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끝없는 신화창조
마스터스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 그린-.5m짜리 회심의 버디 퍼팅을 홀컵에 떨군 뒤 오른팔을 번쩍 들어 포효하는타이거 우즈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프로 통산 27번째 우승을 거두는 동안 거의 볼 수 없던 모습이다.
동반자 필 미켈슨의 퍼팅을 지켜본 뒤 아버지 얼 우즈와어머니 쿨티다,그리고 부치 하먼 코치와 차례로 뜨겁게 포옹하는,이제는 아주 익숙해진 장면이 이어졌다.마침내 골프역사에 또 하나의 신기록이 추가됐다.메이저 4연속 우승.
그러나 미켈슨에 1타,데이비드 듀발에 3타 앞선 단독선두로 4라운드에 나선 우즈의 우승 가도는 쉽지 않았다.두홀앞서가던 듀발이 5∼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사냥했고 챔피언조 동반자 미켈슨마저 5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우즈와 공동선두를 이루는 등 전반부터 숨가쁜 각축전이 펼쳐졌다.
듀발은 8번홀에서 또 버디를 추가,연속 4개의 버디로 이날 처음으로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우즈는 막바로 7번홀에서 버디로 응수,공동선두를 지켰고 미켈슨은 파에 그쳐 1타차로 떨어졌다.
미켈슨이 11번홀(파4·455야드)에서티샷 실수로 보기를범하면서 사실상 듀발과 우즈의 대결로 압축된 승부가 우즈쪽으로 기운 것은 16번홀(파3·170야드).
15언더파로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한 듀발은 16번홀에서티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면서 파 세이브에 실패,우즈에1타 뒤졌다.한번 흔들린 듀발은 17·18번홀에서 연속으로만들어낸 버디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우즈는 가장 쉬운 홀인 15번홀에서 잡은 이글기회를 날린데 이어 70㎝ 버디 퍼팅마저 어이없게 놓치는 바람에 타수를 줄이지 못해 흔들렸으나 16번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한타를 앞서 나갔다.우즈는 그린을 놓친 17번홀에서도 무난히 파를 지켜 승기를 잡았다.
먼저 경기를 마친 듀발에 1타차로 앞선 우즈는 파 세이브만 해도 그린 재킷을 차지하는 18번홀에서 5m 짜리 버디퍼팅을 멋지게 홀에 떨궈 우승을 자축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4개 메이저연속우승 의미·전망.
이제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타이거 우즈는 올 마스터스 우승으로 또 하나의 골프 기록을 새로 수립했다.
지난해 US오픈,브리티시오픈,PGA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4개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최초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제5의 메이저’라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과 마스터스를연속 제패한 선수도 우즈가 처음. 무엇보다 마스터스 우승은 초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 이제는 오히려 어떤 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이냐로 화두를 바꿔 놓는 계기가 됐다.
먼저 우즈는 지난달 뷰익인비테이셔널 이후 출전 3개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지난해 6개대회 연속 우승에는 못미치지만 올 연승가도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관심을 집중시킨다.
또 사상 최초의 시즌 상금 1,000만달러 돌파와 두자리수승수쌓기에 대한 관심도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이번 대회 상금 100만8,000달러를 보탠 우즈는 총상금 326만3,857달러를 기록했다.지난해 9승을 거두며 900만달러가 넘은상금을 획득한 점과 이제부터 올시즌의 본격적인 우승 사냥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곽영완기자.
*97년 ‘타이거팀' 결성… 우즈 전천후 지원.타이거 우즈의 신화 뒤엔 ‘타이거팀’이라는 지원부대가 있었다.
타이거팀은 우즈가 골프에만 전념하도록 지난 97년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를 팀장으로 해 구성됐다.스윙코치 부치 하먼,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심리학자 제이 브랜더,매니저 마크 스타인버그,후원사 나이키 등이 구성원이다.
초창기 소규모였던 타이거팀은 우즈가 새 기록을 세우면서 커져 현재는 11명.이들은 연간 1억달러를 거둬들이는우즈를 전천후로 지원하고 있다.
아버지 얼은 지난 98년 심장질환이 악화돼 3년간 자리를내놓은 뒤 지난 2월 팀장으로 복귀,우즈는 한층 힘을 얻었다.얼은 우즈에게 정신적,물질적으로 큰 힘을 주고 있다.
그는 여자친구와 헤어져 고민하는 우즈가 방황에서 벗어나도록 했고 나이키의 필 나이트 사장과 담판을 해 나이키의 주식 10%를 받아내는 등 탁월한 사업수완도 발휘했다.
스윙코치 하먼은 우즈의 폭발적인 장타에 정확도를 가미시킨 인물.그는 우즈의 성공에 힘입어 데이비드 레드베터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코치로 떠올랐다.
우즈의 작전참모격인 윌리엄스는 캐디로선 처음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경험한 행운의 사나이.14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그는 정확한 코스분석과 자신감 넘치는 조언으로 우즈의 신뢰를 독차지하고 있다.우즈의 마인드컨트롤을 담당하는 심리학자 브랜더는 우즈가 13세때 처음 만났다.
협상의 귀재 스타인벅은 나이키에서 파견된 보디가드 6명과 함께 그림자처럼 우즈를 경호한다.
박준석기자 pjs@.
*””우즈는 스몰슬래머””.
과연 타이거 우즈는 마스터스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일까-. 우즈가 지난해 US오픈,브리티시오픈,PGA챔피언십에 이어 올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마저 제패하자남자골프 그랜드슬램 논쟁이 다시 일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진정한 의미의 ‘그랜드슬램’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진정한 의미의 ‘그랜드슬램’은 한해에 4대 타이틀을 모두 따내는 것을 뜻한다는 것.
대신 이들은 ‘타이거 슬램’ ‘4연속 슬램’을 비롯해‘그랜드’에 빗댄 ‘스몰 슬램’,해를 넘겼다는 의미에서 ‘논 캘린더(Non Calendar) 슬램’ 등 여러가지 수식어를 붙인다.
생애를 통해 메이저 4개대회 우승컵을 안았다는 의미에서 ‘통산(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우즈 이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달성자는 벤 호건,게리 플레이어,진 사라센,잭 니클로스 등 4명.하지만 이들 가운데 아무도 4개대회를 연속 우승한 선수는 없다. 물론 우즈가 올 US오픈,브리티시오픈,PGA챔피언십에서 모두 2연패한다면 ‘그랜드스램’ 논쟁에도 종지부가 찍힌다.그리고우즈는 지금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곽영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