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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틀린 ‘교육 특구’ 강남/ (상)사교육 실태·문제점

    서울 강남구 대치동은 ‘교육 특구’로 불린다.수도권을비롯,전국의 학부모들이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갖춘 대치동에 진입하기 위해 앞다퉈 이삿짐을 챙긴다고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부추기면서 비롯됐던 최근의 집값 파동에서 보듯 이곳은 교육에 관한 한 모든 문제가 한데 어우러진 심장부이다.유치원이나 초·중·고교생을 둔 학부모들은 물론,신혼 부부들도 ‘평당 2,000만원’이라는 집값에도 불구하고 2세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가고싶어 하는 곳이기도 하다.교육 특구라는 명칭에 걸맞게 소그룹과외가 주류를 이루는 보습학원과 입시학원 등 사교육기관이 무려 160여개나 들어서 있다.학부모들은 단 1분이라도 자녀들을학원으로 내몰지 않으면 안심이 되지 않는다.학생들도 학원에 가지 않으면 친구를 사귈 수 없다.학부모,특히 어머니들은 자녀들을 학원에 실어 나르는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전락했다.옆집 아이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대치동 학부모들이 털어놓는 자녀 교육 실상과 대안을 2회에 걸친 시리즈로 게재한다. ■중학생 부모 경험담.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사는 주부 S씨(41)는 이틀에 한 번 반드시 통화를 하는 사람이 있다.미국에서 공부하는 큰아들 현준이(16·가명)이다.벌써 1년 반째다.현재 미국 사립학교에서 8학년에 다니고 있는 현준이는 다행히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유학을 결정한 것은 현준이가 중학교에 입학한 지 한 학기도 지나지 않을 때였다.서울 일원동에 살면서 대치동 학원에 다녔던 현준이는 숨막히는 공부에 몸서리를 쳤다.초등학교 때만 해도 남들만큼 사교육을 시키지는 않았다.4학년부터 영어를 시작했을 뿐이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수학은 전문학원에 보내고 암기과목은 돈을 아끼기 위해 중학교 참고서를 구해 S씨가 직접가르쳤다.하지만 중학교에 입학하자 사정은 달라졌다.국영수는 물론 미술과 음악,체육까지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결국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스파르타 식으로 전 과목을 가르친다는 유명 학원에 등록했다. “아이가 견디지 못하더군요.자정이 넘겨서야 집에 돌아오는 학원 생활때문에 심하게 앓았습니다.한 달도 안돼얼굴이 누렇게 뜨고 잠자면서 헛소리까지 하는 아이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S씨는 당시를 돌이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을 포기하면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성적표가 나오거나 다른 아이들얘기를 들으면 ‘언제 그 얘기 했나’ 할 정도로 현실로돌아오곤 했습니다.유학은 그런 갈등이 끊임없이 계속되다가 내린 결론이었지요.이런 식으로 계속 가르칠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는 사업가가 꿈인 현준이가 미국에서 좀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면서 여유있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대치동으로 이사갈 생각도 했지만 현준이가 떠난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다.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 현민이(12·여·가명)는 워낙 학원을 싫어하는데다 현준이 때와는 달리 과도한 교육열 속에서 처신하는 노하우도 어느 정도 터득했기 때문이다.“첫째 아이를 기를 때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시행착오를 거치지요.둘째를 기르면서 ‘대학 못가도 아이 팔자(八字)’라는 생각이 들자 오히려 아이 스스로 더 잘하더라구요.” 그는 ‘대치동 열풍’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이렇게말했다. “대치동이 다른 곳보다 교육여건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요.하지만 부모가 주관이 없다면 주변 분위기에 휩쓸릴 수 밖에 없습니다.주관대로 하기도 어렵지요.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대치동으로 간다고 끝은 아닙니다.경제사정이 교육을 좌우하는 환경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김재천기자 patrick@ ■숨막히는 주변환경. “대치동 엄마들은 모두 ‘마을버스 운전사’입니다.” 대치동에 사는 주부 A씨(41)는 대치동 학부모들의 처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매일 자녀들을 학원까지 자가용으로 실어나른다는 말이다.학원 셔틀버스가 있지만 시간을 아끼기 위해 엄마들은 돌아가며 가까운 곳에 사는 아이들 몇몇을 모아 직접 태워주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엄마들의 ‘치맛바람’에 A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A씨가 이곳에 산지는 8년째다. “지난해였습니다.초등학교 6학년인 큰 애가 독서토론 과외를 했지요.‘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도 쓰고 토론하는 과외였습니다.책 한 권을 읽으면 직접 경험해야 한다며 책에 나온 국가로 여행을 떠난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공무원인 남편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떠나기 한 달 전에 슬그머니 팀을 빠졌습니다.아이에게 상처주기 싫어서였지요.” 그의 아이들은 체육과외도 받고 있다.이 곳에서 ‘주말체육’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체육과외는 주말에 아이들끼리 모여 노는 일종의 ‘노는 과외’다.“주중에는 학원에 다니느라 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과외지요.주말체육 과외에 참가하지 않으면 함께 놀 친구들도 없다며 울며 졸라대는 아이의 성화에 못이겨서 하고 있습니다.” 촌지 문제는 그의 또다른 고민거리다.“7년 전 처음 이곳에 이사와서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였습니다.학기 초 학부모총회를 한다고 해서 찾아갔더니 담임선생님이 하는 말이 기가 막혔습니다.‘다른 엄마들이 얘기 안해주더냐.지방에서 와서 잘 모를 거다.학교에 찾아오기 어려우면 집으로 와도 된다’며 집 주소를 적어 슬쩍 주머니에넣어주더군요.학기초와 말,명절 등 ‘때’가 되면 주는 촌지가 연간 60만원이었는데 이 정도면 최소 수준이라고 하더군요.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요즘에는 아예 촌지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요즘 두 아들은 그에게 이사가자고 조른다.아빠를 따라지방으로 1년간 전학갔다 온 이후 바뀐 모습이다.도저히이 곳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었다.“자기밖에 모르고 오직 경쟁만이 있는 이 곳이 싫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들과 생각은 같지만 다른 곳으로 이사가지 못하는 이유는 미련 때문입니다.이러다가 아이들을 망치겠다는 걱정이 앞서다가도 ‘혹시 이 곳에 있으면 상위권 대학은 갈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놈의 미련 말입니다.”김재천기자. ■대학생이 본 대치동. K씨(21)는 대치동에서 13년째 살고 있다.K대 의예과 2학년인 그는 요즘 대치동을 바라보는 친구들의 냉소적인 눈길이 못마땅하기만 하다.‘돈 많고,옷 잘 입고,고액 과외많이 받아 대학 들어온 애’로 매도당하는게싫다. 그도 역시 학원도 다니고 과외 공부도 했지만 공부는 스스로 했다고 자부한다.가정 형편도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넉넉하지도 않다.“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치동’ 아이들은 모두 공부를 잘 하다고 착각하고 있어요.가까운 곳에 다양한 학원이 많아 편리한 것은 사실입니다.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대다수의 아이들은 학원을 친구를 만나는‘사교의 장’ 쯤으로 생각합니다.매일 학원에 아이들을열심히 실어나르는 엄마들이 불쌍하지요.” 대치동에서도 남들에게 지지 않게 과외공부를 시킨 한 학부모가 요즘 코가 쑥 빠졌단다.올해 입시에서 지방대 원서 내려고 전국으로 뛰어다니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더라는 것이었다. “이 곳에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은 사실이지요.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아요.초등학교 동창회에나가면 명문대에 들어간 친구들은 많지 않습니다.일부는서울 지역 대학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거의 재수합니다.엄청난 돈을 투자했는데 지방대는 자존심이 상해 갈 수 없다는 이유죠.그런 현상은 이곳 토박이보다는 이사온 사람들이 더 심합니다.모든 걸 희생해서 이곳으로 왔는데 뭔가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공부를 잘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 때문이지 과외를 하느냐,안하느냐 때문이아닙니다.” ‘대치동 사교육’은 어른들의 욕심의 산물일 뿐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어느 강사가 일류대학에 학생들을 많이 보냈다고 하면 가리지 않고 찾아 다니는 학부모들 때문에 학원과 강사가 이곳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학부모들은 ‘누구의 강의를 들은 아이들이 몇 명 붙었다’는 식의 소문이 돌면 앞뒤 안가리고 그 강사만 찾을 정도로 극성을 부린다는 것이다.대치동 출신인 그도 “그런 부모들을 보면정말 답답하다”고 했다. 부모들의 극성만큼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며그는 이곳에서 꽤 알려진 S강사의 수업시간 얘기를 했다. “강의를 제대로 듣는 아이들은 맨 앞 3줄에 앉은 학생들 뿐입니다.나머지는 중간에 빠져나가 놀고,수업도 듣는 둥 마는 둥 합니다.강사는 아이들에게 관심도 없습니다.학원료만 꼬박꼬박 받으면 그만이죠.한 반에 3분의2는 들러리선다고 보면 됩니다.부모들은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거라고 믿겠죠….”
  • ‘국민타자’ 이승엽 웨딩마치

    ‘국민타자’로 불리는 프로야구 스타 이승엽(25·삼성·)이 6일 낮 1시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모델 출신 여대생 이송정(20)양과 결혼식을 올렸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의 주례로 진행된 이날 결혼식에는 가족과 친지,야구 관계자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대구 수성동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꾸밀 예정인 이승엽은 5박6일 일정으로 동남아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오는 15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실시되는 팀 전지훈련에 합류한다. 박준석기자 pjs@
  • [불황에도 뜨는 직종] ‘웨딩 컨설턴트’

    ‘웨딩플래너’로도 불리는 웨딩컨설턴트는 예비 신랑 신부를 대상으로 결혼에 관한 실제적이고 다양한 지식·경험을 바탕으로 결혼 관련 업무를 대행해 주는 역할을 한다. 만남의 기회를 주선하는 결혼정보회사와는 달리 혼수,예식장 등 결혼식 준비에서 신혼여행,신혼집 인테리어까지 설계하는 웨딩컨설팅회사를 대표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결혼 준비의 모든 과정이 적절한 비용으로 진행될수 있도록 소요비용의 예산편성을 한다.비용편성은 개개인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결혼식을 하기 위한 기본적이고 중요한 업무다.또 신혼집 구매를 대행해주거나 집꾸미기,필요에 따라 예산 준비까지 담당할 때도 있다. 때문에 웨딩컨설턴트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성실성과센스가 꼽힌다.한 가정의 일생일대의 중요한 행사를 맡길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예식장,드레스업체,메이크업 업체,여행업체,최근 유행 동향 등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깔끔한 용모도 기본. 현재 국내에 활동하는 웨딩컨설턴트는 10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그러나한해 평균 70만명이 결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메리즈(www.marrys.co.kr)의 이재욱 상무는 “국내 웨딩시장은 연간 35만쌍이 평균 2,700여만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면서도 항상 새로운 소비주체가 탄생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면서 “웨딩컨설턴트는 노동부에서 21세기 유망전문직종으로 선정이 돼 앞으로도 전망이 매우 밝은 직종으로 손꼽힌다” 고 밝혔다. 결혼설계사 과정 3개월 교육 이수자나 드레스,메이크업등 결혼 관련 업종 근무경험이 있으면 유리하다. 최여경기자
  • [공무원 Life & Culture] 첫 공개 경찰 여자특공대원

    “알고 보면 우리도 연약한 여자들이랍니다.” 12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 훈련장.인질 구출 훈련을 마치고 흰색 외투와 면바지로 갈아입은 한지영 순경(24)은 장난기와 애교 섞인 목소리로 “귀엽게 봐달라”고 말했다.‘특공대원’이라고는 믿기지않을 만큼 예쁘고 가냘픈 얼굴이었다. 경찰특공대는 대원들의 얼굴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을 보안상 금지하고 있으나 한 순경 등 일부 대원 모습을 찍어공개해도 좋다고 어렵사리 관계기관의 동의를 얻었다. 긴 생머리에 초승달 같은 눈매를 지닌 한 순경은 질문을할 때마다 자그마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남자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얼굴이 빨개졌다. 예쁘고 여린 여성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한 순경의 주 임무는 놀랍게도 ‘저격수’다. 망원 조준경을 통해 250m 앞에 놓인 탁구공을 정확히 명중시켜야 한다.영화 ‘쉬리’에서 북한의 저격수로 나오는 비련의 여주인공을 연상케한다. 지난 5월 발족한 ‘월드컵 훌리건 전담부대’ 발대식에서는 빼어난 특공무술로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작은 체구지만 태권도·유도·합기도를 합쳐 ‘무술 5단’이다. 그녀는 용인대 경호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다.3학년이던지난해 11월 친구들의 권유로 경찰특공대에 들어왔지만 학업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일과를 마치고 밤에 공부한다. 한 순경은 10명을 뽑는 1기 여경특공대에 30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1,500m를 5분 안에 달리고 팔굽혀펴기와 윗몸 일으키기를 각 60회씩 하고,40㎏ 모래주머니를 짊어지고 100m를 19초 안에 주파해야 하는 체력 테스트를 너끈하게 통과했다. 한 순경은 일과가 끝나자 내무반에서 십자수를 꺼내 놓았다.십자수를 하다보면 집중력도 키워질 것이라는 생각에자주 한다.피아노도 ‘체르니’를 마쳤을 만큼 수준급이다. 한 순경은 “여경 특공대라고 억세고 남자 같을 거라는주위의 편견이 제일 섭섭하다”면서 “우리도 화장하고 미니 스커트를 입으면 애교스런 여성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동료 경찰과 결혼해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는이현진 순경(27)도 말을 거든다.“저녁 때 훈련장을 나서면 남편에게 차려줄 저녁 반찬거리가 제일 큰 걱정”이라며 웃었다. 이 순경은 여군 출신이다.수도방위사령부에서 하사로 제대한 뒤 ‘멋진 제복이 그리워’ 여경특공대를 자원했다. 그녀는 테러진압 작전이 시작되면 머리를 아래로 해 외줄에 몸을 맡기고 수십m 지상으로 곤두박질치는 ‘헬기 레펠’ 전문이다.폭발물 처리 임무도 맡고 있다. “시내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며 흙 묻은 전투화를 벗고 롱부츠로 갈아 신던 김영주 순경(23)은 “남들보다 특이하고 강한 이미지로 비쳐지는 것도 싫지는 않지만우리도 부드러운 여성이라는 것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집중취재/ 자궁없는 여성들(상)한해 7만명이 적출 수술

    ■실태와 수술뒤 삶.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은 뒤 여성으로서의 생명이끝났다는 상실감에 아무런 의욕도 나지 않습니다.” 평소 끔찍한 생리통과 자궁출혈 증세에 시달리던 양모씨(41·전직 교사)는 최근 종합병원에서 악성 자궁근종 판정과함께 수술을 권유받았다.2남1녀를 둔 양씨는 근종이 암으로전이될지 모르니 적출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폐경기까지 겪어야 할 생리통은 물론, 피임의 공포에서도해방된다는 주변사람들의 ‘충고’에 솔깃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수술 후 양씨에게는 새로운 고통이 찾아왔다.생리통은 사라졌으나 매사에 자신이 없어졌다.새로 생겨난 허리통증과 요실금 증상에다 친구들에 비해 5년은 더 늙어 보이는 외모,예전만 못한 부부생활은 모두 자궁이 없는데서 비롯된 것처럼 여겨졌다.신세를 한탄하다 우울증에 빠진 양씨는 요즘 정신과 상담을 받는 처지가 됐다. 신혼주부 신모씨(29)는 처녀시절인 지난해 7월 자궁내막증증세로 왼쪽 난소를 제거하는 복강경수술을 받았다. 수술당시의사는 “오른쪽 난소는 깨끗하므로 임신에는 문제가없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정기검진에서 오른쪽 난소에도 5㎝ 크기의 혹이 새로 생겨났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통보를 받았다.고민 끝에 수술을 피하기 위해 한방병원을 찾았다.1개월동안 침과 한약, 좌약을 병행하고 경락마사지를 받은 뒤 다시 병원에 들러 초음파검사를 한 결과,혹의 크기가 3∼4㎝로 줄었다는 진단을 받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후 결혼을 한 신씨는 지난 10월 생리가 없자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간 병원에서 혹이 7.5㎝로 커져 당장수술해야 한다는 비보를 접했다. 신씨는 결혼 전에 다니던한방병원을 다시 찾았지만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 신씨는 “난소제거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상태에서 결혼했기 때문에 하루속히 아이를 원하는 남편과시댁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두 자녀를 제왕절개 수술로 낳은 가정주부 신모씨(52)는지난해 10월 다니던 성당에 의료봉사차 나온 의료진으로부터 자궁에 혹이 있다는진단과 함께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신씨는 고민을 속으로만 삭이다 지난 6월 방사선 전문병원에 가서 초음파검사를 받은결과,5×7㎝ 크기의 혹이 발견됐다.지난 9월 받은 재검사에서 의사는 “혹의 색깔이 변해 수술을 받아야 하니 남편과상의하라”고 통고했다. 신씨는 “두번이나 제왕절개 수술을 했고 생리도 끝난 마당에 자궁적출 수술을 받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행여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망설여진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조은희 원장은 “자궁적출 수술을 받은대부분의 여성들은 극심한 박탈감과 상실감, 신체적인 후유증 등으로 인해 우울,불안,초조,과민증세를 나타낸다”면서 “남편이나 가족에게 하소연해도 ‘맹장수술을 받은 것과같다던데…’라며 환자의 고통을 제대로 이해해 주지 않는바람에 몸과 마음의 병이 더 악화된다”고 말했다.그는 “자궁적출 수술을 받은 여성들의 가족들은 이같은 심리상태를 감안해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주석기자 joo@. ■대표적 자궁질환. 자궁 적출 또는 절제수술을 받아야 하는 자궁 질환에는 자궁경부암,자궁체부암,난소암,자궁근종,자궁내막증 등이 있다. [자궁내막증] 월경 때 출혈을 일으키는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의 부위에 위치하는 증세.난관,난소는 물론,골반 등에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환자의 30∼50%가 자연유산 등 불임증을 동반하며,절반 이상이 임신경험이 없는 여성이다.월경 때마다 하복부와 골반에 통증을 유발하고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궁근종] 자궁에 물혹이 생기는 것으로 암과는 다르다.피부에 생기는 사마귀나 혹으로 생각하면 된다.근종은 한개만생기는 경우보다는 여러 개가 동시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생리통이나 자궁출혈을 유발하며 하복부 불쾌감이나 포만감이 느껴진다.증상은 생리가 길어지거나 양이 많아지고 간혹덩어리가 나오기도 한다. 아랫배에 혹이 만져져 암으로 오인되는 사례가 많다.악성으로 전이될 염려는 극히 적다. [자궁경부암] 자궁암 가운데 90% 이상이 자궁경부암이다.바이러스 감염으로인해 경부세포가 암으로 바뀌는 자궁상피이형증에 이어 깊은 조직층에는 전이되지 않는 상피내암으로 진행되며,진행속도는 5∼20년 정도로 매우 더디다. [난소암] 여성호르몬을 생성하는 난소는 종양이 생겨도 자각증세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전이가 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일본에서는 매년6,000명이 난소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경림 이대교수 임상체험 “수술전으로 되돌리고 싶다”. 이화여대 간호과학과 신경림 교수는 91년 8월 자궁적출수술을 받은 뒤 10년 동안 자궁없는 여자의 고통을 온몸으로 겪었다.신 교수의 10년에 걸친 임상 체험기를 인터뷰를 통해재구성했다. 내 나이 이제 47세.37세 때 수술을 받았으니 강산이 한번바뀐다는 10년이 흘렀다.지난 10년은 ‘여자로 태어난 것이죄인가’라는 말을 매순간 되새길 만큼 원망스럽고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입학했던 90년 10월 첫 아이를 출산한 뒤 몸에서 이상한 일이일어나기 시작했다.매월 생리가 두번씩 계속되는 것이 아닌가. 91년 8월 귀국해 찾아간 서울의 유명 종합병원에서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고 얼떨결에 수술을 결정했다.간호대학을 나와 무수히 많은 환자들을 돌봤지만 내게 가해진 이 수술의의미는 물론,내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몰랐다. 그만큼 나는 무지했다.의사들도 수술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단 한마디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수술 후 회복을 위해 입원해 있던 병실에서 제왕절개수술을 한 옆 병상의 30대 가정주부가 회진온 의사에게 “아들을 낳았으니 이제 자궁을 떼내 주세요”라고 한 말이 남의얘기 같지 않았다.아이를 낳고 나면 자궁은 없어도 그만이라는 것이 당시 내 의학지식의 전부였고,수술 후 일시적으로 홀가분한 기분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었다.매월 찾아오는달거리가 귀찮았고 남편과의 성가신 피임다툼이 끝난다는유혹도 떨치기 어려웠다. 문제는 수술 후 곧장 나타났다.면역성이 떨어지면서 감기가 떠나지 않았고 잠시만 앉아 있어도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온몸에서 기운이 빠지면서 한기가 느껴졌고,김장을 담그고 난 뒤처럼 손발이 저리고 아렸다.온몸이 쑤시고 무거웠다. 후유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수술 후 6개월 동안 소변을 볼 때마다 아랫배가 쓰리고 아파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부부관계도 남편의 눈치를 보며 피하기 일쑤였다.이것이한 해에 7만명 이상의 여성들이 받는다는 자궁적출수술의결과란 사실을 진작 알았다면 그렇게 쉽게 수술을 결정했을까.죽을 병이 아니라면 피했을 것이다. 수술 전 53㎏이던 몸무게가 63㎏으로 불어났다. 거울속의나는 더이상 내가 아니었다.예전의 얼굴선,몸매는 간데 없었다.보이지 않는 고통은 참을 수 있지만 보이는 고통은 죽음보다 견디기 어려웠다. 이대로 주저않을 순 없다는 생각에 떨치고 일어났다.한의원을 찾아 침을 맞고 뜸도 뜨고 몸에 좋다는 옥수수 수염등 온갖 것을 찾아 먹었다.매일 새벽 동네 한증막을 찾았고집에서 학교까지 40분 동안의 걷기운동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새벽 한증막의 희뿌연 수증기 속에는 나처럼 배에 수술자국을 가진 동족들,‘빈궁마마’들이 모여 있었다.어느전문직여성 모임에서 만난 여성 10명중 5명이 나와 같은 동족이란 점도 위안을 주었다. 나는 내 몸을 실험용으로 내놓기로 했다.한방요법과 뜸 등보완대체요법 등을 병행하며 실험을 했다. 병원에서 ‘불로초’인양 권하는 호르몬요법은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호르몬요법의 부작용으로 유방암까지 앓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수술 후 4년이 지난 95년쯤부터 조금씩 좋아지기시작했다.특히 수지침과 쑥뜸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여겨졌다.지난해 나는 자연 폐경을 경험했다.인체는 자궁적출수술로 인공폐경을 한 여자에게도 오묘한 섭리를 가져다 주었다. 나는 요즘 별 거리낌없이 자궁을 들어내는 20∼30대의 젊은 여성들을 보면 내가 겪은 고통을 반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몸서리치게 된다. 자궁없는 여성들의 고통은 이제 더이상 숨길 문제가 아니다.용기있게 드러내야 하고,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수술대에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한번 떼어낸 자궁은 영원히 되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10년 동안의 체험과 자궁없는 동족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한데 모아 ‘자궁적출술을 경험한 여성의 체험연구’를 집필하기 시작했다.이 땅에서 나와 같은 고통을겪는 여성이 다시는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노주석기자.
  • 프리랜서 선언후 ‘NOW’ 첫MC 맡은 황현정씨

    “제가 연예인 신변잡기성 오락프로램만 하기에는 너무아깝지 않나요?” 프리랜서 선언을 한 뒤 한달만에 SBS ‘류시원·황현정의 NOW’(화 오후 11시5분)에 진행을 맡은 황현정씨(33)는말에 거침이 없었다.4일 첫방송되는 ‘류시원·황현정의…’는 VJ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연예인들의 숨겨진 자연스러운 모습을 밝힌다는 의도로 제작됐다.그러나 연예정보프로그램과 별다른 차별없이 ‘황현정’이라는 유명세를타려는 것이 아니냐는 주위의 우려에 황씨는 이렇게 일침을 놓는다. “9시 뉴스만 6년동안 진행하다보니 제가 교양프로그램만 전문인 줄 알아요.근데 연예가중계도 6개월정도 진행했어요.이번 프로그램에도 저만의 색을 입힐 자신이 있습니다.” 4일 첫방송에는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탤런트 ‘황수정’부모의 생활이 다큐멘터리식으로 방송된다.또 연예인들이 미용실에서 털어놓는 자연스런 뒷이야기들을 전할 예정이다. “불과 한 달 전에 ‘한동안 쉰다’고 했다가 이렇게 빨리 TV에 출연하게 되서 어떻게 보일지 걱정입니다.프로그램 내용이 좋아서욕심이 났습니다.” KBS ‘9시 뉴스’를 진행하며 보도국의 간판노릇을 했지만 기자출신이 아닌 그는 더 이상 보도국에서 버틸 수 없다는 한계를 느꼈단다.그는 한 달동안 쉬면서 밀린 휴식을 취했다.또 집들이를 하고 친인척 등을 찾아보면서 보통신혼주부로 지냈다. 그는 “아이는 당분간 계획이 없어요.남편은 일을 한다니까 조금 서운해 했지만 곧 절 이해해 줬어요”라며 신혼살림 자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송하기자 songha@
  • 2001 길섶에서/ 말고기

    제주도를 처음 가 본 것은 신혼여행 때였다. 택시 기사가안내해 주는 대로 돌아다니다가 말(馬)목장에서 멈췄다.말의 쓰임새는 자동차로 거의 대체되고 말았지만 태어난 지얼마 되지 않은 조랑말 망아지가 내달리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야’하는 감탄사를 발한 적이 있다. 최근 제주도에 말고기 가공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라는 보도가 있었다.광우병 파동 이후 유럽과 일본에서 말고기가 인기여서 시장성이 좋다고 한다.말이 관광자원뿐 아니라 축산자원으로도 한몫할지 자못 기대가 크다. 이야기가 바뀌지만 ‘낮에는 야당 밤에는 여당’인 정치인들을 가리켜 ‘사쿠라’라고 불러왔다.사쿠라(さくら)는 벚꽃도 가리키지만 말고기도 뜻하는데 이 경우는 후자에서 온것이다. 일본에서 말고기를 쇠고기로 속여 팔던 데서 유래했다.우리나라 정치판에선 요즘 ‘쇠고기로 둔갑한 말고기’를 보기 어렵다.공작정치 시대가 갔기 때문이다.그래도정치에 대한 믿음이 모아지지 않는 것은 사쿠라라는 일본말대신 게이트라는 영어 단어가 여기저기 쓰이는 세태 때문일게다. 강석진 논설위원
  • 이런 상품 요즘 뜬다/ 1년미만 신혼부부 무보증 ‘비추미 결혼자금대출’

    삼성생명이 결혼예정자 및 결혼 1년 미만의 신혼부부를대상으로 내놓은 ‘비추미 결혼자금대출’ 상품이 업계에조용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신용이나 담보력이 약한 신혼부부들을 위한 무보증 신용대출이다.상환방식도 자유롭다. 기본 대출금리는 13.9%지만 금리할인 옵션에 따라 최고 3.5%포인트까지 할인된다. 금리인하 옵션은 5가지다.생애 첫 대출일 때 1%포인트 할인받는다.부부가 공동명의로 대출받으면 0.5%포인트가 추가 할인혜택이 있다.이 경우 맞벌이 부부라면 0.5% 추가할인받는다.이외에도 자사 보험가입자일때 0.4%포인트,종신보험을 가입했을 때도 0.6%포인트가 추가로 할인된다.대출자가 제출한 담보가 본인 소유일 때도 0.5%포인트가 할인된다. 대출한도는 부부합산 연소득의 50%이내로 500만∼2,000만원까지다.대출기간은 1∼3년으로 연장이 가능하다.상환방법은 만기 일시상환,원리금 균등분할상환,수시상환이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인터넷에 익숙한 20∼30대 고객의특성에 맞게 홈페이지(www.samsunglife.com)에서 대출 가능여부·한도·조건 등 제반 결과를 확인시켜준다”며 “인터넷 신청시 대출수수료 0.4%를 면제해준다”고 말했다.
  • [월세대란] (2)내년이 더 심각하다

    ***전셋집 아예 '실종'. ‘월세대란,내년에는 더 심각하다.’ 올봄부터 서울 등 수도권지역의 소형 공동주택에 세들어사는 서민들을 엄습했던 월세대란이 내년 봄에는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소형 주택의 공급 물량이 9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수급불균형이 한층 심화되는데다,올 한해 월세전환의 유·불리를 저울질한 집주인들이 대거 월세전환 행렬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부 차양혜씨(29·서울 강서구 가양동 도시개발9단지)는“지난 8월 집주인에게서 임대차계약이 끝나면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50만원으로 돌리겠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의악몽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그후 가양동,내발산동,등촌동,방화동 일대의 부동산을 발이 닳도록 샅샅이 뒤진 끝에 겨우 전셋집을 구한 차씨는 “올초 실직한 남편이 금방재취업한다는 보장도 없고 내년에는 월세대란이 더욱 심해진다고 주변에서는 아우성이니 앞일이 걱정”이라고 탄식했다. 출판업종에 종사하는 이종화(李鍾和·31·인천 남동구 구월동)씨는 최근 3년사이에 세번이나 집을 옮겼다. 이씨는 “월세에 떠밀려 수도권 외곽까지 밀려난 것 같아씁쓸하다”면서 “출퇴근에 시달리다 보니 서울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지금의 박봉으로는 기약할 수 없는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내년 중 서울등 수도권지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은 모두 12만3,802가구로 올해(13만5,336가구)보다 8.5%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특히 서울의 경우 신규 공급물량이 3만6,665가구에불과,올해(5만907가구)보다 28%나 줄어들어 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경제연구원,주택산업연구원, 건설산업연구원 등 민간연구소들도 97년 외환위기 이후 1998∼2000년 주택건설 실적이 연평균 38만1,000여 가구로 이전에 비해 평균 40%나감소한 점을 들어 내년의 신규 아파트 공급물량이 수요에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 중 잠실과청담,도곡 등 서울 5개 저밀도지구의 재건축사업이 본격화되면 최대 1만여 가구의 이주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서울의 월세대란을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강남구 논현동 김정권부동산 대표 김정권씨는 “저밀도지구의 경우 세입자의 80% 이상이 자녀의 학교문제 등 때문에 강남지역에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주가본격화되면 엄청난 혼란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새내기 비애와 새 풍속. ‘전세는 OK,월세는 NO,내집 마련은 글쎄.’ 월세대란을 헤쳐나가는 신세대 부부들에게 맞벌이는 필수가 된 지 오래다.월세 부담으로 전셋집을 선호하지만 부모세대와는 달리 내집 마련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러나 월세대란이 가져온 현실은 신세대 부부들에게도 가혹하기만 하다. 지난달 13일 결혼식을 올린 새내기 신부 윤성혜씨(가명·30)는 아직 남편(32)과 주말부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결혼 두달 전부터 신혼집을 구하러 돌아다녔지만 마땅한전셋집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지금도 틈틈이 인터넷부동산 사이트를 뒤지거나 중개업소에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50여명이나 되는 대기자 순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있다. 윤씨는 친정에서 직장이 있는 역삼동까지 출퇴근하고 남편은 시댁에서 여의도까지 출퇴근하면서 신혼의 단꿈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윤씨는 “신혼생활이 이처럼 악몽이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한숨을 지었다. 월세대란은 결혼풍속도마저 바꿔놓았다.최근 결혼정보회사인듀오가 미혼 남녀 446명을 대상으로 신혼 주거지에 대한의식을 조사한 결과 미혼 남성의 53%가 ‘신혼 주거지 마련 후 결혼 날짜를 잡겠다’고 응답해 ‘결혼 날짜를 잡은후 신혼 주거지를 마련하겠다’(32.1%)는 응답을 압도했다. 듀오의 이상호 팀장(33)은 “신세대 부부들은 집을 후세에게 남겨줄 유산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집을 마련하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기보다는 문화적 여가활동과 소비를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에 결혼하는 정현우씨(29·프로그래머)도 전셋집을마련한 뒤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 신혼 둥지를 틀 전셋집을 구하는 데 무려 4개월이나 걸렸다. 지난 4월부터 서울강남·서초·관악구 등 70여 군데의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지만 전세로 나온 집이 없었던 탓이다.가계약을 해 놓고도 중간에 다른 대기자가 웃돈을 주며 끼어들어 계약이 깨진 경험도 있다. 지난해 11월 결혼식을 치른 이재훈씨(가명·32·무역업)는 최근 결혼 전에 마련한 경기도 산본의 30평형 아파트를팔아버리고 경기도 수원시 영통지구의 17평짜리 전세아파트로 이사했다.피아노학원을 운영하는 아내(27)도 집을 파는 데 흔쾌히 동의했다.아직 자녀계획이 없는 이씨 부부에게는 평수가 큰 집은 불필요한 지출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이씨는 아파트를 판 돈에서 3,000만원을 떼내 1,340㏄짜리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구입했다.지난 추석 연휴에는 아내와 함께 싱가포르로 여행을 다녀왔다.주말이면 스킨스쿠버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씨부부는 장비구입에만 1인당 200만원씩 투자했다.이씨 부부는 매월 맞벌이 수입 350만원 중 절반을 여행과 레저비용으로 쓴다.허리띠를 졸라매고 세월을 보내기에는 인생이너무 짧다는 게 이씨 부부의 생각이다.다만 여유가 생기면한적한 시골에 전원주택을 지어 살고 싶다는것이 주택에대한 유일한 꿈이다. 맞벌이인 3년차 신부 김소미씨(가명·28·서울 송파구)는전세금 1억2,000만원짜리 30평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신혼 초기에는 내집 장만을 서둘렀지만 몇 차례 이사를 하면서 인생 계획을 바꿨다.내집 마련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하는 대신 즐기면서 살기로 생각을 바꾼 것이다.자연적으로 지출내용도 달라졌다.남편은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고 김씨는 여행과 헬스,문화생활에 돈을 쓰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임대사업자 “입주지연금 대신 내라” 횡포. 서울 H중학교 최모 교장(54)은 지난 5월 신규 분양된 32평형 아파트를 전세로 얻는 과정에서 주택임대사업자로부터 어처구니없는 횡포를 당했다. 마침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사를 한 최 교장은 임대업자인 집주인에게 전세 잔금을 건네주었다.그러나 집주인은‘입주기간이 20여일이나 지났으니 잔금에 대한 이자를 물어내라’고 생떼를 부리면서 아파트 열쇠를 내주지 않았다.실랑이 끝에 최 교장은 200만원을 추가로 주고서야 열쇠를 받았다.임대업자는 영수증도 써주지 않았다. 최 교장은 “말로만 듣던 악덕 임대업자로부터 횡포를 당하고 보니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면서 “주변에서는 소송을 걸라고 했지만 번거로울 것 같아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다. 매매가 3억원을 호가하는 은평구 신사동의 다세대주택에7,000만원을 주고 세들어 살던 황모씨(43·자영업) 등 12가구는 지난 봄 임대계약기간 2년이 만료돼 임대업자에게전세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다른 세입자를 구하든지,그대로 살든지 알 바 아니다”는 답변을 들었다.대책위를 결성해 ‘투쟁’에 나섰지만 결국 공동명의로 집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다세대주택 임대업자가 전세금을 챙긴 뒤 ‘배째라’며 버틴 전형적인 사례다. 재력이 있는 일부 부동산중개업자가 임대사업에 뛰어들거나 소규모 다세대주택을 위탁관리하면서 횡포를 부리는사례도 많다. 서울 포이동의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에 전세금 3,000만원을 주고 세들어 사는 김모씨(32)는 2년전 계약서를 써줬던부동산업자로부터 ‘월세로 전환하지 않고 전세로 계속 살려면 법정 중개수수료의 절반을 내라’는 요구에 12만원을뜯겨야 했다. 김씨는 “포이동에 다세대빌라 500여 가구를 가진 한 중개업자는 ‘재계약때 수수료를 지급한다’는 항목을 넣어계약서를 쓰도록 강요한 뒤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미분양 아파트를 사서 임대할 경우 양도소득세와 재산세 등에서 세제혜택을 부여하면서 임대주택사업자는 크게 늘었다.지난 7월 말 현재 등록된 임대주택사업자는 1만4,129명.이들이 보유한 임대주택은 51만1,192가구에 이른다.대부분 퇴직자이거나 자영업자들이며,부동산중개소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 윤호창(尹鎬昌)간사는 “임대차 계약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민사소송으로 해결할 수밖에없으므로 임차인 스스로가 계약 조항을 꼼꼼히 따져봐야한다”고 조언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연년생 딸둔 ‘무식한’ 아줌마

    오후8시,잉크 냄새 물씬한 내일자 가판 신문을 집어들고 나오는 퇴근길.해가 짧아져 밖은 벌써 어둑어둑하다.지하철역 입구에 들어서기 전 휴대폰 0번을 꾹 누른다.전화를 받는 건 아침일찍 잠자는 모습만 보고나온 둘째딸이다.그래도 짐짓 모르는 척“누구야?”하고 묻는다. “응,나윤이.” “우리 나윤이.오늘 할머니랑 뭐하고 놀았어? 언니랑은 사이좋게 놀구?” “응….근데 엄마,나윤이는 엄마의 소주하(소중한) 따(딸)이지∼”가슴 깊숙히 온기가 지펴오르며 하루의 피로가 대번에 씻겨져내린다.매일 똑같은 레퍼토리로 되풀이되는 이 퇴근길 전화는 내 삶의 ‘박카스’다. 나는 49개월,30개월짜리 연년생 딸의 엄마다.신혼여행지인 필리핀에서 허니문 베이비를 만들었고,첫째를 낳은지 1년도 안돼 둘째를 가진 ‘무식해서 용감한’ 아줌마기자다.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를 쓴다니까 주변의 ‘걱정스런’눈초리가 만만치 않았다.사실 스스로도 찔리는 점이 한두가지가아니다. 일하는 엄마가 다 그렇듯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자격지심’이 마음 한 구석에 묵직하다.돌아보면 나의 애 키우기는 제 새끼를 남의 둥지에 낳고 도망가는 ‘뻐꾸기 엄마’의그것과 아주 비슷하다. 큰애가 태어난지 6개월까지 시골 외할머니께 맡겼고,그 뒤엔자기 애만도 셋이나 딸린 친정언니집 옆으로 이사가 그 집을 ‘놀이방’으로 만들어 버렸다.언니가 “나 도저히 이젠 못봐”하며 두손 두발 다 들자 부랴부랴 아파트단지에서 동네아주머니를 모셔 지금까지 이럭저럭 꾸려오고 있는 중이다. ‘교육일기’에 무엇을,어떻게 쓸까.걱정이 돼 한동안 끄적이다 바쁘단 핑계로 팽개쳐둔 육아일기까지 찾아보았다.일기 속의 초보엄마는 설사만하던 애가 황금빛 똥을 누었다며,첫 이빨이났다며 위치도까지 그리며 기뻐하고 있다.때로는 고열에 들뜬딸들을 돌보다 현기증나는 새벽을 맞고,잠투정하며 우는 아기를 30분동안 울게 놔둔 독한 엄마를 용서해달라고 빌고 있다. ‘도 닦듯’ 입 꾹 깨물고 애를 키우다보니 신혼기분은 이미간데 없다.꼬물꼬물하는 연년생 갓난아기들은 이제 엄마를 이겨먹을 정도로 부쩍 컸다.올 봄부터 구립어린이집에 다니는 큰딸이 떼를 쓰길래 매를 들었더니 “선생님이 여자랑,어린애는 보호해야하는 거래”하고 따져 제 엄마아빠를 넋빠지게했다. 어쨌든 자질은 좀 떨어져도,새끼사랑은 끔찍한 ‘고슴도치류’아줌마 기자는 독자 여러분께 첫 인사를 드린다.꾸벅. 두 딸을 키우면서,또는 취재 현장에서 보고들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정보를 가감없이 소개할 작정이다.아낌없는 응원과 충고를 바란다. 허윤주기자
  • 제주 신혼여행객 경기 좋을땐 감소

    국내 경제가 좋아지면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수는증가하지만 씀씀이가 큰 신혼여행객은 오히려 감소한다는분석 결과가 나왔다. 10일 한국은행 제주지점에 따르면 90년 이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제주관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국내경제가 1% 성장할 때 내국인 관광객수는 전체적으로 0.47%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 형태별로는 GDP 1% 성장할 때마다 수학여행은 2.0%,일반단체는 0.1%,개별 및 가족관광객은 0.5% 증가했다. 반면 여행경비 지출액이 많은 신혼여행객은 해외로 빠져나가 오히려 0.98% 감소하는 등 경기변화에 역방향으로 반응하는 현상을 보였다. 한은 제주지점은 “이같은 분석결과로 볼때 제주도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노력을 보다 확대하고 경기에 덜 민감한 고소득층의 기호에 맞는 관광상품 개발 등 관광시장의 차별화 전략을 추진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소득수준이 증가하면서 개별 및 가족관광객들도 신혼여행객과 마찬가지로 해외 선호 등 경기역행적 현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광상품의 고부가가치화 노력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예식장 구하기 ‘별따기’

    오는 21일과 다음달 11일이 ‘길일(吉日)’이라는 풍문으로 결혼 업체들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그날은 서울 시내 예식장은 물론 구민 회관도 구하기가 힘들 지경이다.해외 신혼여행 상품도 거의 동이 난 상태고 혼수업체들은 대목 준비에 바쁘다. 결혼 길일은 음양오행의 성쇠를 따져 합궁(合宮)하기에 좋은 날을 가리킨다.그 중에서도 21일과 11월11일은 ‘다산과 풍요의 대길일’로 예비 신랑과 신부들에게 알려져 있다. 지난 봄 윤달이 끼어 있어 식을 미뤘던 상당수 남녀들도 결혼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IMF 이후 결혼하는 숫자가 한해 평균 40만여쌍에서 20만여쌍으로 떨어졌으나 4년만인 올해에는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S결혼정보업체 김모씨(28)는 “예식장을 못 구해 교회나성당에서 결혼하려는 남녀가 많다”고 말했다.모웨딩클럽의 서모(30)팀장은 “낮 시간을 못 잡아 저녁 7시 이후에 결혼하는 사례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역술가들은 “길일은 결혼업체들이 만든 헛소문일 뿐”이라고 반박한다.서울 K철학원의 선종만씨(64)는 “타고난 운세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특정인의 길일이 다른 사람에겐 흉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SBS ‘신화’ 김태우 “착한 외모와 달리 마음은 강철”

    김태우(30)는 축 처진 눈에 선한 인상을 지닌 탤런트다.그탓인지 그동안 드라마 ‘거짓말’에서 다소 모자란 인물인장어,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순진한 남한병사 등착한 역을 주로 맡았다.지난달 26일부터 인기리에 방영중인SBS ‘신화’에서 연기하고 있는 강대웅도 지금까지 보여준이미지와 별로 다르지 않다. 김지수를 지고지순하게 짝사랑하는, 1세대 벤처기업가로 너무 순수한 나머지 바보같아 보이기도 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착해만 보이는 외면과는 달리 연기에 몰입하는 김태우의 내면은 지나칠 정도로 격렬하다. “어떤 역에 들어가면 그 인물이 되기까지 심하게 앓아요. ‘느낌’으로 연기하는데 그 인물의 느낌을 찾기까지 너무힘들어요.” 지난 3월 결혼한 아내조차 밥도 제대로 못 먹고,잠도 잘못 자면서 인물 연구에 몰두하는 그를 보고 놀랬을 정도다. 7년간 열애 끝에 결혼한 동갑내기 권은정씨에게 연기하는것이 너무 힘들다며 “이민이나 가버릴까”라고 얘기했다가작은 파란을 낳기도 했다. 183㎝,큰 키의 김태우는 초췌해 보일 정도로 말라 있었다. 중학교 2학년때 이후로 몸무게가 70㎏아래로 내려가 본 적이 없다는 그의 현재 체중은 66㎏.처음 주연을 맡은 영화‘버스,정류장’때문에 두달만에 7㎏를 뺐기 때문이다. “‘버스,정류장’에서 맡은 역이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학원강사거든요.술 끊고,매일 빠짐없이 5㎞씩 달리고,기름기없는 한식으로 하루 두끼씩 먹으니까 살이 빠지더군요.” 김태우는 ‘버스,정류장’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로 일상의 미세한 것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말했다.영화를설명하는 그에게서는 약간의 흥분이 느껴질 정도로 새 영화에 큰 애착을 보였다. ‘버스,정류장’에서 김태우는 17세의 여고생(김민정)을사랑하는 32세의 학원강사를 연기했다.처음으로 정사장면도연기했지만 “저의 벗은 몸을 볼 수 있다라는 정도의 부담없는 장면이에요”라고 설명한다. 신혼생활에 대해 묻자 “깨소금도 없고, 그저 ‘생활’도아닌,연애할 때와 똑같이 친구처럼 지내요”라며 특유의 ‘착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윤창수기자 geo@
  • 30대 주인공 드라마 줄잇는다

    30대를 시청자층으로 삼고 30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이같이 30대를 겨냥한 드라마의제작은 90년대 초반 ‘질투’를 시작으로 ‘호텔리어’‘아름다운 날들’ 등 각 방송사의 인기 장르로 자리잡았던 트렌디 드라마가 스타와 제작비를 쏟아부었음에도 시청률이 저조했던데다 최근의 ‘로펌’‘쿨’등도 처참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퇴조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30대를 위주로 한드라마가 제작되면서 왕년의 스타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10월8일 첫방송하는 SBS 일일연속극 ‘이 부부가 사는 법’은 김보연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노년·중년·맞벌이·신혼부부의 행복을 그릴 예정이다.여기에 성고백서로 파문을 일으켰던 서갑숙도 2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MBC에서 10월17일 첫방송하는 새 수목 미니시리즈 ‘가을에 만난 남자’는 이혼과 상처(喪妻)의 아픔을 넘어선 30,50대의 성숙한 사랑을 깊이있게 담은 ‘보라색 사랑이야기’이다. [재기하는 왕년스타] 4년만에 TV드라마로 돌아 온 김보연(43)은 “미국 하와이에서 12살,8살인 두 딸의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하느라 공백기간을 가졌다”고 말했다.또 “‘엽기적인 그녀’‘조폭마누라’는 젊었으면 내 역할이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서갑숙(40)은 성고백서를 펴낸 뒤의 심경을 “큰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넌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이제는 어머니,두 딸과 함께 살면서 뜨는 해,맛있는 된장찌개 등에서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일상의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전 늘 연애해요”라고 말하는 서갑숙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따뜻한 카페주인역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부가 사는 법’의 극본을 맡은 서영명씨는 ‘부자유친’‘이 여자가 사는 법’ 등의 드라마에서 비정상적 내용전개로 많은 비판을 받은 ‘문제적 작가’.하지만 이번에는‘당신이 그리워질 때’‘바람은 불어도’ 등의 건강한 홈드라마에 일가견이 있는 이영희PD가 연출을 맡아 ‘시청률도좋고 욕도 안먹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애인’‘신데렐라’의 이창순PD가 프리랜서 선언을 한 뒤 처음 만드는 ‘가을에 만난 남자’는 이승연,박상원이 각각 이혼의 상처를 지닌 30대 전문인역을 맡았다.이혼녀 기획실장 신은재(이승연)와 이혼남 미술감독 한수형(박상원)이 사랑에 빠지면서 재혼을 하기까지 겪는 수많은 갈등과 번민을그릴 예정이다.이 PD는 “30,40대를 위한 폭넓고 깊이있는드라마를 만들겠다”고 연출 방향을 밝혔다. SBS의 이종수 국장은 “30대 초반을 대상으로 드라마를 만들면 20대도 달라붙고 40대도 흡수된다”면서 “20대에 맞추면 40,50대가 드라마를 안 보는데,30대는 양쪽을 다 붙잡을수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THE QUEEN 10월호 발행

    고급 리빙 문화 정보지 ‘THE QUEEN’ 10월호가 23일 발행됐다. 이번호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보내온 ‘따뜻한 공간 연출을 위한 리빙 센스’등에 대해 알아봤다. 10월의 테마로 그림이 있는 실내와 미술계 인사들의 그림이야기,가을 날의 화랑가 산책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담았으며 아나운서 김지은의 ‘행복이 머무는 집’도 직접 찾아가 보았다. 이와 함께 신혼 부부를 위한 혼수 식기,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인테리어 소품,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클래식 가구,상쾌한 욕실을 위한 아이템 등 앞선 감각의 인테리어&리빙 정보들은 가을의 실내에 품격과 낭만을 더한다. 명품의 뉴 슈즈,세련된 컬러와 디자인의 가을 넥타이,명품미니 백,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로맨틱 룩 등 트렌드 리더를위한 패션 기사도 화려한 화보로 담았다. 또 샤넬의 다기능 파운데이션,이번 시즌 유행하는 검은 눈매,메이크업의 올바른 기초 다지기,피부 유형별 세안과 비누,가을 남성 향수,페이스 라인 만들기 등 가을철 피부 관리를 위한 뷰티 정보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전여옥·이선영·송혜근의 인기 연재 칼럼을 비롯해 지난 9월 은퇴강연을 갖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이어령이화여대 석좌교수,최근 새 소설집 ‘미늘의 끝’을 발표한작가 안정효,영화 ‘몽중인’의 감독을 맡은 이경영, 1년간의 중국생활을 담은 ‘중국견문론’ 출간과 함께 난민 긴급구호 활동가로 변신한 한비야 등과 가진 인터뷰 기사도 흥미롭다.정가 6,500원.
  • 제주 관광업계 ‘테러 특수’

    최근 제주도 관광업계가 ‘테러 특수’를 즐기고 있다. 미국 테러참사 여파로 동남아나 미주지역 등으로 여행하려던 신혼부부 관광객들이 대거 제주로 방향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미국 테러참사 다음날인 12일부터 일주일동안 제주에 온 신혼여행객은 1,800여쌍으로 600여쌍에 불과하던 전 주에 비해 3배나 늘었다. 특히 토요일인 지난 15일에는 275쌍,일요일인 16일에는 무려 1,514쌍이나 몰리는 등 평일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신혼여행객들로 도내 관광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제주의 본격적 가을철 허니문관광은 관광 성수기가 시작되는 10월 초순부터 이뤄지는 것이 통례.이처럼 9월 중순에 신혼관광 붐이 일기는 극히 드물다. 업계는 미국 테러참사로 정부가 해외여행을 자제토록 당부하고 있는 데다 신혼부부들도 외국행 비행기 타기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광협회 관계자는 “미국의 보복공격 등 전쟁이 본격화될경우 제주를 찾는 신혼관광객들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기대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신애라’ 아줌마 CF로 제2의 전성기

    “요리하는 것 너무 좋아해요.요리 프로그램에 MC로 출연해 달라는 제의를 받고 흔쾌히 출연했어요.” 지난 10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케이블 요리전문채널인 채널F의 ‘신애라의 오븐 요리’(월 오후 1시)를 촬영하느라고한창 바쁜 신애라를 만났다.아이를 낳고 드라마에서는 종적을 감춘지 오래됐지만 다양한 CF와 케이블 방송에 출연,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남양분유 광고를 시작으로 남편인 차인표와 팔씨름 대결을 벌이는 ‘하나로전화광고’,‘과일촌 쥬스 광고’,‘알로에마임 화장품 광고’ 등 CF계에 아줌마 광고여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애라의 오븐요리’에서는 서양음식에만 사용되는 것으로 취급되고 있는 오븐을 한식에 응용한다.더덕구이,갈비찜. 오징어 순대 등 토종 한국음식에 오븐을 활용하는 법을 방영아 푸드스타일리스트를 통해 알려줄 계획이다.“이사한 지얼마 안돼서 아직 집에서 실습을 못 해봤어요.오늘 배운 갈비찜은 꼭 해보고 싶어요.” 그는 바쁜 와중에도 요리와 육아에 푹빠져 있다. “드라마는 집에서도 대본 외워야하고 촬영장에서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등 아이 키우면서 하기 힘들어요.요리프로그램은 한꺼번에 많은 분량을 촬영할 수도 있고 스튜디오 촬영이기때문에 드라마에 비해 품이 덜들지요.” 그는 아이가 어느정도 자랄 때까지 드라마는 어림없다며 웃는다. “나이가 들어 드라마에 복귀할 수 있다면 나름대로 맡을역할이 있을 것이라서 좋아요.물론 주인공은 아니겠지만요.” MBC 주말드라마 ‘그 여자네 집’(오후 8시)에서 신혼생활중인 차인표씨가 부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말 하나도 부럽지 않아요.질투도 안 나요.단지 함께 TV를 보는 사람들이절 너무 의식해요.극중에서 키스씬이라도 나오면 저한테 괜히 딴 이야기 하고 그래요”고 대답했다. “주일에는 교회에서 유치반 선생님을 해요 하루는 한 아이가 ‘차인표 아저씨 나쁘다.바람핀다.’고 말해서 한참 웃었어요”라고 털어놨다. “곧 2세를 가질 계획이기 때문에 활동은 점점 더 줄일 것이예요.”이송하기자 songha@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9)월북작가 김남천

    편지를 잡문 차원에서 본격적인 문학 토론의 마당으로 격조있게 끌어올린 사람은 김남천(金南天,본명 孝植·1911∼?)이다.평남 성천군청에 근무했던 아버지나,일본 유학중 결혼하게 된 첫 번째 부인의 아버지가 성천 군수였다는 사실은 김남천의 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육중한 몸매에 미남이기도 했던 그는 일본 호세이(法政)대 시절부터 좌익운동에 투신,당대 운동권의 주역 임화,최승희의 남편 안막 등과 도쿄에서 카프 활동을 전개하면서 일약 지도적 인물로 부상한다. 이후 그의 이름은 언제나 임화와 나란히 붙어 다니면서 카프 후반기를 제압하는 주역으로,비단 문학활동만이 아니라 평양고무공장 파업(1930년)에 참여하는 등 현장성 강한 운동으로 제1차 카프 검거(1931년 8월)때 2년 실형을 선고 받았다. 1933년초 병보석으로 출옥하나 두 딸을 남겨둔 채 아내가죽어 조신하던 터라 이듬해 카프 제2차 검거 때는 구속을 면할 수 있었다.1935년 평양에서 상경한 그는 임화,김기진과함께 경기도 경무부에 카프 해산계를 제출하여,10년에 걸친한국문학사에서 카프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고,이 사실 때문에 이들 셋은 두고두고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여운형이 발행인이었던 조선중앙일보(1933년 2월 창간)에입사했던 그는 근대 민족언론사의 획을 그었던 손기정 일장기 말소사건의 간접적인 피해자가 된다.베를린 올림픽(1936년 8월1일)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의 사진을 국내에 처음소개한 것은 8월 25일자 동아일보였고,이 사건으로 사회부장이었던 작가 현진건이 언론계를 떠난 이야기는 다 아는 사실이다.신문사 끼리의 경쟁심리 때문에 조선중앙일보는 손기정 가슴에 새겨져 있는 일장기를 없애고는 그 위에다 희미한태극까지 부각시켜 자진 휴간(9월5일)을 거쳐 아예 폐간되었다.바로 김남천의 실직 사연인즉슨 이러하다.이즈음 그는 창작과 비평의 양수잡이로 맹활약하면서 문단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는데,최정희에게 보낸 편지는 이런 내막이 담겨있다. 그는 최정희의 소설 ‘흉가’에 대하여 월평 ‘여류작가의난관과 ‘흉가’ 검토의 중점’(조선일보 1937년 4월8일)에서 기대와 비판을 동시에 가하고 있다.당시 김남천의 태도에 대해서는 출옥후 이미 전향했다는 관점과,탄압 속에서도 꾸준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을 고수했다는 주장이 다 있는데,이 편지로 미뤄볼 때 후자 쪽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 문학사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글이다.김남천의 비평활동에 불만을 품은 작가들은 많았는데,편지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그를 비난한 건 극작가 김진수(金鎭壽.1909∼1966년)였다.평남 중화군 출신인 그는 릿교(立敎)대학 졸업 후 만주국 간도성 연길현(延吉縣) 용정가(龍井街) 은진(恩眞)국민고등학교에근무(1938∼45년)했다.1920년 캐나다인 부두일(富斗一)이 창립한 이 학교는 송몽규 문익환 윤동주가 다녔던,민족의식이강한 명문교인데 1946년 ‘룡정중학’으로 병합되어 오늘날중국 동북지역의 관광명소로 남아있다. 그가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지는 바로 이 학교 공문서 서식용지이며,내용은 김남천의 평문 ‘동시대인의 거리감-9월 창작평’을 화두로 삼는다.최정희의 ‘지맥(地脈)’을 언급한이 평문이 김진수에게는 무척 못 마땅했었던 것으로 썼지만속내는자신의 분풀이가 더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글을 쓴 날자가 9월28일,책방에서 ‘문장’지를 샀다면서 그는 김남천을 한껏 물어뜯는다.누가 읽어도 편견과 속좁음이 느껴지는 이 글을 왜 썼을까.김진수는 일본 유학시절부터 황순원등과 학생예술좌를 창립(1935년),연극활동을 했는데,문단활동은 극예술연구회(1931년 김진섭 유치진 이헌구 등이 창립) 공모에서 장막극 ‘길’이 당선(1936년)되고서였다.그가 단막극 ‘향연’을 ‘조광’에 발표한 것은 1938년 11월호였는데,김남천은 발 빠르게 조선일보 창작평 ‘미성년의 문학-김진수와 권명수’(1938년 11월11일)에서 “극연(劇硏) 당선작가(불행히 나는 당선작을 읽지 못했다)김진수씨의 희곡 ‘향연’을 읽고 나서 나는 이 분이 미혼자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였다”는 서두로 시작하여 그리 탐탁찮은 평을 가해댔다. 김남천에 대한 유감은 아마 이때부터 똬리를 튼 것 같다. 불만은 또 있다.김진수는 애시당초 문학에서 사회니,민족이니 하는데는 별 관심이 없었다.그러나 김진수의 울분 속에는 나름대로의 심미안이 탄탄하게 드러난다.작가 최명익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바로 김진수의 미학적 체질을 엿볼 수있는 대목이다.친일작가 장혁주와 최대의 친일평론가 김문집은 긍정하면서 김남천에 대해서는 못마땅하게 비꼰 김진수가 8·15 후에 어떤 자세를 취했을까는 물으나마나다.“유치진과 더불어 해방 이후부터 50년대 희곡계의 주도적 세력이었던 보수주의적 극작가들의 보편적인 유형”(박명진 ‘한국희곡 이데올로기’)이었다는 게 정평이다. 김진수에게 그렇게도 못 마땅했던 김남천은 8·15 후 임화와 함께 화려하게 재기,그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다가 월북,남로계의 몰락으로 남북한 문학사의 지평으로부터 사라져버린 별이 되었다.통일은 아마 이들의 복권과 더불어 다가 올것이다.역사는 어떤 탄압으로도 그 흐름을 막을 수 없다.평북 의주에서 태어나 니혼(日本)대학을 중퇴한 정비석(1911∼1991년)이 ‘성황당’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1937년)되어 상경을 꿈꾸다가 매일신보 기자가 된 것이 1941년 10월이니,그가 최정희의 소설 ‘인맥’(1940년 4월)을읽고 감동하여 보낸 편지는 이즈음의 것이다.그가 상경 직전 있었던 곳은 평북 용천군.황해도 연백 출신으로 백천(白川)온천을경영하며 많은 문인들에게 휴식을 제공했던 장만영(1914∼1975년)은 뭔가 최정희와 토라짐 같은 게 내비치는 사연을 담고 있다.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쳐 보시라. 이렇게 한쪽에서는 싸우며 고뇌하는 다른 한쪽에서는 그 고뇌하는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붓고,또 어느 다른 곳에서는 친일에 열을 올려 그 대가로 호사를 누리는가 하면 어느 곳에서는 유유자적 즐기고 있는 속에서 역사는 흐른다.이럴 때대체 남도출신 문학인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지냈을까.김동리(金東里,본명 始鍾·1913∼1995년)는 이 무렵 참담한 심경으로 경신학교에다 휴학계를 내고 형 범부(凡父,1897∼1966년)가 살던 부산으로 내려갔다.동양사상의 대가인 이 당대의 수재이자 기인인 범부가 어렵사리 꾸려가는 살림살이에 얹히게 된 동리는 영도다리에 떨어져 죽어 버릴까도 생각했으나,어찌 연이 닿아 형이 은신처로 삼았던 경남 사천군 다솔사(多率寺)로 거처를옮긴 게 1935년이었다.신춘문예 당선상금을 밑천 삼아 창작에 몰두하겠다는 결의였다. 김종직(金宗直)의 17대손인 이들 형제의 성공담에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없지 않다.무오사화에 얽혀 부관참시형을 당한점필재 김종직의 후손들은 그 화를 피하여 월성군 서면 계림골로 숨어들어 정쟁을 피하곤 했다.이런 문중일수록 풍수지리에 밝아 김동리의 할아버지도 선산을 보유했는데,한 권세가가 그 터에다 묘를 쓰자 그는 겁도 없이 그걸 파헤쳐 버렸다고 전한다.권세가는 할아버지를 귀양보냈는데 돌아와서는또 그 권세가의 무덤을 파헤쳐 다시 귀양,또 귀향하여 파헤치기를 세 번 되풀이하자 세도가의 기가 꺾여 포기했다는 전설 아닌 사실이 전한다.그 할아버지의 본댁은 이 와중에서자살해 버렸고 재혼하여 얻은 아들이 김동리의 아버지 김임수(壬守)이다.권력의 피해를 입으면 이를 피하거나 동경하거나 혹은 도전한다.아니면 이 세가지를 다 겸하기도 한다.김동리 일가가 지녔던 이런 가풍은 그의 문학과 무관하지 않다.샤머니즘적 인습에서 가장 먼저 기독교로 입문한 것은 어머니였고,그녀의 영향으로 동리는 경주 제일교회 부속학교를나와 대구 계성학교에 다니다가 서울의 경신으로 전학했지만 중퇴했다. 다솔사에서 이내 해인사로 거처를 옮긴 김동리는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자 약간은 들떠서 상경하나 이 시골뜨기 신인에게 인정을 베풀기에는 당시 경성(京城,현 서울)문단은 너무 재재다사(才才多士)에다 각박했다.같은 해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동료인 서정주와 어울리면서 울분을달래던 그는 이듬해에 다솔사가 세운 광명학원 교사로 내려가게 된다.처음에는 다솔사에 기거하며 광명학원까지 걸어다니던 김동리는 그 지방의 몰락 토호집에 하숙하다가 그 집 딸 김월계와 결혼(1938년),학교 부근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이때 그는 쇠약과 우울증으로 수필 한 편도 쓸 수 없었던 지경인데도 선비의 후예다운 기개를 보여준다. “현실적으로 아무리 큰 불평이 있더라도 내 자신의 신념이,일테면 천지의 정기(正氣)와 통하는 것이라고 철칙같이 믿고 있으니까,그른 것은 현실의 그것이요,그 그른 현실은 천지의약속에 따라 시정될 것이라고,이건 ‘만만디’식이라고 웃으실는지 모르지만 여기엔 조곰도 독기(毒氣)가 들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그러니까 말하자면 결코 염세자(厭世者)도 아니겠습니다.”이 편지들은 대략 1940년부터 1943년 그가 징용을 피해 사천읍에서 양곡조합 촉탁이 되기 이전에 보낸 것들인데,입장이달랐던 선배에게 꺼내기 어려운 화두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이만큼한 절조 위에서라야 순수문학은 제 자리를 찾을 수있을 터이다.그의 발신지 주소는 정확히 ‘사천군 곤명(昆明)면 원전(院田)' 이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원시 비경 간직한 필리핀 보라카이섬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쪽빛 바다, 하얀 산호가루들이 쌓여 다져진 은빛 해변, 끝없이 밀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방카’(필리핀 전통 목선)와 요트들이 오가며 남국의 환상적 경관을 끊임 없이 만들어내는 곳. 남태평양의 원시 비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필리핀 보라카이(boracay)섬.훔칠 수만 있다면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떼어다 우리나라 끝자락에다 숨겨두고 몰래 즐기고 싶은 섬이다.바다와 하늘을 온통 태워버릴 듯이 붉게 물들이는 석양을 마주하면 탄성이 절로 난다.스쿠버다이빙,스노클링 등의해양 레저스포츠도 한껏 즐길 수 있어 휴양지로서의 조건을빠짐 없이 갖추고 있다.낭만을 즐기는 신세대 신혼부부들의‘밀월여행’지로 그만이다. 보라카이는 더이상 우리들에게 생소한 곳은 아니다.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최근 연간 10만명씩 다녀갈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이달부터 본격 결혼시즌이 시작된다.아직 마땅한 신혼여행지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한번쯤 권해보고 싶은 곳이다. [볼거리] 필리핀은 섬의 나라다.지금까지 발견된 것이 7,700여개.아직까지 지도 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섬이 얼마나 되는지아무도 모른다고 할 정도로 조그마한 섬들이 널려 있다.보라카이도 70년대 초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섬들 중 하나였다.루손섬과 민다나오섬 사이에 위치한 파나이섬 북서쪽에 길이 7㎞,폭 2㎞에 9,000여명이 상주하는 작은 섬이다.비행기로 마닐라에서 1시간30분 거리. 보라카이 지명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의 설들이 있지만 현지어로 솜(cotton)과 거품을 뜻하는 낱말의 합성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섬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산호가루와 부서지는 파도가 어우러진 해안이 마치 하얀 솜을 풀어 놓은 듯 아름다워 붙인 이름이란다. 지명이 말해주듯 이 섬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화이트 비치’.하얀 산호가루가 만든 은빛 해변의 길이가 4㎞ 달하는‘은사십리(銀沙十里)’다.이 섬의 32개 해변중 가장 큰 해변으로 세계 3대 유명 해변의 하나로 꼽힌다.에메랄드빛 바다에 몸을 내 맡기는 해수욕도 좋지만 ‘은사십리’를 걷는기분도 그만이다. 해변의 산호가루는 밀가루를 부어 놓은 것처럼눈부시고 부드럽다.파도가 쓸고간 자리 위를 맨발로 걸으면 푹신한 밀가루 위를 걷는 기분이다.수정 같이 맑은 물이 발 끝에 부딪히며 부서지면 어느새 태초의 자연과 하나가 된다.해변을 따라 늘어선 야자나무와 야자잎으로 지붕을 이은 오두막형의 방갈로,비키니 차림의 늘씬한 미녀들이 남국의 환상적 이미지를 그려낸다. 특히 달빛과 별빛,파도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밤의하모니는 로맨틱한 분위기의 극치를 이룬다.은은한 달빛 아래 쏴 밀려드는 파도,쏟아져 내리는 무수한 별빛….해변에맞닿아 줄지어 서있는 리조트의 생음악 카페들이 불을 밝히고 유혹한다.현지인들이 구수하게 부르는 올드 팝송을 들으며 ‘산미구엘’ 맥주 한잔을 곁들이며 깊어가는 남국의 밤을 즐기는 맛도 일품이다. 해변 가운데에서도 북서쪽 끝에 위치한 프라이데이스,테라시스 리조트 앞 해변이 가장 넓고 분위기가 좋다.저녁을 프라이데이스 리조트에서 들면 전통민속공연 관람의 ‘부수입’도 챙길 수 있다. 이 섬에서는 해변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구경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지루하지 않다.싫증이 나면 카티클란 재래시장에서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다.해산물과 과일은 신선하고 가격도 저렴하며 값을 깎는 재미도 쏠쏠하다.전통 공예상품들도구경해 볼 만하다. [해양 레저스포츠의 천국] 보라카이 해안은 해양 레저스포츠의 보고다.특히 섬주변이온통 형형색색의 산호초 군락으로 이뤄져 있어 세계적인 스킨스쿠버다이빙 포인트로 명성이 자자하다.구명재킷을 입고수면위에서 물속 세계를 엿보는 스노클링,쪽을 풀어 놓은 듯한 푸른 바다 위를 시원스럽게 달리는 제트스키에다 모터보트 뒤에 밧줄로 매달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는 바나나보트.뿐만이 아니다.요트,바다낚시,패러세일링 등 초보자들도즐길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목들이 망라돼 있다. 이들 가운데서도 압권은 스쿠버다이빙이다.수영을 못하는초보자들도 한나절을 투자하면 물속에서 갖가지 화사한 열대어와 함께 노닐며 TV에서나 봐오던 무지개빛 산호초 군락의별세계를 만날 수 있다.빵을 하나 들고 들어가면 온갖 열대어들이 떼로 몰려와 순식간에 다 빼앗아가 버린다.가끔 덩치가 큰 녀석을 만나면 놀라기도 하지만 원색의 산호초 속으로 유유히 헤엄치는 열대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두려움은커녕 시간가는 줄 모른다.하루 60∼100달러(3,000∼5,000페소)로 값이 좀 비싼 것이 흠. 다이빙이 어려우면 스노클링을 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물이 수정처럼 맑아 수경을 끼면 물위에서도 5∼10m 깊이까지는 훤히 들여다 보인다.구명조끼를 착용하기 때문에 안전은걱정 할 필요가 없다.단 해변과 달리 해파리들이 달려들어따끔하게 쏘기 때문에 가벼운 긴 바지,긴팔 옷을 하나씩 준비해 가면 좋다. 대부분 여행사들은 신혼여행 상품에 스노클링과 바나나보트,바다낚시 등을 패키지 상품에 포함시킨다.점심으로 먹는 새우 등의 바다음식도 일품이다. 이 섬에는 18홀 골프장도 있다.주중에는 2,000페소,주말엔3,000페소.캐디피 등을 포함,3,500∼4,500페소면 충분하다. 보라카이(필리핀) 서은수특파원 sunsoo@. ■‘필리핀 보라카이섬’ 숙박과 문화. 보라카이에는 원주민이 운영하는 민박에서부터 특급 리조트까지 다양한 숙박시설들이 있다. 1급∼특급 수준의 리조트는1박에 2인기준 5,000∼8,500페소(1달러 약 50페소) 정도.민박은 에어컨 유무에 따라 값이 차이가 나지만 대체로 1박에400∼900페소 수준.민박을 하면 해변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어느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연평균 기온은 26∼27도. 건기인 11∼3월이 여행 적기다.시간은 한국보다 1시간 늦다. 필리핀은 카탈로그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있다.칼리보공항에 내리면 우리말로 “샌들 사세요”하며 다가온다.한국여행객들이 많아 상업에 종사하는 원주민들은 우리말을 한두마디씩 할 줄 안다.가는 곳마다 교포가 운영하는 음식점과술집도 접할 수 있다. 보라카이의 주 교통수단은 트라이시클과 방카.트라이시클은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들이 사용하던 것처럼 오토바이에바퀴를 하나 더 붙여 개조한 것이다.120㏄급 엔진에 최고 5명까지 태우고 다닌다.섬에 들어서면 해변가에 택시들처럼즐비하게 늘어서 손님을 기다린다.기본요금은 한 사람당 10페소.아주 먼거리는 부르는게 값이다.방카는 폭이 좁은 카누식 배에다 파도에 넘어지지 않게 양 옆에 통나무를 덧대어놓은 것이다. ■필리핀 보라카이섬 가는길. 보라카이로 바로 가는 교통수단은 없다.일단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로 먼저 가 칼리보행이나 카티클란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카티클란행은 15인승 경비행기로 1시간30분 정도걸린다.트라이시클로 5분이면 카티클란 항구에 갈 수 있다. 카티클란 항구에서 보라카이까지는 배로 10분.칼리보행은 비행기가 커 안정감이 있지만(50분 소요) 카티클란 항구까지가려면 버스로 1시간30분 더 가야한다. 비행기 여행이 다소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 도 있으나 일단방카에 몸을 실으면 모든 피로가 눈녹듯 사라진다.서울∼마닐라 노선은 필리핀항공(02-774-3581)에서 매일 운항하고 있다.
  • [사라지는 것을 찾아] 조상지혜 배어나는 ‘창호지’

    종이에 관한한 우리는 오래전부터 일류국이었다.우리 조상들은 한지(韓紙)라는 일류 종이를 발명,제작해 왔다. 한지는 보통 조선종이라고 한다.한지는 문방사우(文房四友) 가운데 하나로 불리며 우리 민족과 가장 가깝게 지내온 귀한 존재이다.한민족의 생활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한지는 용도에 따라 재질과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문에 바르면 창호지,족보·불경·고서의 영인에 쓰이면 복사지,사군자나 화서를 치면 화선지,솜털이 일고 이끼가 박힌 채 연하장·청첩장 등을 만들면 태지 등등. 그 가운데서도 창호지는 우리 일상생활과 인연이 가장 깊고 한국인의 정서가 가장 많이 배어있는 종이다.‘문(門)종이’라고도 불리는 창호지와 얽힌 이야기나 설화는 우리 고전속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등장한다.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은은하게 실내에 끌어들이기도 하고휘영청 밝은 달빛에 매화꽃 나뭇가지 그림자를 드리워 수많은 사람들에게 시심을 절로 우러나게 했던 창호지. 신혼부부가 자는 신방의 창호지는 신랑신부의 행동을 엿보려는 동네 꼬마들이나 아낙들의 짓궂은 호기심으로 수난을 겪기도 했다.침을 발라 구멍을 뚫고 밤새 방안을 들여다봤기때문이다. 동지섣달 한겨울에는 매서운 찬바람을 막아내며 악기처럼울어대던 문풍지 소리….이같은 운치와 멋이 깃든 종이가 언제부터인가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다. 특히 주택구조가 한옥에서 양옥과 아파트로 바뀌면서 완자문,빗살문,격자문이 유리문,인테리어 도어 등으로 바뀌어 창호지의 필요성이 거의 없어졌다. 새봄이 오거나 명절을 전후에 온가족이 나서 문종이를 새로 바르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창호지를 만드는 공장은 더더욱 구경하기조차 어렵다.닥나무삼기-일광표백-티고르기-두드리기-씻기-뜨기-물빼기-말리기-다듬이질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탄생되는 창호지는 최근들어 중국산이 밀려 가격 경쟁력마저 잃었다. 전주 등 일부지역에서 한지공장을 집단화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지만 그나마 판로가 적고 업체가 영세해당국의 도움이 없이는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실정이다. 전주한지의경우 93년 전주시 팔복동에 22개 업체가 집단으로 이주했으나 10곳이 휴폐업하고 12곳만 남아있다. 창호지의 원료가 되는 닥나무 재배단지도 거의 없어져 중국등 외지산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 예술인과 한지공장들을 중심으로 한지공예,한지되살리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나 자금난에 부딪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남용 전북한지공업협조합장(42)은 “창호지의 사용처가별로 없고 화선지도 값싼 중국산이 밀려와 우리 고유의 한지가 갈수록 설자리를 잃고 있다”면서 “전통한지를 지키기위해 제품의 고급화,새로운 한지개발,안정적인 원료공급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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