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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 화웨이 정조준… ‘총성 없는 전쟁’ 시작

    美국방부 “韓 곧 사드배치” 갈등 증폭 “美·中 사이 韓외교 점점 힘들어질 것”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가 북한 등 제재 대상 국가에 미국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수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표적으로 삼아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데 이은 것으로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의 이런 조치들에 대해 양국 간의 ‘통상 마찰’ 차원을 넘어 ‘통상 전쟁’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대북 압박 동참을 끌어내는 한편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에서 중국의 자제, 통상문제에서 중국의 양보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상무부는 최근 화웨이에 북한, 시리아, 이란, 쿠바, 수단 등에 수출금지 품목을 판매한 혐의를 잡고 5년치 수출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화웨이 임원의 증인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화웨이 미국 지사에 보냈다. 혐의가 최종 확인되면 화웨이의 미국 거래가 중단되는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화웨이는 이와 관련해 “회사는 소재지 법률을 준수했다”면서도 말을 아꼈다. 중국은 미국 정부의 조치에 초비상이 걸렸다. 화웨이의 선전에 힘입어 중국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3650억 달러(약 433조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에 이르러 통상마찰의 도화선이 됐다. 게다가 미 국방부는 한반도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임박했다고 발표해 양국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애슈턴 카터 국방부 장관은 이날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이번에 사드 배치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그동안 양자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했던 한국의 외교는 점점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에선 ‘강남역 살인’…伊선 여대생 엽기 피살 왜?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에선 ‘강남역 살인’…伊선 여대생 엽기 피살 왜?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으로 한국 사회가 불안과 공포, 분노의 여진에 떨던 지난달 29일 오전 3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20대 남성이 여대생(22)의 몸에 알코올을 끼얹고 불을 붙여 숨지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가 자신과 헤어진 것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끔찍한 범죄였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이탈리아에 만연한 남성우월주의를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및 우월주의가 개별 국가 단위를 초월함을 보여 주는 사례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이탈리아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 사건이 155건, 구타 사건이 8856건, 스토킹 사건이 1261건에 달했지만, 이 중 신고를 한 여성은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의 남성 우월적 사고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며 어린 시절부터 교육에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이러한 사상이 문제로 지적된 것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국가와 종교를 막론하고 보편적 사상으로 인식돼 온 남성우월주의, 그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시대·국가 초월한 남성의 폭력·우월주의 남성우월주의의 역사는 수렵채집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존을 위해 자연과 동물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했던 당시 인류가 스스로 집을 짓고 도구를 이용해 가축을 기르며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타인 혹은 자연과 동물로부터 자신의 것, 공동체의 것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발생했다. 힘의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성과 여성의 명확한 구분이 시작됐고,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 시대에 이르러 이들이 믿는 신의 모습은 대부분 ‘남성’이 됐을 만큼 남성은 우월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신화에서도 비슷한 맥락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수많은 신이 등장하지만 그중 최고는 단연 제우스다.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자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테네 여신 등 일부 여신이 제우스 못지않은 유명세를 떨쳤지만, 서구 신화 속 가장 우월한 신으로 제우스를 꼽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은 많지 않다. ●신화·종교에서도 뿌리 깊은 남성우월주의 종교는 또 어떠한가. 이슬람은 남녀 불평등 종교의 대표로 꼽힌다. 21세기에도 무슬림 여성들은 여전히 차도르와 히잡으로 온몸을 감싸야 한다. 이를 단순히 옳고 그름이 아닌 문화적 차이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성 차별로 대두되는 이슬람의 남성우월주의가 10세 전후 어린 소녀의 강제 결혼과 오로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염산테러 등의 폭력적 행태를 낳은 것만은 사실이다. 자비와 자애를 강조하는 불교에도 여자는 남자가 돼야만 성불할 수 있다는 전여신설(轉女身說), 여성은 제석천(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나 범천(불교의 호법수호신), 불타가 되지 못한다는 여인오장설(五障說) 등이 존재하며, 현대에 들어서는 과거에 비해 지위가 비교적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비구니는 비구의 종속적 위치에 있다. 이 밖에도 다수의 개신교는 현재도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하며, 대대로 남성 교황을 필두로 해 온 가톨릭 역시 종교적 자유는 인정하나, 주요 보직을 둘러싼 종교 내 정치적 자유는 불허하는 반쪽 평등을 고수한다. 조선시대 유교사상의 심화는 남성 중심 사회를 만들었고 이것은 남존여비, 남성우월사상으로 가지를 뻗쳤다. 사상이 또 다른 사상을 낳으면서 17세기 이후 조선 여성들은 ‘칠거지악’, ‘삼종지도’ 등으로 대변되는 여성의 예속적 숙명을 따라야 했다. 결국 시대와 종교, 국가를 불문하고 인류는 끊임없이 남성과 여성을 구별해 왔으며, 이러한 구별이 나아가 차별 및 남성우월주의로 발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권신장·양성평등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지금 이 시간에도 남성우월주의를 타파하고 여성 인권 신장을 이루기 위한 각양각색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중 흥미로운 것은 신(神)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의 성차별을 지양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영국 성공회 교회의 한 여성 주교는 신을 표현할 때 남성을 지칭하는 대명사인 ‘그’(He) 대신 ‘신’(God)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글로스터의 레이첼 트레위크 주교는 “신은 인간을 창조하셨지만, 그렇다고 신(God)이 남성(Male)인 것은 아니다. 신은 신일 뿐(God is God)”이라면서 “신을 묘사할 때 ‘그’(He) 또는 ‘그녀’(She)의 대명사를 쓰는 것보다는 ‘신’(God)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면서 “나는 그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조금씩 변해 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신학자들은 “언제나 신이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고 말해 왔지만 우리가 스스로 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신에게는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나긴 역사적·종교적 근거를 들어, 누군가는 남성우월주의를 포함한 성차별적 습성이 인류의 내재된 본성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또 남성우월주의와 여성 차별은 그저 문화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성(神性)의 성별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신학자들의 주장처럼 여성과 남성의 가치를 달리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남녀가 아직 평등하지 않다’는 전제가 있기 마련이다. 성 평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남성우월주의가 타파됐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에선 ‘강남역 살인’… 伊선 여대생 엽기 피살 왜?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한국에선 ‘강남역 살인’… 伊선 여대생 엽기 피살 왜?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으로 한국 사회가 불안과 공포, 분노의 여진에 떨던 지난달 29일 오전 3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20대 남성이 여대생(22)의 몸에 알코올을 끼얹고 불을 붙여 숨지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가 자신과 헤어진 것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끔찍한 범죄였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이탈리아에 만연한 남성우월주의를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및 우월주의가 개별 국가 단위를 초월함을 보여 주는 사례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이탈리아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 사건이 155건, 구타 사건이 8856건, 스토킹 사건이 1261건에 달했지만, 이 중 신고를 한 여성은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의 남성 우월적 사고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며 어린 시절부터 교육에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이러한 사상이 문제로 지적된 것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국가와 종교를 막론하고 보편적 사상으로 인식돼 온 남성우월주의, 그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시대·국가 초월한 남성의 폭력·우월주의 남성우월주의의 역사는 수렵채집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존을 위해 자연과 동물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했던 당시 인류가 스스로 집을 짓고 도구를 이용해 가축을 기르며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타인 혹은 자연과 동물로부터 자신의 것, 공동체의 것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발생했다. 힘의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성과 여성의 명확한 구분이 시작됐고,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 시대에 이르러 이들이 믿는 신의 모습은 대부분 ‘남성’이 됐을 만큼 남성은 우월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신화에서도 비슷한 맥락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수많은 신이 등장하지만 그중 최고는 단연 제우스다.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자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테네 여신 등 일부 여신이 제우스 못지않은 유명세를 떨쳤지만, 서구 신화 속 가장 우월한 신으로 제우스를 꼽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은 많지 않다. ●신화·종교에서도 뿌리 깊은 남성우월주의 종교는 또 어떠한가. 이슬람은 남녀 불평등 종교의 대표로 꼽힌다. 21세기에도 무슬림 여성들은 여전히 차도르와 히잡으로 온몸을 감싸야 한다. 이를 단순히 옳고 그름이 아닌 문화적 차이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성 차별로 대두되는 이슬람의 남성우월주의가 10세 전후 어린 소녀의 강제 결혼과 오로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염산테러 등의 폭력적 행태를 낳은 것만은 사실이다. 자비와 자애를 강조하는 불교에도 여자는 남자가 돼야만 성불할 수 있다는 전여신설(轉女身說), 여성은 제석천(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나 범천(불교의 호법수호신), 불타가 되지 못한다는 여인오장설(五障說) 등이 존재하며, 현대에 들어서는 과거에 비해 지위가 비교적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비구니는 비구의 종속적 위치에 있다. 이 밖에도 다수의 개신교는 현재도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하며, 대대로 남성 교황을 필두로 해 온 가톨릭 역시 종교적 자유는 인정하나, 주요 보직을 둘러싼 종교 내 정치적 자유는 불허하는 반쪽 평등을 고수한다. 조선시대 유교사상의 심화는 남성 중심 사회를 만들었고 이것은 남존여비, 남성우월사상으로 가지를 뻗쳤다. 사상이 또 다른 사상을 낳으면서 17세기 이후 조선 여성들은 ‘칠거지악’, ‘삼종지도’ 등으로 대변되는 여성의 예속적 숙명을 따라야 했다. 결국 시대와 종교, 국가를 불문하고 인류는 끊임없이 남성과 여성을 구별해 왔으며, 이러한 구별이 나아가 차별 및 남성우월주의로 발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여권신장·양성평등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지금 이 시간에도 남성우월주의를 타파하고 여성 인권 신장을 이루기 위한 각양각색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중 흥미로운 것은 신(神)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의 성차별을 지양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영국 성공회 교회의 한 여성 주교는 신을 표현할 때 남성을 지칭하는 대명사인 ‘그’(He) 대신 ‘신’(God)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글로스터의 레이첼 트레위크 주교는 “신은 인간을 창조하셨지만, 그렇다고 신(God)이 남성(Male)인 것은 아니다. 신은 신일 뿐(God is God)”이라면서 “신을 묘사할 때 ‘그’(He) 또는 ‘그녀’(She)의 대명사를 쓰는 것보다는 ‘신’(God)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면서 “나는 그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조금씩 변해 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신학자들은 “언제나 신이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고 말해 왔지만 우리가 스스로 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신에게는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나긴 역사적·종교적 근거를 들어, 누군가는 남성우월주의를 포함한 성차별적 습성이 인류의 내재된 본성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또 남성우월주의와 여성 차별은 그저 문화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성(神性)의 성별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신학자들의 주장처럼 여성과 남성의 가치를 달리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남녀가 아직 평등하지 않다’는 전제가 있기 마련이다. 성 평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남성우월주의가 타파됐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우마오당’을 아시나요”

    “‘우마오당’을 아시나요”

     중국 정부 기관의 직원들이 주요 현안에 대한 여론조작용 댓글을 직접 작성한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게리 킹 박사 연구팀은 최근 중국의 한 지방정부 인터넷 선전부에서 해킹으로 유출된 2000통의 메일에 포함된 인터넷 게시글 4만 3800개를 대상으로 중국의 인터넷 검열에 대해 조사·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이들 메시지의 53%는 정부 홈페이지에 게재됐으며, 나머지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려졌다. 해당 메일들에는 장시(江西)성 간저우(?州)시 장궁(章貢)구 인터넷 선전부가 지난 2013년 2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댓글 부대에 임무를 주고 결과 상황을 보고 받은 내용이 담겨 있다. 하버드 연구팀은 “이 지방정부 한 곳에서만 1년에 인터넷 게시판에 4억 8800만개의 댓글이나 게시물을 올려 비판 여론을 희석하고 있다”면서 “이들 댓글부대는 200여개 정부기관 공무원들로 별도의 보수는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하버드대 연구팀의 분석 결과 이들 댓글부대는 네티즌과 논쟁하거나 논쟁 소지가 있는 댓글을 올리지 않고 주의를 분산시키는 작업에만 집중했다. 국가와 공산당 지도자를 찬양하거나 공산당 혁명 역사를 선전하는 글을 올리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 메시지는 선열의 날 등 주요 정책 행사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중국몽(中國夢)에 대한 정부의 선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내 폭동 등 주요 사건을 전후해 대량으로 게재됐다. 검열 당국은 단순히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보다 단체 행동을 요구하는 일반 네티즌들의 글을 삭제하는 데 더 관심을 보인다. 이런 물타기 작전은 중대한 사건, 정부의 정치 선전, 반정부 시위 등이 있을 때 집중적으로 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열 당국은 또 정부를 비판하는 게시물보다 집단 행동을 촉구하는 글에 더욱 큰 관심을 갖고 삭제에 나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연구를 주도한 개리 킹 박사는 “정부 고용 인물들이 단 댓글들은 민심에 영향을 준다”며 “댓글부대는 댓글만 달 뿐 이후 결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들과 함께 중국에서는 당국을 위해 인터넷 여론을 조성하는 ‘관변 평론가’들이 인터넷 공간을 쥐락펴락한다. 이들은 글을 올릴 때마다 돈 5마오(五毛·약 90원)를 받는다는 것으로 알려져 ‘우마오당’(五毛黨)으로 불린다. 우마오당은 2006년 안후이성(安徽省) 선전부가 600 위안의 월급을 주고 고용한 인터넷 평가원들이 댓글을 달고 건당 5마오씩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주요 업무는 인터넷 모니터링을 통한 여론 정화 작업이다. 공산당에 우호적인 댓글을 달거나 부정적 기사에 반박의 견해를 게재한다. 부정적인 기사를 실은 웹사이트에 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행정부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우마오당으로 활동 중인 한 대학생은 “우마오당 구성원들은 중국 정부 관련 기사가 뜨면 우선 온라인에 댓글을 달아 자신이 열심히 활동 중이라는 것을 알린 뒤, 이를 캡처해 대학의 선전부에 전송한다”고 귀띔했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마오당의 규모는 1052만명에 이른다. 이 중 대학생은 절반에 가까운 402만명이었다. 대학생들이 많이 활동하는 까닭은 대학 졸업 후 좋은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공산당 입당을 위한 포석이라는 목적이 깔려 있다. 몇년이나 걸리는 공산당 입당 대신 우마오당 가입을 통해 또 하나의 화려한 ‘스펙’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마오당은 대학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인터넷 사용자들에 대해 당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옹호하는 ‘좋은 누리꾼’이 되자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차오무(喬木)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중국 인터넷 검열 당국의 물타기 작전을 밝혀냈지만 자발적으로 온라인 논쟁에 가담해 여론을 형성하는 ‘우마오당(五毛黨)’은 더 위협적”이라며 ‘우마오당’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번 조사는 중국 온라인 생태계의 한 단면만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남성우월주의의 역사와 현실 그리고 미래

    [송혜민의 월드why] 남성우월주의의 역사와 현실 그리고 미래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으로 한국사회가 불안과 공포, 분노의 여진을 갖고 있던 지난달 29일 오전 3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20대 남성이 여대생(22)의 몸에 알콜을 끼얹고 불을 붙여 숨지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가 자신과 헤어진 것에 앙심을 품고 저지른 끔찍한 범죄였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이탈리아에 만연한 남성 우월주의를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 및 우월주의가 개별 국가 단위를 초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이탈리아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사건이 155건, 구타사건이 8856건, 스토킹 사건이 1261건에 달했지만, 이중 신고를 한 여성은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는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의 남성 우월적 사고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며 어린 시절부터 교육에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이러한 사상이 문제로 지적된 것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국가와 종교를 막론하고 보편적 사상으로 인식되어 온 남성우월주의, 그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남성우월주의를 품은 역사 남성우월주의의 역사는 수렵채집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존을 위해 자연과 동물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야 했던 당시 인류가 스스로 집을 짓고 도구를 이용해 가축을 기르며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타인 혹은 자연과 동물로부터 자신의 것, 공동체의 것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발생했다. 힘의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성과 여성의 명확한 구분이 시작됐고,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 시대에 이르러 이들이 믿는 신의 모습은 대부분 ‘남성’이 되었을 만큼 남성은 우월한 존재로 자리 잡았다. 신화에서도 비슷한 맥락을 찾을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수많은 신이 등장하지만 그중 최고는 단연 제우스다.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자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테네 여신 등 일부 여신이 제우스 못지않은 유명세를 떨쳤지만, 서구 신화 속 가장 우월한 신으로 제우스를 꼽는 것에 있어 반대하는 여론은 많지 않다. 종교는 또 어떠한가. 이슬람은 남녀 불평등 종교의 대표로 꼽힌다. 21세기에도 무슬림 여성들은 여전히 차도르와 히잡으로 온 몸을 감싸야 한다. 이를 단순히 옳고 그름이 아닌 문화적 차이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성차별로 대두되는 이슬람의 남성우월주의가 10세 전후 어린 소녀의 강제 결혼과 오로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염산테러 등의 폭력적 행태를 낳은 것만은 사실이다. 자비와 자애를 강조하는 불교에도 여자는 남자가 되어야만 성불할 수 있다는 전여신설(轉女身說), 여성은 제석천(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나 범천(불교의 호법수호신), 불타가 되지 못한다는 여인오장설(五障說) 등이 존재하며, 현대에 들어서는 과거에 비해 지위가 비교적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비구니는 비구의 종속적 위치에 있다. 이밖에도 다수의 개신교는 현재도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하며, 대대로 남성 교황을 필두로 해 온 가톨릭 역시 종교적 자유는 인정하나, 주요 보직을 둘러싼 종교 내 정치적 자유는 불허하는 반쪽 평등을 고수한다. 조선시대 유교사상의 심화는 남성 중심 사회를 만들었고 이것은 남존여비, 남성우월사상으로 가지를 뻗쳤다. 사상이 또 다른 사상을 낳으면서 17세기 이후 조선 여성들은 ‘칠거지악’, ‘삼종지도’ 등으로 대변되는 여성의 예속적 숙명을 따라야 했다. 결국 시대와 종교, 국가를 불문하고 인류는 끊임없이 남성과 여성을 구별해 왔으며, 이러한 구별이 나아가 차별 및 남성의 우월주의로 발전하는 결과를 낳았다. ◆성 평등을 위한 노력 지금 이 시간에도 남성우월주의를 타파하고 여성 인권신장을 이루기 위한 각양각색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중 흥미로운 것은 신(神)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음으로서 인간의 성 차별을 지양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 해, 영국 성공회 교회의 한 여성 주교는 신을 표현할 때 남성을 지칭하는 대명사인 ‘He’ 대신 ‘God’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글로스터의 레이첼 트레위크(Rachel Treweek) 주교는 “신은 인간을 창조하셨지만, 그렇다고 신(God)이 남성(Male)인 것은 아니다. 신은 신일 뿐(God is God)”이라면서 “신을 묘사할 때 ‘그’(He) 또는 ‘그녀’(She)의 대명사를 쓰는 것 보다는 ‘God’의 표현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면서 “나는 그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조금씩 변해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신학자들은 “언제나 신이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고 말해왔지만 우리가 스스로 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신에게는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기나긴 역사적·종교적 근거를 들어, 누군가는 남성우월주의를 포함한 성 차별적 습성이 인류의 내재된 본성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또 남성우월주의와 여성 차별은 그저 문화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성(神性)의 성별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신학자들의 주장처럼, 여성과 남성의 가치를 달리 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남녀가 아직 평등하지 않다.’는 전제가 있기 마련이다. 성 평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남성우월주의가 타파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무려 81세 지하디스트…IS, 중국인 할아버지 대원 공개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번에는 무려 81세 할아버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영상을 공개해 홍보전에 나섰다. 지난 31일(현지시간) 영국언론 데일리메일은 중국 위구르족 출신의 노인 무하마드 아민(81)이 총을 들고 최전선에 서있다고 보도했다. 노인의 사연이 눈길을 끄는 것은 IS 대원 중 최연장자라는 사실과 중국인이라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노인은 중국 북서부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출신의 무슬림이다. 지난 1700년대 청왕조 시절 편입된 신장위구르지역은 터키계 무슬림이 많이 살고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중국 당국의 민족 차별과 종교 탄압에 반발해 분리독립 주장은 물론 테러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에는 신장 출신 위구르인 300명 정도가 IS에 가담하고 있다는 첩보가 나와 중국 당국을 긴장시킨 바 있다. IS가 공개한 영상과 사진에는 젊은 대원들과 함께 AK 소총과 권총을 들고 인터뷰하거나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노인이 고향 땅을 떠난 이유는 IS에 가담한 아들이 죽었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중국 당국의 박해를 피해 부인과 딸, 4명의 손자를 데리고 '헤지라'를 한 것이다. 한자로는 성천(聖遷)으로 쓰이는 헤지라는 아랍어로 이주, 이탈이라는 뜻이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박해를 피해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한 것을 말한다. 아민은 "늙은 나이지만 힘들게 IS에 왔고 군사 훈련도 받았다"면서 "훈련캠프에서 기고, 뛰면서 주어진 훈련을 거의 대부분 소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캠프를 마친 후 총기도 받아 전투에 참여하겠다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현재 기지에 머물러 있다"고 덧붙였다. IS 측이 노인의 영상을 공개한 이유는 최근 이라크 정부군의 전방위적인 공격에 최대 위기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곧 IS 대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고자 최연장자의 영상을 공개한 것. 서구언론에 따르면 최근 국제동맹군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정부군은 IS의 최대거점인 팔루자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팔루자는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도시로 대표적인 수니파의 거주지역이다. 또한 시리아 락까, 이라크 모술 등 IS 3대 거점도 모두 공격받고 있어 IS는 2년 전 국가 선포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해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어떻게든 해보자!] ‘여성 화장실 안전’…휴대전화 흔들면 ☎ 112

    서울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공중화장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서대문구가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한 묘수 찾기에 나섰다. 서울 서대문구는 공중화장실의 안전망 강화를 위해 지역의 18개 모든 공중화장실에 ‘비콘’(beacon) 장치와 비상벨을 설치한다고 31일 밝혔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이런 장치로 공중화장실의 안전이 완벽하게 보장된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자치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찾아보고 있다”면서 “여성들이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콘은 블루투스를 이용한 스마트폰 근거리 무선 통신장치로 설치된 곳의 반경 25m 이내에서 스마트폰을 흔들면 경찰서와 미리 입력해둔 보호자 휴대전화로 위치정보가 전송되는 장치다. 구 관계자는 “서비스 이용을 위해선 스마트폰에 ‘경찰안심신고’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112 안심신고 설정 후 보호자 연락처를 입력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비상벨은 변기가 설치된 화장실 내에 각각 설치한다. 현재 6곳에는 이미 비상벨이 설치됐고, 나머지 12곳에 추가로 설치된다. 위급한 상황 발생 시 비상벨을 누르면 부저 기능이 있는 외부 수신기와 비상등이 작동해 구조 신호를 보낸다. 사고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던 남녀 공용화장실도 줄여 나간다. 구는 현재 53곳인 남녀 분리 민간 개방화장실을 70곳으로 확대 지정 운영한다. 분리형 화장실이 있는 건물에는 화장지, 비누, 종이타월 등도 지원한다. 문 구청장은 “공중화장실은 주민 모두가 이용하는 시설로, 안전성과 편의성을 더해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육군간부 60% 비만·과체중

    육군 간부 10명 가운데 6명이 비만 또는 과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숙 계명대 간호대학 교수와 장순양 대구대 간호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육군 간부 1026명을 무작위 표준 추출해 체질량지수(BMI)를 분석한 결과 34.9%(358명)가 비만, 25.9%(266명)가 과체중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한국성인간호학회 학술지인 ‘성인간호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BMI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도를 측정하는 지수를 말한다. BMI가 25 이상이면 비만, 23~25 사이면 과체중이다. 예를 들어 키가 175㎝인 경우 체중이 76.5㎏ 이상이면 비만, 70.4~76.5㎏이면 과체중으로 분류된다. BMI 25 이상인 비만군 가운데서는 부사관이 60%, 영관장교가 13.7%로 많고 근무 기간이 길어질수록 비만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전방 부대와 후방 부대 간부는 체력 관리에 힘을 쏟는 특수전 부대 간부보다 각각 3.65배와 4.48배 비만 위험도가 높았다. 육군은 이에 따라 올해부터 BMI 지수 30 이상인 고도비만자들에게 진급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BMI 30은 키 175㎝인 사람의 체중이 91.8㎏ 이상인 경우에나 해당돼 기준이 느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중국 고급요리 유산슬과 해물누룽지탕, 이마트 피코크로 출시

    중국 고급요리 유산슬과 해물누룽지탕, 이마트 피코크로 출시

     이마트가 대표적인 중국요리인 유산슬, 해물누룽지탕, 깐풍기를 비롯해 짬뽕, 짜장, 백짬뽕 등 모두 6가지 상품을 간편가정식으로 개발해 ‘피코크 반점’이라는 자체 브랜드(PL)로 새롭게 선보인다고 30일 밝혔다. 이마트에 따르면 유산슬과 해물누룽지탕이 냉동(냉장) 간편가정식으로 출시되는 것은 업계 최초다.  이마트가 피코크 반점이라는 중화요리 전문 간편가정식 브랜드를 선보인 데는 지난해 4월 짜왕 등 프리미엄 짜장라면을 시작으로 겨울철 프리미엄 짬뽕라면까지 인기를 끌면서 간편한 중화요리 식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올해 1~4월 라면 매출을 살펴보면 짜장라면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9%, 짬뽕라면은 411.9% 신장했다. 이마트가 선보이는 피코크 반점 6종은 모두 기존의 피코크 초마짬뽕을 생산하고 있는 협력업체(고것참식품)와 함께 개발해 출시했다. 또 피코크 상품개발팀에 조선호텔 중식 레스토랑 호경전 출신 셰프가 합류해 피코크 반점의 전체적인 레시피를 총괄했다.  이마트는 하반기에 칠리새우, 크림새우, 난자완스, 멘보샤 등 고급 중화요리는 물론, 짬뽕밥, 잡채밥 등 식사 부분도 추가로 피코크 반점 메뉴로 개발할 계획이다.  피코크 반점 유산슬은 660g(2인분) 8980원, 피코크 반점 해물누룽지탕은 420g(2인분) 6980원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바나나 다음엔 망고에 반하나

    바나나 다음엔 망고에 반하나

    망고스틴, 용과 등 생소했던 열대 과일이 때이른 더위가 찾아온 요즘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과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름 하면 대표적인 수박, 참외 등의 인기가 열대 과일의 공습에 주춤해졌다. 동남아시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열대 과일이 더이상 생소하지 않게 된 데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형마트들이 열대 과일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 29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이마트 과일 매출 순위에서 1위는 수박, 2위는 참외, 3위는 수입 바나나로 집계됐다. 망고는 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 과일 매출을 보면 수입 바나나가 5위로, 망고는 순위권 밖에 있었지만 올해 둘 다 소비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보다 매출 98% 급증… 망고 무섭게 성장 특히 망고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바나나는 이달 과일 매출(5월 1~24일) 순위로는 3위였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매출이 5.5% 감소했다. 반면 망고 매출은 같은 기간 58.3% 증가했다. 또 올 들어 망고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무려 98.2%나 급증하며 파인애플을 누르고 대표적인 열대 과일로 떠올랐다. 전체 과일 매출에서 망고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4년 1%, 2015년 1.1%, 2016년 1~5월 1.7%로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김영완 이마트 수입 과일 바이어는 “망고는 높은 당도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1개 2500~3000원)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매출 증가를 보이며 바나나에 이어 부동의 열대 과일 매출 2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아보카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달 24일 기준 롯데마트 수입 과일 매출 순위에서 1위는 바나나, 6위 망고, 7위 파인애플, 8위 레몬·라임, 9위 자몽, 10위 아보카도, 11위 망고스틴, 12위 용과, 13위는 코코넛이 차지하는 등 열대 과일이 수입 과일 코너를 점령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달(5월 1~24일) 아보카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3% 신장했다. 이유는 아보카도가 과거와 달리 샐러드 등을 활용해 먹는 방법이 널리 알려지면서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열대 과일 수입도 증가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몽 수입량은 2만 5000t으로 2010년(7000t)보다 3.5배 늘었다. 또 지난해 망고 수입량은 1만 3000t으로 2010년(1000t)과 비교해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열대 과일 수입량은 48만 4000t으로 전체 수입 과일의 67.7%를 차지했다. ●빙수·아이스크림에도 열대 과일이 대세 열대 과일의 인기에 국내 식·음료업계는 물론 유통, 외식업계도 빙수와 아이스크림의 계절인 여름을 맞아 열대 과일을 중점적으로 활용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빙그레는 급성장하고 있는 디저트 빙수 시장을 공략해 최근 신제품 ‘꽃보다 빙수’ 망고, 팥 2종을 출시했다. 망고맛은 곱게 갈린 망고얼음과 요거트 아이스크림, 망고시럽, 망고과일이 들어 있다. ●신선함과 시원함… 편의점서도 망고가 대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대명사 편의점에서도 망고는 대세다. GS25는 지난해 4월 출시한 뒤 그해 8월까지 아이스크림 부문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25%망고빙수’를 최근 업그레이드했다. 업그레이드된 제품은 패키지 디자인이 바뀌었고, 기존에 사용한 옐로우망고를 애플망고로 바꿔 망고의 맛과 향을 더욱 높인 게 특징이다. 업그레이드된 25%망고빙수는 이달 아이스크림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과육을 그대로 얼려 신선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잡은 것도 인기다. 편의점 CU는 여름철을 맞아 ‘미스 과일바’ 2종을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9월까지 한정 판매한다. 태국산 망고와 파인애플을 수확 즉시 냉동 처리한 것으로 설탕, 액당 등 첨가물을 넣지 않아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칼로리가 낮은 게 특징이다. 고급스러움의 대명사 호텔업계도 열대 과일과의 사랑에 빠졌다. 올봄 딸기를 가지고 디저트 뷔페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던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여름에는 열대 과일로 주제를 바꿨다. 이 호텔 41층에 있는 로비 라운지 바에서는 매주 주말과 공휴일에 열대 과일을 이용한 디저트 메뉴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올 어바웃 트로피칼’을 오는 8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망고를 비롯해 용과, 코코넛, 패션프루트, 파파야, 타마린드, 리치, 무화과 등을 활용해 만든 약 20종류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호텔 디저트 뷔페로는 가성비 높은 가격대인 3만 5000원(세금 포함)이다. 과거에는 생소했지만 이제는 마니아층이 생긴 코코넛도 주목받는 열대 과일이다. GS25는 지난 2월 남양유업과 손잡고 망고와 코코넛이 들어간 대용량 가공우유 2종을 출시했다. 망고우유에는 망고과즙을, 코코넛우유에는 코코넛크림을 넣었다. 현재 망고우유와 코코넛우유는 바나나, 딸기, 초코우유가 주를 이루는 가공 우유 제품군 중 새로운 맛으로 5위 안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아베 ‘소비세 인상 연기’ 명분 만들려… G7 회의서 위기론 과장?

    아베 ‘소비세 인상 연기’ 명분 만들려… G7 회의서 위기론 과장?

    G7 폐막 때 “리먼 쇼크 수준” 부각 메르켈·올랑드·캐머런 동의 안 해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가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회의를 마치자마다 소비세 인상 연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현행 8%인 소비세를 10%로 인상하는 시점을 2019년 10월로 2년 반 연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일본 현지 언론들은 29일 일제히 이를 기정사실로 전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밤 총리 관저에서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간사장 등과 만나 이런 방침을 통보했다. 증세 연기 배경으로 “경기를 부양하고,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정치 때문이다. 당장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증세에 부정적인 여론과 반대 입장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 실시한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도 증세 연기 배경으로 꼽힌다. 소비세 증세가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총무성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떨어져 3년 만에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디플레 가능성은 커지고 추가 양적완화의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주 열렸던 이세시마 G7 정상회담이 결단의 계기였다. G7 회의에서 아베는 “세계경제 상황이 2008년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G7 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는 “작년 신흥국의 투자 신장률은 리먼 쇼크 때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작년에 세계 경제 성장률은 리먼 쇼크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고 하는 등 세계 경제가 리먼 사태 때와 비슷한 상태라는 인상을 부각했다. 그러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은 아베의 이런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다. 소비세 증세 연기를 위해 세계 경제 위기를 과장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증세 연기를 위한 첫 관문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을 설득하는 일이다. 복지 재원 확보를 주장해 온 공명당으로서는 증세 연기가 달갑지 않다. 아베 총리는 공명당 측에도 전화를 걸어 “소비세 인상을 2년 반 연기할 생각이니 검토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야당인 민진당은 “증세 재연기는 아베 총리가 경제 정책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며 오는 31일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혐오에 빠진 대한민국] 男들의 실패, 여자에게 돌리다… “오! 빠따 뽑았다 널 때리러가”

    [혐오에 빠진 대한민국] 男들의 실패, 여자에게 돌리다… “오! 빠따 뽑았다 널 때리러가”

    지난 17일 벌어진 강남역 살해사건과 관련으로 촉발된 여성 혐오 논란에 대한 담론을 묻기 위해 29일 서울신문이 만난 10명의 교수들은 여성 폄하 유머, 외모 평가, 악성 댓글 등 일상의 여성 혐오를 우선적으로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욱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성들에 대한 폭력이 일상화돼 있는 상황을 자연스레 경험하게 되는 우리의 사회화 과정이 역설적으로 여성 혐오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딸이니까 참아야 하고, 누나는 남동생의 밥을 챙겨줘야 하고, 딸이나 여동생은 절대 짧은 치마를 입고 다녀서는 안 되고, 여성 부하는 으레 직장 상사에게 술을 따르거나 행사 음식을 하는 것과 같은 성적 차별과 폭력에 우리 사회가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이 여성 혐오의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여성 혐오 갈등의 창구로 인터넷과 미디어를 들었다. 그는 “여성을 혐오하는 메시지들이 오랜 기간 ‘유머’로서 유통됐다”며 “‘오빠 차 뽑았다. 널 데리러 가’라 같은 노래 가사를 ‘오! 빠따 뽑았다. 널 때리러 가’라는 식의 유머로 둔갑시키는 등의 문화는 여성에 대한 공격과 폭력을 정당화하고 사소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허성우 성공회대 여성학과 교수는 ‘여성 혐오 발언도 표현의 자유’라는 일부 남성의 주장에 대해 “서로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표현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이며 비난과 조롱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교육받은 여성들이 고위직에 진출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남성에 비해 취업률도 낮고 직장의 질도 높지 않다”며 “남성의 역차별론은 한두 가지 현상을 마치 전체의 것인 양 일반화하는 대표적 오류”라고 말했다. 강남역 살해 사건 자체에 대한 시각은 다양했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빈부 격차에 따라 부적응 집단을 중심으로 분노와 불만이 쌓이는데 사회적 약자는 그 욕구와 분노를 직접적으로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으로 볼 수 있다”며 “동네 단위의 상담 및 복지기관을 만들어 부적응자들이 상시적으로 드나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사회학과 교수는 “강남역 사건과 여성 혐오가 딱 떨어지지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추모에 참여한 것은 일상적인 여성들의 두려움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과 공포를 보여주는 방아쇠 역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경찰은 조현병을 원인으로 지목했는데 이 병은 방어적인 특성이 있어 다른 정신적 상태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조현병 환자가 위험하다거나 여성 혐오를 품은 사람이라는 식의 논리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대부분이 여성 혐오의 원인을 가부장적 사회에서 찾았다. 장필화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는 “가부장적인 시대처럼 여자는 약자여야 하는데 약자가 아닌 것에 대한 분노가 있다”며 “직업도 없고 어려움을 겪는 남자들이 권력자에게 분노를 표시하기보다 힘이 없는 여성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남녀, 혹은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보다 산업, 경제 발전, 경쟁, 경제적 위기에 대한 담론이 늘 먼저였다”며 “공감의 능력, 보살핌을 더 중요한 가치로 만드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양윤 교수는 “일부 남성들이 실패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는 ‘방어기제’가 작동하고 있다”며 “남성 역차별론의 대표적 대상인 군필자 가산점 논란도 취직이 안 됐을 경우 본인 안에서 책임을 찾지 않고 타인에게 전가하는 현상이 빚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해자를 병리화, 악마화시켜서 예외적인 사건으로 치부하고 축소하려는 시도, 진단, 대책들은 기존의 차별적 성 질서를 강화할 뿐”이라며 “여성들에게 이 사건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오랫동안 존재한 일상적 비하, 차별, 폭력 등의 표출”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대책에 대해서 장필화 교수는 민감성 훈련과 성 인지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색안경, 장갑, 모래주머니 등을 지고 노인의 상태를 겪으면서 노인을 이해하는 것처럼 여성의 입장에서 남성의 시선을 느껴 보는 체험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성차별 편견 등 의식적으로는 남녀가 많이 동등해졌는데 문제는 여권을 신장시킬 제도가 미비하다는 점”이라며 “면접을 보면 제대로 된 남자가 없다는 식의 남성 쿼터제 얘기가 많은데, 그보다는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 진출에도 고위직이 적은 상황을 보완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TV보며 스마트폰 만지작거리는 아이, 공부 못한다”

    “TV보며 스마트폰 만지작거리는 아이, 공부 못한다”

    두 가지의 미디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행위, 즉 ‘미디어 멀티태스킹’을 자주 수행하는 아동들은 인지력과 학교 성적이 보통 아이들에 비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토론토 대학교, 미 육군 NSRDEC 연구소 등이 공동 참여한 연구팀은 특히 10대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행동양상인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아동들의 학업 및 기타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8학년(13세) 학생 7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일주일 동안 TV시청, 영상보기, 음악듣기, 비디오 게임 하기, 활자 혹은 전자 미디어 읽기, 통화하기, 메시지 보내기, 글쓰기 등의 활동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그리고 그 중 두 개 이상의 활동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는 얼마나 잦은지 물어봤다. 이후 연구팀은 아동들의 인지능력(작업기억, 손재주, 어휘력 등)과 성격특성(의지력, 성실성, 충동성 등)을 테스트했다. 또한 학생들이 치른 전국단위 수학 및 영어 시험 성적을 수집해 학업 성취도를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아동들이 향후 본인의 성적을 신장시킬 수 있으리라 스스로 믿는지 여부를 설문을 통해 알아봤다. 연구팀은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미디어 멀티태스킹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학생일수록 학업성적이 더 낮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아동은 작업기억에 관련된 인지력도 낮았고, 더욱 충동적이었으며 자신의 지적능력을 발달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강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원인에 대해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s)이 약화되는 반면 충동성(impulsiveness)은 강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이들 두 가지 특성은 미디어 멀티태스킹 및 학업성적과 각각 관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과관계를 명확히 정립하기에는 아직까지 어려움이 따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멀티태스킹 시간과 인지능력 약화 둘 중 어느 쪽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인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며 “이를테면 잦은 멀티태스킹으로 인해 인지력 하락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거 연구에서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뇌의 구조 자체를 변경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2014년 영국 서식스 대학 연구팀은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두뇌 회백질 밀도 하락과 강하게 연관돼 있다는 주장을 펼쳤던 바 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서른둘 딸 모습으로 실종자 전단 만들어야죠”

    “서른둘 딸 모습으로 실종자 전단 만들어야죠”

    “어른이 된 내 딸 사진을 보니까 확실히 엄마보다는 아빠인 저를 닮았네요.” 경찰청과 보건복지부가 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개최한 제10회 ‘실종아동의 날’ 행사에서 서기원(53)씨는 1994년 4월 잃어버린 딸 희영(당시 10세)씨의 32세 모습을 추정해 만든 사진을 받아 든 뒤 감격에 겨운 듯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해당 사진은 지난해 말 경찰청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공동으로 개발한 몽타주 프로그램을 이용해 실종아동이 커서 어른으로 변한 모습을 만든 것이다.<서울신문 5월 5일자 9면> 그는 지난 22년간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전국 곳곳을 찾아 돌아다녔지만 성과가 없었다. 서씨는 “아이를 잃어버린 지 워낙 오래돼 전단을 뿌려도 사람들이 성인이 된 희영이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할까 걱정이 많았다”면서 “새로 받은 사진으로 실종자 전단을 만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사진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희영씨를 포함해 이날 12명의 실종아동 가족에게 성인 모습 몽타주를 전달했다. 향후 매월 신청을 받아 성장 예측 몽타주를 제작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 서울청, 부산청, 경기남부청 등에 최신 몽타주 프로그램을 설치했고 앞으로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SK이노베이션 등 6개 기업으로 구성된 ‘실종아동 찾기 및 예방을 위한 실종 홍보 민간협력단’ 위촉식도 열렸다. 경찰은 아동, 지적·자폐·정신장애인, 치매 환자 실종에 대비해 지문 등을 등록하는 ‘사전등록제’를 2012년 도입했으며 그 결과 제도 시행 직전인 2011년에 비해 지난해 18세 미만 아동의 실종 발생 건수가 30.9%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특허 5만건 가진 최대 통신장비업체…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

    “28년간 흔들림 없이 오로지 통신 영역이라는 ‘성벽’을 향해 돌진했다. 직원이 수십명일 때도 그랬고, 17만명인 지금도 그렇다.” 화웨이(華爲)를 창업한 런정페이(任正非·72) 회장은 지난 3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의 성공 비결은 ‘기술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의 연구개발비는 매년 400억 위안(약 7조 2000억원)이 넘는다. 17만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8만여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공병 출신인 런정페이가 1988년 화웨이를 창업할 당시 그는 200만 위안의 빚을 진 중년 이혼남이었다. 동료 5명과 함께 2만 1000위안을 모아 창업한 이후 2012년에는 스웨덴 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가 됐다. 이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만 무려 1억 800만대를 팔아 샤오미를 누르고 중국 1위에 올랐다. 화웨이의 성공을 거대한 중국 시장 덕이라고만 폄하할 수도 없다. 지난해 매출 3950억 위안(약 71조 1000억원) 가운데 해외매출이 절반 이상이다. 중국발 다국적기업 1호가 바로 화웨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 산간벽지에서 전화선을 깔던 화웨이는 1998년 IBM과 제휴를 맺으면서 ‘기술 혁신’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 케이블, 광섬유, 기업 네트워크, 광대역 네트워크 등으로 통신 기술을 확장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을 석권했다. 2011년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 진출한 화웨이는 그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가해 전원조차 켜지지 않는 모형을 전시해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는 6기가바이트(GB) 램(RAM)을 탑재한 스마트폰 P9을 선보였다. 애플 아이폰 6s가 2GB 램을, 삼성전자의 갤럭시S6가 3GB 램을 탑재하고 있다. 화웨이는 “2년 뒤면 애플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화웨이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징표는 특허권이다. 25일 중국 광둥성 지적재산권국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가 애플에 빌려준 특허는 769건인 반면 애플이 화웨이에 빌려준 특허는 98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화웨이가 국내외에 등록한 특허는 모두 5만 377건이다. 지난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출원한 특허만 3898건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WIPO에 한 번 특허를 내면 특허협력조약으로 덕분에 148개국에서 권리가 인정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양산 소주지구 개발 본격화…복합주거타운 조성 예고

    양산 소주지구 개발 본격화…복합주거타운 조성 예고

    경남 양산시가 소주지구 도시개발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소주지구 도시개발구역은 현재 개발중인 주진·홍등지구 도시개발사업장 북측 방향에 위치한 자연녹지지역과 농업진흥구역 대상으로 이뤄진다. 면적 36만 2000㎡ 규모의 소주지구는 2200세대 5800여명이 수용가능한 복합주거타운으로 조성되며 전자부품, 영상·음향·통신장비, 금속가공 제품 등의 산업체들이 유치된다. 예정구역은 대부분 농경지(70%차지)로 이뤄진 비교적 평탄한 지형적 여건으로 개발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주지구 내에는 양산서창 현진에버빌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져 주택홍보관 오픈 전부터 관심이 높았다. 기본 평수보다 3평 더 넓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측벽특화공간과 입구에서 실내를 거치지 않고 바로 독립된 공간으로 사용가능한 2 in 1구조가 큰 장점으로 꼽힌다. 양산서창 현진에버빌은 영산대학교 양산캠퍼스 바로 옆에 위치해 있고 84A, 84B, 72A, 72B, 59A 59B 등 총 803(예정)세대가 조성될 예정이다. 아파트 주변에는 서창초·중·고, 개운중, 효암고, 양산 시립 웅상도서관 등이 인접해 있어 교육 환경이 잘 잘 갖춰져 있고 롯데마트, CGV(예정), 용상중앙병원 등 생활편의시설이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한 부산과 울산을 연결하는 7번 국도가 인접해 있고 부산울산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경부선, 7번 국도 우회도로(예정) 등으로 교통도 편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분양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과 믿을 수 있는 시공예정사의 시공, 뛰어난 입지조건, 지역개발 호재 등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아파트 구매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며 주택홍보관의 방문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운산, 정족산, 천성산 등이 인접해 있어 쾌적한 힐링라이프도 누릴 수 기회”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19세기에 한국·중국 역사서를 번역한 러시아/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19세기에 한국·중국 역사서를 번역한 러시아/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18세기 말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로 대표되는 조선의 연행사가 베이징을 오고 가던 때에 러시아도 정교회의 신부들을 베이징으로 파견해 본격적으로 동양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리 사절단들이 새로운 문물을 접하는 데 정신이 없을 때 러시아 신부들은 한국과 중국의 역사에 대한 번역에 몰두했다. 대표적으로 얀키프 비추린(1777~1853)은 중국 정사 25사에 기록된 한국과 동아시아의 역사를 번역했으며, 한국 사신과 교유하며 한국어를 배우기까지 했다. 그의 번역은 1900년대 러시아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기본 교재가 됐다. 비추린은 그 밖에도 당시의 공용어인 만주어를 비롯해 티베트어, 몽골어 자료도 번역해 러시아의 동방정책은 물론 러시아 동양사 연구의 기초를 확립했다. 비추린 이후 베이징사절단 신부들은 만주어로 쓰인 요나라의 역사인 ‘요사’와 금나라의 역사 ‘금사’를 러시아어로 번역했다. 만주어판 ‘요사’와 ‘금사’는 누르하치를 이어 청의 황제가 된 숭덕제가 이민족인 몽골족의 손으로 왜곡된 만주족들의 역사를 제대로 밝히고자 다시 쓴 것이다. 러시아 신부들이 한문으로도 있는 두 사서를 굳이 만주어에서 러시아어로 번역한 이유는 이 책들이 단순한 역사를 넘어 청나라의 자존심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동방에 진출한 배경에 총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소설가 한강과 함께 맨부커상을 공동 수상한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는 원래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는 문학도였다. 그는 한국의 소설에 대한 번역가가 없다는 점을 알고 지난 7년간 한국어 번역에 집중했다고 한다. 영국에 다양한 언어를 번역하고 소개하는 인프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계 언어에 대한 사이트 에트놀로그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어는 사용 인구로 볼 때 세계 12위에 해당한다. 자국의 번역 문화가 발달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게다가 날로 커지는 한국의 국제적인 수준을 고려하면 다양한 국가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접근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수준 높은 번역시장의 발달은 문화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연적 과정이다. 20세기 중반까지 열강들이 총칼을 앞세운 제국주의로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이해했다면, 21세기에는 수준 높은 번역으로 다른 나라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번역은 바로 각국 문화의 역량을 보여 주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하지만 한국의 번역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낮다. 영어로 귀결되는 한국의 단순한 국제화 인식에 원인이 있다. 영어는 나라 간의 소통을 위한 필수 요소이지만,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궁극적으로 해당 국가의 언어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영어 몰입교육과 유학의 결과 영어만 알면 국제화가 된다는 착각에 빠지게 됐다. 예컨대 중앙아시아와 중국 신장 지역 등 실크로드 일대에 대한 연구는 지난 100여 년간 대부분 러시아어나 중국어로 쓰였다. 하지만 국내에서 출판된 수십 종의 실크로드에 책들은 현지의 사정과 차이가 있는 영어와 일본어를 번역한 것이다. 우리의 주 관심 지역도 이러한데 상대적으로 전문가가 없는 중동이나 아프리카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요즘이니 일상 대화를 번역하고 통역하는 번역기가 조만간 상용화될 것이다. 이제 나라의 국가적 역량은 일상 대화가 아니라 외국어보다도 타국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번역 인프라로 발현될 것이다. 수준 높은 번역은 궁극적으로 모국어 구사 능력과 타 문화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뒷받침되는 사회적 배경하에서 가능하다. 스미스가 모국어인 영어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다면 소설가 한강의 수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외국어 교육은 영어 회화 위주이고, 모국어인 한국어의 말하기와 쓰기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다. 게다가 인문학이 극도로 위축돼 다양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은 급감하고 국제화의 척도는 영어로만 획일화하면서 오히려 문화적 고립에 처할 우려마저 있다. 우리의 소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기쁜 만큼이나 한국의 소설을 발굴, 번역할 수 있는 문화 강대국들의 번역 인프라가 부럽다. 번역의 수준이 바로 한 국가의 문화를 보여 주는 척도라면 한국은 여전히 나아갈 길이 멀다.
  • 격하게 살빼면 근육이 녹는다

    격하게 살빼면 근육이 녹는다

    “여름을 위해 짧고 효과 있는 다이어트를 하려면 스피닝(실내 자전거를 타며 상체로 격한 춤을 추는 운동)만 한 게 없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갑자기 무리를 했는지 병원에서 다리 근육의 일부가 녹았다고 하더라구요. 계속했다면 신장 투석까지 필요했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죠.” ●신장에 무리… 극심하면 사망 서울 구로구에 사는 직장인 차모(28·여)씨는 지난 3월 ‘횡문근융해증’에 걸려 10일간 병원에 입원했다. 횡문근융해증이란 과도한 운동을 갑작스럽게 강행할 때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일부 근육이 녹아내리면서 근육 속의 독소가 온몸에 퍼지는 증상이다. 심하면 독소가 신장에 무리를 줘 급성신부전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극심하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통상 초기에는 근육통, 무기력함, 갈색 소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차씨는 “스피닝 등록 첫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운동을 1시간 하고 나니 통증이 심해졌고 나중에는 잠도 못 잘 지경이었다”며 “근육 파열인 줄 알고 정형외과에 갔다가 횡문근융해증을 의심한 의사가 내과로 보내 다행히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효과를 위해 짧고 강한 운동을 선호하는 젊은 여성이 늘면서 횡문근융해증에 걸려 애를 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하겠다는 성급함도 문제지만 이런 심리를 부채질하는 트레이너가 더 문제라고 설명했다.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1580명이었던 20, 30대 횡문근융해증 여성 환자 수는 지난해 1961명으로 24.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횡문근융해증 여성 환자 수는 8266명에서 7842명으로 5.1% 감소했다. 유독 젊은 여성의 증가율이 두드러지는 것은 급하게 다이어트 효과를 보려는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여름을 앞둔 5~6월에 이런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황현석 가톨릭 대전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강하고 격한 운동 중에도 특히 스피닝이 횡문근융해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며 “다이어트를 목표로 무리하지 말고 몸이 적응할 수 있게 운동량을 점진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물을 많이 마셔 탈수를 방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스피닝의 경우 사이클과 춤을 접목해 지루하지 않게 만든 운동이다 보니 정작 운동을 하는 사람은 몸에 과도한 부담이 오는 것을 모르고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헬스업계의 설명이다. 그만큼 강사의 안내가 중요한데 현재는 자격 미달의 강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사 자격증보다 경력 따져 선택해야 16년 경력의 스피닝 강사 황진우(35)씨는 “현재는 5시간씩 이틀간 교육을 받으면 스피닝 강사 자격증을 주는 곳도 있다”며 “수준 미달의 강사들이 회원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동작을 1시간씩 따라하게 하니 몸이 망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격증보다는 강사의 경력을 따져야 하고, 몸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오바마, 고엽제 입 닫고 ‘안보·경제 선물’

    오바마, 고엽제 입 닫고 ‘안보·경제 선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20세기 전쟁 역사 청산’을 위해 베트남과 일본 히로시마 방문에 나섰다. 71년 전 세계 첫 피폭지인 히로시마 방문 일정을 잡은 오바마 대통령이 41년 전에 전쟁이 끝난 베트남과 관련해 ‘고엽제 문제’에 대해 언급할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출발, 23일부터 2박 3일간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을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쩐다이꽝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응우옌티낌응언 국회의장, 응우옌쑤언푹 총리,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 등 지도자들과 만나 안보와 경제를 주제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연설도 한다. 미 대통령으로서 베트남 방문은 2000년 빌 클린턴, 2006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방문은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 강화 흐름 속에서 한때 적국이던 베트남과의 관계 진전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가는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중 처음 방문하는 베트남에 내놓을 선물로 1984년부터 적용해 온 대(對)베트남 무기 금수 조치를 전면 해제할지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은 1995년 수교 이후 살상 능력이 없는 무기에 한해 수출 금지를 해제했고, 2014년 10월에는 P3C 초계기 등 해양 안보와 관련한 일부 살상 무기에 한해 금수 조치를 풀었다. 하지만 첨단 군사장비 판매는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 무기 금수 전면 해제는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패권 확장을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지만 베트남의 인권 상황을 고려하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협력과 관련, 베트남이 가입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TPP 최대 수혜국으로 꼽히는 베트남 정부는 TPP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오는 7월 국회에 TPP 비준 동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의 TPP 비준 협조에 대해 사회기반시설 개발 지원과 투자 확대 등 ‘당근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전쟁 때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 문제를 언급할지도 주요 관심사다. 미군은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1년부터 1971년까지 7200만ℓ의 고엽제를 살포했다. 베트남에서 고엽제 피해자는 300만~480만명으로 추정된다. 또 신장질환과 뇌수종, 지적장애 등의 선천성 장애아가 태어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그러나 미국은 고엽제와 베트남인의 건강 피해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고엽제 피해자와의 만남도 계획하고 있지 않아 이번에 고엽제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베트남 전역에 남아 있는 불발탄 80만t(추산)의 제거와 관련해 양측의 실질적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26일 일본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7일 히로시마로 이동해 평화기념공원에서 연설하고 헌화한다. 히로시마 방문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의 가혹한 포로 학대의 대표적 피해자 중 한 명인 재향군인 대니얼 크롤리(94)도 동행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원 내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를 방문할지도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방송된 NHK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에서 (원폭) 피해자에게 사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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