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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법원 “니콘, 위안부 사진전 장소 제공하라”

    일본 법원이 우익의 반대로 취소된 일본군 위안부 사진전의 장소를 제공하라고 명령했다. 도쿄 지방법원은 도쿄 신주쿠에서 전시 살롱을 운영하는 카메라 제조업체인 니콘에 일본군 위안부 사진전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라고 지난 22일 결정했다. 이는 26일부터 신주쿠 니콘살롱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진전을 열기로 했다가 니콘이 일방적으로 취소하자 사진전을 기획한 재일교포 사진작가 안세홍(41·나고야 거주)씨가 전시 장소를 제공하라며 가처분 신청을 낸 데 대한 법원의 결정이다. 법원은 “이번 사진전이 일정한 정치성을 띠고 있으나 사진 문화의 향상이라는 목적도 함께한다.”며 전시장 사용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니콘은 일본군 위안부 사진전을 열도록 장소를 제공했으나 우익을 중심으로 니콘 제품 불매운동 협박이 계속되는 등 항의가 거세자 ‘정치색’을 이유로 전시장 대여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니콘의 통보 직전 안씨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사실 등이 보도돼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사진전 개최를 승인한 니콘을 비판한 바 있다. 안씨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배려한 (법원의) 타당한 결정”이라면서 “외부 압력과 협박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씨는 예정대로 26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겹겹-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위안부 할머니들 사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월간 ‘사회평론’, 월간 ‘사회평론 길’ 사진기자 출신인 안씨는 일본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도시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진전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아쉬움만 남긴 12년만의 도전 4년 뒤 올림픽 본선행 스파이크”

    “아쉬움만 남긴 12년만의 도전 4년 뒤 올림픽 본선행 스파이크”

    남자배구 대표팀의 막내 전광인(가운데·21·성균관대), 최홍석(오른쪽·24), 신영석(왼쪽·26·이상 드림식스)에게 올림픽 예선전은 난생 처음 밟아본 큰 무대였다. 날카로운 첫 경험은 진한 아쉬움만 남긴 채 막을 내렸다.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던 남자배구는 4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이번 예선전 마지막 경기를 마친 지난 10일 밤, 일본 도쿄 신주쿠의 한 호텔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점과 4년 뒤의 각오를 들어봤다. →큰 대회는 처음이었을 것 같은데 어떤 기분이었는지. 신영석 첫 경기인 이란전에서 코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블로킹 잡자, 속공 뚫자.’고 계속 생각했다. 여기서 지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전광인 지난해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리그에 나갔을 때의 느낌을 아직도 기억한다. 재미있는 경기를 치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짜릿했다. 월드리그도 이 정도인데 올림픽예선전은 어떨까 생각하며 많은 기대를 했다. 이란전이 시작될 때 ‘이제 시작하는구나. 공만 보고 미쳐 보자.’고 되뇌었다. →본선 진출이 좌절됐는데 어떤 느낌인지. 신 충격이었다.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 내 플레이에도 실망했고 성적도 실망스럽다. 연습한 플레이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고 아픈 선수도 많았다. 지금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한국 배구가 정말 많이 뒤처지겠구나 생각했다. 최홍석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배구선수들이 손 흔들며 입장하는 모습을 본 이후 줄곧 올림픽 무대를 동경했다. 처음 뛰는 예선전이라 기대도 많았고 준비도 했다. 그러나 다들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고 연습한 만큼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 선배들이 쌓아놓은 것을 우리가 이어가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 전 이기고 싶다는 욕심이 지나쳤던 것 같다. 몸 상태도 안 좋고 팀에 보탬이 되지도 못한 것 같아 형들과 감독님에게 죄송했다. →본선 좌절의 원인은 어디에 있나. 신 변명하긴 싫다. 우리 선수들이 부족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있다. 올림픽예선전이 있는 해라면 V리그 일정을 앞당기거나 라운드를 줄이는 등 일정 조율이 있어야 했다. 6개월 시즌을 치르며 부상이 없는 선수는 거의 없다. 몸을 추스르고 예선전에 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최 시즌 뒤 단 5일 쉬고 대표팀에 소집됐다. 정신력만으로 이겨내기엔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2016년에는 철저히 예선전만을 위해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 외국의 경우엔 어린 선수들을 뽑아놓고 그 선수들을 키워 올림픽에 내보낸다. 우리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기량차도 크게 느꼈겠다. 자신의 활약을 점수로 치면. 신 센터에게 가장 중요한 게 블로킹이다. 이번 대회에서 내 플레이는 100점 만점에 0점이었다. 국내리그에선 공격수들이 스피드가 있으면 타점이 낮아지는데 여기 선수들은 빠르면서도 타점이 높았다. 블로킹을 따라가기도 바쁜데 공이 손에 닿지도 않는다. 신장과 체격 차이는 말할 것도 없고. 내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고 많이 배웠다. 최 세르비아의 레프트인 밀로스 니키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 키는 나와 비슷한데 수비도 잘하고 공격도 좋았다. 나는 대회 전부터 공격보다는 리시브에 중점을 뒀다. 초반에는 잘 됐는데 호주나 푸에르토리코전에서는 흔들렸다.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그래도 정말 못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잘한 것 같아서 자신감이 붙었다. 100점 만점에 50점 정도 주고 싶다. 전 1점, 아니 마이너스를 주고 싶은데. 무엇보다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했다. 경기를 즐기면서 하는 편인데 이번에 그러지 못했다. 수비형 레프트로서 리시브를 잘한 것도 아니고 공격도 안 됐고 그렇다고 서브를 잘 때린 것도 아니고…. 일본의 레프트 후쿠자와 타쓰야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공을 때릴 때 최대로 타점을 잡아서 때린다. 블로킹에 걸려도 맞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내가 공을 매달려서 때리는 스타일이라 그 점이 눈에 띄었다. →가장 인상 깊은 경기는. 신 이란전이다. 존경하고 싶을 정도로 플레이가 좋았다. 특히 센터인 세예드 무사비는 속공이나 블로킹 모두 이상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무사비는 2008년 태국 AVC컵에서 처음 본 뒤 롤모델로 삼고 그 선수의 모든 블로킹 영상을 갖고 있다. 최 일본전이다. 이기고 싶었고 이겼더라면 분위기를 반전해 본선행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경기라 더욱 안타깝다. 5세트 초반 4연속 실점으로 시작해 뭔가 해보지도 못하고 경기를 내줘 많이 속상했다. 일본 수비가 너무 강해 계속 받아올려서 반격하니 내 리시브도 흔들리고 볼 처리도 안 됐다. →4년 후의 각오와 팬들에게 한마디. 신 4년 뒤에 대표팀에 남을 수 있을까?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 월드리그 활약을 보고 기대 많이 하셨을 텐데…. 지금의 경험을 토대로 다음 올림픽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 최 영석이형은 주장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아무튼 아시아에서 한국 배구의 위상을 떨어뜨려 죄송하다. 다시 올라서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전 팬들도 우리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이번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올림픽 남자배구 대표 한선수

    [피플 인 스포츠] 올림픽 남자배구 대표 한선수

    시즌이 끝난 뒤 처음으로 만난 한선수(27·대한항공)에게는 달라진 게 딱 하나 있었다. 왼손 약지에 낀 반지다. 지난달 27일 결혼한 그는 신혼여행도 미루고 10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남자배구 올림픽예선전에 나서고 있다. 3일 신주쿠에 있는 대표팀 숙소에서 한선수를 만났다. 2008년부터 대표팀에서 뛴 그는 올림픽예선전이 처음이다. 학생 시절 “나 같은 실력으로 대표팀에 가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던 소년은 이제 어엿한 대표팀 주전 세터로 성장했다. 동경하던 무대에 섰지만 상황은 어렵기만 하다. 6개월 동안의 프로배구 V리그가 끝나자마자 대표팀에 소집돼 월드리그 일정을 소화하고 일본에 온 한선수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결혼식 때문에 공도 많이 못 만져 봤다. 일정이 빡빡해 몸이 안 만들어진 상태다. 점프도 안 되고 토스 감도 떨어지고…. 그래도 목표가 확실하니 준비한 만큼만 하면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라며 자기 최면을 건다. 배구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 한 번도 메달을 따 보지 못한 한국 남자배구는 12년 만에 본선 진출을 노린다. 이란에 이어 2일 세르비아에도 지며 대표팀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지만 그렇다고 전의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한선수는 “코트에서 쓰러지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팬들이 응원해 주면 힘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한선수는 현역 세터 중에서 박기원 대표팀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 배구’를 가장 잘 구현하는 선수다. 빠른 발놀림에 네트 끝까지 공을 힘있게 쭉 밀어줄 수 있는 손목 힘을 겸비했다. 국제대회를 치를 때마다 기량이 부쩍부쩍 느는 점도 믿음직스럽기만 하다. 그는 “대표팀에서 외국의 장신 선수들을 블로킹으로 달고 토스를 하다 보니 국내 리그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편하고 시야도 넓어지는 것 같다. 팀에서는 공격수 입맞에 맞게 공을 줘야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빠른 배구가 추세이니까 거기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결혼으로 안정을 찾았으니 배구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한선수는 처음으로 결혼 뒷얘기도 털어놓았다. “친구의 친구로 알게 된 지 3년, 연애는 6개월 했다. 항상 나를 우선으로 두고, 나를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이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작정 여자친구 집에 찾아갔다. 결혼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부모님이 처음엔 너무 이르지 않으냐고 하셨다. 계속 밀어붙였더니 결국 허락해 주셨다. 결혼은 원래 빨리 하고 싶었다.” 문제는 신혼여행. 예선전이 끝나도 월드리그, 코보컵대회 등 대회가 연달아 잡혀 있다.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라고 하지 않나. 그 반대인 뉴질랜드로 신혼여행을 가고 싶다. 그런데 갈 수 있을까?” 글 사진 도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에 현대차가 없는 이유/국중호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열린세상] 일본에 현대차가 없는 이유/국중호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세계 시장에서 약진이 눈부신 현대차가 일본에선 안 보인다.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해 4000대 판매를 목표했으나 1100대 정도를 팔았고 재작년에는 118대를 파는 데 그쳤다. 2010년 일본의 수입승용차 등록대수 21만 3000대 중 고작 0.06%이니, 일본에서 현대차가 안 보인다 해도 무방하다. 작년에 현대차는 세계 시장에서 659만대를 팔아 토요타자동차의 판매대수 795만대를 뒤쫓고 있으니 놀라운 성과다. 그런 현대차가 유독 일본에선 맥을 못 춘다. 왜일까? 혹자는 일본 시장의 폐쇄성을 지적하지만, 폭스바겐(4만 7000대), BMW(3만 2000대), 벤츠(3만 1000대) 등 독일차가 선방하고 있으니 꼭 폐쇄적이라 할 수도 없다. 이럴 때 전통과 국격의 차이가 곧잘 제기된다. 현대차는 폭스바겐, BMW, 벤츠보다 전통이 짧고, 한국은 독일보다 국격이 낮으니 일본인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그렇다면 신주쿠에서 한국 음식이 잘 팔리고 일본 위성방송이나 케이블 TV에서 한국 드라마가 많이 방영되는 것은 왜인가? 이를 단순히 한류붐이라 하면 어째서 현대차는 한류붐의 물결을 타지 못하는가? 일본인들의 가격대별 상품 선호 차이가 일본 내 한국 상품의 위상을 보여 준다. 자동차 가격은 보통 중고차라면 몇십만엔(몇백만원), 신차라면 몇백만엔(몇천만원)이 시세다. 이에 비해 한국 음식, 한국 드라마 시청료, 한류스타 사진이나 책자, BB크림과 같은 한국 화장품의 가격은 몇백엔이거나 몇천엔이다. 주머니 사정에 그리 구애받지 않고 부담 없이 먹고 즐길 수 있는 백엔대에서 천엔대가 일본 내 한국 상품의 위치다. 일본인들이 한국 상품을 찾기 시작한 것도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 개최,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 히트 후의 일이니 어언 10여년이다. 1엔짜리 동전도 가죽 지갑에 꼭꼭 챙기는 일본인들이다. 이들이 100엔대 1000엔대 한국 상품에 눈을 돌리게 된 것만 해도 격세지감이다. 1만엔대 한국 상품도 드문 판국에 10만엔대 100만엔대의 현대차를 내놓는다 해도 선뜻 사겠다고 지갑을 열 리 없다. 일본에 현대차가 안 보이는 이유다. 이런 일본인들의 행동을 보고 어떤 이들은 갈라파고스 현상(내부지향성)이라고 비판한다. 그런 비판이 틀리지는 않는다 해도 섬 안 일본인들 인식에 대한 현실 직시가 요구된다. 주일 한국대사관과 재일한국기업연합회가 2010년 7월 홍보기획사 덴쓰(電通)에 의뢰해 일본 시장에서의 한국 제품 이미지를 조사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 제품은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이미지가 강한 반면, 일본 제품은 ‘품질이 좋다’, ‘기술력이 있다’, ‘신뢰성이 있다’는 이미지가 월등히 강하다. 예컨대 ‘가격이 싸다’는 이미지는 한국 상품이 48.7%, 일본 상품이 1.3%로 나타나고, ‘신뢰성이 있다’는 이미지는 한국 상품이 4.7%, 일본 상품이 68.9%로 나타나는 식이다. 이처럼 일본 상품에 비해 가격이 싸고, 품질·기술력·신뢰성이 낮은 이미지가 일본 시장에서 한국 상품 인지도에 대한 현주소다. 요즈음 들어 한국이나 한국 상품에 대한 인식도 바뀌면서 일본인들이 1만엔대 한국 상품에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비록 시장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LG TV가 양판점에서 많이 진열되고, 아모레 퍼시픽의 설화수 화장품이 내로라하는 일본의 전통백화점(미쓰코시, 이세탄, 다카시마야 등)에 입점했다. 또 삼성이 일본의 2대 통신업체 도코모와 au에 스마트폰 갤럭시를 공급하고 있다. 모두 고집스럽기로 유명한 양판점, 전통백화점, 통신업체에서 승부하는 1만엔대 상품 도전이다. ‘장래성을 느낀다’와 ‘활기가 있다’가 덴쓰 조사에서 한국이 일본에 비해 높게 나온 항목이다. 이제서야 1만엔대 한국 상품이 일본 시장 시험대에 올라 백방으로 뛰고 있다. 이런 와중에 10만엔대 100만엔대 현대차가 들어온다 해도 시기상조다. 1만엔대 상품 시험에서 합격한 후라야 10만엔대 100만엔대 현대차도 재미를 볼 듯하다. 지금처럼 세계 시장에서 내공을 다져가며 일본 시장 진출 실패를 와신상담의 기회로 삼는 것이 나을 듯싶다. 세계 시장 석권을 통한 일본 시장 돌려치기 전략이다.
  • ‘여고생 속옷’ 보여주는 日 신종 퇴폐업소 철퇴

    ‘여고생 속옷’ 보여주는 日 신종 퇴폐업소 철퇴

    여고생이 속옷을 보여주는 일본의 신종 퇴폐업소가 경찰의 철퇴를 맞았다. 지난 22일 경시청은 도쿄의 신주쿠구 등에서 성업중인 신종 퇴폐업소 4곳을 일제 단속해 점장 등 2명을 체포했다. 일명 ‘여고생 견학클럽’으로 불리는 이 신종 퇴폐업소는 제복 등을 입은 여고생을 매직미러(손님쪽에서만 볼 수 있는 거울)를 통해 손님이 지켜볼 수 있게 만든 곳이다. 또 업소측은 손님들에게 스케치북을 팔아 그림도 그릴 수 있게 서비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단속에서 80명의 소녀가 경찰에 적발됐으며 이들은 시간당 900엔(약 1만 3000원)을 받고 이같은 아르바이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시청측은 “여고생이 손님을 ‘접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흥법 위반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면서 “미성년자의 유해업소 노동을 금지한 근로 기준법을 적용해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속된 업주는 “학생증을 확인하고 여고생을 고용했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산·학·연 협력현장을 가다] (중) 日 나노측정기 제조사 ‘에리오닉스’

    [산·학·연 협력현장을 가다] (중) 日 나노측정기 제조사 ‘에리오닉스’

    도쿄 번화가 신주쿠에서 일본국철(JR) 급행으로 30분 남짓 달리면 우리의 수원쯤에 해당하는 하치오지 시가 나온다.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이곳에 초정밀 전자 빔 장치 등 세계적인 나노측정기를 만드는 에리오닉스 본사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 등도 이 회사에서 만든 나노측정기를 구입해 연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에리오닉스는 전후 일본 제조업 발전사의 축소판이다. 전문화, 세분화를 통해 생존 공간을 넓혀 온 점도 일본 중소기업의 성장사를 보여 준다. 1975년 석유파동 직후 설립된 이 회사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제조·계측 장비 제조로 반도체 붐을 타면서 호황을 누렸고, 거품경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나노측정기 제조라는 첨단 영역으로 뛰어들어 활로를 열었다. 세이고 혼메 회장은 “반도체 측정 장비를 만들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기업들에 납품해 왔는데, 일본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한국, 타이완 경쟁업체들의 추월로 꺾이면서 다른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의 기기생산만 가지고는 앞으로 회사를 유지해 나갈 수 없다는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방향 전환이 두려웠지만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말했다. 1993년 첫 해 적자를 겪었지만 초기 5년을 버티자 나노시대가 열렸다고 회고했다. 그 뒤로는 나노측정기 등 초정밀 측정기를 필요로 하는 세계각국의 기업과 대학, 연구업체들의 요청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데주유키 오카바야시 전무는 나노측정기 개발 결정에 대해 “방향도 잘 잡았지만 보조금 등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큰 역할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자율 연 1% 전후인 일본정책금융금고의 대출도 힘을 보탰다. 회사가 뿌리를 내리는 데에는 중소기업청 주도로 국내 중소기업 육성에서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지원과 같은 공공 프로그램의 공도 컸다. 데주유키 전무는 “첨단 기기 제작을 위한 일본 내 국립연구소와의 협력 연구 등 산·학·연 협력은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소”라며 “대학의 요구와 관련 전문연구소의 조언 및 신기술 동향 정보의 지속적인 교환 및 협력 연구를 통해 첨단 나노 세계를 열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신 나노측정기 ELS-F125는 대당 3억엔(약 44억 5000만원). 고가에 많은 이윤이 남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하치오지시 모토요코야마의 에리오닉스 본사 직원들은 미국 MIT와 하버드대학에 납품할 나노측정기의 마지막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KAIST가 사들인 나노측정기는 ELS-7000. 게이노스케 겐 고세키 회장 보좌역도 “뭘 만든다는 것은 이인삼각의 행로와 다름없다. 혼자서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긴밀한 산·학·연 협력 전통이 지금의 우리를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나노시대에 접어들면서 대학 및 연구소 등과의 정보 교류와 대기업들의 새롭고 구체적인 주문의 선순환 흐름 속에서 기술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설립 초기 일본 정부의 중소기업 초기 지원사업이 없었더라면, 그리고 대기업 요구를 맞춰내지 못했더라면 에리오닉스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1973년 1차 석유파동 직후 일본 대기업들이 감량 경영을 시작하면서 앞당겨 명예퇴직을 하게 된 기계, 물리, 전기 전공의 7명의 엔지니어들이 뜻을 모아 만든 곳이 이 회사다. 1975년 설립 후 에리오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발아 속에서 각각 몸 담았던 친정 격인 대기업 등에서 반도체 관련 측정 장비 등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얻어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분업 속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일본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사업 일환으로 제공되는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자금과 벤처기업 육성자금, 신기술 촉진 자금도 에리오닉스가 뿌리를 내리는 종잣돈이 됐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청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사업이 성과를 내는 방식과 유사하다. 이 회사의 직원은 110명. 이들 가운데 50명이 연구인력이란 특이한 인력 구조도 상징적이다. 홈메 회장은 “중소기업의 생존은 앞을 보고 전진해 나가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다.”면서 “대기업보다 한발 앞선 전문화된 영역을 갖는 것이 살 길”이라고 말을 맺었다.
  • JAPAN TOKYO-도쿄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같은

    JAPAN TOKYO-도쿄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같은

    JAPAN TOKYO 도쿄 아주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같은 도쿄에서의 나흘은 조금 불편했다. 대지진의 후유증 때문은 아니었으며, 서울보다 평균 2도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도 아니었다. 그냥 그곳이 도쿄였기 때문이다. 삼성과 애플의 전쟁이 마치 국가대항전이라도 되는 듯 중계되고, 스마트폰 사용자 1,000만명이 넘는 나라에 사는 사람의 눈에, 이 도시는 깊이 들여다볼수록 불편함을 감수하는 아날로그의 세계라는 점이 명백해진다. 지킬 것을 지키는 ‘진득함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도쿄와 그곳 사람들의 차분한 일상에 잠시나마 깃들어 있었다. 조바심에 길들여진 서울의 디지털적 일상이 왠지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호텔스닷컴 kr.hotels.com 1, 3, 4,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여행을 꺼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도쿄를 여행하는 데 큰 불편은 없었으며, 도쿄 사람들은 덤덤하고 의연하게 일상을 살고 있었다 2 서울 명동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시부야의 밤거리는 여전히 복작복작했다. 전통 복장을 한 거리의 예술가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도쿄의 안부를 묻는 당신에게 하네다공항에 내려 모노레일을 탔다. 일본 전역에서는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공공장소의 냉방시설 가동률을 80% 수준으로 낮췄다고 했지만 실내 공기는 견딜 만했다. 사람들은 차분히 책을 읽고 있었고, 더러는 조용히 담소를 나누고 있었으며, 빈자리가 있는데도 20분 가량을 서 있는 사람도 있었다. 긴팔옷을 끼어 입어야 할 정도로 싸늘한, 한여름의 서울 전철과는 사뭇 달랐다. 전철을 세 번 갈아타고 숙소가 있는 도쿄의 중심가, 아카사카로 향했다. 공항 리무진버스의 배차 간격이 너무 길어 기다릴 수 없어서 이용한 전철이었는데 무거운 여행가방을 들고 수차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나흘간 도쿄의 곳곳을 돌아다니는 동안, 역설적으로 도쿄의 촘촘한 전철망은 가장 큰 불편 요소 중 하나였다. 아무리 도쿄 메트로와 JR라인이 경쟁회사라지만 도무지 어느 역에서 어떻게 갈아타야 하는지 명확한 정보를 찾기란 어려웠다. 역무원들도 헷갈리는지 전화번호부만한 책을 꺼내 질문에 답해 주기도 했다. 그나마도 한참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스마트폰을 찾아보고 알았다. 세계 최대의 전자기술을 가진 나라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풍경이었다. 의외의 풍경을 나흘간 매일 마주쳤다. 직장인들이 많은 시오도메 지역에는 금권金券숍이 많았다. 겉모양은 우리의 복덕방과 흡사한데 신칸센 탑승권부터 공연 관람권, 야구경기 입장권, 맥도날드 할인권까지, ‘별의별’ 티켓이 다 있었다. 도쿄에는 온라인 쇼핑몰이며, 소셜커머스며, 할인 혜택 풍성한 카드며…, 이런 것들이 없는 세상인 것만 같았다. 아날로그 도쿄의 면모는 거리를 지나면서, 사소한 식사 한 끼를 하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외국인들이 많은 번화가를 제외하고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무선인터넷이 잡히는 카페라고는 도통 찾아볼 수 없고, 웬만한 가게들은 신용카드를 내밀면 ‘No, Sorry’라고 답했다. 비영어권 국가에서 영어로 편하게 대화할 수 있고, 신용카드로 껌 하나까지 살 수 있는 것이 과연 ‘글로벌’한 것인지, 잠시나마 생각해 봤다. 한국에서는 일본이 지진의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할 것처럼 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큰 재난을 입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단서라고는 무지MUJI 매장 1층에 비치된 재난 대비 구호용품 세트가 전부였다. 도쿄인들은 평범하고 담담하게 일상을 살고 있었다. 그들에게서 호들갑은 느껴지지 않았다. 우에노 시장에서는 늘상 그러하듯 고소한 다코야키의 향이 풍겼고, 젊은 예술가는 기치조지의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밝은 그림으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주말 벼룩시장, 거기 사람이 있었네 토요일의 정오, 하네다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서둘러 찾아간 곳은 센다가야역. 도쿄의 곳곳에서 열리는 주말 벼룩시장 중에서도 규모가 크기로 유명한 메이지공원이었다. 유행과 첨단의 도시보다는 사람냄새 나는 이면의 풍경을 만나고 싶어 오래 전부터 벼르고 있었던 곳이다. 야외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의 풍경은 얼핏 보기엔 우리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이가 있다면 버려도 주워가지 않을 듯한 아이템부터 장인정신이 담긴 수공예품까지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목이 없는 기타가 있는가 하면, 고급 자기제품도 있었다. 아이템이 다양하다는 것은 천차만별의 상인들이 이곳에 운집해 있다는 증거다. 한국 아이돌 공연장에서 피켓을 들고 있으면 어울릴 만한 여대생들부터, 시내에서 번듯한 중고 전문 가게를 운영하다가 경제난으로 가게를 접고 주말마다 벼룩시장을 돌며 근근이 살고 있다는 영어를 잘하던 중년 사내, 자신이 직접 만든 안경은 명품 안경보다 좋다며 호기롭게 20만원짜리 안경테를 팔고 있는 30대 남성, ‘뼛속까지’ 장사꾼인 터키인도 케밥을 팔고 있었다. 이 얼마나 아날로그적인 사람 풍경인가. 굳이 주머니를 열지 않아도 정겨운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조금만 발품을 팔고, 두 눈을 부릅뜨면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용 캐리어에 한 살림을 채울 수도 있다. 필름카메라, 자기 제품, 앤티크 장식품, 구제 가방 정도는 믿고 구매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80년대 초반 태생의 탐나는 필름카메라가 있어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장 마감 시간을 기다려 상인과 약간의 실랑이 끝에 구매한 가격은 1,800엔(약 2만4,000원).나름대로 ‘득템’에 성공했다. 도쿄 재활용 운동 시민 모임은 1992년부터 메이지공원, 오이경마장, 세이부돔, 요코하마 등 수도권 근교 및 미야기현에서 벼룩 시장을 주최하고 있다. 입점비용 2,500~3,500엔을 내면 누구나 자신만의 제품을 들고 나와 ‘주말 장사꾼’이 될 수 있다. 시장 정보는 홈페이지(www.trx.jp)에 상세히 나와 있다.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면 위치, 운영 시간 등 핵심 정보를 어렵지 않게 취할 수 있다. 1 도쿄에 여행을 간다면 반드시 주말에 벼룩시장을 들러 볼 것을 추천한다. 쓸 만한 제품을 헐값에 건질 수도 있으며, 정겨운 사람 풍경을 보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2 주말 벼룩시장에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사전에 신청만 하면 누구나 자리를 깔고 생활용품을 판매할 수 있다 3, 4 벼룩시장에는 의외로 건질 만한 아이템이 많다. 반면 공짜로 줘도 쓰지 않을 것 같은 엉뚱한 물품들도 적지 않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골목길을 걷다가 느긋하게 커피 한 잔 일본인들이 도쿄에서 가장 살고 싶은 곳으로 손꼽는 기치조지와 지유가오카의 공통점은 느긋한 분위기의 아날로그적 매력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번화한 긴자, 신주쿠, 롯폰기 등 중심가에 있다가 이곳으로 오면 시간마저 절반의 속도로 흐르는 듯하다. 사실 기치조지를 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지브리 미술관’ 때문이었다. 헌데 그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 또한 ‘아날로그적’인 미술관의 정책 탓이었다. 버젓이 인터넷이 있는데도 미술관은 지정 여행사와 로손Lawson이라는 편의점에서만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마저도 입장일이 가까워지면 구하는 것도 어렵다. 나의 정보 부재를 한탄하며, ‘지브리’가 없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기치조지로 향했다. 기치조지 전철역과 이노카시라 공원 사이에는 수많은 앤티크 숍과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로 가득했다.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의 주요 배경이 된 이노카시라 공원은 주말을 맞아 호수에서 보트를 타는 연인들과 수공예품을 들고 나온 예술가들로 활기가 넘쳤다. 폐품을 활용한 기괴한 모형의 장식품부터, 시중의 상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수공예품들로 가득했다. 이튿날, 이른 아침 지유가오카로 향했다. 커피숍 2층에 앉아 전철역 앞 작은 광장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잠시나마 권태를 즐겼다. 갓 구워낸 빵 한 조각과 커피를 즐기고,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오밀조밀한 인테리어 소품들을 구경하며, 필름카메라를 전문으로 다루는 카메라 가게를 배회하는 시간 동안 나는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우 재믹스’로 조악한 게임을 즐기던 시절. 내게는 ‘닌텐도 패밀리’가 있었으며, 일본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는 물론 국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정교한 일제 학용품도 많았다. 도쿄에 살던 이모가 보내주는 선물 꾸러미가 도착할 때마다 나는 동네에서 영웅이 되었다. 지유가오카의 문구점과 장난감 가게, 낡은 건물 간판들까지…. 이 낯선 도시는 묘한 힘을 갖고 있었다. 나로 하여금 잊혀졌던 유년의 기억을 살포시 끄집어내 미소짓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5 지유가오카의 명소인 라비타는 작은 쇼핑거리로, 물의 도시 베니스를 연상케 한다 6, 7 기치조지의 이노카시라 공원은 주말마다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장이 선다. 폐품을 활용한 예술품과 일본인들의 정교한 손기술을 보여주는 실용품들이 눈길을 끈다 8 지유가오카에 위치한 뽀빠이 카메라. 필름 카메라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people] 호텔스닷컴 피터 요시하라 한·일 마케팅 총괄이사 “도쿄 자유여행, 안심하고 오세요” 호텔스닷컴에서 한국과 일본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피터 요시하라 이사는 한국 여행객들에게 안심하고 도쿄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의 자유여행 인구가 놀라울 정도로 늘고 있다. 아시아에서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일본, 호주보다도 그 성장세가 빠르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여행사인 ‘익스피디아Expedia’의 계열사인 호텔스닷컴Hotels.com이 한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내 맘대로’ 호텔을 선택하는 자유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다. 3월11일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한국인 여행객의 발길이 뚝 끊겼지만 도쿄를 중심으로 서서히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피터 요시하라(한국이름 양성호) 이사를 만나 최근 동향을 들어 봤다. Q. 대지진으로 한국에서는 일본 여행이 급감했는데 얼마나 체감하고 있나. A. 호텔스닷컴 한국 사이트에서 도쿄는 부동의 1위를 점하고 있었으나 대지진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다. 일부 도쿄 호텔은 방문객 감소로 영업을 중지하기도 했으며, 많은 호텔들이 방문객이 줄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는 여행에 전혀 지장이 없으며, 지진 이전과 비교했을 때 여행객이 느끼기에 위험하거나 불편한 요소는 없으니 한국인들이 안심하고 도쿄를 여행했으면 한다. 올여름 일본에서는 오사카, 후쿠오카, 규슈, 오키나와 등의 호텔 예약이 가장 활발했다. 오사카는 올 여름, 호텔스닷컴 한국사이트에서 예약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호텔스닷컴이 전세계 여행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의 2 이상이 일본 여행에 긍정적이라고 밝혔고, 일본은 3대 선호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일본 관광산업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다. Q. 여름 휴가철 한국인들의 인기 여행지역은? A. 오사카, 뉴욕, 상하이, 홍콩, 파리 등이 인기가 많았다. 한국에서는 필리핀의 예약률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호텔스닷컴이 강점을 가진 미국 지역의 예약도 많은데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의 예약이 꾸준한 편이다. Q. 호텔스닷컴은 최근 3년간 한국에서 매우 공격적인 모습이다. A. 한국어 사이트(kr.hotels.com)를 개설한 2008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세자리 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기본적인 온라인 키워드 광고 외에도 케이블 및 공중파 TV 채널에도 광고를 진행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단골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은 한국인들이 그만큼 호텔스닷컴의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는 증거다. Q.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반응은 어떠한가. A. 호텔스닷컴은 지난 5월 새로운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으며,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서인지 예약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아이폰을 통해 8~9건 예약될 때, 안드로이드를 통해 4~5건 예약되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아이패드를 통한 예약도 적지 않다. Q. 최근 모회사인 익스피디아도 한국어 사이트를 오픈했는데. A. 호텔스닷컴의 강점은 ‘현지화된 서비스’다. 지금 익스피디아의 한국 사이트를 보면, 호텔스닷컴의 처음 모습처럼 어색하다. 호텔스닷컴은 ‘한국 웹사이트보다 더 한국스럽게’ 만든다는 목표로 변화를 이뤄 왔다. 현재는 웹사이트에 대한 고객불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고객들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콜센터 직원들도 호텔스닷컴의 큰 경쟁력이다. 이외에도 올해 내에는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는 항공사 마일리지 개념의 ‘보상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 ‘호텔스닷컴 Hotels.com’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의 자회사로서, 전세계 13만5,000개의 호텔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원스톱 쇼핑 사이트이다. 2~3일간 반짝 할인, 마감 임박 할인, 주요 도시 40~50% 할인 이벤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08년부터 한국어로 된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콜센터에서는 한국어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lace] 여전히 매력적인 도쿄, 고급 호텔을 노려라 도쿄의 주요 호텔 관계자들은 “해외여행객이 크게 줄어들어 가격이 저렴해진 지금이 여행의 호기”라며 한국인들의 방문을 당부했다. 최근 인터넷을 이용해 고급 호텔을 이용하는 수요가 늘면서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는 호텔도 늘고 있다. 호텔스닷컴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도쿄의 5성급 호텔 두 곳을 들러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나눴다. 일본 전통에 서양의 미를 가미하다 캐피톨 호텔 도큐 Capitol Hotel Tokyu 수수무 토가시 총지배인 일본의 명성 높은 호텔 그룹인 도큐Tokyu는 지금의 캐피톨호텔을 2010년 새롭게 공개했다. 4년간의 대공사는 ‘개보수Renovation’의 개념이 아닌 ‘재건축Rebuliding’에 가까운 수준으로 진행됐다. 관공서, 기업체가 많은 아카사카 중심 지역에 위치한 만큼 출장자들이 많고, 한국 기업들도 주변에 많아 한국인들의 방문도 많은 편이다. 캐피톨호텔도큐는 일본 전통의 미를 철저히 표방한다. 건물 외관은 서양식이지만 객실 내부나 레스토랑, 로비 등을 최대한 일본식으로 꾸몄다. 최근 리츠칼튼, 페닌슐라 등 해외의 특급 체인 호텔들이 일본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과 비교해도 객실 넓이는 45m2 수준으로 매우 넓은 편이다. 음식과 차도 일본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특히 식사 후에 일본식 다도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지난 3월 대지진의 영향으로 올해까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한국에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고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오히려 지금은 호텔 가격이 많이 내려간 만큼 출장 목적뿐 아니라 레저 여행객들도 캐피톨호텔도큐를 찾으면 좋을 것이다. www.capitolhoteltokyu.com 최고의 전망 자랑하는 디자인호텔 파크 호텔 도쿄 Park Hotel Tokyo 마코토 엔도 영업 이사 파크호텔은 전세계적 네트워크를 가진 디자인 호텔Design Hotels의 유일한 일본 회원 호텔로서 독특한 디자인과 편리한 접근성, 빼어난 전망이 강점이다. 시오도메 미디어 타워의 25층부터 34층까지 호텔로 사용하고 있으며,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행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익스피디아의 직원들이 우수 호텔로 선정한 바 있으며,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레스토랑도 보유하고 있다. 긴자 지역까지 걸어갈 수 있는 시오도메역에 위치한 호텔은 오다이바로 갈 수 있는 유리카모메(전용열차)를 탑승하기에도 편리하다. 객실이 전부 고층에 자리한 만큼 전망도 좋다. 도쿄타워가 가까이 보일 뿐 아니라 맑은 날에는 후지산도 보인다. 친환경적인 객실 디자인은 물론 삼각형 모양으로 34층까지 천장이 뚫려 있는 로비 등은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일본 교토식 레스토랑,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바텐더가 있는 펍, 아로마 테라피 등도 파크호텔의 강점이다. 현재 한국인 직원도 1명 있어 한국인들에게 더욱 친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www.parkhoteltokyo.com 1 캐피톨호텔도큐는 일본 전통의 미를 철저히 표방한다. 건물 외관은 서양식이지만 객실 내부나 레스토랑, 로비 등을 일본 전통식으로 꾸몄다 2 파크호텔은 일본 유일의 디자인 호텔의 회원 호텔로서 독특한 디자인과 편리한 접근성, 빼어난 전망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22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올해 5월, 급성폐렴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 단칸방에는 쉰네 살 아빠와 어린 두 딸이 살고 있다. 아빠가 일을 나가면 동생 다연이를 돌보기 위한 11살 소연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그렇게 묵묵히 동생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맏딸 소연이. 보증금 없이 월세 10만원을 내는 단칸방에 살고 있는 아빠 한상학씨와 어린 두 딸을 만나 본다. ●기막힌 리포트 현기증(KBS2 밤 8시 50분) 몸뚱이 하나만 믿고 어둠의 세계를 누비며 한평생을 살아가던 현수성 소장.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몸 속에 치명적인 불치병 인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좌절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했던 그. 일본 윤락촌 한복판에서 신주쿠 구호센터를 운영하게 되는 재일교포 현수성 소장의 인생 스토리를 들어본다.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MBC 밤 7시 45분) 깊은 역사와 조상의 얼이 깃들어 있는 역사의 도시 경주에서 내상네는 거지처럼 널브러져 있다. 그리고 그곳을 지나가던 ‘경주에서 제일 큰 한의원’ 집 아들 승윤을 만난다. 그렇게 승윤에게 굴욕의 피자를 얻어먹으며 눈물을 삼킨다. 한편 구질구질 백조 진희, 드디어 취업에 성공하게 된다. ●스타부부쇼 자기야(SBS 밤 11시 15분) 다가오는 가을을 맞아 부부들의 식었던 사랑을 되살리기 위해 ’낭만의 섬‘ 사이판으로 떠난다. 오랜만에 ‘자기야’를 찾은 주영훈·이윤미 부부, 유태웅·문채령 부부, 강성진·이현영 부부가 출연한다. 늘 함께 ‘자기야’를 빛내는 최양락·팽현숙 부부, 이무송·노사연 부부 등 총 8쌍의 부부들이 부부토크쇼의 정수를 보여 준다. ●다큐10+(EBS 밤 11시 10분) 45억년 전에 태어난 지구는 수많은 변화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다. 지구가 지금의 모습이 되도록 만든 건 무엇일까. 해안선을 깎아내고 소금을 주고 해류를 움직이는 바다. 하와이, 아마존강, 에티오피아, 지중해 등을 돌아다니며 파도의 무서운 힘과 해류가 지구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과 지구온난화가 바다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알아본다. ●통쾌하다 스포츠(OBS 밤 9시) 동료, 선·후배들이 말하는 프로야구선수 이숭용. 팬들과 동료들이 함께했던 은퇴경기 현장을 만난다. 1루에서 홈까지 차례로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마지막 소감을 털어놓으며 팬들 앞에서 말을 잇지 못한다. 넥센 히어로즈의 영원한 캡틴 이숭용 선수를 만나 은퇴를 앞둔 그의 심경과 후배들이 말하는 이숭용에 대해서 들여다본다.
  •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일본어 교습·법률상담 제공… 주민들과의 벽 허물었다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일본어 교습·법률상담 제공… 주민들과의 벽 허물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밀집 지역이 별로 없는 편이다. 한국인들의 상가가 밀집돼 있는 신주쿠 신오쿠보에 코리아타운이 형성돼 있지만 상업 지구다. 외국인의 주거지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신주쿠를 비롯해 도쿄 전역에 비교적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도 아시아에서 제일 큰 차이나타운이 있지만 상업 시설 위주로 분포돼 있다. 도요타 자동차가 들어서 있는 아이치현 도요타시를 비롯해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 등 공장지대에 브라질 이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대부분 일본계 브라질인들이어서 일본 사회에 동화된 측면이 강하다. 오히려 지난 1990년대부터 시작된 국제결혼으로 인해 농촌 지역에 외국인들이 일본인 남편들과 다수 거주하고 있다. 야마가타현이 외국인들의 이주 정책이 비교적 성공한 지역이다. 지난해 12월 현재 야마가타현에는 중국인 2872명을 비롯해 한국인 2032명, 필리핀 682명, 베트남 163명, 브라질 117명, 미국인 155명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도자와 무라는 20년 전부터 외국인 여성들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펴 효과를 거둔 모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대학교수를 매주 초빙해 외국인 신부들을 대상으로 일본어 교실을 열어 일본말을 배우게 했다. 외국인 신부가 임신을 하게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을 우려해 산부인과 의사는 물론 정신과 의사로부터 정기적인 진단도 받도록 배려했다. 외국인 여성이 이혼이나 재산상속, 가족 양육 문제 등과 관련해 법률지식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일본 법률상담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을 어머니로 둔 자녀들이 원활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장과의 간담회’ ‘국제아동의 보육에 대한 의견 교환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도자와 무라 사무소의 마에다 고에는 “국제 결혼이 추진되면서 처음에는 외국인 주부들에게 언어, 자녀보육과 교육 문제 등이 발생했다.”면서 “하지만 지역주민들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추진하는 행정력을 펴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이곳에 시집온 이승호(49)씨는 “처음에는 주민들이 자주 조선적이라고 불러 상처를 받았다.”면서 “하지만 행정기관의 도움으로 주민들과 마음을 열면서 고려촌까지 세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주말마다 “원전반대”… 日인구 서쪽으로

    주말마다 “원전반대”… 日인구 서쪽으로

    직장인 무라카미 나오토(42)는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오늘의 전력량’을 꼭 챙긴다. 시계나 온도계처럼 지하철역과 시내 주요 지점에서 그날의 예상 최대 전력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 17일에는 ‘예상최대 전력수요 3410만㎾-최대 공급력의 78.6%’라는 문구가 무라카미의 시선을 잡았다. 일본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고 있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9일로 100일을 맞는다. 대지진뿐만 아니라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복구 작업이 지체되면서 일본과 일본인의 생활은 엄청나게 달라졌다. 모처럼 도쿄를 찾은 외국인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일본 시내가 몹시 어두워졌다는 점이다. 대지진 이후 전력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도쿄 중심가인 긴자와 시부야, 신주쿠 등의 대형 유흥업소나 백화점의 네온사인이 부쩍 줄었다. 대지진 이전에 비해 30% 이상 거리 풍경이 어두워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공공기관이나 전철역 등 교통시설에서 엘리베이터 운행 등이 대거 중단돼 노약자나 장애인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좀처럼 대규모 시위를 하지 않는 일본에서 주말마다 원전 반대 시위를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달라진 풍속도다. 지난 11일과 12일에는 전국 150개 지역에서 시민단체 회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원자력 발전의 단계적 폐지’를 주장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정부는 전력 생산량 가운데 원자력발전 비율을 현재 30%대에서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한 기존의 에너지 정책을 폐기했지만 시민단체는 완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수십 년째 줄어들기만 하던 일본 간사이(關西) 지방의 인구가 대지진 이후 늘어나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3~4월 오사카부와 교토부, 효고현, 나라현 등 4곳의 전입자 수가 전출자 수를 웃돌았다. 특히 도쿄 등 간토(關東) 지방에서 간사이 지방으로 이사하는 이들이 많아져 4월에는 전년도보다 2000명 이상 늘었다. 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들이 도쿄나 도호쿠(東北) 지방 근무자를 간사이나 규슈 등지로 옮긴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기업들의 해외 탈출도 가속화할 조짐이다. 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고 등으로 부품과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거나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1∼3월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9% 감소한데 이어 대지진의 피해가 본격화한 4∼6월에는 마이너스 폭이 2.6%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지진 이후 일본 여성들이 굽 높은 구두와 치마 대신 플랫 슈즈와 바지를 선호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지진이 났을 때 신속히 대피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긴자에 위치한 마쓰야 백화점은 지진 직후부터 5월 말까지 플랫 슈즈의 매출이 50% 늘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한·일, 감정은 앙숙… 입맛은 절친?

    한·일, 감정은 앙숙… 입맛은 절친?

    한국과 일본이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수시로 감정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상대국의 음식점이 최근 들어 급증하는 등 양국민 사이에 입맛에 대한 공감대는 확산되는 추세다. 이미 도쿄와 오사카 등 일본의 대도시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한국 음식점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한국에도 일본식 라면집을 비롯해 덮밥, 맥주, 일본 전통주인 사케(니혼슈) 등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무역진흥기구(JETRO) 서울사무소에 따르면 5월 초 현재 한국 전역에서 3000여개의 이자카야가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스시(초밥), 야키니쿠(숯불구이), 일본식 냄비요리 등이 연이어 문을 열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 식음료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에도 일본 음식점이 성업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일본 음식업체들은 지금이 한국 시장 진출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 내 음식점들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인 데다 한국인들의 일본 음식에 대한 이해와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JETRO 서울사무소의 시모카사 데쓰타로 총무팀장은 “20 00년 중반부터 매년 200만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해 일본 음식의 맛을 알게 되면서 이자카야를 개업하는 등 일본 음식 붐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레 전문점인 ‘카레 하우스 CoCo 이찌방’은 농심과 제휴해 다음 달 9호점을 낼 정도로 급속하게 판매망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한국 음식은 한류붐을 타고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도쿄의 신주쿠 오쿠보 일대와 우에노 지역 등을 비롯해 모든 곳에서 한국 음식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본의 한국 음식점은 재일동포의 ‘야키니쿠’와 1980년대부터 일본에 진출한 뉴커머의 ‘한국가정요리’로 구분된다. 일본에서 ‘야키니쿠’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소고기’를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상추에 싸 먹는 삽겹살 요리가 일본인들이 즐겨 찾는 메뉴가 됐다. 삼계탕과 곱창전골 등 한국 음식이 다이어트와 미용에 좋다고 소개되면서 여성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막걸리도 지난해 대일 수출액이 사상 최고인 1600만 달러(약 140억원)를 돌파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채소 이어 수돗물도 방사능 오염… 도쿄, 손씻기도 무섭다

    일본 도쿄도의 정수장 수돗물에서 유아의 음용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돼 초비상이 걸렸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240㎞나 떨어진 도쿄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자 도쿄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동안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현 주변의 수돗물에서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물질이 발견된 적은 있으나 도쿄 등 수도권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도쿄도는 23일 도내 가사이구 가나마치 정수장의 수돗물에서 1㎏당 210㏃(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 정수장의 수돗물은 도쿄 23구와 무사시노시, 마치다시, 다마시, 이나키시, 미타카시에서 이용하고 있다. 도쿄에서 두 번째로 큰 가나마치 정수장은 에도가와의 물을 정수하는 곳이다. 도쿄 동쪽에 위치해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물질이 공기를 타고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도는 수돗물에서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131의 양이 유아의 기준인 100㏃을 초과했다며 아이들이 마시지 않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성인 기준은 300㏃이다. 이번에 도쿄에서 검출된 요오드의 양은 후쿠시마 인근 도시에서 검출된 요오드의 평균치보다 높다. 5개 시에서 검출된 요오드의 농도는 120~220㏃이었지만 도쿄의 경우 검출량이 이들 대부분의 지역보다 높은 210㏃이나 된다. 특히, 성인 기준치와 불과 90㏃ 차이밖에 안 나 추후 검출량이 늘어날수록 도쿄의 ‘수돗물 공포’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정한 수돗물의 방사성물질 잠정 기준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가 정한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위원회는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이후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식품의 영향으로 어린이의 갑상선암이 대폭 늘어나자 어린이에 대해서는 성인의 3분의1 수준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도쿄도 관계자는 “손 씻기와 목욕, 세탁 등을 자주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오염 지역의 음료수를 장기간 마시지 않으면 인체의 건강에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지사도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수돗물 검사 결과를 즉각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문부과학성은 신주쿠 지역의 수돗물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도쿄 시민들은 야채에 이어 물까지 방사능 오염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타가야에 거주하는 주부 요시무라 지호코(43)는 “수돗물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며 “당장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안 마시는 것이 가장 안전한 것 아닌가.”라며 불안해했다. 외국인들은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K(46)는 “일본의 생수도 미덥지 않아 외국 브랜드 생수를 살 수 있는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도 이날 도쿄 수돗물에서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에 장 막판 급락했다.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58.85포인트(1.65%) 떨어진 9449.47포인트에 마감됐다. 한편 방사능 유출 부위가 미궁 속에 빠진 가운데 오후 4시 20분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3호기에서 검은색 연기가 관측됐다. 도쿄전력은 현장 작업 인력을 일단 대피시킨 뒤 확인 작업을 벌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일본 배우 미나미, ‘추노’ 장혁·오지호에게 복근 만져봐도 될까요?

    일본 배우 미나미, ‘추노’ 장혁·오지호에게 복근 만져봐도 될까요?

    [서울신문NTN 문창호 기자] 지난 27일 일본 도쿄 신주쿠 스테이션 스퀘어에서 KBS2 드라마 ‘추노’의 Mnet JAPAN 방송 및 DVD 발매 기념 행사가 열렸다. 초대받은 일본팬 1500여 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고 100명이 넘는 일본 주요 매체 취재진의 열띤 관심 속에 주연배우 장혁, 오지호, 이다해는 작품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차근차근 소개했다. 행사 도중 일본 영화 ‘주온’ 배우로 알려진 미나미 아키나가 게스트로 참석하여 장혁과 오지호의 복근을 만져보고 싶다고 부탁하면서 초콜릿복근에 손을 가까이 가져가자 팬들은 일제히 비명을 질렀다. 결국 복근을 만지는데 성공한 미나미는 “지금까지 봤던 복근 중에 최고다”라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행사 내내 주연배우들에 대한 환호가 한 순간도 그치지 않았으며 이번 방송이 한국드라마에 관심을 안보이던 시청자들도 눈을 돌리게 하고 있기에 좋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추노’는 오는 11월 1일부터 일본 위성 케이블채널 Mnet JAPAN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사진 제공 = CCC co., ltd. 문창호 기자 press@seoulntn.com
  • 광주민주화운동 다룬 日영화 25일 도쿄서 개봉

    광주민주화운동 다룬 日영화 25일 도쿄서 개봉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일본 영화가 개봉된다. 지난 2008년 영화 ‘음표와 다시마’를 한국에 소개한 이노우에 하루오(47) 감독의 최신작 ‘머나먼 하늘’로, 중년의 한국인 직장 상사 유정배와 한국계 일본인 여성 마쓰키 미에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애인이 있는데도 한국인 상사에게 끌리는 마쓰키가 학생 시절 광주민주화운동을 경험한 유정배의 과거와 마주치게 된다는 내용이다. 유정배 역은 드라마 ‘추노’, ‘부자의 탄생’, ‘나쁜 남자’에 출연한 김응수(49)가 맡고, 일본인 아버지와 재일동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마쓰키역은 우치야마 리나(29)가 맡는다. 마쓰키의 어머니로는 지한파 여배우로 널리 알려진 구로다 후쿠미(54)가 출연했다. 이 영화는 25일 도쿄 신주쿠의 ‘K’s 시네마‘에서 개봉된다. 한국 개봉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당원·서포터 간 강세 지지 의원은 오자와

    당원·서포터 간 강세 지지 의원은 오자와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이 총리직을 놓고 벌이는 민주당 대표 경선의 초반 판세가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사별 판세 분석도 제각각일 정도로 두 후보 간 경합이 치열하다. ●전체적으로 백중세 5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오는 14일 민주당 대표 경선의 유권자인 소속 국회의원(412명)과 지방의원, 당원·서포터(지지자) 등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간 총리는 당원과 서포터 표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반면 오자와 전 간사장은 지지의원 수에서 다소 앞서고 있어 전체적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양상이다. 이에 따라 간 총리와 오자와 전 간사장은 의원 확보전과 함께 지방의원, 당원, 서포터를 겨냥한 ‘민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4일 도쿄 신주쿠에서 3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장외연설 대결을 한 데 이어 5일에는 오사카 거리연설과 TV토론을 통해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요미우리신문은 간 총리와 오자와 전 간사장이 각각 160명 정도의 지지 의원을 확보해 한 치의 양보 없는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원·서포터에서는 간 총리가 우호적인 여론을 업고 60∼70% 정도의 지지를 얻어 앞서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의원 185명, 간 총리는 164명의 지지를 확보해 오자와 전 간사장이 다소 앞서 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오자와 전 간사장이 현재까지 149명, 간 총리가 138명의 지지 의원을 확보해 약간 우세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간 총리가 의원 150명, 오자와 전 간사장이 160명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간 총리가 오자와 전 간사장보다 우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국회의원은 오자와 전 간사장이 170여명, 간 총리는 160여명의 지지를 확보해 오자와 전 간사장이 앞섰으나, 지방의원과 당원, 서포터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간 총리가 유리하다고 보도했다.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간 총리가 50%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고, 오자와 전 간사장은 23%에 그쳤다고 전했다. ●부동층 의원 확보가 당선 가를 듯 초반 판세에서 치열한 경합을 보이면서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고 관망하는 의원 부동표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전체 의원 가운데 90명, 마이니치신문은 60명 정도가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고 판세를 관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대표 경선의 득표 배점은 국회의원 824점(1인당 2점), 지방의원 100점, 당원·서포터 300점 등 1224점으로, 과반수 득점자가 당선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20) 젊은이가 보는 양국관계 해법

    [한·일 100년 대기획] (20) 젊은이가 보는 양국관계 해법

    ■韓-과거사 청산이 먼저 우리 대학생들은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과거 청산’을 꼽았다. 양국의 뒤얽힌 과거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서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믿음의 관계로 발돋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경(25·여·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씨는 ‘일본통’을 자처한다. 어려서부터 일본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일본어를 독학으로 공부했고, 현지 여행도 자주 다녔다. 중학교 때부터는 일본 학생과 펜팔을 계속해 오면서 속을 다 털어놓을 정도로 친한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김씨는 “민감한 문제이지만 ‘과거사 청산’이란 화두를 일본 친구들에게 꺼낸 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때마다 결론은 ‘일본에서는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친구들은 과거에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를 식민지로 삼고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아예 알지 못하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면서 “윗세대와 아랫세대 모두 과거에 대해 반성하는 의식 없이 무작정 덮어두고 넘어가려 한다거나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한·일관계를 계속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생각하면 늘 불편 송하원(24·성공회대 사회학과 4학년)씨는 “일본의 과오에 대한 충분한 반성과 보상이라는 역사의 수순이 완료되지 않아 우리가 일본을 생각하면 늘 불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씨는 “매듭짓지 못한 과거 때문에 일본에 대한 정당한 평가도 내리지 못한다.”면서 “그 때문에 일본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폄훼하는데 이는 한·일 양국의 손해”라고 덧붙였다. 정다혜(23·여·연세대 총학생회장·사학과 4학년)씨는 “한·일관계 문제의 근원에는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서로를 믿기 위해선 역사적 사건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반성,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사회의 노력이 필요한데 이런 것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친일파 잘살고 독립운동가 후손 시달려 젊은이들은 우리의 과거사 문제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환(22·고려대 정경대 학생회장·경제학과 3학년)씨는 “일제 강점기 때 친일파에 대한 청산이 안 돼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친일파 후손들이 나라를 팔아먹고 받은 토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일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송씨도 “친일파들이 버젓이 국가적 위인으로 숭상받고 후손들이 떵떵거리고 잘사는데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잘못을 지은 것처럼 가난에 시달리면서 조국땅에도 못 들어오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씨는 “양국의 상호 발전과 관계개선을 위해서라도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씨도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갈등의 원인에 대해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서로 평가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나라와 연대해 日사과 받아야 아울러 일본의 사과를 받기 위해 다른 나라와의 연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일본의 역사의식이 잘못됐다고 감정적으로 교역을 끊기보다는 일제 강점기의 만행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인류적으로도 참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게 피해를 본 다른 나라들과 이념과 정치체제는 달라도 함께 연대해 일본의 죄과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무조건 일본이나 일본인을 배척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무조건 일본 사람이 싫다고 해서는 일본인을 설득할 수도 없고 우리땅을 불합리하게 불법적으로 강점한 일본인과 형식적으로 같은 모습을 띨 수 있다.”고 경계했다. ●양국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 부족 오히려 양국의 문화·사회적 교류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씨는 “양국에 대한 이해도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친구들은 한국의 아이돌 가수, 영화배우 등 연예인에게만 관심이 있지 한국문화나 한국인에 대해선 거의 관심이 없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한국 연예인을 매우 좋아한다고 해서 한국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우리 학생들도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일본 연예인, 만화를 좋아하는게 대부분”이라면서 “문화를 음악, 만화, 공연 같은 작은 범주가 아니라 생활습관과 생각하는 방식 등에까지 서로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효섭·윤샘이나·김양진기자 newworld@seoul.co.kr ■日-서로를 인정해줘야 일본 젊은이들이 지난 18일 한국 상점들이 몰려 있는 도쿄 신주쿠구 신오쿠보 도리(거리)에 모였다. 직장인과 대학원생들인 이들은 평소에도 한국에 관심을 가진 터라 새로운 100년을 맞는 한·일관계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 일본을 짊어져 나갈 이들이 보는 바람직한 한·일관계의 해법을 들어봤다. 몇 달만에 신오쿠보 도리에 왔다는 다야 모리(27·일본어 예비학교 교사)는 “일본의 유명 번화가에서 한국 식당이 많아져 일본 사람들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며 “해가 거듭될수록 가까워지는 한·일관계를 이곳에서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한국인 김주임(29)씨와 부산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고바야시 가즈토(27)는 “몇 년 새 일본 남성과 한국 여성 커플뿐만 아니라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이 결혼하는 사례를 주위에서 자주 보고 있다.”며 “한국이 그만큼 경제·문화적으로 일본과 대등해진 게 아니냐.”고 반문하며 최근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국 기업의 선전을 꺼냈다. ●한국기업 장점 진지한 연구 시작 그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이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 5개사를 합친 매출액보다 많은 것에 일본 젊은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30년 전에 일본이 강했던 산업이 잇따라 한국에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강한 게 결단력이 빠르고 국가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관·민체제가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일본에서도 한국의 장점을 각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일본 중·고등학교 예비교사 교사인 와타누키 아이미(26·여)는 “최근 외무성이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제3세계에서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기업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일본 기업도 좀 더 위기감을 갖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한국기업의 최근 활약상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일본선 한국어, 한국선 일본어 교육을 그는 “앞으로 일본과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서로를 필요로 할 텐데 서로를 이해하는 데는 언어가 제일 중요하다.”며 “일본은 중학교 때부터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에서도 좀더 일본어 교육을 늘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한번 다녀온 적이 있다는 후지마쓰 겐스케(24·도쿄외대 대학원생)는 양 국민 간의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을 잘 모를 때는 그들의 엄격한 상하관계에 무척 답답한 느낌을 가졌다.”면서 “하지만 같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국 학생들과 같이 술도 마시면서 대화를 자주 하다 보니 유교문화의 장점이 한국의 비약적인 발전의 토대가 됐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공동 역사교과서 만드는 일 중요 물류회사에 다니는 미야타 다케히토(27)는 “일본인이 한·일 간의 역사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일본과 한국의 공동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서로를 객관적으로 아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한국에 두 번 갔는데 정말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며 “거리는 가까운데 서로 동떨어진 교육을 통해 양국을 먼나라로 만드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가진다.”고 전했다. 예비 교사로서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다는 다야는 “얼마전에 NHK가 일본과 한국 간의 역사에 대해 방송했는데 과거처럼 일본이 한국보다 우수하다는 시각이 아닌 동등한 입장에서 방송해 일본 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며 “한국에서도 그런 방송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류의 바탕은 한국의 도전정신 고바야시는 “두 나라 국민 간에 서로를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객관적인 사실도 안 보이고 역사적으로도 서로 겉돌 수밖에 없다.”며 양 국민 간의 진지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인이 한국을 이해하는 데 한류의 열풍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방신기, 빅뱅에 이어 최근에는 카라, 티아라, 소녀시대 등 여성 그룹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가한 그는 “일본 연예인들은 일본말만 하지만 한국 그룹은 한국말뿐만 아니라 일본어, 영어까지 배워 아시아를 비롯해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며 일본도 연예계까지 퍼진 한국의 도전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 더 이상 골초천국 아니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일본지역 최고경영자과정 교수

    [열린세상] 일본 더 이상 골초천국 아니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일본지역 최고경영자과정 교수

    일본 대학과 한국 대학의 문화는 꽤 닮아 있다. 대학 교정도 매우 친숙하게 느껴진다. 일견 낯선 느낌이 있다면 ‘캠퍼스가 무척 깨끗하다.’는 것이 아닐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교내 전 지역 금연시행’이 그 하나일지 모른다. 일본 대학 캠퍼스에선 걸으며 담배를 피우거나 지정 흡연구역 외 장소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은 거의 볼 수 없다. 와세다대학은 4만명의 학생들만 생활하는 제한된 캠퍼스 공간으로 이뤄져 있지 않다. 단과대학별로 흩어져 ‘와세다 대학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된 흡연장소 외 자리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조치소피아 대학은 한국 서강대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캠퍼스를 갖고 있다. 이 학교엔 단 한 군데 흡연 장소가 있다. 결코 흡연자를 위한 넉넉한 대우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숨어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을 찾는 게 용이하지 않다. 일본대학생 흡연율은 남학생이 30%, 여학생이 10%를 약간 밑돈다고 한다.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일본 캠퍼스가 종전에도 그랬던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대중 장소의 간접흡연 차단을 의무화한 ‘건강증진법’이 시행되면서부터 달라졌다. 그 이전엔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나 재떨이가 있었다. 거의 10~20m 간격으로 재떨이와 휴지통이 있었다. 그 자리엔 보행 중 금연의 필요성을 알리는 푯말이 자리하고 있다. “담배를 들고 있을 때 아이의 눈높이입니다. 조심하십시오.”라든가 “700도짜리 횃불을 들고 계시군요.” 같은 호소력 깊은 문구도 눈에 띈다. 대학 캠퍼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도쿄의 중심부인 지요다, 신주쿠 등 3개구는 역내 전역에서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했다. 공공장소 내 전면 금연을 실시(가나가와 현)하는 등 흡연규제를 법규화한 지자체는 무려 19개나 된다. 일본에서 흡연자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파란색 혹은 빨간색으로 표시된 2~3평 정도의 흡연구역에서만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피운다. 마치 일본 SF문학을 대표하는 쓰쓰이 야스타가의 소설 ‘최후의 끽연자’를 연상케 한다. 흡연권을 주장하는 주인공이 거센 혐연운동에 밀려나 고층빌딩 옥상까지 쫓겨간다는 게 소설의 주요한 골자다. 한편 흡연구역으로 ‘유명’해진 곳이 있다. 바로 전자상가가 모여 있는 아키하바라역 앞 광장이다. 이곳에 일본담배회사인 JT와 기초단체가 공동으로 약 20평 남짓한 ‘광활한’ 흡연구역을 마련한 때문이다. 일본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흡연왕국’ ‘골초천국’ 등으로 불렸다. 그만큼 흡연에 대해 관대했던 것이다. 대중업소는 물론 공연장과 첨단 빌딩에서도 흡연자는 당당하고 떳떳하게 흡연 권리를 행사했다. 일본이 과연 ‘문화선진국’이 맞는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하는 면면들이다. 이것은 인간의 감각적 즐거움을 존중하면서 이것을 개성이나 인권의 한 형태로 보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연은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바로 개인의 문제라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경종을 울린 건 일본 법원이다. 도쿄지원이 2002년 간접흡연의 피해자 구제를 명령한 것이다. 일본법원이 흡연피해에 대한 사회의 구조적 변환을 요구했고, 지자체도 이런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나갔다. 어떻든 올해 일본의 담배판매량은 약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건강증진법의 직접적 효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놀라운 ‘성과’임에 틀림없다. 설령 그것이 국가명령에 순종하는 일본의 국민성 탓일지라도 그렇다. 우리 정부와 국민이 배워야 할 점은 흡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일본 각계의 다양한 노력이다.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회적 접근 방법도 주목할 부분이다. ‘법을 만들어도 시민이 지키지 않으면 소용 없지 않으냐.’는 넋두리는 더 이상 필요 없다. 때마침 버스정류장 금연을 실시했던 서울시가 4대문 안 길거리 금연을 추진할 모양이다. 서울시의 일처리에 눈길이 모아지는 것은 일본과의 경쟁심 때문은 아니다.
  • [특파원 칼럼]정대세의 눈물 또 볼 것인가/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정대세의 눈물 또 볼 것인가/이종락 도쿄특파원

    기자는 서울신문 2일 자 16면에 조선적(朝鮮籍)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를 취재하면서 남아공월드컵에서 북한팀으로 뛰었던 정대세 선수의 눈물의 의미를 이해하게 됐다. 꿈에서 그리던 월드컵 무대에 올라 흘린 그의 눈물에는 한국인도, 북한인도, 일본인도 아닌 어정쩡한 처지에서 겪은 온갖 설움이 담겨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정 선수는 부친 정길부씨의 국적에 따라 자동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지니게 됐다. 그런데도 북한팀으로 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어머니 리정금씨가 조선학교 교사였던 게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라는 게 조선적 동포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그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아이치 조선학교와 도쿄 조선대학교를 다니면서 북한 대표팀에서 뛰기를 원했다. 정 선수의 사례를 보면서 궁금해지는 게 있다. 대한민국 국적을 지닌 정 선수가 한 번이라도 한국학교를 가려고 생각하지 않았겠냐는 의문이다. 하지만 해답은 간단하다. 정 선수가 설령 한국학교를 가고 싶어했다 해도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가 살던 나고야에는 한국학교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 내 한국 학교는 도쿄 동경학교, 교토 국제학교, 오사카의 금강·건국학교 등 세 곳에 네 개교밖에 없다. 2029명이 재학 중이다. 초·중·고등학교 과정을 각각 따로 셈을 해도 12개교에 불과하다. 반면 조총련이 운영하는 조선학교는 도쿄 조선대학교를 비롯, 일본 전역에 초·중·고 103개교를 두고 있다. 6000~7000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이처럼 큰 차이가 난 이유는 1945년 광복 이후 동포들이 같이 운영하던 조선학교가 조총련과 민단이 분리되면서 조총련으로 귀속됐기 때문이다. 한국학교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으로 건너온 ‘뉴 커머’ 숫자가 15만~16만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할 때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실제로 2년 전 한국학교의 실태가 요미우리신문에 보도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국에서 온 아이들이 동경한국학교에 입학하려 했지만 결원이 나지 않아 인근에 있는 도야마 초등학교에 몰린다는 기사였다. 동경학교에 입학하려는 대기자가 150명에 이르고 1년이 지나야 입학이 가능해 이 학교를 선택해야만 했다. 전체 학생 800명 중 한국 학생이 180명에 이르렀는데 요즘도 사정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요식업을 주로 하는 한국인들이 대거 거주하는 스미타구 긴시초의 일본학교에도 한국 학생들이 많다. 필리핀, 방글라데시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다 보니 일본어 대신 한국어를 더 자주 사용해 교육청이 긴장하고 있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들린다. 일부 일본학교 내에도 민족학급이 있어 동포 학생들이 한글을 배울 수는 있다. 1990년 이후 소수민족에게도 자기 민족의 글을 쓸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는 유엔의 권고에 따라 생겼다. 하지만 특별활동부 형태로 운영돼 결국 일본교육에 동화되기 싶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동포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 한국학교를 집중적으로 세워야 한다. 동경학교가 위치한 신주쿠 이외에 도쿄 내 분교를 지어야 한다. 한국민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사이타마, 지바, 나고야, 후쿠오카에도 한국학교의 신설이 시급하다. 당장 100~200명이 다니는 소규모 학교라도 지어 동포 자녀들에게 한글교육을 시켜야 한다. 실제로 이들 지역에는 당장 한국 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학생들이 200명 이상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현실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4개 한국학교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은 3억 2950만엔(약 42억 800만원)이었다. 2008년의 5억 5420만엔보다 크게 줄었다. 한국에서 오던 파견교사들도 중단됐다. 이쯤 되면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도록 요구하는 게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 국적의 또 다른 선수가 북한 인공기를 가슴에 달고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교육부, 외교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다. jrlee@seoul.co.kr
  • [월드이슈] “취업 등 자식 미래위해 한국국적 취득”

    [월드이슈] “취업 등 자식 미래위해 한국국적 취득”

    오사카에서 음식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용수(오른쪽·58)씨와 수필가 박재영(왼쪽·54)씨 부부는 5년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부모들의 고향이 경남 창원과 경북 성주인 이 부부는 한국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2세들을 위해 한국 국적으로 바꿨다. 나라 고리야마 고교를 졸업하고 오사카 시립대를 졸업한 김씨는 조선적을 유지한 채 학창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 때는 도쿄 신주쿠에 있는 조선장학계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녔다. 대학 졸업 이후 조선적이라는 이유로 일본회사에 취직이 안 돼 조총련 산하 단체에서 7년간 일을 했다. 무역업무를 하던 김씨는 북한에도 두 번 갔다 왔다. 하지만 마음의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가본 북한은 왠지 낯설어 보였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그는 “마치 러시아나 동유럽을 찾아온 느낌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박씨는 부친이 아오모리에서 조총련 분회장을 맡아 조선적을 유지했다. 7남매가 자란 집안에서 한국말을 사용해야 되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도 조선학교를 거쳐 일본내 조선대를 졸업했다. 박씨는 2008년 한국인으로 일본에 살며 느낀 감상을 실은 ‘두 고향’이라는 수필집도 출간했다. 현재 코리아NGO 이사로 재직하며 재일동포들의 인권문제와 여성문제에 힘을 쏟고 있다. 박씨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이민자들이 상당수 포함된 프랑스 대표팀이 예선탈락하자 거의 모든 현지언론에서 “이민자들에 대한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기사를 보고 놀랐다고 한다. 프랑스도 일본과 같이 타 민족과 인종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분노까지 치밀어 올랐다고 전했다. 그동안 김씨 부부는 국적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국적은 표지에 불과할 뿐 한국이나 북조선이나 조국은 하나”라고 여겼다. 하지만 2녀 1남을 둔 부모로서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했다. 자식들의 장래를 위해 한국 국적을 택하는 게 옳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둘째 딸이 한국으로 유학을 가게 돼 한국적으로 바꿔야 유학비자가 나오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온 가족이 국적을 바꾸기로 했고, 둘째 딸은 경희대를 졸업한 뒤 일본 항공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다. 김씨 부부는 한국 국적으로 바꾼 뒤 한국에 있는 고향에 자주 갈 수 있는 게 무엇보다 달라진 점이라고 한다. 부모님이 생각나고 가족의 뿌리를 생각할 때면 양가 부모의 출생지인 경북 성주와 경남 창원, 진주에서 고향의 향취를 맡고 온다고 한다. 김씨 부부는 “고향분들도 이제는 우리 부부를 같은 고향사람으로 살갑게 대해준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1억 총중류’ 붕괴… 워킹푸어 1000만명 넘어

    日 ‘1억 총중류’ 붕괴… 워킹푸어 1000만명 넘어

    좀처럼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에 또 다른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일본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중산층이 무너지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파견직 근로자에 대한 감원 열풍 속에 노숙자는 물론 PC방이나 사우나, 고시원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네트워크 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을 지탱해 왔던 ‘전 국민이 중산층’이란 뜻의 ‘1억 총중류(1億 總中流)’의 붕괴 현장을 짚어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야마모토 야스노리(39)는 도쿄 신주쿠 도야마 공원내 텐트촌에서 지낸다. 오쿠보도리 근처 도서관 뒤 공터 등지를 전전하다가 지난해 신주쿠구가 이 공원에 노숙자 텐트촌을 허가해 이 곳에서 다른 노숙자들과 함께 생활한다. 빈 음료수 캔들을 모아 1㎏당 110엔을 받아 일주일에 7000~8000엔(약 8만 4000~9만 6000원)의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그는 도토리현 오카야마에서 태어나 중학교 졸업 직후인 15세 때부터 패스트푸드점, 일용직 건축노동자로 전전했다. 그러다가 불황으로 접어든 1990년부터 마땅한 일감이 없자 노숙자생활을 시작했다. 후생노동성은 최근 야마모토처럼 일정한 주거지 없이 공원이나 하천 부지 등에서 생활하는 전국의 노숙자가 1만 3124명이라고 밝혔다. 전년에 비해 2600명 정도가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만나는 노숙자들의 얘기는 사뭇 다르다. 주위에서 알고 지내는 노숙자들이 그대로 길거리에서 생활하고 있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몇년전과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도쿄 신주쿠구가 올해 구내에 거주하는 노숙자는 299명이라고 발표했지만 노숙자 지원 시민단체가 파악한 노숙자수는 58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자체에 등록되지 않은 노숙자까지 합치면 2만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예로 도쿄만 하더라도 신주쿠, 아사쿠사, 우에노공원, 도야마공원, 스미다 강변에서 노숙자들을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노숙자 문제에만 매달릴 만큼 한가하지 않다. 최근 파견직 근로자 감원 열풍 속에 공원이나 하천부지는 아니더라도 PC방이나 사우나, 고시원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네트워크난민’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중산층이 무너지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패전 후 일본을 지탱해 왔던 ‘1억 총중류’의식은 최근 현저히 무너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일본 경제의 장기 불황 여파로 소득이 감소하면서 중산층(연간수입 500만∼900만엔 가구)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연간소득 200만∼400만엔 가구는 최근 10년간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류층에서 하류층으로 전락하는 가구가 크게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중류층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근로자들의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연금외엔 수입이 없는 고령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체 가구소비의 40%를 담당하고 있는 중산층이 감소하면서 일본 경제는 심각한 수요 부진으로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생활보호대상자로 등록된 빈곤층이 1956년 이래 처음으로 18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후생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생활보호대상 등록자는 총 181만 1335명에 달해 1년 전보다 무려 20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생활보호대상자가 180만명을 돌파한 것은 고도 경제성장이 시작되기 직전인 1956년 5월 이래 54년여 만이다. 생활보호대상 가구도 지난해 말 현재 총 130만 7445가구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130만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기록됐다. 일을 해도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른바 ‘워킹 푸어’(Working poor)도 1000만명을 넘어섰다. 연간 100만엔도 되지 않는 소득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자녀 교육 등 미래를 위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고령화에 이어 빈곤화가 일본의 또 다른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중산층의 붕괴는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촉발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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