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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에스컬레이터 한 줄 타기’ 역기능 많다/유대운 한국승강기 안전관리원장

    많은 에스컬레이터 이용자들이 한쪽(왼쪽)으로 걸어 올라가는 지금의 에스컬레이터 이용문화는 기계고장과 안전사고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한줄타기문화는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움직이는 승강기에서 걷거나 뛰는 행동이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한줄타기문화가 다른 편에 선 이들의 자유로운 행동을 용인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움직이는 기계장치에서 걷거나, 뛰거나, 장난치는 등의 행동이 곧바로 기계고장이나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시민단체 등에선 지하철이나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할 때 왼쪽을 비워두는 것이 남을 배려하는 에티켓이라고 적극 홍보했고, 이후 에스컬레이터 한줄타기가 하나의 문화로 굳어졌다. 오히려 왼쪽에 가만히 서 있으면 뒤에 있는 사람들이 비켜줄 것을 요구하거나, 눈치를 주는 게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이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 한줄타기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동안 발생한 국내 승강기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고 214건 중 35.5%인 76건이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로 조사됐고, 이중 65.7%는 에스컬레이터 이용이 많은 지하철 역사에서 발생했다. 특히 지하철에서 발생한 76건의 사고 가운데 걷거나 뛰는 등의 행동으로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32건을 차지해 가장 높았다. 대부분이 ‘이용자 과실’로 인한 것인데 현재 이용문화로 고착화된 ‘에스컬레이터 한줄타기’가 이런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웃 일본의 신주쿠에서는 시민들이 에스컬레이터 한줄타기를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뛰어 올라가던 한 여성이 오른쪽에 서 있는 남자의 허리를 치며 올라가는 바람에 그 남자가 에스컬레이터 몸체에 부딪쳐 심하게 다치는 안전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 명이 다친 사고에 불과했지만 신주쿠 시민들은 재발을 막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한줄타기’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가 얼마 전 발생했다. 지하철에서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잡지 않고 이동하던 60,70대 노인 일행이 뒤로 밀려 넘어졌고 뒤따르던 노인 7∼8명이 한꺼번에 연쇄적으로 쓰러졌다. 당시 이용자 중 대부분이 왼쪽에서 위로 이동하는 사람들이었는데,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 오른쪽에 서 있는 사람들보다 왼쪽에서 움직이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안전사고 위험에 더 노출돼 있다는 방증이다. 김찬웅 중앙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2004년 5월부터 2006년 6월까지 한 지역 종합병원을 찾은 에스컬레이터 손상환자를 조사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의 비중이 65세 미만 노인의 비중보다 높게 나타났고, 전체의 78%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손잡이(핸드레일)를 잡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령자의 경우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탑승시 일반인에 비해 균형감각을 잃기 쉽다는 것이 김교수의 분석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 발생 원인의 33.7%가 ‘손잡이를 잡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지금의 에스컬레이터 한줄타기 문화가 개선되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문제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잘못된 에스컬레이터 이용문화를 고쳐야 할 시점이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기초질서를 안 지키는 사람은 가만히 서있는 사람이 아니라, 걷거나 뛰는 사람들이며 이들이야말로 다중의 안전을 위협하는 예절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유대운 한국승강기 안전관리원장
  • 아베 신사참배 여부 ‘촉각’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시작되는 야스쿠니신사의 봄 축제인 ‘춘계대제(春季大祭)’에 참석,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지에 일본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4월 관방장관 재직때 춘계대제 직전, 신사를 참배한 전례가 있다. 총리 이후 처음 맞는 춘계대제이기도 하다. 특히 “(참배) 자체가 외교 문제가 되는 현실에 있는 이상 참배할까, 하지 않을까를 말하지 않겠다.”는 아베 총리의 애매모호한 입장도 관심을 불러모으는 데 한몫하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도 또 참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큰 흐름은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쪽이다. 무엇보다 지난 11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일본 방문으로 모처럼 다져진 양국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굳이 깨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나아가 오는 26·27일의 방미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4월15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주관한 신주쿠교엔 벚꽃감상회에 가기 전에 신사를 찾았다. 그러나 지난 14일 자신이 벚꽃감상회를 주관했지만 야스쿠니신사는 참배하지 않았다. 원 총리의 방일 직전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중국 인민의 감정을 크게 상하게 했다. 두번 다시 없기를 희망한다.”는 ‘경고’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던 터이다. 외무성 한 간부는 “만약 신사를 참배한다면 (중·일 관계개선에 나선) 중국의 후진타오 정권의 기반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중국 관계에 신경을 쓰는 이상 춘계대전뿐 아니라 이후에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렇다고 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베 총리의 ‘소신 행보’가 가장 큰 미지수다. 또 자민당 일각에서 터져나오는 “중국의 말에 따라 참배를 피해서는 안 된다. 종전 기념일인 8·15에는 당당하게 참배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자민당의 한 관계자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8월15일이나 추계대제 기간에 참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20일 교도통신이 전했다.hkpark@seoul.co.kr
  • “의인 이수현! 너를 잊지 않을 거야”

    |도쿄 이춘규특파원|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고 숨진 고(故) 이수현(작은 사진)씨의 희생정신을 다룬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의 특별시사회가 아키히토 일왕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26일 도쿄에서 열렸다. 일본 언론들은 일왕 부부가 나란히 민간 영화 시사회장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일왕은 이씨가 숨진 이듬해께 고인의 부모를 왕궁으로 초청, 위로했으며 추후 시사회 참석을 요청받고 흔쾌히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특별시사회는 도쿄 미나토구 도라노몬에 위치한 일본소방회관 내 ‘닛쇼홀’에서 열렸다. 행사는 추모영화에서 고인의 역을 맡은 이태성씨와 아버지역 정동환씨, 어머니역의 이경진씨 등 배우들의 무대인사와 일왕 부부의 입장, 시사회, 추모회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와 모리 요시로 전 총리,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일본 프로야구 안타왕 장훈씨 등 유명인사들과 이수현씨가 다니던 일본어학원 학생 등 모두 600여명이 참석했다. 도쿄 외교 소식통들은 일왕이 한국관련 민간행사에 전격 참석한 것은 일 왕실이 한·일 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2005년 6월 사이판섬 방문시 한국평화기념탑을 첫 참배한 바 있으며 여러 차례 일제 군국주의의 한반도 지배를 사과해 왔다. 지난해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세계 속의 왕실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등 ‘평화주의자’라는 것이 일반의 평가이다.이날 행사 참석은 그 연장선에 있다고 외교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이수현씨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는 도쿄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일본 영화관 180여곳에서 27일부터 일제히 개봉된다. 고인의 부모는 이날 시사회와 추모회에 참석한 뒤 영화 개봉 첫날에는 도쿄 신주쿠에서,28일에는 오사카에서 일본 영화관람객들에게 인사를 할 예정이다.일본의 키네마모션픽처스와 한국의 이삭필름이 합동 제작한 이 영화는 2005년 말부터 영화 제작에 들어가 지난해 부산 등지에서 촬영했다.taein@seoul.co.kr
  • 日 戰後 최장기 호황 언제까지

    日 戰後 최장기 호황 언제까지

    |도쿄 이춘규특파원|지난 22일 일본 정부는 2002년 2월 시작된 경기확대기가 58개월째 이어져 전후 최장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회의론도 만만찮다. 실제 이날 최장 경기확대 선언을 하기 직전 열린 관계각료회는 축하분위기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기의 버팀목이어야 할 ‘개인소비’ 판단을 하향수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확대 지속 여부 논란이 뜨겁게 확산 중이다. 현장 분위기도 신통치 않다. 도쿄 긴자나, 도쿄역 앞 마루노우치, 신주쿠, 아오야마 등 소비중심지의 백화점이나 명품점 등의 관계자들은 “연말경기가 지난해만 못하다.”고 말한다. 각종 음식점이나 골프장, 호텔 등의 연말예약도 그리 어렵지 않다. 그래서 일부 업체는 원화가치 상승으로 일본을 많이 찾는 한국인관광객을 겨냥한 판매전을 뜨겁게 펼친다. 고급백화점인 이세탄과 대형 가전매장 요도바시 신주쿠점은 한국어 안내방송을 한다. 고급백화점 다카시마야 신주쿠점은 한국어 안내판을 설치, 유혹하고 있다. 최근엔 경제지표도 시원치 않다. 백화점과 슈퍼 등 대형소매점 10월 매출은 전년대비 1.6% 줄었다. 특히 대형슈퍼의 매출액은 10개월 연속 감소했다.11개 대형편의점 매출도 10월까지 4개월 연속 전년보다 줄었다.10월 수출물량도 2개월 연속 감소했다.3·4분기 개인소비는 0.7%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지만 일본 정부는 기업의 업적이나 고용상황 등을 들면서 경기전망에 자신감을 보인다. 내각부는 “내년봄 신규채용이 늘고, 겨울상여금도 늘어날 전망이다. 좋은 기업 업적이 머지않아 근로자의 임금, 가계소비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낙관적이다. 일본은행측도 기업부문의 호조가 가계부문에 파급될 수 있다면서 “경기가 쉬어가는 기간이 길긴 하지만 확대를 계속한다는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경우 천천히 이자를 올리는 기존 노선을 취할 것”이라며 빠르면 12월 금리를 재인상할 가능성을 비치고 있다. 전문가들도 2008년까지는 경기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와코 주이치 노무라증권 수석연구원은 “경기확장의 속도가 떨어지겠지만 경기회복은 2008년도까지는 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와코 연구원은 “기업들이 실적이 좋다고 하지만 앞으로 닥칠 위험을 생각, 투자를 꺼리면서 종업원 임금을 올리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화된 경쟁이 기업들의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경기확장은 ‘우보(소걸음)경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른 전문가들도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까지 일본경기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다이와종합연구소 하라다 연구원은 2012년까지도 경기가 확대될 것이라는 초낙관론까지 내놓았다. 그렇지만 조기에 금리를 인상하면 확대국면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한다. 정부관계자들도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위기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오타 히로코 경제재정상은 “기업부문 호조가 가계부문으로 파급되는 경로가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전문가들 사이에도 벌써 경기가 조정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닛세이기초연구소 사이토 다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경제의 감속으로 일본기업의 수출이나 설비투자가 약해지며 경기는 내년 1∼6월 감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결론적으로 일본경제가 최근 수년간 제로금리와 재정적자라는 내부 요인과, 미국이나 중국경제의 호조를 배경으로 기업이 설비투자를 확대, 전후 최장기 경기확대 국면 통과 논쟁이 일고 있지만 ‘환상의 대기록’으로 사라져버릴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자나기경기(1965년 11월∼70년 7월)를 제치고 전후 최장기 경기확대라지만, 가계부문은 경기확대 실감이 거의 없다.”면서 “국민생활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양극화가 확대된 ‘아픔이 큰’ 경기확대”라는 것에 대체로 동의한다. taein@seoul.co.kr ■ 60년대말 개인소비가 경기주도 현재 경기 기업들 설비투자 중심 |도쿄 이춘규특파원|현재의 경기확장 국면을 ‘실감 없는 확장’이라고 하는 것은 1960년대 말의 이자나기 경기 때의 경제지표와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자나기 경기는 1965년 11월부터 1970년 7월까지 57개월간 이어진 경기확대기를 지칭한다. 이자나기는 일본 건국신화의 남성신이다. 현재 경기 확대기의 성장률(실질 기준)은 연평균 2.4%로 이자나기 11.5%, 버블 경기 5.4%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도쿄올림픽 때의 9.9%와 비교해도 크게 낮다. 특히 이자나기 경기는 개인소비가 주도한 반면, 현 경기는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회복세를 이끌었다. 기업들은 엔(円) 약세와 초저금리를 업고 성장한 반면, 개인들은 전체소득과 임금이 오르지 않아 피부로 실감하기 어렵다. 실제 이자나기 경기 때는 컬러TV, 에어컨, 승용차 등 이른바 ‘3C’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 개인소비가 연평균 9.6% 증가했다. 현재의 확대기에 개인 소비는 연평균 1.5% 증가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연평균 6.7% 증가했다. 개인소비가 부진한 것은 기업들이 이익증가에도 불구하고 격화되는 국제(글로벌) 경쟁에 대비, 임금 인상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이자나기 경기 당시 근로자 임금은 5년간 2.1배로 늘어났으나 이번에는 1.6% 감소했다. taein@seoul.co.kr ■ 경기확대 국면은 8월에 끝난듯 내년 후반기부턴 재가속 할 것”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저명한 경기분석가인 시마나카 유지 미쓰비시 UFJ 리서치·컨설턴트의 투자조사부장은 “경기확대 국면은 8월에 끝난 것 같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일본경제는 다시 확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후 최장 경기확장이라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안 될 가능성이 있다.1∼2년 뒤에나 최종 판명되게 되지만, 정부 통계는 바뀔 수 있다.9월부터 경기는 교체기에 들어선 것 같다.1991년 9월에도 정부가 “이자나기경기를 넘어 경기가 확장 중”이라고 했지만 93년 전문가회의에서 견해가 취소됐다. 이번에도 정부의 판단에 무리가 있다고 본다. ▶정부 선언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 -소비가 약하고 투자도 적다. 특히 이자나기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거의 무의미하다. 경기확장기의 힘이 지금은 없다. 정부는 당분간 경기 전체가 ‘조정기’에 들어갔다고 선언할 수 있다. 이번 확장기에 이미 2003년 등 두 차례 경기 조정기가 있었다. ▶세계·일본경기의 상태는. -미국과 세계경제 전체가 감속 중이다. 중국도 약한 지표가 나오기 시작했다. 일본도 약해지고 있다. 수출은 8월을 고비로 떨어지고 있다. 경기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기계수주도 6월이 정점이었다. 경기동행·선행지수도 떨어지고 있다. 소비도 약하다. 승용차 판매도 좋지 않다. 업체의 생산계획이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연말 증가계획이 없다. 전자제품, 반도체, 휴대전화 등 재고도 늘고 있다. 주택의 계약률도 떨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에도 위기의식은. -내각부가 22일 ‘소비에 약함이 있다.’고 견해를 수정한 것은 정부 나름의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경기가 하강할 수 있다는 얘긴가. -경기정점이 예상(10월)보다 빠르게 지난 8월에 왔다. 주가도 요즘 신통치 않다.GDP(국내총생산) 성장률도 올 2.6%에서 내년 1.6%로 크게 감속할 것이다. 지금의 경제는 한 마디로 비행기가 에어포켓(공기주머니)을 만나 급강하한 형국이다. ▶그렇다면 중·장기 전망은. -기업 설비투자 등 장기적 경기순환주기 상황은 좋다.15년간 내리던 땅값이 올해 6대 도시에서 올랐는데, 지금부터 몇년간은 오를 것이다. 설비투자도 좋을 것이다. 일손도 부족하다. 종합적, 중·장기 경기전망치는 상향될 것이지만 지금부터 내년까지 단기조정을 거칠 것으로 본다. 내년 후반기부터 재가속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경제주체들이 경계해야 된다. ▶올 겨울 전망은 어떤가. -올겨울은 엘니뇨에 의한 따뜻한 겨울이 예상된다. 그러면 계절상품이 안 팔린다. 생산도 늘지 않는다. 따라서 경기조정기가 불가피할 것이다. ▶제로금리, 초저금리의 후유증은. -12월에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려도 0.5%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로 예상되니 실질금리는 사실상 아직 제로이다. 장래 금리는 올려야 한다.2008년 이후 본격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아시아 통화, 그 중 엔에 대해서도 미국의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면 엔화가치가 상승할 것이다. 그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어려울 것이다. 일본의 금리는 경기가 나빠져도 (후유증 때문에) 더 이상 내릴 수 없는 상태다. ▶시중에는 경기낙관론이 많은데. -경기동향지수,GDP동향, 기계수주지수, 개인소비 등 지수에 기초하지 않은 분석이기 때문에 그렇다. 결론은 ‘단기는 경계-중·장기는 낙관’이다. taein@seoul.co.kr
  • “한·일 장벽 허무는데 도움 됐으면”

    |도쿄 이춘규특파원|여배우 나자명(38)이 주연한 한·일 합작연극 ‘고래섬’에 대한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도쿄 공연 5일째인 23일 저녁 도쿄 신주쿠의 기노쿠니야홀 무대에서 1시간45분간의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한동안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고래섬은 한·일 양국의 문화교류 차원에서 부산시와 일본 문화청이 지원하는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창작극.9월21일부터 시작된 부산과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도쿄 공연은 25일까지이고 11월2일까지 야마구치와 후쿠오카현 도시들을 순회하며 공연이 계속된다. 양국 공연을 통해 양국민간 이해를 증진시킬 작은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극은 한·일 합작이라 주연을 제외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나란히 5명의 배우가 출연했다. 동족(東族)과 서족으로 나눠 자주 싸우는 모습은 순탄치 않은 한·일 관계와도 흐름이 매우 닮았다. 한국말 대사는 일본어로 번역돼 자막으로 소개됐다. 새끼를 밴 어미 고래를 죽인 포경 어부 가족의 업보와 불로장생의 나무 심해수(深海樹)가 자라는 섬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탐욕이 복잡하게 얽혀 전개되는, 메시지가 강한 작품이다. 나자명은 극의 중심이자 이야기를 풀어가는 해령(海靈)역을 맡고, 뮤지컬 배우 출신답게 고비고비에서 노래도 7곡을 소화, 절찬을 받았다. 부산시립극단의 손기룡과 일본 깅가도 극단 시나가와 요시마사가 공동 연출했다. 일본 쇼와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한 나자명은 공연 뒤 “다른 사람 눈에 눈물이 나게 하면, 결국 자기눈에 피눈물이 나게 된다.고래잡이 등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도 단기적으로 부작용이 드러나지 않지만 결국 인간에게 그 피해가 돌아온다는 걸 표현했다.”면서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극을 통해 지리적으로 이웃한 두 나라가 조금이나마 마음의 장벽을 허물어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20년 가까이 한국과 일본은 물론 영국, 캐나다 등 국제 무대에서 경험을 쌓아온 그는 최근 인디언 여성의 삶을 그린 ‘레즈 시스터즈’, 호주 원주민의 아픈 역사를 다룬 모노드라마 ‘슬픔의 일곱무대’ 등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에 출연해 왔다. 연극 ‘발코니’로 2004년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받았다. 화가 겸 시인으로도 활약 중이다.taein@seoul.co.kr
  • 하시모토 전 日총리 타계

    |도쿄 이춘규특파원|하시모토 류타로 전 일본 총리가 1일 오후 도쿄 신주쿠구 국제의료센터에서 별세했다.68세. 하시모토 전 총리는 지난달 4일 복통으로 입원, 대장 대부분을 절제하는 수술 후 위독한 상태였다. 병의 1차 원인은 동맥경화, 최종 사인은 패혈증성쇼크라고 일본언론은 전했다. 하시모토 전 총리는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 직장에 다니다 후생상이던 아버지가 사망하자 1963년 26세라는 최연소로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다.1996년 1월부터 1998년 7월까지 총리를 지냈다. 그는 자민당 간사장 등 정부와 당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정책통’으로 통했다. 지난해 7월까지 자민당내 최대 파벌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자신의 파벌이 일본치과연맹으로부터 1억엔의 정치자금을 받고 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스캔들이 불거지자, 파벌 회장을 사임한 뒤 법정에 증인으로 불려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이후 정계를 은퇴했다. 차남이 지역구를 물려받아 중의원 의원이 됐다. 하시모토 전 총리는 한국과는 썩 좋지 않은 인연이 많다. 그의 내각은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의 전면 결정을 통해 독도를 기점으로 한 일본 정부의 경제수역 방침을 공식화, 독도 갈등을 증폭시켰다. 독도영유권 주장을 공약으로 내걸고 1997년 11월 재집권에 성공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서한으로 사과했으나 교과서의 위안부 기술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하거나 위안부에 대한 국가보상을 외면하고 비밀리에 민간보상에 나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1996년 7월 일본 총리로서는 11년 만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 신사참배에 앞장서 한국과 중국의 격한 반발을 초래했다.taein@seoul.co.kr
  • [오늘의 눈] 한류 파이를 키우려면/김미경 문화부 기자

    “한류를 염두에 둔 작품을 만들 게 아니라,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좋아하면 해외 어디에서도 인정받을 겁니다.” 최근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한류스타’ 안재욱씨의 말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중국 비자를 받지 못할 정도로 한류에 대한 견제가 있었지만 이제는 한류 문이 넓어진 것 같아 긍정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한류용으로 만들어졌으나 국내 흥행에 실패한 일부 드라마들을 외국에 떳떳하게 팔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다행스러웠다. 한류 1세대 격인 그가 언급한 한류는 단순한 붐이 아니었다. 비판도 필요하고 격려도 필요한, 냉정한 문화의 흐름이었다. 이제 한류는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한단계 도약해야 하는 시기이며, 이를 위해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2006년, 과연 한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최근 일본 도쿄를 찾았다. 한국에 오는 일본 관광객 수가 줄어들고, 혐(嫌)한류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한류의 방향과 미래를 짚어보기 위해서다. 도쿄 신주쿠를 중심으로 수십명의 한류 관계자들을 만났다.NHK 등 방송국과 영화관, 출판사, 서점, 카페 등에서 만난 그들은 한목소리로 “한류의 붐은 꺼졌지만 정착기·성숙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한국 사람들이 한류가 사라질까봐 우려하면서 한류를 겨냥한 콘텐츠에만 너무 치중한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한류 붐이 사라졌다며 걱정하고 있을 때 일본인들은 한류를 한국문화로서, 자기네 문화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일 채비를 하고 있었다. 특히 스타에 열광하는 것에서 벗어나 한국어를 배우고, 의·식·주 등 한국의 일상생활에 대해 궁금해하는 등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었다. 우리는 어떠한가. 최근 일본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해 눈길을 끌고 있지만 ‘반일감정’에 사로잡혀 일본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류가 지속되려면 양질의 콘텐츠 개발은 물론, 양국간 문화교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일본에서 만난 한류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우리 콘텐츠만 일방적으로 공급할 것이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권 문화와 교류해야 한류가 제공할 파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의식주·전통문화 ‘간코쿠’ 모든게 궁금해”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의식주·전통문화 ‘간코쿠’ 모든게 궁금해”

    일본 속 한국문화와 한국 속 일본문화의 실태를 상·하편으로 나누어 싣습니다. 상편에서는 한류붐이 한국문화에 대한 다양한 관심으로 진화해 가는 현장을, 하편에서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기반을 다지며 대중화를 노리는 일본문화의 침투 실태를 다룹니다. |도쿄 김미경특파원|지난 4월27일 일본 도쿄의 번화가 신주쿠. 영화관이 몰려 있는 그곳에 최지우 주연의 ‘연리지’와 문근영 주연의 ‘댄서의 순정’ 간판이 나란히 걸려 있다. 영화관 앞에서 만난 일본인들은 ‘댄서의 순정’에 대해 “소재가 새롭고 가슴 찡하다.”며 호평했지만 ‘연리지’에 대해서는 “‘지우히메’가 나온다기에 보러 왔지만 스토리가 뻔하다.”며 다소 냉담했다. 한류 스타가 나오기만 하면 열광했던 얼마전까지와는 달리 여느 일본영화나 할리우드영화처럼 작품성을 놓고 평가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도쿄 어디를 가든 한국문화를 자연스럽게 말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드라마에서 다큐멘터리까지 도쿄 시부야의 NHK 본사.1층 로비에 ‘대장금’의 애니메이션인 ‘장금이의 꿈’과 ‘국희’포스터가 걸렸다.‘겨울연가’ 방송을 결정해 일본 속 한류에 불을 댕긴 오가와 준코 수석PD는 1999년작인 ‘국희’ 방송에 대해 “한국적인 정서가 일본에도 잘 맞아떨어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대 민영방송사인 후지TV 본사 녹화연습실. 한류를 다루는 프로그램인 ‘간(韓)타메DX!’ 제작진이 연습 중이다. 한류스타뿐 아니라 한국의 의·식·주 등 일상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휴가 에이지 부장PD는 “한류 붐이 1년쯤 지나 정착기에 접어들어 한국의 고품격 문화를 알고자 하는 교양 있는 시청자들이 타깃”이라고 말했다.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방송사의 일본 진출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도쿄에 지사를 개설, 스카이퍼팩트TV를 통해 방송을 시작한 KBS재팬의 신춘범 방송부장은 “개시 후 단독채널 가입자만 2만 4000명을 넘어 월별 가입자 수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가요·영화도 저변 확대 KBS재팬과 같은 시기에 방송을 시작한 CJ미디어재팬은 엔터테인먼트채널 ‘Mnet’을 통해 한국 대중음악(K-POP)의 확산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신화·동방신기 등이 출연한 개국기념 콘서트 전후로 1만 5000명이 가입했다. 민병호 본부장은 “한류 붐이 꺼지면서 팬들이 대안을 찾아 K-POP으로 눈돌리고 있는 만큼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영화 수입·배급사인 SPO엔터테인먼트가 지난 3월 도쿄 미나토구에 개관한 아시아영화 전용극장 ‘시네마토 롯폰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난해 4월 최지우·이병헌·권상우 등 한류스타들이 나온 영화를 위주로 ‘한류시네마페스티벌’을 개최했던 SPO는 관객 호응이 커 올해 다시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아예 전용관을 만들었다. 나카네 하루키 매니저는 “올해는 기존 한류스타에서 벗어나 작품성과 새로운 배우 위주로 작품을 선별,40∼50대 여성뿐 아니라 남성과 젊은층에도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류에서 한국문화로 간다 일본인들의 호기심은 한국문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욘사마’로 상징되는 한류 붐은 쇠퇴하고 있으나 장르별 관심으로 분화해가고 있다. 올들어 임태경이 주연한 뮤지컬 ‘겨울연가’에 이어 조승우 주연의 ‘지킬 앤 하이드’ 등이 인기리에 공연됐다. 도쿄 ‘세타가야 문학관’은 6월 중 한국 사물놀이와 클래식, 문학 등을 접목한 공연을 한다. 배용준의 일본소속사인 IMX가 도쿄 시부야에 오픈한 ‘카페-B’. 남녀노소가 둘러앉아 한국 라면을 먹으며 곧 개봉할 한국 영화 ‘형사-듀얼리스트’ 예고편을 보고 있는 광경에서 ‘좋으면 즐긴다.’는 일본인들의 문화소비 성향을 엿볼 수 있었다. chaplin7@seoul.co.kr
  • [Book & Life] 일본 ‘지옥철’속의 독서 열기

    24일 오전 11시 일본 도쿄의 신주쿠 지하철역. 승강장에 서있은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지하철은 오지 않았다. 잠시 후 지하철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다른 차량을 타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순간 주변 사람들을 살펴봤다. 동요하거나 짜증을 내는 기색의 사람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손에 한권씩 들고 있는 책에 빠져 열심히 읽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지하철을 기다리는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평온하기까지 했다. 지난 23∼27일 일본 출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우리나라 지하철보다 훨씬 더 혼잡한 ‘지옥철’을 타고 다니는 일본 사람들의 독서문화였다. 복잡한 지하철 노선에다가, 엄청난 인파에 떠밀려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좌석에 앉은 사람들은 물론, 서있는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는 자세를 하고 책을 읽고 있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일본인들이 지하철에서 읽는 책은 다양했다. 만화책부터 잡지, 소설책 등….‘만화 강국’답게 만화 단행본을 읽는 성인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일본에는 성인에게도 유익하고 교훈적인 만화책이 많다.”는 것이 출장에 동행한 지인의 귀띔이다. 최근 일본에서 영화로 개봉된 ‘다빈치코드’ 등 베스트셀러는 물론, 다양한 정보를 담은 시사잡지 등도 일본 지하철 출·퇴근길과 함께 하는 좋은 친구였다. 옆자리에 서있는 중년 신사의 손에는 타블로이드판 신문이 들려 있었다. 혹시 무가지인가 싶어 물었더니 1000엔(8000원)이나 하는 월간 시사잡지라고 했다. 깊이 있는 내용이 많아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면서 한달 내내 읽는다고 덧붙였다. 순간 우리나라 지하철을 ‘쓰레기장’으로 만드는 무가지들이 생각났다. 연예인 등 가십성 뉴스로 가득한 무가지들이 우리나라 지하철 출·퇴근길에 끼어든 지 수년째.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려고 해도 무가지에 먼저 눈길이 가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에는 과연 바람직한 지하철 독서문화가 존재하는 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독서의 힘’은 대단하다고 했던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하루 몇 페이지라도 책을 읽으며 마음의 양식을 쌓으려는 일본인들을 보면서, 소리 없이 10년 장기불황을 극복한 그들의 저력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총성 사라진 곳에 새가 지저귀고…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 신주쿠에서 전철로 4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도쿄도 다치가와시에는 도쿄도내 6000여개 공원 중 가장 넓은 54만평의 ‘쇼와기념공원’이 있다. 지난 13일 찾아간 도쿄서부 외곽의 이 공원에서는 제3회 튤립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개화(開花)시기를 조절한 형형색색의 튤립 40만포기가 시민들을 유혹했다. 봄에는 튤립축제, 가을에는 코스모스축제, 겨울에는 조명축제 등으로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게 나카이 겐지 쇼와기념공원 기획계장의 설명이다. 지난해는 280만명의 시민들이 유료인 이 공원을 찾았다. 30여년 전만 해도 이 공원은 미군 전투기의 소음이 끊이지 않아 민원이 이어졌던 미군기지였다. 오하시 겐이치 공원 소장은 “지금은 누가 이곳이 미군부대였다고 생각하겠는가.”라고 공원의 변모를 설명했다. 이 공원은 1945년 9월부터 1969년 12월 미군비행장 기능이 정지될 때까지 일본내 미군기지 중 가장 규모가 큰 미군기지 중 하나였다. 일본은 1977년 11월30일 141만평의 이 기지를 돌려받았다. 일본정부는 기지반환 1년 전에 각료회의를 열고 기지 땅 54만평에 국영공원을 조성키로 결정했다. 이름은 당시 쇼와 일왕의 취임 50주년(1975년)의 상징성을 따 결정했다. 반환기지를 ▲공원 ▲광역방재기지 ▲업무지역 ▲유보지 등으로 활용키로 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관련부처가 장기 계획을 마련, 개발했다. 공원은 일본식과 서양식이 어우러진 현대적 공원조성을 목표로 했다. 공원정문 입구에는 분수대를 세웠고, 인공 수로도 만들었다. 연못이 있는 일본식 정원도 꾸몄고, 분재원도 갖췄다. 시민들이 갖가지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니시다치가와역 인근 출입구 옆에는 인공호수를 조성, 야생조류들을 관찰하며 보트놀이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여름에는 수영장도 연다. 축구, 테니스장과 미니골프장, 모험놀이광장 등 스포츠시설도 갖춰져 있다. 연장 9㎞에 이르는 숲속의 자전거도로는 전원 속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외곽도로는 각급 학교의 장거리달리기 코스다.1983년 1차 개원했다. 개원 20여년이 흐른 지금 공원부지의 90%가 공원으로 변모했다.2009년 공원조성사업이 끝난다. 계획입안 뒤 1980년부터 철저하게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했다. 숙소, 시설 철거 뒤 황량했던 부지에는 벚나무와 은행나무 등 각종 나무들을 빼곡히 심어 도심 속의 삼림으로 변모시켰다. 이에 따라 청둥오리 등 야생조류가 120여종, 곤충이 700여종으로 늘어났다.taein@seoul.co.kr
  • 스카프에 실려간 한국미술

    스카프에 실려간 한국미술

    국내 주요 한국화가들의 미술작품이 스카프에 실려 일본에 진출한다. 한국문화예술센터㈜(관장 이일영)의 기획으로 4월1일부터 30일까지 도쿄 신주쿠의 대형 한국공예아트숍인 ‘인사동’에서 열리는 ‘한국미술작품 스카프 일본전’은 한국 화가들의 예술성에 실용성을 입혀 입맛 까다로운 일본인들에게 선보이는 자리. 작가의 그림을 실크스크린 판화 기법으로 스카프 위에 찍어냈다. 가격은 한화 13만원 정도. 이종상, 김천일, 김춘옥, 송수련, 심경자, 원문자, 이설자, 홍순주 등 전현직 미대 교수 15명을 포함한 중견·원로작가들과 신진작가 등 모두 37명이 참여했다. 특히 20여년간 독도를 그려온 이종상(예술원 회원)의 독도 수묵화가 찍힌 스카프는 현지 일본인들이 매고 다님으로써 한·일 문화교류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주최측은 내다보고 있다. 스카프중에는 전통적 색채로 오랜 역사에 서린 이야기들을 흐릿한 조형으로 담아낸 심경자(세종대 교수)의 작품 등 한국 전통이 깃든 예술혼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적지 않다. 또 장혜용, 김일해, 서경자, 이현영 작가 등의 작품은 비록 소량이지만 벌써 일본 백화점 등 주요 패션유통망에 상품을 공급하는 한국소재 무역회사(K&I)와 계약단계에 이르는 등 전시 전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주최측 설명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도쿄대 멜론 맛나요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명문 도쿄대학이 자체 브랜드를 이용한 상품을 개발, 시민들을 상대로 판매에 들어갔다.2004년 독립행정법인으로 변하면서 국가라는 보호막이 없어져 자체수익원 개발이 필요해졌고, 학교를 홍보할 필요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도쿄대학의 총본부격인 혼고캠퍼스의 커뮤니케이션센터가 ‘도쿄대학 브랜드’ 상품을 파는 전진기지다. 교수들의 연구성과도 상품화했고 각종 캐릭터 상품도 적극 개발, 판매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센터는 약 90종류의 상품을 팔고있다. 수백명의 하루 손님중 반이 일반인이라고 한다.최근엔 첨단과학기술연구소 하시모토연구실 연구팀이 개발한 광촉매를 활용한 탈취시트는 월 300매 이상 팔려나가는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인기 높은 품목은 도쿄대 농대 농장에서 재배한 식품이다. 특히 도쿄대 농장에서 재배한 ‘도쿄대멜론’은 입하 즉시 품절되기도 했다.2차대전 때 대부분 소실됐으나 도쿄대학 연구팀이 유일하게 보존, 힘겹게 부활시킨 검은누룩으로 만든 오키나와 술 ‘우사키(1병 4200엔)는 한때 재고가 동이 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끈 바 있다. 센터측은 농학부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수일내에 다른 농산품도 판매할 계획이다. 인터넷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브랜드를 이용한 상품 개발은 사립대학들도 마찬가지다. 명문 와세다대학은 도쿄 신주쿠의 본교캠퍼스 상당 부분을 아예 담장을 없앴다.주택가 속에 학교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런 친근한 분위기 속에 오구마강당 옆에 가게를 차렸다. 여기서는 2007년 창립 125주년을 맞이하는 와세다대학의 기념 로고가 새겨진 가방과 각종 옷 등 300여종류의 상품을 팔고 있다.200엔에 파는 ‘와세다브렌디’가 단연 인기를 끌었다.taein@seoul.co.kr
  • [WBC] “두번의 굴욕 갚았다” 흥분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국민들은 19일 일본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 C) 대회 준결승에서 한국을 이기자 “두 번 당한 굴욕을 설욕했다. 세번째야말로 정말 일본야구의 힘을 보여주었다.”며 흥분의 도가니였다. 도쿄시민들은 이날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부는 가운데 신주쿠역 동쪽출구와 전철 유라쿠초역 인근 대형 전광판 앞에 수백∼수천명씩 모여 일본팀을 응원했다.시내의 가전제품점 앞에서도 민방 TBS로 생중계된 경기를 보면서 응원전을 폈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한국이 4강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공격력은 약했으나 메이저리거들이 대부분인 투수진이 강했고,1차리그 일본전에서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준 이진영 선수 등 수비력이 세계적인 수준이었던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한국야구의 탄탄한 수비력 성장을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수 방송과 신문들은 “지금까지 한국선수들이 선전한 배경에는 병역면제 혜택이 있었다.”면서 4강까지 파죽의 6연승을 거두었던 데는 ‘병역특례’라는 당근도 작용했다고 은근히 비꼬기도 했다. 방송사측은 일본의 승리가 결정되자 ‘오자판(오 사다하루 감독의 일본대표팀), 세계 1위 앞으로 1승’이라는 자막을 전하며 “정말 기분이 좋은 날”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신문들은 일본이 7회에 대거 5점을 얻은 뒤 8회에도 다무라 선수의 홈런으로 1점을 달아나자 ‘일본 6대0으로 크게 리드중’이라는 속보를 인터넷판 머리기사로 일제히 전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일본 언론들은 “굴욕은 반드시 설욕한다.”,“오늘은 리벤지(복수)다.”는 등의 자극적 제목으로 독자들의 애국심을 자극했다.그러면서 일부 언론은 이번 WBC 대회의 4강 결정 등 운영방식과 편파판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taein@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전통 살아숨쉬는 일본 새해 풍경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전통 살아숨쉬는 일본 새해 풍경

    새해 첫 참배(하쓰모우데), 장식나무 세우기(카도마쓰), 설 전통 음식(오세치 요리), 각종 축제(마쓰리), 연하장 보내기 등 일본의 새해는 전통적인 세시풍속으로 분위기가 고조된다. 여러 신사나 절을 돌며,7가지 복을 비는 순례도 널리 행해진다. 백화점이나 가전제품 할인점 등 대형 매장들은 일본인 특유의 상술로, 복주머니(후쿠부쿠로)를 팔아 돈도 챙기고 재고도 처리한다. 손님에게 복전 주기 등 새해 상술도 다양하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새해는 세시풍속으로 분위기가 떠들썩하다. 동구지역 한 외교관은 “일본의 고유한 세시풍속에 놀랐다. 산업화속에서도 이처럼 많은 세시풍속이 유지되고 있다는 게 부럽다.”고 말했다. ●신사·절에서 소원 빌기 일본 사람들은 원단인 지난 1일을 전후해 도쿄시내 주택가 대부분의 집 대문앞에 소나무·대나무 등을 이용한 ‘카도마쓰’라는 장식을 했다. 조상신을 부르고 건강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다. 가족·친지들이 모여 신사를 찾기도 했다. 신사참배는 이웃들과 새해 인사를 교환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지난 1∼3일 일본 전국의 주요 신사와 절에서 하쓰모우데를 한 사람은 9373만명. 신사 가운데 가장 큰 메이지 신궁에만 305만명이 참배했을 정도였다. 회사원 마쓰무라(지바시)는 세자녀, 부인과 함께 1일 0시 인근 절에 가 백팔번뇌에서 벗어난다는 취지의 타종식에 1인당 3만엔(약 2만 5000원)씩을 내고 참여하기도 했다. 미혼인 20대의 아들, 딸이 있는 다카하시(55·여)는 1월에 영험하다는 신사나 절 7곳을 돌아다니며 이른바 ‘7복’을 빌고 있다. 정직·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을 지켜주는 신, 재물의 신, 지혜의 신, 장수의 신 등이 모셔진 신사·사찰을 순례하는 것이다. ●기발한 상술로 새해를 달군다 지난 2일 오전 10시. 도쿄 신주쿠의 이세탄·게이오·다카시마야 등 대형 백화점 앞에는 수백∼수천명의 고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일부 백화점은 고객들의 성화에 못 이겨 개점 시간을 20분 정도 앞당기기도 했다. 이날 게이오 백화점에서 첫 판매된 복주머니는 투명하거나 불투명한 두 가지 부류다. 상품내역이 안 보이는 복주머니로는 운수를 점치는데, 판매가격 보다 3배정도의 재고 상품들을 넣어 땡처리를 한다. 내용물에 따라 운수를 점친다는 것이다. 잠깐 사이에 매진되는 상품도 적지 않았다. 백화점입구에서는 청주를 고객들에게 대접하는 행사도 벌였다.50여명의 손님에게는 특별히 제작한 고급 나무잔으로 마시게 한 뒤 이를 선물로 줬다. 상당수 신사들은 효험을 부각시키며 1년수입을 좌우하는 하쓰모우데 광고를 했다. 고급식당이나 서점 등에서는 고보센(御寶錢)이라는 5엔짜리 새동전이 들어있는 복돈을 고객에게 선물도 했다. 나카자와 준코는 “어른은 세뱃돈이 없기 때문에 세뱃돈을 주는 의미와,5엔은 인연을 나타내는 ‘고엔’으로 발음돼, 인연을 소중하게 하고 싶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급속한 서구화로 세시풍속 잠식 하지만 일본의 새해맞이 문화도 잠식되고 있다. 전직 기자 이시즈카는 “오세치 요리는 백화점이나 슈퍼에서 많이 산다. 일본은 서양 문화를 빨리 흡수했기 때문에 개인주의 등으로 전통 문화가 많이 약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온가족이 따로따로 새해를 보내는 가족도 늘었다. 교사 사치코는 지난 연말부터 이달초까지 호주여행을 했다. 지방에서 근무중인 미혼인 오빠도 개인행동을 했다. 할머니 역시 친구들과 온천여행을 했다. 해외여행, 온천여행이 성해지면서 전통적인 새해맞이 문화가 시나브로 약화되고 있다. 도쿄의 관문 나리타공항에 따르면 연말연시 나리타공항을 통한 출입국 여객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8% 늘어난 143만 1000여명이었다고 한다. taein@seoul.co.kr ■ 설날음식 ‘오세치 요리’ 숨은 뜻 |도쿄 이춘규특파원| 일본인들은 1월1일 허리가 휠 때까지 건강하게 살자는 소망을 담은 새우, 앞날을 밝게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게 해달라는 소망의 연근,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흑콩, 자손번영을 비는 소망의 토란 등으로 설음식인 오세치 요리를 만들어 부러지기 어려운 버드나무로 만든 새해젓가락으로 식사한다. 찰떡(모치)을 먹는 문화도 번성하고 있다.12월 말 가족이나 동네사람들이 힘을 모아 찰떡을 만든다. 이때문에 해마다 찰떡이 목에 걸려 숨지는 사고도 많다. 지난 1일 간토지역에서만 노인이 4명이나 숨졌다. 일본인들은 음식을 눈으로 보면서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양을 중요시한다는 의미다. 지난 14일 도쿄시내의 죠시에이요대학에서는 외국특파원들을 상대로 한 전통 신춘 음식 만들기 교실이 열렸다. 가가와 요시코 대학장은 “일본의 음식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유학생도 더 많이 유치, 세계에 확산시키고 싶다고 했다. 시메야 홍보부장은 “일본음식은 애니메이션과 함께 세계에 유행중인 지적재산”이라고 자랑했다. 좋은 음식으로 건강을 유지하게 해 노인들의 의료비를 줄이는 것도 일본 전통음식 만들기가 추구하는 목표라고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장미 모양과 나비 모양의 ‘말이 스시’를 만드는 시범과 실습이 4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우리의 김밥과 유사하지만 일본식으로 변형된, 화려한 장미 모양의 말이 스시였다. 음력설에 주로 지바 지역에서 먹는 음식이다. 이런 음식을 음력설이나 춘분 전날 제대로 먹으면 “1년간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에 민중 사이에서 유행했었다고 한다. 강사 도야마 이사무(56)는 “음식은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 여유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면 좋은 음식이 되지만, 짜증스러운 상태로는 좋은 음식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일본인의 음식관을 설명했다. taein@seoul.co.kr ■ 연하장 37억장 팔려…100통 쓰는 일 예사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인들의 연하장 쓰기는 유별나다. 새해에 100통 정도의 연하장을 쓰는 경우도 흔하다. 초등학생부터 노인들까지 쓰는 층도 다양하다. 일정기간내에 보내면 복권식의 번호가 주어지며,1월 중순 추첨해 하와이 여행권 등 상품도 푸짐하게 준다. 일본우정공사에 따르면 올 1월1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배달된 연하우편물은 20억 5200만통(1인당 약16통)으로, 지난해에 비해 173만통이 줄었다. 이후 배달된 연하장은 오히려 예년보다 늘었다고 한다. 자영업을 하는 50대 쓰보는 “예전에는 1월1일날 꼭 배달되어야 한다는 의식이 많았지만 지금은 늦어도 성의있게 쓰는 추세”라며 “과거엔 50장 정도 썼지만 지금은 20∼30장이다. 대신 1년간의 안부를 꼼꼼히 전해 내용을 충실히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연하장 쓰기는 여전히 일본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해마다 일본우정공사의 판매량이 줄고 있다.1999년 42억통정도를 정점으로, 줄어드는 경향이다. 이에 따라 2006년 판매매수는 전년비 2∼3% 정도 준 37억통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일본도 전자메일에 의한 새해인사 풍조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를 이용한 전자메일이 빠르게 늘어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50%정도 늘었다.NTT도코모의 경우 2004년에는 전년대비 1.6배, 지난해는 1.4배로 증가했고, 최대의 경우 시간당 무려 1억통 전후의 양이라고 한다. 지난해 4월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된 것도 연하장을 줄이는 요인이 됐다. 정치인이나 회사 상·하간에 주소를 파악, 의례적으로 연하장을 보내는 것이 주소 등 개인정보의 엄격한 관리 전환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연하장 감소 경향에 일본우정공사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우정공사는 연간 연하장으로 1조 7000억원 정도의 판매수익을 올려왔다. 따라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중이다. 올해는 ‘○○시,○○정’ 등이라고 주소를 지정하면, 그 지역의 전원에게 연하장이 보내지는 신상품을 개발, 실험적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연하장 배달사고도 새해의 단골메뉴다. 유난스럽게 많은 눈이 내렸던 올 겨울, 동북부 야마가타현에서는 우편배달 아르바이트 남자 고교생(18)이 연말연시 5일간 연하장 437통을 포함한 627통의 우편물을 “힘들다.”며 눈속에 묻어버린 것이 발각돼 징계면직됐다. taein@seoul.co.kr
  • [일본경제 재도약] (하) 바닥 경기는 ‘머나먼 봄날’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최근 화두는 ‘양극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의 명암이 엇갈린다. 경기회복의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하지만 고전하는 기업과 개인이 적지 않다. 한국과 여러가지로 유사한 셈이다. 일본경제의 변수도 수두룩하다. 통화팽창정책의 해제, 감세정책의 축소 영향 등 내부변수는 물론 미국경제, 유가상승세 등 외부변수도 적지 않다. ●경영자 40%만, 회복지속 예상 주요대기업 경영자중 90% 이상이 올해 경기확장을 예상한다는 결과(산케이·도쿄신문 조사)가 나오지만 수적으로 많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포함한 조사에서는 회복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경영자는 40%에 그치고 있다. 데이고쿠 데이터뱅크가 9674개 기업의 경영인들을 상대로 조사,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회복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비율은 39.9%에 그쳤다. 이 회사는 “예상보다 적었다. 지역·규모 등의 격차가 매우 커 회복기조는 아직 취약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사 의미를 설명했다. ‘회복기조가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5.6%,‘알 수 없다.’는 응답은 39%였다. 특히 지속하지 않을 것으로 본 경영자 중 62%는 불안요인으로 개인소비를 꼽았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정률감세 축소 등 증세국면 진입이 앞으로 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 것이다. ●소리는 작지만, 주목되는 신중론 실제로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마에다 사장은 지난 5일 기업인들의 합동신년파티에서 “경기회복의 실감은 없다.”고 밝혔다. 증권투자분석가 가미야마 나오키는 “올해는 과잉투자 문제가 불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식시장의 거품을 우려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오는 9월에 퇴임하기로 예정돼 있어 정책의 일관성 유지도 어려울 전망이다. 지지통신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총리의 지지율이 50% 이하로 내려갔다. 레임덕 조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국이 차기경쟁에 돌입하면서 정률감세 축소, 노인의료비 증가, 연말정산공제 축소, 소비세 인상 논의 등이 본격화되면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로 이어지면서 “열리던 지갑이 다시 닫힐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아직도 썰렁 첨단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은 분명 경기회복의 온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 중소기업은 여전히 봄이 멀다. 도쿄 오타구의 5000여개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관장하는 오타구산업진흥협회 하마구치 가즈히코 기획홍보리더는 업체의 경기회복 실감 여부와 관련,“아직, 아직”을 연발했다. 택시업계의 불황은 심각하다.2002년 신규참여와 가격규제가 해제된 택시는 크게 늘어 오사카의 운전기사들의 연수입은 대부분 2500만원 이하로 조사됐다. 요금파격할인 등 ‘오사카의 택시전쟁’은 심각한 양상이다. 도쿄의 환락가인 신주쿠 가부키초는 퇴폐업소 단속이 강화되며 술집과 마작집 등 폐업이 속출,1000여개의 빈 영업점 때문에 밤이면 유령의 도시로 변해 거리활성화를 서두르고 있다. 환동해권경제연구소 ERINA의 나카지마 도모요시 연구주임은 “디플레이션이 끝나야 본격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그 이후에야 생활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taein@seoul.co.kr
  • 독일·일본 경제살아난다

    독일·일본 경제살아난다

    ■ 독일 오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독일경제가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고무돼 있다.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게 나타난 데다 위축됐던 내수도 회복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독일중앙은행은 지난 3일 “12월 실업률이 전달보다 0.2%포인트 떨어진 11.2%였다.”고 발표했다. 전국적으로 11만명의 실업자가 줄어든 것으로 한달 감소폭으로는 10년새 가장 큰 것이다. 베를린의 민간연구소인 DIW도 이날 국제유가와 유로화 환율의 안정세를 전제로 올해 독일 경제의 성장률을 당초 1.5%에서 1.7%로 상향조정했다. 제조업 경기상황을 반영하는 구매관리자지수 역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경기 선행지표인 주가도 덩달아 강세다. 지난해 독일증시는 27.1% 상승,G7국가 중 두번째로 높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2월의 약진이 2006년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다 주었다.”면서 “실업감소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운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겐 구원과도 같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집권 기민당은 “새 정부에 대한 기업의 긍정적 기대감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며 실업 감소를 이른바 ‘메르켈 요인’ 덕으로 돌렸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자화자찬에 냉소적이다. 노동시장 전문가 홀거 섀퍼는 “실업자 감소는 상대적으로 따뜻했던 12월 날씨와 오랜기간 진행된 국가의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장기적인 경기사이클의 국면전환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경기호전의 조짐이 독일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실업률과 제조업지수 등 경제지표들은 유로화 통화권 전체에 걸쳐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유럽위원회(EC)에 따르면 지난달 유로 통화권 전체에서 늘어난 일자리는 2001년 5월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 유로화 통화권 국가의 성장률은 1.3∼1.9%로 전망된다. 독일경제의 전망을 밝게 하는 변수는 더 있다.6월에 열릴 월드컵이다. 독일 금융사 포스트방크는 이번 월드컵이 독일에 100억유로(약 12조 3000억원)의 부가가치와 4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일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주요기업 90% 이상이 “올해 경기는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하는 가운데 백화점과 슈퍼체인의 새해 첫 판매가 쾌조의 출발을 하면서 ‘소비 본격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경기회복 흐름에 대해 주요기업들은 실감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은 여전히 “경기회복을 실감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경기 양극화’도 한국처럼 일본 사회의 새로운 흐름으로 형성되고 있다. 5일 일본 거대 백화점 업계가 공개한 2∼3일의 ‘새해 첫 판매’ 실적에 따르면 매출이 전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점포가 상당수였다. 고객수는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고액상품이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이세탄백화점 신주쿠본점은 2일 첫판매에서 전년보다 10% 늘어난 26억엔의 매출로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세이부백화점 이케부쿠로본점도 30%는 18억엔이었다. 미쓰코시백화점 니혼바시본점(11%), 다카시마야 도쿄본점(11%)도 2∼3일의 매출이 급증했다. 오사카와 나고야도 2∼3일의 백화점매출이 호조였다. 한신백화점(오사카시)은 7∼8%, 마쓰자카야 본점(나고야시)은 8% 늘었다. 백화점들은 “체감경기 회복과 주가급등의 자산 효과가 어우러져 고가품이 팔리면서 매출호조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미쓰코시 니혼바시본점에서는 이틀간 5000개 이상의 보석이 박힌 1억 500만엔(약 9억원)짜리 조명 스탠드,1890만엔짜리 꽃병 등 고가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복주머니도 고가품이 잘 팔려, 다카시마야 도쿄점에서는 신사복 복주머니(4만엔) 등 고가품이 이틀째 개점 직후 품절됐다. 1일 새해 첫 영업을 시작한 이온, 이토요카도, 세이유 등 슈퍼체인들도 대부분 매출이 전년실적을 웃돌았다. 반면 “좋은 곳은 대기업뿐이다.”며 “중소기업의 대부분은 이전처럼 고전하고 있다. 우리도 경기상승무드를 함께 탔으면 좋겠다.”는 소리도 적지 않다고 도쿄신문이 이날 중소기업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taein@seoul.co.kr
  • 日本의 현관 요코하마

    日本의 현관 요코하마

    1859년 일본의 첫 개항장으로 서구문물을 수용한 요코하마. 일본의 근대화는 이곳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좋을 만큼 요코하마는 서양의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인 ‘일본의 현관’이다.1872년에는 요코하마∼도쿄간 일본 최초의 철도가 부설되기도 했다. 요코하마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최초’로 기념할 것이 많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가스등이 켜진 것도, 최초의 외과병원이 세워진 것도, 근대도로인 바샤미치(馬車道)가 생긴 것도, 아이스크림이 탄생한 것도 모두 이 진취적인 기질의 하맛코(요코하마 출신자)에 의해서다. 개항 당시 600명의 인구에 불과하던 자그마한 어촌은 이제 인구 350여만명의 대도시로 탈바꿈했다. 일본 근대문화의 발상지 요코하마가 젊은이들의 새로운 여행지로 변신하고 있다. 글 사진 요코하마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요코하마의 특징은 한 마디로 세계 유수의 항구도시라는 점이다.1859년 에도 바쿠후 말기에 개항한 이래 요코하마는 세계 각국의 선박이 드나드는 ‘미나토(항구) 요코하마’로 명성을 지켜왔다.JR(일본철도) 네기시선 간나이역에서 걸어서 15분, 오삼바시 국제여객터미널에 가보면 요코하마가 진정 일본의 대표 항구임을 실감할 수 있다. # 요코하마의 상징 ‘오삼바시’ 요코하마의 상징이자 중심인 오삼바시는 2002년에 새롭게 문을 연 국제여객터미널이다. 대형 외국 여객선이 기항하는 이곳에는 2000㎡의 다목적 홀이 있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고 있다. 오삼바시 터미널은 거대한 배의 형상을 띠고 있다. 비스듬한 바닥 전체가 널마루로 되어 있어 걷기 편하다. 마치 1등 선객을 위한 프롬나드 데크(산책 갑판)를 걷는 기분이다. 터미널 조금 높은 곳에는 24시간 열려 있는 옥상광장이 있어 연인이나 나들이객들이 즐겨 찾는다. # 최고(最高)건물, 최속(最速)승강기 오삼바시에서는 미래형 도시설계로 유명한 미나토미라이21 지역이 훤히 내다보인다. 요코하마 여행의 핵심인 미나토미라이21은 사쿠라기초 역 바로 북쪽에 위치한 신개발 지역. 이곳에 바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70층짜리 랜드마크 타워(296m)가 있다. 랜드마크 타워에는 1분에 750m까지 속도를 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승강기가 있다. 바람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 승강기를 달걀 모양으로 설계한 점이 독특하다.2층 로비에서 69층 랜드마크 타워 스카이가든(입장료 1000엔,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토요일은 밤 10시까지) 전망대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40초. 기네스 북에도 올랐다. # 석양과 함께하는 헬리콥터 크루징 요코하마의 풍경은 랜드마크 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좋지만, 헬리콥터를 타고 새처럼 조감하는 것도 멋스럽다. 미나토미라이 헬리포트에는 요코하마항 상공을 나는 다양한 코스의 헬리콥터가 대기하고 있다. 석양 무렵에 운항하는 ‘트와이라이트 코스’(비행시간 약 5분)는 어른 4000엔, 어린이 2000엔.10분에 걸쳐 요코하마의 야경을 보여주는 ‘요코하마 베이 라이트 코스’는 트와이라이트 코스보다 3배 이상 비싸다.5인승 헬리콥터를 타고 요코하마 상공을 나니 요코하마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 곳 책임자인 가오루 하라(엑셀항공주식회사 영업부장)씨는 “일본에서 헬리콥터 크루징을 1년 내내 하는 곳은 요코하마와 도쿄뿐”이라며 “특히 30여년의 역사를 지닌 요코하마 헬리콥터 크루징은 몇 달전에 예약해야 탈 수 있는 요코하마의 명물”이라고 말했다. # 낭만 싣고 떠나는 ‘로열 윙’ 유람선을 타고 요코하마를 감상하는 것도 기억에 남을 만하다. 오삼바시에는 ‘로열 윙’이라는 거대한 배가 있어 크루즈 여행을 주도한다. 일본에서 유일한 엔터테인먼트 식당선(船)이다. 순항 시간은 런치 타임(2100엔)과 디너 타임(2100엔)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그 사이에 티 타임 크루즈(1600엔)가 따로 준비돼 있다. 이 레스토랑 배에서는 중국의 1급 조리사가 광둥식 요리를 선보인다. 중국 본토 요리와는 사뭇 다른 ‘퓨전형’이어서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낮 시간에는 우아한 고전음악이, 저녁 시간에는 쿨 재즈가 생음악으로 펼쳐져 여행의 흥취를 더해준다.‘로열 윙’에 오르기 위해서는 개인은 두 달전에, 단체(15명 이상)는 10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 시간살림이 성공여행의 열쇠 여행의 묘미가 일상을 잊고 색다른 여유를 즐기는 것이라면, 시간에 쫓겨 종종걸음치는 맛보기 관광은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의 압박 속에 사는 게 현대인의 숙명. 그러니 어떻게든 시간살림을 알뜰히 해 여행을 할 수밖에 없다. 하루동안 요코하마를 둘러보려면 그야말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헬리콥터와 유람선도 타고 오삼바시 터미널에서 요코하마의 바람도 다면 이제 어디로 발길을 돌려야 할까. 일본의 차이나 타운인 주카가이(中華街)와 그 주변을 살펴보고, 다시 오삼바시로 돌아와 요코하마 야경 감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 극채색의 문 지나면 음식천국 ‘일본 속의 중국’ 주카가이는 미나토미라이선 모토마치·주카가이 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인다.1923년 관동대지진 후 바다를 메워 만든 항구공원인 야마시타코엔 남쪽이다. 주카가이는 2차대전 전까지는 ‘난징(南京)거리’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차이나 타운이 다 그렇듯 주카가이에 들어서면 먼저 현란한 극채색 문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카가이에는 우호의 의미가 담긴 젠린몬(善隣門)과 세이요몬(西陽門)을 비롯해 모두 10개의 문이 있다. 차이나 타운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거리 한가운데 자리잡은 중국식 사원 간테이뵤(關帝廟)다.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영웅 관우를 상업의 신으로 모신 곳이다. 화려한 색상의 웅대한 건물이 차이나 타운의 상징 구실을 하고 있다. 이 곳은 참배하려면 돈을 내야하지만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중국인들의 유난한 재신(財神)숭배 행태라니….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 # 삼국지 영웅 모신 간테이뵤 주카가이에는 각종 식당과 잡화점 등 500여개의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요코하마 개항 당시 중국의 상관(商館)에서 일하던 중국인들이 이 곳에 계속 머물면서 터를 닦아 놓은 노포들이다. 차이나 타운의 매력은 단연 먹을거리. 주카가이의 경우도 물론 마찬가지다.‘중국인은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다섯 끼를 먹는다.’고 한다. 딤섬 즉 중국식 만두를 수시로 먹는데서 생긴 말이다. 차이나 타운을 걸으면 이를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다. 주카가이야말로 ‘만두의 거리’다. 구운 돼지고기가 든 차슈만두, 오징어먹물 만두, 상어지느러미 만두 등 종류도 정말 다양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인 거리 가운데 하나인 주카가이는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 타운에 맞먹을 만한 음식천국이다. # 외국인 거류지였던 야마테 주카가이와 이웃한 곳으로 지나칠 수 없는 곳이 야마테 지역이다. 주카가이와는 또다른 점에서 이국적이다. 요코하마에는 개항과 더불어 외국인 거류지가 생겨났다. 특히 야마테지역은 서양인들이 많이 살던 곳으로 이국풍의 건물과 교회들이 적지 않다. 요코하마항이 내다보이는 언덕 경사면에 위치한 요코하마 외국인 묘지에는 요코하마에 살았거나 방문했던 40여개국의 외국인 약 4500명이 잠들어 있다. 야마테 지역에는 1909년에 세워진 고풍스러운 목조서양식 건물인 야마테자료관, 유럽풍 돌층계와 정원이 아름다운 미나토미에루오카코엔 등 이국적인 볼거리들이 많다. # 요코하마는 역시 밤 주카가이와 그 주변을 둘러봤으니 이제 다시 오삼바시로 갈 차례. 해거름에 찬바람을 맞으며 오삼바시에 서니 멀리 요코하마의 명물 베이 브리지(860m)가 눈에 들어온다. 요코하마의 아름다움은 밤풍경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요코하마의 밤은 베이 브리지 아래로 흐르는 검푸른 물결과 각양각색의 건물에서 내뿜는 불빛이 어우러져 빛의 축제를 방불케 한다. 요코하마는 역시 밤이다. 푸른 빛을 쏟아내는 불야성의 밤.“거리의 불빛이 너무도 곱구나 요코하마 부루라이토 요코하마∼” 1970년대 한국에서도 크게 유행한 이시다 아유미의 ‘부루라이토 요코하마’ 가락이 절로 떠올랐다. 요코하마는 도쿄의 위성도시 취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오고가는 배들로 늘 분주한 운치있는 도시다. 요코하마 여행객들은 흔히 도쿄에 숙소를 정하고 요코하마에 들르는 방식을 택한다. 도쿄에 숙소가 많은 만큼 싼 곳도 많기 때문이다. 도쿄에서 요코하마까지는 JR 도카이도혼선 등을 이용하면 30여분만에 갈 수 있다. 최근 미나토미라이선과 JR쇼난신주쿠 라인이 증설돼 도쿄 쪽에서 오기가 훨씬 편해졌다. 한국에서 요코하마로 직접 가려면 ANA항공편을 이용하면 된다. 김포공항에서 하네다공항까지 비행기가 하루 두 차례(오후 1시, 밤 8시20분 출발) 뜬다.ANA항공은 ‘요코하마 알리기’ 차원에서 내년 1월10일부터 1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모니터 투어도 실시할 예정이다.45명 정도로 예상가는 39만 9000원선. 문의 ANA항공 영업부(02)752-1160.
  • [임해리의 色色남녀] 사랑하거나 사육하거나

    얼마 전 ‘완전한 사육’이란 비디오를 보았다. 몇 년 전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신주쿠 여고생 납치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43세의 독신남 이와조노는 평범한 회사 영업사원으로 소심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남자이다. 그는 어느 날 집 근처에서 조깅을 하던 17살 여고생 구니코를 납치한다. 그리고 구니코는 수갑과 밧줄에 묶인 채 오래된 다가구 주택인 이와조노의 집에 감금당하고, 퇴근과 함께 귀가하는 그와 기이한 동거를 하게 된다. 이와조노는 그녀에게 헌신적으로 먹을 것과 옷을 사다주면서 옆에 영원히 두고 싶어한다. 구니코는 두려움 속에서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이와조노에 대해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된다. 주변 사람들은 점차 이와조노를 이상한 시선으로 보기 시작하지만 구니코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시한다. 이와조노가 선물한 옷을 입고 둘이는 여행을 떠났다가 구니코의 납치사건이 언론에 알려진다. 결국 이와조노는 잡히고 현장에서 구니코는 이와조노를 변호한다. 이같이 납치된 인질이 오히려 범인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을 ‘스톡홀름신드롬 stockholm syndrome‘이라고 한다. 처음에 구니코는 이와조노에게 미쳤다고 소리를 쳤었다. 그러나 자신을 해치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자라고 그를 이해하면서 또 다른 감정을 갖게 된 것이다. 사랑은 늘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이 결혼과 분명한 경계를 갖고 있는 점이라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전생의 업(業)이 두텁거나 운세가 사나운 시절에는 ‘징한’ 인연을 만나 마음고생을 원없이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인연만 골라서 만나는 남녀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유난히 외로움을 많이 탄다는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자신에게 조금만 관심을 보여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상대에게 기대려고 한다.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녀는 결혼한 지 3년째 되는 주부로 한때는 행복하게 살았다. 남편의 사업이 잘될 때는 얼굴조차 보지 못했는데 재작년부터 회사가 어려워지자 사업을 걷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가 출판사에서 일을 받아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였는데 어느 날부터 남편의 태도가 변하였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동창들과 만나 밤 12시에 들어가도 별 말이 없던 남자가 요즘은 해만 떨어지면 집에 안 오고 뭐하냐고 전화를 해댄다고 한다. 남편은 그녀보다 9살이나 많았지만 연애할 때는 자상하게 돌봐주고 생활비도 보태주었다고 한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지방에서 올라와 대학에 다니던 그녀에게 그는 물주이자 구세군이었던 셈이다. 시댁에서는 집안이 기운다고 반대하고 친정에서는 나이차가 많다고 반대하던 결혼이었다. 그러자 그 둘은 보란 듯이 ‘사고’를 쳤다. 그리고 임신했다는 통고를 양가에 하자 결혼이 고속으로 이루어졌다. 아버지를 일찍 여윈 그녀에게 남편은 든든한 보호자로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 말에 의하면 그의 자신감과 당당함은 부모의 넉넉한 재산에 있었던 것이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시댁에서도 돈을 대주지 않으니까 남편이 ‘독’만 올라 자신만 달달 볶는다고 하소연하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남편에게 절절매며 차를 마시다가도 남편전화만 받으면 발딱 일어서곤 하였다. 총총히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녀의 사랑이 깊은 것 인지 아니면 남편에게 잘 길들여진 것인지? 성칼럼니스트 sung6023@kornet.net
  • 한화갑 대표 ‘부부의 날’ 콘서트 참관

    ‘부부의 날’ 위원회(공동대표 권영상 변호사, 강영을 박사, 하충식 병원장)는 29일 도쿄 신주쿠 콘서트홀에서 가수 김종환의 ‘둘이 하나되어(부부의 날 노래)’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부부의 날’ 명예대표로 활동 중인 한화갑 민주당 대표(부인 정순애씨) 부부, 부부의 날 국회 통과에 기여한 전 의원인 이주영 경남부지사(부인 허영씨) 부부, 그리고 이 운동 주창자인 권재도 목사 등 6명이 참관해 격려한다. ‘부부의 날’ 공식홍보대사 가수 김종환의 ‘둘이 하나되어’ 부부의 날 노래는 최근 일본 주부층의 정서를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 身의 휴양지! 일본 온천마을

    身의 휴양지! 일본 온천마을

    서늘한 바람이 부는 계절. 멀리 산 너머 장엄한 노을을 바라보며 노천온천에 몸을 푹 담근다. 온 몸을 에워싸던 노곤함이 서서히 풀린다. 온세상 부귀영화가 부럽지 않다. 이 순간이 영원할 수 있다면…. 포근한 온천 생각이 간절해지는 쌀쌀한 계절이다. 가까운 온천도 좋고 먼 나라의 온천도 좋다. 모처럼 외국 바람을 한번 쐬어보고 싶다면 가까운 일본으로 향하면 어떨까. 전통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로텐부로(露天風呂·노천온천)가 지천인 일본의 온천 문화를 즐겨보자. (1) 나가노현 유다나카 시부 좀 허름하지만 단아한 건물이 늘어선 좁은 골목을 따라 굽이굽이 마을을 걸어 올라간다. 평일이라 그런지 인적이 드물다. 작은 상점과 오래된 건물의 모습이 눈에 익은데…. 한편으로는 고즈넉하고 또 한편으로는 적막한 느낌. 아, 이곳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화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그곳이구나. 일본 나가노(長野)현, 시가고겐(滋賀高原) 근처의 온천마을 야마노우치마치는 일본식 온천을 즐기기에 적격이다. 그중 유다나카 시부 지역의 온천장은 대부분 노천온천과 실내온천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온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마치 건물의 유효기간을 정해놓은 듯 낡은 것은 무조건 번듯한 새 건물로 올려야 하는 우리와 다르게 아기자기하면서 고풍스러운 건물이 좁은 골목을 따라 늘어서 있다. 유카타(浴衣·목욕가운)만 입고 골목을 돌아다니며 일본 온천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모처럼의 여행에서 보다 많은 온천을 즐기고 싶은 사람을 위해 이곳에서는 9개 온천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일명 ‘대중욕탕 돌아보기’.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의 수건(300엔)을 갖고 도장을 찍으며 다른 분위기의 온천을 체험한다. 온천마다 위, 습진, 피부병, 신경통, 부인병 등 각기 다른 효능을 갖고 있다니 하나도 빼놓지 않고 경험할 것을 권한다. ●‘센과 치히로’의 흔적을 따라 시부 온천 지역을 걸으며 찾은 또 하나의 재미. 골목을 따라 걸으면 왼쪽에 4층짜리 갈색 기둥의 목조건물이 눈에 띈다. 무척 낯이 익은 이 건물은 만화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됐던 가나구야(金具屋) 여관이다. 영화의 영향인지 헷갈리지만 ‘신들의 휴식처’로 묘사된 것처럼 건물은 은근한 신비로움을 지니고 있다. 마치 온천장 주인 할매 ‘유바바´가 살고, 뭉게뭉게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온갖 유령들이 목욕을 즐길 것 같다. 나중에 괴물로 변해버린 검은 유령 ‘가오나시´도 순박한 하얀 얼굴로 느긋하게 온천을 즐길 듯하다. 100년 이상된 건물로 시설은 썩 좋지 않지만 영화덕에 명소로 떠올라 지금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묵기 힘들어졌다.‘센과 치히로’에 푹 빠졌던 마니아라면 한번쯤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대부분의 여관에서는 다다미로 꾸며진 일본식 전통 가옥에서 특유의 별미 음식으로 아침과 저녁을 먹을 수 있다.1인 보통 1만5000∼2만엔 정도. 방값이 더 저렴한 곳도 있지만 싼 만큼 질 좋은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렵다. ●기묘한 온천, 원숭이 온천 가나구야 여관보다 훨씬 전부터 유다나카 시부 온천 지역의 명소가 된 곳은 ‘온천하는 원숭이들’로 유명한 ‘지옥계곡 원숭이 온천(지고쿠다니 야엔코엔)’이다. 요코유가와 하천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가면 험준한 계곡 사이로 기세좋게 물을 뿜어내는 곳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곳이 유다나카 시부 온천의 원천수. 이곳을 지나 숲 속으로 20분쯤 걸어가면 일본 야생원숭이 200여마리가 누리는 세상이 나온다. 몇마리는 미지근한 물 안에 들어앉아 온천을 즐기고, 어린 원숭이들은 물장난을 치며 논다. 태평하게 온천을 하며 잠에 빠져드는 ‘내공’있는 원숭이들도 있다. 이미 1970년 미국의 사진잡지 ‘라이프(Life)’ 표지에 실리며 유명해져 사람이나 카메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뚫어지게 쳐다보지는 말 것. 이곳 원숭이들은 오랜 시간 눈을 마주치고 있는 것을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글 나가노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나가노현은 혼슈의 정중앙.‘일본의 마음’이라고도 일컬어진다. 홋카이도와 더불어 가장 유럽과 닮은 지역으로 크기는 우리나라 경상남도와 비슷한 1만 2598㎢다. 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 (02-732-7525·www.jnto.co.jp/kor) ● 가는 길 보통 나리타 공항이나 니가타 공항을 이용한다. 니가타 공항에서 나가노까지 버스로 2시간30분, 전철이나 차로는 3시간 정도 걸린다. 나가노 시내에서 유다나카 시부 온천마을까지는 전철로 편도 50분정도 걸리며 요금은 1200엔선. 도쿄에서는 신칸센으로 1시간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도쿄를 통해 가는 것은 4시간, 니가타 공항을 거치면 4시간30분∼5시간 정도 소요된다. ● 먹거리 잘 알려진 나가노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단연 메밀국수다. 이 외에 포도, 사과 등 과일도 자랑거리다. 일본 최고의 와인 생산지이자 니가타현에 이어 가장 많은 양조장이 모여있기도 하다.100여개의 유서깊은 양조장에서 고유 브랜드의 사케를 판매하고 있다. 나가노 시내 북동쪽으로 전철 20여분 거리에 있는 전통마을 오부세에는 특히 유명한 양조장들이 많다. 맑은 공기와 물, 질좋은 쌀로 만든 고급 사케를 10만원 선이면 살 수 있다. ● 발길 닿는 곳이 스키장 일본은 가깝고 눈이 많은 데다, 눈의 질도 뛰어나 해외스키여행의 최적지다. 해외여행의 부담이 있지만 리프트권 구입비용이나 대기시간으로 충분히 보상받는다. 해발 3000m를 넘나드는 높은 산에 둘러싸여 ‘일본의 지붕’으로도 불리는 나가노에는 30여개의 스키장이 있다. 특히 하쿠바(白馬)지역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알펜, 노르딕 경기장이었고, 고류(五龍)스키장에서는 개막식이 열렸다. 하쿠바 스키점프에서는 유럽의 아름다운 전원마을 같은 경치가 펼쳐진다. 리프트권은 하루 3000∼6000엔, 렌털요금은 3500∼5000엔 정도. 리프트권 하나로 거의 모든 스키장의 리프트를 탈 수 있는 게 최고의 매력이다. ● 여기도 가보세요 나가노시 젠코지(善光寺)는 무종파 사찰로, 서민 신앙의 본거지다.17세기 초에 지어진 본당은 일본의 국보. 본당 지하에 불빛 하나 없는 □모양의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아미타여래입상’이 보관된 밀실로 들어가는 문고리가 잡힌다. 조금 더 걸어가면 지상으로 향하는 빛이 조금씩 보이는데, 이 빛이 마치 극락으로 향하는 그것과 같다고 해 극락왕생의 꿈을 이루는 절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 스키의 대부이자 한국 스키대표팀의 지도자를 지낸 마루야마 쇼지(72·全일본스키연맹 전무)가 운영하는 ‘다이카쿠칸’(www.taigakukan.com)을 들러보는 것도 좋다.6∼7평 되는 작은 규모의 스키박물관에서 다양한 스키장비, 동계올림픽 기념품, 비디오·DVD 등을 볼 수 있다. ● 여행상품 투어엣(www.tourat.com)은 유다나카시부온천향, 오부세 마을, 젠코지, 지옥계곡원숭이온천 등을 여행하는 ‘나가노 온천 자유여행(2박 3일)’ 상품을 90만원선에 판매하고 있다.1588-0074. (2) 곳곳이 길거리 족탕 기후현 게로온천 일본 중부 기후현에 위치한 게로 온천은 아리마·구사쓰와 함께 일본 3대 온천 가운데 하나로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산세가 수려한 히다산맥 사이에 강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전통 여관들에서 다양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예로부터 류머티즘성 질환과 운동기능 장애, 신경통 등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해발 1800m 고지에서 노천탕을 즐길 수 있는가 하면, 탁 트인 계곡과 산을 바라보며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도 있다. 나무 통 속에 들어가 머리만 내놓고 온천에서 나오는 뜨거운 수증기를 쬐는 통찜질 등 이색 온천도 경험할 수 있다. 전통 일본여관들의 로비와 길거리 곳곳에 마련돼있는 족탕도 눈길을 끈다. 길거리에 있는 족탕은 무료다. 걸어다니느라 지친 다리를 온천물에 담그고 가족이나 친지들과 담소를 나누다 보면 피곤은 온데간데없다. 다다미가 깔린 일본식 여관에서는 기모노를 차려입은 여성들이 정성스럽게 차려주는 저녁을 맛볼 수 있다. 특히 게로 온천이 위치한 히다지방의 쇠고기는 유명하다. 일본에서 최고급품으로 평가되는 히다 쇠고기는 지방이 적당히 섞여있어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최고의 전골요리 재료로 꼽힌다. 온천 이외에 볼거리도 풍성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시라카와고에서 옮겨온 대형 전통 가옥인 합장촌이 지척에 있어 걸어갈 수 있다. 이곳에서는 게로시의 전통 민예나 연극을 관람하고 메밀국수 밀기와 약초 염색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승용차로 1시간 정도면 옛 일본의 정취와 숨결이 살아 숨쉬는 다카야마에 갈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가는 길:나고야에서 JR 다카야마 본선을 타고 1시간4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나고야에서 버스로도 올 수 있는데 4시간 정도 걸린다. 도쿄에서는 신칸센으로 나고야(약 1시간 40분 소요됨)까지 와서 JR 다카야마 본선으로 갈아타고 오거나, 신주쿠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6시간 정도 걸린다. 글 사진 기후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3) 오이타현 벳푸 10대 지옥순례 “지옥 순례 한번 해보실까요?” 누군가 이런 제의를 해온다면.‘저 사람이 미쳤나’하며 눈을 부라리기도 전에 뒷걸음질부터 치게 될 것이다.“싫소. 내가 지옥을 가야 한대도 나는 최대한 그 시기를 늦출 것이오.” 하지만 그렇게 도리질치던 당신도 다음 말을 끝까지 들으면 사정은 전혀 달라질 것이다.“아니, 그게 아니고요, 일본 벳푸에 있는 지옥온천 순례(지고쿠 메구리) 말이에요.” 오이타현 벳푸는 세계 최고의 온천지대이다. 무려 3800개의 원천수에 딸린 온천이 지금도 열기로 꿈틀거리고 있다. 지옥이라는 단어는 지하 수백m 아래에서 솟구쳐 오르는 열탕의 모습이 꼭 지옥을 연상시킨다 하여 붙여졌다. 직접 보면 과연 고개가 끄덕여진다. 잿빛 진흙이 끓어오르는 오니이시보즈 지옥,150마리의 악어가 우글거리는 오니야마지옥, 적색 점토가 붉은 피 연못을 연상시키는 지노이케지옥, 코발트빛 청아한 연못에 뜨거운 증기가 치솟는 우미지옥까지…. 지금도 각각의 특색을 지닌 채 살아있는 10개의 지옥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경이에 경외심마저 느껴진다. 죄다 온천탕으로 개발하지 않고, 이처럼 관광상품으로 보존하고 있는 대목에서 일본인의 슬기가 엿보인다. 벳푸 지옥순례를 원하면,2000엔짜리 9개 지옥(보즈 지옥은 제외) 공통입장권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그러지 않고 따로 지불할 경우 지옥당 400∼500엔을 지불해야 한다. 벳푸역 니시구치에서 버스를 타고 우미 지옥앞에서 내려 차례차례 걸어다니며 둘러보면 된다. 온천욕을 해보고 싶다면, 지옥 근처의 온천이나 벳푸 8탕에서 노곤한 몸을 달래도 좋다. ●가는 길: 서울에서 오이타공항을 거쳐 공항버스로 가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오이타까지 1시간 35분, 공항에서 벳푸까지 약 35분이 걸린다. 후쿠오카 공항을 거쳐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시간은 더 많이 걸리지만, 훨씬 저렴하다. 서울에서 후쿠오카까지 1시간 10분, 후쿠오카에서 벳푸까지는 약 2시간 걸린다. 글 사진 오이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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