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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지모리 칠레 갔다 ‘쇠고랑’

    |산티아고 AP AFP·도쿄 이춘규특파원|지난 2000년 11월 권좌에서 쫓겨난 뒤 지금까지 일본에서 망명 생활을 해온 알베르토 후지모리(67) 전 페루 대통령이 7일 오전 칠레를 전격 방문했다가 수시간만에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칠레 경찰은 이날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제시한 뒤 산티아고 시내 메리어트 호텔에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체포했으며, 그는 순순히 체포에 응했다고 현지 외신들은 보도했다.칠레 대법원은 페루 당국이 수시간 전 요청한 망명자 송환을 심리하기 위해 일선 법원에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전날 개인 비행기로 멕시코를 거쳐 산티아고에 도착한 뒤 성명을 내고 “페루에 돌아가기 위해 잠시 칠레에 체류한다.”고 밝혔다. 내년 4월 페루 대선에 입후보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후지모리의 변호사는 그의 본국 송환을 원하는 페루 정부의 첫번째 조치라며 체포에 항의했다. 칠레 경찰은 후지모리가 혈압이 약간 높은 것을 제외하면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년 집권에 성공한 뒤 재선까지 승승장구했으나 측근 비리 등이 폭로되면서 실각,2000년 11월 일본으로 도주했다. 그는 페루 국회로부터 10년간 공직 추방이 결의됐고, 최고법원에서 살인 지시 등 21가지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국제법적으로 수배 상태다.물론 본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명령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나 페루에 발을 내딛는 순간 체포될 상황이었다. 그런 그가 칠레를 기착지로 택한 것은 두 나라가 해상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어 칠레 정부가 자신의 체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또 페루 행을 결심하게 된 데는 톨레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반감, 고용 악화, 지도층 부패, 테러 빈발 등이 겹쳐지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20% 가까이로 오르는 등 복귀 여건이 갖춰졌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분석이다.taein@seoul.co.kr
  • 탈세혐의자 통신자료 내년부터 국세청 제공

    내년부터 국세청은 악질적인 탈세를 하거나 탈세를 부추긴 사람의 통신자료를 SKT,KT 등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사채업자, 자료상 등이 전화나 인터넷 등 통신매체를 통해 일삼아온 탈세가 대폭 줄게 된다. 국세청은 통신매체를 통한 ‘얼굴 없는 탈세자’들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탈세를 부추기는 규모를 연간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을 비롯한 여야의원 10명은 지난 4일 국세청도 조세범칙사건의 조사에 필요한 경우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요청할 수 있는 통신자료에는 통신가입자의 주소, 이름, 전화번호,ID, 가입·해지일자 등이 포함된다. 통화내용 등 통신기록은 포함되지 않는다. 대표발의를 한 박재완 의원은 7일 “세금자료상 등 조세범칙범들이 인터넷과 신문 등에 버젓이 광고까지 하면서 거짓 세금계산서를 만들어주는데도 국세청이 조사할 권한이 없는 현실을 개선하려고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 의원들의 반응을 볼 때 올해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지난 1999년까지는 법인세법을 비롯해 각 세법의 ‘질문조사권’에 의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할 수 있었으나 2000년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요청권자가 법원·검사·수사관서의 장, 정보수사기관의 장으로 제한됐다. 국세청이 통신자료를 요청할 수 없게 된 허점을 악용해 지난 2000년부터 자료상, 악덕 사채업자, 신용카드 위장가맹점, 기획부동산업체 등은 일간신문과 인터넷에 전화번호를 광고하거나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무차별 전화로 가짜 세금계산서를 판매하는 등 탈세를 조장하고 있다. 곽태헌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깔깔깔]

    ●복수 한 남자가 새벽 4시에 전화 소리 때문에 단잠을 깼다. 전화를 받으니 짜증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네 개가 짖는 소리 때문에 한잠도 못 자겠소.” 남자는 어이가 없었지만 알았다고 인사한 뒤 발신자 번호를 확인했다. 다음날 새벽 4시에 남자는 어제 항의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대로 밝혔다. “선생님, 저희 집에는 개가 없습니다.”●선물 여자 초등학생이 서점에 와서 주인에게 주문을 했다. “책 광고 보고 왔는데요 ‘남자를 사로잡는 비결’이라는 책 주세요.” “안 된다, 그런 책을 보기엔 너는 너무 어려.” “걱정마세요, 우리 아빠 생일에 선물할 책이에요. 아빠는 형사반장이시거든요.”
  • “2002년 盧·鄭 단일화 여론조사 거의 조작”

    “2002년 盧·鄭 단일화 여론조사 거의 조작”

    가수 김흥국씨가 지난 2002년 대선 뒷얘기를 담은 ‘김흥국의 우끼는 어록’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 진영에서 활동하면서 목격한 얘깃거리들이다. 김씨는 특히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거의 조작이라 할 수 있다.”고 조직동원에 따른 것임을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쪽에서는 가용한 모든 조직을 가동했고, 노사모가 똘똘 뭉쳐 여론조사에 적절히 대응한 결과였다.”며 “몇시에 여론조사를 하니 그 시각에 일반전화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라는 그런 대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과정에서 ‘계룡산 도인’으로부터 들었다는 ‘천기’도 누설했다. 이 도인은 “이번 대선에서 무조건 정도령이 된다. 박정희 대통령과 정주영 회장이 하늘에서 합의한 것이다. 대선에서 정 후보가 대통령을, 박 의원이 국무총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마니산과 한강, 지리산에 가서 제를 올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 신자인 정 후보는 “아무튼 수고했다. 내가 참고는 할게.”라며 웃고 넘어갔다는 것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美영화와 바람나면 안되는 이유

    美영화와 바람나면 안되는 이유

    1988년 9월, 서울 시내 한 극장에 뱀이 출몰했다. 올림픽을 치러내고 있던 터라 온 국민이 깜짝 놀랐다. 극장 시설이 낙후해 뱀이 몰래 숨어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 영화사가 한국에 처음으로 직접 배급을 했던 영화 ‘위험한 정사’ 때문이었다. 한국 영화인들은 직배가 시작되면 국내 영화 시장이 무너진다며 이 영화의 개봉을 결사 반대했다. 뱀 사건은 그 맥락에서 일어났다. 당시 한국 영화인들은 극장에 뱀을 풀어놓을 정도로 절박했다. 이후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한국 영화는 세계 영화시장에서 8위로 약진했다. 관객 동원 1000만 시대를 열었고, 한국 영화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이만하면 스크린쿼터(자국 영화 의무상영 일수)를 축소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솔솔 흘러나오는 상황. 쿼터를 축소하면 다른 분야에 대한 한·미 투자협정에서 대가를 얻어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한국 영화계는 발끈한다. 쿼터를 축소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멕시코 등을 예로 들면서. 이러한 분위기 속에 지난달 유네스코는 자국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문화 분야는 무역협상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문화다양성 협약을 채택했다.30개 이상 국가에서 국회 비준을 받으면 효력이 발생한다. 시민방송 RTV는 스크린쿼터의 의미를 자본주의 역사와 한·미 관계를 통해 짚어보는 다큐멘터리 ‘위험한 정사 Vol.2004’를 5일 오후 8시(6일 오후 10시 재방송) 방송한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에서 기획했고, 스튜디오 아이, 스크림에서 제작했다. 영화 ‘바람난 가족’에 함께 나왔던 문소리와 봉태규가 내레이션으로 다시 호흡을 맞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특별 상영된 작품이다. 9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위험한 정사’는 2차대전 이후 세계경제의 흐름과 할리우드 영화가 전 세계 시장을 독점해 가는 과정을 각종 자료로 재구성해 소개한다. 또 쿼터 축소 논란에 대항하는 한국 영화인들의 투쟁을 기록하는 한편 쿼터 축소를 둘러싼 역학관계를 파헤친다. 미국 영화업계는 물론 미국 외교위원회, 미국 재계와 한국 재계, 그리고 한국 경제 관료들의 유착 관계를 살피며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세계 경제시스템이 문화의 다양성까지 훼손하려는 움직임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이 다큐의 감독인 이훈규 아이, 스크림 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 2개국이 반대하고 있지만, 협약 체결은 각국의 문화다양성을 지켜내고 발전시키는 데 공헌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국내 영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공연 예술 등 다양한 장르에 있어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소리내어 읽고 싶은 우리 문장(장하늘 지음, 다산초당 펴냄)‘문장표현사전’‘한글바로잡기’ 등 아름다운 우리말글 가꾸기에 앞장서온 저자가 간암수술의 후유증을 이겨내며 집필한 문장교본.1920년대 이후 400여편의 산문 가운데 43편의 명문을 골라 저자의 감상과 해설을 달았다.1만 2000원.●날개 달린 물고기(이인휘 지음, 삶이 보이는 창 펴냄)2년 전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주장하는 노동자대회에서 분신자살했던 이용석씨의 삶과 죽음을 다룬 실명소설. 노동운동가 출신의 저자는 외딴 섬에서 태어나 육지의 하늘을 날아오르길 꿈꾸었던 한 소년의 희망과 좌절을 통해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인간 상실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1만원.●벽(장 폴 사르트르 지음, 김희영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실존주의 철학가이자 작가인 사르트르가 1939년 발표한 소설집.‘구토’라는 제목으로 1983년 국내 출간됐던 것을 사르트르 탄생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번역했다. 프랑코의 파시즘에 대항해 스페인 내전에 참여했다 사형을 선고받은 주인공의 고뇌를 다룬 표제작을 비롯해 중단편 5편을 실었다.1만원.●칼 같은 글쓰기(아니 에르노 지음, 최애영 옮김, 문학동네 펴냄)‘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하는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와 소설가 겸 평론가인 프레데르크 이브 자네의 대담집.‘단순한 열정’‘탐닉’‘집착’ 등으로 늘 논쟁의 중심에 서온 아니 에르노의 문학적 토대와 행보를 엿볼 수 있다.9800원.●사랑하거나 미치거나(권지예 지음, 시공사 펴냄)고흐, 로트렉, 피카소, 쉴레 등 누구보다 열정적인 생을 산 유명 화가들의 가장 아름다웠던, 혹은 가장 비극적이었던 순간을 문학적 상상력과 예술적인 감성으로 빚어낸 그림소설집. 이상문학상과 동인문학상에 빛나는 저자의 탁월한 글쓰기가 독자들을 매혹시킨다.1만원.●흙의 살들(김규태 지음, 아침나라 펴냄)1957년 ‘문학예술’로 등단, 이후 ‘현대시’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철제 장난감’‘졸고 있는 신’ 등의 시집을 발표해온 저자의 네번째 시집.‘원형에 이르는 꿈’으로 요약되는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7500원.
  • 윤이상 10주기 남북한 동시 추모식

    한국이 낳은 세계적 작곡가인 고(故) 윤이상 선생의 10주기인 3일 서울 조계사와 북한 보현사에서 추모식이 동시에 열린다. 지난달 26∼28일 북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윤이상 10주기 행사위원회는 윤 선생의 10주기 추모식을 남북이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열기로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3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조계사 대웅전, 같은 시각 북한의 대표적 사찰인 평안북도 향산군 묘향산 보현사 두 곳에서 추모식이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위원회 측은 윤 선생과 그의 유족이 독실한 불교 신자였다는 점 등을 고려해 행사 장소를 사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리는 것은 그가 평생 조국통일을 염원하며 살아 왔던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다. 조계사 추모식은 추모사, 조계사 주지 원담 스님의 축원, 안숙선 명창의 회심곡 등에 이어 독일 베를린 윤이상 앙상블의 연주회가 열리게 된다.이날 행사엔 유족 대표로 윤 선생의 딸 윤 정씨를 비롯해 박형규(전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이사장) 목사, 미카엘 가이어 주한 독일 대사, 신낙균 민주당 수석부대표, 박재규(윤이상 평화재단 이사장) 경남대 총장,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각계 인사 1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02)723-0364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부시, 대법관 얼리토 지명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은퇴하는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 후임자로 새뮤얼 얼리토 2세(55)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31일 오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얼리토 판사가 참석한 가운데 지명을 발표하고 상원의 조속한 인준을 요청했다. 얼리토 지명자는 “29년간의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대법관의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대법관 후보 지명은 윌리엄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의 사망 후 대법원장으로 발탁된 존 로버츠, 경력 논란 끝에 자진사퇴한 해리엇 마이어스 등에 이어 3번째다. 얼리토 지명자는 1950년 뉴저지주 트렌턴에서 태어나 프리스턴대를 졸업한 뒤 예일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법무부 부차관보와 뉴저지주 연방검사 등을 거쳐 1990년 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 제3순회 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돼 지금껏 재직 중이다. 얼리토 판사는 낙태 등의 문제에 언제나 보수적 판결을 내려온 가톨릭 신자로 대법원 내 가장 보수적인 이탈리아계 대법관 안토닌 스칼리아와 성향이 비슷해 ‘스칼리토’란 별명이 붙었다. 따라서 마이어스가 ‘충분히’ 보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야기됐던 공화당 내 반발은 사라지겠지만 이번엔 민주당의 인준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의 해리 레이드 상원 원내대표는 “판결 성향이 너무 극단적”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얼리토 지명자가 성품은 원만해 대법원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적합한 인물로 평가되는데다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민주당이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 등을 동원하더라도 인준 거부는 쉽지 않다. 이번 대법관 지명으로 부시 대통령이 최근의 정치적 곤경에서 얼마나 벗어날지 주목되는 가운데 얼리토 지명자가 종신직인 대법관이 되면 미국 대법원은 보수 대 진보가 5대 4로 보수가 우세하게 된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실전논술] 두 글의 공통된 역사관과 타당성 여부

    다음 두 글은 역사를 보는 공통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을 읽고, 두 글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역사관의 내용이 무엇인지 간략히 요약한 다음, 그러한 역사관이 타당한지에 대하여 자신의 입장을 논술하시오.(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할 것.) (가)창조적 인물이 나타날 때에는 다행히 뜻을 같이하는 동지를 몇 사람은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언제나 그는 타성적이고 비창조적인 대중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모든 사회적 창조의 행위는 창조적 인물 개개인의 노력이거나 아무리 많아도 창조적 소수의 노력이다. 그러므로 잇따른 전진이 있을 때마다, 그 사회 구성원의 절대 다수는 뒤떨어지게 된다. 오늘날 세계에 현존하고 있는 위대한 종교들, 즉 크리스트교, 이슬람교, 힌두교를 보면 우리는 이름만 신자인 대다수의 사람이 입술로만 고백하는 신조가 아무리 고매하다 할지라도 종교에 관한 한 순전한 이교 정신과 별로 멀지 않은 정신적 분위기 속에 아직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현대 물질 문명의 업적도 마찬가지이다. 서구 사회의 과학 지식과 그것을 응용하는 기술은 위험할 만큼 밀교적(密敎的)이다. 민주주의와 산업주의라는 새로운 사회의 위대한 흐름은 극소수의 창조적 소수가 일으킨 것이고, 인류의 대다수는 아직도 이 거대한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기 이전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지적 중간점, 도덕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실 ‘땅의 소금’을 자처하는 서구 세계가 왜 오늘날 그 맛을 잃어버리려는 위험에 처하고 있느냐 하는 주요한 이유는 서구 사회를 구성하는 대다수의 인간들은 아직도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명의 성장은 창조적 개인들이나 혹은 창조적 소수의 세력에 의해 성취된다는 사실은, 선구자들이 열성적으로 전진할 때 그 게으른 후위 부대를 같이 이끌고 가는 어떤 방법을 강구하지 못한다면 이 비창조적 다수는 뒤떨어지고 말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생각하게 될 때 우리는 지금까지 연구한 문명 사회와 원시 사회의 차이에 대한 정의를 수정할 필요를 느낀다. 이 책의 첫 부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원시 사회들은 정지 상태에 있는 데 반해 문명들은-발육 정지 문명은 제외하고-동적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이제 우리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문명들은 그 사회 내부에서 창조적 개인의 동적 운동이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정지 상태의 원시 사회와 다르다고 고쳐 말해야 되겠다. 그리고 이 창조적 인물들은 아무리 그 수가 많은 경우라도 결코 적은 소수를 넘지 못한다고 덧붙여 말해야 되겠다. 어떠한 성장기의 문명에 있어서도 거기 관여하는 개인의 대다수는 정지한 원시 사회의 성원들과 마찬가지로 침체된 정지 상태에 있다. 그리고 또 성장기의 문명에 관여한 대다수는 교육이라는 겉치장을 지워 버리면 원시인과 마찬가지의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성을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격언의 진리성을 발견한다. 탁월한 인격들, 천재들, 신비가들 혹은 초인들-무엇이라고 부르든 간에-이란 평범한 인간성의 덩어리 속에 있는 누룩 이상이 아니다.(중략) 창조적 힘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불붙이는 것은 틀림없이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전적으로 거기에 의지한다는 것은 실현될 수 없는 이상이다. 비창조적인 일반 대중에게 창조적 선각자들과 동일한 행동을 취하도록 하는 문제는 순전한 모방(mimesis)의 능력-인간성에 별로 고귀하지 않은 능력의 하나로서 영감보다는 훈련에 의해서 길러지는-을 활동시키지 않고는 실제 사회적 규모로 해결될 수는 없다. 어쨌든 ‘모방’은 미개한 인간이라도 누구나 가지고 있는 통상적 능력의 하나이기 때문에,‘모방’을 하는 것은 당장의 목적을 위하여 불가결하다. 우리는 앞서 ‘모방’은 원시 사회에서나 문명 사회에서나 공통된 사회 생활의 일반적 특징이지만 그것은 이 두 종류의 사회에서 각각 다른 양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정지 상태의 원시 사회에서는 ‘모방’은 살아 있는 사회 구성원 중의 연장자와 사자(死者)를 대상으로 하지만, 문명이 발전되는 역사 과정에서는 ‘모방’의 능력이 새로운 흐름을 시작한 창조적 인물들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 능력은 동일한 것이지만 향하는 방향은 반대이다. (나)여기서 우리는 잠시 동안 위인들에 대하여, 그리고 그들이 이 세상사에 등장한 방식에 대하여, 또한 위인들이 세계사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이루었으며, 사람들이 위인들을 어떻게 생각하였으며, 위인들은 어떠한 일들을 하였는가 등등에 대하여 말하도록 하겠다. 즉, 영웅과 그가 받은 대우 및 그들의 공적, 그리고 이른바 영웅 숭배와 인간사에서의 영웅적인 것에 대하여 말하도록 하겠다. 물론 이것은 큰 주제로서 우리가 여기서 시도할 수 있는 접근 방식과는 아주 다른 접근 방식이 마땅히 필요한 주제라는 점은 너무도 분명하다. 이 주제는 큰 주제로서, 정말로 제한될 수 없을 정도의 규모를 가진 주제이며, 보편적 역사 자체만큼이나 광범위한 주제이다. 왜냐하면 내가 보기에는 인간이 이 세상에서 무엇을 이루어 놓았는지를 기록하고 있는 보편적 역사는 근본적으로는 이 세상에서 활동한 위인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인들이야말로 인류의 지도자였다. 이 위대한 사람들은 일반 대중이 이루고자 했거나 얻고자 했던 것의 모델을 제시하는 사람이자, 모형이자, 넓은 의미에서는 창조자였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 세계 속에 성취되어 있는 모든 것은 바로 세상에 나왔던 위인들이 품고 있던 사상이 외적으로 드러난 물질적 결과이며, 실천적으로 실현되고 구현된 것이다. 따라서 전 세계 역사의 진수는 바로 위인들의 역사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것이 여기서 충분히 다루어질 수 있는 주제임은 너무나도 명백한 일이다. ● 지문의 분석 (가)는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12권 중 한 부분이다. 역사가 토인비의 필생의 작업이 담겨있는 책으로 독특한 역사관을 제시하고 있는데, 제2차 세계 대전 전후에 발표되자마자 서구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복잡하고 오랜 인류 역사에 대해 단순한 해석에 끝나지 않고, 그 해석에 기초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현재를 위한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 이 책에서 토인비는 우선 민족이나 국가가 아닌 문명을 역사 연구의 주요 단위로 설정한다. 그런데 문명은 계속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흥망성쇠의 과정을 겪는다. 토인비는 ‘문명의 순환적 반복’을 ‘도전과 응전’이라는 틀로 개념화한다.‘도전과 응전’이라는 틀이야말로 ‘역사의 연구’에서 제시되는 핵심 개념이다. 토인비는 바로 ‘도전과 응전’이란 틀에 의해 문명의 발생과 몰락을 설명한다. 그는 문명이 특별히 좋은 조건으로부터 저절로 발생한다는 관점을 비판한다. 문명은 자연 환경이나 앞선 문명의 해체에서 오는 자연적, 사회적 도전에 대해 응전함으로써 발생하고 성장한다. 그런데 이때 응전의 주체로 ‘창조적 소수’가 설정된다. 토인비는 창조적 소수와 비창조적 다수를 구분한다. 문명이 한참 성장할 때에는 비창조적 다수가 창조적 소수를 기꺼이 따르고 모방함으로써 일체감이 형성되어 문명은 통일성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창조적 소수의 창조성이 약화되고 이에 따라 지도력이 결핍되어 사회의 통일성이 깨어지면, 다수와 소수의 조화의 상실은 곧 문명의 좌절로 이어진다. 따라서 새로운 도전에 응전할 수 있는 새로운 창조적 소수가 끊임없이 등장할 때에만 문명은 유지될 수 있다. (나)는 칼라일의 ‘Worship and the Heroic in History’로 자유의 힘이나 자연 과학의 성과를 중요시하는 계몽주의의 역사 서술에 대한 반발로 등장하는 낭만주의적 역사 서술의 기본 관점을 보여 주고 있다. 칼라일의 주장에 따르면, 사회는 현명한 자가 지배하고 무지한 대중이 여기에 복종할 때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독재자도 현명하기만 하다면 얼마든지 인정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 서술에서도 정치적, 사회적 문제보다는 현명하고 강력한 개인, 즉 위인이나 영웅의 특징적인 성격을 묘사하는 개인 전기에 중점을 두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 출제의도 역사 발전의 주체가 엘리트인가 대중인가 하는 물음은 그 자체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전적 논쟁거리이다. 이 문제의 경우, 논의가 추상적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소수 엘리트를 역사의 주체로 보는 입장을 제시문으로 주고 이에 대한 찬반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점은 둘째 요구 사항에 모아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요구 사항은 핵심만 짚으면 간략히 처리하면 된다. ● 생각하기 이 문제처럼 제시문에 대하여 찬성 또는 반대의 입장을 제시해 보라는 ‘입장 선택형’ 문제의 경우, 일반적으로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충실히 따져 보아야 한다. 첫째, 절충적인 대답이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 입장 선택형 문제라고 해서 반드시 양자 택일의 논지만 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경우 두 제시문은 역사 발전의 주체는 영웅이나 창조적 소수이고 다수 대중은 소수를 모방해야 할 종속 변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정반대 논지는 문명 성장의 주체는 다수 대중이지 소수의 천재들은 실제로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제3의 논지도 가능하다. 즉, 소수의 엘리트와 다수 대중에 서로를 자극하면서 유기체적인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야만 사회 발전이 가능하다는 논지도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제시문의 입장을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더라도 정반대의 논지를 펼 것이지 제3의 절충적 논지를 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둘째, 입장 선택형 문제는 논증력을 측정하는 것이 주안점이기 때문에 이 문제의 경우도 가능하면 답안을 논쟁적으로 구성하고 노력해야 한다. 논쟁적인 답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입장에 대한 적절한 근거도 제시해야 하지만, 특히 상대 입장에 대한 효과적인 반론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입 논술처럼 비교적 짧은 글에서는 결정적인 반례를 제시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따라서 제시문에 찬성할 경우에는 다수 대중이 가진 부정적 성격을 부각하여야 할 것이고, 정반대의 논지를 택할 경우에도 엘리트들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측면을 부각하여야 할 것이다. 제3의 절충적 논지를 택할 경우에는 엘리트와 다수 대중의 관계를 일방적으로 보는 입장이 가진 문제점을 분명히 지적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이 문제의 경우 제시문을 요약하는 요구 사항 때문에 좀 복잡해질 수 있지만, 답안 구성에서 미괄식과 두괄식 중 어느 쪽이 효과적인지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입장 선택형 문제의 경우 두괄식 구성을 통해 첫 단락에서 자신의 입장을 미리 밝혀주는 것이 훨씬 더 명료한 글이 될 확률이 높다. 채점자가 우선 궁금한 것이 바로 학생의 결론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문제나 답안의 성격에 상관없이 무조건 미괄식으로 구성하는 타성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어떻게 쓸까 이 문제의 논의의 주제는 개략 역사의 주체로서의 엘리트 정도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제시된 글의 논점을 추출해 논의를 전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제문은 대중을 이끄는 개방적인 창조적 엘리트야말로 역사 발전의 주체라는 정도로 잡으면 될 것이다. 서론 부분에서는 문제의 조건에 충실하게 논의의 방향과 화제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제시문을 정확하게 요약하는 것이 초점이 된다.(가)에서 토인비는 ‘도전과 응전’이란 틀에 의해 문명이 발생하고 몰락한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문명은 자연적, 사회적 도전에 대해 응전함으로써 발생하고 성장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창조적 소수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데, 새로운 도전에 응전할 수 있는 새로운 창조적 소수가 끊임없이 등장할 때에만 문명은 유지될 수 있다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나)에서는 사회는 현명한 자가 지배하고 무지한 대중이 여기에 복종할 때 발전할 수 있다는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점을 요약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면 된다. 즉, 소수의 엘리트를 역사의 주체로 보는 두 제시문의 공통된 관점은 타당하다는 정도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본론에서는 그러한 논의의 방향과 관련해 핵심적인 논의를 전개하면 된다. 특히 그러한 논의의 근거로 대중이 지니고 있는 한계와 사회 발전을 위한 엘리트의 역할에 대해 핵심적으로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 결론 부분에서는 논의를 요약하면서 마무리를 하되, 본론 부분에서 논의한 내용에 대한 제한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마무리를 하면 논의가 완결되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석혹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儒林(462)-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8)

    儒林(462)-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8)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8) 맹자가 주장한 ‘본연의 마음(本然之心)’ 속에 들어있는 ‘배우지 않고도 아는 양능(良能)’과 ‘생각하지 않아도 아는 양지(良知)’와 ‘인의와 충절을 행하고 선을 즐거워하며 게으르지 않는 양귀(良貴)’는 서양철학에서 나타나는 ‘양심’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양심(良心). ‘함께 알다’를 의미하는 라틴어의 conscientia에서 파생된 conscience. 한 개인이 자기 자신의 행위, 의도, 성격의 도덕적 의미를 올바르고 선하게 유지해야 된다는 의무감과 관련지어 파악하는 전인격적인 도덕의식. 중세철학에서는 선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악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인간이 태어나면서 갖고 있는 도덕의식을 양심이라 일컬었으며, 주로 기독교의 프로테스탄티즘에 의해서 계승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양심은 기독교뿐 아니라 거의 모든 종교에서도 그 존재를 인정하는데, 예를 들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양심이 인도를 벗어나면 반드시 두려움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양심의 명령을 어기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하였으며, 힌두교 신자들은 양심을 ‘우리 내부에 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신’으로 생각하고 있어, 이를 어겨서는 안 된다고 행동지침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맹자가 양능과 양지, 그리고 양귀, 즉 ‘양심론’을 주장하였던 것은 묵자의 ‘겸애론’의 모순점을 지적하기 위함이었다. 맹자는 굳이 묵자처럼 머리꼭대기에서부터 발꿈치의 털까지 다 닳아 없어질 만큼 사람을 두루 사랑하고, 사람을 두루 이롭게 하기 위해서 분골쇄신하지 않아도 심즉리(心卽理), 즉 인간의 심성 속에는 이성이 있는데, 이 이성이 바로 인간이면 누구나 본연적으로 갖고 있는 배우지 않고도, 생각하지 않고도 사람의 생명 속에 내재되어 있는 선천적인 선의 뿌리인 선근(善根:양심)이며, 바로 이러한 선한 마음이 ‘성선지설’이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맹자는 그 유명한 사단론을 정립하게 된다. 사단지심(四端之心). 이는 맹자의 핵심사상인 성선지설의 골수로서 맹자에 의하면 이 사단은 모든 인간이면 다 가지고 있는 일종의 선천적인 도덕적 능력인 것이다. 맹자는 이 사단지심에서 성선설이 드러난다고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공경지심(恭敬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은 모든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다. 측은지심은 인(仁)이요, 수오지심은 의(義)이며, 공경지심은 예(禮)이고, 시비지심은 지(智)이다. 인의예지가 외부에서 나에게 녹아드는 것이 아니요, 내가 본래부터 갖고 있는 것인데,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구하면 얻고 버리면 잃는다. 사단지심을 얻거나 혹은 잃어서 선과 악의 거리가 서로 두 배가 되고, 다섯 배가 되어 계산할 수 없는 정도가 되는 것은 이러한 재질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이다. 시경(詩經)에 ‘하늘이 백성을 내시니 사물이 있으면 법칙이 있다. 사람들은 떳떳한 본성을 갖고 있어서 아름다운 덕을 좋아한다.’라고 했는데, 공자는 ‘이 시를 지은 사람은 사람의 본성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므로 사물이 있으면 반드시 법칙이 있으니, 사람은 떳떳한 본성을 갖고 있으므로 선한 덕을 좋아하는 것이다.…”
  • 천장관·강교수에 백색가루 배달소동

    ‘6·25는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강정구 동국대 교수와 강 교수를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한 천정배 법무부장관에게 발신자 미상의 미확인 백색가루가 보내져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25일 오전 10시50분쯤 서울 양천구 목5동 국제우체국에서 해외에서 온 우편물을 X선으로 검사를 하던 직원 윤모씨 등 3명이 백색 가루가 담긴 황색 서류 봉투 2개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서류 봉투에는 발신자가 적혀 있지 않았으며 우표 소인만 ‘USA’로 찍혀 있었다. 수신인에는 ‘대한민국 천정배 법무부장관’과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로 적혀 있었다. 신고를 받은 군 화학부대원과 소방대원,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등 73명이 현장에 나가 검사한 결과, 미확인 백색가루는 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최연소 여성 부이사관

    최연소 여성 부이사관

    정부 부처를 통틀어 최연소 여성 부이사관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교육인적자원부의 박춘란(40) 대학정책과장. 행정고시 33회인 그는 최근 실시한 교육부 내 3급(부이사관) 승진인사를 위한 다면평가 결과 승진 서열명부 상위권에 포진해 있던 행시 27∼29회 선배들을 제치고 전격 승진했다. 진주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교육부에서 혁신담당관, 인력수급정책과장 등을 거쳤으며, 지난해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과 전문대학원제도 도입에 ‘산파’ 역할을 했다. 이번 3급 승진인사에서는 9명 가운데 5명이 행시 31회 이후 출신자가 차지했으며, 특히 박 과장을 비롯해 배성근(40·행시 31회) 기획총괄담당관, 김규태(41·행시 32회) 대학구조개혁팀장은 40대 초반 승진자다. 앞서 단행된 5급 승진인사에서도 승진 서열명부 19위 밖에 있던 5명이 대거 발탁됐다. 모두 6급 경력 6년 안팎의 젊은 주사들이며, 특히 혁신인사기획관실 최윤홍(36) 주사는 4년 만에 6급에서 5급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김영준 혁신인사기획관은 “교육부 안팎에서 가장 혁명적인 인사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과거 경력 중심의 인사구조가 전면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美작가가 본 ‘생명공학 한국이 앞서가는 이유’

    서울대의 세계줄기세포연구 허브 건립을 계기로 미국 언론은 다시 한번 ‘왜 한국이 줄기세포 연구의 최선두 주자가 됐는가.’에 대한 정밀분석에 들어갔다. 한국에서도 출판돼 화제를 모았던 ‘천재 공장:노벨상 수상자들의 정자은행’의 작가 데이비드 플로츠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가 운영하는 인터넷 잡지 ‘슬레이트닷컴’에서 한국의 역사와 사회·문화적 배경을 중심으로 줄기세포 연구가 꽃피운 이유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플로츠는 우선 한국에 생명 윤리에 대한 논쟁이 없다는 점을 지목했다. 한국에도 복음주의 기독교도가 25%를 차지하고 천주교 신자도 6%에 이르지만 미국과 달리 낙태 등 생명 윤리에 대한 논쟁보다는 인권, 사회정의, 경제개발 등 보다 실용적인 이슈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때문에 한국의 법체계는 낙태를 금지하고 있지만, 정부가 사실상 묵인하기 때문에 선진국 중 낙태율이 가장 높다고 플로츠는 지적했다. 플로츠는 또 한국인의 ‘핏줄’에 대한 관심도 복제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인은 어느정도 규모가 큰 나라 중 인종적 ‘단일성’이 가장 뚜렷하고 누구나 자기 조상이 누군지 확실하게 알고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핏줄 찾기와도 관련이 있는 복제연구에 한국인들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인공수정 등 불임 클리닉이 발달한 것도 복제연구의 기초가 됐다고 플로츠는 주장했다. 자신의 진정한 ‘씨’를 이어가기 위해 인공수정 및 시술 방법을 발전시키다 보니 복제를 위한 수정 등에도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네번째로는 한국인이 ‘의료 행위를 통한 자기 개발’에 매우 개방돼 있는 점을 들었다. 한국은 세계에서 성형수술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마치 수술을 통해 외모를 개선하는 것을 당연시하듯,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유전자를 개선하는 데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플로츠는 연구소 전체가 공동으로 작업하는 한국적 연구 시스템도 성공의 요인으로 꼽았다. 복제 연구는 일관된 반복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서양식의 개인별 연구보다는 한국식의 집단 연구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 우리 내부의 평가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플로츠는 한국에서 과학자들이 존경받고 대우받는 것도 복제연구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황 교수가 미국의 과학자들은 꿈꾸기도 어려운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그의 연구를 위해 난자를 기증하겠다는 여성이 줄 선 것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끝으로 플로츠는 한국의 민족주의를 성공요인으로 지목했다. 식민통치와 전쟁, 분단으로 얼룩진 20세기와는 다른 21세기를 만들기 위해 한국인 전체가 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 제1이 되기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dawn@seoul.co.kr
  • [데스크시각] ‘장자종단’이라 함은?/김성호 문화부장

    세계적으로 불교의 선(禪)풍을 온전하게 간직하고 있는 나라 가운데서도 한국은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선 불교는 중국에서 발아해 찬란하게 꽃피웠지만 정작 그 종주국인 중국에선 사실상 명맥조차 잇기 어려울 정도로 쇠퇴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그 정신과 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지구상 유일한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서구인들은 티베트 불교를 비롯해 석가모니 부처님의 초기 수행방식인 위파사나를 따르는 미얀마·실론 등의 남방불교를 선호해 왔지만 최근 들어 이들이 한국 선불교에 쏟는 관심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늘어만 가고 있다. 한국불교에서 1700년 선불교의 맥을 이어온 중추 종단은 이른바 ‘장자종단’이라고 불리는 조계종이다. 전국 25개 교구에서 총 3000개의 본·말사를 거느리는 장자종단 조계종에 적을 두고 있는 신도는 전체 불교신자 1000만명중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조계종에 귀의한 뒤 한국불교를 세계에 전파하고 있는 ‘푸른 눈’의 납자들도 이루 셀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조계종은 이제 한국에 머물지 않고 세계적인 종단이 된 것이다. 이 세계적인 불교종단 조계종의 수장이 바로 총무원장으로, 맘 먹기에 따라서 엄청난 세력을 부릴 수도 있는 막강한 지위다. 조계종단뿐만 아니라 불교계 전체의 대표성을 띠는, 사실상 한국불교의 최고 지위랄 수 있다. 그 때문에 총무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거듭 빚어졌던 조계종단의 마찰과 내홍은 씻을 수 없을 만큼 큰 아픔으로 남아있다. 지난 94년,98년 조계종 수장 자리다툼의 와중에서 멸빈(승적박탈)된 적지 않은 스님들이 아직도 복권되지 못한 채 겉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법장 스님 입적후 새 총무원장 선출을 놓고 조계종이 고질을 반복해 앓을 전망이다. 법장 스님이 시신을 사회에 기증한 뒤 오랜만에 한국 선불교에서 자비행과 회향정신이 살아났다는 세간의 고운 시선과 존경심을 짓밟기라도 하듯 그 분위기가 혼탁상을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법장 스님 입적후 얼마간 종단에서는 종전과 달리 추대를 통한 총무원장 세우기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얼마 안돼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마치 예정된 것처럼) 현 종단의 여권에서 추대위를 구성해 단일후보까지 뽑았지만 야권이 선출된 후보에 반발해 자신들의 후보를 추대할 움직임이다. 이와는 별도로 개별 후보까지 출마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어 종단 전체의 단독 후보 추대는 물 건너갔고 결국 선관위에서 21일부터 후보 등록을 시작한다고 한다. 물론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기만 한다면야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철을 밟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급기야 종정 스님이 나서 공정한 선거를 촉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했고 전국의 7000여 비구니들도 ‘우리가 원하는 총무원장 스님’이라는 성명을 내 들뜬 분위기를 지적하고 나섰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이번 선거는 조계종 내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로부터 혹독한 심판과 외면을 받을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반대로 지금까지의 오욕을 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31일 선거일정이 잡혀있는 만큼 전대미문의 아름다운 선례를 창조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광복 직후인 1947년 경북 문경 봉암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행하던 성철 청담 자운 향곡 월산 혜암 법전 스님 등 젊은 스님 20여명이 집결해 “오직 부처님 법대로만 살아보자.”고 다짐했다. 그 유명한 ‘봉암사 결사’다. 이들은 스스로 밥하고 나무하며 마을로 탁발을 나가 양식을 조달했다. 신도들로부터는 개인적으로 일절 시주를 받지 않음으로써 생활상의 평등을 실천했으며 이후 이들의 전설적인 수행 기풍은 조계종의 으뜸 귀감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장자종단 조계종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이 고승대덕들의 뜻을 진중하게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 김성호 문화부장 kimus@seoul.co.kr
  • “일률적 CID 요금인하땐 통신시장 경쟁구도 붕괴”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20일 최근 SK텔레콤이 확정한 발신자번호표시(CID) 서비스요금 무료화와 관련,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률적 인하에 반대하며 당장 CID 요금을 인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3월에 끝나는 단말기 보조금 정책에 대해서는 자사 가입자 규모가 80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2∼3년간 연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외부 압력에 의한 일률적인 CID 요금 인하는 지금까지 유지돼온 시장경제를 모두 무너뜨리고 통신시장의 경쟁구도마저 붕괴시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특히 “CID 요금을 일률적으로 내리면 임팩트 자체가 선발 사업자들한테는 얼마 안 되지만 후발사업자한테는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경쟁 자체를 죽일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통사간 자연스러운 경쟁을 통한 요금인하가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신중한 검토를 거쳐 요금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언급, 직접적인 CID 요금인하 대신 통화 할인 범위와 옵션 등을 확대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요금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남 사장은 단말기 보조금 지급을 “가입자를 돈으로 사는 약탈적 행위”라고 단정짓고 “공정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보조금이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한국학 연구 박사급인력 집중 육성”

    “한국학 연구 박사급인력 집중 육성”

    17일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과 국제교류재단의 공동주최로 열려온 세계한국학자대회가 19일 마무리됐다. 이번 대회는 ‘해외 한국학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한국학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한국에서 어떤 지원을 바라는지 알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37개국에서 108명의 한국학자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일본·중국 ▲아시아·오세아니아 ▲미주 ▲유럽·중동·중앙아시아 등 4개 그룹으로 나누어서 ▲한국학기관·한국학회 현황과 발전방안 ▲한국학지원기관의 정책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안 ▲한국학 교과과정과 교재개발을 주제로 토론했다. ●한국학과 폐지 속사정을 들여다보니… 가장 관심을 끌었던 모임은 유럽·중동·중앙아시아 그룹. 아무래도 ‘한국학의 위기’ 자체가 유럽에서 한국학과가 폐지됐다는 소식에서 나온 얘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격적이라고 ‘반짝 투자’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라는 게 현지 한국학자들의 조언이었다. 알브레히트 후베 독일 본 대학 한국어번역원장은 독일에서의 한국학 축소원인을 ‘통독효과’로 설명했다. 통독비용 때문에 교육에 대한 투자를 줄임과 동시에 구 동독지역에 있는 대학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그 지역 대학의 한국학과가 폐지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후베 원장은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한국학과가 차츰 환영받고 있다면서 대신 석·박사 과정이 없다는 사실을 진정한 문제로 꼽았다. 한마디로 고급인력을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돈 스타 영국 더럼대학 동아시아연구소장 역시 블레어정부의 신자유주의 개혁을 한국학과 폐지의 배경으로 꼽았다. 대학 평가와 구조조정이 진행되다 보니 한국학과뿐 아니라 영국으로서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아시아 관련 학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타 소장은 돈을 얼마 쓴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기보다, 각국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한국학에 접근하고 있는지 분석해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제훈 런던대 동양아프리카학 일본·한국학과장은 이 때문에 성급해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연 학과장은 어차피 한국학에 대한 관심은 한국의 국력과 비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니 정부나 기업이 유명 대학에 기부하는 방식 등으로 한국학과를 만들고 유지시키는 것보다 젊은 박사급 연구원들을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레이너 도멜스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 동아시아학연구소장은 지속적인 지원 못지 않게 ‘적절한 시기에 결정적인 지원’이 한국학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봤다. 도멜스 소장은 99년 동아시아학연구소를 세울 때 한국학과가 포함된 것은 때 마침 한국측에서 교수와 사서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학 표준교재는? 또 한가지 문제로 떠오른 것은 한국학 교재의 표준화다. 그런데 이는 참 어려운 작업이다. 해외한국학자들의 수준도 천차만별이고 배우는 학생들도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일괄적인 교재가 가능하지 않을 뿐더러 굳이 필요하지도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느 정도 기초가 될 만한 것은 교재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송창주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 오스트랄아시아한국학회 부회장은 “각국의 배경과 역사가 다르더라도 비슷한 수준을 상정한 교재의 표준화작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송 부회장은 모든 교재는 아니더라도 ‘한국의 사회와 문화’와 같은 기초과목은 공동교재 개발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왕혜숙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다양한 교재 개발을 주문했다. 어학뿐 아니라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기 때문에 한국 영화를 통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시청각 관련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휴대전화 SMS요금 안내리나

    SK텔레콤이 내년부터 발신자번호표시(CID) 서비스 요금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후발사업자 KTF와 LG텔레콤은 가입자 이탈 방지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LG텔레콤은 19일 SK텔레콤을 직접 겨냥,“외부 압력에 의한 요금인하는 통신시장의 경쟁구도를 붕괴시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CID 요금 무료화 발표를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가시돋친 성명을 냈다. 관계자는 그러나 “요금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요소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혀 다양한 기본 요율을 도입하거나 현재 월 2000원인 CID요금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KTF 역시 SK텔레콤을 조준했다. 관계자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요금인하 이슈는 SK텔레콤의 과도한 초과이익에서 비롯됐다.”며 “선발사업자의 독점 심화를 막고 후발사업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CID 요금을 무료화한다고 해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밝혀 CID 무료화로 방향을 잡았음을 내비쳤다. CID 무료화 운동을 주도한 서울YMCA 최수민 간사는 “SK텔레콤이 가입자로부터 연간 2000억원에 이르는 폭리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녹색소비자연대도 이날 논평에서 CID 무료화 즉각 시행과 기본료 편입을 강조했다. CID 무료화를 계기로 문자메시지 서비스(SMS) 요금 인하로 불똥이 옮겨 붙게 됐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도 국정감사에서 “CID 요금의 기본료 편입 이후 SMS 요금에 대해서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고, 국회 과기정위 소속 열린우리당 염동연 의원과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은 “SMS의 건당 평균 매출이 8.36원에 불과하다.”며 “현재 건당 30원의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간사는 “SMS의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느는 데도 불구하고 요금은 오히려 10원,20원,30원으로 올랐다.”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요금이 동결되거나 인하되는 게 시장경제의 상식”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통부는 이날 “음성 통화를 대체하고 통화 트래픽이 발생하는 만큼 요금인하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SMS 요금 인하를 요구한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대응이 주목된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발신자번호표시 서비스 SKT, 내년부터 무료화

    SK텔레콤은 18일 “정치권과 시민단체들로부터 기본료 편입 압박을 받아왔던 발신자번호표시(CID) 서비스 요금을 내년 1월1일부터 무료화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에 따라 12월까지 요금부과 전산시스템 변경 작업을 끝내기로 했다.SK텔레콤의 CID 요금은 한달에 1000원이며 연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KTF는 무료화 또는 요금인하 여부를 일단 검토한다는 입장이고,LG텔레콤은 당장 요금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곳곳 ‘먹통’… 민원업무 혼선

    정부중앙청사의 전화번호가 3703국번에서 2100국번으로 변경된 17일 전화연결이 제대로 안돼 민원인과 공무원들이 업무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전화불편은 오전에 보완을 해 다소 개선됐지만 일부에서는 오후까지도 지속됐다. 일부 사무실의 경우, 업무가 시작됐는데도 착신과 발신 양방향 모두 불통돼 애를 먹기도 했다. 정부중앙청사의 대표전화였던 ‘3703-2114’번호는 오전 한때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변경되었사오니 확인하시고 다시 걸어 주십시오.’라는 멘트만 알려주다가 뒤늦게 제대로 안내해주었다. 행자부는 당초 바뀌기 전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3개월간 바뀐 번호로 안내된다고 밝혔었다. 행자부장관실의 기존 전화 ‘3703-××××’번도 ‘전화번호가 변경됐으니 확인하라.’는 같은 말만 되풀이되고 바뀐 전화번호는 안내되지 않았다. 일부 안내멘트도 바뀐 번호로 연결을 하고 싶으면 ‘우물정(#)자’를 누르라고 알려줬지만 막상 ‘우물정(#)자’를 눌러도 수신자가 없거나,‘뚜·뚜·뚜’소리만 날 뿐이었다. 외부에서 행자부에 전화했던 한 민원인은 “행자부 한 사무실의 전화번호 ‘××04∼××15’까지 번호를 차례로 눌렀는데 한 곳도 연결되는 곳이 없었다.”면서 “최근 전화친절도를 조사한 곳이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한편 행자부는 정부청사의 통신시설이 노후되고 용량이 부족해 시설 교체와 함께 전화번호를 이날부터 2100국번으로 교체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金총장 사표 수리] “사퇴에는 거부의 뜻 담긴 것”

    [金총장 사표 수리] “사퇴에는 거부의 뜻 담긴 것”

    김종빈 전 검찰총장은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강정구 교수사건에 대한 불구속 수사지휘와 관련해 수사지휘가 내려온 순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김 전총장은 수사지휘권을 사실상 거부하는 뜻으로 사퇴를 마음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관의 수사지휘가 내려온 순간 소신을 정했다.”면서 “사퇴에 거부의 뜻이 담긴 것 아니냐.”고 밝혔다. 김 총장은 경찰의 구속지휘 요청을 받자 천 장관과 의견을 조율해왔다.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12일에도 천 장관과 통화하면서 마지막까지 이견을 좁히려 했다. 하지만 전화통화에도 불구하고 천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사퇴할 뜻을 굳혔다. 김 총장은 다음날인 13일에도 사퇴하기로 마음 먹었으나 참모진들의 간곡한 만류로 거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총장이 일처리를 제대로 못해 수사지휘라는 치욕을 당했다는 내부 강경한 의견을 의식하듯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며 일선의 의견을 지키려고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가급적 파국을 막을 수 있는 합리적 처리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수사지휘를 거부하면 검찰이 통제받지 않는 기관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조직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수사지휘권은 검찰청법에 따른 법무부장관의 권한행사였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검찰수뇌부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법무장관이 구체적 사건의 피의자 구속 여부를 지휘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김 총장은 내부 반발을 줄이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물러나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김 총장은 참모들이 만류하지 못하도록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도 사의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기자회견 당시 사의를 밝히려했다면 참모들의 만류 때문에 불가능했을 것이다.”면서 “다른 간부들 모르게 사직서를 법무부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총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니 일선에서 동요하거나 반발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사의 표명 사실이 알려진 뒤 정상명 대검 차장으로부터 철회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뜻을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교신자인 김 총장은 사직서를 법무부로 보낸 후 가족들과 함께 평소 즐겨다니던 근교의 사찰을 방문해 마음을 다스린 뒤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에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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