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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처벌만 강화한 법안 발의 폭주… 형벌만능주의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처벌을 대폭 강화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면서 ‘형벌만능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는 게 무슨 문제냐는 항변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대책에 대한 고민 없는 ‘편의주의적 입법’으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할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된다. 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은 21대 들어 총 23건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대부분은 처벌 조항을 신설하거나 기존에 규정한 범죄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는 내용이었다. 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법 개정안은 ‘중대한 신체 위험이 발생해 구조 요청이 있었음에도 구조행위를 하지 않은 자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구조 불이행을 범죄로 규정한 ‘나쁜 사마리아인법’이다. 형법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형벌만능주의’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법안은 5·18을 악의적으로 부인하거나 비방할 시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여기에는 당 일각에서도 “취지는 이해하지만 형사처벌은 다른 문제”라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표현의 자유 관련 위헌 소지가 있을 것을 우려해 단서조항을 달았는데 상임위원회에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 등은 대북 전단 살포 시 처벌을 대폭 강화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등을 발의한 상태다. 의원들이 강도 높은 처벌을 법제화하려는 것은 성난 여론에 편승한 대중 추수주의 성격이 강하다. 이를 통해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사이다’라는 평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안이 생길 때마다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정치권의 자극적이고 편의주의적인 입법이란 비판은 꾸준히 나온다. 특히 처벌을 통한 시민 통제는 진보가 추구하는 헌법적 가치와는 정반대에 있다는 점도 문제다. 과거 진보적 법학자로 활동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저서인 ‘절제의 형법학’에서 “범죄 예방과 범죄인에 대한 응보라는 이유로 형벌을 앞세우거나 극단의 형벌을 동원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형벌 만능주의, 중형, 엄벌주의는 시민사회의 자율적 통제능력의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밝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입법의 취지를 상실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법이 헌법의 가치를 해치는 것을 막으려면 결국 헌법재판소의 역할을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70% 찬성 기대” 민주, 박원순·오거돈 후임시장 후보 재보선에 낼 듯(종합)

    “70% 찬성 기대” 민주, 박원순·오거돈 후임시장 후보 재보선에 낼 듯(종합)

    이낙연 “공천으로 심판 받는 게 도리”공천 찬성 우세 속 일각선 공천 반대 목소리 당원 게시판에 “한 입 갖고 두 말 안 돼”“혈세 낭비, 국민에게 미안하지도 않나”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시장직을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내년 4월 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시장 후보를 내기 위한 전당원 투표를 실시한 가운데 공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권리당원 게시판서 공천 찬성 주 이뤄“유권자 선택권이 필수”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서 공천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70% 이상 찬성으로 조사됐다”면서 “당원 투표도 비슷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기 때문에 ‘공천 찬성 70%’ 정도를 기대 수준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는 공천 찬성론자들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 당원은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옳은 일”이라며 “유권자의 선택권은 필수”라고 밝혔다. 다른 당원은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는 정권을 잡기 위한 것인데, 잘못했다고 해서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생각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찬성 의견을 냈다. 다만 “한입 갖고 두말하는 민주당이 돼선 안 된다. 전통 있는 당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 “불편한 일로 서울·부산시장을 다시 치르게 돼 혈세를 낭비하게 됐는데 국민들에게 미안하지도 않으냐” 등 반대 의견도 눈에 띈다.이낙연 “시장 후보 공천이 도리”“유권자 선택권 지나치게 제한”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국민과 피해자에 사과한다면서도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공천 방침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의원총회에서 “최고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후보 추천 길을 여는 당헌 개정 여부를 전당원 투표에 부쳐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헌에는 당 소속 선출직 부정부패 등 중대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을 실시할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당헌에 따르면 우리 당은 2곳 보선에 후보를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에 대해 오래 당 안팎의 의견을 들은 결과,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이 아니며 오히려 공천으로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순수한 의도와 달리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유권자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지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박원순, 성추행 피소된 뒤 극단적 선택오거돈, 성추행 인정 기자회견 후 사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지난 7월 9일 집무실 등에서 여비서가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전 시장을 고소한 다음 날 잠적한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박 전 시장의 장례는 이후 서울시장장으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같은 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만큼 진상규명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총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4월 23일 “여직원에 대해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한 데 대해 사과한다”며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시장직에서 사퇴했다. 오 전 시장은 6개월 전 성추행 논란이 일자 “소도 웃을 일”이라며 “100억원대 소송을 내겠다”고 말해 적반하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투표 결과, 2일 오전 최고위서 공개 민주당은 이날 오후 6시 전당원 투표가 종료되면 곧바로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때 공개할 예정이다. 전당원 투표 결과 당헌 개정으로 결론이 나면, 2일 당무위원회, 3일 중앙위원회를 거쳐 당헌 개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당헌 개정 내용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현행 규정에 ‘전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헌 개정 완료와 함께 총선기획단,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 구성 등 공천 실무 준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혼자 먹을래요” 바나나 먹던 두 살배기에 주먹질한 교사

    “혼자 먹을래요” 바나나 먹던 두 살배기에 주먹질한 교사

    아이들 신체·정서적으로 학대한 전직 어린이집 교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박상현 부장판사는 1일 아동 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 복지 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 학대 가중 처벌) 혐의로 기소된 A(43·여)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 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과 80시간의 사회봉사, 2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3시6분쯤 자신이 근무하던 광주 광산구 모 어린이집에서 간식을 먹던 두 살배기 원아의 머리를 2차례 때리는 등 총 6차례에 걸쳐 아이들을 신체·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바나나 껍질을 벗겨주려 했으나 원아가 혼자 먹겠다고 고집을 부렸다’는 이유로 화가 나 주먹질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장은 “교사로서 자신의 보호·감독 아래에 있는 아동들에 대해 신체·정서적 학대를 해 죄질이 좋지 않다. 피해 아동들의 부모들과 합의하지 않았고, 부모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A씨가 사건 발생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해 자숙하고 있는 점,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사이다’인가 ‘과잉’인가...與에 부는 형벌만능주의

    ‘사이다’인가 ‘과잉’인가...與에 부는 형벌만능주의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처벌을 대폭 강화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면서 ‘형벌만능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는 게 무슨 문제냐는 항변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대책에 대한 고민 없는 ‘편의주의적 입법’으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할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된다. 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은 21대 들어 총 23건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대부분은 처벌 조항을 신설하거나 기존에 규정한 범죄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는 내용이었다. 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법 개정안은 ‘중대한 신체 위험이 발생해 구조 요청이 있었음에도 구조행위를 하지 않은 자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구조 불이행을 범죄로 규정한 ‘나쁜 사마리아인법’이다. 형법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형벌만능주의’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법안은 5·18을 악의적으로 부인하거나 비방할 시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여기에는 당 일각에서도 “취지는 이해하지만 형사처벌은 다른 문제”라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표현의 자유 관련 위헌 소지가 있을 것을 우려해 단서조항을 달았는데 상임위원회에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 등은 대북 전단 살포 시 처벌을 대폭 강화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등을 발의한 상태다. 의원들이 강도 높은 처벌을 법제화하려는 것은 성난 여론에 편승한 대중 추수주의 성격이 강하다. 이를 통해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사이다’라는 평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안이 생길 때마다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정치권의 자극적이고 편의주의적인 입법이란 비판은 꾸준히 나온다. 특히 처벌을 통한 시민 통제는 진보가 추구하는 헌법적 가치와는 정반대에 있다는 점도 문제다. 과거 진보적 법학자로 활동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저서인 ‘절제의 형법학’에서 “범죄 예방과 범죄인에 대한 응보라는 이유로 형벌을 앞세우거나 극단의 형벌을 동원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형벌 만능주의, 중형, 엄벌주의는 시민사회의 자율적 통제능력의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밝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입법의 취지를 상실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법이 헌법의 가치를 해치는 것을 막으려면 결국 헌법재판소의 역할을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김기춘이 보내달라 호소했던 그곳에 이명박 내일 수감

    김기춘이 보내달라 호소했던 그곳에 이명박 내일 수감

    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구치소로 향한다. 지난달 29일 대법원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실형이 확정됨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2일 형을 집행하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나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뒤 검찰이 제공하는 차량을 타고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부구치소로 이송될 예정이다. 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던 2018년 3월 22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이듬해 3월 보석으로 풀려나기까지 1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던 곳이다.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이 전 대통령은 미결수로 지냈던 곳과 같은 크기의 독거실에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이 과거 수감됐던 독거실 면적은 10.13㎡(약 3.06평)에 화장실까지 더하면 총 13.07㎡(3.95평)이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쓰는 독거실(10.08㎡, 약 3.04평)보다 약간 크다. 방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와 거울, 이불·매트리스 등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됐다.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 등을 고려해 독거 수용되고 전담 교도관도 지정되지만, 신체검사와 소지품 영치, 수용기록부 사진(일명 머그샷) 촬영 등 수용 절차는 일반 재소자와 동일하게 이뤄진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대통령에게는 법에 따른 어떤 예우도 제공되지 않고, 필요한 기간의 경호와 경비가 제공된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연금 지급과 교통·통신 및 사무실 제공 등의 지원, 본인과 가족에 대한 치료 등의 예우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유일하게 허용되는 예우인 경호와 경비도 이 전 대통령이 구속돼 교정 당국으로 신병이 인도되면 중단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물러나면서 예우를 박탈당했다. 동부구치소는 성동구치소가 확장해 2017년 문정동 법조타운이 들어서면서 신축됐다. 현재 동부구치소에는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가 수감중이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수감됐던 곳이기도 하다. 김 전 실장은 재판에서 심장병이 위중한 건강 상태를 설명하며 비상시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인접한 동부구치소로 보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층마다 농구 골대와 같은 운동시설도 마련돼있는 동부구치소는 외양조차 문정동 법조타운의 신축건물인 동부지방검찰청이나 동부지방법원과 별반 다를 바 없어 재소자들 사이에서는 ‘호텔’로 불리기도 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우승팀 잡은 BNK의 반란 여자농구 갈수록 대혼전

    우승팀 잡은 BNK의 반란 여자농구 갈수록 대혼전

    1라운드 단 2개의 순위밖에 없던 여자프로농구가 2라운드에도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부산 BNK는 30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여자프로농구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71-70으로 이겼다. 경기 초반 고전했지만 진안과 안혜지의 활약 속에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값진 승리를 얻어냈다. BNK는 1라운드에서도 청주 KB를 잡아내며 깜짝 반전을 만들었다. 박지수가 있어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KB가 BNK에 발목 잡힐 것을 예상한 이는 적었다. 한 번의 승리였다면 운으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BNK는 2라운드에서 또 다른 우승후보 우리은행을 잡아냈다. 1라운드에서 부천 하나원큐까지 잡아낸 BNK는 지난 시즌 1~3위 팀을 모두 잡는 저력을 과시했다. 약체로 분류됐던 BNK와 인천 신한은행이 반전을 만들어내면서 여자농구는 대혼전 속으로 빠져들었다. 외국인 선수가 없으니 외국인 선수에게만 의존하던 전술에서 벗어났고 국내 선수들은 각자의 매력을 발휘해 리그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 뒤에 가려져 있던 선수들이 매 경기 자신의 개인기록을 쏟아내기까지 한다. 서로에 대한 탐색이 끝난 만큼 이제 관건은 휴식기에 어떻게 재정비를 하느냐에 달렸다. 애초에 이 기간이 국가대표 경기를 고려해 일정이 편성됐지만 올해 코로나19로 대표팀 일정이 취소되면서 모두가 쉬고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여자농구는 11월 22일 하나원큐와 KB의 경기로 돌아온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뉴질랜드 안락사 국민투표 통과 “하늘의 아내가 기뻐하겠네요”

    뉴질랜드 안락사 국민투표 통과 “하늘의 아내가 기뻐하겠네요”

    “공감과 친절함의 승리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뉴질랜드 인들이 삶의 끝자락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뉴질랜드 선거관리위원회가 30일 안락사 허용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의 초기 결과를 발표했는데 유권자의 약 65%가 안락사 허용에 찬성한 반면 반대는 약 34%에 그쳤다. 재외국민 50만표는 반영되지 않은 수치로 개표율은 83%가량, 최종 결과는 다음달 6일 발표될 예정인데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 법이 발효되는 시점은 내년 9월쯤으로 예상되며 그렇게 되면 안락사나 조력 자살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손에 꼽히는 나라에 속하게 된다. 안락사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목숨을 끊는 행위를 가리키며, 조력 자살은 다른 이가 스스로를 죽이도록 돕는 행위를 가리킨다. 안락사는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등에서 합법화돼 있고, 미국의 여러 주와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 등이 조력 죽음을 법적으로 용인하고 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야당 지도자 주디스 콜린스의 정치적 승리로 여겨지지만 그보다 이를 더 기쁘게 받아들인 사람이 있었다. 바로 5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 레크레티아 실즈와 함께 지난 10년 가까이 조력 자살을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캠페인을 벌여온 변호사 맷 비커스라고 영국 BBC가 전했다. 레크레티아는 뇌종양을 앓다 불치 판정을 받고 조력 자살을 하고 싶어 했으나 끝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마흔둘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맷은 2016년 책 ‘레크레티아의 선택-사랑과 죽음, 그리고 법 얘기’를 펴내 아내와 함께 벌인 캠페인의 취지 등을 담담히 기술했다. 그는 선관위가 발표하기 전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죽은 아내의 목표는 자신이 갖지 못했던 선택권을 불치 판정을 받은 이들이 가졌으면 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그녀는 죽길 원한 것이 아니었다. 누구도 그러고 싶지 않는다. 대중들이 오해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살아갈 선택의 기회를 빼앗긴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어떤 식으로 죽음이 일어나는지 싶어했고 원하는 때에 고통을 끝낼 수 있는지를 선택하고 싶어했다”고 덧붙였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생명 종식 선택 법안(End of Life Choice Act) 2019’은 6개월 안에 숨질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 말기 환자가 회복 불가능한 육체적 쇠약 상태에서 진정될 수 없는 고통이 이어질 경우 두 의사의 판단을 구해 스스로 삶을 끝낼 수 있도록 한다. 법 이름에서 보이듯 지난해 의회를 통과했으나 국민투표에 부쳐 50% 이상 찬성을 얻어야 시행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앞의 조건 외에도 신체 활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입증돼야 하고 조력 자살에 대한 결정을 통보받을 만큼 의식이 또렷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다. 나이가 많다거나 정신이 온전치 않다거나 행동을 못한다 해도 이들 요소 하나만으로 조력 자살을 허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박원순, 무릎에 입술 맞추고…” 이 말에 고성 오간 국감장(종합)

    “박원순, 무릎에 입술 맞추고…” 이 말에 고성 오간 국감장(종합)

    박원순 성추행 의혹 묘사 놓고 소란 벌어져김정재 “침실서 신체적 접촉도 조사해야”민주당 의원들 “기본 아니지 않나” 항의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묘사를 놓고 30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때아닌 소란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이날 국가인권위 국감 질의에서 “박 전 시장 집무실에서 신체적 밀접 접촉이 있었다. 무릎에 입술을 맞추고 침실에서 신체적 접촉 사실도 조사해야 한다”고 최영애 인권위원장에게 요구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 사이에서는 “정확하게 사건이 종료되고 나서 이야기해야지요”, “기본이 아니지 않나”라는 등의 고성과 항의가 터져 나왔다. 김태년 운영위원장은 민주당 문정복 의원 등을 향해 “진정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소란은 수 분간 이어졌다. 김정재 의원은 질의 시간 중지와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 위원장을 향해 “왜 의사진행발언을 방해하냐”고 항의했고 김 위원장이 재차 “질의를 하라. 질의 안 할 건가”라고 맞받으면서 두 사람 사이에 신경전도 벌어졌다. 결국 김 위원장이 재차 “김정재 의원의 질의 시간이니 다른 의원들은 중간에 질의 방해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김 의원이 “내가 말한 내용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하고 나서야 국감이 이어졌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 의원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인권위가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피해자 보호, 사건의 실체적 접근과 진실파악을 위해 인권위의 조사를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이 우리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은 “형법상 사자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는 내용을 주장하고자 할 때는 기자회견장에서 면책특권을 내려놓고 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라고 거들었다. 김용민 의원은 “진정 이 사건의 인권 문제를 고민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쟁에만 관심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피감기관이 압박을 받았는지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이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같은 당 정점식 의원은 김정재 의원의 발언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전제한 뒤 최 위원장에게 “사자명예훼손이냐, 아니면 정당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냐”, “민주당 의원님들은 피해자 주장이 다 허위사실이라는 전제에서 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박원순 의혹 직권조사, 12월 말까지 결론” 이날 최 위원장은 인권위가 직권조사 중인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올해 말까지 조사 결과를 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진행 상황과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조사 중인 사건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답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최 위원장은 조사 결과를 내놓는 시기에 대해 “12월 말 정도까지 예상한다”면서 “(늦어지는 게 아니라) 진행 속도대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월드피플+] 머리 붙은 채 태어난 9개월 샴쌍둥이의 분리 수술기

    [월드피플+] 머리 붙은 채 태어난 9개월 샴쌍둥이의 분리 수술기

    머리가 붙은 채 태어난 미국 샴쌍둥이 자매가 24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29일(현지시간) NBC새크라멘토는 생후 9개월된 아비가일 바친스키, 미카엘라 바친스키 자매가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UC 데이비스 아동병원에서 분리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3일 UC 데이비스 아동병원 수술실에 소아신경외과, 성형외과, 마취과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총출동했다. 최정예로 구성된 의료진 30명은 ‘두개 유합 샴쌍둥이’(craniopagus twins) 분리라는 고난이도 수술에 돌입했다.다음날 새벽 3시 30분쯤, 드디어 24시간의 마라톤 수술이 끝났다. 병원 측은 생후 9개월 된 바친스키 자매의 머리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술에 참여한 소아신경외과 마이클 에드워즈 박사는 “다행히 모든 게 제 시간에, 정확한 방법으로 시행됐다. 한 치의 오차 없이 움직여준 의료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미 세 아이를 둔 자매의 부모는 결혼 10주년이었던 지난해 쌍둥이 임신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선물처럼 찾아온 쌍둥이의 머리가 붙어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쌍둥이는 두개골과 혈관이 서로 붙은 ‘두개 유합 샴쌍둥이’였다.신체가 일부가 붙어 한 몸처럼 태어나는 샴쌍둥이도 드물지만, 그 중에서도 머리가 붙어서 태어나는 샴쌍둥이는 전체의 2%~6% 정도로 매우 드물다. 미국에서는 100만 명중 10명~20명꼴로 발생한다. 생존률도 희박하다. 두개 유합 샴쌍둥이 중 40%는 사산되며, 33%는 출생 후 얼마 안가 사망한다. 두개골 결합 위치에 따라 분리 수술을 시도해볼 수 있는 건 단 25%뿐이며, 이마저도 수술 과정에서 숨지거나 합병증을 얻는 경우가 많다.출산 전부터 태아 MRI로 바친스키 자매의 해부학적 구조를 면밀히 살핀 의료진은 쌍둥이 모형을 제작해 안전한 분만을 도왔다. 자매는 지난해 12월 30일 무사히 세상으로 나왔다. 사산 고비는 넘겼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생후 6개월은 지나야 수술이 가능했기에 의료진은 그간 3D프린터로 머리 모형을 제작해 여러 차례 모의 수술을 시행했다. 증강현실을 활용해 분리해야 할 혈관을 연구했다. 에드워즈 박사는 “기도 손상이나 무기폐(폐가 쪼그라드는 현상) 등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짜고 대비했다. 수술이 길어질수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모든 절차가 빠르고 정확해야 했다. 다행히 손발이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성공적으로 분리된 바친스키 자매는 현재 소아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합병증만 없으면 몇 달 내로 퇴원할 예정이다. 박사는 “아기들이 잘 견뎌주어 고맙다. 태어나 처음으로 서로를 마주하게 될 아기들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자매가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못 견디겠다”며 기대에 부푼 모습을 보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환자도 가족도 마음 편한 ‘치매 안심’ 서대문

    환자도 가족도 마음 편한 ‘치매 안심’ 서대문

    2009년 문 연 센터, 리모델링 후 재개관 경증 환자위한 인지재활 프로그램부터 음악·조명·아로마 활용한 치유 공간까지 “치매환자의 가족 부양 부담 더 줄일 것”“서대문의 치매 가족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새로운 공간이 탄생했습니다.” 서대문구 치매안심센터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롭게 재출발한다. 2009년 문을 연 치매안심센터는 치매예방 및 인식개선, 조기검진, 예방등록,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치매 환자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치매 친화적 환경을 만들기에 앞장섰다. 센터는 치매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후화된 공간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번에 건물을 전반적으로 리모델링해 기존 공간을 확장하고 재구성했다. 구는 애초 지난 28일 개관 예정이었지만, 서대문 보건소 직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미뤄진 상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29일 치매안심센터에서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난 만큼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면서 구석구석을 꼼꼼히 점검했다. 센터는 치매 예방부터 치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과 한층 더 환자를 위한 환경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먼저 경증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인지재활 프로그램과 상담, 교육 등을 실시하는 ‘기억키움학교’는 인공지능(AI) 로봇 프로그램·요리·슬링운동 등 일상생활활동(ADL) 특화 공간으로 기능을 확대했다. 문 구청장은 “디지털 기술 도입을 통한 서비스 개선으로 인지기능 향상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완요법 위주로 조성된 ‘감각치료실’은 음악과 조명을 비롯해 아로마까지 시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스트레스 해소 및 치유 공간의 역할을 한다. 새롭게 문을 연 우리들카페는 치매환자와 가족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이곳에서 주민들을 위한 공방프로그램도 진행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마을 문화공간인 실벗누리. 세탁실, 샤워실, 그룹운동실을 조성했다. 치매안심센터에서는 만 60세 이상 서대문구민이면 누구나 기억력 검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검사 결과에 따라 치매예방과 인지강화 프로그램 및 무료 돌봄서비스 등 대상별 맞춤형 서비스를 받는다. 센터는 인지강화를 위해 작업치료, 감각치료, 음악치료, 노소노소 합창단, 신체활동 등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문 구청장은 “치매 환자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줄이고 정보교환 등을 할 수 있는 자조 모임과 가족 교육 및 상담 등도 지원할 계획”이라며 “치매안신센터를 통해 경증 치매 노인의 낮 돌봄 기능을 확대, 치매환자의 사회적 고립을 막고 가족의 부양 부담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한밤 중 아파트 창문에 나타난 드론…성관계 몰래 촬영

    한밤 중 아파트 창문에 나타난 드론…성관계 몰래 촬영

    한밤 중 드론을 날려 아파트 주민의 성관계 영상 등을 촬영한 일당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A(41)씨를 구속기소하고 B(2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0시 8분부터 오전 3시까지 부산 한 고층 아파트 창가로 드론을 띄운 뒤 입주민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드론을 조정하고 B씨가 촬영 대상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나체 상태로 성관계하는 입주민의 영상도 있었다. 이들의 범행은 드론이 추락하면서 적발됐다. 검찰은 이들이 영상을 제3자에게 유포하거나 영리 목적으로 사용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찍힌 영상 외에는 다른 불법 촬영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아파트 창문 밖에서 내부를 촬영한 행위는 주거침입죄의 ‘신체의 침입’으로는 보기 어려웠다”면서 “특별비행 승인 없이 드론을 야간에 띄운 것은 항공안전법상 과태료 처분 대상이라 부산지방항공청에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美 5세 여아 살인범, 46년 만에 찾아… “범인 DNA 보관 덕분”

    美 5세 여아 살인범, 46년 만에 찾아… “범인 DNA 보관 덕분”

    46년 동안이나 해결되지 않았던 미제 살인 사건의 범인이 마침내 밝혀졌다. 수십 년 동안 보관되고 관리돼왔던 DNA 데이터 덕분이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46년 전인 1974년 2월 5일, 몬태나주에 살던 시오반 맥기네스(당시 5세)는 실종된 지 이틀 만에 집 근처 고속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아이가 성폭행을 당한 뒤 칼에 찔려 사망했다고 결론 내리고 범인을 찾아 헤맸지만 오래도록 범인은 검거되지 않았다. 사건을 담당해 온 몬태나주 미줄라 카운티 경찰서 측은 오랫동안 사건을 쫓던 중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데이비스를 주시해왔으나 그가 과거 유죄 판결 또는 다른 범죄의 혐의를 받지 않았던 탓에 범행을 입증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던 중 경찰은 미줄라주에 거주했던 리차드 윌리엄 데이비스라는 남성의 차량이 사건 당시 목격된 차량과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용의자로 지목하고 재수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용의자인 데이비스는 34세였던 사건 당시, 피해 소녀가 살해된 지역을 여행하던 여행객이었다. 당시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를 채취했고, 무려 46년 간 사건 해결을 위해 이를 보관해 왔다. 그리고 최근 경찰은 용의자의 가족으로부터 샘플을 받은 뒤 46년간 보관했던 DNA와 비교했고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범인으로 확인된 데이비스는 2012년 70세의 나이로 사망해 법의 심판은 받을 수 없게 됐다.경찰은 “우리는 DNA 증거 외에도 살해 당시 데이비스의 차량과 그의 신체적 특징이 목격자들의 진술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여행 도중 여자아이를 잔인하게 성폭행하고 살해했던 이 남성은 유유히 범죄 현장에서 사라진 뒤 평범한 남편이자 네 딸의 아버지, 할아버지로 살다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데이비스의 사망 당시 부고 기사에 따르면,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으며 야외활동을 즐기고 동물을 돌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서 “그의 범죄에 대해 재판을 할 수는 없게 됐지만, 범인을 밝힘으로써 피해자와 가족이 치유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피해 소녀의 아버지는 “범인을 찾았다는 사실과 오랫동안 보관돼 온 범인의 DNA가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면서 “범인의 DNA 증거는 오랫동안 오염되지 않은 채 보관돼 왔다. 이것이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던 이유”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그루밍 성범죄로 임신까지 한 브라질 11세 소녀, 조산 끝에 숨져

    그루밍 성범죄로 임신까지 한 브라질 11세 소녀, 조산 끝에 숨져

    브라질에서 그루밍 성범죄를 당해 임신까지 한 11세 소녀가 조산 탓에 유도 분만으로 아이를 낳은 지 며칠 만에 사망했다는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28일(이하 현지시간) ‘JH 노티시아스’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북부 파라주(州) 우루아라 지역에서 성폭력 피해자인 11세 소녀 루아나 코스타가 출산 나흘 만인 27일 숨지고 말았다. 소녀가 낳은 아이가 무사한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가해자는 프랑시날두 모라이스라는 이름의 45세 남성으로, 그는 소녀가 9세였을 때부터 길들여서 성적 학대를 가해왔다. 이는 전형적인 그루밍 성범죄임을 보여준다. 심지어 이 남성은 소녀가 임신한 뒤에도 계속해서 성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끔찍한 남성의 범죄 행위는 최근 소녀에게서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 가족들이 눈치채고 병원에 데려가면서 밝혀질 수 있었다. 거기서 소녀는 임신 5개월째임이 확인되자 지난 3년 동안 모라이스에게 성적 학대를 당해 왔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털어놨던 것이다. 문제의 남성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소녀를 위협했으며 소녀의 가족들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가해자 남성은 피해 소녀를 설득해 자신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사진을 찍게 했다”면서 “심지어 그는 두 사람 사이를 자랑하듯 자신의 SNS에 사진 몇십 장을 당당하게 올리기까지 했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현재 도주 중인 가해자 남성을 찾기 위해 사진을 공개하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현지 경찰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성추행’ 박원순·오거돈 후임 민주당도 낸다…이낙연 “공천이 도리”(종합)

    ‘성추행’ 박원순·오거돈 후임 민주당도 낸다…이낙연 “공천이 도리”(종합)

    이낙연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으로심판 받는 것이 책임 있는 도리”당헌당규 개정 전당원 투표하기로박원순·오거돈 둘다 성추행 혐의 제기더불어민주당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잇단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공석이 돼 내년 4월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공천 방침을 천명했다. “후보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 아니다” “국민과 피해 여성께 거듭 사과” 이 대표는 29일 의원총회에서 “오늘 오전 최고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후보 추천 길을 여는 당헌 개정 여부를 전당원 투표에 부쳐 결정하기로 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당헌에는 당 소속 선출직 부정부패 등 중대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을 실시할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당헌에 따르면 우리 당은 2곳 보선에 후보를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에 대해 오래 당 안팎의 의견을 들은 결과,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이 아니며 오히려 공천으로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면서 “순수한 의도와 달리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유권자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지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당 잘못으로 시정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데 대해 서울·부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린다”면서 “특히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보궐 선거를 여쭙게 된 데 대해서도 송구스럽다”면서 “민주당 스스로 부족함을 깊게 성찰해 책임있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박원순, 성추행 피소된 뒤 극단적 선택오거돈, 성추행 인정 기자회견 후 사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지난 7월 9일 집무실 등에서 여비서가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전 시장을 고소한 다음 날 잠적한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박 전 시장의 장례는 이후 서울시장장으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같은 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만큼 진상규명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총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4월 23일 “여직원에 대해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한 데 대해 사과한다”며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시장직에서 사퇴했다. 오 전 시장은 6개월 전 성추행 논란이 일자 “소도 웃을 일”이라며 “100억원대 소송을 내겠다”고 말해 적반하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교사 7명 신체 촬영한 고교생 퇴학 조치… “집 우편물 사진도”

    여교사 7명 신체 촬영한 고교생 퇴학 조치… “집 우편물 사진도”

    여교사 7명의 특정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한 전북 전주시의 한 고교생이 퇴학 조치됐다. 전북교육청은 교권보호위원회에서 전주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 군에게 ‘퇴학 처분’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A군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여성 교사의 다리와 전신사진 등을 촬영해 보관하고 있다가 친구의 제보로 적발됐다. 조사 결과 A군의 휴대전화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여자 교사 7명의 다리 등이 찍힌 불법 촬영물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피해 교사의 거주지 우편함에 있던 고지서도 촬영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은 앞서 도내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범행을 벌여 전학 조치됐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교권보호위원회에서 교원지위법에 따라 문제가 된 학생에게 퇴학 처분을 내린 만큼 15일 이내에 재심 요청이 없다면 퇴학 조치될 예정”이라며 “피해 교사들은 상담 치료 등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안철수 “손님이 남의 집에 와서 주인 몸수색” 비판

    안철수 “손님이 남의 집에 와서 주인 몸수색” 비판

    “홍위병 헛소리 대신 국민 목소리 귀 기울여야”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9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 경호처 몸수색과 관련해 “손님이 남의 집에 와서 주인 몸수색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에 대한 존중도, 야당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과거 사례를 보면 과잉 경호는 강한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오히려 약한 정당성의 증거”라며 “문재인 정권이 스스로 얼마나 자신이 없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시정연설 내용에 대해선 “끝날 줄 모르게 이어지는 대통령의 자화자찬 가운데엔 권력자의 겸손함이나 어려운 앞날에 대한 염려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위병들의 헛소리 대신 실체적 진실과 배후 권력의 단죄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며 여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 시도를 중단하고 라임·옵티머스 특검 수사를 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전날 주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려다 청와대 경호원들에게 ‘몸수색’을 당한 일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강력 항의하는 등 소란이 크게 일었다. 주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 시정연설을 앞두고 사전 간담회 장소인 국회의장실 접견실에 들어가려던 순간 청와대 경호원들이 제지했다. ‘야당 원내대표’라는 신분을 밝혔는데도 경호원들이 몸을 더듬으면서 수색했다고 주 원내대표는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대로 발길을 돌렸다. 특히 간담회 참석 대상인 5부 요인과 여야 지도부 가운데 자신만 신체 수색을 당했다고 반발했다. 본회의장에서 문 대통령 시정연설을 기다리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소식을 듣고 격앙됐다. 이들은 “국회의사당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을 함부로 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노골적 모욕”이라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거세게 항의했다.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박수를 보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어서지 않았다. 연설 중에도 고성은 이어졌다. 박 의장이 사과하고 청와대 경호처 측이 현장 직원 실수였다고 사과하며 진화에 나서 논쟁은 일단락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청와대 경호처가 주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시 논란이 이어졌다. 청와대 경호처는 국회 행사의 경우 5부 요인이나 정당 대표에 대한 검색은 면제하고 있지만, 원내대표는 그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마침 간담회에 불참한 상황에서 주 원내대표만 ‘특별 대우’할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시 “테러범 취급을 당했다”고 반발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만큼 내부통합에 힘써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5년 차인 내년에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경제 분야에서 확실한 반등을 이뤄내는 데 국정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개혁이나 한반도 평화 등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고 연설 분량의 대부분을 경제 이슈에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한국판 뉴딜 추진과 적극적인 재정 투입, 민간의 투자 견인 등의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세난에 대해서는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서민의 전세 수요가 많은 만큼 전세난은 문재인 정부의 지지 기반 이탈 및 국정동력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임대차 3법’ 등 기존 정책 방향 수정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이 감염병과 재난재해를 함께 극복해야 한다며 ‘생명·안전공동체’ 개념을 거듭 제안하는 등 보건협력을 토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려는 의지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남북 간) 대화가 중단되고 최근 서해에서 우리 국민이 사망해 국민들의 걱정이 클 것”이라며 “정부는 투명하게 사실을 밝히고 책임을 다할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평화체제의 절실함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지연을 끝내 달라”는 발언 외에는 별도로 검찰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경제 반등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운 상황에서 예산안에 대한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해 야당의 반발을 살 수 있는 언급을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금 같은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협치가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시정연설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됐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라임·옵티머스 특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항의의 뜻으로 문 대통령과의 사전 환담에 불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환담 장소인 국회의장실 입구에서 자신의 신분을 밝혔는데도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신체를 수색하자 항의하며 발길을 돌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연설 내내 ‘특검으로 진실규명, 대통령은 수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문 대통령이 퇴장할 때는 ‘이게 나라냐’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항의성 시위를 이어 갔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만 수만 명이 속출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은 맞다. 그러나 광복절과 개천절의 보수단체 시위에 차벽을 설치하고 광장을 폐쇄하는 등의 조치로 진보와 보수 진영의 분열이 극에 다다른 상태다. 이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1년 7개월간의 남은 임기 동안 야당과의 협치를 이루는 데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때마침 주 원내대표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26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가동키로 합의한 것은 협치를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수시로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좁혀 간다면 국회에서의 소모적인 여야 간 정쟁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념 진영을 넘어서 서로 양보하고 대화하는 내부통합을 이뤄 내야 시정연설에서도 소망했듯이 ‘위기를 넘어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이뤄 낸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 [홍석경의 문화읽기] 더이상 취미가 아닌 반려동물

    [홍석경의 문화읽기] 더이상 취미가 아닌 반려동물

    “내 딸이 12시간 동안 쇠창살에 찔려 죽었다”라는 헤드라인이 눈길을 끌었다. 꿈에 그리던 사모예드를 입양해 기르던 20대 여성이 취업 면접을 위해 반려견을 2박 3일 동안 애견호텔에 맡긴 사이, 물도 사료도 없이 갇힌 개가 탈출하려다 쇠창살에 뒷다리가 걸려 매달린 채 죽어 간 처참한 사건이다. 애견호텔은 무허가 영업이었고 법이 정한 대로 시청의 농축산과 관할이었으며, 반려동물 보호를 위해 필요한 공적 일손은 턱없이 모자란 상태였다. 이 기사는 반려견의 치사를 다루지만, 제목만으로도 학대당하는 어린이를 대하는 정서적 태도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반려견을 아이로, 자신을 엄마 아빠로 부르는 것이 못마땅한 사람들이 있고, 이 땅에 온정이 필요한 취약층이 많은데 기껏 동물에게 온갖 정성을 다한다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이들을 이해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 가정의 27%가 1500만 마리에 달하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위 사례와 같이 많은 경우 반려동물이 유일한 동거자다. 일인가구의 증가 속도와 결혼 및 출산에 대한 태도 변화가 한국 사회가 급격히 개인화하고 있으며 전통적 가족제도가 해체 중임을 말해 준다. 이 상황 속에서 개인의 반려동물 기르기는 우리 사회 성원들의 정신적 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위해 필요한 요건이 됐다. 팬데믹은 신체적 접촉과 사회적 관계를 더욱 엷어지게 만들어 반려동물에 대한 심리적 의존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다가와 포옹을 원하고 빈집에서 나의 귀가를 기다리는 존재. 관계에 대한 복잡한 고민 없이 한없이 애정을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안을 준다. 인간은 가족일지라도 미움과 애정이 뒤얽힌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반려동물은 주인과 오직 애정으로만 연결돼 있다. 나 스스로 프랑스에서 입양한 골든리트리버를 서울로 이사할 때 데려와 아파트에서 키우고 있기에 일상 속 도심의 반려견 문제를 속속들이 경험했다. 반려동물 문제라고 일반화할 수 없는 개와 고양이의 차이, 대형견과 소형견주 사이의 갈등, 공격적 개의 관리, 유기견, 식용견 문제, 반려동물 의료비와 보험 문제 등 인간과 동물의 평온한 공존을 위해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도 반려동물의 인간 사회 속 필요성이 위와 같기에 이제는 일부의 취미로 치부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1500만 마리의 반려동물을 데리고 갈 수 있는 장소가 별로 없다. 반려동물과의 숙박과 이동은 제한적이고, 가능하더라도 대부분 소형견 편의 중심이다. 대형견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은 극소수이고 심지어 시각장애인을 인도하는 안내견조차 입장이 거부되는 공간이 많다. 인간이 신의 놀이를 통해 만들어 낸 수많은 종류의 반려견들이 오직 주인인 인간을 사랑하고 따르지만 대부분 인간의 공간에서 거부된다. 한국 사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고 그 능력은 이번의 팬데믹 사태와 같은 위기 속에서 가감 없이 발휘됐다. 그런데도 필자의 오랜 비교사회적 경험에 의존해 판단할 때 한국 사회 속에서 여전히 부족한 것이 약자와 타자를 품는 능력이다. 필자의 이런 비교가 과하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감히 말하건대 그 사회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은 약자를 품는 능력과 관련돼 있다.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은 정서적 균형이 깨졌을 가능성이 크고 이들은 어린이와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을 학대할 가능성도 크다. 학대까지는 아니어도 잘 길든 반려동물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결국 뭘 거부하는 것일까? 시각장애인과 인도견을 거부하는 식당 주인은 장애인을 거부한 것일까, 개를 거부한 것일까? 서구의 도시와 시골에서 식당과 상점에 주인과 함께 자유롭게 출입하는 반려견들의 모습이 부러운 것은 곧 타자와 약자를 품는 능력, 나와 다른 존재와 때로는 불편함을 참고 공존하는 능력이 부러운 것이다. 인간의 역사는 반려동물과 함께 시작됐다. 인간이 정착하기 오래전부터 자연을 길들인 첫 번째 성공담인 개의 존재가 확인되고, 모든 문명에서 동물과의 동거와 공존이 발견된다. 인간의 미래에 AI를 장착한 로봇과 반려동물 중 골라야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온기를 지닌 반려동물을 선택할 것이다.
  • 라이언 킹 붉어진 두 눈엔 30년 함께 뛴 그의 그림자

    라이언 킹 붉어진 두 눈엔 30년 함께 뛴 그의 그림자

    “아버지도 은퇴한다고 말씀” 눈물 흘려2009년 전북 리그 우승이 최고의 순간2002·2006년 월드컵 낙마에 가슴 아파A급 지도자 과정 이수하며 앞날 생각“몸은 그대로지만 정신이 약해져 은퇴를 결심했다.” ‘K리그의 전설’ 이동국(41·전북 현대)의 은퇴 이유는 신체와 정신의 부조화를 더이상 버텨 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동국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이 부상 때문에 그만둔다고 짐작하시겠지만 몸 상태는 아주 좋다”며 “몸이 아픈 건 이겨 낼 수 있지만 정신이 나약해지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지금껏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부상 이후 사소한 일에 조급해지더라. 욕심내 들어가려 하고 조그만 일에도 서운해하는 자신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23년 동안이나 현역 생활을 이어 온 비결에 대해 이동국은 “바로 앞의 경기만 바라봤다. 그러다 보니 내 나이를 잊어버렸다”면서 “프로 선수라는 직업은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최고의 미덕이다. 장점을 극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남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장점을 만들면 프로에서 롱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국은 38년 K리그 역사상 ‘최고’라고 불릴 만한 활약을 펼쳤다.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후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지금까지 총 844경기를 뛰면서 모두 344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동국이 웃기만 한 건 아니다.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에게 외면받아 2002년 한일월드컵을 TV로 지켜만 봐야 했고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는 무릎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2009년 전북 입단 뒤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게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밝힌 그는 “그러나 2002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을 때 그리고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4년 뒤 독일 대회를 앞두고 모든 걸 쏟아부었지만 두 달 남기고 부상으로 놓쳤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진저리를 쳤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고 34분이 지나도록 담담하게 얘기하던 이동국은 기자회견 전날 밤 아버지와 대화한 얘기를 전할 때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그는 “30년 넘게 ‘축구선수 이동국’과 함께하신 아빠도 은퇴하신다고 하셨다. 그 말씀에 가슴이 찡했다”고 소개했다. 그와 같은 ‘토종 공격수’가 없다는 견해에 대해 이동국은 “출전 시간을 보장해 주면서 구단이 계획을 세우고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퇴 후 진로에 대해 이동국은 “A급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지만 아직 지도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만약 ‘오버 42세 룰’이 생기면 내가 1년 더 현역 생활을 할 생각이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한 잔쯤은 괜찮겠지?… 음주운전도 습관입니다

    한 잔쯤은 괜찮겠지?… 음주운전도 습관입니다

    첫 적발 후 다음 적발까지 주기 짧아져소주 1~2잔·맥주 1캔… 양 적다고 방심 실제 교통사고 사망자 수치, 가장 높아 “상습 음주운전자 영구 면허 박탈 필요”지난달 9일 0시 55분 인천 중구 을왕리에서 A(33)씨가 몰던 차량에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 중이던 B(54)씨가 치여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A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치를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흘 전인 지난달 6일에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50대 C씨가 몰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가로등을 들이받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충격으로 가로등이 쓰러지면서 옆에 서 있던 6세 어린이가 사망했다. C씨도 지인과 점심에 음주를 한 뒤 차를 몰고 귀가 중이었고 혈중알코올농도는 0.14%였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음주운전 교통사고 적발 건수는 꾸준히 줄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평균 54건 넘게 발생하고 있다. 한 해 약 300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상습적인 음주운전자 비율도 좀처럼 줄지 않는다. 이들이 첫 번째 음주운전을 한 뒤 두세 번째로 위반하는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최근 3년간 음주운전 재범률 44% 28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7년 44.2%, 2018년 44.7%, 지난해 43.7%를 기록했다. 이는 ‘이 정도쯤이야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반복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도로교통공단의 분석 결과 음주운전자가 면허를 취득한 이후 최초로 음주운전이 적발될 때까지 평균 650일이 걸렸다. 하지만 두 번째 음주운전 위반으로 적발되기까진 536일, 그다음은 420일, 129일로 점점 주기가 짧아졌다. 음주운전이 처음 한 번은 어려워도 그다음부터는 반복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시간대별로 보면 야간(오후 6시~오전 6시)에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전체의 75.4%를 차지했다. 주간 사고(오전 6시~오후 6시) 중에서는 오전 6시부터 8시 사이에 발생하는 사고가 전체의 6%로 상대적으로 많았다. 전날 밤 마신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하는 숙취운전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 준다. ●20세 이하 사고 비율 낮지만 치사율은 최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혈중알코올농도가 0.10~0.14% 때 음주운전 사고가 3만 8218건으로 가장 많았다. 0.15~0.19% 구간(2만 4416건), 0.03~0.09% 구간(2만 3965건)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사망자로만 비교하면 오히려 0.03~0.09% 구간이 726건(전체의 33.9%)으로 가장 많았다. 혈중알코올농도 0.03%는 평균 체중의 성인 남성이 소주 1~2잔, 맥주 1캔을 마시고 한 시간이 지나면 측정할 수 있는 수치다. 홍성민 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은 “0.03%를 넘으면 운동신경이 저하되지만 운전자는 양이 적다고 생각해 신체적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평상시처럼 운전하려 해서 만취했을 때보다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20세 이하 운전자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비율은 2.2%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낮았지만,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수)은 4.9명으로 가장 높았다. 전체 음주운전 교통사고 치사율이 2.2명 수준이라는 점에서 청년층의 음주운전도 심각하다. ●윤창호법 시행에도 음주운전 영향 미미 지난해 6월부터 음주단속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추고, 형량도 높이는 ‘윤창호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음주운전으로 3회 이상 면허가 취소되거나 5회 이상 면허가 취소 또는 정지된 경우 운전면허를 영구적으로 취득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돼도 1~5년 기간 경과 후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같은 당의 노웅래 의원은 음주운전 경력자의 차량엔 ‘음주운전 시동 잠금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시동을 걸 때 입으로 노즐을 불어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음주운전 운전자의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말리지 않은 경우 방조 혐의를 물어 처벌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홍 연구원은 “음주운전을 했던 사람이 반복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동승자 처벌을 강화하고 상습 음주운전자에겐 영구히 면허를 박탈하는 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공동기획 : 한국교통안전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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