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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통위 외부위원 5명중 4명 새달 교체… 금융 전문가에 물었더니

    금통위 외부위원 5명중 4명 새달 교체… 금융 전문가에 물었더니

    우리나라의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금융통화위원들이 다음 달 대거 교체된다. 시중은행의 예금·대출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현 3.25%)가 매달 이들의 손에 의해 결정된다. 당연직 금통위원인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한 5명의 외부위원 가운데 4명(공석 포함)이 새로 뽑힌다. “어떤 사람이 금통위원이 되느냐에 따라 통화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A 이코노미스트), “매파(금리 인상론자)가 나가고 비둘기파(금리 인상 신중론자)가 장악할 것”(B 채권딜러) 등 시장의 목소리가 분분하다. 이성태 전 금통위 의장 겸 한은 총재는 13일 서울신문과 전화인터뷰에서 “금통위는 어떤 특정 분야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가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각 분야 대표를 뽑는 제도는 없다.”며 현행 추천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금통위원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은, 은행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5곳이 각각 한 자리씩 추천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무늬만 추천’일 따름이다. 한 전직 금통위원은 “내가 어디 추천인지 (금통위원이) 되고 나서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은 다섯 자리가 모두 청와대와 정부의 영향권에 있다 보니 논공행상식 나눠먹기로 전락했다.”며 “차라리 여야 국회에서 추천하는 게 그나마 (정권 입맛에 맞는 금통위원 선임을) 견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금통위원을 지낸 이성남 민주통합당 국회의원도 “초유의 금통위원 2년 공석 사태도 현행 추천제도가 낳은 파행”이라면서 “국회 추천제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책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의 여러 부문을 종합적으로 살펴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폐지보다는 추천제도 자체를 제대로 운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하 교수는 “김중수 한은 총재가 비둘기파로 분류되고 있고 인플레 기대심리마저 매우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자칫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임명권자가 명심해야 한다.”며 금통위원 인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상근 금통위원을 지낸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요즘 세계 경제에서 재정 이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게 금융인데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금통위의 중요성과 역할이 경시되는 풍조”라고 우려했다. 금통위원의 핵심 자질에 대해서는 여러 사람이 전문성, 확고한 신념, 실전 경험, 현실감각 등을 꼽았다. 어 회장은 여기에 덧붙여 “세계 금융시장이 갈수록 일체화되고 있는 만큼 국제금융 흐름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정보와 감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은에만 의존하지 말고 국내외 시장과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금통위원의 임기를 늘리는 데 대해서는 통화정책의 안정성과 독립성을 들어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 현행 임기는 4년으로 미국(14년), 유로존(6년), 일본(5년) 등 외국에 비해 짧다.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는 “전문성 검증을 위해 원칙적으로 필요하다.”는 공감 아래 “우리나라의 청문회 특성상 검증보다는 망신주기에 그칠 것”(전성인)이라는 지적과 “그래도 터무니없는 ‘낙하산’은 막을 수 있을 것”(하준경)이라는 현실론이 엇갈렸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금통위 의장인 한은 총재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면서 “금통위원 개개인에 대해서도 (청문회를) 할 필요가 있는지는 좀 더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한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진 비상근으로의 전환은 금통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아직 뿌리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친이계 싹 다 자른 것 같다” 靑 당혹

    “당혹스럽다. 뭐라고 말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5일 새누리당의 2차 공천결과가 발표되자 청와대는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청와대 참모 출신들과 친이(친이명박) 진영의 상당수가 두 차례의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새누리당이 현 정부와 분명한 선 긋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인식이 팽배한 모습이다. 특히 1차 때 공천이 확정된 윤진식(충주) 전 정책실장에 이어 이날 정문헌(강원 속초·고성·양양) 전 통일비서관만 공천을 따내는 저조한 성적을 내는 데 그치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경선까지는 부쳤어야…” 불쾌 청와대 정무라인의 한 관계자는 “안타깝다. 야당하고 싸움을 해야 하는데….”라면서 “나중에 뒷말이 안 나오려면 절대 우세가 아닌 지역은 경선에 부쳤어야 했는데, 그런 점이 고려되지 않고 (친이계는) 싹을 다 자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추세라면 경선지역 등으로 남은 곳은 3, 4차 공천 때도 친이계나 청와대 출신은 계속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혹감 속에 공천 작업이 마무리된 게 아닌 만큼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나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서운한 게 사실이지만, 일방적으로 ‘공천학살’이라는 표현은 쓰기 애매하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미 공천은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만큼 이번 공천에 청와대는 일절 개입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를 몰살시킨 2008년 한나라당 공천의 ‘재판’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가운데 당의 이번 공천으로 이미 기능을 상실한 당·청 관계는 사실상 와해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공천 끝난 것 아니잖나…” 신중론도 청와대의 다른 핵심관계자는 “어느 정도 결과를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나오다니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공천개혁’이라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옥석은 가렸어야 하지 않느냐.”면서 “이제 당과 청와대의 의견 조율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천 결과와 관련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오늘의 눈] 양치기 소년과 마녀사냥/이영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양치기 소년과 마녀사냥/이영준 사회부 기자

    “늑대가 나타났다.”는 양치기 소년의 잇단 거짓말에 주민들이 감쪽같이 속았다. 그랬더니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엔 “또 거짓말이겠지.”라며 외면했다. 마을의 양은 늑대에게 모조리 잡아 먹혔다. 이솝우화 ‘양치기 소년’의 줄거리다.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교훈이다. 또 장난삼아 거짓말을 일삼다 보면 진실마저도 거짓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채선당 종업원이 임신부의 배를 발로 찼다.”는 ‘채선당 사건’과 “대형서점 내 식당에서 한 50대 여성이 초등학생의 얼굴에 뜨거운 된장국을 쏟아 화상을 입히고 도망갔다.”는 ‘국물녀 사건’이다. 모두 인터넷 게시글에서 불거졌다. 피해자 또는 그 부모가 올린 글이기에 의심 없이 믿었다. 누리꾼들은 분별 없이 가세했다. ‘마녀사냥’이나 다름없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옮겨지면서 채선당 종업원은 파렴치한으로, 국물녀는 몰상식한 여성으로 몰렸다. 광기어린 비판도 쏟아졌다. 그러나 사실은 달랐다. 폐쇄회로(CC) TV가 진실을 밝혔다. 종업원은 임신부의 배를 발로 차지 않았고, 국물녀는 아이가 실수로 달려들어 부딪쳐 쏟아진 것으로 결론났다. ‘대반전’에 누리꾼들은 두 번 속았다. 그러나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채선당은 막대한 매출 감소와 함께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또 국물녀의 인권을 어찌할 것인가. “무턱대고 비판하지 말자.”는 자중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긍정적인 현상이다. 지난달 29일 한 슈퍼마켓에서 중년 여성이 여고생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슈퍼 폭행녀’ 동영상이 인터넷에 떴다. 이유야 어찌됐건 폭력을 휘두른 것은 잘못임에 틀림없다. 누리꾼들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불편한 진실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양치기 소년 효과’다. 무턱대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휩쓸린다면 자신도 ‘양치기 소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자각한 듯하다. 바람직하다. 두 번 속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apple@seoul.co.kr
  • [커버스토리-위기의 탈북자] ‘조용한 외교’로는 한계… 中과 마찰 빚더라도 요구해야

    [커버스토리-위기의 탈북자] ‘조용한 외교’로는 한계… 中과 마찰 빚더라도 요구해야

    탈북자 강제 북송을 조속히 해결할 묘책은 없다는 것이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중 양국뿐 아니라 북한과 중국, 그리고 남북 관계가 모두 얽혀 있고, 국제법과 국내법, 인도주의적 접근이 모두 적용되는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북·중 간 협의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후 중국이 북한의 불안정을 우려해 탈북자 관련 협의가 힘들어졌다.”며 “한·중 관계에 악영향이 있더라도 중국 측에 국제 규범을 지켜 탈북자를 북송하지 말라고 요청할 때가 됐고, 효과를 거두려면 여론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오는 27일 유엔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국제 규범에 따른 탈북자 북송 금지 원칙을 상기시킬 것”이라며 “다만 불필요한 자극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중국을 지명하는 것은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주의적·국제법적 접근과 함께, 중국 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흥규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는 “한·중이 합리적인 ‘윈윈’ 세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국군포로·납북자 등 한국에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한국에 오게 하고 중국이 주장하는 ‘일반 월경자’는 중국에 살게 하거나 북으로 돌아가도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하는 확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현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도 탈북자 문제가 이슈화되면 부담을 느끼니 기왕 문제를 제기한 이상 확실하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며 “국제 사회에서의 다자적 문제 제기와 한·중 간 양자 협의 간에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탈북자와 관련한 ‘조용한 외교’는 이제 한계가 있고, 국내외의 관심과 양자·다자 차원의 일관된 정책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당장은 중국과 마찰을 빚더라도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한·중 관계의 궁극적 발전을 위해서는 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효과를 고려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난민 간주 여부는 중국이 판단하는 것이니 난민협약을 앞세우기보다 외교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한·중 간 신뢰 회복을 통해 탈북자, 한국 체류 중국인 등 인도적 문제를 상시적으로 파악, 협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하종훈기자 chaplin7@seoul.co.kr
  • 민주, 박원순 뉴타운 재검토에 난감

    민주, 박원순 뉴타운 재검토에 난감

    4월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지역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대상 610곳에 대해 원점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민주통합당 안팎에 난감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이번 총선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필두로 시작한 뉴타운 공약 남발로 인한 폐해를 시정하는 차원에서 사실상 ‘뉴타운 심판’으로 가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한때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뉴타운 지역 의원들의 경우 총선 공약을 완전 바꿔야 할 판이어서 표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31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주거복지기획단과 박 시장은 이번 뉴타운 사업 재검토 문제와 관련해 조만간 회동을 갖고 세부적인 정책 사항들을 논의, 진행시키기로 했다. 주거복지기획단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정확하게 1인당 2억~3억원 등 구체적으로 추가 비용 부담이 얼마가 드는지를 언급해 그동안 무분별하게 지정된 뉴타운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08년 18대 총선 과정에서 뉴타운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의원들은 뉴타운 해제 등으로 인해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는 지역 유권자들의 심기를 예의주시하며 신중론을 펼쳤다. 주거복지기획단 소속인 전병헌(동작구 갑) 의원은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시장의 ‘원주민·사람’ 중심 뉴타운 추진에 대한 원칙과 방향은 옳지만 이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입법이 필요하고 주민들에 대한 보다 섬세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재검토 과정에서 주민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맞춤형으로 각 뉴타운별, 지구단위별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민 요구를 극대화하는 절차적 문제가 보다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한나라당 정몽준(동작구 을) 의원을 비롯해 상당수 의원들은 뉴타운 공약으로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 뉴타운 지역구의 한 의원은 “그동안 들어간 비용에 대한 서울시 부담 문제도 그렇고, 국가 차원의 행정 입법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게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타운 해제는 현재 뉴타운 사업추진위가 구성되지 않은 지역(317곳)은 토지 소유자 30% 이상이 사업 해제를 요청하면 해제가 가능하다. 사업추진위나 조합이 설립된 경우(293곳)에는 토지 소유자 50% 이상이 동의해야 사업 해제가 가능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돈봉투전대 파문] 용퇴론에, 전대 돈봉투 살포설에… 설 자리 더 좁아진 親李

    [돈봉투전대 파문] 용퇴론에, 전대 돈봉투 살포설에… 설 자리 더 좁아진 親李

    “왜 하필 친이(친이명박)계 용퇴론이 비등하는 시점에 ‘양심선언’인가.”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공개한 직후 당 내 친이계가 백척간두에 선 형국이다. 비상대책위발(發) ‘MB정권 실세 용퇴론’이 부각되면서 안 그래도 친이계가 궁지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친이계 전 대표의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설로 이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당초 친이계는 자신들을 겨눈 용퇴론에 거세게 반발했다. 비대위원 사퇴론, 비대위 결별설을 들먹이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친이계 중진인 박희태 국회의장과 안상수 전 대표가 돈 봉투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되자 이런 목소리는 자취를 감췄다. 친이계 사이에선 용퇴론에 이어 돈 봉투 파문이 불거지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친이계 퇴출을 겨냥한 것이라는 ‘음모론’도 나돌았다. 친이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비대위로서는 그만큼 쇄신의 기치를 드높일 공간이 열린 셈인 것이다. 친이계는 6일 돈 봉투 사건에 대해 “구악의 정치문화를 갈아엎는 대승적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주로 강조했다. 정치 개혁에는 계파 간 구분이 있을 수 없다는 논리다. 친이 직계로 분류되는 권택기 의원은 “친이계가 저지른 것도 아니고 당 대표 후보가 한 일인데 왜 친이계를 거론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같은 친이 직계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친이계가 더 이상 타격받을 것도, 난감할 것도 없다. 다만 돈 봉투 사건을 친이·친박 대결 구도로 몰아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돈을 건넸다는 당사자가 거론된다.”면서 “국회의장이 검찰에 소환되는 초유의 사태가 올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구태의 정치문화를 갈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선 정병국 의원은 “정권 후반기인 지금 친이계가 어디 있나. 다 각자도생하고 있다.”면서 “계파를 나눌 때가 아니라 당 차원에서 일치단결해 쇄신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반면 친이 성향의 다른 의원은 “정당판의 돈 봉투 문화를 진짜 개혁하려면 돈을 받은 당시에 했어야 한다.”면서 “진정성 측면에서 고 의원은 나쁜 정치인”이라고 공격했다. 이 의원은 “지금 와서 뒤늦게 245명의 한나라 당협위원장을 전부 소환하라는 얘기냐.”고 따져 물었다. 친이 성향의 다른 비례대표 의원은 “돈 봉투 건과 쇄신은 별개 사안”이라며 친이계의 위기라는 시각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이 사건을 계기로 당 쇄신이 더 가속화되겠지만 쇄신은 쇄신대로 하면 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영우 의원은 “친이·친박을 떠나서 (돈 봉투가) 잘못된 관행이었다면 반드시 근절해야 될 문제다. 두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음모론도 제기됐다. 고 의원의 ‘폭로’가 물갈이를 밀어붙이는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친이계를 몰락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고흥길 의원은 “왜 이 시점에 돈 봉투 이야기가 나왔는지 이유나 배경이 석연치 않다.”고 의심의 눈길을 들이댔다. 그러면서도 “다만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사건 때와는 달리 신속히 검찰 수사를 맡겼으니 일단 지켜보자.”고 신중론을 폈다. 이재연·허백윤기자 oscal@seoul.co.kr
  • ‘로비 의혹의 핵’ 정용욱, 윗선 캘 열쇠?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한예진) 이사장의 횡령·탈세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최측근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을 넘어 최 위원장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안팎에서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강하지만 정 전 보좌관 조사 이후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수사 방향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과 청와대의 다방면에 걸친 사실관계 파악도 최 위원장을 옥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무엇보다 김 이사장의 횡령금액 및 비자금 사용처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김이사장 주변여인들 조사 주력 검찰은 한예진 자금 담당이었던 최모(38·여·구속)씨를 5일 소환해 조사했다. 최씨는 비자금에 연루된 핵심 인물이다. 검찰은 게다가 최씨 주변 인물들에게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 이사장과 잘 알던 어머니 김모씨의 권유로 한예진에 취직한 최씨는 김 이사장과 함께 횡령에 가담한 뒤 김 이사장에게 로비 및 회계장부를 들이대며 협박했다. 김씨는 무속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횡령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경기 파주에 위치한 16억원 상당의 고급 한정식집을 최씨에게 넘긴 것으로 검찰은 확인했다. 지난달 21일 공갈 혐의로 구속된 최씨는 검찰에서 김 이사장이 선의로 음식점을 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의 주변인도 파고들고 있다. ‘김학인→강남 B여성병원장 임모씨→정용욱’으로 이어지는 김 이사장의 EBS 이사 선임 로비, ‘김학인-임씨-정용욱-최시중(?)’의 4자 관계를 푸는 열쇠는 다름 아닌 김 이사장의 주변인이 쥐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2006년, 2008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에서 임씨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임씨를 정 전 보좌관에게 소개해준 뒤 임씨를 통해 정 전 보좌관에게 EBS 이사 선임을 로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귀국여부에 수사 성패 달려 검찰의 최종 표적은 정 전 보좌관이다. 검찰 관계자는 “얽히고설킨 수수께끼는 정씨로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A업체→정용욱→최시중(?)’으로 이어지는 수십억원대 금품수수 의혹의 중심에 정 전 보좌관이 자리 잡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된 여직원 최씨와 임씨 등 김 이사장 주변인 조사 이후 정 전 보좌관 수사로 이어지는 게 수순”이라면서 “그 다음 단계는 정 전 보좌관 수사 이후에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향후 검찰 수사의 향방은 지난해 10월 돌연 정책보좌관직을 사임하고 동남아로 떠난 정 전 보좌관의 귀국 여부에 달렸다. 김승훈·최재헌기자 hunnam@seoul.co.kr
  • 20대가 주목한 2011년 대한민국 핫이슈는?

    전국 남녀 20대 1000명에게 올해 가장 관심 있었던 이슈와 그에 대한 생각을 알아본 결과, 20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이 2011년 대한민국 20대 핫이슈를 총 정리하는 연말결산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1위는 ‘반값 등록금’(32.3%)가 차지했다. 20대 3명 중 1명이 꼽은 반값 등록금 문제는 20대들의 실제 생활과 가장 밀접한 사안일 뿐만 아니라 20대 표심을 향한 정치권 최대 이슈로 떠올라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다. 2위에는 13.5%가 답변한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 3위에는 12.6%가 답변한 ‘한미FTA’가 올랐다. 이밖에 ‘도가니법’, ‘나는 꼼수다’, ‘안철수 신드롬’ 등이 뒤를 이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대선 출마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30.8%가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만큼 출마해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답했고, 32.3%가 “정치적 경험이 거의 없으므로 섣불리 출마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32.0%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야지 남들이 간섭해선 안된다.”고 중립적인 의사를 나타냈다. ‘나는 꼼수다’가 20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50.7%가 “기존의 보수 언론에 의해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깨닫게 되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기존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이슈나 정보를 독특한 시각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은 좋지만 현 정치권에 대한 혐오와 반항심을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신중론도 24.6%를 차지했다. 이밖에 “잘못된 정보와 왜곡된 분석으로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치인식을 심어주고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가 6.7%, “재미로 들을 뿐, 정보는 나름대로 걸러 들으므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가 8.9%, “잘 모른다.”가 9.1%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를 통해 전국 20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다. 가구전화 자동응답조사 방식으로 표집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3.1%p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부, 조의 표명여부 고심… 통일부 “정해진 것 없어”

    정부가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할 것인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에도 조의를 표하지 않았던 만큼, 조의 표명 여부가 남북관계에 모종의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조의를 표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판단이 있을 것이고, 북한 측에서 외국의 조문사절은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현재까지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는 오후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국무회의 후에도 조의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보선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의 조의 표명 및 민간 차원의 조문을 위한 방북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으며, 유관부처 간 현재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고 답했다. 정부가 조의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천안함·연평도 사태 이후 남북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조의를 표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을 의식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1994년 김 주석 사망 당시 김영삼 정부는 관련 성명을 냈으나 격을 낮춰 사실상 조의는 담지 않았었다. 정부 당국자는 “1994년에는 조의 표시를 하지 않았고 조문단 파견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달라야 할 필요가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사망에만 조의를 표하는 것이 남북 관계에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성명 수준을 넘어 조의를 표함으로써 냉각된 남북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북한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때 우리 측에 조문단을 보내는 등 애도를 표했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후 후지무라 오사무 일본 관방장관이 이례적으로 애도의 뜻을 나타낸 것도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섣불리 조의를 표했다가 여야 정쟁의 ‘불씨’가 되거나 ‘남남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신중론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국내 여론이나 향후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檢 ‘디도스 몸통’ 겨눴다

    檢 ‘디도스 몸통’ 겨눴다

    지난 10·26 재·보궐선거 당일 벌어진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가려졌던 ‘윗선’ ‘배후’ ‘공모’를 겨냥하고 있다. 사실상 원점 수사인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디도스 특별수사팀(팀장 김봉석)은 16일 오후 자금 1억원의 출발점인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 김모(30)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씨는 디도스 공격의 주범인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전 비서 공모(27·구속)씨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디도스 공격이 감행된 선거일 전후로 공씨에게 각각 1000만원, 9000만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1차 배후’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은 국회의장실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김씨를 상대로 돈거래의 성격과 출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앞서 경찰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김씨는 해당 자금이 디도스 공격에 쓰일 줄 몰랐다고 답했지만 거짓으로 판명났다. 검찰은 이와 관련, 조사를 받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증거로서 의미가 있을지 더 검토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검찰은 본격적으로 ‘배후’에 칼을 겨누고 있다. 공씨의 ‘취중 우발 단독 범행’으로 결론내린 경찰 수사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듯 검찰은 연일 압수수색에다 관련자 소환 등에 이르기까지 속도를 내고 있다. 디도스 공격의 ‘몸통’ 쪽으로 한발씩 다가가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국회의원실을 상대로 진행된 압수수색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은 김씨가 공씨 등의 디도스 공격에 상당히 연루된 정황을 잡고,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씨와 주범인 공씨는 모두 최 의원의 전 비서 출신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배후가 있음을 전제하고 공씨의 단독 범행이 아니라고 보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는 시각은 섣부른 판단”이라며 의원실 압수수색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검찰이 적어도 디도스 공격에 의원실 비서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없다. 검찰은 디도스 공격이 공씨의 단독 범행이 아님을 입증하는, 즉 배후가 있음을 입증하는 단서를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최 의원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영준·최재헌기자 apple@seoul.co.kr
  • [유로존 운명의 1주일] 위기 열쇠 쥔 ‘4인방’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운명의 한 주’가 시작된 가운데 세계의 눈이 구원투수 4인방에 쏠려 있다. 5일(현지시간) 회동에서 유로존 ‘재정 통합’ 방안을 내놓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지난 1일 유로존 국채 매입 확대를 시사한 ‘슈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유로존의 구세주냐, 골칫거리냐’ 하는 논란에 직면해 있는 메르켈 총리의 결단이 주목된다. 그는 유일하게 남은 유로존 해법 2가지로 꼽히는 유로본드 발행과 ECB의 최종 대부자 역할에 반대하고 있다. 유럽 전문가인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의 장 카르트메르 브뤼셀 특파원은 “정치적 비전도, 상황 파악 능력도 없는 메르켈이야말로 유럽의 근본적인 문제”라고까지 비난했다. 그녀와 독일 국민들은 두 방안 모두 ‘무책임한 남유럽’의 낭비벽과 인플레이션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긴축과 규제만이 현 위기의 유일한 탈출구라 믿고 있다. 또 인기가 떨어질 결정은 절대 하지 않고 특유의 신중한 성격으로 ‘스텝 바이 스텝’ 해법을 고집하는 메르켈 총리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변화시키는 사르코지 대통령이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같은 용기는 선천적으로 결여돼 있다.”, “위기를 키운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내년 5월 재선을 앞둔 사르코지 대통령은 국가신용등급 ‘AAA’ 사수에 목숨을 건 만큼 유로존 어느 지도자보다 재정 위기 해결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제1야당인 사회당 대선 후보 프랑수아 올랑드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메르켈에게 내줄 것은 다 내주고 실익은 못 챙겼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로존 회원국에 대해 엄격한 예산 통제를 하자는 독일의 주장에는 양보해 놓고, ECB에 최종 대부자 역할을 맡기자는 방안에 대해 독일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해 이번 주 그의 대응에 관심이 모인다. 그간 유로존의 ‘방어벽’이 돼 달라는 유럽 정치권의 압력에 꿈쩍도 하지 않았던 드라기 ECB 신임 총재는 지난 1일 재정 통합이 이뤄지면 국채 매입을 늘릴 수 있다고 운을 띄우며 프랑스와 독일을 지원사격했다. 오는 9일 EU 정상회의에서 반롬푀이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와 독일, 프랑스의 입장을 조율하는 균형추이자 폭넓은 합의를 이끌어낼 중재자로 나서 활약이 주목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커버스토리-공직자와 SNS] 법관들 목소리 왜 높은가

    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기습처리를 비판한 페이스북 글로 촉발된 판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논란에서 시작된 문제는 정치적 중립, 표현의 자유를 거쳐 FTA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판사 개개인의 한마디가 사법부의 동요를 불러일으키고, 사회 문제에까지 다다랐다. 판사들의 목소리가 이처럼 파급력이 큰 이유는 일반 공무원과 구별되는 직무 특수성 때문이다. 관료제 중심의 행정부 공무원들은 조직 내에서 역할이 중요시되지만, 법관은 독립성이 보장된 헌법기관이다. 과거에 비해 법관이 관료화됐다는 내부 비판도 많지만 그래도 여전히 법관은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크다. 재경지법 한 부장판사는 “법관은 자신이 담당한 재판에 있어서만큼은 막강한 권한을 갖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판단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발언에 영향력이 실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업무 특수성도 발언에 힘을 더 실어 준다. 사법부는 우리 사회의 분쟁을 최후방에서 처리한다. 그만큼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해 말을 아끼려 하고, 사법부와 판사의 행동은 신중함이 요구된다. 윤리적, 도덕적이고 사회 문제에 대해 객관적 시각을 갖췄다는 인식도 널리 퍼졌다. 송기호 변호사는 “사법부는 우리 사회 최후의 보루로 인식되는 만큼 사법부와 판사들이 의견을 낸다면 이에 대해 국민들이 경청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면서 “사회 문제를 최종 판단하는 기관으로서 권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권분립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사안에 대해 발언을 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사법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른 재경지법 판사는 “발언을 하는 것은 개인 자유이지만, 그로 인해 법관 개인의 공정성이 의심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면서 신중론을 펼쳤다. 법관의 신분을 법적으로 보장받는 것도 이들이 현안에 대해 거리낌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법원 내부게시판인 코트넷에 글을 올린 판사 대다수가 우리법연구회 소속인 만큼 일부 학회의 결집력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판사는 “코트넷에 글을 올리는 판사가 한정돼 있다.”고 분위기를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국내 외국인 2040년 700만명 자칫하다간 다문화 실패”

    “국내 외국인 2040년 700만명 자칫하다간 다문화 실패”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개방형 이민정책을 펼 경우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경고됐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적 보완이 주목된다. 다문화 시대에 인종과 종족에 따른 차별과 편견을 없애기 위해 다양성을 인정하고 문화적인 통합을 전개하는 포용적인 다문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재정부·성대 ‘한국 삶의 질’ 보고서 이주민의 문화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을 확대해야 하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국제문화 이해 확대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1일 기획재정부가 성균관대 하이브리드컬처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2040 한국의 삶의 질’ 보고서에서 미래학자들은 개방형 이민정책과 선별적 이민정책의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노동인력 감소와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 외국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02년 200만명, 2030년 400만명, 2040년 7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실업률↑·저소득 이민 복지비용 증가 개방형 이민정책의 부작용은 오는 2030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저가 노동력 유입으로 국내 노동자들의 실업률이 상승하고 중산층이 붕괴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외국인 수요 증가에 따라 집값 등 물가가 오르고, 도심지역 교통이 혼잡해지고, 외국인 거주지역이 슬럼화되는 부작용도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저소득 이민자에게 지출되는 사회복지 비용이 급증하면서 공공재정부담과 사회통합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급인력 등 선별 유치론 커질 듯 보고서는 내년쯤 개방형 이민정책에 맞서 대량 외국인력 유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돼 논란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논란에서 결국은 선별적 이민정책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져 2015년쯤에는 해외의 고급 전문인력에 한해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법안을 제정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효율적인 외국인 정책과 이민정책을 펴기 위해 총리실 산하에 ‘해외인재개발청’을 설립해 외국인 출입국 및 노동정책을 총괄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 총책임을 맡은 이종관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선진국 사례를 보더라도 경제가 고도화될수록 해외 두뇌를 유치하기 위한 정책은 필연적이며, 우리나라도 이런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선별적 이민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해외 고급인력 수는 그다지 많지 않고 업무도 글로벌한 환경에서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마찰보다는 새로운 가치를 전수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美 등 9개국 “내년까지 TPP 마무리” 합의

    미국 등 9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대체적인 윤곽에 합의하고 내년까지 협정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의 아시아 지역 경제 패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별도로 회의를 가진 후 “우리의 목표는 내년까지 TPP 완전 합의를 위한 법적 협정문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야심적인 목표이나 이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9개국은 미국을 비롯해 호주·싱가포르·뉴질랜드·칠레·말레이시아·베트남·페루·브루나이 등이다. 전날 TPP 협상을 밝힌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TPP 교섭 참가 방침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노다 총리는 회담에서 “일본 내에 TPP 협상 참가에 대해 신중론도 많지만 일본을 재생해 풍부하고 안정된 아시아·태평양의 미래를 열기 위해 내 자신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TPP 협상에서 일본에 대한 미국의 압력도 구체화됐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일본과의 TPP 사전교섭 때 쇠고기 수입 규제 철폐, 자동차 시장의 진입장벽 개선, 우편 회사인 일본우정의 보험업에 대한 우대조치 재검토 등 3개 분야를 중점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일본이 내년 봄 TPP 협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전 사전 협상을 통해 이들 3개 분야에 대해 확실한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의미다. 일본이 TPP 협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고 미국 정부는 이를 의회에 설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일본은 TPP 협상 과정에서 공산품의 시장 진입 장벽 제거와 농산물 시장 개방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 언론은 일본의 TPP 협상 참여 선언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의 경제 패권을 놓고 격렬한 경쟁을 시작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도쿄 이종락·워싱턴 김상연특파원 jrlee@seoul.co.kr
  • 日노다 “TPP, 관련국과 협의” 공식선언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를 선언했다. 노다 총리는 1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에 즉시 참여’라는 표현 대신 ‘협상 참여를 위한 관련국과의 협의’라는 방침을 밝혔다. TPP에 신중해야 한다는 민주당 내부 의견과 야권의 반발을 감안한 조치다. 노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무역 건국으로서 오늘까지 번영을 구축해 온 풍부함을 차세대에게 계승해 활력 있는 사회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교섭 참가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TPP 교섭 참가에 대한 정치권의 신중론과 반대론을 의식해 “일본의 의료 제도, 전통 문화, 아름다운 농촌은 단호히 지켜 안정된 사회의 재구축을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TPP는 농산물을 포함한 모든 상품의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는 높은 단계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지난 2006년 싱가포르와 뉴질랜드, 칠레, 브루나이 등 4개국이 참여하면서 출범했다. 초기에는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미국이 지난 2009년에 참여, 이를 주도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참여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미국이 세계 1위, 일본이 세계 3위이다. TPP 협상 참여 국가의 전체 GDP에서 미국과 일본의 비중은 90%에 이른다. TPP 협상이 사실상 미·일 FTA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미국과 일본은 TPP 참여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FTA 선점을 통한 무역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한국에 뒤진 FTA를 한꺼번에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은 세계 무역시장에서 35.8%의 FTA 체결 비율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은 17.6%에 불과하다. 하지만 농업계와 농촌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야권은 TPP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요구에 끌려갈 것이라며 반대해 진통을 겪었다. 미국과 호주 같은 농업대국의 수입 농산물이 무관세로 들어오면 자국 농가가 초토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일본이 TPP 협상에 참여한 이후에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TPP는 농업은 물론 금융서비스, 의료, 정부 조달 등 모두 21개 분야에서 폭넓은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구상인 만큼 각 분야에서 10개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앞서 노다 총리는 당초 1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TPP 협상 참여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었으나 민주당 내 반발과 야권의 저항을 의식해 결정을 하루 미뤘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獨의회 EFSF증액 승인했지만…

    독일 연방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승인에도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유럽 재정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닌 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코스피 전날보다 0.36포인트 상승 마감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36포인트(0.02%) 오른 1769.65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 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은 기대에 못 미쳤다. 코스닥지수는 29일보다 6.40포인트(1.44%) 상승한 449.66포인트로 마감했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6원 오른 1178.1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시장은 독일 의회의 승인이 이번 위기 해결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한다. 이번 의결안은 현재 2500억 유로 규모인 EFSF를 4400억 유로로 확대하는 것이지만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으로 재정 위기가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면 내년 말까지 8000억 유로, 2014년까지 2조 유로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EFSF를 레버리지로 활용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은 “공공 재원을 ‘공짜 점심’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유로존 8월 물가 3%↑… 3년래 최고 한편 유로존 물가가 최근 3년 이래 최고치인 3%로 치솟았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30일(현지시간) 유로존의 물가가 8월 2.5%에서 9월 3%로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최근 경제연구소들이 예상한 상승 폭을 웃도는 것이다. 이 같은 물가 급등은 긴축조치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재정 위기와 경기 침체를 감안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 온 유럽중앙은행(ECB)의 입지를 좁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찬구·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독일, 유럽경제 구원투수로 나섰지만...시장 불안 해소 아직은 먼길

     독일 연방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승인에도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유럽 재정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닌 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36포인트(0.02%) 오른 1769.65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 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은 기대에 못 미쳤다. 코스닥지수는 29일보다 6.40포인트(1.44%) 상승한 449.66포인트로 마감했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6원 오른 1178.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로 단기 채권보다 장기 채권의 금리가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과 같은 3.55%였지만 10년물 금리는 0.05%포인트 오른 3.95%, 20년물 금리는 0.06%포인트 뛴 4.07%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사흘째 순매도해 나빠진 심리를 드러냈다.  금융시장은 독일 의회 승인이 이번 위기 해결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한다. 이번 의결안은 현재 2500억 유로 규모인 EFSF를 4400억 유로로 확대하는 것이지만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으로 재정 위기가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면 내년 말까지 8000억 유로, 2014년까지 2조 유로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EFSF를 레버리지로 활용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은 “공공 재원을 ‘공짜 점심’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유럽투자은행(EIB)을 통해 사실상 배드뱅크(부실채권 정리기구)인 특수목적법인(SPV)을 만들어 재정 위기 국가의 부실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이 방안도 EFSF 증액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독일 등이 반대하고 있다.  당분간 국내 금융시장의 방향성은 ‘그랜드 플랜’ 등으로 불리는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FSF 레버리지 활용과 대대적인 은행구제 등을 포함한 해결책의 윤곽은 오는 11월 초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즈음하여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는 이때까지 1650~180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문정희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우선 유럽중앙은행(ECB)의 EFSF 국채 매입 프로그램 재가동과 커버드본드(주택담보대출 담보부채권) 매입 등만 결정되더라도 위기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與 “李대통령, 측근 비리 철저한 수사 주문”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폭로로 불거진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과 관련, 당·정·청이 엄정 대처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청와대 전·현직 인사들이 연루된 비리 의혹과 관련, “정권 후반기 권력 비리와 측근 비리, 고위공직자 비리, 친·인척 비리 등 모든 사항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청와대에 요청한다.”면서 “정권 후반기에 들어가면 언제나 대한민국 정권들은 권력, 측근, 친·인척, 고위공직자 비리로 침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 전 차관의 비리 연루 의혹에 대해 조속히 수사에 착수해 밝혀 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 주말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 측근 비리 의혹을 방치할 경우 자칫 권력의 조기 레임덕을 자초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관련 의혹을 성역없이 규명하기로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른바 대통령 친인척·측근 비리 태스크포스와 같은 것도 정부 내 구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중론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괴롭다. 없는 듯이 넘어갈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신 전 차관은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고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당국이 책임 있는 수사를 할 때까지 누가 수뢰를 했다든가, 권력형 비리라는 것은 절제했으면 한다.”면서 “측근 비리라고 하지만 과거와 비교한다면 누가 큰 뇌물을 받아먹고, 이권에 개입했다든지 하는 사건은 아니며 구조적인 문제로 보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대구시당 당사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신재민 전 차관이 대통령 선거 전후에 미국을 서너 차례 갔다 왔고 이때 이국철 회장 회사의 해외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내용을 들었다.”면서 “이 회장과 몇 번 전화를 하고 어제 만났다. 대선 전후에 10억원 정도를 줬고, 이 사람(이 회장)이 철저하게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 회장이 또 다른 비리 의혹도 거론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모 언론에 이 정권 실세에게 몇 십억원을 줬다고 한 것이 1면 톱으로 나왔다.”면서 “(이 회장이) 자기도 떨려서 얘기를 못하지만 완전한 자료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밝혀지면 이명박 정권은 흔들흔들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가을 분양대전… 수도권에 알짜물량 쏟아진다

    가을 분양대전… 수도권에 알짜물량 쏟아진다

    국내 건설사들이 올가을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대반전을 시도한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최근 몇 년 동안 주택형을 가리지 않고 수도권은 ‘분양 시장의 무덤’으로 인식되어 왔다. 또 최근 세계 경제위기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부동산시장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9~10월은 주택 분양시장의 전통적인 성수기인데다 매매가 대비 전셋값의 비중이 50%가 넘어서면서 매매전환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건설사들은 그동안 미뤄놨던 물량을 쏟아낸다는 전략이다. 2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9~10월 분양을 앞둔 물량은 전국적으로 9만 4630가구로 7~8월 4만 2033가구보다 2배 이상 많다. 특히 여름철 분양가뭄이 들었던 서울 물량은 7배 이상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7~8월 1만 4387가구에서 9~10월 6만 583가구로, 지방은 2만 7646가구에서 3만 447가구로 각각 늘어났다.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은 2387가구에서 1만 6793가구로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가을에는 수도권 분양시장 회복과 전매제한 완화, 전세수요의 매매전화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건설사들은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센터장은 “최근 세계 경제위기와 가계 대출규제 등으로 일반 소비자들의 주택 구매나 투자 심리가 쉽게 살아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역세권의 재개발·재건축 단지나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한 곳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신중론을 폈다. 또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전세가가 올라도 매매로 전환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데다 가계대출까지 어려워진 상황에서 수도권 신규 분양시장이 되살아나기는 쉽지 않다.”면서 “건설업계가 ‘소나기는 피하자’는 식으로 예정 물량을 하반기로 연기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전셋값이 올랐다고 무조건 투자하기보다는 호재와 위치, 분양가 등을 고려한 선별적인 투자가 바람직하다.”면서 “주변의 이야기보다는 직접 모델하우스와 공사 현장을 찾아 현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GS건설은 하반기 서울에서만 마포자이2차(558가구)와 공덕자이(1164가구), 도림아트자이(836가구), 금호자이2차(403가구) 등 재개발 단지를 잇따라 선보인다. 4개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은 총 661가구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 불황에 미국발 재정위기까지 더해져 전망이 불확실하지만 하반기 분양은 예정대로 간다.”면서 “모두 재개발이라 일반분양이 많지 않아 부담이 적고 입지의 우수성이 검증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도 다음 달 답십리16구역 래미안위브(2652가구), 래미안전농크레시티(2397가구), 래미안하이리버(157가구), 김포래미안한강신도시 1730가구를 분양한다. 한강신도시를 제외하면 모두 재개발·뉴타운 물량으로, 총 2938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그 밖에 대우건설이 2개 단지에서 3335가구(일반분양 3053가구), 현대건설 2개 단지 1951가구(1032가구), 롯데건설 3개 단지 1900가구(1193가구) 등을 공급해 대형 건설사들의 ‘분양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북·러 회담 단기적 성과 어려워 6者재개 북·미 남·북 대화 중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남북한과 러시아 간 3각 경제 협력과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러시아의 역할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과거 6자회담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러시아가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는 점이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러나 남북 간 신뢰 구축 및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단기적인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일 vs 북·중·러’ 우려 정부 당국자는 22일 “지난 3월 북·러 외교장관회담에서 러시아 측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조치를 북측에 전달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해왔다.”며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도 러시아 측이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역할과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는 러시아의 역할보다 북·미, 남북 간 대화 진행 과정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6자회담 재개에 단기적인 성과를 가져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6자회담 재개 등 비핵화는 북·미 관계가 풀려야 가능하기 때문에 북·미 간 접점을 찾는다면 이번 북·러 회담이 6자회담 과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미 간 해결이 지연될 경우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新) 냉전구조를 굳히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남·북·러 가스관 및 철도 연결, 송전선 구축 등 3대 경협에 대한 전망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한반도 정세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장기과제로 추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3대 경협 전망도 신중론 우세 한 대북 소식통은 “북·러 경협이 진전되려면 러시아의 대북 투자가 필요한데 러시아 국내법상 북한의 구소련 채무(90억 달러 규모)가 해소돼야 가능하다.”며 “남·북·러 가스관 사업도 기업 간 협력은 가능하겠지만 5·24조치가 유효한 상황에서 당국 의지가 포함된 구체적인 논의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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