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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7세대 “올 대선은 우리가”

    ‘올 대선에서는 ‘397세대’를 주목하라.’ 지난 대통령선거 이후 사회 주류층을 형성하고 있는 ‘386세대’의 그림자에 가려 있던 ‘397(30대,90년대 학번,70년대생)세대’가 올 대선 정국을 맞아 독자적인 세력 결집에 나섰다. 1일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는 30대들이 최근 ‘진보와 개혁을 위한 전국 청년세대 네트워크’(청년세대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현재 시민운동가와 국회의원 보좌관, 언론인, 직장인, 종교인 등 우리 사회의 허리를 형성하고 있는 30대 100여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올 대선에서 적극적인 목소리 낼 것” 청년세대 네트워크는 오는 19일 ‘청년세대 4·19인 선언’을 통해 공식 활동을 선언한 뒤 올해 대선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청년세대 네트워크는 90년대 초반 학번이 주축이 돼 움직이고 있다.91학번인 안진걸(35) 희망제작소 사회창안팀장은 “이번 대선에서 창조한국미래구상 등과 적극 연대해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 가치와 부합하는 후보를 지원하고 이 가치를 부정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공세적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 세력화가 아닌 사회 세력화를 내세우는 등 386세대와는 구분을 명확히 했다. 정을호(35) 미래구상 팀장은 “386세대와 단절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정치적 진출을 중심으로 이야기되는 386세대와는 명확히 구분되는 시민사회의 가치에 기반한 사회세력화를 추진하는 전국적 네트워크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를 사랑하고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며 신자유주의에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한다.”고 밝혔다. 청년세대 네트워크 참가자들은 새로운 세대답게 기존 단체들과는 달리 상근 인력이나 사무실을 따로 두지 않고 모든 의사 소통을 인터넷을 중심으로 할 계획이다.‘포괄적이고 느슨한 네트워크’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또 지역 및 부문별 연락책임자와 운영위원회를 빼고는 지도부도 따로 구성하지 않을 방침이다.●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활동 청년세대 네트워크는 지난해 말 90년대 학번 출신 시민운동가를 주축으로 한 시민사회청년활동가모임에서 처음 제안됐다. 이 모임은 오광진(35) 서울흥사단 사무국장, 윤법달(35) 원불교청년회 평화의친구들 사무국장, 문치웅(35) 마포개혁연대 간사, 최양현진(35·벤처기업 회사원)씨, 권영태(35·동국대 북한대학원)씨 등 91학번들이 주도를 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사회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변화와 개혁의 동력으로서 새로운 세대가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젊은이들의 역량을 결집해 한국사회 진보와 개혁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청약가점제 시행되면]무주택자 가점제 탈락돼도 추첨제 포함

    [청약가점제 시행되면]무주택자 가점제 탈락돼도 추첨제 포함

    29일 발표된 청약제도 개편안은 무주택자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 볼 때는 바람직하다. 지난해 공청회에서 나온 것보다 항목을 다소 단순화해 일반인들이 쉽게 자신의 당첨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장점이다. 무주택기간이 긴 사람에게 기회를 많이 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소형 주택 보유자를 배려하기 위한 무주택 기준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고가 전세 거주자에 대한 제재도 없어 형평성 논란이 적지 않다. 신혼부부나 독신자 등에 대한 배려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25.7평 초과 주택엔 채권입찰제 적용 무주택자에게 내집 마련의 길을 넓힌 게 큰 특징이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민영주택에 대해서는 무주택자를 위해 가점제가 75%, 추첨제가 25% 배정된다. 가점제에서 탈락하면 자동으로 추첨제로 넘어간다. 주로 청약 예·부금 가입자가 주요 대상이다. 지난 1월13일 기준 723만 청약통장 가입자 중 예·부금 가입자가 480만여명에 이른다. 공급 물량의 75%를 무주택자에게 배정하는 가점제에서 1주택 이상 보유자는 1순위 청약자격이 배제되고,2순위 이하만 인정한다.2주택 이상인 보유자는 주택별로 5점씩 감점제가 적용된다.25.7평 초과의 모든 주택에 대해서는 기존의 주택 보유자도 배려했다. 이들 물량은 주로 인기지역으로 채권입찰제를 우선 적용한다. ●수도권 무주택 기준 ‘비현실적’ 전용면적 18평형 이하로 공시가격 5000만원 이하인 집 1채를 10년 이상 꾸준히 보유했을 경우에만 무주택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PB팀장은 “인천구도심이나 경기북부내 일부 지역이라면 몰라도 서울의 경우 뉴타운 사업 등으로 단독·연립·다세대 주택도 가격이 5000만원은 넘는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도 전용 18평형 기준 아파트의 평균 공시가격은 7000만원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건교부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5000만원 이하인 가구는 121만 정도다. 박 팀장은 “121만가구 중 18평형 이하이면서 그 주택 1채만을 10년간 계속 보유할 수 있는 확률은 그중 10%도 나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가 전세 거주자는 청약가점제 최대 수혜자? 집은 없지만 수억원대의 전셋집에 살고 있는 고소득자와 고가 주거용 오피스텔 소유자를 ‘무주택’으로 인정해주는 것도 문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타워팰리스에 7억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어도 무주택 청약 1순위 기회를 갖는 반면 노원구 상계동에 2억원 미만의 20평형대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은 1순위 자격을 받지 못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오는 2010년까지 근로소득지원세제(ETIC)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될 때까지 돈 많은 무주택자가 소형 유주택자보다 훨씬 유리한 셈이어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확정일자를 받아 신고된 전세 계약서에 나온 전세 보증금을 가이드라인으로 가점제에 적용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신자, 신혼부부는 당첨 가능성 ‘희박’ 20대이거나 독신자는 더 어렵다. 무주택기간은 만 30세와 혼인신고일을 기준으로 잡는데다 부양가족도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이 남자는 30.9세, 여자는 27.8세다.20대는 조혼이 아니면 무주택기간 가점을 받지 못한다.29세로 통장가입 기간이 2년 6개월인 독신자는 가점이 4점뿐이다. 반면 같은 29세 같은 2년 6개월 통장 보유자라도 2년차 기혼자로 자녀 1명 있다면 가점이 20점이다. 독신자는 추첨제에 도전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셈이다. 독신자보다는 낫겠지만 신혼부부도 불리하기는 마찬가지다. 부양가족이 없어 부양가족에 따른 가점 총 35점중 25점을 고스란히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기아파트의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는 점수 차이다. 이기철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청약가점제 더 보완해야

    정부가 주택청약시 가점이나 감점을 부여함으로써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에게 분양당첨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한 ‘주택청약제도 개편안’을 내놓았다. 오는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신규주택 구입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여 차익을 노린 투기수요를 우려했는데, 이를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안이다. 특히 무주택 기간과 부양 가족수, 청약 가입기간 등에 따라 가점기준을 객관화·세분화해서 일반인도 당첨 가능성을 알기 쉽게 한 것이 돋보인다. 하지만 일부 항목에서는 불합리한 점이 발견된다. 지난해 공청회 시안과는 달리 이번에는 가구주 연령항목을 없앴다. 신혼부부나 독신자를 위한 것인데, 그래도 이들의 당첨확률은 개선하지 못했다. 서울에서 5억원짜리 전세를 사는 고소득 무주택자가 수도권의 5000만원 초과 연립주택을 가진 서민보다 가점에 유리한 점도 문제다.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소형·저가 1주택’의 범위(전용 60㎡ 이하, 공시가 5000만원 이하,10년 이상 보유)를 더 넓혀야 한다. 수도권에서 공시가 5000만원 이하 주택은 21%이고, 이런 집을 10년 이상 보유한 사람은 이중에 10%도 안 된다. 결국 2%의 극소수 서민만 혜택받는 셈이다. 부양가족 수를 늘리기 위해 위장전입하는 부작용이 생길까봐 걱정도 된다. 가점제를 시행하려면 아직 5개월 남아 있다. 건설교통부는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한 사안을 정교하게 보완해야 할 것이다. 우선 항목별 가점간격 조정을 통한 형평 조절이 가능한지 살피고, 가점제에 불리한 신혼부부·독신자를 위한 별도기준을 검토해야 한다. 가난한 유주택자가 부유층 전세거주자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고, 청약저축 가입자보다 기회가 줄어든 청약예금·부금자도 배려해야 한다.
  • 고려 초조대장경 복원 나선다

    고려 초조대장경 복원 나선다

    일반인들은 흔히 고려대장경을 해인사에 보관된 팔만대장경쯤으로 인식한다. 부처님의 가피를 빌려 몽골의 침략을 막아낼 방편으로 제작했다는 이야기도 거의 정설처럼 따른다. 그런데 고려 무신정권기인 1236∼51년 제작된 이 팔만대장경보다 무려 220년이나 앞서 1011년(현종2년)부터 제작된 초조(初雕)대장경이 있음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팔만대장경은 처음 제작한 초조대장경과 구별해 다시 찍어냈다는 의미를 붙여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으로 부른다. 한국과 일본의 초조대장경 연구자들이 함께 모여 이 초조대장경을 복원하기 위한 본격작인 연대작업에 나선다. 한국의 고려대장경연구소(이사장 종림 스님)와 일본 교토의 하나조노대학 국제선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한·일 학자 400여명이 연구단체를 결성, 오는 4월2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고려대장경 천년의 해’ 선포식을 갖는다. 고려 초조대장경 조성이 시작된 1011년으로부터 따져 오는 2011년이 정확히 1000년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같이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대장경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불교 경전뿐만 아니라 각종 전기, 역사, 사전, 야담을 수록한 동아시아 문화사의 보고. 당시 지식·학술 측면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의 표준 텍스트였다고 할 수 있다. 대장경 편찬은 방대한 문헌 작업과 비용이 필요한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사업이었던 만큼 ‘국력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졌다. 일본만 하더라도 직접적인 목판 제작은 포기한채 고려에서 인경된 부분을 수집해 책으로 묶어낼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다. 고려 초조대장경은 중국 북송시대의 개보대장경(開寶大藏經)에 이어 세계 대장경으론 두 번째. 나중에 대각국사 의천이 불경 주석·연구서를 보완해 일체경인 교장(敎藏)으로 발전시켰다. 따라서 한국 불교계는 이 초조대장경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초조대장경과 교장은 1만1000여권의 방대한 분량이지만 몽골전쟁 때 그 목판이 완전히 파괴되었다. 그러나 1967년 초조대장경의 인본(印本)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된 이래 양국 학자들이 확인작업을 벌여 지금까지 국내 300여권을 포함해 일본 교토 남선사의 2000권, 대마도의 600권 등 전체 초조대장경 분량의 절반 정도인 3000권(인본)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한·일 양국의 학자들은 4월2일 선포식을 시작으로 지난 2004년부터 고려대장경연구소가 주축이 되어 진행해온 초조대장경 디지털화 사업을 공동으로 벌이게 된다. 이미 확인된 모든 인본을 정밀 촬영하고 있으며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기초작업도 진행중이다. 양측은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초조대장경 인본을 늦어도 2011년까지는 모두 디지털화하는 것과 함께 나아가 세계의 모든 대장경을 함께 검색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작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세계 각국의 연구자와 신자들은 초조대장경과 세계의 모든 대장경을 한 번 검색만으로 비교해 볼 수 있게 된다. 종림 스님은 “초조대장경은 단순한 불교문화사를 넘어 당시 동아시아 지역이 함께 했던 우수한 공동창작물로 그 복원은 아시아 지역의 매체와 지식 교류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 만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블랙북

    블랙북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성, 강철 같은 조국에 대한 충성심과 운명적 사랑에서 갈등하는 존재, 그리고 역사에 희생되는 숙명적 운명…. 매력적인 여성 스파이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들이다. 신분적 애매모호함이 주는 신비함과 섹시한 여성이라는 성적 코드가 결합한 여성 스파이는 항상 재미난 이야깃거리였다. 때문에 그녀들은 수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블랙북’은 한때 ‘토탈리콜’,‘원초적 본능’으로 이름을 날리던 폴 버호벤(69)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그린 비극적인 전쟁이야기다. 전쟁은 기구한 운명을 낳고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특히 전쟁, 스파이, 유대인 학살의 삼중주를 이룬 2차 세계대전은 반세기를 넘긴 지금까지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폴 버호벤 감독은 2차 세계대전 한가운데에서 끈질기고 모진 삶을 이어간 인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가슴 졸이는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영화는 쫓고 쫓기는 긴장감과 섹시한 미인을 훔쳐보는 평범한(?) 첩보물이다. 하지만 블랙북은 선과 악의 도식적인 경계를 허물어 뜨렸다. 인간의 폭력성과 전쟁의 비참함에 초점을 맞춘 감독은 애초에 선과 악, 우군과 적군에 대한 도덕의 겉치레를 걷어내 차별화를 이루려 노력했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시기. 네덜란드에 사는 전직 유대인 가수 레이첼(캐리슨 밴 허슨)은 쾌활하고 적극적인 여성이다. 그러나 낙천적인 그녀도 ‘대량학살’의 압박이 신변을 위협하자 지인들의 도움을 얻어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곧 음모에 빠져 가족을 모두 잃고 만다. 네덜란드 반군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살아남은 레이첼은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어느덧 적군에 침투하는 스파이로 다시 태어난다. 뛰어난 미모의 레이첼은 적군 장교 문츠(세바스티안 코치)의 총애를 받으며 성공적인 스파이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임무에 앞서는 사랑의 감정은 어떤 것도 막을 수 없었다. 레이첼은 문츠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문츠 또한 그녀의 실체를 알지만 쉽게 뿌리치지 못한다. ‘블랙북’은 전쟁이 끝난 시점에 만들어지는 새로운 폭력에도 시선을 보낸다. 저항군 안의 배반자와 독일군의 계략으로 레이첼은 되레 배신자가 돼 쫓긴다. 문츠는 더 악랄한 독일군 장교에게 덜미가 잡히는데, 이를 연합군은 합법적으로 용인해준다. 또한 10년 세월을 훌쩍 뛰어 이스라엘에 정착한 레이첼을 보여준다. 그 모습 위로 공습경보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퍼지고 이스라엘 군인들은 총을 든다. 전쟁이 인간의 본성인 듯 세대와 주체를 바꿔가며 쳇바퀴를 도는 이 시대를 시니컬하게 바라보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전체적인 구성은 보통의 첩보 영화 수준으로 평범해 긴박감이 다소 부족하고 레이첼 또한 머리를 쓰기보다는 옷 벗기에 치중해 보는 재미는 있어도 남는 것은 별로 없다.29일 개봉.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손학규 ‘중도 새판짜기’ 성사될까

    한나라당을 벗어나 고립무원의 동토(凍土)로 뛰쳐나간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탈당명분으로 내건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을 실현시킬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쉽사리 돌파구가 열릴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친정인 한나라당에선 ‘배신자’ ‘배은망덕한 철새 정치인’으로 몰아세우고, 탈당만 하면 환호를 보내며 몰려들 줄 알았던 범여권 인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냉담하다. 뿐만 아니라 그를 믿고 따랐던 캠프 측근들마저 등을 돌리거나 우물쭈물하고 있다. 경선준비위 대리인이었던 정문헌 의원과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박종희 전 의원은 한나라당 잔류를 택했고, 최측근이던 김성식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마저 거취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정치권의 현실을 감안하면, 중도 성향의 오피니언 리더그룹이나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연대하는 길밖에 없어 보인다. 손 전 지사측이 ‘선진평화연대’ 기치를 내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선진평화연대는 ‘수구 보수와 무능한 진보’가 아닌 대한민국의 선진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주도할 탈(脫)이념적이고 합리적인 정치세력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한다. 연대 전략도 과거처럼 특정 거물급 정치인과 그를 따르는 현역 의원 등이 신당의 깃발을 들고 세를 불리는 것이 아니라 비(非) 정치권인 시민사회·문화계·종교계·재계 등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먼저 규합해 세력화한 뒤 정치권 인사들은 그 뒤에 합류토록 하는 방식이다. 한편 “손 전 지사와 함께하기 힘들다.”던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27일 “손 전 지사가 범여권과 협력하는 것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입장변화를 밝혔다. 같은 당 김부겸 의원도 “손 전 지사의 결단이 좌절되지 않도록 여러 노력을 할 각오가 돼 있다.”고 힘을 실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여성&남성] 연애는 나이들면 왜 어려울까

    [여성&남성] 연애는 나이들면 왜 어려울까

    여자든 남자든 연애 상대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이 쌓이면 그 사람들의 흔적 역시 진한 나이테로 남게 된다. 철없던 시절 ‘느낌 갖고 필 충만할 땐’ 언제나 연애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나이테가 늘면서 이것저것 재어보는 자신을 문득 바라보게 된다. 여자와 남자가 나이가 들수록 연애가 어려워지는 이유, 그들의 감춰진 속내를 살짝 들춰봤다. ■ 남자 ●연예도 결혼도 비슷한 수준의 사람끼리 남성들이 가장 많이 따지는 것은 역시 가정 형편이다. 특별히 어느 정도 이상 살아야 한다거나 혼수를 바라서가 아니다. 상대방의 집안이 자신의 집안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회사원 강민석(33)씨는 “가정 형편을 예전보다 많이 따지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몇 달 전 친구 소개로 처음 만난 여성에게 부모님은 계신지, 어떤 일을 하시는지, 형제자매는 있는지 등을 물었다.“20대 후반까지만 해도 그런 건 신경도 안 썼지요. 당시는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그런 걸 물어본다는 건 상상도 못했어요. 하지만 몇 달 전에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단과학원을 운영하는 성모(34)씨는 “예전에는 나만 좋으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여성과 우리 가족이 잘 맞을 것 같은지 따져보게 된다.”면서 “아무래도 가정형편도 서로 비슷한 게 양쪽 모두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원 조모(35)씨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예전처럼 부담 없이 여성을 만나는 게 아니라 결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연애를 하더라도 서로 집안 형편이 비슷한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혼자 벌어먹기 힘든 세상, 맞벌이가 최고 30대를 넘어갈수록 여성의 경제적 능력에 점점 민감해지는 자신을 느낀다는 남성도 없지 않다. 벤처기업에 다니는 박모(31)씨는 “예전에는 내가 벌어서 먹여 살리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맞벌이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가 없으니까 솔직히 예전보다 훨씬 더 여성의 경제적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정신없이 바쁘다는 점도 연애와 결혼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학원강사 방모(36)씨는 “친구 만나 점심 한 번 같이 하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라면서 “여성을 사귀고 싶긴 하지만 지금은 일단 돈을 더 버는 게 우선”이라고 털어놨다. 가정형편이나 경제적 능력을 중시하게 되면서 가치관은 뒤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 별정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조모(35)씨는 나이가 들수록 가치관을 더 중시하게 됐다. 조씨는 “주변 조건에 쫓겨 결혼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서로 가치관이 맞는지 여부”라고 잘라 말한다. 대학에서 총학생회장을 할 정도로 학생운동에 열심이었던 그는 몸은 비록 공무원이지만 과거의 열정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에게 가치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 덕목이 될 수밖에 없다. ●종교에 고향까지, 좁아지는 선택폭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로 여성과 헤어진 상처 때문에 방어 심리가 작동하는 것도 연애와 결혼을 어렵게 한다. 회사원 임모(38)씨는 결혼까지 약속한 여성이 있었지만 자신의 고향이 A지역이라는 이유로 여성쪽 집안이 반대해 결국 여성과 헤어졌다.“B지역 토박이인 여성 부모가 극구 반대해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는 것도 힘들었지만 자신이 선택한 것도 아닌 고향 때문에 결혼할 수 없다는 것에 그는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다. 그 일 이후 그는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고향이 어딘지 살펴본다. 선택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회사원 설모(29)씨는 불교 신자라는 이유로 첫 만남에서 퇴짜를 맞았다.“친구 소개로 만난 여성이었어요. 얘기도 많이 하고 분위기도 좋았지요. 그런데 제가 팔에 차고 있던 단주를 보더니 불교신자냐고 묻더군요. 자신은 가톨릭이라면서요. 그걸로 데이트는 끝났지요.” 그 일 이후로 설씨는 “기독교신자인 여성은 미리 거르게 된다.”고 밝혔다.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까다로워진 조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건 아니다. 반대 사례도 있다. 회사원 최모(35)씨는 “올해는 반드시 결혼할 것”이라면서 짝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는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결혼을 하려는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서른다섯을 넘기면서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최씨는 “가정형편, 외모, 가치관 다 필요없다.”면서 “서로 마음만 맞으면 결혼할 수 있고 서로 다른 부분은 내가 여성에게 맞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여자 ●연애도, 결혼도 돈없인 못하는 세상 회사원 신모(26)씨에게 학창 시절 연애는 ‘떡볶이를 나눠 먹어도 행복하기만 했던’으로 요약된다. 그 시절엔 돈이 없어도 남자 친구와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마냥 즐거웠다. 하지만 직장 생활 4년 동안 삶의 패턴이 바뀌면서 연애에도 돈이 든다는 걸 깨닫게 됐다.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밥 한끼를 먹어도, 뮤지컬 등의 공연을 함께 봐도 모든 게 돈, 돈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경제력을 갖춘 남자를 찾게 됐다. 게다가 시간이 남아돌았던 학생 시절 시시콜콜한 문자메시지 등 소박한 표현으로 연애 감정을 내비치던 남자들이 주변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도 신씨의 연애를 각박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바쁜 사회생활 속에서도 여자는 죽을 때까지 낭만적인 연애를 꿈꾸지만 남자는 점점 초스피드로 연애의 결과만 바라보려는 것 같아요.” 회사원 이모(26)씨도 ‘여자 나이’ 스물다섯을 넘으면서 비로소 경제적 능력이 연애 상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걸 느끼게 됐다. 어렸을 땐 ‘돈없어 단칸방에서 월세를 살아도 사랑만 하면 돼.’라고 서슴없이 생각했지만 주변 친구들이 결혼해 사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은 역시 현실’이란 생각이 들게 됐다.“로맨틱하고 나만 사랑해주는 남자만 봤던 저였지만 이젠 무엇보다 책임감 있고 경제적 능력과 성실함을 두루 갖춘 남자를 찾고 있어서 스스로도 놀랐어요.” ●느낌은 느낌대로, 조건은 조건 나름 회사원 서모(27)씨는 어렸을 때의 낭만에다 크면서 가지게 된 조건을 더한 경우. 서씨는 남자와 처음 만났을 때 외모가 발산하는 느낌으로 이 사람이 연애 상대인지 아닌지를 결정해 왔다. 하지만 4년전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부터는 외모는 외모대로 보면서 지식이나 생각의 깊이까지 보게 됐다. 어렸을 땐 재밌고 즐겁게 노는 데만 집중했기 때문에 함께 있어 즐거우면 그만이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과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면서 동반자로서 함께 고민을 나눠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됐기 때문이다. 회사원 김모(27)씨 역시 이전에 만났던 남자들에게서 느꼈던 점들이 하나씩 쌓이면서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게 된 사례. 김씨가 전에 사귀었던 남자는 키 183㎝에 깡마른 체구였다. 이 때문에 그와 헤어진 뒤엔 작고 통통한 남자가 좋아지게 됐는데, 그 뒤 만난 170㎝ 정도의 남자는 또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형의 외모를 가진 남자가 요리도 잘하고 장남이 아니란 조건을 갖췄으면 금상첨화.“남들이 뭐래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평생 나와 함께할 사람인데 이 정도는 충족시켜 줘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고요.” 회사원 이모(29)씨에게도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연애 상대 남자의 직업 장래성이 중요한 조건으로 추가됐다. 학생 때는 단순히 자신의 감정만으로 연애 상대를 고를 수 있었지만 이젠 회사에서 직함과 위치가 있고, 가정에서 부모님의 딸과 할머니의 손녀로서 해야 할 역할이 있어 고려할 것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쉽게 말해서 어떤 직업을 가진 남자를 집에 데려오거나 직장 동료에게 소개시킬 때 그 사람들이 내 상대로 그 남자를 수긍하느냐 여부가 중요한 관건이 된 거죠.” ●“나이 들수록 좋은 남자 만나기 어려워” 반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조건을 하나씩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회사원 이모(30)씨는 연애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좋은 사람을 만날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을 꼽았다. 남자의 경우 보통 연하의 여성과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자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선택할 수 있는 남자들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것. 학원강사 전모(31)씨 역시 조건을 따지다 후회막급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외모가 수준급인 전씨는 20대 시절 수많은 훌륭한 조건의 남자들이 작업을 걸어왔지만 대부분 콧대를 높이며 튕겼다.“많은 남자들이 다가오는 만큼 그 사람들이 가진 장점들을 모두 섞어놓은 남자를 기대하게 됐죠. 하지만 주변의 친구들이 좋은 사람 만나 하나 둘 결혼하면서 지금은 나만 바라봐주는 남자가 최고였던 게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오늘의 눈] 단식의 낡은 굿판 집어치워라/김상연 정치부 기자

    범여권의 천정배·김근태·임종인 의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며 26일부터 잇따라 단식에 들어갔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벌써 20일 넘게 단식농성 중이다. 이 자리에서 FTA에 대한 찬반을 논하고 싶지는 않다. 의사표시 방법의 극단성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단식에서 숭고함의 외피를 벗겨내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굶어죽겠다.’는 섬뜩함이 남는다. 하나뿐인 소중한 목숨과 바꿀 만한 게 세상에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 게 있다 하더라도, 단식은 언로가 꽉 막힌 사회에서 아무런 힘도 없는 약자에게나 해당할 법한 최후의 수단이다. 지금 단식에 나선 사람들은 장관, 여당대표 등을 역임한 권력층이거나 국회에 버젓이 의석을 보유한 정당의 대표다. 또 지금은 군사독재시대도 아니고,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뽑고 인터넷이 날아다니는 대명천지의 민주시대다. ‘단식 정치’는 그 파장이 정치권 내부에 머물지 않고 사회전반의 극단적 문화를 부추긴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이성의 사랑을 얻겠다며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자동차 앞에 드러눕는 일반시민의 막무가내와 정치인의 단식 사이에는 과연 얼마만큼의 본질적 차이가 있을까. 정치인이 단식을 통해 소기의 ‘정치적 성과’를 거두는 동안, 한쪽에서는 단식이 발하는 극단성의 주술이 애꿎은 국민을 분신자살 등으로 내모는 사례를 적잖게 봐왔다. 이번에도 그런 불행이 반복될까 솔직히 걱정된다. 단식은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성행하는 정치행태다. 시대가 아무리 진보해도 이 극단의 무기는 녹슬지를 않는다. 오늘 이 땅의 정치인들한테 FTA보다 중요한 것은 어쩌면 이 극단의 정치문화를 과감히 끊어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치꾼’은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만 지도자는 나라의 장래를 걱정한다. 지도자가 되고 싶은가. 그럼 지금 당장 단식의 낡은 굿판을 집어치워라. 김상연 정치부 기자 carlos@seoul.co.kr
  • 우편 밀수 ‘거미줄 검색’

    최근 마약 판매가 소량화·점조직화하고 있다. 생산자가 직접 소비자에게 은밀하게 전달한다. 이런 직접·소량 판매의 루트로 악용되는 것이 특급 국제우편이다. 서울국제우편세관은 이 때문에 바짝 긴장하며 마약류 색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관 1년을 갓 넘긴 국제우편세관을 찾아 마약 색출 현장을 둘러보았다.●작년 마약 적발 113건… 231% 급증3월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국제우편세관 2층 X레이 검색대 주변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필리핀 소인이 찍힌 소포 안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발견됐다. 소포 안에는 슬리퍼 1켤레가 마른 생선꾸러미와 함께 들어있었다. 고무 슬리퍼 뒷굽을 잘라보니 검은 테이프와 먹지로 싼 히로뽕 14g이 나왔다. 시가로 약 4000만원 정도 하며 5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수사요원들은 슬리퍼를 감쪽같이 붙인 뒤 원래대로 포장했다. 집배원으로 가장한 수사관이 소포를 수신처로 직접 배달하는 ‘통제배달’에 나섰다. 집요한 추적 끝에 소포 수신자를 확인했다. 며칠 뒤에도 똑같은 사례를 적발해 냈다. 서울국제우편세관은 우체국을 겸하는 세관이다. 우편 밀수를 적발해 내는 게 주임무다.1950년 1월 중앙우체국에 세관공무원을 파견한 것으로 출발,1980년 서울세관 국제우편출장소로 개편됐다.지난해 1월 서울국제우편세관으로 승격했다. 이돈경 초대 세관장을 비롯해 34명이 근무하고 있다. 하루 7만 7256건의 항공우편물을 마약탐지견 2마리가 1차 검색한 뒤 X레이 검색대 2대에서 검색요원 5명이 다시 처리한다. 처리량이 급증해 오는 10월 인천국제공항으로 옮겨 첨단장비와 전문인력을 확충, 전국의 국제우편세관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서울국제우편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밀수는 113건(75억원)이다.2005년에는 49건(59억원)이었다. 건수 기준으로는 231%, 금액 기준으로 127% 각각 늘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석달간의 특별단속기간에만 78건,19억원 상당의 마약밀수가 적발됐다. 일반우편을 이용한 밀수가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특급우편 26건, 소포 1건이었다. 건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75%나 급증했다. 특히 일반우편물(편지)을 마약밀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2004년 4건에서 2005년 5건,2006년 11월까지 9건에 그쳤으나 연말·연초 집중단속기간중 51건이나 적발됐다.●새달부터 짝퉁상품 반입도 단속이돈경 세관장은 “세관검사 생략 대상이었던 일반우편 등에 탐지견을 투입한 결과, 일반 우편이 새로운 마약 반입경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제우편세관은 짝퉁상품 반입을 막는 파수꾼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 특히 4월1일부터는 개인이 쓸 목적으로 국제우편이나 직접 갖고 들어오는 짝퉁 상품 단속을 한층 더 강화할 예정이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서울광장] 한·미 FTA 손익계산서로 말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미 FTA 손익계산서로 말하라/우득정 논설위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앞으로 1주일 후면 마침표를 찍는다.26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의 ‘끝장 협상’이 대미를 장식한다. 최종 타결시점은 30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고위급 회담에서도 자동차, 섬유, 의약품, 지적 재산권, 시청각 서비스 부문 등 핵심 쟁점에서 양국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지만 1년 2개월의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딜 브레이커’(협상결렬 요인)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한·미 FTA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타결이 되더라도 협상보다 더 험준한 국회 비준이라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벌써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은 미국이 정한 시한인 이달말까지 타결할 생각이라면 “김근태를 밟고 가야 한다.”며 다음 정권으로 넘기라고 요구한다. 천정배·권오을 의원 등 적잖은 국회의원들은 협상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미 FTA를 극력 반대하는 민주노동당은 보름 이상 단식 투쟁으로 맞서고 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도 단식에 동참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거듭된 각성 촉구에도 불구하고 진보를 표방해온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이 ‘반(反)FTA’ 기치 아래 속속 몰려들고 있다. 한·미 FTA 협상 초기, 전문가들은 “대외 협상이 절반, 대내 설득이 나머지 절반”이라며 ‘투 트랙 접근법’을 제시했다. 국내 이해관계자 설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국내 설득의 필요성을 뒤늦게 깨닫고 지난해 가을 한·미 FTA체결지원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기껏해야 인터넷 홍보 수준에 맴돌고 있다. 그러나 이젠 ‘아웃 복싱’으로는 안 된다. 협상 때와는 달리 주고받을 것도 없는 반대론자들을 ‘맨입으로’ 설득해야 한다. 정부가 여론에서 우위에 서려면 무엇보다 먼저 한·미 FTA가 남는 장사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한·미 FTA 추진 선언 당시 목표로 제시했던 국가경쟁력 향상, 투명성 제고, 신기술과 선진기법 도입 등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되는지 소명해야 한다. 분야별 손익계산은 말할 것도 없고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돌아올 피해와 혜택도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협상팀에 주문한 ‘장사꾼의 논리’가 얼마나 관철됐는지를 수치로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계산서는 지난해 3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놓은 최장 10년간 대미 무역수지 47억달러 감소(쌀 개방시 73억달러)가 전부다. 반면 미국은 한·미 FTA로 얻게 될 잠재적 이익을 170억∼430억달러로 추정한다. 반대론자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예속될 것이라느니, 광우병 소가 몰려 온다는 식으로 반미 정서를 자극하는 반대론으로는 곤란하다. 협상 내용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미국에 몽땅 내줬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펼치는 반대론으로는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최대 피해액으로 부풀릴 게 아니라 플러스 효과에 비해 마이너스 효과가 얼마만큼 더 크므로 반대한다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미 FTA는 국내 산업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상을 초월한다. 맹목적 찬성이나 반대는 금물이다. 국익을 생각한다면 국회 비준 때까지 치열한 공방을 펼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전문가들이 나서야 한다. 얼치기 전문가들이 판을 좌지우지하게 해선 안 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時事, 세상에 말 걸다(EBS 오후 10시50분) 올해 16세인 민지는 태어난 지 두 달 된 딸을 둔 ‘리틀 맘’이다. 중학교 시절 정욱과 사귀기 시작한 지 1년 4개월. 임신 사실을 알고 낙태와 출산 사이에서 망설였지만 결국 두 사람은 용기를 내 아이를 낳아 키우기로 결심한다.10대에 부모가 되는 길을 선택한 어린 부부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살펴 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40분) 부자를 꿈꾸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사보았을 복권. 단순한 재미나 호기심 때문에 혹은 좋은 꿈을 꿔서 사람들은 복권을 구입한다. 하지만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든 복권당첨. 사람들은 복권에 당첨되기 위해 숫자를 분석하기도 한다. 복권의 의미, 당첨 확률 등에 관해 알아 본다.   ●신동엽의 있다! 없다?(SBS 오후 6시50분) 엄청난 무게의 중장비가 밟고 간 휴대전화에 이상이 없다는 인터넷 제보 사진이 사실인지 알아본다. 이밖에 150명이 먹을 수 있는 초대형 피자가 과연 있는지 없는지,6평 남짓한 물탱크에 사람이 살 수 있는지,80살 노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19살인지, 발 달린 뱀이 있는지 없는지도 따져본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술을 마시고 들어온 준하는 문희를 껴안으며 순재보다 문희가 더 좋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삐진 순재는 준하를 구박한다. 민용을 보고 막둥이라며 이것저것 챙겨주는 시늉도 한다. 한편 승현은 민정이가 귀엽다며 아이들 앞에서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하고, 윤호는 그런 승현을 기가 막히다는 듯 코웃음친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15분) 살림도 똑 부러지게 잘하고 음식도 잘하는 영자씨지만 시어머니에게는 돈 못 벌고 밥만 축내는 밥벌레로만 보인다. 결혼하는 여동생에게 냉장고 하나를 사주기 위해 남편과 시어머니한테 갖은 애교를 다 떨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온갖 무시뿐. 이렇게 해서 영자씨는 보험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아시아의 창(KBS1 밤 1시10분) 네팔 카트만두 계곡에 사는 네와르 족의 최대 축제인 자트라. 축제가 벌어지는 동안, 열정적인 신자들은 65피트에 이르는 꽃마차를 끈다. 마차의 기수는 힌두교 신자들과 불교 신자들이 섬기는 신. 몇 달 동안 계속되는 이 여행에서 신자들은 수많은 의식을 치르고 동물들을 제물로 바친다.
  • [법률풀이] 뒤늦게 나타난 생부生父

    [법률풀이] 뒤늦게 나타난 생부生父

    최근 10대들의 열렬한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영웅재중 군(20세)의 입양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사건은 영웅재중의 생부가 나타나 자신의 허락 없이 타인의 호적에 아들이 올려졌다며 ‘친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바람에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를 두고 영웅재중의 팬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자식이 성공하니까 뒤늦게 아버지가 자식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냐며 영웅재중 군의 생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비난의 소리가 거세지자 결국 생부가 소를 취하함으로써 사건은 원만히 해결되기는 하였다. 영웅재중의 사례처럼 이미 양부모가 있는 상태에서 한창 사춘기에 접어들었거나 청년이 되었을 때 친부모가 갑자기 나타나, 어릴 때 이런저런 사정으로 자녀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며 다시 친부로서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입양을 한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친부모와 관계가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입양을 하기 위해서는 친부모의 동의가 필요한데 일단 입양에 동의를 하였다면 친부모는 더 이상 자신의 양육권 등을 주장할 수 없다. 영웅재중의 경우 양자로 호적 신고한 것이 아니고 친자로 신고했기 때문에 부모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는 것이다. 법률상으로 양자와 친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양자 역시 친자와 동일하게 양부로부터 상속을 받을 권리가 있다. 물론 친부모와 관계가 단절되는 것이 아니므로 양자는 친부모로부터도 상속을 받을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일찍부터 입양이 일반화되어 있고 근래에 우리나라도 탤런트 차인표, 신애라 씨 부부의 사례처럼 입양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입양을 하면 호적에 친자가 아닌 양자로 기재되고 성도 새 아버지의 성을 따를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입양 가정의 90% 이상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놀림을 받는 등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해 입양신고를 하지 않고 입양아를 친생자로 호적에 올린다. 양자는 부모로부터 버림받거나 부모가 입양에 동의하여 입양시설에서 보호되고 있는 아이들을 양자로 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런 경우 양부모나 양자 입장에서 나중에 친부모들이 나타나 권리를 주장하면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법적으로 이를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민법이 개정되어 15세 미만의 양자를 입양할 경우 생부, 생모와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자녀를 아예 양자가 아닌 친자로 호적에 기재할 수 있도록 하는 ‘친양자제도’가 도입되어 2008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재혼가정의 자녀나 양자도 호적에 친자식으로 기재되어 양부의 성을 따를 수 있게 되니 양자가 학교에서 수군거림을 당할 일도 없게 되었다. 친양자를 두려고 하는 가정은 가정법원에 친양자 입양 청구를 하면 된다. 기존에 입양되어 호적에 양자로 기재된 자녀도 가정법원에 친양자 입양 청구 신청을 하면 친자로 고칠 수 있다. 요즘에는 독신자 가정이 2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독신자도 입양으로 친양자를 둘 수 있을까? 우리 민법은 3년 이상 혼인한 부부에게만 친양자를 둘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능력이 되고 자녀를 키우는 데 필요한 정서적 준비가 되어 있다면 독신자에게도 친양자를 허용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글 오명근 (희망법률사무소 변호사) 월간[샘터]2007.2
  • [손학규 탈당이후] 한나라 “먹던 우물에 침 뱉어”

    “15년 동안이나 마시던 우물에 침을 뱉고 나갔다.”,“단물 빨아먹은 뒤 등에 칼을 꽂고 나갔다.” 한나라당은 20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격한 어조로 맹비난했다. 전날 손 전 지사의 탈당 선언에 당혹해하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손 전 지사가 탈당의 변을 통해 한나라당을 구태정치의 온상이자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주인 행세를 하는 정당으로 폄훼한 데 대해 “배신감을 넘어 인간적 자괴감까지 느낀다.”고 몰아세웠다. 한나라당이 ‘손학규 때리기’를 본격화한 것은 손 전 지사에 대한 배신감뿐 아니라 초기에 ‘싹’을 자르지 않으면 ‘대권 3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손 전 지사가 범여권 단일후보로 부각되기 전에 ‘배신자’ 내지는 ‘철새’의 굴레를 씌워 단호히 응징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한나라당 고위당직자회의는 손 전 지사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손 전 지사의 탈당은 명분도, 납득할 이유도 없으며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면서 “한나라당에서 장관, 경기지사를 한 분이 떠나면서 남아 있는 사람들의 등에 칼을 찌르고 나간 데 대해 참으로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손 전 지사는) 군정의 잔당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가 주인 행세를 한다고 했는데 그게 누구인지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내가 주인이고 강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 분이 열흘 만에 말을 뒤집고 왜 나갔느냐. 손 전 지사 발언은 열흘도 못 가는 ‘손언십일변’인 것 같다.”고 비꼬았고,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대권 욕심만을 위해 정치 도의를 저버리는 사람에게 하늘은 대권을 주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힐난했다. 유기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상황이 불리하면 탈당하는 것이야말로 낡은 정치의 전형”이라며 “15년 동안 먹던 우물물에 침을 뱉는 비신사적 행위에 대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또 손 전 지사가 ‘말바꾸기’와 ‘식언(食言)’을 통해 당을 기만했다며 그간 손 전 지사의 발언을 조목조목 정리해 공개했다. 한편으론 범여권의 ‘손학규 편들기’가 공작적 차원에서 비롯됐다는 식의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손 전 지사의 탈당에는 국민적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범여권의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즉각 환호작약하고 나서는 태도야말로 공작정치로의 회귀를 말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300/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기원전 480년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세스의 수십만 대군을 테르모필(뜨거운 문)의 협곡에서 저지했던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와 300인의 전사.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페르시아의 침공을 맞았을 때, 레오니다스는 “스파르타가 멸망하거나, 아니면 스파르타의 왕이 죽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다고 한다. 헤라클레스의 후예는 물론 후자를 운명으로 선택한다. ‘300’은 바로 이 전설적인 전투를 다룬 영화다. 아니나 다를까, 페르시아의 후예들이 이 영화를 보고 발끈했다고 한다. 이란 대통령의 문화정책 보좌관은 “이 영화가 역사적 진실을 왜곡했을 뿐 아니라 이란을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란의 유력한 신문들 역시 “할리우드가 이란에 전쟁을 선포했다.”거나,“미국의 대외정책을 정당화했다.”고 주장하며 격앙된 입장을 보였다. 사실 이 영화를 보며 나 역시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대사는 미국의 전투적 우익들이 즐겨 사용하는 어법. 스파르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런 대사들의 바탕에 ‘가상의 적을 향해서는 선제적, 공격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깔려 있음을 모르고 이 영화를 보려면 정치의식이 어지간히 무뎌야 한다. “파병을 해야 한다.”는 왕비의 대사는 수렁에 빠진 이라크 미군을 위해 병력을 증파하라는 주문일 수도 있고, 크세르세스의 후예들을 혼내주기 위해 페르시아만에 군대를 보내야 한다는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전쟁 대신 외교적 해결을 주장하는 이는 적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테론 의원이 되고, 자국 군대가 밖에서 싸우는 상황에서 반전운동을 하는 이들은 페르시아군에게 우회로를 알려준 배신자 에피알테스가 될 판이다. 영화 ‘300’에 깔려 있는 멘탈리티는 이라크전 4주년을 맞아 워싱턴 거리로 몰려나온 찬전론자들의 피켓 위에 고스란히 적혀 있다.“힘을 통한 평화를”,“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다”,“자유주의자들은 적을 돕고 있다”. ‘300’의 바탕에 깔려 있는 무의식은 이 전투적 우익들이 들고 나온 피켓 위에 적혀 있다. 대한민국의 어느 모자라는 평론가는 이 영화에 “병역 기피자들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는 평으로써 우울하던 내게 오랜만에 폭소를 선사해 주었다. 페르시아 전쟁을 ‘동양의 전제주의에 대한 서양 민주주의의 승리’로 해석하는 틀은 역사가 깊은 편견이다. 하지만 그리스의 민주주의 역시 노예제에 기초해 있었다. 거기서 자유민들 사이에서나마 민주주의가 존재했던 것은 역사적으로 선진적 현상이라기보다는 문자문화의 도입이 늦어 구술문화 단계에 있었던 그리스 사회의 후진성의 결과였다. 그게 나중에 운 좋게 인류의 훌륭한 문화유산이 된 것일 뿐. 영화 속에 스파르타인들이 아테네인들을 ‘게이’라고 무시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 대사를 들으며 전쟁으로 지켜야 한다는 미국의 그 ‘자유’가 과연 아테네를 닮았나, 스파르타를 닮았나 하는 물음이 떠올랐다. 약한 아이를 죽여 버리는 스파르타의 관습은 나치 독일의 우생학을 닮았고, 일곱 살부터 전투훈련을 시키는 스파르타의 제도는 유치원 아이들에게 소총 들고 달리게 하는 북조선 군사문화를 닮았다. ‘자유’를 생명으로 한다는 미국이 이제 와서 스파르타의 전체주의를 국가의 이상으로 여기게 된 것은 매우 이상한 역설이다.‘300’은 컴퓨터 생성 이미지로 된 새로운 유형의 정치의식, 즉 역사와 신화가 한데 어우러진 디지털 시대의 ‘판타지형 정치의식’을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그냥 백인우익 마초 근성을 비웃으며 디지털 기술의 미학성을 즐기면 될 일이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 복지한국,미래는 있는가 /고세훈 지음

    참여정부 내내 경제분야에서 가장 시끄러웠던 주제는 ‘성장이냐, 분배냐.’였던 것 같다. 신자유주의 국가가 추구해야 할 지상목표가 되면서 분배는 이제 ‘먼 나라 이야기’로 넘어가고, 우리 사회는 양극화의 나락으로 빠져든 지 오래다. 분배는 곧 복지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복지국가 위기론’이 싹튼다. 신간 ‘복지한국, 미래는 있는가’(고세훈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에서 저자인 고려대 공공정책학부 고세훈 교수는 이런 유의 ‘복지국가 위기론’을 이데올로기적으로 깨부순다. 복지국가의 이상은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이다. 복지국가 위기론은 사실상 이데올로기화한 신자유주의 또는 부자들의 반란일 뿐이라는 게 이 책의 핵심주장이다. 고 교수는 일관되게 사회민주주의 전파에 열중하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에게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복지’ 공약이나 복지관 운영이 이권이 되어버린 사회상황은 어떻게 해석될까. 복지관련 책의 대부분이 사회복지사 수험서인 학계의 현실은 또 어떤가. 고 교수는 한국사회가 ‘반(反)복지의 덫’이라는 심연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사회의 복지수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2007년 국가예산 가운데 복지관련 지출은 국민총생산의 6% 수준에 불과하고,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은 선진국의 4분의 1 정도인 20%를 밑돈다. 국가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차상위계층 비율은 남한 총인구의 10%에 이른다. 고 교수는 3년전의 전작 ‘국가와 복지’에서 ‘생산적 복지’란 이름 아래 진행된 한국 복지개혁의 내용과 문제점을 명쾌하게 분석한 바 있다. 이번에도 그는 5부로 구성된 책에서 복지국가를 추구해야 하는 까닭을 설파한 뒤 한국복지의 현황을 짚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 교수는 책 전반에서 강한 현실비판을 추구한다. 복지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전혀 복지국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한국의 미래는? 고 교수는 한국 복지개혁의 미래와 관련,‘이해관계자 복지’를 설파한다. 종업원, 주주, 하청업체 직원, 지역주민, 소비자 등 시장 내부의 이해관계자들뿐 아니라 실업자, 장애인, 노약자 등 시장으로부터 탈락한 이해관계자들의 복지도 포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을 유독 강조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397쪽,1만 7000원.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5급이상 공무원 2만3277명 출신대학 방송대 > 서울대

    5급이상 공무원 2만3277명 출신대학 방송대 > 서울대

    중앙 행정부처의 5급 이상 공무원 가운데 한국방송통신대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이른바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순이다. 지방대학인 전남대와 영남대와 경북대 등도 상위권에 들었다. 어려운 생활 등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공직에 입문했다가 뒤늦게 방송통신을 통해 주경야독으로 학위를 받은 공무원들이 고위직에 더 많이 포진하고 있는 셈이다. 중앙인사위는 52개 중앙행정기관의 5급 이상 공무원 2만 3277명 가운데 학사학위 취득자의 출신학교 상위 30위를 분석한 결과를 13일 밝혔다. ●10위권에 지방대 3곳 포진 이에 따르면 방송대 출신이 16%인 372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198명은 여성 공무원이다.2위는 서울대로 11.3% 2623명이 근무하고 있다. 고려대(1005명)와 연세대(939명)가 각각 4.3%와 4.0%로 3위와 4위를 차지했다.5위는 성균관대로 579명이 포진해 있다.(표 참조) 지방대학 출신도 적지 않게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 출신이 449명으로 7위, 경북대는 419명으로 8위, 영남대는 411명으로 11위에 각각 올라 있다. 경찰간부를 집중 배출한 경찰대(393명)가 12위에 올라 있고, 과거 군에 근무하다 공무원이 된 경우가 많아 육군사관학교(277명) 출신이 18위에 올랐다. 상위 30위권에 들어 있는 학교 출신자는 모두 1만 6325명이다. 30위권에 올라 있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전공을 분류한 결과, 법정계열 출신이 30%인 497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경계열이 12.7%인 2077명, 이공계열이 12.3%인 2012명 등의 순이다. ●전공은 법정>상경>이공계열順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교를 졸업한 뒤 7급이나 9급으로 공직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들이 공직에 입문해 주경야독으로 방송대에 입학해 학위를 받아 꾸준히 승진해 온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분석 대상은 중앙 행정부처 5급 이상 일반직 및 별정직, 계약직, 특정직, 경찰직, 연구·지도직 등이다. 공무원 개개인이 중앙인사위 전자인사관리시스템에 입력한 학력사항을 근거로 분류했다. 입법, 사법, 헌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자치단체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통령 경호실과 국가정보원, 소방방재청, 국민경제자문회의도 대상에 들지 않았다. 경찰관은 포함됐으며 군인은 빠졌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사내가 9년동안 휴대전화 500번 바꾼 이유는

    사내가 9년동안 휴대전화 500번 바꾼 이유는

    중국 동남부 장쑤(江蘇)성 난징(南京)대 신문방송학과 4년생인 장이(張毅·24)씨.그는 ‘휴대전화 도사’로 통한다.어떤 회사의 제품이건 그가 다룰줄 모르는 기능이 없을 정도로 휴대전화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 장씨는 지난 9년동안 무려 500번 이상 휴대전화를 바꾸며 ‘연구’한 덕분에 자연스럽게 모든 부가기능을 파악·소화하게 돼 친구들로부터 ‘휴대전화 도사’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현대쾌보(現代快報)가 최근 보도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애장품은 바로 휴대전화입니다.휴대전화의 새로운 기능을 연구하는 게 제 취미고요.아직까지 저에게 가장 적합한 휴대전화는 찾아내지 못했습니다.얼마나 더 바꿔야 할지 모르겠네요.” 장씨가 처음 휴대전화를 손에 쥔 것은 1998년.당시 휴대전화 대리점을 하던 아버지가 생일 선물로 해주는 바람에 자연스레 휴대전화와 사귀게 됐다. “첫 선물은 ‘노키아 1610’이라는 제품이었습니다.당시 가격이 8000여위안(元·당시 환율 기준·약 120여만원)으로 대졸사원의 5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엄청나게 비싼 제품이었죠.” 당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주 드물었다는 장씨는 “휴대전화 자판이 영어로 돼 있어 영어사전을 찾아가며 기능을 하나하나 익혔다.”고 털어놨다.그는 그러나 “부가기능은 알고 있었지만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은 까닭에 사용할 수가 없어 무용지물이었다.”며 “오로지 전화통화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화통화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전화비가 1분당 1위안(150원·중국에서는 수신자도 전화요금 절반 부담)으로 엄청나게 비싼 탓이었죠.전화가 걸려오면 얼른 끊고 공중전화로 달려가 통화를 하곤 했습니다.‘삐삐’와 다름없었죠.” 1999년 아버지는 새로운 휴대전화를 선물해줬다.자판이 중국어로 된 ‘에릭슨 T18’ 제품이었다.자판이 중국어로 된 덕에 장씨는 그때만 해도 아주 생소한 문자 메세지를 보내 친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2002년까지 4년 동안 14개나 갈아치워버렸다.모두 휴대전화 대리점을 하던 아버지 덕분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와 함께 장쑤성 쑤저우(蘇州)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그곳에서 ‘마쓰시타(松下)GD92’모델을 발견했죠.4가지 색깔로 구현되는 액정과 4화음으로 표현되는 벨소리에 반했습니다.아버지에게 사달라고 졸라 끝내 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앞으로는 바꿔주지 않겠다는 게 아버지의 조건이었죠.” 하지만 2개월이 되지 않아 또다시 ‘마쓰시타 GD92’에 곧 싫증이 났다.해서 첨단인 ‘지멘스사의 6688’ 모델을 사기 위해 아버지 몰래 마쓰시타 GD92’모델을 친구에게 1700위안(약 25만 5000원)을 받고 팔아버렸다.‘지멘스 6688’모델을 구입한 뒤 또 2개월이 되지 않아 당시 유행하던 ‘모토롤라 V998’모델로 바꾸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장씨의 휴대전화 바꾸기는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대학생이 되면서 진정한 휴대전화의 ‘도사’로 태어났다. “대학입학 때 아버지가 선물해준 휴대전화를 그만 잊어버렸습니다.아버지가 화를 낼까봐 겁이 나 시장에 가서 똑같은 제품을 사려고 갔는데,처음 보는 새로운 모델이 너무 많았어요.그래서 잃어버린 입학 선물을 사기 위해 시장에 간 목적은 잊어버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삼성’ 모델을 사버렸죠.나중에 아버지에게 엄청 깨졌습니다.” 휴대전화 바꾸기 버릇 탓에 9년동안 500번 이상 교체하는 통에 돈도 엄청 쏟아부었다.한번은 오전 ‘에릭슨 T68ie’ 컬러폰을 샀다가 점심 때 그것을 팔아 ‘삼성 T108’모델을 산 적도 있다.이 탓에 불과 몇 시간만에 몇 백위안(몇 만원)을 손해보기도 했다. “대충 계산해봐도 대학 4년간 휴대전화를 바꾸는데 몇 만위안(몇 백만원)을 썼을 겁니다.” 그래도 장씨의 휴대전화 바꾸기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 같다.휴대전화가 자신의 인생을 지탱해주는 지지대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더욱이 목욕탕에서 여러번 물에 빠뜨린 적도 있을 만큼 휴대전화를 끼고 산다. “친구들이 어떤 휴대전화를 사야 할지 문자 메세지가 왔네요.빨리 알려줘야 합니다.제가 친구들의 휴대전화 구입 고문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온라인뉴스부 김규환 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농산물 개방 마지노선 지켜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본협상이 어제 8차 회담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미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경쟁, 통관, 정부조달 등 그동안 첨예하게 맞섰던 많은 분야에서 서로 주고받는 선에서 합의안을 도출했다.‘이익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평가된다. 농산물과 자동차, 섬유 등 본협상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한 나머지 핵심 쟁점들은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고위급 회담에 넘겨졌다. 양국이 자국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관철시키기 위해 공세의 고삐를 바싹 죄고 있으나 협상단 안팎의 기류를 감안할 때 이달 말까지는 최종적인 합의에 도달할 것 같다. 우리가 누차 강조했듯이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서비스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미 FTA의 타결은 긴요하다.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종속되는 것으로 파악하는 이념적인 재단은 잘못됐다는 얘기다. 한·미 FTA는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농산물에 관한 한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쌀 등 초민감 품목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호막을 고수해야 한다고 본다. 농산물 개방의 경우 소비자 이익 못지않게 생산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농산물의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해 FTA 협상과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한데 묶어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을 권고한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통제’ 판정으로 대폭 개방이 불기피한 쪽으로 흐르고 있는 만큼 이 카드를 최대로 활용하라는 뜻이다. 그래야만 국내 농가와 국회를 설득할 수 있다. 농촌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협상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당부한다.
  • 민노당 노회찬의원 대선후보 경선 출마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11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심상정 의원에 이어 당내 두번째 ‘출사표’다. 다음달 중순 권영길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 대선후보 3파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노 의원은 서울 센트럴시티에서 회견을 통해 “헌정 사상 최초의 민주노동당 출신 대통령이 되기 위해 자리에 섰다.”면서 “민노당 중심의 ‘반(反)신자유주의 정치전선’을 구축,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세자금 및 부동산 투기수익 전면몰수 ▲매년 부유층서 20조원 걷어 빈곤층 650만명 지원 ▲빈곤층 무상의료 및 무상교육 ▲분양원가 전면공개 및 주택 초과소유 제한 ▲공공 교육·복지 분야서 일자리 100만개 창출 ▲남북한 지상군을 각 10만명으로 감축 ▲임기 내 ‘낮은 단계의 국가연합’ 완성 등을 공약했다. 회견에는 각각 다른 직업군으로 구성된 87명의 정책 자문그룹 ‘새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참석했다. 노 의원은 이들과 함께 이달 말 민생 투어를 떠날 예정이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로주체성의 이념/김상봉 지음

    1987년 6월 항쟁 이후 20년, 진보진영에서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얘기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추종에 따른 양극화의 심화 등은 20년전 들고 일어난 민중들이 기대했던 사회상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기 때문이다. 재야에서 주류 철학계를 강도높게 비판하다 2년전 강단에 복귀한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의 현실 진단도 마찬가지다. “인권변호사 출신의 대통령은 신념을 가지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이고, 민청학련 사형수 출신의 철도공사 사장은 KTX 여승무원 문제에서 보듯, 그들이 비판했던 자본가들과 한치의 다름도 없이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이런 실태를 단순히 이들의 ‘변절’로만 해석할 수 있을까. 김 교수의 원인분석은 좀 다르다. 김 교수는 “이 모든 위기적 징후가 우리 모두의 정신의 빈곤에서 비롯됐다.”고 단언한다.‘투쟁과 쟁취 이후’의 세상을 미처 그려놓지 못했기 때문에 서구 등 남이 만들어 놓은 ‘지도’와 ‘설계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결국 지금 눈앞에 보이는 위기를 몰고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누구도 자기의 세계상을 스스로 정립하지 못한 채 자기가 사는 세상의 주인이 될 수는 없다.”면서 “정신의 빈곤은 남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서 마름이나 노예의 상태에 떨어질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자신이 형성한 세계관, 우리 자신의 역사적 삶에서 길어낸 ‘철학’만이 해답이라고 주장한다. 신간 ‘서로주체성의 이념’(김상봉 지음, 길 펴냄)에서 김 교수는 이런 독특한 신념과 철학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미 5년여전 우리가 추종하고 있는 서양정신·서양철학을 ‘나르시시즘’으로 비판한 바 있다. 서양정신과 서양철학은 기본적으로 자기우월과 배타성이 특징인 ‘홀로주체성’이어서 다른 주체를 인정하지 않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김 교수가 대안으로 제시한 개념이 바로 ‘서로주체성’이다. 서로주체성은 기본적으로 다른 주체와의 만남과 연대를 통해 형성된다. 홀로주체성이 정복과 착취의 역사로 발현되는 반면 서로주체성은 연대와 나눔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김 교수는 ‘철학의 혁신을 위한 서론’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을 통해 무비판적으로 몸에도 맞지 않는 서양철학을 앵무새처럼 되뇌었던 주류철학계에도 냉철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324쪽,2만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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