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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창신·숭인 뉴타운지구 첫 해제

    서울시 뉴타운(재정비 촉진) 지구 가운데 처음으로 주민 요청에 의한 사업 해제 사례가 나왔다. 시는 종로구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 14개 구역 중 7곳이 토지 등 소유자 30% 이상의 동의를 얻어 해제를 신청함에 따라 지구 전체에 대해 해당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지금까지 개별 구역 해제 사례는 있었지만 시내 35개 뉴타운 가운데 지구 전체가 해제된 곳은 없었다. 창신동 일대 84만 6100㎡는 2007년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로 지정됐으나 사업 주체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개발에 대한 기대도 낮아져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제를 신청한 곳은 창신 7∼10구역과 12구역, 숭인 1∼2구역으로 면적이 44만 6100㎡다.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 면적이 40만㎡로 반 토막 난 것이다. 그런데 현행법상 주거지형 뉴타운은 지구 면적이 50만㎡를 넘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 사업이 사실상 의미를 잃었다고 판단, 지구 전체 해제를 결정하게 됐다. 시는 8월 중 지구 해제 고시, 대안 사업 모색 등 해제 절차를 밟아 갈 계획이다. 지구가 정식으로 해제되면 주민들은 주택 개량·신축 등의 재산권 행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주거 환경 관리 사업, 가로 주택 정비 사업, 리모델링 활성화 사업 등 대안 사업도 선택할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선생님 부족한 경기도, 정원외 기간제교사로 ‘땜질’

    선생님 부족한 경기도, 정원외 기간제교사로 ‘땜질’

    경기 지역 공립학교 기간제 교사 가운데 법적 근거가 희박한 정원외 기간제 교사 비중이 해마다 급증해 경기도 교육재정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경기도의회 최창의 교육의원에 따르면 이날 현재 경기 지역 공립학교 교사 8만 4877명 중 기간제 교사 비중은 14%로 1만 2117명에 이른다. 정규직 교사들의 육아, 병가 등의 휴직으로 인한 채용이 51%(6281명)로 가장 많고, 파견 연수로 인한 결원 보충용 5%(646명), 나머지 42%(5190명)는 교육부 배정 인원 부족에 따른 정원외 기간제 교사들이다. 최근 5년 동안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정원외 기간제 교사는 교육공무원법에서 ‘특정 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근거해 채용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몇 개월의 한시적 기간이 아니라 1년 단위로 5000여명씩 반복해 재계약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 교원에 포함되지 않는 시간강사는 2007년 1527명에서 지난해 1만 4120명으로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정원외 기간제 교사에 대한 급여는 ‘자체 채용인원’이라는 이유로 교육부의 인건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전액 경기도교육청이 연간 2225억원(2013년 기준)씩 부담하고 있다. 이 돈은 도내 2000여개 학교에 평균 1억원가량의 운영비를 증액해 지원하거나, 도내 220여개 학교에 체육관을 신축할 수 있는 규모다. 이처럼 정원외 기간제 교사가 많은 이유는 교육부가 인구가 늘고 있는 경기 지역에 교사 정원을 제대로 배정해 주지 못하고, 경기도교육청은 교사 부족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정원외 기간제 교사 확충’이라는 편법적인 자구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경기도를 교육환경이 비슷한 서울·인천(2군)과 달리 1군으로 분류한 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기준보다 2.2명, 서울·인천보다는 1.5명 더 많게 보정지수를 두고 있다. 전국에서 경기도만을 1군으로 분류해 2.2명의 보정지수를 두고 있는 것은 경기 지역 중등 교원 수가 타 시·도와 비교할 때 열악하다는 것을 인정한 꼴이다. 올해 경기 지역 중등 교원 필요 인원은 3만 7967명. 그러나 교과부 배정 인원은 3만 4842명으로 3245명이 부족한 상태다. 각급 학교는 부족한 중등교원을 정원외 기간제 교사로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경기도의 교육재정 압박뿐 아니라 학교들은 수업의 연속성이나 전문성 등이 떨어져 학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 의원은 “정부와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 실태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분석해 문제점과 개선 대책을 공식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안전한 노후설계, 강남역 상권 수익형부동산 투자가치 주목

    안전한 노후설계, 강남역 상권 수익형부동산 투자가치 주목

    4.1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경기가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5월 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실질적인 이자수익이 불투명해진 투자자들이 관심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2012년 가계금융, 복지조사’에 따르면 40세 이상 인구 중 노후 준비를 하는 사람은 61.5%로 나타났으며, 이 중 50대는 67.6%, 60세 이상은 47.4%가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준비를 위한 투자수단으로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상권과 유동인구 등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강남역 중심상권 사거리 코너에 있는 ‘효성해링턴 타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일반분양은 완료된 이 오피스텔의 상가는 지하 1층과 지상 1~2층에 총 56개 점포로 구성된다. 이 중 소액투자가 가능하여 인기리에 마감된 지하 1층은 낮에는 일반 백화점식 푸드코트였다가 저녁에는 호프 등으로 운영되는 푸드 갤러리로 조성된다. 분양관계자에 따르며 인테리어나 시설비가 따로 들지 않고 공동테이블을 사용하게 되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기존 건물들의 지하 1층과 달리 메인 도로변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sunken)를 만들어 접근성을 높였다. 이 상권은 신분당선 개통 후 상권이 지역적으로 넓어지고 점심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전율도 늘어나는 등 질적인 변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강남대로와 테헤란로를 끼고 대기업과 금융회사, 편입학원, 어학원 등의 대형 학원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어 구매력이 높은 유동인구, 고정인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 관계자는 “기존 강남역 상가들은 이미 권리금 등으로 3~5억 대의 매매가를 형성하고 있지만 효성해링턴 타워는 신축상가로서 2~3억 대의 실투자금으로 강남역 내 점포를 소유할 수 있다”며 “향후 신분당선 연장과 더불어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점포 위치에 따라 월세와 향후 프리미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분양문의: 02-2051-0965 인터넷뉴스팀
  • 고도제한에 소음까지… 충북 황당한 경제자유구역

    충북도와 충주시가 황당하게 일을 처리, 논란에 휩싸였다. 소음과 고도제한으로 기업 유치에 불리한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은 뒤 뒤늦게 대책기구를 만드는 등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도에 따르면 충북 경제자유구역 전체 면적 9.08㎢의 절반가량인 충주 에코폴리스지구(4.20㎢, 가금면 가흥리·장천리 일원)는 19전투비행단 인근에 있어 소음 피해가 심각하다. 에코폴리스지구 12.4%는 신축이 금지되는 소음대책 2종지역(소음도 90∼95웨클)이고, 80%는 방음시설 시공 조건으로 신·증축이 가능한 3종지역(75~90웨클)이다. 웨클은 항공기 소음 평가단위로 75웨클은 교통량이 많은 큰 도로와 20m 떨어진 주택에서 느끼는 시끄러움을 의미한다. 에코폴리스지구의 88%는 비행안전구역에 해당돼 건축물 고도제한도 받는다. 또한 철도와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등이 이 지역을 관통, 8개 소구역으로 분리돼 대단위 개발이 불가능하다. 도로와 철도의 경계선과 맞닿아 접도구역으로 지정된 43만 6000㎡의 토지는 각종 건축행위 제한을 받는다. 도청 내부에서도 “이런 곳에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은 일단 경제자유구역을 지정받고 보자는 식으로 일을 성급하게 추진해서다. 시는 용역을 의뢰한 한국교통대의 한 교수가 이 지역을 경제자유구역 후보지로 제안하자 선뜻 수용했다. 공군부대가 인근에 있지만 접근성이 좋고 관광지와의 연계도 가능하다는 게 이유였다. 시 관계자는 “당시는 경제자유구역을 지정받는 게 급선무였다”면서 “불리한 여건을 알았지만 신청부터 하고 대책은 나중에 마련하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시가 도에 제출한 경제자유구역 개발안은 그대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 접수됐고, 올 2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최종 지정됐다. 이 과정에서 도는 에코폴리스지구의 소음 피해와 고도제한 사실 등을 모르고 있었다. 도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시 사전 협의가 없었던 점을 국방부가 지난 4월 문제 삼아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도는 도시계획 전문가, 건설회사 관계자 등으로 대책기구를 만들기로 했지만 불리한 입지 여건을 극복할 대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김진형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충주지청장은 “지정고시된 날로부터 3년 내에 실시계획 승인을 신청하지 못하면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해제되는데, 사업시행자 유치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 걱정이 크다”면서 “토지 활용도를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도와 시는 민자유치 등 총 6591억원을 투입해 이 지역에 바이오 휴양시설과 자동차 전장부품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키르기스 명예 영사 김종구씨

    공익 봉사단체인 아시아사랑나눔(ACC) 김종구총재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 공화국 영사관 개관식에서 명예영사로 위촉됐다. 김 총재는 현지 불우계층과 고려인 후손들을 위해 키르기스스탄에 ‘ACC청소년의 집’을 신축하는 등 양국 우호 증진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 총재는 “양국 경제협력과 투자유치, 한국에 체류 중인 키르기스스탄인에 대한 인권보호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심재억 기자 jeshim@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19) 광주 자동차 금형 전문업체 ㈜에스디엠

    [향토기업 특선] (19) 광주 자동차 금형 전문업체 ㈜에스디엠

    지난 3월 1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광주의 금형 전문 업체인 ㈜에스디엠은 유럽의 대표적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벤틀러사와 3000만 달러어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3년간 제품을 대기로 한 양해각서(MOU)도 교환했다. 에스디엠은 최근 벤틀러사가 주문한 자동차 차체 금형 일부를 선적했다. 직원을 파견, 제품을 설치했다. 연 매출액이 55억 유로(약 8조 858억원)에 이르는 벤틀러사가 이렇게 기업과 구매를 약속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에스디엠이 그만큼 기술력을 갖췄다는 방증이다. 에스디엠은 광주 북구 대촌동 첨단산업단지에 둥지를 튼 조그만 기업이다. 그러나 연간 300여억원인 매출액의 90% 이상을 수출로 벌어들인다. 수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회사는 이에 따라 현재 공터인 4500㎡에 하반기부터 50여억원을 들여 공장을 추가로 신축할 계획이다. 이 같은 빠른 성장은 조철연(52) 대표이사의 열정과 기술 개발에 대한 집념에서 비롯된다. 기술자 출신인 조 대표는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가 20여년간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창업한 것은 2001년. 그는 당시 광산구 하남산단에 직원 4명의 성도란 회사를 만들고 금형 제품 생산에 나섰다. 이어 기아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완성품 생산업체로부터 차체 등 각종 자동차 부품용 프레스 금형을 수주했다. 창업 이듬해인 2002년을 제외하면 주문량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늘었다. 광주시가 이 즈음인 2004년 지역혁신 특성화사업으로 평동산단에 ‘금형트라이아웃센터’를 개설하고, 기술과 장비를 지원하는 등 금형산업 육성 정책을 편 것도 보탬이 됐다. 이 센터에 비치된 대형 프레스기기, 사출시험장비, 정밀측정 기기 등도 자유롭게 사용했다. 이어 한국금형산업진흥회가 광주에 둥지를 틀고 인력 양성과 기술·해외 마케팅지원에 나선 것도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창업 4년 만인 2005년에는 한 해 동안 매출액이 무려 149%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05년 주식회사 에스디엠을 만들고, 공장도 첨단산단으로 이전했다. 해외 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도 법인 전환 이후부터다. 그러나 당시엔 해외 바이어를 접촉할 창구가 없었다. 조 대표는 종합상사를 통해 시장 정보를 조사한 뒤 직접 발로 뛰었다. 첫해에 말레이시아 완성차 생산업체인 프로토사로부터 차체 금형 등 30만 달러어치를 수주했다. 그는 이때부터 ‘기술과 신뢰’만 있다면 어떤 해외 시장도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어 해외 유명 자동차부품 업체를 일일이 방문, 상담하고 설계도와 견적서를 내밀었다. 그 결과 미국, 멕시코, 브라질, 독일, 스페인, 일본, 중국 등 15개국 20여개 업체로 거래처가 늘었다. 세계 금융위기 상황인 2009년에도 154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고, 2011년엔 20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300여억원이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창업 초기 10여명이던 직원은 80여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10여명을 추가 채용하고, 해외 영업소 등을 확충할 계획이다. 에스디엠은 2007년 회사 부설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에도 주력해 왔다. 최근엔 주제품인 ‘트랜스퍼 금형’에 발광다이오드(LED)를 접목한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정부로부터 2000만 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창업 11년 만에 세운 ‘금자탑’이다.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한국무역협회), 고용우수기업 인증서(광주광역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확인서·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업체 참여증서(중소기업청) 등 각급 기관으로부터 받은 인증서와 특허증도 수두룩하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직원이 자신감을 갖고 품질과 서비스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며 “이런 노력이 외국의 까다로운 바이어들에게 먹혀들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12·끝) 자수성가 정열과 집념의 여성 CEO 이길여(하)

    [명사가 걸어온 길] (12·끝) 자수성가 정열과 집념의 여성 CEO 이길여(하)

    길병원의 모태가 된 자성의원(慈聖醫院)은 ‘세상 모든 어머니의 자애로움’과 ‘태어날 생명들의 성스러움’을 떠올리면서 지은 이름이다. 이길여 회장의 집무실에는 ‘가회합례 수세인천’(嘉會合禮 壽世仁泉)이라는 글귀가 내걸려 있다. ‘참 아름다운 마음으로 바른 삶 이루게 하고 마르지 않는 생명으로 온누리 건강하게 하리로다’는 뜻이다. 55년 전 출발 당시나 지금이나 의사로서 걷는 걸음걸음에 이러한 생명존중과 박애봉사의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가 의과대학에 들어간 뒤 산부인과를 택한 것은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의식해서였다. 당시 임신부의 경우 의사가 남자라는 이유로 진찰을 거부하거나 아예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아이를 낳다가 산모가 죽는 일이 적지 않았으며 산후조리를 소홀히 해서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는 여자들도 많았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이 회장은 여성들에게 건강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그들을 돌봐주는 일을 하겠다는 생각에 산부인과를 선택했다. “요즘에야 병원을 개원하면 한동안 적자를 감수해야 하고 홍보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하지만 그 시절 우리 병원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개원을 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환자들이 물밀듯 찾아오는 바람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봄 여름 가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특히 함께 개업했던 친구가 결혼을 하면서 대구로 내려가는 바람에 혼자서 진료를 하느라 끼니조차 거르는 날이 많았지요.” 이 무렵 시골에 있던 어머니가 인천으로 와 함께 살았다. 어머니는 틈만 나면 결혼 적령기를 넘어선 딸에게 맞선을 보라고 채근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한번도 맞선을 보지 않았다. 눈만 뜨면 환자들이 찾았고 미국 유학도 가야 하는 등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나는 환자와 결혼했다’라고 굳게 다짐했다. 1964년 미국 유학시험에 합격하고 미국 병원 10여곳으로부터 수련의 제의를 받았다. 그중에 뉴욕에 있는 메리 이머큘리트병원을 선택했다.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힌 병원 일은 후배한테 부탁하고 그해 가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당시만 하더라도 병에 걸린 사람들이 고통을 견디다 못해 찾는 곳이 병원이었지만 미국은 이미 예방의학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 암검사, 대사 이상검사 등 병이 생기기 전에 진료를 받는 행태가 보편화돼 있었다. 아울러 체계적인 의료시스템과 환자에 대한 의료진의 친절과 열정 등이 그랬다. 이런 분위기에서 오전 5시부터 한밤중까지 인턴과정을 겪었다. 환자에 대한 정보와 체크리스트를 달달 외우느라 밤잠을 못 이룬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잠을 자는 사람은 꿈을 꾸지만 잠을 이기는 사람은 꿈을 이룬다’는 각오로 잠과 싸우며 공부를 했다. 이듬해 인근의 퀸즈종합병원으로 옮겨 레지던트 과정을 밟았다. 5년에 걸친 미국 생활은 고달픔도 많았지만 세상을 크고 넓게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이 큰 소득이었다. 무슨 일이든 거침없이 실행하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한 것도 이때였다. 소아과 인턴 시절에는 ‘주사 잘 놓는 의사’로 통했다. 정교한 손놀림으로 단번에 혈관을 찾아내 주사를 놓았기 때문이다. 또한 남자 아이들에게 의무적으로 해주는 포경수술을 5분(다른 의사들은 20분 정도)만에 끝내 놀라게 했다. 그는 미국 유학 때 직접 환자가 돼 선진 의료시스템을 경험한 적도 있다. 어느날 난소에 혹이 생긴 걸 발견하고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던 것. 이때 의사의 친절한 말 한마디가 환자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체험하게 된다. 이후 수술을 앞두고 불안해 하는 임신부의 엉덩이를 다독이며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도와줄 테니까”라는 말로 환자를 위로하는 습관이 생겼다. 5년 동안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조국에서 나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있는데 기필코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1968년 10월 케네디공항을 출발해 한국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귀국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병원 신축이었다. 자성의원 자리에 지상 9층 규모로 36개 병상을 갖춘 병원을 새로 짓고 ‘이길여 산부인과’를 개원했다. 미국에서 배운 선진 의료기술을 당당하게 펼쳐 보고 싶은 생각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었던 것이다. 병원이 다시 문을 열자 기다렸다는 듯이 환자들이 줄을 지어 찾아 왔다. 미국 유학을 갔다 온 여자 의사가 새로 병원을 지어 진료를 시작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구경 삼아 오는 손님들도 꽤 많았다. 개인 병원으로 인천에서 가장 컸던 이길여 산부인과에는 엘리베이터가 있어 더욱 그랬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서울 시내 일류 호텔이 아니면 보기 힘들었다. 그가 병원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은 계단을 오르내리가 힘든 임신부들을 위해서였다. 그다음에는 유학시절에 접한 초음파 의료기기를 도입해 태아의 건강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임신부에게 태아의 심장 박동소리를 들려주자 남편이나 시어머니까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병원을 다시 개원하면서 ‘자궁암 무료 조기검진’을 실시했다. 환자는 더욱 늘어났다. 그는 환자들을 대할 때마다 ‘첫째도 봉사, 둘째도 봉사, 셋째도 봉사’라는 원칙을 정했다. 병원은 항상 환자가 중심이 돼야 했기 때문이다. “환자를 불편하게 하는 병원이 있다면 그것은 근본을 망각한 것이지요. 가장 좋은 위치에 병실이 있어야 하고 환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이 가장 넓고 깨끗해야 하고 모든 시설과 장비와 서류들은 환자들이 쉽게 알아보고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돼야 한다는 것은 지난 55년 동안 지켜온 원칙이며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겁니다.” ‘이길여 산부인과’가 인기를 끈 데는 여러가지 까닭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흥미롭게도 ‘미역국’이었다. 병원 식당에서는 언제나 한 솥 가득 미역국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36개 병상에서 매일 산모들이 먹어 대는 미역국의 양은 엄청났다. 밤참까지 하루 네 끼씩 미역국을 대느라 식당은 쉴 새 없이 바빴다. 겨울철에는 굴을 넣기도 하고 때로는 소고기를 섞었다. 퇴원한 산모의 남편들까지 찾아와 미역국을 얻어갈 정도로 인천에서 ‘이길여 산부인과 미역국’의 유명세는 자자했다. 이래저래 병원은 더욱 북적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회장의 일정은 하루 한 끼만 먹고 온종일 진료에만 매달리는 바쁜 시간의 연속이었다. 의사 가운을 입은 채 진료실 구석에 자는 날이 허다했다. “의사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은 환자들을 진료할 때입니다. 의사에게는 세상 그 어느 것도 환자의 병을 고치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란 없지요.” 바쁜 와중에도 인천 앞바다의 섬들을 정기적으로 돌며 무료 진료를 시작했다. 진료를 떠나기 전 섬 주민들에게 미리 날짜를 알려 영흥도나 이작도 등 큰 섬으로 모이도록 해 짧은 일정에도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진료했다. 아울러 섬 아주머니들에게 여성의 몸은 어떻게 생겼으며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임신과 출산에 대비하는 요령, 여성에게 생기는 질병이나 예방법 등을 가르쳤다. 그는 진료를 할 때마다 청진기를 자신의 품속에 넣어 두었다가 꺼내 사용했다. 차가운 청진기는 가뜩이나 긴장된 환자들을 더 움츠러들게 한다는 생각에서 체온으로 청진기를 데웠던 것이다. ‘가슴에 품은 청진기’는 이후 해마다 가천의대 졸업생들에게도 직접 걸어주고 있다. 그는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1975년 다시 일본 유학길에 올라 2년간 공부했다. ‘독성에 대한 토끼의 신장반응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일본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면서 귀국 후 종합병원을 세울 생각을 하게 된다. 산부인과뿐만 아니라 더 많은 환자들을 진료해주면서 인생의 목적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던 것. 또한 자신과 같은 의사를 많이 길러내기 위한 교육에 힘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종합대학을 인수한 뒤 첨단 시설을 갖춘 여러 기초학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었다. 계획은 착착 진행됐다. 1978년 전 재산을 출연해 인천 중구 인현동에서 150개 병상 규모의 새 건물을 지어 ‘의료법인 인천길병원’을 개원했다. 당시 개원식에 참석한 박승함 보건사회부 차관은 “인천길병원은 여의사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의료법인화를 시도한 선도적인 병원”이라고 할 만큼 의료계에서는 큰 관심을 보였다. 아울러 개원 이후 인턴과 레지던트 교육기관으로, 또 조산 수습생 교육기관으로 잇따라 지정됐다. 의료법인 설립과 이를 통한 의료교육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후 양평길병원, 철원길병원이 생기면서 환자를 위한 의료시설을 더욱 확장해 나갔다. 2002년부터는 외국인 노동자 무료 진료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길병원의 원훈인 ‘박애, 봉사, 애국’의 정신을 꾸준히 펼쳐 나가고 있다. 여성전문센터, 심장센터, 치과센터, 암센터, 척추센터, 장기이식센터, 건강증진센터, 진료협력센터의 설립도 이 같은 취지에서 출발했다. 이후 가천의대를 세우고 경원대와 경원전문대 등을 인수하면서 가천길병원과 함께 오늘날 가천길재단의 면모를 갖추고 21세기 글로벌시대를 향한 새로운 도약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이 회장은 평소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박애, 봉사, 애국’이란 말에 손사래를 치며 촌스럽다고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가천길재단의 정신은 바로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이것은 제 인생의 목표이며, 현재진행형인 꿈입니다. 아직 마침표를 찍을 때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이 회장 자신의 손으로 직접 받은 아이만 수십만명, 그의 병원에서 새 삶을 찾은 사람이 100만명은 족히 넘는다. 그러는 동안 박애와 봉사, 애국의 깃발을 촌스럽게 내걸고도 한 치의 실패도 없이 성공했다. 세상 사람들에게서 경영의 성공과 사회 봉사라는 큰 보람의 탑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애창곡은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이다.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 흐르는 물 찾아 그곳으로 오늘도 떠나지 않을까 싶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수원에 국내 첫 여성건강센터 건립

    경기 수원시는 7일 10∼60대 여성들에게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제공할 ‘여성건강증진센터’를 전국 최초로 내년 4월 설립한다고 밝혔다. 여성건상증진센터는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사후적, 육체적 치료 대신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사전적이고 정신적인 프로그램을 제공, 여성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활동하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센터는 이에 띠라 모자보건, 산전검사, 산전·후 서비스, 운동교실, 예방의학, 건강정보, 상담프로그램, 자조모임 등 다양한 건강증진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성폭력 및 가정폭력 상담소, 전신보건센터, 알코올상담센터, 여성 생애주기별 운동센터 등도 설치해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를 살핀다는 계획이다. 시는 권선구 권선동 현 수원시 상수도사업소(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500여㎡)에 센터를 입주시켜 내년 4월부터 본격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상수도사업소는 내년 1월까지 광교정수장에 사옥을 신축해 이전하기로 돼 있다. 센터의 운영은 민간기관에 위탁 운영한다. 시 관계자는 “기존 보건의료기관이 아닌 정신 및 신체의 치유 및 사전예방을 위한 여성기관은 기초자치단체 중 수원시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여성적 시각으로 공간을 조성하고 내외부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여성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아파트 리모델링 성공, 안전성 의문 불식에 달렸다

    정부가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노후아파트 수직증축을 허용키로 하면서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대 3층까지 수직증축을 허용한 것은 그동안 건설업계가 요구한 수준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수직증축에 대한 안전성 우려 때문에 정부나 업계의 기대 만큼 리모델링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3층 수직증축은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파격적인 수준이다. 대한건축학회는 2011년 ‘리모델링 수직증축 검증결과 발표회’에서 기초 파일과 기둥 철판, 기초 단면 등을 보강하면 3층까지 수직증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여러가지 조치를 철저히 하면 최대 3층까지 수직증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정부는 이번에 수직증축 층수를 최대치까지 허용한 셈이다. 그러나 애초에 아파트 시공에서 부실이 있었거나, 리모델링시 안전조치가 미흡할 경우 안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실제 1990년대에 지은 1기 신도시 아파트는 바닷모래 사용 등 부실시공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리모델링한 아파트의 수명도 관심거리다. 업계에선 신축 아파트보다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이미 15년 이상 지난 골조를 사용하는데 어떻게 신축 아파트와 같을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리모델링이 본격화할 경우 과당경쟁에 따른 부실 우려도 있다. 시공능력이 검증된 대형 건설사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처지는 중소 건설사들이 뛰어들 경우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안전성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15년 이상 노후 아파트는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 지역에 몰려 있다. 6월 기준으로 서울 66만여가구 등 수도권에만 180만여 가구에 이른다. 아파트 소유자 중 80%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점도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수직증축으로 신축 가구수를 늘려 주민 부담이 줄었지만 여전히 가구당 1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평형 간 소유자의 입장 차가 커 이를 조율해 합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  일산신도시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송희씨는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선 1억 이상을 부담해야하는 리모델링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건축비 30% 이상 절감… 지지부진 ‘재건축’ 새 돌파구 찾을 듯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건축비 30% 이상 절감… 지지부진 ‘재건축’ 새 돌파구 찾을 듯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으로 주민들의 리모델링 건축비 부담이 기존 방식과 비교해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이 꺼져가는 주택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까다로운 규제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도 새로운 탈출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① 건축비 얼마나 감소하나 경기 안양 평촌에 있는 15층짜리 아파트 단지(실제 사례)의 리모델링을 가정했다. 이 아파트는 전용 34㎡ 384가구, 전용 58㎡ 61가구로 이뤄졌다. 쌍용건설 리모델링사업팀의 시뮬레이션 결과 이 아파트를 수직 증축하면 수평 증측 때보다 리모델링 건축비가 30% 이상 절감되는 것으로 나왔다. 가구당 면적을 23% 늘리는 것으로 설계, 수직 증축할 경우 기존 주민들의 아파트 전용면적은 각각 41㎡, 71㎡로 넓어진다. 여기에 가구수 증가 허용 범위(기존 가구의 15% 이내)를 적용하면 59㎡짜리 아파트 140가구를 추가 건설할 수 있다. 수익성을 비교하면 수평 증축의 경우 기존 58㎡를 갖고 있는 집주인은 가구당 1억 300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수직 증축으로 나온 가구수 증가분을 3.3㎡당 1800만원에 일반분양하면 가구당 부담이 8600만원으로 줄어든다. 수직 증축이 리모델링 건축비 34%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② 리모델링 정책 선회 배경 정부는 2012년 1월 구조상 안전 우려가 없는 수평·별도 건물 증축을 통한 가구수 증가를 허용했다. 수직 증축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때문이었다. 건축 전문가들과 건설업계는 제한된 수직 증축을 허용해도 구조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끈질기게 주장했다. 주민들도 수평·별동 증축만으로는 가구수 증가가 원활하지 않아 부담이 너무 크다며 수직 증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정부는 불허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리모델링 정책이 돌아섰다. 전문가들의 주장과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주택거래를 늘리고 가격을 회복시켜 주택시장을 정상화한다는 ‘4·1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전격 허용한 것이다. 소형 아파트 의무비율 등 현실적으로 너무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지지부진한 재건축 사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③ 수직 증축 허용 범위 차별 적용 이유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범위를 층수에 따라 2~3개층으로 구분한 이유는 건물의 하중(건물 구조에 작용하는 외부의 힘 또는 무게)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구조 안전성은 저층일수록 확보가 불리하다. 예를 들어 20층에 3개층을 증축하면 하중이 15% 증가하지만 10층은 3개층 증축시 하중이 30% 증가한다. 기존 건물의 구조를 보강해 하중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정도만 수직 증축을 허용한 것이다. 현재의 아파트에 2~3층을 더 얹어도 보와 기둥을 보강하면 충분히 하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지어진 아파트는 대개 라멘조(기둥과 보가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나 벽식조(벽면이 하중을 받는 구조)이다. 주상복합 아파트에 적용하는 철골조보다 하중을 받는 정도가 약해 그 이상의 증축은 하중을 견디지 못해 허용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 박승기 주택정비과장은 “기존 아파트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기초와 벽체를 보강하면 최대 2~3개층을 증축해도 구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필로티(건물 1~2층에 아파트를 넣지 않고 비워 두는 공간)를 설치해도 3개층 이상은 허용되지 않는다. 늘어나는 가구수가 20가구 이상이면 반드시 일반에 분양해야 한다. ④ 건물 안전 담보할 수 있나 수직 증축의 전제는 안전성 확보다. 국토부는 신축 당시 구조도면이 없으면 외관상 튼튼해 보여도 건물의 기초에 대한 상태 파악이 어렵고 완벽한 복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직 증축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절차도 강화했다. 우선 현행 1차 안전진단(재건축 여부 판정)에 수직 증축 범위 결정 등을 위한 전문기관의 2차 안전성 검토조사를 추가했다. 건축심의가 접수되면 지자체는 전문기관(한국건설기술연구원·한국시설안전공단)에 수직 증축 범위의 안전성 검토를 맡겨야 한다. 또 수직 증축 리모델링 설계자는 국토부가 고시하는 구조기준에 맞게 구조설계도서를 작성하고, 감리자는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설계변경 등에 대해 구조기술사의 확인을 받도록 했다. ⑤ 가구수 증가 문제 없나 가구수를 현행보다 5% 포인트 늘려 15%까지 허용하면 주민들의 사업비 부담은 그만큼 줄어든다. 하지만 도시과밀 및 일시집중 부작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재의 도시 인프라가 가구수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느냐이다. 국토부는 분당 등 1기 신도시의 경우 가구당 실제 인구가 계획 당시 4명보다 적은 2.7명이기 때문에 현재의 도시 인프라만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충분히 떠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직 증축을 허용해도 교통시설·상하수도·공원·녹지 등 도시기반시설 추가 부담은 미미할 것이라는 것이다. 또 지자체별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통해 기반시설에 대한 영향을 검토하고, 도시계획심의로 과밀여부 등을 판단하도록 했다. ⑥ 전면 리모델링해야 하나 수직 증축을 허용한다고 모든 단지가 당장 실천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 부담이 가능한 지역과 주민들의 합의가 이뤄진 단지에서만 사업이 추진된다. 전면 철거형의 경우 95㎡를 132㎡로 리모델링할 경우 가구당 1억 8000만~2억원이 들어간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주민들이 원하는 부분만 리모델링하는 ‘맞춤형 리모델링’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주차장 증설, 주차장 증설+설비교체, 주차장+설비+에너지 절약형 수선 등으로 나눠 공법·단가정보 등을 제공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 배포할 예정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공공기관들 노는 시설로 태양광발전 사업

    해마다 전력난이 심화되면서 공공기관들이 노는 시설을 이용한 태양광 발전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공공시설을 공익적인 목적에 쓰면서 환경보호라는 명분을 얻고, 임대 수익까지 덤으로 올릴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되면서 태양광 발전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중앙행정기관에서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이 태양광 발전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철도공단은 지난해 역사 승강장 및 차량기지 지붕 등 철도시설물 67곳에 대한 태양광 발전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사업지는 수도권 이남 지역에 운영 중인 역사 2곳과 건설 또는 건설 예정인 철도시설들로 2018년까지 설치를 마칠 계획이다. 2018년 이후 67곳에서는 연간 2만 1000㎿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6000가구(4인 기준)의 연간 전력 사용량에 해당한다. 연간 410만ℓ의 유류비 절감과 1만 3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854만㎡의 산림조성 효과도 있다. 사업자는 20년간 생산된 전력을 한전 및 에너지관리공단에 판매할 계획이며, 철도공단은 임대기간중 총 65억원의 점용료 수익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범위는 버려진 철로(폐선) 부지로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9월 중앙선 용문~서원주 간(28㎞) 복선전철이 개통하면서 생긴 버려진 철로 부지 중 석불~양동역 간(13.3㎞)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유치했다. 내년부터 연간 전력 1만 2410㎿를 생산한다. 조달청은 정부 비축기지 지붕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사업에 나선다. 대상은 전북 군산창고와 신축 중인 부산·인천 비축창고로 민간 발전업체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임대기간은 10년이며 연간 1억원의 임대 수익이 발생한다. 군산기지는 해안선에 접해 있어 태양광 발전에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는 8월 착공해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신축 중인 인천과 부산기지에는 내년 6월까지 설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본격 가동되면 하루 10㎿, 연간 3700㎿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민간업체는 생산된 전기를 전력거래소 등에 판매할 계획이다. 중앙행정기관 중에서는 행복도시건설청이 세종시~대전 유성 간 1번 국도에 설치된 자전거도로와 쓰레기매립장 부지, 수질보건센터 등 3곳에 하루 5㎿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했다. 1년간 운영한 결과 7110㎿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의 사업예정지와 녹지를 활용한 것으로 한국서부발전이 투자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건축물을 이용한 태양광 발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위험형법론 다시 보기

    [김일수 樂山樂水] 위험형법론 다시 보기

    안전 불감증에 길든 타성을 벗어버리도록 상시적인 감시체계를 가동시켜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쫓아가는 진압 조치로는 앞서 본 새로운 위험원의 속성상 1, 2세대 안에 원상을 회복시킬 수 없다. 요즘 들어 위험형법론의 등장 배경이 새삼스럽게 실감 난다. 후기 현대의 탈산업화·정보화사회는 독일 사회학자 베크가 정의한 대로 위험사회로 변모하였다. 근대화·산업화가 스스로의 기반을 뒤흔들 위험까지 양산하였고 원자력 위험, 화학물질 위험, 유전공학 위험, 기후 변화와 생태계 위험과 같은 ‘새로운 위험’이 인류의 생존 자체를 크게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들 새로운 위험의 특성은 하나의 작은 실수가 우리의 생존기반 전체를 초토화시킬 만큼 거대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 인도 보팔의 화학공장 참사 같은 예가 그것을 말해 준다. 이를 예방하려면 작은 부정, 작은 실수부터 통제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위험사회에서 위험 예방은 작은 악의 싹부터 잘라내는 철저한 사전 예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형법의 기본 관점도 종래의 사후 진압적 통제 모델로부터 예방적 조절 모델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후기 현대의 위험사회는 새로운 위험에 대처하고자 형법적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그 보호 영역을 넓히는 경향이 있으며, 이 같은 예방 사고는 전통적인 법치국가 형법을 사회국가의 신축성 있는 조정기구로 재해석하도록 유도한다. 심지어 형법의 임무는 이제 더 이상 범죄 투쟁에만 머물지 말고 투자·환경·건강·외교정책에 대한 원활한 지원이어야 하며, 단편적인 범죄 억지에서 벗어나 거시적으로 문제 상황에 대처하고자 선제적으로 위험 행위 자체를 규율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 법치국가 형법관을 고집하는 입장에서는 위험사회의 새로운 위험에 대응하는 형법적 수단도 사회문제 해결의 최후 수단이어야 하고, 자유우선 원칙의 한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에 반해 새로운 위험에 대처하고자 위험 형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은 21세기 문제를 18세기의 정신적 도구로써 해결할 수 없으므로, 형법의 최우선 수단화나 국민 계몽의 도구화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일상적인 위험원에 대처하려면 법치국가 형법의 최후수단성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고 보는 반면, 새로운 거대위험으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형법을 전진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결국, 자유와 안전 사이의 비중을 어떻게 잡느냐가 후기 현대사회 형법 정책의 난제 중 하나이다. 최근 들어 원전과 그 안전관리에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 일반 국민의 불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거기다가 자주 일어나는 화학물질 사고도 예사롭지 않다. 대형 원전 사고나 화학물질 사고가 우리의 생활터전을 어떻게 황폐화시킬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이 땅에서 그런 불길한 재앙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최근 원전사태에 대해 국무총리뿐만 아니라 대통령까지도 초강경 비판을 내놓았다. 대형 원전 사고는 자신과 가족, 미래 세대까지 포함한 전 국민의 생존 기반을 뒤엎을 파괴력을 갖고 있다.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이 같은 불법을 저질렀다면, 탐욕 죄 외에 멍청한 바보짓이라는 비난까지 받아 마땅하다. 이번 사태를 안전사회 기반 구축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먼저 감시·감독기구를 새로운 위험원에 맞게 격상시켜야 한다. 검사 인력과 안전관리 인력을 확충하고 기술 고도화도 추구해야 한다. 안전 불감증에 길든 타성을 벗어버리도록 상시적인 감시체계를 가동시켜야 한다. 김대중 정부 이래 규제 개혁·규제 철폐가 국정의 한 흐름이 된 후, 부지불식간에 늘 경계 태세에 있어야 할 안전 부문조차 의식과 기강이 해이해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쫓아가는 진압 조치로는 앞서 본 새로운 위험원의 속성상 1, 2세대 안에 원상을 회복시킬 수 없다. 이번 기회에 안전사회, 안전국가, 안전형법을 말하는 담론들의 고뇌를 다시 새겨듣게 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고려대 명예교수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 (31)] 환지계획과 다른 환지처분 당연 무효… 취소·무효확인보다 손해배상 청구를

    도시개발사업 등 공용환지 제도가 규정되어 있다. 공용환지란 토지의 이용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한 사업을 위하여 토지의 소유권 및 기타의 권리를 권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적으로 교환, 분합하는 것을 말한다. 환지는 ①환지계획 ②환지예정지의 지정 ③환지처분의 순서로 진행된다. 환지계획은 환지예정지 지정이나 환지처분의 근거가 되지만, 그 자체가 직접 토지 소유자 등의 법률상 지위를 변동시키거나 고유한 법률효과를 수반하는 것은 아니어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대판 97누6889)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환지예정지는 환지처분이 행해지기 전에 종전 토지 대신에 사용, 수익하도록 지정된 토지를 말한다. 도시개발사업 시행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므로 도시개발사업 시행 중에도 종전 토지 대신 환지로 예정된 토지를 사용, 수익하도록 지정하는 것이다. 환지 예정지 지정이 있게 되면 토지 등 사용·수익권에 변동이 있으므로 처분에 해당하지만, 그 뒤에 환지처분이 있게 되면 환지예정지 지정처분은 그 효력이 소멸되어 더 이상 다툴 소의 이익이 없어진다.(대판 99두6873) 위와 같이 환지계획은 처분성이 부정되고, 환지예정지 지정은 환지처분 이후에 소의 이익이 부정되므로 결국 환지처분이 가장 중요한 다툼의 대상이 된다. 환지처분은 사업시행자가 공사를 완료한 후 환지계획에 따라 환지교부를 하는 처분을 말하고, 그에 의해 직접 토지 소유자 등의 권리의무가 변동되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다.(대판 97누6889) 오늘 살필 대판97누5534판결의 사안을 단순화시켜 살펴본다. A는 환지 전 (가)토지를 소유하고 있다가, 건물을 신축하여 제주도지사로부터 준공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제주도지사는 건설부장관으로부터 (가)토지 일대가 편입된 사업계획 시행인가를 받아, 환지계획에 의하여 환지처분을 하였다고 하면서 A에게 건물 철거를 명하고, 철거기한까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는 대집행을 하겠다는 계고처분을 했다. 이에 A가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에서는 환지계정지 지정 및 환지처분 공고에 의해 (가)토지 소유권이 제주도에 귀속하게 된 사실을 인정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환지계획이나 환지예정지 지정이 있은 이후 신축허가 등은 사업계획에 저촉되어 금지되는 것인데도, 신축허가와 준공검사가 이루어진 점, (가)토지 위에 사업계획상 예정된 도로개설이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보면 환지처분이 환지계획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인지를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원심에 환송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에서 환지계획과 다른 내용을 가진 환지처분은 있을 수 없는 것이고, 환지계획에 의하지 아니하거나 환지계획에도 없는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환지처분은 당연무효로서 그 효력이 발생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대판 97누5534) 다만, 환지처분이 일단 공고되어 그 효력이 발생한 이상 환지 전체의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지 않는 한 그 일부만을 떼어 환지처분을 변경할 길이 없으므로, 환지처분 중 일부 토지에 관하여 환지도 지정하지 아니하고 청산금도 지급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하여도 이를 이유로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으므로 그 환지처분의 일부에 대하여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은 없다.(대판 84누446) 결국 전체 소유자들의 환지처분에 대해 취소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으므로 환지처분에 대한 위법은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
  • 정부 “영변시설 특별한 동향 없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이르면 1~2개월 뒤 영변 핵시설 재가동에 들어갈 것이란 일부 관측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가능성은 낮게 봤다. 정부 당국자는 4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가 분석한 상업용 위성사진만으로 북한 영변 핵시설 움직임을 상세하게 알기는 어렵다”면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선언한 지 2개월이 됐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변화는 있겠지만 특별히 관찰된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냉각탑이 폭파된 상황에서 북한이 원자로 냉각을 위한 새로운 장치를 개발했다고 해도 그렇게 빠른 시간 내에 핵시설 재가동이 기술적으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실제로 가동된다면 핵물질인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돼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월 원자력총국 대변인을 통해 5㎿급 흑연감속로 재가동 조치가 즉각 시행될 것이라고 밝혀 이미 재가동을 위한 조치가 상당히 진전됐음을 시사했다. 2008년 미국과의 북핵 불능화 합의에 따라 폭파한 냉각탑을 대신할 원자로 냉각펌프도 완공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냉각탑이 있던 영변 핵시설 부지 주변에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 2010년 위성사진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북한이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8000개의 연료봉을 확보했다면 지금 속도로 볼 때 한 달 이내에 5㎿급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한 해 생산되는 6㎏의 플루토늄으로 핵무기 1개 정도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30㎿급 실험용 경수로 원자로의 경우 내년 초는 돼야 시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층은 경로당 2층은 문화공간 마당은 운동공간

    1층은 경로당 2층은 문화공간 마당은 운동공간

    노인들만의 공간이 온 세대를 아우르는 통합 공간으로 거듭난다. 서울 성북구는 4일 정릉1동 커뮤니티센터(조감도) 기공식을 열었다. 구립 경로당이 새롭게 탄생하기 위해 첫 삽을 뜬 것이다. 오는 10월 개관이 목표다. 기존 경로당은 다세대주택 2층에 있어 노약자들에게 불편했다. 공간 또한 비좁아 그다지 이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지난해 5월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구에 경로당 신축을 요청했다. 구는 정릉1동 지역에 문화·복지 편의 시설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경로당을 신구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 공간으로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구는 따로 매입한 단독 주택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258㎡ 규모의 커뮤니티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1층에는 경로당과 노인들이 여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선다. 2층은 두 차례 간담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등 남녀노소가 함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꾸며진다. 인바디, 혈압계 등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보조 기구가 설치되고 공연 관람, 영화 감상, 발표회 등이 가능한 복합 문화 공간과 카페테리아 형태의 사랑방이 생긴다. 마당에는 각종 운동기구와 지압 블록이 설치된다. 커뮤니티센터는 또 인권 약자의 편의성과 접근성 등을 고려한 인권 친화적인 건물로 지어진다. 노약자를 위한 안전바를 설치하고 문턱을 없앤다. 1, 2층을 오가는 의자 리프트도 들어선다. 휠체어 이동을 위해 문의 너비도 넓혀진다. 특히 커뮤니티센터는 성북구에서 안암동 복합청사에 이어 설계부터 인권영향평가를 반영한 두 번째 건물이 될 예정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광주구장 매진행렬의 씁쓸한 뒷맛

    프로야구 KIA는 올 시즌 관중 동원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67차례 치른 홈 경기 중 12경기가 매진된 반면 올해는 24번째 홈 경기가 열린 지난 1일까지 벌써 10경기째 매진 사례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홈 경기에 50만 2016명이 찾은 것으로 미뤄 볼 때 경기당 평균 7493명을 거뜬히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는 24차례 홈 경기에 24만 3952명이 들어 벌써 경기당 평균 1만명을 넘어섰다. 2일 1만 103명으로 이틀 연속 만원 사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KIA 구단의 시즌 관중 목표 60만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매진 열풍의 뒤에는 관중을 1만 2500명밖에 모실 수 없는 무등경기장 야구장의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다른 8개 구단에 훨씬 앞서는 뜨거운 ‘팬심(心)’을 담을 그릇이 터무니없이 작은 것이다. 현 구장 좌측 담장 뒤쪽에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들어서고 있는 새 구장은 지하 2층, 지상 5층의 구조물이 웅자를 드러낸 상태다. 2만 2102개의 좌석이 들어가면 빛고을의 야구 사랑을 더 많이 담을 수 있다. 분명 야구 문화의 큰 진전인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쉬운 대목도 적지 않다. 여느 구장과 마찬가지로 지방자치단체가 건설을 주도하니 그 운용과 관리 책임도 여전히 지자체의 몫으로 남는다. 당연히 구단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의 관중 수입은 1993년부터 지금까지 홈팀이 72%, 원정팀이 28%를 나눠 갖고 있다. 홈팀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5%, 지자체에 구장 사용료로 24%를 떼어줘야 하니 손에 쥐는 건 43%밖에 되지 않는다. 새 구장의 취재기자석으로 배정된 공간에는 큰 기둥이 버티고 있다. KIA는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고 광주시에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미디어의 중요성을 잘 아는 구단이 이런 대목까지 시의 눈치를 봐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구단이 구장 신축을 주도해 경기장 시설에 붙이는 광고 사업권도 갖게 되는 날은 언제나 올까. 현 구장의 외야 담장 뒤쪽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광주시의 광고판을 바라보다 땡볕 아래 늘어선 예매 행렬을 돌아보니 가슴 한편이 답답해진다. 광주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박근혜정부 공약가계부 확정] 사병월급 2배↑… 반값등록금 5조 지원

    공약 가계부에는 실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된 정부 지출도 상당수 들어 있다. 우선 군대의 사병 월급이 박근혜 정부 임기 말까지 현재의 2배로 인상된다. 이를 위해 1조 4000억원이 단계적으로 투입된다. 사병 월급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여론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월 9만 7500원이었던 상병 월급은 올해 11만 7000원으로 오르고 2017년에는 19만 5000원으로 2배가 된다. 교육비 부담 경감도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봐 둘 대목이다. 향후 5년간 8조 7000억원이 등록금 인하 등에 투입된다. 우선 고교 무상교육의 단계적 확대를 위해 3조 1000억원이 쓰인다. 소득과 연계한 맞춤형 반값등록금 지원에도 5조 2000억원이 들어간다. 일반상환 학자금의 대출이자를 실질적으로 0%로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초생활수급가구에는 2015년부터 ‘에너지 바우처’를 제공해 겨울철 난방비를 지원한다. 소요 예산은 2017년까지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75세 이상 노인에겐 치아 임플란트에 보험급여를 적용한다. 지원대상 연령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낮출 계획이다. 관련 예산은 3000억원으로 잡혔다. 국공립·공공형 어린이집 확충과 일시보육 서비스 지원 및 육아 종합지원센터 신축도 확대된다. 초등학생 돌봄교실 확대를 통한 학교 내 돌봄 서비스도 강화된다. 장애인 특수학교·학급을 확충하고 특수교사를 증원하는 데에도 9000억원이 쓰인다. 2017년까지 장애 유형을 고려한 특수학교 20개교를 새로 세우고, 특수학급은 모두 2500개 증설한다. 특수교사도 7000명 증원한다. 초·중·고교에 문화 예술강사 파견도 확대한다. 국악, 연극, 영화, 무용, 디자인, 공예, 사진, 만화 등 8개 분야 강사를 2013년 4500명에서 2017년 5500명까지 늘린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위기의 공공의료] (중) 대안은 있다

    [위기의 공공의료] (중) 대안은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난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밝힐 당시 만성 적자와 부채 등의 경영상 이유를 내걸었다. 반발이 거세지자 “진주의료원은 강성(귀족) 노조의 해방구”라며 책임을 노조에 돌렸다. 하지만 그는 진주의료원 직원들이 2008년부터 6년째 임금이 동결됐고 지난해 9월부터는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점은 외면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을 살리려면 매년 70억원씩 발생하는 손실도 보전해줘야 한다”고 언급하고 대신 매년 50억원을 편성해 이를 서부경남 의료 낙후 지역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진주의료원 시설 투자비는 한 푼도 없었다. 재정적자만 놓고 보더라도 홍 지사의 발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남도 재정공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경남도 지방채무는 1조 5226억원이었다. 경남도는 2011년 발행한 지역개발채권 2477억원과 상환·소멸한 1883억원의 차액 594억원이 지방 채무 증가액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진주의료원의 당기순손실은 63억원이었다. 경남도에서 지역 개발 사업을 하느라 늘어난 채무는 진주의료원 적자보다 10배가량 더 많은 셈이다. 경남도와 달리 지방의료원을 살리고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지방자치단체도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 대안 모델도 만들어 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시다. 서울시는 중랑구 신내동에 있는 서울의료원에 지난해 173억원, 올해 187억원을 지원했다. 1월부터는 전체 623개 병상 가운데 29%인 180개 병상을 ‘보호자 없는 병원’인 환자안심병동으로 전환했다. 서울시에서 별도로 36억원을 지원해 간호사도 대폭 충원했다. 서울의료원 역시 2011년 149억원에 이르는 당기손순실을 기록했고 누적적자가 315억원이나 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설 확충과 환자안심병동 등으로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경기도의 6개 지방의료원은 지난해 부채가 모두 442억원이었고 의료 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도 88%나 된다. 인건비가 80%를 넘고 지난해 부채가 280억원 이상이라는 진주의료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문수 경기지사 역시 홍 지사처럼 ‘강성 노조’를 문제 삼는다. 하지만 김 지사는 도내 6개 의료원에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경영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에서 홍 지사와 정반대 길을 걷고 있다. 김 지사는 2006년 취임 이후 지방의료원 신축, 리모델링 등에 836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부터 2018년까지 1363억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강원도는 지난해 12월 도의회가 매각, 이전, 폐쇄 등의 고강도 대책을 요구하며 예산안 심의를 조건부 거부하기로 했을 정도로 5개 지방의료원으로 인한 갈등이 심각했다. 이에 대해 최문순 강원지사는 “위탁이나 매각은 없다”고 선을 긋는 한편 지난해 경영개선자금 50억원을 지원하는 등 투자를 늘렸다. 2011년 91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44억원으로 50% 이상 줄었다. 특히 강릉의료원은 인공관절 특성화사업에 집중하면서 전체 119개 병상 가동률이 90%를 넘는 등 빠르게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지난달 도의회는 의료원 관련 추경예산 37억원을 통과시켰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조선의 혼’ 사직단 원형 복원, 아직도 예산 타령만

    ‘조선의 혼’ 사직단 원형 복원, 아직도 예산 타령만

    왕실이 토지와 곡식의 신(神)에게 제사 지내던 ‘사직단’ 복원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적 121호인 사직단은 올 초 문화재청에 의해 땅의 용도가 공원에서 사적지로 뒤늦게 바뀌었으나, 예산 부족을 이유로 원형 회복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조선의 500년 수도인 한양을 상징하는 ‘종묘사직’ 가운데 경복궁 동쪽의 종묘와 종묘제례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지만 대칭점에 자리한 경복궁 서쪽의 사직단은 일제시대 이후 명예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직대제는 삼국시대 이후 국가의 명운과 평안을 기원하며 땅과 곡식의 신에게 지낸 제사다. 대한제국이 일본에 병합되면서 자취를 감췄고 사직단은 빈터로만 남았다. 1922년 일제는 종묘사직의 맥을 끊으려고 사직단 일대를 공원으로 지정해 지위를 격하했고 사직단 부속시설도 철거했다. 1932년에는 대지 일부가 교육시설로 잘려 나갔다. 해방 이후에도 잦은 도시계획 사업으로 정문이 두 차례나 옮겨졌고 그 자리에 도서관과 수영장이 신축되는 몸살을 앓았다. 문화재청이 사직단 복원에 뒤늦게 뛰어든 것은 지난해 1월. 관리 주체도 종로구청에서 문화재청으로 넘어왔다. 그러나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문화재청 산하 사직단지킴이인 재단법인 예올은 “‘사직대제’가 ‘종묘제례’ ‘석전대제’에 이은 대표 무형문화재인데도 국가나 지자체가 아닌 전주 이씨 대동종약원이 근근이 명맥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사직대제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형식적으로 복원된 이후 매년 9월 셋째 일요일에 거행되고는 있으되 지금까지 악무를 복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형식이 전혀 다른 종묘제례의 노래와 춤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게 예올 측 주장이다. 지금은 사직단의 존재와 의미를 아는 시민도 드물다. 사직단 주변 황폐화도 심각한 문제다. 사직단 사적지 안에는 여전히 파출소, 도서관, 주민센터, 창고 등 여러 공공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일제 때 경희궁에서 이전해 온 황학정 앞에는 2002년 국궁전수관이 건설돼 지금도 사직단 쪽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있다. 그나마 모습을 갖춘 것은 제단과 정문, 담장 정도다. 문화재 관련 단체들의 지속적인 요구로 일본식 돌담은 정리됐으나 조잡한 일본식 조경도 논란거리다. 김문식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사직단의 역사성 회복은 단순한 복원이 아닌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명 예올 이사장도 “사직단이 주말이면 인왕산 등산객들의 집합 장소쯤으로 변질돼 컨테이너 가건물이 들어서는 등 훼손 상태가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관련 단체들은 “정부의 의지가 없고서는 복원은 앞으로도 요원한 일”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문화재청은 올해부터 복원을 추진한다는 종합계획을 마련했지만 정작 예산은 한푼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경희궁~사직단~경복궁을 잇는 역사로 정비 방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이 또한 수백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된다. 사직단 복원 작업은 여전히 시민단체의 몫으로 남은 게 현실이다. 예올은 분기마다 350여명의 회원들과 주변 청소 등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오는 10월에는 사직단 역사성 회복을 위한 대규모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인천亞대회 재정지원 확대 난항

    인천시가 2014년 인천아시아게임에 대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수준에 준해 국고 지원 70%를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인천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과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29일 현실적으로 인천아시안게임 지원법에 규정된 30% 수준에 맞춰 국비를 지원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재정분권으로 상당수가 재정 위기에 몰려 있어 인천시를 비롯한 인천 국회의원들이 타 시·도 의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설득이 잘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 의원은 “인천은 송도국제도시를 포함한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따른 기대수요 때문에 타 지역 의원들이 인천아시안게임 지원법 개정법률안 통과에 힘을 실어 주지 않고 있다”며 “올해도 국비 지원을 받아 봤자 500억∼6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평창동계올림픽 수준의 국비 확보는 자신 없지만 인천아시안게임을 24%까지 지원하겠다고 하는 현행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방침을 바꿀 필요는 있다”며 “현행법에 근거한 국비 지원 30%는 반드시 얻어 내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천시와 시민사회단체는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들도 중앙부처를 상대로 열심히 설득했고, 시민단체는 평창 수준의 국고 지원이 없을 경우 아시안게임을 반납하겠다고 배수진을 쳐 왔다. 국회의원들은 여·야·정 협의체에서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해 평창 수준인 경기장 신축·개축 사업비 75% 이상, 경기장 진입도로 개설사업비 70% 이상의 국고 지원을 요청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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