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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훈(공군 대령)성혁(무한디벨로퍼즈 대표)씨 부친상 오진섭(신신상사 이사)김종찬(사업)씨 빙부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3010-2295 한상춘(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씨 빙부상 26일 서울 상계백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950-1433 신종환(전 아모레퍼시픽 노사담당)씨 부친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3010-2252 김학률(전 안성교육장)씨 별세 정기(전 EMC 부장)진기(문산중 교사)상기(태평중 교사)씨 부친상 김도희(중앙일보NIE연구소 본부장)씨 빙부상 김권숙(계남중 교사)씨 시부상 26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31)787-1512 이충구(전 LG증권 전무)진구(금산 남애목장 대표)한구(전 삼성전자 상무)용구(유로엔지니어 대표)씨 모친상 26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31)787-1508 서규식(코멕스카본 대표)덕근(미시비시상사 차장)씨 부친상 박종태(자영업)윤길중(〃)최경천(동아일보 재무회계팀 부장)씨 빙부상 26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31)787-1502 임종진(ISC종합건설 대표)씨 상배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30분 (02)3010-2262
  • 네티즌들, KBS 인간극장 ‘사채 부부’편 맹비난

    네티즌들, KBS 인간극장 ‘사채 부부’편 맹비난

    22일 첫 방송된 KBS의 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의 ‘어느날 갑자기’편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들끓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는 처음 50만원의 사채 빚을 빌렸다가 10개월만에 8000만원으로 불어나 병원에서 세 식구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건축 설계사와 실내 인테리어가로 만나 알콩달콩한 신혼을 보내고 있던 강민(35),현혜란(29)씨 부부는 딸 현지(4)양과 함께 30개월째 병원생활을 하고 있다. 현씨와 재혼한 남편 강씨는 두번의 교통사고로 사지가 마비됐고,아내 현씨는 출산을 앞둔 만삭의 임산부다. 남편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현씨는 사채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가족은 집없이 병원에서만 2년째 생활하고 있다. 안타까운 가족의 사연에 네티즌들이 비난을 퍼붓는 이유는 이 부부가 CBS의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에 지난 7월 22일 이미 출연한 적이 있었기 때문.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보여주자는 CBS 프로그램을 통해 고양시청이 강씨 부부에게 임대주택을 마련해 줬고,한 산부인과에서 산전 검사비용과 출산비용을 전액 지원해주기로 약속했으며,한 교회에서 특별후원금 120만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강씨의 전 아내와 절친했다는 한 네티즌은 “강씨가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합의금과 보상금으로 10억원에 가까운 많은 돈을 받았다.하지만 강씨는 뒷바라지를 한 아내를 버리고 바람을 피웠으며 도박으로 합의금과 집까지 날려버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네티즌들은 “인간극장=신종 앵벌이 양산”,“사채로 불안에 떠는 사람들이 어떻게 방송에 출연하나.”“당장 방송을 중단하라.”며 제작진을 비난하고 있다. 이에 인간극장 제작진은 23일 입장을 밝혔다. ‘어느날 갑자기’편은 사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제작됐으며,강씨의 재혼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프로그램 취지와 거리가 있어 다루지 않았을 뿐 은폐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이어 CBS의 후원금은 인간극장 촬영을 시작할 당시 지급되지 않았으며,임대아파트 역시 입주 준비가 끝나지 않아 강씨 가족은 병원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인간극장 제작진은 “과거의 사연을 미리 깊이 있게 취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과거의 사연이 확인되는 대로 공지를 올릴 예정이니 무모한 억측과 사실 부풀리기로 인해 강민씨 부부,그리고 그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는 일이 없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해명과 당부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한번 도움받은 사람을 굳이 KBS에서 또 방송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당장 방송을 중단할 것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0) 경북 문경시 조령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30) 경북 문경시 조령산

    조령산(1062m)은 백두대간 고개인 이화령(548m)과 조령(643m) 사이에 솟아 있는 산이다. 산 동쪽은 경북 문경시, 서쪽은 충북 괴산군에 속하며, 정상 동쪽에는 문경의 진산인 주흘산이 자리잡고 있다. 조령산의 식물학적 중요성은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참배암차즈기가 처음 채집된 곳이라는 데서 비롯된다. 일제강점기이던 1911년 일본 식물학자가 참배암차즈기를 학계에 신종으로 발표할 때, 조령산을 이 식물의 기준표본채집지로서 기록한 바 있다. 이화령에서 조령산까지는 그리 험한 곳이 없지만 정상부터 조령까지는 바위벼랑이 발달해 무척 험하다. 특히, 정상과 조령 사이에 놓인 신선암봉(937m) 일대는 등산 초심자가 접근하기에 어려울 정도다. 곳곳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정상에서 조령까지 지도상의 거리는 5㎞ 남짓할 뿐이지만 등산시간이 4∼5시간이나 걸리는 것은, 그만큼 오르내림이 심하고 아슬아슬하게 지나야 하는 구간이 많다는 증거다. 이곳은 험한 지형 덕에 사람의 출입이 적어 귀한 식물들이 보전되어 있다. 이화령에서 정상까지는 전형적인 육산(肉山)의 모습을 하고 있다. 능선에는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계곡 쪽에는 신갈나무, 굴참나무를 비롯해서 마가목, 물푸레나무, 생강나무, 쪽동백나무, 층층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조림한 잣나무가 숲을 이룬 곳도 더러 있고, 어린 물푸레나무가 군락을 이루기도 한다. 숲 바닥에서는 까실쑥부쟁이, 꽃며느리밥풀, 나도송이풀, 나비나물, 물봉선, 신감채, 오리방풀, 참꿩의다리, 참산부추 등이 발견된다. 정상 아래에 있는 조령샘까지 가는 동안에 여러 번 만나게 되는 퇴석지대에는 강아지풀, 거북꼬리, 계요등, 까치고들빼기, 눈괴불주머니, 닭의장풀, 담쟁이덩굴, 바랭이, 산물통이 등이 자라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인 산지 숲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종류들과는 다른 것들이라서 눈길을 끈다. 조령샘을 지나 백두대간에 올라서면 동자꽃, 속단, 큰까치수염 등이 눈에 띄고, 물봉선이 꽃밭을 이룬다. 이맘때는 물봉선 외에도 바디나물, 산비장이, 수리취, 어수리, 억새, 참취의 꽃을 볼 수 있다. 정상부터 조령까지는 완벽한 골산(骨山)의 모습이다. 바위가 발달한 곳이 한 곳도 없는 이화령에서 정상까지와는 산세가 완전히 달라지며 골산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바위산다운 험한 지형은 신선암봉 일대에서 절정을 이룬다. 식물도 달라진다. 잣나무 따위를 심은 조림지는 아예 없어지고, 소나무숲도 아니다. 신갈나무가 우점하는 숲에 당단풍나무, 물푸레나무, 진달래, 층층나무, 함박꽃나무 등이 섞여 자라고 있다. 소나무는 숲을 이룰 정도로 많지 않고 바위지대에 간간이 자라고 있을 뿐인데, 수형이 아름답고 수령이 오래된 것이 대부분이다. 자생하는 잣나무도 몇 그루가 관찰된다. 풀꽃의 종류들도 확연히 달라진다. 바위지대에서만 자라는 자주꿩의다리를 시작으로 개쑥부쟁이와 산구절초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정상부터 조령까지 여러 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따로 군락을 지어 자라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에서는 두 식물이 함께 큰 무리를 지어 자라서 가을꽃밭을 만들기도 한다. 산구절초와 개쑥부쟁이 외에도 난쟁이바위솔, 미역취, 바위떡풀, 바위채송화, 오리방풀, 왜솜다리, 죽대 등이 자라고 있다. 가야산은분취도 이맘때 꽃을 피워 눈길을 끄는 식물 가운데 하나다. 가야산에서 처음 발견된 우리나라 특산식물로서 덕유산부터 설악산까지 분포한다. 한두 포기가 아니라 아주 많은 포기가 바위지대에서 자라고 있어 이채롭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꼬리진달래도 매우 흔하다. ‘지형이 그곳에 자라는 식물을 결정한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또 다른 희귀식물이 하나 발견되는데, 가는잎향유다. 남한에서는 주흘산, 속리산, 월악산 등 몇몇 산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평양 등 북한에도 분포한다. 한반도 내에서의 고립된 분포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매우 한정된 지역에서만 살고 있는 식물이다. 중국에 나는 것과 같은 종으로 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추정하기도 한다. 한해살이풀이기 때문에 태풍, 채취 등으로 씨를 남기지 못하게 되면 멸종될 위험이 크므로 잘 보살펴야 할 식물이다. 조령이 가까워지면 부드러운 능선에 소나무가 섞인 신갈나무숲이 가끔씩 나타난다. 이곳에는 노린재나무, 미역줄나무, 생강나무, 쇠물푸레, 진달래, 철쭉나무 같은 떨기나무와 함께 정령엉겅퀴, 조팝나물, 큰참나물 같은 가을풀꽃들이 꽃을 활짝 피워서 꽃산행객을 맞이한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병역 비리’혐의 쿨케이에 “괄약케이” 비난 쇄도

    뮤직비디오 감독 쿨케이(본명 김도경·27) 등이 병역 비리 혐의로 18일 불구속 기소됐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네티즌들은 쿨케이가 괄약근에 힘을 줘 순간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방법으로 병역기피를 시도했다는 점에 주목,‘괄약케이’ ‘쿨괄약근’ 등 조롱 섞인 별명을 붙여가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네티즌 ‘whycrycry’는 쿨케이가 ‘패셔니스타’로 주목받았던 사실을 떠올리며 “남들이 ‘쿨케이 스타일 멋지다.’라고 말했었지만,인상 더러운 ‘양아치’였을 뿐’”이라고 힐난했다. ‘dongraegoo’는 “이렇게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군대를 회피하다니 안티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일부 네티즌은 쿨케이가 현재 권상우와 결혼을 앞둔 손태영의 옛 애인이었던 점을 들어 “권상우는 육군 조교였는데….손태영은 선택을 참 잘 했다.”는 등 그를 권상우와 비교하는 글도 올리고 있다. 이와함께 같은 혐의로 기소된 힙합 가수 디기리(본명 원신종·29)도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지는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디기리가 무에타이 선수로도 활동했던 점을 들어 “국제대회까지 치렀던 사람이 군대 안 가려고 그런 짓을 저지르다니 참 한심하다.”는 요지의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그런가 하면 ‘parkho521’ 등은 힙합 가수들이 자신들의 노랫말에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는 것을 두고 “현실은 자기가 비판하는 대상들과 다를 바 없는 쓰레기”라는 등의 의견을 올린 이도 있었다. 한편 쿨케이 등은 혈압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수법을 써 입대를 기피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주현 부장검사)에 의해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강남 토벌” 性戰이 시작됐다

    “강남 토벌” 性戰이 시작됐다

    경찰이 서울 전역에서 성매매 온상인 불법 유흥업소와 전면전에 들어갔다. 서울의 31개 경찰서장들은 17일 관내 업주들에게 서신을 보내 “성매매 업소 등 불법 업소를 운영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근절될 때까지 강력한 단속을 전개할 것”이라며 사실상 선전포고했다. 불법 오락실이나 성매매 업소 등의 현장 단속에는 신설된 ‘스텔스’와 ‘그린포스’ 부대가 투입된다. 특히 기업형 유흥업소가 몰려 있고, 부적절한 접대가 빈발한 강남지역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경찰은 강남에서의 단속이 이번 ‘성전(性戰)’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손님위장 형사들 마사지·휴게텔 급습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처음으로 단속에 나섰다. 불법 유흥업소가 근절될 때까지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오후 6시 삼성동 M마사지에 사복을 입은 형사 2명이 손님을 가장해 들어갔다. 먼저 카운터 직원에게 객실을 안내해 달라고 말해 카운터 아래 부착된 비상벨을 누르지 못하도록 시선을 끌었다. 이어 밖에 대기하고 있던 형사 4명이 들이닥쳤다. 순간 객실 안은 일대 소란이 벌어졌다. 객실에서는 가운을 걸친 남녀들이 뛰쳐나오거나 옥상으로 달아났다. 단속을 마친 형사들은 곧바로 논현동으로 옮겨 G휴게텔,B휴게텔 등을 급습했다. 강남서는 이날 성매매 혐의가 있는 남성 6명, 여성접대부 3명을 붙잡았다. 강남서 정영호 서장은 “대형 유흥업소와 안마시술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불법업소를 뿌리뽑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300여곳 설계도면 입수… 미로까지 확인 강남서는 단속에 앞서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인근 소방서에서 관할구역 내 안마시술소 41곳을 비롯해 유흥주점 등 300여개 업소의 내부 설계도면을 입수해 미로(迷路)까지 확인했다. 원천봉쇄한 뒤 일망타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서울 전역을 단속하는 ‘스텔스’나 ‘그린포스’와는 별도로 ‘강남 특별반’도 편성했다. 기존 ‘합동단속반’을 ‘집중단속 조사반’으로 확대·개편했다. 형사과, 생활질서계, 여성청소년계, 관내 지구대 등 각 부서에서 20여명의 베테랑 형사들을 차출했다. 강남에는 여성접대부 고용이 가능한 유흥업소만 347곳이나 된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뒤 접대부 한두 명을 고용한 영세업소도 부지기수다. 이 업소들 가운데 성매매 등 불법 영업을 일삼는 곳이 적지 않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휴게텔과 오피스텔(남성고객을 오피스텔로 보낸 뒤 여성을 그곳으로 보내 성매매를 알선하는 신종윤락) 등에서도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전단지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파악한 오피스텔도 20여곳에 이른다. 휴게텔은 우후죽순으로 난립해 있다. 강남서는 이들 업소도 체계적으로 소탕할 방침이다. ●“걸리면 벌금내면 그만” 업주들 시큰둥 업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역삼동 Q살롱 최모 실장 등은 “업주들 사이에 위기감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전쟁을 해도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다 하고, 걸려도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신사동 T주점 이모 사장은 “장안동의 상납명단과 액수는 새 발의 피”라면서 “이곳 업주들은 매월 30만원 정도, 명절에는 100만원 정도 상납한다. 강남서의 단속은 헛방으로 끝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강남서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펼치면 상납 경찰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엄포도 빼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 서장은 “경찰이 법으로 단속하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느냐.”면서 “상납 경찰 명단과 장부가 있다면 서장에게 제출하라. 강남서 경찰관 절반 이상을 내치더라도 발본색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강남 性域 깨기’에 달렸다

    경찰이 서울 전역에서 성매매 등 불법 유흥업소와 전면전에 들어갔다. 서울의 32개 경찰서장들은 17일 관내 업주들에게 일제히 서신을 보내 “성매매 업소 등 불법 업소를 운영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근절될 때까지 강력한 단속을 전개할 것”이라며 사실상 선전포고했다. 불법 오락실이나 성매매 업소 등의 현장 단속에는 신설된 ‘스텔스’와 ‘그린포스’ 부대가 투입된다. 특히 기업형 유흥업소가 몰려 있고, 부적절한 접대가 빈발한 강남지역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경찰은 강남에서의 단속이 이번 ‘성전(性戰)’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안마시술소등 300곳 설계도면 입수 강남서 정영호 서장은 이날 “공권력을 무시하는 대형 유흥업소와 안마시술소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법질서를 바로 세우겠다.”면서 “강남에서 불법 업소들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강남서는 대대적인 토벌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인근 소방서에서 관할구역 내 안마시술소 41곳을 비롯해 유흥주점 등 300여 업소의 내부 설계도면을 입수해 미로(迷路)까지 확인했다. 원천봉쇄한 뒤 일망타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전 지역을 단속하는 ‘스텔스’나 ‘그린포스’와는 별도로 ‘강남 특별반’도 편성했다. 기존 ‘합동단속반’을 ‘집중단속 조사반’으로 확대·개편했다. 형사과, 생활질서계, 여성청소년계, 관내 지구대 등 각 부서에서 20여명의 베테랑 형사들을 차출했다.6,7명 정도가 한 팀을 이뤄 조직적으로 단속에 나선다. 강남에는 여성접대부 고용이 가능한 유흥업소만 347곳이나 된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뒤 접대부 한 두 명을 고용한 영세업소도 부지기수다. 이 업소들 가운데 성매매 등 불법 영업을 일삼는 곳이 적지 않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안마시술소, 휴게텔, 오피스텔(남성고객을 오피스텔로 보낸 뒤 여성을 그곳으로 보내 성매매를 알선하는 신종윤락) 등에서도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강남서에 따르면 관내 안마시술소는 41곳, 전단지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파악한 오피스텔은 20여곳이다. 자유업종인 휴게텔은 우후죽순으로 난립해 있다. 강남서는 이들 업소도 체계적으로 소탕할 방침이다. ●업주들“걸리면 벌금내면 그만”반응 시큰둥 업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역삼동 Q살롱 최모 실장 등은 “업주들 사이에 위기감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전쟁을 해도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다 하고, 걸려도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신사동 T주점 이모 사장은 “장안동의 상납명단과 액수는 새 발의 피”라면서 “이곳 업주들은 매월 30만원 정도, 명절에는 100만원 정도 상납한다. 강남서의 단속은 헛방으로 끝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강남서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펼치면 상납 경찰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엄포도 빼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 서장은 “경찰이 법으로 단속하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느냐.”면서 “상납 경찰 명단과 장부가 있다면 서장에게 제출하라. 강남서 경찰관 절반 이상을 내치더라도 발본색원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글 / 서울신문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복지천국’ 영국 왜 여성 노숙자 들끓나

    ‘복지천국’ 영국 왜 여성 노숙자 들끓나

    캄보디아는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11.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장의 이면에서 누군가는 생계와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 빈민촌 사람들이 개발이란 미명 아래 집과 땅을 마구잡이로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W’는 5일 오후 11시50분 이같은 캄보디아 철거민들의 실상을 생생하게 전한다. 국가는 발전하는 반면 철거민들의 삶은 강제철거와 폭력, 협박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철거민들을 프놈펜 외곽으로 이주시키지만, 그곳은 아무 것도 준비돼 있지 않은 채 열악하기만 하다. 허허벌판에 스스로 집을 지어야 하고, 수도나 전기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다. 정부가 약속한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카메라에 담긴 철거민들의 모습은 처절하기만 하다. ‘W’는 또 신종 마약 ‘파코’에 중독된 아르헨티나 아이들도 집중 취재했다. 파코는 마리화나, 코카인보다 더 강력한 중독성을 보이는 마약. 지난 2001∼2005년 사이 아르헨티나에서 파코 중독자는 무려 200%나 급증했으며, 어떤 아이들의 경우, 하룻밤 사이에 파코를 100개나 피우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심각한 병을 앓거나 목숨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파코 문제에 대해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치안이 불안한 빈민촌에는 경찰들도 출입을 꺼려, 빈민들이 마약상을 고발해도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자녀가 파코에 중독된 경험이 있는 어머니들이 ‘파코의 어머니’란 모임을 만든 것. 이들은 아이들을 설득해 재활센터에 입원시키는가 하면, 밤에는 직접 빈민촌을 돌면서 마약상을 감시하기도 한다. ‘W’는 또 얼마 전 BBC 뉴스가 보도한 영국 보수당 의원 그랜트 셰입의 홈리스 체험을 내보낸다. 그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유명한 영국의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홈리스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직접 노숙체험을 했다. 영국은 지난 5년 사이 여성 홈리스들이 43%나 증가했다. 그녀들은 거리에서 마약, 매춘에 무방비 상태로 빠져드는가 하면 취객들의 살해 위협에까지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위험한 거리로 여성들이 흘러나오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잘못된 주택정책이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 정부가 운영하는 임시주택의 입주조건이 몹시 까다롭다는 것도 한 원인이다. 사회복지의 천국으로 불리는 영국의 숨겨진 그늘, 여성 홈리스들의 실태를 심층 취재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특별교부금 집중분석] 장관 ‘쌈짓돈’처럼 써대는 국가 ‘비상금’

    [특별교부금 집중분석] 장관 ‘쌈짓돈’처럼 써대는 국가 ‘비상금’

    교육과학기술부의 특별교부금 배분 및 집행을 둘러싼 논란은 해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올해는 이 문제로 장관까지 사퇴했다. 서울신문은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2005년부터 지난 8월까지 교과부 특별교부금의 주먹구구식 운영실태와 그 배경, 그리고 대안을 3차례에 걸쳐 모색해 본다. ■ 장관 모교·총리 방문 학교에 지원금 “제재 못하면 권력자에 줄대기 계속” ●“총리님 본교 방문기념 증서 전달” 장관 사퇴를 가져온 교육과학기술부의 특별교부금 쌈짓돈 집행은 2006년에도 있었다.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우형식 차관이 모교를 방문한 뒤, 교과부가 지원금을 전달한 사례도 추가로 드러났다. 한승수 총리가 방문한 초등학교가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은 사례도 있었다.‘청와대 방문’을 이유로 특별교부금을 내려보낸 적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도연 전 교과부 장관은 4월17일 모교인 서울 용산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이후 교과부는 5월7일 ‘도서구입비 등’ 명목으로 서울시교육청에 2000만원을 내려보냈다. 우형식 차관은 지난 3월20일 모교인 충남 청양군 청남초등학교를 방문했고 교육부는 4월18일 관할 충남교육청에 500만원을 지원했다. 사업명은 ‘영어교육자료 및 도서구입비’이었다. 김 전 장관은 이 밖에도 3차례 더 일선 학교를 방문했고 그때마다 교육부는 2000만원씩 특별교부금을 내려보냈다. 우 차관도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고등학교를 방문했고 이후 진건고는 특별교부금 1000만원을 받았다. 학교 방문 뒤 특별교부금을 내려주는 것은 총리도 마찬가지였다. 한 총리는 지난 5월1일 경기도 광주시 탄벌초등학교를 방문했고 같은 달 7일 교육부는 경기교육청에 특별교부금 1000만원을 지원했다. 당시 탄벌초와 진건고는 경기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특별교부금을 신청하면서 ‘총리님(차관님)께서 본교 방문을 하여 방문기념으로 증서를 전달하여 주셨음’이라고 신청사유를 적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에는 ‘청와대 방문’이라는 명목으로 전남교육청에서 도내 보길동초등학교에 노후PC 교체를 위해 2000만원을 지원한 사례도 발견됐다. 또 지난해 김신일 전 교육부총리의 모교인 주성초, 청주남중, 청주고는 장관 방문 직후 2000만원씩 특별교부금 지원을 받았을 뿐 아니라 기숙사 신축 등 명목으로 9억 9000만원,8억 400만원,12억 6000만원씩 별도 지원받았다. 일선 학교들이 받은 지원금은 특별교부금 가운데 30%를 차지하는 지역교육현안수요에서 나왔다. 지역교육현안수요는 법적으로 ‘특별한 지역교육현안수요가 있을 때´ 지원하도록 돼 있다. 올해 지역교육현안수요 예산안은 3510억원에 이른다. 교과부 관계자는 “5월23일 장관 방문 학교에 예산을 지원하는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면서도 “그 전에 지원했던 학교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공정한 예산 배분… 학연 등 사라질 것” 이에 대해 정광모 희망제작소 연구원은 “권력자들이 국가예산을 임의로 쓴다면 결국 ‘힘있는 사람’에게 기대고 줄을 서는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어느 학교 출신이 장관이 되더라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예산을 배분한다면 학연·지연·혈연을 따지는 행태도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 재해도 없는 연말에 재해대책비 집중지원 계획없이 ‘예산 12월 몰아주기’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연말이면 연례행사처럼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 끼우던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교육과학기술부 특별교부금도 마찬가지였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규칙 제5조는 특별교부금 교부시기를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그 시기를 정해놓고 있다. 우선 60%를 차지하는 국가시책사업수요는 매년 1월31일 교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전국에 걸쳐 시행하는 교육관련 국가시책사업으로 따로 재정지원계획을 수립하여 지원하여야 할 특별한 재정수요가 있는 때 지급하는 것인 만큼 예측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 같은 원칙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지난해 시책사업수요 5668억원 가운데 17.7%에 해당하는 1001억원이 12월에 교부됐다. 그 전에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2006년에는 시책사업수요 4942억원 가운데 27.6%(1366억원)가 12월 한 달 동안 교부됐다.2005년에는 심지어 11월과 12월에 전체 시책사업비의 45%(2141억원)가 교부됐다. 지역현안사업수요도 연말에만 집중적으로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교부금의 30% 비중인 지역현안사업수요는 ‘지역 교육현안 수요가 발생할 때’ 교부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17일 하루에만 교과부가 현안사업수요라는 이름으로 교부한 금액이 전체 2834억원의 33.8%(959억원)에 달했다.2006년에는 12월27일 하루에만 전체 현안사업수요액(2471억원)의 61.7%에 해당하는 1524억원이 교부됐다. 재해대책비도 마찬가지다. 재해대책수요가 발생한 때에 지원하도록 돼 있지만 교과부는 지난해 재해대책비 945억원의 95.5%나 되는 902억원을 ‘재해 예방을 위한 재해대책 수요’라는 이름으로 12월21일에 지원했다.2006년에는 연말에만 ‘지방교육혁신종합평가 지원’을 명목으로 재해대책비에 쓰고 남은 73.8%(608억원)를 썼고,2005년에도 마찬가지 이유로 전체 790억원 가운데 95.4%(754억원)를 시·도 교육청에 지원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채연하 예산정책팀장은 “연말 예산집행은 계획성없는 사업진행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별교부금을 12월에 배분하게 되면 지역교육청과 교육기관에서는 다음연도 예산에 포함하지 못하고 추경예산에 편성하게 되는 만큼 집행은 반년이 지난 후에야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시책사업의 경우 오랜 준비를 하다보니 연말에 교부한 것일 뿐”이라면서 “연말에 교부한 경우 일선 사업이 충실히 되도록 해를 넘겨 이월해서 쓰도록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현안사업에 대해서는 “2006년에는 장관 공석 기간이 길어서 하반기 교부가 늦어진 것이고 2007년도에는 그런 문제가 상당히 완화됐다.”고 주장했다. ■ 영어강화 정책 나오자 180억사업 바로 “OK” TALK프로그램 즉흥적 예산집행 지난 4월 방미 도중 이명박 대통령은 ‘깜짝 발표’를 하나 한다.“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데 교포들을 모집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대통령 영어봉사 장학생 프로그램(TALK·Teach and Learn in Korea)이다. 공교육 강화 방안의 하나인 TALK 프로그램은 영어가 모국어인 국가의 교포와 한국관련 전공 외국인 대학생을 선발해 농어촌 지역 초등학교의 방과후교실 교사로 투입하는 것이다. 현재 심사를 거쳐 선발된 교포·외국인 380명이 4주간의 연수를 마치고 13개 시·도 380개 학교에 배치돼 수업을 하거나 준비 중이다. 문제는 TALK 프로그램이 ‘영어교육 강화’라는 새 정부의 정책에 맞춰 급히 준비되는 바람에 즉흥적으로 예산 배정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교과부는 올해 TALK 프로그램 소요예산 180억원과 농어촌학생 영어캠프 비용 80억원을 합친 260억원을 전부 특별교부금으로 충당했다. 교과부는 내년부터는 이 사업을 특별교부금이 아니라 일반회계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계획성 없는 사업이라는 비판이 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영어교육은 새 정부의 주요 정책이라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석환 영어교육강화추진팀 팀장은 “일반예산 확정 뒤, 추진해 가용할 수 있는 특별교부금에서 예산을 받았다. 기획재정부에서도 초중등 교육 예산은 특별교부금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등의 견제없이 쉽게 예산을 가져다 쓸 수 있는 ‘특별교부금’은 포기하기 어려운 권력이다. 계획없이 배정되는 특별교부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행정학과의 한 교수는 “지금 상태에 문제는 있지만 교육부나 국회 등 현행 제도로 혜택을 보는 이해당사자 집단이 있어 내부 개혁이 힘든 실정”이라면서 “외부충격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병국 함께하는 시민행동 참여예산팀장도 “대통령이 지원하는 사업이라지만 180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을 투여하면서 아무런 검토없이 즉흥적으로 시행했다.”면서 “계획이 부실하면 부실사업으로 변질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 NEIS, 예산보다 교부금이 더 많이 쓰여 국회심의 안받아 ‘맘대로 투입’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일반 회계 예산보다 국회 심의를 받지 않는 교육과학기술부의 특별교부금이 더 많이 지원된 정부 시책 사업을 꼬집는 말이다. 2005∼08년 교과부 특별교부금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1년 도입 당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았던 지방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사업과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사업, 사이버가정학습 및 가정교사지원 체제 구축 사업 등은 일반 회계보다 특별교부금 시책사업비가 더 많이 지원됐다. 국회 심의를 받을 경우 예산 삭감과 정책 타당성 검증을 받아야 하지만 특별교부금을 지원하면 국회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2005∼07년 NEIS관련 사업에 147억 8800만원을 지원했고, 올해도 35억 7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일반 회계에서 2005∼08년 받은 전체예산 163억 8100만원보다 19억 7700만원이나 더 많다. 이 특별교부금은 2005년에 서울·경기 지역 시범학교 운영에 2억 8000만원이,16개교 교원전보발령 시스템 개선사업에 5억원이 각각 지원됐다.2006년에는 시범학교 운영에 1억 4000만원이 지원된 데 이어 2007년에는 NEIS 추가개발에 68억 5000만원, 교육기관전자서명 인증센터 구축에 20억원, 지방교육 행재정통합시스템통계지원체제 구축에 40억원 등이 지원됐다. NEIS는 2001년 1470억원을 들여 개발하고 전국적 보급이 완료되어 가던 CS(초·중등학교 종합정보관리시스템)를 폐기하고 도입된 것이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NEIS는 당시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며 ‘밑빠진 독 상’에 선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07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지원에 국고에서 2억 6000만원이 지원된 반면 특별교부금은 68억 5500만원이나 지원됐다. 사이버 가정학습 및 가정교사지원체제 구축에도 국고로 16억 900만원이 지원됐으나 특별교부금은 99억 8900만원이나 지원됐다. 학교도서관 활성화에도 특별교부금이 290억원 지원돼 국고지원(63억원)의 4배를 넘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관계자는 “특별교부금은 국회 심의를 받지 않아 정부 시책에 따라 즉흥적으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예산 낭비 사례가 발생해도 처벌이 쉽지 않다.”면서 “사업들이 지방교육재정을 위한 사업들이지만 국회의 심의절차 없이 우회적으로 지원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획탐사부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 기자 tamsa@seoul.co.kr ■ 특별교부금이란? 보통교부금과 함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일부다. 지방자치단체가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경영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국가가 교부해 지역간 교육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특별교부금은 내국세분 교부금의 20% 중 4%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전국에 걸쳐 시행하는 교육관련 국가시책사업(60%) ▲특별한 지역교육 현안(30%) ▲재해로 인해 발생한 특별한 재정수요(10%) 등으로 나뉜다. 올해 예산안 기준으로 특별교부금은 1조 1169억원이다. 이 가운데 시책사업비가 7019억원, 현안사업비는 3510억원, 재해대책비는 약 1170억원이다. 교과부 특별교부금은 행정안전부 소관 특별교부세와 기본 메커니즘은 같지만 실제 운영은 차이가 크다. 행안부의 경우, 특별교부세 운영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규정하고 집행내역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교과부의 특별교부금은 국회 등 대외구속력이 없는 단순한 내부지침에 근거해 운영되고 있다. 무엇보다 국회 보고 사항이 아니어서 교과부 재량권이 지나치게 크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지방재정교부금의 96%를 차지하는 보통교부금은 기준재정수입액이 수요보다 미달하는 경우 이 미달액을 기준으로 교부한다. 특별교부금과 달리 국회 보고사항이다.
  • 인터넷 ‘메신저 피싱’ 기승

    직장인 임모(32·서울 강남구 역삼동)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인터넷 메신저 ‘네이트온’에 등록된 고교 친구가 말을 걸며 “급한 사정이 생겨서 그러는데 30만원만 빌려 달라.”고 했다. 그동안 신세진 것도 많아 아무 의심 없이 친구가 찍어준 계좌로 인터넷뱅킹을 통해 송금했다. 이튿날 친구에게 연락해 “일은 잘 해결했느냐.”라고 물었더니 “너도 당했느냐.”라는 엉뚱한 답변이 돌아왔다. 자신 말고도 여러 지인이 똑같은 방식으로 사기를 당한 것이다. 임씨는 “친구마저 믿지 못하는 ‘불신 사회’가 될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인터넷 공간에서 ‘나’를 가장한 ‘또 다른 나’가 활개치며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해킹 등으로 유출된 개인정보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사기범들이 네이트온,MSN 등 인터넷 메신저를 이용해 해당 인물인 듯 행세하면서 금품을 가로채는 ‘메신저 피싱’(메신저를 이용한 신종 금융사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유출된 개인 정보를 활용해 메신저에 접속한 뒤 거기에 등록된 지인들에게 ‘velcoco.invite.piczzx.com’ 같은 인터넷주소를 보내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이다. 해당 주소를 클릭하면 새 창이 뜨면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지시에 따르는 순간 사용자의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빠져나간다. 이런 식으로 유출된 개인정보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여러 범죄에 악용된다. 또 하나는 메신저 상에서 해당 인물인 것처럼 가장해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달라며 금품을 갈취하는 수법이다. 경찰과 통신업계에선 올해 초 인터넷 쇼핑몰 옥션 등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2차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대개 여러 사이트에서 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 사이트의 개인정보가 새나가면 다른 사이트로 피해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메신저 이용자는 2300만여명으로 인터넷 이용자 10명 가운데 7명꼴이다. 하지만 이들을 ‘금융사기’에서 보호할 대책은 없다. 경찰 사이버팀 관계자들은 “금액이 적어 피해자들도 신고하지 않고, 신고하더라도 사기범과 세탁된 돈을 추적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홍보를 통한 주의환기 말고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네이트온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람 가운데 여러 사이트에 똑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이들이 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86) 힘겨운 화친 시도

    [병자호란 다시 읽기] (86) 힘겨운 화친 시도

    조선이 상황에 떠밀려 화친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리한 조건에서 화친이 이루어지려면 어느 정도는 군사력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당시 조선은 청을 위협할 만한 ‘군사적 카드’가 없었다. 근왕병이 오리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갖고 있었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희망 사항’에 불과했다. 또 강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게 된 책임의 소재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는 것이 필연적이었다. 그런데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공방전 또한 결코 만만한 싸움이 아니었다. 청은 조선이 제시하는 논리와 입장을 자못 치밀하게 반박하고 있었다. 조선은 이래저래 화전(和戰) 양면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청,‘명=천하’ 인식을 부정하다 청은 전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놓고 벌인 논쟁에서 역사적 사례까지 끌어다가 조선의 논리와 입장을 반박했다. 청은 조선이, 홍타이지를 황제로 추대하는 데 동참하라고 권유하기 위해 왔던 몽골 버일러들의 편지를 접수하지 않은 것을 전쟁의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당시 조선 조정은 몽골 버일러들과의 면담 자체를 거부했는데, 몽골과는 국서를 주고받은 전례가 없었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미 1637년 1월2일, 홍타이지는 남한산성에 보낸 서신에서 조선이 내세운 명분을 반박했다. 그 핵심은 정묘호란 당시 인조와 조선 조정이 강화를 논의했던 상대가 자신의 조카와 제왕(諸王)들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후금 원정군의 사령관은 홍타이지의 이복형 아민(阿敏)이었고, 강화도를 왕래하면서 조선과 화친 교섭을 주도했던 사람은 한족 출신의 귀순자 유해(劉海)였다. 홍타이지의 반박에는 ‘정묘호란 당시에는 나의 부하들과 함께 화친 문제를 논의했으면서 작년에는 왜 똑같은 부하인 몽골 버일러들을 접견조차 하지 않았느냐?’는 힐문이 담겨 있었다. 홍타이지는 이어 고려시대의 고사(故事)를 거론했다. 몽골 버일러들이 모두 원(元)제국의 후손이라는 것, 조선이 계승했던 고려가 원을 섬기고 해마다 조공했던 사실을 환기시켰다. 그런 몽골에 신속(臣屬)했던 고려의 후예인 조선이 몽골 버일러들을 접견하는 것조차 거부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조선이 1월13일에 보낸 국서에서 임진왜란 당시 명이 베푼 은혜(再造之恩) 때문에 그들을 배신할 수 없다고 했던 것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선은 ‘우리가 일본의 침략으로 망할 뻔했을 때 명의 신종(神宗) 황제께서 천하의 군사를 동원하여 구원해 주셨다.’고 말한 바 있다. 1월17일에 보낸 답서에서 홍타이지는 ‘천하는 크고 나라는 많다. 너희를 구해준 것은 오직 명나라 하나뿐인데, 너희는 어찌해서 천하를 운운하는가? 명나라와 너희가 허탄(虛誕)하고 망령된 것은 끝이 없구나.’라고 공박했다. 청은 대릉하(大凌河) 전투에서 승리했던 무렵부터 이미 명을 절대적인 존재가 아닌 상대적인 존재로 격하시키려고 시도해 왔다. 심지어 명을 남조(南朝), 또는 주조(朱朝,朱元璋이 세운 국가라는 뜻)라고 폄하해서 부르기도 했다. 그러니 명을 여전히 ‘천하’로 여기고, 그들과의 기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청에 신복(臣服)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조선의 태도가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홍타이지, 신속(臣屬)할 것을 요구하다 1월17일에 보낸 답서에서 홍타이지는 작심한 듯 조선이 보낸 국서에 대한 반박과 비아냥, 그리고 협박하는 내용의 언사들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의 거병(擧兵)이 전적으로 조선의 ‘잘못’ 때문에 부득이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타이지는 먼저 인조가 1636년 3월 평안감사에게 보낸 유시문(諭示文)의 내용을 문제삼았다. 유시문의 내용 가운데 ‘장차 오랑캐와의 화친을 끊으려 하니 방어 태세를 강화하라.’는 내용은 정묘호란 당시 맺은 맹약을 조선이 먼저 어겼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홍타이지는 조선이 ‘소방은 바다 구석에 위치하여 오직 시서(詩書)만 일삼았지 전쟁은 몰랐습니다.’라고 운운한 것도 맹렬히 비난했다.‘전쟁을 모르는 나라’가 왜 과거에 명을 도와 자신들을 공격하는 데 동참했느냐고 힐문했다. 그는 조선이 자신들을 가리켜 노적(奴賊, 천한 도둑이라는 뜻)이라고 부르는 것도 문제삼았다.‘도둑(賊)이란 몸을 숨겨 몰래 훔치는 자를 가리키는데, 우리가 과연 도둑이라면 너희는 어찌하여 우리를 체포하지 않고 내버려두느냐?’고 비아냥댔다. 조선의 입장에서는 홍타이지가 내세운 반박의 논리를 다시 반박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단 그들이 제시한 과거의 ‘사실’ 자체가 실제로 있었던 일인데다, 정보 수집 능력에서 그들에게 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조와 조선 조정의 ‘본심’이 담긴 유시문을 자국 영토 안에서 용골대의 복병에게 탈취당한 것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홍타이지는 조선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회유와 협박도 빼놓지 않았다. 자신은 ‘형세를 따라 항복을 청하는 자는 무사히 보호하지만, 명령을 거역하는 자는 하늘의 뜻을 받들어 징벌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이 자신의 판도(版圖) 안으로 들어오면 적자(赤子)와 같이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것은 사실상 조선에게 항복을 요구하는 공식적인 첫 문서였다. 이미 1월16일, 청군은 남한산성에서 잘 보이는 지점에 ‘초항(招降)’이라는 두 글자가 크게 쓰여진 깃발을 세워 놓은 바 있었다. 바로 하루 뒤, 항복을 요구하는 답서를 보낸 것이었다. 홍타이지는 답서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조를 직접 거론하며 다시 한번 채근했다.‘네가 살고 싶으냐? 그러면 성에서 빨리 나와 항복하라. 네가 싸우고자 하느냐? 그러면 성에서 빨리 나와 한 번 겨뤄보자. 하늘이 처분을 내리실 것이다.’ 조선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조선이 보낸 국서에 대한 답변을 미뤄왔던 청의 본심과 요구 조건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무조건 항복하여 청의 신하가 되라.’는 것이었다. 교섭을 잘 하면 정묘호란 당시 맺었던 ‘형제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 조선의 판단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조선, 벼랑 끝으로 몰리다 인조는 홍타이지가 보낸 답서에 대응하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신료들을 불렀다. 홍서봉은 홍타이지의 답서 내용이 과대망상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신료들은 그들을 평소 ‘노적’이라 지칭한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사과하는 자세로 유감을 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명길은 그들의 전력(戰力)이 증강되고 있는 것, 도르곤(多爾袞)을 중심으로 강화도를 공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실제 당시 청군의 화력은 획기적으로 증강되고 있었다.1월10일, 두도(杜度) 등이 홍이포(紅夷砲)와 대장군포(大將軍砲) 등 중화기들을 남한산성 앞으로 끌고 와 배치했던 것이다. 이들 화기와 청군의 증원군은 본래 1월6일 임진강 북쪽까지 남하했다가 강의 얼음이 녹는 바람에 건너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강물이 다시 얼어붙었고, 증원군은 순식간에 산성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날씨까지 조선을 외면하는 형국이었다. 항복하라는 요구에 조선이 응하지 않을 경우, 홍이포의 포탄이 산성 안으로 날아올 판이었다. 이미 대릉하 공략전에서 홍이포를 비롯한 청군 화포의 위력은 결정적으로 발휘된 바 있다. 홍이포 포탄에 맞은 성의 돈대(墩臺)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끝까지 성을 사수(死守)하겠다던 명군의 의지도 같이 무너져 내렸었다. 홍타이지가 조선에 대해 노골적으로 항복을 종용했던 데에는 증원군이 도착하고 홍이포 등의 수송과 배치가 완료되었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조선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항복’을 선택할 것인가? ‘전원 옥쇄(玉碎)’를 각오하고 결전을 선택할 것인가? 벼랑 끝에 몰린 남한산성은 종사(宗社)의 운명을 결정할 최후의 선택을 앞에 두고 다시 술렁이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의사·변호사들 ‘뻔뻔한 탈세’

    의사·변호사들 ‘뻔뻔한 탈세’

    변호사 김모(56·서울지역 법무법인 대표)씨는 사건을 의뢰한 사람들에게 “수임료를 현금으로 내면 깎아 준다.”며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전산망 등재를 피함으로써 소득신고를 누락하기 위해서였다. 김씨가 이런 식으로 납세신고에서 빠뜨린 금액은 8억원이나 됐다. 김씨는 공증 업무에서도 수수료를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는 수법으로 소득 8억원을 누락시켰다. 국세청은 김씨에 대해 법인세 7억원을 추징하고 포탈세액만큼의 벌금을 부과했다. 성형외과 의사 이모(51·서울)씨는 세무신고가 이뤄진 진료차트만 병원에 두고 비보험 고액 현금결제 수술환자의 차트는 다른 장소에 별도로 보관했다. 이씨는 진료비를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로 송금받거나 혹은 현금으로 받은 진료비를 차명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9억원을 탈루했다. 이씨는 소득세 4억원이 추징되고 검찰에 고발까지 됐다. 서울에서 외국어학원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카드나 현금영수증 발급분만 소득으로 신고하고, 현금으로 받은 수강료 16억원은 신고에서 빼돌리는 수법을 쓰다 국세청에 적발됐다. 김씨는 세무조사에 대비해 과거 자기가 운영하던 학원에 근무했던 강사를 대표자로 내세워 명의위장 학원 두 곳을 등록한 뒤 이곳으로 6억원의 소득을 분산해 신고하는 수법도 썼다. 세무당국은 탈루소득에 대해 모두 12억원을 추징했다. ●199명 세무조사… 3017억 탈루 적발 의사·변호사·학원장 등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뻔뻔한 세금 탈루가 여전히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국세청은 올 1월부터 고소득 자영업자 199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과세대상 소득 6688억원 중 3017억원(탈루율 45.1%)의 소득탈루를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국세청은 탈루소득에 대한 세금 1271억원을 추징하고 23명을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제재했으며 죄질이 나쁜 10명은 검찰에 고발했다.1인당 평균 15억 1600여만원의 소득을 빼돌려 6억 3900여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계산됐다. 소득 탈루율이 2005년 조사에서 56.9%, 지난해 조사에서 47.0%였던 점을 감안하면 약간 개선된 것이지만 여전히 조사대상 소득의 절반가량이 은닉되고 있다. 국세청은 이날부터 새롭게 의혹이 제기된 고소득 자영업자 136명에 대해 강도높은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올해 종합소득세 및 법인세 신고를 분석해 탈루 혐의가 커 보이는 사람들로, 국세청이 벌이는 8번째 기획 세무조사다. 이번에 핵심 조사대상으로 선별된 분야는 현금거래를 통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성형외과·치과 등 개인 병·의원 및 의료법인, 성공보수 등을 소득신고에서 뺀 법무법인과 변호사들이다. 전체 조사대상의 60%가량이다. 특히 병·의원들 가운데는 연말정산 간소화 제도에 따른 의료비 자료를 아예 내지 않거나 부실하게 제출한 병·의원이 상당수 포함됐다. ●비보험 진료과정 중 건보 대상돼도 청구안해 국세청 관계자는 “새로운 소득탈루 수법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조사의 강도를 한층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서울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의사 최모(43)씨 사례를 신종수법으로 들었다. 최씨는 턱관절 환자 등 치료비가 비싼 비보험대상 환자의 진료비에 대해 소득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비보험 진료과정에 일부 건강보험 대상 시술이 이뤄져도 이를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지 않았다. 건보대상 진료에서 약간의 손해를 보는 대신 감쪽 같이 전체 소득을 감춰 총 19억원을 탈루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신재생 에너지·화석연료 최적조합 찾아야”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신재생 에너지·화석연료 최적조합 찾아야”

    각 국가들과 기업, 그리고 국민들은 기후변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기후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전 지구적 행동을 촉구한 공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IPCC)의 베르트 메츠 공동위원장과 이메일 및 전화 인터뷰를, 환경경영 분야 권위자인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와 대면 인터뷰를 갖고 이를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두 사람은 기후변화가 이미 예측 단계를 넘어선 현실적인 위협이라는 데 공감하고, 즉각적인 행동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베르트 메츠 유엔 IPCC 공동위원장 베르트 메츠(54)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IPCC) 공동위원장은 기후변화 분야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석학이다. 네덜란드 델프공대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네덜란드 환경청에서 공해저감, 지속가능한 발전, 소음정책, 화학폐기물과 관련한 환경법 제정을 주도했다. 그가 입안한 환경법들은 전세계 각국의 벤치마킹 모델로 꼽힌다.90년대 초반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논의를 제기한 선각자 중 한명으로 97년 IPCC 초창기부터 기후변화 정책과 교토의정서 초안 작성에 깊숙이 관여했다.2002년 IPCC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환경 권고’로 평가받는 ‘IPCC 3·4차평가보고서’를 주도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김현진(41) 박사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기후변화최고경영자과정 주임교수이자 환경경영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으며, 도쿄대에서 국제관계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2004년 산업자원부 국제유가전문가회의를 시작으로 동북아시대위원회, 국가에너지위원회 등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환경경영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시절 발표한 ‘탄소시장의 부상과 비즈니스모델’,‘국가에너지전략의 시대’ 등의 논문은 정부와 기업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2006년 이후 ‘포스트 교토의정서’ 관련 논의에 힘을 쏟고 있다. 1. 기후변화 과장론,어떻게 볼것인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전 지구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전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 중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온난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진정한 ‘자연의 역습’이라고 봐야 하는가. -베르트 메츠 위원장 기후변화의 증거들은 얼마든지 있고, 실제로 인류생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150년 전보다 지구 기온은 섭씨 0.8도가량 높아졌고, 건조한 지방에서도 평균 강수량이 늘고 있다. 대부분의 빙하가 줄었들었고, 식물의 서식지 변화와 곤충의 대대적인 이동이 보고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을 ‘자연의 역습’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지난 150여년간 온난화 가스를 배출해 문제를 일으킨 것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김현진 교수 기후변화는 실질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더 이상 현상을 파악할 필요조차 없다. 이제는 소모적인 검증 논란을 벌이기보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모색해야 할 단계다. 논란을 벌이는 동안에 더 많은 기후변화가 생길 것임은 분명하다. ▶비외른 롬보르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와 존 콜먼 웨더채널 창립자 등 일부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문제가 과장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앨 고어가 정치적으로 환경이슈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메츠 위원장 비판자들조차도 인간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인정한다. 롬보르나 콜먼은 기후변화를 조절하는 것보다 말라리아 등 다른 질병을 뿌리뽑는 데 투자하는 것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20∼30년 후 인류는 어떤 질병이나 전쟁보다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수많은 과학적 근거들이 입증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은 과학을 부정하는 일이다. ▶탄소배출권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영국은 카본풋프린팅과 혼잡통행료 등을 통해 정책적으로 탄소배출을 막으려 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도 여기에 동참하는 추세다. 이같은 노력들이 실제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김 교수 탄소배출권 시장은 자유로운 수요와 공급의 시장이 아니라 규제에 의해 만들어진 시장이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분명한 것은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EU의 ‘온실가스 저감 1단계’에서는 탄소할당치를 넘어설 경우 벌금이 t당 40유로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100유로로 늘었다. 그러나 탄소배출권 시장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조각에 불과하다. 저탄소 경제라는 패러다임이 낳은 신종의 시장이자 기존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정책이 나오고, 탄소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 -메츠 위원장 영국의 ‘기후변화에 대한 스턴보고서’와 IPCC 4차 보고서는 인류가 맞게 될 ‘재앙’에만 초점을 맞춰 언론에 보도돼 왔다. 그러나 두 보고서가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명백한 방법이 있고, 이를 활용하면 기후변화의 대부분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를 촉발시킨 것은 산업혁명이다. 실제로 지금도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은 기업들이지만, 환경에 대한 투자는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에 강요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들은 어떤 의식을 가져야 하나. -김 교수 산업혁명, 정보화 혁명에 이은 저탄소경제 혁명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전의 혁명에 곧바로 동참하지 않았던 나라들은 한 세기 이상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저탄소경제 혁명도 늦게 뛰어들수록 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포스트교토체제, 무엇을 기대하나 ▶선진국들이 만들어낸 지구온난화로 인해, 저개발국가의 국민들이 더욱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선진국들은 어떤 형태로 책임을 져야 하나. 또 저개발국가에서 산업발전과 환경문제의 동시 해결을 위해 펼쳐야 할 정책 방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메츠 위원장 선진국들은 개도국들이 낮은 탄소경제를 이뤄 미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원조할 의무가 있다. 지금의 기후변화는 대부분 선진국들의 책임이지만, 결과물은 전 지구가 공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개도국의 사회적 인프라와 농업, 해안개발 등을 위한 투자를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원조수단은 재정원조다. -김 교수 포스트 교토체제 논의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다. 현재의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제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체의 35%에 불과하다. 포스트 교토체제에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국가별 저감 할당량을 채우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시장논리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비용이 낮은 곳에서부터 줄이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선진국들은 자국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보다는 중국, 인도 등 저개발 국가의 인프라 구축과 산업시설 등을 지원해 자국의 할당량을 채우는 것이 유리하다. ▶교토의정서가 ‘값비싸고 효율은 떨어지는 대책’이라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또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해 우선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기술과 정책들로는 어떤 것이 있나. -메츠 위원장 교토의정서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첫 걸음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없었던 논의를 공론화시킨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또 실질적으로도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수준에서 5% 이상 줄일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것이 없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풍력은 비용 경쟁력이 충분하다. 바이오 에너지나 태양광은 이보다 약간 더 비쌀 뿐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 제고는 대규모 화석연료 생산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현재는 특정한 기술을 집중 육성하기보다는 가능성이 있는 모든 분야에 전력 투구해야 한다. -김 교수 교토의정서의 의미와 포스트교토 체제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그러나 한국적인 상황에서 정책을 얘기한다면 의견이 좀 다르다. 국가의 상황에 따라 정책은 다를 수 있다. 한국은 자원부국들이 갖고 있는 에너지 정책을 벤치마킹했기 때문에 항상 문제가 된다. 한국은 차별화된 정책을 펼쳐야 한다.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고 해서 가까운 시일 안에 화석연료를 전부 대체할 수 있다는 사고는 버려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를 최적의 조합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국의 기술개발은 화석연료를 깨끗한 청정에너지로 탈바꿈시키는 일에 우선적으로 주력할 필요가 있다. 이같은 기술발전에 동참할 수 있으면 한국은 양적 열세를 질로 극복할 수 있다. 3. 한국 기후변화 대책·발전 방안은 ▶기후변화와 관련한 한국의 환경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나.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또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더 강조해야 할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나. -메츠 위원장 한국은 현재 교토의정서에 참여한 다른 많은 국가들에 비해 1인당 평균 소득이 비슷하거나 더 높은 편이다. 이는 한국이 국제적인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 교수 한국의 산업 구조는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전체 온실가스의 10%를 포스코가 배출하고 있지만, 포스코의 효율은 일본기업들 이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선진국들의 사례를 철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최고 수준의 에너지효율 가전제품이 나오면 일정 기간을 두고 나머지 제조사들이 모두 그 수준까지 도달하도록 한 일본의 ‘톱 러너(Top Runner)’ 프로그램도 고려해 볼 만하다. 최단거리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수송에너지를 20% 줄일 수 있다. 정부가 이 내비게이션에 약간의 인센티브를 주면 고유가 시대에 소비자들에게도 이득이 되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정책을 만들 때는 큰 그림과 작고 소프트한 그림을 같이 그려야 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단독]‘철새 AI 분리’ 시료도 없다

    국내 첫 사례로 꼽힌 고양이 AI(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에서 정작 AI바이러스를 분리해낸 고양이의 실체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실험을 주도한 교수가 지난해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철새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를 분리했다.’며 신빙성이 부족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지난해 철새 분변 제시를 요구하지 않아 올해에도 같은 의혹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농식품부와 검역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충남대 수의학과 김철중 교수는 충북대 의과대학 최영기 교수, 벤처기업 바이오리더스 등과 함께 AI 발생지역인 충남 아산 풍세천과 충북 청원 미호천에서 수거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를 분리했다. 이에 김 교수는 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고, 검사 결과 아산·익산·김제 등지에서 발생한 AI 바이러스와 일치했다. 하지만 이 경우도 고양이 AI 감염처럼 분변이나 사진 등 과학적 증빙 자료는 전무한 채 바이러스만 있다.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거짓 발표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자 이번에 또 감염된 닭·오리에서 분리한 바이러스를 고양이에서 분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도 책임 못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시 정밀검사를 담당했던 검역원 이윤정 박사는 “분변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 철새의 것인지 가금류의 것인지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실험이 진행된 바이오리더스 관계자는 “김 교수는 샘플로 채취한 바이러스를 실험실로 갖고 와서 그것을 계란에 주입하는 실험만 한다.”고 밝혔다. 고양이나 철새 분변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이 기업의 대주주인 김 교수는 현재 기술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한 제약회사와 공동 추진 중인 AI 연구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개관적 자료도 없는 내용을 토대로 지난 3월 미국 CDC(질병통제센터)에서 발간하는 의학지 ‘Emerging Infectious Diseases’(신종 전염병)에 ‘가금류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와 철새의 관계’라는 제목의 논문까지 실었다. 수의학과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철새가 가금류 AI 감염의 원인임을 밝혀내 의학계의 권위지에 논문이 실린 만큼 과학적 근거가 될 자료들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재연할 수 있고, 진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서 “황우석 사태 이후 또 한번 학계의 권위와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탄식했다. 한편 김 교수는 “이미 검역원에서 검사를 다 끝낸 사항이다. 철새 분변은 제출할 필요가 없었고, 고양이 건은 시료를 없앤 실수를 인정한다.”면서 “데이터, 실험자료, 일지 등을 갖고 있지만 다시 제출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85) 남한산성의 나날들(Ⅳ)

    [병자호란 다시 읽기] (85) 남한산성의 나날들(Ⅳ)

    조선이 청군 진영에 보낸 국서에서 처음으로 ‘관온인성황제(寬溫仁聖皇帝)’라는 호칭을 쓰고, 과거의 ‘잘못’을 사과했지만 청군 진영에서는 회답이 없었다. 조선 조정은 초조해졌다.‘황제’로 인정하고 ‘잘못’을 사과하면 화친이 쉬이 이루어질 것으로 알았던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청군의 입장에서는 바로 답장을 해 줄 필요가 없었다. 더욱이 조선의 국서 내용이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었다.‘황제’로 불렀으되 심복(心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시간은 청군 편이었다. ●그 많던 닭들은 어디로 갔을까? 청측의 회답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1637년 1월6일, 강원도관찰사 조정호(趙廷虎)와 함경도관찰사 민성휘(閔聖徽)가 올린 장계가 들어왔다. 조정호 휘하의 군병이 용진(龍津)에 머물며 대오를 수습하고 있다는 것, 함경도의 병력이 김화(金化)에 도착하여 산성을 구원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내용이었다.1월7일에는 도원수 김자점, 황해병사 이석달(李碩達), 전라감사 이시방(李時昉)이 보낸 장계도 도착했다. 하지만 모두 ‘남한산성을 구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내용만 있을 뿐 언제, 어떻게 산성 쪽으로 진군해 온다는 내용은 빠져 있었다. 1월8일, 답답해진 인조는 영의정 김류 등을 불렀다. 인조는 신료들에게 비변사에서 마련한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신료들은 할 말이 없었다. 김류가 나섰다.“밤낮으로 생각해 보아도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그저 바깥의 구원을 기다릴 뿐입니다.” 김류는 그러면서 적진에 사람을 다시 보내 회답을 독촉하자고 건의했다.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신료들의 이야기에 인조도 할 말이 없었다.“병졸들을 위로하고 어루만져 성을 굳게 지키는 것이 급선무일 뿐이다.”라고 말했지만 도무지 힘이 실리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병사들을 위로하고 어루만지는 것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식량을 비롯한 물자들은 하루하루 떨어져 가고 있었다.‘병자록(丙子錄)’‘양구기사(陽九記事)’ 등 당시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는 자료들을 보면 예외 없이 ‘닭다리’ 관련 이야기가 나온다.“이때 전하께서도 침구가 없어 옷을 벗지 않고 주무셨다. 밥상에도 반찬으로 다만 닭다리 하나를 놓았다. 전하께서 전교하시기를,‘처음에 들어왔을 때에는 새벽에 뭇 닭의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지금은 그 소리가 전혀 없고 어쩌다 겨우 있다. 그것은 필시 나에게 닭을 바쳤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닭고기를 쓰지 말도록 하라.” 인조의 수라상에 올라가는 반찬이 닭다리 하나뿐인 처지에서 어느 겨를에, 또 무엇으로 장졸들을 어루만질 것인가? ●참혹한 소식들 산성 안에서는 추위와 물자의 고갈을 걱정하고 있었던 데 비해 산성 바깥의 백성들은 청군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었다. 청군의 포위망을 뚫고 들어와 바깥소식을 전했던 사람들의 증언 내용은 참혹했다. 적진에는 포로로 잡힌 부녀자들이 무수히 많고, 적진 바깥에는 어린 아이들의 시신이 수도 없이 버려져 있다는 것이다. 병자년 연말 이후 몽골병을 비롯한 청군의 겁략(劫掠)이 본격화되면서부터 나타난 참상이었다. 당시 청군은 서울 주변에서 포로를 획득하는 데 열중했다. 그 와중에 성인 남자들에 비해 기동력이 떨어지는 부녀자와 아이들 상당수가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청군은 특히 젊은 여자들을 사로잡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다시 서술하겠지만, 인조에게 항복을 받고 심양으로 귀환했던 청군 지휘부 내부에서 나중에 문제가 되었던 것이 ‘조선 여성 포로’와 관련된 사안이었다. 청군의 대소 지휘관들 사이에서, 조선에서 포로로 잡아 끌고 온 젊은 여성들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뺏고 빼앗기는 갈등이 벌어지고 있었다. 젊은 부녀자를 데려가려는 그들에게, 여자에게 딸린 아이는 거추장스러운 존재였다. 어미는 진중으로 끌고 들어가고 아이는 죽이거나 바깥에다 유기하는 참혹한 상황은 이런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아무리 참혹해도 포위된 산성에서 조정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적과 결전을 벌일 능력도, 화친을 이룰 전망도 불투명한 처지가 되자 신료들은 다른 곳에서 돌파구를 찾아보려고 시도했다.1월8일, 예조는 온조왕(溫祚王)에 대한 제사를 다시 지내자고 청했다. 이미 한 번 지냈지만 정성이 부족했다며 중신을 보내 성의를 다하여 온조왕에게 가호(加護)를 빌자고 청했다. 예조는 또한 원종(元宗·인조의 生父 定遠君)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숭은전(崇恩殿)에도 신료를 보내 제사를 지내자고 했다. 인조는 숭은전에서 올리는 제사는 자신이 직접 주관하겠다고 나섰다. 포위된 성에서의 곤경이 길어지자 이러저런 이상한 행동을 벌이는 자들도 나타났다. 어영별장(御營別將) 김언림(金彦琳)이 보인 행태가 대표적이었다. 그는 1월9일 밤, 청군 진영을 습격하여 적의 수급(首級)을 베어오겠다며 성을 내려갔다. 이튿날 새벽, 그는 수급 두 개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왔다. 인조는 그가 세운 공을 가상히 여겨 면주(綿紬) 세 필을 상으로 내렸다. 그런데 그가 들고 온 수급 하나가 이상했다. 수급의 살은 얼어 있었고, 피를 흘린 흔적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수급의 모양이 청군의 머리처럼 보이지 않았다. 모두 의아해하고 있는데 출신(出身) 권촉(權促)이 수급 앞에서 통곡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형 권위(權偉)의 수급이라는 것이었다. 권위는 며칠 전 북문 부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전사했는데, 당시까지 시신을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 권촉은 형의 수급을 자신이 모셔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애걸했다. 주변의 장졸들은 경악했다. 김언림은 청군의 수급이 아니라 조선군 시신에서 목을 베어 왔던 것이다. 조정에서는 김언림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놓고 논란을 벌이다가 결국 ‘효시경중(梟示警衆·목을 베어 매달아 군사들을 경계함)’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다 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성안의 장졸들에게는 여전히 용맹함이 강조되고 있던 분위기에서 빚어진 참혹한 ‘해프닝’이었다. ●다시 ‘재조지은’을 강조하다 1월 초 남한산성의 동문(東門) 부근으로 진출하여 탐색전을 벌이던 청군은 1월11일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농성 중인 조선 조정의 의도와 예상되는 향후 동향을 분석하는 한편 강화도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청군은 1월11일부터 산성 주변에 대한 압박을 다시 강화하기 시작했다. 헌릉(獻陵)과 탄천 일대에 있던 병력 가운데 1만여명을 차출하여 수원과 용인, 여주와 이천 방면으로 각각 다시 배치했다. 근왕병이 남한산성으로 접근하는 것을 더 확실하게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동시에 산성의 북문과 서문 앞에 병력을 증강 배치했다. 상황은 더 엄혹해졌다 1월12일, 최명길 등이 국서를 들고 다시 청군 진영으로 갔다. 앞서 전달한 국서에 대한 회답이 없던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다시 써서 들고 간 국서의 내용 또한 공순했다.‘소방은 바다 구석에 위치하여 오직 시서(詩書)만 일삼았지 전쟁은 몰랐습니다. 약국이 강국에 복종하고 소국이 대국을 섬기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어찌 감히 대국과 맞서겠습니까? 잘못을 용서하고 스스로 새롭게 될 수 있도록 허락하신다면 대국을 받들고 자손 대대로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문제는 명과 관련된 사항을 언급한 부분이었다.‘일찍이 임진년의 환란으로 소방이 곧 망할 뻔했을 때 명의 신종황제(神宗皇帝)께서 천하의 군사를 동원하여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소방의 백성들은 그 은혜를 깊이 새겨 차마 명나라를 저버릴 수 없습니다.’조선은 ‘명이 재조지은(再造之恩)을 베풀었듯이 청도 그렇게 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청은 이미 ‘명=천하’라는 인식을 팽개쳐 버린 지 오래였다. 어렵사리 고쳐 쓴 국서 속에 담긴 ‘재조지은’을 해석하는 문제를 놓고 조선과 청은 새로운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김신종 광진公 사장 “유사 공기업 합병 바람직”

    김신종 광진公 사장 “유사 공기업 합병 바람직”

    김신종 대한광업진흥공사(광진공) 신임 사장이 13일 “공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국내 유사 공기업과의 합병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흡수합병이 쉽지 않으면 지주회사 아래 독립 사업부제를 두는 방안 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2012년까지 해외 광물생산 사업을 38개로 늘리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김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광진공의 법정 자본금(법적으로 정해 놓은 자본금 한도)을 지금의 6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몇 년 안에 실제(납입) 자본금을 5배 키우기는 어렵다.”며 “가장 현실적 대안은 비슷한 기능의 공기업을 한 데 묶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광진공과 업무 연관성이 있는 곳은 석탄공사, 광해방지사업단 등이다. 자본잠식 상태인 석탄공사의 경우,1조원에 이르는 빚을 정부가 털어준다면 광진공과의 합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부실 청산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김 사장은 “자본금 1조원도 안되는 지금의 덩치로는 해외 광물자원 개발 및 확보에 한계가 있다.”며 “조달청에서 상당부분 관장하는 비축광물 업무도 광진공으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 혁신도 예고했다. 김 사장은 “현재 33%인 해외사업 비중을 50%로 끌어 올릴 방침”이라며 “이를 토대로 지난해 말 현재 7개인 해외 생산사업을 2012년까지 38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유연탄, 우라늄, 철, 동광, 아연, 니켈 6대 전략광물의 자주개발률이 23%에서 38%로 올라간다.2012년 세계 20위권 광업 메이저기업으로 진입한다는 프로젝트다. 필요한 재원 17조원은 정부 재정, 광물펀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5조원, 민간기업 투자 유치를 통해 12조원을 각각 조달할 방침이다. 사명도 한국광물자원공사로 바꾼다. 김 사장은 “경제성이 높은 해외광산을 발굴해 국내 투자자와 연결시키는 중매쟁이 역할을 하겠다.”며 “재개발 가능성이 엿보이는 50개 폐광 가운데 22개를 인수, 직접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폐광의 부활’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증권사 하반기 채용문 ‘활짝’

    증권사 하반기 채용문 ‘활짝’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하반기 채용문을 활짝 열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다음달 삼성그룹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작년과 비슷한 300명 규모의 신규 인력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 경력직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00여명을 뽑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통법이 시행되고 증권사 수도 늘어나는 등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글로벌 선진 금융기관에 근무했던 인력이나 신종상품 개발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올해 200여명의 신입과 100여명의 경력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자통법 시행에 대비해 투자은행 인력 양성을 위한 자체 교육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지난 4월 퇴직연금과 자산관리 부문 인력을 각각 30,40명씩 확충하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상반기에 신입·경력사원을 71명 채용했고,50명가량을 뽑는 하반기 신입·경력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경력직 사원 채용은 투자은행 쪽 트레이딩, 자산관리 영업, 퇴직연금쪽에 집중됐다. 상반기에 100명의 신입사원을 뽑은 미래에셋증권은 10월에 100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더 뽑는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550명을 뽑아 인력을 대폭 확충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앞으로 10년간 3000억원을 들여 투자전문가 5000여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하반기에 77명의 신입사원을 뽑은 데 이어 올해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위주 채용을 진행한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산업은행도 신입행원 150여명과 변호사, 투자은행 경력자 등 전문가 20명을 채용한다. 산업은행은 “지주회사 전환과 민영화 작업 등으로 당장 인력 수요가 많은 데다 향후 세계적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 우수 인력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어 신입행원을 지난해의 2배 규모로 뽑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24) 전북 진안군 운장산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24) 전북 진안군 운장산

    전북 진안의 운장산(1126m)은 금남정맥에 솟은 산봉우리들 가운데 가장 높은 산이다. 운장산을 품고 있는 금남정맥은 금강 남쪽을 따라 흐르는 산줄기로서 주화산에서 호남정맥과 갈라진 후 대둔산, 계룡산을 거쳐 부여 백마강 기슭의 부소산 조룡대까지 이어지는 127㎞의 산줄기다. 금남정맥 최고봉이니 전망이 좋기로도 유명한데, 정상 일대에서는 북으로 계룡산, 동으로 덕유산, 남으로 마이산과 멀리 지리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자락에는 기암과 수림이 어우러져 빼어난 계곡미를 자랑하는 운일암 반일암이 자리잡고 있다. ●금남정맥서 가장 높아… 알록달록 꽃산행 8시간 운장산 정상부에는 높이가 비슷비슷한 3개의 봉우리가 수백m의 거리를 두고 나란히 서 있다. 가운데 솟은 중앙봉이 가장 높아서 정상으로 치지만, 주변의 동봉과 서봉도 고도가 고작 2∼3m씩 낮을 뿐이다. 경관은 서봉이 가장 빼어나다. 서봉은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들이 쉴 만한 곳도 더 많으며, 전망도 뛰어나다. 더욱이 연석산을 지나온 금남정맥이 서봉을 거쳐 활목재, 피암목재로 이어지므로, 정상부의 봉우리들 가운데 유일하게 금남정맥이 바로 지나는 산봉이기도 하다. 꽃을 보러 가는 꽃산행은 진안군 주천면의 내처사동에서 출발해 활목재, 서봉, 정상, 동봉을 거쳐 내처사동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하면 좋다. 등산하는 시간만 5시간 정도이니 꽃을 보며 걸으면 8시간쯤을 잡아야 한다. 이맘때쯤 운장산 산자락에서는 누리장나무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흰빛과 붉은빛이 섞여 있는 꽃빛깔이 특이하고, 암술과 수술이 꽃통 밖으로 길게 나온 꽃 모양도 이색적이다. 잎을 비롯한 전체에 누런 털이 많이 돋아 있는데, 만지면 누린내가 난다. 등산로 옆의 양지바른 곳에서는 복분자딸기가 익어간다. 하얀 분을 칠한 듯한 줄기에 날카로운 가시가 달려 있다. 열매는 처음에 붉은빛을 띠지만 완전히 익으면 까만색이 되는데 한 알을 따서 입에 넣어보면 맛이 좋다. 숲 가장자리에서는 참나리가 화려한 꽃을 자랑하고 있다. 사위질빵, 쥐방울덩굴처럼 덤불숲을 타고 올라가 자라는 덩굴식물들도 있다. 사위질빵은 흰 꽃을 무더기로 피워 멀리서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녹색꽃 쥐방울덩굴 찾아보는 묘미 쥐방울덩굴은 열매와 꽃을 함께 달고 있는데, 꽃빛깔이 노란빛을 띤 녹색이어서 발견하기 어렵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꽃이지만 모양은 매우 특이하다. 꽃받침이 대롱 모양으로 길게 발달되어 있어 다른 꽃들과는 아주 다르게 생겼기 때문이다. 열매가 익어서 벌어지면 거꾸로 매달린 낙하산 모양으로 되는 것도 재미있다. 꼬리명주나비라는 예쁜 나비가 이 식물의 잎 뒷면에 알을 낳고, 부화한 애벌레는 잎을 먹고 자란다. 마을을 벗어나 숲 속으로 들면 낙엽활엽수들이 진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졸참나무, 신갈나무, 당단풍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다. 서울 근교에서는 볼 수 없는 감태나무와 노각나무가 눈에 띈다. 노각나무는 줄기에 흰색 얼룩무늬가 있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감태나무에는 둥근 열매가 달려 있는데 같은 녹나무과에 속하는 생강나무의 열매와 비슷하게 생겼다. 숲 밑에서는 자주색 꽃을 피운 참꿩의다리와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뻐꾹나리를 찾을 수 있다. 뻐꾹나리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중부 이남에서 드물게 볼 수 있다. 휘어져서 옆으로 벌어진 수술과 암술의 모습이 독특하다. 꽃이 아름다워 원예적인 가치가 높은 식물이다. ●숲 그늘엔 뻐꾹나리가 ‘손짓´ 정상부에는 난쟁이바위솔, 닭의장풀, 바위채송화, 원추리, 자주꿩의다리 등이 피어 있다. 바위지대에 쌓인 흙에 식생이 조금 발달한 곳들이 보이는데, 여기에서 귀한 돌부추를 발견할 수 있다. 등산로 옆에서 흰 꽃을 피운 백운기름나물은 기름나물에 비해 잎이 더욱 가늘게 갈라진 한국특산식물이다. 바위가 더 많이 발달한 서봉 일대에 귀한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는데, 개쑥부쟁이, 용담, 구절초 같은 가을꽃들도 꽃 피울 채비를 하고 있다. 정상 일대에서 발견되는 돌부추는 최근에 한국특산종으로 기록된 식물이다. 진한 자줏빛 꽃을 피우는 참산부추나 산부추에 비해 꽃빛깔이 연한 분홍색이다. 이웃한 마이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신종으로 발표되었으며, 운장산에서는 서봉 등 바위가 발달한 곳에 몇몇 개체가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으나 사람발길에 밟혀서 훼손될 위험성이 높다. 높은 산에 귀한 여름꽃이 피는 시기다. 강렬한 햇살을 받아 더욱 화려하게 피어나는 여름꽃들이, 무더위를 이겨내며 산정에 오른 이들에게 고운 자태로 다가선다. 뻐꾹나리 돌부추 원추리가 기다리는 운장산으로 달려가고 싶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오대산에 신종 ‘화석벌레’ 산다

    오대산에 신종 ‘화석벌레’ 산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오대산 국립공원에서 갈르와벌레의 새로운 종(種)을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같은 사실을 국제 학술저널인 ‘동물과학(Zoological Science)’에 보고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갈르와벌레는 캄브리아후기 유존동물(遺存動物)로 빙하기를 거치고도 살아남아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북미와 동아시아대륙의 고산지대와 설원표면, 빙하지대 늪 부근, 썩은 고목숲이 주요 서식처로 현재 전 세계에 28종이 살고 있다. 한반도에는 6종이 보고돼 있다. 오대산갈르와벌레는 주로 동굴이나 늪지역에 서식하는 다른 벌레와 달리 상원사와 월정사 도로변 숲에서 모습을 드러내 국제학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공단은 설명했다. 공단의 김병우 박사는 “오랜 세월 동굴환경에 적응해 온 원시곤충인 갈르와벌레가 도로변에서 발견됨에 따라 곤충의 진화과정 연구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백지숙의 미술산책] 계몽적인 문자의 힘이 소리의 공감대를 넘어서진 못한다

    [백지숙의 미술산책] 계몽적인 문자의 힘이 소리의 공감대를 넘어서진 못한다

    찐득한 더위 탓에 우리 몸과 마음에 곰팡이가 스는 것 같은 요즈음, 딱히 납량특집은 아니더라도, 귀신 이야기가 당기는 시즌이다. 사실, 귀신과 보는 것은 상극이다. 귀신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혹은 보지 말아야 할 그 무엇이니 말이다. “여귀, 귀곡성의 은폐된 언어”라는 글(저널 볼 8호 ‘귀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간,2008)에서 최기숙 교수는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준다. 하나는 귀신의 서식처가 대체로 어둡고 습한, 빛이 들지 않는 가려진 곳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선의 사각지대에 출몰하는 귀신은 오로지 단일한 목격자에게만 포착된다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홀로 귀신을 본 자! 이제 그는 광명한 현대로부터의 완전한 격리, 제도로부터의 철저한 추방, 가족과 친지로부터의 완벽한 소외 등을 급박하게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에게, 진정한 공포는 죽음의 세계가 아니라 세계의 죽음이다. 보는 것과 귀신의 이 불온한 관계는 시각중심주의 문화를 배태한 근대의 문제적 징후이기도 하다. 주류문화 안에서 귀신이란, 미신과 가난 혹은 전근대와 비과학의 상징물로, 퇴치되어야 할 푸닥거리의 대상에 다름 아니었다. 적어도, 근대한국의 문화적 ‘혹한기’에는 그랬다. 시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대적 훈육의 강도가 약한 청각의 경우는, 이를테면, 어두운 곳에서 오히려 더 잘 들리고, 여러 사람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들을 수도 있다. 좀 철지난 표현이긴 하지만, 귀신은 청각 프렌들리한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박찬경의 개인전(17일까지, 아틀리에 에르메스)에서 상영 중인 ‘신도안’을 볼 때, 영화 전체를 휘감아 도는 다양한 ‘귀곡성’에 꽂혔다. 작가가 2년 여 동안 계룡산 인근지역에 대한 연구, 탐사, 성찰을 통해 완성한 이 텍스트는, 종교와 무속의 경계를 흐트러뜨리고 역사와 미래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허구와 다큐멘터리의 프레임을 교차시키는, 매우 대범하고도 정교한 텍스추어를 그 특징으로 한다. 조선의 새로운 도읍지로 예견되었다가 식민지시대에는 신종교와 무속신앙의 집산지로, 그리고 60년대에 대대적인 정화사업이 시작되면서 80년대 이후 대규모 군시설이 안착하기까지,‘신도안’의 변신은 화면 안팎에서 대단히 극적으로 진행된다. 새로운 유토피아를 기원하는 에필로그에 이르는 동안, 이 영화는 계몽적인 문자의 힘이 소리의 공감대를 결코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객관적인 텍스트는 인터뷰 육성의 정보량을 감당할 수 없고, 보도사진의 기록성은 구음(口音)의 설득력을 추월할 수 없다. 지난주, 피서차량으로 꽉 막히는 고속도로를 뚫고 도착했던 계룡시는, 신원사의 종소리와 계룡대의 비행기 소음 그리고 계룡시내 아파트 단지의 각종 체인점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들로, 영화와는 또 다른 사운드 콜라주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르코미술관장
  • [경제플러스] 광진공 신임 사장 김신종씨

    [경제플러스] 광진공 신임 사장 김신종씨

    대한광업진흥공사는 29일 신임 사장에 김신종 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2회에 합격, 공직에 입문한 뒤 산자부 공보관과 에너지산업심의관, 에너지자원정책본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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