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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플루 편승 얌체상술 판친다

    신종인플루엔자(인플루엔자A/H1N1) 공포감 확산에 편승한 ‘묻지마’식 상술이 판치고 있다. 공기정화를 통해 바이러스를 99% 억제한다는 제품이 등장하는 등 허황된 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마땅한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25일 민간의료검사기관에 따르면 평소 하루 10건 이내이던 검사의뢰가 최근 수백건 수준으로 폭증했다. 녹십자의료재단은 전국병원에서 신종플루 검사의뢰를 받은 건수가 17일 50건, 18일 100건, 19일 150건, 20일 200건, 21일 250건, 22일 330건으로 급증했다. 서울의과학연구소는 17일 1건이었던 의뢰건수가 21일 200건으로 크게 늘었다. 병·의원을 방문해 신종플루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현상을 이용해 살균과 무관한 제품을 판매하려는 얌체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A업체의 경우 ‘99% 공기살균’ 기능을 강조하며 ‘신종플루 공기정화기’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신종플루는 감염자의 기침으로 나오는 비말이나 신체접촉을 통해 주로 감염되지만 이 업체는 공기정화 효과를 앞세워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심지어 신종플루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거점병원과 약국의 리스트를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려놓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신종플루를 99% 예방하는 의료기기는 아직 국내에서 인증받은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런 업체는 인터넷을 통해 주로 제품 주문을 받고 있어 단속하기도 쉽지 않다.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각종 마스크를 이용한 상술이 판치고 있지만 병원에서는 주로 N95 마스크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연물질을 이용한 ‘손소독제’도 등장, 일부는 공인기관에서 살균기능을 인증받지 못했지만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외출 후 물로 손을 깨끗이 씻는 방식 같이 의사들이 말하는 보편적인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대책”이라고 조언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A·B·C형 간염 어떻게 다를까

    A·B·C형 간염 어떻게 다를까

    최근 들어 20∼30대 젊은 층에서 A형 간염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예방백신이 동나기까지 하는 등 감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긴 질환으로,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다.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A·B·C·D·E·G형 등으로 분류하며, 특성도 각기 다르다. 이중 우리나라에서 흔한 간염은 A·B·C형으로, 이들 3종은 명칭과 달리 감염경로와 증상·예방 및 치료법이 전혀 다르다. 특히,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회복되는 A형과 달리 B·C형은 만성화되면 치료가 어려우며, 쉽게 간암·간경변으로 발전하기도 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A형 간염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20∼30대 젊은층에서 급속하게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2007년에 비해 발병률이 2배나 증가해 주의보까지 내려졌으며, 올해도 전반기에 이미 지난해 발병률에 육박했다. A형 간염은 주로 타인과의 신체접촉이나 오염된 음식, 물 등을 통해 감염된다. 최근 A형 간염이 젊은 연령층에서 급증하는 것은 위생상태가 좋은 환경에서 자라 항체 보유율이 낮기 때문이다. 증상은 감기몸살과 비슷하다. 식욕부진 오심 구토 소화불량 설사 등 소화기 증상에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세를 나타내지만 대부분 경미해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이처럼 초기 진단이 어려우므로 감기몸살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노약자를 방치하면 치명적인 후유증을 겪을 수 있으므로 가벼운 증상도 소홀히 여기지 않아야 한다. A형 간염은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백신으로 예방해야 한다. 백신 접종은 만1∼16세 사이에 해야 효과적이다. 1차 접종 후 6∼12개월 뒤 추가 접종하면 된다. A형 간염은 식사를 통해서도 전염되므로 환자와는 식사를 함께하지 않아야 하며, 단순한 신체 접촉으로도 감염되기 때문에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잘 지켜야 한다. B형 간염 국내에도 환자를 포함한 보균자가 전체 인구의 6∼7%인 300만∼350만명에 이를 만큼 전파력이 강하다. 주로 혈액이나 타액 등 체액, 보균자와의 성관계, 주사기 등을 통해 감염된다. 여성 환자가 출산할 때 아기에게 전파되는 모자간 수직감염 사례도 많다. 또 만성화할 가능성이 높고, 일단 만성화하면 간경화나 간암 등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 역시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감염 성인의 1% 정도가, 모태로부터 수직감염된 경우에는 90% 정도가 만성화된다. 평균적으로 보면 보균자의 17% 정도가 간경변으로 진행되며, 이 상태에서는 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내 간암 환자의 50∼70%는 B형 간염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B형 간염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침묵의 질환’인 탓에 만성화되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간의 70% 이상이 손상될 때까지 모르다가 복수가 차고, 통증을 느끼고 나서야 병증을 알게 되는 게 대부분이다. 이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3회에 걸쳐 백신을 접종하면 80% 이상에서 항체가 형성된다. 또 항바이러스 제제를 이용한 치료도 효과적이다. 간경변이나 간암 등으로의 진행을 막는 데는 경구용 치료제도 효과적이다. 국내에는 BMS의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어), GSK의 ‘제픽스’(성분명 라미부딘)’와 ‘헵세라’(성분명 아데포비어) 등이 공급되고 있다. C형 간염 주로 환자의 혈액을 통해 전염되며, 국내 인구의 약 0.8∼1.4%가 보균자로 추정되고 있다. 전파 경로는 B형 간염과 유사하나, B형 간염에 비해 일상적인 접촉에 의한 전염력이 낮고, 수직감염도 드물어 가족간 전파력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일단 감염되면 자연회복이 잘 되지 않아 만성 간염으로의 진행률이 무려 70∼80%나 되며, 이 가운데 20∼30%는 간경변으로 발전한다. 여기에다 백신이 없어 예방도 어렵다. 따라서 약물 남용 환자와의 성 관계나 문신·피어싱 등을 각별히 조심해야 하며, 타인과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모유수유나 식사, 가벼운 키스 등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C형 역시 다른 간염과 마찬가지로 감염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기 때문에 혈액검사나 HCV RNA검사 등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검사에서 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된 경우, 혈액검사만으로는 간 손상 정도를 파악하기는 어려워 복부 초음파검사를 따로 받아야 한다. C형 간염이라도 모든 보균자가 치료 대상인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만성이면서 생화학적 간기능 수치가 높거나, 심한 간 손상이 있는 경우다. 치료에는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등의 항바이러스 제제가 주로 사용되며, 최근에는 주 1회 주사로도 치료 효과가 좋은 ‘페그 엔터페론’이 공급되고 있기도 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블로그로 돈 벌려면 이것 꼭 해야 엄정화-태웅, 채시라-국희 “핏줄 안 봐줘” ’전사’전여옥vs’강단’박영선 광화문광장 아찔한 이유 혈액형A 소심, B형 게을러?
  • 美치과의사 패가망신 이끈 엉큼한 버릇

    美치과의사 패가망신 이끈 엉큼한 버릇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근처의 우드랜드에서 개업하고 있는 마크 앤더슨(49)은 정말 남부러울 것이 없는 치과의사였다.손색없는 실력에 꾸준히 자신을 찾는 환자들도 많았고 큰 자택에 교회에서의 높은 지위까지 누렸다.  그런데 그에게 정말 좋지 않은 버릇이 있었다.그리고 그 버릇 때문에 이제 패가망신 위기에 몰렸다.  앤더슨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욜로 카운티 지방법원에서 13명의 여자 환자들이 지난 2007년 9월 제기한 20여건의 성희롱 소송에서 11개 중범죄와 1개 경범죄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다음달 24일 형량이 선고될 예정인데 최고 14년형이 언도될 수 있다고 새크라멘토 비(Bee) 닷컴이 11일 전했다.  부인,아이들과 함께 이날 법정에 나온 앤더슨은 피해 여성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적 없다.”고만 답했다.이것이 그의 유일한 발언이었다.법정에 들어설 때만 해도 희미한 웃음을 지었지만 유죄 평결문을 듣는 순간 고개를 숙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앤더슨은 턱 부위를 치료하던 도중 어쩔 수 없이 여성 환자들과 신체접촉이 이루어졌을 뿐 의도적으로 가슴을 더듬거나 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했지만 일부 여성들은 그가 브래지어 속으로 손을 뻗으며 가슴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을 늘어놓았다고 증언했다.로버트 고먼 지방검사보는 그가 가슴을 더듬었을 때에는 맨손이었으며 이런 행위가 치료의 일부분이란 말을 했다고 전했다.  원고인 타냐 맥케이(37)와 캔디스 바라하스(30)는 법정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결 내용엔 만족하지만 스티븐 모크 판사가 앤더슨을 수감하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낸 데 대해선 화가 난다고 밝혔다.이들은 의사가 자신들의 믿음을 저버렸으며 치과진료 의자에 앉아있는 자신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성적 탐욕을 채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바라하스는 “그는 오랜 세월 그 짓을 해온 만성적인 프레데터였다.”고 분개한 뒤 “가족들에겐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그가 자초한 일”이라고 말했다.  바라하스가 2007년 9월 경찰에 첫 피해 사례를 신고하자 26명의 여성이 뒤따랐고 다음달 20건을 추려 검찰이 기소했다.모두 14명이 법정에 나와 그가 저지른 엉큼한 짓들을 까발렸다.  남녀 각각 6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8일 동안 심사숙고해 유죄 평결을 내렸는데 모크 판사는 자신이 좀처럼 경험하지 못한 가장 긴 심리였다고 돌아봤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주먹 감자’ 이천수 중징계

    프로축구연맹은 10일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천수(28·전남)에게 6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600만원, 출장정지 기간 홈 경기에서 페어플레이 기수로 봉사할 것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천수는 오는 15일 부산 원정 경기부터 5월1일 경남FC와의 홈 경기까지 뛸 수 없게 됐다. K-리그에서 사회봉사 처벌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K-리그에서는 아니지만 2007년 7월 아시안컵 도중 음주 물의를 일으킨 이운재(수원), 우성용(울산), 김상식, 이동국(이상 전북)이 국가대표 자격정지와 함께 100시간의 사회봉사 처벌을 받았다. 선수가 심판과 관련해 받은 징계 중 최장 출전정지는 박철(당시 대전), 하리(당시 부산)가 심판에게 신체접촉을 가해 받은 8경기다. 이천수는 지난 7일 FC서울과의 홈 개막전에서 심판의 오프사이드 판정에 불만을 표시한 듯 ‘주먹 감자’와 함께 총 쏘는 시늉까지 하는 등 불미스러운 행위를 해 징계위에 올랐다. 곽영철 상벌위원장은 “이천수는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두 차례 있었음에도 또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로 물의를 일으켰다.”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중처벌의 의미에서 페어플레이 기수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천수는 상벌위에 참석해 “승부욕이 앞서 행동을 자제하지 못했다. 깊이 사죄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이란 “남녀간 축구는 율법 위반”

    이란에서 남녀 축구팀 간의 경기를 주선한 코칭스태프가 중징계 당했다. 이란의 명문 에스테그랄은 최근 상벌위원회를 열어 남녀 축구 경기를 주선한 코칭스태프 3명을 중징계했다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27일 밝혔다. 에스테그랄은 “지난 20일 이란 마르쿱카경기장에서 열린 클럽 산하 유소년팀과 여학생팀 간의 경기는 아무런 관계 없는 남녀의 신체접촉을 금지하고 있는 이슬람 율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구단은 경기 주선자인 유소년팀 기술코치에 자격정지 1년과 5000달러(680만원)의 벌금을, 여학생팀 감독에게는 자격정지 1년의 징계 결정을 내렸다. 유소년팀 감독은 자격정지 6개월과 함께 벌금 2000달러(270만원)를 내도록 했다. 이들은 처음 조사를 받는 동안 남녀간의 축구경기는 열리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상벌위원회가 유소년팀의 7-0 대승으로 끝난 이날 경기의 휴대전화 녹화 영상을 확보, 결국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남녀팀 간의 경기는 유례가 없다. 축구 평론가 캄란 하티비는 AP통신을 통해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는 물론이고, 혁명 이전에도 남녀간 축구 경기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원칙적으로 남성 축구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 여성의 입장은 허용되지 않으며, 여성 출전 경기장에도 남성 관중은 들어가지 못한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연합) 연합뉴스
  • [변혁의 중동을 가다](상) 이란은 ‘이슬람 혁명 중’

    [변혁의 중동을 가다](상) 이란은 ‘이슬람 혁명 중’

    중동은 세계 분쟁의 최전선이다. 이곳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자살폭탄 테러,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공습, 헤즈볼라의 로켓포 반격 등 대부분이 부정적이다. 이렇게 중동을 분쟁지역으로 만든 것은 서구 열강들이 인위적으로 국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분쟁의 시간은 아주 짧고 문명의 시간은 길었다. 기름진 초승달이란 뜻의 중동은 고대문명과 종교의 발상지였으며 문명의 교차로, 교통의 요충지였다. 중동의 대표적인 적대 국가인 이란과 이스라엘, 그리고 국제자본의 블랙홀인 두바이를 넘어서려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인 아부다비를 돌아봤다. |테헤란·콤 최종찬특파원|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자 여성들은 서둘러 루사리(머리카락을 가리는 히잡)를 쓰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젊은 아가씨들도 자유분방 모드에서 엄숙 모드로 전환했다. 이처럼 여성들이 군기가 든 것은 신법국가인 이란 땅을 밟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는 이슬람법에 따라 여성들의 옷차림이 규제를 받는다. 공공장소에서 얼굴 외에는 신체를 드러내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루사리를 쓰고 망토를 걸친다. 차도르(온몸을 가리는 검은색 통옷)를 입기도 한다. 이런 옷차림은 이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여성들은 옷차림 외에 다른 제약도 받는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남성과 신체접촉을 못 하게 되어 있다. 대중버스를 탈 때도 지정된 여성 칸을 이용해야 한다. 수영장과 헬스장은 이용 시간과 요일을 다르게 해서 남성과의 접촉을 막는다. 이것은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이렇게 얼핏 보면 이란은 여성인권을 억압하고 1979년 이슬람혁명이전의 상황에 멈춰 있는 정체된 나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서방의 시각이란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페르시아제국의 후예로, 시아파의 나라로 1906년 중동 최초로 입헌혁명을 일궈내고 중동 역사를 사실상 주도해온 이란의 참모습이 들어온다. 먼저 여성들의 옷차림 규제만 해도 그렇다. 여성들은 이를 인권을 탄압하는 상징으로 더 이상 여기지 않는다. 테헤란 파스다란거리에서 만난 마하즈 샤할리자드(27)는 “문화적인 의무 때문에 차도르를 입는 것은 아니다.”라며 “입기 편하고 덥지도 않고 색깔도 다양해 좋다.”고 말했다.1980년대엔 타파해야 할 대상이었지만 2001년 9·11테러 이후는 패션코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양한 색깔의 루사리도 자신들의 미를 부각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테헤란 북부에 가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란의 부유층들이 몰려 사는 이곳에는 고급아파트와 고층빌딩도 많고 영화관, 백화점, 쇼핑몰이 밀집돼 있다. 테헤란판 압구정동인 타즈리시거리는 이란의 ‘날나리’ 신세대들의 아지트이다. 진한 화장에 머리 염색은 기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머리카락은 모두 노출돼 있다. 심지어는 머리를 고슴도치처럼 만들어 루사리가 고목의 매미처럼 달려 있는 여성도 있다. 힙합바지를 입은 남자들도 보인다. 이슬람율법의 해방구처럼 보인다. 테헤란대학 한국어과 객원교수인 최인화(37)씨는 “루사리의 색상과 착용방법이 해마다 달라진다.”며 “몸에 착 달라붙는 망토와 실루엣을 강조한 옷들이 최근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도 다른 중동국가들보다 휠씬 높다. 혁명 후 여성의 참여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덕분이다. 대학생의 60%, 공무원의 40%가 여성이며 올 총선에서도 강경 보수파의 테헤란 공천후보 가운데 20%가 여성이었다.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사우디와는 달리 여성운전자도 자주 눈에 띈다. 모피드대 부총장 아마드 자데히(45)는 “팔레비 정권 때보다 정치와 경제가 발전한 것은 물론이고 여성의 사회참여도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일반서민들의 생활은 서방의 예상과 달리 큰 고통을 받고 있지 않다. 식료품이나 공공요금을 정부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주식인 빵은 정부보조금을 받는 빵집에서 일반서민들에게 아주 싼 가격으로 판다. 우리돈으로 300원(3000리알)을 내면 4인 가족의 하루치를 준다. 또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도 싼 가격에 공급한다. 세계4위 산유국답게 기름값도 싸다. 최근 올라서 1ℓ에 1000리알이다. 더불어 서민들을 위한 대중교통수단도 잘 발달돼 있다. 도로체계도 뛰어나고 동네 어귀의 작은 골목 하나하나에도 표지판이 걸려 있어 길을 찾기가 수월하다. 버스노선이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 1500리알을 내면 번화가까지 쉽게 갈 수 있다. 서방엔 눈엣가시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은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청렴결백한 생활로 유명하다. 남부의 빈민가에서 생활하며 20년 된 차를 몰고 다니며 매달 소외지역을 방문한다. 이슬람혁명 후 가장 강력한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런 지지를 바탕으로 반미 전선의 선봉에 서 있다. 테헤란 남부 페르도시호텔 벨보이인 하산 지아리안(32)은 “아마디네자드는 서민들의 살림을 나아지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지도자”라며 치켜세웠다. 물론 이란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란핵을 둘러싸고 서방의 경제제재로 경제 상황이 어려운 점도 사실이다. 물가가 올 들어 25%나 뛰었다. 특히 집값은 가파르게 올라 10년 새 무려 6배가 올랐다. 테헤란 북부의 고급아파트는 140㎡의 방 2개짜리가 4억∼5억원을 호가한다. 문맹률과 실업률이 40%에 달하고 공식 마약중독자만 전 인구의 15%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현정부의 반미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고고학박물관에서 일하는 질라 노힘네자드(37)는 “세계가 다 미국의 눈치를 보는데 우리만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다.”며 “반미정책으로 국민들의 고통만 가중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금의 시련은 이슬람혁명의 완성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테헤란대 정치학과 교수인 알리 모흐세니(48)와 “지금은 진보와 개혁을 위해 전통과 근대를 결합시켜 나가는 과정”이라는 모피드대 정치학과 교수인 샤피에이(40)의 말 속에 이란의 현상황을 이해하는 단서가 들어 있다. siinjc@seoul.co.kr
  • [6·10 촛불집회] 광화문 가로막은 ‘컨테이너 방벽’

    [6·10 촛불집회] 광화문 가로막은 ‘컨테이너 방벽’

    ‘100만 촛불대행진’이 열린 10일 경찰이 오전부터 대형 컨테이너 20개를 동원, 서울 세종로네거리와 동십자각 앞, 적선네거리 등 청와대로 향하는 주요 도로 세 곳을 원천봉쇄했다. 경찰이 컨테이너를 동원해 시위대를 막은 것은 2005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시위 이후 처음이다. 어청수 경찰청장이 당시 부산경찰청장이었다. 컨테이너 2개를 포갠 차단벽은 높이가 무려 5.4m나 됐다. 경찰은 컨테이너 연결 부위마다 용접을 하고 아래쪽 컨테이너에는 시위대에 밀리지 않도록 모래주머니를 채웠다. 외부에 기름칠까지 해 타넘지 못하도록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2005년 APEC 시위 당시 경찰은 회의 장소이던 부산 수영만 벡스코로 진입하는 수영 1,3교 위에 모래를 채운 컨테이너를 2층으로 쌓았다. 시민단체, 농민, 학생 2만여명이 벡스코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당시 충돌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수십명이 부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어 청장은 “컨테이너 방어벽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 적이 있다. 시민들은 예고도 없이 주요 도로 한가운데를 흉물같이 막아선 컨테이너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아이디 ‘다시 뛰자’는 다음 아고라에 “국민과 소통하자고 해놓고 완전히 벽을 쳐놨다. 국민들의 순수한 열정을 차단하겠다는 모습이 정상적인 것 같진 않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17만건 이상의 조회수와 1만건 이상의 추천수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일부에선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오히려 경찰이 불법으로 교통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시민들은 특유의 재치로 컨테이너를 조롱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컨테이너의 외벽에 ‘경☆08년 서울의 랜드마크 명박산성☆축’이라는 현수막을 붙였고, 스프레이를 이용해 촛불을 형상화한 그래피티(벽그림)로 컨테이너 외벽을 장식하기도 했다. 또한 문화재 인근 컨테이너 설치는 문화재보호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이날 CBS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에 출연,“교보문고 앞에는 사적 제171호인 고종황제 40년 기념 칭경비전이 있다. 문화재 반경 100m이내에 임시구조물을 설치하려면 문화재보호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경비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찰버스를 세워뒀더니 이를 훼손하고 끌어내려 하고, 전·의경과 신체접촉이 벌어지면 불상사도 우려돼 쌓아뒀다.”면서 “범죄 예방 조치 차원으로 경찰관직무집행법상 합법적 행위다.10일 시위는 명백히 범죄다.”라고 말했다. 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 [씨줄날줄] 러브샷과 러브콜/구본영 논설위원

    대법원은 얼마 전 술자리에서 여성에게 ‘러브샷’을 강요하면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05년 한 골프장 내 식당에서 여 종업원이 명백한 거부의사를 밝혔는데도 폭탄주 러브샷을 강행한 모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것이다. 사실 러브샷(love shot)은 국적불명의 조어다. 전형적인 러브샷은 ‘술잔을 든 팔을 상대방의 목 뒤로 돌려 감은 채 동시에 술을 마시는 방식’이다. 그런 음주법은 영어권 국가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옥스퍼드나 웹스터 영어 대사전에도 없는 이른바 ‘콩글리시’(한국형 엉터리 영어)인 셈이다. 대법원 재판부는 “러브샷은 필연적으로 얼굴이나 상체가 밀착돼 신체접촉이 있게 된다.”면서 상대의 거부시 성추행으로 이어질 개연성을 지적했다. 설령 동의하에 하더라도 한순간 친밀감이 높아질진 모르나, 영원한 사랑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게 또한 러브샷의 미학일 듯싶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러브샷이란 신(新)음주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서 여의도에서도 러브샷을 외치는 목소리가 잦아질 참이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그제 총선후 ‘친박연대’와 친박근혜계 무소속과의 연대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박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러브콜이라는 소리는 기분이 좋지 않다.”고 했지만, 러브샷과 달리 러브콜(love call)은 영어권에서 쓰는 관용어다. 본래 백화점 등에서 단골을 상대로 하는 세일기법을 가리켰다. 방송기자토론에서 이 총재는 총선후 친박연대 등의 한나라당 복귀 가능성을 짐짓 낮게 본 뒤 “필요하다면 양심적 세력과 손을 잡을 것”이라며 박 전 대표 측과의 제휴에 애착을 보였다. 그의 러브콜이 희망사항에 그칠지, 총선후 양측의 러브샷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설령 그런 러브샷이 이뤄진다 한들 ‘영원한 정치적 동반자 관계’로 정착될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대선 직전 극적으로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노무현·정몽준 두 후보는 여의도 포장마차에서 팔짱낀 채 러브샷을 외쳤다. 그러나 이는 결국 결별의 전주곡이었을 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대법 “억지 러브샷은 강제추행”

    대법 “억지 러브샷은 강제추행”

    음주 중 과도하게 신체를 접촉하는 ‘러브샷’을 억지로 하게 한 것은 강제추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황식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A(48)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05년 8월 경남 양산의 한 골프장 식당에서 러브샷을 거부한 여종업원 2명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처럼 골프장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한 뒤 자신은 한 종업원의 목을 팔로 껴안고 볼에 얼굴을 비비는 등 신체접촉을 하며 폭탄주를 마시고, 다른 종업원은 일행과 비슷한 방법으로 러브샷을 하게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고, 끝까지 범행을 부인한 점 등에 비춰 징역형을 받았으나 추행 정도가 가벼워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며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2심 재판부는 “사건 행위가 성적 욕구보다는 잘못된 음주습관 때문에 일어났고, 그 행위도 비교적 가벼운 점에 견줘 1심 선고형은 너무 무겁다.”며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관계, 성별, 연령 및 러브샷에 이르게 된 경위나 그 과정에서 나타난 피해자들의 의사 등에 비추어 유죄를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내셔널리그 수원시청 경기 47분 만에 실격패

    프로축구 K-리그 승격이 걸린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한 팀의 선수 5명과 감독이 퇴장당해 실격패가 선언되는 ‘초유의 불상사’가 빚어졌다. 전기리그 1위 울산 현대미포조선과 후기리그 1위 수원시청이 23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은 챔피언결정 1차전. 수원이 전반 9분 박희완의 패스를 이어받은 오정석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가던 전반 34분, 울산의 김영후가 수비수와 경합하며 드리블하던 중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때 수원 주장 박희완이 ‘신체접촉이 없었다.’며 항의하다 주심의 가슴을 밀쳐 퇴장 판정을 받았다. 흥분한 수원 선수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져 이수길, 양종후, 홍정민이 차례로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선수들을 불러모아 10분간 경기를 지연시키고 심판에 욕설을 퍼부은 김창겸 수원 감독도 벤치에서 퇴장당했다. 7명만 남게 된 수원 선수들은 후반 1분 만에 김영후에게 역전골을 허용하자 자포자기했다. 스로인 상황에서 공을 관중석 쪽으로 던져 경고를 받은 정재운이 다시 대기심의 몸을 맞혀 퇴장 판정을 받았다.‘한 팀이라도 7명보다 적을 때에는 경기를 개시할 수 없다.’는 대한축구협회 경기규정에 따라 수원의 0-3 실격패가 선언됐다. 찜찜한 승리를 챙기게 된 최순호 울산 감독은 “판정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수원 선수들이 흥분한 것 같다.”며 착잡해했다.28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는 수원 감독과 주전 5명이 빠지게 돼 울산의 우승은 90% 이뤄진 셈. 울산은 우승하면 K-리그로 승격, 내년 시즌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별렀던 반면, 수원은 준비 부족으로 승격을 거부한 상태였다. 승격을 의식한 심판들이 울산을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수원의 의구심이 지나친 항의로 연결된 것. 승격 잔치가 난장판으로 돌변하면서 내셔널리그는 지난해 고양 국민은행의 승격 거부에 이어 또다시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웨스트 32번가, 진정성 갖고 교포의 삶 그려냈죠

    웨스트 32번가, 진정성 갖고 교포의 삶 그려냈죠

    교포 감독과 배우가 말하는 한인 교포들의 삶은 어떤 것일까. 때로는 미국인으로, 때로는 한국인으로 늘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고민하는 그들의 모습은 현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뉴욕 한인타운에서 벌어지는 교포 1.5세와 2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웨스트 32번가’(22일 개봉)의 마이클 강(37) 감독과 주연배우 김준성(32)을 만나 그들의 영화와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에 뉴욕 플러싱 한인타운에서 이 영화를 찍을 때 교민들의 반대가 심했던게 사실이에요. 교포사회에 대한 안좋은 면을 부각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들의 세계를 진정성을 갖고 그린다는 생각에 지지를 해준 젊은 교포들도 많았어요.”(마이클 강, 이하 강) ●정체성 갈등 겪는 교포 2세들의 이야기… 22일 개봉 ‘웨스트 32번가’는 지난 2005년 영화 ‘모텔’로 아시안아메리칸영화제, 선댄스영화제에서 수상한 한국계 미국인 마이클강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로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와 부산영화제에 동시 초청돼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한인타운의 룸살롱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미국 주류사회에 편입하려는 교포 2세 변호사 존 킴(존조)과 한인 조폭사회에서 인정받으려는 1.5세 한인 갱 마이크 전(김준성)의 갈등이 주된 줄거리다. “물론 교포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기본 바탕이긴 하지만 선과 악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장르로 범죄스릴러를 택한 만큼 문화적인 맥락을 이해한다면, 한국과 미국 관객들이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강) “처음엔 한인타운의 룸살롱을 배경으로 갱이 등장하기 때문에 뻔한 조폭영화로 흐르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했었어요. 하지만, 한인타운에서 힙합이 흐르고 느와르적 특성을 살린 것이 색다르다고 생각해요.”(김준성, 이하 김) 사실 이둘은 영어로 대화나누기가 더 편한 교포 2세들이다. 강감독은 미국에서 태어나 뉴잉글랜드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뉴욕대에서 희곡을 전공했다. 김준성도 홍콩에서 태어나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다 지난 2001년 한국 연예계에 데뷔했다. 어찌 보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안고사는 영화속 존과 마이크가 이들 자신의 모습은 아닐까. ●“美 주류사회 편입만이 목표인 교포들 꼭 봤으면” “어린시절에는 주변에 한인 공동체 자체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런 고민을 자주 해보지 않았어요. 하지만 1989년 뉴욕에서 교민사회를 접하고, 소외감을 많이 들었죠. 그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제 주변에는 영화속 존킴처럼 한국과의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백인 주류사회에 편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고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강) ‘웨스트 32번가’는 CJ엔터테인먼트가 미국에서 제작해 ‘수출’하는 첫번째 작품으로 ‘미녀삼총사’,‘Mr. 히치’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테디 지가 제작에 참여했고, 존 조, 그레이스 박 등 헐리우드에서 인지도가 높은 한국계 배우들은 물론 김준성, 정준호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했다. “한국 배우들은 특별한 지시없이도 자신의 역할에 몰입해 즉흥극 하듯이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방식이 무척 좋았어요. 미국 배우들은 리허설할 때부터 신체접촉하는 장면 등이 있으면 감독과 상대 배우의 허락을 일일이 받곤 하거든요.”(강) ●“한국배우 할리우드 진출, 난관 있지만 의미있을 것” 최근 영화계에서는 장동건, 비, 전지현, 이병헌 등 톱스타들의 할리우드 진출 소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물론 그들이 할리우드에서도 성공했으면 좋겠죠. 하지만, 언어문제와 아시아계 배우들의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 될거예요. 얼마 전 김윤진씨를 만났는데, 처음 한국드라마에 출연할 때 구어체적 표현들을 무조건 외우느라 애를 먹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들이 할리우드 진출 1세대로서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해요.”(강) 끝으로 한자로 ‘강희진(姜熙鎭)’이라는 도장이 찍힌 명함을 갖고 있는 강감독과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김준성에게 한국, 할리우드 진출 등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전작들이 주로 미국내 소수민족들을 다룬 영화였는데, 현재는 생존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고요의 바다’라는 작품을 준비중이에요. 한국에 올 때마다 뭔가 따뜻한 느낌을 받아요.10년 뒤엔 한국 진출을 포함해 차곡차곡 저희 필모그래피를 쌓아 국제적인 감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강) “이번 영화를 통해 다작보다는 제게 영감을 주는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최근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이나 드라마 ‘로비스트’에서는 제 스스로 연기할 때 계산을 너무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할리우드 진출은 부모님의 고향인 한국에서 연기에 대한 입지를 확고히 다진 뒤 해보고 싶어요.”(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한국인 부인 둔 모로코 사업가 불법체류 전력 빌미 “억류·폭행 뒤 강제출국” 파문

    한국인 아내를 둔 모로코인 사업가가 입국심사 과정에서 불법체류 사실이 있다는 이유로 이틀간 억류된 채 관련 직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강제추방됐다는 주장이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인권 시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건 발생 장소와 관리책임을 둘러싸고 법무부와 인천공항공단의 입장도 달라 사태가 확산될 전망이다. ●모로코인 “민·형사 소송제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회의 위은진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모로코인 A(26)씨가 입국심사에서 탈락한 뒤 억류과정에서 관련 직원에게 10여분간 철제의자 등으로 폭행당했다.”며 이와 관련한 민·형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여수외국인화재참사 조사위원으로 활동한 위 변호사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A씨는 홍콩에서 조그마한 사업체를 운영하지만 이전 국내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나 입국이 거부됐다.”면서 “문제는 곧바로 재출국 의사를 밝힌 당사자를 24시간 넘게 구금한 뒤 이달 1일 오전에야 출국시켰고 이 과정에서 폭언·폭행이 이뤄졌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위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중국유학 중 만나 올 4월 결혼한 부인 이모(29)씨를 만나기 위해 지난달 30일 밤 홍콩발 국내 B항공 여객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나 국내 불법 체류 사실이 확인돼 입국을 거부당했다. 이후 A씨가 “왕복티켓을 끊어온 만큼 곧바로 홍콩으로 돌아가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오겠다.”,“부산에서 소식을 듣고 올라온 부인과 면담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것이다.A씨는 홍콩으로 출국한 뒤 폭행에 따른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국내에서 소송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진실은 무엇인가 위 변호사에 따르면 A씨측은 “억류 도중 이에 항의하자 철제의자로 머리를 맞는 등 폭행을 당했고 땅에 쓰러지자 다시 신발로 목을 밟더라.”면서 “정식직원이 아닌 용역업체 직원이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공항경찰대 관계자는 “사실과 다른 일방의 주장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장을 찍은 CCTV의 존재 여부나 반대편 당사자가 법무부 직원인지, 또 반대편 당사자도 진단서를 끊었는지 여부는 민감한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사건이 벌어진 장소와 책임소재.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보고는 받았지만 우리 소관이 아니라 책임이 없다.”면서 “입국이 거부되면 개별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대기실’에 머물게 되며 이 과정에서 해당 항공사측 보안요원과 일어난 가벼운 신체접촉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관리하는 ‘보호실’은 정직원과 공익요원이 관리한다.”며 “용역직원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항공측과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입국거부자를 관리하기 위해 개별항공사가 운영하는 대기실은 인천공항 내에 없다.”며 “확인 결과, 공사소속 보안요원 중에 이 같은 사건에 휘말린 당사자도 없더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중)] 2만~5만원 주고 남자 청소년과 ‘은밀한 거래’

    [충격 ‘아동 성범죄’ 울고있는 아이들 (중)] 2만~5만원 주고 남자 청소년과 ‘은밀한 거래’

    성인 남성들은 남자 아이와 청소년들을 성폭행·추행하는가 하면 용돈이 필요한 일부 남자 청소년들의 성을 매수하고 있다. 경찰은 여자 청소년 등의 성폭행·추행에는 감시와 단속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남자 청소년과 남아 대상 성범죄에는 눈길을 주지 못한다. #1 2004년 지방의 한 중학교로 A(46)씨의 전화가 걸려 왔다.“생활이 어려운 남학생의 후견인이 돼 도와 주겠다.”는 얘기에 학교측은 별 의심 없이 소년가장 영일(당시 13세·가명)이를 연결해 줬다. A씨는 영일이를 만난 뒤 맛있는 것을 사준다면서 여인숙으로 데려가 강제로 성추행했다. 그는 며칠 뒤 이웃 초등학교에 다니는 12살 남자 아이에게도 같은 짓을 저질렀다. #2 노점에서 국화빵을 파는 B(43)씨는 학원을 오가던 우신(9·가명)이에게 국화빵을 주면서 “아저씨가 외로우니까 집에 같이 가자.”고 꾀었다. 집으로 데려가 우신이에게 변태적인 성행위를 했다. ●폭행, 흉기 이용해 협박한 뒤 추행 변태 성인들은 어린 초등학생들에게는 우신이에게 사용했던 유인책을 쓰고 청소년들에게는 협박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한다. 때로는 장난감을 사주기도 한다.C(37)씨는 “주머니에 칼이 있다. 옷을 벗지 않으면 찌르겠다.”고 아이들을 위협한 케이스. 그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초등학교 1학년생인 남아 3명을 하수도로 끌고가 성추행했다. 영어학습지 교사인 D(46)씨는 수업시간에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서 남자 초등학생 2명의 배를 간질이는 장난을 치면서 신체접촉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슴을 깨물고 바지 속으로 손을 넣는 등 추행의 수위를 높였고, 이런 행위를 1년6개월 동안 계속했다 지난해 신상이 공개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를 분석한 결과 남자 피해자 47명 가운데 성매수 피해자가 1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인터넷 채팅을 통해 ‘은밀한 거래’가 오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13살 제규(가명)는 2004년부터 6개월 동안 인터넷 채팅을 통해 무려 6명의 성인 남성과 ‘조건만남’을 가졌다. 장소는 남성의 집이나 승용차, 공중화장실 등으로 달라졌다. 제규의 손에는 대가로 한번에 2만∼5만원이 쥐어졌다. 제규에게 ‘용돈’을 준 남성들의 연령은 20∼40대로 다양했고, 직업도 회사원·대학생·자영업 등으로 제각각이었다. ●“성범죄 피해자는 가해자 변할 가능성” 제규의 성을 산 6명의 범죄자 가운데 한 명은 1000만원, 나머지 5명은 300만∼500만원의 벌금을 내는 데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남성은 성매매를 하더라도 ‘성관계’가 아니라 ‘유사성교행위’로 분류된다.”면서 “유사성행위는 성관계에 비해 형량이 낮고, 대부분은 벌금형으로 풀려난다.”고 말했다. 청소년위원회 청소년성보호팀 이은옥 사무관은 “남성 청소년 성매수에 낮은 형량을 선고하는 것이 바로 재범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성범죄 피해자는 어른이 되고 나서 성 가해자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2004년의 서울 서남부 부녀자 연쇄살인범 정남규도 초등학생 때 성인 남성에게 변태적인 성폭행을 당한 뒤 왜곡된 가치관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어릴 적의 성적 학대 상처는 자기파괴적인 자살, 정신질환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타인에게 되갚아 줌으로써 손상된 남성성을 회복하려는 공격적 욕구로 연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wisepen@seoul.co.kr
  • [06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교통사고를 당해 뒷다리를 절단했던 강아지 찰리가 자폐아동 전문치료견이 됐다. 외부에 반응이 없던 아이들이 찰리를 만나고, 하루가 지나면 찰리를 만지고 쓰다듬는다. 아이들이 동물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편안해지고 사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병원은 찰리의 성공으로 치료견을 늘릴 계획이다.   ●사이언스 매거진N(EBS 오후 10시5분) 호주에서 시작한 프리허그가 한국에도 상륙해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FREE HUGS’라는 피켓을 들고 길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을 안아주겠다고 당당히 나선 사람들. 낯선 이들끼리 안아준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것 같다. 포옹과 신체접촉의 과학적 분석 ‘뉴스N사이언스’에서 알아본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50분) 여섯살짜리 아이가 엄마를 때린다. 거침없는 폭력과 욕설 그리고 물건에 대한 심한 집착을 보이는 아이.‘적대적 반항장애’ 진단이 내려진 오늘의 주인공 진찬희. 아이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 원인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난생 처음 예절교육을 받으러 서당에 간 찬희는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나쁜여자 착한여자(MBC 오후 7시45분) 경선은 세영에게 통장과 장부책 등을 주며 이제부터 살림을 맡으라고 한다. 세영은 집문서까지 세영의 명의로 해주겠다는 말에 놀란다. 경선은 세영이 자신에게는 친딸 이상이라 건우보다 더 믿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소영은 태현을 데리고 서경의 양평 별장을 찾아가 사진을 찍는데….   ●놀라운 아시아(KBS2 오후 8시55분) 야생늑대와의 19년에 걸친 동거.28살 캄보디아 야생소녀 프니엥. 그녀의 모습은 그저 간단한 의사표시만 할 수 있을 뿐 인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가족과 떨어져 정글에 버려진 19년의 공백 기간. 과연,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좌충우돌 인간세계 적응기. 캄보디아 현지로 찾아가본다.   ●하늘만큼 땅만큼(KBS1 오후 8시25분) 퇴근 후 따로 만난 상현과 은주는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두 사람은 해결점에 합의하고, 집에 다정한 모습으로 들어와 혜경을 안심시킨다. 은하는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아 무영을 당황하게 만든다. 집에 바래다주는 내내 학원을 옮기지 말라고 떼를 써 무영을 진땀나게 한다.
  • ‘대딸방’ 운영 유죄 확정 大法, 무죄원심 뒤집어

    대법원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성기에 삽입하지 않고 손으로 성적 쾌감을 주는 소위 ‘대딸방’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정모(35)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는 대법원이 대딸방을 처벌한 첫 판례로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 시행 뒤 ‘대딸방’에 대한 일선 법원의 유·무죄 판결이 엇갈려 왔다. 재판부는 “정씨의 업소에서 이뤄진 영업 행위는 손님이 성교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성적 만족을 얻도록 하기 위한 신체접촉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성매매알선처벌법의 ‘유사 성교행위’는 성교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도의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한 신체 접촉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행위가 이뤄진 장소, 행위자들의 차림새, 신체 접촉 부위와 정도,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 성적 만족감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유사 성행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대가 관계가 수반된 성적 만족을 얻으려는 모든 신체 접촉 행위가 해당돼 처벌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프리 허그 운동/육철수 논설위원

    부모가 자녀를 자주 안아주고 사랑을 쏟으면 아이의 지능발달과 정서안정, 면역력 증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부부·연인간에도 마찬가지다. 포옹을 많이 하면 사랑과 믿음이 깊어지고 건강에도 그저 그만이란다. 그래서 정신의학에서는 ‘포옹요법’이 등장한 지 꽤 오래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의 가드비 교수는 “포옹은 감정이나 신체를 최고 상태로 만들고, 상대방과 가장 밀접하게 관계 맺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라며 포옹예찬론을 편다. 서로 포근하게 껴안으면 즐거움과 안정감이 생겨 기분이 좋아지고, 외로움이 없어지며, 긴장이 풀린다고 한다. 불면증이 사라지고 뚱뚱한 사람에겐 식욕을 줄여 다이어트 효과도 본단다. 포옹은 그냥 껴안는 행위가 아니라 ‘치유의 과학’이며 ‘예술’이라는 게 빈말이 아닌 것이다. 상대방의 체온을 느끼고 숨결을 나누며, 정서적 영양분을 얻을 수 있으니 포옹은 ‘가장 따뜻한 신체언어(Body Language)’인 셈이다. 특히 포옹하는 여성은 옥시토신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해 긴밀한 유대감을 느끼게 해주고, 혈압이 낮아져 심장병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국내에서는 요즘 ‘자유롭게 껴안기’(Free Hugs) 운동이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확산 중이며, 벌써 열렬한 ‘거리 운동가’도 등장했다고 한다. 이 운동은 2년전 호주에서 후안 만이라는 청년이 시작했는데, 자신의 활동상을 인터넷에 띄우면서 지구촌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FREE HUGS’라고 쓴 피켓을 들고 낯선 행인과 포옹하며, 대가 없이 사랑과 기쁨과 정을 나누는 캠페인이란다. 뜻은 참 가상하나, 낯선 사람들과 신체접촉을 꺼리는 우리 처지에서 보면 희한한 운동이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거리의 동참자가 하나둘씩 늘어난다니 우리 주변엔 그렇게 해서라도 마음의 상처를 달래보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뜻일 게다. 가을을 통째로 건너뛰고 스산한 겨울의 문턱에 접어든 듯한 요즘이다. 포옹을 하면 돈 안 들이고 상처받은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니까 가까운 이들끼리 되도록 많이 껴안고 볼 일이다. 유난히 가을을 타는 사람들에겐 계절병을 극복하는 지혜가 될 법도 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기고] 시위현장 최루액 사용 신중한 검토를/이창무 한남대 형사사법학 교수

    경찰이 최근 최루액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경찰관과 시민의 부상을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사실 폭력 과격시위 현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한 지 오래됐다. 쇠파이프와 죽창이 난무하고, 수레전차와 가스통을 이용한 화염방사기까지 등장하고 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막는데 쓰여야 하는 경찰방패 역시 공격용 무기가 되고 있다. 당연히 양측의 부상자가 늘고 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경찰 부상자는 2004년 621명에서 2005년 893명, 그리고 올해 7월말까지 469명으로 증가했다. 시위자들의 부상과 인명 피해 역시 이에 못지않다. 지난해 11월 농민 2명이 사망한 데 이어 올해 포항건설노조 시위에서 또 1명이 숨지는 등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 가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대화를 통한 합법적인 평화시위 문화의 정착만이 이 지긋지긋한 싸움을 끝낼 수 있는 길이다. 문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누가 문제인가.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가를 캐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부상자를 막고 피해를 줄이는 방안이 시급하다. 부상자의 대부분은 밀고 밀리는 치열한 몸싸움 끝에 발생한다. 현재 경찰의 대응방식이 일단 몸으로 막는 방식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싸움이 벌어지고 쇠파이프·죽창·경찰방패 등에 의한 부상자가 속출한다. 시위대와 경찰이 맞부딪쳐야 하는 상황에서 폭언·욕설 등 감정적인 자극이 이뤄지기 때문에 쉽게 흥분하고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시위현장에 동원되는 경찰의 대부분이 20대 초반의 전·의경들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감정유발의 계기를 만드는 것은 곧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현재 경찰은 시위대와의 신체접촉을 피하기 위해 경찰버스 등을 장애물로 활용하는 ‘차벽전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화염병 투척 등에 따른 방화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시위대에 물을 쏘는 살수차 역시 안전을 고려한 적정 수압 유지 등으로 인해 차단효과가 높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루액 사용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최루액은 인체에 독성이 없고 대부분 국가에서 경찰이 진압 작용제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 1000명 이상의 시위대가 화염병·쇠파이프 등을 소지하고 과격한 폭력을 행사할 경우 오로지 경찰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용으로만 쓰인다고 한다. 아울러 근접분사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지방경찰청장의, 살수차에 최루액을 혼합해 사용할 경우에는 경찰청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 남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경찰의 최루액 사용이 과연 경찰이 의도하는 만큼 양측의 부상자를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숱한 집회시위 및 진압의 경험에 비춰 볼 때 최루액 대책이 한시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폭력 과격시위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 또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일시적으로 부상자를 줄일 수 있다면 최루액을 사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국민을 생명과 신체의 위험에서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창무 한남대 형사사법학 교수
  • 막가는 노래방 요지경 실태

    막가는 노래방 요지경 실태

    노래방이 중병을 앓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팔지 말라는 술과 안주는 기본이 됐다. 여기다 도우미 아가씨까지 끌어들여 성매매금지 특별법으로 한물간 룸살롱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름만 도우미이지 접대부 뺨친다.가족끼리 찾던 건전노래방은 퇴폐일로의 노래문화에 오래전 갈 곳을 잃었다. 한 건물에 학원과 퇴폐 노래방이 병존하면서 교육현장에도 적지 않은 문제를 낳고 있다. 학부모들은 퇴폐 노래방의 급증을 걱정하며 관할 경찰서와 합동으로 주민들의 신고를 당부하는 사례도 있다.일각에서는 얼마 전 철퇴를 맞은 사창가와 룸살롱 등의 몰락이 이같은 기형적인 사회병리 현상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요즘의 노래방 속으로 들어가 본다. ●노래방 갈 데까지 갔다 얼마 전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김모(62·기흥구 구갈동 가현마을 신한아파트))씨는 생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인근 노래방을 찾았다가 낯뜨거운 장면을 목격했다. 노래방에 들어서자 40대로 보이는 남자가 복도에서 화장을 짙게 한 여인을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가족과 황급히 업소를 빠져 나왔다. 김씨는 업소 문앞을 나오면서도 접대부로 보이는 아가씨들이 줄줄이 노래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김씨는 “자식한테 노래방 출입을 삼가라고 했다.”며 “노래방이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퇴폐 노래방의 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간당 2만원가량을 지불해야 하는 도우미들이 고객을 위해 술을 부어주고 안주 시중까지 서비스한다. 분위기에 맞춰 술도 같이 마셔 주고 손님들의 짓궂은 요구도 받아준다. 여기다 팁까지 얹어 주면 즉석에서 ‘쇼’까지 보여준다고 한다. 옷을 벗어 신체부위를 노출하기도 하고 신체접촉을 허용하기도 한다. 그나마 이 정도는 나은 편이다. 도우미들이 노골적으로 2차를 권유하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다. 게다가 노래방 룸에서의 즉석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래방 도우미들이 2차를 나가는 가격으로 받는 돈은 10만∼15만원가량. 돈 맛을 본 아가씨들이 손님들을 그냥 보낼 리 없다. 진한 화장과 향수로 치장한 도우미들은 대부분 속살이 훤히 드러나는 상의와 초미니스커트, 혹은 배꼽과 복부를 그대로 드러낸 청바지 차림으로 손님들의 시선을 자극한다. 핸드백은 꼭 지참한다. 남자 고객과 일행인 것처럼 하기 위한 위장이다. 눈이 맞으면 지속적인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주말을 이용해 고객과 영화를 보기도 하고, 술자리를 따로 갖는 등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 직접 고객을 확보해 보도방과 노래방에 떼어주는 수수료까지 챙겨 보겠다는 심산이다. 도우미로 나선 여성들의 나이도 일찌감치 제한이 없어졌다.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아가씨들로 무장했던 룸살롱의 경우와는 달리 30·40대 아주머니들도 많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출부나 가사도우미, 식당 등의 일자리를 구했던 이들이 이제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노래방을 택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식당이나 소규모 맥주집 등에서 아주머니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란 전언이다. ●보도방이 주범 얼마 전 창원에서 파출부 사무실을 운영하던 최모(44·창원시 성남동)씨는 파출부 인력부족으로 장사가 되지 않아 고민하던 중 보도방으로 업종을 변경한 뒤 떼돈을 벌었다고 한다. 20대에서 40대까지 도우미 20여명을 고용해 노래방에 보내기 시작하면서 하루 40만∼1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성남시 분당에서 40여명의 아가씨를 고용해 보도방을 운영하는 50대 여성은 주말이면 하루 200만원의 수입을 올린다고 소문이 나 있다. 그래서인지 보도방을 하기 위해 창업(?)을 서두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가씨가 있어야 장사를 할 수 있으니 명함을 만들어 곳곳에 돌리거나 화장실 벽 등에 부착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정보지를 이용, 고소득 수입을 보장한다며 유혹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자식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가족들 모르게 노래방을 전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보도방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보도방 업주 대부분이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아가씨 대기실로 사용해 적발이 쉽지 않다. 최근에는 아예 덩치가 큰 봉고차를 구입, 차 속에 아가씨들을 대기시켜 놓고 핸드폰으로 주문을 받기도 한다. 이동식 사무실인 셈이다. 보도방은 노래방에 도우미를 보내기도 하지만 수도권 외곽지역에서는 티켓다방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용인경찰서는 이들 보도방의 적발이 좀처럼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주민들과 함께 신고를 요청하는 전단지를 만들어 상가지역에 주기적으로 배포하기도 했다. 문구에는 ‘아이들과 노래방에 갈 수가 없어요.’라고 적혀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보도방 통해 ‘도우미’ 공급받아 한 건물에 학원과 동시에 영업 분당과 일산, 용인 등 신시가지 아파트 밀집지역내 상가를 중심으로 퇴폐 노래방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널직한 가죽 소파에 편히 기댈 수 있는 등받이, 아예 신발을 벗고 들어가도록 방으로 만든 거실형 노래방도 우후죽순이다. 수입 대리석에 사치스러운 조명등을 갖추기도 하고, 도우미들이 함께 이용할 것을 예상해 룸도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다.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 밀집지 인근에 위치한 K노래방은 벽을 고가의 수입 방음벽돌로 치장, 각종 소음을 차단하고 복도는 카펫으로 치장하고 있다. 속이 들여다보이는 창을 설치해야 하지만 대부분 광고 전단지 등을 이용해 가려 놓았다. 분당에는 현재 220여개의 노래방이 성업 중이며 상당수 노래방이 보도방을 통해 도우미들을 공급받고 있다. 사창가와 룸살롱 등에 종사하던 아가씨들도 아예 노래방이 수입이 낫다며 보도방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도방 업주들이 대형 룸살롱을 돌며 아가씨들을 빼내오기도 한다. 노래방을 찾는 도우미들은 보건소의 점검도 받지 않는다. 질병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에이즈의 감염경로가 사창가나 유흥주점보다 노래방이나 나이트클럽 등에서의 무분별한 만남이 더욱 위험하다는 한 보건소장의 말이 범상치만은 않다. 유흥주점에 비해 청소년들을 보호하기에는 턱없는 낮은 규제도 문제다. 건물에 학원이 있을 경우 수직제한이 4m에 불과, 한 층만 피하면 노래방 영업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신시가지의 경우 한 건물에 노래방과 학원이 상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저녁시간 보도방 차량과 학원 차량이 뒤섞이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학원생들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에 밤이면 도우미와 술취한 손님들이 뒤섞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분당구 관계자는 “퇴폐를 부추기는 노래방 업주와 보도방도 문제이지만 도우미를 찾는 고객들도 다를 게 없다.”며 “오는 10월부터 접대부를 고용하는 업주는 물론 도우미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법제를 개정한다고는 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보건소 점검대상서 제외 성병·에이즈 감염경로로 성남시의 한 보건소장은 최근 에이즈 환자의 감염경로를 추적해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룸살롱이나 사창가보다 나이트클럽 등지에서의 무분별한 만남이 발병의 더 큰 원인이 되고 있으며, 노래방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에이즈 감염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감염경로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창가나 룸살롱 등은 보건소가 주기적으로 성병 감염여부 등을 체크해 오히려 안심(?)할 수 있다고 한다. 사창가는 보건소의 꾸준한 점검과 진료 덕분에 가장 안전한 곳으로 꼽힌단다. 노래방의 경우 행정관청의 손길이 닿지 않는 데다 단속도 쉽지 않다. 술을 파는 것이 다반사여서 단속조차 융통성이 없어 보인다. 경찰도 신고가 들어와야만 단속에 나설 정도다. 보도방 아가씨들의 출입이 잦지만 제지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노래방 입구에서 지켜 서있을 수도 없고, 일일이 문을 열어 관계를 따져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동행한 손님이라는 데야 경찰도 속수무책이다.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노래방에 왔다고 하거나, 회사 동료라고 하면 그만이다. 노래방이 주류판매 묵인으로 적발될 경우 10일간 영업정지나 이를 대신하는 과징금이 부과되지만 주인들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도우미 사용의 경우 1차 적발시 영업정지 30일,2차는 3개월이지만 영업정지가 끝나면 똑같은 영업행태를 반복하기 일쑤다. 분당의 경우 지난해 처음 도우미 단속에 나서 220여개의 노래방 가운데 118곳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노래방에서 직접 도우미를 적발하기보다는 보도방 단속에 의존했다. 보도방에서 도우미를 보낸 장부를 압수해 줄줄이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들 노래방은 여전히 건재하다. 도우미는 타 시·군에서도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적발이 쉽지 않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또 다른 문제는 도우미들이 보건소의 점검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점이다. 무분별한 퇴폐영업 속에 무단방치돼 있어 음지에서의 질병확산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용인시 신갈오거리에 위치한 한 비뇨기과 의사는 2∼3년 전부터 노래방에서 성병에 감염돼 오는 사례가 적지않다고 말한다. 가장 골칫거리는 자각증상이 없다는 에이즈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그래서 최근 노래방의 퇴폐문화를 우려하고 있다. 분당내 에이즈 환자의 감염경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유흥업소가 아니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공무원들은 얼마 전 한 사창가 단속이 노래방 퇴폐문화로 이어진 게 아닌가 하고 분석하기도 한다. 노래방이 이같은 사회병리 현상을 대신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World cup] 지단, 박치기퇴장 불구 골든볼 수상 이탈리아 칸나바로·피를로 따돌려

    ‘우승컵을 놓친 마에스트로에 대한 마지막 선물?’ ‘아트사커의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34)이 마지막 월드컵이자 은퇴 무대에서 생애 첫 ‘골든볼(최우수선수)’을 품에 안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0일 지단이 기자 투표에서 2012점을 얻어 ‘빗장수비의 핵’ 파비오 칸나바로(유벤투스·실버볼·1977점)와 ‘중원의 기관차’ 안드레아 피를로(이상 이탈리아·AC밀란·브론즈볼·715점)를 따돌리고 골든볼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지단은 10일 베를린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전반 7분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은 뒤 연장후반 6분 ‘박치기 퇴장’을 당하는 등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결국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에 FIFA컵을 내줬지만 98프랑스월드컵 당시 우승을 차지하고도 골든볼을 호나우두(브라질)에게 내줬던 쓰라림을 만회했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신설된 골든볼은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이탈리아의 살바토레 스킬라치를 제외하면 줄곧 우승팀에서 배출됐다. 하지만 98년 호나우두에 이어 2002년 올리버 칸(독일),2006년 지단이 차지하면서 준우승팀에서 3회 연속 배출되는 진기록이 이어졌다. 사실 지단의 골든볼 선정은 의외였다.108번째 A매치를 치른 베테랑답지 않게 이날 어이없는 반칙으로 레드카드를 받아 팀 사기를 꺾어 놓은 것. 이탈리아의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인터 밀란)가 왼손으로 지단의 가슴팍을 집요하게 끌어당기며 언쟁은 시작됐다. 이어 지단이 홱 돌아서 마테라치의 가슴팍을 머리로 들이받았고,193㎝의 거구는 뒤로 나가 떨어졌다. 지단은 경기 뒤 아무 말도 없었다. 마테라치도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채 팀 버스로 줄행랑쳤다. 진실을 증언할 두 사람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것. 다만 주심의 눈을 피해 ‘손장난(?)’이 비일비재하고 지저분한 반칙으로 소문난 세리에A에서 잔뼈가 굵은 마테라치가 신체접촉으로 지단의 신경을 긁은 데다 참기힘든 모욕적인 말을 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지단은 조별리그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프랑스가 ‘늙은 수탉’이란 비난을 받는 데 한 몫했다. 하지만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 부활한 뒤 환상적인 킬패스와 빼어난 완급조율은 물론,3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마에스트로의 부활’이란 찬사를 받았다. 게다가 우승팀 이탈리아 선수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활약을 펼친 탓에 표가 분산된 것도 행운으로 작용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WORLD CUP] 웃음잃은 태극전사들

    |쾰른(독일) 박준석특파원|지난 5월14일 대표팀 첫 훈련이 소집된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는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23명의 태극전사들의 얼굴엔 독일행 티켓을 거머쥐었다는 자부심과 함께 16강행을 향한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선수들도 비록 강도높은 훈련이었지만 시종 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서로를 독려하면서 간간이 피로를 잊기라도 한 듯 농담을 주고받기까지 했다. 이를 지켜보던 취재기자들은 선수들의 충천한 사기에 16강행을 의심하지 않았다. 훈련장 주위에 모인 시민들도 환호성을 지르면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6월8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독일 쾰른 인근 ‘바이 아레나’경기장. 대한민국축구대표팀이 독일 입성 뒤 이틀째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20여일 전 파주의 분위기하고는 너무 달랐다. 선수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굳어 있었다. 물론 본선 경기가 다가오면서 느끼는 부담감과 긴장감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위기가 걱정스러웠다. 훈련 내내 선수들간 대화는 거의 없었다. 한동안 웃음도 없었다. 오직 코치진의 명령에 따라 몸을 움직일 뿐이었다. 코치진은 분위기를 띄워보기 위해 선수들간 신체접촉을 통해 몸을 풀게 했지만 장난기 많은 이천수를 제외하고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훈련기간 내내 딕 아드보카트의 고함소리만 큰 경기장에 메아리쳤다. 이를 바라보는 한국기자들과 교민들은 다소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최근 열린 해외 평가전에서 연이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대표팀의 분위기가 다운된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지금 대표팀에 절실한 것은 분위기를 띄우는 ‘웃음훈련’으로 보인다. 훈련 막바지 몇몇 선수들의 얼굴에 번진 미소는 지켜보는 이들을 다소 안도케 했다. 이천수의 ‘웃음바이러스’가 나머지 태극전사들에게 전염돼, 또 다른 신화를 재현하기를 기대한다.pj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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