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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3년째 방송프로덕션에서 신파 휴먼다큐를 찍고 있는 송수정PD(전지현). 억지 눈물과 동정심에 호소하는 프로그램에 신물이 난 그녀는 차라리 ‘동정심 없는 아프리카 사자’를 찍겠다며, 밀린 월급 대신 회사 카메라를 챙겨 나온다. 그러나 난데없이 아프리카 촬영은 취소가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메라까지 날치기당한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하와이언 셔츠의 남자가 도둑을 쫓아 카메라를 되찾아 준다. 그는 악당이 머릿속에 넣은 크립토나이트 때문에 현재는 초능력을 쓸 수 없다는, 자칭 슈퍼맨이라고 주장하는 사나이다. 슈퍼맨은 여학교 앞 바바리맨 혼내주기 등 하찮고 사소한 선행에 열중하는가 하면, 북극이 녹는다며 지구를 태양에서 밀어내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는 등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다. 수정은 그를 휴먼다큐 소재로 이용하기로 하고 동료들은 새로운 이야깃거리에 열광한다. ●한국영화특선 번지수가 틀렸네요(EBS 일요일 밤 11시) 구만복(구봉서)과 서달근(서영춘)은 여성들만 있는 천순분(도금봉)의 성미화학에 각각 급사와 수위로 취직한다. 그들은 여자들에게 괄시당하는 직장생활에 분통을 느끼나, 사장의 딸 정란(전양자)이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와 결혼해서 사장이 될 꿈에 부푼다. 그러나 정란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공장장에 취임한다. 사장 집 식모 윤미(최인숙)를 사장 딸로 착각한 달근은 그녀와 연애를 시작한다. 한편 만복은 정란을 공장장인 줄 모르고 타박하다 그녀에게 운동장 100바퀴를 뛰는 벌을 받으면서 그만 자리에 드러눕는다. 이 일을 계기로 만복과 정란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이 사이 경쟁사인 삼성화학 사장 허태백(허장강)이 가짜 성미화학 화장품을 위조해 배포한다. ●일요시네마 베이직(OBS 일요일 밤 11시 20분) 허리케인이 불어닥친 파나마의 한 정글에서 훈련 중이던 웨스트 하사관(사무엘 잭슨)과 일군의 특수부대원들이 총격전과 함께 갑작스레 사라진 사건이 발생한다. 이들 중 살아 돌아온 생존자는 던바와 중상을 입은 고위직 관료의 아들 켄달이었다. 두 명의 생존자는 수사담당 오스본 대위(코니 닐슨)에게 일체의 증언을 거부하고, 현직 군대와 관련이 없는 새로운 수사관을 요청한다. 이에 전직 특수부대원 출신 하디(존 트라볼타)가 사건에 투입되고, 마침내 하디는 던바에게서 웨스트 하사관과 특수부대원들이 살해당해 시체가 허리케인에 휩쓸려 갔다는 증언과 함께 ‘8’이라는 숫자를 발견한다. 그리고 켄달 역시 웨스트 하사관과 부대원들이 죽었다고 말하지만, 그것 외에는 던바의 주장과 완전히 상반된 진술을 한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혜화, 동’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혜화, 동’

    혜화(유다인)는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한편 유기견 구조에 열심인 여성이다. 안 그래도 작고 초라한 그녀의 집은 온갖 개들로 가득하다. 어느 날 철거 마을에 들른 그녀는 어슬렁거리던 흰 개와 조우한다. 이후 혜화는 그 마을을 종종 찾는다. 개의 탈장이 걱정돼 치료를 해주고 싶거니와 노란 꼬리가 아련해진 기억을 자극해서다. 그러나 개는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이내 사라지며 그의 감정을 어지럽힌다. 혜화가 가는 곳마다 은밀히 따라다니는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한수(유연석). 5년 전 혜화를 떠났던 한수는 그녀에게 다시 매달리며 “아기가 죽지 않았어.”라고 말한다. 어리둥절한 상황. 버려진 개를 돌보는 착한 여자에 관한 영화가 아니란 말인가. 5년의 시간을 오가는 ‘혜화, 동’은 슬픔의 멜로디를 연주하며 두 사람 사이의 비밀을 한 겹씩 벗겨낸다. 지난해 이맘때 개봉된 ‘회오리 바람’에서 두 고등학생의 애틋한 사랑은 세찬 현실 앞에 흔들린다. 그 소년, 소녀가 같이 미래를 보내다 잔혹한 형편에 빠진다면 ‘혜화, 동’이 나올 법하다. 풋풋한 감성이 끼어들 여지를 만들지 않는 두 영화는 평범한 10대 로맨스 따위란 없다고 주장한다. 5년 전, 임신한 혜화와 한수는 무섭고 두려웠다. 세상이 무서웠고, 어떻게 할지 몰라 두려웠다. 한 사람은 두 사람을 뿌리치고 도망쳤으며, 다른 한 사람마저 남은 한 사람을 잃었다. 정신을 놓은 한수와 달리, 세상 한편에서 호흡하며 지낸 혜화는 내면이 좀 더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개장수와 부딪혀 땅바닥에 넘어진 순간, 그녀는 아직도 공포 앞에서 떨고 있는 자신과 대면하고 아연실색한다. ‘혜화, 동’은 버린 것과 떠나 온 곳에 관한 노스탤지어이다. 영화 내내 카메라의 시선은 인간이 버린 것에 집착한다. 가구와 집기는 물론, 가족사진조차 쓰레기더미 사이에서 발견되고, 무엇보다 한때 누군가 기거했던 집들이 폐허가 된 채 방치된 풍경이 알싸한 통증을 유발한다. 혜화와 한수는 버리는 행위에 저항함으로써 죄의식에 답하는 사람들이다. 5년치 손톱을 모아두거나 버려진 생명을 찾아 헤매는 혜화의 행위가 상처의 본질 근처를 떠돈다면, 기억을 지우려는 자들에 맞서는 한수의 자세는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보다 일차적이다. 과거를 완전히 치유하기란 어렵겠지만, 적어도 두 사람은 사라져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함께 슬퍼함으로써 먼 길을 떠날 채비를 갖춘다. ‘혜화, 동’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를 거치면서 2010년 최고의 독립영화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적은 예산으로 제작된 영화답지 않게 준수한 외모를 지녔고, 인물의 선택에 개입하지 않고 끈질기게 중용을 취해 마무리 또한 깔끔하다. 하지만 상처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지나치게 신중을 기한 탓에 인물과 거리를 좁히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극 중 한수가 연주하는 트로이메라이의 천진난만한 세계와 반대로, 결말에서 혜화가 한 걸음 더 전진하고자 두 걸음을 퇴보하는 것과 반대로, 단정하고 새침한 표정을 고수하는 영화가 얄밉다. 올바른 태도를 견지해 진지한 드라마를 출산한 건 좋으나, 소재상 신파나 사회물로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무조건 차단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예술영화와 대중영화를 근사하게 접목시키기가 이리도 어렵다. 17일 개봉. 영화평론가
  • [시론] 검사와 여교사의 시대는 갔다/김동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

    [시론] 검사와 여교사의 시대는 갔다/김동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

    자격시험이란 말 그대로 국가가 자격만 부여하는 시험일 뿐 직장 자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격시험임에도 불구하고 황당하게도 국가가 강제적으로 합격률을 할당하는 곳이 있다. 변호사 시험이다. 변호사 업계의 로비에 밀린 정부는 최근 2012년 로스쿨 졸업생은 정원의 75%만 합격시키고 그 이후는 추후 논의한다고 발표했다. 정부 스스로 진입장벽을 높임으로써 시장논리를 훼방 놓는 조치나 다름없다. 현행 정원제 사법시험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정원제 선발시험이란 시험 때마다 정부가 선발 예정 인원을 미리 정해서 발표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자격시험인 변호사 시험 법에는 그런 규정이 없다. 따라서 변호사 시험의 합격자 수를 미리 정하는 것은 법률 위반인 셈이다. 법무부 또한 ‘고시 낭인이 더는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들고자 변호사 시험을 순수 자격시험제로 시행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변호사 업계의 로비에 등 떠밀린 정부가 스스로 법률을 위반하는 자충수를 둔 셈이다. 우리 사회가 관대한 곳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변호사 업계에 대한 관대함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심하다. 이는 일반 국민뿐만 아니라 언론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직업에는 더욱 상세한 소개가 따른다. 교수는 소속 대학이 따르고 의사도 전공분야가 반드시 소개된다. 그러나 유독 변호사만큼은 그냥 변호사라고 표기하고 또 그렇게 소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변호사에 대한 특권을 허용하는 대목임을 짐작할 수 있겠다. 왜 그럴까. 사법시험은 개발시대, 신분상승의 절대적인 사다리였다. 그래서 ‘검사와 여선생’이라는 신파조의 연극도, 극적인 ‘모래시계 검사’도 등장한다.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은 기본적으로 사법시험을 지칭하는 메타포였다. 나도, 우리 집안에서도, 언젠가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이처럼 법조계에 대한 관대함을 키워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관대함과 선망은 역으로 그들만의 기득권을 키우는 데 한몫을 해 왔다. 감사원장 후보에서 사퇴한 정동기 변호사의 경우 매달 1억원을 챙겼지만, 자신이야말로 오히려 마이너리그에서 살아왔다고 울분을 토했다. 검사에다 법무부 차관, 청와대 수석까지 지낸 사람이 마이너리그 운운하며 억울함을 토할진대 법조계의 특권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회장자리가 바뀌었다. 두 회장의 당선 소감은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특히 서울변호사회 새 회장으로 선출된 오욱환씨의 경우 변호사 시험 합격률 40% 유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어디에서도 국민의 권익에 대한 관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들만의 기득권 지키기에 올인한 모습이다. 변호사는 그저 자격증에 불과하다. 변호사를 해서 떼돈 벌고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구시대적인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변호사 인원이 늘면서 신참 변호사 월급이 수백만원대로 떨어졌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아예 일자리조차 구하기 어려운 ‘이태백 사오정’을 생각한다면 그들만의 배부른 투정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유능한 변호사는 나쁜 이웃’이라는 서양속담까지 있지 않은가. 아직도 억대 연봉자들이 즐비한 곳이 변호사업계다. 사법연수원 제도 또한 누가 봐도 문제가 많다. 1000여명이 넘는 변호사 자격시험 합격자 중 재조에 임용돼 국가공무원으로 나가는 수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연수원이 여전히 국민 세금으로, 그것도 급여까지 줘가며 모든 합격자를 연수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사법시험 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통한 양질의 변호사 배출은 아주 중요하고도 화급한 개혁임이 틀림없겠다. KDI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대비 변호사 수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83개 시·군·구에는 단 한 명의 변호사도 없다.
  • 김명민 “변신을 멈추면 배우가 아니다”

    김명민 “변신을 멈추면 배우가 아니다”

    ‘연기 본좌’ 김명민(39)이 돌아왔다. ‘내사랑 내곁에’(2009), ‘파괴된 사나이’(2010)에서 온몸을 내던졌던 그가 오는 27일 개봉하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는 ‘천재 허당 명탐정’ 역을 맡았다. 정조에게 정 5품 탐정(探正:올바름을 밝혀내라는 뜻) 벼슬을 명 받고 나라 곳간이 줄줄 새는 ‘공납 비리’를 파헤친다. 셜록 홈스와 왓슨처럼, 명탐정은 개장수 서필(오달수)과 호흡을 맞춰 노론의 영수 오판서(이재용), 팜므파탈 한객주(한지민)가 얽히고설킨 사건의 본질에 조금씩 접근해 간다. 몇 차례 시사회 이후 작품 완성도에 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하지만 김명민이 또 한 번 흥미로운 캐릭터를 낚아챈 것만은 분명한 듯싶다. “한편으로 끝내기에는 명탐정 캐릭터가 너무 아깝다.”는 김석윤 감독의 말처럼 한국영화에 드문 입체적인 캐릭터를 창조했다. 피살자의 뒤통수에서 대침을 뽑아 사인을 밝힐 때는 홈스 뺨치는 추리력을 발휘하다가도 ‘김상궁의 은밀한 매력’(음란서적 제목)이나 한객주의 가슴골을 보면 사족을 못 쓴다.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 ‘탐정’ 사내를 ‘정탐’(偵探)해 봤다. →왜 안 하던 코믹 연기인가. -영화 장르는 코미디·스릴러·멜로로 나눌 수 있지만, 연기는 코믹·스릴러·정극 연기가 따로 없다. 코믹스러워 보이는 대목도 명탐정이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한 설정일 뿐이다. →설정이라지만 한지민에게 ‘쭉쭉빵빵’, ‘완전 예쁘십니다’라는 대사를 치는 게 어색하지 않았나. -지금 이 자리에서 해 보라 하면 절대 못 한다. 조선명탐정 탈을 썼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처음 시나리오 받고 2~3일 만에 결정했다던데. -우리나라에 이런 캐릭터 무비가 없었다. 어린 시절 ‘인디아나 존스’나 007 시리즈, ‘맥가이버’를 보면서 스트레스 날려버린 기억이 남아 있다. 명탐정 대본을 보는 순간 그 영화들이 떠올랐다. 이 영화가 잘돼 시리즈물의 새 지평을 열었으면 좋겠다. 그 안에 내가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 →연기에 종류가 없다고 했지만 확실히 이 작품에서 배우 김명민은 또 한번 변신했다. 배우는 꼭 변신해야만 하나. -농담으로 그런 얘기 한다. 우리가 변신 로봇도 아닌데 기차, 비행기가 될 수 있나. 이순재 선생님이 배우는 끊임없이 창조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신다. 그 자리에 멈추면 배우가 아니다. 배우(俳優)의 ‘배’자는 사람 인(人) 변에 아닐 비(非), 즉 나를 버리고 뛰어넘어 창조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역할을 맡으면 (김명민이 아닌) 정말 그렇게 보여야 하는 거다. 대학에서 배운 게 메서드(자신이 맡은 역에 동화되어 감정을 느끼는 연기법)였고. 그외 다른 연기는 몰랐다. →드라마는 대박이 났지만, 그동안 영화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못 봤는데. -신파 멜로(‘내사랑 내곁에’)가 200만(215만명)이면 성공이다. 18세 이상 관람가(‘파괴된 사나이’)도 100만명을 넘겼다. “또 망했다”, “(김명민은) 영화에서는 안 된다”는 분들이 많은데 어떤 기자가 지금껏 손익분기점을 못 넘긴 영화는 없다고 하더라. 좀 억울하기도 하다(웃음). →‘베토벤 바이러스’(200 8) 이후 드라마를 안 하는 까닭은. -드라마를 하면서 수명이 짧아진다는 걸 느낀다. 서너달은 잠을 못 잔다. ‘베토벤 바이러스’ 땐 평균 1시간 잤다. 대본은 급박하게 나오는데 잠을 1시간이라도 덜 자고 연습하면 고스란히 다음날 TV에 (더 나은 모습이) 비쳐진다. 그러니 잘 수가 없다. 근데 스트레스 받고 예민해진다. 그렇게 (힘들게) 드라마를 하는데 잠시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감수성을 톡톡 건드려서 인기를 얻고 곧 잊힐 작품은 하고 싶지 않다. →연기 본좌라는 별명, 어떻게 생각하나. -잘 알지 않나. 손발이 오그라든다. 나 혼자 ‘어휴~’하고 한숨 쉴 때가 정말 많다.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분수를 알고 주제 파악을 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나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이 바닥을 떠나야 하는 것 같다. 발전이 없을 테니까. 다음 작품을 하기 위한 위로와 격려 정도로 받아들여야지 ‘자뻑’으로 넘어가면 끝이다. →한국 나이로 마흔인데 특별한 느낌은 없나. -이제 뭔가를 만들어야 하고,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마흔이라고 본다면 예전부터 마흔이었다. 늘 지금 일을 못 해내면 그 다음은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배역에 격하게 몰입하기로 유명한데. -배우란 다 똑같지 않을까. 다만 ‘내 사랑 내곁에’ 때 좀 심해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 ‘내 사랑’ 이후 정상의 육체와 정신으로 돌아오는 데 1년 걸렸다. 역할에 따라 다르겠지만, 배우들은 그런 정신병을 앓는다. →그렇다면 ‘조선명탐정’은 정신 건강에 좋았다는 얘긴데. -솔직히 난 못 느낀다. 밝고 유쾌한 캐릭터라도 항상 정신을 바짝 차리자고 끊임없이 세뇌한다. 생각부터 손동작, 발동작, 성장 배경과 인간관계까지 설정하고 수천 수만번을 스스로 되뇐다. 그래야 40년 살아온 김명민을 버리고 온전하게 배역을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집안 분위기는 달라진 게 확연하다. ‘파괴된 사나이’ 때는 집사람이 3~4개월 동안 말도 못 걸었다. 예민해지고 날카로운 걸 느끼니까 마루에서 만나도 피할 정도다. 그런데 이번 영화 찍을 때는 (집사람이) 굉장히 편했다고 하더라. 인터뷰 이전 그에 대한 이미지는 ‘까다로울 것 같은 배우’. 하지만 70분 남짓 진행된 인터뷰 내내 진솔했고, 의외로 편안했다. 배우로서는 조심스러운 완벽주의자인 게 틀림없지만 인간 김명민은 언뜻 매력적인 빈틈도 있어 보였다. 극장에 걸릴 ‘조선명탐정’은 시사회 버전보다 1분 40초쯤 줄어든다. 천주교, 노비에 대한 묘사 등 극 후반부를 산만하게 만든 장면을 걷어냈단다. 김명민과 관객수 맞히기 내기를 했다. 결과에 따라 2차 ‘정탐’ 기회가 당겨질지도 모르겠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토종 가족영화가 사라졌다

    토종 가족영화가 사라졌다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볼 수 있는 ‘토종 가족영화’가 사라지고 있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겨냥한 ‘전체 관람가’ 외국 영화는 넘쳐나는 반면 한국 영화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한 국내 영화 제작자들이 외면하는 탓이 크다. 하지만 우리 정서를 담은 가족영화의 맥이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겨울방학 극장가에는 판타지 블록버스터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와 ‘나니아 연대기: 새벽 출정호의 항해’, 애니메이션 ‘새미의 어드벤쳐’와 ‘극장판 포켓몬스터: 환영의 패왕 조로아크’ 등이 잇따라 내걸렸다. 모두 해외 작품이다. 국산 영화로는 차태현 주연의 ‘헬로우 고스트’, 심형래 제작·연출·주연의 ‘라스트 갓파더’ 정도가 눈에 띄지만, 그마저도 두 작품 모두 12세 이상 관람가다. ●겨울방학 극장가 국산 가족영화 전멸 새해에도 이 같은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1~2월 ‘메탈 베이 블레이드 vs 작열의 침략자 솔블레이즈’ ‘꿀벌 하치의 대모험’ ‘메가마인드’ ‘알파 앤 오메가’ ‘라푼젤’ 등 미국 할리우드 영화와 일본 애니메이션이 쏟아진다. 잭 블랙 주연의 ‘걸리버 여행기’, 스페인의 판타지 영화 ‘아프리카 마법 여행’도 가세한다. 하지만 국내 작품으로 눈을 돌리면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가 유일하다. 아직 등급 분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전체 관람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말아톤’ 성공은 가족영화 수요 방증 서울신문이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영화산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137편 가운데 전체 관람가 영화는 16편(11.8%)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16편이 모두 가족영화였던 것은 아니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이 없어 전체 관람가 등급을 받은 독립 영화, 독립 다큐멘터리, 공연 실황이 대부분이었다. 상업 영화는 ‘웨딩드레스’ ‘식객: 김치전쟁’ ‘마음이 2’, 애니메이션 ‘마법천자문’ 등 5편이 채 안 된다. 김경만 영진위 영화정책센터 연구원은 “한국 영화의 주된 관객층이 20~30대로 편중되면서 전체 관람가 영화가 크게 위축된 실정”이라면서 “흥행 성공작도 줄어들고 있어 제작을 기피하는 풍토”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람객들의 눈높이가 오락성이 강한 할리우드 대작에 맞춰지고 있어 국내 가족영화가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가족영화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집으로’(419만명, 2002), ‘말아톤’(514만명, 2005), ‘안녕, 형아’(114만명, 2005), ‘맨발의 기봉이’(234만명, 2006) 등의 선전을 그 근거로 들었다. 장병원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프로그래머는 “해외 가족 영화라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적인 정서나 고유한 가족 문화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담아내는 우리만의 그릇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영화뿐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즐길 문화 콘텐츠가 부족하다.”면서 “가족 놀이문화를 확산시키고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계 스스로 상상력에 족쇄를 채웠던 상황을 탈피해야 가족영화 시장이 활성화된다는 진단도 나온다. 그동안 국내 가족영화는 웃음과 감동, 신파를 적당하게 섞은 휴먼 스토리가 주류를 이루며 날이 갈수록 신선도가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국산 가족영화는 재미없고 뻔하다는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았다. 완성도나 볼거리 면에서도 성인의 눈길을 사로 잡지 못했다. ●“상상력에 족쇄 채운 영화계가 자초” ‘안녕, 형아’, ‘아이스케키’(2006)에 이어 내년 여름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잎싹’으로 다시 한번 가족영화에 도전하는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할리우드에서도 온 가족이 다 봐야 대박이 난다.”면서 “제대로 기획하고 오락성이 뛰어난 작품들이 꾸준히 나와야 국산 가족영화에도 도약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소재와 보다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가족영화에 대한 인식을 ‘아이들을 위한 영화’에서 ‘아이들도 보는 영화’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연극’에 대한 연극-다르면서 같은 두 무대… 공통분모는 재미!

    ‘연극’에 대한 연극-다르면서 같은 두 무대… 공통분모는 재미!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 오르는 ‘경성스타’(이윤택 연출, 연희단거리패 제작)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 오르는 ‘우리 말고 또 누가 우리와 같은 말을 했을까?’(김동현 연출, 극단 코끼리만보 제작)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금기로 통용되는 자기 얘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두 작품 모두 ‘연극에 대한 연극’이다. ‘경성스타’가 일제시대 연극사를 소재로 삼았다면, ‘우리 말고’는 연극의 이야기성 그 자체에 집중한다. 과거와 현대에 대한 얘기인 셈이다. 스타일상으로도 대조된다. ‘경성스타’가 서사극으로 연대기적 서술을 선보인다면, ‘우리 말고’는 시공간이 파괴된 곳에서 뚜렷한 서사 없이 극을 전개한다. 유일한 공통점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말들이 별처럼 반짝이는 세상 - ‘우리 말고 또 누가 우리와 같은’ ‘우리 말고’는 딱 어떻다고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서사구조를 갖추지 않아서다. 한 배우가 뚜벅뚜벅 걸어나와 당신은 도대체 어떤 얘기를 기대했기에 지하의 어두컴컴한 극장 안에 들어와 있냐고 되물으면서 시작된다. 그 뒤 차례로 등장하는 20여명의 배우들이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는다. 개명해서 이름이 두 개인 덕분에 두 명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남자, 뛰어난 스턴트맨이지만 “괜찮습니다.”만 연발할 뿐 이름은 가질 수 없는 남자, 13년 연기하는 동안 박수받은 순간을 합쳐 보니 단 24시간에 불과하지만 그 맛에 한다는 무대중독 여자, 엄마에게 서운한 게 있었는데 매운 낙지를 같이 먹으며 눈물 흘리다 보니 어느 순간 다 풀려버렸다는 여자 등 온갖 사연들이 다 나온다. 작품 자체가 크로키 화집 같다. 극의 리듬도 소설적이라기보다 시적이다. 공연이 끝난 뒤 극장 밖을 나설 때 잠시 발길을 멈춰 밤하늘을 올려다 보길. 그 밤하늘에 단지 20여명의 배우가 아니라 지구상 수십억명이 뱉어낸 말, 차마 뱉지 못하고 마음 속으로 삭인 말, 입이 아니라 표정이나 행동으로 건넸던 말들이 떠돌아 다닐는지 모른다. 그 말들이 그렇게 허공을 맴도는 것은 그 말들에게 쉴 곳을 만들어주지 않았던 우리 자신 때문 아닐까. 연극 마지막, 무대를 텅 비운 채 침묵 속에서 무용수의 낯선 몸짓만 번득이는 것은, 가슴을 연 우리들에게 마침내 반짝이며 다가온 별무리였을지도. ‘세상 밖, 극장 안’을 넘어 ‘극장 밖, 세상 안’으로 달려가는 미래 연극의 풍경이 아른거린다. ●우리는 집 나간 ‘노라’요, 순결 잃은 ‘카추샤’가 아니었을까-‘경성스타’ ‘경성스타’는 일제강점기 극작가 임선규(김용래)의 삶을 통해 한국 연극사를 재구성한다. 임선규는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나중에 ‘홍도야 우지마라’로 널리 알려졌다)라는 신파극으로 최고 극작가로 떠오른 인물. 서양식 연극쟁이들은 임선규의 눈물 찔찔 짜대는 극을 두고 비웃지만, 그는 조선 민중의 정서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역사에 대한 얘기라 많은 세월과 인물이 거쳐가지만 무대 뒤편에 떡하니 자리잡은 회전무대 덕에 무리 없이 넘어간다. 수많은 사건을 다루는 속도감을 올려주는 데다, 서사극적 연출 덕분에 감정과잉이 자제된다. 회전무대는 연극 막판 또 다른 명풍경을 만들어낸다. 회전무대가 쉬지 않고 돌아가면서 선배 연출과 배우가 남긴 말이 임선규 팀의 막내이자 신출내기 배우 혜숙(배보람)에게 내리꽂히는 것이다. 이 장면은 그야말로 백미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의 진정한 주인공은 임선규가 아니라 퇴물 여배우 이월화(김소희), 새내기 배우 혜숙 두 인물이다. ‘인형의 집’에서 뛰쳐나간 노라의 운명은 결국 ‘부활’의 카추샤가 될 수밖에 없었던 현실. 그런 현실 앞에서 조선 남자들은 모른 척 퉁소나 불 수밖에 없었던, 이상의 ‘날개’에 나오던 풍경. 그게 조선의 모습이었고, 신극과 친일작품의 물결에 떠밀린 당대 연극인의 모습이었으리라. 이월화는 이 세월을 온몸으로 받아낸 인물이었고, 혜숙은 그 잿더미 속에서 월화를 이어가는 새싹이다. 나무꾼이 포대기에 싸인 아기를 들고 가는 장면을 남긴 영화 ‘라쇼몽’처럼, 아무리 치욕의 역사라 한들 그 시대는 이미 혜숙이란 배우를 낳아버린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통일부와 함께 하는 슈퍼스타 K 톱 11 콘서트-더 드리머스 26일 오후 8시 서울 잠실동 잠실학생체육관. 3만~5만원. 1544-1555. ●모던 포크 듀오 재주소년 마지막 콘서트 ‘안녕, 재주소년’ 27일 오후 7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 5만 5000원. (02)563-0595. ●JYJ(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월드와이드 콘서트 인 서울 27~28일 오후 7시 서울 잠실동 올림픽주경기장. 5만 5000~15만 4000원. 1544-1555. ●포크 그룹 동물원 23~25일 오후 8시 신촌블루스 출신 카리스마 보컬 한영애 콘서트 26일 오후 8시, 27일 오후 6시, 28일 오후 5시 서울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 5만원. (02)762-0010. 국악·클래식 ●정오의 판소리 24일 오전 11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KB 청소년 하늘극장. 국내 최초 판소리 브런치 콘서트. 국립창극단 주최. 5000원. (02)2280-4115~6. ●2010 국제공정무역회의 기념콘서트 22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부산 소년의 집 알로이시오-미라클 오브 뮤직 연합 오케스트라가 선보이는 베토벤 삼중협주곡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정명훈(피아노), 송영훈(첼로), 김수빈(바이올린)의 협연과 정민의 지휘. 2만 5000~12만 5000원. (02)542-4145, ●아미띠에 클라리넷 콰르텟 정기연주회 26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모차르트 디베르멘토 D장조, 모차르트 교향곡 25번 등. 1만~2만원. (02) 515-5123. 연극·뮤지컬 ●연극 ‘살라메아 시장’ 12월 5일까지 서울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 귀족 가문의 장교가 하층계급의 여인을 취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룬 작품으로 원작은 스페인 최고 작가로 꼽히는 칼데론 바르카. 1만 5000~2만 5000원. (02)743-6487. ●뮤지컬 ‘굿모닝 학교’ 12월 26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 미래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풍경을 통해 입시 지옥에 찌든 지금 아이들의 삶을 다뤘다. 2만~3만원. (02)763-8233. ●연극 ‘경성스타’ 28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1920~1930년대 대중극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라져갔던 신파극, 만담, 막간극 등을 재조명하면서 식민지 시대 연극인의 모습을 들춰보는 연희단거리패의 작품.(02)763-1268. 미술·전시 ●장환 개인전 12월 31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중국 아방가르드미술의 핵심 작가 중 한명인 장환의 국내 첫 개인전. 소가죽으로 만든 부처 얼굴, 타고 남은 재를 이용한 조각상 등 7점 전시. (02)739-4937. ●그리닝 그린전 28일까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전 지구적 현안인 환경보존과 녹색성장을 주제로 한 국내외 작가 13팀의 작품. (02)760-4850. ●태극, 순환반전의 고리 12월 24일까지 서울 안암동 고려대박물관 기획전시실. 15인의 작가가 순환과 반전이 조화된 태극의 형상을 현대 관점에서 재해석.(02)3290-1514.
  • [영화리뷰] ‘나탈리’ 베드신만 남은 습작용 3D

    [영화리뷰] ‘나탈리’ 베드신만 남은 습작용 3D

    올해 초 한창 3차원(3D) 입체영화 붐이 일었을 때 일부 영화인들이 “에로영화도 3D로 만들어 달라.”고 농을 쳤었다. 우스갯소리였지만, 어떤 이들은 이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모양이다. “진짜 한 번 만들어봐?” 이런 식으로. 그 시작이 어찌됐건 적나라한 3D 로맨스 ‘나탈리’가 28일 개봉했으니 세간의 이목을 끄는 건 당연한 일. 그래도 영화니까 일단 내용부터 살펴보자. 치명적인 아름다움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온 명품 조각 ‘나탈리’. 하지만 실제 모델이 누군지 일절 알려지지 않다가 거장 조각가 황준혁(이성재)의 개인전에서 10년 만에 공개된다. 전시회 마지막 날, 준혁은 자신을 찾아온 평론가 장민우(김지훈)에게 나탈리의 실제 모델인 오미란(박현진)과의 격정적인 사랑을 들려주게 되지만, 정작 민우는 그녀가 자신을 사랑했었다고 말한다. 미란을 둘러싼 엇갈린 기억, 그리고 그 비밀이 밝혀지는데…. 왠지 줄거리만 따져 본다면 예술에 접목된 에로티시즘, 치명적인 예술의 아름다움과 현실 간의 딜레마, 이런 식의 고상한 말들이 떠오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를 어쩐다. 나탈리 3D는 그냥, 단순히, 적나라하게 ‘야한 영화’ 되겠다. 빼곡히 들어찬 정사신에 음모까지 노출하고 3D 효과를 첨가하면서 실감(?)을 배가시킬 뿐, 예술과 사랑의 본질을 꿰뚫는 시도는 전무하다. 한마디로 야한 장면이 휘두르는 막강한 힘에 정신이 팔려 있는 영화다. 시나리오부터가 문제다. 감정이 전혀 절제되지 않은 이들의 화법은 마치 신파를 떠올리게 하고, 영화 속 벌어지는 상황은 막장 드라마도 시시해서 쓰지 않을 만큼 어처구니가 없다. 예술과 사랑이라는 상황만 차용했을 뿐, 그 예술을 통한 감정적 깊이에 대한 고민은 묻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깊이가 얕다 보니 결국 적나라한 베드신만 남게 됐고, 그러다 보니 베드신은 영화의 목적이 돼 버렸다. 마냥 정사신에 ‘올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구성의 빈약함으로 인해 베드신의 영상미조차 상쇄돼 버린다. 감정의 깊이가 얕은 베드신이 3류 에로물의 베드신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렇다고 새로운 에로 영화의 길을 제시한 것도 아니다. 범람하는 ‘야동’(야한 동영상)의 시대 속에서 3D 멜로물이 과연 블루 오션이 될 수 있을까. 그저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영화의 야한 장면만 추출·편집한 ‘나탈리 엑기스’ 파일이 돌아다니는 상황이 우려될 뿐이다. 이성재가 말했다. “내 엉덩이와 박현진의 가슴만 떠오른다면 영화는 실패한 거다.”라고. 미안하다. 정말 그랬다. 전작 ‘동승’에서 아름다운 영상미를 보여줬던 주경중 감독은 대작 3D(‘현의 노래’)를 찍기 전에 경험 삼아 나탈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감독의 말대로 작품은 습작용 한계를 넘지 못했다. 당연히 18세 이상 관람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현장 톡톡 인터뷰]뮤지컬 ‘스팸 어 랏’서 호수의 여인役 배우 신영숙

    [현장 톡톡 인터뷰]뮤지컬 ‘스팸 어 랏’서 호수의 여인役 배우 신영숙

    뮤지컬 ‘스팸 어 랏’(Spam a lot)에서 ‘호수의 여인’을 소화해낸 배우 신영숙(35)을 얼마 전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호수의 여인’은 아서 왕에게 엑스칼리버 검(劍 )을 전해주고 영국 통일을 돕는 인물. 샬랄라~ 나타나서는 주인공을 흐물흐물 녹이는 ‘살인미소’ 한 방 날려줄 것 같았는데 전혀 딴판이다. 완전히 망가진다.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캣츠’ 최고의 그리자벨라로 꼽혔고, ‘모차르트’에서 관객들의 숱한 기립박수는 물론, 해외 제작진으로부터 세계 최고라는 찬사를 받은 그다. 1막에서는 오줌 마렵다고, 입냄새 난다고 노래하고 2막에서는 명색이 여주인공인데 등장하는 부분이 너무 적다며 행패부린다. 거기다 일그러진 표정까지. 아주 골고루다. 괜찮을까. →‘호수의 여인’ 완전 웃겼다. 처음 작품 받아 보고 어땠나.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재밌지 않나요. 곱상하지 않은, 그런 여배우. 덕분에 굴욕사진만 잔뜩 늘게 생겼어요. 슈퍼주니어 예성(갈라하르 경)의 팬클럽 같은 데 보면 예성하고 같이 찍힌 사진이 잔뜩 있는데 제 얼굴은 하나같이 이상해요. 예성 팬들도 미안했던지 밑에다 ‘지못미(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적어놨더라고요. 하하하. →작품 준비과정은 어땠나. 코미디는 언어와 문화 차이를 넘기 어려운데. -모두가 치열했어요. ‘배틀’이었다고 보시면 돼요. 모두 아이디어 내고, 자기 장면 더 재밌게 하려고 경쟁하고. 편히 쉬자고 모인 회식자리에서도 전부 아이디어 얘기만 해서 “이제 제발 그만 좀 하자.”고 할 정도였어요. 저도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닌데 밤잠을 설쳤지요. 가령 ‘호수의 여인’이 스캣하는 장면은 온전히 배우 몫이어서 어떻게 소화할까 고민 많이 했죠. →코믹연기가 자연스럽던데, 예전에 경험이 있나. -서울예술단에 있었을 때 창작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코믹한 역을 했죠. 코미디언 김미려씨하고도 코미디물을 했고. 그 뒤 너무 웃긴 역만 들어오는 것 같아 방향을 좀 틀었어요. 백작부인, 남작부인처럼 우아한 역할을 했죠. 그래서 예전 작품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왜 갑자기 고상하냐 그러시고, 최근 작품을 아시는 분들은 왜 갑자기 망가지냐 걱정하세요. →아서 왕 역의 박영규·정성화와의 호흡은 어떤지. -정성화는 주변 사람들 모두를 고루고루 배려하고 다 살려줘요. 박영규 선생님은 항상 “우리가 행복해야 관객이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세요. 연습도 제일 열심이시고요. 사모님이 성악하신 분이라 아침마다 함께 목을 풀고 오신다 그러더군요. 이 작품이 사실 스토리는 약하잖아요. 그냥 웃고 살자는 내용인데, 박영규 선생님은 (사고로 잃은)아드님 일이 있어선지 코미디 같지만 인생이 다 들어있다고 말씀하세요. →2막에 ‘아이돌 캐스팅’을 풍자하는 대목이 있다. 이번에는 예성, ‘모차르트’에서는 시아준수와 함께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 작품의 풍자가 콕콕 찌르는게 아니예요. 그냥 웃자는 거죠. 뮤지컬 배우만 해 온 입장에서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아이돌 캐스팅을 염두에 두는 것을 보면, 이해하면서도 씁쓸하기도 해요. 그런데 요즘은 장르 구분이 무너졌잖아요. 뮤지컬 배우들도 TV에 나가고. 그래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그리고 시아준수와 예성은 소질과 자세가 너무 좋아요. 저도 처음엔 색안경을 약간 꼈는데 프로다운 처신을 보고 감동했어요. 인간적이고 성실하고. →원래 성격이 굉장히 쾌활한 것 같다. 예전의 진지한 작품이 되레 안 어울려 보이는데. -맞아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거든요. 그래서 괜히 신파 같은 요소가 들어가는 걸 싫어해요. 예전에 ‘캣츠’할 때 유난을 떨었던 것도 그 때문이예요. 그리자벨라가 소외된 고양이라 그걸 받아들이기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골방에 숨고, 사람도 안 만나고, 분장실에 불 꺼두고 그랬죠. 그때의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나중에 깜짝 놀라세요. 이 작품이 제 성격과 딱인 것 같아요. 출연 안 할 때도 공연을 슬쩍슬쩍 보는데 제가 제일 크게 웃어요. →말장난이 많은 데다 처음부터 코믹으로 밀어붙여서 극 초반에는 관객들이 좀 얼떨떨해하는 것 같았다. -맞아요. 형부와 언니가 처음 보고서는 부부싸움했대요. 형부가 웃질 않으셔서. 저는 도입부에 ‘제비와 코코넛’ 얘기부터 너무 웃기는데, 관객들은 ‘이게 뭐지?’ 싶어서 처음엔 경계하시는 것 같아요. 열린 마음을 가지시라고 부탁드려요. 2~3번, 아니 그 이상 보시면 볼 때마다 ‘아 저게 그거였구나’하고 웃을 부분을 더 많이 찾아내실 수 있을 거예요. 아이디어 배틀을 했던 배우 입장에서는 커튼 콜 때 관객 눈치를 엄청 살펴요. 행복한 표정을 짓고 계시면 ‘야, 오늘 성공했구나.’ 하는 거죠. 예의 때문에 우리나라 분들은 크게 웃으시는 편이 아닌데, 이번 작품만큼은 극장에 들어설 때부터 마음을 확 열어두시길 부탁드려요. 크게 웃어주시는 게 배우들에겐 최고의 응원이예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MBC ‘타블로, 스탠퍼드를 가다’…감상포인트 등장?

    MBC ‘타블로, 스탠퍼드를 가다’…감상포인트 등장?

    10월 1일 방영을 앞둔 MBC스페셜 ‘타블로, 스탠퍼드를 가다’를 두고 비난의견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감상포인트’ 매뉴얼이 등장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스페셜 예고편에서는 학력위조 의혹을 일축시키기 위해 스탠퍼드 대학을 방문한 타블로의 모습이 공개됐다. 빠듯한 일정을 소화한 타블로는 초췌해진 얼굴로 “(네티즌들은) 못 믿는 게 아니라 안 믿는 거잖아요”라며 괴로운 마음을 토로했다. 예고편 공개 이후 본 방송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타블로의 학력위조를 주장하는 온라인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이하 ‘타진요’)와 ‘상식이 진리인 세상’(이하 ‘상진세’) 등은 방송 예고 내용에 반발했다. 이들은 예고편에서부터 감성에 호소하는 타블로의 눈물 장면 공개에 “일방적인 옹호 입장의 편파보도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논란의 주인공인 타블로가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결백을 주장한다는 것 자체가 ‘동정여론’을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진세’ 측은 오는 28일 방송보류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해 법적대응 의지까지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타블로, 스탠퍼드를 가다’의 감상 포인트에 대해 “국내에서 5분이면 확인할 수 있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미국까지 가서 신파극을 찍어야 했던가”, “확실한 물증 없이 스탠퍼드 대학을 배경으로 짜놓은 동선대로 움직이며 ‘간접적인 증명’을 할 것”이라며 카페에 글을 게재해 비난했다. 한편 MBC스페셜 제작진은 앞서 “한 연예인의 학력을 두고 검찰이 나선 상황에서 진실 규명을 위해 현지 동행취재를 기획했다”고 프로그램 기획의도를 설명한 바 있다. 제작진과 타블로가 “감성다큐로 국민들의 눈을 속이려 하지 마라”는 정면 비난을 딛고 진실을 규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온라인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상식이 진리인 세상’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유인나, 우월한 ‘초등스펙’ 공개 "전교 1등에 올 100점"▶ 조영남 "장미희와 美에서 타짜로 오해받아"…왜?▶ 한혜진, 美 라스베가스 웨딩화보 ‘청초함 물씬’▶ 김희선, 남편과 커플 후드티 입고 ‘셀카놀이’ 삼매경▶ "컴퓨터만 하니?"… 母꾸중에 30대 취업준비생 추락사
  • ‘여친구’ 안방팬 설레게 한 신민아-이승기 ‘호이키스’

    ‘여친구’ 안방팬 설레게 한 신민아-이승기 ‘호이키스’

    배우 신민아와 이승기가 ‘호이키스’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했다.15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극본 홍미란 홍정은 / 연출 부성철) 11회분에서는 호이커플 신민아와 이승기가 사랑의 바보에서 결국 사랑의 승리자가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좋아하는 마음과 반대되는 말과 행동을 보이던 두 사람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 한 것. 두 사람의 달달한 키스신이 펼쳐져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마음에도 없는 말’로 사랑의 바보미호(신민아)는 혜인(박수진)이 기습키스로 대웅(이승기)과 기를 나눈 후 정체를 드러내 혜인을 죽이려 했다. 미호는 대웅에게 자신의 괴물같은 모습에 대해 “나는 구미호고 너한테 그런 나를 좋아해달라고 하는 건 틀렸다”며 “이제 더 이상 신경쓰게 하거나 힘들게 하지 않을 거다. 100일이 다 차면 동주선생한테 떠나겠다”고 비장하게 선언했다.대웅도 달라진 미호 모습에 당황해하며 “그래 가려면 가라. 100일 되면 떠나겠다는 약속 꼭 지켜라”라고 마음에도 없는 말들을 내뱉었다.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마음과는 다르게 표현하는 두 사람. 마치 신파극에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남녀주인공의 모습이었다.◆ ‘호이키스’로 사랑의 승리자미호와 함께 가려고 약속했던 장소에 간 대웅. 미호와 보냈던 시간을 회상하다 자신의 마음을 깨달았다. 마침 같은 곳에 있었던 미호 역시 대웅을 발견하고 그제야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했다. 대웅은 “괜찮아서(사람이 아닌 미호의 정체) 좋아하는 게 아니라 좋아해서 괜찮은거다”고 애정을 먼저 고백했다.미호 또한 “필요해서(대웅이 구슬을 품어 주는 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좋아해서 필요한거다”고 진심으로 자신의 마음속에 있던 말들을 꺼내 표현했다.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나누다 대웅이 미호에게 ‘호이송’을 불러줬다. 대웅이 “호이 호이, 미호는 좋아하는 내 여친”이라고 노래하자 미호가 노랫말 중 여친의 뜻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대웅은 미호를 지긋이 쳐다보더니 끌어 당겨 달콤한 입맞춤을 시도했다. 미호는 당황해 하다 이내 대웅과 함께 연인이 된 그 순간의 행복을 느꼈다.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키스신 자연스럽고 사랑스럽다”, “키스신 너무 예뻤다”, “호이커플이 키스하는 데 달달하고 소름 돋았다” 등의 즐거운 반응을 보였다.사진 =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화면 캡처서울신문NTN 강서정 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한혜진, 숏팬츠로 각선미 과시…공항패션 ‘시선집중’ ▶ ’음악<이슈’ 예능에 사로잡힌 가요계 ▶ 씨스타, 민낯 안무영상 공개…”폭풍 각선미” ▶ 이연희, SM 아이돌과 美서 셀카놀이에 푹 빠져 ▶ ”학교가 팔렸다” 140억 뒷거래 명문사립 j여고는 어디?
  • 민주 ‘집단지도체제’ 도입

    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10·3 전당대회 규정이 ‘빅3’의 치열한 공방 끝에 5일 밤 표결로 결론났다. 지도부 구성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동시 선출하는 순수 집단지도체제로 결정됐으며 당권과 대권은 분리키로 했다. 지도부 임기는 대선 후보 경선의 공정성을 위해 대통령 선거 1년 전에 사퇴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지도부 선출방법은 대의원 투표 70%, 당원여론조사 30%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당권주자들의 본격적인 전대 레이스가 펼쳐지게 됐다. 민주당 유력 당권주자인 정세균 전 대표, 정동영 상임고문, 손학규 상임고문은 전대 룰 결정 마지노선으로 잡혀 있던 이날 표결에서 좀더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불꽃 튀는 접전을 벌였다. 결국 전대 준비위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정 고문과 정 전 대표의 계획이 각각 성공했다. 전대 준비위원 중 지지 의원이 2명에 불과했던 손 고문의 요구는 거의 관철되지 못했다. 정 고문이 적극 지지했던 동시 선출은 최고위원 선거결과에 따라 1위가 당 대표가 되고 2위부터는 다득표 순으로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이다. 당 대표의 권한은 현행보다 강화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이번에 결정된 동시 선출은 당내 유력 인사들이 대거 당내·외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대선을 앞두고 경쟁력 강화와 세를 통합하는 데 적합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유력인사들이 모두 지도부에 포함될 경우 나눠 먹기식 당 운영으로 당 대표가 지도력을 발휘하기 어려워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폐단 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출 방식도 바뀌었다. 민주당은 그동안 대의원투표 100%로 진행됐던 관행 대신 대의원 투표 70%와 당원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는 7·28 재·보궐 선거에서 실패한 정 전 대표 측에 유리한 인사들이 많은 현 대의원 시스템에 대한 당내 쇄신파들의 거센 개선 요구가 한몫했다. 실제 대의원 투표는 지역위원장의 영향력이 과다하게 미치는 결과를 빚어왔다. 전대를 앞두고 빅3 간 지역위원장에 ‘내사람 심기’ 갈등이 심했던 것도 같은 이유다.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했던 손 고문이 추천한 국민 여론조사는 정당정치의 근간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아예 표결에서 배제됐다. 지도부 임기는 13대12로 대통령 선거일 1년 전 사퇴(2011년 12월 중순)로 결정됐다. 당초 손 고문은 차기 대표의 2012년 총선 공천권 보장을 주장했었다. 하지만 당 대표가 총선 공천권을 가지고 대선에 출마할 경우 대선 후보 경선의 공정성 시비가 일고 당 분열이 우려된다는 시각이 좀더 우세했다. 한편 오는 7~8일 전대 후보등록일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 출마선언이 봇물을 이뤘다. 유선호 의원, 이인영 전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선언을 한 데 이어 6일 박주선 전 최고위원, 7~8일 손학규 상임고문·정세균 전 대표·정동영 상임고문·천정배 의원이 뒤를 이을 예정이다. 김효석 의원은 지난달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읽어 갈수록 내 이야기 같은 느낌

    사랑, 이별, 실연, 배신 등 다반사로 겪지만 번번이 고통을 주는 일상의 사건들을 그보다 더 차분하고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작가가 있을까. 소설가 권여선은 자칫 신파로 빠지기 쉬운 소재들을 격하거나 급하지 않게 풀어내온 이야기꾼이다. 그의 매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 번째 소설집 ‘내 정원의 붉은 열매(문학동네 펴냄)’가 나왔다. 2008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단편 소설 ‘사랑을 믿다’를 포함해 그동안 문학계간지에 발표했던 7편이 담겨 있다. ‘사랑을 믿다’는 실연의 고통을 간직한 두 남녀의 복잡한 심리를 술자리 담화라는 가벼운 형식을 통해 건드린 작품. 전개와 표현에 알맞은 무게를 실어 ‘절제란 이런 것’을 보여준 화제작이었다. 나머지 소설들도 낯익음으로 큰 공감을 얻을 만한 것들이다. 사랑이야기에 빗대 인간 사이의 권력관계를 은근하게 포착한 ‘빈 찻잔 놓기’, 뒤늦게 더듬는 대학시절 첫사랑의 추억을 다룬 ‘내 정원의 붉은 열매’, 뒤틀린 가족 관계를 보여주는 ‘K가의 사람들 ’ 등은 모두 있을 법한 일들을 말한다. 문학평론가 차미령은 그의 소설이 가진 장점에 대해 “지금 읽고 있는 소설이 어쩐지 바로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 그것은 모든 소설의 본성이 아니라 좋은 소설에만 가능한 자질이다.”라고 평했다. 낯익지만 닳아빠진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은 빛나는 묘사가 군데군데 박혀 있기 때문이다. “야심이나 권력욕이 그다지 추하지 않게, 오히려 고급스런 액세서리처럼 은은하게 반짝이는 사람이 있다. 연 선배는 사람을 긴장감 있게 끌어당기지만 아무리 가까워져도 끝내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그녀는 그런 종류의 사람을, 끝이 보이지 않는 서늘한 동굴 안을 들여다보듯 좋아했다. 세상에는 손바닥만한 웅덩이처럼 뻔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빈 찻잔 놓기)” 머릿속에 뿌옇게 자리잡고 있기만 했던 세상과 인간에 대한 모호한 이미지를 낱낱의 언어로 잡아채 선명한 그림을 선사한, 탁월한 문장들을 마주할 때마다 독자들은 통쾌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1만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사설] 국정원 정치사찰설 시급히 정리· 해소하라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국가정보원의 정치사찰 의혹을 폭로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정치인 사찰보다 심각한 내용이다. 정 의원은 자신과 아내에 대한 국정원의 사찰 사실을 지난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통해 확인했다고 그제 밝혔다. 같은 당 남경필 의원도 어제 또 자신과 부인에 대한 사찰 중 특정 부분은 국정원이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남 의원이 누구인가. 야당도 아닌 여당의 쇄신파 의원이다. 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하다. 두 의원이 함께 국정원 정치 사찰설을 제기하니 놀랍다. 정보정치의 망령이 부활하고 있다며 두려워하는 국민들도 있다. 그러니 국정원 정치사찰설은 시급히 정리되고 의혹은 해소돼야 한다. 윤리지원관실이나 국정원의 정치사찰은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다. 우리 사회는 민주화를 이뤄낸 뒤 국가 정보기관의 민간인·정치인 사찰 및 정치 개입을 법률로 엄격하게 금지했다. 국민들은 이후 권력기관의 불법사찰과 정치 개입이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정·남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이 권력기관들의 불법사찰 의혹을 연이어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여당 의원들이 권력 핵심부를 연이어 공격하는 것에 대해 몹시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국민들로서는 여권 내 복잡한 권력투쟁 구도는 알 길이 없다. 다만 권부 핵심에 어떤 속사정이 있기에 폭로 공방이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정 의원은 지난해 6월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정치 2선후퇴 선언을 하도록 압박한 직후 사찰이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남 의원도 마찬가지다. 국정원이 특정 권력실세의 정략을 위해 동원되고 있다는 의심을 사는 배경이다. 국정원은 특정인을 겨냥한 불법활동은 하지 않고 “통상적 정보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그제 해명했지만 의혹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검찰의 전면 재수사 등을 통해서라도 진실은 규명돼야 한다. 파문과 의혹을 방치하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집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정권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정 의원 등도 불법사찰을 입증할 자료를 갖고 있다는 게 엄포가 아니라면 즉각 공개, 국민들이 진상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공인으로서의 도리다.
  • 액션히어로 총출동 ‘익스펜더블’

    액션히어로 총출동 ‘익스펜더블’

    거의 지구방위대 수준이다. 슈퍼맨, 배트맨과 로빈, 원더우먼, 아쿠아맨, 프레시맨 등 초능력 영웅들이 뭉쳤던 슈퍼특공대처럼 말이다. ‘로키’ ‘람보’의 실베스터 스탤론, ‘터미네이터’ ‘코만도’의 아널드 슈워제네거,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 ‘황비홍’의 이연걸, ‘트랜스포터’의 제이슨 스태덤, ‘퍼니셔’ ‘유니버설 솔저’의 돌프 룬드그렌, 최근 ‘더 레슬러’로 부활한 미키 루크, ‘폭주기관차’의 에릭 로버츠…. 여기까지만 언급해도 벌써 숨이 차오른다. 미국 종합격투기 UFC 헤비급 챔피언 출신 랜디 커투어, 미국 프로레슬링 WWF 챔피언 출신 스티브 오스틴, 북미프로풋볼(NFL) 출신 테리 크루즈까지 눈이 휘둥그레지는 출연진 면면이다. 스티븐 시걸, 장 클로드 반담, 키퍼 서덜랜드까지 뭉쳤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어쨌든, 적게는 40대 초반에서 많게는 60대 중반으로, 저마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누군가에게는 액션 영웅, 누군가에게는 스포츠 영웅이었던 이들이 스탤론을 구심점으로 액션 블록버스터를 찍었다. 19일 개봉하는 ‘익스펜더블’(THE EXPENDABLES)이다. 액션 영웅 명예의 전당격인 이 영화가 과연 시너지 효과(Up)를 낼 수 있을까, 아니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평가(Down)를 받을까. 103분. 청소년 관람불가. ■ Up - 한 앵글속의 전설들 그것이면 충분하다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한 앵글 안에 마주섰다. 5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순간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익스펜더블’은 값어치가 충분하다. 여기에 브루스 윌리스까지 가세, 감격적인 3자 대면 장면을 낳았다. 무엇보다 스탤론과 슈워제네거가 서로를 퇴물 생쥐, 거물 토끼로 부르며 주고받는 입담 대결이 백미다. 옛 세대를 대표하는 스탤론과 새로운 액션 세대를 대변하는 제이슨 스태덤이 누가 더 빠른지 승강이를 벌이는 것도 재미다. 영화 막바지에 스태덤으로부터 “넌 이제 생각만큼 빠르지 않아.”라는 말을 들은 스탤론은 “슬슬 실감난다.”고 웃음 짓는다. 제값만 받을 수 있다면 명분이 없어도 어디든 달려가는 최강 용병팀 익스펜더블. 남미의 작은 섬나라 빌레나의 독재자를 내쫓는 일을 맡는다. 정찰에 나선 리더 바니 로스(스탤론)와 리 크리스마스(스태덤)는 접선책 산드라(지젤 이티에)를 만나지만 적에게 노출돼 일전을 벌이다 산드라만 남겨 두고 섬을 탈출한다.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까지 연루돼 일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익스펜더블은 작전을 포기하기로 한다. 하지만 로스는 남다른 신념을 보였던 산드라를 구하기 위해 섬에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처음에는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동료들도 합류를 하게 된다. 결과는 당연히 해피엔딩. 중장년이 됐어도 여전히 꿈틀대는 근육질을 자랑하는 사내들에게 회색 뇌세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 스탤론이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이야기는 전형적이지만 화끈하다. 컴퓨터그래픽(CG)에 의존하기보다 실제로 몸과 몸이 부딪치고, 화약이 폭발하기 때문이다. 목뼈 골절의 중상을 당하기도 했던 스탤론이 선착장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를 쫓아가 몸을 날려 올라타는 장면과 스태덤이 비행기 앞머리에 탑승해 기관총을 쏘는 장면 등은 압권이다. 40세가 넘어서 UFC 헤비급 챔피언으로 복귀하며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캡틴 아메리카’ 랜디 커투어와 1990년대 WWF를 주름잡았던 스티브 오스틴이 육중하게 격돌하는 장면은 덤이다. 눈썰미 있는 종합격투기 팬이라면 단역을 맡은 브라질 출신 스타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도 찾을 수 있다. 익스펜더블. 소모품이라는 뜻이다. 왕년의 거물 액션 배우들이 자신들은 결코 소모품이 아니었다고 온몸으로 역설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작품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Down - 옛 명성만 믿었군요 지루한 어르신 액션 요즘 영화계가 많이 힘든 모양이다. 추억을 내다 파는 작품이 부쩍 늘었다. 지난 6월에는 1980년대를 풍미했던 외화 시리즈 ‘A-특공대’를 부활시키더니 이번엔 1990년대를 주름잡던 액션스타들을 대거 기용해 ‘익스펜더블’을 내놓았다. 적어도 대중문화에서는 ‘어르신’에 속하는 30~50대들. 대중문화 주도 계층인 10~20대 앞에서 당당히 아는 척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성급히 반색할 필요는 없다. “니들이 스탤론, 슈워제네거, 윌리스를 알아?”라는 잘난 척에 “그래서 나온 영화가 고작 이거야?”라는 비아냥이 단박에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의외의 지루함. 영화는 남성 호르몬이 철철 넘친다. CG가 아니라 실제 건물을 깨부수고 생사를 넘나드는 육탄전도 서슴지 않는다. 겉보기에 시간가는 줄 모를 듯 보이지만 생각해 보라. 계속 때려부수는 데 물리지 않겠나. 특히 요즘 액션영화와 비교해 보면 이런 지루함이 더욱 부각된다. 2000년대 이후 액션영화는 CG를 통해 판타지 요소도 엮어 내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부드럽게 접근한다. 최근 ‘트와일라잇’ 시리즈 열풍이 그랬다. 왜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장르를 혼합해 긴장과 이완을 적당히 조절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마냥 마초적인 액션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교훈을 익스펜더블은 잊어버린 듯하다. 이야기라도 예상을 벗어났으면 했지만 기대를 저버렸다. 다른 건 차치하고 로맨스만 봐도 그렇다. 남미의 소국 빌레나에서 작전을 수행했던 로스는 독재자의 딸 산드라에게 한눈에 반하고 미국에 돌아온 뒤에도 “왜 자꾸만 그녀가 떠오르는가!” 얼버무리며 여자를 구출하기 위해 다시 남미행을 택한다. 로맨스 과정이 없다. 그런데 생뚱맞게 목숨을 바친다. 무슨 신파 같다. 요즘 액션영화가 얼마나 영악한데 로맨스를 이리 허술하게 처리했는지 의아하다. 이건 초호화 판타스틱 캐스팅을 빙자한 무사안일주의다. 인터넷 영화 게시판들을 훑어보니 모두 캐스팅 얘기뿐이다. 이것만으로도 관객들의 기대가 하늘을 찌르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다. 영화계는 익스펜더블을 기점으로, 추억만으로는 훌륭한 영화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열공’하게 될 것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수몰된 청춘아, 집으로 돌아가…”

    “수몰된 청춘아, 집으로 돌아가…”

    16일부터 23일까지 딱 1주일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핼리혜성’은 여러 번 놀래킨다. 우선 무대 한가운데 물을 채운 호수를 만든 독특한 설정이 눈에 띈다. 코러스로 나오는 다섯 명의 배우들은 스스로가 호수의 잔잔한 물결이 된다. 등장인물이 과거를 회상할 때는 동네친구들로 나와 신나게 같이 놀며 극에 진입했다가, 현실로 돌아오면 바람소리, 새소리를 내며 배경효과 정도로 슬그머니 빠져나간다. 그런데 스토리는 신파에 가깝다. 큰돈 없이도 오순도순 지내는 혁준, 혁택 형제는 살던 마을이 댐 공사로 수몰되면서 서울로 나간다. 먼저 자리잡겠다며 사업을 일으켰다가 망한 혁준은 암으로 죽어가는 엄마에게 술에 취한 채 돈 내놓으라 호통치고, 이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명주는 술집에 나간다. 혁준의 죽음 때문에 혁택과 명주가 뗏목을 타고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도입부도 왠지 가족사의 아픔을 치유하는 자궁으로의 회귀같다. 무대에 비해 스토리가 약한 게 아닌가 싶은데, 후반부로 갈수록 극은 물의 이미지를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신파 기운을 싹 걷어낸다. 궁금해서 대본을 받아보니 깔끔한 단편소설을 보는 듯 해서 다시 한번 놀랬다. 이름을 보니 연출자와 같다. 세련된 극본과 연출의 힘을 선보인 이양구(36)씨를 지난 20일 대학로에서 만났다. →작품 구상은. -제가 수몰마을 출신이에요. 충북 청풍면 단돈리. 지금 충주댐이 있죠. 수몰된 뒤 전기도 없는 집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어릴 적 그 얘기들을 정리해보고 싶었어요. 원래는 2007년 대학(중앙대) 졸업작품으로 쓴 거에요. 무대에 물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프로무대에 서기 어렵다고 봤는데 이렇게 운이 닿네요. 솔직히 얘기 자체는 촌스러울 수도 있는데, 있는 그대로의 상처를 남겨보자고 생각한 겁니다. 2009년 중앙대와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의 대학에서 교환공연 제의가 오자 마땅한 작품이 없던 중앙대는 이미 졸업한 이양구씨의 작품을 추천했다. 덕분에 베이징 공연이 성사됐는데 눈물바다를 이뤘다. 수몰지구 얘기는 우리에겐 지나간 일이지만 중국엔 현재진행형이어서다. →안 그래도 연출에 비해 스토리가 진부한 게 아니냐고 묻고 싶었습니다. -그렇죠. 하지만 개발시대 사람들의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 사람들은 혁준처럼 청춘과 꿈마저 모두 수몰시킨 사람들이에요. 남은 건 이제 껍데기밖에 없는, 죽은 거나 다름 없는, 그래서 슬픈 사람들이에요. 자살은 내적인 죽음을 뜻하는 겁니다. 딸은, 왜 기형도 시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죠. 이 동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서 공장으로 간다는. 요즘 시대엔 무럭무럭 자라 술집으로 간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진부해도 그렇게 밀고 나간거죠. →극 전체 넘치는 물의 이미지가 인상적이었는데. -얘기가 진부할 수 있어 물이라는 오브제로 돌파하려 했습니다. 물이 배우들 다리를 적셔 바짓가랑이를 척척하게 만드는 것으로 현실에 발 묶인 인물들을, 혁준이 물에 푹 젖어 무거운 점퍼를 억척스레 껴입는 것으로 짊어진 삶의 무게를, 혁준이 화내며 벗어던진 점퍼를 엄마 순녀가 받아안는데 그 점퍼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로 어미의 피눈물을, 인물들이 물길을 건너가면서 밟는 디딤돌의 배치를 통해 소통이나 단절 같은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결국 무대 중앙에 고인 물은 수몰지구에 꿈과 희망을 함께 묻어야만 했던 사람들의 눈물인거죠. 원형이라 인물들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거울의 이미지도 되고요. →어린 시절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됐나요. -그건 모두가 느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연습 때 배우들도 정말 많이 울었어요. 낡은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저마다 가족관계에서 오는 상처 하나씩을 지니고 있더군요. 모두가 앓고 있었던 얘기였던 겁니다. 때문에 극 마지막에 “엄마 걱정하시니까 너희들도 그만 놀고 어여 집에 가.”라고 하는 순녀의 대사는 사실 관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대학 졸업무대 때는 “그럼에도 인생은 눈부시다.”는 말로 마무리했는데 이번에 추가한 겁니다. 몇 해가 또 지나고 나니 그래도 돌아갈 곳은 가족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걸 추가하고 싶었습니다. 이양구씨는 2008년 ‘별방’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됐고, 2009년에는 영 아티스트 프런티어로 선정됐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으로는 삼청교육대나 지존파 사건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꼽았다. 언제쯤 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엔 “좀 천천히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신춘문예 당선자라 극본 의뢰가 많이 들어오는데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일이 많이 밀려 있단다. 남들은 그의 이런 ‘촌놈 마인드’를 높이 사지만, 스스로는 좀 더 냉정해져 작품 다듬는데 시간을 더 쏟고 싶은 욕심이 있다. 참, 핼리혜성은 76년을 기다려야 한 번 관찰할 수 있다는 그 혜성이다. 깨어서 지켜보든 자느라 모르든, 누구에게나 한 번은 왔다 가는 ‘눈부신 인생’의 한 순간을 상징한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개헌론·박근혜 총리론 잘못 짚은 듯”

    “개헌론·박근혜 총리론 잘못 짚은 듯”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 11명 가운데 10위. ‘초계파 쇄신 대표’를 자임하고 나선 초선의 김성식 의원에게 주어진 경선 성적표는 얼핏 초라해 보였다. 그러나 김 의원에게는 ‘성장통’이 된 것 같다. 김 의원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결과에 후회는 없다.”면서 “당은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쇄신에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전당대회에 대한 평가는. -역대 최악의 계파·오더 선거였다. 극심한 계파투표로 당심이 왜곡됐다. 과거에 ‘당권파 vs 비당권파’ 또는 ‘주류 vs 비주류’의 대결은 있었어도 이번처럼 같은 계파 안에서도 서로 권력투쟁 양상을 보이거나 교통정리로 갈등하는 모습은 없었다. →전대 후유증은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 -새 지도부가 세세한 당무에 신경쓰기보다 ‘쇄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모두 경선 때 밝혔던 대로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국정쇄신에 앞장서야 한다. 특히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할 때에도 보다 참신한 이슈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상수 대표가 ‘개헌’과 ‘박근혜 총리론’ 등을 제기했는데. -그것은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뜻을 아직 잘 못 짚은 것 같다. →당내 쇄신모임은 어떻게 되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논의 중이다. 15일 모임을 갖고 책임 당원 모두에게 투표권을 주는 전당대회 제도개혁이 있어야 한다고 공감했다. 계파의 근본적 원인인 공천제도를 상향식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또한 당 지도부가 변화를 머뭇거릴 때 과감히 문제를 제기하고 쇄신의 동력을 잇기 위해 대오를 어떻게 정비할지 논의했다. 7·28 재보선 이후 결론이 날 것이다. 개혁성향 초선모임인 ‘민본21’의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계파색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초계파 의원들만 모여서 쇄신을 추구하는 방향도 고려되고 있다. →전당대회를 통해 얻은 과제는 무엇인가. -앞으로 스킨십을 넓히고 콘텐츠로 승부하겠다. 무엇보다 내 것을 남에게 설득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의원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한나라 새 최고위원 4인 살펴보니

    한나라 새 최고위원 4인 살펴보니

    ■쇄신 돌풍 홍준표, 계파초월·소통 능력 강조 “역시 바람은 조직을 이기지 못한다.” 홍준표 후보는 전당대회가 끝난 뒤 ‘단기필마’의 한계를 느낀 듯 쓴웃음을 지었다. 쇄신과 화합의 ‘신(新) 체제’ 바람을 일으켰지만, 친이 주류의 탄탄한 조직력을 뛰어넘지 못했다. 그로선 친이 주류 안상수 후보를 2강(强) 구도의 틀로 묶어 두고, 조직력에 맞서 당내 입지를 굳힌 게 그나마 큰 성과다. 홍 후보는 선두를 달렸던 안 후보를 막판까지 몰아세웠다. 안 후보의 병역기피 의혹을 파고들고, 안 후보가 1997년 이웃집과 벌인 송사도 들춰냈다. 특유의 ‘저격수’ 기질을 살려 안 후보의 ‘불통’ 이미지를 고착화시켰다. 그러면서 그는 ‘소통’의 이미지를 굳혀 갔다. 선거 캠프에 다수의 친박계 의원들을 동참시키며 친이 강경파인 안 후보의 계파적 편향성과 변별력을 뒀다. 특유의 친화력은 계파를 초월한 소통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변화를 부르짖는 민심의 요구에 가장 근접한 ‘신(新)체제’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2위에 머물렀지만 ‘업그레이드’된 그의 입지는 거대 집권여당 지도부에서 막강한 입김으로 표출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저격수 홍준표’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과제로 남았다. 안정을 추구하는 한나라당 대의원들은 네거티브 선거전 양상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홍 후보가 “사실을 알렸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소용없었다. 쇄신을 화두로 변화의 적임자를 자임했지만, ‘통제 불능의 돈키호테’라는 당내 굴절된 시선을 떨쳐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흥행 파워-나경원, 女후보 1위 ‘상품성’ 재확인 ‘나경원의 힘’ 7·14 전당대회에서 대표최고위원 자리를 거머쥔 것은 안상수 후보지만, 가장 뚜렷하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은 나경원 후보였다. 나 후보의 지도부 ‘자력 입성’은 투표 전부터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있었다. 나 후보의 대중성은 익히 인정받아왔기 때문에 국민여론조사에서 23.9%로 안 후보, 홍준표 후보를 제치고 1등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놀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총 득표율 3위라는 성적은 이런 예상들까지 모두 뛰어넘는 선전이었다. 나 의원의 ‘상품성’은 이미 지난 5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확인된 바 있다. 그 때도 선거일까지 채 50일도 남겨놓지 않고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원희룡 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 단일화에 성공했고, 2위로 선전했다. 이번 전대를 통해 나 후보는 명실공히 여성 정치인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차세대 주자에도 한걸음 바짝 다가섰다. 취약했던 당내 기반을 다질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도 큰 수확이다. 나 후보는 당선소감에서 “우리 딸이 어제 문자메시지를 보내 서울시장(후보) 떨어진 것 꼭 설욕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말로만 변화와 화합, 쇄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변하겠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눈물 카드, 정두언 ‘국정농단 이슈’ 공감 얻어 “저를 힘들게 한 사람들도 많지만, 그분들이 저를 강하게 만들어 주셔서 여기까지 왔다.” 정두언 후보는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직후 힘겨웠던 선거과정을 돌이키며 “제 얼굴도 안 봤으면서 열렬하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후보는 전당대회 경선 과정 내내 가장 많은 이슈를 몰고 다녔다. ‘권력사유화’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가 ‘권력투쟁’의 당사자로 몰리자 격한 눈물을 쏟았다. 최고위원이 되기 위해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정권마다 되풀이되는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정 후보의 문제 제기는 마침내 대의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가 흘렸던 눈물이 지도부 입성의 발판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적절한 시점에서의 후보 단일화도 주효했다. 정 후보는 안상수·홍준표 후보로 갈리는 양강 구도가 굳혀지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이를 깰 승부수로 남경필 후보와의 단일화 카드를 던졌다.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두 후보의 양보와 희생의 모습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확인된 정 후보의 이슈 메이커, 승부사로서의 기질은 ‘전략통’이라는 평가를 넘어 그가 중량급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중평이다. 당내 소장·쇄신파와 유대관계가 깊은 만큼 당 지도부에 ‘쇄신’의 목소리를 전할 통로로도 기대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물밑 朴心-서병수, 친박 중진들 강력지원 받아 “3선 의원이기는 하지만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전국적 지명도도, 조직도 없었다. 짧은 선거운동을 통해 최고위원이 되다니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서병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처음부터 낙점한 친박계 후보로 알려져 왔다. 친박 후보의 난립 속에서도 중진들의 강력한 물밑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서 후보가 지도부에 입성하게 된 데에는 친박계의 지원 말고도 온건한 성품, 경제에 밝은 정책 전문성이 당내에서 두루 좋은 평가를 받아온 덕분이 컸다. 예상과 달리 친박 후보들이 난립, 각각 ‘박근혜 후광’을 앞세우며 각자도생 양상으로 흘러갔지만 온화한 기존 이미지대로 선거운동 내내 일절 네거티브식 전략 없이 화합에 방점을 찍은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친박 후보들이 정리될 것을 기다리다 친박 후보들 가운데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한 것도 이같은 그의 성품을 보여준 한 예다. 친이계로부터도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 인사다. 서 후보는 2대 민선 해운대구청장 출신으로 원내부총무, 정책위의장, 여의도연구소장을 역임했다. 16대부터 부산에서만 내리 3선을 하면서도 이렇다 할 정치적 위상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이번 전대를 통해 친박 내 좌장으로 입지를 다지며 새로운 정치인생을 펴게 됐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한나라 ‘안정’ 택했다

    한나라 ‘안정’ 택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을 2년간 이끌어갈 새 대표최고위원에 친이(이명박)계 핵심인 4선의 안상수 의원이 14일 선출됐다. 또 범친이계인 4선의 홍준표 의원, 친이 중도성향인 재선의 나경원 의원, 친이핵심인 재선의 정두언 의원, 친박(친박근혜)계 3선 서병수의원이 각각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해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11회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총 431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홍 의원이 3854표로 2위를 차지했고, 나 의원은 2882표로 3위, 정 의원은 2436표로 4위, 서병수 의원은 1924표로 5위를 차지했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1390표로 6위, 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1193표로 7위,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1178표로 8위, 친이 원외인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974표로 9위, 쇄신파 김성식 의원은 665표로 10위, 친이 정미경 의원은 446표로 11위를 각각 기록했다. 안 대표 체제의 출범은 이명박 정권의 반환점을 맞아 친이 주류가 처음으로 당권을 장악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 대통령의 측근인 3선의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함께 친이 핵심인 안상수 대표 체제가 출범, 당·청에서 확고한 대통령 친정 직할체제가 구축됨에 따라 여권이 집권 후반기 4대강 사업 등 역점사업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안 신임 대표는 원내대표 시절 ‘강성 친이’로 분류됐으나, 당선 소감에서 “오늘부터는 친이·친박도 없고 단결된 모습으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민 속으로, 더 낮은 곳으로 들어가 서민경제를 반드시 살려내겠다.”면서 “그래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상생하는 사회, 지역·계층 갈등을 타파하는 사회, 노사가 화합하는 상생의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는 폭로전에 여권 내부의 권력투쟁까지 맞물리는 등 과거 어떤 때보다 과열 양상을 빚으며 치러져 당장 내부 뒷수습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친이·친박 구도가 한나라당 내에 고착돼 거의 변화가 없었음을 재확인시켜줬다. 조만간 발표될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의 명단은 앞으로 친이·친박 간의 관계를 내다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안상수 체제’가 오는 7·28 재·보선에서 패배한다면 인책론에 휘말리면서 당은 한바탕 내홍을 치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장기적으로도 6·2 지방선거 이후 제기된 쇄신 요구가 충족되지 못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와의 합당결의안을 대의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앞서 미래희망연대는 지난 4월2일 전당대회를 열어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결정했다. 이로써 2008년 총선 공천파동으로 분리됐던 친박 진영과의 물리적 결합은 완료됐다. 합당으로 한나라당 의석수는 미래희망연대의 8석을 추가, 168석에서 176석으로 늘어났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환희-김규리 뮤직드라마…연하 커플의 ‘내가 더 아플게’

    환희-김규리 뮤직드라마…연하 커플의 ‘내가 더 아플게’

    가수 환희와 배우 김규리(김민선)이 함께한 뮤직드라마 ‘내가 더 아플게’가 화제다. 환희는 14일 오전 디지털 싱글 ‘내가 더 아플게’(가슴 아파도 PART II)의 단편 뮤직드라마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터저 영상 속 환희는 김규리와 함께 단편영화의 한 장면 같은 서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영상 속 두 사람은 시골의 작은 기차역을 배경으로 애틋한 눈빛을 주고받는다. 이어 철도길끝으로 기차가 들어서자 환희는 “갈게요…누나”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김민선은 뒤 돌아서려는 환희의 팔을 붙잡으며 안타까움에 묻어나는 감정연기를 선보인다. 영상을 접한 팬들은 오는 21일 공개 예정인 뮤직비디오의 완성버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환희의 ‘갈게요 누나’라는 대사에 설렘을 표하며 “환희와 김민선씨가 연상연하 커플 연기를 펼치는 건가?”, “붙잡은 손을 떼고 떠나가는 남자라…왠지 슬픈 내용일 것 같다.”,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10분 분량의 드라마라니 스토리가 탄탄 할 듯.” 등의 소감을 밝혔다. 이와 관련 환희의 소속사 H-엔터컴 측은 “슬픈 내용을 신파로 소화하는 게 아니라 절제된 감정연기로 승화 시켰다. 일주일 뒤 공개될 환희와 김규리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또 “보편적인 이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색다른 스토리 구성을 하기위해 힘썼다.”고 덧붙여 생각지 못한 이야기 구성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번 공개된 티저 영상은 환희의 신곡 ‘내가 더 아플게’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뮤직드라마의 하이라이트 부분이다. 뮤직 드라마 ‘내가 더 아플게’는 차별성을 두기 위해 뮤직비디오가 아닌 10분 분량의 뮤직드라마로 특별 제작됐다. 단편영화구성의 뮤직드라마는 환희와 사무실 식구들이 함께 낸 아이디어로 환희는 이번 앨범에 작사에 참여 하는 앨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환희와 김규리가 함께 열연한 ‘내가 더 아플게’의 뮤직드라마 풀 버전은 1주일 뒤 온라인을 통해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 = H-엔터컴 서울신문NTN 전설 인턴기자 legend@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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