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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관대작 집이었다는데… 옹기종기 한옥은 ‘조선 건축왕’ 항일의 상징

    고관대작 집이었다는데… 옹기종기 한옥은 ‘조선 건축왕’ 항일의 상징

    호기심이 없으면 질문이 없고, 질문이 없으면 새로운 발견도 있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낯익은 것을 낯설게 보기 위한 시도는 새로운 앎과 그걸 통한 성찰의 필수 조건이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0회 ‘삼청동’ 편이 지난 1일 삼청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번 투어는 잘 알려진 곳을 대상으로 했다. 지극히 평범하기에 그래서 더 놀라운 발견이 가능한 곳, 굳이 서울 사람이 아니어도 모르는 이 없는 서울 북촌이 이번 대상지였다. 맹사성 대감의 집터를 포함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한옥 등 조선 시대의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전통문화를 이어 왔다고 알려진 서울 북촌. 과연 북촌은 그렇기만 한 곳일까.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한 이번 투어는 이동은 최소화하되 공간의 맥락은 조금 더 깊게 살펴볼 수 있도록 코스를 잡았다. 시작점은 북촌의 터줏대감 격인 정독도서관. 유심히 살펴보면 현관에 한자로 ‘正讀圖書館’(정독도서관)이라고 걸려 있는 글씨체가 어딘가 낯익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이다. 놀랍게도 서울도시계획의 대전환과 관련 있는 흔적이다. 1968년은 그야말로 남북 갈등의 최정점을 찍던 해였다. 그해 1월 21일 김신조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북한 특수부대가 청와대 초입까지 잠입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바로 이틀 뒤엔 원산 앞바다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와 북한군 간에 교전이 벌어진 끝에 1명의 사망자를 포함한 83명의 승조원 모두가 납치돼 끌려가는 사건이 벌어졌다. 더욱이 그해 말에는 울진과 삼척에 100명이 훌쩍 넘는 무장 공비가 들어와 쑥대밭을 만들어 버리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남북 충돌이 전방만이 아니라 청와대 앞에서, 그리고 경북 지역에서까지, 심지어 미군과의 사이에서도 벌어진 것이었다.●美 남북 충돌에 무관심… 자력갱생 계기로 문제는 미국의 반응이었다. 당시 한국은 미국을 위해 연인원 30만명이 넘는 장병을 베트남에 파병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은 한반도에서 벌어지던 이 극한 대결의 순간에 별다른 제스처를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었는데 주요 쟁점이 베트남전에서 가능하면 빨리 발을 빼는 것이었다. 베트남전 조기 종식을 내걸고 당선된 리처드 닉슨 입장에서는 유권자들의 의지를 거슬러 섣불리 확전을 결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박정희 정권을 비롯해 한국민들은 국제 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1968년이면 6·25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15년 정도밖에 안 됐을 때다. 서울 시민의 뇌리에 각인돼 있던 전쟁의 기억 중 가장 강렬했던 것은 도강할 수단이 만만치 않다 보니 피난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던 현실이었다. 그런 면에서 1968년에 연이어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은 시민사회에 분노와 함께 공포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시작한 것은 행여 있을지 모를 전쟁과 피난에 대비해 서울 인구의 상당수를 미리 한강 이남으로 분산시키는 것. 당시 영동지구라 불렀던 지금의 강남 개발의 서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다만 문제는 누구도 강남 이주를 원치 않았던 데 있었다. 개발 도상에 있던 나라의 특성상 중산층을 중심으로 자녀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마련해 주기를 염원하고 있었기에 명문고가 있는 강북을 떠나 강남으로 이주하기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바로 그때 나선 게 박 전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와 서울시였다. 당시 최고의 명문고로 이름 높았던 경기고 관계자들을 설득해 지금의 강남구 삼성동으로 옮겨 가는 데 동의를 얻어 냈고, 이후 휘문고와 서울고를 비롯한 명문고들이 강남 일대로 이전해 가게 된다. 그 뒤 벌어진 것은 누구나 아는 이른바 ‘말죽거리 신화’. 한국 사회가 걸어온 남북 대결의 역사를 소리 없이 웅변하는 증거물인 정독도서관이 바로 옛 경기고의 본관 건물이고, 그런 공간이기에 박 전 대통령의 글씨가 남은 것이다. 서울의 경우 평균적으로 지가가 높은 강남과 목동 등이 기본적으로는 학군의 문제와 직결돼 있는 듯하지만, 동시에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에서도 자유롭지 않음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다.●1968년 김신조 트라우마로 생긴 연막탄 지주 정독도서관에서 발걸음을 조금 옮기면 또 다른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삼청로를 건너 팔판길 16과 30, 31을 연이어 지나다 보면 전봇대처럼 보이지만 전봇대는 아닌 구조물을 만나게 된다. 북촌과 청운동 등 청와대 주변 골목 사이에 있는 연막탄 지주들이다. 대통령 경호와 청와대 경비를 위해 낮에는 연막탄 발사대 지주로, 밤에는 조명탄 발사대 지주로 이용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물들이다. 총 68개의 연막탄 지주가 확인됐는데 그중 북촌 일대에 산재한 12개의 지주가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됐다. 물론 1968년의 트라우마가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혈맹이라고 늘 혈맹일 수 없음을 인식한 한국은 스스로 힘으로 일어서야 했고, 그 과정에서 장교들을 양성하기 위해 제2, 제3사관학교를 개교했고, 후방에서의 군사적인 대응을 위해 제대한 군인들에게 지역 방위를 맡기는 향토예비군을 창설했다. 여성들을 중심으로 반상회를 조직했으며, 교련이란 이름의 교과목을 만들어 학생들도 전쟁에 대비하게 했다. 평상시에는 차량 소통의 목적으로 쓰지만, 유사시엔 각각 십수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공호 성격의 남산 1, 2호 터널을 팠고, 북쪽 주요 교통로와 하천에 대전차장애물을 설치했으며, 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해 직접 신무기 개발에 나섰다. 남북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언제 벌어져도 하등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준비한 응전의 증거물들이 북촌 한옥마을 사이사이에 박혀 있을 줄이야. 낯익은 것을 낯설게 보려 할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발견들이다. 그러고 보면 북촌의 한옥도 자세히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몇 안 되는 한옥을 제외한 한옥들이 너무나 비좁아 보이지는 않는가. 북촌로5나길 84 정도의 위치에 서서 한옥 지붕들을 조망하거나 한옥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 보면 그야말로 다닥다닥 옹기종기 밀집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고관대작의 주거지로 이름 높았던 북촌이라고 들었는데 그들이 살았던 한옥이 이렇게 작다? 사실 북촌뿐만 아니라 서울 시내 한옥 대부분은 근대의 유산들이다. 북촌로11가길 41 일대를 비롯해 계동길 100-8 일대의 한옥 밀집 지역이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돼 있는데, 이들 역시 일제강점기였던 1930~40년대의 한옥들이다. 물론 일제강점기의 한옥이라고 해서 중요성이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통의 멋스러움과 근대적인 재료와 기능이 결합해 탄생한 새로운 양식으로서 의미가 있다. 나아가 한옥이 이렇게 작아진 연유를 알게 되면 오히려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애초 대형 한옥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 북촌에 이렇게 작은 한옥들이 많아진 것은 정세권(1888~1965)이라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내린 고민의 결과다. 그는 단순히 사업 수완만 좋았던 게 아니라 물산장려운동에 앞장서고 조선어학회에 건물을 지어 기부하는 등 민족정신도 지닌 인물이었다. 그에게 걱정은 대대로 조선인들의 공간이었던 북촌에까지 일본인들의 주거지가 확장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거대 한옥 부지를 사들여 필지를 쪼갠 뒤 상대적으로 빈약한 조선인의 경제력으로도 살 수 있는 소형 한옥을 지어 파는 것이었다. 그 노력의 흔적이 북촌 일대를 포함해 익선동과 성북동, 창신동, 행당동, 왕십리 등 서울 전역에 펼쳐져 있는 근대식 한옥들이다.●1987년 6·10 민주항쟁으로 헌법재판소 탄생 이번 투어의 종착점은 대통령 탄핵 사건을 거친 뒤 한국인이라면 그 존재를 모르는 이가 없을 헌법재판소였다. 과연 지극히 현대적인 건물이자 기관인 헌재가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된 까닭은 무엇일까. 한국은 광복 이래 삼권 분립을 한다고는 했으나 늘 대통령에 의한 독재가 횡행했던 게 사실이다. 남북 분단의 상황에서 늘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힘이 쏠렸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독재 정권에 힘없이 협조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이승만과 박정희 독재를 거쳐 전두환 정권에 이르기까지 인권 신장과 개인의 자유 증진을 위한 민주화운동이 한시도 멈춘 적이 없었다. 그렇게 피나는 노력의 결과 결국 1987년 6·10민주항쟁을 통해 쟁취해 낸 게 지금의 헌법이다. 또 그 헌법을 토대로 법치주의를 실현해 나가며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을 최종적으로 견제하고 심판하기 위한 기구로서 출범시킨 게 헌재였다. 광복 후 남북 분단이라는 뜻하지 않은 상황이 잉태한 부조리들 속에서 각종 모순을 극복하고자 쉼 없이 달려온 지난 70여년…. 보통 역사 답사를 위해 헌재를 찾을 때면 재동 백송에 시선을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의 오늘과 내일의 민주주의와 관련해 헌재가 갖는 의미를 이해한다면 북촌 투어의 마지막 방문지로 삼을 만하지 않을까. 일상에 매몰되면 내 일상 그 이상도 이하도 보이지 않는다. 또 낯익은 것을 낯익게만 대하면 그 어떤 새로운 지식과 성찰도 불가능하다. 휴가철이라고 해서 꼭 멀리 떠날 게 아니라 내게 익숙했던 공간을 낯선 시각으로 보려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동안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고민과 숙고의 순간을 맞이한다면 그만큼 훌륭한 여행도 없을 듯싶다. 글 권기봉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11회 서울의 영화(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 ●출발 일시: 8월 8일 오전 10시 마로니에공원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동대문 약국에서 글로벌 기업 신화 ‘제약업계 큰 별’ 임성기 회장 하늘로

    동대문 약국에서 글로벌 기업 신화 ‘제약업계 큰 별’ 임성기 회장 하늘로

    한국 제약업계의 ‘큰 별’인 한미약품그룹의 임성기 회장이 2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80세. 경기 김포 출신인 임 회장은 통진고등학교와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서울 동대문에서 ‘임성기 약국’을 차렸다. 1973년 ‘임성기 제약’을 설립하고 그해 회사 이름을 한미약품으로 바꾼 뒤 현재에 이른다. 임 회장은 성장 가능성이 큰 후보물질에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감행하는 경영 방식으로 회사를 성장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최대 20%를 혁신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20년간 R&D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평소 “R&D 없는 제약기업은 죽은 기업, R&D는 나의 목숨과도 같다”는 신념을 갖고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창사 이래 첫 적자까지 경험하면서도 임 회장은 R&D 투자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후 2015년 한 해에만 총 7건의 대형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글로벌 제약기업에 잇달아 성사시키면서 한국을 제약 강국 반열에 올렸다. 이듬해 2800여 직원에게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씨와 아들 임종윤·임종훈씨, 딸 임주현씨가 있다. 장남인 임종윤씨는 현재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임 회장의 후계자로 일찌감치 지목돼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른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이다. 유족 측은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시진핑 지시에 거역한 죄?…중국 고위 관리 ‘사형 집행유예’ 선고

    시진핑 지시에 거역한 죄?…중국 고위 관리 ‘사형 집행유예’ 선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를 거부했던 고위 관리가 뇌물 수수 혐의로 감형을 전제로 한 사형을 선고받았다. 자오정융 전 산시성 당 서기는 31일 톈진시 제1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1심 공개재판에서 7억 1700만위안(약 122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사형 집행유예 2년은 사형을 2년간 연기한 뒤 무기징역 등으로 감형해줄 수 있는 중국의 독특한 제도다. 재판부는 자오 전 서기의 정치적 권리를 종신 박탈하고 전 재산을 몰수하는 한편, 2년이 지나 무기징역이 된 뒤 감형 및 석방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자오 전 서기는 2003~2018년 산시성 성장과 서기 등을 역임하며 직위를 이용해 프로젝트 및 인사에 개입해 금품을 받은 혐의 등을 받아왔다. 특히 그는 시진핑 주석이 2014년 5월부터 6차례에 걸쳐 ‘자연보호구역에 불법으로 지은 고급 별장을 철거하라’고 내린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월 낙마해 재판을 받아 왔는데, 당시 일각에서는 그가 표면적으로 부패 혐의로 기소됐지만 시진핑 주석의 지시를 거역했다가 숙청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석구 전 스타벅스 대표, SI 자주 사업부문 신임 사장에 낙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주사업부문 대표이사 사장에 이석구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선임한다고 31일 밝혔다. 이 신임 사장은 스타벅스코리아를 11년간 운영하며 ‘스타벅스 성공 신화’를 쓴 전문경영인으로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경영관리실 이사보, 본사사업지원담당 이사 등 거쳐 1999년 신세계백화점으로 건너와 이마트부문 지원본부 부사장, 조선호텔 대표이사,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주사업부문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 신임 사장을 전격 영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이석구 신임 사장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로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끈 인물”이라며 “자주 사업을 또 하나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진보 경제학자 “1가구 1주택 세금면제 환상 버려야”

    진보 경제학자 “1가구 1주택 세금면제 환상 버려야”

    “문 정부, 종합부동산세 트라우마 버려야” 진보 경제학자인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29일 창작과비평 논평을 통해 1가구 1주택에 대한 세금면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금융위원회 해체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진보적인 관점에서의 제안을 내놓고 있는데 일단 현재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비판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깨뜨리고, 국민의 부동산 과다 보유를 막을 수 있는 ‘단 하나의 비책’으로 소득이 아니라 재산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가구 일주택은 세금 면제’라는 환상을 확실하게 버려 일가구 일주택 보유자라도 주택의 가치가 높다면 재산이 많은 것이고 그렇다면 세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소득이 아니라 재산에 과세하는 방식을 택하면 조기 증여나 위장 이혼을 해도 소용없고, ‘똘똘한 한채’를 통한 부동산투기 유인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지금은 소득 창출이 부진하고, 흙수저가 열심히 일해서 연봉 1억 소득자가 되면 이를 소득세로 뺏어가지만 금수저가 할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아파트로 투기 이익을 얻는 것은 그대로 용인하는 세상”이라고 설명했다. “1억 연봉 흙수저는 소득세 내고, 금수저 상속 아파트는 인정” 따라서 상속받은 아파트에 과세를 강화하고 반대로 소득세는 조금 더 깎아주어 흙수저도 재산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은 정책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설계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2017년 8월 3일 부동산 대책에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강화 정책을 제외하면서 “양도세는 발생한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이고 보유세는 정규소득에서 낸다. 따라서 조세 저항이 더 심한 것은 분명하다”거나, “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세금에 대해서 먼저 손을 대거나 누진구조에 변화를 준다면 상당한 서민들의 우려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전 교수는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요인을 꼽으며 주택 구입시 내야 하는 취득세는 정상적인 주택 거래행위도 위축시키며, 보유세 중과는 소위 ‘똘똘한 한채’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시킨다고 분석했다. 똘똘한 한채의 대명사는 서울 강남 3구 지역의 아파트로 단순하게 일가구 다주택 규제만 강화하면 강남3구의 대형 평형 아파트에 대한 투기적 수요만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이 드라마에 그 꽃이 등장한 이유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이 드라마에 그 꽃이 등장한 이유

    인류는 식물을 소재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즐겨 왔다. 이것은 인류보다 오래 살아온 자연물에 대한 숭배와 미지의 대상을 향한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우리나라 전설 속에 등장하는 식물 이야기는 식물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은 아닐지언정 우리가 식물을 더 오래도록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식물을 선물할 때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롯된 ‘꽃말’을 찾고, 유적지의 오래된 나무에 대한 전설을 경청하듯 말이다. 이제 사람들은 드라마와 영화, 웹툰과 같은 현대판 이야기 콘텐츠에 식물을 담아낸다. 특히 드라마는 일상을 가장 밀접하게 재현해 식물 문화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매개가 되기도 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식물을 통해 식물 문화 흐름을 연구한 논문도 발표된 바 있다. 1990년대 드라마 속 난과 소철, 2020년대 율마와 마리모를 통해 우리 곁 식물종의 변화를 알 수 있다. 1990년대 드라마 재벌 회장의 집무실에 있던 소나무 분재부터 2020년 관엽식물 분화 변화까지 우리가 원예를 즐기는 형태의 흐름도 엿볼 수 있다. 요즘 식물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많아지면서 식물이 있는 식물원, 수목원의 장소 협찬도 잦아졌다. 최근 다녀온 경기도의 한 수목원 정문 앞에는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사립 식물원은 관람객을 유치해야만 운영이 가능하기에 드라마를 통한 홍보를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건 드라마 때문에 식물원을 찾을지라도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식물 문화를 경험토록 한다는 데에 있다. 드라마에서 식물의 역할은 대개 정해져 있다. 아름다운 영상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등장하는 식물에 내포된 의미를 유추해 결말을 예상토록 하며, 보다 개연성 있고 풍부한 줄거리를 만든다. 식물을 선물한 상대를 떠올리게 하거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가 된다. 가끔 웹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식물 이름이 순위권에 오를 때가 있는데, 이건 어김없이 방송 중인 드라마에 해당 식물이 등장한 거다. 드라마에 나오는 순간 식물은 대중에게 알려지고, 드라마 속 이야기는 그 식물 이야기로 기억된다. 지난해 사랑받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 동백은 동백나무의 속명이자 영명인 ‘까멜리아’라 이름 붙은 가게를 운영했다. 동백나무는 다른 식물들이 동면에 들어가는 겨울에도 푸른 잎을 띠는 늘푸른나무이며, 미혼모인 동백은 주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런 동백나무가 추운 겨울 화려한 꽃을 피우듯 동백은 결국 편견을 이겨내고 웃음을 찾는다.‘어쩌다 발견한 하루’에는 여름을 대표하는 꽃, 능소화가 등장한다. 판타지물로서 내내 청량함과 신비로운 분위기가 지속되는 건 드라마의 계절이 여름인 이유가 큰데, 이 여름 풍경의 중심에는 능소화가 있다. 주인공이 처음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 모든 순간 그들 곁에는 붉은 능소화가 보인다. 이 드라마에서 능소화는 장면을 화사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계절의 아련한 기억까지로 확장시킨다.‘호텔 델루나’의 주인공 만월은 다른 주인공 찬성에게 매년 달맞이꽃 화분을 보낸다. 달맞이꽃은 다른 식물들과 최대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밤에 꽃을 피워 곤충을 불러들이도록 진화했다. 이 특성은 긴 시간 살아오며 지칠 대로 지친 만월의 표정과 꼭 닮았다. 달맞이꽃은 만월과 정체성을 같이한다.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만 해도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나무와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능소화, ‘호텔 델루나’의 달맞이꽃과 ‘사랑의 불시착’의 방울토마토 그리고 ‘남자친구’의 율마까지. 이들 드라마에는 모두 식물이 주요 소재로 등장했다. 우리나라에 식물 문화가 확산될수록 식물이 주 소재로 등장하는 드라마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자연을 오래도록 탐구해 온 유럽의 소설과 영화 속에서 식물은 자연물로서의 상징에서 더 나아가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이끄는 소재가 되기도 한다. 로맨스에 장미가 등장한다는 것은, 곧 주인공이 장미 가시에 찔리고 무뚝뚝한 성품의 다른 등장인물이 주인공이 흘리는 손의 피를 거침없이 입으로 빨아 주면서 그런 의외의 모습에 주인공의 사랑이 시작된다는 전형적인 전개를 예상하게 한다. 이는 결국 작가와 시청자 모두가 장미라는 식물의 특성, 줄기에 있는 뾰족한 가시의 존재와 그 위험성을 알고 있기에 펼칠 수 있고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우리 모두는 자연의 일부이며, 우리 곁의 생물에 대해 더 친밀하고 깊숙이 탐구할수록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 또한 더욱 심도 있고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작가 혼자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드라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中 수문 붕괴 대비해 중장비 수십대 동원 제방 쌓기

    中 수문 붕괴 대비해 중장비 수십대 동원 제방 쌓기

    중국 안후이성 잉상현의 다자이 호수에서 28일(현지시간) 폭우로 인해 수문이 붕괴될 경우를 대비해 중장비 수십대가 동원돼 임시 제방을 쌓는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 남부 지방에서 두 달 가까이 계속된 폭우로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인 싼샤댐이 붕괴설에 휘말린 가운데 한국 인구보다 많은 5500만여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잉상현 신화 연합뉴스
  • ‘푹’ 꺼진 땅에 2명 추락 …中 홍수에 거대 싱크홀 사고(영상)

    ‘푹’ 꺼진 땅에 2명 추락 …中 홍수에 거대 싱크홀 사고(영상)

    최근 중국 곳곳에서 홍수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충칭시에서 인도를 걷던 시민들이 갑자기 생긴 대형 싱크홀 아래로 추락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9일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전날 오후 충칭시 우룽 지역의 한 도로에서 커다란 싱크홀이 생겼다. 당시 상황이 찍힌 CCTV 영상을 보면 차도 옆 인도를 걸어가던 2명의 여성이 갑자기 생긴 대형 싱크홀에 빠지는 순간이 생생히 담겼다. 싱크홀은 칼로 자른 듯 차도와 인도 사이를 정확히 갈라놓았고, 인도 가장자리에 설치된 철제 담장과 그 너머에 심어진 나무들까지 한꺼번에 땅 속으로 쑥 꺼져 버렸다. 두 여성은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은 초기 조사 결과 강한 비로 인한 산사태로 싱크홀이 생긴 것으로 파악했다.이번 사건은 창장(양쯔강) 일대 홍수가 두 달째 이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충칭에 폭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저지대 곳곳이 불어난 강물에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4300여명의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최고경영자 결단이 사업 성패 갈랐다” 반도체 주역 권오현 ‘총수 역할론’ 강조

    “최고경영자 결단이 사업 성패 갈랐다” 반도체 주역 권오현 ‘총수 역할론’ 강조

    “위험한 순간에도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최고경영진의 리더십이 사업 성패를 갈랐다.” 35년간 삼성맨으로 일하며 ‘반도체 신화’를 이끈 권오현(68)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총수 역할론’을 강조했다. 28일 오전 기흥·화성 등 삼성전자 전 사업장에서 방송된 사내 방송 인터뷰에서다. 1992년 8월 1일 삼성전자가 64메가 D램 시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지 28주년을 맞아 ‘64메가 D램 개발 주역, 권오현 상임고문을 만나다: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이란 제목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당시 개발 팀장이었던 권 고문은 삼성 반도체 사업이 성공한 이유로 총수의 결단과 헌신을 꼽았다. 그는 “당시에는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 같은 일이었다”며 “반도체 사업은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투자 규모도 커 위험이 컸는데 1990년대 기술 수준은 높았으나 100% 전문경영인 시스템이던 일본이 빠른 결정을 못 해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반면 우리는 이병철 선대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결단과 헌신, 직원들의 노력으로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고 회고했다. 1992년 삼성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64메가 D램은 그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일구는 씨앗이 됐다.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첫 ‘월드베스트’(세계 1위) 제품이기도 했다. 이후 2020년 현재까지 삼성은 줄곧 D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권 고문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 질서를 주도하기 위한 과제로는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강조하며 3대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에 힘을 실어 줬다. 그는 “이 부회장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런 때, 어려운 시기일수록 제일 중요한 건 강력한 리더십”이라며 “저도 전문경영인 출신이지만 굉장한 적자, 불황 상황에서 ‘몇 조 투자하자’고 말하기 싶지 않다. 그런 면에서는 전문경영인과 최고경영자의 역할 정립과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포토] ‘이열치열’ 폭염에 일광욕

    [포토] ‘이열치열’ 폭염에 일광욕

    25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키칠라노 비치에서 시민들이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 [서울포토] 중국, 주중 미국 청두 총영사관 폐쇄 요구

    [서울포토] 중국, 주중 미국 청두 총영사관 폐쇄 요구

    청두(成都) 주재 미국 영사관에 폐쇄를 중국 외교부가 통보했다고 신화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외교부는 청두에 있는 미국 영사관의 설립과 운영에 대한 허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으며, 모든 사업과 활동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신화통신은 이에 대해서 지난 21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 폐쇄를 미국이 요구한 데 따른 보복 조치라고 설명했다 2020.7.24.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같은 생각, 같은 정책인데 집값이 잡히나/김경두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같은 생각, 같은 정책인데 집값이 잡히나/김경두 경제부장

    직장 상사 네 가지 유형 가운데 피하고 싶은 1순위는 ‘멍청한데 부지런한’ 상사일 것이다. 본인은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하지만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후배들이 나만큼 열심히 일을 안 해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탓한다. 이들의 갈굼으로 ‘에이스 후배’들마저 떠난다면 회사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하나를 더 꼽자면 ‘모르는데 신념으로 똘똘 뭉친’ 상사다. 대화나 설득이 안 통한다.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해도 ‘나를 따르라’고만 한다. 피아 구별도 철저해 생각이 다르면 다 적처럼 대한다. ‘이생집망’(이번 생에서 집 사기는 망했다) 현실에 열받은 2030세대들과 마지막으로 집 살 사다리를 걷어차인 4050세대들에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당국자들이 이러한 상사가 아닐까 싶다. 이들은 2006년과 2020년 두 차례나 집값 폭등으로 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고도 흔들리지 않는 고집불통을 보여 준다. 왜 집권 4년차 때마다 집값 폭등이 일어났는지 그 원인을 짚고 맞춤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소수의 투기 세력을 잡는 데 온 힘을 쏟는다. 집값을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 원리로 풀지 않고 정의 사회 구현 문제로 접근한다. 불로소득을 다 세금으로 거둬들여 상대적으로 배아픔이나 박탈감을 주지 않겠다는 건데 하나도 반갑지 않다. 이 정부 들어 남북한 경제력 차이만큼이나 서울 강남북과 서울·지방 간 집값이 벌어졌다. 투기 세력은 어느 정부 때나 있었다. 유독 두 정부에서만 왕성한 활동을 한 건 아닐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땐 되레 ‘빚을 내 집을 사라’고 투기를 부추겼다. 뉴타운 신화로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집권 기간 내내 집값 떠받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럼에도 주택 공급 과잉으로 3%(서울 아파트 중위값 기준)가량 떨어졌고 박근혜 정부 땐 29% 올랐다. 반면 ‘집값 잡는 데 자신 있다’던 문재인 정부에서는 52%나 치솟았다.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은 문재인 정부가 이런 성적표를 손에 쥔 건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서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이 모여 ‘같은 정책’을 썼는데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자고 나면 수천만원씩 올랐다는 2006년이나 ‘영끌 대출’로 패닉 바잉(공황 구매)에 나서는 2020년이 필연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6·17 부동산 대책은 이 정부의 부동산 철학을 날것 그대로 보여 준다. 다주택자들을 세금으로 겁박하고, 실수요자마저 잠재적 투기꾼으로 보고 대출 문턱을 올려놨다. 문제는 소수의 투기꾼을 잡자고 내 집 마련을 소망하는 대다수 서민의 꿈도 함께 짓밟아 버린 것이다. 은행 대출을 받아 17평에서 22평, 22평에서 25평, 25평에서 28평, 28평에서 32평으로 아파트 평수를 넓혀 가려는 평범한 소시민의 기회도 틀어막았다. 서민을 위한다는 이 정부가 현금 부자들에게 ‘내 세상’을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러니 ‘내로남불’인 다주택 고위 공직자들에게 분노의 화살이 쏟아질 수밖에. 흉흉한 민심 앞에서 “주택 공급 물량이 충분하다”는 정책 당국자들의 입은 쏙 들어갔다. 하지만 그린벨트 개발이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는 선택지에 없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정부가 한 방 먹이고 싶어 하는 다주택자나 강남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은 세금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견디면 오를 것이라는 카르텔을 깰 정도의 물량 폭탄을 떨어뜨려야 한다. 그럼 굳이 팔을 비틀지 않아도 자연스레 매물이 나온다. 23번째 대책이 중요한 이유다. 이번에도 기회를 놓친다면 국민들로부터 ‘모르는데 신념으로 똘똘 뭉친’ 당국자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golders@seoul.co.kr
  • [사진설명] 코로나에도 니스 해변 몰려든 피서객들본격…

    코로나에도 니스 해변 몰려든 피서객들본격 휴가철을 맞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니스 해변에 코로나19 감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피서객들이 나와 즐기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프랑스는 대중교통에 한정했던 마스크 의무 착용을 이번 주부터 상점·은행 등 공공장소 전체로 확대했다. 마스크 미착용자는 적발될 경우 135유로(약 18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니스 신화 연합뉴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진민퇴 공포’에 떨고 있는 중국 민간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국진민퇴 공포’에 떨고 있는 중국 민간기업들

    중국 민간기업들이 ‘국진민퇴(國進民退)의 공포’에 휩싸였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국경이 봉쇄돼 중국 경제가 악화일로를 걷는 바람에 경영난에 빠진 민간기업들이 유동성을 지원받는 대신 정부에 경영권을 빼앗겨 국유기업으로 문패를 바꿔 다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는 지난 17일 톈안차이찬(天安財産·자산)보험과 화샤런서우(華夏人壽·생명)보험, 톈안생명보험, 이안(易安)자산보험, 신스다이(新時代)신탁, 신화(新華)신탁 등 6개 금융사의 경영권을 접수해 관리한다고 밝혔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도 이날 신스다이증권과 궈성(國盛)증권, 궈성치화(期貨·선물) 등 3개사의 경영권 접수 관리 방침을 공고했다. 9개사의 주인이 하루 아침에 민간에서 정부로 바뀐 셈이다. 금융 당국은 “이들 회사가 실제 소유주의 지분 정보를 은폐하는 등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며 “고객과 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회의 공공이익을 위해 법률에 따라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설명했다.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財新)은 경영권을 박탈된 회사들의 자산 총액이 최소 1조 2000억 위안(약 205조 30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다. 올 들어 이미 40개사 이상의 민간기업이 국유기업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민간기업 사이에 ‘국진민퇴의 공포’로 떨고 있는 이유다. 국진민퇴는 민간기업 역할이 끝났으니 물러나고 국유기업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하이(上海)·선전(深圳)증시에 상장된 112개 기업의 최대 주주가 바뀌었고 이중 46개 민간기업의 주인은 국가로 변경됐다. 지난 2년 간 국유화된 민간기업(50곳)에 육박한다. 지난달에만 민간기업 16곳의 경영권이 국가로 넘어갔다.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관 폐쇄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드라마·영화사인 탕더잉스(唐德影視)의 경우 저장(浙江)성방송국에 최대 주주 자리를 내준 것이 대표적이다.올 들어 상장기업 주인이 민간에서 국가로 바뀐 사례가 급증한 것은 글로벌 경제 환경 악화 탓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교역량 위축 등으로 일부 상장사들, 특히 민영기업이 자금난에 빠져 부채 압력에 시달렸다. 채무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장사를 살리기 위해 국유기업이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공산당 중앙전면개혁심화위원회가 국유기업의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의 3개년 계획을 승인하면서 이를 부추겼다. 공산당의 이같은 결정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꾸준히 요구한 국유기업 지원 중단을 수용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책임론, 홍콩 문제, 위구르족 인권탄압 등을 놓고 미국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 강화를 통해 ‘자립경제’를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 속에 국유기업이 민간기업의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쑤페이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 공공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실적 악화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민간기업의 소유주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정부가 국유자본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중앙 및 지방정부 산하에 13만여 개의 국유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중국이동통신(CMCC) 등 가장 중요한 97개 대기업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國資委)가 직접 관리·감독한다. 금융 부문을 제외한 중국 국유기업의 자산 총액은 2018년 말 현재 210조 위안이다. 이중 80조 위안은 중앙정부가, 나머지는 지방정부가 관할한다. 공산당 지도부는 올해 초 국유기업이 중요한 경영상 결정과 핵심 간부 인사를 할 때 기업 내 당 조직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을 내놓아 국유기업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중국 국유기업의 시급한 과제는 수익성과 효율성 제고다. 국유기업은 지난해 1조 5000억 위안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그 수익률은 0.7%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민간 자본과 외국 자본을 국영기업에 끌어들이는 ‘혼합 소유제 개혁’ 등으로 국영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려고 애쓰지만 역부족이다. 반면 중국에서 민간기업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60%, 고용의 80%를 담당하며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 전체 상장기업 수의 60% 가량이 민간기업이다.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의 첨병 역할도 민간기업이 맡고 있다. 이런 마당에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진민퇴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국진민퇴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국진민퇴 논란은 2018년 9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당시 회장이 전격적으로 “1년 뒤 은퇴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마 회장의 갑작스런 퇴진 선언을 놓고 중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일었다.이후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安邦)보험 회장, 예젠밍(葉簡明) 화신(華信)에너지 창업자 등 굴지의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줄줄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시장에선 이들 기업이 국유은행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성장한 점을 감안할 때 태자당(당정군 고위관료 자제그룹)의 지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 ‘홍색귀족’으로 불리는 태자당을 등에 업은 이들 기업이 국유기업 자산을 헐값에 매입하고 민간기업을 강제로 인수해 덩치를 불리는 등 전횡을 일삼자 이들 기업에 칼날을 들이대게 됐다는 얘기다. 당시 반(反)중 성향의 홍콩 빈과일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안방보험과 화신에너지, 완다(萬達), 하이항(海航·HNA), 푸싱(復星), 밍톈(明天), 센추리(世紀金源) 등 태자당과 연루된 7개 그룹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문이 커지자 그해 말 시 주석이 직접 나서 “민간기업을 보호하고 성장을 지원하겠다”며 진화하며 국진민퇴 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유기업이 또다시 민간기업을 헐값에 사들이면서 민간경제가 위축되고 국유경제만 비대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정적제거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에 경영권이 바뀐 9개 회사는 부패 혐의로 중국 모처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샤오젠화(肖建華)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밍톈(明天)그룹 계열사라고 전했다. 샤오 회장은 복잡한 지분 거래를 통해 100여개 상장기업을 거느린 중국 재계의 거물이었다. 그가 성장한 배경에는 태자당 같은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그는 2017년 1월 휠체어를 타고 머리가 가려진 채 정체불명의 남자들에 의해 홍콩 호텔에서 어디론가 옮겨진 이후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고 중국 본토에서 뇌물 제공과 자금 세탁, 불법 대출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샤오 회장의 조사설은 그가 태자당과 연루돼 있기 때문에 타깃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이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들이댄 사정의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통해 샤오 회장이 금융계에 갖고 있는 영향력을 완전히 없애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SCMP는 앞서 샤오 회장이 자신은 뒤에 숨고 대리인들을 앞세워 직간접적으로 다수의 금융회사를 지배하는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으로 보고 우려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5월 유동성 위기에 몰린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의 바오상(包商)은행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조사 결과 샤오 회장이 이 은행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경영권을 박탈해 접수한 뒤 채무 조정과 증자 등 구조조정을 통해 바오상은행을 국유화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8월 14~23일 ‘2020 박물관·미술관 주간’

    8월 14~23일 ‘2020 박물관·미술관 주간’

    1960~1970년대 부산 지역에서 활동한 미술가들의 활동 무대를 찾아보고 보수동 책방골목을 누비고(‘부산 미술가의 서재’), 신사임당의 고향 강릉의 자연경관을 즐기고 자수도 배운다(‘뷰티풀 강릉, 뷰티풀 오감여행’).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다음달 14~23일을 ‘2020 박물관·미술관 주간’으로 정하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우선, 공모를 거쳐 선정한 수도권, 강원·충청권, 전라·제주권, 경상권 4개 권역 박물관·미술관이 지역 특색을 연계한 ‘주제가 있는 박물관·미술관 여행’ 프로그램 9개를 선보인다. ‘부산 미술가의 서재’, ‘뷰티풀 강릉, 뷰티풀 오감여행’과 함께 제주 곶자왈 숲 속 미술관을 외국인 친구와 함께 체험하는 ‘제주신화-곶자왈 판타지’,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함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는 ‘여수에서 고흥까지 백리섬 섬길 설화이야기’ 등이 열린다. 올해 세계 박물관·미술관 주제인 ‘다양성과 포용성’ 가치를 확산하고자 공모로 선정한 15개 박물관·미술관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을 주제로 한 각종 교육과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비대면 혹은 30명을 넘지 않는 소규모 모임 형태로 진행한다. 문체부는 위축된 관람 수요를 회복하기 위해 다음 달 중 할인쿠폰으로 박물관·미술관 전시 관람료를 지원한다. 자세한 프로그램과 일자별 주요 행사, 신청 등은 ‘2020 박물관·미술관 주간’ 공식 홈페이지(뮤지엄위크.kr)와 각 기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스텔스 기능에 전자파까지 완벽 차단 가능한 물질 나왔다

    [달콤한 사이언스] 스텔스 기능에 전자파까지 완벽 차단 가능한 물질 나왔다

    스텔스 기능에 전자파까지 완벽하게 차단, 흡수할 수 있는 소재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질구조제어센터,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미국 드렉셀대 재료과학과 공동연구팀은 기존 전자파 차폐 소재 한계를 극복한 초경량 전자파 차폐 및 흡수가 가능한 ‘맥신’ 소재 기술이 개발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24일자에 실렸다. 최근 전자통신 장비의 고도화, 고집적화 경향으로 가볍고 전자파 흡수성이 우수한 소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전자파 차폐나 흡수할 때 전기전도성이 우수한 금속소재가 많이 활용됐지만 고집적 전자통신 장치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고 전자파 반사특성이 강해 반사 유해전자기파로 인해 2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2016년에 금속보다 가볍고 저렴하고 다양한 형태의 표면에 코팅이 가능한 2차원 나노소재로 금속보다 전자파 차폐 성능이 우수한 세라믹 소재인 Ti3C2 맥신을 개발한 바 있다. 기존 맥신 소재는 금속보다 우수했지만 여전히 반사 유해 전자기파가 일부 발생해 연구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전자기파 반사를 최소화한 티타늄-탄소-질소 맥신화합물(Ti3CN)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Ti3CN 맥신은 이전 것보다 전자파 차단율이 더 우수하고 흡수율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머리카락 두께와 비슷한 약 40㎛(마이크로미터) 두께에서 116㏈(데시벨) 이상의 높은 전자파 차폐 성능을 확인했다. 구종민 KIST 물질구조제어센터장은 “이번에 활용된 맥신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합성 나노소재로 고집적 모바일 전자통신 기기의 전자파 차폐 소재는 물론 스텔스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재활용 명가’ 두산을 증명한 알칸타라

    ‘재활용 명가’ 두산을 증명한 알칸타라

    외국인 재활용의 명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이번 시즌에도 라울 알칸타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시즌 초반 다른 외국인 투수들에 가려 있던 알칸타라가 가장 먼저 10승에 도달하면서 그동안 다른 팀에서 외면받은 선수를 리그 최고 투수로 탈바꿈시켰던 두산의 재활용 성공 신화가 올해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알칸타라는 지난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다승 공동 선두이던 에릭 요키시와의 맞대결로 화제를 모았던 이날 경기는 두산이 6-1로 승리하면서 알칸타라가 10승 고지에 선착했다. 5월 평균자책점(ERA) 3.90, 6월 ERA 3.51의 성적을 남긴 알칸타라는 시즌 초반만 해도 요키시 등에 밀렸다. 그러나 7월 등판한 4경기에서 27이닝 동안 3점만 내주는 짠물 투구를 보여주는 등 뒤늦게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금까지 성적만 보면 kt 위즈로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kt에서 11승 11패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지만 재계약에 실패했고, kt는 알칸타라 대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영입했다. 그러나 현재 알칸타라는 10승 1패 ERA 2.89, 데스파이네는 6승 5패 ERA 4.63으로 희비가 엇갈린다. 몸값도 데스파이네 90만 달러, 알칸타라 70만 달러로 가성비 측면에서도 알칸타라가 우위다. 김태형 감독은 22일 “나도 감독인데 다른 팀에서 계약 안하는 선수를 데려와서 쓰고 싶은 마음은 없다. 쉽지는 않았던 결정”이라고 털어놨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알칸타라는 20승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두산은 이미 몇 차례 재활용 성공 사례를 만든 적이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골든글러브와 최우수선수(MVP)를 동시 수상하고 메이저리그로 재진출한 조시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이 있다. 그는 2015~201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지만 2017시즌 뒤 롯데와 협상이 결렬돼 두산으로 팀을 옮겨 2018년 15승, 2019년 20승을 거뒀다. 2000년대 초반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게리 레스, 다니엘 리오스도 두산의 재활용 성공 신화로 꼽힌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美 “지재권 보호”… 코로나 백신 해킹 시도 中에 초강수 보복

    美 “지재권 보호”… 코로나 백신 해킹 시도 中에 초강수 보복

    수교 이후 ‘1호 영사관’… 상징성 노린 듯AP “트럼프, 中협력자들에 공포감 조성”美국무부 “주재 외교관, 내정 간섭 말아야”中 “美, 일방적 정치 도발로 국제법 위반”미중 갈등이 외교 전면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이 텍사스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인 해커들이 미국의 주요 정보를 빼돌리려다가 체포돼 기소된 사건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 정부와의 연계 가능성을 의심해 보복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넓게 보면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중국 위구르족 탄압, 남중국해 문제 등을 빌미삼아 미 행정부가 사상 유례없는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는 데 이견이 없다. 22일 신화망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휴스턴을 비롯해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5곳에 중국 총영사관이 있다. 이 가운데 휴스턴 총영사관은 1979년 미중 수교 뒤 가장 먼저 설치돼 남부 지역 8개 주(텍사스·오클라호마·루이지애나·아칸소·미시시피·앨라배마·조지아·플로리다)를 관할한다. 앞서 휴스턴 영사관 측은 21일(현지시간) 퇴거 이유를 묻는 현지 언론매체의 질문에 “(우리는 이유를 모르니)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 국무부에 직접 물어보라”고 답했다. 그러자 국무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지식재산과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이어 “국제협약에 따라 외교관은 주재국의 법과 규정을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대사관·영사관 직원들이 미국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본국으로 보냈다고 의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법무부는 21일 중국인 해커 리샤오위와 둥자즈 두 명을 11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미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첨단기술과 제약,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과 중국, 홍콩 등지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와 인권활동가도 표적이 됐다. 이들은 10년 넘게 해킹을 지속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검사기술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생명공학 기업들을 노렸다. 휴스턴 총영사관 퇴거 조치는 중국 정부가 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고 외교적으로 응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중국 외교관과 언론인, 학자들에게 겁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정부는 홍콩보안법 제정 뒤로 연일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국영 언론사를 외교 기관으로 등록하게 해 미국 내 활동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들의 미국 여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미국을 배신하고 중국을 도우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무언의 경고’라는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영국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전 세계가 힘을 합쳐 중국과 맞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중국이 미 대선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지식재산 관련 범죄를 응징하고자 대표적 기술 도시인 휴스턴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의견도 있다. 휴스턴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와 의학·제약 연구기관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곳 총영사관을 폐쇄해 상징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상대국과의 외교 관계 악화를 이유로 영사관을 철수시킨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이유로 러시아와 갈등을 겪다가 2017년 러시아가 미 외교관을 추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의 러시아 총영사관 등을 폐쇄했다. 중국도 가만 있지 않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조치에 대해 “일방적인 정치적 도발로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 관계를 의도적으로 훼손했다. 중국은 미국의 난폭하고 부당한 행동에 강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미국이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에도 중국 외교관에 대해 제한 조치를 내렸다”면서 “미국 측이 여러 차례 외교 행낭을 동의 없이 열어 보고 중국 공무 용품을 압수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미국 내 중국 유학생에게도 “미 사법 당국이 불시에 검문이나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복심’으로 평가받는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은 22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서 “미국이 중국 휴스턴 총영사관을 72시간 안에 폐쇄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이는 미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중국 영사관 퇴거에 대한 맞불 조치로 중국 내 미국 총영사관 가운데 어디를 먼저 폐쇄하는 것이 좋을까”라며 투표에 부쳤다. 현재 중국 본토에는 청두와 광저우, 상하이, 선양, 우한 등 5곳에 총영사관이 있다. 안 그래도 어려운 미중 관계가 이번 사건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유권자를 잡고자 중국 압박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이 미 대선이 끝나는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는 “중국이 강하게 반격하기 위해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겨냥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메뚜기떼 공습으로 中 2700만평 초토화…현장 보니(영상)

    메뚜기떼 공습으로 中 2700만평 초토화…현장 보니(영상)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의 발원, 최악의 홍수에 이어 메뚜기떼 공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환구시보와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메뚜기 떼의 공격으로 국경지대인 윈난성이 이미 피해구역에 들어섰다. 윈난성의 장청현과 멍라현, 닝얼현 등 국경지대의 피해 면적은 92㎢(약 2700만 평)에 달한다. 이중 농지가 21.15㎢(640만 평), 숲이 68㎢(2060만 평)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을 덮친 메뚜기 떼는 올해 라오스 북부 지역에서 대량 번식에 성공한 것들로, 수 개월만에 기하급수적으로 개체 수를 늘린 뒤 활동 영역을 중국까지 확장했다. 이에 윈난성은 무인 드론 및 방제 인력 4만 명을 투입해 확산 방지에 나섰지만 피해규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윈난성에서 대거 서식중인 메뚜기는 황색얼룩무늬 대나무 메뚜기로, 올해 초 아프리카를 강타했던 사막 메뚜기와는 다른 종이다. 활색얼룩무늬 대나무 메뚜기는 윈난성을 포함해 광둥성과 후난성, 쓰촨성 등 중국 중부에서도 관찰되며, 대나무 잎과 벼, 옥수수, 사탕수수를 먹어 치우는 등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중국은 지난 2월 말,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등 동아프리카 국가에서 발원해 중동지역까지 초토화시켰던 사막 메뚜기 떼를 진압하기 위한 ‘10만 오리부대’를 준비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오리 한 마리가 하루에 먹어치우는 메뚜기 수는 200마리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같은 가금류에 속하는 닭이 하루 동안 먹을 수 있는 메뚜기는 70마리에 불과한데, 메뚜기는 닭에 비해 식성이 좋은데다 메뚜기를 잡아먹도록 훈련된 오리의 경우 단숨에 400마리 이상의 메뚜기를 먹어치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오리는 물가에 사는 생물이라 사막 메뚜기가 주로 다니는 건조하고 더운 사막 지대에서 활동할 수가 없어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남부에 이어지는 폭우와 홍수가 대규모 메뚜기 떼를 형성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이라는 점에서 더 큰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한편 올 초 아프리카 일대가 4000억 마리에 달하는 메뚜기떼의 공습을 받은 뒤, 국제연합(UN)까지 나서 메뚜기 개체 수 증가 방지를 위한 1억 5300억 달러(한화 약 1864억 원)의 지원액을 내놓았다. 당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이번 메뚜기 떼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규모로 발전했다”며 “발생지인 동아프리카를 중심으로 3500만 명이 식량난에 빠졌고, 피해지역도 확산 중”이라고 분석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WSJ가 WSJ를 고발했다 “거짓 칼럼 싣지 말라”

    WSJ가 WSJ를 고발했다 “거짓 칼럼 싣지 말라”

    WSJ 기자 280명 새 발행인에 항의“뉴스와 오피니언 별개라는 표시하라”사실확인 없는 편향적 오피니언 비판 WSJ는 자사 비판을 중립기사로 다뤄NYT도 오피니언면 문제로 최근 내홍“제2의 코로나19 물결은 없다.”“경찰에 대한 편향된 생각은 오바마 때부터 시작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들 280여명이 자사의 오피니언면에 게재된 잘못된 글 중 대표 사례로 지적한 것들이다. 이들은 WSJ가 확인을 하지 않거나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쓴 오피니언을 마치 기사처럼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알마 라투어 신임 발행인에게 뉴스와 오피니언을 명확히 구분하라며 항의 서한을 보냈고, WSJ는 이런 자사 기자들의 집단행동을 21일(현지시간) 기사로 다뤘다. 기자들은 서한에서 “팩트체크와 투명성이 부족하고 증거를 무시하는 오피니언이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독자들을 위해 ‘월스트리트저널의 오피니언 페이지는 뉴스룸과는 별개’라는 표시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자들은 WSJ의 한 오피니언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언급했던 통계를 재확인 없이 인용해 코로나19 재확산이 없을 것처럼 썼다가 나중에 바로 잡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사례는 ‘체계적인 경찰 인종차별의 신화’(The Myth of Systemic Police Racism)라는 제목의 오피니언으로 지난달 가장 많이 읽힌 글 중 하나다. 여기에서 “경찰 편향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잘못됐고 오늘날도 여전히 그렇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기자들은 “선택적 사실에서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냈다”고 비판했다. 기자들은 WSJ의 홈페이지에 있는 ‘많이 본 기사’, ‘추천 비디오’ 목록에서 오피니언 콘텐츠를 빼고 ‘많이 본 오피니언’ 목록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이외 기자들이 자사 오피니언의 오류를 지적하는 기사를 써도 징계를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넣었다.최근 들어 미 언론계에서 오피니언면에 대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지난달 초 사설면 편집장이었던 제임스 베넷이 기자들의 비난을 받고 물러난 바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흑인 시위대의 약탈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해야 한다는 톰 코튼(공화) 상원의원의 칼럼을 실었던 게 문제가 됐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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