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신작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출혈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117
  • ‘히어애프터’ 개봉으로 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인생

    ‘히어애프터’ 개봉으로 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인생

    ‘올해 나이 여든하나!’ MBC ‘무릎팍도사’의 개그맨 유세윤 버전으로 그렇다. 그런데 이 ‘사내’-2008년작 ‘그랜토리노’의 고집불통 참전용사를 떠올리면 할아버지란 표현은 맞지 않는다-는 지칠 줄을 모른다. 환갑을 넘긴 1990년 이후 감독으로 전성기를 맞았고, 19편을 연출했다. 다작이면 작품 수준이 들쭉날쭉할 법한데, 그렇지도 않다. ‘용서받지 못한 자’와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아카데미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이야기와 캐릭터의 힘으로 오롯이 두 시간을 끌고 가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얘기다. 그의 신작 ‘히어애프터’(Hereafter)가 24일 개봉했다. 1960년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스파게티 웨스턴’(이탈리아에서 만든 서부영화) 3부작-황야의 무법자·석양의 건맨·석양의 무법자-의 총잡이와 1970~80년대 ‘더티 해리’ 시리즈의 망나니 형사가 어떻게 거장이 됐는지 56년 영화인생을 더듬어 봤다. ●선악이 모호한 총잡이와 무대포 형사 1955년부터 B급 영화의 단역으로 나서던 그가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1959년 CBS 서부연속극 ‘로하이드’였다. 주인공 로디 역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때문인지 감독이던 토마스 카는 “게으르다. 한 번도 촬영 시작을 같이한 적이 없다.”고 뒷담화(?)를 남겼다. ‘로하이드’의 인기가 쇠할 무렵 기회가 왔다. 무명에 가깝던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원제:A Fistful of Dollars)였다. 이때가 1964년. 레오네 감독은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을 원했는데 거절당했다. 이스트우드는 “모두에게 친절한 영웅에 신물이 나던 찰나였다. 안티 히어로가 될 때임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저예산 스파게티 웨스턴 3부작은 흥행은 물론,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판초를 뒤집어 쓰고 시가를 씹어대는 고독한 카우보이는 존 웨인으로 대표되는 정통 서부극의 영웅과는 정반대 지형에서 관객의 뇌리에 각인됐다. 1970~80년대는 ‘더티 해리’ 5부작과 보냈다. 샌프란시코의 강력계 형사 해리 캘러헌이 법망을 피하는 악당들을 매그넘44 권총으로 단죄하는 이 영화는 ‘파시스트적인 폭력’이란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관객은 묘한 쾌감을 느꼈다. 전성기에도 그의 연기에 대해 “뻣뻣한 나무 막대기” “얼굴 찌푸리고 서 있는 것 외에 할 줄을 모른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이스트우드는 “연기는 고함치고, 울부짖고, 감정을 쥐어짜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감독 20년 만에 거장 반열 경력이 쌓이면 카메라의 뒷사정이 궁금해지는 모양. ‘더티 해리’ 돈 시겔 감독의 연출 권유에 솔깃해진 그는 1971년 데뷔작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를 찍으면서 제작사 맬파소프로덕션을 차렸다. DJ와 스토커를 다룬 데뷔작은 흥행은 물론, ‘소름 끼치는 스릴러이자 아름다운 음악영화’란 호평을 얻았다.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것은 20년이 지난 뒤. 악명을 떨쳤던 무법자가 은퇴 이후 조용히 살려고 하지만, 악덕 보안관과 피할 수 없는 대결에서 결국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의 ‘용서받지 못한 자’로 1992년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쓸었다. 배우 출신으로는 5번째 감독상 수상. 2005년에는 30대 여성복서와 늙은 트레이너의 ‘유사 부녀’ 관계를 다룬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또한번 거머쥐었다. 필름 바깥의 삶도 흥미롭다. 1952년 공화당원이 됐고, 68·72년 리처드 닉슨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을 지원했다. 하지만 한국·베트남·이라크전에서 미국이 ‘세계의 경찰’인 척하는 것은 질색했다. 스스로는 “리버테리언”(자유지상주의자)이라고 말한다. 1986~88년 카멜시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중소기업과 환경 보호에 힘썼다. ‘아름다운 보수주의자’란 수식어가 붙었다. ●‘히어애프터’는 어떤 영화 기획자로 나선 스티븐 스필버그와의 협업으로도 화제를 모은 ‘히어애프터’(12세 이상 관람가)는 사후세계를 다룬다. 영혼과 대화하는 심령술사 조지(맷 데이먼)와 쓰나미에 휩쓸려 죽다가 살아난 여기자 마리(세실 드 프랑스), 모든 걸 의지했던 쌍둥이 형을 잃은 마커스(프랭키 맥라렌)가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한발짝 물러서 관조한다. 죽음의 위험이 일상화된 세상에서도 결국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이스트우드는 “저 세상에 뭐가 있는지 모른다. 저마다 믿는 바는 있지만 모두 가설일 뿐이다. 가 봐야 아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영화 속 사후세계의 영상은 평화롭다. 노감독은 죽음마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극과 극 ‘슈퍼리치’ 다룬 신간 2권

    극과 극 ‘슈퍼리치’ 다룬 신간 2권

    ■ 사치열병/로버트 프랭크 지음 미지북스 펴냄 ‘승자 독식 사회’ ‘이코노믹 씽킹’ 등의 저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로버트 프랭크 미국 코넬대 존슨경영대학원 교수는 신작 ‘사치 열병’(이한 옮김, 미지북스 펴냄)을 통해 현대인의 소비 패턴이 점점 더 ‘과시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프랭크 교수는 사치 열병의 주범으로 최상층의 무분별한 소비 행태를 꼽는다.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의 초호화 요트인 크리스티나호에는 스위치를 올리면 수영장 위로 모자이크 타일의 무도장이 펼쳐지고, 스위치를 내리면 무도장이 다시 접혀 들어간다. 이 배의 수도꼭지는 순금이고, 높다란 의자에는 향유고래의 음경 포피로 만든 덮개가 씌어 있다. 오나시스의 경쟁자인 니아르코스는 이 사치스러운 전투에서 이기고자 오나시스의 배보다 최소한 15m가 더 긴 요트를 만들었다. 슈퍼리치(superrich·순자산이 280억원 이상인 사람)의 이 같은 소비 패턴은 바이러스처럼 중위 소득 가구, 심지어 하위 소득 가구에까지 확산해 영향을 미친다는 게 프랭크 교수의 진단이다. 최상층의 소비 패턴은 결혼 축의금, 생일 선물,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와인의 종류, 구직 면접 때 입어야 하는 옷의 종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최상층의 소득 수준은 크게 나아졌지만, 중위 소득 가구와 하위 소득 가구의 살림살이는 그대로이거나 더 나빠졌다는 점. 중위 소득 가구와 하위 소득 가구는 소득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위층의 소비 수준을 따라잡고자 저축을 줄이거나 빚을 지게 됐고, 그 결과 미국의 개인 저축률은 다른 주요 산업국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개인 파산 신청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저자는 통렬히 지적한다. 사치 열병을 앓는 사회를 바로잡을 방안으로 그가 제시하는 것은 바로 ‘누진 소비세’다. 누진 소비세는 한 가정이 해마다 지출하는 소비 총액에 근거해 과세하는 것. 각 가정은 일정 금액 이상의 소비에 대해 누진세를 물게 되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것에 먼저 돈을 쓰고, 과시적인 소비는 줄이게 될 것이라는 게 프랭크 교수의 설명이다. 누진 소비세로 소비가 위축되면 경제 불황이 닥치진 않을까. 저자는 소비에 쓰지 않는 돈은 은행에 저축되기 때문에 투자가 늘어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고, 정부는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을 복지에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2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슈퍼리치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랄프 네이더 지음 꾸리에 펴냄‘슈퍼 리치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랄프 네이더 지음, 강경미 옮김, 꾸리에 펴냄)는 저자가 실현 가능한 유토피아를 꿈꾸며 만든 소설적 비전이다. 1934년 레바논 출신 이민자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네이더는 미국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31살에 거대기업 제너럴모터스(GM)를 고발한 ‘어떤 속도에서도 안전하지 않다’를 썼다. 자동차 사고로 다리를 절단한 친구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으로 그는 GM 사장의 공개 사과를 받아냈다. “소수에서 다수로 권력을 이동시키겠다.”며 1996년부터 네 차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독립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이제 팔순에 이른 저자는 자신이 현실에서 못다 이룬 꿈을 책으로 집대성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폴 뉴먼, 테드 터너, 배리 딜러, 로스 페로, 버나드 라포포트, 맥스 팔레브스키, 오노 요코 등이 하와이 마우이 섬의 한 호텔에 모인다. 이들의 공통점은 개인자산만 수조원에 이르는, 세계적 부의 상징인 ‘슈퍼 리치’들이란 것이다. 17명의 억만장자는 시장 만능 자본주의와 기업에 대한 특혜가 사회적 불평등과 부정의를 가져온 주범이라고 지목하고, 대기업에 의해 장악된 금권정치를 회복하며 공동체적 가치를 복원하기 위한 ‘대전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지난해 세계적 부자인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시작한 ‘기부서약’ 캠페인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다.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생전이나 사후에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했다는 소식은 신선하면서도 낯선 것이었다. ‘슈퍼 리치’의 저자 네이더는 팔순의 워런 버핏이 “부자들이 많이 가진 것을 내놓는 것도 특권”이라며 다른 억만장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함께 내놓자.”고 설득하는 모습을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그려낸다. 버핏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부자이지만 부자에 대한 감세 혜택을 중지하라고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부자 세금 많이 내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책에서 억만장자들은 자선과 기부운동에서 한발 나아가 전면적인 국가개혁을 실현하겠다고 팔소매를 걷어붙인다. 자신을 ‘사회개선론자’라 부르는 이들은 수천만 미국인을 괴롭히는 절대빈곤을 폐지하고, 시장을 떠받치는 하부경제를 강화하며 미국의 오랜 양당 질서를 뒤흔들고 의회를 개혁하는 일을 추진한다. 부자들이 인간 조건의 개선을 위해 매진하는 일을 그려낸 ‘슈퍼 리치’는 한 좌파 몽상가의 꿈을 담은 책이라 치부할 수 있다. 혹은 대통령의 꿈을 접은 노인네가 펼친 상상력의 유희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시민운동가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네이더가 어떤 경제학자보다도 신랄하게 미국 보험업계의 감춰진 비밀과 메커니즘을 폭로하는 장면에서는 ‘정의란 단호히 움직여야 얻어진다.’는 데 공감하게 될 것이다. 2만 7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미술플러스]

    ●경기국제아트페어 ‘2011 한국미술의 비상’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경기 의정부 예술의전당. 권숙자 ‘이 세상의 산책-봄의 찬가’, 이박 ‘I´m to the dream’, 최길순 ‘독도’, 최제용 ‘꽃+나비’ 등 국내외 중견작가 100여명이 참가한다. 홈페이지(www.uac.or.kr) 참조. (031)828-5841. ●구인성전 ‘디페랑스 Differance 미끄러지는 이미지’ 25일까지 서울 서초동 한원미술관. 골판지에 파인 골을 이용해 동양화적 작업을 펼쳐보이는 신진작가 구인성이 신작을 선보인다. (02)588-5642. ●황부용전 ‘힐링 그래피즘’(Healing Graphism) 3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자연과 인간이 결합하고 이탈하는 방식으로 인간의 자연적 치유를 말하는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02)514-9292.
  • “그에게 지진·쓰나미보다 더 불운한 건 꽃이 팔리기도 전에 시드는 것 ”

    “그에게 지진·쓰나미보다 더 불운한 건 꽃이 팔리기도 전에 시드는 것 ”

    “김에게는 화원의 꽃이 팔리기도 전에 시들어 죽거나, 누군가 돌을 던져 화원의 유리를 깨뜨리고 도망가는 게 전쟁이나 지진보다 더 불운이었다.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것은 어쩌지 못하는 사이 모두에게 닥치는 일이었다. 그러니 두려울 게 없었다. 모두 무사한데 자신에게만 불운이 닥치는 것. 김이 생각하는 불행은 그런 것이었다.” 편혜영(39)의 신작 소설집 ‘저녁의 구애’(문학과지성사 펴냄)의 표제작에 등장하는 주인공 김의 직업은 화원 주인이다. 10년도 더 전에 만났던 친구는 다짜고짜 김이 한때 은혜를 입었던 어른의 화환을 주문한다. 남쪽으로 380㎞ 떨어진 도시에 있는 장례식장으로 근조 화환을 가져간 김은 아직 어른이 죽지 않았다는 친구의 전화에 하릴없이 낯선 도시에서 어른의 죽음을 기다린다. 소설집 ‘저녁의 구애’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하게 분절된 시간표를 지키며, 동일한 식사를 하고, 동일한 의복을 입고, 동일한 독서를 하고, 동일한 교통수단으로 출퇴근하는 삶, 그래서 어떤 차이도 없고, 차이가 없으니 상처도 없고, 그래서 어떤 굴곡도 없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완전히 동일해지는 나날의 연속, 즉 복사기와 같은 삶’을 산다. ‘토끼의 묘’의 주인공은 낯선 도시의 파견직이며, ‘동일한 점심’의 주인공은 대학교 복사실 주인이다. ‘관광버스를 타실래요?’ ‘산책’ ‘정글짐’ ‘크림색 소파의 방’의 주인공들 역시 그날이 그날 같은 회사원이거나 파견직이다. ‘통조림 공장’은 아예 통조림 공장을 무대로 도시에 사는 통조림 같은 현대인의 일상을 그려낸다. 문학평론가 김형중씨는 “초기 편혜영의 소설들에서 자주 등장하던 그로테스크한 소재들, 가령 시체나 쓰레기, 악취 같은 것들은 사라졌지만 낯선 도시 문명에서의 나날의 삶 모두가 섬뜩한 미궁”이라고 해석했다. 편혜영의 소설에서 확인하는 것은 자연의 혼돈에 맞서 우리가 만든 도시 문명이 결국 ‘동일성의 지옥’이란 것이다. 탄탄하고 틈 없이 건조한 문체와 독특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편혜영의 단편 소설에서는 ‘매연이 섞인 공기,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진 수종이 같은 가로수’ 따위를 유일한 자연으로 경험하며 살아온 현대인들의 비애를 뼈저리게 체감할 수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여심 사로잡는 영화 속 작업남 톱5

    여심 사로잡는 영화 속 작업남 톱5

    서울신문STV는 영화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새로운 형식으로 전달하는 영화 전문 프로그램 ‘시네마 스토리’를 16일 오후 7시 30분 방송한다. ‘시네마 스토리’는 신작과 구작을 아우르는 다양한 영화 소개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영화 속의 숨은 재미와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영화 전문 프로그램. 영화 속에 녹아 있는 리더십, 사랑, 우정, 처세법, 연애기술 등과 같은 삶의 지혜를 쉽고 재미있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기막힌 스토리’와 매주 영화 속에 숨겨진 특별한 주제를 선정해 순위를 매기는 ‘영화 속 별별 차트 톱5’로 구성돼 있다. ‘기막힌 스토리’에서는 영화 ‘아저씨’와 ‘파괴된 사나이’를 비교한다. 납치된 소녀를 구하기 위한 앞집 아저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아저씨’와 유괴된 딸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파괴된 사나이’는 닮은 듯 다른 영화. ‘기막힌 스토리’에서는 두 영화에서 주인공과 범인의 치열한 사투를 주제로 서로 다른 방법으로 목표를 이뤄나가는 모습을 비교해 보고 두 영화 속에 담겨진 삶의 지혜와 인생법칙을 소개한다. ‘영화 속 별별 차트 톱5’는 영화 속 최고의 작업남을 소개한다. ‘방자전’, ‘작업의 정석’, ‘연애의 목적’, ‘나의 결혼 원정기’, ‘B형 남자’ 등 5편의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비교 분석해 가장 개성 넘치는 방법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최고의 ‘작업 고수’를 뽑아 본다. ‘시네마 스토리’ 제작진 측은 “기존의 영화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할 것”이라면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깊이 있는 분석과 재미있는 해설을 통해 더욱 재미있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현장 톡톡] ‘강력반’ 수사극 돌풍 일으킬까

    [현장 톡톡] ‘강력반’ 수사극 돌풍 일으킬까

    안방극장에 수사극 열풍이 다시 불 것인가. 최근 의학 수사극 SBS ‘싸인’이 수목극 정상을 차지한 데 이어 KBS가 ‘드림하이’ 후속으로 새 월화 드라마 ‘강력반’을 7일 첫방송한다. 이로써 월화 안방극장은 SBS ‘마이더스’, MBC ‘짝패’ 등 신작드라마로 새롭게 재편되며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강력반’은 서울 강남을 무대로 강력반 형사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려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린 수사 드라마다. 송일국이 순수하지만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다혈질 형사 박세혁 역을 맡아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이후 다시 한번 거친 남성미를 풍기는 역할에 도전한다. 송지효는 박세혁과의 인연으로 각종 사건 현장을 누비는 인터넷 매체 기자 조민주 역을 맡았다. KBS 주말연속극 ‘결혼해주세요’에서 철없는 남편으로 출연했던 이종혁이 경찰대 출신의 엘리트로 출세에 대한 야망을 불태우는 형사과장 정일도 역을 맡아 변신을 시도한다. ‘강력반’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2일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기존 수사극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송일국은 “저희 드라마는 현실에 있을 법하고 진급을 위해 노심초사하기도 하는 형사들의 모습이 반영돼 있다.”면서 “미국드라마처럼 과학적 수사보다는 우리나라 현실에 맞고 형사의 기지에 의해 사건이 해결되는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권계홍 PD도 “‘강력반’은 추리 중심, 과학수사 중심의 드라마라기보다는 형사들의 이야기”라면서 “딱딱하게 수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도 하고 질투도 하고, 승진에 목마르기도 한 현실적인 형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작가들이 극 중 배경이 되는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반을 한달간 동행 취재해 사실성을 높였다. 경찰서 형사들과 함께 밤새 당직을 섰다는 송일국은 “(촬영) 현장에서 아리송한 게 있으면 친해진 형사들에게 그때그때 전화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내년엔 아흔, 그래도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뛴다”

    “내년엔 아흔, 그래도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뛴다”

    “제사 지내려면 병풍이라도 있어야 했으니 동양화 쪽은 그래도 먹고살 만했는데 서양화는 참 어려웠어.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 간 이중섭(1956년 작고)은 국제극장 뒤에서 점심으로 만날 호떡을 얻어먹었지. 그땐 호떡이 제법 커서 한끼로 때울 만했거든. 가격은 생각 안 나는데,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어. 그런데 그 호떡 하나 사먹을 돈조차 없어 늘 쩔쩔맸지. 그러니 주인장이 불쌍해서 돈 조금만 받고도 주고, 공짜로도 주고 그랬어. 미안하고 고마웠던 이중섭이 할 줄 아는 거라곤 그림이니, 그림 하나를 정성껏 그려서 줬어. 주인장도 그걸 받기는 했는데 참 난감한 거야. 나중에 보니 그걸 장독 뚜껑으로 쓰고 있더라고. 유화물감이니까 기름기가 있어서 물기를 잘 막아주거든. 자존심이 무척 강했던 이중섭이지만 제 눈으로 그걸 보고도 아무 말 못했지. 그땐 시절이 그랬어.” “아깝네요. 그거 하나 잘 갖고 있었으면 지금 몇억원은 할 텐데.” “예술가의 삶이란 게 그런 거 같애. 내가 프랑스에서 살던 곳이 페뢰야. 빛이 좋아 화가들이 좋아하는 곳이지. 고흐가 살던 오베르하고 가까운 곳이기도 해. 언젠가 오베르에 갔더니 그곳 주민들이 이런 얘기를 해. 고흐가 권총자살하는 데 잘못 쐈대. 즉사한 게 아니라 한 3~4일 앓다가 죽은 거지. 장례가 골치 아팠어. 이름 없는 가난뱅이 화가인 데다, 그런 방식으로 죽었으니 다들 꺼림칙한 거지. 겨우겨우 이웃의 도움을 받아 장례를 치렀는데 이번엔 삯으로 줄 돈이 없는 거야. 그래서 그림 하나씩 가져가라 그랬대. 그런데 아무도 안 가져갔다는 거야. 그때 아무거나 하나 골라 집었어 봐…. 어휴.”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백영수(89) 화백을 만났다. 이중섭·김환기·장욱진·유영국·이규상 화백 등과 더불어 1950년대 신사실파 화폭을 개척한 대표적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신사실파는 일본을 통해 유입된 서구의 후기인상파적 화풍을 뛰어넘기 위해 이들이 결성한 단체다. 동인 중 유일한 생존 작가가 백 화백이다. 한국 근대미술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1977년 프랑스로 떠났다가 올 1월 34년 만에 영구귀국했다. 따뜻한 느낌의 ‘모자(母子) 시리즈’로 국내는 물론, 유럽 화단에도 상당히 이름이 알려져 있다. 롯데호텔에서 백 화백을 만난 것은 영구귀국 뒤 첫 전시가 롯데호텔 1층 롯데갤러리 재개관전이어서다. 롯데호텔 전신은 1956년 세워진 반도호텔이다. 이곳 1층의 반도화랑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갤러리다. 롯데갤러리 재개관을 맞아 백 화백을 비롯, 김종화(93), 권옥연(84), 황용엽(80), 윤명로(75) 등 원로 작가 다섯 명의 작품을 모았다. 백 화백은 ‘모자 시리즈’와 더불어 ‘여백 시리즈’를 내놓았다. 그런데 원로 작가들의 명성에 비해 호텔 로비 한쪽 구석에 자리 잡은 갤러리가 어째 좀 옹색해 보인다. 내걸린 작품 수도 그리 많지 않다. 백 화백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에이, 이것만 해도 엄청난 거지. 반도화랑은 더했어. 그 시절 화랑이란 게 일종의 기념품 가게였거든. 반도호텔 맞은편에 미국공보원이 있었고 옆에는 국립도서관이 있었지. 거기다 최고의 요지였던 명동이 곁에 있었고…. 그러다 보니 드나드는 외국인들이 많았는데 이 사람들이 반도화랑에서 작품들을 사갔어. 이때 박수근(1965년 작고)이 그린 그림이 조선 풍속화야. 외국인 눈에 맞춘 거지. 덕분에 미군 부대 초상화가에서도 벗어났고….” 반도화랑에서 일을 배운 박명자(67) 회장이 나가서 살림 차린 곳이 바로 현대화랑(지금의 갤러리 현대)이다. 박수근 화백도 반도화랑 전시를 통해 화단에 본격 데뷔했다. “그땐 반도호텔이 9층인가 해서 주변에서 제일 높았어. 그림 그린답시고 몰려다니면서 명동에서 막걸리 한잔 마시고 9층 칵테일 바에서 분위기 내고 그랬지. 반도화랑을 열었던 이대원(2005년 작고)이 오며 가며 이런저런 일거리도 줬고….” 당시 서양화 위상은 볼품없었다는 게 백 화백의 회고다. 심지어 이념 장벽까지 있었다. 장욱진(1990년 작고) 화백은 땅과 황소를 벌겋게 그렸다고 기관원에게 끌려갔단다. 사상이 의심스럽다고 추궁당하던 시절, 이중삼중 생활고에 시달렸다. “나도 무지하게 일했어. 서울신문사 뒤에 코오롱 아케이드 있지? 그게 1969년에 지어졌는데 그 지하 아케이드 디자인을 내가 했어. 그것만 했겠어? 국립극장이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무대미술 작업도 내가 했지. 문예잡지나 시집 같은 책에다 삽화며 도안 그려넣는 일도 숱하게 했어. 그런데 그건 비교적 사정이 나은 거였어. 그나마 (작가) 이름값이 있으니 얻을 수 있는 일거리였거든. 이름 없는 작가들? 그냥 마냥 굶는 거지 뭐. 이중섭도 그렇게 굶어 죽은 거지.” 당시 작가들이 ‘괜찮은 일거리’로 꼽았던 것이 백화점 전시였다. 그런데 이것도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백화점 전시라는 게 지금처럼 멋지게 하지 않았어. 맨 꼭대기층에 전시해 두면 사람들이 내려오면서 보고 상품을 사라고 해둔 거지. 일종의 미끼 상품이야.” 그렇게 자존심에 상처 받아가면서도 뭐가 좋아 그렇게 그림에 매달렸을까. “그냥.” 허무한 답이다. 말이 이어진다. “하얀 캔버스를 앞에 두고 마주 앉아 있으면 그냥 좋아. 이번엔 내가 또 뭘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막 설레. 얼마 전에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 갔는데 마네 그림이 너무 좋은 거야. 여러 번 본 건 데도 너무 좋더라구. 나도 저렇게 멋진 거 하나 그리고 싶다, 이 생각밖에 안 들어.” 젊었을 때도 그 생각만으로 버텨냈다고 한다. “내 젊었을 때만 해도 샤갈, 미로, 피카소, 달리가 살아 있을 때였어. 수입된 유럽잡지를 통해 그 그림을 보면 너무 부러운거야. 나도 저런 작가가 되고야 말테다, 그 희망 하나로 버틴 거지.” 실은 한가지 이유가 더 있단다. “좋아하는 일인 데다 늙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잖아. 마티스는 아흔 넘어 손에 힘이 떨어지니까 가위로 종이를 오려서 작품을 만들어냈어. 르누아르는 말년에 골다공증이 오니까 몸에다 붓을 묶어서 그림을 그렸어. 그걸 보면서 그림이란 게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구나, 하는 계산도 했지.” 그렇게 지켜온 게 바로 한국 현대미술이라는 자부심이 강하게 묻어나온다. 1977년 프랑스로 건너간 것은 파리의 한 화랑이 백 화백의 진가를 알아봤기 때문이다. 초대전으로 프랑스에 불러 들이더니 아예 주저앉혔다. 10년 넘는 활동기간 동안 큰 개인전만도 22차례, 이런저런 전시회까지 합치면 100회 넘게 전시를 열었다. ‘한국에서 건너온 뛰어난 화가’라는 명성이 쌓였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1989년 교통사고를 당하더니 1994년 위암 선고까지 받았다. 한동안 붓을 놓을 수밖에. 몸을 추스린 뒤 더 이상 비행기를 타기 싫어 영구귀국을 결심했다. 원래 살던 경기 의정부 집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하지만 창작 의욕만큼은 왕성하다. 아직도 주머니에 종이와 연필을 넣고 다니면서 눈을 사로잡는 장면은 재빨리 스케치한다. “아직 더 그릴 수 있어. 언젠가 프랑스 한인회에서 경로잔치 같은 걸 해 주겠다길래 펄쩍 뛰었지. 아직도 하얀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뛰는데 무슨….” 속으로는 고민도 있다. “미술가란 남이 안 하는 모양이나 색깔을 찾아내야 하니 스케치를 계속 모아두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 중에 작품으로) 뽑아내야지. 그리는 시간 자체보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더 필요해.” 오는 10월쯤 신작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백영수 화백이 걸어온 길 ▲1922년 경기 수원 출생 ▲1945년 일본 오사카미술학교 졸업 ▲1945년 전남 목포고등여학교 미술교사 ▲1947년 서울 화신백화점 개인전 ▲1952년 해군 종군화가 미술전 ▲1953년 신사실파전(국립미술관)▲1973년 국립현대미술관 60년전 ▲1977년 프랑스행 ▲1978년 소시에테 나쇼날 보졀 그랑파레(파리) ▲1981년 프랑스 주재 한국작가전(파리), 프랑스현대작가전(도쿄도미술관) ▲1983년 살롱 도톤느 그랑파레(파리) ▲1985년 AAM전(파리) ▲1986년 프랑스 작가 초대전(일본, LA), 국제현대미술전(모나코) ▲2007년 신사실파 60주년(서울) ▲2011년 영구 귀국
  • [문화마당] 아름답고 편안한 시골길이 되기를/공선옥 소설가

    [문화마당] 아름답고 편안한 시골길이 되기를/공선옥 소설가

    마을 앞으로 고속도로가 났을 때, 우리동네 아이들은 ‘우리나라도 부자가 되었네.’라며 춤을 추며 기뻐하였다. 아이들은 난생 처음으로 ‘아스팔트’길을 보았다. 이제 막 개통한 그 아스팔트 고속도로를 달리며 아이들은 아스팔트에서 나는 냄새가 도시 냄새려니 여기며 코를 벌름거렸다. 마을 앞에 고속도로가 나고도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야 우리동네 앞 신작로가 드디어 ‘확·포장’되었다. 신작로가 확·포장됨으로써, 오랜 세월 동안 신작로가에 무성하던 고목의 미루나무도 베여 없어졌다. 우리는 마을 앞에 고속도로가 생기고 미루나무 무성했던 신작로가 차 다니기 좋은 아스팔트길로 변하는 것이 발전인 것이라고 여겼다. 고속도로가 나고 비포장길이 포장길이 되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후에 마을 사람들은 그 도로들로 행복해졌는가. 고속도로 주변에 우리 논이 있었다. 나는 어린 시절 논에서 일하면서 저 고속도로를 차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고속도로를 차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고속도로 주변에 사는 사람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이 그야말로 ‘지나가는 사람들’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차 타고 지나가기 좋으라고 만들어진 고속도로 덕에 그 주변에 사는 우리 마을 사람들이 행복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도 고속도로는 차만 다니는 길이라서 소음 이외에는 특별히 해를 끼친 일이 없다고 치자. 확·포장된 신작로길은 달랐다. 길이 확장되고 포장되면 무조건 좋은 줄만 알았는데, 그것은 차 타고 다니는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임을,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마을사람들은 차 씽씽 지나다니는 신작로길을 위험스레 지나다니면서야 알았다. 확장되고 포장되기 전의 신작로길은 하나도 위험하지 않았다. 우선 차들이 다니기 불편한 길이라서 사람에게는 위험하지 않았다. 그러나 차 다니기 좋은 길은 사람 다니기에 위험하다. 대부분이 노인들인 시골사람들이 그 위험한 길을 조마조마하며 오간다. 길이 넓어지고 포장되면서 이웃동네는 더 멀어졌다. 이곳과 저곳, 이웃과 이웃,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이 역설적으로 이곳과 저곳, 이웃과 이웃, 마을과 마을을 갈라놓았다. 이제 시골에는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자박자박 걸어서 이웃마을로 마실을 다니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너무 삭막한 길들만 있다. 우리나라 어느 시골을 가도 그렇다. 도시사람들한테 아름답고 좋다고 소문난 올레길, 둘레길도 사실은 시골 사람들의 길이 아니고 도시 사람들의 길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 길들은 그저 생업의 현장인 논두렁 밭두렁일 뿐, 길은 아니다. 이제 시골사람들은 이웃마을과 이어주는 신작로길은 차에 빼앗기고, 생업의 현장인 논두렁 밭두렁길은 도시 사람들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시골에 차 다니기 좋은 길을 만들었으면 사람 다니기 좋은 길도 만들어야 한다. 도시엔 찻길이 있으면 사람길도 있다. 시골 사람들도 안전하게 길을 다닐 권리가 있다. 도시 사람들이 차 타고 휭 왔다가 떠나기 좋은 길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걸어다니기 좋은 길. 이웃 마을로 편안하게 마실 다닐 수 있는 길. 그 길 가장자리로는 예전처럼 미루나무건 포플러건, 은행나무건, 예쁜 가로수를 심으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을 누가 할까. 아직도 도로 내는 일에만 골몰하는 권력자들이? 토목공사 해서 이득 남길 생각으로 가득차 있는 돈 있는 사람들이? 시골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도시 사람들이? 힘없는 시골 사람들이? 나는 이 다음 대통령에 나올 사람 입에서, 우리 시골 어디를 개발하겠다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나라 시골을 아름답게, 살기 편하게 만들겠다는 말이 나오길 간절히 바란다. 이 나라 사람들 아무도 시골길에 인도 만들고 인도에 가로수 심자는 사람 없는 마당에 ‘아름다운 시골’에 대한 기대를 품을 수 있는 유일한 방도는 그 한가지밖에는 없을 것 같기에.
  • 퇴장하는 ‘왕의 남자’

    퇴장하는 ‘왕의 남자’

    ‘왕의 남자’의 이준익(52) 감독이 예고한 대로 “상업영화에서 은퇴하겠다.”고 밝혀 영화계 안팎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평양성, (손익분기점) 250만에 못 미치는 결과인 170만. 저의 상업영화 은퇴를 축하해 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이 감독은 신작 ‘평양성’을 내놓은 뒤 서울신문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흥행에 (또) 실패하면 상업영화를 그만두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총 80억원의 제작비가 든 ‘평양성’은 27일 현재 전국에서 170만 5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네티즌 “은퇴 발언 철회해야” 은퇴 발언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쏟아진 가운데, 영화계는 이 감독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부산했다. 이날 이 감독의 휴대전화는 하루 종일 꺼져 있었다. 이 감독은 자신이 홍보 대사를 맡고 있는 푸른아시아 비정부기구(NGO) 등과 함께 다큐멘터리 제작차 몽골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계는 이 감독이 최근 영화 ‘님은 먼곳에’(171만명),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139만명) 등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한 데 따른 책임감 때문에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하면서도 ‘정식 은퇴’로 비치는 것은 경계했다. ●지인들 “독 립영화 전념 의도” ‘평양성’을 공동 제작한 영화사아침의 이정세 대표는 “이 감독이 상업적인 (흥행) 부담이 컸고, 투자사들에 피해를 끼쳤다는 생각에 괴로움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영화를 평생의 업으로 생각하는 분이기 때문에 당분간 상업적인 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영화계를 완전히 떠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당분간 상업영화에서는 손을 떼고 소규모 영화 제작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 감독의 ‘영화적 동지’인 타이거픽쳐스의 조철현 대표는 “이 감독 자신이 생각하는 이야기(내러티브)와 관객들이 원하는 게 다르다는 데 괴로워했고, 결과에 대한 책임의식도 강했다.”면서 “직선적이고 변명을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자신의 (은퇴) 발언에 책임을 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NYT, 성악가 연광철 서울대 음대교수 대서특필

     뉴욕타임스는 20일자 일요일판에서 한국의 성악가 베이스 연광철(서울대 음대 교수)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덩치는 작으나,노래는 거인 처럼...(Standing Small,Singing Big,All Sulfur and Zest)’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세계적인 지휘자 대니얼 바렌보임과 역시 오페라계에서 큰 이름을 날리고 있는 데이비드 맥비카 연출 등의 입을 통해 연광철의 예술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 기사는 뉴욕타임스의 클래식음악 평론가 매튜 그루윗시가 쓴 것이다.  그루윗시는 이 기사에서 연광철이 자라난 환경,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게 된 과정,뉴욕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메트 오페라) 무대에 진출하게 된 이후의 활동상황을 아주 상세하게 전하면서 오는 24일부터 메트오페라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도니제티 작곡)에서 루치아의 가정교사 라이몬도 역으로 출연하는 연광철에 대한 큰 기대를 나타냈다.  뉴욕타임스가 한국 출신의 성악가를 이처럼 장문의 기사를 써서 소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루윗시는 뉴욕의 오페라팬들이 2008년 연광철이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마르케왕의 역할을 해내는 것을 보고 그의 진가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당시 연광철은 세계적인 명성의 베이스 가수 르네 파페가 마르케왕을 해낸 것보다 더 훌륭하게 그 역을 소화해 냈으며 관객들은 커튼콜 때 연광철에게 영웅을 대하듯 환호했다고 그루윗시는 썼다.  그는 연광철이 세계 여러 나라의 오페라극장으로부터 바그너 오페라 ‘파르지팔’의 구르네만츠 역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연광철은 2008년 바그너오페라팬들에게는 성소라고 할 수 있는 바이로이트 바그너오페라축제에서 ‘파르지팔’ 신작의 구르네만츠 역을 훌륭히 소화해 내면서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았었다.  뉴욕타임스 기사는 바렌보임의 말을 인용,연광철이 몸집은 (서양인들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무대에서 그는 위엄이 넘쳐 흐른다고 전했다.바렌보임은 연광철이 가수로서 또 연기인으로서 매우 점진적으로 진화해 왔다고 말했다.  연광철은 1965년생으로 충주의 공업고등학교 졸업 후 청주대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했다.이어 불가리아 소피아 음대,베를린 국립음대를 졸업했다.1993년 파리 국제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 우승과 동시에 도밍고로부터 ‘세계 오페라계의 떠오르는 보석’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10년간 베를린 국립오페라의 전속 주역 가수로 활동하다 세계 주요 오페라하우스로부터 초청이 쇄도하면서 2004년 독립했다.바렌보임,피에르 불레즈,주빈 메타,제임스 레바인,크리스티안 틸레만,켄트 나가노 등 거장 지휘자들과 함께 최정상의 무대에 서고 있다.현재 서울대 음대에서 성악을 가르치고 있다.  연합뉴스
  • 중화권 스타 주걸륜, 한국계 17세 모델과 열애

    중화권 스타 주걸륜, 한국계 17세 모델과 열애

    중화권 최고의 엔터테이너인 주걸륜(저우제룬·32)이 15살 연하의 한국계 여성과 교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지언론은 “비비안수, 린즈링, 차이린 등 타이완의 내로라하는 여자연예인들과 숱한 염문을 뿌려온 주걸륜이 이번에는 17살의 어린 연인을 만나고 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주걸륜의 새 연인인 쿤링(昆凌)은 타이완과 한국 혼혈인 어머니와 호주 출신의 아버지에게서 태어났으며, 아기자기한 외모와 나이와 맞지 않는 섹시한 몸매로 대중의 관심을 받아왔다. 현지 언론은 주걸륜과 쿤링이 늦은 밤 만나 저녁을 먹고 새벽 2시가 되어서야 헤어지는 모습들이 목격됐으며, 두 사람이 매우 깊은 사이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주걸륜의 할리우드 출연작인 ‘그린 호넷 3D‘의 타이완 프리미엄 시사회가 끝난 뒤에도 축하파티를 함께 한 뒤 자신의 차에 태워 집까지 바래다주는 등 공식석상에도 대동하고 있다. 또 주걸륜이 자신이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소속이 아닌 쿤링에게 새 앨범의 뮤직비디오 여주인공 자리를 내어주고 연기수업을 받도록 하는 등 아낌없는 지지를 쏟고 있다. 한편 주걸륜은 유명 감독인 미셸 공드리의 최신작 ‘그린 호넷 3D’에 주인공으로 출연해 월드스타로 발돋움했다. 미국에서 지난달 중순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첫 주말에 33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화단신]

    ●CGV ‘해피 뉴 무비’ 기획전 CJ CGV는 설 연휴를 맞아 2010년 화제작과 2011년 미개봉 기대작을 상영하는 ‘해피 뉴 무비’ 기획전을 2일부터 CGV강변(2~9일)과 CGV서면(10~16일)에서 진행한다. 메인섹션인 ‘2011년 미리보기’에서는 상반기 최고 기대작 7편을 엄선했다. ‘혐오스런 마쓰코의 일생’을 연출한 나카시마 데쓰야의 신작 ‘고백’과 나오미 왓츠·아네트 베닝·사무엘 잭슨 등이 함께한 ‘마더 앤드 차일드’ 등이 상영된다. ‘2010년 다시보기’ 섹션에서는 지난해 화제작 중 ‘공기인형’ ‘인 디 에어’ ‘렛 미 인’ ‘베리드’ 등 4편을 볼 수 있다. 미리보기 섹션은 편당 8000원, 다시보기 섹션은 편당 7000원. 상영작은 홈페이지(www.cgv.co.kr) 참조. ●롯데시네마에서 윷가락을 던지면 롯데시네마는 설 연휴를 맞아 2일부터 영화 ‘평양성’과 함께하는 윷놀이 이벤트를 연다. 롯데시네마에서 윷가락을 던져 윷이 나올 경우 새해 선물이 들어 있는 시크릿백을 받는 행사다. 시크릿백은 깜짝 선물주머니로 롯데월드 연간 이용권, ‘마음이2’ 인형, 무료 영화관람기회, 현금 1000원 등의 경품이 들어 있다.
  • 영상으로 만나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2006년 9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시즌 개막작 ‘나비부인’을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 등에서 생중계했다. 맨해튼의 교통을 통제하고 대형 스크린과 음향, 650개의 좌석을 설치해 오페라를 좋아하는 이는 누구라도 볼 수 있도록 했다. 오페라가 고립되지 않으려면 저변 확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벤트를 생각해 낸 피터 겔브 총감독은 “더 많은 사람이 오페라극장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26년 전통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2010~11시즌을 연중 호암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3월 18일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베르디의 ‘돈 카를로’, 로시니의 ‘오리백작’, 바그너의 ‘발퀴레’ 등 올 시즌 뉴욕 현지에서 공연하는 10편의 최신작이 상영된다. HD대비 4배 이상인 4K 고해상도 디지털 화면과 5.1채널 음향으로 현지에서 관람하는 것 이상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한글 자막은 기본. 막과 막 사이의 인터미션에는 백스테이지 투어나 출연진 인터뷰 영상이 제공된다. 일정은 호암아트홀 홈페이지(www.hoamarthall.org) 참조. 관람료는 2만 5000원. (02)751-9607~10.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보고서-민족에 관하여’ 전시회 연 ‘물의 작가’ 나현 인터뷰

    ‘보고서-민족에 관하여’ 전시회 연 ‘물의 작가’ 나현 인터뷰

    “제 작품은 미술계 관계자들만 보시거나, 보신 분들도 감상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전 살기 위해서라도 제 스스로를 잘 포장해야 하는 작가라니까요. 하하. 아, 그리고 저 그림 잘 그려요. 못 그려서 이런 작업 하는 거 아니에요.” 호쾌한 웃음을 터트리는 나현(41) 작가. 신작 ‘나현: 보고서-민족에 관하여 2008-2011’ 전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02-737-7650, 2월 27일까지)에서 그를 만났다. 작가의 너스레가 이해될 법도 한 것이 전시장은 미술관보다 박물관 같은 풍경이다. 1층에는 작가의 예전 작품들이 걸려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치게 되는 벽면의 액자. 프랑스 병사 12명의 실종 기록이 적혀 있다. 프랑스는 한국전쟁에 3000명을 파병했다. 당초 알려지기는 7명이 실종됐다. 작가의 집요한 탐문작업 끝에 12명으로 기록을 바로잡았다. 국가를 위해 희생된 개인, 그럼에도 실종자 숫자조차 틀릴 정도로 무관심한 대상, 무심히 걸려 있는 12개의 액자는 이들의 얘기를 품고 있다. 바로 옆에 전시된 ‘다리’ 연작 시리즈는 아연판 위에 물을 채운 뒤 그 물 위에 그림을 그리고 그대로 말린 작품이다. 12개 액자와 마찬가지로 흐릿한 기억의 층위를 보여줌으로써 역사적 기억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려는 의도다. 성곡미술관의 ‘2011 내일의 작가’에 뽑힌 것을 기념해 내놓은 신작 ‘보고서-민족에 관하여’는 시베리아 바이칼호에서 출발한다. 바이칼호 올혼섬과 천일염 산지인 전남 신안군을 연결한 것. 연결고리는 질 좋은 소금을 따라 이동했다는 ‘맘모스 스텝’이다. 작가는 신안에서도 염전 물 위에 올혼섬을 그려넣는 작업을 했다. 물론 그림은 없고 영상자료로 만날 수 있다. 미술관 측은 “제한된 스튜디오에서의 작업이 아니라 직접 몸을 세워 발로 밟고 만난 경험에 근거하여 작업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내일의 작가’ 선정 이유를 밝혔다. →홍익대 회화과 출신이니 출발은 서양화였을 것 같다. -맞다. 대학 때까지는 교수님에게 칭찬도 받고 공모전 같은 데서 상도 받아 봤다. 그런데 미술 하면 이미지로만 생각하는 게 와닿지 않았다. 다른 작업을 하고 싶었다. →특별히 물을 택한 이유가 있나. -캔버스는 물감을 고정시키기 좋은, 쉽게 말해 말 잘 듣고 다루기 쉬운 매체다. 반면 물은 물감이 흩어지는, 다루기 어려운 매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오랜 시간 풍화작용을 겪는 기억의 특성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힌트는 한석봉에게서 얻었다. 가난 때문에 먹과 종이를 구하기 어려워 물에 붓을 찍어 바위에다 글씨를 썼다고 한다. 물로 쓴 글씨는 햇볕에 말라 날아가도 한석봉의 팔은 그 필법을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사서 고생’이란 느낌이 든다. 한 작품에 2~3년은 걸리는데. -하하. 맞는 얘기다. 왜 이런 방식으로 작업하느냐는 얘기 수없이 듣는다. 개인작업이라 비용도 부담스럽고, 주변의 이해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더욱이 물 위에 그린 그림은 비디오로나 남지, 미술품으로는 남지도 않는다. 심지어 이게 미술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내 관심은 역사를 보는 시각과 해석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다. 역사에 대한 고정 해석이 갖고 있는 견고한 틀 같은 것을 무너뜨려 시야를 틔우고 싶었다. →고고학적 작업인데 대중들이 받아들이긴 어렵지 않겠나. (이번 전시엔 퇴적물이 쌓인 신안 갯벌 사진이 있는데, 역사적 퇴적물에 집중하는 그의 작업은 이에 대해 오마주로 보인다.) -안 그래도 한국 올 때(2004년 영국 옥스퍼드대 순수미술학 과정을 마친 뒤 국내외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다. 교수 직을 제안하면서 말린 분도 있었다. 지금 같으면 냉큼 제안을 받았을 텐데…(웃음). 흔히 중세를 암흑기라 하지만 당시 종교그림에는 세계관과 철학이 담겨 있다. 르네상스 이후 부르주아적 근대미술이 시작되면서 이게 단절됐다. 대중들은 그림을 보며 좋군, 나쁘군 하는데 그친다. 이래서는 소통이 안 된다. 작품이란 게 결국 작가와 대중이 대화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작가의 문법을 이해해야 한다. 작가가 작품으로 한발 내밀었을 때, 대중도 그만큼 한발짝 내밀어 줬으면 좋겠다. 판단은 그 다음 문제다. →다음 작품도 비슷한 방식인가. -주제는 4대강이다. 이미 독일 뒤셀도르프 라인강변에 큰 목책 하나 박아뒀다. 이 목책에 기록되는 물결의 흔적을 응용해 볼 생각이다. 한국에서도 4대강 유역에 설치한다. 예전에 한국의 청계천 복원공사와 영국 런던의 파링던 지역 복원공사를 비교한 적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하다. 작가의 작품은 한곳에 더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미지의 틈’ 전시(02-2124-8941, 2월 13일까지)다. 반투명 슬레이트로 둘러쳐진 채 문이 잠긴 집이 그의 작품이다. 무슨 의미일까 이리저리 살펴보다 보면 “아무것도 아닐 거야. 이건 그들이 잊고 바꿔놓지 못한 역사의 한 조각이지.”라는 낙서를 발견하게 된다. ‘동물농장’의 작가 조지 오웰이 남긴 말이다. 작가는 한국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아니 재빨리 망각되는 게 더 충격적인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작가의 의도와 일치하든 일치하지 않든 그 충격적 사건을 상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흐릿한 퇴적물로 기억의 지층을 일깨우려는 작가의 주제의식이 잘 드러난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충무로 스릴러 열풍 주춤…휴먼·코미디 훈풍

    충무로 스릴러 열풍 주춤…휴먼·코미디 훈풍

    2008년 시작된 영화 ‘추격자발(發) 스릴러 열풍’에 제동이 걸린 것일까. 신묘년 충무로는 휴먼·코미디 장르를 중심으로 한 훈풍이 본격적으로 불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된다. ●‘추격자발(發) 스릴러 풍년’에 제동 지난 2년간 국내 영화계는 유독 스릴러 장르에 제작과 투자가 집중됐다. ‘추격자’가 미국드라마(미드) 못지않은 탄탄한 스토리와 장쾌한 영상미를 바탕으로 웰메이드 한국 영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한국형 스릴러 영화가 줄줄이 쏟아졌다. 지난해 극장가는 흥행 1위를 차지한 ‘아저씨’를 비롯해 ‘이끼’, ‘악마를 보았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심야의 FM’ 등 범죄 스릴러가 주류를 이뤘다. 그 과정에서 전작과의 차별화를 노린 표현의 잔혹성에 대한 강도는 점점 더 세졌다. 하지만 2011년 들어 이 같은 흐름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 연말에서 연초로 이어지는 흥행 대전에서 무난히 흥행이 예상됐던 ‘황해’가 휴먼 코미디를 표방한 ‘헬로우 고스트’와 ‘라스트 갓파더’에 밀려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 1월만 봐도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하정우, 김윤석이 다시 손잡아 화제를 모은 ‘황해’가 200만명 돌파를 기점으로 관객이 급감해 손익 분기점인 450만명 동원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헬로우 고스트’와 ‘라스트 갓파더’는 모두 250만 관객을 돌파하며 롱런할 기세를 보이고 있다. 신작 개봉영화에서도 강우석 감독의 휴먼 드라마 ‘글러브’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가 흥행을 주도하고 있고, 설 극장가에도 코믹 사극을 표방한 ‘평양성’,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이 걸리는 등 새해 극장가는 휴먼·코미디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불황 지속… 부담없는 코미디 선호도 높아져 영화 관계자들은 지난 2년간 극장가 흥행을 주도했던 스릴러 열풍이 주춤하고 휴먼·코미디 열풍이 부는 데 대해 관객들의 기호 변화와 사회적 원인에서 이유를 찾았다. ‘웰컴 투 동막골’, ‘바르게 살자’ 등 휴먼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보여온 장진 감독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해질수록 대중은 쉽고 편안한 영화를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평도 사태 등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고 경제 불황이 지속되는 등 스트레스가 심해져 관객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휴먼 코미디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텔 미 섬딩’, ‘황진이’ 등을 연출한 장윤현 감독은 “관객들의 기호 변화에는 주기가 있기 마련이지만, 최근 차가운 스릴러에 질린 관객들이 가슴 따뜻한 영화를 찾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영화 제작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상무 CJ 엔터테인먼트 투자팀장은 “지난 2년간 웬만한 스타 감독과 유명 배우들은 스릴러 장르를 거쳐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지금도 스릴러 시나리오가 들어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한 템포 쉬어갈 때”라고 말했다. 지난해 스릴러 영화 ‘이끼’에 이어 올해 청각장애 야구부의 감동 드라마 ‘글러브’로 도전장을 내민 강우석 감독은 “제작자들은 영화 안에 몰입돼 있으면 오히려 관객들의 취향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스릴러 영화의 자극이 점점 세진 것도 그런 이유가 컸다.”면서 “나 스스로 그런 패턴에서 빠져 나와 초심으로 돌아가 따뜻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 영화 제작사 대표도 “사실 영화의 제작은 투자자의 결정과 직결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최근 스릴러 열풍은 흥행을 의식한 투자가 집중됐기 때문”이라면서 “그동안 스릴러만 찾던 투자자들도 휴먼이나 로맨틱 코미디 시나리오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황진선칼럼] 하늘을 보자

    [황진선칼럼] 하늘을 보자

    얼마 전 불교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의 인터뷰 기사를 읽는데 스스로 대충주의자, 회색분자라고 농담처럼 말했다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다툼을 화해시키고 사이좋게 문제를 풀어가는 화쟁(和諍)을 하려면 당연히 그래야지 싶으면서도 생명평화탁발순례로 잘 알려진 스님의 원칙주의자 이미지와 겹쳐져 친근감이 들었다. 그런데 곰곰 짚어보니 우리 사회에 중간지대가 없기 때문에 눈길이 가고 친근감이 든 게 아닌가 싶다. 중도 부재의 시대에 대충주의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요즘 우리 사회는 날로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의 양극화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예산안 날치기 파동,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찬반, 무상급식 논란 등이 예다. 보수와 진보로만 갈라지는 것도 아니다. 이해 관계에 따라 사사건건 두부모 가르듯 편을 갈라 싸운다. 반대를 위한 반대, 찬성을 위한 찬성의 논리를 편다. 말도 점점 험해진다. 도법 스님 기사를 읽은 뒤 한 친구를 만났는데 그는 “땅의 삶에만 매몰되지 말고 가끔은 하늘을 보라.”고 충고했다. 순간 “맞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하루에 한번 하늘을 보면 아등바등 각박하게 살지는 않을 것 같다. 너무 바쁜 것은 악이다. 하늘을 바라보면 삶의 속도를 줄일 수 있다.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이 너그러워질 것 같다. 밤하늘의 별을 보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다툼을 줄일 수 있을 듯싶다. 사람들은 죽음이 가까워지면 누구나 용서하며 살 걸, 베풀며 살 걸, 재미있게 살 걸 하고 뉘우친다고 한다. 하늘을 바라보며 삶을 돌아보게 된다. 용서는 자신을 치유하고 정화하는 과정이다. 미움과 분노의 뿌리는 대부분 이기심이다. 용서하지 않으면, 미움을 버리지 않으면 자신이 불행해진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정신의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는 임종을 앞둔 수많은 사람들이 “난 돈의 노예였어.”하고 후회한다고 얘기한다. “돈이 더 있었으면 훨씬 행복했을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행복했던 순간은 즐겁게 놀았던 때다. 그래서 아이들과 공원에 가고, 바닷가에 가고, 여행을 간 일을 떠올린다고 한다. 가장 후회하는 것은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산 것이다. 제러미 리프킨의 신작 ‘공감의 시대’는 공감(empathy)이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얘기한다. 치열한 경쟁과 적자생존의 시대를 넘어 협력과 평등을 바탕으로 하는 공감의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이제 예전의 경쟁 관념으로는 새 시대에 적응할 수 없다. 친 사회적 행동과 협동심이 새 시대의 적자생존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도 제시한다. 리프킨은 인간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성숙한 공감 본능을 키워 왔다고 말한다. 갈수록 정교하고 상호의존적이고 복잡한 사회구조를 지향하는 것은 본성적으로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와 교섭을 넓히고 심화시키려 하고, 더 큰 사회에 참여하며 자신을 초월하려는 정서를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공감 본능이 복잡한 사회적 교류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원한다는 것이다. 공감이 정치적 집회와 시민단체에서 중요한 토론의 주제가 될 정도로 흔한 개념이 된 것은 버락오바마 대통령이 이 말을 즐겨 사용한 탓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감을 자신의 정치 철학의 핵심으로 삼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공감을 강조했다. 공감은 모든 종교의 열쇠말인 연민(sympathy), 긍휼(compassion), 자비와 상통한다.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관계를 통해서만 행복할 수 있다. 그 관계는 공감과 연민이 바탕이어야 한다. 행복한 사람들은 덜 자기중심적이라고 한다.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주고 다른 사람을 도우며 더 친절하고 더 사랑하고 배려한다. 유영모와 함석헌의 철학의 중심에는 하늘을 지향하는 천지인(天地人) 합일 사상이 있다. 인간이 하늘을 지향해야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합일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것을 강조한다. 하늘을 보라. jshwang@seoul.co.kr
  • “걸그룹에 책 제목을? 동심이 용납할까요”

    “걸그룹에 책 제목을? 동심이 용납할까요”

    “아이들이 즐기는 문화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없다는 게 가슴 아픕니다. 유명세로는 걸그룹을 이길 수 없겠지만, 동화책을 사는 사람들은 ‘달샤베트’를 아껴줄 거라 생각합니다.” 백희나(40)씨는 ‘구름빵’과 ‘달샤베트’ 단 두개의 작품으로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그림책 작가가 됐다. 그의 그림책은 손수 만든 봉제 인형과 소품들로 이야기의 각 장면을 연극처럼 연출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묶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손으로 만든 인형이 말을 건네오는 듯한 따뜻한 느낌 때문에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서 사랑받은 그림책 ‘구름빵’은 2004년 출간 이후 40만부가 넘게 팔렸다. 2005년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기도 했다. 자신만의 출판사를 차리고 지난해 8월 두 번째로 펴낸 책 ‘달샤베트’도 3만 6000여부가 팔리며 그림책 베스트셀러가 됐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뒤에는 창작 그림책에 대한 홀대와 신인 작가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관행으로 인한 아픔이 있었다. 첫 작품 ‘구름빵’은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백 작가는 원고료만 받고 모든 지적재산권을 출판사 측에 넘기는 계약을 했다. 창작물이 의지와 상관없이 작가도 모르는 방향으로 재창조되어 퍼지는 것을 6년간 지켜봐야 했던 백씨는 또다시 저작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가 지난해 말 ‘달샤베트’와 비슷한 ‘달샤벳’이란 이름의 걸그룹을 데뷔시켰기 때문이다. 백씨는 “연예기획사가 책의 제목이 좋다고 걸그룹 이름으로 쓰고 싶다고 연락을 해 왔어요. 절대 안 된다고 했죠. 걸그룹이 그 이름을 쓰면 책이 갖고 있는 본래의 이미지가 죽어버리니까요. 하지만 기어이 ‘달샤벳’이라고 한 글자만 바꿔 방송에 출연하더군요.”라며 싸움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달샤베트’란 상표 출원은 백씨가 먼저 했지만 등록되는 데 1년이 걸리고 그때 가서야 사용중지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창작 그림책의 앞길을 위해 징검다리 하나를 놓는다는 의지로 계속 저작권 싸움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백 작가는 최근 신작 ‘어제저녁’을 출간했다. 역시 손수 만든 동물 인형으로 책에 입체감을 불어넣은 따뜻한 창작 그림책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실제 영아 유골에 다이아몬드 접착한 작품 논란

    영아의 유골로 만든 작품이 공개돼 예술계가 술렁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출신의 아티스트 데미언 허스트는 1월 말 열릴 전시회에서 영아의 유골에 다이아몬드를 접착해 만든 신작을 선보인다. 작품에 사용된 영아의 유골은 19세기에 수집된 것으로 빅토리아 시대 때 생후 2주 미만에 사망한 아이의 유골로 알려졌다. 허스트는 여기에 백금 틀을 씌운 뒤 그 위에 8000개 이상의 핑크·화이트 다이아몬드를 박아 작품을 완성했다. 허스트는 지난 2007년에도 다이아몬드를 접착한 해골 작품을 공개했고, 이로 생존 작가 중 사상 최고 경매가를 기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영아 유골을 소재로 한 새 작품 사진이 전시 전 미리 공개되자 영국 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영국 최대 육아 관련 사이트 ‘넷맘스’(Netmums)의 설립자인 샐리 러셀은 “어린 영아의 죽음 자체로도 부모들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주는데, 이 작품은 지나치게 잔인하다.”면서 “허스트는 애초 별다른 의도가 없었겠지만 보는 이들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이밖에도 실제 영아의 유골을 작품에 이용하는 것은 윤리적 가치관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비판과 미술계에서 새로운 시도의 작품이 탄생했다는 찬사가 예술계 뿐 아니라 영국 사회 내에서 대립하고 있다. 유명 희귀 보석업체와 함께 작업한 이번 작품은 뉴욕에서 가장 파워풀한 상업갤러리로 알려진 가오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에서 첫 선을 보인 뒤 홍콩으로 건너가 아시아 관람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편 허스트의 2007년도 작품은 500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876억 원에 팔린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끄러웠던 그 시대 잊지 말자는 호소

    부끄러웠던 그 시대 잊지 말자는 호소

    ‘현대 프랑스 문단의 살아 있는 신화’로 불리는 르 클레지오(70)는 대표적인 지한파 작가다. 프랑스 문단에는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에서 한국인 독자를 언급한 기욤 뮈소 등 지한파가 많은데 그중에서 클레지오는 2007~2008년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초빙 교수를 지냈다. 클레지오의 신작 ‘허기의 간주곡’(문학동네 펴냄)은 그가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될 무렵 프랑스에서 출간된 작품이다. 작가가 서울에 머물면서 집필한 책이라 한국 독자들에게는 더 각별한 의미가 있다. 클레지오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김치수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말 “당시 발표 일주일 전에 클레지오가 프랑스로 급히 돌아갔다. 노벨상은 사전에 수상자에게 언질이 가는 것이 확실하다.”고 언급했다. 노벨상 발표가 날 무렵이면 난리 법석을 떠는 우리의 부박한 국민성과 언론의 행태에 대해 김 교수는 클레지오의 전례를 들어 조용한 조언을 남긴 것이다. ‘허기의 간주곡’은 1930년대 초에서 1940년대 중반에 걸쳐 열살 소녀 에텔이 온실 속 화초 같던 외동 아이에서 억척스러운 삶의 주인공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에텔은 증조부의 죽음, 철 없는 아버지와 염세적인 어머니의 불화, 아버지의 불륜과 파산, 전쟁과 피난, 가난과 모욕 등을 겪으며 어른이 된다. 소설을 통해 클레지오는 한 여인의 성장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끔찍한 사건을 고발한다. 제목의 ‘간주곡’은 보통 기악곡에서 솔로 부분 사이에 등장해 반복적으로 연주되는 부분을 가리킨다. 모리스 라벨이 작곡한 단막 발레 작품 ‘볼레로’를 떠올리면 된다. 클레지오는 이 소설을 통해 같은 선율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볼레로처럼 허기를 주기적으로 이야기함으로써 치욕과 부끄러움의 시대를 영원히 잊지 말자고 호소한다. ‘허기의 간주곡’이 클레지오의 머릿속에서 발아하게 된 계기는 2009년 세상을 떠난 프랑스의 지성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와의 만남이었다고 한다. 클레지오는 그의 어머니처럼 레비 스트로스가 1928년 열린 ‘볼레로’ 초연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레비 스트로스가 ‘볼레로’를 보고 역작 ‘신화학’을 낳은 것처럼 클레지오 의 어머니도 ‘볼레로’를 본 뒤 인생이 바뀌었다. 클레지오는 ‘볼레로’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하나의 예언’이자 ‘어떤 분노, 어떤 허기에 관한 이야기’ 같은 것임을 깨닫고 그 선율을 담은 소설 ‘허기의 간주곡’을 쓰게 된다. 프랑스인인 클레지오의 어머니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모리셔스와 레위니옹에서 다시 프랑스로 이민 온 사람이었다. 전쟁을 억척스레 헤치고 살아 남은 여성 에텔의 이야기는 곧 클레지오 어머니의 삶이기도 했다. 클레지오는 태어나면서부터 군의관 아버지와 떨어져 어머니 밑에서 성장했기에 어머니는 그의 세계관과 문학관을 형성했다. 클레지오의 신작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은 관념적이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역시 전쟁을 겪은 한국 사람들의 감성을 울린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창작 발레·연극 명작 노원무대에

    서초구 예술의전당이나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이 부럽지 않은 서울 동북부 문화의 메카인 노원문화예술회관이 신묘년 새해를 맞아 1월에 창작발레인 ‘사운드 오브 뮤직’과 창작연극 ‘늙은 자전거’를 무대에 올린다. 우선 창작발레 ‘사운드 오브 뮤직’은 지난해 노원문화예술회관과 이원국 발레단이 공동기획·제작해 초연한 작품이다. 지역 공연장으로는 드물게 제작비를 투자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클래식 발레에 뮤지컬과 연극적인 마임을 도입한 크로스 오버의 새로운 공연형태로 만들었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국내 관객의 찬사가 쏟아졌다. 노원구는 대공연장에서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과 22일 오후 2시, 6시 공연한다고 6일 밝혔다. 2만~3만원. 장돌뱅이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 ‘늙은 자전거’는 이만희의 신작으로 지난해 1월에 막을 올려 호평을 받았다. 구수한 사투리와 조연들의 적절한 코믹이 가미된 연극으로 내리사랑의 진수를 보여 준다. 가족의 소중함을 재미와 감동으로 승화시킨 작품으로 잊혀져 가는 장터의 떠들썩함, 만물상 자전거포, 할아버지와 손자 역을 맡은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어우러져 아련한 향수를 불러오고,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 역시 대공연장에서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과 29일 오후 2시, 5시에 공연한다. 1만~1만 5000원. 951-3355.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