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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美박사 배출 1위 뺏겨

    서울대, 美박사 배출 1위 뺏겨

    미국 박사 학위 취득자 배출 순위에서 미국 외 대학 중 1위를 굳건히 지켜 오던 서울대가 2004년 이후부터 칭화대와 베이징대 등 ‘중국세’에 현격히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실시한 박사학위취득조사에 따르면 1997∼2006년 미국 대학 박사학위 취득자들의 학부 출신 대학을 조사한 결과 서울대 출신이 342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대학을 제외한 대학 중 가장 많은 숫자다. 미국 및 해외 대학 출신자를 통틀어 따진 전체 집계로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의 4298명에 이어 전체 2위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실적을 따지면 칭화대가 2004년 서울대를 제치고 해외 대학 중 1위를 차지했고 2005년부터는 UC버클리마저 제치고 전체 1위에 올라섰다.2006년에는 1위인 중국 칭화대(571명)에 이어 베이징대도 전체 2위에 오르는 등 중국 유학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UC버클리와 서울대의 2006년 순위는 전체 3,4위로 밀렸으며 그 뒤를 코넬대, 앤 아버 미시간대, 오스틴 텍사스대, 브리검 영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등이 따랐고 전체 10위는 플로리다대와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가 공동으로 차지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중국의 소득증가와 국내 대학의 연구여건 변화 등 여러 이유가 있으나 최근의 이공계 기피현상과도 관계가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 대학들과 비교하지 않고 절대 숫자로만 보더라도 서울대 학부 졸업생 중 미국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원이 1994년에는 638명이었으나 2004∼2006년에는 매년 350∼390명 수준에 그치는 등 감소가 뚜렷했다. 이 결과에 대해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간하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근호는 “UC버클리가 10년간 누계로는 아직 1위지만 서울대보다 아주 많이 앞서는 것은 아니며, 또 칭화대와 베이징대가 한국 라이벌(서울대를 지칭)을 넘어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순천대 광양캠퍼스 연말 착공 → 2010년 개교

    국립 순천대 광양캠퍼스가 연말 착공돼 2010년 3월 문을 연다. 우수 신입생을 뽑아 포항공대 수준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순천대와 광양시의회에 따르면 가칭 순천대 글로벌특성화대학 광양캠퍼스 설립 재정지원안(50억원)이 이날 시의회 예결위원회에서 통과됐다. 광양시는 지난 4일 순천대와 맺은 대학건립 재정지원안에서 2008∼19년까지 대학 캠퍼스 부지 매입과 학교 운영비로 600억원을 지원하기로 서명했다. 이 돈은 학생 장학금과 세계 석학과 저명교수 초빙에 쓰인다. 광양캠퍼스는 광양시 중마동 커뮤니티센터 옆 27만여㎡(8만여평)에 들어선다.1,2단계로 나눠 모두 1372억원이 투자된다. 캠퍼스는 학생과 교수, 교직원 등 1700여명으로 운영된다. 1단계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학부생 570명, 대학원생 160명, 교수 53명 등으로 짜여진다. 학과는 정보통신, 금속, 건축, 에너지·환경 등 4개 분야에서 120명이다.2단계로 2015년 이후에 950명을 모집한다. 순천대는 광양 캠퍼스에 1단계로 2010년까지 국비 336억원, 기성회비와 대학발전기금 등 자체자금 243억원 등 579억원을 투자한다.2단계 투자는 2015년까지 민자 793억원을 끌어들인다. 대학 관계자는 “입학생은 수능 상위 5∼10% 안에서 선발해 등록금 면제와 해외연수 등 특전을 준다.”고 말했다. 단 광양시 소재 고교 출신자는 정원 5% 이내에서 따로 뽑는다. 장만채 순천대총장은 “광양시는 철강·신소재 등 국제 산업도시로 성장하는 데 대학유치가 절실했고 순천대는 글로벌 특성화대학으로 가야 한다는 현실 목표가 맞아 떨어져 광양캠퍼스 설립이 실현됐다.”고 말했다.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길섶에서] 108배/노주석 논설위원

    사람의 눈, 코, 귀, 혀, 몸, 마음 등 6관(六官)을 통해 일어나는 번뇌가 좋고(好), 나쁘고(惡),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平等) 3가지 작용을 거치면 18가지의 번뇌가 된다. 탐(貪)과 불탐(不貪) 2가지가 있기에 36가지가 되고 이것을 전생과 금생, 내생 등 3가지 세상에서 겪게 되므로 모두 108가지가 된다고 한다. 불교에서 108배를 올리는 까닭은 이 같은 108가지 번뇌를 씻기 위함이다. 108배를 하는 모임이 있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절집 분위기를 좋아하는 터라 의기투합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조계사나 법련사, 봉원사, 부암동 불국사 같은 시내 사찰을 찾는다. 필자는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터라 108배가 끝난 뒤 부근 맛집에서 갖는 점심시간을 더 기다리는 편이다. 절하는 숫자에 얽매이지 않는다.100번을 하기도 하고 30번만 하기도 한다. 절하는 자세도 오체투지(五體投地)는 하되 체조하듯 한다. 종교의식이 아니라 온몸운동으로 생각한다. 절은 마음 비우기다. 몸과 마음을 낮추고, 굽히고, 엎드리는 자체가 좋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창간 104주년 특집] 빈부차·이념이 최대 갈등 요인 부상

    [창간 104주년 특집] 빈부차·이념이 최대 갈등 요인 부상

    ■ 여론조사 방법 서울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 하루 동안 전화면접으로 이뤄졌다. 조사 대상의 경우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 현황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로 비례할당을 한 후 무작위 추출해 정했다. 여론조사 신뢰도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 ±3.1%이다. 응답률은 13.1%를 보였다. 여론 조사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건국 이후 역사인식,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 등 과거 60년을 정리하고, 우리 사회의 갈등 정도 등 현재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 등을 점검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향후 10년 동안 극복해야 할 과제를 경제·정치·사회복지·문화 분야 등으로 나눠 살펴봤다. 또 교육과 한·미동맹강화, 이념적 통합문제등 향후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뤄졌다. ■사회문제 “빈부격차 심각” 88% 남성·여성 대립은 완화 ‘빈부 격차’와 ‘이념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갈등 요인으로 나타났다. 사회 집단간 갈등 정도에 대해 ‘부자와 가난한 사람’간 갈등이 심하다는 응답이 88.0%로 가장 높았다. ‘매우 심하다.’는 응답이 8개 조사대상 중 유일하게 50%를 넘어 갈등인식 정도가 심각함을 반영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라고 지적한 응답이 85.6%로 뒤를 이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85.0%),‘서울과 지방’(77.3%),‘고학력자와 저학력자’(73.3%) 문제 등도 갈등 인식이 높은 분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과 여성’(44.2%), 대표적인 갈등요인으로 꼽혀온 ‘호남과 영남’(67.6%),‘젊은 세대와 기성세대’(69.3%) 등은 갈등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간 갈등이 심하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19∼29세(91.4%) ▲관리·전문직 종사자(91.4%) 및 학생(91.6%) ▲광주·전라지역 거주자(91.8%)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진보와 보수’간 갈등을 지적한 응답층은 ▲학생(95.0%) ▲서울(89.0%) 및 인천·경기(89.9%) 거주자 등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간의 갈등이 심하다는 응답은 ▲40대(88.0%) ▲판매·영업·서비스직 종사자(91.1%) 및 학생(88.8%) ▲진보성향(88.3%)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2006년 실시된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국정홍보처와 한국리서치)와 큰 차이를 보였다. 무엇보다 ‘진보와 보수’간 갈등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2006년 70.2%이던 갈등 정도가 이번 조사에서는 85.6%로 15.4%포인트나 높아졌다.‘수도권 주민과 지방 주민’간 갈등 인식도 66.5%에서 77.3%로 상승해 시급한 해결과제로 대두됐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는 80.9%에서 69.3%로 갈등 인식이 낮아져 세대간 소통이 이뤄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또 여성정책의 추진 결과로 ‘남성과 여성’간 갈등 인식도 2006년 53.5%에서 44.2%로 낮아졌다. 그러나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89.6%),‘정규직과 비정규직’(83.3%)에 대한 갈등 인식 정도는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2006년 조사와 비교해 매우 심하다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갈등 정도가 심각함을 반영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발전정도 선진화 수준 ‘평균 5.6점’… 진입시기 ‘10년 내’ 우리나라의 선진화 수준은 10점 만점에 평균 5.6점으로 평가됐다. 평점 5점으로 평가한 응답자가 전체 36.2%를 차지한 가운데 7점(21.1%),6점(20.4%) 등의 순으로 응답자가 많았다.8∼10점의 고평가자가 6.8%였으나 0∼2점으로 저평가한 응답자도 2.5%나 됐다. 주부와 기독교 신자, 가구소득이 300만∼399만원인 계층이 각각 5.8점으로 상대적인 평가 점수가 높았다. 권역별로는 서울과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지역이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100만∼199만원(5.4점)과 대전·충청지역 거주자(5.3점), 판매·영업·서비스업 종사자(5.2점) 등은 평점을 상대적으로 낮게 매겼다. 각 집단별로는 ‘국민’과 ‘기업인’이 선진화 정도가 평균 6.0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교사’(5.6점),‘대학교수’(5.3점),‘판사·검사·의사’(5.2점) 등의 순으로 높았다. ‘정치인’은 3.0점으로 선진화 정도가 가장 낮게 평가됐고,‘언론인’‘공무원’도 평점이 각각 4.8점으로 5점 미만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 예상 시기에 대해서는 ‘10년 이내’라는 응답이 4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년 이내’(17.2%),‘20년 이상’(16.2%),‘5년 이내’(13.0%)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의 6.6%는 ‘이미 선진국에 도달했다.’고 답했다.‘이미 선진국에 도달했다.’는 응답은 중졸 이하(15.8%), 고졸(7.9%), 전문대재 이상(4.0%)으로 학력이 낮을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또 ▲여자(8.8%) ▲60세 이상(14.3%) ▲농·임·어업(17.7%) ▲99만원 이하(18.0%) ▲광주·전라(10.2%) ▲보수(8.0%) 및 중도(7.4%)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20년 이상 걸린다.’는 응답은 연령이 낮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이념 성향은 진보적일수록 높았다.▲남자(20.1%) ▲판매·영업·서비스(22.6%) 및 생산·기능·노무(22.1%) ▲100만∼199만원(20.1%) ▲대전·충남(18.4%) ▲진보(19.8%) 등으로 나타났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주요과제 “사회적 약자 보호에 중점둬야” 64% 향후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사회적 약자 보호, 보수와 개혁 세력간의 통합, 평준화 교육, 한·미 동맹의 평등관계 형성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또 향후 10년간 이뤄야 할 과제로는 경제분야에서는 일자리 창출, 정치분야는 부정부패 척결, 사회복지분야는 고령화 사회 문제, 문화분야는 다양한 문화공존 방안 마련을 가장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우선 우리 사회의 방향성과 관련, 앞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향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응답이 64.1%로 사회 구성원간에 경쟁을 장려해야 한다는 답변 34.0%보다 2배나 더 높았다. 이념적 갈등 현상에 대해서는 보수, 개혁세력이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응답이 79.1%로, 각자 정체성을 뚜렷하게 가자는 답변 18.8%보다 5배나 높아 우리 사회의 이념간 통합이 절실함을 보여줬다. 교육은 엘리트 교육(38.1%)보다는 평준화 교육 강화(59.0%)를 원하는 국민들이 20.9%포인트 높았다.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서는 대등한 관계 형성(63.1%)이 동맹강화(33.8%)보다 2배나 높아 자주외교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또 향후 10년 동안 극복하거나 이뤄야 할 과제 가운데 경제분야의 과제로는 응답자 10명 중 3명(31.1%)이 ‘일자리 창출’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기업·중소기업 격차 해소(23.3%)’,‘기업환경조성(17.1%)’,‘지역균형발전(15.9%)’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치분야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4명(41.7%)이 ‘부정부패 척결’을 꼽았고,10명 중 2명(19.2%)은 ‘정책중심의 정당정치(19.1%)’라고 답했다. 그 외 ‘지역갈등 해소(12.9%)’,‘경제나 언론의 유착관계 극복(11.7%)’이라는 답변이 있었다. 사회복지분야에서는 응답자 2명 중 1명(50.3%)이 ‘고령화 사회 문제’를 지적했고,24.4%는 ‘저출산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치안문제(13.7%)’,‘자연재해예방(7.3%)’ 등 순으로 조사됐다. 문화분야에서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방안 마련’이라는 응답이 32.1%로 가장 높고, 그 다음 ‘전통문화 보호육성(23.1%),‘문화소외 계층의 문화향유 기회 제공(18.6%)’,‘도서관, 극장 등 문화향유 시설 확대(12.7%)’,‘음악, 미술, 영화 등 문화 콘텐츠 개발(8.8%)’의 순으로 응답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비판 구체적인 대안 매뉴얼 제시

    영국 총리 시절, 마거릿 대처는 아예 못을 박았다.“대안은 없다.” 자신의 급진적 신자유주의 정책 추진에 비판이 쏟아지자 대처가 내놓은 선언적 답변이었다. 케인스의 수정자본주의가 폐기된 상황에서 향후 세계경제 발전경로는 신자유주의뿐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대안이 없다는 대처의 선언은 대안을 찾고 싶으나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패배주의적 방식으로 변주됐다. 신자유주의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자괴감이었고, 신자유주의를 거스를 경우 영원히 낙오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가 최근 정반대의 선언을 내놨다.‘다시 발전을 요구한다’(이종태·황해선 옮김, 부키 펴냄)란 책을 통해서다. 장 교수 역시 간명하게 말한다.“대처는 틀렸다. 대안은 있다. 그것도 아주 많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은 반드시 좇아야 할 유일 가치가 아니며, 공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대안적 경제발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역과 산업정책·정부규제와 지적재산권 분야는 장 교수가 맡아 썼고, 금융과 통화 분야는 미국 덴버대 경제학과 교수 아일린 그레이블이 집필했다. 장 교수는 국내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론자’로 통한다. 재벌 개혁에 대한 관점차를 놓고 한성대 김상조 교수로 대표되는 ‘주주자본주의론자’들과 날카롭게 논쟁해왔다. 김 교수가 재벌해체론을 대변한다면, 장 교수는 재벌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다만 재벌을 위한 재벌존치가 아닌, 복지국가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의 한 축으로서의 재벌옹호다. 책 제목에서 장 교수가 언급한 ‘발전’이란 단어도 같은 맥락이다.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 입장에서의 발전이다. 그가 차용한 ‘발전경제학’ 자체가 바로 저개발국의 경제발전 문제를 주로 다루는 분과학문이다. 2부가 책의 핵심이다. 무역정책과 산업정책, 민영화와 지적재산권, 외국인 직접투자, 국내 금융규제, 환율과 통화정책, 중앙은행 제도와 통화정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실제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책 부제부터 ‘장하준의 경제정책 매뉴얼’이다. 각 주제별로 신자유주의적 관점을 설명하고, 이를 비판한 후, 다시 대안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서술했다. 한국의 현실을 특정하고 쓴 책은 아니지만, 현재 한국 상황에서 숙고해볼 부분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 문제다. 민영화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관점은 공기업이 만성적 비효율로 경제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시각이다.반면 장 교수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노르웨이 등지에서 공기업이 산업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반박한다. 상당한 공적자금 투입을 전제로 하는 민영화 대신 그가 내놓는 대안은 이렇다. 정부의 국영기업 사업목표 명확화 및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경영진 책임성 강화, 효율성·생산성·고객만족도 제고 등을 통한 공기업의 질적 개선.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인터넷전화도 긴급통화 위치추적 서비스

    LG데이콤, 하나로텔레콤 등 10개 인터넷전화(VoIP)사업자들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가입자 데이터베이스(DB)시스템을 이용해 15일부터 긴급통화 위치정보시스템 시범가동에 들어간다고 14일 밝혔다. 다음달부터는 정식 서비스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인터넷전화 긴급통화 위치정보시스템은 인터넷전화를 신청하면서 업체에 제출한 가입자 주소지를 통해 이뤄진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해도 가입자가 사업자에게 변경된 주소만 통보하면 언제든지 위치파악이 가능하다. 지난 3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인터넷 전화가 긴급통화시 발신자의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집전화 번호를 인터넷 전화에 쓸 수 있는 번호이동 제도 시행을 연기했다. 방통위가 인터넷 전화 번호이동을 미룬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당초 지난 4월 시행키로 했다가 6월로, 다시 7월로 연기했다가 지난 3일에는 시행 시기 의결을 아예 미뤘다.이에 대해 인터넷전화 업계 관계자는 “6월부터 시행한다는 정부의 정책을 믿고 업체들은 투자를 많이 해왔다.”면서 “결국 방통위가 제도 시행을 보류해 많은 곤란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8) 옹기장이와 땜장이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28) 옹기장이와 땜장이

    김준근의 ‘옹기장이’는 옹기장이가 옹기를 만드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발로 물레를 돌리며 옹기 안에다가 편편한 나무판자를 대고 바깥에서 몽둥이로 두드려 형태를 만들고 있다. 그림의 왼쪽에는 옹기를 굽는 흙 가마가 있다. 옹기가 나오는 그림은 여럿이 남아 있는데, 거개 옹기로 물을 담아 나르거나 혹은 젓갈 따위를 담아 판매하는 행상을 그린 것이다. 옹기를 만드는 것을 그린 것은 김준근의 그림이 유일한 것으로 짐작된다. 김준근의 또다른 작품 ‘땜장이’를 보자. 옹기나 사기그릇이 부수어지면 깨진 부분에 접착제를 바르고 철사로 테를 단단히 둘러서 고정시켜 준다. 옹기나 사기그릇이 귀했기 때문에 버리지 않고 땜장이를 불러 다시 보수해 썼기에 생긴 직업이다. ●물레 돌려 질그릇 만들고 유약 입혀 구워내 옹기는 불과 얼마 전까지 흔하디흔한 생활용기였다. 물을 담아두는 것은 물론이고, 간장과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 김치와 같은 저장식품은 모두 옹기에 담아 보관했다. 그뿐인가. 쌀이며 보리 등의 곡식도 옹기에 담았다. 전기냉장고가 보급되고, 아파트가 주거의 대세를 이루면서 맨 먼저 사라진 것은 큰 옹기들이었다. 간장·된장·고추장과 김치가 공장에서 ‘생산’되면서 더 이상 옹기가 필요치 않게 되었다. 한약을 다리는 약탕기는 한약을 일회용 파우치에 담아 먹으면서부터 사라져 버렸다. 그 외의 부엌에서 쓰이던 소소한 옹기들은 모두 플라스틱이나 비닐, 알루미늄 호일이 물리쳤다. 이제 옹기는 큰 규모로 장을 생산하는 공장이 아니라면, 장식품이 되어 남거나 박물관에 놓여 있게 될 것이다. 아마 황순원의 ‘독 짓는 늙은이’의 송영감이 죽었을 때 시간 속으로 사라져야만 하는 옹기의 운명 역시 정해졌던 것이다. 옹기는 질그릇에 황갈색의 유약을 입혀 구운 것이다. 따라서 먼저 질그릇을 만들고 그것에 유약을 입혀 구워야 옹기가 되는 것이다. 질그릇이야 원래 토기니, 삼국시대 이전부터 있는 것이지만, 유약을 바른 옹기는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거친 뒤에야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 하긴 이것은 엄격하게 구분한 것이고, 질그릇이나 옹기나 문헌을 보면 꼭 구분해서 쓰는 것은 아니다. 위의 그림에서 옹기, 곧 질그릇을 만드는 사람을 옹기장이, 한자로 옹장(甕匠)이라고 한다.‘경국대전’을 보면, 공조에 13, 봉상시 10, 상의원 10, 내자시 10, 내섬시 8, 사도시 8, 예빈시 8, 내수사 7, 소격서 4, 사온서 4, 의영고 4, 장원서 8, 사포서 10, 양현고 2명의 옹장을 두고 있다. 이런 관청은 질그릇이 절실히 필요했던 관청이다. 예컨대 사온서란 관청은 궁중에 필요한 술을 빚는 관청이니, 당연히 질그릇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관청에 옹기장이가 각각 배치되어 있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옹기를 굽기 위해서는 가마가 필요한 법이다. 위의 관청들은 절대 다수가 궁중에 있는 관청이다. 궁중에 가마를 둘 수 없는 일이니, 아마도 어디선가 가마를 두고 옹기를 만들되, 그 옹기장이를 파견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성종 때 인물인 성현은 ‘용재총화’에서 “사람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으로서 도기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지금의 마포, 노량진 등지에서 진흙을 구워 그릇을 만드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다. 이것은 모두 질그릇, 항아리 독 같은 종류다.”라고 말하고 있다. 곧 마포와 노량진에 질그릇을 굽는 가마가 있었던 것이다. 또 조선후기의 기록들을 보면, 서강의 ‘옹막촌’, 노량의 ‘옹막리’라는 지명이 등장하는데 아마도 같은 장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관청에 소속되는 장인을 경공장이라 하고, 지방의 관청, 예컨대 관찰사영이라든지 군·현 등에 소속되는 장인을 외공장이라 한다.‘경국대전’을 보면 경공장과 외공장을 각각 밝히고 있다. 즉 사기장은 서울의 관청에도 있고, 지방 관청에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옹장의 경우 외공장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 이유는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지방에도 옹장이 있었던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허다한 명목으로 세금 만들어 옹기장이 쥐어짜 민유중이 1659년 경상도 암행어사로 나갔다가 돌아와 올린 보고서를 보면, 철점(鐵店)과 옹점 등이 모두 통영과 병영의 소속이 되어 폐단이 많다 하였다. 이것으로 보아 옹점 등이 국가 기관에 소속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 순조 때 만들어진 ‘만기요람’에 의하면, 전라도와 경상도에서는 장인들에게 세금을 거두는데, 한 사람마다 세목(稅木) 한 필이라고 하였다. 세금을 거두는 대상은 주철장(鑄鐵匠)ㆍ유철장(鍮鐵匠, 놋쇠를 만드는 장인)ㆍ수철장(水鐵匠, 무쇠를 만드는 장인)·옹점장(甕店匠)인데, 앞의 세 장인은 호조에, 옹점장은 공조에다 세금을 바쳤다. 이런 기록으로 보아 당연히 지방 각 곳에 옹기를 만드는 곳이 있었던 것이다. 아니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도시 주변에서도 옹기를 굽는 곳을 흔히 찾아볼 수 있었으니, 그런 곳은 대개 조선시대에 옹기를 굽던 곳이었다. 옹기를 만들어 파는 옹기장이는 사회에서 가장 낮은 지위의 장인들이었고, 국가로부터 심한 착취를 당했다. ‘정조실록’ 13년(1789) 윤5월22일조를 보면 장령 조성규는 균역법이 시행된 이후 지방 고을 수령들이 장인이나 상인, 혹은 사기나 옹기를 만드는 마을에서 징수하는 세금에는 모두 정해진 액수가 있는데, 허다한 명목을 새로 만들어내어 백성을 쥐어짜는 묘책으로 삼고 있다고 왕에게 말하고 있다. 그 대책으로 양심적인 수령을 뽑자는 말이지만, 그건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이야 옹기 만드는 기술도 무형문화재의 대접을 받지만, 조선조의 옹기장이는 이렇게 쥐어짜도 말 한 마디 못하는 천민이다. 역사에 이름이 남을 리 없다. 범죄에 관련되어 한두 이름이 남을 뿐이다.‘세종실록’ 15년(1433) 12월21일조를 보면, 선산의 옹기장이 대금(大金)이 남의 집 종을 모살하여 참형을 언도받은 기록이 있을 뿐이다. 또 한 사람 옹기장이는 천주교 신자로서 신유사옥 때 순교한 김귀동이다. 그는 박해를 피해 충청북도 제천 배론의 옹점으로 옮겨서 살았다 하는데, 옹점이란 것은 원래 지명이 아니라, 옹기장이인 그가 옮겨가 살면서 옹기를 구웠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김귀동은 신유사옥 때 황사영이 도망오자 숨겨 주었고, 황사영은 그의 집에서 저 유명한 ‘황사영백서’를 썼던 것이다. 황사영은 천주교회의 역사에 뚜렷한 이름을 남기고 있지만, 김귀동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김장독처럼 큰 옹기는 어떻게 팔았을까 옹기를 파는 곳은 어디인가? 육의전(입전·면포전·면주전·포전·저전·지전)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들에 대해서 자유로운 상행위를 허락한 신해통공 때 이 정책의 발의자이자 추진자였던 채제공은 금난전권을 시전에 허락한 것이 결국 물가를 올린다고 말하면서 “요사이는 심지어 채소나 옹기까지도 판매하는 전(纏)이 따로 있어서 사사로이 서로 사고 팔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백성들의 음식에 소금이 떨어지고, 가난한 선비가 조상의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일까지도 생깁니다.”(‘정조실록’ 15년 1월25일)라고 말하고 있다. 이 자료를 보건대 한때 시전에서 옹기를 독점 판매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시전에 옹기를 파는 곳이 어디인지는 알 길이 없다. 유본예의 ‘한경지략’에 의하면, 종루거리와 남대문 밖에 도자기를 파는 자기전이 있다고 하는데, 여기서 판매한 것이 아닌가 한다. 만약 지방이라면 어디서 팔았을까. 사기그릇은 지고 다니며 팔지만 김장독처럼 큰 옹기는 어떻게 팔았는지 자못 궁금하다. 작고한 소설가 이문구의 ‘관촌수필’을 보면 ‘옹점이’란 여자가 나온다. 이문구의 어렸을 때 친구다. 옹점이란 이름은 이문구의 조부가 이 여성의 어머니가 딸을 옹점에서 낳았다고 해서 옹점이라 부르라 했던 것이다. 옹점은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옹기를 굽는 곳이다. 지명을 사람의 이름이나 호로 삼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인촌 김성수가 살던 마을이 인촌이었기에 호가 인촌이 된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옹점이란 이름은 그 사람이 옹점에서 태어난 것을 말하니, 좋게 들리지 않는다. ‘관촌수필’에서 이문구가 그리고 있는 옹점이는 얼마나 손끝이 맵고 싹싹하고 눈치 빠르고 영리한 여성인가.‘옹점’이란 이름은 그것을 지워버린다. 사족. 대학시절 ‘관촌수필’을 읽고 문체에 홀딱 반하였다. 다시 그런 문체가 있을까. 앞으로 한국문학은 이문구처럼 그렇게 리얼하고 치밀한 충청방언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아쉽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종교플러스] 불교신자 극단 ‘양지무리’ 공연

    불교 신자들로 구성된 극단 ‘양지무리’는 서울 조계사내 불교문화역사기념관서 이 기념관 개관 3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연극 ‘매혹’을 20일까지 공연한다.‘매혹’은 조선왕조 태조 이성계와 태종 방원간 골육상쟁을 불교 윤회에 빗대 묘사한 작품. 공연은 조계종 총무원과 불교TV가 후원하며 관람료 3만원 가운데 2만원을 보시금으로 적립한다. 공연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7시, 일요일 오후 4시.
  • 내년 국방예산 들여다보니

    국방부는 내년부터 세계 최고 성능을 지향하는 차기 전차인 ‘흑표’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6·25전사자 남북 공동 유해 발굴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국방부가 9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내년도 국방예산안에서 드러났다. 내년에 착수하는 신규사업은 올해 연구개발이 종료되는 흑표 양산(수십대)과 기뢰제거용 소해헬기(펠리칸) 개발,4500t급 해군 훈련함,F-16 전투기 성능개량 등 42개 사업 182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대당 83억원에 이르는 흑표는 앞으로 2년간 양산을 거쳐 2011년부터 실전배치돼 현재의 K1A1 전차를 대체하게 된다. 승무원 3명이 탑승하는 흑표는 전투중량 55t, 주포 120㎚의 활강포, 엔진 1500마력, 잠수도하 깊이 4.1m, 최고속도 70㎞/h로 화생방 방호기능도 갖추고 있다. 경상운영비 부문에서는 6·25전사자 유해발굴팀을 확대하고 유전자(DNA) 검사장비 확보, 남북 공동 유해 발굴 추진 등에 29억원을 반영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장교 270명(대령 5, 중령 29, 소령 47, 대위 113, 준위 76명)을, 병 복무기간 단축에 대비해 부사관 1900명을 각각 증원하고 유급지원병 2400명을 충원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병영생활관(내무실)과 군 관사, 독신자 숙소 건립시기를 1∼3년 앞당기는 데 7283억원을 편성했다. 장병 진료용 구급차와 환자후송버스 확충,30명의 민간의사 충원 등 의무 분야에 1억원을 증액한 1675억원을 반영했다. 상병 기준으로 월 8만 8000원인 월급을 9만 4000원으로 6.8% 인상하기로 했다.1일 급식비도 5210원에서 5561원으로 6.7% 올리고 수건과 양말 등 장병 피복의 품질도 개선할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국방부가 내년도 국방예산으로 요구한 28조 9923억원 가운데 방위력 개선비는 15%가 증가한 8조 8302억원이고 경상운영비는 6.3% 증가한 20조 1621억원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인권과 개인의 존엄성에 더 많은 관심을”

    “인권과 개인의 존엄성에 더 많은 관심을”

    “평신도들이 자생적으로 태동시킨 한국 천주교는 세계 천주교사에서도 이례적일 만큼 괄목할 성장을 계속해 왔습니다. 한국의 사제, 평신도들과 힘을 합쳐 비단 천주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인들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오는 13일로 부임 한 달째를 맞는 신임 주한교황청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66·필리핀) 대주교는 9일 서울 종로구 궁정동 주한교황청 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치 고향에 온 느낌”이라면서 “한국 교회와 한국인들의 삶에 하느님의 은총이 있기를 기도한다.”고 부임 소감을 밝혔다. ●“이웃 사랑 실천 안하면 가톨릭 신자 아니다” “전 세계에서 100여 명의 한국인 신부가 선교에 나서고 있는 한국 외방선교회의 성과는 교황청에서도 각별하게 생각한다.”는 파딜랴 대주교는 특히 성직자와 신도들의 숱한 순교와 희생을 딛고 발전해온 한국 천주교의 복음활동과 그리스도교 전파는 ‘세계 천주교회의 큰 희망’임을 강조했다. 주 몽골 교황청 대사도 겸임하고 있는 대주교는 “지난 한 주간 몽골에서 한국 사제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며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돕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한다.”는 말로 북한을 향한 복음과 봉사에의 강한 뜻을 비쳤다.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과 신학적 측면에서 볼 때 한국 교회와 신자 증가는 하느님의 큰 은총입니다. 지난 수십년간 큰 발전을 해온 한국의 천주교회도 이제 물질주의와 세속화의 추세에서 인권과 개개인의 존엄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사랑을 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을 사랑해야 하며 이 중요한 사실을 실천하지 않으면 가톨릭 신자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한 대주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아시아, 특히 한국 천주교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인권침해와 생명훼손이 심각하지만 한국교회가 인간의 존엄과 관련한 문제에 잘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국 천주교회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한국에 들어와 살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과 관련해선 “세계화의 한 징표랄 수 있는 이주 노동자들을 서로 다른 문화 교류의 차원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면서 “이주 노동자들이 고향의 가족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자신들의 문화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남겼다. ●“미사가 사회 혼란 일으키면 안돼” “부임 이후 계속된 촛불 집회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밝힌 대주교는 종교인과 교회의 현실참여에 대한 생각도 조심스럽게 밝혔다.“모든 시민들은 당연히 사회속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사나 성찬례처럼 하느님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기도가 화해의 수단이 아닌,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변질된다면 큰 잘못입니다.” “평신도가 아니라면 지금의 한국천주교회는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신도들의 역할을 특히 강조한 대주교는 “100여개 국가에서 교황 방문을 초청해 놓은 상태여서 섣불리 교황의 방한 여부와 일정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나와 한국의 모든 신도들이 교황 방문을 위해 기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는 ▲1942년 필리핀 출생 ▲1966년 필리핀 세부 대교구에서 사제서품 ▲1968년 교황청 외교관 학교 입학 ▲1972∼1990년 스리랑카, 아이티, 나이지리아, 아일랜드, 멕시코, 프랑스 교황대사관 서기관 및 참사관 ▲1990년 대주교 임명, 파나마 주재 교황청대사 ▲1994년 스리랑카,1998년 나이지리아,2003년 코스타리카 주재 교황청대사 ▲2008년 4월12일 주한 교황청대사 임명,6월13일 한국 부임
  • EU, 개도국 식량증산 10억유로 추가 지원

    |도쿄 박홍기특파원|선진 8개국(G8) 정상회의가 7일 일본 홋카이도 도야코 윈저호텔에서 G8과 아프리카 7개국 정상과의 확대회의를 시작으로 개막됐다. 회의는 9일까지다.확대회의에서는 ‘개발과 아프리카’를 주제로 아프리카의 식량·식수, 의료, 개발 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또 에이즈·말라리아·결핵·소아마비 등 4대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국제전문기관’ 창설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2015년까지 인구 1000명당 2∼3명의 의료 종사자를 확보하는 방침도 세웠다.의장인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아프리카의 지속적인 개발을 위해 민간투자의 촉진을 통한 경제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쿠다 총리는 2012년까지 아프리카의 정부개발원조(ODA) 규모를 현행보다 두배 정도 늘릴 방침도 거듭 밝혔다. 확대회의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참석했다. 유럽연합(EU) 유럽위원회 마누엘 바로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식량난을 겪는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EU가 현재 지원 중인 8억유로 이외에 10억유로를 추가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오전 도야코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G8 회의장까지 헬리콥터를 이용할 예정이었으나 공항 주변의 짙은 안개 등 기상 상황이 나빠 승용차로 이동했다. 헬기로 40분 정도, 승용차로 1시간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도야코 인근 삿포로에는 30개국의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G8 정상회의를 견제하는 ‘시민 서밋 2008’을 개최했다.NGO회원 50여명은 이날 G8 정상회의를 반대하는 구호와 함께 8㎞ 거리를 행진했다.NGO들은 “G8의 신자유주의나 세계화는 고용불안과 빈부의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6일 일본을 국빈방문한 이래 2개월만에 이날 다시 G8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찾았다. 특히 ‘우연찮게’ 중·일 전쟁의 발단이 된 노구교(蘆溝橋) 사건이 일어난 지 71년이 되는 날인 탓에 중·일 양국도 적잖게 신경썼다.아사히신문은 “국내의 반일여론을 자극할 위험 부담을 떠안은 외유”라고 지적했다. 중국 외무성은 “정상회의 일정에 따른 우연일 뿐”이라고 설명했다.G8 정상회의에 중국을 가입시키는 방안을 둘러싼 찬반 논란도 화제다. 미국과 일본은 반대, 영국과 프랑스는 찬성했다. 때문에 사실상 합의는 어려운 실정이다.hkpark@seoul.co.kr
  • [백지숙의 미술산책] 커뮤니티 아트의 현주소

    [백지숙의 미술산책] 커뮤니티 아트의 현주소

    미술계에서 커뮤니티 아트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커다란 조각품들을 거리에 설치하는 ‘물건’ 위주의 공공미술에서, 특정 공동체의 역사 및 실천·요구 등과 결합하는 소통 중심 공공미술로의 전환과 관련이 있는 개념이라고 한다. 물론 공동체 예술이 최근 들어서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탈춤이나 마당극 등을 관통했던 70∼80년대 민중미학에서도 공동체 개념이 강조된 바 있다. 그러나 요즘의 커뮤니티 아트를 구성하는 힘은 강한 연대에 기반을 둔 집단적 작업방식으로부터 나오지는 않는다.‘공동체, 아나키, 자유’의 저자 마이클 테일러는 사랑 또는 감정적으로 열렬한 상태의 공동체주의와 우정을 목표로 하는 세속적 코뮌을 구별한다. 커뮤니티 아트에서 요구되는 덕목은 아마도 강렬한 사랑보다는 이런 공동체적 우정이 아닐까 싶다. 앞의 책에 따르면, 우정은 그냥 같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같이 한다는 것을 뜻하며, 우정이 가능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자신을 알고 평가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커뮤니티 아트는 우정의 실천력과 그 개인적 성찰에 근거하는 협업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와 큐레이터는 물론이고 활동가·이론가·역사가 등 다양한 직종의 참여자들이 지역의 주민들과 우정 어린 장기간의 협업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문화적 역량을 제고해간다는 지역연구는 이러한 커뮤니티 아트의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또 한 가지, 우리시대 공동체의 형성과 작동방식은 더 이상 물리적인 근접성에만 기초하지 않는다는 것이 예전과는 크게 달라진 지점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노트북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는 지구상에 점점이 연결된 커뮤니티를 무수히 흩뿌려 놓았다. 이러한 디지털 모바일 공동체의 일반화는 직접적이며 다면적이고 호혜적이라는 공동체의 관계성을 한층 심화시켰고, 이른바 신자유주의의 전면적인 압박 앞에서 공동체의 이웃들을 점점 더 멀리까지 확장시키고 있다. 작년 말 뉴욕의 바워리 스트리트에 재개관한 뉴뮤지엄이 진행하고 있는 ‘뮤지엄 애즈 허브’는, 이러한 커뮤니티 아트와 지역연구의 새로운 실천들을 대륙을 가로질러 네트워킹하는 다년간 프로젝트다. 이집트의 카이로, 네덜란드의 에인트호벤,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그리고 한국의 서울이 이 허브의 ‘스위치’가 되었고, 서울에서는 인사미술공간이 동두천 지역을 선택하여 이들의 새로운 이웃 공동체로 집중탐사해 왔다. 뉴욕에서 시작돼 각 지역을 오가면서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가, 마침 이번에 서울에서 참여기관과 협업자들을 환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한다(‘동두천:기억을 위한 보행, 상상을 위한 보행’, 인사미술공간,16일∼8월24일). 멀리서 친구가 왔으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아르코미술관장
  • [7·7 소폭 개각] 감사원장·장관 3명 평균재산 17억

    [7·7 소폭 개각] 감사원장·장관 3명 평균재산 17억

    ■ 내각 인선 배경·뒷얘기 7일 정부가 개각 명단을 발표하기까지 거의 한 달이 걸렸다. 그만큼 청와대가 시기와 폭, 교체 대상 등에 대해 고심을 거듭했다는 증거다. 일처리에서는 ‘불도저’라고 알려진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 문제만큼은 ‘햄릿’ ‘거북이’임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이번에 교체된 3명의 장관과 1명의 차관은 각각 충북, 전남, 경북, 충남 등으로 지역 안배에 신경을 썼다. 감사원장과 장관 3명의 평균 재산이 17억원이라는 점에서 ‘강부자’라는 지적을 벗어나고자 고민한 흔적도 엿보인다. ●철통보완속 재산문제 철저 검증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인선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검토됐었다. 그러나 재산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탈락한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면서 인선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선작업은 이 대통령과 정정길 대통령실장, 김명식 인사비서관을 중심으로 철통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내정된 장태평 전 국가청렴위 사무처장은 막판까지도 베일에 가려 있었다. 재경부와 농림부를 두루 거쳐 세제와 농업분야에 밝은 데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발탁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는 한때 김도연 장관의 유임도 검토됐으나 결국 안병만 미래기획위원장이 낙점됐다. 의외의 인물을 포함해 제3의 인물까지 폭넓게 검토됐다가 검증 단계에서 모두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는 일찌감치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이 내정됐다. 한때 부동산 문제로 검증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으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한다. 개각의 또다른 관심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3명+α’에 포함되느냐로 모아졌었다. 강 장관을 교체하는 대신에 최중경 차관을 경질한 것에 대해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실무적으로 협력이나 기조설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환율을 최종 책임졌던 차관을 경질하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강 장관을 대신한 희생양 성격의 경질이라는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 차관은 강 장관과 더불어 수출 위주의 경제성장 정책을 강조한 인물이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경제팀을 바꾸라고 했는데 기획재경부 차관 정도 교체하면서 개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부처 행정공백 많아 조기 개각 국회 등원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가 내던지듯이 개각을 발표한 시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G8 확대정상회담에서 귀국한 뒤 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장에 내정된 김황식 대법관도 헌법상 보장된 임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자리를 옮겨 논란을 낳고 있다. 이 대변인은 “국회와의 관계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러나 일부 부처에서 눈에 안 보이는 행정공백이 많이 있어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차원에서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고환율 유탄에 최중경 차관 ‘대리 경질’ 강만수 재정부장관 유임 기획재정부 최중경 제1차관의 경질은 고환율 정책에 따른 고물가 파동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강만수 재정부장관은 개각에서 살아 남은 대신 오른팔 격인 최 차관을 잃었다. 그러나 환율 정책의 잘잘못은 가리지 않고 이례적인 차관 경질로 넘어가려 한다고 말이 많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역대 개각에서 장관은 남은 채 차관만 경질된 사례는 거의 없다. 장·차관의 일괄 교체 또는 일괄 잔류가 아니면 장관 개각 뒤 시일이 지난 뒤 차관을 교체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강 장관의 유임 가능성은 일찌감치 관측돼 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데다 ‘747’ 공약의 입안자를 교체해야 하는 정권의 정권의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재정부 안에서는 강 장관의 유임에 대해 ‘경제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다행’이라는 반응이지만 최 차관의 경질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최 차관은 평소 부처 후배들을 잘 챙기면서 신망을 받아 왔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 등 대외변수에 따라 어려워진 경제의 책임을 장관 대신 최 차관이 짊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고환율 정책을 채택한 것은 성장위주 전략을 기조로 잡은 MB노믹스 자체인 만큼 최 차관이 ‘747 공약’의 희생양이 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 차관도 이날 이임식에서 “정책의 효과를 내려면 최소한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후에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고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최 차관이 강력한 환율주권론을 주창, 시장에서 ‘최틀러’라는 별명을 처음 얻은 것은 지난 2003년. 당시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으로 일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시장에 퍼부었다. 덕분에 2004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40원이라는 ‘최중경 라인’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도한 환율방어는 2조원의 손실이라는 부메랑이 되었고, 끝내 세계은행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실용정부 출범 이후 최 차관은 강 장관과 함께 ‘최강 라인’을 구성, 수출증대를 위한 고환율정책을 다시 펼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원화값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중의 주범으로 몰렸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부처 첫 여성 장·차관 라인 떴다 복지부, 4년만에 女수장 전재희 의원이 복지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정무 부처를 제외한 일반 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장·차관이 함께 일하는 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복지부에는 이미 2월부터 이봉화(55) 차관이 근무하고 있다. 이는 문민정부 시절 여성업무를 담당해 여성만 임명하던 정무제2장관실 장·차관(당연직) 이후 한 부처에서 여성 장·차관이 함께 일하는 10년 만의 일이기도 하다. 특히 복지부는 참여정부 초대 김화중 장관 이후 4년만에 여성장관을 맞게 된다. 7일 행전안전부와 복지부에 따르면 역대 정부 부처 가운데 여성 장·차관이 동시에 재임한 사례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삼 정부 때 정무제2장관실에서 권양자 장관, 김영순 차관을 필두로 4차례나 여성 장·차관이 함께 일했지만 독립된 부처가 아니었다. 문민정부 시절 정무제2장관실의 역대 장·차관 8명 모두 여성이었다. 결국 1998년 이연숙 장관, 신태희 차관이 정무제2장관실에서 퇴임하면서 이같은 모습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때문에 전재희 장관 내정자, 이봉화 차관을 바라보는 주변 눈빛도 남다르다. 전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정책을 보좌한 ‘측근’으로, 이 차관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사회교육문화분과)을 지낸 ‘실세’로 불리기 때문이다. 전 내정자가 ‘여성 최초의’ 행시패스, 중앙부처 국장, 민·관선 시장 등의 타이틀을 달고 다니는 동안 이 차관도 7급 지방공무원으로 시작해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승진과 영전을 거듭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감사원장 - 장·차관급 내정자 프로필 ■ 법조계 신망 높은 외유내강형 성품 김황식 감사원장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의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판사시절부터 대법관감으로 불릴 정도로 일찌감치 법조계 내부에서 신임을 받았다. 1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수료,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법원행정처 법정국장, 기획조정실장 등 행정처 요직을 거치며 행정경험도 겸비했다. 특히 부동산등기 및 독일법 분야에서 실력자로 꼽힌다. 독일에서 민법과 부동산 등기법을 연구하고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 부동산 등기제도의 기틀을 마련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에 대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는 판결을 다수 선고했다. 공안사건 등에서는 보수성향을 보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법조계 기독교 모임인 ‘애중회’ 회장이며, 예술품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 법조계 테니스대회에 법원 대표로 출전할 만큼 테니스실력이 수준급인 스포츠맨이다. 부인 차성은(58)씨와 1남1녀. ▲전남 장성(60)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대 ▲사시 14회 ▲서울민사지법 판사 ▲전주·광주지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광주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대법관 ■ 外大총장 역임한 행정학계 원로학자 안병만 교육과학부장관 이명박 대통령의 동갑내기 측근 가운데 한 명이다. 이 대통령 당선 전부터 외곽자문기구인 바른정책연구원 이사장직을 맡아 정책자문 역할을 했다. 이런 인연으로 새 정부의 초대총리 후보로 자주 거론됐다. 한국외국어대 총장을 두 차례나 역임한 행정학계의 원로학자이기도 하다. 한국외대 총장 때는 용인외고와 사이버외대를 설립하고 학내 분규를 해소해 ‘정이사’ 체제로 전환시키는 등 대학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총장 시절 졸업식 때 학생들에게 일일이 직접 졸업장을 수여해 화제가 됐다. 무난하고 모나지 않은 성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식의 경영스타일로 다소 우유부단하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20대 후반부터 대학강단에 섰다. 기독교 신자로, 취미는 테니스와 골프다. 부인 박정희(68)씨와 1남1녀. ▲충북 괴산(67) ▲경기고 서울 법대 ▲한국행정학회 회장 ▲한국외대 총장 ▲한국대학총장협의회 회장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 ▲대통령 자문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 조세·정책홍보 업무 밝은 경제관료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행시 20회로 공직에 입문해 옛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등에서 예산·세제·정책홍보 등 업무를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특히 재경원 국제조세과장·법인세제과장과 재정경제부 법인세제과장·재산세제과장,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등을 거쳐 조세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2004년에는 ‘국장 교류제’를 통해 1년8개월 동안 농업정책국장·농업구조정책국장을 맡으면서 농수산식품부(옛 농림부)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농업·농촌종합대책 및 119조원 투·융자 계획과 농협법 개정 등의 마무리 작업을 원활하게 처리해 농림부 안팎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온화한 성품이며,2001년에는 ‘강물은 바람을 따라 길을 바꾸지 않는다’는 제목의 시집을 낼 정도로 문학적 조예도 깊다. 부인 강명희(58)씨와 1남 1녀를 두고 있다. ▲전남 무안(59) ▲경기고 ▲서울대 사회학과 ▲경제기획원 소비자정책과장 ▲재정경제원 국제조세과장 ▲재경부 법인세제과장 ▲재산세제과장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 ▲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 여성 첫 행시합격·시장 지낸 정책통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여성 최초의 행정고시 합격자(13회), 민·관선 시장(광명시)으로 공직사회의 각종 여성 관련 기록을 갈아치웠다. 노동부에서 중앙부처 첫 여성국장을 지낸 뒤 1994년 관선 광명시장에 임명됐고 이듬해에는 지방선거에서 여성 최초의 민선 시장에 선출됐다. 16대 국회에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입문한 뒤 18대까지 내리 3선을 기록했다. 당의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2004년 예결위에선 소액 연체자가 본인의 국민연금 일시 반환금을 이용해 신용불량에서 구제받는 방안을 당론으로 관철시켰다.2005년 유시민 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내정자의 국민연금 미납 사실을 지적,‘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답변을 이끌어 냈다.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오래 활동해 이 분야에 두루 밝으며, 대선 과정에선 일류국가비전위 산하 제2공약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명박 대통령의 복지·교육분야 대선 공약 작업을 주도했다. 조달청 차장을 지낸 남편 김형률(58)씨와의 사이에 1남 1녀. ▲경북 영천(59) ▲영남대 법정대 ▲노동부 직업훈련국장 ▲경기 광명시장 ▲16,17,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 노동현안 두루 밝은 ‘6·3사태’ 출신 김대모 노사정위원장 6·3사태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공대 학생회장을 동시에 맡아 법대 학생회장을 지낸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다. 노동계와는 지난 1992년 최저임금심의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연을 맺었다. 1993∼1996년에는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을 역임해 노동계 현안에 두루 밝고, 원장으로 일하면서 방향 제시 등 선 굵은 행정업무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기존 노사정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재조정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부인 진양희(63)씨와 1남2녀. ▲평양(65) ▲서울고, 서울대 화학공학ㆍ경제학 ▲미 라이스대학 경제학박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최저임금심의위원회 공익위원 ▲한국노동연구원장 ▲중앙대 정경대 학장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 ■ 정책 조정력 뛰어난 거시경제통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 물가 관리 분야를 두루 거친 거시경제 관료다. 경제기획원 사무관을 시작으로 재정경제부에서 생활물가과장·물가정책과장 등 물가관리 부서를 모두 섭렵했다. 물가 부문을 담당하면서 제조물책임법·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등을 제정해 소비자 보호를 위한 기본법의 토대를 마련했고, 서민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주택보급을 확대하고 전세보증금 융자제도도 도입했다. 인화를 중시하며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 능숙하고 합리적이어서 정책 조정에 뛰어나다는 평가다. ▲충남 서천(54) ▲행시22회 ▲고려대 경영학과 ▲미 하와이대학원 경제학 박사 ▲경제기획원 예산실 ▲재정경제부 물가정책과장 ▲국무조정실 규제개혁2심의관(2급) ▲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 유엔 차석대사 거친 국제법 전문가 신각수 외교부 2차관 30년 경력의 국제법 전문 외교관으로 유엔 차석대사 등을 거쳐 다자외교를 총괄하는 제2차관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외무고시 9회로 1977년 입부, 주로 대일 외교를 맡다가 91년 국제법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유엔 참사관, 조약국장, 유엔 차석대사 등을 맡아 다자외교로 전공을 바꿨다.2006년부터 이스라엘 대사로 활동해 왔다. 차분하고 꼼꼼해 복잡한 다자교섭에서 능력을 발휘하면서도 성격이 소탈하고 인간관계도 원만하다는 평가다. 새 정부 출범 당시 차관 등 물망에 올랐지만 유명환 외교장관의 고교 후배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후문도 있다. 부인 홍소선(50)씨와 1남1녀. ▲충북 영동(53) ▲서울고 ▲서울대 법학과 ▲외시 9회 ▲동북아1과장 ▲장관보좌관 ▲유엔 참사관 ▲조약국장 ▲유엔 차석대사 ▲이스라엘 대사 ■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 특보 ▲전북 익산(67)▲서울대 사회학과 제적 ▲13·14·15·16·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 ▲한나라당 부총재 ▲정무 제1장관 ■ 이성준 대통령언론문화 특보 ▲서울(63) ▲서울대 인류학과 ▲한국일보 편집국장 ▲한국일보 대표이사 편집인(부사장) ▲관훈클럽 총무 ▲한나라당 제17대 중앙선대위원회 언론위원회 본부장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 ■ 민봉기 황해도 지사 ▲황해(72) ▲국제대 중퇴 ▲인천광역시 지방행정동우회장 ▲인천시 북구청장▲인천시 남구청장 ▲16대 국회의원 ■ 한원택 함경남도 지사 ▲함남(67)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행정학과 교수 ▲성균관대 행정대학원장 ▲한국도시행정학회 부회장 ▲한국지방자치학회 부회장 ■ 김정기 대통령실 교육비서관 ▲경북(52)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육인적자원부 평생학습국장 ▲교육인적자원부 교육인적자원연수원장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 ▲선문대 부총장 ■ 박찬모 과학기술특보 ▲충남 천안(73) ▲서울대 화학공학과 ▲포항공대 총장·대학원장 ▲한국컴퓨터그래픽스학회장 ▲재미한국과학기술자협회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종신회원
  • 자취감출 이대(梨大) 명물「메이·퀸」

    자취감출 이대(梨大) 명물「메이·퀸」

    이화(梨花)여대 창립 기념행사 가운데 「하일라이트」로 사랑받아온「메이·퀸」 대관식이 71년을 마지막으로 아주 폐지되거나 5년단위로 거행될 것이라는데…. 1908년에 이화학당(梨花學堂) 창설자 「스크랜톤」부인을 초대 「메이·퀸」으로 선발한 이후 63년이 지난 올해까지 계승돼온 이 유서깊은 신록의 잔치를 폐지하려는 까닭은? 너무 흔해져 당초 멋 잃어 가장 오랜 「메이·퀸」대관행사의 전통을 자랑해온 이대가 63년만에 「메이·퀸」행사에 대한 비판론을 들고나왔다. 이 문제가 교무회의에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재작년부터 있었던듯. 처음에는 5년 또는 10년마다 한번씩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이제는 완전 폐지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다는것. 『69년부터 「메이·퀸」행사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상당했는데 송두리째 없애는것보다는 아무래도 전통적인 개교기념행사의 하나니까 5년마다 한번씩 아니면 10년에 한번씩 하기로 일단 결정을 봤던 거예요』 이대 한 당국자의 신중한 발언. 그러나 지난 5월은 어차피 개교 85주년이니까 별 이견없이 「메이·퀸」을 뽑았다. 그러다가 올들어 완전 폐지쪽으로 의견이 기울기 시작, 지난 7월에는 거의 결정을 보았다고 암시했다. 『그거 별로 재미가 없어져 간단 말예요. 애초 개교기념 행사때는「메이·퀸」행사가 아주 엄숙하고 뜻깊은 거였는데 요즘에는 유행병처럼 아무 학교나 다 하고 있잖아요? 우리 학교는 5월에 창립했으니까 「메이·퀸」이고 개교기념일도 「메이·데이」라고 하는데 다른 학교에서도 「메이·퀸」을 선발하는게 「난센스」가 아니겠어요? 그리고 「메이·퀸」에 당선되면 그 뒤끝이 별로 좋지않단 말입니다. 가령 최근에는 살해사건 까지 난 정도가 아녜요?』 그러니까 7월의 교무회의 결정은 덕성여대 「메이·퀸」유신숙(柳信淑)양(22)의 살해사건의 충격파라고나할까? 초기엔 학교 유공자 선출 일제땐 명침 바꿔 9월에 유양의 죽음이 「메이·퀸」에 대한 일반의 인상을 흐리게한건 사실 유양이 「나이트·클럽」이나 「호텔」에 드나든게 청초해야 할 대학생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 것도 사실이었다. 결국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난 이상 교육자의 입장으로도 이 제도를 다시 한번 검토하게 되는게 당연한 일. 그래서 5년 단위로 하자던 주장이 아주 중단해 버리자는 주장으로 바뀔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게 이대 당국자의 말이다. 어쨌든간에 내년부터는 이대 창립기념식행사의 「하일라이트」였던 「메이·퀸」대관식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최초의 「메이·퀸」 행사는 1908년 5월 30일. 「아래 위를 흰옷으로 입고 치렁치렁 땋아내린 칠흑같은 머리끝에 빨간 댕기를 드리운 여학생들의 행진하는 모습은 한국 역사이래 처음일지도 모르는 진풍경이요, 이색적인 「미의 제전」이었다. 제 1회의 영광스러운 관을 쓴 「메이·퀸」은 이화학당의 설립자인 「스크랜톤」부인. 그이후 1925년 이전까지 초창기에는 주로 학교설립의 유공자나 존경받는 교원들이 5월의 여왕으로 선출되었다. 학생신분으로 최초의 「메이·퀸」이 된 사람은 1917년에 뽑힌 문과 4학년생이었던 고 김활란(金㓉蘭) 박사. 그 후에도 교사중에서 「메이·퀸」을 뽑다가 27년부터 본격적으로 학생 「퀸」이 등장했고, 29년 이화학당이 여고와 전문학교로 나뉘어지자 교대로 1년마다 「메이·데이」행사를 주관하게 됐고 따라서 해마다 여고와 전문부에서 「메이·퀸」을 번갈아 뽑았다. 1933년부터는 일제의 압박으로 「메이·퀸」행사가 「자세여왕(Posture Queen)」이란 이름으로 바뀌고 날짜도 매년 9월로 변경되었다. ”시국 혼란해 행사 못한다” 중단-부활-중단의 수난 그나마 37년부터는 일제의 탄압으로 모든 행사가 중단되었다가 1947년 제61주년 창립기념일에 비로소 부활되어 해방후 첫 번째인 15대 「메이·퀸」으로 가사과 4학년의 김계현양을 뽑았다. 그러나 시국의 혼란으로 48년부터 55년까지 중단됐다가 1956년에 다시 부활, 제 15대 「메이·퀸」 에 교육과 4학년 신장현(申長鉉)양을 선출, 1960년에는 4·19로 중단하고 올해까지 계속되어왔다. 「메이·퀸」 선발 자격규정을 보면 (1)각대학 각학과의 4학년 재학생으로 (2)기독교 신자로서 신앙생활이 깊으며 (3)성적(3.0학점 이상)이 우수하고 품행이 단정하며 (4)활동적이고 지도자 자격이 있는자로 (5)신장은 160cm 안팎이라야 한다는 비교적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다. 그외에 여왕이나 시녀는 한복을 입어야 하고 여왕으로 뽑힌 뒤에는 기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 방식은 4학년 학생들 전원의 투표로 각과에서 1명씩의 여왕 후보자를 뽑고 마지막으로 교수와 동창생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메이·퀸」의 왕관을 쓸 주인공을 뽑는다. 「메이·퀸」 이 되지못한 각과의 후보자들은 시녀가 되어 여왕의 뒤를 따르게 했다. 요즘에는 특히 균형잡힌 체격미와 교양을 심사에서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역대의 「메이·퀸」 은 다음과 같다. 여왕조건 몹시 까다롭고 뽑힌뒤엔 기권 인정안해 1대 「스크랜톤」부인(1908년) / 2대 최활란(崔㓉蘭)교사(1910년) / 3대 김활란(金㓉蘭)학생 (대학부4년·1917년) / 4대「처치」선생 (1920년) / 5대 「밴프리트」선생(1923년) / 6대 「미시즈·토머스」(W·F·M·S)「신시내티」지부 총무 (1925년) / 7대 알수없음 (1927년) / 8대 전수진(全壽鎭)양(문과=1928년) / 9대 최신덕(崔信德)양(문과=1930년) / 10대 최예순(崔禮順)양(문과=1932년) / 11대 심양순(沈良順)양(가사과=1933년) / 12대 김갑순(金甲順)양 (문과=1934년) / 13대 김순임(金順林)양(보육과=1935년) / 14대 손인실(孫仁實)양(문과=1936년) / 15대 김계현양(가사과 1947년) / 16대 신장현(申長鉉)양(교육과=1956년) / 17대 김진명(金鎭明)양(음악과=1957년) / 18대 고광애(高光愛)양(사학과=1958년) / 19대 오선향(吳仙卿)양(영문과=1959년) / 20대 최인숙(崔仁淑)양(사생과=1961년) / 21대 배정자(裵正子)양(정외과=1962년) / 22대 정정자(鄭貞子)양(체육과=1963년) / 23대 고선희(高鮮姬)양(의과=1964년) / 24대 김정자(金貞子)양(약학과=1965년) / 25대 유중근(兪重根)양(영문과=1966년) / 26대 김록희(金鹿姬)양(불문과=1967년) / 27대 김혜숙(金惠淑)양(기독교 문학과=1968년) / 28대 이성례(李聖禮)양(시청각 교육과=1969년) / 29대 홍사원(洪思媛)양(사회학과=1970년) / 30대 신영희(申永熙)양(교육심리학과=1971년) 이상과 같이 찬연한 전통을 이어온 이대의 「메이·퀸」행사가 이제 어쩔수 없이 퇴장하게 됐다. 과연 이 순수하고 의의깊었던 행사가 변질되지 않으면 안되었던 그 책임은 어디에 있을까? <식(植)> [선데이서울 71년 9월 26일호 제4권 38호 통권 제 155호]
  • 종교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재검토

    정부가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 허용 결정을 뒤집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4일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문제는 아직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민적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병무청은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용역연구를 곧 의뢰할 계획이며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공청회 등 여론 수렴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9월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이 현역병 복무기간의 2배인 36개월간 한센병원 등에서 근무하면 병역을 이행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내용의 대체복무 허용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는 “대체복무 허용은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반대했으며 한나라당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다. 이같은 정황을 들어 국방부가 정권 교체에 따라 입장을 번복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국방부는 “지난해 대체복무 허용 방침을 발표했을 때도 사실상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국민 여론이 수렴되지 않으면 대체복무 자체를 시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 시행시기가 내년 이후로 미뤄지거나 아예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내년까지는 의견 수렴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 정부 때 소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됐지만 병역 형평성 등 부정적인 여론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시행을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바뀜에 따라 대체복무제 시행을 예상하고 줄지어 올해 입영연기 신청을 하고 있는 특정 종교 신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종교적 병역거부자는 2002년 826명,2003년 565명,2004년 756명,2005년 831명,2006년 783명,2007년 571명 등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5년 12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헌법과 국제규약상 ‘양심의 자유’의 보호 범위 내에 있다며 국회의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인터넷전화/노주석 논설위원

    인터넷 전화(VoIP)는 1995년 미국의 벤처기업인 보컬테크가 PC에 접속하는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통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이후 정보통신시대의 총아로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일반전화(PSTN)보다 최대 85%까지 값이 싸 장거리전화나 국제전화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달 현재 총 이용자수가 120만명에 이르렀고 2009년에는 약 1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1300만명이 가입할 정도로 상용화됐다. 국내에서도 번호이동제가 도입되면 기존의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도 값싼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돼 유선 전화시대의 종언은 시간문제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인터넷전화의 식별번호인 ‘070’이 붙어 스팸전화로 오인받거나 사용하던 번호를 바꿔야 하는 불편함과 통화품질이 떨어지는 결점 때문에 전환을 꺼려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 전화 번호이동제 도입을 네 번째 연기했다. 애초 4월에 실시하려던 것을 6월과 7월로 연기했다가 또 연기한 것이다. 인터넷 전화의 상용화가 이처럼 힘든 이유는 112,119 같은 긴급통신을 제공하기 어려운 기술적 결함 때문이다. 최근 캐나다 캘거리에서는 인터넷전화로 응급차를 호출하였으나 응급센터가 이전 주소지로 응급차를 보내는 바람에 18개월짜리 아기가 사망했다. 미국에서도 긴급통신 연결을 못해 위기를 넘긴 소비자가 사업자를 대상으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발신자의 위치를 제공하지 못해 빚어진 실제상황들이다. 정전이 되면 불통되는 인터넷 전화는 독거노인이나 환자가 있는 집에서는 더욱 위험하다. 보이스피싱, 텔레뱅킹 사기의 성행에서 보듯 보안시스템의 취약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방통위는 전화시장의 대세를 판가름짓는 번호이동 시기를 앞당기려는 인터넷 전화사업자나 가능한 한 늦추려는 일반전화 사업자의 압력에 휘둘려선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비자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인터넷 전화를 보급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싼 요금’과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만 선택할 수 없다. 두 마리를 다 잡고 싶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시장 지상주의 ‘맨큐 경제학’에 메스

    시장 지상주의 ‘맨큐 경제학’에 메스

    ‘맨큐의 경제학’은 대학생들로부터 경제학원론 교과서의 ‘절대지존’으로 추앙받는다. 쉽고 간결하게 쓰였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그레고리 맨큐는 어려운 경제이론을 현실 속 경제현상과 신문기사, 만화와 퀴즈까지 동원해 쉽게 풀어냄으로써 경제학원론 교과서 시장을 평정했다. 국내에서도 1999년 교보문고가 번역·출간한 이래 4판을 찍었다. 출판사 관계자에 따르면 번역서는 50%, 원서의 시장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외고·특목고에서 채택한 경제학원론 원서는 거의 모두가 맨큐의 책이다. 한때 각광받던 조순, 정운찬, 이준구, 안국신 등 국내 경제학자들의 교과서는 ‘맨큐의 파고’에 떠밀려 변방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맨큐 제국주의’란 말까지 나온다. ●신고전주의 주류 경제학 대변… 대학 교과서의 ‘지존´ 국내 경제학자들이 ‘맨큐의 경제학’을 해부대 위에 올린다. 한국사회경제학회(한사경)가 4일부터 이틀간 전북 무주군 무주리조트에서 개최하는 2008 여름학술대회를 통해서다.‘경제학원론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비판과 대안’이란 주제를 택했다. 학회의 메스가 향하는 지점은 맨큐의 책을 관통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이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은 시장과 국가를 적대적 관계로 파악한다.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중심적 가치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신고전주의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신자유주의가 태동했고, 신고전주의 경제학을 정치적으로 차용하면서 ‘작은 정부론’이 유행이다. ‘맨큐의 경제학’은 신고전주의 주류 경제학을 대변한다. 엄밀히 말해 맨큐는 국가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신케인스주의 경제학파에 속하지만, 그의 시각은 신케인스주의와는 거리가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같은 학파의 일원이자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급격한 자본시장 개방을 비판해온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이병천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맨큐는 부시 1기 내각에서 스티글리츠와 동일한 직책을 맡았으나 스티글리츠와는 달리 시장의 장점만을 부각시키는 책을 썼다.”고 지적한다. 비주류경제학을 전공한 한사경 연구자들이 신고전주의 주류경제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이유는 시장의 한계상황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다. 성장만을 추구하는 경제학만으론 사회경제적인 불평등 심화, 공공성 와해와 같은 당면한 경제문제의 해법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0여명의 학자들이 모여 논의를 시작했고, 올초부터 대학 경제학원론 교과서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박종현(진주산업대 산업경제학과) 한사경 연구위원장은 “‘맨큐의 경제학’이 구매·판매·생산·소비 과정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가를 이론의 현실정합성을 중심으로 평가했다.”면서 “학자들이 집단적으로 경제학원론 교과서를 검토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학자 10여명 참여… 10대 원칙 등 꼼꼼히 해부 ‘맨큐의 경제학’ 분석은 홍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가 이끌고 있다. 홍 교수는 ‘맨큐의 10가지 원칙:이해와 비판’이란 글에서 맨큐가 강조하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10대 원칙을 꼼꼼히 해체한다. 개인들의 자유로운 선택이 수요 공급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결정으로 이어진다는 논리에 대해 홍 교수는 현실에서 개인의 선택은 사회구조에 지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반박한다.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대학이 결정되는 현상이 대표적 예다. 사적소유의 확대가 생태계 보존에 효과적이란 주장에도 홍 교수는 이의를 제기한다. 예컨대 맨큐는 사유재산인 소는 멸종과 무관한 반면 야생 상태의 코끼리는 늘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홍 교수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인간 욕망이 사적소유란 방식을 통해 무한히 팽창함으로써 자연과 환경을 파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고 지적한다. 김영용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거래비용, 고용계약, 자본주의적 착취 신고전파 노동 경제학 비판’이란 글에서 신고전파 노동경제학을 인간행위의 합리성과 정보의 완전함이 완벽하게 전제될 때만 성립하는 이론으로 파악한다. 정보가 불완전하기 일쑤고 정부의 재산권 보호가 허약하기 이를 데 없는 현실에서는 성립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사경의 궁극적 목표는 효율 지상주의가 아닌 ‘더불어 살기 위한 경제학’의 시각을 담아내는 대안 경제학원론을 편찬하는 것이다.‘맨큐의 경제학’ 분석은 그 시작이다.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맨큐를 분석한 책부터 출간한다는 방침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제단 ‘비폭력의 힘’

    “전쟁터 같은 폐허에 다시 생명의 빛이 비치는 듯합니다.” 서울광장에서 계속되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를 찾은 천주교 신자들과 시민들은 하나같이 평화로운 표정이었다. 돌멩이와 소화기가 날아다니는 격렬한 시위양상은 찾아볼 수 없었고, 미사가 끝난 뒤 가두시위도 사제단의 요청에 따라 침묵행진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28일 밤 경찰의 강경진압과 시위대의 폭력 양상은 ‘폭력시위-강경진압’의 악순환을 예상케 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강경진압을 규탄했고, 검찰이 폭력시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부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사제단이 시국미사를 열면서 새로운 양상이 시작됐다. 사제단의 미사가 경찰의 강경진압에 극단적인 분노를 드러내던 시위대의 ‘메마른 마음’을 어루만진 것이다. 촛불시위에 빠짐없이 참가했던 홍모(35·비정규직)씨는 “분노로 얼룩졌던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라면서 “폭력이 약하고 비폭력이 강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시위대의 폭력과 강경진압에 피곤했던 경찰들도 내심 사제단의 시국미사를 반기는 분위기다. 현장에 배치된 한 기동대 중대장은 “한 달 넘게 자정 전에 퇴근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 분위기라면 우리가 여기 있을 필요도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물론 거리행진 중 일부 참가자가 “청와대로 가자. 우리가 평화행진을 한다고 해서 정부가 들어줄 것 같냐.”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는 대다수 시민들의 눈총에 이내 잦아들었다. 촛불시위가 변질된 것 같아 지난 2주간 집회에 참석하지 않다가 사제단의 미사 이후 다시 광장에 나왔다는 김용훈(39·직장인)씨는 “사제단의 미사와 기독교계의 기도회, 불교계의 법회로 극단적인 대립양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모차를 끌고 미사에 참가한 김효정(29·여)씨는 “이제 정부가 원하던 대로 이성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촛불기도회’ 개신교·불교 확산

    “노약자·어린이·일반인도 다시 촛불을 들 수 있도록 가장 필요할 때 앞에 서 주셔서 고맙습니다.”(ID 김진만)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1일 서울광장에서 이틀째 시국미사를 가졌다. 이를 통해 비폭력 촛불집회의 틀이 다시 마련되자 각계에서 참여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국미사에는 천주교 신자와 시민 등 8000여명이 모였다. 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강론에서 “비폭력은 인격의 키”라면서 “앞으로도 주먹이 아니라 인격의 키로 싸우자.”고 제안했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이에 박수로 화답했다. 4일에는 개신교계와 불교계가 대규모 기도회와 법회를 가질 예정이다. 종교계가 적극 나서면서 경찰의 원천봉쇄와 폭력시위 논란 등으로 위축됐던 촛불집회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과 검·경으로서도 종교계의 문화행사를 일반 촛불집회처럼 다루기에는 여론의 부담이 크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촛불시위가 사제단의 미사로 평화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다행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시위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나라당은 종교계 인사들의 시위 참여에 경계심을 나타낸 반면 통합민주당은 지지의사를 피력했다. 한승수 총리는 이날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예방할 예정이었으나 조계종으로부터 연기 통보를 받아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김상근 목사·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등 각계 인사 32명도 이날 시국기자회견을 갖고 “5일 예정된 대규모 촛불집회를 ‘평화적인 국민 승리를 선포하는 대축제’로 만들자.”며 평화적인 촛불집회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아직도 폭력의 불씨는 남아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간부 7명의 자택을 이날 압수수색했다. 조선일보사에 폭파 협박 전화가 걸려 왔다.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촛불집회가 평화적으로 결합될지도 주목된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에서 “주말 대대적인 상경투쟁을 벌이는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총파업 투쟁 강도를 높여 가겠다.”고 밝혔다. 총파업에는 최대 110여곳의 사업장이 참여할 전망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2일 2시간 부분 파업을 벌인다. 민주노총은 2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15개 산별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집회를 가진 뒤 촛불집회에 동참한다.3일에는 16개 지역 본부 주관으로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인 촛불집회를 진행하고,4일과 5일에는 10만명 규모의 1박2일 상경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경주 김승훈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광장] 문제는 철학, 철학이야/김인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제는 철학, 철학이야/김인철 논설위원

    자로가 물었다.“위나라의 임금이 선생과 더불어 정사(政事)를 하려 합니다. 선생께선 무엇을 먼저 하시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반드시 명분(名分)을 바르게 하겠다.” 자로가 다시 물었다.“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말씀입니다.” 공자가 다시 대답했다.“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불순하게 되고, 말이 불순하면 일이 이뤄지지 못하게 되고, 일이 이뤄지지 못하면 예악이 흥하지 못하게 되고, 예악이 흥하지 못하면 형벌이 부당하게 되고, 형벌이 부당하게 되면, 백성들이 손발을 둘 데가 없게 된다.”그 유명한 공자의 실천윤리사상인 정명론(正名論)의 요체다. 광화문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 만 두달째.“안전한 쇠고기를 먹게 해달라.”는 중·고생들의 소박한 외침으로부터 시작된 촛불집회가 오랜 기간 지탱돼온 힘은 무엇일까. 수도 없이 불려진 노래 ‘헌법1조’의 가사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답이 있다. 학생, 주부, 직장인 등 초기 집회에 나섰던 이들이 민주주의와 국민의 건강권, 검역 주권 등의 보편적 가치를 목청껏 외치면서 대의명분을 세웠기 때문이다.‘나와 내 가족을 넘어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란 대의명분이 한·미동맹의 회복이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비준과 같은 실용적 가치에 한판승을 거둔 셈이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묻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과 실용의 과실이 과연 우리 모두에게 고르게 돌아갈지, 또다시 ‘그들만’의 잔치판으로 끝나는 건 아닌지를.‘잃어버린 10년’이니 ‘좌파정권’이니 비하되고 있는 지난 10년동안 사회적 약자들 역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거센 물결 속에서 더 소외되고, 더 왜소화됐다며 분노하고 있음을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위로하고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 줄 책무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있다. 이 후보의 대선 승리와 한나라당의 4·9총선 과반 획득에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경제살리기’를 해줄 것이란 노동자·농민·상인 등의 기대감이 담겨 있다. 한데 이 믿음은 이른바 ‘강부자·고소영’ 인사로 일거에 깨졌다. 모 의원의 표현처럼 ‘샌님에다 도련님, 공주님’같은 청와대 비서진이나 각료들이 ‘고통받는 서민들과 같은 음식 먹고 같은 고민을 할 것’이란 신뢰감을 주지 못한 게 대통령이 2번이나 사과를 하고, 청와대 비서진을 대거 교체케 하는 위기를 낳았다. 해법은 인적쇄신과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이 통치철학과 국정운영 기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개혁이고 성장인가를 묻는 국민의 뜻을 헤아려 모든 정책에 ‘국민을 위한’이란 대의명분을 세워야 한다.‘20대80’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터에 교육자율화나 규제개혁 등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고집하는 것은 제2, 제3의 촛불의 화근을 키우는 것일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옥살이까지 했던 민주화 1세대답게 다수의 국민을 우선시하는 민주주의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가난의 대물림을 막아 달라며 이른바 계급배반의 투표를 한 약자들에게 “너희가 속았어.”라고 말할 심사가 아니라면 성장보다는 분배, 자율보다는 형평, 강자보다는 약자를 배려하는 통합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끝으로 촛불시위에 대한 강경대응이 혹여 ‘기득권을 지켜달라.’는 보수층의 핍박에 굴복한 결과가 아닌지 자문해볼 것을 당부한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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