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직 공직자에도 재력가 상당수/첫 공개자들 내역 분석
◎대법관 평균 15억선… 곳곳서 투기의혹/군장성 4억6천만원… 육군 “비교우위”/「유관단체」도 수십억대 부자 많아/땅바람 불던 70년대말 토지구입 눈길/해참총장·공참차장·해군작전사령관 1억원선 신고/미국에 31억재산 부인과 공동소유도
이번 재산공개에서 처음으로 액수가 공개된 사법부·군고위장성등을 비롯한 1급짜리 공무원들 가운데도 재산가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평생을 공무원 생활을 해온 사람들로 적절한 해명이 따르지 않을 경우 그 재산형성과정에 적지 않은 뒷말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공직유관단체 간부들 가운데도 20억∼30억원대를 오르내리는 재력가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부·공직유관단체◁
1급중에는 김광득해운항만청 차장이 76억6천만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백락서통일자문위원 48억8천만원,홍철건설부기획관리실장 41억1천만원,김경회철도청차장 36억2천만원,박양배제주결찰청장 29억9천만원등으로 공개됐다.
또 통일원 조치현자문위원 재산공개 총액이 1억3천7백80여만원청와대 김혁혁민정비서관은 국내재산 15억3천만원과 부인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미국내 재산 3백87만4천달러(한화 31억원 상당)어치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경제부처의 1급 공무원들은 일반 국민들의 추정보다 재산규모가 크지 않았으나 상공부 장석환EXPO사무1차장이 21억4천만원,특허청 권혁채차장이 20억원을,과기처 김호기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사무처장은 48억1천여만원을 각각 신고해 만만치 않은 재력을 과시했다.
새 정부출범후 곳곳에서 터져 나온 입시부정등으로 이미지에 커다란 타격을 입은 교육계는 대부분의 대학 총·학장들이 1억∼3억원대의 재산을 공개해 청빈한 모습을 보였으나 경북대 김익동총장은 32억6천여만원,천안공전 임선재학장 40억1천여만원을 신고해 이채를 띠었다.
공직유관단체로 분류된 은행·연금관리공단·각종 공사·공익재단·정부출연연구소의 간부들 가운데 20억∼30억원대의 유력재산가들이 의외로 많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승덕원장은 69억9천여만원을 공개해 최고를 기록했는데 박원장은이 재산가운데 강남구 대치동의 건물과 대지는 지난 73년 임야로 산것이 대지로 환지된 것이며 동대문구 일대의 대지·근린생활시설·아파트등은 부인이 이 부근에서 약국을 경영한 소득으로 구입했다고 해명.
서울대병원 한만청원장도 41억3천여만원을 등록했는데 경기도 용인과 안성에 78년에서 84년사이에 부동산을 다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관위쪽에도 재산가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 중앙선관위 김유영사무차장은 수원시 권선동의 38억원대 부동산을 포함,48억9천여만원을 신고했고 권오현선거관리실장은 32억1천여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군◁
중장이상 군장성 46명(육군 31명·해군 8명·공군 7명)의 평균재산은 4억6천71만여원으로 등록재산으로만 볼때 일반인들의 상상보다는 비교적 「가난한 집단」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일부는 상당한 「재력가」로 확인됐으며 해·공군보다 육군이 그래도 재산상태가 나은 것으로 분석됐다.
군장성중 최고 「부자」는 이택형합참전략기획본부장(중장·육사19기)으로 12억4천5백24만6천원을 신고했다.그 다음은 장석린국방대학원장(중장·육사18기) 9억5천5백30만3천원,이재달군단장(중장·육사20기) 9억4천9백53만1천원,이양호합참의장(대장·공사8기) 8억8천5백18만원 순이었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이합참전략기획본부장의 경우 본인명의로 ▲충북 제천군 청풍면 교리 산3및 3의2 1만5천8백2㎡중 7천9백1㎡외 ▲충남 서산군 팔봉면 어송리 산119 2만3백35㎡중 6천7백78㎡의 임야를 공유지분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부인명의로 ▲제주도 남제주군 성산면 신풍리 7및 10에 1천4백77㎡의 밭과 ▲경남 양산군 양산읍 북부리 386의7에 대지 1백9㎡를 포함,2억4천24만1천원의 재산을 등록했다.
장국방대학원장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 312의 62에 5억5천만원상당의 주상복합건물과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140의5등 2곳에 6천2백41㎡의 논을 소유하고 있다.
대장급중에는 이합참의장외에 김동진육군총장(육사17기)이 7억1천6백만9천원으로 7위,김재창한미연합사부사령관(육사18기)이 6억9천8백82만4천원으로 9위를 차지했을뿐 이렇다할 재력을 과시한 사람은 없었다.
부동산투기의혹을 받는 사람은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모중장등 2∼3명은 무연고지에 논·밭·대지등을 소유하고 있어 의심을 받고 있다.
한편 가장 적은 재산을 등록한 사람은 김홍렬해군총장(중장·해사16기)인데 4천6백30만원 상당의 경기도 분당 미입주아파트 32평을 포함,1억1천6백90만7천원등을 신고했다.
군장성 「청빈 3걸」은 김해참총장외에 1억2천9백만원을 등록한 최동환공군참모차장(중장·공사11기·본인만 신고)과 1억5천4백83만2천원의 안병태해군작전사령관(중장·해사17기)이다.
▷사법부◁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1백2명의 법관과 일반직 1명의 재산이 처음 공개된 사법부는 법관평균재산이 12억여원으로 나타나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법부 최고재산가는 이철환인천지법원장으로 78억5천여만원이나 되는 반면 조무제부산지법 수석부장판사는 불과 6천4백여만원을 신고해 법관들 사이에도 큰 차이를 드러냈다.
20억원이상의 고액재산을 보유한 법관 14명중 70억원이상은 이법원장등 2명,50억원대 1명,40억원대 1명,30억원대 3명이었다.
10억원이상은 40명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법관경력이 평균 30년가량되는 장관급인 대법관 14명의 평균재산은 15억2천여만원으로 전체 평균을 약간 넘었으나 20억이상 4명,10억원 이상 4명으로 고루 높은 수준이었으며 김덕주대법원장은 대법관중 세번째인 27억8천여만원을 공개.
대법원은 재산을 공개하면서 고액재산가들의 재산취득경위를 소상하게 설명했으나 투기의혹이 짙은 점은 부인하지 못했다.
이들의 대부분은 부모나 처가로부터 재산을 상속 또는 증여받은 경우였지만 그렇게 취득한 돈을 투기바람이 불던 70년대말에서 80년대말까지 서울 강남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부동산을 사들여 재산을 증식한 흔적이 역력한 법관들도 많았다.
김대법원장은 전국 9곳에 공시지가 20여억원인 3만7천여평의 토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중 3만5천여평은 변호사로 일하던 86년이후 2년동안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
땅의 소재지는 대표적인 투기지역으로 꼽히는 경기도 용인군 일대였다.
재산랭킹 1위인 이철환인천지법원장은 부친과 처가에서 땅을 증여받거나 증여주식으로 부동산을 사들여 재산을 불린 케이스.
재산이 74억원대로 2위인 신명균서울고법부장판사는 조림사업을 하던 부친에게서 상속받은 것이 대부분이라는 게 대법원의 해명.
신부장판사도 그러나 부인 명의로 82년 1억7천만원에 사들인 서울 서초동 90여평의 대지와 건물이 현재 공시지가로만 20억원대로 껑충 뛰어 재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