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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지역색(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지역색(하)

    ●이중도시 서울, 북촌·남촌에서 강북·강남으로 양분화 조선 내내 사대문 안 북촌과 남촌의 양촌 체제가 공고했다. 그러나 대한제국기 고종이 중국의 천자나 일본 천황과 같은 황제에 오르는 이른바 ‘칭제건원’(稱帝建元)을 선언하고서 북촌 체제의 중심인 경복궁을 버리고 서촌에 위치한 경운궁(덕수궁)으로 정궁을 옮겨 가면서 상황이 변했다. 건국 500년 만에 나라의 중심이 백악(북악)을 중심으로 한 북촌에서 종로를 넘고, 청계천을 건너 서울시청 쪽으로 이전한 것이다. 대한제국 시기 이러한 정치권력의 공간이동은 이후 식민지 시기와 한국전쟁,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조선시대에는 없던 태평로를 서울의 경제 중심지로 만들었다. 1926년 조선총독부 신청사가 경복궁 안에 건립돼 정치권력은 북촌으로 회귀했지만, 자본주의의 꽃인 경제권력은 태평로에 남았다. 확장된 경제권력이 1970년대 한강을 넘어 강남과 여의도를 향해 중심이동하기 전까지. 강남으로의 팽창과 더불어 서울은 2000년 전 한성백제의 수도 한강 이남으로 수도를 옮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와대는 강북에 남았지만, 자본주의 권력의 원천인 경제자본과 대의기관인 국회가 강을 건너가 버렸기 때문이다. 조선의 서울이 강북 사대문 안이었다면, 대한민국의 서울은 강남이 됐다. 사대문을 남북 체제로 나누는 경계의 역할을 하던 개천(청계천)이 복개되면서 남·북촌이 하나로 통합되는가 했더니 급기야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남과 강북으로 양분돼 버린 것이다. 서울의 남북 경계선이 청계천에서 한강으로 옮겨 간 셈이다. 도시사학 분야에서 ‘이중 도시’(Dual City)의 개념은 식민지를 경험한 도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박찬승(한양대 사학과) 교수는 “식민지 도시는 토착 집단에 대한 외래 집단의 지배 공간이었고 양자의 문화적 이질성은 사회적, 공간적 격리로 나타났다. 대체로 토착민들의 자생적 주거지는 전통적·전근대적 성격을 띠었고, 식민권력에 의해 개발된 새로운 주거지는 근대적·서구적 성격을 띠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민지 권력은 외래 식민집단의 주거지를 토착민들의 열악한 주거공간과 분리시켜 근대적이고 서구적인 주거지로 만들어 식민권력의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고 문명에 의한 지배의 정당성을 선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양분 정치적 기획의 산물인가, 체제경쟁의 산물인가 조선시대 한양도성이 북악 아래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자리를 잡은 북촌, 낙산 아래 동촌, 인왕산 아래 서촌 그리고 남산 아래 남촌과 청계천변 중촌이 서로 아우르는 모습을 보였다면 식민 시기 경성은 일제의 의도적인 정치적 기획의 산물로서 남·북촌 체제로 양분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동·서·남·북촌을 중심으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어울린 사색붕당(四色朋黨)이 식민지 사관의 혐의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다른 풀이도 있다. 안창모(경기대 건축전문대학원) 교수는 “청계천을 품에 안고 내사산으로 둘러싸인 인구 10만명을 수용하는 계획도시로 출발한 한양이 600여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한강을 품에 안고 외사산으로 둘러싸인 인구 1000만명의 대도시로 성장했다. 외견상 인구는 100배 이상 증가했고, 면적도 30배 이상 확대됐다. 600년 시차를 가진 조선의 한양과 한국의 서울은 전혀 다른 상황 속에서 존재했다”고 말했다. 현재의 서울은 계획됐다기보다는 근대화와 경제성장을 거치면서 급증하는 인구를 수용하려는 방편으로 확장됐고 결과를 추인하는 방향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시대적 상황이 도시의 물리적 성장과 변화 배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남북 분단과 강남 개발은 서로 얽혀 있다. 비록 도시화와 산업화의 결과이지만 1976년 건설된 잠수교로 말미암아 한강은 서해 뱃길이 끊어지면서 자연 울타리가 됐다. 유사시 30만~40만명이 대피할 수 있는 요새화 차원에서 뚫린 3개의 남산터널과 정부청사의 과천이전 등은 한국전쟁과 남북 분단이 서울의 도시구조 변화에 남긴 대수술 자국이다. 경부고속도로와 한남대교(제3한강교)의 건설로 강남이 개발돼 현대 서울의 모습이 한강을 중심으로 강북과 강남 두 개의 도시로 나뉜 것도 결국은 남북 체제경쟁의 산물이다. ●일제강점기 서울은 어떻게 분열됐을까 서울은 식민시기 어떤 분열과정을 거쳤을까. 일본인의 서울 진출과 일본인 거류지의 형성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답이 보인다. 일본공사관은 1880년 서대문 밖 천연동 청수관에 처음 자리를 잡았다. 임오군란 때 소실되자 1884년 교동 박영효 저택에 공사관을 지어 사대문 깊숙이 진출했으나 같은 해 갑신정변 와중에 또 타버렸다. 1885년 남산 아래 예장동으로 옮긴 뒤부터 식민지배 권력의 본거지가 됐다. 남산과 일본을 잇는 역사의 끈은 질기고도 질겼다. 일본 사신이 묵었던 왜관(동평관)이 조선 초 자리 잡았고, 임진왜란 때 왜군이 7년 동안 진지를 구축한 왜장대가 있었다. 개항기 조선과 대한제국 조정은 일본공사관을 사대문 안에 들이지 않으려고 애썼고, 사대문 안으로 들어오더라도 개천을 건너지 못하도록 했다. 삼강오륜에서 부부유별(夫婦有別) 따지듯 북남유별(北南有別)을 따졌지만, 결과는 남북 역전으로 나타났다. 남촌은 식민지 조선의 새로운 메인스트리트였다. 조선 신궁(남산식물원)이 일본 정신을 상징했고, 통감부(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헌병사령부(남산한옥마을)가 무력통치를 상징했다. 일본인 거주 지역인 충무로, 진고개 일대는 본정통(本町通)이라고 하여 조선의 유일한 동서 간 대로인 종로를 대신했다. 일제는 황토마루(黃土峴)를 광화문통, 구리개(을지로)를 황금정(黃町), 명동을 명치정(明治町), 소공동을 장곡천정(長谷川町), 다방골(茶洞)을 다옥정(茶屋町)으로 멋대로 바꿔 버렸다. 남촌에는 조선은행(한국은행)과 경성우체국(중앙우체국)이 들어서고 미쓰코시백화점(신세계백화점)과 히라타(平田) 등 대형 유통업체가 진출해 상권을 장악했다. 2~4층의 현대식 상점 진열대에는 일제와 서구 외제 상품이 휘황찬란한 전등불 아래 진열됐다. 도로는 포장되고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식재됐다. 광고탑과 마네킹, 네온사인이 불야성을 이뤘다. 본정통은 식민지 서울이 아니라 도쿄를 여행하는 듯했다. 지금의 강남 격이다. 한국인이 상권을 쥐고 있던 종로통은 상대적으로 낙후됐다. 1935년 시인 임화는 ‘다시 네거리에서’라는 시에서 “번화로운 거리여/내 고향 종로여/웬일인가/너는 죽었는가/모르는 사람에게 팔렸는가”라고 외쳤다. 별건곤 1930년 6월호에서 김화산은 “달리는 차, 매연, 여자의 스커트, 자욱한 연애, 주머니 속의 1전짜리 동전, 비애, 주점, 여자에 대한 증오, 정거장, 잡다한 사상을 가진 군중, 쇼윈도, 밤의 샹들리에와 카페의 홍수, 길에 버려진 영화광고지…”라면서 남촌의 화려함을 묘사했다. 당시 경성은 전차 120여대, 자동차 250여대(관용차와 자가용 제외), 승합차 70대, 버스 40대가 뒤섞여 달리는 혼잡한 대도시였다. 식민지 통치권력과 외국 자본에 의해 서울 사람은 서울의 객이 돼 버렸다. 1936년 행정구역 확대에 따라 경기도 고양군과 시흥군, 김포군이 서울로 각각 편입됐다. 고양군 용강면(오늘의 공덕동, 아현동)과 연희면(신촌), 은평면(홍제동), 숭인면(성북동, 청량리), 한지면(이태원, 서빙고)이 서울 땅이 됐다. 시흥군 영등포와 노량진, 상도동이 서울에 포함됐다. 서울의 팽창은 인구 집중과 더불어 지역 분화를 재촉했다. 동소문 일대 주택지대를 문화촌이라고 했고, 광희문 밖 신당동에는 달동네가 형성됐다. 정동 일대에는 서양인촌이, 용산 일대에는 공업촌, 서울역과 봉래동 일대에는 노동촌, 다동·청진동·관철동 일대에는 기생촌 등 특수촌이 형성됐다. 홍제동, 돈암동, 아현동에는 경성부가 운영하는 토막 수용 시설이, 종로와 본정통, 명치정, 장곡천정에는 다방과 카페, 영화관 같은 유흥업소가 밀집했고, 쌍림동에는 유곽이 있었다. ●서울·지방 나누듯 서울도 신분 따라 거주지 나눠져 전우용은 ‘서울은 깊다’에서 “서울(사대문)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오촌(동·서·남·북·중촌)과 양대(윗대·아랫대), 자내(성밖 거주지)와 오강(한강변 거주지) 지역의 문화가 달랐다. 18~19세기 양반문화만 놓고 보아도 동서남북 사촌이 다 달랐고, 그들 사이에는 쉬 해소될 수 없는 차별의식과 적대감이 가로놓여 있었다”고 분석했다. 서울은 조선 500년 내내 유일한 도시였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한양이라는 도시와 나머지 지방으로 나눠졌다. 중엽 이후 서울과 지방의 인적 교류가 막히면서 경인(京人)과 향인(鄕人)의 차이가 벌어졌다. 지방 출신이 벼슬길에 오르는 것조차 어려웠다. 말씨와 문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시골 선비는 무시되기 일쑤였다. 영조 대 이후 지방 출신을 과거급제자에 할당할 정도였다. 심지어 고종 때 서울내기 군관이 시골뜨기 예조좌랑(교육부 사무관급)을 멸시하고 구타하는 하극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라가 서울과 지방으로 나눠졌듯 서울도 나눠졌다. 궁궐 주변인 북촌과 동촌, 서촌에는 고관대작과 그들의 시중을 드는 아전, 겸인배(집사)들이 살았다. 남산 아래에는 쇠락한 양반이나 무반이 거주했고, 인사동과 청계천 주변에는 역관이나 의관, 화원 같은 중인들이 중촌을 이뤘다. 상민은 윗대나 아랫대 혹은 사대문 밖 자내, 오강에 터전을 잡았다. 거주 지역에 신분과 지위, 직업 정보가 새겨졌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생각나눔] 어민 “도심에 해양경찰서 왜?” vs 해경 “초동대처는 경비정 몫”

    [생각나눔] 어민 “도심에 해양경찰서 왜?” vs 해경 “초동대처는 경비정 몫”

    “도시에 해양경찰서라니, 말이 되느냐.”(어민) “사고 초동 대처는 바다에 있는 경비정 등이 한다. 경찰서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다.”(해경) 세월호 참사 뒤 상당수 해양경찰서 청사가 도시에 자리 잡은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비난이 거센 가운데 해경 청사 위치를 놓고도 어민들의 불평불만이 적잖이 터져 나오고 있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영어촌계장 황견성(62)씨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해양경찰서가 해안과 떨어져 있다 보니 ‘불안하다’는 어민이 많다. 거리가 멀면 심리적으로도 그럴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보령해양경찰서는 지난달 1일 동대동에 있는 민간 회사 건물을 빌려 문을 열었다. 주 항구인 대천항과 9㎞쯤 떨어져 출동 시 차량으로 15분 안팎이 걸린다. 신청사 건립을 추진 중인 명천택지개발지구도 도심에 있다. 양순규 보령해경 경비구난계 경비담당은 “통신망이 잘 갖춰져 굳이 해변에 청사가 있을 필요는 없다”며 “어차피 사고 초동 대처는 대천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50~300t 규모의 경비정 7척과 구조대들이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형 사고 시 현장에서 함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구조·구난 작업을 벌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직속상관인 서장이 출동하려면 청사와 함정까지의 거리만큼 시간이 늦어진다. 이 때문에 해경 청사의 도시 건립을 두고 곳곳에서 반발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이 올해부터 166억원을 들여 도심인 아라동에 부지 3만 1763㎡,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신청사 건립에 들어가자 정의당은 “해양 업무를 담당하는 해경이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도심에 사무실이 왜 필요한가”라며 “해안의 기존 제주해양경찰서를 증축해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169명이 근무하는 제주해경청이 제주도 1, 2청사를 합친 것보다 사무실이 넓다. 신청사 건립을 철회하고 그 돈으로 구조장비를 구입하라”고 비난했다. 울산해양경찰서도 오는 9월 장생포항에서 남구 선암동 도심 주택가로 청사를 이전한다. 해안에서 6~7㎞ 떨어져 차량으로 20분쯤 걸린다. “해안에 마땅한 이전부지가 없다”는 울산해경의 해명에도 긴급 상황 시 신속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충남 태안경찰서도 함정 등이 정박하는 근흥면 신진도항과 17㎞나 떨어진 읍내에 있다. 윤충한 태안해경 경비과장은 “대형 사고가 거의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그럴 때는 경찰서에서 장비를 더 지원하지만 나중에 가도 된다”고 말했다. 해경이 도시 청사를 선호하는 것은 주거·교육 문제와 출퇴근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민들의 편리와 사고 예방 및 대처보다는 직원 복리를 앞세운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충남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 주만성(74)씨는 “해경 청사가 해변에 있으면 어민들이 민원을 볼 때도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서울의 건축 공존 무너지고 경쟁만 우뚝 서다

    서울의 건축 공존 무너지고 경쟁만 우뚝 서다

    못된 건축/이경훈 지음/푸른숲/ 376쪽/1만 5000원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내릴 때마다 여행의 설렘보다는 왠지 힘들다는 느낌이 강했다. 에스컬레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비행기를 타는 것도 아닌데 짐을 이고, 지고, 끌고서 올라갔다가 내려가서 기차를 타야 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갔다. 왜 그런 건지 ‘못된 건축’을 보면 납득이 간다. 새 천년과 함께 시작된 고속철도 시대에 기술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이른바 하이테크 경향으로 새로 지은 서울역사를 저자는 못된 건축의 하나로 지목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기차여행의 역사가 긴 유럽 대도시의 시발역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기차가 머무는 플랫폼은 도시의 가로와 같은 높이에 있다. 하지만 새 서울역은 기단을 통해 모두를 한층 들어올린 후 다시 3층 출발 대합실로 안내하고 다시 기다란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두개 층 아래로 내려가서 기다리는 기차에 도달하게 한다. 실제로 5개 층을 이동하는 셈이다. 새 서울역이 복합역사로 개발됐기에 생긴 결과다. 기차역이라는 단일 기능만으로도 벅찬데 버스, 지하철에 쇼핑센터 고객을 위한 주차공간까지 갖춰야 하다 보니 역사는 기단 위로 올라가는 수밖에 없었고 주 출입구를 옆구리에 둬야 했다. 저자는 이 기묘한 조합의 결과 “역사가 비대해지면 여행자나 쇼핑하는 사람 모두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이곳에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도시는 건축이 모여서 이뤄진다. 저자는 “도시의 건축은 도시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제시한 ‘도시적’의 중심 개념은 ‘공화’(共和)다.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이 일정한 양보를 하면 공공의 선이 생겨나고, 그 혜택으로 개인은 훨씬 더 큰 행복을 누린다는 개념이다. 도시의 건축은 주변의 맥락과 도시공간, 즉 도시적인 공공 공간을 배려하고 살피는 것으로 시작된다. 책에서 언급된 서울의 건축들은 대부분 도시를 무시하거나 오해한 것이다. 자신만 내세울 뿐 도시를 위해 양보하지 않는다. 숭례문 주변의 고층빌딩들은 못됐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크기, 형태, 색상, 재료, 어느 것 하나 국보 1호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역사적인 건축물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 미스코리아처럼 포즈를 잡고 뽐내지만 과거의 역사를 존중하며 공존하는 도시적인 건축물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밤이 되면 숭례문 기와는 주변 건물의 현란한 전광판 불빛 때문에 견딜 수 없이 현란하다. 저자는 “마치 우리 할아버지를 홍등가에 버려두고 온 듯 께름칙한 기분이 든다”면서 “주변 건축이 스스로를 낮추며 도시적으로 실천할 때 비로소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가 된다”고 지적한다. 새롭고 잘된 건축으로 평가받던 이화여대의 ECC 건물은 거리에 있어야 할 모든 공간을 무미건조한 지하로 구겨 넣어 캠퍼스의 낭만을 삼키고, 지역 커뮤니티와의 소통을 단절시켜 버린 사례다. 도시를 등지고 남쪽으로 돌아앉아 있는 데다 갓과 부채를 빌려와 선비 정신을 표현했다는 예술의전당과 전형적 사찰 배치 형식을 따르고 있는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세상과 섞일 수 없는 존재’로 예술을 대하는 1980년대식 정서를 보여 주는 못된 건축으로 꼽혔다. 책에는 못된 건축만 있는 건 아니다. 저자는 옛 한국일보 자리에 들어선 트윈트리타워가 북에서 바라보면 동십자각을 병풍처럼 둘러싸도록 설계됐으며, 남쪽에서 바라보면 쌍둥이 건물이 만드는 시각통로가 동십자각을 선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착한 건축이라고 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우리나라 건축사상 최대의 논란거리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경우 칭찬이 지나친 측면이 있다. 국민대 교수로 DDP의 자문역으로 설계공모기획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함께했던 저자는 “DDP는 대지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통해 그 장소에 최적화된 조형으로 탄생한 것이며, 불규칙한 대지의 경계를 중요한 모티브로 삼고 과감한 구조적 모험까지 시도하면서 도시와 주변 환경에 적극적으로 조응하고 있다. 디지털 건축 방식으로 모든 것을 형태화한 21세기 건축테크놀로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서울시민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는 서울시 신청사가 못된 건축에서 빠진 것은 독자로서 의문을 가질 법하다. 그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일원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장비 구입 예산 없다더니… 해경 ‘호화 제주청사’ 계획

    세월호 사고 해역을 관할하는 해경 출장소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기본적인 구조장비조차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해경이 166억원을 들여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신청사 신축을 추진, 논란을 빚고 있다. 21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해경 출장소 241곳 가운데 연안 구조장비를 갖추지 못한 곳은 95곳, 39%에 이르고 있다. 또 90%가 넘는 217개 출장소는 순찰차량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해경 출장소의 39%가 수상 오토바이나 제트보트 등 연안 구조장비를 갖추지 못해 각종 해상 사고 초기 대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세월호 사고 해역 관할 출장소인 수품출장소와 서거차출장소는 연안 구조장비는 물론 순찰차량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연안 구조장비 도입 예산은 2011년 53억원에서 지난해 23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순찰차량 구입비도 2010년 3억 7000만원에서 계속 줄어들어 올해는 2억 8000만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해경은 부지만 3만㎡에 달하는 제주해양경찰청 신청사 신축을 추진 중이다. 해양경찰청은 166억원을 들여 제주시 아라1동 국·공유지(옛 국가정보원 제주지부) 3만 687㎡에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8472㎡ 규모의 제주해양경찰청 신청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청사에는 공용청사 1동, 해경요원 복지동 1동이 건설되고, 부대시설로 운동시설,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제주해경은 다음 달 공사를 시작해 2016년 하반기에 완료할 예정이다. 제주해양경찰청은 2012년 6월 개청과 함께 국정원이 사용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청사로 사용하고 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해경이 해양 분쟁 대응과 불법 조업 어선 단속, 밀입국사범 단속 등 해상 치안을 주 업무로 하고 있는데 해안에서 떨어진 제주시내 도심 한복판에 신청사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기존 제주해양경찰서를 증축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해양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청사로 리모델링해 사용 중인 옛 국정원 건물은 40년이 지난 낡은 건물이어서 청사 신축을 추진 중”이라고 해명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근로복지공단 울산 신청사 개청

    근로복지공단이 울산 혁신도시 내 신청사 시대를 활짝 열었다. 근로복지공단은 16일 울산 중구 우정동 혁신도시에서 신청사 개청식을 했다고 밝혔다. 신청사는 2012년 1월 2만 4342㎡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착공, 최근 준공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28일 청사 이전을 마무리하고 업무를 시작했다. 신청사는 지열,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건물에너지 효율 1등급 인증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은 1977년 전신인 근로복지공사가 설립된 뒤 1995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출범한 준정부기관이다. 37년간 우리나라 산재·고용보험 서비스와 산재 의료 서비스, 근로자 지원 서비스를 담당해 왔다. 직원은 400여명이다. 한편 울산 혁신도시는 298만 5000㎡에 정주계획인구 2만 225명을 목표로 조성되고 있고 현재 98%의 공정률을 보인다. 이전 예정 10개 공공기관 중 7개 기관이 연말까지 개청하고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본부, 에너지관리공단 등 3개 기관은 내년 말 이전을 완료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기반시설 부족·교통 불편 “혁신도시 맞습니까”

    울산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부족한 기반시설과 열악한 대중교통 때문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울산 이전 공공기관 노조협의회는 최근 울산시와 간담회를 열어 대중교통 노선 신설과 숙소·도로·약국 등 기반·편의시설 확충을 요구했다고 9일 밝혔다. 이전 10개 공공기관 가운데 현재 산업안전보건공단,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근로복지공단 등 3개 기관이 울산혁신도시에서 업무를 시작했고 한국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동서발전 등 4개 기관은 연말까지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에너지관리공단과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등 3개 기관은 내년까지 이주할 계획이다. 이처럼 이전 공공기관들이 업무를 시작했지만 혁신도시(298만㎡) 조성 공사는 여전히 진행 중(공정률 98%)이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직원들은 출퇴근 시 흙먼지 날리는 공사 현장을 지나가야 한다. 또 접속도로가 개설되지 않아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직원들은 혁신도시 신청사와 KTX역사를 연결하는 버스 노선이 부족해 장거리 택시 이용의 부담까지 안고 있다. 혁신도시와 KTX역사를 연결하는 리무진 버스(20분 간격)와 혁신도시 내부를 운행하는 노선버스는 각각 1개밖에 없다. 출퇴근길 승용차나 택시가 아니면 청사로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KTX역사에서 택시를 이용해 혁신도시까지 올 경우 1만~2만원가량의 비용이 든다. 이와 관련, 노조협의회는 울산시에 숙소·도로·가로등·약국 등 기반·편의시설 확충과 KTX역사 노선 등 대중교통 확대, 직원 가족 보육시설 확충, 가족 근무지(공무원, 교사 전보 때 우선 배정) 편의 제공 등을 요구했다. 이 요구는 지난해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 방문에서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6월쯤 KTX역사와 혁신도시 구간을 운행하는 리무진 버스 1개 노선과 혁신도시를 통과하는 4개의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주 공공기관 직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기반시설 확충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며 “오는 6월쯤 시내버스 운행을 늘려 대중교통 불편이 크게 해소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6·4 지방선거 누가 뛰나] 대전 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 누가 뛰나] 대전 지역 기초단체장

    대전의 선진통일당 출신 구청장들이 새누리당에서 이른바 ‘팽’을 잇따라 당하고 있다. 한현택 동구청장과 박용갑 중구청장은 지난달 24일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둘 다 선진당 출신으로 합당 뒤 새누리당 소속이 됐었다. 둘은 탈당하던 날 “두 당이 합당해 대통령을 만들었지만 새누리당은 합당할 때 말했던 지역 발전과 선진당 출신 배려라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며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한 구청장의 공천 탈락에는 동구 출신 이장우 국회의원과의 악연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직전 구청장으로 지난 선거에서 한 구청장에게 패했다. 이 의원은 구청장 재임 시절 신청사 건립 등으로 구에 거액의 빚을 남겼고 후임인 한 구청장은 이로 인해 언론 등의 공격을 적잖이 받았다. 게다가 이 의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지역에서 이뤄지는 국가사업 등을 자신이 국비를 확보해 이뤄진 것으로 홍보하면서 둘 사이의 갈등이 더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동구청장 후보로 민병직(59) 새누리당 전국위원을 공천했다. 공천을 좌우한 시당 위원장은 이 의원이다. 한 구청장은 탈당 뒤 새정치민주연합과 접촉했으나 이 당 소속의 기존 예비 후보들이 입당을 반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에 속한 권득용, 김영권, 송석락 등 3명의 예비 후보는 지난 2일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한 구청장의 입당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공천 과정에서 밀려난 사람과는 결코 함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은 중구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중구청장 후보로 나선 김영관, 김태훈, 전동생 등 새정치연합 당원들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박용갑 현 구청장의 입당을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박 구청장 카드를 버린 새누리당은 이은권(56) 전 중구청장을 후보로 공천했다. 이 선거구 출신인 강창희 국회의장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구청장이 출마하면 1승1패를 기록 중인 이 후보와의 세 번째 리턴매치가 성사된다. 동구나 중구 모두 현 구청장이 끝내 새정치연합에 입당해 기존 예비 후보들과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진영 단일화 후보, 무소속의 3파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서구는 선진당 출신 박환용(64) 현 구청장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다. 마땅한 대체 인물이 없어서 살아남았다는 말이 나돈다. 새정치연합 당원 중에는 장종태 대전시당 부위원장과 이강철 전 대전시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장 부위원장이 나서면 박 구청장과 리턴매치가 이뤄진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박 구청장은 서구 부구청장, 장 부위원장은 서구 생활지원국장 출신이라는 명함을 내걸고 맞붙어 박 구청장이 이겼다. 허태정(49) 유성구청장은 대전의 5개 구 구청장 가운데 유일한 새정치연합 소속이다. 민주당이 ‘안철수 당’과 합쳐져 새정치연합이 출범해도 그를 대체할 만한 인물은 아직 없다. 그만큼 허 구청장의 아성이 견고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도전하겠다고 새누리당 후보 4~5명이 나섰다가 최근 육수호 대전시당 부위원장과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으로 좁혀졌다. 새누리당 경선 후보 심사에서 탈락한 이 중 얼마나 무소속으로 나올지는 현 시점에서 가늠하기 어렵다. 대덕구는 정용기 구청장이 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무주공산이다. 후보들이 난립한다. 새누리당 예비 후보만 해도 박희조 전 대전시당 사무처장, 박수범 전 대전시의원, 최충규 전 대덕구의회 의장,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 정우택 대전경실련 정책위원 등 5명에 이른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을 제기하는 등 후보 간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새정치연합 소속으로는 박영순 전 청와대 행정관이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박 후보는 정 전 구청장에게 두번 내리 근소한 차이로 진 바 있다. 통합진보당은 여성 후보인 홍춘기 시당 부위원장을 내세웠다. 최용규 대전내일포럼 운영위원과 최영관 전 대덕구청 과장 등 무당파 무소속 후보도 있다. 대전은 새누리당이 강세다. 충청 기반의 선진당까지 흡수 통합하면서 기세가 더욱 세졌다. 하지만 인물을 중시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지난번 선진당 바람이 불었는데도 허 유성구청장을 선택한 게 이를 반영한다. 일부 자치구 외에는 대체로 새누리당 후보들이 선전할 것으로 점쳐지지만 탈당한 동·중구 구청장들이 상대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승리할 가능성도 적잖다. 큰 혼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눈길 끄는 출마 예상자] 한현택 동구청장 예비 후보

    [눈길 끄는 출마 예상자] 한현택 동구청장 예비 후보

    한현택(59) 동구청장은 충남 금산 출신이지만 대전에서 학창 생활을 하고 35년간 공직 생활을 보냈다. 동구 주민자치과장과 홍보실장 등을 지내 구 행정에 환하다. 대전시 공보관을 하다 지난 선거에 나와 당선됐다. 전임 구청장이 신청사 건립 등으로 빚을 져 허덕인 탓에 국·시비 유치 사업에 집중했다. 하소동에 일반산업단지를 유치했고 지난달 소제동에 무형문화전수관인 ‘전통 나래관’의 문을 열었다. 민자 유치로 산내동에 남대전종합물류단지를 조성해 분양 중이기도 하다.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옛 구청사를 청소년 종합 문화센터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센터는 오는 11월 문을 연다. 행정 혁신에도 힘을 쏟아 관련 단체장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 성격이 소탈하다. 주민과의 만남을 중시한다. ‘다 함께 돌자 동네 한바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현장 행정을 강조한다. 그는 “주민이 (구 현안) 답을 알고 있다. 밑에서부터 움직이는 행정을 하자”고 수시로 직원들을 독려한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뉴스 플러스]

    재활공학연구소 신청사서 업무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장애인 재활 보조기구와 훈련 기법을 연구, 보급하는 재활공학연구소가 지난 4일 인천 부평구 경인로 신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1994년 설립된 재활공학연구소는 600여건에 이르는 연구사업을 통해 180여종의 재활 보조기구를 개발했다. 연면적 8976㎡ 넓이의 새 청사는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됐으며 장애인 전용 실내 체육관을 갖췄다. 개소식에는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영어강사 고용 안정’ 권고 거부 국가인권위원회는 교육부가 영어회화 전문 강사들의 고용 안정 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8월 무기계약직 전환 방안 마련, 국가와 광역자치단체로 고용 주체를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해 “영어회화 전문 강사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5항에 따라 무기계약 전환 예외 직종”이라고 전했다. ‘산림치유지도자’ 양성 기관 지정 산림청이 충북대, 동양대, 전남대를 ‘산림치유지도사’ 양성 기관으로 추가 지정했다. 산림치유지도사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산림전문가로 지난해 9월 처음 38명이 배출됐고 2017년까지 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현재 양성 기관은 4곳(가톨릭대, 한림성심대, 광주보건대, 순천대)으로 충청·경상권에 양성기관이 없어 추가 지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산림치유지도사는 치유의 숲과 자연휴양림, 산림욕장 등에 배치돼 방문객들에게 산림치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 북한 NLL 해상 방사포 500발 발사…軍 고속함·구축함 북방 이동

    북한 NLL 해상 방사포 500발 발사…軍 고속함·구축함 북방 이동

    우리 군 당국은 31일 북한이 서해 해상사격구역 설정사실을 우리 측에 통보한 지 4시간15분 만에 대규모 포 사격을 가하자 긴박하게 움직였다. 북한은 이날 오전 8시께 서남전선사령부 이름으로 우리 해군 2함대에 보낸 전화통지문을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7곳에 사격구역을 설정하고 사격훈련을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우리 군은 즉각 백령도에 설치된 포사격 음향탐지장비 ‘할로’, 백령도와 연평도에 각각 배치된 신형 대포병탐지레이더 ‘아서’ 등을 가동해 북한군의 동향을 정밀 감시에 돌입했다. 특히 공군의 대북 정찰기 RF-4와 지상감시레이더, 지상관측장비를 총가동해 NLL 인근 북측 지역의 해안절벽 동굴 속의 해안포진지를 주시했다. 이어 오전 9시 30분부터 장산곶, 강령반도 일대의 모든 해안포진지 병력 움직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해상사격을 위해 북한군 포병 병력이 배치되고 해안포의 포문이 열리는 등의 동향도 포착됐다. 이에 따라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 위기조치반이 본격적으로 가동됐고, 주요 지휘관들은 합참 신청사 지하에 있는 군사지휘본부로 이동했다. 북한은 낮 12시 15분부터 해안포 포문을 모두 열고 오후 3시30분까지 7개 해역에서 8차에 걸쳐 NLL 이북 해상으로 해안포와 122㎜ 방사포 등 500여 발을 일제히 발사했다. 장산곶과 옹진반도, 강령반도의 해안가를 비롯한 서해 기린도 등에는 사거리 27km의 130mm 해안포, 사거리 12km의 76.2mm 해안포 등이 900여 문 배치되어 있다. 최근에는 사거리 20㎞의 122㎜ 방사포까지 추가 배치했다. 합참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경유해 백령도와 연평도의 해병부대에 주민 긴급 대피령을 하달했다. 북한의 해안포가 주민 거주지역으로 떨어져 발생할 수 있는 인명 피해에 대비한 조치였다. 해병대 백령·연평부대는 낮 12시 40분 안내방송을 내보내 주민들을 대피소로 이동시켰다. 주민 대부분은 해병대원과 면사무소 직원들의 통제에 따라 집 주변 대피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서북도서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도 모두 복귀토록 조치했다. 북한이 발사한 해안포와 방사포 500여발 중 100여발이 백령도 인근 NLL 이남 최대 3.6㎞ 해상까지 떨어지자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즉각 해병부대에 대응사격을 명령했다. 해군 전술지휘통제체계(KNTDS)와 아서 대포병레이더 등에 나타난 포탄 궤적을 분석하고 해병부대의 육안 관측 등을 토대로 해안포탄이 NLL 남측 해상으로 떨어진 것을 확인한 다음 취한 조치였다. 해병부대는 사거리 40㎞의 K-9 자주포 300여 발로 대응 포격을 가했다. K-9 자주포탄은 NLL 이북 수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도 K-9 자주포로 대응 사격을 가했다. 우리 군은 이날 NLL 이남 해상에 떨어진 북한 포탄 수의 3배 이상의 대응포격을 했다. 북한의 포탄이 백령도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대구기지에서 F-15K 전투기를 즉각 출격시켜 NLL 이남 해상에서 초계비행을 하도록 조치했다. NLL 남쪽 해상에 배치한 유도탄고속함과 한국형 구축함 등 해상 전력도 비상 상황에 대비해 평소 초계활동 구역보다 북상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군사분계선(MDL)인 육군부대에서도 포병 전력을 대기시키고 지휘관과 위기조치반 등이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이 NLL 인근 해상 7곳에 사격구역을 설정했기 때문에 추가 포 사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녹사평역=용산구청역

    용산구가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 ‘용산구청’ 병기를 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오는 28일까지 지하철 노선도, 안내방송 등의 마무리 작업을 벌인다. 구는 2010년 4월 신청사를 건설해 원효로1가에서 이태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방문객들이 구청의 정확한 위치를 몰라 녹사평역이 아닌 이태원역에서 내리기 일쑤였다. 이런 불편을 토로하는 민원도 잦았다. 구 관계자는 “2010년부터 꾸준히 서울시에 건의하는 등 역명 개정에 애썼다”며 “이번 작업으로 주민 혼선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시 지명위원회에 개정 안건이 상정돼 심의를 거쳐 8월 확정됐다. 역명 개정이 결정된 다른 3개 지하철역과 통합해 정비 공사를 벌였다. 이로써 단일 역명 교체에 들어가는 사업비 1억 5000만원의 절반을 밑도는 6500만원을 들였다. 성장현 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들의 생활 속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불황에 특효, ‘투자안심보증제’

    불황에 특효, ‘투자안심보증제’

    정체돼 있는 심리상태는 경제활동 계층이 가지는 기본적인 소비 심리를 방해한다. 소비심리의 위축은 경제침체를 불러오고 경기침체는 고용축소와 임금동결로 나타난다.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지만, 개선될 여지가 없다면 차선이나 최선의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 경기도 소비자 경기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정부대책과 운용에 따른 변수가 있지만, 기본적인 거래성향은 소비심리와 밀접한 동조화를 이룬다. 때문에 최근과 같은 불황과 침체기에서는 무엇보다 안정성이 최우선 되기 마련이다. 여기에 수익성까지 더해진다면 어떨까.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보장하는 투자처는 그리 많지 않지만, 만약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제공할 수만 있다면 최선의 투자처가 되겠다. 은행금리보다 높은 이율을 보장하며 금융상품보다 안정적이라면 그야말로 완성형 투자처가 아니겠는가. ‘투자안심보증제’는 일정 계약기간 내 임대수익을 보장해 주는 제도로 국내 최초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분양되는 대우건설의 ‘광교 2차 푸르지오시티’ 상가에 도입된다. 광교 2차 푸르지오시티 상가는 일부 투자자들의 임대 우려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투자를 돕기 위해 국내 최초 ‘투자안심보증제’를 전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투자안심보증제’란 준공 후 신분당선 개통시점인 18 개월간7%이상의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이 상가는 주변에 굵직한 개발호재로 안정적인 임대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2017년에는 수원지방검찰청 청사가 이전될 예정으로 법원ㆍ검찰청 이전에 효과를 고스란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지검 광교 신청사는 지난 30여년의 원천동 시대를 마감하고 광교신도시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신청사는 청사 및 부대시설 5080.06㎡, 운동시설 1219.20㎡, 공개공지 2043.39㎡, 녹지 1만2345.14㎡, 주차장 4693.64㎡, 도로(보도포함) 7545.77㎡로 배치된다. 신청사는 건폐율 15.43%, 용적률 96.16%를 적용받아 지하 1층, 지상 14층, 연면적 3만3034.46㎡ 규모로 건립되며, 검사실 80개와 영상녹화조사실, 민원실, 대회의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따라 6천여명의 법조타운 종사자들과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유동인구까지 더해져 일대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바로 옆으로 대형병원이 들어설 예정이고 제 2광교 테크노벨리가 조성될 예정으로 지역 상권 또한 활기를 띨 전망이다. 광교2차 푸르지오시티 상가 분양 관계자는 ”광교신도시의 마지막 주요상권의 분양으로 투자자와 관계자들의 문의가 많다. 이미 분양된 오피스텔의 고정수요 및 인근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추가 배후수요까지 기대돼 순조로운 분양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동개·김치국·홍한심·하쌍연… 놀림 받던 이름들 새이름 찾았다

    서동개·김치국·홍한심·하쌍연… 놀림 받던 이름들 새이름 찾았다

    대법원은 최근 펴낸 소식지를 통해 지난 20년간 법원이 개명을 허가한 대표 유형 12개와 사례를 소개했다. 9일 ‘법원사람들’ 봄호(3월호)에 따르면 ‘부르기 어렵거나 잘못 부르기 쉬운 경우’가 개명 사유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꼽혔다. 지하아민, 김희희, 윤돌악 등의 이름이 법원 허가를 통해 바뀌었다. ‘의미나 발음이 나쁘거나 저속한 것이 연상되거나 놀림감이 되는 경우’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서동개, 김치국, 변분돌, 김하녀, 지기미, 김쟌카크, 소총각, 조지나, 이아들나, 경운기, 구태놈, 양팔련, 하쌍연, 홍한심, 강호구, 송아지 등의 이름이 소개됐다. ‘출생신고서에 이름을 잘못 기재한 경우’처럼 단순 실수에서 비롯된 개명 신청도 많았다. 한자 넓을 홍(弘)을 큰물 홍(洪)으로, 형통할 형(亨)을 누릴 향(享)으로, 가죽 혁(革)을 풀 초(草)로 잘못 적기도 했다. 또 ‘족보상의 항렬자와 일치시키기 위한 경우’, ‘친족 중에 동명인이 있는 경우’ 등도 있었다. ‘악명 높은 사람의 이름과 같거나 비슷한 경우’, ‘성명철학상의 이유로 개명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울러 외국식 이름을 한국식으로 고친 사례도 소개됐다. 한소피아아름, 김토마스, 윤마사꼬, 최요시에 등이 평범한 이름으로 바뀌었다. 과거 법원이 개명에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다 보니 신청 건수나 허가율이 낮았다. 그러나 대법원이 1995년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아동에 대한 개명허가 신청사건 처리지침’을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 당시 7만 3186명이 개명을 신청해 96%가 허가를 받았다. 이후 개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2007년엔 허가 건수 10만건, 허가율 90%를 돌파해 개명 허가가 급증한 ‘분기점’으로 기록됐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중기예측으로 재해성 기상이변 대응해야”

    “중기예측으로 재해성 기상이변 대응해야”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전무한 S2S(2주~2개월 기상 예측) 능력을 향상시켜 최근 지구온난화 등으로 빈발하는 재해성 기상이변에 대응해야 합니다.” 지난 4일 제주 서귀포시 서호동의 국립기상연구소(NIMR)에서 만난 나카자와 데쓰오(62) 세계기상기구(WMO) 기상연구프로그램 단장은 한국이 중심축을 맡고 있는 ‘S2S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S2S 프로젝트는 2012년부터 2주~2개월에 대한 기상 예측 연구를 통해 빈발하는 재해성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 WMO가 추진해 왔다. WMO에서 이 업무를 도맡은 인물이 나카자와 단장이다. 일본 도쿄대에서 기상학 석·박사 학위를 딴 나카자와 단장은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의 일본기상연구소 태풍연구부 부장으로 재임하던 2010년 기상연구프로그램 단장으로 추대됐다. 오는 6월,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나카자와 단장은 지난해 11월 국립기상연구소에 개설된 국제조정사무소의 초빙연구원 제안을 받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앞서 국립기상연구소는 지난해 5월 WMO와 S2S 국제 공동 연구를 담당할 국제조정사무소를 한국에 유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국립기상연구소는 내년부터 2018년까지 S2S 연구·개발(R&D)에 연간 5억원씩을 투자할 예정이다. 미국, 영국, 호주 등도 프로젝트에 지원금을 낸다. 나카자와 단장은 “S2S는 1~2주에 대한 단기 기상 예측과 3개월 이상에 대한 장기 기상 예측 사이의 공백을 잇는 첫 국제 연구 프로젝트”라며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재해성 기상이변이 더 빈번해졌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기상학계에서는 장·단기 예측 기술만 활발히 진행돼 온 상황이라 S2S 프로젝트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기상연구소는 지난 4일 제주혁신도시에서 대지 1만 6953㎡, 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 면적 7994㎡ 규모의 신청사 개소식을 했다. 1978년 서울에 설립된 이래 기상·기후 예보에 대한 연구·개발의 중추를 담당해 온 국립기상연구소는 황사와 미세먼지, 위성 관측, 해양·지진·화산 등을 다루는 종합 연구기관이다. 서귀포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울산에 방재연구시설 속속 들어서

    대형 사고와 재난에 신속히 대응하고 예방책을 찾기 위한 재난·안전 방재연구시설들이 울산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5일 중구 우정동 혁신도시 내에서 신청사(부지 1만 9929㎡·지상 4층) 착공식을 갖고, 내년 10월 준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난안전연구원은 신청사와 함께 재난 현상을 실물 규모로 재현할 ‘자연재해실험동’과 인공위성을 활용해 재난예방 시스템을 연구할 ‘국가방제위성센터’도 건립한다고 덧붙였다. 재난안전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재난안전 종합연구기관으로 재난안전 연구·개발의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국내외 연구기관과 기술 및 정책 교류의 허브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경북도청 신도시 아이파크 489세대 3월 분양

    경북도청 신도시 아이파크 489세대 3월 분양

    3월 경북도청이전신도시에 첫 번째 1군 브랜드 아파트 ‘경북도청 신도시 아이파크’가 모델하우스를 오픈한다. 경북도청 신도시 아이파크는 경북도청이전신도시 B4-1블록 3만4,103㎡부지에 용적률 159%, 건폐율 20%를 적용해 지하1층, 지상 15층, 아파트 9개동, 총 489세대로 건설된다. 주택형은 전용 84㎡ 단일형이다. 이 단지는 경북도청이전신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1군 브랜드 아파트이자, 가장 먼저 입주(2015년 11월 예정)하는 아파트다. 또 신도시 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이전 행정기관과 중심상업시설 접근성이 우수한 게 특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무원 이전수요가 많았던 세종시의 첫 입주 아파트에는 입주와 전세수요가 대기할 정도로 많았다”며 “경북도청이전신도시의 경우, 공무원 이전은 2014년 말부터 예정돼 있는데 첫 아파트 입주가 2015년 11월이나 가능해 대기수요가 풍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단지는 전세대를 판상형으로 설계해 통풍, 환기가 우수하고 일조권 확보도 유리한 편이다. 전체 세대의 약 90%를 정남향으로, 나머지 약 10%도 남동향으로 배치된다. 사실상 모든 세대가 남향위주다. 평면도 최신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다. 자투리 공간을 최대한 줄이는 첨단 설계기법을 통해 알파공간을 마련, 방이 최대 4개 까지 가능하다. 4bay 구조에다 알파공간까지 갖추고 있으며, 최근 서울․수도권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최신 평면이다. 이 아파트가 들어서는 경북도청이전신도시는 2014년부터 경북도청 등 주요기관이 이전하기 시작하여 명품 행정도시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오는 10월 경북도청 신청사가 준공될 예정이고 올 연말이면 경북도청 신청사와 유관기관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경북도청이전신도시는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이 적용되는 에코시티이자 유비쿼터스 도시환경이 갖춰질 계획이다. 또 산학연 첨단산업 클러스터와 비즈니스 거점도시로 육성된다. 경북의 새로운 중심도시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곳 경북도청이전신도시 1단계 개발지역의 중심부에 경북도청 신도시 아이파크가 위치한다. 단지 바로 옆에 중심상업지구가 자리하며, 반경 1km 거리에 경북도청 신청사, 경찰청, 제2행정타운이 예정돼 있다. 단지 앞으로 신도시의 중심도로가 있으며, 단지 뒤로는 근린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인근에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이다. 신도시에는 유치원 6곳, 초등학교 7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3곳이 계획돼 있다. 대학교와 R&D시설 유치도 계획돼 있어, 교육여건이 우수한 편이다. 아이파크 분양관계자는 “도청이전을 앞두고 인근 지역 주택가격과 토지가격이 상승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호조세”라며 “신도시 내 첫 1군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경북도청 신도시 아이파크 모델하우스는 안동시 옥동 1115번지에 있으며 3월 오픈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역단체장 신년 인터뷰] 김관용 경북지사

    [광역단체장 신년 인터뷰] 김관용 경북지사

    “올해의 도정 목표도 제가 도지사 취임 이후 8년 동안 한결같이 추진해 온 일자리 창출과 투자 유치입니다. 도민들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도정의 역량을 총결집하겠습니다.” 김관용(72) 경북지사는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도민과 함께하는 삶의 현장에서 목민(牧民)을 실천하는 일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저의 성장 배경이나 지금껏 걸어온 과정을 보면 야전에서 일생을 바쳤다. 도민의 선택에 맡기겠다”며 3선 도전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서울신문 신년 여론조사에서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직무평가와 재신임도가 가장 높았다. -업무 평가에서 긍정적 응답 비율이 70%로 광역단체장 출마 예정자 중 1위를 기록했다. 재지지율도 52.9%로 유일하게 과반수를 기록했다. 모두가 오로지 일로 승부를 건 도지사에게 도민들이 보내 준 뜨거운 신뢰와 격려라고 생각한다. 또 경북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 공무원과 지역 국회의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긴장감을 갖게 된다. 더욱 분발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 →현역 광역자치단체장 중 3선 도전 의사를 유일하게 밝혔는데. -선수가 문제 될 것은 없다. 지역발전과 주민들을 위한 진정성이 중요하다. 일부에서 내가 나이와 선수(구미시장 3선, 경북지사 재선)가 많다는데, 여론조사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안다. 유교 문화가 뿌리 깊고 전국에서 고령화 정도가 가장 심한 경북은 지금 풍부한 경험과 경륜이 필요한 때다. 설 명절 이후 도민들에게 (3선 도전과 관련한) 입장을 자연스럽게 밝히겠다. 결코 이벤트화하지 않겠다. →올해 개도 700주년에 맞춰 안동·예천으로 도청 이전이 계획돼 있다. 추진 상황은. -도청 이전은 도민과의 약속이자 역사적인 사업이다. 현재 도청 신청사의 공정률은 60% 정도다. 진입도로도 공사가 한창이다. 연말쯤 신청사가 완공되면 도지사 사무실부터 옮기겠다. 부서 이전은 도청공무원노동조합 등과 협의해 주요 부서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이를 위해 우선 셔틀버스 및 숙소 등 제반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도청 신도시 아파트 및 학교·병원 등 생활 근린시설 마련은 불가피하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도청 이전과 함께 경북의 정체성 확립을 강조하고 있는데. -새 도청은 경북의 혼과 정신을 되찾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 나라가 어려웠을 때 앞장서서 길을 열었던 경북의 유전자(화랑·선비·호국·새마을운동 등)가 새 도청을 계기로 더욱 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위해 경북의 정체성으로 ‘경북 정신은 한국 정신의 창, 경북 사람은 길을 여는 사람들’을 설정했다. 이를 토대로 도민과 출향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체성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 →올해 주요 사업은. -지난해 터키 이스탄불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이어 해양 실크로드 개척과 신라왕경 복원 등 경북의 문화 융성 시대를 열어 가겠다. 물론 신라 문화유산 전승과 가야 문화 세계유산 등재, 유교 문화 활성화 등 3대 문화권 사업도 꽃피워야 한다. ‘경북 과학’ 실현을 위해 4세대 방사광가속기 및 양성자가속기를 조기 건설하겠으며, 유엔과 협력해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확산시켜 나가겠다. 자유무역협정(FTA) 파고를 넘기 위해 경북농민사관학교에서 농업 인재를 육성하고 농어민 지원책 마련에도 힘을 쏟겠다. 이 밖에도 해야 할 굵직굵직한 일이 매우 많다.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및 투자 유치 계획은. -올해는 친서민 일자리의 정부 재정 지원 감소에 따라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목표를 지난해 6만 4395개보다 0.8%(571개) 증가한 6만 4966개로 잡았다. 시책 추진의 모든 기준을 일자리와 연계해 기업 유치 일자리, 취약계층·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겠다. 올해 투자 유치 목표도 6조원으로 늘렸다. 일자리와 투자 유치 확대는 생존의 문제로 사활을 걸겠다.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동안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 주고, 잘못은 용서해 준 도민들에게 거듭 감사를 드린다. 도민들의 기대에 시원시원하게 답을 드리지 못한 점은 미안하다. 모두가 경북에서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이미 현장에서 살고 죽겠다는 굳은 각오가 돼 있는 만큼 경북 발전을 위해 흔쾌히 몸을 던지겠다. 힘과 지혜를 모아 달라.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사랑 나눈 일일찻집, 이웃돕기 성금 넘쳤다

    사랑 나눈 일일찻집, 이웃돕기 성금 넘쳤다

    지역 주민들이 일일찻집을 통해 주변의 어려운 이웃 돕기에 나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민자치가 정착되고 있는 은평구 동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는 말을 듣는다. 은평구 신사2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22일 자치회관 2층 주민카페 비단뜨락에서 열린 ‘이웃돕기 일일찻집’에 300여명이 참여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 이번 행사는 ‘나누면 기쁨 두 배’라는 주제를 가지고 주민자치위원회 주축으로, 지역 내 각종 직능단체가 적극 힘을 더하면서 명실상부한 대표 나눔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운영 수익금은 2014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사업비와 비단뜨락 운영기금으로 적립된다. 구 관계자는 “외부 도움 없이 주민 자생적인 카페와 문화공연 등을 숱하게 마련한다”면서 “지역을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행사를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2011년 신사2동 주민센터 신청사와 함께 문을 연 비단뜨락은 주민자치위원회에 별도 운영분과를 뒀다. 지난해 12월에는 연말과 성탄을 맞아 한 해 동안 발생한 수익금 등으로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 아동 보호시설, 지역아동센터 등에 난방비와 시설 운영비를 지원해 훈훈한 지역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김창운 신사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자치사업으로 운영되는 비단뜨락에서 지난 2년 8개월간 쌓인 노하우를 활용해 얻는 수익으로 다시 소외된 이웃을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반겼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3) 명암 엇갈린 공기업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3) 명암 엇갈린 공기업

    공기업 개혁이 박근혜 정부의 제1혁신과제로 떠올랐다. 박 대통령이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기업의 대규모 부채 및 방만 경영 척결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정부가 공기업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부채 해결 등을 위한 자구책을 내놓고 실천하는 공기업이 있는가 하면 만년 ‘방만 경영’의 꼬리표를 단 채 별다른 개선책이 엿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체질 개선을 위해 개혁의 속도를 올리는 공기업과 여전히 방만 경영으로 비난받는 공기업의 문제점 등에 대해 짚어봤다. 2013년 기준 한국전력(KEPCO)의 부채는 95조원에 이른다. 2007년 기준 21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던 한전은 빠르게 부채가 늘어나면서 부실 공기업의 대명사로 통하기도 했다. 한전은 지난해 11월 전기요금 인상 발표를 앞두고 무려 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절감할 강력한 대책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임직원의 임금 반납을 비롯해 처분 가능한 자산 매각등을 통해 2012년 기준 186%인 부채 비율을 15% 포인트 줄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한전의 부장 이상 임직원은 지난해와 올해 임금 인상분을 전액 반납하기로 했다. 성과급에 대해서도 지난해는 10~30%, 올해는 50% 이상 반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기준으로 조환익 사장은 월 급여액의 36.1%, 임원은 27.8%, 부장 이상은 14.3%의 월급이 삭감된다. 한전은 또 부채를 줄이고자 매각 가능한 자산 전부를 판다는 원칙을 세웠다. 한전 KPS와 한전기술 등 자회사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LGU+와 한전산업개발 지분을 팔아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 부지와 양재동 강남지사 사옥 등 알짜배기 보유 부동산도 전부 매각기로 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5년 연속 적자 기업이라는 오명을 썼던 한전은 지난 한 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별도기준)이 모두 소폭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시설공단도 위기를 기회로 바꾼 공기업이란 평가를 받는다. 철도시설공단은 최근 고속철도에 설치되는 터널 경보장치, 지진 감시 설비 등 안전 설비의 적정 수량을 재검토해 66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철도시설공단은 정부의 공기업 부채 감축, 예산 절감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공단 6대 경영 방침 중 하나인 ‘과잉 시설 없는 경제 설계’를 위해 철도 안전 설비의 적정성을 재검토했다. 반면 고질병인 방만 경영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공기업도 상당하다. 부채 규모 1위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경영 실적에 따른 성과급으로 899억 95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LH 직원 1인당 1360만원씩 성과급을 챙긴 셈이다. 특히 지난 5년간 부채는 56조원이나 늘어났음에도 직원 성과급은 2011년 1076억원, 2012년 830억원에 이르렀다. 또 LH는 매년 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공사 내 45개 동호회에 연간 약 1억 20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테니스·산악회·축구 동호회에 연간 500만원씩, 농구·마라톤·요가 동호회 등 13곳에는 400만원씩 지원했다. LH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총부채 142조원을 기록했으며 금융 부채가 107조원에 달해 하루에 이자로 나가는 비용만도 120억원이 넘는다. 전체 공기업 부채 가운데 LH의 부채는 28%를 차지한다. 부채에 허덕이면서도 공공기관 지역 이전을 빌미로 호화 신청사를 건립 중인 공기업들도 허다하다. 32조원대의 부채를 안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대구 혁신도시 인근에 지하 2층, 지상 11층 규모의 신청사를 짓고 있다.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이 청사는 기존 분당사옥의 2배 넓이로, 건축비만 2800억원이 넘는다. 가스공사의 부채는 자본금의 4배에 달한다. 내년에 경북 김천으로 이전하는 한국도로공사는 경기 성남시에 300억원대의 신청사 부지가 있지만 이를 팔지 않고 2600억원대의 은행 빚을 내 김천 청사를 짓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도로공사의 성남 부지는 9년째 매각 입찰 한번 실시하지 않은 채 방치해 두고 있다. 도로공사의 부채는 23조 8000억원에 달하며 이로 인한 한달 은행 이자만 992억원에 이른다. 전체 295개 공기업의 지난해 부채는 493조원이다. 국가 채무 442조 7000억원보다 많았다. 공기업 개혁이 정부의 제1혁신과제가 된 이유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구글어스를 통해 대한민국 서울 중구의 흥인문과 광희문 사이를 보면 전에 없던 대형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구렁이가 똬리를 튼 것 같기도 하고, 시내 한복판에 불시착한 UFO(미확인비행물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공위성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이 건축물은 옛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들어서 오는 3월 개관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다. 오세훈 전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의 역점 사업이자 서울의 랜드마크로 삼고자 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 건물이 창조와 변혁의 아이콘으로 서울을 전 세계 디자인의 중심도시로 만들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단정짓기엔 설계부터 건설공사 과정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미 5000억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혈세가 투입됐을 뿐 아니라 앞으로 운영과정에서 또 얼마나 많은 세금을 더 쏟아부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심 흉물로 전락한 서울시 신청사, 세빛 둥둥섬과 함께 오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디자인서울 프로젝트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를 조짐이다. 거대한 조감도와 허황된 표어를 앞세운 프로젝트가 시민 모두의 자산이자 살아 꿈틀거리는 서울 도시디자인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제라도 메가시티 서울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 프로젝트 진행절차상의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 개관을 앞둔 DDP의 사례에서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 동대문운동장과 그 주변지역을 재개발하는 계획은 2000년대 중반 이전에 이미 세워져 있었다. 민선 4기 오 전 시장은 관광객 1200만명을 목표로 하는 도시마케팅 정책을 내세워 2006년 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문화로 돈을 번다’는 컬처노믹스를 강조하며 광화문축, 인사동-명동축, 세운상가 녹지축, 동대문디자인축을 근간으로 하는 도심재창조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07년 월드디자인플라자 건설계획을 추가했고, 이를 위해 국내외 건축가 8명을 지정한 가운데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했다. 그해 8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그 일대의 역사성을 살려 공원화하려던 계획은 명품 건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예산규모도 900억원에서 3700억원으로 늘어났다. ‘동대문 잔혹사’는 동대문운동장 철거과정에서 600년 도읍 한양의 역사 유적이 발굴되면서 클라이맥스를 맞는다. 2008년 겨울 DDP 건설현장에서 청계천 물길이 성곽 밑을 관통해 흘러가도록 만든 이간수문(二間水門) 등 총 123m에 이르는 한양도성 성곽과 조선시대 최대 군영인 훈련도감의 부속기관인 하도감 터 유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성곽은 일제강점기에 경성운동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멸실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최고 잔존 높이 4.1m에 바닥 폭 8~9m에 이르는 규모로 남아 있다는 게 확인됐다. 서울시는 일단 공사를 중지하고 자하 하디드와 협상을 벌인 끝에 1000억여원을 다시 들여 설계를 약간 변경해 공사를 강행했다. 서울성곽 안쪽에 있던 하도감을 성곽 밖으로 이전시키고, 그 터에 있던 유적들도 여기저기로 옮기고 터를 덮어버렸다. ‘주변과도 어울리지 않는 기괴한 외관’이라는 비난은 디자인의 독창성이니 덮어 두더라도, 서울의 유구한 역사를 무시한 채 올라선 건물에 서울시민들이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주기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5000억원짜리 애물단지’를 떠안게 된 박원순 시장은 DDP의 콘셉트를 ‘세계 디자인 메카’에서 ‘함께 만들고 누리는 디자인’으로 바꾸고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에 들어갔다. 공공건축물이란 용도와 목적이 먼저 있고 그에 맞게 건축물을 구상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인데, DDP의 경우는 그 반대가 된 셈이다. 7년여에 걸쳐 3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세운 서울시 신청사의 건물디자인 공모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을 담은 다큐영화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시청사 디자인 선정을 둘러싼 논란을 개괄하고, 대형 시공사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맡아 계약하는 턴키 방식으로 인한 상업주의와 관료주의의 폐해를 꼬집는다. 이 영화를 만든 정재은 감독은 “시청사가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공공건축물이 진영논리에 갇혀 그 속에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하는지의 가치가 실종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사람들은 흉물이 된 시청사 건설에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것을 문제 삼을 뿐 정작 어떤 가치를 위해 돈을 들여야 하는지, 우리에게 어떤 공간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면서 “DDP의 경우도 세계적인 위대한 건축가의 예술작품을 갖고 싶다는 요구와 욕망이 있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디자인 서울’로 가시화되고 본격화된 공공프로젝트에 대한 비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추적해 보자. 발주의 주체인 공무원 혹은 국가기관의 무능과 무지, 리더의 정치적 야심이 그 단초를 제공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공무원들에게 건축의 전문성을 갖추라고 요구할 수는 없을지라도 다른 방식으로 전문성을 갖춰 이를 극복할 것을 주문할 수는 있다. 건축비평가 이종건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공공프로젝트의 성패와 관련한 모든 공과는 주체능력의 한계가 그 원인”이라며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동원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공공프로젝트의 추진과정에서 윤리적인 기준과 전문적 안목을 갖춘, 제대로 된 전문가들을 배제한 채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신청사의 디자인 결정도 그렇고, DDP의 공모당선작 결정도 한국건축문화와는 거리가 먼 인물들을 최종심사에 참여시켜 정치적인 결정에 거수기 역할을 하게 한 결과 시민혈세만 낭비하고 비루한 외형물이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대학에서도 건물을 짓는 데 모든 학생과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공개심사를 하며 문제점을 검토하는 등 결정과정을 거친다”면서 “공공프로그램은 절차가 가장 중요하며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없을수록 모든 절차는 더 투명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앞으로 추진될 공공프로젝트는 전체 절차 안에 검증·비판·감시가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인물을 부지런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절차상의 문제도 문제지만 정치적인 야심에 휘둘려 조급증을 부린 것도 앞으로의 공공프로젝트 추진에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대목이다. 서울시 신청사를 짓는 데 7년, DDP를 추진하는 데 7년 6개월이 각각 소요된 사실은 세계적으로는 뉴스거리가 될 만하다. 가까운 일본을 예로 들어보자. 일본 오사카 시립역사박물관 건물터는 고대궁궐 유적지 궁터 일부였다. 유적 파괴 논란이 일자 오사카 시는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토론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데만 7년을 보냈다. 그리고 유적을 훼손하지 않고 그 자체를 지하에 보존키로 했다. 그 위에 건설된 고층 박물관은 오사카의 랜드마크가 되어 있다. 서울시 디자인 서울 총괄본부장을 지낸 권영걸 서울대 교수는 “서울을 디자인 도시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한 점은 인정해야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다”며 “장·단기 계획을 투트랙으로 진행하면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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