수 없던 시간, 하프타임 때 몸을 풀다가도 골 세리머니를 연습할 정도로 밝고 긍정적인 선수들이었다. 즐기는 축구가 가져다준 결과는 명확하고 달콤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어린 태극전사들이 U20 월드컵 결승 무대에서 후회 없는 일전을 벌였다. 대표팀은 ‘막내형’ 이강인(발렌시아CF)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우크라이나에 전후반 세 골을 내주며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이들은 2002년 ‘형님 대표팀’의 ‘4강 신화’를 뛰어넘는 성적으로 우리 축구사를 새로 썼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가 주관한 국제대회 결승에 진출한 데 이어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는 ‘골든볼’ 수상 선수까지 배출했다. 이강인은 2005년 대회 수상자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에 이어 14년 만에 18세 나이로 골든볼의 주인공이 됐다. U20 대표팀은 지난달 24일 대장정에 나설 때만 해도 ‘골짜기 세대’로 불렸다. 이강인을 제외하면 20명 모두 기량이 부족하다고 폄하됐다. 모두가 염려했다.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 조별리그 1차전 패전은 이들의 한계를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이들은 경기를 즐기면서 ‘원팀’의 모습을 갖춰갔다. 하나가 돼 그라운드를 내달리고 포효하며 강호들을 차례로 넘어 결승에 올랐다. 막상 열어보니 정정용호의 스물 한 명 대표팀은 한국 축구를 떠받치고 이끌어 나갈 ‘황금세대’였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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