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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에 등 돌린 무슬림, 美 대선 변수 되나

    바이든에 등 돌린 무슬림, 美 대선 변수 되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지지했던 무슬림계의 조직적인 표 이탈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있다는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선거 자금 후원의 ‘큰손’인 유대계의 눈치도 봐야 하는 백악관으로서는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2020년 대선 당시 민주·공화 양당 경쟁이 치열했던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건주 등을 중심으로 무슬림 지역사회 지도자들은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유력한)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겠다’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고 31일(현지시간) NBC가 전했다. 전국 무슬림 유권자 동원 및 옹호 조직인 ‘엠게이지’의 와엘 알자야트 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투표를 기권하거나 제3지대 후보에게 투표하라”고도 주장했다. 미 최대 무슬림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가 지난 대선에서 실시한 출구 조사에 따르면 무슬림 유권자의 약 69%가 바이든에게 투표했다. 미국의 무슬림 인구는 2020년 기준 약 385만명, 전체 인구의 약 1.1%로 유대인의 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년 대선이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박빙의 리턴 매치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감안하면 무슬림들이 선거 결과를 뒤집을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규모라는 계산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1만 5000표 차로 신승했던 애리조나주는 무슬림 신자가 1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슬람 신자 6만 9000명인 위스콘신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2만 1000표 차로 승리했다. 특히 경합주인 미시간주는 북미에서 아랍계 무슬림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으로, 약 23만 2000여명의 신자가 있다. 애리조나 무슬림 연합 프로그램의 책임자 수마야 압둘 콰디르는 “이스라엘이 대량 학살을 계속 할 수 있도록 1050억 달러 예산을 보내려고 하는 것도 우리는 참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인도주의적인 전투 일시중지, 가자지구 추가 지원 추진 등 무슬림계와 유대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지만 고민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어니타 던 대통령 수석고문은 매일 화상회의를 열고 지역사회 청취 내용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아메리칸연구소(AAI)가 아랍계 미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7.4%만 “오늘 대선이 치러진다면 바이든을 뽑겠다”고 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40%를 크게 밑돌았다.
  • 2020년 대선 때 69% 바이든 지지했던 미 무슬림, ‘내년 대선 바이든에 반대표’ 위협 고조

    2020년 대선 때 69% 바이든 지지했던 미 무슬림, ‘내년 대선 바이든에 반대표’ 위협 고조

    이슬람-하마스 전쟁이 가자지구 교전 국면으로 빠져들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지지했던 무슬림계의 조직적인 표 이탈이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내 무슬림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편을 드는 미국에 반발해 경합주를 중심으로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유력한)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겠다’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고 NBC가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선거 자금 후원의 ‘큰 손’인 유대계의 눈치도 봐야 하는 백악관으로서는 이번 전쟁 행보가 내년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전국 무슬림 유권자 동원 및 옹호 조직인 ‘엠게이지’의 와엘 알자야트 대표는 NBC에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장악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보수주의자들이 대법원을 장악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0년 대선 당시 민주·공화 양당의 경쟁이 치열했던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건주 등을 중심으로 무슬림 지역사회 지도자들은 “투표를 기권하거나 제3지대 후보에게 투표하라”며 민주당을 비토하고 나섰다. 미 최대 무슬림 단체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가 2020년 대선 당시 실시한 출구 조사에 따르면 무슬림 유권자의 약 69%가 바이든에게 투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무슬림 인구는 2020년 기준 약 385만명, 전체 인구의 약 1.1%로 유대인의 절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년 대선이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박빙의 리턴 매치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감안하면 무슬림들이 선거 결과를 뒤집을 ‘캐스팅 보터’가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1만 5000표 차로 신승했던 애리조나주는 무슬림 신자가 1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1만 2000표 차이로 간신히 이긴 조지아주에는 12만 3000여명의 신자가 있다. 이슬람 신자 6만 9000명인 위스콘신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불과 2만 1000표 차로 승리했다. 특히 경합주인 미시간주는 북미에서 아랍계 무슬림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으로, 약 23만 2000여명의 신자가 있다. 애리조나 무슬림 연합 프로그램의 책임자 수마야 압둘-콰디르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대량 학살을 계속할 수 있도록 1050억 달러 예산을 이스라엘에 보내려고 하는 것도 우리는 참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무슬림계와 유대계 양측 사이에서 인도주의적인 전투 일시중지, 가자지구 추가 지원 추진 등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지만 고민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아니타 던 대통령 수석고문은 아랍계 및 유대계 행정부 관리들과 매일 화상회의를 열고 지역사회 청취 내용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캠페인 대변인인 아마르 무사는 “바이든 대통령은 무슬림계 미국인 및 팔레스타인계 사회 지도자들과 계속해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모든 공동체의 신뢰를 얻고 모든 미국인의 존엄성과 권리를 옹호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했다. 아랍아메리칸연구소(AAI)가 아랍계 미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23~27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7.4%만 “오늘 대선이 치러진다면 바이든 대통령을 뽑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20년(59%)에 비해 42% 포인트나 줄어든 역대 최저치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0%,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13.7%를 기록했다.
  • 광진, 찾아가는 청소년 체력 증진 프로그램

    서울 광진구가 학생들의 비만 예방과 체력 증진을 위해 학교로 찾아간다. 구는 청소년기 비만의 80%가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청소년기부터 건강한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구는 학교와 연계해 학생 건강체력평가(PAPS)를 실시하고, 저체력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력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학생 건강체력평가는 심폐지구력, 유연성, 근력·근지구력, 순발력, 체지방 등 신체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검사다. 신자초등학교, 성자초등학교, 신양중학교 등 3개교가 참여해 체력 평가를 마쳤으며, 총 35명의 학생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부터 스포츠지도사 자격을 갖춘 신체활동 전문 강사가 학교로 찾아가 체력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청소년기는 평생의 건강 습관이 형성되는 시기다”며 “찾아가는 체력 증진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키우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오페라에 KKK? ‘노르마’가 선보인 종교 연출의 진수

    오페라에 KKK? ‘노르마’가 선보인 종교 연출의 진수

    십자가 3500개.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종교적이지만 곳곳에 전통 가톨릭 문화가 가득했다. 예술의전당이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작으로 지난 26~29일 공연한 오페라 ‘노르마’가 한국 공연에서는 보기 어려운 종교 연출의 진수를 제대로 선보였다. ‘노르마’는 사랑을 위해 조국을 버린 여제사장 노르마의 비극적인 운명을 담은 이야기다. 벨칸토 오페라의 대가 빈첸초 벨리니(1801~1835)의 최고 수작으로 꼽히며 과거 이탈리아 지폐에 새겨진 유일한 오페라로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노르마’ 연출가 알렉스 오예는 이 작품에 대해 “종교가 이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실제로 모든 것을 관통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과도하게 연출하고 싶은 유혹도, 전쟁 상황을 무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그의 선택은 종교에 충실한 연출이었다. 요즘 오페라가 온갖 실험과 비틀기로 무장했지만 ‘노르마’는 구체적인 특정 문화에 천착하면서 오히려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문화로서의 종교는 불교가 대세이고 가톨릭 문화 저변이 미약한 한국에서는 오예의 연출이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해도 많이 생겼다. 일례로 스페인에서 부활절에 볼 수 있는 뾰족한 삼각형 모자인 ‘카피로테’를 미국의 범죄단체 쿠 클럭스 클랜(KKK)의 복장으로 착각한 경우가 그렇다. 참회의 상징인 카피로테를 KKK가 차용했다고 전해지긴 해도 유럽의 종교문화가 가득한 무대에 미국 범죄단체의 속성을 끌어오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다.‘노르마’의 대표 아리아인 ‘카스타 디바’를 부르는 장면도 종교 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연출이었다. 우선 무대 가운데 설치된 대형 향로는 많은 이의 로망으로 꼽히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종착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 설치된 것을 가져왔음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보타푸메이로’라 부르는 이 향로에 불을 피운 후 성직자들이 힘차게 밀어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산티아고 성지순례의 꽃으로 꼽힌다. 제한된 시간에만 볼 수 있어 일정이 맞지 않으면 보기 어려워 그 가치가 더 귀하다. ‘노르마’에서는 한 사람이 등장해 향로를 왔다 갔다하게 밀고 사라지자 노르마가 ‘카스타 디바’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가 끝날 때까지 향로가 포물선을 그리는 모습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의 향로 미사를 연상케 했고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이 장면을 한없이 엄숙하게 만들었다. 향로 미사는 수많은 순례객이 꼬질꼬질한 상태로 들어와 악취가 가득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을 뿌리던 것에서 유래해 지금은 신성한 의식으로 자리잡았다. 보타푸메이로의 존재와 의미를 모르는 사람에겐 노래만 들릴 뿐 별다른 감흥 없이 지나갈 장면일 수밖에 없다.아리아를 부를 때 노르마가 높은 곳에 올라간 것도 종교적 연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인류 대대로 제사장들은 군중보다 지형적으로 높은 곳에서 메시지를 전해왔기 때문이다. 예수의 산상수훈이 어떻게 묘사되는지, 지금도 교황이 바티칸에서 군중 앞에 어떻게 등장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다른 프로덕션에서도 노르마가 높은 곳에 있는 것은 볼 수 있는 장면이긴 하지만 기왕 높이는 거 시원하게 높이면서 제사장으로서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했다. 여기에 뒤에는 십자가 모양으로 선 인물들을 세워두고, 옆에 향로를 왔다 가게 하는 등 작정하고 종교적 색채를 중첩한 덕에 색다른 매력이 돋보였다.1부에서 등장한 의자 같은 소품이 장궤틀이었던 것도 종교적 분위기를 더했다. 장궤란 허리를 바로 세운 채 양 무릎을 꿇은 자세로 존경을 나타내는 행위로 가톨릭 성당에 가면 신자들이 기도할 때 보이는 바로 그 자세이다. 기도의자, 무릎의자로도 불리는 장궤틀은 젊은 여사제 아달지아가 노르마에게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에서 활용되며 비로소 무대에 가져다 둔 의미가 살아나게 된다. 무대 위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쓰지 않았음을 알게 하는 소품이었다.아달지아의 고해성사는 오예의 천재성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고해성사를 하는 두 사람은 서로를 볼 수 없다. 그런데 관객 입장에서는 두 사람의 정면을 보게 된다. 오예는 아달지아의 고해성사를 듣는 노르마가 제사장의 본분을 다하면서도 사랑하는 남자를 떠올리며 인간적인 고뇌를 하는 모습을 관객들만 볼 수 있게 했다. 보여주고 싶지 않으면서도 드러나야 하고 결국엔 누군가에게 보이게 될 수밖에 없는 것. 서로의 표정은 알 수 없지만 관객들은 지켜보게 되는 고해성사는 그 모순적인 속성과 두 사람 사이의 교묘한 긴장감을 제대로 드러낸 동시에 이 작품에서 노르마가 앞으로 겪을 운명을 암시하는 훌륭한 장치였다. 철저하게 종교적인 연출을 했기에 의미가 살아나는 장면이었다. 이런 여러 가지 디테일을 제대로 느끼고 보면 일부를 가시면류관으로 꾸민 3500개의 십자가가 그저 공허한 소품이 아님을 알게 된다. 종교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왜 그런지도 모르고 아쉽다고 느끼기 쉽지만 알고 보면 감탄에 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연출이다. 종교 연출의 진수를 보여줬기에 2부가 시작할 때 TV가 등장하고 배경을 현대로 전환한 것은 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노르마’는 한국에서 보기 어렵고 한국 관객들에게 낯선 가톨릭 문화를 복합적으로 얽히게 연출하면서 숨은그림을 찾게 하는 신선한 즐거움을 줬다.
  • 한국공대, 중소기업기술혁신 대통령 표창

    한국공대, 중소기업기술혁신 대통령 표창

    한국공학대학교가 지난 18일 부산 BEXCO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기술경영 혁신대전’ 시상식에서 중소기업기술혁신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박건수 한국공대 총장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부터 대통령 표창과 교기 깃봉에 수치를 함께 받았다. 한국공대 관계자는 “한국공대는 산학협력 대표대학으로 대학 보유 기술과 인력, 교육 등 혁신자원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및 기술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줬다”며 “지역 내 중소기업을 혁신형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켜 온 공로를 인정받아 명실상부 중소기업기술혁신을 선도하는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국공대는 1997년 산업부가 설립한 4년제 산학협력 특성화 공과대학이다.
  • 선조 마음 돌린 ‘정탁의 상소’… 명량대첩 승리 만들고 조선을 구하다[서동철의 임진왜란 열전]

    선조 마음 돌린 ‘정탁의 상소’… 명량대첩 승리 만들고 조선을 구하다[서동철의 임진왜란 열전]

    선조는 왜란이 발발하고 마지막 희망으로 삼았던 신립의 중앙군이 충주 탄금대에서 무참히 패하자 황망히 한양도성을 버리고 북쪽으로 향했다. 난공불락으로 여겼던 평양성마저 다시 내주자 선조는 요동 망명의 뜻을 굳히게 된다. 결국 광해군을 황급히 세자로 삼고 종묘사직을 받들어 나라를 지키도록 했다. 행재소(行在所)와 더불어 별도 조정인 분조(分朝)를 가동한 것이다. 영의정 최흥원을 비롯해 10명 남짓한 중신이 분조에 배속됐는데, 좌찬성 정탁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분조는 사실상 이후의 전쟁 수행을 주도하다시피 했다. 분조의 실상을 오늘날에도 가감없이 살필 수 있는 것은 정탁이 남긴 ‘피난행록’(避難行錄) 덕분이다. 하지만 그의 이름이 후세에 뚜렷이 각인된 이유는 따로 있다. 충무공 이순신이 처형 위기에서 벗어나 명량대첩으로 전세를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정탁이 상소로 선조를 설득한 결과다.약포(藥圃) 정탁(鄭琢·1526~1605)이 세상을 떠난 뒤 실록에 실린 졸기(卒記)는 선조실록과 선조수정실록에 각각 전한다. 선조실록 본문은 ‘서원부원군 정탁이 죽었다’는 한 줄이다. 그런데 사관(史官)의 평가가 제법 길다. ‘탁은 인품이 유순하고 온후한 사람인데, 등과했을 당시 명망이 없어 오랫동안 교서관에 머물러 있었다. 일찍이 향실(香室)에서 숙직하던 날 문정왕후가 불공을 드리려 하자 불가한 일이라고 고집하면서 끝내 향을 올리지 않았다.’ 사관은 정탁이 ‘이 사건 때문에 당세(當世)에 중시되고 현로(顯路)가 열리게 됐고 결국 재상에 발탁됐다’고 했다. 명종의 어머니로 수렴청정을 하며 권세을 휘둘렀던 문정왕후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대비를 상대로 유교국가의 정통성을 지켜 세상에서 인정받고 벼슬길도 열렸다는 뜻이다. ‘나이 들어서는 벼슬에서 물러가기를 청했으니 옛사람의 기풍이 있었다. 자리를 탐하여 늙어도 물러가지 않는 자에 비하면 차이가 크다’고 했으니 최상급 추도사다. 그런데 수정실록은 다르다. ‘정탁이 죽었다. 정탁은 예천 사람으로 류성룡과 친해 재상이 되었으나 언제나 우유부단했다. 성룡이 조정에서 떠나자 탁도 해직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이때에 이르러 집에서 병으로 죽었다.’ 광해군 시대 북인이 중심이 돼 서술한 선조실록을 인조반정 이후 서인 시각에서 고친 것이 선조수정실록이다. 약포는 젊은 시절 남명 조식과 퇴계 이황의 문하에 모두 출입했다. 남명과 퇴계는 각각 북인과 남인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다. 졸기의 평가가 바뀐 이유도 정치적 상황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 ‘피난행록’을 읽어나가다 보면 약포가 선조수정실록의 서술보다는 선조실록의 평가에 더 근접한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1592년 6월 8일 대동강변에 왜적이 나타나자 선조는 영변으로 가겠다고 고집한다. 평양부민들은 떠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했고 정탁은 10일 이렇게 주청했다. ‘서울을 지키지 못한 것은 돌이킬 수 없다. 다행히 평양은 성곽이 완비되어 있고 식량도 아직은 버틸 만한 데다 패수(浿水·대동강)는 중국의 장강(長江) 같은 천혜의 참호다. 평양을 버리면 큰일을 그르친다. 엎드려 성상(聖上)의 명철한 결단을 바라오니 반드시 대가(大駕)의 행차를 멈추어야 한다’고 했다. 누가 봐도 줄을 잘 서 출세하는 부류의 언동은 아니다. 정탁의 절절한 호소에도 선조는 ‘적의 예봉은 피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선조가 광해군에게 분조를 꾸려 강계로 가도록 명한 것은 영변에서 의주로 출발하기 직전인 6월 14일이다. 분조는 최흥원과 정탁, 형조판서 이헌국, 부제학 심충겸, 형조참판 윤자신, 호조참판 류자신, 병조참의 정사의, 승지 류희림, 익위 류조인 등의 면면이었다. 이후 순변사 이일이 합류하는 등 8월이 되면 분조는 당상관 13인에 당하관 30인에 이르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평안도 북동쪽 내륙의 강계는 4개의 하천이 합류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그런데 나이 든 대신으로 이루어진 분조는 발걸음이 느렸고 이미 주변 지역에서 왜적이 출몰하고 있었다. 강계를 거쳐 함흥으로 간다는 구상은 실현되기 어려웠다. 함경도는 머지않아 가토 기요마사의 왜적 2군이 휩쓸게 된다. 정탁은 분조의 사정을 이렇게 적어 의주 행재소의 선조에게 올렸다. ‘동궁의 행차를 모시는 인원은 그 수가 본디 적었는데, 늙고 병든 사람이 다수를 차지해 낙오자가 있었던 데다 골짜기와 고개를 치달리느라 마부와 말이 몹시 지쳤습니다. 험한 길에 자빠지고 엎어지며 지금 이천(伊川)에서 관동의 온당한 곳으로 가고자 하나, 적은 이미 철원을 경유해 김화 등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분조는 운산, 개평원, 희천, 영원, 양덕현, 곡산, 이천, 문암, 곡산, 성천, 자산, 순천, 숙천, 안주, 영유, 증산, 함종, 용강, 영유, 영변, 정주 등 안전한 곳을 찾아 불과 며칠 단위로 옮겨다녀야 했다. 장동역에서 설한령으로 가는 6월 19일자에는 이렇게 적었다. ‘왕세자(광해군)는 고개 아래 민가에서 묵었고 신료들은 모두 노숙했는데, 저녁에 가랑비가 내렸다.’ 분조의 과제는 전쟁 수행과 민심 수습이었다. 정탁은 분조가 주어진 역할을 성공적으로 이뤄 내려면 독자적 인사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부왕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광해군은 하지만 임면권 행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정탁은 전시 상황인 만큼 분조가 먼저 관원을 임시로 임명하고 행재소에 보고하겠다고 선조에게 주청한다. 이후 전국에서 올라오는 관리의 장계 등 각종 보고서는 분조가 먼저 열람하고 국왕에게 보내게 된다. 8월 10일자에는 행재소에 보낸 장계가 보인다. ‘나라의 형세가 아슬아슬 위급한 때를 당해 고을의 수령 자리가 빈 곳을 임명해 채우는 것이 하루가 급한 만큼 그 가운데서 가장 급한 여러 곳을 임시로 임명했습니다. 심지어 중첩되게 임명했으니 지극히 황공하옵니다’라는 내용이다. 관리 임명권이 행재소와 분조 두 군데로 나눠져 있다 보니 때로는 서로 다른 인사발령도 없지 않았다.분조는 1000명 남짓한 군졸로 자체적 군사력도 확보했다. 정탁은 의병에도 눈을 돌린다. 실제로 분조가 거쳐 가는 지역에서는 의병이 다투어 봉기했다. 정탁은 12월 의병을 활용해 도성을 수복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경기도에는 의병조직인 의려(義旅)가 40개 남짓이나 있으니 명망 있는 인물을 도순찰사로 관군과 의병을 통합해 이끌게 하면 승산이 있나이다’라고 했다. 첫 번째 분조는 1592년 6월 14일부터 이듬해 1월 20일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평양성 수복 전투에서 승리하고 왜군을 추격하던 명나라 군사는 벽제관에서 대패하자 강화협상에 나서게 된다. 명군은 조선에 세자로 하여금 직접 하삼도 방비에 나서게 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하는데 그 결과 다시 분조가 성립된다. 정탁은 1593년 11월 19일부터 이듬해 8월 25일까지 2차 분조에도 참여한다. 2차 분조는 전라도 전주와 충청도 공주·홍주(홍성)를 오갔다. 시간이 흘러 1597년 2월 1일 선조는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을 하옥시키라 명한다. 조선과 왜를 오간 이중첩자 요시라(要時羅)가 가토 기요마사의 움직임을 미리 알려 주었는데도 ‘바닷길이 험난하고 왜적이 필시 복병을 두어 기다릴 것’이라며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앞서 12월에는 도체찰사 이원익이 주도해 부산포 왜군진을 공격하고 화약고를 불태우는 쾌거가 있었다. 그런데 통제영 군관들이 자신들의 공로인 양 보고했는데 이순신이 그대로 장계를 올린 것도 빌미가 됐다. 1597년 2월 한산도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체포된 이순신은 3월 4일 서울로 압송됐다. 선조는 승정원에 비망기를 내려 ‘죄를 용서할 수 없다’고 했으니 이순신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1298자로 이루어진 정탁의 상소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순신은 큰 죄를 지었으나 성상께서는 얼른 극형을 내리시지 않으시고 두둔하여 문초하시다가 그 뒤에야 엄격히 추궁하도록 허락하시니, 다만 감옥 일을 다스리는 체모와 순서만으로 그러심이 아니라 인(仁)을 베푸시는 한 가닥 생각으로 기어이 그 진상을 밝힘으로써 혹시나 살릴 수 있는 길을 찾으시고자 바라심에서 하심이라, 성상의 생명을 중시하는 마음이 자못 죄를 짓고 죽을 자리에 놓인 자에게까지 미치시므로 신은 감격함을 이길 길이 없습니다.’ 언뜻 이해가 어려울 만큼 복잡한 수사(修辭)가 인상적이다. 다음에 나오는 본론은 ‘왜적이 이순신을 무서워하고 있으니 임금께서 너그럽게 용서해 전장에서 공을 세우는 것으로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다. 선조의 복잡한 심경을 헤아리다 보니 완곡하기 이를 데 없는 상소가 됐을 것이다. 정탁은 예천 출신으로 1558년 식년문과에 급제했다. 도승지, 대사성, 강원도관찰사, 대사헌, 예조·형조·이조 판서, 우의정과 좌의정을 역임했다. 호종공신 3등에 녹훈됐고 서원부원군에 봉해졌다. 시호는 정간(貞簡)이다.
  • 트럼프와 갈라섰던 펜스 전 부통령 ‘대선 레이스’ 스스로 포기

    트럼프와 갈라섰던 펜스 전 부통령 ‘대선 레이스’ 스스로 포기

    내년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섰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사퇴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 1위를 달리는 경선에서 그는 인지도와는 반대로 낮은 지지율에 고전했고 경선 자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어 왔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인 연합’ 회의에서 연설 전에 “많은 기도와 숙고 끝에 오늘부로 대선 캠페인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에 따르면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지금은 나의 때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레이스에서 떠나지만 보수 가치를 위한 싸움에선 결코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청중석에서 ‘헉’ 하는 소리가 터져 나올 정도였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참모진이 전날 배포한 연설문에는 사퇴 징후가 없었다고 한다. 청중들은 그에게 오랫 동안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날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등 경선 주자들이 일제히 참석했다. 그는 “여기 있는 모든 동료 공화당원들이 링컨(전 대통령)이 말했듯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게 호소할 공화당적 가치를 가진 사람, 단지 공화당을 승리로 이끌 뿐 아니라 미국을 다시 점잖게 이끌어 줄 사람을 선사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그동안 그는 공화당 경선을 포퓰리즘과 보수주의 간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재임 기간 트럼프의 ‘충복’이었던 그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거부하며 갈라섰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속에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을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해 정권 이양을 가능케 했지만 이 때문에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미 언론들은 전통적 보수주의자인 그가 트럼프의 인기영합주의와 ‘아메리카 퍼스트’ 고립주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 펜스 전 美 부통령 공화당 대선 경선 하차…투표하라고 권한 후보는?

    펜스 전 美 부통령 공화당 대선 경선 하차…투표하라고 권한 후보는?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공화당의 대선 경선에 도전했다가 낮은 지지율에 고전하다 결국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계연대(RJC) 회의에서 “많은 기도와 숙려 끝에 오늘부로 대선 캠페인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공화당 경선에서 중도 탈락한 첫 주요 후보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그는 재임 기간 대부분 트럼프의 충복이었지만 2020년 대선 패배를 뒤집으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갈라섰다. 그는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에서 폭동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을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해 정권 이양을 가능하게 했으나 이 때문에 공화당 유권자 다수를 차지하는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펜스 전 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려고 했을 뿐이라며 트럼프의 대안 후보로 나섰으나 지지율이 출마 이후 여론조사에서 내내 낮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으며 선거자금을 모으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로이터 통신은 매력이 부족한 펜스 전 부통령이 10월이 되자 현금이 부족해졌으며 공화당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주에 시간과 자원을 투입했는데도 그곳에서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또 펜스 전 부통령이 전통적 보수주의자이자 외교 매파로 복지 지출 축소와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트럼프 시대의 인기영합주의와 ‘아메리카 퍼스트’ 고립주의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다른 공화당 주자 중 누구를 지지한다고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유권자들에게 “우리의 더 나은 본성에 호소하는” 후보, “국가를 정중하게 이끌 수 있는” 후보에 투표하라고 말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 美하원의장에 공화 ‘친트럼프’ 존슨…22일 만에 파행 해소했지만…

    美하원의장에 공화 ‘친트럼프’ 존슨…22일 만에 파행 해소했지만…

    미국 하원은 25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다수당인 공화당 소속 4선인 마이크 존슨 의원을 신임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지난 3일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해임 이후 빚어진 의회의 파행이 22일 만에 마침내 해소됐다. 존슨 의장은 이날 하원의장 선출투표에서 재석 의원 429명 가운데 공화당 소속 의원 220명 전원의 지지를 얻어 과반(217표) 득표에 성공함으로써 하원의장에 당선됐다. 재석 민주당 의원 209명 전원은 하킴 제프리스 자당 원내대표에게 투표했다. 하원은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요청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긴급 안보예산을 조속히 심의·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음달 중순에 임시 예산 기한이 종료되는 만큼 그 이전에 내년 회계연도 예산 문제를 매듭짓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셧다운(업무정지)되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존슨 의장은 취임 연설에서 “의회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우리는 이 무너진 신뢰를 재건해야 하는 도전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현재 위태로운 시간에 서 있으며, 위험에 빠진 세계는 강력한 미국을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자유의 횃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동에서 우리의 위대한 동맹이 공격받고 있다”면서 “내가 잠시 후 상정할 첫 번째 법안은 이스라엘 지원을 위한 것”이라며 이스라엘 지원안을 첫 안건으로 못박았다. 존슨 의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2015∼17년 루이지애나주 하원의원을 거쳐 2017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임 중이다. 하원 진출 이후 이렇다할 보직을 거치지 않아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일부 이슬람 국가 출신자들의 이민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을 때 지지를 표명하는 등 강경 보수 성향으로, 당내에선 대표적인 ‘친트럼프 의원’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나는 이기는 후보 마이크 존슨과 함께 가길 강력하게 제안한다”는 글을 올리며 존슨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데 이어, 선출 직후에는 “그는 위대한 의장이 될 것”이라고 축하글을 남겼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존슨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며 “그는 2020년 대선 결과 인준에 반대했고 낙태와 우크라이나 원조에도 반대표를 던진 인물이며, 성소수자 규제를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공화당 일부 강경파는 지난 3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임시예산안을 처리한 매카시 전 의장에 반발해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을 제출했고, 민주당의 가세에 힘입어 이를 관철했다. 이어 공화당은 후임 의장 선출에 나서 첫번째 하원의장 후보로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를 선출했으나 당내 초강경파 20여명의 저항에 후보직을 내려놓았다. 두 번째 후보로 선출된 짐 조던 법사위원장은 세 차례 본회의 표결에도 반대표를 넘어서지 못해 결국 후보에서 물러났다. 세 번째 후보였던 톰 에머 원내수석부대표도 당내 초강경파 20여명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해 후보 선출 4시간 만에 사퇴했다. 스컬리스와 에머는 하원 본회의 투표까지 가보지도 못했다. 초강경파 의원들은 자신들이 보기에 충분히 ‘보수적’이지 않은 의장 후보에 대해서는 단결해서 ‘거부권’을 행사하고, 자신들과 이념적으로 가까운 후보는 똘똘 뭉쳐 지지했다. 이들의 배후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신의 존재감과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기에 이번 사태의 승리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들도 승자로 꼽힌다. 2년마다 치열한 당내 경선을 거쳐 선거를 치러야 하는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로서는 고도로 결집된 ‘마가 공화당원’의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초당적 타협의 정치가 실종된 상황에서 진영 정치에 충실했던 민주당은 결국 공화당 초강경파 주도의 ‘하원의장 교체’에 조연 역할을 톡톡히 했고, 그 여파는 앞으로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존슨 신임 의장이 대폭적인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마가 공화당원들의 뜻을 충실히 이행하려 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국정 의제들은 벽에 부딪힐 수 있다.
  • 대상, 대표 전분당 기업 발돋움… 원가 경쟁력 강화

    대상, 대표 전분당 기업 발돋움… 원가 경쟁력 강화

    대상은 지난해 5491억원을 기록한 인도네시아 사업 매출액을 2030년까지 1조 4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 톱10 종합식품기업’, ‘동남아시아 소재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인도네시아는 대상그룹의 글로벌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징적인 곳이다. 1973년 ‘미원 인도네시아’를 설립하면서 국내 최초로 해외 플랜트를 수출했다. 인도네시아는 MSG의 주원료인 사탕수수 산지가 있고 인근 베트남과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진출이 용이해 동남아 식품 소재사업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입지가 장점이다. 대상은 2017년 인도네시아 옥수수 전분 시장과 고과당 시장에 진출해 현재 인도네시아 대표 전분당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공장의 최신 설비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100%에 달하는 공장 가동률로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다. 지속적인 시장 개발과 생산설비 변경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도 수전분, 전분, 고과당, 저감미당, 액당, 부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다변화했다. 이 외에도 대상은 2010년 론칭한 인도네시아 종합식품 브랜드 ‘마마수카’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 빵가루 등은 현지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슬람 신자가 대다수인 현지 시장을 상대로 2011년 2월부터 할랄 인증 제품도 수출했다. 현재 대두유, 옥배유, 인스턴트커피 등 총 50여개 제품이 인도네시아 정부가 진행하는 ‘MUI 인증’ 등의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 유대인 살리려다 하마스에 숨진 팔레스타인 혈통 청년…호전적 표어를 연대로 바꾸는 사람들

    유대인 살리려다 하마스에 숨진 팔레스타인 혈통 청년…호전적 표어를 연대로 바꾸는 사람들

    팔레스타인 혈통의 이스라엘 청년 아와드 다라우셰(23)는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축제 현장에서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쫓기는 축제 참가자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뛰었다. 이스라엘 업체 ‘요시 앰뷸런스’ 직원인 그는 구급요원으로 축제 현장에 나가 있었다. 팔레스타인 혈통이면서도 이스라엘 시민권자로 이스라엘 사람들 구조하는 일을 했던 그는 종종 배신자라는 놀림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동료들이 모두 도망치는 가운데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상사는 일단 피신을 하고 보자고 했지만 그는 “아랍 말을 할 줄 아니 무장대원들과 말이 통할 것”이라며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총격에도 계속 구조작업을 하던 다라우셰는 복부에 총을 맞고 결국 무대 아래에서 숨을 거뒀다. 다라우셰의 가족은 몇 세기 동안 이스라엘 북부 나사렛 근처의 작은 마을 이크살에서 살아왔다. 해서 완벽한 이스라엘 시민권을 갖고 있었다. 다른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갇혀 지내는 것과 달리 완벽한 시민권을 누려왔다. 그의 시신이 확인된 뒤 사흘의 애도기간 뒤 지난 13일 장례가 엄수됐다. 그의 사촌이자 유대인과 아랍인의 대화를 위한 ‘기바트 하비바 공유사회센터’ 책임자인 모함마드 다라우셰는 고인이 “인간으로서 도와야 한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찾아온 이들 중에는 유대인도 있었다. 이스라엘 교육부 장관을 지낸 샤이 피론은 “살인은 답이 아니고 삶은 죽음보다 중요하다고 믿는 모든 이가 평화의 파트너가 돼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고인의 어머니 호다 다라우셰는 “아들은 가장 사랑받는 사람이었다. 아들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말을 이어갔다. “하늘도 울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과 폭력이 극단으로 치닫는 중에도 다라우셰처럼 우직하게 평화를 옹호해 온 이들을 조명했다. 하마스에 납치돼 가자지구에 억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질 200여명 중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여성임금 평화운동’ 창립 멤버인 캐나다계 이스라엘인 비비안 실버(74)도 포함돼 있다. 그의 아들인 요나탄 지겐은 더 많은 죽음은 해답이 아니며 평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뉴 이스라엘 펀드’ 책임자인 미키 기친은 “평화 운동가들을 겨냥한 선전전은 끔찍했다”며 “우리는 반역자이자 반시온주의자, 반이스라엘주의자로 내몰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하마스의 기습 이후 다른 이스라엘인들과 마찬가지로 “내부에서 살해당한 듯한 황폐함”을 느꼈다고 했다. ‘스탠딩 투게더’ 활동가들은 정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위로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거리에 붙은 호전적인 표어들을 유대인과 아랍인의 연대를 호소하는 포스터로 교체하고 있다. 이 단체 활동가인 룰라 다우드는 “우리는 그저 함께 뭉쳐 살아남으려고 노력할 뿐”이라며 “전쟁은 해결책이 아니며 현상 유지도 더 이상 안 된다”고 말했다. NYT는 “하마스를 뿌리뽑기 위해 이제껏 본 적 없는 전쟁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당분간 이들의 목소리를 묻히게 할 것”이라면서도 “평화라는 말이 잊혀지거나 비웃음을 사는 상태는 더 유지될 수 없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 ‘해외 투란도트 120회’ 테너 이용훈… “20년 만에 한국 공연 정말 기쁩니다 ”

    ‘해외 투란도트 120회’ 테너 이용훈… “20년 만에 한국 공연 정말 기쁩니다 ”

    “프로 데뷔 20년 만에 드디어 한국 데뷔를 할 수 있어 기쁩니다.” 테너 이용훈(50)이 오는 26~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로 마침내 한국 무대에 선다. 세계 최정상급 성악가이면서도 그간 일정이 맞지 않아 한국에서 만날 수 없었던 그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페라 팬들의 기대가 남다르다. 이용훈은 지난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스케줄이 딱 비는 상황에서 가족을 보려고 한국 방문 일정을 짰는데 기적처럼 맞아떨어졌다”며 “해외에선 보통 3~4년 전에 공연 제안을 주지만 한국은 아무리 빨라도 1년이다. 제안을 주실 때 몇 년 치 일정이 차 있어 밀리고 밀리다 보니 이제야 국내 공연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용훈은 서정적인 음색과 힘 있는 목소리를 겸비한 ‘리리코 스핀토 테너’다. ‘리리코 테너’는 서정적인 음색을, ‘스핀토 테너’는 강렬하게 밀어붙이는 활기찬 목소리를 가진 테너로 두 목소리를 모두 가진 테너는 극히 드물다. ‘신이 내린 테너’답게 이용훈은 끊이지 않는 러브콜을 받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런던 로열 오페라, 빈 슈타츠오퍼 등 세계 주요 극장에서 주역으로 활동해 왔다. 원래는 내년 8월 서울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오페라 ‘오텔로’로 데뷔할 예정이었다가 10개월 앞당겨지게 됐다. 학창 시절 선교사를 꿈꿨을 정도로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그는 “주권자(신)의 힘으로 이 자리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많은 분이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용훈은 칼라프 왕자 역으로 26, 28일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를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알 만한 ‘네순 도르마’(아무도 잠들지 말라) 아리아로 유명한 그 역할이다. 이용훈은 2021~ 22시즌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2022~23시즌 런던 로열 오페라의 ‘투란도트’에서도 칼라프 역을 맡았을 정도로 이 역할과 인연이 깊다. 그는 “지금까지 ‘투란도트’에 110~120회 정도 출연했다”면서 “고국땅에서 첫 무대를 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투란도트는 소프라노 이윤정과 김라희가 맡는다. 소프라노 서선영과 박소영이 칼라프의 시녀 류를, 베이스 양희준과 최공석이 칼라프의 아버지 티무르를 맡았다. 테너 신상근과 박지응이 이용훈과 함께 칼라프 역을 번갈아 연기한다. 이번 공연은 연극계 거장인 손진책 연출의 오페라 데뷔작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손 연출은 “연극이나 오페라 등 모든 공연의 본질은 소통이기 때문에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오페라는 음악이 무엇보다 먼저라는 데 공감했다”면서 “단순히 투란도트와 칼라프 커플의 승리가 아니라 류가 지키고자 한 숭고한 가치를 되새기며 좀더 큰 사랑의 승리로 승화시켜 보자는 생각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 한국공대, 중소기업기술혁신 최우수기관 대통령 표창 수상

    한국공대, 중소기업기술혁신 최우수기관 대통령 표창 수상

    한국공학대학교가 지난 18일 부산 BEXCO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기술경영 혁신대전’ 시상식에서 중소기업기술혁신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박건수 한국공대 총장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부터 대통령 표창과 교기 깃봉에 수치를 함께 받았다. 한국공대 관계자는 “한국공대는 산학협력 대표대학으로 대학 보유 기술과 인력, 교육 등 혁신자원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및 기술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줬다”며 “지역 내 중소기업을 혁신형 강소기업으로 성장시켜 온 공로를 인정받아 명실상부 중소기업기술혁신을 선도하는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공대는 1997년 산업부가 설립한 4년제 산학협력 특성화 공과대학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국가 산업단지 내에 설립됐다. 지역의 1만 9000여개 기업과 상시 협력하고 기업 니즈를 반영한 현장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 지역 및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2만 5000여명의 공학 인재를 배출하고, 대학과 기업이 공존하는 캠퍼스 문화를 확립했으며, 교내에 입주한 125개 기업연구소와 4400여개의 가족회사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상시 산학협력을 추진해 오고 있다. 2001년 중소기업 산학협력센터를 개소, 중소기업기술개발사업 등을 수행해 지역 산단 내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확보 및 고도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고 있다.
  • [조재원의 에코 사이언스] 명품 에너지는 없다/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조재원의 에코 사이언스] 명품 에너지는 없다/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화석연료가 일으킨 지구온난화 재앙 시대에 등장한 그럴듯한 명품은 ‘절약’이었다. 절약의 도덕을 개인에게 씌우고 확보한 전기를 산업 성장의 동력으로 이용하면서 탄소 거래 등의 탄소 기반 비즈니스 모델까지 만들어 냈다. 이런 모델은 녹색기후기금을 통해 전 지구 차원의 도덕성을 제공했다. 그리고 새로운 에너지 명품이 등장했다. 녹색 옷을 입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이라는 명품 소비는 기후재앙 극복 실천이라는 도덕성까지 확보했다. 에너지는 명품이기만 하면 마음껏 쓰면서도 기후재앙을 극복할 수 있고 심지어 산업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하지만 기후변화 위기를 실천하는 개인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에너지 절약이 어떻게 기후변화 재난을 막는 시나리오에 연결되는지 분명하지 않다. 기후재난 극복 에너지 절약은 사회 현상으로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일상 속 개인의 자아실현 모습으로까지는 연결되지 못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1.5도 사수 실천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 힘들고 오직 사회 현상과 정치적으로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에너지 세계 시민은 그 어떤 에너지 정책과 기후 국제기구의 실천안에도 더이상 ‘심각하게’ 기대하지 않게 됐다. 일상 속 절약 실천과 기후재난 극복 시나리오 사이의 틈새 때문이다. 마치 석유 시대의 도래로 에너지 생산에서 밀려난 석탄 노동자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노동자가 직접 캐내는 석탄에서 어떻게 채굴되는지 노동자는 알 길 없는 석유 시대 말이다. 석유 시대 이후 생산과 소비 연결선이 끊어져 생산 노동자 민주주의는 소비 민주주의로 이념이 건너갔다. 여전히 기후변화 정치의 중심인 영어권 서구 국가들과 이들이 주도하는 기후 국제기구는 이제 소비에 초점을 맞추어 재생에너지, 기후 실천안, 녹색기금, 탄소중립을 강조한다. 그 결과 석탄 시대 종식과 함께 에너지 생산에서 배제됐던 개인은 이제 소비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기후재난 극복은 요원하고 도덕으로 무장한 온갖 산업 성장 모델을 만든 거대 에너지 자본의 목소리만 높다. 그들의 현란한 이론 뒤에는 어김없이 자유가 철저하게 보장돼야 공공이익도 확보된다는 자유방임주의 신자유주의가 자리한다. 그렇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그렇게 자유를 신봉하면서 왜 전기 에너지 소비에는 개인이 에너지원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자유는 보장하지 않는가? 여기서는 효율을 따져 개인의 자유를 제약해도 된다면 이보다 더한 이율배반이 어디 있는가. 어떤 에너지가 명품인지 논쟁하는 순간 그 논리 속에서 성장이 지상 목표인 에너지 자본은 싹튼다. 그러니 대안은 오직 하나, 에너지원을 소비자 개인이 직접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에너지 소비 민주주의 개념의 재설계 없이는 그 어떤 기후재앙 극복 실천도 공허할 수밖에 없다. 쓴다 안 쓴다는 코드만 가진 에너지 소비로는 어림없다. 오히려 빅데이터 기반 빅테크와 에너지 정치에 이용만 당한다. 에너지 소비 민주주의 개념만이 기후재앙 극복의 유일한 대안이다.
  • 섬유예술 50년 혁신의 집념… “자수 전공했으면 못 했을 거예요”

    섬유예술 50년 혁신의 집념… “자수 전공했으면 못 했을 거예요”

    “대한민국 자수 다 망쳤다.” “발가락으로 작업했냐.” 전통 자수가 대세이던 1960~1970년대 실을 감고 뽑고 엮거나 밀 포대, 방충망, 벽지 등을 적용한 이신자(93) 작가의 ‘혁신’은 이런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기존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고 과감한 실험을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1970년대 태피스트리(여러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며 섬유예술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었던 이유다. 구순이 넘은 작가는 “배운 게 없어 제멋대로 하느라 힘들었지만 자수를 전공했다면 이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한다. 한국 섬유예술의 역사가 된 그의 반세기 실험을 작품 90여점, 아카이브 30여점으로 짚어 볼 수 있다. 내년 2월 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는 ‘이신자, 실로 그리다’ 전시에서다. 이신자의 작품 세계가 무르익는 과정을 4부로 구분한 전시는 시기별 한국 섬유 미술사의 변천사와 작품 변모상을 함께 뒤따라가 보는 여정으로 짰다. 도화진 학예연구사는 “작품의 뒷면까지 볼 수 있는 입체적인 전시 연출로 제작 과정을 가늠해 볼 수 있고 견고한 밀도, 세밀한 디테일을 추구하며 작품을 완성한 작가의 공예가로서의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1961년 제1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추천작가로 출품한 ‘노이로제’는 네 아이가 태양을 보며 즐겁게 놀이하고 꿈을 펼쳐 나가는 모습을 세련된 구도와 색채로 담았다. 특히 쇠망에 염료를 묻혀 바탕을 찍고 그 위에 천을 붙이거나 화학섬유로 수를 놓는 그의 독창적인 기법을 한껏 부려 놓았다. 하지만 당시 주변의 냉담한 반응에 냉가슴을 앓던 작가는 작품명을 ‘노이로제’라 붙였다. 63빌딩, 한강대교 등 한강 주변 풍경을 가로 19m짜리 대작으로 구현한 ‘한강-서울의 맥’(1990~1993)은 세밀한 명암 표현이 돋보이는 한 폭의 거대한 수묵화로 다가온다. 작가가 우리 민족의 애환, 발전상을 보여 줄 수 있는 한강을 소재로 기념비적인 작품을 남기기 위해 3년간 공력을 들인 결과물이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는 화면을 나눠 독립적으로 재구성하고 자연을 관조하는 ‘하나의 창’을 내듯 태피스트리에 금속 프레임을 배치했다. 섬유와 금속이라는 이질적인 물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자연에 대한 확장된 시각을 제공하는 변화를 더한 것이다.특히 ‘산의 정기’ 시리즈에는 경북 울진 출신인 작가의 모태 공간, 아버지와 손을 맞잡고 오르던 산과 울진 앞바다의 추억이 아로새겨져 있다. “어린 시절 울진 앞바다에서 본 풍경과 아버지 손을 잡고 오르던 산에는 파도 소리, 빛, 추억, 사랑, 이별 이 모든 것이 스며 있다”는 말처럼 자연의 영원한 생명력은 이신자 예술의 평생 화두였다.
  • “성인 ADHD 환자, 치매 위험 ‘3배’ 높다”

    “성인 ADHD 환자, 치매 위험 ‘3배’ 높다”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가 있는 성인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노후 치매 위험이 3배 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하이파대와 미국 럿거스대 공동 연구팀은 미국의학협회(AMA) 저널 ‘JAMA 오픈 네트워크’에서 이스라엘 노인 10만명 이상을 17년간 추적한 결과 ADHD 성인 환자는 그렇지 않은 성인보다 치매 위험이 2.7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003년 당시 50~70세인 이스라엘 성인 10만 9218명(평균 연령 57.7세, 여자 51.7%, 남자 48.3%)을 대상으로 17년간 ADHD와 치매 발병 여부를 추적하고 ADHD 발병 그룹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치매 발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추적 기간 중 ADHD 진단을 받은 사람은 730명(0.7%),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7726명(7.1%)이었다.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 중 ADHD 환자는 96명(13.2%), ADHD가 없는 사람은 7630명(7.0%)으로, 1만 명당 치매 발병률은 ADHD 환자 그룹이 5.19 명, ADHD가 없는 사람은 1.44 명이다. 심혈관 질환 같은 치매 위험 요소 등을 고려한 ADHD 성인 환자 그룹의 치매 조정 위험비는 2.77로 ADHD가 없는 성인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스라엘 하이파대 스티븐 러빈 교수는 “노년기 ADHD 증상은 무시해서는 안 되며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며 노년기 ADHD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성인 ADHD가 노년기에 신경 퇴행 및 뇌혈관 기능 약화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의 영향을 보완하는 능력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신경학적 현상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러빈 교수는 “인지장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신자극제 등 ADHD 치료가 치매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향후 연구에서 약물이 ADHD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위험은 더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57억원 들인 현실판 ‘노아의 방주’, 한국에 설치될까

    57억원 들인 현실판 ‘노아의 방주’, 한국에 설치될까

    10여년 전 제작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끈 현실판 ‘노아의 방주’를 한국에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17일 기독교계 인사들로 구성된 ‘한국노아의방주유치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네덜란드 건축가 요한 휘버스가 2012년 완성한 노아의 방주를 재현한 구조물을 한국의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관계 당국 등과의 협의가 진행 중이다. 휘버스가 나무로 제작한 노아의 방주는 길이 약 125m, 너비 약 29m, 높이 약 23m이며 연면적 약 5000평(약 1만 6529㎡), 무게 약 3000t 규모다. 지하 공간을 포함해 7층 구조로 돼 있다. 제작에는 7년이 걸렸으며 약 420만 달러(약 57억원)가 투입됐다. 성경에 따르면 노아의 방주는 대홍수를 대비해 하느님이 노아에게 만들도록 지시한 배다. 노아가 대홍수에 대비해 각종 여러 동물 암수를 실었다는 성격의 기록처럼 내부에는 동물 모형도 실려 있다. 휘버스는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 노아의 방주를 한국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을 찾아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을 방문하는 등 평소 한반도의 남북 분단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최종 설치 장소는 협의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인천과 경기도 내 지방자치단체가 노아의 방주를 기증받아 설치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아의 방주는 현재 네덜란드에 있다. 바지선에 실어 한국까지 운송하는 데 약 2개월 반이 걸리며 운반비, 보수비, 설치비를 포함해 약 50억~7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대로 추진하는 경우 내년 상반기쯤 한국에 도착할 전망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기독교 신자인 박두호 노아스페이스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운송, 보수, 설치에 필요한 비용을 대려고 하고 있다. 위원회는 19일 간담회를 열어 노아의 방주를 한국에 설치하는 계획을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휘버스 역시 이 자리에 참석해 제작 과정과 한국 기증을 결심한 이유 등을 밝힐 예정이다.
  • 野 밀레이 후보 “정치인들 훔친 돈 국민에게”… 예비선거부터 선두 [글로벌 인사이트]

    野 밀레이 후보 “정치인들 훔친 돈 국민에게”… 예비선거부터 선두 [글로벌 인사이트]

    “18개 부처를 8개로, 통화는 달러로”소속 정당 지지율 1위로 끌어올려 “성인이 될 때까지 사는 게 항상 똑같았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을 위해서라면 뭔가 다른 걸 추구해야 해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메틀로에서 식당 배달원으로 일하는 다비드 디아스(21)는 알자지라 방송에 “인플레이션 탓에 매일 내 월급 가치가 떨어진다. 그래서 건설현장 일을 하다 다른 직업을 또 구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선에서 하비에르 밀레이(53)를 찍겠다고 강조했다. 변화를 이끌 유일한 후보가 밀레이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예비선거 전 무명 정치인이었던 밀레이는 이후 줄곧 상한가를 치고 있다. 때론 우스꽝스러운 표정만큼이나 거침없는 파격적 발언도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덩달아 그가 소속된 자유·전진연합까지 지지율 3~4위에서 1위로 뛰었다. 2위인 여권연합과 최대 12% 포인트 격차다. ●경제학 공부하려 축구 선수 그만둬 밀레이는 2021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자유당 후보로 하원의원을 꿰차며 정계에 입문했다. “나는 양을 이끌기 위해 온 게 아니라 사자를 깨우기 위해 여기에 왔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는 의회에서도 기인 행태를 보였다. 46개 위원회 중 어디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회기 출석률 52%에 불과한 의정활동으로 숱한 비난을 받았다. 정적들을 싸잡아 ‘도둑’이라고 외치는 그는 나라가 ‘세금 지옥’이라며 세금을 인상하거나 신설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밀레이는 최악의 경제난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페소 대신 달러를 통화로 채택하자고 주장한다. 인플레이션을 통해 돈벌이만 하는 중앙은행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작은 정부를 고집해 교육부, 사회개발부, 보건부 등 18개인 부처를 8개로 통폐합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기후변화는 좌파 진영에서 만든 ‘새빨간 거짓말’이라거나 1976~1983년 군사독재의 악영향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아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본선거 때 고스란히 그 분위기가 반영된다는 예비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선두를 내달린 데 대해 현지에서는 “1998~2002년 대공황을 겪고 2020년대 극심한 경제 침체에 직면한 30세 미만 젊은 유권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선다”고 설명한다. 이탈리아 이민자인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축구 선수로 골키퍼를 맡다가 19세이던 1989년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운동을 그만두고 경제학을 공부해야겠다며 벨그라노대에 진학했다. 어린 시절 그는 부모에게 당한 폭력과 폭언에 10여년 동안 말을 섞지 못했다고 한다. 부모를 죽은 셈으로 치던 그는 2021년 선거운동을 하면서 화해했다. 미혼인 밀레이는 대통령궁 입성에 성공하면 여동생 카리나(51)가 영부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교황 겨냥 “공산주의 조장하는 인물” 지구상 약자, 가난한 사람들, 소외계층 지원 등에 담긴 가톨릭 교리 설명에서도 사회정의는 불공평하다고 본다. 지난 7월 밀레이 전기인 ‘미치광이’(El Loco)를 펴낸 후안 곤살레스는 “밀레이는 스스로 가톨릭 신자라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을 겨눠 ‘공산주의를 조장하는 비참한 인물’로 부른다”고 귀띔했다. 교황은 “정당 경험을 거의 하지 않은 자칭 국가 구원투수를 본다니 두렵다”고 밀레이를 점잖게 타일렀다. 밀레이에겐 극우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라플라타에서 온 의대생 파울라 골다메(22)는 “그래서 우리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얘기하곤 한다”며 웃었다. 극우파라는 평가에 정작 밀레이는 “자유주의자 중 자유주의자인 나인데 좌파 진영에서 그런 말을 늘어놓는다”며 “아무튼 정치인들이 훔친 돈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 與 ‘유창훈 판사’ 공격에…野 “사법부 길들이기”

    與 ‘유창훈 판사’ 공격에…野 “사법부 길들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를 비난하는 근조 화환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 늘어선 데 대해 민주당이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15일 논평에서 “최근 사법부에 대한 좌표 찍기와 신상 털기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북치고 극우단체가 장구 치는 사법부 겁박을 당장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해당 근조 화환들은 극우단체인 신자유연대가 관리하고 있다. 대책위는 “여당과 극우단체가 마치 한 몸이 된 것처럼 판사를 모욕하고 비난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헌법 질서를 존중해야 할 국민의힘이 오히려 삼권분립을 짓밟는 ‘사법부 길들이기’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7일 “유창훈 판사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은 한마디로 권력의 유무로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유권석방 무권구속”이라며 “사법부가 정치 편향적 일부 판사들에 의해 오염된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또 이용호 의원은 지난 4일 “민주당이 탄핵해야 할 대상은 한동훈 장관이 아니라 유창훈 판사”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지난 8월에도 국민의힘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정진석 의원에게 실형을 선고한 박병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판사의 신상을 털어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 재판에서 검찰 조작 수사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 그렇게 두렵나”면서 “지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채 반헌법적인 행태를 이어온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음을 명심하라”고 했다.
  • 가장 아름다운 복수, 용서… 극단·분열의 치료제, 애도

    가장 아름다운 복수, 용서… 극단·분열의 치료제, 애도

    “용서가 없으면 인류는 생존할 방법이 없다.” 극단의 분열과 분노가 서로 치받는 시대, 용서와 화해가 세상을 구할 가치라는 고언이 소설로 펴 나왔다. ‘인간시장’(1981)의 작가 김홍신(76)이 6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다. 1971년 ROTC 출신의 육군 소위 한서진은 사살된 북한 장교의 시신에 십자가를 꽂고 명복을 빌어 준다. 흙으로 돌아가는 영혼의 마지막 순간 앞에 피아(彼我) 구분은 부질없는 것, 그의 넋을 위무한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흙이 됩니다. 흙은 빨갱이도 적군도 아닙니다. 그냥 흙일 뿐이니 미워할 가치도 없습니다.”(67쪽)하지만 엄혹한 시기 국가권력은 그를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을 위반한 ‘빨갱이’로 몰아 형무소에 가둔다. 가족은 물론 생에서 착실히 쌓아 올린 것들을 한꺼번에 잃은 그는 제 안에 내재된 인류애를 잃고 복수심에 매몰돼 범행을 저지른다. 죽은 넋을 위해 기도하는 손. 이는 작가가 1971년 강원 철책선 부대에서 육군 소대장으로 복무했을 때의 경험에서 뿌리를 낸 것이다. 당시 부대에서 육로로 침투하던 북한군을 사살하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작가는 시신 옆에 나무를 깎아 만든 십자가를 꽂고 기도를 건넸다. 이 일로 보안대의 조사를 받은 것까지가 ‘팩트’이고 이후는 ‘픽션’이다. ●“용서·애도하는 마음, 이념·좌우 갈등 완화해 줄 것” 작가는 “요즘은 ‘빨갱이’가 흔히 하는 말이지만, 우리 젊은 시절에만 해도 ‘빨갱이’라는 호명은 가장 잔혹한 형벌이었다.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요즘 한국 사회에서 이념, 좌우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는 양상을 우려하며 타인을 진정으로 용서하고 애도하는 마음이 이를 완화하고 해소할 수 있을 거란 바람을 전했다. 당시의 경험을 가슴에 품고 있다 50년 만에 소설로 세상에 내보낸 이유다. 점차 용서의 가치를 깨달아 가는 한서진을 통해 작가는 무너지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지키려는 인간의 존엄함을 드러낸다. 그리고 “최고의 복수는 상대에게 똑같이 되갚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가치를 굳건하게 지켜 내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서진의 딸 자인이 아버지의 유고를 읽고 그의 삶을 짚어 보는 액자식 구성으로 짜인 소설은 현재와 과거의 동선을 자유롭게 오간다. 김종회 문학평론가는 작품에 대해 “당대의 정치적 억압과 군문(軍門)의 부조리한 제조들, 서슬 퍼렇게 잔존하는 이념의 허상을 헤치고 인간이 왜 존중받아야 하는지 실감나게 서술했다”고 평했다. 다만 작가가 거듭 강조한 복수에서 용서로 돌아서는 ‘각성’의 과정을 치밀한 조직감으로 서사를 쌓아 올리는 대신 간략히 봉합하는 듯 마무리해 아쉽다. ●3년 뒤 등단 50년… “두 권 더 써 140권 완성하고싶어” 3년 뒤면 등단 50주년을 맞는 작가의 목표는 앞으로 소설 두 권을 더 써 140권의 저작을 완성하는 것이다. “남을 기쁘게 하고 세상에 보탬이 되게 살자고 기도한다. 쓰는 속도는 느리지만 죽는 날까지 정진해 내 이야기를 사랑해 준 독자들에게 보답할 방법을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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