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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스톱 막차 80% 손실? 레딧에선 ‘손실 포르노’ 스타!

    게임스톱 막차 80% 손실? 레딧에선 ‘손실 포르노’ 스타!

    WP, ‘밈’ 쫓아 투자·손실 인증샷 각광받는 레딧의 ‘투자 하위문화’ 소개지난해 12월 투자를 시작한 네덜란드의 19세 주식 초보 에반 우스테링은 지난달 온라인 게시판인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에서 벌어진 논쟁에 마음을 빼앗겼다. ‘공매도 세력을 벌하자’, ‘다윗 개미 대 골리앗 헤지펀드의 대결’ 구호에 고무된 우스테링은 지난달 8000유로(약 1070만원)를 게임스톱에 추가 투자했다. 부모님의 저축과 자신이 다니는 공립대 등록금을 위한 대출이 쌓여있던 통장을 깼다. 만일 지난주 게임스톱 주식을 처분했다면 우스테링은 미국 직장인의 평균 연봉만큼의 돈을 벌 수 있었겠지만, 그는 계속 보유했다. 그리고 게임스톱 주가가 고점에서 약 80%가 급락한 지금 우스테링은 9000달러(약 1030만원)의 손실이 표시된 자신의 온라인뱅킹 화면을 게시판에 인증했다. 그는 게임스톱을 들고 계속 버티는 ‘존버’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미국 개미들이 촉발시킨 게임스톱 주가 거품이 꺼진 3일 워싱턴포스트(WP)는 월스트리트베츠의 독특한 투자 하위문화를 진단했다. 특정 종목 투자를 ‘밈’(meme·인터넷 따라하기 놀이)으로 여겨 집단매수에 뛰어들고, 하락이 시작해도 숫자보다 게시판 분위기를 믿으며 보유하고, 실제 손실이 발생하면 급락 그래프나 손실이 난 계좌 인증샷을 올려 게시판 안에서 위안을 받는 문화다. 급락 그래프를 올린 개인은 자산상 엄청난 손실을 입지만, 동시에 ‘인기 게시물’을 올려 위안받는 식이다. 이 문화 속에선 주가 급락이 빠르게 진행돼 주식 매도를 원하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도 ‘다이아몬드 핸드’라는 신조어로 가볍게 취급된다. WP는 “레딧 게시판에서 모두가 반기는 일은 고위험·고수익 베팅”이라면서 레딧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허프만의 최근 뉴욕타임스(NYT) 팟캐스트 인터뷰를 소개했다. 허프만은 “월스트리트베츠 사용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보호가 필요하지 않다”면서 “게시판의 밈을 쫓다가 돈을 잃는 것은 그들이 공동체 의식과 재미를 위해 기꺼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딧 게시판이 언제나 한 마음으로 ‘돌격 앞으로’를 외치진 않는다. 지난 주말 게임스톱에서 벗어나 은(銀)으로 개미들의 투자처를 옮기자는 제안이 나왔을 때만 해도 여러 의견이 개진되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개미들의 (매수) 행동이 발생하고, 일련의 사태가 끝난 뒤 다시 손실 그래프를 인증하고 게시판 스타가 되는 일련의 일들이 벌어졌다고 WP는 전했다. 이같은 투자 하위문화에 대해 WP는 “월스트리트베츠는 ‘손실 포르노’에 특화된 게시판”이라고 명명했다. 문제는 이 하위문화 가담자들이 게임스톱 사태를 벌인 끝에 헤지펀드와 공매도의 취약성을 드러내는데 성공을 거뒀다는데 있다. 기존 투자상식에서 벗어난 레딧 개미들의 다음 행보가 어느 곳을 향할지, 이들이 일으킨 증시의 균열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는 레딧 개미들도 모르지만 다음 행동의 동력은 100% 충전되어 있는 상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코로나 양극화·미래 모습’ 잘 전달… 생활경제 기사 부족 아쉬워

    ‘코로나 양극화·미래 모습’ 잘 전달… 생활경제 기사 부족 아쉬워

    서울신문은 26일 제135차 독자권익위원회를 열고 1월 주요 현안에 대한 서울신문 보도를 평가했다. 코로나19로 회의는 서면으로 진행됐으며, 이동규(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위원장을 비롯해 유승혁(경희대 언론정보학과 학생),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 정성은(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박경미(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 이번 달은 코로나19 1년을 거치며 달라진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다양한 신년 기획과 함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지방선거를 앞둔 분석 기사 등 읽을거리가 풍부했다는 평이 많았다. 코로나19로 심화된 양극화부터 미래의 모습까지 심도 있게 정리했으나 생활경제와 관련한 기사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숙현 신년 인터뷰 ‘미국의 인공지능학자 제리 캐플런에게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듣는다’ 기사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미래의 모습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기사였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관련 기사도 다면에 걸쳐 심도 있게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의 대북 정책일 것이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 안보·국방 보좌관들의 대북 인식이나 향후 대북 정책의 향배를 살피고 한국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짚어 보는 기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1월에도 글로벌 인사이트는 빛났다. 미 헌정 사상 초유의 의회 난입 사건에 대해 잘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4년 동안 민주당과 주류 언론들의 안이한 대응 등 문제점을 잘 짚었다. ‘중국 내 조선족 학교 80% 사라졌다’ 기사는 중국 동북 3성 조선족 학교의 축소 상황을 전달하면서 동북 3성 지역의 인구 이동에 따른 감소 현실을 잘 보여 줬다. 독창성이 돋보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각국의 움직임도 많이 기사화했으면 한다. 박경미 1월 4회에 걸친 ‘무당층이 움직인다’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선거를 전망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기획이다. 무엇보다 무당층의 특성에 포커스를 두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의 이념과 정책이 싫다고 한 무당층의 응답 비율이 33.0%라는 조사 결과는 유권자만이 아니라 정당과 후보자들에게도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무당층이 선거 정국을 흔들었던 사례와 이유에 좀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당과 후보들이 기존 정당에 신물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던지는 메시지를 간과하다가 포퓰리즘 정당이나 새로운 정당에 패배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덧붙였으면 좋았겠다. ‘역병 1년, 자영업을 할퀴다’ 기사는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내용상으로나 시각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소상공인이 많이 포진한 이대 앞 상점에서 매출이 92% 감소하고 압구정 상점은 1400% 매출 증가라는 대조적 수치의 시각화나 매출액 변화 그래프는 그 차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 줘 코로나로 인한 양극화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미 민주주의 짓밟힌 날, 바이든 당선 확정’ 기사는 내용을 왜곡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 바이든 당선이 확정된 날 미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를 다룬 기사였으나 마치 미국의 민주주의가 짓밟힌 날이 곧 바이든 당선을 확정한 날이라는 내용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사의 취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유승혁 이번 달 경제면에서 일반 시민이 공감할 만한 기사가 있었는지 의심된다.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는 코스피와 주식 기사는 많이 접했지만 몇조원 단위의 거대한 경제 내용만 설명해 기사가 두드러지지 못했다. 시민들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생활 기사가 나오면 좋겠다. 주식이 열풍인 만큼 주린이(주식+어린이)를 위한 경제 및 주식 기사도 나왔으면 한다. 거대한 기업의 관점에서 경제 상황만 보도할 게 아니라 실생활의 작은 부분에서 경제와 주식 문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접하기를 원한다. 홀트아동복지회 보도는 아동복지 시스템의 민낯을 잘 보여 줬다.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감정적 여론에 치우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보도가 돋보였다. 문제의 본질은 입양이 아닌 아동학대라는 것을 알려 주는 기사와 실제 현장에서 인력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는 기사다. 이 기사를 읽기 전 나조차도 입양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있었다. 독자에게 사건의 본질을 잘 알려 줬다고 생각한다. 또 각 지면마다 이해를 돕는 시리즈가 있어 읽기 편했다. 정치·정책면 관가인사이드·블로그 형식과 채움에서 종합적으로 설명해 줬다. 이동규 전문가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ESG의 규범화와 제도화가 좀더 진행되면 한국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ESG 충격’을 피하려면 발 빠르게 경영 시스템 전반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SG 경영은 기업의 생존 및 지속가능 경영, 그리고 기업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이며,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모든 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하므로 세계적인 동향, 모범 사례들도 소개했으면 한다. 1월 경제 관련 기사 중에는 최근 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자산시장의 동향에 관한 큰 보도들이 많았다. 위험자산 투자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도 있었으며, 13일에는 ‘빚투 우려되는 증시, 개인투자자 리스크 관리 철저해야’ 제목의 사설을 통해 투자자 자신의 주의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시장전문가, 교수, 한은, 정책 당국자들의 분석 및 의견과 함께 심리학 전문가의 조언까지 폭넓게 다뤘다. 최근 영끌·빚투라는 신조어까지 나온 상태로, 스팸으로 신고된 유형을 보면 ‘불법게임·도박’이 2017~2019년 3년간 연간 최다 스팸신고 유형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1위 대출 권유, 2위 주식·투자가 차지했다.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이제 일반 국민의 생활과도 직결된 중요한 관심사다.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장 동향, 정책 당국의 대책이나 동향, 전문가 의견 등을 적시에 정확하게 전달해 주었으면 한다. 정성은 코로나 시기 장례 문제와 유족의 고통을 다룬 ‘얼굴 한번 못 보고’ 기사는 언론이 꼭 주목하고 대변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다룬 점에서 의미가 컸다. 실제로 고통을 당한 유족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강추위 속 옥외 노동자의 고통을 다룬 ‘생계 잃을라 냉동고 추위와 사투, 휴식도 힘든 옥외 노동자’ 기사는 강추위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직업군의 삶에 주목해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에서 의미가 컸다. 사무 방한 용품이 연간 2만원만 지급된다는 사실을 지적했는데 충격적이었다. ‘코로나 방역의 공과 과를 논하다’ 기사는 정부 방역의 공과 과, 3차 방역에서의 문제점 등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나 대화가 아니라 단답식 인터뷰로 진행된 점은 아쉬웠다. ‘무당층이 움직인다’ 기획 기사는 전체의 17%가 무당층이고 이들 중 33%가 이념 정책에 불만이 있다는데 17%가 왜 ‘거대’ 무당층인지가 잘 설명되지 않았다. 그리고 무당층이 어디에서 연유했는지에 대한 조사도 없었다. 무당층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려면 정교한 패널 여론조사를 기획해 심층 조사를 하고 이를 근거로 주장을 제시해야 한다. ‘67년째 법조문에만 존재하는 휴가’는 법조문에는 있지만 사실상 3%만이 생리휴가를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도 적실했고 문제점도 잘 지적했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사회적 담론이 형성돼 현실적인 변화를 경험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박원순 피소 유출한 남인순 의원 사퇴하라”

    “박원순 피소 유출한 남인순 의원 사퇴하라”

    김영순·임순영과 함께 누설한 책임 촉구“세 사람은 여성·인권 대표할 자격 없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씨가 박 전 시장 측에게 피소 정황을 유출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성추행 의혹을 박 전 시장에게 미리 알린 김영순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임순영 전 서울시 젠더특보에게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피해자 A씨는 18일 공동 변호인단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남인순, 김영순, 임순영 세 사람은 적극적으로 가해자를 보호함으로써 2차 가해 속에 저를 방치했다”며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신조어를 만들어 제 명예를 훼손한 남 의원은 사실을 은폐한 잘못을 인정하고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강조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달 30일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을 ‘미투 사건’으로 고소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김 전 대표, 남 의원, 임 전 특보를 차례로 거쳐 박 전 시장에게 전해졌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남 의원은 침묵을 깨고 지난 5일 “피소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박 전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데 무슨 일이냐고 물어본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A씨는 “남 의원이 피소 사실과 피소 예정 사실이 다르다는 프레임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은데 후자가 더 끔찍하고 잔인하다”면서 “피해자가 10시간 (경찰) 조사를 받는 중에 피의자는 대책 회의를 통해 모든 상황을 논의하고 하루가 지나지 않아 시신으로 발견됐다. 잘못된 행위에 대해 사과받고 상대를 용서할 기회를 세 사람이 박탈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가족들도 정치권과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의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다며 남 의원 등에게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A씨의 어머니는 “책임지고 피해자를 지켜 줘야 할 당사자들과 서울시 고위직들은 여전히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아버지는 “여성인권 운동을 했던 남 의원 등 3명은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해야 한다”면서 “특히 여성단체에서 일한 경력으로 3선 국회의원이 된 남 의원은 즉시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A씨의 동생은 “누나가 바라는 것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관련 2차 가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박원순 사건 피해자 “남인순, 잘못 책임지고 의원직 내려놓길”

    박원순 사건 피해자 “남인순, 잘못 책임지고 의원직 내려놓길”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지원단체 및 공동변호인단은 18일 피해자와 피해자의 동생, 아버지, 어머니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2차 가해 중단과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책임있는 사과를 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공개한 입장문에서 피해자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그날의 잘못’에 책임지는 행동을 촉구한다”면서 “남인순 (의원),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세 사람에 의해 7월의 참담함이 발생했고 오늘까지 괴로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지는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부지검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의 고소 의사가 김 대표→남 의원→임 특보를 거쳐 박 전 시장에게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세 분의 잘못된 행동의 피해자는 저 뿐만이 아니다”라면서 “여성운동과 인권운동에 헌신한 사람들에게 충격이었고, 의지할 곳 없이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았던 저와 같이 연약한 피해자들에게 두려움과 공포가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남 의원에게 “피소 예정 사실의 누설이 더 끔찍하고 잔인하다. 피해호소인이라는 말도 안되는 신조어로 제 명예를 훼손하고 2차 가해가 벌어지는 환경을 조성했다”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여성과 인권의 대표성을 지닌 자리인 의원직을 내려놓으라”고 촉구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도 입장문을 내고 “김 대표와 남 의원, 임 특보가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 사실을 알고 전 시장에게 전달했음에도 입을 다물어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과 절망 속에 시간을 죽인다”면서 “그들은 가해자의 죄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피해 호소인인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내고 장례를 서울시장으로 대대적으로 치르며 오히려 피해자를 향해 사자 명예훼손으로 고발한다고까지 했다”고 정면 비판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서울시 고위직은 여전히 사실을 은폐하고 서울시 소유의 가해자 핸드폰을 가족에게 이관했다는 사실을 듣고 비통함을 느꼈다”면서 “임 특보의 면직 기사는 가슴을 찌르는 비수”라고 했다. 피해자 아버지도 “김 대표에 의해 피소사실이 남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것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면서 “지금이라도 세 사람은 합동 기자회견으로 피해자와 가족,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여성운동을 해서 3선 국회의원을 한 남 의원은 국민에 대한 기망을 멈추고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피해자 동생도 입장문에서 “민경국 전 인사기획비서관은 누나의 편지를 공개했고 오성규 전 비서실장은 경찰 수사 발표가 있던 날 기다렸다는 듯 거짓고소임이 밝혀졌다며 누나에게 경고했다”면서 “정치에 뜻이 있거나 영향력 있는 분들이 누나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부정하는 말을 할 때마다 누나와 가족들이 흘린 피눈물은 바다를 이룰 지경”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 수사로 박 전 시장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문자를 했다’는 것이 밝혀졌고, 4월 성폭력 사건 재판에서도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누나가 심리적 고통을 받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간접적 판단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누나가 바라는 것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2차 가해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라며 “검찰과 법원, 인권위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송파, 신중년 인생 2막 돕기 팔 걷었다

    송파, 신중년 인생 2막 돕기 팔 걷었다

    일자리 창출을 민선7기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서울 송파구가 세대별 맞춤형 일자리 정책의 일환으로 신중년(자기 자신을 가꾸고 행복을 추구하는 50~70대를 의미하는 신조어)을 위한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송파구는 신중년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운영 예정인 ‘서울을 이끄는 50+ 희망일자리 컨설턴트’ 전문 인력을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희망일자리 컨설턴트는 전문 경력과 자격을 바탕으로 재취업 컨설팅 및 알선, 구인구직 발굴, 찾아가는 일자리상담창구 운영 등을 담당한다. 만 50세 이상 70세 미만 미취업자 중 직업상담사 자격증이 있으면 컨설턴트로 참여할 수 있다. 활동기간은 다음달부터 12월까지이며 근무시간은 주 40시간, 월 급여는 약 220만원이다. 참여 희망자는 14일까지 구 일자리정책담당관으로 방문하거나 이메일, 우편으로 신청하면 별도 심사를 거쳐 6명을 선정한다. 선정된 컨설턴트는 구청 앞에 위치한 송파일자리통합지원센터 1층에서 상담을 제공한다. 일자리를 찾는 주민은 누구나 사전 신청 없이 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이 밖에도 구는 올해 신중년 참여 사회공헌사업인 ‘서울을 이끄는 50+ 말벗 활동단’도 추진한다. 본격적인 초고령사회를 맞아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노인을 대상으로 말벗 등 정서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달 중 운영기관을 선정하고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송파구의 신중년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8만 5800여명으로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약 37%를 차지한다. 전년 대비 약 1270명 늘어나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신중년은 정책지원 대상이자 동시에 사회적 기여가 가능한 인적 자원인 만큼, 맞춤형 일자리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희망일자리컨설턴트를 시작으로 일자리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해 신중년이 삶에 도전과 희망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文정부, 인간 존중·윤리 이해 부족…秋·尹 갈등으로 시간 낭비”

    “文정부, 인간 존중·윤리 이해 부족…秋·尹 갈등으로 시간 낭비”

    교수신문은 지난해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문으로 옮긴 신조어다. 검찰개혁과 부동산 정책부터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접종에 이르기까지 주요 현안을 두고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또는 지지하는 진영의 논리만 ‘옳다’며 다른 진영의 사람들과 대립했다. 그 가운데 두 진영이 관심 두지 않은 현안들은 정책 과제에서 배제됐고 사회적 약자들은 소외됐다.‘지식인들의 사상가’라는 평가를 받는 김우창(84)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국 정치가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정하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공정은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인간 존중, 윤리와 맞닿아 있다. 결국 한국 정치의 문제, 문재인 정부의 실책은 정치에 대한 윤리적 이해가 부족한 데서 비롯됐다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서울신문은 새해를 맞아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사무실에서 김 교수를 만나 한국 정치를 진단하고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탐색했다.-‘아시타비’가 한국 사회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나. “누구나 자기 말은 옳고 남의 말은 그르다는 의견은 얘기할 수 있다. 문제는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게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느냐다. ‘아시타비’는 우리가 정책 등을 토의할 때 옳고 그름의 공통된 기준 없이 자기가 속한 패거리(진영)의 논리에 따라 결정하는 현상을 표현한 것 같다. 흔히 문재인 정부가 신념과 이데올로기에 따라 정책을 결정한다고 하는 데 그 신념과 이데올로기조차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모르겠다.” -문재인 정부는 진보적 가치를 표방한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평등이 강조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회적 평등을 위해 어떻게 사회를 바로잡을 것인가에 대한 구상은 알기 어렵다. 평등하게 사회를 바로잡는다고 할 때 두 가지 동기가 작용한다. 부자 등 기득권층에 대한 증오가 하나고, 모든 사람이 적절하게 인간적인 수준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인간 존중, 즉 윤리가 하나다. 문재인 정부가 증오에 기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적 가치에 대한 윤리적 이해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은 맞다. 평등 등의 사회적 가치는 인간 정신과 삶의 존중, 생명체에 대한 존중이라는 윤리에 기초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한 정책을 봐서는 인간 존중에 대한 깊은 고려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인간 존중, 윤리에 대한 깊은 고려가 없다고 판단한 이유는. “가령 지난 몇 개월 동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인간의 삶에 직결된 정책을 추진할 시간을 낭비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이를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 시간에 사회를 바로잡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깊이 고민했어야 했다. 아울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도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의 문제, 법의 문제로만 바라보려 했지 윤리의 문제, 정치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이 법적으로 잘못했느냐를 따지기 이전에 윤리적으로 옳은지를 판단했어야 한다. 윤리적으로 옳지 않더라도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정치의 문제도 간과했다. 고위 공직자를 법의 기준으로만 판단할 수 있겠나.” -왜 윤리와 정치보다 법의 문제를 강조했을까. “함부로 말하긴 어렵지만 정치권에 법률가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본다. 법의 세계는 보통 사람이 사는 세계의 전부가 아니다. 보통 사람이 더러 법에 걸릴 수 있겠지만 대개 법과 관계없다고 인식하며 산다. 법은 극단적인 사태에만 개입하는 것이다. 물론 법을 잘 지켜야 보통 사람의 영역도 유지가 된다. 하지만 법으로 다 해결할 수는 없다. 국가나 사회에는 법의 세계, 윤리의 세계, 정치의 세계가 있는데 그중 극단적인 일부인 법의 세계만 강조하거나 이를 다른 세계에 무리하게 대입해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다른 정책을 희생하면서 국가의 총력을 들여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것을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아시타비’ 논란을 야기했다. 다주택 보유를 어렵게 하는 부동산 정책을 추진했으나, 상당수 고위급 인사들은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건 모든 보통 사람의 관심이고 특히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목적으로 삼을 만하다. 문제는 집값이 오르는 근본 원인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왜 집을 무리하게 사려 할까. 미래를 보장할 수 없고 사회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한국 자본주의가 카지노 자본주의, 즉 도박성을 강하게 띠고 있다는 점도 작용할 것이다. 대박을 노리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카지노 자본주의의 일면 아니겠나. 또 미국에선 19세기 말 경제적 호황기를 ‘도금 시대’라고 불렀는데, 과시 소비가 만연했었다. 모든 사람이 집값이 더 높은 집과 동네에 살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금박 시대인 것 같다. 이러한 심리를 고려하고 시장 원리를 참고하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는 정책을 추진해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 그 원인을 고찰해야 하는 데 어떤 집념에 사로잡힌 것 같다.” -검찰개혁, 부동산 정책뿐만 아니라 코로나 방역·백신에 이르기까지 여야 모두 진영 논리에 따라 대립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이유는 무엇인지. “공정하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공정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사실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에 입각해 많은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혜택이 갈 수 있는가, 손해가 난다면 손해가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는가를 고려하는 것이 공정이다. 아울러 공정은 옳은 것, 즉 진리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진리는 사실적 관점과 사회정의적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 사실적 관점에선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진리다. 사회정의적 관점에선 모든 사람이 자원을 적절한 수준에서 배분받아 인간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옳은 것, 즉 진리라고 할 수 있다. 정책을 추진할 때 사실적 진리와 함께 사회정의적 관점에서의 진리를 고려하고, 정책의 결과가 나왔을 때 이러한 진리를 기준으로 끊임없이 수정해야 한다.” -코로나 시대에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정부는 방역을 위해 개인과 사회를 통제하면서 국가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민주주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 시대에 국가 권력이 강화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국가 권력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개인적인 윤리 감각이다. 모든 사람이 윤리 감각이 있다면 국가 권력이 필요하겠나. 다만 대규모 사회가 국가 권력이 없이 제대로 운영될 수는 없다. 결국 개인도 윤리 감각을 가져야 하고 국가 권력도 윤리 감각을 가져야 한다. 국가 권력이 강화되면 민주주의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개인도 국가 권력도 자아 비판을 해야 한다. 사회 전체에 이성적 비판의 전통이 확립된다면 개인과 국가 권력이 자연스레 자아 비판을 하게 될 것이고, 국가 권력 강화에 따른 문제가 커지면 비판자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임기 1년여를 남긴 문재인 정부에게 제언을 한다면. “작은 정책 몇 개를 가지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 건 곤란하다. 사회 전체를 생각하고 그 안에서 작은 정책을 시행하되, 안 되면 다른 걸로 바꿀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진보 정부로서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데, 이 가치들이 굉장히 구체적인 생활 세계에서 실현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책 하나만 가지고 해결할 수 없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우창 “文정부, 윤리에 대한 깊은 이해 없어… 추·윤 갈등으로 시간 낭비”

    김우창 “文정부, 윤리에 대한 깊은 이해 없어… 추·윤 갈등으로 시간 낭비”

    교수신문은 지난해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문으로 옮긴 신조어다. 검찰개혁과 부동산 정책부터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접종에 이르기까지 주요 현안을 두고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또는 지지하는 진영의 논리만 ‘옳다’며 다른 진영의 사람들과 대립했다. 그 가운데 두 진영이 관심 두지 않은 현안들은 정책 과제에서 배제됐고 사회적 약자들은 소외됐다. ‘지식인들의 사상가’라는 평가를 받는 김우창(84)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국 정치가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정하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공정은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인간 존중, 윤리와 맞닿아 있다. 결국 한국 정치의 문제, 문재인 정부의 실책은 정치에 대한 윤리적 이해가 부족한 데서 비롯됐다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서울신문은 새해를 맞아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사무실에서 김 교수를 만나 한국 정치를 진단하고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탐색했다. -‘아시타비’가 한국 사회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나. “누구나 자기 말은 옳고 남의 말은 그르다는 의견은 얘기할 수 있다. 문제는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게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느냐다. ‘아시타비’는 우리가 정책 등을 토의할 때 옳고 그름의 공통된 기준 없이 자기가 속한 패거리(진영)의 논리에 따라 결정하는 현상을 표현한 것 같다. 흔히 문재인 정부가 신념과 이데올로기에 따라 정책을 결정한다고 하는 데 그 신념과 이데올로기조차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모르겠다.” -문재인 정부는 진보적 가치를 표방한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평등이 강조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회적 평등을 위해 어떻게 사회를 바로잡을 것인가에 대한 구상은 알기 어렵다. 평등하게 사회를 바로잡는다고 할 때 두 가지 동기가 작용한다. 부자 등 기득권층에 대한 증오가 하나고, 모든 사람이 적절하게 인간적인 수준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인간 존중, 즉 윤리가 하나다. 문재인 정부가 증오에 기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적 가치에 대한 윤리적 이해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은 맞다. 평등 등의 사회적 가치는 인간 정신과 삶의 존중, 생명체에 대한 존중이라는 윤리에 기초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한 정책을 봐서는 인간 존중에 대한 깊은 고려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인간 존중, 윤리에 대한 깊은 고려가 없다고 판단한 이유는. “가령 지난 몇 개월 동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인간의 삶에 직결된 정책을 추진할 시간을 낭비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이를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 시간에 사회를 바로잡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깊이 고민했어야 했다. 아울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도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의 문제, 법의 문제로만 바라보려 했지 윤리의 문제, 정치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이 법적으로 잘못했느냐를 따지기 이전에 윤리적으로 옳은지를 판단했어야 한다. 윤리적으로 옳지 않더라도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정치의 문제도 간과했다. 고위 공직자를 법의 기준으로만 판단할 수 있겠나.” -왜 윤리와 정치보다 법의 문제를 강조했을까. “함부로 말하긴 어렵지만 정치권에 법률가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본다. 법의 세계는 보통 사람이 사는 세계의 전부가 아니다. 보통 사람이 더러 법에 걸릴 수 있겠지만 대개 법과 관계없다고 인식하며 산다. 법은 극단적인 사태에만 개입하는 것이다. 물론 법을 잘 지켜야 보통 사람의 영역도 유지가 된다. 하지만 법으로 다 해결할 수는 없다. 국가나 사회에는 법의 세계, 윤리의 세계, 정치의 세계가 있는데 그중 극단적인 일부인 법의 세계만 강조하거나 이를 다른 세계에 무리하게 대입해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다른 정책을 희생하면서 국가의 총력을 들여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것을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아시타비’ 논란을 야기했다. 다주택 보유를 어렵게 하는 부동산 정책을 추진했으나, 상당수 고위급 인사들은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건 모든 보통 사람의 관심이고 특히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목적으로 삼을 만하다. 문제는 집값이 오르는 근본 원인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왜 집을 무리하게 사려 할까. 미래를 보장할 수 없고 사회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한국 자본주의가 카지노 자본주의, 즉 도박성을 강하게 띠고 있다는 점도 작용할 것이다. 대박을 노리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카지노 자본주의의 일면 아니겠나. 또 미국에선 19세기 말 경제적 호황기를 ‘도금 시대’라고 불렀는데, 과시 소비가 만연했었다. 모든 사람이 집값이 더 높은 집과 동네에 살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금박 시대인 것 같다. 이러한 심리를 고려하고 시장 원리를 참고하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는 정책을 추진해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 그 원인을 고찰해야 하는 데 어떤 집념에 사로잡힌 것 같다.” -검찰개혁, 부동산 정책뿐만 아니라 코로나 방역·백신에 이르기까지 여야 모두 진영 논리에 따라 대립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이유는 무엇인지. “공정하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공정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사실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에 입각해 많은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혜택이 갈 수 있는가, 손해가 난다면 손해가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는가를 고려하는 것이 공정이다. 아울러 공정은 옳은 것, 즉 진리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진리는 사실적 관점과 사회정의적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 사실적 관점에선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진리다. 사회정의적 관점에선 모든 사람이 자원을 적절한 수준에서 배분받아 인간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옳은 것, 즉 진리라고 할 수 있다. 정책을 추진할 때 사실적 진리와 함께 사회정의적 관점에서의 진리를 고려하고, 정책의 결과가 나왔을 때 이러한 진리를 기준으로 끊임없이 수정해야 한다.” -코로나 시대에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정부는 방역을 위해 개인과 사회를 통제하면서 국가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민주주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 시대에 국가 권력이 강화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다. 국가 권력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개인적인 윤리 감각이다. 모든 사람이 윤리 감각이 있다면 국가 권력이 필요하겠나. 다만 대규모 사회가 국가 권력이 없이 제대로 운영될 수는 없다. 결국 개인도 윤리 감각을 가져야 하고 국가 권력도 윤리 감각을 가져야 한다. 국가 권력이 강화되면 민주주의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개인도 국가 권력도 자아 비판을 해야 한다. 사회 전체에 이성적 비판의 전통이 확립된다면 개인과 국가 권력이 자연스레 자아 비판을 하게 될 것이고, 국가 권력 강화에 따른 문제가 커지면 비판자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임기 1년여를 남긴 문재인 정부에게 제언을 한다면. “작은 정책 몇 개를 가지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 건 곤란하다. 사회 전체를 생각하고 그 안에서 작은 정책을 시행하되, 안 되면 다른 걸로 바꿀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진보 정부로서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데, 이 가치들이 굉장히 구체적인 생활 세계에서 실현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책 하나만 가지고 해결할 수 없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정인아미안해’ 무늬만 추모… 슬픔을 팔지마세요 [김유민의 돋보기]

    ‘정인아미안해’ 무늬만 추모… 슬픔을 팔지마세요 [김유민의 돋보기]

    무늬만 추모였다. 각종 물건을 만들어 판 뒤 사과문마저 방문자 유입을 위한 해시태그로 도배한 이들에게 ‘정인아미안해’는 돈벌이 수단에 불과했다. 6일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진 ‘정인아미안해’ 굿즈 판매자의 변명은 구차했다. 수익금 용도를 묻자 “안 팔릴걸요. 팔리면 기부할게요”라고 황당한 답변을 내놓더니 비난이 쇄도하자 “그냥 단순하게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하는 목적에서 제품을 제작한 것인데 많은 분들의 질타로 생각이 짧았음을 알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정인이를 이용해 물건을 만들어놓고 수익금의 용도는 정하지도, 알리지도 않은 것은 알리고자 하는 목적이 아닌, 팔고자 하는 목적에 가까워보였다. 팔이피플(소셜미디어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이 슬픔만저 판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판매자는 반성하고 있다는 사과문마저 수십 개의 해시태그를 첨부했고 현재는 운영이 중지되었다는 문구와 함께 판매를 중지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에는 ‘정인아미안해’ 해시태그(#)를 넣고 탕수육이 맛있다고 홍보하거나 술집과 음식점 방문을 홍보하는 글도 있었다. 입양된지 271일, 세 번의 아동학대 신고에도 양부모의 학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정인이 사건에 전국민이 슬퍼하고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분위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 과거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정인이의 장지… 한파 속 눈물로 추모 반면 한파 속에 정인이가 안치된 곳을 찾아 추모하는 사람들의 행렬은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16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어린이 전문 화초장지인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됐다. 방명록에는 “정인아 사랑한다. 다음 생에 내가 꼭 부모가 되어줄게”, “더 나은 세상에서 만나자. 미안하다 아가야. 아동학대를 이 세상에서 반드시 몰아낼게”라는 글들이 남겨졌다. 정인이를 위한 간식, 신발, 옷, 필기구, 그림도구, 인형, 꽃들이 가득 쌓였다. 추모객들은 ‘미안하다’며 이 사회의 성인으로서 지켜주지 못한 슬픔에 고개를 떨궜다. 정인양의 장지에서는 하이든의 ‘The Seven Last Words of Christ’가 애절하게 울려퍼지고 있다. “우리가 바꿀게”라는 약속은 사회로 번져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정부는 입양 전 예비 양부모 검증을 강화하고, 입양 가정에서 아동학대 발생 시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입양기관이 입양 가정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등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 역시 아동학대 대응 방식도 개선, 우선 2회 이상 반복 신고된 아동 학대 사건에 대해선 반기별로 1회 이상 경찰 자체적으로 사후 점검을 정례화할 방침이다. 법원에는 가해자인 양부모 엄벌을 요청하는 수 백건의 진정서 및 탄원서가 접수됐다. 시민들은 온라인에서 진정서 작성법을 공유하며 양부모의 1차 공판기일인 13일 전까지 재판부에 진정서를 보낼 것을 독려하고 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코로나가 바꾼 대학 풍경

    [홍태경의 지구 이야기] 코로나가 바꾼 대학 풍경

    코로나19로 점철된 2020년이 지나갔다. ‘언택트’라는 한국식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대면 활동도 크게 위축됐다. 일상적인 모든 일이 코로나19로 바뀌었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학생들의 활기차고 생기 있는 웃음이 가득하던 교정엔 적막감이 드리운 지 오래다. 그 빈자리는 음식 배달 라이더들로 채워졌다. 학생들 간 교우, 선후배 관계도 멈추고, 신입생들은 서로 얼굴도 모른 채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었다. 신입생이면 누리던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 채 1년이 가버렸다. 2021년 신입생이 입학하면 1, 2학년생 모두 대학 생활이 낯선 새내기들인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대학의 가장 큰 고민은 양질의 교육 방식 찾기다. 대면 수업에서 벗어나 효과적인 비대면 교육 방식을 찾기 위한 고민이 계속됐다. 코로나19 이후 학생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은 전면 대면 수업보다 ‘대면+비대면 혼용’ 방식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면 수업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전면 비대면 수업의 경우는 수업의 질 하락을 우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공학 분야 많은 과목들이 실험, 실습을 동반하고 있어서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비대면 수업에 많은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광물의 현미경 관찰, 화학실험 등 직접 체득이 필요한 것들이다. 이에 따라 소규모 인원으로 실험조를 구성하고 실험 시간을 분산해 부족한 실험과 실습 교육을 하는 묘책이 동원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상향되면서 불가능해졌다.비대면 교육의 어려움은 학생들에게만 있지 않다. 한 학기 동안 학생 지도를 하더라도 지도하는 학생의 얼굴을 모르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또 수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질문을 자주 하거나 퀴즈를 푸는 방법이 동원되기도 하지만, 개별 학생의 수업 환경에 따라 곤란한 상황도 발생한다. 중간ㆍ기말고사 같은 필요한 평가도 어려운 일이다. 코로나19로 학문 교류 방식도 바뀌고 있다. 한 장소에 모여 대면으로 이뤄지던 학술대회 대신 온라인 학술발표와 토론으로 대체됐다. 중요한 의사결정 회의도 온라인 회의로 바뀐 지 오래다. 코로나19로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에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주고, 다양한 가능성을 깨닫게 하는 계기도 되고 있다. 특히 대학 교육 방식의 다변화 가능성 확인은 주목할 만하다. 비대면 교육을 통해 교수자와 학습자 간 지리적 거리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공통 기초 교육을 위해 많은 인력과 재원이 대학마다 필요했다. 기초 교육에 필요한 특정 학문 전공 교수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공통 전문교육자를 대학들이 공동 활용하고, 여기서 남는 재원을 신산업이나 혁신 분야 우수 연구자를 충원하거나 대학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반 시설 확충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뿐 아니다. 온라인 수업 방식 활용으로 실습의 효율성이 높아진 사례도 있다. 컴퓨터 코딩이나 시뮬레이션 실습은 교수자가 개별 학습자의 실습 화면 공유로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다. 또한 대면 회의를 위해 불가피하게 필요했던 이동 시간을 줄여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게 됐다. 바야흐로 대학의 무한 경쟁 시대다. 코로나19는 대학에 많은 도전 과제를 주는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여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암울한 현재의 상황 극복을 넘어 코로나19를 미래 도약의 디딤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요즘이다.
  • 물걸레질 힘 있게, 물티슈로 싹싹… 너 청소기 맞니?

    물걸레질 힘 있게, 물티슈로 싹싹… 너 청소기 맞니?

    작년 4분기 매출액 전년보다 535%↑코로나 집콕시대 집안의 도우미 인기 LG전자 ‘코드제로 M9 씽큐’ 대표적물걸레 2개 회전 바닥 청소하며 이동AI 딥러닝 기술로 집구조 파악해 실행 삼성도 AI·IOT 적용 청소기 출시할 듯파나소닉 ‘물티슈’ 간편… 규격 맞아야물걸레 기능을 갖춘 로봇청소기라 해서 솔깃해 구매했던 소비자들 가운데 불만족스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걸레를 질질 끌고 다니는 데 그치거나 닦은 데 또 닦고 안 닦은 덴 안 닦는 수준인 로봇청소기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최근 잇따라 시장에 출시되는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들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청소기 본체의 하중을 이용해 손걸레질로 밀어 내는 것처럼 힘 있게 닦아 내거나 공간을 똑똑하게 식별하며 청결한 집안 환경을 유지해 준다는 설명이다. 이에 최근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판매한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35%나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번거로운 집안 일을 도와주는 물걸레 로봇청소기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가성비 좋은 모델, 신제품 출시가 지난해부터 이어지면서 ‘편리미엄’(편리함과 프리미엄을 합친 신조어)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구매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지난해 8월 내놓은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M9 씽큐’가 대표적이다. 기존 로봇청소기와 달리 주행용 바퀴가 없는 이 청소기는 2개의 물걸레가 회전하면서 바닥을 청소하는 동시에 이동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물통에 물이 가득 찼을 때 로봇 청소기 무게가 2.3㎏인데 2㎏의 묵직한 하중이 물걸레에 실려 바닥을 힘 있게 눌러 주며 닦아 낸다. 또 70만장의 사물 이미지를 사전에 학습하는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로 집 구소를 스스로 파악해 빈틈없이 청소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거실, 주방, 침실 등을 구분해 청소를 원하는 공간과 원하지 않는 공간을 따로 설정할 수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로봇청소기 시장이 커지며 소비자들의 욕구도 구체적으로 바뀌고 있다. 로봇청소기의 물걸레 기능 강화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았는데 이를 충족시켜 주는 프리미엄 제품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도 한층 강화된 AI, 사물인터넷(loT) 기술 등을 적용한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를 처음 내놓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 사장은 이미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로봇 청소기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고 굉장히 좋은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그 청소기가 나오면 우리의 청소 문화가 많이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파나소닉이 지난 10월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는 규격(30cmX20cm)만 맞으면 물티슈로 간편하게 닦고 버릴 수 있게 만들어 일일이 걸레 빨기를 귀찮아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했다. 물티슈를 바닥에 깔고 ‘물티슈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청소기 하단 걸레봉에 감기고 청소를 시작한다. 걸레면은 자동으로 회전한다. 다만 물티슈 크기나 두께가 맞지 않으면 청소 효과, 사용감, 소음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제품의 높이는 8㎝로 시중에 나온 로봇청소기들의 높이(9~10㎝가량)보다 낮아 소파나 침대, 책장 밑 등을 손쉽게 닦아 낼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로봇청소기를 차세대 ‘필수가전’의 반열에 오를 유력한 후보로 주목하고 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2018년 20만대에서 2019년 25만대, 지난해 30만대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젠 걱정마소… 새해엔 믿고 살아도 좋소

    이젠 걱정마소… 새해엔 믿고 살아도 좋소

    2021년 신축년(辛丑年)은 소띠 중에서도 흰 소띠 해다. 십간 중 여덟 번째인 신(辛)이 오방색으로는 흰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십이지의 두 번째 동물인 소(丑)는 힘이 세나 사납지 않고, 행동은 느리나 끈기와 성실함으로 힘든 일을 묵묵히 해내는 듬직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농경문화에서 최고의 노동력과 재산가치를 인정받으며 가족의 일원을 뜻하는 ‘생구’(生口)로 불릴 만큼 인간과 가까웠던 소는 농업의 기계화로 인해 노동력의 가치를 상실했지만 낙농과 축산, 가죽 가공 등의 목적으로 대규모 사육되면서 여전히 인류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평균 수명 20~30년 … 힘세지만 유순해 권농의 상징 ‘소 없이는 농사 못 짓는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 농경사회에서 농사의 주역은 단연 소였다. 좋은 일소를 고르고, 잘 키우는 일은 농사꾼의 제일 덕목이었다. 정연학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암소를 일소로 택했는데 수소에 비해 힘은 약하지만 주인 말에 순종하고, 지구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의 수명은 평균 20~30년으로, 두세 살 때부터 일을 부려 10년 정도 일소로 활용하는 게 보통이었다. 소를 자유자재로 조종하기 위해선 코뚜레가 필수였다. 황해도 안악 고분벽화(4세기), 평남 강서 약수리 고분벽화(5세기) 등에서도 코뚜레를 건 소가 발견됐다. 소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형성된 민속문화도 다양하다. 소가 없는 집에서 남의 소를 빌려 농사를 짓고, 그 대가로 소 주인 집의 일을 해 주는 ‘소 품앗이’, 소를 한 마리씩만 가지고 있는 두 집이 쟁기에 소 두 마리를 메우는 ‘겨리사촌’을 맺어 서로 대소사를 돕는 풍습이 대표적이다. 소는 풍년 의례와 권농을 상징하는 의식에서도 주인공으로 대접받았다. 조선시대 임금들이 지낸 선농제는 오곡의 신인 신농(神農)과 후직(后稷)에게 제사를 올리고 직접 쟁기질해 밭을 갈며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였는데,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신농은 머리는 소, 몸은 사람인 반인반수다. 선농단 앞에서 끓인 국인 선농탕이 와전돼 설렁탕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입춘을 전후해 흙과 나무로 만든 소 인형 토우(土牛)나 목우(木牛)를 세워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고 풍년을 점치기도 했다. ●70년대까지 농가 재산목록 1호… 2011년 우역 박멸 1960~1970년대까지 소는 농가의 재산목록 1호였다. 소를 팔아야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었던 형편을 빗대 ‘우골탑’이란 신조어가 오랫동안 회자됐다. 정 연구관은 “대한제국 시기에 등장했던 소 보험도 한국인이 소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 주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1897년 6월 대조선보험회사가 도입한 소 보험제도는 기르던 소가 죽거나 도둑맞을 경우 소값 일부를 물어 주는 것으로, 보험료는 소의 크기에 상관없이 마리당 1냥을 받고 보험금은 소의 등급에 따라 40~100냥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보험에 대해 잘 몰랐던 백성들은 우세(牛稅)가 생겨났다고 분개했고, 결국 소 보험 제도는 100여일 만에 폐지됐다. 사람과 소는 그 친밀한 관계만큼 질병의 전파와 치료에 있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에 따르면 소의 전염병인 우역 바이러스는 18~20세기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륙의 소를 전멸 위기로 몰고 간 최악의 질병이었다.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인류는 근대 수의학의 체계를 세웠고, 방역과 백신 개발에 힘써 2011년 지구상에서 우역을 박멸하는 데 성공했다. 기원전부터 인류를 괴롭혀 온 두창은 우두법의 개발로 극복할 수 있었고, 우결핵은 결핵 환자의 검사법을 적용해 빠른 진단이 가능해졌다.●‘쇠귀에 경 읽기’처럼 우직함과 우둔함 동시에 지녀 소와 관련한 속담과 격언에는 소의 특성과 장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쇠고집’, ‘쇠귀에 경 읽기’ 등은 소의 우직함을 나타내는 동시에 우둔함을 꼬집는 말이다. ‘소는 믿고 살아도 종은 믿고 못 산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 등은 충직하며 믿음직스럽고 알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소는 하품밖에 버릴 게 없다’는 속담도 있다. 소의 몸에서 나오는 고기와 우유는 음식 재료로, 뿔과 가죽은 공예품과 일상용품으로 사용되는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인간을 위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어 주기 때문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3월 1일까지 신축년 특별전 ‘우리 곁에 있소’를 연다. 전통문화 속 소의 모습과 일상에서 소의 쓰임을 소개하는 자리다. 지난달 23일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임시 휴관에 따라 당분간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십이지 가운데 소를 형상화한 불화(佛畵)인 십이지번(十二支幡) 축신(丑神), 소를 부리는 목동을 그린 풍속화 목우도(牧牛圖), 농기구인 멍에와 길마, 소의 뿔로 만든 공예품인 화각함과 화각실패 등 자료와 영상 80여점이 전시된다. 학술강연회 ‘심우: 소를 찾아서’도 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3월 1일까지 공개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中 베이징에 사는 직장인 연봉 가장 높아…얼마나 받았나

    中 베이징에 사는 직장인 연봉 가장 높아…얼마나 받았나

    베이징 거주 직장인들의 평균 연봉이 지난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시인력자원사회보장국은 지난 2019년 기준 베이징 시 거주 재직 근로자의 1인당 평균 연봉이 16만 6800위안(약 2800만 원)을 달성했다고 30일 이 같이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2020년베이징시인력자원시장임금데이터보고서’(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일명 ‘베이상광선’으로 불리는 4대 대도시 가운데, 베이징 소재 기업의 임금 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온·오프라인 투 트랙으로 실시, 오프라인 상으로는 베이징 소재 4259곳의 기업과 재직 근로자 72만 6000명에 대한 표본 조사가 진행됐다. 또, 온라인 상으로 진행된 조사에는 총 9만 곳의 기업체와 470만 명의 재직 근로자, 29만 명의 취업 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실시됐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가장 높은 임금을 지급한 업계 1위로 평균 연봉 약 26만 9400위안(약 4510만 원)을 지급한 금융업계를 꼽았다. 같은 시기 중국의 증권, 보험, 은행 등 분야의 이윤이 지속적으로 증가, 1인당 연봉 수준도 동시에 증가했다. 특히 이 시기 금융업 종사 최고 경영자의 1인당 평균 연봉이 100만 위안(약 1억 7000만 원)을 넘은 기업의 수가 18곳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최고 경영자에게 가장 높은 연봉을 지급했던 기업으로는 보험업계의 중궈핑안, 증권업의 디이촹예, 자오상증권등이 꼽혔다. 해당 업계는 자사 경영자에게 평균 500만 위안(약 8억 7000만 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이어 전력 및 가스, 수도 공급 관련 업계가 12만 6700위안(약 2200만 원)으로 2위, 3위에는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및 이 분야 서비스 제공 업계 등이 11만 5800위안(약 1940만 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같은 시기 가장 빠른 임금 인상률을 보인 업계로는 문화, 스포츠, 오락 분야가 꼽혔다. 해당 업계 평균 연봉은 1인당 10만 6100위안(약 1790만 원)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이와 함께, 이 시기 베이징의 높은 임금 수준을 견인한 대표적인 업종으로 ‘지조’(智造, 스마트 제조) 분야가 꼽혔다. ‘스마트 제조’는 중국 정부가 지난 2017년부터 줄곧 중국의 대표적인 국가 브랜드로 꼽힌 신조어다. 당시 시진핑 국가 주석은 2017년 양회에 참석, “중국의 제조업이 과거 '제조(製造)' 분야에서 앞섰다면, 앞으로는 '지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베이징 소재 신기술 과학연구 분야 재직자 1인당 평균 연봉은 지난해 기준 20만 4000위안(약 3500만 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18년 대비 약 9.9% 급등한 수준이다. 또, 이 분야 기능직 재직자 연봉은 14만 4000위안(약 2500만 원)으로 기준 년도 대비 6.4% 상승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코로나 속 추·윤 갈등에 갈라지고, 봉준호·BTS에 위로받다

    코로나 속 추·윤 갈등에 갈라지고, 봉준호·BTS에 위로받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상을 거머쥐었고 BTS는 빌보드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상이 현실이 된 쾌거를 오롯이 만끽하지 못했던 것은 코로나19의 기습 탓이었다. 4·15 총선에서는 여당이 압승을 거뒀고, 집값은 농담처럼 치솟았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에 날이 지새다시피 했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2020년 국내 주요 사건들을 인물로 되짚어 봤다.●봉준호·방탄소년단한국 첫 오스카·빌보드 싹쓸이 세계 영화사와 음악사에 깨지기 힘든 기록을 남기며 전 세계 시선을 한국 문화에 집중시켰다. 영화감독 봉준호는 ‘기생충’으로 지난해부터 각종 국제영화제 상을 ‘수거’하더니 지난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등 4관왕에 등극했다. 한국 최초는 물론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첫 사례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빌보드 ‘소셜 50’ 164번째 1위에 오르며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고, 9월 영어곡 ‘다이너마이트’와 12월 한국어곡 ‘라이프 고스 온’으로 빌보드 싱글 1위에 연이어 올랐다. 비지스만큼(3개월간 3곡 1위), 비틀스만큼(2년 6개월간 앨범 5장 1위) 빠르고 많은 기록이다. 내년 그래미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그들의 여정은 계속된다.●추미애·윤석열1년 내내 정국 달군 ‘추·윤 갈등’ 지난해 7월 검찰 수장에 오른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울산선거 비리 의혹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로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올 1월 취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결국 채널A 사건과 관련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본격화됐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배제 명령을 내리면서 ‘추·윤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법원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윤 총장의 승리로 귀결됐다. 임기 내내 무리수를 남발한 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 표명을 한 뒤 사표 수리를 앞두고 있다.●여권 잠룡 이낙연·이재명엄중 낙연·사이다 재명 ‘양강 구도’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압승하며 사상 초유의 ‘180석 여당’이 탄생했다. 부동산 3법, 임대차 3법, 공수처법 등 권력기관 개혁 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압승과 독주의 중심에는 ‘어대후’(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낙연)로 불리는 이낙연 당 대표가 있었다. 입법 독주와 검찰개혁의 부작용이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사이 공직선거법 무죄를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해 이 대표와 동률이 됐다. ‘엄중 낙연’과 ‘사이다 재명’의 여권 양강 구도는 새해에도 이어질까.●김여정·南 공무원 피살 사무소 폭파 등 얼어붙은 남북관계 지난 6월 16일 북한이 남북 협력의 상징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했던 북한의 ‘2인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에 강력 반발하며 건물 폭파를 주도했다. 9월 22일 북한군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을 사살하고 잔혹하게 불에 태운 사건은 경색된 남북 관계를 더 얼어붙게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단히 미안하다”는 통지문을 보냈지만, 남북 관계는 개선될 기미가 없다.●故 박원순 서울시장 최장수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극단적 선택 3180일간 서울시를 이끌며 최장수 서울특별시장 기록을 이어 가던 박원순 전 시장은 지난 7월 10일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오기 직전 홀로 관사를 나선 그의 사인은 극단적 선택에 의한 것으로 수사 당국은 결론 내렸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박 전 시장은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 시민사회 운동사의 중심에 있었다. 2011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서울시장에 오른 뒤 내리 3선에 성공, 10년 가까이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됐다.●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하늘로 떠난 반도체 신화·혁신 경영의 리더 ‘대한민국 반도체 강국’의 신화를 일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25일 별세했다.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운 지 6년 반 만이었다. 1987년 45세로 삼성전자 회장에 올라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혁신 경영으로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 냈다. 하지만 경영권 편법 승계 논란, 불법 비자금 조성, 무조노 경영 등으로 우리 사회에 어두운 유산을 남겼다. 지난해 말부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등 1·2세대 ‘재계 거인’들이 줄줄이 퇴장했다.●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K방역의 중심 ‘바이러스 전사’ ‘올해의 여성 100인’(BBC),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K방역의 중심에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늘 있었다. 지난 1월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맡아 정례브리핑을 통해 감염 상황을 알리고 생활방역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한마디, 한마디에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외유내강의 뚝심으로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바이러스 전사’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어깨 골절로 입원했다가 엿새 만에 깁스를 한 채 코로나19 점검 회의에 복귀한 모습에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박사방’ 조주빈 ‘디지털 성범죄’ 단죄 징역 40년형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해 아동·여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지난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검거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성범죄에 관대하다는 비판을 받던 법원은 지난달 1심에서 조씨에게 이례적으로 징역 40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조씨의 공범들, 텔레그램 성범죄 원조인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25)을 비롯해 성착취물 구매자 등 지금까지 검거된 피의자만 2800명이 넘는다. 이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단죄뿐만 아니라 10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 피해 회복이 과제로 남았다.●‘여성인권 운동가’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의 위안부 운동·기부금 폭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 운동가인 이용수(92) 할머니는 지난 5월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비판했다. 30년 가까이 ‘위안부 운동’을 주도한 윤 의원이 피해자들을 기부금 모금에 이용했으며 수요집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의 폭로를 계기로 윤 의원과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및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윤 의원을 1억원 유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윤 의원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김현미 前국토부 장관 집값 광풍에 ‘대책 남발 장관’ 오명 전국에 불어닥친 집값·전셋값 상승 광풍을 일으켜 ‘대책 남발 장관’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현 정권 출범과 동시에 임명돼 최장수 국토교통부 장관 기록을 세웠지만, 24차례 부동산 대책에도 시장의 불신이 증폭되면서 결국 개각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인 출신 장관답게 청와대의 의중을 부동산 정책으로 밀어붙인 실세 국무위원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생집망’의 신조어와 함께 기록적 집값 폭등의 책임을 벗어나지 못할 듯하다.
  • 코로나 속 추·윤 갈등에 갈라지고, 봉준호·BTS에 위로받다

    코로나 속 추·윤 갈등에 갈라지고, 봉준호·BTS에 위로받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상을 거머쥐었고 BTS는 빌보드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상이 현실이 된 쾌거를 오롯이 만끽하지 못했던 것은 코로나19의 기습 탓이었다. 4·15 총선에서는 여당이 압승을 거뒀고, 집값은 농담처럼 치솟았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에 날이 지새다시피 했다.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2020년 국내 주요 사건들을 인물로 되짚어 봤다.① 봉준호·방탄소년단한국 첫 오스카·빌보드 싹쓸이 세계 영화사와 음악사에 깨지기 힘든 기록을 남기며 전 세계 시선을 한국 문화에 집중시켰다. 영화감독 봉준호는 ‘기생충’으로 지난해부터 각종 국제영화제 상을 ‘수거’하더니 지난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등 4관왕에 등극했다. 한국 최초는 물론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첫 사례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빌보드 ‘소셜 50’ 164번째 1위에 오르며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고, 9월 영어곡 ‘다이너마이트’와 12월 한국어곡 ‘라이프 고스 온’으로 빌보드 싱글 1위에 연이어 올랐다. 비지스만큼(3개월간 3곡 1위), 비틀스만큼(2년 6개월간 앨범 5장 1위) 빠르고 많은 기록이다. 내년 그래미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그들의 여정은 계속된다.② 추미애·윤석열1년 내내 정국 달군 ‘추·윤 갈등’ 지난해 7월 검찰 수장에 오른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울산선거 비리 의혹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로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올 1월 취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결국 채널A 사건과 관련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본격화됐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데 이어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배제 명령을 내리면서 ‘추·윤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법원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윤 총장의 승리로 귀결됐다. 임기 내내 무리수를 남발한 추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 표명을 한 뒤 사표 수리를 앞두고 있다.③ 여권 잠룡 이낙연·이재명엄중 낙연·사이다 재명 ‘양강 구도’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압승하며 사상 초유의 ‘180석 여당’이 탄생했다. 부동산 3법, 임대차 3법, 공수처법 등 권력기관 개혁 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압승과 독주의 중심에는 ‘어대후’(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낙연)로 불리는 이낙연 당 대표가 있었다. 입법 독주와 검찰개혁의 부작용이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사이 공직선거법 무죄를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해 이 대표와 동률이 됐다. ‘엄중 낙연’과 ‘사이다 재명’의 여권 양강 구도는 새해에도 이어질까.④ 김여정·南 공무원 피살사무소 폭파 등 얼어붙은 남북관계 지난 6월 16일 북한이 남북 협력의 상징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기여했던 북한의 ‘2인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에 강력 반발하며 건물 폭파를 주도했다. 9월 22일 북한군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을 사살하고 잔혹하게 불에 태운 사건은 경색된 남북 관계를 더 얼어붙게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단히 미안하다”는 통지문을 보냈지만, 남북 관계는 개선될 기미가 없다.⑤ 故 박원순 서울시장최장수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극단적 선택 3180일간 서울시를 이끌며 최장수 서울특별시장 기록을 이어 가던 박원순 전 시장은 지난 7월 10일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오기 직전 홀로 관사를 나선 그의 사인은 극단적 선택에 의한 것으로 수사 당국은 결론 내렸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박 전 시장은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 시민사회 운동사의 중심에 있었다. 2011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서울시장에 오른 뒤 내리 3선에 성공, 10년 가까이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됐다.⑥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하늘로 떠난 반도체 신화·혁신 경영의 리더 ‘대한민국 반도체 강국’의 신화를 일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25일 별세했다.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운 지 6년 반 만이었다. 1987년 45세로 삼성전자 회장에 올라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혁신 경영으로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 냈다. 하지만 경영권 편법 승계 논란, 불법 비자금 조성, 무조노 경영 등으로 우리 사회에 어두운 유산을 남겼다. 지난해 말부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등 1·2세대 ‘재계 거인’들이 줄줄이 퇴장했다.⑦ 김현미 前국토부 장관집값 광풍에 ‘대책 남발 장관’ 오명 전국에 불어닥친 집값·전셋값 상승 광풍을 일으켜 ‘대책 남발 장관’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현 정권 출범과 동시에 임명돼 최장수 국토교통부 장관 기록을 세웠지만, 24차례 부동산 대책에도 시장의 불신이 증폭되면서 결국 개각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인 출신 장관답게 청와대의 의중을 부동산 정책으로 밀어붙인 실세 국무위원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생집망’의 신조어와 함께 기록적 집값 폭등의 책임을 벗어나지 못할 듯하다.⑧ ‘여성인권 운동가’ 이용수 할머니윤미향의 위안부 운동·기부금 폭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 운동가인 이용수(92) 할머니는 지난 5월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비판했다. 30년 가까이 ‘위안부 운동’을 주도한 윤 의원이 피해자들을 기부금 모금에 이용했으며 수요집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의 폭로를 계기로 윤 의원과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및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윤 의원을 1억원 유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윤 의원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⑨ ‘박사방’ 조주빈‘디지털 성범죄’ 단죄 징역 40년형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해 아동·여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지난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검거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성범죄에 관대하다는 비판을 받던 법원은 지난달 1심에서 조씨에게 이례적으로 징역 40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조씨의 공범들, 텔레그램 성범죄 원조인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25)을 비롯해 성착취물 구매자 등 지금까지 검거된 피의자만 2800명이 넘는다. 이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단죄뿐만 아니라 1000여명에 달하는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 피해 회복이 과제로 남았다.⑩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K방역의 중심 ‘바이러스 전사’ ‘올해의 여성 100인’(BBC),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K방역의 중심에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늘 있었다. 지난 1월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맡아 정례브리핑을 통해 감염 상황을 알리고 생활방역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한마디, 한마디에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외유내강의 뚝심으로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바이러스 전사’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어깨 골절로 입원했다가 엿새 만에 깁스를 한 채 코로나19 점검 회의에 복귀한 모습에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대책 나왔다 하면 풍선효과 반복… 전국 집값 14년 만에 최고 상승

    대책 나왔다 하면 풍선효과 반복… 전국 집값 14년 만에 최고 상승

    주담대 제한·금리 떨어져 집값 계속 상승정부 규제로 아파트 가격 오름세 못 막아7월 임대차 2법 전격 시행 후 전세 품귀계약갱신청구권 탓에 미리 보증금 올려전셋값은 9년 만에 최대폭 6.54% 올라올해 전국 집값 상승률이 14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을 누르면 수도권이 튀는 풍선효과가 반복되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고,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개정 임대차법은 사상 초유의 ‘전세대란’을 초래하며 다시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집값 폭등에 영끌·이생집망 등 신조어 유행 집값 폭등으로 ‘이생집망’(이번 생에 집 사기는 망했다), ‘벼락거지’(집값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무주택자를 이르는 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아파트를 산다) 등의 신조어가 유행했다. 27일 KB 부동산에 따르면 12월 전국의 주택 매매가 상승률은 1.36%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8.35% 올랐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11.60%)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의 집값은 올해 10.70% 올랐다. 강북 지역(14개구)의 집값 상승률이 11.13%로 강남 지역(11개구·10.28%)보다 높았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13.06% 올라 2018년(13.56%) 이후 2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 단독과 연립은 각각 6.81%, 8.18%씩 상승해 모두 2007년(7.08%, 8.87%)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6.54% 상승했다. 이는 2011년(12.30%) 이후 9년 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것이다.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해 말 대비 7.52% 올랐고, 단독은 2.96%, 연립은 5.61% 상승했다. 아파트와 연립은 각각 2011년(16.21%, 7.89%) 이후 9년 만에, 단독은 2015년(3.69%) 이후 4년 만에 최고로 상승했다. 서울의 전셋값은 10.15% 올랐다. 강남 지역(10.97%)이 강북 지역(9.30%)보다 오름폭이 컸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12.25% 올랐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8.73% 상승했다.●전국 226개 시군구 중 111곳이 ‘규제 사정권’ 정부는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골자로 하는 12·16 대책 이후 연일 집값 안정을 내세우는 규제를 쏟아냈으나 역효과만 냈다.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날 때마다 해당 지역을 다시 규제로 묶으면서 전국 시군구 226곳 가운데 111곳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지만 집값만 올랐다.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있던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 들어 상승률이 무려 44.97%로 전국 집값 상승률 1위 지역이 됐다. 집값이 급등세를 멈추지 않으면서 30대를 중심으로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겠다는 ‘패닉 바잉’ 행렬까지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2만 8000여건으로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 30대 가구 빚이 올해 처음 평균 1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규제 남발로 시장 내성 키워… 새해도 전세난” 개정 임대차법 시행 이후 나타난 역대급 전세난은 다시 집값 불안을 초래했다. 7월 말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해 전격 도입한 임대차 2법 시행 후 역설적으로 전세 품귀가 심화했고 전셋값이 급등했다.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눌러앉는 세입자가 크게 늘면서 물건이 급감했고, 2년에 5% 이내에서만 보증금을 올릴 수 있게 된 집주인들이 미리 보증금을 올려 받으려 하면서 가격도 급등했다. 전세난에 지친 수요가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쪽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다시 집값을 밀어올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서진형(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은 “분양가상한제가 초래한 청약 광풍, 개정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최악의 전세난, 연속된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가 전국의 집값을 밀어올리는 등 정책 남발로 시장의 내성민 키운 한 해”라고 총평했다. 이어 “정부의 공공전세가 성공할지도 미지수인 데다 서울 아파트 물량도 감소세여서 내년에도 전세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할매라고? 이게 ‘뉴트로’ 밀리니얼 세대의 트렌드

    할매라고? 이게 ‘뉴트로’ 밀리니얼 세대의 트렌드

    ‘할머니 입맛’으로 대표되던 전통 식재료들이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다. 할머니 입맛으로 대표되던 맛의 진화는 낯설지만 익숙함으로 밀레니얼 세대에게 다가서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지칭한다. 전통 식재료를 사용한 제품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할머니에 밀레니얼을 더한 ‘할메리얼’이란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제과 회사에서 출시한 제품들을 비롯해 프랜차이즈 카페와 유명 베이커리에서도 쑥, 인절미, 흑임자 등 전통 식재료를 내세운 제품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투썸플레이스의 ‘쑥 라테’는 출시된 이후 ‘흑임자 카페라테’와 함께 한 달 만에 총판매량 20만 잔을 돌파한 것으로 드러났다. 커피빈에서도 지난해 ‘흑임자 크림 라테’가 사랑을 받자 따뜻한 음료를 추가해 올해 재출시 하기도 했다. 이디야 커피가 출시한 전통차 3종 쌍화차, 대추차, 생강차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수량 30만 잔을 돌파했으며, 쌍화차 등 전통차 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또 배스킨라빈스는 아예 한옥 콘셉트의 ‘삼청 마당점’을 열면서 전통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이스크림 디저트 3종과 음료 4종을 선보였다. 제과 업계에서도 오리온 ‘찰 초코파이 앙크림’, 빙그레 ‘비비빅 더 프라임 인절미’ ‘비비빅 더 프라임 흑임자’ 등으로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뿐만 아니라 맛집으로 알려진 개인 베이커리 및 카페에서도 전통 식재료 디저트 열풍에 합류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하는 여러 키워드 중 한 가지는 ‘뉴트로’이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복고풍 문화에 시대를 반영한 재해석으로 새로운 문화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뉴트로를 즐기는 이들 세대를 겨냥한 ‘익숙하지만 새로운 전통의 맛’은 그 맥락을 함께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2030이 끌어올린 가계대출…‘영끌·빚투 안 하면 뒤처진다’

    2030이 끌어올린 가계대출…‘영끌·빚투 안 하면 뒤처진다’

    올해 20대와 30대 청년층의 가계대출이 다른 연령층보다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현상이다. 지난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기준 30대 이하 청년층 가계대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8.5%(32조2000억원) 늘어난 409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연령층의 2019년 3분기 증가율(6.1%), 같은 기간 다른 연령층의 증가율(6.5%)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한은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청년층의 전·월세, 주택매입 수요 증가, 주식투자 수요 확대는 물론 청년층의 접근성이 높은 비대면 신용대출 확대, 청년층 전·월세자금대출 지원 등 공급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핀테크나 모바일 뱅킹을 통해 빚을 내는 게 더 쉬워진데다 주식·부동산 가격 상승에 ‘뒤처질 수 없다’는 심리가 대출을 통한 주식 투자나 부동산 매입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직장인 김모(35)씨는 “올해는 전반적으로 금리가 워낙 낮았고, 빌린 돈으로 주식에 투자해 이자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거둔 사람이 주변에 많았다”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 9026만원이다. 아파트 매매가는 28주 연속 오르고 있으며, 전셋값은 78주 연속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빚을 내 투자한 사람들이 아파트나 주식 가격 급등으로 벼락부자가 되는 사람들에게 박탈감을 느낀다는 의미의 ‘벼락 거지’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하거나 아파트 청약만 기다려서는 자산 축적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빚투와 영끌로 청년층의 가계대출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한은은 이들의 채무상환부담은 아직 크지 않다고 봤다. 청년층 차주는 비교적 금리 수준이 낮은 은행권 대출 비중이 높고, 이자만 내는 전세자금 대출이 많아서다. 또 가계대출 연체율도 0.47%로 다른 연령층(0.71%)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한은은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는 아직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과 같은 가파른 증가세가 지속하면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낙연 내년 사자성어 ‘원견명찰’…진중권은 ‘조로남불’

    이낙연 내년 사자성어 ‘원견명찰’…진중권은 ‘조로남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신축년 사자성어로 ‘원견명찰(遠見明察)’을 꼽았다. 민주당은 24일 이 대표가 ‘멀리 보고 밝게 살핀다’는 뜻의 ‘원견명찰’을 신년 사자성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촘촘하고 사려깊게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 이후 대전환 시대에 빈틈없이 준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하면서,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사회·경제적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일 확진자수가 1000명을 넘나들며 3차 대유행으로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는 병상확보 등 민생현안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병상확보 협력을 위한 병원협회 간담회를 갖고 의료계와 머리를 맞댔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생활치료센터도 민간과 공공이 함께 협력해 오늘까지 7000실 이상이 확보됐다”며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부족 현상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국민께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환자 진료로 인한 병원들의 경영난 우려에는 “병원의 경영 지원은 연초부터 집행될 긴급재난지원금 속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의료진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간호사 모집에 응하신 2500명 가운데 4분의 1이 전직 간호사다. 그같은 동참이 의료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고 다른 비상한 방법이 있는지도 정부와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매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는 교수신문은 2020년을 상징하는 말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란 뜻의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꼽았다.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2001년부터 교수신문은 교수들의 의견을 모아 12월에 그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를 발표해 왔는데 올해의 성어인 ‘아시타비’는 흔히 정치인들의 이중성을 지적하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문으로 옮긴 신조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20년 사자성어 인기투표를 한 결과 ‘조로남불’을 선정했다. 진 전 교수는 조로남불에 대해 이른바 민주와 개혁을 참칭하는 자들의 허위와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해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수신문의 선정결과에 대해 “우리가 한발 앞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동구 칼럼] ‘공공’의 품격을 높인다면

    [이동구 칼럼] ‘공공’의 품격을 높인다면

    “힘든 세상. 재석이 형, 아파트값 좀 잡아 줘요!” 배우 김광규씨가 지난주 한 방송사의 연예대상 수상소감으로 한 이 발언을 두고 의견들이 분분하다. “시상식에서 꼭 그런 말을 해야 했나”라는 비판과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현실이 오죽 답답했으면 그리 했을까”라는 옹호가 엇갈린다. 배우의 말처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었고 전월세 가격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불과 며칠, 몇주 사이에 널뛰기하는 집값은 제아무리 급여가 높은 직장인이라도 따라잡을 재간이 없을 지경이다. 불안해진 젊은이들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영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내년에라도 호전될 수 있다는 징후는 별로 보이질 않는다. 정부는 ‘부동산 종합대책’이라며 4년여 만에 20차례 이상 대책을 쏟아냈다. 대출을 막고, 세금을 올리고, 거래를 어렵게 하는 등의 각종 규제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제 웬만한 시 단위 지자체는 거의 대부분 부동산 거래 규제를 받게 됐지만 가격 안정 효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책이 풍선효과를 불러 전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규제 일변도의 임기응변적이고 보여주기식 대책이 만들어 낸 부작용이라는 지적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주택 정책에도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공공주택, 특히 공공임대주택이 과연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으로 유효한 것인지 한번 되짚어 봤으면 한다. 적어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도 종전처럼 인기 없는 공공주택을 계속 공급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공공주택이란 주택사업자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과 주택도시기금 등을 지원받아 건설하면 이를 매입, 임차해 소비자들에게 공급된다.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구분되는데 84㎡ 이하의 중소형이 대다수이다. 문제는 공공주택이 전문 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민간 아파트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진다는 인식이 너무 깊어져 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각종 부실, 날림 공사 그림자 등을 떨쳐내지 못한 채 여전히 시민들에겐 인기 없는 아파트로 인식돼 있다.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차별이 성행하는 곳, 교육과 삶의 질이 떨어지는 곳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켜켜이 쌓여 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 동탄 행복주택단지를 방문했을 때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아파트의 내부 인테리어 개선과 홍보비 등으로 4억여원의 거액을 사용해 물의를 빚은 것도 질적으로 미흡한 공공주택의 실태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공공주택 공급 방안을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한다. 마치 핵심 메뉴인 양 자랑한다. 지난달에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도 향후 2년간 수도권에 11만 400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지만 이후에 집값 폭등이나 전세난이 안정되기는커녕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토부와 LH는 며칠 전 전세형 공공임대주택 1만 4299가구의 입주자 모집에 들어갔다. 서울 5586여가구를 비롯해 그동안 전국에 비어 있던 공공임대주택 물량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입주 희망자들이 얼마만큼 몰릴지 모를 일이나 전세난과 부동산 가격 폭등 속에서도 빈 주택이 이렇게 많았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공급 방식에 문제가 있었거나 공공주택, 공공임대주택이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서 외면받고 있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변 후보자 역시 임대주택 등 공공개발을 고집하고 있다.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이 외식할 필요가 있나”라는 과거의 발언으로 볼 때 공공임대에 대한 인식이 권위주의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미지 개선이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이 없는 공공주택 공급 정책은 그동안의 무의미한 경험을 되풀이하기 십상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임대든 분양이든 공공주택도 이제 좀더 품격을 높여야 한다. 단순히 공급 물량만 늘려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정책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가격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민간주택에 뒤지지 않는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공공이 제공하는 아파트 등이 민간업자가 제공하는 아파트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때 공공주택 공급이라는 정책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유정훈의 간 맞추기] 남이 해 준 밥을 먹는 자의 윤리

    [유정훈의 간 맞추기] 남이 해 준 밥을 먹는 자의 윤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한 끼의 식사’를 마음에 새기고 사는 사람이라 일상의 끼니에도 매우 공을 들인다. 카레라이스를 만들 때 고형카레 제품을 쓰긴 하지만 나머지 과정에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양파를 캐러멜화될 때까지 볶고, 토마토를 넉넉히 넣고, 직접 만든 치킨스톡을 쓴다. 요리를 끝내면 흡입해야 할 것 같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냄새가 강한 음식을 만든 나는 이미 후각의 절반은 잃어버린 상태다. 맛을 제대로 느낄 리 없다. 다행인 것은, 우선 카레는 언제나 ‘어제 만든 카레’가 더 맛있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이런 노력을 온전히 인정하고 고마워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 집에서 사골곰탕을 끓이면 정작 엄마는 잘 드시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곰탕 끓여 놓고 친구들과 멀리 놀러 가신 것도 아니고, ‘어머님은 곰탕이 싫다고 하셨어’를 읊어야 할 상황도 아니다. 소뼈에서 나오는 기름 냄새를 여러 시간 맡았으니 당연히 손이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도 후각이 무척 예민한 양반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온라인수업으로 인해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이 집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오죽하면 ‘돌밥’ 즉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밥한다’는 신조어가 생겼다. 대부분의 사람은 집밥이든 외식이든 배달이든 남이 해 준 밥을 먹는다. 가사노동의 가치가 존중받지 못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한솥에 밥을 하면 내 밥과 네 밥이 구분되지 않으니 더욱 문제다. 하지만 집밥을 먹을 때는 누군가 자신의 후각과 미각을 희생해 가며 한 끼의 식사를 수고롭게 준비했음을 잊으면 안 된다. 보이지 않는 신에게 감사기도를 올리는 것 자체는 괜찮으나, 눈앞에 있는 준비한 사람에게 격한 감사를 표하지 않는 것은 적어도 내 식탁에서는 퇴출을 각오해야 하는 일이다. 남이 차려 준 음식에 대해 현장에서 지적질을 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최고 수준의 레스토랑에 별점을 매기는 심사위원도 그러지는 않는다. ‘간단하게 국수나 말아 먹자’처럼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부정을 주장하는 트윗보다 황당한 얘기는 입 밖에 내지 않을 일이며, ‘한국 사람은 밥심’이라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명제를 들이대며 힘들여 차린 밀가루 음식 앞에서 실망감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의 자제력은 갖추어야 한다. ‘한국인의 밥상에는 김치’ 혹은 ‘고기반찬 있어야 밥 먹는다’ 같은 혼자만의 판타지를 관습헌법인 양 주장하면 곤란하다. 반찬 투정을 하지 않는 것은 성인이 마땅히 갖추어야 하는 덕목이다. 아이들의 편식에는 엄격하면서 어른의 반찬 투정을 식성 혹은 까다로운 입맛으로 미화해 줄 이유는 없다. 주는 대로 맛있게 먹는 자에게 복이 있다. 마지막으로, 남이 해 준 밥을 먹은 후에는 재깍 설거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먹었으면 설거지를 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다음 끼니가 그들의 것이다. 그게 시대정신인 ‘공정’에도 부합하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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