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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다리에 깁스하고 행인과 말다툼도… ‘포켓몬 좀비’로 몸살

    [단독] 다리에 깁스하고 행인과 말다툼도… ‘포켓몬 좀비’로 몸살

    지난 7일 오후 8시, 영하의 날씨에 찾은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 주변에선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역사공원이지만 독립문, 서재필 동상, 독립관, 3·1독립선언기념탑 인근에 포켓몬이 많이 출몰하고 게임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포켓스톱이 즐비한 데다가 다른 게임유저와 대결하는 체육관까지 있어 ‘포켓몬 성지’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오는 3월 고등학교에 진학한다는 김모(17)군은 원하는 포켓몬을 찾으려는 듯 휴대전화를 뚫어지게 들여다보며 공원을 배회하고 있었다. “근처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데 포켓몬고 애플리케이션(앱)에 희귀몬(희귀한 포켓몬)이 출현했다는 소식이 떠서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학원을 마치자마자 공원으로 달려나온 건데 이미 사라져 버려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지난주에도 희귀몬을 잡으러 광화문까지 걸어갔는데 허탕을 쳤거든요.” 지난해 여름 강원 속초시 등 일부 지역에서 포켓몬고 게임이 열리며 마니아 사이에 열풍이 분 데 이어 올겨울 전국에서 게임이 가능해지면서 포켓몬고는 본격적인 인기몰이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달 24일 출시 후 2주 만에 이용자 수는 700만명을 넘어섰고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터치장갑, 무선충전기 등 게임 부가장비 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포켓몬고 성지 주변 상권의 활성화로 ‘포케코노미’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하지만 게임에 집중하다 부상을 입거나 행인끼리 싸움이 나는 등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8일 낮 12시 30분, 포켓몬고 성지라는 서울 덕수궁에서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게임을 하는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보였다. 대학생 최재호(22)씨는 “덕수궁에 강한 캐릭터인 ‘뿔카노’가 출몰했다는 소식을 듣고 강서구 집에서 서둘러 나왔다”며 “입대를 앞두고 더 많은 포켓몬을 모으려고 서울시내를 부지런히 다닌다”고 말했다. 속초에서 왔다는 목수 김모(67)씨는 “속초에 산다고 하면 포켓몬고를 하도 물어봐 아예 게임에 입문했다”며 “남대문시장에서 볼일 보고 여기에 포켓스톱이 많다고 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켓몬고 열풍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보라매공원에서 자주 운동을 한다는 홍모(31)씨는 “운동장 트랙을 달리던 중 포켓몬고를 하고 있던 대학생과 부딪쳤다”며 “사과도 한마디 하지 않고 ‘잡았다’고 외치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포켓몬고를 즐긴다는 직장인 이모(34)씨는 “게임에 열중하며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디뎌 다리에 깁스를 하는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게임의 경제적 효과는 꽤 큰 편이다. 성지 주변의 많은 상점이 게임을 이용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광고를 한다. 실제로 포켓몬 성지인 홍대와 올림픽공원 근처에 있는 커피빈의 매출은 게임 출시 후 1주간 전주 대비 약 40%가 늘었고, 보라매공원 매장은 24.1% 증가했다. 포켓몬고뿐 아니라 게임을 돕는 보조 앱도 인기다. 하지만 경찰청은 지난 7일 보조 앱 44개 중 19개(43.2%)가 주소록·사용지 위치 등 평균 10개의 개인정보 수집 권한을 요구한다며 지나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이런 앱에 악성코드를 심어 해킹하거나 계정·아이템 등을 판매한다며 금품을 뜯어내는 등의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단독] “육체적 움직임 강조… 모든 세대 호응” “금단현상 탓… 美·日 3개월 뒤 시들”

    ‘포켓몬고’ 광풍을 두고 전문가들은 기존의 온라인게임보다는 기성세대가 어릴 때 동네에서 하던 ‘놀이’가 진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흔히 ‘손가락 운동’이라 불리는 기존의 게임과 달리 육체적 움직임이 강조되는 게임의 특성이 광범위한 세대의 지지를 받게 된 이유라는 것이다. 반면 포켓몬고가 다른 국가보다 늦게 열리면서 일종의 ‘금단현상’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을 뿐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8일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포켓몬고는) 어릴 때 포켓몬스터 만화영화를 보고 자란 어른에게 그 시절의 감정적 경험을 고스란히 구현해 제공한다”며 “다른 게임과 비교해 직접 행동해 얻는 성취감이 높아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것도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통화라는 기존의 전화기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것처럼 포켓몬고는 기존의 게임 문법을 뛰어넘었다”며 “게임보다 과거 동네에서 몸을 움직여 노는 ‘놀이’에 가깝다”고 해석했다. 스마트폰, 위치정보시스템(GPS) 기술, 증강현실(AR)을 통해 예전 골목에서 하던 놀이에 체계화된 새 놀이 문법을 덧입혔다는 뜻이다. 포켓몬 성지가 조성되고 ‘포켓몬고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포세권’(포켓몬+역세권), ‘포케코노미’(포켓몬고로 인한 경제적 효과), ‘포켓몬 좀비’(포켓몬고 게임에 빠져 거리를 헤매는 사람) 등의 신조어가 탄생하는 현상을 단순히 게임 열풍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왔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포켓몬고 열풍을 ‘금단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우리나라는 구글과 지도 자료 반출 문제를 두고 대립하면서 포켓몬고 출시 제외 지역으로 분류됐다. 그는 “당시 강원도 속초 등 일부 지역에서만 게임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속초에 사람들이 몰리는 등 국민 대다수가 포켓몬고를 알게 됐다”며 “하지만 게임 출시는 계속 미뤄지면서 금단현상이 생겼고, 출시 후 초기 단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목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켓몬고 열풍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많았다. 지난해 7월 포켓몬고가 출시된 미국이나 일본도 3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위 교수는 “지속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선 게임상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죽이는 플레이어 킬링(player killing) 등 새로운 재미 요소가 수반돼야 하는데 게임의 특성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삼하 서강대 게임교육원 교수는 “포켓몬고의 성공 요인은 포켓몬스터라는 강력한 파워를 가진 지적재산권(IP)의 힘”이라며 “게임 때문에 사건·사고 등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게임 자체가 지닌 긍정적인 가치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요소가 적어 밖에 나가 재미있는 경험을 몇 번 하고 마는 데 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안 쓰면 화병날 것 같아요”… ‘시발비용’으로 화 푸는 2030

    “안 쓰면 화병날 것 같아요”… ‘시발비용’으로 화 푸는 2030

    최근 청년층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공감을 일으키며 확산되는 글이 있다. 이른바 ‘시발비용’. 비속어 ‘X발’과 ‘비용’을 합친 신조어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의미다. 스트레스 받고 홧김에 치킨 시키기, 평소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텐데 짜증나서 택시 타기 등이 대표적이다. 퇴근 후 이유 없이 다이*나 *리브영 같은 드럭스토어에 들러 필요 없는 물건을 사는 기자의 습관도 단번에 이해됐다.●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벌었는데… 이런 것도 못 사? 신조어 시발비용을 간략히 정의하자면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쓴 돈’ 정도가 된다. 시발비용의 대상은 고가의 물건이 아니다. 로드숍에서 파는 저렴한 화장품, 당장 필요는 없지만 보기에는 귀여운 스티커나 볼펜, 커피나 간식 등이 그 대상이다. 입사 1년차를 막 넘긴 직장인 A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마카롱 사진이 자주 올라온다. 평소에도 마카롱은 좋아하는 간식 중 하나였지만, 한 개에 2000~2500원이라는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 때문에 즐겨 먹진 못했다는 A. 요즘 그는 퇴근 후 집 주변 마카롱 맛집을 방문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전환이 된다는 이유다. 한번 살 때 종류별로 10개 이상씩 사는 A에게 “마카롱 비싸지 않으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스트레스 받으며 돈 벌었는데, 이런 것도 못 사먹어?” 은행원 3년차 B는 출근할 때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집과 직장의 거리는 마을버스 8개 정거장으로 약 30분이 걸리되지만, 택시를 타면 10분 만에 도착한다. B는 “처음엔 지각할까봐 택시를 탔던 것이 이제는 편해서 타게 된다”고 말했다. 택시비는 5000~6000원 꼴로, 한 달에 택시비로 지출하는 비용만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B는 “몸이 편하니까 전혀 아깝단 생각이 안 든다”며 “‘고생하러 가는 데 이 정도도 못하나’라는 생각으로 탄다”고 말했다. ● 티끌 모아야 태산? 티끌 모아봤자 티끌 시발비용은 결국 ‘탕진잼’으로 이어진다. 탕진잼은 시발비용보다 앞서 유행했던 신조어로, 소소한 생활용품, 맛집, 여행 등 일상생활에 돈을 낭비하듯 쓰며 소비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재물 따위를 다 써서 없앤다는 거창한 의미의 ‘탕진’과 달리, ‘탕진잼’이란 일상생활에 구애받지 않는 범위 내의 푼돈을 소소하게 낭비하는 것이 차이다.립스틱을 사는 것으로 탕진잼을 추구하는 C. 홧김에 산 립스틱 색깔이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을 경우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하는 그의 말버릇은 “티끌 모아 티끌”이다. 열심히 돈을 모아도 집을 못 사니, 티끌로 스트레스라도 풀겠다고 말한다. 2030세대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은 정말 꿈이 되어가고 있다. C는 5년차 직장인이지만 일찌감치 집 사기를 포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30세대가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경우 서울에 평균 수준의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는 데 12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는 2016년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 ‘371만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것이다. 월급이 200만원 초반인 C가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고 현실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 집중하는 이유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해 탕진잼의 기분을 느낄 시간조차 없던 D는 지난해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충동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했다. 생각했던 예산을 훌쩍 넘겼다는 D는 “충동적인 여행이었지만 리프레쉬가 됐다”며 “입사 후 가장 잘 쓴 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유럽 여행을 소망하며 월급에서 30만원씩을 여행경비로 저축하고 있는 D는 “회사를 다닐 이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 성인남녀 10명 중 8명 ‘스트레스 해소 위해 홧김에 돈 지출’ 시발비용이 2030세대의 공감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6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10명 중 8명은 ‘홧김에 스트레스로 돈을 낭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받아 ‘안 사도 되는 제품을 굳이 구매했던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한 직장인은 퇴근길에 습관적으로 화장품가게를 ‘털러’가는 것이 자신의 시발비용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쓰지도 않는 섀도를 하나둘 사다 보니 어느새 일정 기간, 일정 금액 이상을 산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black club’ 등급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이*에서 3개에 1000원 하는 마스킹 테이프를 충동적으로 구매한다는 또 다른 직장인은 “고작 그걸 샀다고 기분이 풀리는 스스로에게 비참함을 느낀다”면서도 “홧김에 쓰는 돈이 아니면 오히려 더 화병이 터졌을 것 같다”고 밝혔다. 홧김에 시킨 치킨, 사용하지 않지만 습관적으로 사는 화장품, 출퇴근에 이용하는 택시 등 청년들이 시발비용과 관련한 비슷한 경험담을 쏟아내는 것은 2030세대의 씁쓸한 세태를 반영한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청년들은 소비에 실패할 여유가 없다. 최대한 가성비 높은 것에 투자해 높은 만족감을 얻으려는 젊은 세대들의 합리적인 소비가 ‘탕진잼’이나 ‘시발비용’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아무리 노력해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고, 오히려 더 ‘노오력’하라는 것이 현실이다. 암울한 청년 세대의 심리적 불안감을 드러내는 신조어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국정교과서, 대안교과서·교학사 교과서 답습 확인”

    “국정교과서, 대안교과서·교학사 교과서 답습 확인”

    논란 끝에 교육부가 내놓은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이 2008년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포럼이 발간했던 대안교과서와 2013년 교학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역사인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국정교과서가 대안교과서, 한국사교과서의 역사 서술 기조를 유지해 식민지근대화론적 시각을 담고 있으며 친일 독재를 미화했다”며 세 교과서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국정교과서 최종본은 대안교과서에 이어 도산 안창호가 대한인 국민회 중앙총회 초대 회장으로 취임했다고 잘못 기재했다. 실제로는 초대 회장이 아니라 3대 회장이었다. 민족주의 우파진영이 내세운 실력양성운동에 대해 ‘민족실력양성운동’이라는 신조어를 내세운 교학사 교과서의 서술을 그대로 답습했다. 이준식 연구위원은 “이 용어는 학계에서도 쓰지 않고 검정 8종 교과서 중 교학사만 유일하게 사용한 용어”라며 “교학사가 이 운동을 부각하기 위해 만들어낸 용어를 국가가 공인해준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승만·박정희 정권 독재를 미화한 기조도 그대로 이어졌다. 다른 역사교과서에서는 5·10 총선거에서 일부 친일파의 피선거권이 제한됐다는 사실이 제시된 바 없으나 대안교과서에 서술된 내용을 국정교과서도 따라 썼다. 박한용 교육홍보실장은 “이승만 정권이 친일과 무관한 듯 보이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이 사실을 강조했지만 실제 피선거권이 제한된 사람이 출마한 경우도 여럿일 뿐더러 김구·김규식 등이 선거를 거부했고 당시 군·경찰·사법관료 등 국가권력이 친일파들로 채워졌다는 사실이 누락됐다”고 말했다. 1960년 3·15 부정선거의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서술하거나 5·16 군사쿠데타 ‘혁명공약’을 원문대로 수록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사진 캡션 오류, 잘못된 사진 사용 등도 있었다. 박 실장은 “국정 교과서는 단순히 학생 세뇌에 그치지 않고 각종 공무원시험 등에 표준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오류가 국민적으로 재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美 영어사전 메리엄-웹스터, ‘빈지 워치’ 등 새 단어 1000개 이상 추가

    美 영어사전 메리엄-웹스터, ‘빈지 워치’ 등 새 단어 1000개 이상 추가

    미국 권위 있는 영어 사전인 메리엄-웹스터 사전이 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유행하는 1000개 이상의 새로운 영어 단어를 사전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메리엄-웹스터는 성명에서 “새로 추가된 단어들은 과학에서 일상 대화 단어를 총망라한다”면서 “해당 단어들이 영어에서 이미 지위를 스스로 정립했기에 사전에 추가한다”고 설명했다.정식으로 등록된 새 영어 단어 중 ‘빈지 워치’(binge watch)는 ‘폭음 또는 폭식하다’는 뜻의 빈지(binge)와 ‘보다’는 워치(watch)를 결합해 주말에 TV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몰아서 시청하는 행위를 뜻한다. 또 유령 또는 귀신이라는 뜻의 고스트(ghost)에는 ‘아무런 설명 없이 누군가와의 연락을 끊다’란 뜻이 추가됐다. ‘겸손한’과 ‘자랑’이라는 다소 상반된 단어의 조합인 험블브랙(humblebrag)은 2011년에 등장한 단어로, 겸손한 척하면서 자기 자랑을 하는 사람 또는 그런 행위를 하다는 뜻이다. ‘페이스 팜’(face-palm)은 ‘당혹스러워 손으로 얼굴을 가리다’, 사진과 폭탄의 합성어인 ‘포토밤’(photobomb)은 장난으로 다른 사람의 사진에 끼어들어 사진을 망치는 것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새로운 패션 경향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자 저렴하게 제작돼 팔리는 옷을 칭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수상할 정도로 신비하고 초자연적이며 비과학적인 이라는 뜻의 형용사 ‘우-우’(woo-woo)도 수록 단어에 포함됐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 ‘박수부대’(claque)처럼 일상에서 자주 쓰지 않는 단어나 신조어가 등장하자 트위터로 국민에게 정확한 뜻을 알리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커플 뒤로 쑥 머리 내민 정체불명 동물의 ‘포토밤’

    영미권에서 자주 사용되는 신조어 중에 ‘포토밤’(photobomb)이라는 단어가 있다. 영어사전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포토밤은 사진 촬영 중 의도치 않은 장면이 포착되거나 장난 칠 목적으로 사진 프레임 안에 쑥 끼어드는 행위를 말한다. 최근 허핑턴포스트 UK 등 영국언론은 남녀 커플의 로맨틱한 사진 속에 쑥 끼어든 미스터리 동물 사진을 일제히 전했다. 잉글랜드 위트스터블의 해안가에서 촬영된 이 사진 속 주인공은 이름모를 남녀 커플이다.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사랑스러운 남녀의 모습이 사진 속에 담겨있지만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커플 뒤로 바다 위로 솟구쳐 오르는 정체불명의 동물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 돌고래 혹은 갈매기로 추정되는 이 동물은 절묘한 순간에 나타나 사진의 배경을 멋지게 장식했다. 이 사진을 촬영한 아마추어 사진작가 마이클 그린(56)은 "지난해 7월 해안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한 커플을 보고 촬영했다"면서 "최근 사진을 정리하던 과정에서 우연히 이 사진을 발견했다"며 밝혔다. 이어 "이 장면을 총 7장 촬영했는데 그중 한 장에 이 동물이 담겼다"며 웃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스태그플레이션 경제 불황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로 경기침체(stagnation)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물가만 크게 올라 ‘저성장·고물가’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올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했다.
  • ‘창렬하다’ 발끈한 김창렬, 소송 패소…“행실이 문제”

    ‘창렬하다’ 발끈한 김창렬, 소송 패소…“행실이 문제”

    가수 김창렬씨가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내걸고 광고를 맡은 식품이 혹평을 받아 ‘창렬스럽다’는 인터넷 신조어가 생겼다며 해당업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이흥권 부장판사)는 김씨가 식품업체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사가 극히 부실한 상품을 제조·판매해 김씨의 명예·이미지가 실추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A사는 2009년 김씨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고 ‘김창렬의 포장마차’ 제품을 개발해 편의점에 납품했다. 그러나 A사의 제품이 가격에 비해 내용물이 부실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창렬푸드’ ‘창렬스럽다’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김씨는 A사 제품 때문에 자신의 이름이 희화화됐다고 주장하며 1억여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사 제품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같은 종류의 다른 상품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내용물의 충실도가 떨어지는 점은 인정되지만, 정상적인 제품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내용물이 부실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창렬푸드’ ‘창렬스럽다’ 등의 말이 인터넷상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확산하게 된 것은 김씨의 행실에 대한 그간의 부정적 평가가 하나의 촉발제가 돼 상대적 품질 저하라는 문제점을 크게 확대·부각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과거 여러 폭행사건에 연루된 점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위기의 꽃, 희망의 꽃/임영호 한국화훼협회 회장

    [In&Out] 위기의 꽃, 희망의 꽃/임영호 한국화훼협회 회장

    꽃 산업이 유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화훼산업은 대내외 경기침체로 인해 생산, 소비, 수출 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였다. 한때 1조원을 넘었던 화훼 생산액이 6000억원대로 줄었고 1억 달러를 돌파했던 수출은 30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화훼 분야가 직격탄을 맞았다. 법 시행 후 한국화원협회 소속 1200여개 회원사의 지난해 10~11월 판매액이 전년보다 27%가량 줄었고, 화훼공판장의 절화류 거래 물량은 11.1%, 분화류는 15.8% 감소했다. 청탁금지법에 대한 해석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법에서 허용한 것인데도 불이익을 우려해 선물하기를 꺼리거나 선물을 되돌려보내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어떤 공공기관에서는 ‘선물은 직진할 수 없습니다. 유턴하세요’라는 표지판을 출입구에 놓고 축하 난의 반입을 금했다. 예년 같으면 화환 200여개가 장식됐던 모 신문사 창립 기념행사에는 지난해 5개 남짓한 화환만 들어왔다고 한다. 아름다운 꽃이 뇌물로, 부정한 청탁을 하는 하찮은 물건으로 폄하되는 것이 안타깝다. 화훼농가와 유통상인이 느끼는 공포는 훨씬 크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그때는 경기가 회복되면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소비 진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현상이 더 지속되면 화훼 산업이 붕괴돼 30만여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을 만들면서 ‘직접 직무 관련자’, ‘직접 직무 이해관계자’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문제는 직무 관련성을 너무 광범위하게 해석함으로써 권익위 스스로 시행령을 무력화시켰다는 것이다. 어떨 때 꽃 선물을 받을 수 있고, 받지 말아야 하는지 잘 몰라서 소비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권익위가 ‘직무 관련자라 해도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 의례, 부조 목적이면 꽃 선물 5만원, 경조화환 10만원 이하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다’라고 유권해석을 내놓긴 했다. 하지만 제대로 홍보를 하지 않아 당사자인 공무원이나 소비자들이 대부분 모르고 있다. 정부는 최근 청탁금지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순히 접대 상한선을 상향 조정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음을 부디 명심하길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금액 기준이 있다는 것만으로 꽃을 주고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정부는 이런 국민 정서를 고려해 화훼를 비롯한 농산물을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 또 꽃 소비 활성화를 위해 기존 유통업체 내에 소규모 꽃가게 설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농협 판매장, 로컬푸드 직매장 등에 화훼 판매코너 설치를 의무화하고 기업과 정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테이블 위에 꽃을’(1 Table 1 Flower) 운동을 범국민 꽃 생활화 캠페인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선물용 소비패턴을 생활용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꽃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빠지지 않는 축하의 상징이자 위안의 상징이다. 그런 꽃이 지금 커다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위기에 빠진 꽃에 이제는 우리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어야 할 때이다. 가정에서, 기업에서, 학교에서 꽃 한 송이, 화분 하나씩을 사는 ‘아름다운 꽃 생활화’를 실천해 보자. 작은 실천이 화훼농가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꽃이 주는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꽃은 보기에도 좋지만 꽃의 정서적, 공기 정화 등 기능적 효과는 돈으로 환산이 어려울 정도로 우리에게 기여하는 바가 크다. 꽃과 함께하는 아름답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 뽑기방·동전 노래방 열풍…청춘들의 ‘가난한 취향’

    뽑기방·동전 노래방 열풍…청춘들의 ‘가난한 취향’

    임현두(가명·28)씨는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한다. 마감이 끝나면 자정 즈음에야 퇴근한다. 이마저도 3교대 근무라 수시로 바뀐다. 생활이 불규칙하니 여가는 엄두도 못 낸다. 다만, 일주일에 서너 번 들르는 곳이 있다. 크레인을 이용해 인형을 뽑는 ‘뽑기방’. 임씨는 “친구들과 만나면 보통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하는데 피로만 쌓인다”면서 “인형 뽑기는 적은 돈으로도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어서 선호한다”고 말했다. 최근 임씨처럼 뽑기방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5월 기준 전국 33개에 불과했던 뽑기방이 8월 147개, 12월 880개까지 폭증했다.상처받은 청춘들의 보상심리 뽑기를 한 번 하는 데는 보통 1000원 안팎이 든다. 임 씨는 갈 때마다 평균 1~2만원씩 쓴다. 4개월간 70만원을 쏟아부었다. 지금까지 40번 정도 성공했다. 절반은 허탕 치고 돌아선 셈이다. 2만원씩 날리는 건 예사다. 한꺼번에 35만원을 집어넣은 적도 있다. 도박하는 기분이 들어 찜찜하다고 했다. 실제 일부 기계는 성공 확률을 조작하기도 한다. 크레인 길이를 짧게 만들거나, 끌어올리는 힘을 약하게 만드는 식이다. 크레인 게임물 실태 조사 결과, 전국 144개 업소 중 12개가 개·변조로 적발됐다. 임씨도 이 사실을 알지만, 멈출 수 없다. 돈을 잃으면 잃을수록 승부욕은 더욱 타오른다.청년들이 뽑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적은 투자 대비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를 ‘저비용 한탕주의’라고 해석한다. 곽 교수는 “청년실업률이 계속 치솟는 상태이므로 여가를 위한 놀이에서도 비용이 중요해졌다”면서 “결국 푼돈으로 요행을 바라는 심리가 밑바탕에 깔린 셈”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젊은이들 사이에 이른바 수저 계급론이 확산하면서 노력보다 운에 기대고 싶은 심리가 커졌는데 인형 뽑기도 그런 현상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계급사회에서 내몰린 청춘들은 손에 인형이라도 거머쥠으로써 좌절감을 보상받고자 하는 것이다. 혼자 고립되어가는 ‘각자도생’의 시대 언론사 입사를 준비 중인 이소희(가명·28·여)씨는 서울의 도서관과 커피숍을 오가며 온종일 활자와 씨름한다. 적막한 공간에 오래 앉아있으면 수시로 잡념이 몰려온다. 그럴 때마다 달려가는 탈출구가 있다. 1000원에 4곡을 부르는 동전 노래방이다. 2명 남짓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방음 따윈 안 된다. 애창곡은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이다. 고음을 시원하게 내지르자 옆 방 남자가 같은 노래를 이어서 부른다. 이씨도 맞은편 부스에서 들리는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따라 부른다. 각자 조그마한 방에서 부르는 노래가 돌림노래가 되어 여기저기서 울려 퍼진다.IT기업에 다니는 김효진(가명·27·여)씨의 취미는 ‘데스크 테리어’다. 데스크 테리어는 데스크와 인테리어를 합성한 신조어로, 사무실 책상 위를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는 걸 말한다. 김씨는 캐릭터 상품을 모아서 진열해놨다. 대부분 소소한 문구류다. 펜, 필통, 노트, 포스트잇 같은 것들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는 필수다. 특히 라이언과 어피치를 좋아한다. 삭막한 사무실 풍경 사이로 보이는 밝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안락함을 준다. 어린 시절 갖고 싶지만 포기해야 했던 인형들도 떠오른다. 하나씩 모을 때마다 지난날 자신에게 선물하는 기분이 든다. 혼밥, 혼술, 혼놀이란 단어가 떠오른 지 오래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논다는 뜻이다. 사회가 갈수록 파편화되고 있단 방증이다. 인형뽑기와 동전 노래방, 데스크 테리어도 모두 혼자 하는 취미다. 요즘 대학가에선 과거처럼 학생들이 우르르 함께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치열한 논쟁도 줄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집단적 연대를 구축하기 어려워하는 탓”이라고 봤다. 혼자 하는 취미에 열중하는 것에 대해선 “현실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들이 겪는 문제가 스스로 해결하기엔 너무 크다고 느끼는 듯하다. 그런 좌절감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헬조선 깰 망치는 결국 ‘연대’ 청년들은 왜 혼자가 되기를 택했을까.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이 9.8%를 기록했다. 지난해 9.2%에 이어 또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극심한 실업 사태를 겪는 상황에서 여럿이 어울려 취미를 공유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돈이 있어야 다 같이 밥도 먹고 어울릴 수 있다. 선택의 폭 역시 좁아진다. 무언가를 만들고 싶으면 재료비가 들고, 새로운 걸 배우기 위해선 수업료를 내야 한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청년들의 가난한 취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헬조선’이 가난한 청년을 만들고, 가난한 취향을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결국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 트윗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 5000번 이상 리트윗됐다. 구조적 문제란 곧 정책 실패를 말한다. 정부와 국회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신규채용이 갈수록 줄어든다. 청년층 역시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조직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청년층을 대변하는 정당에 투표라도 했다면 이 지경까지 이르진 않았으리란 자조가 쏟아진다. 현 상황을 극복할 방안은 청년의 연대라는 목소리가 주목받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혼자이기를 원했지만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는 심리, 이는 자발적인 고립을 선택하긴 했지만 뒤따르는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년들이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으면서도, 한편으론 SNS를 통해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행태와 같은 맥락이다. 누군가가 봐주기를 바라고, 또 함께 나누길 원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차기 대선 후보들의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치의 계절’이 돌아온 것. 이 땅의 좌절한 청년들을 어루만져 줄 정치인과 청년 정책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는 동시에 청년의 연대가 거대한 힘을 발휘해 그들의 미래를 새로 그려 나가야 할 때가 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뽑기방·동전 노래방 열풍…청춘들의 ‘가난한 취향’

    뽑기방·동전 노래방 열풍…청춘들의 ‘가난한 취향’

    임현두(가명·28)씨는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한다. 마감이 끝나면 자정 즈음에야 퇴근한다. 이마저도 3교대 근무라 수시로 바뀐다. 생활이 불규칙하니 여가는 엄두도 못 낸다. 다만 일주일에 서너 번 들르는 곳이 있다. 크레인을 이용해 인형을 뽑는 ‘뽑기방’. 임씨는 “친구들과 만나면 보통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하는데 피로만 쌓인다”면서 “인형 뽑기는 적은 돈으로도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어서 선호한다”고 말했다. 최근 임씨처럼 뽑기방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5월 기준 전국 33개에 불과했던 뽑기방이 8월 147개, 12월 880개까지 폭증했다.상처받은 청춘들의 보상심리 뽑기를 한 번 하는 데는 보통 1000원 안팎이 든다. 임 씨는 갈 때마다 평균 1~2만원씩 쓴다. 4개월간 70만원을 쏟아부었다. 지금까지 40번 정도 성공했다. 절반은 허탕 치고 돌아선 셈이다. 2만원씩 날리는 건 예사다. 한꺼번에 35만원을 집어넣은 적도 있다. 도박하는 기분이 들어 찜찜하다고 했다. 실제 일부 기계는 성공 확률을 조작하기도 한다. 크레인 길이를 짧게 만들거나, 끌어올리는 힘을 약하게 만드는 식이다. 크레인 게임물 실태 조사 결과, 전국 144개 업소 중 12개가 개·변조로 적발됐다. 임씨도 이 사실을 알지만, 멈출 수 없다. 돈을 잃으면 잃을수록 승부욕은 더욱 타오른다.청년들이 뽑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적은 투자 대비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를 ‘저비용 한탕주의’라고 해석한다. 곽 교수는 “청년실업률이 계속 치솟는 상태지만, 여가를 위한 놀이에서도 비용이 중요해졌다”면서 “결국 푼돈으로 요행을 바라는 심리가 밑바탕에 깔린 셈”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젊은이들 사이에 이른바 수저 계급론이 확산하면서 노력보다 운에 기대고 싶은 심리가 커졌는데 인형 뽑기도 그런 현상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계급사회에서 내몰린 청춘들은 손에 인형이라도 거머쥠으로써 좌절감을 보상받고자 하는 것이다. 혼자 고립되어가는 ‘각자도생’의 시대 언론사 입사를 준비 중인 이소희(가명·28·여)씨는 서울의 도서관과 커피숍을 오가며 온종일 활자와 씨름한다. 적막한 공간에 오래 앉아있으면 수시로 잡념이 몰려온다. 그럴 때마다 달려가는 탈출구가 있다. 1000원에 4곡을 부르는 동전 노래방이다. 2명 남짓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방음 따윈 안 된다. 애창곡은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이다. 고음을 시원하게 내지르자 옆 방 남자가 같은 노래를 이어서 부른다. 이씨도 맞은편 부스에서 들리는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따라 부른다. 각자 조그마한 방에서 부르는 노래가 돌림노래가 되어 여기저기서 울려 퍼진다.IT기업에 다니는 김효진(가명·27·여)씨의 취미는 ‘데스크 테리어’다. 데스크 테리어는 데스크와 인테리어를 합성한 신조어로, 사무실 책상 위를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는 걸 말한다. 김씨는 캐릭터 상품을 모아서 진열해놨다. 대부분 소소한 문구류다. 펜, 필통, 노트, 포스트잇 같은 것들이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캐릭터는 필수다. 특히 라이언과 어피치를 좋아한다. 삭막한 사무실 풍경 사이로 보이는 밝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안락함을 준다. 어린 시절 갖고 싶지만 포기해야 했던 인형들도 떠오른다. 하나씩 모을 때마다 지난날 자신에게 선물하는 기분이 든다. 혼밥, 혼술, 혼놀이란 단어가 떠오른 지 오래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논다는 뜻이다. 사회가 갈수록 파편화되고 있단 방증이다. 인형뽑기와 동전 노래방, 데스크 테리어도 모두 혼자 하는 취미다. 요즘 대학가에선 과거처럼 학생들이 우르르 함께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치열한 논쟁도 줄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집단적 연대를 구축하기 어려워하는 탓”이라고 봤다. 혼자 하는 취미에 열중하는 것에 대해선 “현실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들이 겪는 문제가 스스로 해결하기엔 너무 크다고 느끼는 듯하다. 그런 좌절감이 표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헬조선 깰 망치는 결국 ‘연대’ 청년들은 왜 혼자가 되기를 택했을까.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이 9.8%를 기록했다. 지난해 9.2%에 이어 또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극심한 실업 사태를 겪는 상황에서 여럿이 어울려 취미를 공유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돈이 있어야 다 같이 밥도 먹고 어울릴 수 있다. 선택의 폭 역시 좁아진다. 무언가를 만들고 싶으면 재료비가 들고, 새로운 걸 배우기 위해선 수업료를 내야 한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청년들의 가난한 취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헬조선’이 가난한 청년을 만들고, 가난한 취향을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결국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 트윗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 5000번 이상 리트윗됐다. 구조적 문제란 곧 정책 실패를 말한다. 정부와 국회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신규채용이 갈수록 줄어든다. 청년층 역시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조직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청년층을 대변하는 정당에 투표라도 했다면 이 지경까지 이르진 않았으리란 자조가 쏟아진다. 현 상황을 극복할 방안은 결국 청년의 연대라는 목소리가 주목받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혼자이기를 원했지만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는 심리, 이는 자발적인 고립을 선택하긴 했지만 뒤따르는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년들이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으면서도, 한편으론 SNS를 통해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행태와 같은 맥락이다. 누군가가 봐주기를 바라고, 또 함께 나누길 원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차기 대선 후보들의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치의 계절’이 돌아온 것. 이 땅의 좌절한 청년들을 어루만져 줄 정치인과 청년 정책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는 동시에 청년의 연대가 거대한 힘을 발휘해 그들의 미래를 새로 그려 나가야 할 때가 왔다. 곽혜진 인턴기자 demian@seoul.co.kr
  • [커버스토리] 이대리 스마트폰에 휴식을 許하라

    [커버스토리] 이대리 스마트폰에 휴식을 許하라

    출근길의 만원 지하철 안. 유통업체 7년차 직원인 이모(32) 대리의 주머니 속에서 스마트폰이 울렸다. 자신의 배와 앞에 선 사람의 등이 맞닿은 상황, 힘겹게 스마트폰을 꺼냈다. ‘이 대리, 어떻게 진행되고 있지?’ 상사의 문자다. 좁은 공간에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오늘 계약서 마무리해서 오전 내에 검토받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쇼!’라고 길게 답장을 보냈다. 역시 상사는 답이 없다. ‘더 작은 사이즈로 납품하실 수 있나요?’ 이대리가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걸어가는데 거래처 직원에게서 카톡(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가능할 겁니다. 아니 가능해야죠.’ 앞에서 오는 행인과 부딪칠 뻔했지만 시선은 여전히 스마트폰 화면에 있었다. 밥을 먹으면서 다른 부서의 후배 직원과 상품 사이즈를 줄일 수 있는지 카톡 대화는 계속됐다. 이 대리의 전언으로 꾸민 지난 19일 풍경이다. 간만에 야근이 없는 날에도 동료들은 담당 업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물어 온다. 휴일에 밀린 낮잠이라도 자려 하면 스마트폰은 여지없이 ‘웅웅’ 울려 댄다. 지난달 휴일에 반나절이 지난 뒤에야 부장의 문자 메시지를 읽었다가 혼쭐이 난 참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오른손으로 밥을 먹고 왼손으로 카톡을 하는 양손잡이가 됐더군요. 상대는 제가 무엇을 하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바로 답을 하는 게 상사에 대한 예의이자 거래처에 대한 비즈니스 매너죠. 내가 방전돼도 스마트폰이 방전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퇴근 후, 주말, 휴일 등에도 계속되는 휴대전화 업무 지시에 많은 직장인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일본은 상사의 업무 외 시간 지시를 ‘폭력’으로 규정했고, 프랑스는 업무 외 시간에 일하지 않을 권리를 법에 반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6월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다루는 법안이 발의됐고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다. 전문가들은 직장인의 고통도 있지만, 빠른 업무 처리가 중요한 기업의 현실도 분명히 고려돼야 하는 만큼 현명한 절충점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3년차 광고기획자(AE) 신모(34)씨는 옛 애인도 아닌 ‘워커홀릭’ 회사 선배로부터 야심한 밤에 문자를 받는다. “늘 ‘자니?’라는 인사로 시작합니다. 어제는 촬영 준비에 대해 얘기하자더니 메신저 단체방에 관련 사진을 30장쯤 올렸습니다. 잊기 전에 업무 내용을 공유하고 싶은 건 알지만 다른 직원의 휴식은 무시하는 겁니다. 오히려 휴일에 업무 얘기를 안 하는 것을 태만으로 여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매일 잠들기 전까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자정을 넘어서 하는 업무 지시는 너무 심하지 않으냐고 넌지시 말했더니 ‘특수직업 아니냐’는 말만 들었습니다.” 의류업계 종사자 박모(27·여)씨는 “언제부턴가 여가 시간이 업무를 실시간으로 ‘대기’하는 시간이 됐다”며 “영화를 보다가도, 휴일 늦잠을 자다가도 문자 메시지로 불쑥 날아오는 상사의 질문과 요청으로 인해 제대로 쉬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휴일에 상사의 지시가 없으면 오히려 내가 소위 ‘찍힌 것 아닌가’ 하는 걱정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가 함께 발표한 ‘근로 관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7명은 퇴근 후 업무 연락을 받아 봤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용건이 급한 업무 처리였다는 대답은 42.2%에 불과했다. 급하지 않은 일인데 업무 외 시간에 연락을 한 이유로는 ‘생각났을 때 지시해야 마음이 편해서’(30.3%)가 가장 많았고, ‘외부 기관이나 상사가 무리한 자료 요청을 해서’(17.9%), ‘직원이 회사에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7.2%) 순이었다. 반면 일부는 소통의 움직임까지 ‘연결되지 않을 권리’와 결부시키는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하모(46) 부장은 3년 전 사무실과 집 컴퓨터(PC)에 카카오톡을 깔았다. 그는 전화보다 카톡으로 업무를 지시할 때 더 가볍고 유연하게 일을 시킬 수 있다고 했다. “밤늦게 전화할 때는 미안했는데 카톡으로는 쉽게 업무 아이디어를 묻게 됩니다. 당장 일을 시키기보다 잊기 전에 알려 주려는 것이죠. 과도하게 업무 지시를 하면 그렇지만 소통의 노력까지 사생활 침해라고 싸잡아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에 대한 요구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에서는 ‘라인파워하라’(line power harassment)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 권력(power), 괴롭힘(harassment) 등이 합쳐진 말이다. 메신저를 통한 직장 상사의 과다한 업무 지시가 일종의 권력형 폭력으로 규정됐고, 노동인권 침해 문제로 대두됐다. 후생노동성은 이 신조어를 ‘폭행이나 상해 등의 신체적 공격 또는 따돌림이나 무시 등 정신적 공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1일 퇴근 후와 주말, 휴일 등엔 회사의 이메일이나 전화·메시지 등에 응답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를 골자로 한 근로계약법을 발효했다. 직원 50명 이상의 기업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 도구로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시킬 수 있는 시간에 대해 구체적인 제한을 두어야 한다. 업무 시간 외 상사의 연락으로 일을 하는 것을 ‘대기 근로’라고 명명했는데, 대기근로 시간은 노동 시간에 포함된다. 한국형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지난해 6월 22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동료 의원 12명이 ‘퇴근 뒤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명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법안은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가장 큰 논란은 실효성이다. 개정안은 근로기준법 제6조 2항을 신설해 ‘근로시간 외에 통신 수단으로 업무에 관한 지시를 내려 근로자의 사생활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구체적인 제재나 보상 방식은 빠져 있다. 연평균 근로시간 2113시간(2015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일을 많이 하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상황에서 ‘퇴근 뒤 방해받지 않고 쉴 권리’를 거론하는 게 시기 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쉬는 시간에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지만 회사와 연락이 가능하게 ‘대기’하는 경우도 근로시간에 포함되느냐는 지적도 있다. 의사나 기자, 안전을 다루는 직업 등 특수직을 언제까지 열외로 해야 하는지도 주요 논란 중 하나다. ‘신속’을 무기로 발전한 산업 현장에서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정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김기선 한국노동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에는 정년까지 근무하는 근로 관행이 있고, 그에 대한 대가로 근로자는 ‘직무 전념’, 즉 조직에 충성하라는 압력을 받는다”며 “이런 문화를 고려할 때 일률적으로 근무 시간 외 연락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기보다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할 수 있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려면 상명하복의 직장 문화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대기업 노사팀에 근무하는 김모(39)씨는 “휴일에도 업무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그것을 대체할 만한 시스템이나 대리자가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기업은 인력을 더 쓸 생각이 없으니 상관은 부득이하게 담당자에게 연락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너의 이름은’ 일부 관객들 ‘혼모노’ 논란…상품만 받고 팝콘은 버리고

    ‘너의 이름은’ 일부 관객들 ‘혼모노’ 논란…상품만 받고 팝콘은 버리고

    지난 4일 개봉해 누적 관객수가 지난 16일 기준으로 258만 6943명을 기록할 만큼 흥행몰이 중인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을 영화관에서 본 일부 관람객들의 행동이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확인한 결과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혼모노들 진짜 그렇게 살지마라. 지금 영화관 상황이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게시됐다. 일본어로 ‘진짜’라는 뜻의 ‘혼모노’는 본래 ‘오타쿠’라고도 불리는 특정 분야의 마니아를 가리킨 말이었지만 최근에는 ‘너의 이름은’ 흥행과 함께 영화관에서 다른 사람의 관람을 방해하는 ‘진상 관객’을 지칭하는 신조어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에는 영화관 내 휴지통을 가득 채운 팝콘과 함께 ‘너의 이름은’ 영화 포스터가 인쇄된 팝콘 용기가 있었다. 최근 ‘너의 이름은’이 흥행하자 일부 영화관에서는 콤보세트를 살 경우 ‘너의 이름은’ 엽서, 노트, 퍼즐, 에코백과 함께 콜라와 팝콘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진 속 휴지통에 팝콘이 수북이 쌓인 것은 일부 영화 관람객이 ‘너의 이름은’ 콤보 세트 특별 상품들만 소장하기 위해 팝콘은 먹지 않은 채 모두 버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멀쩡한 먹을 거 버리는 게 진짜 별로야”, “팝콘 담지말고 통만 달라고 하던가”, “음식 아까운지 모르는 애들이네”, “혼모노들 그렇게 살지 마라”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非)매너 관객들을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포켓몬빵 상위세대”라는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이는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가 유행했던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포켓몬스터 빵’이 출시되자 학생들을 중심으로 그 안에 있던 스티커만 모은 채 빵을 먹지 않고 버렸던 일에 빗댄 것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츤데레, 리즈시절, 현피... 이게 뭐지?

    츤데레, 리즈시절, 현피... 이게 뭐지?

    성인남녀 10명 중 3명은 신조어때문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모바일 설문조사 플랫폼 두잇서베이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인크루트 회원과 두잇서베이 패널 3534명을 대상으로 ‘2017년 신조어 점검’이라는 주제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1.66%P (95% 신뢰수준)이다. 조사 결과, ‘신조어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36%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신조어를 익혀야겠다는 의지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지 물은 결과, ‘의지가 없다’는 응답자가 42%에 달했다. ‘의지가 있다’는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성인남녀들은 신조어 때문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지만, 신조어를 꼭 배워야겠다는 의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그렇다면 성인남녀들은 신조어들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2016년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많이 검색된 신조어 중에 알고 있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츤데레(앞에서는 무심한척 하지만 뒤에서는 챙겨주는 사람)’가 17%로 가장 많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어서 ‘리즈시절(가장 좋았던 전성기)’ 16%, ’현피(온라인 상에서 만난 사람과 실제로 만나 싸우는 행위)’ 13%, ‘어그로(온라인 상에서 사진/동영상을 올려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11%, ‘하드캐리(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게임에서 활약하는 것)’ 11%,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10% 등으로 파악됐다. 추가로 성인남녀들에게 신조어 테스트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를 보여준 다음, 알고 있는 단어를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세젤예(세상에서 제일 예쁨, 1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ㅇㅈ(인정의 초성어)가 11%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이어서 ‘ㅇㄱㄹㅇ(이거레알의 초성어)’, 갠소(개인 소장의 축약어), 취존(취향 존중의 축약어)이 각각 10%를 차지했다. 요즘 사람들은 신조어를 사용할 때 기존의 단어에서 축약되거나 초성어 형태로 쓰고 있었다.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는 성인남녀들에게 어떤 상황에서 신조어를 쓰는지 묻자, 42%의 응답자는 ‘인터넷 혹은 SNS’라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일상 대화(23%)’라고 답했다. 신조어를 쓰는 이유로는 ‘간편해서(37%)’가 1위를 기록했으며, ‘재밌어서(26%)’가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24%)’였으며, 4위는 ‘유행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12%)’였다. 성인남녀들은 인터넷 혹은 SNS상에서 쉽고 빠르게 쓰기 위해 신조어를 활용하고 있었으며, 트렌드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신조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인남녀들은 신조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응답자 절반 이상(59%)은 ‘중립적’이라고 답해 요즘 성인남녀들은 신조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6%에 달했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응답자는 6%에 그쳤다. 마지막으로 성인남녀에게 신조어 사용과 관련해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물어봤다. 무려 71%의 응답자가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도록 익혀야 하지만,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익히지 말아야 한다’는 반대 견해는 18%를 차지했으며,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도록 익히고, 사용해야 한다’는 찬성 견해는 10%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피투게더3’ 지코 그림 실력에 유재석 영입 시도 “기가 막히네”

    ‘해피투게더3’ 지코 그림 실력에 유재석 영입 시도 “기가 막히네”

    ‘해피투게더3’에 출연한 지코가 기안84의 자리를 꿰찼다. ‘백문이불여일짤’ 코너에서 기안84를 대신해 출제자로 나서 그림실력을 유감없이 뽐낸 것. KBS 2TV ‘해피투게더3’의 4일 방송은 ‘어머님이 누구니’ 특집으로 꾸며진다. 정유년의 첫 번째 방송인 이날은 2016년 맹활약을 바탕으로 2017년에도 ‘대세’를 예약하고 있는 ‘위대한 형제들’ 지코-우태운, 양세형-양세찬 형제가 출연해 안방극장에 웃음폭탄을 투하할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는 지코가 ‘백문이불여일짤’ 코너에서 기안84를 대신해 출제자로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백문이불여일짤’은 즉석에서 그린 짤(그림이나 사진을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의 제목을 맞추는 일종의 넌센스 퀴즈로 지난 10월 첫 선을 보인 이후 수많은 호평과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코너. 무엇보다 출제자로 나선 지코가 미술 전공자이자 ‘아이돌 화백’으로 정평이 난 바 있어 지코가 선보일 짤에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다. 이날 기안84에게서 바통을 터치 받은 지코는 싱글벙글 웃음을 터뜨리며 한껏 들뜬 표정으로 스케치북 앞에 앉았다. 이내 지코는 입을 앙다물고 웃음기를 지우더니 일필휘지로 짤을 그려내기 시작했고 퀄리티면 퀄리티, 개성이면 개성, 뭐하나 빠지지 않는 짤의 완성도에 모든 출연진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특히 유재석은 “이야 지코 그림이 기가 막히네”라며 연신 감탄을 터뜨렸고 급기야 “자네 일 한번 해볼 생각 없나?”라면서 ‘해투’의 고정멤버로 영입(?)까지 시도했고, 이에 오리지널 출제자인 기안84의 얼굴이 잿빛이 돼 현장이 웃음바다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이에 기안84를 안절부절 못하게 만든 지코의 짤 메이킹 실력에 궁금증이 증폭된다. 이에 ‘해피투게더3’ 제작진은 “지코의 센스와 그림실력에 출연진뿐만 아니라 제작진도 깜짝 놀랐다. 기안84의 문제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짤이 탄생했다. 지코의 활약을 기대하셔도 좋다”고 전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5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KBS2TV ‘해피투게더3’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카드뉴스] ‘갑질’ 만연한 갑갑한 사회, 새해에도 이러실 건가요?

    [카드뉴스] ‘갑질’ 만연한 갑갑한 사회, 새해에도 이러실 건가요?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횡포를 부리는 ‘갑질’이 올 한 해도 어김없이 발생했습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갑질 논란에 국립국어원이 지난 5일 개통한 온라인 국어사전 ‘우리말샘’에선 ‘갑질’이 신조어로 등록되기까지 했는데요. 폭력과 폭언을 넘어 최소한의 인격마저 짓밟아버리는 ‘갑질’. 2017년에는 ‘갑질’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일이 없기를 바라봅니다.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핵노잼’ 핀잔 들었다면… 절친부터 의심하라!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핵노잼’ 핀잔 들었다면… 절친부터 의심하라!

    현대인은 그야말로 ‘핵노잼’ 시대에 살고 있다. 핵폭탄급으로 재미가 없는 상황 또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인 핵노잼은 경제위기, 테러, 가난, 질병 등 고난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세상을 대변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에서 즐거움과 재미, 유쾌함을 주는 유머 감각은 미덕으로 자리 잡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세계 정치무대에서 호감을 이끌어 냈고, 한국에서는 개그맨이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활동한다. ‘웃기는 사람이네’라는 말은 더이상 조롱이나 비난이 아닌 칭찬과 부러움의 표시가 됐다.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이 인기도 높다는 관념은 그저 설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201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연구진은 대학생 250명을 대상으로 어떤 성격의 배우자를 원하는지 조사한 결과 여성 응답자는 ‘유머 감각’, ‘놀기 좋아함’, ‘장난기 많음’을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성격’에 이어 2~4위에 올렸다. 재밌는 사람, 특히 재밌는 남자가 호감도도 높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국적과 인종을 떠나 많은 이들이 핵노잼보다는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길 원한다. 왜 세계는 이토록 유머에 푹 빠졌을까. 그토록 원하는 유머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각박한 세상 속 절실한 유머 사람들은 마치 무기 없이 전투를 치르듯 살아가고, 매체들은 이 세계가 얼마나 절망에 빠져 있는지 알려주는 기사를 쉴 새 없이 쏟아낸다. 좀처럼 웃을 일을 찾기 힘든 각박한 현실에서 유머는 짧은 시간이나마 휴식을 제공한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명언인 ‘인생이 엄숙하면 엄숙할수록 유머가 필요하다’는 왜 현대인들이 재밌는 것과 재밌는 사람에 열광하는지를 알게 한다. 작금의 세계가 유머에 빠지고, 유머러스한 사람에게 환호를 보내는 이유는 그만큼 세상이 지나치게 어렵고 각박하다는 방증이다. 현대인과 유머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유머러스한 사람과 언어가 주는 웃음이 질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2014년 미국 로마린다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이 60, 70대의 건강한 노인 2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따르면 코미디 비디오를 본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고 기억력이 상승했다. 유머러스한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핵노잼 시대에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머 감각은 ‘관심종자’ 남성의 본능 이처럼 삶의 휴식과도 같은 유머 감각이 남성에게는 본능에 가깝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2007년 영국 노리치대학병원의 샘 슈스터 교수가 직접 길거리에서 외발 자전거를 타며 남녀 400여명의 반응을 살핀 결과 여성들은 대부분 슈스터 교수를 칭찬하거나 격려했지만, 남성의 75%는 도리어 거친 농담을 건네거나 조롱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슈스터 교수는 “남성들의 농담에는 일종의 공격성이 숨겨져 있다. 이러한 공격성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량과도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남성은 외발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다른 남성을 보면 주변 여성들의 관심이 쏠릴 것을 두려워하며 그를 경쟁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남성은 경쟁자로 낙인찍은 다른 남성 앞에서 유머 감각의 탈을 쓴 공격성이 높아지고, 이러한 현상은 짝짓기 경쟁에 막 발을 내디딘 젊은 남성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유독 남성에게서 강한 유머 욕심이 발현되는 까닭은 본능과도 연관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웃음 바이러스의 실체는 ‘친구’ 재밌고 웃기는 사람(특히 남성)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유머 욕심을 내는 사람도 많아졌지만, 모든 사람의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유머 DNA’의 부재 외에도 최근에는 가장 가까운 친구를 의심해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 연구진이 11~13세 남녀 청소년 1200여명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는 누구인지, 또 각자의 유머 감각은 어떠한지 등을 나타내는 질문지에 답하게 했다. 6개월이 지난 뒤 다시 실험 참가자들의 유머 감각과 관련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처음에는 서로를 ‘베스트 프렌드’라고 칭한 친구 사이에서 유머 코드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지만 6개월이 지난 뒤 두 사람의 유머 코드가 유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친한 친구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공격적인 유머를 좋아할 경우 또 다른 한 친구도 전과 달리 공격적인 유머에 관심을 가지고 즐겨 한다는 것이다. 즉 A라는 사람이 즐겨 하는(또는 좋아하는) 유머가 타인의 웃음을 유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A의 친한 친구가 재미 없는 유머 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미래에는 친구의 재미 없는 유머에 전염될 바에 차라리 로봇에게 유머를 배우겠다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른다. ●칠레 매몰 광부 33인의 치료제는 유머였다 2006년 붕괴된 지하갱 속에서 14일간 갇혀 있다가 구조된 호주 광부 토드 러셀은 2010년 칠레 광산에 매몰됐던 광부 33인에게 “유머 감각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러셀은 “(매몰 당시)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 고통이 훨씬 힘들었다”면서 그것을 이겨 내기 위한 행동 중 하나가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헬조선’, ‘난세’ 등의 표현이 난무하는 요즘 유머가 주는 의미는 자못 진지하다. 때때로 유머는 극한 상황에서 삶의 희망을 놓지 않게 해 주는 동아줄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시대가, 그리고 사람들이 유머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huimin0217@seoul.co.kr
  • 우렁찬 울음, 힘찬 날갯짓… 희망 솟다

    우렁찬 울음, 힘찬 날갯짓… 희망 솟다

    ‘닭대가리’ 운운하며 무시하긴 해도 사실 닭은 우리와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치느님’(치킨+하느님), ‘치렐루야’(치킨+할렐루야) 등의 신조어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땅이름은 어떨까. 닭과 관련이 있는 전국의 명소들을 모았다. ●경기 평택 계두봉 닭 부리 끝에 걸린 해돋이 계두봉은 평택호(아산호) 바로 앞에 있는 야트막한 봉우리다. 주민들은 닭의머리, 혹은 닭의 부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계두봉은 일제강점기에 경기 남부에서 가장 먼저 만세운동이 일어난 곳이다. 계두봉 앞에 이를 기리는 현충탑이 세워져 있다. 계두봉은 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평택호 관광단지는 1970년대 수도권의 관광명소였던 곳. 지금은 쇠락해 유령도시처럼 변했다. 관광단지 안은 한국소리터, 모래톱공원, 평택호예술관 등 다양한 시설물과 독특한 조형물로 빼곡하다. 한국소리터는 국악, 양악 복합 공연장이다. ‘지영희 국악관’도 이 안에 있다.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이끈 ‘국악의 아버지’ 지영희(1909~1979)의 업적을 엿볼 수 있다. 피라미드 형태의 외관이 인상적인 평택호예술관에선 미술, 조각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모래톱 공원의 ‘소리의자’도 인상적이다.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조형물이다. 내년 1월 1일엔 모래톱공원에서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대전 계족산 숲길 한쪽, 황톳길을 맨발로 걷다 계족산은 대전 동쪽에 있는 중형급의 산이다. 산줄기가 닭발처럼 퍼져 나갔다 해서 계족산이라 부른다. 계족산을 대전 8경의 하나로 격상시킨 일등공신은 황톳길이다. 숲길 한쪽에 일반 등산로와 나란하게 황톳길을 따로 조성해 뒀다. 길이가 무려 14.5㎞에 이른다. 정기적으로 유실된 황토를 보충하고 가뭄에도 마르지 않도록 물을 듬뿍 뿌려주는 등 애면글면 관리하고 있다. 황톳길을 신발 신고 걷는 이는 없다. 거의 대부분 맨발로 걷는다. 신록으로 물드는 5월이면 맨발 마라톤 대회도 열린다. 대전시민들이 즐겨 찾는다고는 해도 산책하듯 걸을 만큼 완만한 산세는 아니다. 한데 맨발로 걸으면 놀랍게도 힘든 줄을 모른다. 수십만원짜리 등산화를 신은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물론 겨울철엔 예외지만. 길을 걷는 중간중간 발을 씻을 수 있는 세면장이 마련돼 있다. 언제든 발을 씻고 등산화로 갈아 신을 수 있다. ●경북 봉화 닭실마을 알 품은 암탉과 날갯짓하는 수탉이 포개진 형국 닭실마을은 안동 권씨 집성촌이다. 충재 권벌 종택과 청암정 등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많다. 닭실은 한문이름 유곡(酉谷)을 한글로 풀어 쓴 것이다. 유(酉)는 12간지 가운데 닭을 뜻한다. 조선의 실학자 이중환이 저서 ‘택리지’에서 알을 품은 암탉과 날갯짓하는 수탉이 포개지는 형국의 ‘금계포란형 명당’이라고 칭송했다니, 이래저래 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지 싶다. 마을의 중심이 되는 충재 종택은 조선시대 영남지방 양반가옥의 전형을 보여 준다. 물길을 돌려 인공 연못을 만들고, 그 가운데 거북바위 위에 날아갈 듯 지어 올린 청암정 또한 품위가 넘친다. 마을의 자랑은 무려 500여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는 한과다. 찹쌀 반죽에 조청을 입혀 만드는데,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닭실마을 뒤편의 석천계곡도 빼어나다. 권벌의 큰아들이 지었다는 석천정사가 맑은 계곡과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경북 경주 계림 신라의 건국 설화가 깃든 곳 옛 신라의 주축 세력들은 닭을 토템(신성시하는 동식물)으로 삼았다. 자신들의 조상이 태어난 곳을 계림이라 부르고, 훗날 나라 이름까지 계림이라 한 것도 그런 이유였을 터다. 계림을 우리말로 풀어쓰면 닭(鷄) 숲(林)이다. 첨성대와 반월성 사이에 있는 작은 숲으로, 신라의 시조로 꼽히는 김알지의 탄생 설화가 이 숲에 담겼다. 흰 닭의 울음소리를 듣고 찾아간 숲속에 금궤가 있었고, 그 안에서 용모가 빼어난 사내아이가 나왔다는 게 설화의 얼개다. 그리 크지 않은 숲이지만 물푸레나무 등 노거수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제법 깊다. 계림 입구는 교촌마을이다.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이가 없게 하라”며 한국의 부자로는 드물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경주 최씨 가문의 800석 곳간을 엿볼 수 있다. 교촌마을의 대표적인 간식거리로 떠오른 교리김밥 한 줄 사들고 찬찬히 둘러볼 만하다. ●경남 거제 계룡산 슬프도록 아름다운 해넘이 계룡산(566m)은 거제 중심부에 우뚝 솟은 산이다. 거무튀튀한 폐허 너머로 지는 해가 슬프도록 아름답다는 곳. 충남 공주의 계룡산과 이름이 같다. 정상 못 미친 곳에 한국전쟁 때 쓰였던 미군 통신대 건물의 잔해가 남아 있다. 용광로처럼 타올랐던 해가 멀리 거제만과 통영 쪽 다도해 사이로 빨려들어가는데, 이 모습이 장엄하고 화려하다. 같은 장소에서 해돋이 장면도 마주할 수 있다. 계룡산 안부를 이루고 있는 고자산재까지는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다. 군데군데 비포장길이긴 하지만 승용차로도 충분히 오를 수 있을 정도다. 옛 통신대 건물 바로 위에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여기서 20분 남짓 더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에 서면 바다의 품에 안긴 거제 시가지가 발아래 깔린다. ‘계룡산 둘레길’도 조성돼 있다. 계룡산 주변의 임도를 걷는 코스다. 거리는 18.1㎞, 7시간 정도 걸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최순실 청문회 불출석 사유 “심신이 퇴폐(?)해서” 황당 맞춤법

    최순실 청문회 불출석 사유 “심신이 퇴폐(?)해서” 황당 맞춤법

    대통령과 공모해 국정을 농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22일 국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조특위 위원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씨의 청문회 불출석사유서를 공개했다. 최씨는 “서울지방법원에 계류 중인 형사사건에 연관되어 진술이 어렵다”면서 “현재 수사와 구속수감으로 평소의 지병으로 심신이 ‘퇴폐’해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불출석 사유를 밝혔다. 하 의원은 “최순실 ‘공항’장애 다 나았다. 내일 청문회 불출석사유서에 공항장애 언급이 없다”며 “대신 심신이 ‘회폐(?)’하다고 한다. 최순실이 고쳤다는 원본을 꼭 봐야겠다는 의지가 더욱 솟구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폐는 황폐와 피례를 합성한 신조어일까? 최순실의 연설문 세계, 너무 미스테리하다”고 비꼬았다. 최 씨는 지난 7일에도 불출석사유서에 공황장애를 ‘공항장애’로 표기했다. 하 의원은 “공황장애를 잘 모르고 적고 있는 것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면서 자신의 지병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최 씨의 불출석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연이은 대선 도전, 그리고 낙선’ 이회창은 누구인가

    ‘연이은 대선 도전, 그리고 낙선’ 이회창은 누구인가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이회창(81) 전 한나라당 총재가 거론되고 있다. 그는 국내 보수 진영에서 대표적인 법조인 출신의 정치인으로 꼽힌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이 전 총재는 노태우 정부 시절에는 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지냈고, 김영삼 정부때는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를 역임하면서 ‘대쪽’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대선에 3번 도전했지만 3번을 모두 낙선하면서 ‘대선 콩라인’에 분류되기도 한다. ‘콩라인’은 현재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홍진호씨로부터 비롯된 신조어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시절 수준급의 실력에도 불구하고 홍진호씨가 우승이 아닌 준우승에 계속해서 머물러 ‘콩진호’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는데, 이것을 유래로 우승을 하지 못하고 준우승 등의 성적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이 전 총재는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시 신한국당 선대위원장을 맡아 신한국당의 총선을 지휘했고, 자신도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는데, 아들 두 명의 병역 면제 특혜 논란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고 김대중 전 대통령(득표율 40.3%)과 1.6%인 39만표 차이(득표율 38.7%)로 2위에 머물며 당선에 실패했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이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33석을 얻어 원내 제1당을 차지하면서 당원들로부터 다시 인정을 받았고,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2002년 한나라당의 제16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열풍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48.9%였고, 이 전 총재의 득표율은 46.6%를 기록했다. 두 차례의 낙선에도 불구하고 이 전 총재는 대통령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2007년 11월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그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우리는 이번에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면서 “지금 이 순간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처절하고 비장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국민께 드렸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데 대해 진심으로 엎드려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그해 11월 무소속 대선 출마 선언 후 대구의 ‘민생정치 1번지’인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시민으로부터 ‘계란 테러’를 당했다. 그 시민은 이 전 총재가 경선 과정을 거치지 않고 17대 대선에 출마한 이 전 총재의 정치적 행보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 전 총재는 얼굴에 계란을 맞았고 옷이 더러워지기는 했지만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모자를 쓰고 잠시 몸을 피신한 이 전 총재는 계란 테러 다음 날 “달걀 마사지를 받아 얼굴이 예뻐졌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제17대 대선 출마가 그의 마지막 도전이었다. 이 전 총재는 득표율 면에서 17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48.7%) 당시 후보, 정동영(26.1%) 당시 후보보다도 많이 뒤쳐졌다(15.1%). 그런 그에게 새누리당 친박계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친박계인 정우택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당의 화합을 위해서는 유 의원이 아니더라도, 혁신 프로그램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외 인사 중에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총재는 여전히 보수 진영에서 인기가 높고 ‘대쪽’ 이미지도 강해 친박계는 당을 혁신할 인물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김무성 전 대표와 유 의원이 만일 탈당한다 해도 향후 보수 진영의 재결합이 논의될 때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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