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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일 TV 하이라이트]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하이엔과 함께 된장 사업을 본격 시작해 보자는 춘봉의 제안에 길선은 단호한 입장이다. 하이엔이 길선의 된장을 잇는다는 거짓을 세상에 더 이상 전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길선의 뜻과는 달리 하이엔은 계속해서 인터넷상에 스타로 떠오르게 되고 동시에 길선의 된장 판매도 급신장한다. ●소비자 고발(KBS2 오후 11시5분) 지난 몇 달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중국산 투시 안경. 쓰기만 하면 옷을 투시해 나체를 볼 수 있다는 투시안경을 판매하는 사이트가 국내에도 개설돼 논란을 일으켰지만, 수사 결과 돈만 받아 가로챈 사기행각으로 밝혀졌다. 직접 중국을 찾아 밝혀낸 투시안경의 진실. 과연 투시란 가능할까? ●밥 줘(MBC 오후 8시15분) 화진은 영란의 친구인 척하며 자연스럽게 영란네 집으로 찾아간다. 화진의 급작스러운 방문에 당황스럽기만한 영란. 화진은 선우가 이혼을 왜 안 해주는지에 대해 세 가지 이유를 대며 영란의 약을 올린다. 한편, 때마침 영란네 집에 볼일이 있어서 찾아간 영심은 화진이 와 있는 것을 보고 어이없어한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15분) 지난 4월 미국 시카고. 재미교포 2세 고영보씨가 집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단 몇 시간 만에 범인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용의자는 바로 아버지 고형석씨. 그러나 아내의 얘기는 전혀 달랐다. 자신이 숨진 아들을 발견했을 때 남편은 자고 있었다는 것이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 한증막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가마솥 제조공장. 1800도의 뜨거운 쇳물과 함께 여름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가마솥 제조를 위해 쇳물을 녹이고, 나르고, 붓는 작업까지 모두가 수작업, 극한의 현장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땀 흘리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YTN 초대석(YTN 낮 12시35분) 경제부총리, 주미대사, UN총회 의장,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역임 한 한승수 총리. 지난 25일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은 OECD 각료이사회 폐막 직후 만난 한승수 국무총리는 “한국이 추진하는 녹색성장 전략이 국제무대에서 평가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한 총리에게 녹색성장과 올해 위기극복에 대해 들어본다.
  • 에이즈·간염 임신부 낙태 못한다

    에이즈·간염 임신부 낙태 못한다

    앞으로 낙태 허용기간이 임신일 28주 이내에서 24주 이내로 축소되고 유전성 간질·정신박약·간염·수두 등의 질병을 이유로 낙태를 할 수 없게 된다. 정부는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낙태 허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모자보건법’ 시행령 개정안을 상정, 의결했다. 낙태 허용기간을 줄인 것은 과학의 발달로 만삭이 아닌 28주에 강제로 분만한 아기라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어 형법상 살인죄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24주 이내), 일본(22주 이내), 독일(12주 이내) 등의 국가도 낙태 허용기간을 임신 24주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또 현행법에서 낙태가 허용되는 ▲유전성 정신분열증 ▲유전성 조울증 ▲유전성 간질증 ▲유전성 정신박약 ▲유전성 운동신경원 질환 ▲혈우병 ▲현저한 범죄 경향이 있는 유전성 정신장애를 낙태 허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신 연골무형성증, 낭성섬유증 등 유전성 질환으로서 그 질환이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만 낙태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 전염성 질환 가운데 ▲수두 ▲간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을 낙태가 가능한 질환에서 제외하고 풍진과 톡소플라스마증 등 의학적으로 태아에 미치는 위험성이 높은 전염성 질환에만 낙태를 허용토록 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현대 의학기술을 고려해 인공임신중절수술 허용 기간을 단축하고 치료가 가능하거나 의학적 근거가 불분명한 질환 등을 삭제함으로써 태아 및 모성의 생명을 존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中, 5년 뒤 석유비축량 두배 늘린다

    中, 5년 뒤 석유비축량 두배 늘린다

    │도쿄 박홍기·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정부는 전략석유 비축량을 5년 뒤까지 현재의 2.6배인 2억 7000만배럴로 확충할 방침이다. 중국은 올해 안에 신장(新疆)위구르 등 8곳에서 제2 비축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300억위안(약 5조 6200억원)을 투입할 제2기지의 비축량은 1억 6900만 배럴 규모로 알려졌다. 중국의 고위 관계자는 “5∼6년 안에 대부분의 비축기지를 완공, 단계적으로 석유 비축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저장성 등 3개성의 4곳에 설치한 1억 300만배럴급의 제1 비축기지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석유를 채우기 시작해 거의 가득찬 상태다. 제2 비축기지의 건설지역은 허베이성(河北省)·랴오닝성(遼省)·톈진(天津) 등 8곳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제2 비축기지의 석유는 카자흐스탄을 비롯, 남미와 아프리카 등에서 수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석유의 비중에서 벗어나 수입선이 한층 다변화되는 셈이다. 중국의 전략석유 확충은 무엇보다 세계 석유시장, 즉 석유가격의 변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위 석유소비국이다. 지난해 세계 석유소비의 10%를 중국이 사용한 데다 석유소비의 수입의존도는 50%에 달했다. 오는 2020년 중국의 석유소비량은 지난해에 비해 30%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입의존도 역시 60%로 높아진다. 중국의 목표는 20일분에 불과한 석유비축량을 90일분 정도까지 끌어올리는 데 있다. 일본의 석유비축량은 184일분이다. 때문에 중국은 석유비축량을 늘리기 위해 제3, 제4의 비축기지 설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hkpark@seoul.co.kr
  • 영등포 새달 비만탈출 프로그램

    “네~, 6개월 전보다 체중이 5㎏이나 느셨네요. 구청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비만탈출 프로그램에 빨리 가입하셔서 오늘부터라도 운동을 시작하세요.”영등포구가 비만인구 줄이기에 나섰다. 이제는 구청에서 주민을 위해 별 사업도 다한다고 여길 만하다. 구는 신청 주민을 대상으로 비만 여부를 측정하고 올바른 운동방법 및 생활습관 돕기 위해 다음달부터 각 주민센터를 순회하며 비만 검사를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신장, 체중, 허리둘레 등 신체 계측 및 혈압, 혈당을 측정한 뒤 체성분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운동을 처방한다. 또 건강습관 기르기를 위해 설문조사와 영양상담도 실시한다. 검사 결과, 신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으로 판정되면 구민체육센터에서 3개월간 실시하는 다이어트헬스와 요가, 밸리댄스 등으로 짜여진 ‘무료 비만탈출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 한 회에 지역주민 50명이 참여하고 보건소를 방문하거나 전화(2670-4789~90)로 선착순 신청하면 된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초기 간암에 고주파 열치료 효과

    수술이 어려운 초기 간암에 고주파를 이용한 열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임상 결과가 제시됐다. 고주파 열치료는 종양이 생긴 간 부위에 바늘 형태의 가는 전극 단자를 삽입한 후 고주파를 발생시켜 이때 생긴 열로 종양을 태워 없애는 치료 방식이다. 삼성서울병원 간암센터 고주파열치료팀 임효근·임현철 교수팀은 1999∼2009년 사이에 치료한 간암 사례를 분석한 결과, 수술이 힘든 초기 간암 환자에게 고주파 열치료가 효과적이었다고 최근 밝혔다. 의료진이 10년간 2600여명의 환자에게 실시한 고주파 열치료는 모두 3594회였다. 이 가운데 초기 간세포암 환자 570명을 장기간 추적한 결과 1년 생존율 95%, 3년 생존율 70%, 5년 생존율 58%, 합병증 발생률 1.9%, 사망률 0% 등으로 치료 효과가 기존 수술 치료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초기 간암을 수술 치료할 경우 5년 생존율은 52∼68%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효근 영상의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더욱 진행된 간암 뿐만 아니라 신장암·폐암·뼈암·갑상선 양성종양 등에도 고주파 열치료법이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中 위구르·한족 노동자 유혈충돌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사오관(韶關)시의 한 대형 완구공장에서 지난 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4~5시간 동안 위구르족과 한족 노동자들간에 집단 충돌이 발생, 2명이 숨지고 120여명이 부상했다. 2명의 사망자와 부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위구르족으로 밝혀지면서 이번 사건이 민족간 갈등의 불씨가 될 조짐까지 엿보인다. 홍콩계 회사인 사오관의 쉬르(旭日)완구 공장에서 사건이 발생한 것은 25일 밤 10시쯤. 한족 노동자 수십명이 위구르족 노동자들의 기숙사로 몰려가 곤봉과 쇠파이프 등으로 위구르족 노동자들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위구르족 노동자들도 세를 규합, 대항하면서 순식간에 수백명씩 엉켜 싸우는 유혈 참극으로 발전했다. 이들은 무장경찰과 공안(경찰) 수백명이 출동한 뒤에도 서로의 기숙사를 오가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싸움을 계속했다. 현장은 참혹했다. 기숙사 곳곳은 유혈이 낭자했고, 창문은 모두 깨져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앞서 이 공장은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신장(新彊) 위구르자치구 카스(喀什) 지역과 협약을 맺어 지난 5월 약 800명의 위구르족 농민공을 채용했다. 사건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중국 인터넷에는 민족 감정을 부추기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위구르족 노동자들이 한족 여학생들을 잇따라 성폭행하는 등 한족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위구르족들을 광둥지역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선동적 구호까지 등장했다. 중국 정부는 긴장하고 있다. 중앙정치국원인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는 “동부지역 기업들의 서부지역 소수민족 채용은 동서부 공동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동서부 경제협력, 민족단결 등이 영향을 받아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과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 등 사회안정 담당 최고책임자들도 연일 사태 추이를 보고받으며 민족간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처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28일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사 등이 보도했다.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남편으로 살아가기/박준철 한성대 인문과학연구원장

    [열린세상] 남편으로 살아가기/박준철 한성대 인문과학연구원장

    가끔 아내와 노래방에 가면 부르는 노래가 있다. 요절한 천재가수 김광석이 남긴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노래다. 삶을 마감한 아내를 그리며 함께 살아온 인생의 편린들을 회상하는 주옥같은 노랫말이 서정적 선율을 타고 잔잔히 흐른다. 웬 청승이냐며 시비를 거는 아내도 슬며시 따라 부르니, 세월은 정녕 속일 수 없는 모양이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밖에 없다는 말을 선배들로부터 자주 듣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았던 아이들마저 머리가 커지면 무릇 딴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온갖 뒷바라지를 하고 모든 것을 다 퍼주었건만, 제 갈 길 바쁜 자식들은 부모들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과 ‘흘리던 눈물방울’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열 효자 악처 하나만 못하다.’ 소리가 절로 나오고, ‘사위 밥은 서서 먹고, 아들 밥은 앉아 먹고, 영감 밥은 누워 먹는다.’는 말에 무릎을 치게 된다는 것이다. 부부간 애정과 결속이 더욱 요구되는 세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이혼율은 이미 세계 최고수준에 도달했고, 더욱이 ‘황혼이혼’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 번 맺은 부부의 인연을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라 생각하며 살았던 시대는 어느덧 아득한 과거가 되어버렸다. 무엇보다도 아내들은 더 이상 온당치 못한 현실에 순응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다. 작년 서울에서 청구된 이혼 소송을 분석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송 3건 가운데 2건은 여성이 제기하였다. 여성의 학력과 경제력 그리고 의식수준이 신장되면서 이제 부당한 대우나 불평등한 부부관계는 용인될 수 없다는 메시지가 울려 퍼지고 있는 셈이다. 남편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통계수치도 제시되었다. 결혼생활 10년이 넘은 이혼소송의 경우 여성의 절반이 재산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었으니 외도나 폭력 앞에서도 ‘웬만하면 참고 살겠지’를 기대한다면 큰코다치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아내들의 반란’은 가부장주의라는 유구한 문화적 전통에 대한 저항이다. 가부장주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의식과 심성 속에 깊이 내면화되고 가정문화 속에 공고히 안착된 이념이다. 예나 지금이나 부부간의 애정과 협력은 가정의 초석으로 인정되어 왔지만 그것은 줄곧 남편의 권위와 아내의 순종을 전제로 하는 애정과 협력이었다. 여성은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만족해야 하고, 가사와 양육을 전담해야 하며, 군림하는 남편에게 복종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젠더의 이데올로기는 유서 깊은 사회적 당위로 존속해 왔던 것이다. 불세출의 혁명가 마르틴 루터의 사례를 보자. 절대자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다는 교리로 세상을 온통 뒤집어 놓았던 그였건만, 정작 그의 가정에서 평등은 한낱 공허한 이념에 불과하였다. 그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 배필로 맞은 전직수녀 카타리나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카타리나를 프랑스나 베네치아와 바꾸지 않겠다.’며 지극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혁명가 루터는 ‘여성은 벽에 박힌 못처럼 집에 있어야 한다.’면서 수구적 여성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아내들의 반란’은 이미 오래전 잉태된 것이다. 여건이 달라진 현대사회에서 좋은 남편으로 살아가기는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부단히 학습되지만 내심 탓할 바 없다고 생각하는 가부장주의에 미련을 떨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공교롭게도 ‘가장이 그것도 못 하느냐.’라는 질책을 받을 때는 가부장적 문화가 차라리 야속하다. 무엇보다도 아내들의 높아진 기대치는 유능함과 자상함을 동시에 요구한다. 안타깝게도 이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량이 턱없이 부족함을 수시로 절감하게 된다. 남성위주로 전개되어 온 역사의 채무자라도 된 듯하다. 남편으로 살아가기, 이 시대 남성들이 거듭 숙고해야 할 화두임이 틀림없다. 박준철 한성대 인문과학연구원장
  • [5만원권 유통 첫날] 우울한 은행

    5만원 신권 발행으로 10만원권 수표가 사라질 운명에 처하면서 수표를 발행해오던 은행들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당장 10만원권 수표가 사라질 경우 은행 손익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일단 은행들은 5만원권 발행으로 자기앞수표 발행과 지급 및 전산 처리에 들어가는 연간 2800억원의 비용을 고스란히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수표 발행으로 얻었던 이익도 포기해야 한다. 은행 입장에선 고객의 요청으로 10만원짜리 수표를 한 장 발행하는 것은 그 고객으로부터 무(無)이자로 10만원을 예금받는 것과 같다. 수표가 돌고 돌아서 다시 은행으로 들어오기까지 은행은 10만원을 무이자로 굴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이 사실상 ‘초단기용 10만원권 화폐’를 발행해왔던 셈이다. 우리나라의 한 해 10만원권 수표 발행량은 약 93조원, 평균 유통 기간은 12.7일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은행들은 하루 3조 1000억원의 돈을 무이자로 받아 운용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다만 수표를 발행하는 것은 은행 입장에선 사실상 수표 발행액만큼의 예금을 받는 개념이어서 총액의 7%는 한국은행에 지급준비금으로 예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은행은 그동안 수표 발행을 통해 하루 평균 약 2조 8800억원을 무이자로 굴려온 셈이다. 이 돈을 은행권의 평균 대출금리(연 5.4%)로 굴렸다고 가정하면 1555억원, 금융기관 간 단기대출 금리인 기준금리 수준(2.0%)으로 굴렸다고 하더라도 560억원의 이자소득이 생긴다. 5만원권 발행으로 은행이 손해 보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새 5만원권을 인식하는 자동화기기(ATM/CD)를 도입하는 데 대당 500만원이 든다. 전국에 설치된 자동화기기는 2만대가량으로, 은행들은 기기 평균 수명인 5년 동안 1000억원 정도의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하는 셈이다. 저축은행업계도 5만원 발행으로 우울한 분위기다. 시중은행과 달리 한국은행으로부터 직접 5만원권을 공급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데다, 최근 1년여 만에 발행금액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신장세를 보이는 자기앞수표 발행도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상반기 소비 ‘포미(for me) 족’이 주도

    상반기 소비 ‘포미(for me) 족’이 주도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는 아끼지 않는다는 진단이 나왔다. 불황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드러내 주는 상품은 팔렸다는 얘기다. 신세계백화점은 22일 ‘가치 소비’를 실천한 사람들을 ‘포미(for me)족’이라고 이름 붙였다. 올해 들어서부터 지난 18일까지 상반기 동안 판매한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포미족이 상반기 신세계백화점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성장하도록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이 백화점 홍정표 마케팅팀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와 달리 20~3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지갑을 완전히 닫지 않고, 경제적 제약 속에서도 자기 만족과 관련된 상품을 소비하는 ‘가치 소비’ 형태를 보였다.”면서 “경제학적으로 ‘소비의 풍선효과’와 ‘소비의 톱니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 상반기에는 의류 매출이 정체 상태를 보인데 반해 ‘작은 사치’를 느낄 수 있는 시계·지갑 등 패션 소품과 화장품 매출이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이 배화점의 시계 매출은 27%, 지갑·벨트 매출은 23%씩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남성 명품시계 매출은 지난해보다 70% 이상 많아졌다. 결국 지난해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하던 명품·잡화 비중이 올해는 7.6%로 늘었다. 화장품 매출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38% 늘었다. 특히 지난달 화장품 매출은 300억원을 기록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여름 음료 광고모델 비교하는 재미 어때?

    여름 음료 광고모델 비교하는 재미 어때?

    TV 속 음료광고 모델을 보며 요리조리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성큼 다가온 여름 음료업계의 시장 선점을 위한 뜨거운 광고 대결 덕분이다. 탄산음료는 코카콜라와 펩시, 차 음료는 남양유업 17차와 광동옥수수수염차, 우유의 대표 브랜드인 서울우유와 매일우유 등 음료의 각 분야 대표 브랜드들이 캐릭터나 톱 모델들을 활용해 불꽃 튀기는 광고 대결에 나서고 있다. ◇콜라 음료 지난해 탄산음료 시장은 3%대 성장세로 약 1조1000억원 시장을 형성했다. 이 같은 실적은 콜라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인데, 약 4900억원 규모인 콜라음료 시장은 작년 10% 신장세를 기록했다. 코카콜라가 내세우고 있는 광고 모델은 다름아닌 곤충들. 글로벌 캠페인 ‘행복을 여세요’ (Open Happiness)편에서 곤충들은 코카콜라를 옆에 두고 자는 남자로부터 코카콜라를 가지고 도망친다. 코카콜라를 안전하게 옮긴 후 뚜껑을 따는 순간, 주변의 모든 곤충 및 식물들이 행복해하며 코카콜라의 상쾌함을 즐긴다는 내용이다. 삶의 소소한 행복을 일상 생활에서 찾아 볼 것을 제안하는 코카콜라의 ‘행복을 여세요’ 캠페인은 병 뚜껑을 여는 순간의 상쾌함과 작은 즐거움으로부터 바로 나의 삶 속 작은 행복이 함께 열린다는 의미를 전하고 있다. 실제보다 더 리얼한 곤충들의 이미지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되어 생동감을 살렸다. 펩시는 신흥 빅모델 카드를 집어 들었다. 국내에 새롭게 론칭하는 제로 칼로리 콜라 ‘넥스’의 모델로 이민호와 이하늬를 발탁한 것이다.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성장한 이민호에 이어 자연미인으로 대한민국의 미를 대표해 온 이하늬는 펩시 넥스 광고를 통해 단아하던 이미지를 버리고 파격적인 매력을 선보인다. 어떤 음료에도 꿈쩍하지 않을 것처럼 도도하게 등장한 그녀의 손에 들려져 있는 것은 펩시 넥스. ‘제로칼로리’의 유혹에도 좀처럼 넘어가지 않던 그녀지만 펩시 넥스를 마신 순간 산뜻하고 깔끔한 맛에 단번에 매료되고 만다는 줄거리다. ◇차 음료 지난해 가장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은 차 음료. 차 음료 시장은 전년 대비 -20% 성장해 실적 1640억 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의 ‘몸이 가벼워지는 17차’는 전지현을 모델로 한 광고를 선보였다. ‘깜빡하면 망가진다’는 슬로건으로 아찔한 S라인의 전지현을 내세운 ‘17차’는 지난 2005년부터 전지현의 늘씬한 S라인 몸매를 음료 이미지에 대입시키며 시장 선점에 선공했다. 광동제약은 ‘광동옥수수수염차’가 V라인을 광고 컨셉으로 내세워 맞공세를 펼치고 있다. 2006년 7월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래 무서운 속도로 판매성장을 거듭해 2008년도에 500억원 이상의 매출액(출하가 기준)을 올린 ‘광동옥수수수염차’는 탤런트 김태희를 내세우며 ‘얼굴 선이 아름다운’이라는 문구를 통해 붓기 완화를 핵심 컨셉트로 제시했다. 차세대 섹시 디바로 손꼽히는 손담비 역시 음료 광고 전쟁에 가세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신제품 ‘오늘의 차 현미쏙차’ 광고 모델로 손담비를 발탁해 20~40대 젊은 남녀를 공략하고 있다. 회사측은 “최근 젊은층이 선호하는 몸매는 S라인도 아니고 V라인도 아닌 벨리라인 즉 날씬한 허리라인”이며 “손담비는 날씬한 허리가 아름다워 많은 여성들이 닮고 싶어하는 여자가수 중 한 명”이라고 캐스팅의 이유를 설명했다. ◇우유 지난해 4월 매일유업이 리뉴얼 해 출시한 ‘매일우유 저지방&칼슘’은 은반 요정 김연아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큰 호응을 얻었다. 김연아의 가벼운 몸놀림과 튼튼한 이미지가 ‘저지방&칼슘’이란 제품 컨셉트와 잘 어울린 점이 모델로 발탁한 이유이다. 특히 김연아가 세계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면서 제품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서울우유의 목장우유(목장의 신선함이 살아 있는 서울우유) 는 영화나 드라마 속 도도하고 새침한 모습을 보여온 탤런트 김민정을 엉뚱한 우유요정으로 변신시켰다. 목장우유는 출시 2년 만에 1억 개 판매량(1000㎖)을 돌파한 프리미엄 웰빙우유다. 김민정은 최근 서울우유 CF를 통해 ‘미스 유’를 외치면 나타나는 우유요정으로 변신하여 유머러스하고 코믹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 CF에서 김민정은 초롱초롱한 커다란 눈망울을 빛내며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커피 음료 지난해 불황으로 음료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나홀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커피음료 시장. 4100억 원(2750억원 규모의 캔커피시장과 1350억원 규모의 컵커피 시장)의 시장 규모로, 매년 20% 가량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차 음료 시장이 여성 톱스타들의 전유물인 반면, 커피음료는 남성 톱스타들의 뜨거운 유혹이 주 타겟인 여심을 흔들고 있다. 동서식품 정통 에스프레소 맥심 티오피(T.O.P) CF에서 원빈, 신민아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으로 등장했다. 일명 ‘키스를 부르는 커피’ 광고로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커피와 함께 키스를 서로에게 건네며 기존 커피와는 다른 티오피만의 맛과 향을 느껴본다는 컨셉으로 진행됐다. 보다 깊어진 맛과 향을 연인의 키스로 확인해본다는 낭만적인 이 광고는 한강 둔치를 배경으로 촬영했음에도 이국적인 멋과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살려냈다. 롯데칠성음료의 ‘칸타타’는 최근 종영된 드라마 ‘카인과 아벨’에 출연한 소지섭을 모델로 기용했다. 소지섭이 선보인 ‘칸타타’ 광고는 고풍스러운 도시의 거리에서 그림자들이 댄스를 선보이며 소지섭의 손짓과 지휘에 맞춰 음악이 연주된다는 컨셉이다. 소지섭은 이번 광고에서 깨끗한 모습으로 따뜻한 미소를 선보여 커피와 어울리는 부드러운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매일유업 카페라떼는 아이돌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빅뱅을 내세웠다. 기존의 CF와는 달리, 자신들의 고단했던 연습생 시절을 재연한 듯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친구들은 대학생이 되었지만 우리들은 연습생이 되었다.”는 내레이션과 고뇌하고 지친 모습 등이 모성애마저 자극한다. 한국코카콜라 이강우 상무는 “음료 성수기가 다가올수록 독특한 개성을 지닌 광고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며 “고객에게 친근한 모델이나 캐릭터를 활용하면서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가는 것이 여름 성수기를 선점하며 시장 입지를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굿모닝 닥터] 어느날 소변에 피가…

    일흔이 훨씬 넘은 할머니가 자식에 이끌려 진료실을 찾았다.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하신 듯, 허리가 많이 굽었고, 걸음걸이도 힘겨워 보였다. 환자는 3년 전부터 간간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다고 했다. 3년을 그렇게 보내면서도, 나이 들어 그러려니, 또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참고 살았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붉은 혈뇨를 보고는 깜짝 놀라서 병원으로 데려온 것이다. 아직도 노인들은 자신의 건강 문제를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 그 할머니도 처음에는 간간이 혈뇨가 나왔지만, 최근 석 달 동안은 소변 때마다 피가 나왔고, 최근에는 어지럼증까지 심했지만 한사코 이를 숨겼던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진단 결과는 방광암이었다. 혈뇨는 신장·요관·방광·전립선 등에 암이 있거나, 염증·결석이 있을 때 흔히 나타난다. 특히 40대의 혈뇨는 방광암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방광암은 남성암 중 6위로, 유병률이 3.1%나 된다. 방광암은 혈뇨 외에는 거의 자각 증상이 없다. 대개 혈뇨는 한 두 차례 나오거나 하루쯤 지속되다가 자연적으로 멈추는데 이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병증이 저절로 없어진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그러나 혈뇨 중에는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방광암은 40대 이후 남성에게 많으며, 흡연이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초기 방광암은 80% 이상이 방광의 근육 층을 침범하지 않은 표재성이어서 배를 절개하지 않는 ‘경요도 절제술’로 제거한 뒤 항암제를 투입해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통증이 없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이른바 무통성 혈뇨가 보이면 즉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종류의 암이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는 것은 방광에 종양이 생겼음을 암시하는 신호일 수 있다. 이를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여겨 무심하게 지나치거나 방치하다가는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 비뇨기과
  • [현장행정] 은평구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

    [현장행정] 은평구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구 증산동 다목적운동장에는 지적장애 1~3급 장애인들이 골프채를 들고 모인다. 구에서 운영 중인 장애인을 위한 ‘그라운드 골프’ 교실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바오로교실 재활센터 소속의 장애인 43명은 골프를 지도하는 박문기(61) 강사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눈을 뗄 줄을 모른다. ‘그라운드 골프’는 골프를 변형한 생활스포츠의 하나. 박 강사는 “비장애인들의 편견과 달리 장애인들도 골프 용어를 몇 차례 알려주면 거의 알아듣기 때문에 지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면서 “오히려 장애인들을 가르치면서 무척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은평구가 장애인들이 당당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난 5월부터 장애인들이 각종 운동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장애인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 생활체육 프로그램에 주력 이 프로그램은 ‘그라운드 골프’와 ‘웃음치료’ 강의로 구성된다. 매주 수요일 55명의 장애인들은 두개 반으로 나뉘어 웃음치료사인 어영해 강사에게 율동 및 레크리에이션을 통한 웃음치료 강의를 듣는다. 참가 대상은 지적장애 1급부터 정신장애 2~3급까지 다양하다. 아울러 ‘장애인 수영 교실’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은평구는 총 6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서부장애복지관, 바오로교실, 구립직업자활센터 등 총 7개 시설 240여명의 장애인들을 위한 수영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에게 수영복, 물안경, 수영모자 등은 물론 자원봉사자 및 차량 등 부대비용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구는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행정력을 집중한다. 지난 5월 말 장애인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장애인과 함께 떠나는 테마여행’을 진행했다. 총 150명의 장애인 가족들은 경기도 남양주시의 영화촬영소를 견학하며 영화가 만들어지는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즐겁고·편하고·쉽게’ 모토로 은평구는 올해 ‘즐겁고, 편하고, 쉽게’를 모토로 내걸고 총 4가지 분야로 나누어 ‘장애인 행복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분야별로 진도율을 체크하는 것은 물론 모니터링으로 사업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구정소식지 음성변환 코드 부착 발행, 전동휠체어·스쿠터 보급 등 ‘장애인 복지시책’ ▲직업재활시설 운영 및 장애인 채용박람회 등 일자리를 통해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는 ‘장애인 소득증대’ ▲장애 아동 양육지원 및 장애인 가구 주거공간 확충·정비를 통한 ‘장애인가족 생활지원’ ▲횡단보도·공원의 턱 낮추기, 점자블록 설치 등 ‘장벽 없는 환경조성’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노재동 구청장은 “장애는 차별 아닌 다름일 뿐이고 구민 모두가 다름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때 진정한 행복도시가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IT기술 상용화는 대중의 수요에 달려”

    “IT기술 상용화는 대중의 수요에 달려”

    재미 벤처 사업가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이 고국을 찾았다. 김 사장은 1992년 미국에 ATM(비동기전송방식) 통신장비 개발 벤처 회사 유리시스템을 세운 뒤 6년 뒤 이를 미국의 거대 통신장비 회사인 루슨트에 10억달러를 받고 팔아 ‘미국 400대 갑부’에 올랐던 인물이다. ●“냄새 전송 휴대전화 기술 이미 개발” 이후 루슨트 광네트워킹 사업 부문 사장을 거치며 루슨트의 차세대 네트워킹 시스템 개발 생산과 마케팅을 총괄했다. 김 사장은 2001년부터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전자 컴퓨터 공학과·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04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통신업계 최고의 연구개발기관인 벨연구소 사장에 취임했다. 김 사장은 18일부터 이틀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1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사장은 2005년 방한시 소개했던 냄새를 전송하는 휴대전화의 상용화 시기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빛의 3원색으로 모든 색을 표현할 수 있듯이 모든 냄새를 4가지 요소로 만들어 휴대전화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집사람에게 그 기술을 말했더니 ‘냄새를 전송받아서 뭐하냐.’고 하더군요. 획기적인 기술이라도 상용화 여부는 대중의 수요에 달려 있습니다.” 그는 대중의 수요에 대해 강조하며 통신업체들도 결국 다양한 서비스 업체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미국의 통신회사 스프린트사의 통신망을 빌려 전자책을 볼 수 있는 ‘킨들’을 예로 들면서 “그동안 월정액으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던 통신업체의 단순한 비즈니스모델이 매출공유 등 협력을 통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강국 한국 시장에 큰 관심” 김 사장은 한국 시장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한국은 모바일 환경이 발달했고 기술 수용도도 가장 앞선 시장”이라며 “본사 차원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고, 관련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한국은 게임 등 다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트래픽이 많고 수요도 많은 만큼 알카텔-루슨트의 사업을 전개하기엔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합격자·전문가에게 듣는 중증장애인 특채 가이드

    합격자·전문가에게 듣는 중증장애인 특채 가이드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증장애인(1~3급)을 대상으로 한 특별채용을 실시한다. <서울신문 6월3일 25면> 중증장애인 특채는 공채와 달리 필기시험이 없는 게 특징.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선발한다.하지만 필기시험이 치러지지 않는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공채는 서류심사를 하지 않지만, 중증장애인 특채는 서류에서 상당수를 걸러 낸다. 또 공채 면접은 75%가 합격하지만, 중증장애인 특채 면접 합격률은 20% 미만인 경우가 많다. 지난해 중증장애인 특채에 합격한 사람들과 시험을 주관하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준비 요령을 들어봤다. 중증장애인 특채 서류심사는 자격이나 경력 등의 요건이 기준에 적합하면 모두 합격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응시인원이 선발인원의 10배가 넘으면 별도 기준에 따라 5배 이상으로 서류 합격자를 제한한다. 때문에 지난해 7급 이하 직급에서는 요건을 모두 갖췄어도 서류에서 불합격한 응시생이 많았다. 7급은 282명의 응시자 중 31명만이, 9급은 244명 중 53명이 서류를 통과했다. ●공채와 달리 서류전형·면접으로 선발 지난해 특채에 합격해 현재 광주정부통합전산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송봉석(36·9급·신장장애 2급)씨는 모집 직무와 자신의 경력을 잘 연결해 원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씨는 자기소개서에서 중소기업과 광주발전연구원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강조한 뒤, 자신이 왜 전산센터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고 한다. 또 각종 포상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근무했던 팀이 받았던 표창도 기재했다. 덕분에 송씨는 78명의 응시자 중 서류 합격자 6명의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고, 최종 합격하는 영광을 누렸다. 중증장애인 특채를 담당하고 있는 김은이 행안부 사무관은 “서류전형은 일정한 점수표에 따르는 것이 아니고 채점관이 이력서 등을 읽어본 뒤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뽑는 것”이라며 “오래된 경력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면 모두 기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자신의 장·단점 30가지 이상 써보세요” 필기시험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증장애인 특채 면접은 5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또 채용기관이 면접을 실시한 뒤 적합한 사람이 없다고 판단하면, 아무도 뽑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해에도 21개 부처가 25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15개 기관이 18명을 채용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합격해 현재 경인지방노동청 의정부지청에 근무하고 있는 곽광현(42·9급·지체장애 2급)씨는 면접을 앞두고 시사 공부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고 한다. 진보와 보수 신문의 사설을 각각 읽은 뒤, 이슈가 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했다. 곽씨는 또 공무원 윤리강령 등 기본적인 지식은 암기하고 면접장에 들어갔으며, 자신이 왜 노동청에 지원했는지를 면접관들에게 피력했다. 곽씨의 경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 근무하며 장애인들의 취업문제 등을 다뤘던 경험을 조리 있게 말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 면접 전문가인 강석동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창출지원부 과장은 “자신의 장·단점을 종이에 30가지 이상 써보면 면접관들이 신변과 관련한 어떤 질문을 해도 쉽게 대답할 수 있다.”면서 “장애와 관련한 질문을 받더라도 위축되지 말고 당당하게 답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행안부는 18~19일 광주종합고용지원센터와 부산사학연금회관에서 ‘중증장애인 특별채용시험 공직설명회’를 개최하고, 수험준비 요령 등을 강연한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이재용전무 中시장개척 선봉에

    이재용전무 中시장개척 선봉에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가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최일선 경영에 나섰다. 18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전무는 지난 13~16일 이윤우 부회장과 함께 중국을 방문해 세계 3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을 비롯한 최고 경영진을 만났다. 20년 전 교환기 업체로 출발한 화웨이는 전 세계 400여개 이동통신사에 통신장비와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중국에서는 CDMA 네트워크 인프라와 단말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삼성의 주요 거래선이지만 단말기·시스템분야에서는 경쟁관계에 있다. 이 전무를 포함한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은 화웨이 경영진과 정기적으로 모임(톱 미팅)을 열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중국 기업의 경영진과 정례 모임을 열기로 한 것은 화웨이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길섶에서] 아날로그 인간/노주석 논설위원

    재래시장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울 중구 신당동 중앙시장에는 없는 게 없다. 한때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과 함께 서울의 3대 시장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던 큰 시장답다. 양곡시장, 가구시장, 부산물시장, 중고시장…. 만물상이다. 얼마전 중고 가전제품 골목에서 가게마다 잔뜩 쌓여 있는 아날로그 TV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고물일 것 같지만 편견이다. 화질도, 음질도 좋다. 작을수록 비싸다. 20인치 이상은 5만원 어림이지만 7인치 이하는 10만원을 호가한다. 아직 찾는 사람이 많단다. 이르면 2011년 늦어도 2012년이면 아날로그 방송이 끊기고 디지털방송으로 전환된다. 그때면 무용지물인데도…. 미국 텔레비전 방송이 지난 13일 디지털방송을 시작했다. 1935년에 등장한 아날로그방송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아날로그 방송을 끊자 디지털TV나 디지털 수신장비를 준비하지 않은 280만가구는 TV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바야흐로 디지털시대다. 떠나기 위해 대기 중인 것이 어디 아날로그 TV뿐일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뉴스 다큐 시선] ‘대한민국 하늘의 등대’ 100m상공 인천공항 관제소 올라가보니

    [뉴스 다큐 시선] ‘대한민국 하늘의 등대’ 100m상공 인천공항 관제소 올라가보니

    땅 위 차도에 신호등이 있다면 바다에는 항로와 배를 인도하는 등대와 등대지기가 있다. 드넓은 하늘에도 항로가 있고 비행기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이 있다. 하늘의 등대로 불리는 ‘관제소’다. 관제소는 안개로 자욱한 활주로에 조종사가 승객을 안전하게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돕는 눈과 귀 역할을 한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읽어 비행기의 운항을 통제하고 이륙할 비행기의 출발 경로부터 착륙한 비행기가 승객을 내리는 곳까지 결정한다.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심장 ‘공항관제소’를 찾았다. 동영상은 17일부터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 볼 수 있다. 글·동영상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지난 15일 인천공항. “관제탑이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라니까요. 기다려 보시죠.” 인천공항공사 관계자가 관제탑 취재를 위해 두 시간 이상을 기다린 기자의 짜증 섞인 재촉에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이미 며칠 전에 취재요청을 했지만 관제탑은 쉽사리 외부인의 방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공항 부서들과 국토해양부 등 관련기관에 몇 차례 더 요청하고, 규정을 지키겠다는 확답을 다시 받은 후에야 출입증이 발급됐다. 비행기를 탈 때와 마찬가지로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해 보안검색을 마치고 신분증을 맡긴 후 공항 승객터미널(탑승동)의 직원용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수십미터를 걷다 멈춰서 문에 달려있는 보안시스템에 출입증을 대고 인증을 받는 일이 반복됐다. 인천공항공사 김수영 차장은 “공항 관제소는 최근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공항 내부의 마지막 두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테러 등으로 관제소 업무가 마비될 경우 공항은 올스톱이 된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과정을 통제할 수 없는 만큼 승객과 비행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최악의 경우 비행기끼리 충돌하는 일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공항 트레인을 타고 신 탑승동에 내린 뒤 밖으로 나서자 관제소가 있는 관제탑이 눈에 들어온다. 계류장과 활주로 사이의 벌판에 우뚝 솟은 22층 규모의 인천공항 관제탑은 높이만 100.4m다. 길쭉한 옥타곤(8각형)으로 돌출된 관제탑 윗부분은 짙은 푸른색 유리로 속을 감추고 있다. 전 세계 공항 관제탑 가운데 세번째로 높다. 진도 7의 강진을 버틸 수 있는 내진설계로 된 시멘트 구조물이다. 관제탑 꼭대기에는 100억원이 넘는 레이더가 쉼없이 돌아가고 있다. 고속엘리베이터를 타고 22층 관제소에 들어서니 새의 양날개를 편 듯한 인천공항 승객터미널의 모습이 항공사진을 보는 것처럼 한눈에 들어왔다. 항공관제소의 가장 큰 업무는 항공기끼리 발생할 수 있는 공중 충돌을 방지하고 항공기와 장애물간 충돌방지, 항공교통의 질서유지 등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그 과정은 녹록지 않다. 185㎡규모의 관제소에는 10여명의 관제사들이 헤드셋을 머리에 끼고 전화기와 마이크를 통해 쉴 새 없이 지시를 쏟아냈다. 용어도 생소하다. KE(대한항공)나 OZ(아시아나항공) 같은 항공편명조차 어색하게 들린다. 바쁘게 일하던 한 관제사가 “한 글자가 잘못 전달돼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영어는 군대처럼 미리 약속된 용어로 부른다.”면서 “R는 로미오, J는 줄리엣, T는 탱고 같은 식이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앞에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대형 스크린 수십개가 늘어서 있었다. 모두 대당 수십억원을 넘는 최첨단 장비들이다. 가장 중요한 장비는 공중에 있는 비행기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레이저 ‘로컬 컨트롤’과 자동기상 측정장비인 ‘아모스-1(AMOS-1)’, 비행기에 공항정보를 자동 발송해주는 ‘아티스-1(ATIS-1)’ 등 세 가지다. 인천공항 주변을 날고 있는 모든 항공기가 레이더 스크린에 뜨고 화면에 나타난 항공기를 나타내는 붉은 점에는 항공기의 기종, 편명, 고도, 속도를 표시하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관제탑 내부에는 24명의 관제사가 매일 2개조 3교대로 근무한다. 여성 관제사도 8명이다. 주간에는 7~8명, 야간에는 6명이 비행기의 안전을 책임진다. 관제사와 비행기 조종사 사이에는 한순간도 교신이 끊어져서는 안 된다. 관제사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안개가 낀 날에는 비행기에서 지상을 정확하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제탑장은 “매일 600여대의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인천공항에서 지금까지 대형사고가 한 건도 없었던 것은 관제소와 비행사간의 긴밀한 교류 때문”이라면서 “항공기의 통신장비가 작동 불능인 경우에도 관제사가 빛총(Light Gun)을 쏴서 대화를 한다.”고 밝혔다. ●공항의 또다른 등대… 계류장 관제소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행기 이·착륙 업무는 전문용어로 ‘허가중계’와 ‘국지관제’로 불린다. 허가중계는 비행계획서(Flight Plan)를 받아 항공기에 할당된 항로와 고도에 관한 정보를 비행기 조종사에게 정확히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좁은 공항 근처 하늘에서 선회하는 비행기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시간도 지정해야 한다. 하늘의 교통순경인 셈이다. 국지관제는 항공기의 이·착륙 유도를 담당한다. 도착한 항공기의 정보는 노란색 종이띠에, 출발한 항공기의 정보는 파란색 종이띠에 적혀 순서대로 이·착륙이 이뤄진다. 그러나 비행기가 착륙한 직후부터 다시 이륙하기 직전까지의 업무를 담당하는 별도의 관제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계류장 관제소다. 항공관제탑 뒤쪽 100m 지점에 솟아 있는 65m 높이의 램프타워다. 활주로에 내린 항공기는 유도로를 따라 탑승게이트나 계류장에서 승객들을 내려주고 운항정비를 받는다. 그리고 다시 승객을 태우고 활주로로 나서기까지 과정을 총괄한다. 인천공항을 하나의 거대한 주차장이라고 할 때 주차장 총책임자인 셈이다. 계류장관제소의 구조는 항공관제소와 똑같다. 단지 규모가 작을 뿐이다. 항공기를 견인하거나 이륙준비 완료 승인, 엔진 시운전 승인도 모두 계류장관제소에서 지시한다. 공항 내부를 돌아다니는 승객용 차량, 화물운송용 차량도 계류장관제소 소관이고 겨울철 항공기의 위험요소인 얼음과 서리 제거 작업도 지시한다. 이 때문에 계류장관제소에는 항공관제소에 없는 최첨단 장비 ‘RIOS’(항공기의 계류장 출항시간을 관리하는 시스템)가 있다. RIOS에 제빙 및 엔진성능 점검시간 등을 기록하면 번잡한 지상교통을 비교적 손쉽게 정리할 수 있다. 허 관제사는 “현재 인천공항 내부에만 모두 74개의 탑승교를 비롯해 183대의 항공기에 대한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관제사가 되려면? 항공기 승무원, 농업매니저, 카지노 매니저, 데이터베이스(DB) 관리자, 교수, 그리고 항공 관제사.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브스’는 몇년 전 ‘미국을 놀라게 한 여섯 자리(10만달러)의 직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섯 개의 직업을 언급했다. 연봉 1억원이 한국 봉급생활자들의 성공을 이르는 상징적인 수치라면 미국에서는 10만달러가 성공을 가리키는 액수다. 항공관제사는 이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직업이다. 공항이 대형화되고 관광과 무역이 늘고 있지만 항공관제사의 증가속도는 미치지 못한다. 무엇보다 큰 중압감과 스트레스 속에서 혼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 때문에 숙련된 관제사로 평가받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자격증 통용이 가능하고, 해외수요도 많기 때문에 최근 관심을 갖는 사람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항공관제사는 크게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배출된다. 과거에는 공군항공과학고를 졸업하고 관제특기 부사관으로 입대해 항공교통관제사 면장을 취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국토해양부 지정교육기관인 한국항공대(항공교통물류학부), 한서대(항공학부), 항공인력개발원 등에서 교육을 마치고 관제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인천공항의 경우 항공관제탑은 국토해양부 서울지방항공청 소속이다. 물론 관제사들도 공무원이다. 반면 계류장 관제소의 경우 인천공항공사 직원 신분이다. 공항공사의 김수영 차장은 “국제공항의 경우 전세계 비행기가 드나들고 최근 외국인 비행기 조종사도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영어 구사 능력이 필수적”이라면서 “주기적으로 영어인증시험을 봐야 하고 상당한 집중력과 체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관제사들은 자기계발과 관리에 철저하다.”고 소개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30년 하늘지킴이 이인영 관제실장 “첨단기계보다 관제사 판단 옳을 때 많아” “순간의 방심이 생명을 좌우한다는 말이 이곳에서는 농담이 아닙니다.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니라 수백명이죠.” 인천공항 계류장관제소의 이인영 관제실장은 국내 항공 관제의 산증인이다. 공군시절부터 시작해 올해로 30년째 항공 관제에만 매달려왔기 때문이다. 이날도 슈퍼바이저(감독)석에 앉아 부하 관제사들의 지시가 적절한지, 조금이라도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 실장은 관제의 매력에 대해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십억원대 첨단 장비가 즐비한 이곳에서도 관제사들은 끊임없이 창밖을 내다보고 육안으로 확인한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기계의 오작동 우려도 있어 본인의 직관적인 판단을 기계보다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수십년 동안 쌓아온 이 실장의 경험이 시스템이 내리는 지시보다 더 정확할 때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공군 관제사로 일하면서 이 실장은 수많은 항공사고를 접했다. 전투기가 비행 중 두 동강이 나거나 동체착륙을 하는 일도 흔하게 봤다. 이 때문에 그는 항공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이 실장은 “군대에서도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되는데 돈을 받고 승객을 나르는 민간항공에서 안전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지금까지 인천공항에서 큰 사고가 없었다는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계류장 관제소에서 일하는 보람은 무엇일까? 이 실장은 “인천공항처럼 대형공항에서는 뜨고 내리는 일보다 지상의 교통정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항의 실질적인 능력은 많은 비행기를 엉킴 없이 뜨고 내리게 하는 일로 평가받는데 그러자면 계류장 관제소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나는 복이 많은 감독… 매 대회 목표는 우승”

    “나는 복이 많은 감독이다. 매 대회 목표는 우승이다.” 일본에서 열린 제1회 동아시아 남자 농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대표팀이 15일 인천공항으로 금의환향했다. 전승으로 대회 정상에 오르며 8월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FIBA아시아대회(아시아선수권) 출전권을 따낸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하승진(KCC)을 비롯, 김주성(동부)·김승현(오리온스) 등이 빠져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대표팀은 끈끈한 조직력과 정신력을 앞세워 중국·홍콩·타이완·일본을 잇달아 격파했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출전한 첫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농구대통령’ 허재 감독은 “나는 복이 많은 감독인 것 같다.”는 말로 기쁨을 대신했다.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선수들 모두 자기 역할을 잘해 줘 고맙다.”면서 “8월 FIBA아시아대회에는 중동팀도 나와 더 힘들겠지만 우승을 목표로 차근차근 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김주성과 하승진이 부상 중이지만 다음 대회에는 꼭 출전시켜야 할 것 같다.”면서 “그때까지 팀플레이와 조직력을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가장 보완할 점은 “선수 모두 40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라고 못박았다. 신장이 좋은 팀과 대결하려면 체력이 필수라는 설명. 대표팀은 7월18일부터 타이완에서 열리는 존스컵에 참가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1주일 뒤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다. 허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라고 출사표를 던진 후 “하지만 존스컵의 경우 중동팀도 오는 만큼 성적보다 12명을 골고루 기용해 몸 상태를 체크하겠다.”고 설명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온·오프라인 1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온·오프라인 1위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출판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1~6월15일 현재)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결과 지난 2~3년 동안 출판계의 효자노릇을 한 자기계발서보다 소설과 에세이 등 문학류, 인문사회과학류의 판매가 두드러졌다. 특히 국내 정치사회 상황이 요동을 치면서 인터넷 서점을 중심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저서가 판매순위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온·오프라인 도서점인 교보문고와 인터넷서점 ‘예스24’와 ‘인터파크’ 등 주요 서점의 상반기 베스트셀러 20위까지 순위를 뽑아본 결과 교보문고에서 소설 6권, 에세이 8권 등 문학류 14권이 20위 안에 진입했다. 예스24의 경우 소설 6권과 에세이 2권이, 인터파크는 소설 5권과 에세이 5권이 순위 안에 진입했다. 올 상반기 최고의 히트작으로 소문난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예상대로 온·오프라인 모두 종합순위 1위(출판사 집계 82만부 판매)에 올랐다. 그 다음으로 인기그룹인 빅뱅의 ‘세상에 너를 소리쳐’(에세이·자기계발서) 역시 3개 서점에서 모두 2위를 차지했다. 영화와 연계된 외국소설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영화 ‘책 읽어주는 남자’의 원작인 ‘더 리더’는 3개 서점 모두에서 상위를 차지했고, 영화로 공개된 장르소설 ‘트와일라잇’과 ‘눈먼자들의 도시’ 등도 2개 서점 이상에서 20위 안에 들었다. 에세이로는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와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노희경의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김동영의 여행에세이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인터넷서점의 경우는 아동서적과 초·중등학교 학생들의 참고서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팔렸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자식들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문사회과학 서적의 경우 인터파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에세이 ‘여보, 나좀 도와줘’가, 교보문고와 예스24에서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후불제 민주주의’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인터파크에서는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노무현-상식 혹은 희망’, ‘노무현의 리더십’, ‘노무현과 함께 만든 대한민국’, ‘유러피안 드림’ 등 노 전 대통령 관련 서적이 20위안에 6권이나 진입하는 이변을 보여줬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인터넷서점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해 정치적 변동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학자인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3개 서점 모두에서 상위에 올라있다. 경기하강에 대한 위기감으로 도서판매 권수나 판매액이 모두 예년의 성장세보다 못하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서 판매액은 2008년 상반기 도서판매 신장률 15.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6%를 기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란대선 끝나도 ‘보·혁 갈등’ 여진

    이란대선 끝나도 ‘보·혁 갈등’ 여진

    지구촌의 ‘뜨거운 감자’ 제10대 이란 대통령 선거 투표가 12일(현지시간) 이란 전역 4만 5713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날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의 행렬이 이어져 당초 오후 6시에 끝날 예정이었던 선거가 1시간 연장됐을 정도로 투표율이 높았다. 이란 선관위는 이번 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슬람공화국 30년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이번 선거의 대내·외 관전 포인트를 알아봤다. ●대외 : 대미 관계, 향후 방향은? 반서방 기치를 내걸고 있는 강경·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과 친서방 후보인 개혁파의 미르 호세인 무사비의 양강 구도는 대외적으로도 첨예한 문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관계 변화 속에 친서방 진영에 대한 이란 국민의 지지가 커진 까닭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상극의 관계를 걸어 왔던 이란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란 국민이 오바마의 실험에 어떻게 화답할지다. 일단 핵문제가 화두다. 개혁 진영이 정권을 잡게 되면 한층 유화된 핵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무사비도 핵개발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아마디네자드의 강경 노선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개발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에도 힘이 된다.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 정책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집중하는 이른바 ‘아프팍 전략’으로 대표된다. 아프간 전쟁을 위해 지정학적으로 이란의 도움이 절실한데, 미국은 주요 교두보를 얻게 되는 셈이다. 이란-헤즈볼라-하마스로 이어지는 중동의 반미 구도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물론 이란이 신권정치 국가인 만큼, 대외정책의 실질적인 결정권자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역량은 한계가 있다. 그는 이슬람권과의 화해를 제의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 대해서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개혁 세력이 정권을 잡아도 대미 관계에 즉각적인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보수진영이 정권을 잡을 때보다 미국과 이란의 화해무드는 탄력을 받게 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일단 관건은 무사비의 당선 여부다. 2주 전만 해도 아마디네자드의 재선이 거의 확실시됐지만 도시 중산층과 젊은층, 여성 유권자 등이 무사비 주변에 몰리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정치평론가 셰이드 랑야즈의 말을 인용, “무사비 전 총리가 유권자 55~60%의 지지를 얻고 있다.”며 아마디네자드의 패배를 점쳤다. ●대내 : 보·혁 갈등의 파장 이란 내부에서는 민감한 이슈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보수와 개혁’이라는 사회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일단 후보들은 인권 신장을 약속하고 있다. 로이터는 “모든 후보들이 표현의 자유와 여성 인권 신장을 약속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무사비 후보는 아마디네자드의 종교를 중시하는 강경책을 (반여성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는 여성의 표심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신은 “이번 선거에서 여성 인권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이란의 여성운동가들은 무사비 후보 등 아마디네자드의 라이벌들에게 큰 희망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수 진영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0일 무사비 후보의 선거운동을 비난하며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혁명수비대는 대규모 군 조직뿐만 아니라 전국에 걸친 민병대 조직까지 통제하고 있는 이란의 주요 권력기구다. 무사비의 개혁에 대한 반발심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선거가 끝난 뒤 보·혁 갈등이 첨예해지면 무력 충돌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대선이 끝나도 이란 내부의 갈등 구도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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