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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우병 괴문괴답戰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논란이 네티즌 사이에 퍼진 ‘괴담’과 정부·정치권에서 촉발된 ‘괴담’이 충돌하면서 ‘괴담 전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쇠고기 수입 협상 과정과 안전성 등 정확한 정보를 줄 때까지 비이성적인 논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17일 휴교’ 관련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대해 검찰과 경찰 교육과학기술부가 진화 작업에 나서자 이에 격분한 네티즌들이 ‘악성 댓글’로 대응해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광우병 괴담에 대응하기 위해 급하게 내놓은 ‘10문 10답’도 네티즌 사이에서는 정부가 퍼트리는 괴담으로 치부되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각 문항마다 반박하는 논거를 대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광우병에 걸린 소라도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SRM)을 제거한 등심 스테이크는 먹어도 안전하다.”는 한나라당 심재철 원내 수석부대표의 지난 6일 발언을 빗대 ‘심재철 괴담’도 나돌고 있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주저않는 소 동영상은 동물학대 영상이다. 이를 광우병으로 연결짓는 것은 혹세무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동영상은 다우너(기립불능소)를 도축해 사람이 먹게 되는 장면을 포착한 ‘휴먼 소사이어티’의 폭로 비디오다. ‘괴담의 실체’라는 글도 인터넷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다음 카페 ‘이명박 탄핵 투쟁연대’의 아이디 ‘새의 선물’이 올린 이 글은 지난해 뼈있는 쇠고기 수입 논란이 한창일 때 일부 언론이 뼈가 들어있거나 30개월 이상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기사와 사설, 칼럼 등이 담긴 수십개의 인터넷 주소를 총 망라했다. 고려대 이명진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불확실한 상황을 제시하고 스스로도 여기에 빠진 형국”이라면서 “정부는 빨리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일관된 입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상지대 교양학부 홍성태 교수는 “정부가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괴담이라고 치부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주장도 괴담 수준인 게 많고, 경찰과 검찰의 수사는 오히려 억압된 시민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괴담을 수사하고 있는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도 “처벌 근거와 명분이 없는 수사”라는 반응이 나온다.‘휴교시위 괴담’ 문자메시지를 수사 중인 한 경찰관은 “문자의 내용이 ‘휴교한다.’는 것이라면 허위사실로 업무를 방해한 혐의 적용이 가능하지만 실제 문자는 ‘휴교를 위해 시위하자.’는 내용”이라면서 “최초 발신자의 신원을 파악한다해도 처벌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일선서 한 형사는 “대단한 범죄도 아닌데 모든 경찰 조직이 움직이는 건 국민들 보기에도 부끄럽다.”면서 “대운하 반대 교수 사찰에 이어 고등학생들 휴대전화까지 감시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이경주 이재훈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광우병 촛불끄기’ 高校사찰 논란

    검찰과 경찰이 광우병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관련 문자메시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데 이어 경찰이 학생들의 촛불집회 참여를 막도록 학교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5·17 중·고등학교 휴교시위 및 등교거부’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진원지’를 찾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 내사 과정에서 경찰이 분당의 A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동향을 파악하고 학교장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밝혀져 일선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교감 “집회참석 하지 않도록 교육” 주문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9일 야탑역 부근에서 열릴 예정인 촛불시위와 관련, 관내 가장 큰 고등학교를 찾아 분위기를 살펴본 것”이라고 말했다.다른 관계자는 “어린이날 연휴기간에 안양과 안산·분당 등 도내 중·고교 학생들에게 문자메시지가 대량 발송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해당학교를 대상으로 정확한 현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경찰은 그러나 학생들에게 전송된 문자메시지의 발신번호가 ‘1004’ ‘0000’으로 돼 있어 발신자의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 교감은 방문조사 뒤 긴급 회의를 열고 “우리 학교와 안양의 모 고등학교 등 경기도에 있는 5개 고등학교가 괴문자의 진원지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면서 “집회에 참가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학생들이 민감한 질문을 해도 괜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이 의도적으로 학생들의 촛불시위 참여를 막는 등 강압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당 학교의 한 교사는 “경찰이 학교를 방문했는데 그냥 넘어갈 학교장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학교장 이하 교사들에게 경찰에 협조할 것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5공 시대의 공안 정국보다 더 심한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경찰청에서 지금의 인원으로는 전국의 모든 지역을 수사하기 어렵다.”면서 “지방청들이 경찰청의 내사 방침에 따라 첩보를 입수해 현장 확인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검찰, 광우병 괴담 적극 대응키로 한편 검찰은 최근 번지고 있는 ‘광우병 인터넷 괴담’ 등과 관련,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사이버폭력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서울 서초동 청사에서 임채진 검찰총장 주재로 ‘전국 민생침해사범 전담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이같이 방침을 정했다. 임채진 총장은 “국민이 출처도 불분명한 괴담에 혼란을 겪거나, 국가 미래가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유언비어에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일선 청에 편성된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을 활용, 인터넷 모니터링 요원을 지정하는 등 상시 감시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형사1부와 첨단범죄수사부의 검사, 수사관으로 꾸려진 서울중앙지검 전담팀은 이미 전기통신기본법의 처벌조항을 살피며 법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홍지민 장형우기자 icarus@seoul.co.kr
  • 태고종 찾는 신부님들

    태고종 찾는 신부님들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로마 교황청이 한국 불교계에 전달해온 경축 메시지가 올해는 장자(長子) 종단 조계종이 아닌 태고종에 전달된다. 7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와 태고종 총무원에 따르면 천주교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인 김희중(사진 왼쪽) 주교가 8일 태고총림인 전남 순천 선암사를 찾아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의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메시지’를 태고종 종정 혜초(오른쪽) 스님에게 전달한다. 교황청이 전 세계 불교공동체에 보내는 경축 메시지를 김희중 주교가 대신해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태고종에 전달하는 것. 한국 불교계의 장자 종단이 아닌 다른 종단이 교황청 경축 메시지를 전달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주교는 이날 메시지와 함께 천주교회가 번역 출간한 ‘성경’과 성화 ‘최후의 만찬’을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혜초 스님은 김 주교를 맞아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어와 간단한 선물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축 메시지 전달 자리에 배석하는 태고종 총무원 교류협력실장 법현 스님은 “교황청이 한국 불교계와 만나는 폭을 넓힌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날 메시지 전달이 국내 종교간 교류와 협력을 한층 더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황청이 태고종 측에 전달할 경축 메시지는 ‘지구를 돌보는 그리스도인들과 불자들’이란 제목 아래 “오랫동안 이어져온 가톨릭 신자들과 불교 신자들의 긍정적 관계를 생각하면 기쁘기 그지없으며 그리스도인과 불자들이 함께 깨끗하고 안전하고 조화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의 선구자가 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佛 저명 철학자 앙드레 글뤽스만 父子 인터뷰

    佛 저명 철학자 앙드레 글뤽스만 父子 인터뷰

    |파리 이종수특파원|68혁명 4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기는 열기가 어느 해보다 뜨겁다. 최근 발간된 신간만 60여종에 이른다. 그 가운데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 앙드레 글뤽스만 부자(父子)가 대담 형식으로 정리한 ‘사르코지에게 설명한 68혁명’(드노엘 출간)이 눈길을 끈다. 대표적 좌파 지식인이었던 글뤽스만은 지난해 사르코지 여당 후보를 공개 지원해 논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출간 직후인 지난달 초 파리 10구 포부르 푸아소니에르 62번지 글뤽스만의 자택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인터뷰는 1시간 30분여 진행됐다.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43년의 터울을 둔 부자는 68혁명을 놓고 생각이 겹치기도 하고 달라지기도 했다. ●“사르코지가 68혁명을 왜곡…” 출간 배경이 궁금했다. 말문을 연 것은 아들 라파엘. 그는 “우리 집은 68혁명 뒤 권위주의가 없어진 가정이니까 내가 먼저 말하겠다.(웃음)”고 했다. 아들 (라파엘, 이하 아들) 지난해 여당 유세 현장에 참석했는데 사르코지 후보가 “68혁명의 유산을 청산해야 한다.”고 도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몹시 거북했다. 순간 68세대인 아버지를 쳐다 보았다. 예상과 달리 웃고 있었다. 유세장을 나온 뒤 “왜 아까 웃고 있었어요?”라고 물었다. 아버지가 “사르코지 말은 당시 대학생운동의 리더였던 다니엘 콘-벤디트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과 같은 모순이어서 그랬다.”고 말했다. 그 뒤에도 질문이 이어져 아예 책으로 만들게 됐다. 아버지(앙드레, 이하 아버지) 책 제목 그대로 사르코지에게 68혁명을 설명해 주고 싶었다. 그가 68혁명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물론 68혁명 이후 상대주의가 난무하고 도덕의식이 무너졌다는 그의 진단은 맞다. 하지만 핵심을 비켜갔다.68세대의 본질적 실수는 ‘교조주의적 마르크시즘’에 빠진 것이다. 사르코지 후보는 이를 알고도 정략적으로 왜곡한 것이다. 나중에 한 대담에서 본인도 ‘정략적 이용’이라고 시인했다. ‘정치적 책략’이었다는 말에 담긴 의미를 물었다. 아버지 당시 사르코지가 지지율이 높았다. 그래서 좌파는 물론 중도·극좌파 후보들이 ‘반(反) 사르코지 전선’을 형성했다. 그러자 사르코지가 그들의 ‘정신적 공통분모’인 68혁명을 건드린 것이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 후보가 처음엔 ‘무관심’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30분 뒤 사르코지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말려들었다. 처음처럼 대응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러자 아들이 끼어 들며 반론을 제기했다. 아들 전략적 연설이었다는 분석에는 동의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사르코지의 도발은 좌·우파 양 진영에 남아 있는 보수주의를 겨냥한 비판이었다. 그는 ‘프랑스 병’의 핵심을 정체성 상실로 본 뒤 그런 혼돈의 책임을 묻기 위해 68혁명이라는 ‘허수아비’를 세운 것이다. 이민자 출신에 이혼 경력이 있는 사르코지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68혁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68혁명을 청산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일종의 ‘자해행위’인데 이를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프랑스 68혁명만이 공산주의 비판” 고정된 이념에 얽매이기보다는 탄력적 사유를 강조한 두 사람에게 68혁명의 본질은 어떻게 비칠까? 아버지 두 가지 의미에서의 ‘단절’이다. 하나는 프랑스의 전통적 정서, 특히 농촌에 뿌리를 내렸던 평온함을 중시하는 전통과 단절한 게 68혁명이었다. 그래서 ‘68의 아이들’은 뿌리가 뽑히고, 불확실해하고 미래에 대해서 늘 걱정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하나는 200년 동안 이어온 노동자·공산주의 중심 사상과의 단절이다. 당시 좌파 가운데 최대 정당인 공산당은 노동자를 ‘대안 사회’ 혹은 혁명을 담보할 주역으로 껴안고 있었다. 소련을 추종해야 한다는 생각도 강했다.68세대는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아들 하나 더 추가해야 한다.68혁명은 권위주의에 대한 도전이면서 전체주의에 대한 도전이었다. 이 점이 프랑스의 독창성이다. 아버지인 앙드레 글뤽스만은 당시 프랑스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혁명의 가운데에 있었다. 그만의 경험이 담긴 ‘육성’을 들려 달라고 했다. 아버지 소르본 광장에 학생들이 운집, 연좌 시위를 하면서 치열한 논쟁을 하고 있었다. 주위에는 경찰이 겹겹이 에워쌌다. 그곳에 레지스탕스이자 공산주의 시인 루이 아라공이 찾아 왔다. 그는 “나는 공산당과 노선을 달리한다. 여러분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콘-벤디트가 “당신이 왜 스탈린을 칭송했는지 대답할 수 있다면 당신 말에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대답을 못하고 돌아가는 아라공을 향해 콘-벤디트가 “당신의 흰 머리 위에 피가 묻어 있다.”고 확성기로 말했다. 이 장면은 당시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이 공개적으로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라파엘이 말한) 독일·이탈리아 등 유럽이나 일본의 68혁명과 가장 다른 프랑스만의 특징이었다. ●68혁명 이후 달라진 것들 68혁명이 이후 프랑스에 가져온 구체적 변화와 그에 대한 해석에서 두 사람은 조금 입장이 달랐다. 특히 라파엘은 68세대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아들 68혁명은 ‘수직의 세계’를 수평으로 바꾸었다. 문화·관습은 물론 사람과의 관계가 완전히 바뀌었다. 낙태도 허용됐고 여성이 일하기 시작했다. 아버지 중·고교도 남녀 공학이 됐지. 아들 그러나 프랑스 정치는 여전히 수직의 잔재가 남아 있다. 정치에서는 68혁명의 정신이 스며들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나는 68세대를 비난한다. 프랑스는 여전히 중앙집권적이고 대통령에 집중돼 있다.. 이런 면에서 68세대라고 주장하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 아버지 그래도 사르코지가 대통령이 된 뒤 이민자 출신을 장관으로 임명하고 좌파를 등용한 것이 얼마나 열린 변화인가? 아들 아직 시작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 정국은 엘리트를 중시하는 전통적 의미의 정치집단과 사르코지가 갈등하는 형국이다. 이윽고 화제가 ‘68혁명의 현대적 의미’로 넘어 왔다. 아버지 앙드레 글뤽스만은 좌·우를 떠나서 인권과 자기 성찰, 유럽공동체 정신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튼실히 하면서 68혁명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들은 ‘68혁명의 재해석’을 강조했다. 아버지 68정신의 요체는 ‘감히 교수와 다르게 생각하기’다. 좌·우파를 아울러 한 진영에 종속되기보다는 항상 자신과 주위를 돌아 보면서 비판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다. 내가 58년 부다페스트 사태 때 소련을 비판했다가 공산당에서 출당을 당한 것이나 70년대에 ‘배신자’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소련의 재야 인사들을 지지한 것도 그런 이유다. 아들 그러면 지금은 “우리는 티베트인”이라고 말해야겠다. 아버지 그렇다. 중국이 강국이라고 눈치를 봐선 안 된다. 아들 그런 의미에서 68혁명 지도자 가운데 한 명도 제도권 정치의 핵심에 들어간 사람이 없는 것도 흥미롭다. 다니엘이 속한 녹색당도 68년 이후에 생긴 당이어서 제도권 정당으로 보기 어렵고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도 사회당원이었지만 당 내에서는 늘 변방에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68정신은 늘 프랑스의 전통적 중심부와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두 부자는 68혁명 리더들이 각자의 길을 걷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았다. 아들 그건 다행아닌가. 혁명의 리더들이 한 길을 걷지 않은 것은 진영 구분짓기를 끝냈다는 의미다. 아버지 말대로 ‘스스로 운명 선택하기’를 실천했다는 거다. 꼭 좌파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틀지워진 고정관념이다. 또 68세대가 깨고 싶었던 ‘벽’이 아닐까? 다시 물었다. 좌파 지식인으로 알려진 앙드레 글뤽스만이 지난해 사르코지를 지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냐고? 아버지 그렇다. 대선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외교정책의 핵심으로 인권을 부활하겠다고 말한 이가 사르코지였다. 좌파의 비판이 예상됐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vielee@seoul.co.kr
  • “흔들리는 교회 성경으로 바로 잡자”

    “흔들리는 교회 성경으로 바로 잡자”

    ‘흔들리는 한국 교회를 바로잡는 길은 성경뿐’ 신학자들이 한국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위해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벌여 주목된다. 다음달 2일 개신교 신학자들이 백범기념관에서 갖는 ‘성경을 통한 재정향, 한국신학자 100인 선언’. 감리교와 장로교를 비롯한 국내 대부분의 교단에 소속된 현장 선교자와 신학계 인사들이 뜻을 모아 성경 바로 읽기와 올곧은 해석, 그리고 성경적 삶을 천명하는 행사로 개신교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경적 삶 통해 개혁·갱신 특히 교단이나 신학자 단체가 주도하는 ‘위로부터의 움직임’이 아니라 신학계와 현장 사목자들이 순수하게 성경적 삶을 통한 교회 개혁을 주창한 ‘아래로부터의 운동’이란 점에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00인 선언’이 시작된 것은 감리교신학대 박종천 교수와 한시미션의 조병호 박사가 만나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뜻을 모으면서부터. 조 박사는 이른바 보수 진영 장로교 대표로, 박 교수는 진보측인 감리교 대표로 만나 “보수, 진보의 진영적 대결은 더 이상 의미가 없고 성경적으로 교회와 신학, 신학교육이 거듭나야 한다.”는 운동을 벌이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두 사람의 뜻에 성결교, 순복음교단, 장로교 통합·합동·기장측 현장 사목 인사들이 동참했고 신학대에서도 감신대, 장신대, 서울신대, 한세대, 나사렛대 교수들이 가세해 ‘100인 선언’을 하게 됐다. ●성직자 비리 등 교회 일탈 심각 이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교회 안팎에서 불거지는 문제들. 담임목사 세습을 비롯해 성직자 비리, 무리한 해외선교에 쏟아지는 일반인들의 비난과 교회 자체의 일탈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자성이 모여진 것이다. 지난해 평양대부흥회 100주년을 맞아 한국 교회의 반성과 개혁을 겨냥한 목소리와 행사들이 많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위기론’도 한몫 했다. 따라서 신학자들이 ‘100인 선언’에 담을 내용도 철저하게 교회의 갱신과 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통전적 성경읽기. 그동안 성경읽기와 해석이 부분적으로만 이뤄져 신자들이나 목회자들이 주로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만 인용해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느님의 마음과 생각을 느끼고 깨닫는 데 소홀했다.’는 반성이다. ●성경통독 의무화·신학교육 개편 이를 위해 성경통독 의무화 등 성경에 대한 학문적 연구뿐만 아니라 성경 통독을 통해 하느님의 마음을 알게 하는 신학교육 도입을 집중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신학과 신학교육의 방향전환도 중점사안. 그동안 서구신학의 양극단에 치우쳐 보수진영은 근본주의로 치닫고 진보측은 성서비판학을 남용해 성경 권위가 상실됐다는 주장이다. 양극단적 성경해석을 넘어 한국교회의 신학이 성경을 교회의 정경으로 권위를 인정하고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주체적으로 성경을 읽고 해석해 성경대로 살자는 새로운 신학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신학자들은 이 선언을 시작으로 신학대 교육과정 개편작업을 신학대별로 추진하는 한편 신학 연구와 출판사업을 벌여나가기로 했다.1910년 영국 에든버러선교대회의 100주년이 되는 2010년 ‘성경을 통한 재정향 글로벌대회’도 열어 성경적 기독교 운동을 세계교회에 전파한다. 박종천 교수는 “신학과 신학교육이 교회와 세상에 빛이 되지 못함을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한국 교회가 성경을 통해 기독교의 근본 방향을 재설정하기 위해 신학자들이 뜻을 모았다.”며 “세계 교회에 모범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주체적인 성경읽기를 통해 성경 안에서 교회가 연합되고 일치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한국의 보수화, 분야별 불균등 진행

    2007년 대선 직후 선거결과를 놓고 다양한 원인분석 작업이 이뤄졌다.2002년 대선에 비해 유권자들이 보수화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민주화세력의 대안창출 실패,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의 득세, 사회적 양극화와 경제불안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최근 출간된 반년간지 ‘시민과세계’는 이 같은 단정적인 결론과는 거리를 둔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보수화 원인을 설명하는 여러 견해와 주장을 검토하기에 앞서 필요한 것은 과연 한국사회가 진정 보수화되고 있는가에 대한 사실적 차원에서의 확인”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한국사회는 보수화되었나?:의식과 이념의 변화’라는 기고문에서 보수화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경험적 분석을 시도한다. 그동안 특정 시기를 기준으로 유권자의 보수·진보 성향을 평가한 조사는 적지 않았으나,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비슷한 질문을 던져 답변의 변화 추이를 살펴본 연구는 흔치 않다. 한 교수는 2002년 이후 실시된 각종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수화 정도를 분석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2002년,2004년,2006년,2007년에 각각 실시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는 자신의 이념성향을 중도로 평가하는 사람이 증가한 반면 보수라고 답한 사람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동아시아연구원이 2004년과 2007년에 측정한 이념성향 조사결과에서도 자신이 진보에 가깝다고 말한 사람이 2007년 들어 소폭 늘어났다. 성향 조사만으론 한국사회가 보수화됐다고 단정짓기 힘들다는 얘기다. 한 교수는 경제, 정치·외교, 사회, 문화 분야로 나눠 보수화를 분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조사)했다. 그 결과 경제와 정치·외교 분야의 보수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성장보다 복지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2003년 76%에서 2007년 34%로 감소한 반면, 경제성장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은 6%에서 37%로 늘어났다. 경제성장을 위해 노조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은 같은 시기 32.2%에서 48%로 증가했고, 재벌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대답은 62.5%에서 52.4%로 감소했다. 미국에 대한 태도를 묻는 질문은 거부감(41.2→20.6%)과 호감(24.5%→42.9%)의 비율이 역전됐다. 반면 남아선호에 대한 태도와 직업 여성의 가사전담 문제,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정착에 대한 의견은 큰 변화가 없거나 완만하지만 개방적·진보적으로 바뀌었다. 한 교수는 “한국사회의 보수화는 불균등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주도하는 것은 주로 경제 및 외교 분야의 쟁점들”이라고 요약했다. 정작 한 교수가 주목하는 부분은 자신의 처지를 바라보는 국민의 현실인식과 문제해결 방식 간의 괴리다. 한 교수는 “다수 국민이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차별이 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해법으로는 복지 확대가 아닌 성장 드라이브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이율배반적 보수화는 2007년 대선 시기에 유독 확대된 것이라기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적 흐름 속에서 줄곧 강화돼온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6) 원불교 연지교당 원성제 부교무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6) 원불교 연지교당 원성제 부교무

    전북 정읍의 원불교 연지교당(정읍시 수성동 1020-4). 법회 출석 교인이 고작 70명 남짓한 작은 교당이지만 원불교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달려 있어 여느 원불교 교당과는 사뭇 다르게 활기차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영어를 가르치고 어린이·청소년 법회를 이끄는 네팔 포카라 출신의 원성제(29·본명 케삽 사르마 파우렐) 부교무. 카스트 제도가 여전히 엄격한 네팔의 최고 계급인 브라만 집안 출신으로 원불교에 귀의해 성직자의 길을 걷는 인물이다. 원불교가 뭔지도 모른 채 그냥 불교와 한국문화를 배우러 한국에 왔다가 출가, 고국 네팔 사회의 차별없는 삶과 발전을 늘상 가슴에 새기며 사는 독특한 신앙인이다. 대각개 교절은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가 구도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원불교 최대의 축일. 이 대각개교절 사흘 뒤인 지난 1일 오후 연지교당에서 원성제 교무를 만났다. 연이은 기념행사 끝이어서일까 조금은 피곤한 기색. 하지만 환하게 기자를 맞는 원 교무의 눈빛은 녹록지 않았다. 원광대 원불교학과 4년과 대학원 2년을 마치고 원불교 귀의겸 출가식을 가진게 지난해 12월. 한달 뒤인 올해 1월 교무 발령을 받아 첫 부임지인 이곳에서 주임교무를 돕고 있다. 원불교 성직자 생활이 채 5개월도 안된 신참인 셈이다. 한국에 사는 원불교 유일의 남성 외국인 교무 원성제. 그에게 한국은 무엇일까. 원불교 교단에서조차 눈여겨볼 만큼 독특한 외국인 교무이니, 응당 원불교에 닿은 인연과 출가 서원이 예사롭지 않았을 터. 지레짐작으로 섣부른 물음표를 찍었다. 한데 돌아온 것은 “속아서 원불교를 알게 됐다.”는 생뚱맞은 대답. 원불교가 무엇인지, 이름조차 알지 못한 채 한국에 들어왔다고 한다. ● 네팔 최고계급인 브라만 출신 장·차관급 고위관리들이 수두룩한 브라만 계급의 독실한 힌두교 집안에서 둘째아들로 태어난 원성제 교무, 아니 케삽. 그는 남부러울 것 없이 유복한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보냈다. 국비 장학생으로 해외유학을 한 뒤 고위관리로 최고급 대우를 받으며 사는 작은아버지가 대학진학 때까지 ‘인생의 모델´쯤으로 서있었던 것 같다. “공부 잘해서 유학 다녀와 고위관리로 살겠다는 생각을 가졌었고, 실제로 공부도 꽤 잘했습니다. 그런데 일종의 계획된 작전에 인생이 바뀌었어요. 돌이켜 보면 거스를수 없는 인연이지만…” ‘일종의 계획된 작전´이라. 알듯 모를듯한 말에 고개를 흔들자 웃으며 자초지종을 들려 준다. 원광대 교수인 김범수 화백이 작전의 장본인이자 인연의 씨. 불교미술에 관심많은 김 화백이 네팔을 자주 드나들던 중 케삽의 외삼촌과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원불교 교도였던 김 화백에 감화된 외삼촌은 한국에 들어와 광주보건대를 졸업하고 귀국, 지금은 네팔에서 관광사업을 하고 있다. “9살 때 외삼촌 집에서 김 화백을 처음 만났는데 아주 편안하고 재미있는 분이었어요.1년에 두 번씩 외삼촌 집에서 만나면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원불교와 관련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고요.” 카트만두 트리부번 대학에서 수학·물리를 전공하던 2학년때 결국 김 화백과 외삼촌의 “한국에서 불교와 한국문화를 공부해 보라.”는 권유에 넘어가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힌두교 신자였지만 부처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불교가 강한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잠시 진로를 바꿨는데, 원불교 성직자가 되어 있네요.” 한국에 들어와 원광대 어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도 원불교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고 한다.5개월쯤 지나 당시 원불교 광주전남 교구장인 박성석 교무와 이야기하면서 비로소 ‘원불교 공부를 하러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던 것이다. “법당에서 원불교 상징인 일원상을 처음 보고 많이 놀랐어요. 불교는 뭐고 원불교는 무엇인지. 너무 당황한 나머지 네팔 외삼촌에게 전화를 해 심하게 항의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갈수록 원불교가 좋아졌다. 그중에서도 마음이 끌린 것은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 세상 곳곳에 부처님이 계시니, 하는 일마다 불공을 드리는 정신으로 정성들여 살자는 ‘사실불공´의 정신이 가슴에 콕 박혔다. “힌두교에는 33억의 신이 있다고 해요. 이 33억의 신 대신 부처님을 놓으면 바로 처처불상이지요. 힌두교 신자이면서 거부감 없이 원불교에 빠져들 수 있었던 핵심인 셈이지요.” 말을 이어가는 원 교무의 입을 쫓다 보니 개혁 성향이 짙다. 실제로 그는 힌두교 신자이면서도 지나치게 소를 숭배해 받드는 네팔의 힌두교 신앙행태를 좋아하지 않는다. 네팔에 있을 때부터 ‘무조건 높여서 숭배하는 게 아니라 대상에 맞춰 공을 들이는 평등한 신앙´을 생각했다고 한다. 원불교의 인과(因果)며 평등 같은 교리에 빠져들다 보니 카스트의 신분 구분과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네팔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브라만 집안의 ‘귀한 아들´이 사람들의 차별과 종교의 평등을 놓고 고민이 컸다니 신앙의 근기가 예사롭지 않다. “전체 인구의 80%를 힌두교인이 차지하는 네팔은 여전히 카스트의 나라입니다. 법적으로 계층과 계급을 규제하진 않지만 결혼은 물론 교육, 취업 같은 일상생활에서 카스트의 계급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요.” ● 원광대 입학… 정전·대종경을 네팔어로 번역 원불교 공부를 제대로 하자는 생각끝에 원광대 원불교학과와 대학원을 차례로 마쳤고 원불교 성직자가 됐다. 대학시절 주말과 방학때면 전국을 돌며 이주노동자들의 취업과 원만한 한국정착 돕기에 매달렸다. 연지 교당에 ‘외국인센터´를 마련한 것도 그 연장이다. 어느 순간 고국 네팔을 향한 원불교 신앙인이 되었고 지금도 그 목표는 한결 같다. 원광대 원불교학과 졸업논문 제목이 ‘힌두교와 원불교의 비교고찰´이고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제목이 ‘원불교 정전의 네팔어 번역´이다. 말할 것 없이 모두 원불교 선교, 특히 네팔 선교를 염두에 둔 고심의 흔적들. 원불교 전서 가운데 교전, 즉 기본교리인 정전과 대종경을 네팔어로 번역해 놓기도 했다. 한국에 머문 지 8년새에 제법 많은 것을 일궜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친 형님과 사촌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불쑥 꺼낸다. 대학을 졸업하고 네팔에서 3년째 대우좋은 경찰생활을 하던 형과, 대학 3학년이던 사촌동생을 자신이 걸었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원불교에 귀의케 한 것이다. 형은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마친 뒤 대학원 재학 중이고 사촌동생은 원광대 원불교학과 3학년. 자신 때문에 원불교에 귀의, 한국에 사는 둘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도 똑바로 살아야 한단다. “처음 원불교를 알게 됐을 때 몹시 당혹스러웠지만 이젠 네팔을 떠난 때부터 출가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원 교무. 그는 한국말 가운데 ‘지금´, ‘여기´라는 두 단어를 가장 좋아한다. 지금 이 순간 이 장소에서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면 최고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말. 바로 ‘처처불상 무시선(處處佛像 無時禪)´이다. “내가 먼저 사람답게 살아야 고국 네팔의 평화와 발전도 있지요.” 끊임없는 마음공부야말로 나와 남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대종사 법문으로 기자를 배웅한다.“다른 사람을 바루고자 하거든 먼저 나를 바루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자 하거든 먼저 내가 배우고, 다른 사람의 은혜를 받고자 하거든 먼저 내가 은혜를 베풀라.” kimus@seoul.co.kr
  • “명동대성당 문화축제 보러 오세요”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이 5월 가정의 달과 성모성월(성모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하는 달)을 맞아 제4회 ‘2008 명동대성당 문화축제’를 개최한다.5월 한 달간 진행되는 이 축제에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5일 오후 7시30분 대성당에서 열리는 ‘제4회 명동 어린이합창제’에서는 가톨릭ㆍ개신교ㆍ불교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을 볼 수 있다.6일에는 오후 8시부터 대성당에서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2∼13일)의 일환으로 열리는 메시앙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를 감상할 수 있다. 올해 9회째인 ‘노래의 날개 위에’는 12일 오후 8시 대성당에서 무료 자선병원인 요셉의원을 돕기 위한 자선음악회로 꾸며진다.‘노영심 오월의 피아노’ 연주회는 16일 낮 12시 대성당에서 열리며 이해인 수녀가 특별출연할 계획이다. 문의 (02)774-1784.
  • [커지는 광우병 논란] [단독]金여사 블로그도 넷심에 점령

    광우병 우려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네티즌 시위’가 이명박 대통령의 미니홈피를 폐쇄시킨 데 이어 소망교회와 부인 김윤옥 여사의 블로그까지 번지며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일 이 대통령이 다니는 소망교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을 허용한 이 대통령에 대한 신도들의 비난·항의 글이 잇따라 올랐다. 신도 박모씨는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한 교회의 장로님으로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쇠고기 수입)결정으로 나라 살림살이가 조금 나아졌다고 해도 그 핏값에 대한 보상이 될까?”라고 비판했다. 김모씨는 “딸 유아세례 받는데, 미국소 수입 때문에 가슴만 답답하다. 밝게 웃는 아이가 10년 뒤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 생각하니…대통령이 무엇이 진정 국민을 위한 건지 잘 결정해 주길 기도한다.”고 썼다. 다른 교회 신자 신모씨는 “광우병 미국소 수입으로 국민들이 얼마나 공포에 떠는지 대통령은 알고나 있나?”라면서 “마냥 앉아 당할 수 없어 소망교회 사이트에 글을 올린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김모씨는 “대통령의 실수(?)를 인정하고 소망교회에서부터 앞장서서 본을 보여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여사의 블로그인 ‘가회동 이야기’ 안부게시판에도 ‘쇠고기 불똥’이 튀었다. ‘은별’이라는 국민은 “남편 좀 말려 주시죠? 그게 진정한 현모양처입니다.”라면서 “광우병 국민이 10년 후에 한 사람이라도 나타나면 대국민 사기죄·살인죄로 숨겨놓은 재산 탁탁 털어내고 사형 받으실 자신이 있으신 이 대통령님 아닌가요?”라고 비꼬았다. ‘마광’이라는 국민은 “오히려 미국 국민들을 위하는 것 같다. 제발 정신 좀 차리십시오.”라고 비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단독]보이스피싱 인터넷 전화 발신번호 세탁 악용 위험성 정부·정치권 ‘알고도 모른 척’

    인터넷 전화업체의 ‘발신번호 세탁’을 토대로 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린 데는 정부와 정치권의 ‘암묵적인 방조’도 작용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서울신문 5월1일자 9면 참조> 서울신문 취재팀이 입수한 2006년 3월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의 ‘발신번호 변경서비스 시정명령’ 공문에는 ‘발신번호 변경서비스가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불법통신이므로 서비스를 중지하라. 제공하다 적발되면 사업자 등록취소는 물론이고 형사고발 등 강력한 제재를 취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정통부는 당시 이 공문을 각 지역 체신청을 통해 인터넷 전화업체에 내려 보냈다. 하지만 번호 변경 서비스는 중단되지 않았고 보이스피싱 범죄는 급증했다. 정부는 공문 발송 이외의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방송통신위 관계자는 “발신번호 변경이 보이스피싱으로 이어진다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해명했다.2년 만에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정치권도 무책임했다. 통합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은 2006년 5월 발신자 번호를 조작하면 형사처벌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공익과 수신인 편의 제공 목적이 있으면 예외’란 예외 조항으로 입법 취지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한 인터넷 전화업체 관계자는 “법이 오히려 보이스피싱 조장을 합법화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기간통신사업자들의 로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신학용 의원은 “예외 조항에 문제가 있다면 18대 국회에서 없애도록 하겠다.”면서 “로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숭실대 컴퓨터공학부 신용태 교수는 “인터넷 전화업체에서 발신자가 조작된 번호를 보내도 인터넷망을 관리하는 기간통신사에서 변조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기술적 대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정치권의 방조 아래 기간통신사들은 팔짱만 끼고 있는 셈이다. 현재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된 업체는 KT,SK텔링크,LG데이콤, 하나로텔레콤 등 모두 9곳이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한국 기독교 100년 자료 무료로 보세요”

    “한국 기독교 100년 자료 무료로 보세요”

    한국신학정보연구원(원장 김정우 총신대 구약학 교수·57)이 한국의 초기 기독교 자료는 물론 최근 발간된 신학·종교 관련 정기간행물 색인과 논문 초록까지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길을 터 눈길을 끈다. 이 연구원이 지난 10여년간 자료정리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마치고 최근 홈페이지(www.iktinos.org)를 통해 ‘한국신학ㆍ종교 색인ㆍ초록 데이터베이스’를 무료 개방한 것.1897년 발행된 ‘그리스도신문’을 비롯해 신학ㆍ종교 관련 정기간행물 470종의 발행 연도와 수록 논문 목록, 저자 등 36만 1843건의 자료를 올려놓았다. 이 가운데 이 연구원 관계자들이 주요 논문 내용을 일일이 압축 요약한 2만여건의 초록은 신학·종교학 연구학자와 목회자, 신학생, 일반 신자들이 가장 반기는 부문. 초기 한국 기독교의 정체성과 성향을 알 수 있는 자료뿐만 아니라 신학·종교 아이템과 관련한 천주교, 유교, 불교, 원불교 등 타 종교 자료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용자가 특정 주제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기사의 전체 목록이 나타나 해당 기사의 초록을 활용한 뒤 도서관 등에서 자료 원문을 찾아볼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 저작권 문제로 원문 서비스는 미루고 있다는 게 연구원측의 설명이다. 김정우 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기독교 유산의 전체가 아닌 일부분에 매몰됐고 자료구축이 없어 서양에 비해 연구가 뒤졌다.”면서 “한국 기독교도 100년 역사를 넘어선 만큼 자료 집대성이 필수란 생각에서 적잖은 비용을 들여 어렵게 작업해 왔지만 한국 교회에 바친다는 뜻에서 무료 개방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단독] 보이스 피싱 발신번호 세탁

    [단독] 보이스 피싱 발신번호 세탁

    “중국인가요, 동남아인가요.” 30일 서울신문 취재팀이 국내 한 인터넷 전화업체에 전화를 걸자 대뜸 되물어온 첫 질문이다. 인터넷 전화번호인 ‘070’을 일반 전화번호로 바꿔주는 ‘발신번호 변경 서비스’를 이용하려는데 왜 그렇게 묻냐고 하자 업체 측은 “대부분 중국과 타이완, 동남아 등지에서 그 서비스를 사용하니까 그렇다.”고 했다. 변경 서비스 이용방법을 묻자 “이름과 전화번호, 바꾸려고 하는 번호를 팩스로 보내라. 굳이 방문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결국 가입비와 월 정액료만 계좌로 이체하면 10분 만에 인터넷 전화에 가입하고 발신번호 변경 서비스는 공짜로 받을 수 있었다. ● 식별번호 부여 유선통신 사업자들 모르쇠 인터넷 전화업체의 ‘발신번호 변경 서비스’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에 악용되는 것이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인터넷 전화업체에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유선통신 사업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당국도 애매모호한 법 탓만 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사기 피해만 방치되고 있다. 발신번호 변경 서비스는 전화 수신자의 전화기에 뜨는 발신자 전화번호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으로 2005년부터 실시됐다. 착신번호가 ‘070’으로 뜰 경우 수신자가 광고 전화로 오인해 받지 않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대응책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시행 이듬해인 2006년 6월 국내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의 첫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올 2월까지 전국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는 모두 5702건이 일어났고, 피해 규모만도 569억원에 이른다. 가장 일반적인 보이스 피싱 피해 사례가 발신번호를 국세청, 검찰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공서의 자동응답시스템(ARS) 번호인 것처럼 가장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뒤 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발신번호 변경서비스가 고스란히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사기단은 대부분 중국이나 동남아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하지만 KT, 온세통신,LG데이콤 등 9개 유선통신사들은 “인터넷 전화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여할 수 없다.”고 팔짱만 끼고 있다. 법망에도 구멍이 뚫려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영리를 목적으로 발신인의 전화번호를 변작하거나 허위로 표시하는 행위와 서비스를 할 경우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익목적이나 수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라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다. 그래서 인터넷 전화업체는 발신번호를 쉽게 변경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보기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국, 애매모호한 법 탓하며 소비자 피해 방치 전문가들은 당장 발신번호 변경 서비스를 금지하고 인터넷 전화업체가 활성화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양대 정보통신학부 임을규 교수는 “인터넷 전화도 휴대전화나 집 전화 등 쓰던 번호 그대로 옮겨서 이용하게 하면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걸 쉽게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이승환 수사관은 “유출된 개인 정보로 허위 등록한 뒤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범죄가 대부분”이라면서 “번호 허위 표시를 법으로 규제하면 060,050 등 광고 번호가 그대로 떠 보이스 피싱 피해도 획기적으로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용어클릭 ●인터넷 전화 인터넷과 유선전화망 사이의 상호 연동에 의해 음성전화 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스템이다. 인터넷폰 또는 IP전화라고도 한다.1995년 미국의 벤처 기업 보컬테크가 퍼스널컴퓨터에 접속하는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통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다음부터 보급됐다. 운영방식은 PC와 PC 사이,PC와 전화기 사이, 전화기와 전화기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형태로 나뉜다.PC를 보유하지 않은 이용자들도 일반 전화기로 인터넷을 경유해 장거리 전화나 국제전화를 싸게 걸 수 있지만 음성 전달 지연이나 음질 저하가 일어날 수 있다.
  • 나쁜 기업/한스 바이어·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나쁜 기업/한스 바이어·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친환경’‘친소비자’를 내세운 글로벌 기업들의 이미지 광고는 결국 노동력 착취, 인권탄압, 독재정권과의 협력, 환경파괴 등의 진실을 감추는 포장지” 깔끔한 기업 이미지로 ‘자동’연결되는 갈색 조개 마크. 다국적 석유회사 셸의 로고이다. 기업정보에 밝은 꽤 많은 석유 소비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셸이 서아프리카 지역의 사회사업에 거액을 기부하는 회사라는 사실을.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세상사람들은 까맣게 모를 것이다. 셸이 나이지리아를 사업거점으로 삼으면서 현지 수천 가구의 생계를 위협하고 40억 유로(1992년 현재)에 맞먹는 환경훼손을 자행했다는 사실을. ●부도덕한 세계 기업들 실명으로 고발 사회적 책임과 시민의식을 앞장서 떠벌리는 글로벌 기업들의 구린 이면을 들춘 책이 ‘나쁜 기업’(한스 바이어·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손주희 옮김, 프로메테우스 펴냄)이다. 독일 르포 작가인 글쓴이들이 부도덕한 세계 기업들을 실명을 들어 고발하는 수위는 기대치 이상이다. 다양한 근거자료와 통계수치를 개정판(2003년)을 내면서까지 보충한 덕분에 철저히 객관성이 담보된 기업비판서가 됐다. 서두에 등장한 셸은 콘체른(독점력을 발휘하는 거대 기업집단)의 파렴치한 기업행태를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1995년 셸은 석유시추 시설인 브렌트 스파를 북해에 수장 폐기하려 한 적이 있었다. 환경단체를 위시한 수백만 명의 시위대는 당시 그 안건이 철회될 때까지 셸 주유소 불매운동을 벌였다. 그 와중에 나이지리아의 유명 저항운동가의 살인사건에 셸이 연루됐고, 기업 이미지는 곤두박질쳤다. 셸이 6000만 유로를 나이지리아 자선활동에 밀어넣은 건 그 즈음부터였다. 기업광고 예산에 비하면 푼돈이었으나, 이미지 개선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셸의 자선활동은 일제히 전세계 미디어를 탔다. 해마다 나이지리아 남부 빈민학교와 보건시설에 6000만 유로를 기부하는 ‘도덕’기업으로 인식되기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는 거액을 투자하면서도 생산여건을 개선하는 데는 지갑을 열지 않는 콘체른들을 책은 집중 성토한다.“대부분 거대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란 선전용 개그에 불과하다.”는 원색적 비난이 전제된다.“‘친환경’‘친소비자’를 내세운 글로벌 기업들의 이미지 광고는 결국 노동력 착취, 인권탄압, 독재정권과의 협력, 환경파괴 등의 진실을 감추는 포장지”라는 주장이다. 독일에서 출간된 즉시 몇몇 기업의 불매운동이 벌어졌을 정도로 책의 고발의식은 신랄하다. 아예 세계 악덕기업의 순위를 매겼다. 저자들이 지목한 파렴치 기업 ‘톱3’는 아스피린을 만드는 세계적 제약회사 바이엘, 석유회사 엑손 모빌, 바비인형 제조사인 마텔.“바비인형은 중국인 여성근로자들에 대한 비양심적 노동착취로 이뤄낸 결과물”이라고 폭로한다. 책에 따르면, 특히 바이엘은 이윤을 위해 한 나라의 내전까지도 악용하는 부도덕 기업의 전형이다. 자매회사인 슈타르크가 이동전화의 주요 부품으로 각광받는 금속 ‘콜탄’으로 막대한 이익을 손에 넣은 이면을 낱낱이 까발렸다. 콜탄의 세계적 주산지는 콩고. 무기자금을 마련하려는 콩고 반군과의 불법 음성거래를 통해 콜탄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저자들은 광물 바이어로 위장해 취재했다. 바이엘이 위험천만한 콜탄 광산에서 어린 아이들의 노동착취를 묵인했음은 물론이다. ●바이엘·엑슨 모빌·마텔 세계파렴치기업 톱3 인간을 ‘원료’로 취급하는 기업 현장은 세계 곳곳에 널려 있었다. 거의 예외없는 서구 제약회사들이 최대한 빨리 신약의 효력을 확인하기 위해 미개발 국가들의 환자를 실험대상으로 삼는다는 고발은 섬뜩하다. 세금과 규제가 엄하지 않은 나라를 찾아 의사들에게 거액을 주고 환자를 ‘실험용 모르모트’로 동원하는 게 상례화됐다는 것. 저자들은 제약회사 관계자로 위장해 이메일로 병원장의 반응을 떠보는 위험한 작업을 감행했다. 삼성도 이들의 감시망을 피해 가진 못했다. 멕시코 하청업체에서 임신부를 채용하지 않기 위해 불법 임신테스트를 했다는 사실 등을 공개했다. 책은 지구촌 경제를 움직이는 50여개 거대기업들을 고발대상으로 삼았다. 신자유주의의 달콤한 우산 너머로 진실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갖자고 촉구한다. 부도덕 거대기업에 항의서한을 보낼 수 있는 주소와 담당자까지 특별부록으로 실었다.1만 68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친이 낙선의원 긴 ‘정치방학’

    친이 낙선의원 긴 ‘정치방학’

    친이(친이명박) 낙선 의원들의 ‘정치적 방학’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총선 낙선자들은 최소 6개월 정부와 청와대, 공기업 인사에 기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자, 자천타천으로 입각이나 청와대 입성을 노리던 낙선 의원들의 하마평도 쏙 들어갔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원칙을 전해들은 낙선 의원들은 23일 “내가 언급할 자격이 있나….”라며 말을 흐렸다. 자신들의 거취에 대해 한결같이 “당분간 쉬겠다.”,“생각해 보겠다.”는 답만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재충전을 위한 외유나 대학 강의를 준비 중이다. 또 다른 낙선 의원들은 재보궐 선거를 준비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특임장관에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한 이재오 의원은 17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는 6월 미국행을 하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월 전당대회에서 여권 권력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돼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 농수산식품부 장관 기용설이 돌기도 했던 이방호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냥 좀 쉬고 있다.”며 “서울 소재 2,3개 대학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와 고려 중이다.”고 전했다. 기독교 신자인 이 의원은 성경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고 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수석 기용이 점쳐졌던 박형준 의원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다. 측근들은 “아직도 패배의 상처가 깊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해외 연수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수영구에서 6월4일로 광역의원 재·보궐 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친박(친박근혜) 계열 후보가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친박 무소속 후보에게 석패한 박 의원은 다시 ‘친박 리턴매치’를 치러야 한다. 박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도 패한다면 당협위원장 자리까지 내놓아야 할 최악의 상황으로 인식, 사활을 걸고 있다. 그는 4·9총선 이후 줄곧 부산에 머물며 조직 다지기에 ‘올인’하고 있다. 공천심사위 간사를 맡았던 정종복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주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김일윤 당선자가 구속되자, 재·보궐 선거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정 의원은 “남의 불행을 기대하는 것처럼 보여 당분간 경주에는 안내려가겠다. 서울에 사무실 열까 생각 중이다.”며 물밑 행보를 가속할 것임을 비쳤다. ‘대운하 전도사’인 박승환 의원은 낙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전공인 한반도 대운하에 열중이다. 박 의원은 이날도 영산강을 찾아 ‘영산강 운하’ 학습에 열중했다. 그는 “운하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니 내가 역할을 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中 민족주의 얄팍한 상술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올림픽을 앞두고 달아오르고 있는 중국인의 애국심과 민족주의의 불똥이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튀고 있다. 국민적 영웅이 하루아침에 매국노로 전락하는가 하면 상술에까지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로이터에 따르면 주요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타오바오(淘寶)닷컴에서는 앞면에 중국어로 ‘힘내라 중국’, 뒷면에는 ‘폭동 반대 & 진리 탐구’라는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들이 불티난 듯 팔려나가고 있다. CNN 보도를 문제삼은 ‘입닥쳐 CNN’ 등의 문구가 담긴 티셔츠도 나와 있다. 이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최근 애국심이 깃든 모자와 티셔츠, 스카프 등을 만들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날 남방도시보는 프랑스 파리 성화봉송 과정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위대에 맞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장애인 펜싱선수 진징(金晶)이 까르푸 불매운동에 부정적 태도를 취했다가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았으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집을 나간 채 연락이 두절됐다고 보도했다. 진징은 최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특사의 위로 서한을 받은 뒤 중국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인들이 까르푸 불매운동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했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학 왕첸위안(王千源·20) 역시 학교에서 일어난 친중·반중 시위의 중재자로 나섰다가 중국인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자신과 부모의 이름 및 신분증 번호, 고향 주소, 자신의 출신학교 등이 인터넷에 올라오는 바람에 중국에 돌아가지도 못할 처지에 놓였다. 반면 베이징 올림픽 후원 기업들은 해외에서 보이콧에 직면하는 등 곤란을 겪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 신문이 보도했다. 티베트 지지단체연합은 베이징 올림픽 후원사인 코카콜라에 대해 “티베트를 성화 봉송로에서 제외하도록 나서지 않으면 물리적인 시위와 항의 편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할리우드 여배우 미아 패로가 이끄는 인권단체 ‘다르푸르의 꿈’은 24일 베이징 올림픽 후원기업의 문제점을 공개하는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들은 코카콜라, 레노보, 삼성 등 성화 봉송 후원사들이 인권침해에 침묵하는 ‘겁쟁이´ 파트너라고 비난하면서 후원 기업의 ‘광고 안 보기 운동’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jj@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5) 메리놀 외방전교회 한국지부 하유설 신부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5) 메리놀 외방전교회 한국지부 하유설 신부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와 천주교 중앙협의회 바로 옆 메리놀 외방전교회 한국지부.50대부터 70∼80대의 은퇴한 노사제까지,10명의 미국인 신부와 선교사가 함께 살며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이색지대이다. 이곳에서 비교적 젊은 축에 드는 하유설(63·본명 펠트마이어 러셀) 신부는 그 중에서도 독특한 사목으로 이름이 알려진 이방인. 한국을 택해 사는 대부분의 외국인 사제들은 사목지로 한국을 정한 뒤 한국에 정착하곤 한다. 하지만 하 신부는 한국에 봉사단원으로 왔다가 사제가 될 결심을 한 뒤 한국에서 노동자, 소외된 사람들과 부대끼며 낮은 성소(聖召)를 고집해 살아가는 특별한 인물이다. ●1969년 경북대 영어강사로 활동… 한국과의 첫 인연 천주교 사제와 신자들이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성소)을 되새긴다는 날인 성소주일을 사흘 앞둔 지난 10일 오후 중곡동 메리놀 외방전교회 한국지부. 사제와 신자의 은밀한 영성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인 아담한 방에서 기자를 맞은 하유설 신부는 천주교의 의미있는 성소주일 때에 맞춰 자신을 찾아주었다며 성소의 의미를 먼저 들려주었다. “하느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수도자와 사제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제 역할과 할 일이 있습니다. 교회 안은 물론 가정과 사회에서 그 부르심과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큰 뜻을 갖고 있지요.”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모태신앙을 받고 자라난 하신부는 신앙에 충실하면서도 사제의 길을 걸을 생각은 갖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하느님의 부름에 선뜻 응해 종신서원을 한채 높은 자리가 아닌 낮은 성소를 고집하며 한국에 살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9년 경북대 사범대 영어 강사 생활이 한국과의 첫 인연. 대학원을 졸업하고 군 입대를 해야 했지만 “영성과 신앙에 맞지않는 폭력 전쟁에 몸을 담을 수 없다.”는 생각에 일종의 대체복무인 평화봉사단(Peace Corps) 활동을 자원해 한국에 오게 된 것이다. 경북대에서 영어 강사로 3년을 살고 서울의 옛 대한교육회관 자리인 평화봉사단 사무실로 올라와 미국에서 온 봉사단원들에게 한국문화며 영어교수법을 가르치면서 한국에 빠져들게 되었다. 한국 사람들이 그냥 좋고 한국의 문화가 마치 내 고향의 그것인양 자연스럽게 여겨져 “전생에 한국인이 아니었느냐.”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 ‘한국 말과 한국의 생활이 나에게 잘 맞는다. ´는 생각이 더해갈 무렵 한 성령쇄신기도회에서 만난 선교사와의 대화 끝에 불현듯 선교사로 한국에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중곡동 메리놀 외방전교회를 찾아가 입회했고 본격적인 신학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 메리놀 외방전교회 신학대학원엘 들어갔다. 2년간 공부를 마치고 1978년 선교사 실습생으로 한국에 들어와 성남의 한 가정 집에서 젊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야간학교(야학)를 운영하면서 그의 독특한 성소가 시작되었다. “열악한 환경의 공장에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혹사당하는 10∼20대의 어린 노동자들이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해주었어요. 자신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겐 큰 위안이었던 시절이었지요. 노동자, 가난한 사람들의 힘겨운 삶과 아픔이 나와 주님의 관계에 치우친 전통의 신앙관에서 벗어나게 해준 셈이지요.” ●“소록도 한센병 환자와의 만남 잊을 수 없어” ‘노동자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에게서 예수를 발견한다. ´는 그의 신앙 길을 결정적으로 바꿔놓은 것은 그 무렵 소록도에서 만난 한센병 환자들과 수녀. 한센병 환자들을 돕는 천주교 구라회를 따라 소록도엘 갔는데 한 수녀가 한센병 환자들이 모인 가운데 종신서원을 하는 것이었다. “미사 도중에 주례신부가 옆 사람 손을 잡고 기도하자는 말을 하자 양 옆의 중증 한센병 환자들이 물끄러미 쳐다보며 손을 내미는 것이었어요. 두려운 마음에 고민하다가 엉겹결에 손을 잡고 기도를 마쳤는데….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2년간의 선교사 실습을 마친 뒤 미국에 다시 들어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사제 서품을 받아 주저없이 한국을 지원, 성남 은행동에서 본격적인 노동사목에 매달렸다. 조그만 전셋집에 살면서 노동자며 가난한 이웃들의 집을 찾아가 위로하고 영어공부도 시키는 생활을 9년간이나 했다. 그러던 중 미국 메리놀 외방전교회 본부로부터 신학생 지도신부 소임을 받아 시카고 가톨릭신학대학원에서 4년간 살다가 들어와 한국에 정착한 게 1995년. ‘한국에 살겠다. ´는 굳은 서원을 했으니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제 신분으로 여성의 아픔 보듬는데 앞장 서울 미아리에서 파리외방전교회 신부와 함께 노동 사목을 이어가면서 여성들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01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1인시위에도 참여했다. ‘모성보호 관련법의 임시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시위였다. “사제로서 여성의 아픔을 알고 돕는게 당연하지요. 가부장제의 권위적 분위기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과 성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자는 생각에 1인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남성도 가부장제의 피해자. “남자는 울어선 안 되고 상처와 약점을 드러내서도 안 된다는 풍토이니 남성들이 얼마나 불쌍합니까. 피해자로서의 남성 입장을 이해할 때 가정에서의 양성평등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양성평등에 눈뜨게 된 것은 아버지와의 관계가 썩 좋지 않았던 가정사도 한 몫했다. 시카고 신학대학원의 신학생 지도신부 시절 성탄절 밤, 오랜만에 집을 찾아 만난 아버지와의 마지막 대화를 결코 잊을 수 없다. 무뚝뚝하고 권위주의적이었던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그토록 오랜 세월 남모르게 기도를 해왔고 걱정하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곤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한 달 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지금의 중곡동 집으로 옮겨온 것은 지난 2001년. 7년째 이곳에서 찾아오는 신자들의 영적 상담이며 피정 지도, 강의 등 매일매일 바쁜 일정에 쫓겨 산다. 경기도 북부지역의 한센병 병력자들에 대한 이동진료를 하는 천주교 구라회 회장도 맡고 있다. 요즘 하 신부가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부분은 ‘모든 사람과 자연이 동반자로 더불어 살자. ´는 파트너십. 수도원이나 사회복지관, 신자들 모임 등 가리지 않고 찾아가 강의도 하고 대화도 나눈다. 서울 혜화동에 평신도 3명과 함께 파트너십연구소도 차려 모임을 이끌고 있다. “내 인생의 학교이자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여생을 바쳐야 할 길은 역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살피는 것. 높은 자리에서 내려다보는 사제가 아닌, 낮은 데서 섬기는 파트너요 동반자이다. 자기자신에 빠져사는 도취에서 벗어나 사랑과 연민의 의식을 끊임없이 넓혀가는 성직자로 남고 싶단다. “신앙과 선교는 주고 받는 것입니다. 나와 남이 다르다는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예수님을 더 깊이 알아내고 발견하는 것이지요. 내가 선교사로 한국에 살고 있는 것도 바로 그 차이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참다운 신앙을 배우기 위함이지요.”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남미 좌파, 경제통합 나선다

    남미 좌파, 경제통합 나선다

    ‘좌파 허리케인’이 남미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 좌파의 불모지였던 파라과이에서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페르난도 루고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좌파정권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미는 콜롬비아를 빼면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좌파 출신으로 채워졌다. 남미 대륙이 온통 좌파 물결로 뒤덮이게 된 셈이다. 남미의 좌파바람은 우파정권들의 실정에 따른 후폭풍이라 할 수 있다. 부패하고 무능한 데다 자국의 현실을 무시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남발로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가속화시켰기 때문이다. 남미에 좌파벨트가 형성됨에 따라 경제통합 논의도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남미판 유럽연합(EU)인 남미국가연합(UNASUL) 창설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루고의 당선으로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이와 관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루고 당선인과 조만간 회동을 갖고 UNASUL 창설을 협의하겠다고 21일 밝혔다.UNASUL은 브라질 등 남미 1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새달 브라질에서 창설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남미의 좌파 바람은 전세계에 부는 실용주의 바람과 맞물려 하나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차베스가 주도하는 반미노선의 급진적 좌파가 아닌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주도하는 실용주의 좌파가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룰라는 좌파 노동운동가 출신이면서도 뚜렷한 우파정책을 펼치고 있다. 루고 당선인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차베스와 룰라의 중간 노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혀 실용주의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을 높였다. 중남미 전문가들은 루고가 차베스의 기대와는 달리 실용적인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남권 외대 중남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룰라는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선호하고 있어 반미연대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미에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좌파 바람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송병선 울산대 서반아어학과교수는 “남미 좌파는 고전적인 개념이 아닌 실용주의 개념의 좌파”라며 “좌파 바람은 적어도 10년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호 외대 국제지역학대학원 교수는 “남미가 2004년 중반부터 사상 유례없는 경제호황을 보임에 따라 경제통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EU같은 통합체로 발전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남미 좌파의 두 갈래 남미 좌파 정상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급진적 좌파.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제2의 차베스’인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속한다. 이상주의적 민족주의를 기치로 반미노선과 자원민족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하나는 실용주의 좌파. 룰라 브라질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이 속한다. 사회민주주의 이념을 표방하면서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브라질과 칠레는 현재 남미의 대표적인 경제강국이다.
  • 법정스님“대운하는 국토에 대한 무례”

    법정스님“대운하는 국토에 대한 무례”

    “조상 대대로 영혼과 살과 뼈를 묻어온 곳이자 후손들에게 물려줄 신성한 땅을 대운하 사업으로 훼손하는 것은 우리 국토에 대한 무례이자 모독입니다.” 불교계 원로 법정(73) 스님이 20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봄 정기법회를 갖고 찬반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법정 스님은 사찰 앞마당을 메운 1000여명의 신자들에게 설법하면서 “이 땅은 사람만이 아니라 겉모습만 다른 수많은 생명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어서 생태계의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면서 “그런 땅이 근래에 와서 방방곡곡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개발에 의해 피 흘리고 신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계천은 기존 하천을 복원한 것이지만 한반도 대운하는 멀쩡한 땅을 파헤치고 토막 내는 반자연적 사업”이라면서 “한반도 대운하에 찬성하는 사람은 개발사업으로 주변 땅값을 올려 재미를 보려는 땅투기꾼과 건설업자들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정 스님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겨울 지병인 천식이 악화돼 구토와 헛구역질 등으로 50일 동안 사실상 단식 상태에 있었다고 밝힌 그는 “70년 넘게 몸을 끌고다니다 보니 부품이 삐걱거려 정비공장에 다니느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렸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티베트 사태 등에 대해 할 말을 못하는 실정이니 양식 있는 사람들과 언론이 정부를 대신해 발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예뻐서라기보다 지난 정권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평했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기 위해 강원도 산골에서 칩거하고 있는 법정 스님은 매년 봄, 가을에 열리는 길상사 정기법회 때 일반 신도를 대상으로 설법하고 있다. 한편 길상사는 법회 후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반도 대운하 추진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펼쳤다. 연합뉴스
  • 파라과이 61년만에 정권교체 눈앞

    파라과이 61년만에 정권교체 눈앞

    파라과이에 남미 4번째 좌파정권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20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대선에서 좌파후보의 당선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좌파후보인 페르난도 루고(56)는 가톨릭 주교 출신이어서 그가 당선되면 주교 출신의 첫 대통령이 되는 겹경사를 맞게 된다. 17일 로이터통신은 “루고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콜로라도당의 61년 집권을 종식시키고 남미에서 좌파 지도자들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루고는 38%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경쟁 상대인 집권당후보인 블랑카 오벨라르(50)와 군장성 출신이며 전국윤리시민연합 후보인 리노 오비에도(64)가 각각 20%와 23.5%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루고의 당선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에콰도르에 출범한 좌파 정권은 남미 내륙의 심장부까지 깃발을 꽂으며 세력을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고는 16일 “파라과이의 정치 지형이 바뀔 때가 왔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루고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같은 극단적 좌익 지도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의 중도 좌익 대통령과 비슷한 노선을 취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니카노르 두아르테 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집권 콜로라도당은 1887년 창당했으며 1947년 집권 이래 단 한차례도 정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하지만 장기집권에 따른 염증으로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어 정권 교체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 전체인구가 560만명인 파라과이는 국민 3명 가운데 1명이 빈곤층이다. 회색 턱수염을 멋지게 기르고 있는 루고는 파라과이의 가장 가난한 구역의 가톨릭 주교였는데 중도좌파 연합을 이끌고 대통령직 출마를 위해 사제직을 그만뒀다. 그는 이타이푸 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의 브라질 판매가격 인상과 소수의 엘리트에게 집중된 토지와 농장을 분배하는 토지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중남미전문가 이성형 박사는 “남미의 좌파바람은 부패하고 무능한 우파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중산층을 붕괴시킨 데 따른 반작용”이라며 “이 추세는 당분간 남미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외대 김원호교수는 “지난 2005∼2006년에 남미에 좌파 정권이 출현한 것은 경제정책 실패와 개혁정책의 효과가 더딘 것이 그 원인이며 최근의 좌파정권 출현은 국제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경기회복과 저소득층 복지정책에 치중한 것에 따른 파급효과”라고 분석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토요영화]웨딩 디렉터

    [토요영화]웨딩 디렉터

    ●웨딩 디렉터(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25분) ‘각본 없는’이란 수식어는 대개 상찬의 의미로 쓰인다.‘각본 없는 인생’은 모험으로 가득찬 삶을,‘각본 없는 드라마’는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를 흔히 일컫는다. 그렇다면 ‘각본 없는 결혼’은 어떨까. 만남에서부터 프러포즈까지 혹은 결혼식에서부터 신혼여행까지 자신이 설계한 인생지도에 의지해 움직이는 현대인들. 심지어는 서비스 업체에 혼례의 전과정을 맡겨 버리는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지 않을까. 마르코 벨로치오 감독은 시칠리아 해변에서 한 젊은 커플의 웨딩촬영 장면을 보고 영화 ‘웨딩 디렉터’의 영감을 얻었다. 그러니까 ‘각본 있는 결혼’을 당연시여기는 풍토에 물음표를 찍고 싶은 충동을 느낀 것이다. 마치 감독의 연출을 충실히 따르는 배우처럼 웨딩 플래너의 지시를 그대로 따라하는 커플들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들의 인생도 이미 짜여진 틀대로 흘러가는 거라면 과연 의지대로 삶을 산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 ‘웨딩 디렉터’는 작정하고 현실의 통례에 반기를 든다. 영화는 결혼식 장면을 비추며 시작한다. 영화감독인 프랑코 엘리카(세르지오 카스텔리토)는 딸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와 결혼한 뒤부터 상실감에 사로잡힌다. 때마침 시칠리아에서 리메이크 영화의 메가폰을 잡아달라는 제의가 들어오고, 그는 도망치다시피 그곳으로 날아간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작업을 진행하던 엘리카는 웨딩 촬영을 떠맡게 된다. 페르난도 왕자가 자신의 딸 보나(도나텔라 피노치아로)의 결혼식을 찍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그런데 엘리카는 보나를 보자마자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는 정략결혼을 올리게 된 보나를 자신이 구해내야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초라한 이방인일 뿐인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고, 여러 문제만 일으키게 된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와 더불어 1960년대 이탈리아 영화의 혁신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벨로치오 감독은 네오리얼리즘 전통을 잇는 정치영화 수작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사회비판 성격이 뚜렷한 작풍은 전작 ‘굿모닝, 나잇’(2003)에서도 잘 드러난다. 필모그래피(작품 목록)를 훑어보면, 블랙코미디 요소가 강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웨딩 디렉터’는 전환점을 찍은 작품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물론,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채 존재의 모순에 빠져버리는 인간의 배타성과 그에 대한 비판, 변화에의 갈망 등 벨로치오 특유의 문제의식은 변함없다.97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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