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별세 이후의 중동 전망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망은 중동평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전문가들은 일단 단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보고 있다.
30여년간 이스라엘이 익숙하게 상대해온 중동 맹주가 급작스레 사라짐에 따라 평화협상의 장래에는 불확실성이 가중될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사드 대통령은 누구보다 노련한 이스라엘 통으로 평화협상 타결에 강렬한의지를 불태워온 인물. 그는 평화의제를 둘러싼 이스라엘과의 담판에서 번번이 강경론과 유화책을 적절히 구사하는 탁월한 협상력을 보여줘 레바논은 물론,전체 아랍권으로부터 존경받아왔다.그의 사망은 이같은 강력한 리더십의진공상태를 의미한다.
누가 집권하든 대 이스라엘 협상에서 아사드만한 정치력을 보여주기는 당분간 불가능할 전망이다.때문에 상당기간 중동평화협상은 답보상태를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사드는 최근 골란고원 문제와 관련,이의 전면반환을 요구하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그의 후계자가 갑작스레 대 이스라엘 유화론으로 선회하기란 어려울수밖에 없다.아사드가 후계자로 찍은 아들 바샤르는 시리아 정가에서의 취약한 영향력을 군부와 국민지지로 메워나가야 하는 상황이므로 이스라엘에 대해 상당기간 비타협적인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이와 관련,미국의 중동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중동평화협상 재개일정의 차질을 우려하고 나섰다.탤코트 실리 전 시리아주재 미국 대사는 “아사드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내부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지도자였기 때문에 그의 사망은 심각한 타격”이라고 말했다.리처드 머피 전국무부 근동담당 차관보도 권력공백 등으로 인해 시리아가 상당기간 혼란에빠져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아사드의 사망이 평화협상의 기조를 뒤흔들 수는 없을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요르단 후세인 국왕의 사망을 기점으로 몰아닥친 세대교체 바람을 평화협상에 플러스 요인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상대적으로 이스라엘과의 분쟁 역사에서 자유롭고 서구친화적인 인물들로 중동의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대이스라엘 접근도 보다 유연성을 띌수 있으리라고보이기 때문이다.이스라엘 측에서는 아사드 대통령의 사망 이후 양국간 평화협상이 수개월 연기되더라도 시리아에 새로운 지도체제가 확립되면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아사드 대통령 재임 주요 연표.
◆70년 11.13 국방장관이던 아사드,쿠데타로 집권.
◆71년 3.12 아사드 대통령 취임.
◆73년 10.6 67년 이스라엘에 빼앗긴 영토 회복 위해 시리아가 시나이 반도 및 골란고원 기습공격.11월 11일 휴전.
◆74년 6.15 리처드 닉슨 미국대통령 시리아 방문.67년 단절된 양국 외교관계 회복 선언.
◆76년 4.12 레바논 사태 개입.
◆77년 12.5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이스라엘 방문으로 시리아-이집트 외교관계 단절.양국관계 12년 후 회복.
◆80년 10.10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시리아의 이란 지지로 시리아-이라크국교단절.82년 4월 이라크 국경 폐쇄.
◆81년 12.14 이스라엘,점령지 골란고원 점령.
◆83년 6.24 시리아,아사드와 불화빚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 추방.
◆2000년 5.24 이스라엘,남부레바논서 철수.
*아사드 별세 이모저모.
[예루살렘·카이로·워싱턴·베이징 외신종합] 레바논과 요르단,이란 등 아랍국가들은 10일 하페즈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일제히 애도성명을 내는 등 대대적으로 애도했다.또 미국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아사드 대통령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그의 중동평화 노력을 치하했다.
◆에밀레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은 애도 전문을 통해 아사드 대통령이 자신과 전화통화를 하던 도중 사망했다면서 “그의 죽음은 레바논에 ‘엄청난 재난’”이라고 애도.레바논은 이날 1주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이스라엘의 TV와 라디오방송들도 이날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아사드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일제히 긴급 뉴스로 보도.에후드 바라크 총리는 성명에서 “시리아 국민들의 슬픔을 이해한다”면서 “우리는 시리아와 평화협정을 이룩하기 위해 애써왔으며 새 지도부가 누구든 같은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강조.
◆외국 국가원수로는 마지막으로 지난 21일 아사드 대통령을 면담한 압둘라요르단 국왕 역시 아사드 대통령의 후계자인 바샤르 아사드에게 전화를 걸어위로의 뜻을 전하고 40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아사드 대통령이 중동의 평화를 보지 못하고 숨졌지만 중동평화를 위한 그의 노력과 낙관적 전망이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것”이라며 애도.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와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아사드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모리 총리는 “시리아 국민들이 슬픔을 극복하고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시리아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를 희망한다”고 애도. 장주석은 “그의 죽음은 시리아의 큰 손실이며 중국으로서도 존경할만한 친구를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
◆한편 미국의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사설에서 아사드 대통령을 전혀덕(德)을 갖추지 못한 무자비한 전제군주였다고 힐난해 눈길.이 신문은 “아사드 대통령은 비타협주의적 태도로 이스라엘을 적대했으며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등 대개는 부정적인 면모를 보였다”고 혹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