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잠수함 사과」성명 미·일·중 반응
◎미 WP지“한반도 긴장완화 위한 첫단계”/일 외무성「4자회담」 조속수용 촉구… 대북관계 진전 기대/중 신화사한국정부 논평 상세 인용… 북 인식 태도 미묘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29일 북한의 잠수함사건과 관련된 사과합의를 일제히 보도하면서 북한의 사과는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킬 중요한 첫단계이며 고립돼 살아온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평화적인 관계설정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북한이 상투적으로 사용해온 호전적인 수사학을 버리고 사과를 하기로 결정한 것은 고립되고 중무장된 공산주의국가인 북한이 외부세계와의 평화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이번 사과로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이 매우 어려운 정치적 외교적 현실에 직면하여 자신의 오만한 태도를 바꾸게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처한 전례없는 기근과 잠수함사건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원조마저 주춤해진 사실을 소개했다.
포스트는 이어 이번 사과는 북한이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존재로 보고 있는 미국과의 외교관계에 도달할 유일한 수단이라고 보도하고 미국은 잠수함사건 이후 북한에 대한 고립과 사과를 촉구해온 한국의 김영삼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과의 사실상의 모든 관계를 중단시켜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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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9일 하오,한국정부가 지난 9월 발생한 동해안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성명을 환영했다고 서울발 영문기사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그러나 북한의 사과성명을 「유감성명(statement of regret)」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한국측에서 사용한 「사과(apology)」라는 말은 인용부호에 넣음으로써 북한을 의식한 미묘한 보도태도를 보였다.
이 통신은 『강호양 통일원대변인이 성명을 통해,북한이 비록 늦게나마 「사과」를 하고 유사 사건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유종하 외무장관은 북한의 「사과」가 짧지만 한국측의 기본적인 요구는 충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유장관의 구체적인 논평부분을 인용한 다음 북한측 사과성명 내용과 함께 성명이 나오게 된 배경 등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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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9일 북한이 이날 한국에 잠수함 침투사건을 공식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한데 대해 환영을 표명했다.
하시모토 히로시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일본은 북한의 성명 발표가 긴장완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시모토 대변인은 또한 북한에 대해 김영삼 한국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4자회담 공동제안을 조속히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관련,일본 외무성의 고위소식통은 『한국이 사죄로 받아들이고 있는 성명을 북한이 발표한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이 성명이 한반도에너지기구(KEDO)의 사업진행,북미관계,북일관계 진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