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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렬스럽다” 신조어에 광고주 소송 건 김창렬, 2심도 패소

    “창렬스럽다” 신조어에 광고주 소송 건 김창렬, 2심도 패소

    가수 김창렬(44)씨가 광고를 맡은 식품이 혹평을 받으며 “창렬스럽다”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대중에 나쁜 인상이 각인됐다며 광고주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서울고법 민사38부(부장 박영재)는 19일 김씨가 식품업체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단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사는 2009년 김씨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고 그의 얼굴과 이름을 전면에 내건 ‘김창렬의 포장마차’ 제품을 편의점에 납품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가격에 비해 내용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창렬스럽다’라는 신조어마저 등장했다. 김씨는 2015년 1월 A사가 납품한 제품 탓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창렬푸드’, ‘창렬스럽다’는 신조어가 나왔다며 1억여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김씨는 A사의 제품 때문에 자신의 이름이 ‘음식물이 과대포장 돼 있거나 가격과 비교해 형편없다’는 뜻으로 희화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A사 제품이 상대적으로 내용물의 충실도가 떨어지는 점은 인정되지만, 정상적인 제품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라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또 재판부는 “김씨는 ‘연예계의 악동’으로 불릴 정도로 구설에 오르는 등 많은 대중으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며 “‘창렬스럽다’ 등의 말은 김씨의 행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촉발제가 돼 상대적 품질저하라는 문제점을 부각시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차밭, 벽화, 동굴… ‘풍경의 용광로’ 속으로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차밭, 벽화, 동굴… ‘풍경의 용광로’ 속으로

    흔히 말레이시아를 ‘용광로’(melting pot)라 표현합니다.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살아간다는 뜻이지요. 이에 견줘 이번 말레이시아 여정에서 만난 이포는 ‘풍경의 용광로’였습니다. 다양하면서도 압도적인 경관들이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용광로를 ‘멜팅 폿’(pot)이라 적지만 이번 경우엔 ‘멜팅 스폿’(spot)이라고 쓰렵니다. pot에 견줘 의외성에 더 많은 방점이 찍힌 표현이라니 말입니다. 말 그대로 난데없이 풍경이 찾아왔다는 표현이 적확하겠습니다. 좀더 정직하게 말할까요. ‘검색질하다 얻어걸린’ 경우랍니다. 여기에 셀랑고르 강변 반딧불이의 몽환적인 ‘빛의 쇼’와 팡코르섬의 낭만 등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밤낮으로 쉴 틈이 없었습니다.이포는 미로 같은 곳이다. 알면 알수록 더 들여다보고 싶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다 결국 그 매력 속에 갇혀 버리고 만다. 지리적으로 이포는 페락주의 주도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북쪽으로 200㎞ 정도 떨어져 있다. 지형적으로 보면 딱 ‘뭍의 할롱베이’다. 석회암 성분의 산들이 베트남 할롱베이의 섬들처럼 봉긋봉긋 솟았다. 산들은 대부분 안쪽에 거대한 동굴을 품었다. 물에 잘 녹는 석회암 성분의 산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포가 가진 중요한 관광자원의 하나다. 문화적으로 보면 이포는 지금 ‘르네상스 중’이다. 그 바탕에 주석 광산과 영국 식민지의 기억이 있다. 쇠락한 공간들에 조금씩 문화의 옷을 입혔고, 조용하지만 선명하게 고도(古都) 재생에 성공하고 있다.이포는 말레이어로 은을 뜻한다. 이포가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 건 1880년대다. 인근에서 거대한 주석 광산이 발견됐고, 노다지를 찾아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가장 붐을 이룬 건 1920년대다. 당시 이포로 이주한 이들은 대부분 중국인이었다. 현재도 주민의 70% 정도를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1970년대 주석값이 붕괴되면서 이포 역시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한때 탄광도시로 번성했던 우리의 강원 태백과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도시라 보면 틀림없겠다. 이포가 다시 서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옛 정취 가득한 영국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과 석회암 언덕, 불교사원이 들어선 동굴 등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면서 옛 영화를 되찾아 가고 있다. 이포는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 아니다. 무엇보다 위치가 어정쩡하다. 쿠알라룸푸르와 유명 관광지인 페낭, 랑카위 사이에 끼어 있다. 개별 여행자들조차 이포를 쿠알라룸푸르에서 페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정류장쯤으로 여겼다. 그러니 패키지여행 상품이 없는 것도 당연한 노릇이다. 이포 도심은 ‘올드 타운’이라 불린다. 1920년대 영국 식민지 시대에 세워진 영국풍의 건물들이 몰려 있다. 주석 광산이 활황이던 시절, 그러니까 우리 식으로 ‘동네 개들도 100파운드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을’ 시절에 들어선 건물들이다. 장식성 강한 집들은 그러나 점차 애물단지로 변했다. 시간은 그대로 건물 위에 쌓였고, 집은 화석처럼 변했다. 이제는 달라졌다. 낡은 건물마다 음식점, 상가 등이 빼곡히 찼다. 도시 재생사업에 불을 댕긴 건 벽화였다. 리투아니아 태생의 어네스트 자카레비치가 낡은 건물을 도화지 삼아 벽화를 그렸다. 이게 이포를 상징하는 가장 인상적인 풍경이 됐다. 작가가 그린 그림은 모두 8점이다. 현재는 7점이 남았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번호가 매겨져 있다. 등위를 뜻하는 건 아니지만 7번에서 시작해 1번까지 천천히 돌아보길 권한다.1번 작품, 그러니까 ‘커피 컵을 든 늙은 아저씨’ 벽화가 있는 건물 안에 ‘화이트 커피’ 1호점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원조’ 대접을 받을 텐데, 이포에선 상황이 다르다. 관광안내소 직원이 주저 없이 ‘엄지 척’을 한 곳은 ‘남헝’이란 이름의 허름한 음식점이다. ‘원조’와 정확히 대각선 끝에 있다.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1호점에 견줘 낡은 선풍기가 삐걱대며 돌아가는 집이다. 이쯤에서 이포의 명물 ‘화이트 커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화이트 커피는 빛깔이 하얗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 아니다. 커피의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다. 가장 유력한 건 중국어 ‘흰 백’(白)자에서 왔다는 견해다. 이포 사람들은 커피를 보통 ‘코피 오’(Kopi-O)라 부른다. ‘오’를 ‘까마귀 오’(烏)자로 표기하는 것도 이채롭다. 아마 화이트 커피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신조어이지 싶다. ‘흰 백’자엔 희다는 뜻 외에 ‘없다’는 뜻도 있다. 보통 커피를 볶을 때 팜 오일과 마가린, 귀리 등을 섞는다고 한다. 한데 주석 광산의 중국인들은 귀리 등을 첨가하지 않고 볶았다. 여기에서 화이트 커피가 유래했다는 것이다. 그럼 맛은? 뭐 그저 그런 정도다. ‘설탕 두 스푼, 크림 두 스푼’의 전형적인 ‘다방 커피’에 가깝다. 다소 쓴 커피를 즐기는 한국인 입맛엔 외려 코피 오가 더 잘 맞을 듯하다. 다만 일반적인 커피 오는 설탕 커피를 뜻하니 현지에선 설탕을 빼 달라고 주문해야 한다. 옛 건축물을 찾아가는 여정도 재밌다. 현지에선 이를 ‘헤리티지 트레일’이라 부른다. 시간에 쫓기는 여행자들이 현지인처럼 여행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핵심적인 장소 정도는 빼놓지 않고 돌아보는 게 좋을 듯하다. 헤리티지 트레일의 출발지는 이포역이다. 이포역은 ‘이포의 타지마할’이라 불린다. 바로크와 네오 무어, 네오 사라센 등 여러 건축 양식이 혼재돼 있다. 1894년 첫 역사가 들어선 이후 1917년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건물을 설계한 이는 아서 베니슨 허백이라는 영국인이다. 현역 육군 장교 시절에 말레이시아에서만 무려 25개의 건축물을 설계했다고 한다. 쿠알라룸푸르의 자멕 모스크 등 유명 건축물들이 죄다 그의 손을 거쳤다. 이포 시청과 법원 건물도 그의 작품이다.도시 외곽으로 나가면 수많은 석회암 동굴이 여행자를 맞는다. 딱 ‘뭍의 할롱베이’다. 봉긋봉긋 솟은 산마다 불교사원들이 들어찼다. 삼포통(三寶洞), 켁룩통(極洞) 등이 알려졌다. 칭신링(淸心嶺)처럼 당최 정체를 알 수 없는 ‘테마파크’도 있다. 도드라진 풍경은 없는데 ‘인증샷’은 잘 나온다. 참 희한한 곳이다.팡코르섬으로 간다. 낭만으로 리셋할 시간이다. 팡코르섬은 이포에서 인도양을 향해 100㎞ 정도 떨어져 있다. 흔히 ‘팡코르섬=팡코르 라웃 리조트’처럼 인식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팡코르 라웃 리조트는 팡코르섬에 딸린 작은 섬이다. 섬 전체를 리조트로 개발했다. 팡코르섬은 리조트 섬보다 수십배 크다. 회교 사원과 구멍가게, 허름한 숙소 등 일반적인 섬의 풍모를 갖고 있다. 라무트 선착장에서 페리로 오갈 수 있다.이제 캐머런 하이랜드를 말할 차례다. 이포에서 가깝지만 행정구역상 파항주에 속한 고원 도시다. 우리의 강원 정선쯤 되겠다. 보통은 쿠알라룸푸르에서 접근한다. 한데 개별 여행자라면 이포에서 캐머런 하이랜드를 돌아본 뒤 쿠알라룸푸르로 복귀하는 삼각 동선으로 여정을 꾸려 보는 것도 좋겠다. 직선거리로는 이포와 캐머런 하이랜드 모두 쿠알라룸푸르에서 200㎞ 정도 떨어져 있다. 이포에서 캐머런 하이랜드까지는 대략 75㎞ 거리다. 캐머런 하이랜드 일대의 구글 지도를 열 때마다 늘 두 가지가 궁금했다. ‘말괄량이 삐삐’의 주근깨처럼 빼곡하게 박힌 호수들은 뭔지, 전기장판 열선처럼 구불구불한 길엔 또 무엇이 있을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물소가 풀 뜯는 태곳적 호수 풍경은 없었다. 원색의 옷을 입은 고산족들이 반길 것 같았던 구절양장 길 역시 그저 차 엔진이 열 받을 만큼 버거운 산길에 불과했다. 뭐 그렇다고 아쉬울 것도 없다. ‘열 받는’ 풍경 위로 그야말로 선경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캐머런 하이랜드는 영국의 탐험가 윌리엄 캐머런에서 이름을 따왔다. 역시 1885년 영국 식민지 시대에 개발됐다. 1930년대부터 차밭과 딸기 등 고랭지 채소 재배지, 골프 코스 등이 잇달아 들어서며 ‘영국인들이 이마의 땀을 닦을 피난처’가 됐다. 고도는 1300~1829m에 이른다. 연평균 기온은 약 18도. 밤엔 9도까지 내려가고 낮 기온은 25도 이상 오르지 않는다. 무더위와 싸워야 하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주변에 브린창 등 여러 배후 도시가 어지러이 들어선 것도 무더위에 지친 도시인들이 물밀듯 찾아들기 때문일 터다. 이 일대 풍경의 압권은 차밭이다. 키는 낮아도 둥치는 굵은 차나무들이 산자락 골골마다 들어찼다. 오토바이를 빌려 이 일대를 돌아보는 서구 청년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차밭 중턱의 ‘BOH tea center’에서 차를 맛볼 수 있다. 이포·브린창(말레이시아) angler@seoul.co.kr
  • 기본소득 부르는 ‘노동 소외자’ 양산시대

    기본소득 부르는 ‘노동 소외자’ 양산시대

    한국의 불안정 노동/이승윤, 백승호, 김윤영 지음/후마니타스/232쪽/1만 5000원1965년 30억 달러이던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만 4044억 달러로 증가했다. 우리 경제는 이렇게 압축 성장했다. 숫자가 말해 준다. 세계 11위다. 삶의 질 또한 세계 11위 수준으로 상승했을까. 우리의 압축 성장은 외형적으로 보면 경제적 안정을 달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허구로, 오히려 불안정성을 일상화해 왔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언론에 보도되는 중위 소득을 보며 자신은 50% 안에 속하는지 자괴감이 들고, 쥐꼬리만큼 상승하는 최저 임금으로 복장이 터지는 건 일상이다. 이 책은 우리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분석하고 있다. 이미 체득하고 있는 사실이라 뭐 ‘중뿔’난 게 있냐 싶은데, 저자들은 대중에게 익숙지 않은 ‘프레카리아트’(precariat)라는 개념을 가져온다. ‘불안정한’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프레카리오(precario)와 노동 계급을 의미하는 독일어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의 합성어다. 저임금·저숙련 노동에 시달리는 집단을 가리키는 이 신조어를, 저자들은 표준적이지 않은 계약, 상용직이 아닌 계약, 무기 계약이 아닌 고용 형태를 넘어 비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일을 포기하는 장기 실업자, 프리터, 니트 등 기존 노동권 영역에서 포괄하지 못하는 집단으로까지 확대한다. 이 책에 그 얼굴들이 있다. 거울에 비친 우리 모습이자 자화상이다. 그리고 저자들의 시선은 필연적으로 기본 소득으로 향한다.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이 현재보다도 훨씬 더 큰 규모로 양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하고 있다. “임금노동의 정의가 모호해지고 가격이 매겨지는 노동의 필요가 총량적 측면에서 점차 줄어드는 현시점에서 기본 소득의 개념은 한층 중요한 현실적인 논점을 제시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커버스토리] 그 길에서 나를 찾다

    [커버스토리] 그 길에서 나를 찾다

    가을이다. 걷기 좋은 계절, 놀멍 쉬멍 걸으멍 고치(놀면서 쉬면서 걸으면서 같이) 가는 제주 올레길이 손짓한다. 올해 10살이 된 제주 올레길은 도보여행 바람을 일으키며 전국 곳곳에 수많은 올레길을 탄생시켰다. 도시의 가파른 속도에 지친 사람들은 간세다리(게으름뱅이)가 돼 꼬닥꼬닥(천천히) 올레길을 걸으며 일상의 지친 마음을 달랬다. 제주올레 10년이 바꿔 놓은 세상을 들여다봤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2007년 9월부터 지난 10년 동안 걸어서 여행하는 길 26개 코스를 제주 땅 위에 냈다. 길이만 해도 425㎞에 이른다. 그동안 800여 만명의 올레꾼들이 찾았다. 제주올레가 일으킨 도보여행 열풍은 거셌다. 도보여행 통합사이트(www.koreatrails.or.kr)에 등록된 올레길만 1539곳에 이른다.올레길이 생기자 사람들은 하나 둘 차를 버리기 시작했다.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두 발로 걷는 도보여행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제주 올레길은 이름난 관광지가 아닌 제주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준다. 오름과 바다, 아름다운 원시 자연과 내세울 것 없는 소박한 마을들, 물질하는 해녀들, 감귤 따는 농부들, 제주의 일상을 가만히 보여준다. 바쁠 것 없는 슬로 제주 풍경에 올레꾼들은 빠져들었다. 차이나머니의 화려한 리조트가 아닌 안티 콘크리트 제주의 진짜 가치를 제주올레가 재발견했다. 혼자여서 더 좋은 올레길, 아무런 간섭과 눈치 볼 것 없이 나 홀로 터벅터벅 걷는 게 올레길 여행의 매력이다. 오직 나만을 위한 여행, 제주 올레길에는 혼행족(혼자 여행하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나 홀로 도보여행은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는 여행. 올레길이 생긴 후 혼밥, 혼술에 이어 혼행이 크게 늘었다. 혼행 올레꾼은 호텔과 펜션이 전부였던 제주에 수많은 게스트하우스를 탄생시켰다. 이 바람은 전국으로 퍼졌고 도보여행, 혼행족, 게스트하우스라는 새로운 여행문화를 창출했다.●1600여명, 26개 올레길 전 코스 여행 반나절이라도 시간이 있다면 떠날 수 있는 게 올레길 여행이다. 동행자를 구할 것도 호텔과 렌터카를 예약할 필요가 없다. 올레길 주변 값싼 게스트하우스에 하룻밤을 의지하면 된다. 도보여행은 거창한 계획도 많은 돈도 필요 없는 저비용 여행. 2013년 제주 땅에 26개 올레길이 모두 들어선 이후 1606명이 올레길 전 코스를 여행했다. 언제든지 부담 없이 혼자서라도 떠날 수 있는 도보여행, 제주 올레는 일상과 여행의 경계를 허물었다. 제주 올레길에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입대를 앞둔 아들과 아버지, 암 선고를 받은 가장을 둔 가족들, 취업에 실패한 청년, 첫 사랑에 실패한 청춘 등. 일진을 아들로 둔 아버지는 올레길을 걸으며 난생처음 자식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눴다. 제주 올레가 10주년을 맞아 공모한 올레이야기에는 다양한 사연이 넘쳐난다. 이들은 한결같이 ‘올레길이 내게, 우리에게 말했다. 수고했다. 모든 게 잘될 거야’라고. 올레길에서 상처 난 마음을 치유했고 서로 소통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2년 첫 도전에 실패한 뒤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마음을 달랬다. 2015년 민주당 분당 사태가 터지자 다시 제주 올레길을 찾았다. 혼행족들은 더러 눈이 맞아 부부의 인연을 맺기도 했다. 마법 같은 올레길은 수많은 사람의 상처를 보듬었고 다시 용기를 일상으로 돌아갔다. ●2010년부터 작년까지 5만 6000명 제주로 이주 제주 이주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입소문을 타고 제주 올레길 여행이 막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시기와 궤를 같이한다. 올레길 걸으면서 빨리빨리 속도전을 벌여야 하는 도시의 일상과 사뭇 다른 제주의 일상에 반했다. 나도 이런 곳에 살고 싶다며 다운시프트 이주족이 늘기 시작했다. 다운시프트는 자동차 기어를 고속에서 저속으로 낮춘다는 뜻이다. 돈벌이와 성공에 쫓기는 도시 일상을 거부하고, 넉넉하진 않지만 자연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삶을 살아 보겠다는 이주민들이 몰려들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만 6000명이 제주 이민을 감행했다. 제주의 농촌 마을도 젊은이들은 모두 떠나고 노인뿐이였다. 하지만 올레길이 농촌 마을을 지나면서 올레꾼들이 생기를 불어 넣었다. 손님이 없어 닫았던 동네 상점은 다시 열었고 할머니가 혼자 살던 시골집은 할망민박으로 변신, 골목 경제가 다시 깨어났다. 손님 걱정하던 재래시장인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은 2007년 10월 제주올레 6코스에 편입된 뒤 해마다 매출이 30%씩 늘어났고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재래시장이 됐다. 신한은행 빅데이터 센터와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분석한 결과 주요 올레길이 지나가는 구좌읍, 성산읍, 서귀동, 안덕면, 애월읍 등지에서 관광객 카드 이용이 해마다 늘어나 ‘올레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올레 6코스’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 매출 매년 30% 증가 돌하르방이 전부였던 제주에 올레는 간세(게으름)라는 새로운 디자인을 입혔다. 제주 조랑말을 형상화해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 간세인형은 최고의 제주 기념품이자 상징 디자인이 됐다. 제주 올레길 인기가 치솟자 일본은 2012년 제주올레에 도움을 요청했고 규수지역에 올레길을 수출했다. 규수 올레는 현재 19개 코스 220.1㎞가 개장됐다. 규슈 올레는 제주올레의 표지인 간세와 화살표, 리본을 그대로 사용한다. 규수 관광추진기구는 매년 제주올레에 자문비와 로열티 등을 낸다. 제주올레는 지난 6월 몽골에도 2개 코스의 몽골 올레길을 만들었다. 가을에 열리는 제주올레 걷기 축제는 울타리가 없는 축제이지만 유료 축제다. 해마다 3000여명이 기꺼이 2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찾는다. 일본 등 외국인 참가자도 10%에 달한다. 참가비를 내지 않더라도 눈치 보지 않고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올레길을 번갈아 가며 열리는 올레축제는 트레킹과 수준 높은 전시·공연, 올레길에 사는 주민들이 정성껏 내놓은 토속 먹거리 등이 어우러져 힐링을 선사한다. 올레꾼들은 ‘내가 바로 축제의 주인공’이라며 즐긴다. 세금을 쏟아붓고도 사람들을 동원해야 하는 수많은 전시성 축제와는 다른 새로운 축제 모델을 만들었다. 올해 축제는 11월 3~4일 제주올레 3, 4코스에서 열린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해피투게더3’ 한채영 “남편과 부부싸움 하다 쌍코피..공포영화 수준”

    ‘해피투게더3’ 한채영 “남편과 부부싸움 하다 쌍코피..공포영화 수준”

    ‘해피투게더3’에 출연한 배우 한채영이 시트콤 뺨치는 가족 스토리로 관심을 집중시킨다.KBS 2TV ‘해피투게더3’의 7일 방송은 유연석-오만석-한채영-진지희가 출연하는 ‘해투동-혜자 캐스팅 특집’과 김경호-소찬휘-소유-최유정-김도연이 출연하는 ‘전설의 조동아리-내 노래를 불러줘 2부’로 꾸며진다. 이날 ‘해투동-혜자 캐스팅 특집’에서는 게스트들이 혜자스러운(풍성하고 알차다는 의미의 신조어) 토크 보따리를 풀어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한채영은 다섯 살 아들과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놔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한채영은 ‘아들이 엄마가 유명한 배우라는 걸 아냐’는 질문에 “아이가 TV를 보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됐다. 처음에 많이 보여준 게 ‘언니들의 슬램덩크’였는데 아들이 유치원에 가서 ‘우리 엄마는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더라”며 본의 아니게 본업이 전도된 사연을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한채영은 ‘언니들의 슬램덩크’ 출연 당시 남편에게 굴욕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한채영은 “원래 남편이 레코딩 틀어놓듯이 ‘너무 예뻐’, ‘너무 최고야’를 자동으로 하던 사람이다. 근데 10년을 살다 보니 솔직해지더라”며 운을 뗐다. 이어 한채영은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보더니 남편이 ‘너 몸치랑 음치뿐만 아니라 박치까지 있는 것 같아’라고 하더라”면서 남편의 3단 디스에 큰 충격을 받았음을 털어놨다. 급기야 한채영은 “솔직한 걸 원했지만 그렇게 솔직한 건 기분 나쁘다”며 울분을 토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그런가 하면 이날 한채영은 결혼 초 남편과 부부싸움을 하다가 쌍코피를 흘린 이야기를 꺼내 주변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더욱이 한채영은 “쌍코피 나오지 눈에서는 레이저 나오지, 정말 공포영화였다”고 덧붙여 사건의 전말에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켰다는 전언. 이에 한채영이 공개할 ‘쌍코피 사건’ 풀스토리에 관심이 높아지는 한편 ‘예능 신생아’ 한채영의 털털하고 수더분한 입담이 폭발할 ‘해투동-혜자 캐스팅 특집’ 본 방송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해피투게더3’는 오는 7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 KBS 2TV ‘해피투게더3’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해피투게더3’ 유연석 “서현진과 키스신 앞두고 와인 사갔다”

    ‘해피투게더3’ 유연석 “서현진과 키스신 앞두고 와인 사갔다”

    ‘해피투게더3’에 출연한 배우 유연석이 가슴 아픈 이별 스토리를 공개한다.KBS 2TV ‘해피투게더3’의 7일 방송은 유연석-오만석-한채영-진지희가 출연하는 ‘해투동-혜자 캐스팅 특집’과 김경호-소찬휘-소유-최유정-김도연이 출연하는 ‘전설의 조동아리-내 노래를 불러줘 2부’로 꾸며진다. 이날 ‘해투동-혜자 캐스팅 특집’에서는 게스트들이 혜자스러운(풍성하고 알차다는 의미의 신조어) 토크 보따리를 풀어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유연석은 드라마틱한 이별 경험담을 꺼내놔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연석은 “전 여자친구가 제가 군대에 가자마자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며 충격적인 서두를 열었다. 이어 유연석은 당시 여자친구 때문에 공군을 지원했던 사연을 덧붙였다. 그는 “여자친구가 (공군 비행장이 있는) 성남에 살고 있었는데 면회를 자주 오겠다고 공군으로 오라더라. 그래서 복무 기간이 3개월이 긴대도 지원했다”며 남다른 사랑꾼의 면모를 드러냈다. 그도 잠시 유연석은 “그런데 여자친구한테 처음 받은 편지가 이별 편지였다. 12주 훈련을 받는 중이었다. 엄청 울었다”며 씁쓸함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 와중에 오만석은 “군생활만 3개월 늘어났네”라며 유연석을 2번 죽이는(?) 팩트폭력을 가해 폭소를 유발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유연석은 연예계 소문난 ‘키스장인’으로서 키스신을 잘 찍을 수 있는 꿀팁을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유연석은 서현진과의 키스신을 앞두고 촬영장에 와인을 사갔다고 밝혀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이에 한채영은 “솔직히 친하지 않을 때 그럼 되게 이상할 것 같다”며 오만석에 이은 릴레이 팩트폭력으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이에 유연석이 공개할 ‘훈련소 이별’의 풀스토리에 궁금증이 높아지는 동시에 ‘키스장인’ 유연석이 풀어낼 ‘키스학개론’에 기대감이 수직 상승한다. 함께하면 더 행복한 목요일 밤 KBS 2TV ‘해피투게더3’는 오는 7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솔비,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에 모두의 책임? “감정이 앞섰다” 사과

    솔비,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에 모두의 책임? “감정이 앞섰다” 사과

    가수 솔비가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에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쓴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결국 솔비는 해당 글을 삭제하고 사과를 전했다.4일 솔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녀의 그림과 함께 “지금 사회에 일어나는 청소년 범죄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어릴 적 청소년기에 학교폭력은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방관자가 있겠죠. 우리는 모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가해자가 되어야만 하는 청소년 범죄는 분명 엄격하게 규제가 되야 하며 학교폭력은 수위 높은 사회의 범죄라는 것을 인식 시켜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친구의 고통과 아픔으로 인해 더 이상 상처받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올려봅니다. 빠른 쾌유를 빕니다”라고 전했다. 솔비의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에 대한 발언에 “왜 우리 모두의 책임이냐” “솔비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말을 하는 건지” “위선적인 발언이다” “관종(관심종자, 병적으로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인듯”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워낙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격한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반응에 솔비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 한 뒤 사과 글을 게재했다. 솔비는 “제 글이 의도한 바와 다르게 많은 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린것 같다. 사과 드린다”며 “여러분들도 같은 마음이시겠지만 여중생 사건 관련 기사를 접한 후 정말 놀라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감정적인 마음으로 글을 올린 게, 오해의 소지를 만든 것 같습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전 글을 내린 건 ‘이번 일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말이, 가해자를 옹호하거나, 혹은 불특정 다수의 책임으로 본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을 표현하기에 앞서 사태를 더 폭넓게 생각했는지, 또 제가 생각한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확인했어야 하는데, 이로 인해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또 “사실, 최근 불거진 아동, 청소년과 관련된 폭력과 범죄 뉴스를 보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학내 폭행, 일진, 점점 잔인해지는 아동 청소년 범죄 등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가진 법과 제도는 그에 맞게 제대로 정비돼 있는지, 법과 제도가 피해자를 위해 바르게 작동하는지, 사회와 어른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등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런 개인적인 생각의 조각들이 다듬어지지 않고 날것으로 SNS를 통해 표현되다보니 제 마음과 다르게 전달된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솔비는 “저는 대중에게 즐거움을 드리는 연예인이기에 앞서 대한민국에 사는 한 국민으로서 좋은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3일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SNS에 올라오며 충격을 안겼다. 해당 글에는 여중생들의 SNS 대화를 캡처한 사진이 게재됐다. 피투성이로 무릎 꿇고 있는 여중생의 사진과 함께 “심해?” “(감옥에) 들어갈 것 같아?”라는 대화가 담겨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3일 특수상해 혐의로 모 중학교 3학년 A양(14)과 B양(14)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In&Out] 갑질, 적폐청산, 민주시민교육/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In&Out] 갑질, 적폐청산, 민주시민교육/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땅콩 회항, 라면 상무, 미스터피자, 호식이두마리, 종근당, 공관병.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갑질’이다. 갑질은 권력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신조어다. 갑의 부당 행위란 무엇일까.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계약에도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선물이나 향응을 요구하는 것 등이다. 딱히 규정에 어긋나진 않지만 규정에 있는 것도 아닌, 계약의 여백을 이용해 사람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슈퍼’ 갑질을 설명하지 못한다. 인격 모독과 모멸감을 동반하는 부당 행위쯤 돼야 갑질의 정수를 맛보는 거다. 갑을관계는 신분사회의 유산일 수도 있고 계급사회의 불평등일 수도 있다. 단 한번도 갑이 되지 못하고 언제나 ‘을’, 혹은 을보다도 못한 ‘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갑질은 갑질로 끝나지 않고 갑질의 도미노를 만들어 낸다. 갑질보다 더 무서운 을질이 그것이다. 갑질에 직면하면 갑질을 피하기 위해 자발적인 을질로 도피한다. 무의식의 심연으로 파고들어 습관으로 체화되는 자발적인 복종과 자기 규율은 갑질보다 더 잔인할 수 있다. 육군 대장의 공관병도 갑질보다 을질이 더 무서웠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갑을관계가 반드시 신분이나 계급 관계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 갑을관계는 매우 유동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영국의 비교법학자 헨리 메인은 전근대에서 근대로 이행하는 변화를 “신분에서 계약으로”라는 한마디에 담았다. 근대에는 누구나 계약 주체로서 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휴대전화를 사거나 커피를 주문하는 순간만큼은 명실상부한 갑이 된다. 구조화된 권력관계가 아니라 이 소심한 계약관계에서 작렬하는 것이 진짜 갑질이다. 갑에게 구박받던 을이 내일 갑이 되어 어제의 갑에게 “일백 배, 일천 배” 되돌려주는 갑질의 무한궤도에 승차하기도 한다. 슈퍼 울트라 갑질은 권력의 사유화를 시도하며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결탁한 지난 정부의 적폐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런데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소심한 갑질도 그만큼 무서운 적폐임에 주목해야 한다. 갑질이 성행하는 사회는 갑을 통제할 장치가 엉성해서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살아간다는 가치가 무뎌지거나 공공의 행동 규범과 판단기준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슈퍼 울트라 갑질과 싸우기 위해 소심한 갑질을 용인한다면 흰개미를 집안에 들이는 것과 같다. 거대한 명분의 속살이 텅 비어 있다면 어찌할 것인가. 갑질을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정도로 단순화시키면 고전적인 신분관계나 계급관계의 구조적 모순에 눈을 빼앗겨 한 사회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공성의 규범을 놓치기 십상이다. 집단이기주의가 횡행하고 불신이 만연해진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사회적 거래비용은 불어난다. 땅에 떨어진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갑질을 뿌리 뽑는 근원 대책이다. 다행스러운 건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에 민주시민교육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더디더라도 민주시민교육은 성찰과 토론을 통해 스스로 깨우쳐 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특정 정파의 교리가 아니라 생활 현장에서 부닥치는 일상의 딜레마를 ‘우리’라는 관점에서 이해하며 생활 속에서 공공의 규범을 함께 만들어 가는 독일의 민주시민교육을 배울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겐 학교가, 주민들에겐 주민자치센터와 각종 시민단체가, 국가에는 정당과 언론이 민주시민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상대방과 대화하고 합의에 도달하는 기술이다. 공화(共和)의 이념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되살아나고 더 풍성해진다. 민주시민교육이 갑질의 악순환을 끊는다.
  • 숲세권·골세권·무세권… 양천 3세권을 아시나요

    숲세권·골세권·무세권… 양천 3세권을 아시나요

    신목동역 인근 골프장 새달 개장 11월엔 신정네거리 숲체험원 내년 ‘무중력지대 양천’ 준공서울 양천구에 3세권이 뜬다. 숲세권(숲+역세권), 골세권(골프장+역세권), 무세권(무중력지대 양천+역세권)이다. 양천구는 “3세권은 맥세권(맥도날드+역세권),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 등 부동산 신조어를 참고해 만들었다”며 “3세권은 주민들이 바라는 양천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31일 밝혔다. 숲세권은 신정네거리역 근처 온수도시자연공원에 조성되는 자연 친화 교육장인 유아숲체험원이다. 숲체험, 생태놀이, 관찰학습 등을 할 수 있는 야외체험학습장이 들어선다. 임목부산물을 활용해 자연 놀이기구도 제작·비치한다. 11월 완공된다. 골세권은 신목동역 인근 안양천생태공원에 들어서는 파크골프장이다. 안양천 왼쪽 둔치에 18홀 66타 규모로, 10월 문을 연다. 파크골프는 나무로 된 채로 나무로 만든 공을 쳐서 잔디 위의 홀에 넣는 놀이다.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전 연령층이 즐길 수 있다. 무세권은 오목교역과 인접한 오목수변공원에 건립되는 ‘무중력지대 양천’이다. 청년들이 학업·취업·저임금·비정규직·야근 같은 ‘중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청년 공유공간이다. 라운지·작업실·상담실·세미나실·공유부엌·청년단체 활동공간 등을 갖춘 2층 규모 건물로, 내년 1월 준공 예정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도심 공원에 어린이부터 청년, 노년층까지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을 만들어 지역민과 함께하는 진정한 의미의 공원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며 “주민들이 바라는 변화가 양천 전역에서 일어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생리대 노마드/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생리대 노마드/황수정 논설위원

    이름 있는 중견 업체가 새로 출시했다는 프라이팬을 하나 샀다. 주방 시장에 후발 주자로 진입했으니 고품질로 승부를 걸겠다는 홍보에 끌렸다. 하지만 한 번 쓰고는 다시 손이 가지 않는다. 운두가 너무 높아 음식을 온전히 뒤집기가 힘들어서다. 용도 폐기된 멀쩡한 프라이팬을 볼 때마다 속은 느낌이 들어 며칠째 혀를 차고 있다. “주부가 만들었을 리가 없다!”덧붙여 두 가지 합리적인 추론. 소비자 시장 조사가 아예 날탕이었거나, 제품 개발의 의사 결정 과정에 주부(여성) 임원이 한 사람도 없었거나. 유해 생리대 공포가 갈수록 심각하다. 뒤늦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중 생리대를 전수조사한다지만, 소비자들은 발만 동동 구른다. 식약처를 믿지 못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여성단체의 신고를 진작에 받고서도 깔아뭉갰다는 식약처다. 생리대는 여성에게 ‘취향’이 아니라 필수 선택의 문제다. 여성 한 사람이 평생 쓰는 생리대는 1만개가 넘는다. 불안한 소비자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온갖 대체 상품을 스스로 고민하는 중이다. 몇 배나 비싼 친환경 생리대와 면 생리대를 수소문하거나 선진국의 제품을 해외 직구한다. 국내 시판이 허용되지 않는 실리콘 생리컵을 해외에서 구매하느라 아우성이다. 시중 생리대를 쓰려거든 미리 뜯어서 휘발성 유독 성분을 날리라는 요령까지 공유한다. 가뜩이나 신생아 울음소리가 끊긴 산부인과에는 살풍경이 더해졌다. 불편과 불안에 시달리느니 이참에 아예 무(無)월경 시술을 받겠다는 문의가 몰리고 있는 모양이다. 요령부득의 신제품 프라이팬을 볼 때마다 왜 생리대가 겹쳐 보일까. 상품이든 정책이든 남성 공급자 중심을 탈피했다면 둘 다 다른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직의 유리천장이 좀더 크게 깨져 있었더라면. 당장 식약처의 정책 결정 과정에 여성 실무 공직자가 다만 몇 명이라도 끼어 있었더라면. 지지부진한 생리컵 시판 논쟁 따위는 진작에 마무리됐을 수 있다. 생리컵을 소재로 희화화하는 온갖 성적 비하 공방도 없었을지 모른다. ‘정부’가 아니라 ‘남자(정책 실무자)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지금의 인터넷 억측도 잠재웠을지 모른다. ‘생리대 노마드(nomad)’라는 신조어가 돈다. 안전한 생리대를 찾아 정처 없이 떠돈다는 여성들의 자조 섞인 조어다. 기왕의 생리대 홍역에서 꼭 건져야 할 의미는 있다. 정책의 무지(無知)가 여성 인권의 원형까지 넘보는 어이없는 잘못은 다시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프리터족 증가, 대체 뭐길래? ‘비자발적 프리터족 55.8%’

    프리터족 증가, 대체 뭐길래? ‘비자발적 프리터족 55.8%’

    프리터족 증가 소식이 전해졌다. 프리터족은 ‘프리(Free)’와 ‘아르바이트’를 줄인 말로,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경제 불황으로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청년층에 붙여진 신조어다. 23일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20세 이상 성인 아르바이트 종사자 1천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56.0%가 자신을 프리터족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6월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집계된 응답 비율(31.8%)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자신을 프리터족으로 규정한 응답자(590명) 가운데 비자발적이라고 밝힌 비율이 55.8%(329명)에 달해 절반을 넘었다. 프리터족이 된 이유로는 ‘생계비·용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0.5%(이하 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취업이 어려워서(38.6%) ▲조직·사회생활 없이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28.6%) ▲어학연수·대학원 진학 등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16.4%) 등의 순이었다. 프리터족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체의 59.8%가 ‘너무 어려운 정규직 취업’(59.8%)이라고 밝혔으며, ‘2018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47.0%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알바몬 관계자는 “프리터족은 평균 1.5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월 평균 100만원 정도를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기세 꺾인 팡, 글로벌 자금 스탯으로 가나

    올해 들어 뉴욕 증시 상승장을 이끈 ‘팡’(FANG)이 최근 주춤하면서 후계자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팡’은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반도체 시장을 제패한 삼성전자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아시아 IT 기업들이 ‘팡’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아마존 주가는 958.47달러에 마감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달 26일 1052.8달러에 비해 9%나 낮게 형성됐다. 넷플릭스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도 최근 한 달간 낙폭 큰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페이스북도 지지부진하다. 이처럼 ‘팡’의 기세가 완연히 꺾이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다른 기술주로 옮겨가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투자회사 세븐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팡’을 대신할 주자로 ‘스탯’(STAT)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와 텐센트, 알리바바, 대만 반도체 회사 TSMC의 알파벳 앞글자를 딴 것이다. 블룸버그도 최근 대만 폭스콘과 알리바바, 삼성전자, TSMC, 텐센트의 앞글자를 딴 ‘패스트’(FASTT)를 제시하며 아시아 IT 기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들 기업은 ‘팡’보다 영업이익 등 실적이 뛰어남에도 주가는 저평가돼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해 애플(12조원)을 처음으로 앞지르며 글로벌 IT 기업 최고봉에 올랐다. 알리바바도 4~6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한 501억 위안(약 8조 6000억원), 순이익은 96%나 증가한 147억 위안(약 2조 5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텐센트 역시 매출과 순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와 홍콩증시의 텐센트 시가총액은 최근 4000억 달러를 돌파해 아마존의 턱밑까지 치고 올랐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등 4개 사의 앞글자를 딴 ‘MANT’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팡’이나 ‘스탯’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최근 헤지펀드가 보유 비중을 20%나 늘린 미국 클라우드 통신서비스 기업 트윌리오, 퀄컴이 인수를 희망하는 NPX반도체도 주목받는 기업이다. 이 밖에 바이오와 제약주가 새롭게 주인공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팡’이 주춤한 건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조정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IT 기업의 강세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특히 혁신적인 기술력을 갖춘 일부 기업의 ‘승자독식’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김영삼 ‘서편제’부터 문재인 ‘택시운전사’까지…대통령의 영화 정치

    김영삼 ‘서편제’부터 문재인 ‘택시운전사’까지…대통령의 영화 정치

    1980년 5월 18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참상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가 20일 누적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며 올해 첫 ‘1000만 영화’에 올랐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택시운전사의 누적관객수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1006만 8708명으로 집계됐다.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시민 학살을 전 세계에 고발한 독일 기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서울에서 광주까지 태우고 간 택시기사 ‘김사복’의 실화를 다룬 이 영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 등과 함께 관람하면서 정치권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공개 영화 관람 작품으로, 국가 최고 권력자의 공개적인 영화 관람은 단순히 문화생활을 넘어 정치적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영화 ‘택시운전사’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린 문 대통령은 관람 직후 “광주 이야기는 영화로도 마주하기 힘든 진실이기 때문에 광주 민주화운동이 늘 광주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국민 속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면서 “이런 것이 영화의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힌츠페터 기자와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실제 힌츠페터 기자는 1980년 5월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중 광주에 대한 소문을 듣고 서울로 가 택시운전사 김사복씨의 도움으로 광주 현지 취재에 성공했다. 그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기로에 선 한국’은 세계 각국에 방송되면서 광주의 참혹한 진실을 알렸지만 한국에서는 대학가와 성당 등 정권의 감시를 피해 암암리에 상영됐다.부산에서는 1987년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상영됐는데, 당시 이를 주도한 인물이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다. 부산 시민은 이를 통해 광주 학살의 참상을 알게 됐고 부산·경남 지역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 뽀로로·넛잡·명량·국제시장·인천상륙작전박근혜(구속 수감) 전 대통령은 당선 직후와 취임 초반에는 영화 관람을 통해 국정철학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강조했다. 대선 당선 이후 처음으로 극장을 찾은 영화는 2013년 1월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이다.이는 문화 콘텐츠가 경제·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2014년 1월에는 국내 자본과 기술력이 투입된 애니메이션 ‘넛잡:땅콩도둑들’을 관람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영화가 북미에서는 흥행을 기록했지만 국내에선 최종 관객수 47만명에 그친 점을 지적하며 “한국 흥행부진이 국내 배급시스템의 문제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의 ‘영화 정치’는 집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보수층 껴안기 전략을 택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에 영화 ‘명량’과 ‘국제시장’을, 2016년에는 ‘인천상륙작전’을 관람했다. 공교롭게도 세 영화 모두 개봉 이후 애국 코드를 지나치게 남발했다는 이른바 ‘국뽕’ 논란에 휩싸인 영화다. ‘국뽕’은 ‘애국심’과 마약을 의미하는 은허 ‘뽕’을 조합한 신조어로, 애국심에 지나치게 도취되거나 애국심을 무분별하게 강요하는 행태를 비꼬는 의미로 사용된다.특히 ‘국제시장’은 박 전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삶과 조국 발전을 그린 영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화 관람 직후 “젊은이들과 윗세대의 소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이명박 전 대통령 – 도가니·워낭소리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관람한 영화는 독립영화로는 드물게 30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한 ‘워낭소리’와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다룬 ‘도가니’가 대표적이다. 워낭소리 관람을 통해서는 성공 신화의 희망을, 도가니를 통해서는 제도와 사회 의식 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됐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워낭소리를 관람한 직후 “자녀 9명을 농사지어 공부시키고 키운 게 우리가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겠는가”라면서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으려 했던 것이 우리의 저력이 됐고 외국인도 이에 놀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1년 도가니 관란 후에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통해 “이와 유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지만 전반적인 사회의식 개혁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식개혁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자기희생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 – 왕의 남자·맨발의 기봉이·괴물·밀양·화려한 휴가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가장 많은 영화를 봤다. 영화 장르나 스토리가 다양해 ‘화려한 휴가’를 제외하면 특별한 정치적 메시지를 읽기 힘들다. 영화 관람을 통한 정치를 했다기 보다는 대통령이 아닌 ‘인간 노무현’으로 영화를 선택했다는 평가다.2003년 2월 취임한 노 전 대통령의 첫 극장 방문 작품은 2006년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맨발의 기봉이’ ‘괴물’ 등을 관람했고, 2007년에는 독립영화 ‘길’과 참여정부 초대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관람했다.청와대 초청 행사에서 “대통령과 동향인 김해의 가락마을 출신”이라고 소개한 밀양의 주연배우 송강호는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영화 ‘변호인’에서 인권 변호사 시절의 노 전 대통령을 연기하며 인연을 이어갔다.노 전 대통령이 관람한 영화 중 정치적 메시지가 읽히는 영화는 ‘화려한 휴가’다. 택시운전사와 마찬가지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노 전 대통령은 붉게 충혈된 눈과 깊게 잠긴 목소리로 “가슴이 꽉 막혀서 영화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면서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볼 것 같다. 그럴 만한 영화다”라고 평가했다. ●‘영화 정치’ 시작한 김영삼, 재임 중 극장 못 간 김대중‘영화 정치’의 시작은 1993년 개봉한 ‘서편제’로 꼽힌다. 그해 5월 청와대는 춘추관에서 고(故)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함께하는 서편제 상영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임권택 감독과 주연배우 김명곤, 오정해 등이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영화를 본 뒤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영화 중에서 가장 큰 감명을 받았다”라면서 “이 정도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되겠다. 문화대국으로 가는 것도 신한국 건설의 하나”라고 극찬했다.김영삼 정부에 이어 취임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문화계 지원을 대폭 확대했으면서도, 정작 재임 기간 중 극장은 찾지 못했다. 당시 직면한 시대적 과제인 IMF 외환위기 극복 탓에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는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화려한 휴가’ 등을 관람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동반자이자 메신저, 정치인의 반려동물

    동반자이자 메신저, 정치인의 반려동물

    청와대에는 문재인 대통령만큼이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받는 입주견과 입주묘가 있다. 바로 문 대통령의 반려견 ‘토리’와 ‘마루’, 반려묘 ‘찡찡이’다. 취임 100일을 넘긴 문 대통령은 ‘동물사랑’이 남다르다.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 자택에서 10년 이상 기른 풍산개 마루와 길고양이 출신인 ‘찡찡이’를 청와대에 데려왔다. 이후 대통령 후보 시절 방문한 유기견보호소에서 유기견 ‘토리’를 입양했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들의 근황을 간간이 전하고 있다.‘퍼스트도그’에 대한 높은 관심은 때아닌 ‘학대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토리가 목줄을 맨 채 바깥에 앉아 있는 사진이 공개되자, 과거 목줄에 묶여 학대당했던 개를 또 묶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에 문 대통령은 “토리는 아주 예쁘고 사랑스러운 개입니다. 왼쪽 뒷다리 관절이 좋지 않은데도 관저 잔디마당을 뛰어다니고 쓰다듬어 주면 배를 드러내고 눕습니다”라는 글을 직접 SNS에 올렸다.●이명박·박근혜 ‘진돗개’ 김대중 ‘풍산개’ 문 대통령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도 ‘퍼스트도그’에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진돗개 ‘송이’와 ‘서리’를 키웠다. 이들은 2003년 전 전 대통령의 압류 재산에 포함돼 경매 대상으로 나왔다. 감정사 조회 결과 순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낙찰가 40만원에 각각 팔렸으나 이후 낙찰자가 전 전 대통령에게 돌려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암수 풍산개를 선물 받았다. 입양 당시 이름은 ‘자주’와 ‘단결’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한이 함께 잘해 나가자는 의미에서 ‘우리’와 ‘두리’라는 새 이름을 붙여줬다. 이들은 2000년 11월부터 서울대공원으로 이주해 살다가 2013년 자연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반려견을 키우지 않았다.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로 귀향했을 때 보더콜리종인 ‘누리’를 선물 받아 키웠다. ‘누리’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스스로 집을 나갔다고 한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부터 키우던 진돗개가 낳은 ‘청돌이’와 함께 청와대에 입주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청돌이와 아침 운동을 함께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퇴임 후에는 논현동 사저에 데리고 갔다.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당시 삼성동 이웃주민들로부터 진돗개 ‘희망이’, ‘새롬이’를 선물 받았다. ‘희망이’와 ‘새롬이’는 이후 7마리의 새끼를 낳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청와대에서 나오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새롬이와 희망이, 그리고 새끼 5마리는 혈통보존단체 등을 통해 입양이 됐다. 그러나 청와대에는 여전히 두 마리의 진돗개 태극과 리오가 남았다.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로 비선실세 논란이 일었을 때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진짜 실세는 진돗개”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고양이·도마뱀… 애정대상도 제각각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정치권에도 ‘반려동물’ 열풍이 불고 있다. 정치인의 ‘댕댕이’(강아지를 부르는 신조어)는 어느덧 유권자들과의 소통의 도구로 자리잡았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SNS상에서 ‘이오비 집사’로 유명하다. 이오비는 브리티시쇼트헤어와 러시안블루가 섞인 민 의원의 반려묘로 이제 갓 한 살이 됐다. 고양이의 ‘이’자와 오비작거리는 모습을 본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민 의원은 트위터에 한 줄 논평과 함께 이오비의 사진을 올려 누리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지난 15일 72주년 광복절에는 “민족 최고의 가치는 평화와 통일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태극기를 향해 꼬리를 흔드는 이오비의 사진을 올렸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나 야당 등을 비판하는 글에는 심기가 불편한 듯 카메라를 쏘아보는 이오비의 사진이 덧붙여져 있다. 민 의원은 “이전에는 정치적 성향이 다른 누리꾼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는데 이오비 사진을 올리면서 논평에 우호적인 댓글이 많이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오비를 두고 ‘공(公)묘’, ‘국묘’라고들 부르는데 ‘깨묘’(깨어 있는 고양이)라고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민 의원은 반려동물 의료보험 제도 개선에 관심이 많다. 그는 “정무위에서 합리적인 동물 의료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구립 경로당을 동물 호텔로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며 “이렇게 되면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우리에게 익숙한 개나 고양이가 아닌 이색 동물을 기르는 국회의원도 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 도마뱀 ‘꿈바’를 키우고 있다. 집에서는 육지 거북이 ‘구돌이’와 도마뱀 ‘존트라볼타’를 기른다. 금 의원은 “꿈바는 저희 집에서 부화시켜 태어난 도마뱀인데 주로 돌보던 아들이 군대를 가는 바람에 의원실로 오게 됐다”며 “손이 가는 것도 적고 깨끗해서 의원실 식구들이 심심하면 밥도 주고 다들 좋아한다”고 말했다.●여야 50여명 ‘동물복지국회포럼’ 국회 차원의 동물복지 강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19대 국회에서 시작돼 20대 국회까지 이어진 ‘동물복지국회포럼’에는 여야 의원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포럼은 동물복지에 관심 있는 여야 의원이 한데 모여 입법 활동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포럼의 공동대표단(민주당 박홍근·자유한국당 이헌승·국민의당 황주홍·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오는 23일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 동물복지 정책을 점검한다.바른정당은 당 차원에서 반려동물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반려동물특위는 지난달 경기 고양시의 동물보호센터를 찾아 유기견 봉사활동을 했다. 삽살개, 진돗개, 리트리버 등 개 16마리를 키웠던 정병국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정 의원은 현재 반려견을 키우지는 않지만 지역구인 경기 양평에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파파’로 불린다. 정 의원은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이제 동물보호 이슈는 특정한 그룹만의 문제가 아닌 일반적인 문제가 됐다”며 “관련 정책을 추진할 때에도 다방면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유기 방지 시스템 강화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는 “병원비를 감당 못해 유기가 늘어나는 등 사회적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버리는 게 아니라 맡겨 놓았다가 다시 재분양할 수 있도록 유기 방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의당도 동물복지에 적극적이다. 이정미 대표는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에서 문 대통령에게 ‘토리’를 위한 방석을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그 도덕성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알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을 인용하며 “문 대통령에게 동물권 강화 공약을 이행해 달라는 의미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8년부터 3년간 반려묘 ‘나비’를 키웠다.●동물보호법안 심사는 제자리걸음 현재 국회에는 10여건의 동물의 생명 보호 및 복지 증진 관련 법안이 제출돼 있다. 동물학대 행위자에 대해 해당 동물의 소유권 등을 제한하거나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한 ‘동물보호법 개정안’(민주당 한정애 의원 대표발의)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동물실험 이후 정상적으로 회복된 동물은 일반인에게 분양·기증할 수 있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동물을 인간과 물건이 아닌 제3의 객체로 인정하는 ‘민법개정안’, 매년 1주간을 동물복지주간으로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 등도 계류 중이다. 개식용·도축 금지 논의도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미 대표는 “개 식용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제안하려고 한다”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개농장의 단계적 폐쇄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관 상임위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동물보호법 심사는 정작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다른 주요 법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낫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36건의 동물보호법안이 발의됐으나 통과된 4건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회기만료로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워 판매하는 소위 ‘동물생산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성과로 꼽힌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문 대통령에 곳곳서 질문 ... 시나리오 없는 기자회견

    문 대통령에 곳곳서 질문 ... 시나리오 없는 기자회견

    “대통령님, 긴장되시죠? 질문하실 기자분들은 손을 들고 제가 호명하면 일어서서 소속과 성명을 말씀하신 후 질문해 주십시오”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안내가 끝나자마자, 내·외신 언론사 출입기자 250여명 대다수가 동시에 손을 번쩍 들었다. 박근혜 정부 때 잘 짜인 각본대로 진행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 대통령 기자회견 분위기가 확 달라진 모습의 첫 풍경이다.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아무런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은 ‘무각본’ 자유 질의응답 형태로 진행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25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반원형으로 둘러앉아 각본 없는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았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약 50분 전인 오전 10시 10분부터 영빈관 안은 25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로 자리가 꽉찼다. 청와대와 출입기자단은 이날 기자회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질문 주제와 순서만 조율했고, 질의내용과 답변 방식, 질문자 등에 대해서는 어떤 사전 약속도 하지 않았다. 기자 회견에 앞서 행사 진행 총책임자인 탁현민 선임행정관이 마이크 상태와 질의응답 예상시간 등을 체크하며 부산하게 움직였고, 방송사 송출 요원들도 문재인 정부 첫 기자회견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생중계 송출 시스템을 점검했다. ●文대통령 초반 다소 긴장했으나 갈수록 여유 찾아 이에 문 대통령에게도 사전에 질문지가 제공되지 않았고, 문 대통령은 어느 언론사 출입기자로부터 어떤 질문을 받을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출입기자들도 질문기회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손을 들며, 문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을 필두로 총 15개 언론사 출입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뉴스통신사 1곳, 방송사 4곳, 종합지 1곳, 경제지 2곳, 지역지 3곳, 인터넷 매체 1곳 등 국내 언론사 12곳이 질문기회를 얻다. 미국의 CNN과 NBC, 일본 NHK 등 외신 3곳도 문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질문 유형별로는 외교·안보 분야 질문이 6건, 정치 2건, 경제 2건, 사회·지역 분야 5건 등으로 나뉘었다. 출입기자들은 대통령이 답변하기 쉬운 질문이 아니라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을 던졌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이나 모든 국민이 해당하는 증세 문제, 전 국민의 관심사인 부동산 정책 등이 그것이다. ●문 대통령 플러스펜 들고 메모도...조간신문 신조어도 언급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초반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기자회견이 진행될수록 여유를 찾고 자신감 있는 어조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검정 플러스펜을 들고 기자들의 질문을 메모지에 받아 적으며 간혹 미소를 비추기도 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나 일부 잘못 알려진 사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복지정책의 재원 문제에 대해 답하면서 “현재 정부가 발표한 여러 복지정책은 지금까지 발표한 증세방안만으로 충분히 재원 감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답변 중 이날 조간신문에 보도된 ‘산타클로스 정책’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윤 수석은 농담조로 “대통령께서 여러분의 기사를 얼마나 열심히 보고 계시는지에 대한 방증”이라고 거들었다. 일본 언론과는 강제징용·위안부 문제를 놓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일본 NHK 기자가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며 “강제징용은 노무현 정부 때 한일기본조약에서 해결된 문제”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는 한일회담 이후 알려져 다뤄지지 않았고, 한일회담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기자들도 첫 회견이 어색한 듯 구체적인 질문 없어 아쉬움 부동산 정책 관련 질문을 받고는 3∼5초가량 말을 멈추고 생각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청와대 출입 기자들도 첫 회견이 다소 어색한 듯 질문들은 전반적으로 구체적이지 못했고, 문 대통령의 답변에 대한 재질문도 없어 아쉬웠다. 이날 기자회견은 오전 11시에 시작해 정오 정각에 마칠 예정이었으나, 질문기회를 얻지 못한 기자들의 질문요청이 쏟아져 추가 질문을 하나 더 받느라 낮 12시5분에 끝났다. 추가 질문기회는 영남 지역 언론사 출입기자에게 돌아갔으며, 해당 기자는 “이 질문만큼은 꼭 하고 싶다”며 울산 지역의 현안인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중단과 관련한 탈원전 정책에 대해 질문했다. 예정에 없던 추가 질문까지 받았으나, 질문기회를 얻지 못한 대부분의 기자는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한 출입기자는 “열 번 넘게 손들었는데 결국 질문을 못 했다. 윤 수석과 눈을 마주쳤는데도 기회를 주지 않더라”며 섭섭해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춤추는 태극기 위상/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춤추는 태극기 위상/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오늘은 제72주년 광복절이다. 정부의 공식 경축식이 열리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세종대로를 따라 태극기가 게양돼 있지만 분위기는 예년 같지 않다. 썰렁하기까지 하다. 2년 전 광복 70돌 때 광화문 일대 빌딩마다 대형 태극기들이 건물 외벽을 뒤덮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지난해에도 리우올림픽과 맞물려 ‘애국심 마케팅’ 봇물이 터졌었다. 하지만 올해는 태극기를 내건 건물을 찾기가 어렵다. 광복절 관련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의 특별 이벤트도 눈에 띄지 않는다.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가 ‘불편한’ 시대가 된 것 같아 씁쓸하다.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광화문과 서울시청 일대를 가득 메웠던 붉은 물결과 대형 태극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붉은악마들이 펼치는 대형 태극기 ‘퍼포먼스’를 보면서 올림픽과 주요 경기 때마다 등장하는 태극기를 변형한 젊은이들의 응원도구와 의상을 보며 태극기의 엄숙주의가 깨졌다고 생각했다. 태극기는 일상생활 속으로 성큼 들어왔다. 이랬던 태극기의 위상이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과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급격하게 바뀌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에 태극기가 등장하면서 ‘태극기=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로 받아들여지며 태극기와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특히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는 지나치게 애국심을 강조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애국심 마케팅을 빗대 부르는 ‘국뽕’(국가+필로폰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다. 문화계나 산업계에선 국뽕 꼬리표가 붙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군함도’가 예상과는 달리 ‘국뽕 영화’ 논란에 휩싸이자 류승완 감독이 직접 “애국심에 기댄 국뽕 영화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까지 했다. 애국심에 대한 이 같은 사회적 반응은 국가주의 정책을 강조해 온 전 정부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이 많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광복절을 맞아 성인 남녀 1118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2.2%가 검색하지 않고는 태극기를 그리지 못한다고 답했다. 일부에서는 ‘그렇게 낮게 나왔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한국에서 중·고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잘 그리지는 못해도 4괘의 위치와 태극의 위아래 색깔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흔히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애국심은 인위적으로 고취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될 때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이 저절로 늘어날 것이다.
  • [카드뉴스] “스마트폰, 꼭 지금 봐야 하나요?”…안전 위협하는 스몸비들

    [카드뉴스] “스마트폰, 꼭 지금 봐야 하나요?”…안전 위협하는 스몸비들

    길을 걷을 때조차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사람들을 좀비에 비유한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바른 말글] 공포스럽다, 당황스럽다/손성진 논설위원

    ‘스럽다’는 일부 명사의 뒤에 붙어 그러한 성질이 있음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다. ‘사랑스럽다’, ‘걱정스럽다’, ‘복스럽다’, ‘탐스럽다’ 등의 주로 느낌이나 감정을 나타내는 추상명사의 뒤에 붙는다. ‘답다’는 비슷하지만 ‘남자답다’, ‘어른답다’, ‘학생답다’처럼 자격이 있다는 뜻으로 주로 쓴다. ‘검사스럽다’라는 말은 한때 유행한 ‘신조어’이지만 그렇다면 감정을 나타내는 모든 명사에 스럽다를 붙여도 좋은 것일까. ‘영악스럽다’, ‘유난스럽다’, ‘실망스럽다’, ‘불안스럽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와 있다. 그런데 흔히 쓰이는 ‘공포스럽다’는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당황스럽다’는 논란이 있지만 사전에는 나와 있다. ‘분개스럽다’, ‘초조스럽다’는 영 이상하다.
  •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아주 특별한 침묵, 사티와 몸푸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아주 특별한 침묵, 사티와 몸푸

    너무 덥고 습해 정신이 없다. 똑같은 얘기를 들어도 높아진 불쾌지수와 함께 짜증 섞인 응답이 오고 간다. 붕 떠있는 공기가 사람들의 말소리를 더 울리는 것처럼 만들고 있지 않나 하는 착각이 든다. 더운 날씨가 아니라도 너무 많이 오고 가는 말들 때문에 화가 나고 어지러운 세상이다. 말이 말을 만들고, 그 말이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가 허구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이겨 내기 위해 더위를 참느라 떨어진 체력까지 당겨 써야 하는 상황에 이르면 우리가 너무 수다스러운 세상에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음악사에서는 침묵, 혹은 의도된 공허함을 통해 너무 많은 말과 생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공기청정기 같은 작품을 제공해 준 작곡가들이 있었다. 19세기 말의 파리는 수다스러웠다. 세상의 거의 모든 문물들이 모여 그것들이 모두 예술의 이름으로 탄생되는 만용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어느 곳보다 ‘문화적으로’ 수다스러웠던 셈인데, 이 현상을 조금 다르게 지켜본 사람은 에릭 사티(1866-1925)였다. 흔히 전위 작곡가로 불리지만, 복잡한 듯 단순하게 살았던 사티에 대한 탐험은 모순에 모순을 거듭하는 프랑스식 풍자의 끝에 나타나는 결과물, 즉 ‘침묵’을 그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의 작품에서 줄곧 발견되는 요소는 일체의 허식이 배제된 단순함, 엄숙주의와 과장의 배제, 간결함과 명쾌함의 추구다. 사티의 예술을 알기 위해서 그의 대표곡인 1888년 작 ‘짐노페디’를 먼저 들어본다. 이 곡은 몽마르트르로 거처를 옮긴 후 그가 친해진 낭만주의 시인 파트리스 콩테미뉘의 시 ‘고대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짐노페디의 뜻은 ‘고대 스파르타에서 젊은이들이 나체로 춤을 추는 의식’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 작품이 프랑스에서 유행하던 가벼운 살롱음악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점과, 일체의 저항을 거부하는 무기력한 음악, 사티 자신이 주장했던 ‘가구음악’(늘 방에 있는 가구처럼 무관심하게 흘려도 되는 음악)의 내용과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1889년 만들어진 ‘그노시엔느’는 동양문화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다. 고대 그리스의 그노스인(크레타인)을 지칭하는 작품 제목은 사티가 만들어낸 신조어다. 시간과 공간 모두가 멈춰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곡들은 악보에 마디 구분조차 돼 있지 않으며, 시작과 끝에 대한 구별도 없다. 음은 있지만 침묵이 지배하고 있는 묘한 작풍이다. 작품이 주는 신비스러움과 침묵이 주는 소중함을 깨우쳐 준다는 면에서 사티와 묘하게 닮은 작곡가가 카탈루냐 태생의 페데리코 몸푸(1893-1987)다.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 리세우음악원과 파리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배운 그는 정규교육보다는 독학과 자각으로 자신의 세계를 일군 독특한 인물이다. 몸푸는 어렸을 때 집에서 운영하는 종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는데, 그곳의 갖가지 종들이 울려 내는 신비한 음향이 평생의 기억으로 자리잡았다. 피아노 작품이 대부분인 그의 곡들에서는 그래서 깊은 공명을 지닌 종소리들의 잔영이 숨어 있다. 감각적인 화성, 사티처럼 마디줄을 없애 버린 자유로움, 달콤한 멜로디들이 만들어 내는 시적 세계를 한번이라도 접한 사람은 빠져나오기 힘들다. 대표작은 ‘비밀스러운 인상’(1914), 1921년부터 시작하여 생의 마지막까지 만들어진 연작 ‘노래와 춤’ 시리즈 등이 있다. 사티의 음악과 가장 많이 흡사한 곡은 1959년부터 시작해 1967년 완성을 본 ‘침묵의 음악’ 시리즈일 것이다. 모두 네 권의 곡집 안에 28곡이 들어 있는 이 작품집에 대해 몸푸는 직접 이렇게 말했다. “이 음악은 공기나 빛이 없다. 약한 심장박동을 갖고 있으며, 우리의 의식 밖으로 나가려는 데에 관심이 없다. 대신 우리의 영혼 세계의 깊이를 차분히 파고들며, 그것이 주는 감성은 비밀스러운 것이기에 보다 따뜻한 느낌으로 개인에게 전달된다.” ‘절대 고요’ 의 모습으로 그가 전달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시끄러운 세상을 잠시 등지고 조용히 귀 기울이고 싶다.
  • 거침없던 포식자 아마존, ‘홀푸드 마켓’ 먹다가 체하나

    거침없던 포식자 아마존, ‘홀푸드 마켓’ 먹다가 체하나

    1994년 당시 청년 창업가 제프 베저스가 만든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의 성장세가 무섭다. 23년 동안 다양한 기업의 인수합병(M&A)과 정보기술(IT)의 결합으로 세계 최고의 온라인 유통 기업으로 변신했다. 1995년 고작 100만 달러(약 11억 2000만원)에 이르던 매출액은 2016년 1359억 달러(약 155조 7200억원)로 무려 13만 5000배 이상 커졌다. 짧은 기간에 놀라운 성장이다. 하지만 공룡기업 아마존에 시련이 밀려오고 있다. 문어발식 확장에 나선 아마존이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면서 슈퍼체인 홀푸드마켓 인수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소매시장 점유율 43%… “소비자 선택 제한” 아마존은 지난 6월 16일 미국의 유기농 슈퍼체인 홀푸드마켓을 137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아마존이 오프라인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아마존은 홀푸드 점포를 활용, 식품 분야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식품 분야는 아마존에 ‘넘사벽’이었다. 일반 소비자들은 일반 생활용품과 달리 고기와 채소 등은 직접 눈으로 보고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존은 오프라인 식품점과 온라인의 결합을 위해 홀푸드마켓을 선택했다. 아마존은 미국 42개 주뿐 아니라 캐나다와 영국까지 진출해 있는 460여개의 홀푸트 매장을 통해 에코 스피커와 파이어 TV, 전자책 킨들 등 인기 상품을 판매하며 인터넷이 아니라 우리 소비생활 깊숙이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독과점 논란이다. 아마존의 온라인 소매부문 시장 점유율은 43%에 이른다. 10대 온라인 소매업체 중 단연 선두이고, 나머지 2~10위 업체의 매출액을 전부 합쳐도 아마존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유통업계 절대 강자다. 아마존의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미 정부와 정치권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다. 미 민주당은 정부에 ‘아마존과 홀푸드마켓의 합병은 특히 다른 상점과 상품 구매 방법의 선택 여지가 없을 경우 소비자의 선택이 한정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는 합병으로 기업의 독점이 커지는 것과 소비자의 불이익이 생기는 것을 염려한 움직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캠페인 기간 중 아마존에 대해 “매우 큰 반독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었다. 또 노동자의 해고를 우려한 전미식품상업노동조합(UFCW)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신 IT를 접목한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에는 점원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UFCW는 지난달 17일 독과점 규제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아마존의 홀푸드마켓 인수를 자세히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뉴스부터 식료품까지… ‘아마존 생태계’ 등장 미국의 유통업계 전반이 무너지면서 ‘아마존’에 대한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미국의 대표 백화점인 시어스는 올해 말까지 260개 지점을 폐쇄할 계획이다. 100년 전통의 백화점 체인 JC 페니도 최근 138개 매장을 닫는 동시에 온라인 판매 강화 쪽으로 돌아섰다. 아동복 전문업체 짐보리는 결국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또 미국 내 300여개 소매업체들이 파산 직전에 몰려 있다. 경제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아마존이 진출하지 않은 사업을 찾는 게 힘들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면서 “앞으로 독점에 따른 심각한 폐해가 불거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아마존의 ‘독점’과 문어발식 ‘확장’을 을 빗댄 ‘아마존 생태계’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는 미국인의 소비생활이 ‘아마존’에서 시작, 아마존으로 끝나는 현상을 말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TV와 신문 등 언론뿐 아니라 식료품과 각종 생활용품, 보험과 금융 등 당신의 모든 소비행위가 하나의 회사에서 이뤄진다고 상상해 보라. 그 생태가 아마존의 위험성”이라고 지적했다. 아마존이 양질의 ‘서비스’와 착한 ‘가격’을 강조하며 ‘반독점’ 제재의 칼날을 피해 왔다고 소비자단체들은 지적한다. 실제 아마존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은 1% 미만으로 아주 적은 편이다. 광고와 인프라, 가격 할인 등으로 대부분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착한 기업과 반독점은 별개 문제라고 반독점 운동가인 리나 칸은 주장했다. 칸은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아마존은 ‘소비자 복지’를 명분으로 초고속 성장을 하면서 정부의 반독점 칼날을 피해 왔다”면서 “미국은 유구한 반독점의 전통을 갖고 있다. 이 정신을 되찾지 못한다면 아마존이 전례 없는 시장 지배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의 강한 반독점 움직임에 이달 안으로 마무리 지으려던 아마존의 홀푸트마켓 인수가 멈칫하고 있다. 아마존 관계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홀푸드마켓의 인수가 내년 5월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홀푸드마켓 인수뿐 아니라 아마존의 다음 ‘M&A’ 행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마존은 사무용 모바일 메신저 ‘슬랙’, 편의점 체인인 CVS와 월그린, 산업자재 유통업체인 HD서플라이, 자동차 부품체인 오토존 등을 인수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홀푸트마켓 인수 제동으로 다음 M&A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앞으로 아마존은 M&A로 몸집을 키우기보다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헬스케어 등 새 사업 모색… 기존 DB와 연결 관건 아마존은 이미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 부문’을 정조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CNBC는 아마존이 내부에서 ‘1492’로 불리는 연구팀을 가동, 헬스케어 부문에서 새로운 사업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 타깃은 전자진료기록 시스템과 원격 진료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해를 의미하는 1492팀은 기존 전자진료기록 시스템의 데이터 입출력 정보를 바탕으로 원격 진료 플랫폼 기반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료 분야와 전혀 관련이 없는 아마존이 원격진료와 관련해 어떤 플랫폼을 만들 것인지 회의적인 반응이 더 크다. 실리콘밸리의 한 IT 관계자는 “아마존이 기존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와 네트워킹을 어떻게 헬스케어 사업과 연계할지가 성패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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