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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범한 문화부에의 당부(사설)

    신임 문화부장관의 의욕적인 문화정책 구도가 밝혀졌다. 과연 출중한 말솜씨를 가진 장관답게 현란한 수사와 번득이는 창의가 넘칠만큼 그득한 구상들이 우리를 황홀하게 했다. 오랫동안 물질위주의 「잘살기 운동」에만 골몰해 왔던 우리는 어느날 문득 사막처럼 황폐해진 삶의 주변과 그로인해 재생불량성 질환에 걸린듯한 정신문화의 빈곤을 깨닫고 당황하기에 이르렀다. 잘살되 참으로 사람답게 잘사는 길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으면 경제적 삶이 조금 발전했다 하더라도 아무 뜻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문화부의 출범은 그 깨달음에서 비롯된 합의의 결실이다. 그 문화부를 이끄는 새 장관이 모처럼 찬란한 문화입국의 청사진을 마련하여 의욕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된 것에는 기대와 격려를 보낼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장관답게 용어 하나도 진부하고 낡은 것은 치워버리고 갖가지 새 말을 찾아내고 만들어 냈다. 「까치소리」 「문화주의 새사업 벌이기」 「문화발전 열고개 넘기」 「문턱없이 일하기」 「생색안내고 일하기」 「사심없이 일하기」「이끼입히기」 「두레박놓기」 「부지깽이 되기」 등의 신조어가 난무한다. 화려하게 나열된 이 문화백화들이 번득이는 재능의 소유주인 이어령장관의 즉흥적인 발상에서만 우러난 것이 아니기를 우리는 바란다. 문화부의 발족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충분한 실현성을 검토해가며 기초가 놓이고 토목이 이루어진 진행사업 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잖아도 달변인 장관이 신들린 듯이 열거하는 「문화운동」을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가꾸지 않고 내던져졌던 온갖 문화의 구슬들이었다. 가꾸고 꿰기만 하면 영롱한 본디의 빛을 발휘하여 보석이 될 수 있는 구슬들이다. 「문화부」가 해주어야 할 일은 이 구슬들을 꿰어 보배가 되게 하는 일이다. 미개한 아프리카 신생공화국 정치지도자가 문명국에 나들이를 왔다가,더운물 찬물이 좔좔 쏟아지는 수도꼭지를 보고 탄복하여 귀국하는 짐보따리에 수도꼭지를 몇백개씩 싸가지고 갔다는 일화가 있다. 맑고 깊은 수원이 있고 그것을 소독하고 가열처리해서 꼭지까지 연결하는 상수도시설이 있지 않고는 수도꼭지만으로는 「물」을 형수할 수 없다. 우리가 문화부에 기대하는 것은,풍경 아름다운 계곡에 흐르고 있는 수원의 한 갈래나,까마득한 강상류의 발원의 확인만도 아니다. 또한 주물로 잘 만들어진 수도꼭지나 문명한 나라에서 개발한 신식 물뿌리개가 달린 희한한 세면기만도 아니다. 깊고 풍요하게 담아진 넉넉한 수원과 그 철철 넘치는 생명의 물을 개체의 꼭지에까지 전해주는 상수도시설,수조에 옮겨 적당한 온도로 데워까지 주는 중간과정의 시설들을 이뤄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문화부」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우리에게 문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비록 「빈집」이 될 우려를 동반하기는 했어도 상당량의 하드웨어도 이뤄져있다. 그런 뜻에서 신임장관이 내세운 「속채우기 운동」은 마땅한 생각으로 보인다. 어디에 어떤 구슬이 내던져져 있고,어디에 어떤 수원의 줄기가 묻혀있는지를 찾아 우선 착실한 개념설계를 하여,있는 것부터 찾아 유효하게 지원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시작부터 어쩐지 너무 화려한 수사를 만난 것만 같아 공연히 부실감이 든다. 이런 노파심을 씻어주는 문화부이기를 기대한다.
  • 안락한 「문화의 집」짓자/나윤도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문화주의」「문화향수권」「문화참여권」「문화가족운동」「문화사랑방」「귀향문화운동」「환경문화」「문화두레박운동」「문화상품」…. 새해들어 첫출범한 문화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새문화정책에 나오는 각종 신조어들이다. 「문화주의 새 사업 벌이기」라는 제목부터가 좀 이색적이듯이 문화부의 각종 업무추진방향은 우선 어휘선정에 있어서도 종래의 관료적 도식적 표현을 가급적 피하고 있어 일반 부처의 그것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이어령 초대장관이 문화행정추진지표로 제시한 「3불운동」중 「문턱없이 일하기」라는 표현을 예로들어 보아도 문서작성도 하나같이 쉬운 표현을 쓴다는 원칙을 곧바로 실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새로 생긴 문화부가 지금의 경직된 우리 전체관료사회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한다. 이런 의미에서 신설 문화부의 새로운 정책방향은 단순한 문화보급 및 확산이라는 차원을 떠난 민족전체의 대대적인 의식전환이라는,어쩌면 혁명적일 수 있는 방안들이다. 또하나는 이들 정책은 엄밀히 따져서 선언적인 의미를 많이 지닌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 의미를 깊이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여하튼 문화의 개념을 확대시키고 그 용도를 넓혀 「보존가치로서의 문화」가 아니라 「실용가치로서의 문화」를 창출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같은 기대를 가지면서도 장관의 발표에 대해 이른바 「노파심」과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그동안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면에서 정부의 고위층에 있는 사람들이 심어준 불신 때문일 것이다. 학자로서 문필가로서 높은 명성을 얻어온 이장관의 의욕에 가득찬 「번뜩이는 재치」앞에 기대감을 자꾸 축소시키려는 것도 그같은 이유에서다. 발족 2주도 채 안됐고 아직 자리정리도 안된 상태에서 문화부의 대부분 관리들은 모호한 업무한계로 업무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그 가운데 「국민의 기대」와 「대통령의 관심」그리고 「장관의 아이디어」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보인다. 문화예술인들의자율성과 창조성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즉,「앞에서 끌기보다는 뒤에서 밀어주는 정책」이 문화예술계와 국민의 바람이라는 것은 누구도 잘아는 사안이다. 그래서 우리 문화에술인들은 장관의 일방적인 독주보다는 실무자들의 확고한 실천의지가 뒷받침된 행정추진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장관이 문화부장관으로 발령받자마자 첫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목수가 집을 짓는 기분으로 그자리에 앉았다면 너무 호화로운 집을 짓기보다는 우리국민들이 살기 편하고 즐겁게 살수 있는 집을 짓는다는 일념으로 문화행정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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