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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플러스]

    비로선원 ‘유식학’ 특별강좌 비로선원(서울 양천구 목동)은 중관과 함께 대승불교의 대표적 사상으로 꼽히는 유식학 강좌를 오는 28일부터 12월 18일까지 매주 화요일 주간(오후 2∼4시), 야간(오후 7∼9시)반으로 나눠 진행한다. 이번 강좌는 불교 신자들이 유식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으로 주지 광명 스님이 직접 지도한다. 한편 비로선원은 지난해부터 법화경 28품 완독을 목표로 매월 2회 독경기도를 진행해 오고 있다. (02)2646-9441. 기독교대안학교 박람회 개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와 기독교대안학교연맹은 ‘2012 기독교 대안학교 박람회’를 오는 17∼18일 장로회신학대에서 연다. 올해로 2회째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교육 방향-인격교육’을 주제로 사랑방공동체학교와 두레학교를 비롯한 40여개의 학교가 참여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참가 대상은 기독교 대안학교에 관심 있는 교회, 부모, 학생이나 기독교 대안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이다. 사전 등록 마감은 15일까지이며 현장 등록도 가능하다. (02)6458-3456. ‘교회사연구’ 제38집 발간 한국교회사연구소가 펴내는 학술지 ‘교회사연구’ 제38집이 발간됐다. ‘교회사연구 38’은 ▲조선 후기 천주교의 확산과 가부장 사회의 분열(최선혜 박사) ▲특별 권한 연구: 브뤼기에르 주교의 경우를 중심으로(조현범 박사) ▲비잔티움의 ‘아나스타시스’ 도상연구-카파도키아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조수정 박사) ▲붓을 통한 신앙 전파: 앙드레 부통 신부의 예술 선교 활동 연구(정수경 박사) 등 연구 논문 4편을 실었다. 샤를 달레의 조선 지도와 한국의 천주교 해제 자료도 소개했다.
  • 천주교 신자들 연령 높을수록 미사 참여 높아

    천주교 신자들 연령 높을수록 미사 참여 높아

    우리나라 천주교 신자들은 연령이 높을수록 미사 참여율이 높고 신자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소공동체 활동을 하지 않는다. 또 절반 이상이 피정이나 종교 교육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10명 중 8명꼴로 선교에 무관심하다. ●소공동체 도입 20년 불구 45% “참여 안 해” 이 같은 사실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간 서서울, 중서울, 동서울 등 3개 지역에서 3곳씩 모두 9곳의 본당 신자 1만 7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최근 발표한 ‘서울대교구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사 참례율이 교구 평균(27.5%)보다 높은 본당의 경우 60대 이상 신자 비율이 전체 신자의 41.9%였지만 낮은 본당은 30.3%로 젊은 신자의 비중이 높았다. 주일미사 참여율이 연령대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소공동체 활동과 관련해선 응답자 중 45.2%가 ‘구역·반 모임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반면 ‘적극 참여’한다는 응답은 27.4%에 그쳤다. 이는 한국 천주교에 소공동체가 도입된 지 올해로 20년째이지만 아직 정착되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결과로 천주교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본당에서 실시하는 피정이나 교육에 ‘열심히 참석’하는 신자가 12.8%에 불과한 데 비해 ‘거의 참여하지 못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51.6%나 됐다. 이는 서울대교구 신자들의 피정, 교육 참여율이 한국 천주교회 전체에 비해 낮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신자들이 평신도 교육에 가장 관심을 둬야 할 부분으로는 성경(33.5%)을 으뜸으로 꼽았고 다음으로 영성(26.7%), 사회 교리(17.5%), 선교(10.5%), 전례(8.6%) 순으로 들어 흥미롭다. ●10명 중 8명꼴 선교 무관심… 대책 마련 부심 한편 선교와 관련해선 신자 대부분(77.4%)이 3년 내 직접 선교를 통해 입교시킨 신자가 단 한 명도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3년 동안 1명이라도 입교시킨 이는 전체 응답자 1만 784명 중 고작 1388명(12.9%)에 불과했다. 현재 서울대교구는 2020년까지 복음화율을 20%로 끌어올리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천주교회 전반에 걸쳐 냉담률 증가와 주일미사 참여율 감소 등 불안한 표징들이 일고 있다.”며 “교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이번 보고서를 토대로 쇄신의 길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과학이란? A부터 Z까지 인터넷이 답하다

    과학이란? A부터 Z까지 인터넷이 답하다

    “과학은 여성의 것이다.”(Science: it’s a girl thing) 유럽위원회(EC)의 캠페인이 전 세계적인 논란을 낳고 있다. 과학에 대한 여학생들의 관심을 높여 여성 과학자의 숫자를 늘리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은 화제가 되긴 했지만 과학에 대한 오해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 시리즈로 구성된 동영상에서 여성 과학자들은 미니스커트와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며, 하얀 가운 일색인 남성 과학자들 사이에서 미모를 뽐낸다. 과학계는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여성성’ 자체가 부각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진정한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 등을 놓고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유명 신경과학자이자 저술가, 코미디언인 딘 버넷은 최근 일간 가디언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 캠페인은 진정한 과학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버넷은 “과학은 무엇인가?”(What is science?)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일반인’의 시각을 빌리기로 하고, ‘구글 인스턴스’(Google Instance)로 불리는 자동완성 기능을 이용했다. ‘과학이란’(Science is…)이라는 단어를 입력한 뒤 수많은 사람들의 검색을 토대로 예측되는 뒷문장들 중에서 A부터 Z까지 각 알파벳 음절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를 살펴보는 식이었다. 버넷의 시도는 마치 1970년대 스테파노 카잘리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연재한 1컷 만화 ‘사랑이란’(Love is…)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인터넷은 과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평범한 인식뿐 아니라 완전히 잘못된 생각조차 여실히 보여 준다. 전혀 뜻밖의 결과도 있다. 다만 구글 인스턴스는 사용자의 위치를 알고리즘 안에 포함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의 검색은 다를 수 있다. 버넷은 영국 카디프에 산다. A verb now(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 ‘과학은 빠르게 움직인다’는 로켓통을 메고 날아가는 고양이의 모습이 그려진 유명한 티셔츠다. 티셔츠는 주류가 된 과학이 변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도전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B oring(지루하다) 지루하다는 것은 극히 주관적이다. 어떤 사람에게 지루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재미있을 수 있다. 지루함으로 가장 먼저 검색되는 글은 7년 전 BBC방송이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다. C ool(좋다, 멋있다) 바로 위의 이미지와 정반대되는 얘기다. 버넷은 이에 대해 “과학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과학을 위해서는 ‘쿨’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검색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Cool’은 2010년 가디언에 실린 유명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쿨한 과학’에 대한 릴레이 기고였다. D angerous(위험하다) 과학은 당연히 위험하다. 하지만 전기톱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누가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과학이 위험한 것은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하는 과학자라는 사람의 도덕적 개념과 연관된 문제다. E vil(부도덕하다, 악하다) 과학은 그 자체로 도덕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다. 과학이 악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그것을 이용한 범죄가 늘어나고, 보다 더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evil’과 연관된 검색 결과들은 종교적인 내용이 많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악한 것은 이미 지나간 과거를 보여 주기 때문(우리가 우주에서 보이는 별빛은 과거의 빛이다)이라는 주장도 있다. F un(즐겁다) ‘Fun’이 검색어 맨 앞에 위치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수많은 과학교육 캠페인 때문이다. 방법에 따라 학생들의 체감은 다를 수 있겠지만, 과학을 배우는 것은 결코 소설 ‘해리 포터’의 호그와트 학교에서 마법을 배우는 것과 같은 즐거움을 주기 힘들다. G olden(금으로 만든) 과학과 금이라는 연관성을 찾기 힘든 단어가 등장한 것은, ‘더 그레이츠’라는 그룹의 노래 ‘과학은 금으로 만든 것’(Science is Golden) 때문이다. 노래 가사가 과학을 칭송하는 것은 아니다. H ard(어렵다) 과학에 대한 대표적인 고정관념이다.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사람의 두뇌는 복잡하고 여러 분야에 걸친 내용을 한꺼번에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학은 수많은 분야가 얽혀 있는 대표적인 학문이다. I nteresting(재밌다) 동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실 ‘과학은 재밌다’라는 문장이 가장 먼저 검색되는 것은 진화학자인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교수가 출연한 비디오 클립 때문이다. 버넷을 비롯한 수많은 과학계 인사들은 ‘유머’ 같은 방식으로 과학적 흥미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도킨스는 “과학은 그 자체로 재밌다.”라고 주장한다. J ust a theory(단순한 가설) 이 같은 접근은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그냥 거대한 튜브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학을 가설이나 이론으로 치부하는 시각은 과학에 가장 큰 위협이다. 예를 들면 창조론자들이 진화학을 ‘증명되지 않은 주장’이라고 폄하하면 더 이상 대화가 불가능해진다. K nowledge(지식)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자,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기 힘든 정의다. 어렵거나 쉽거나, 재밌거나 지루하거나 과학은 모두 지식으로 이뤄졌다. L ike a blabbermouth(수다쟁이 같은 것) 인기 만화시리즈 심슨 가족의 이웃인 기독교 신자 네드 플랜더스의 말에서 비롯된 정의다. 그는 “과학은 마치 영화의 끝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떠들어 망쳐 버리는 수다쟁이와 같은 것이다. 우리가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M agic(마법) 완벽하게 틀린 말이다. 마법과 과학은 분명히 다르다. 어린아이의 눈에나 과학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놀라움으로 가득찬 마법 같은 일일 뿐이다. 이유를 모르고 신기한 것은 과학이 아니다. N ot a belief system(신념·신앙이 아닌 것) 과학과 신앙은 양립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과학의 메시아는 누굴까. 과학을 절대적 가치로 여기는 무신론자들은 아마 리처드 도킨스를 첫 번째로 꼽을 것이다. O bjective(객관적인 것) 객관성은 과학이 유지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힘이다. 과학적 사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실험과 타당한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 반면 단순한 주장이 과학이 될 수 없는 것은 객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P hilosophy(철학) 과학과 철학은 뿌리가 같다. 과학을 전공하고 받는 박사학위의 명칭 ‘PhD’는 철학 박사(Doctor of Philosophy)에서 비롯됐다. Q uotes(인용·전달하는 것) 또 다른 잘못된 인식이다. 과학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과학적 결과물이나 인식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물론 과학적 사실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이를 읽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R eal(실존하는 것)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결론이다. ‘Science is Real’은 미국의 얼터너티브 밴드 ‘데이 마이트 비 자이언츠’의 히트곡 이름이기도 하다. S port(스포츠)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교묘하게 연결되는 배경에는 광고가 있다. 스포츠 마니아들을 겨냥한 수많은 에너지 드링크 회사들이 자신들이 얼마나 우수한 과학적 기술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떠든다. 만약 한국에서 검색할 경우 ‘과학=침대’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현대 스포츠가 기록경신과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과학의 힘을 빌리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T he poetry of reality(진실의 시) 미국 PBS의 고전 시리즈 ‘코스모스’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작된 프로젝트 심포니 오브 사이언스(Symphony of Science)의 대표 동영상 클립이다. 과학을 음악적인 방법으로 대중화하려는 취지를 갖고 있으며 동영상마다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등장한다. U nreliable(신뢰할 수 없는 것) 과학에 대한 비정상적인 증오와 혐오감을 나타내는 종교 관련 웹사이트들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문구다. 베스트셀러 ‘배드 사이언스’의 저자인 벤 골드에이커처럼 과학의 탈을 쓴 과장 광고나 마케팅을 공격하는 과학의 투사들도 이 정의를 사용한다. V ital(생명에 꼭 필요한) 과학은 많은 돈이 든다. 결과가 쉽사리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 과학이고, 실패 가능성도 높다. 농촌의 농부들을 돕는 대신 과학에 돈을 투자하기 위한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이 표현이 널리 쓰인다. W rong(틀린 것) 완벽히 옳은 표현이다. 틀리는 것은 과학이 갖고 있는 고유한 성질이다. 어떤 이론이나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일단 틀리다는 가정 아래에서 시작해야 한다. 또 그것이 틀리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것은 다른 이론이나 기술이 옳다는 것을 밝혔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과학에서 ‘틀린 것’은 곧 ‘새로운 것’ 또는 ‘옳은 것’과 같은 의미다. X KCD(별 뜻 없음) 과학과 수학에 대한 어떤 개인의 블로그다. 26개 알파벳 중 X만이 유일하게 과학의 정의에 근접하지 못했다. 과학과 수학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알파벳이 미지의 수 ‘X’인데도 말이다. Y ear 8(8년) 서구권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과학을 배우는 햇수다. Z oology(동물학) 동물학은 생물학, 아니 과학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관심이 높은 학문 분야다. 인간 자체가 동물 중 하나이고,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과학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9·11 문신’ 백인, 美시크교 사원 총기난사

    ‘9·11 문신’ 백인, 美시크교 사원 총기난사

    평온하던 미국의 일요일 아침이 대형 총기 난사 사건으로 얼룩졌다. 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쯤 위스콘신주 밀워키 교외 오크크리크에 있는 시크교 사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범인을 포함해 7명이 숨지고 경찰관 1명을 포함해 3명이 다쳤다. 미 국방부는 6일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에 대해 웨이드 마이클 페이지(40)라고 확인했으며 그는 과거 심리전 전문가로 복무했던 퇴역 군인이라고 밝혔다. 이 용의자는 1992년 4월부터 1998년 10월까지 복무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포트브래그에서 군 생활을 마감했다고 전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팔에 ‘9·11테러 문신’을 한 범인은 시크교 사원 안 주방으로 들어가 점심 식사를 위해 음식을 조리하던 여성들을 향해 총을 쐈으며 이어 예배당에 난입해 예배를 준비하던 사원 원장 사트완트 칼레카 등에게 총을 발사했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향해 총을 발사했고 이로 인해 경찰관 1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자신은 다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즉사했다. 사원 안에서 칼레카 원장 등 4구의 시신이, 사원 밖에서 범인을 포함해 3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범인이 사용한 반자동 소총을 현장에서 수거했다. 1997년 문을 연 이 사원에는 400여명의 신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밤 사원 근처 중산층 동네에 있는 범인의 집을 수색했으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알카에다 등에 의한 외부 테러가 아니라 ‘국내 테러’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9·11 테러 직후에도 터번을 두르고 수염을 기르는 시크 교도를 무슬림으로 오인해 백인들이 이들에 대해 ‘증오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기 때문이다. 1500년쯤 인도 북부에서 태동한 유일신 종교인 시크교는 전 세계에 2500만명의 신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에는 50만명의 신자가 있다. 백악관은 콜로라도 총기 난사 사건에 이어 또다시 대형 총기 참사가 발생하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매우 큰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 달도 안 돼 두 차례나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애도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일각에서 요구하는 총기 규제에 대한 입장은 지난번 콜로라도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밝히지 않았다. 총기 규제 반대 여론이 더 많아 대선에 불리할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실천시선 200호 기념 시선집

    저항과 실천을 앞세워 탄생한 실천문학의 실천시선이 200호를 맞아 기념 시선집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를 냈다. 문학평론가 최두석·박수연이 뽑은 128편의 작품이 시대순으로 수록돼 28년간 한국 리얼리즘 시가 걸어온 발자취가 담겨 있다. 1980~1990년대 민중·노동·참여시의 변모 양상, 200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 등 시대 상황에 따른 리얼리즘 시의 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노래’, 양성우의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강은교의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김남주의 ‘나의 칼 나의 피’, 김지하의 ‘애린’ 등이 모두 실천시선으로 나왔다.
  • [열린세상] 올림픽 단상/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올림픽 단상/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 시즌, 밤마다 불 켜진 창문 사이로 환호와 탄식이 흘러나온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의 출전선수는 245명, 금메달 10개가 목표라고 한다. 전체 참가 선수단 규모가 1만명이 넘고 26개 종목의 총 금메달 수가 302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야심찬 계획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인의 유별난 금메달 사랑일까, 아니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경쟁시대의 한 단면일까? 우리나라의 인구나 경제력을 고려할 때 스포츠 강국의 위상에 걸맞은 목표라고도 할 수 있지만, 경기 초반부터 유난히 오심 논란이 자주 불거지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무언가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스포츠는 경쟁의 세계이다. 이곳에는 금메달 스타만이 주목을 받는 ‘승자 독식’의 원칙이 지배한다. 화합의 정신을 강조하는 올림픽도 경쟁의 논리를 비켜갈 수는 없다. 스포츠 스타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광고업계의 러브콜을 받는다. 그래서 누구든지 스타가 되려는 꿈을 꾸고, 그 자리에 올라서려고 끝없이 분투한다. 비단 스포츠뿐일까? 효율과 경쟁의 논리는 오늘날 인간 생활의 모든 영역을 휩쓰는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신자유주의’의 패러다임이 지구촌 곳곳에 깊숙하게 침투하여 경쟁과 승자 독식의 논리를 부추겨 왔다는 주장은 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런데 메달을 놓친 선수들이 통곡을 하고 이의를 제기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면들을 자주 접하다 보니 감정이 이입되어 온 국민들이 함께 슬퍼하고 분노한다. 스포츠의 흡인력이 여기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감정의 기복이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승리를 위한 경쟁 속에서 혹시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없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잠깐의 실수나 심판의 착오, 0.001초의 차이, 우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요인들로 승패가 갈리곤 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금메달과 노메달이라는 엄청난 격차로 이어지고, 스포츠 선수의 운명을 좌우한다. 그러다 보니 작은 실수에도 관용이 줄어들고, 오심 여부가 언론과 여론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학생들 문화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 성적이 좋지 않은 과목을 재수강하거나 아예 점수를 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취업이나 진학을 위해 평균 학점을 높이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작년 통계를 보면 182개 대학의 졸업생 중 A학점을 받은 학생은 34.2%, B학점을 받은 학생은 55.2%였다. 무려 90% 가까이가 B학점 이상을 받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점이 학생의 업적을 평가하는 정당한 기준이 될 수 있을까?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올림픽 금메달 선수나 노메달 선수 사이의 차이처럼 아주 미미한 차이로 그들의 성과를 A, B, C로 구분해야 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상대평가의 규칙에 따르다 보니 불가피하게 구분하기는 하지만,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가 자주 든다. 너도나도 더 나은 스펙을 위해 노력하지만 누군가는 C로 밀려날 수밖에 없고, 모든 이의 관심은 A를 독차지하는 꼭대기 층에 쏠린다. 똑같은 현상이 대학 진학과 취업, 사회생활에서도 반복된다. 스포츠 스타에 대한 관심처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관심의 쏠림과 독점현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경쟁의 논리는 선수들의 메달 색깔을 결정하고 학생들을 줄 세우면서 모든 사람들을 끝없는 투쟁의 전사로 만들어 왔다. 더 나은 것을 선호하는 인간의 속성상 이를 굳이 문제 삼을 것까지는 없겠지만, 사소한 실력의 차이나 우연이 ‘승자’와 ‘패자’의 구분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미미한 실력의 차이가 커다란 결과의 차이로 이어지면서 올림픽 정신과 교육대계에 심각한 훼손을 주는 지경에 이른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승자에게 모든 것을 몰아주는 지금의 제도와 사회 분위기를 조금은 가라앉힐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올림픽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는 수많은 선수들, A학점이 아니더라도 꿋꿋이 자신의 노력을 경주하는 학생들,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다수의 중산층, 그들에게도 관심과 박수를 아낌없이 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 [오늘의 눈] 보이지 않는 벽이 여전한 사회/이영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보이지 않는 벽이 여전한 사회/이영준 사회부 기자

    중앙대 대학원은 ‘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에게만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주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 기준도 한 언론사의 주관적인 평가 결과를 따랐다. 이런 규정 탓에 중앙대보다 상위권대 출신 대학원생은 학점 4.5점 만점에 평균 3.5점만 받아도 성적 우수자로 전 학기 수업료를 감면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하위권대 학생은 4.0이라는 높은 학점을 받아도 장학금을 받지 못 한다. 아직도 대학 서열이 우리 사회에서 인재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이런 중앙대의 모습에 특목고와 서울 소재 고교 출신을 선호하는 대학들의 행태가 오버랩됐다. 현재 서울대, 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 신입생의 약 30%는 과학고·외고·국제고 등 특목고 출신이다. 특목고 등 상위권 학교의 학생수가 전체 고교생의 2.5%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30%라는 수치는 일반고 학생의 상위권대 진학률보다 10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학 입장에서는 특목고 출신을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털어놨다. 중앙대 측은 “우수 대학원생 유치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상위권대 출신=우수 학생’이라는 등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신 학교보다 하위권 대학원으로의 진학은 어려운 결정이니 그 정도 보상은 해줘도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대학의 서열화가 전제된 판단이다. 교육은 공정성과 기회균등이 기본 철학이다. 때문에 입시나 장학금 등에서 출신 학교에 따라 기회에 차등을 두는 것은 교육적 가치를 침해하는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런던올림픽이 오심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들은 ‘특정국 봐주기’라며 억울해한다. 중앙대 대학원에 다니는 하위권대 출신자들의 심정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실력이 아닌 출신 학교 때문에 장학금까지 박탈당한 까닭이다. 이는 교육철학에 대한 모독일 수 있다. 중앙대 측은 하위권대 출신 학생들에게도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옳다. apple@seoul.co.kr
  • 3억 보험금 노리고… 아내 원정 청부살해

    빚을 갚기 위해 해외 원정 청부살해에 나서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황해’를 연상시키는 사건이 실제 발생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자신의 아내를 중국에서 원정 살해하도록 한 혐의로 김모(53)씨를 불구속 송치하고, 김씨의 아내 이모(23)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이모(55)씨를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빚에 시달리던 중 지난해 9월 국내 사정에 어두운 30살 연하의 이씨를 만나 혼인신고를 하고 이씨 명의로 3억 6000만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이씨는 17살에 부모를 따라 중국 칭다오로 이주해 국내 물정에 어두운 편이었다. 김씨는 구치소 수감생활 중 알게 된 이씨에게 아내에 대한 청부살인을 의뢰한 뒤 중국 칭다오에 머물던 아내 이씨에게 “친구가 관광을 위해 방문할 테니 길 안내를 해 달라.”고 속였다. 김씨 부탁을 받은 이씨는 칭다오 시내 록화림공원 대나무숲으로 김씨 아내 이씨를 유인해 목 졸라 살해한 뒤, 하의를 벗겨 단순 성폭행 살인 사건으로 꾸몄으나 내국인 피살사건 수사 지시를 받은 경기 2청이 숨진 이씨 등의 통신자료·보험가입 내역 등을 조사 분석하면서 범행 일체가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통신자료와 출입국 기록, 범행현장 CCTV 영상물 등을 분석해 서울 고시원에 은신 중이던 이씨를 지난달 16일 긴급 체포하고, 김씨가 같은 달 26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씨와 김씨는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당시 사용된 핸드백 끈에서 발견된 DNA가 이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중국 공안의 분석자료를 제시했는데도 막무가내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X레이가 X표한 그… 그런 염려 X표한 그

    X레이가 X표한 그… 그런 염려 X표한 그

    정훈 남자유도팀 감독은 “저 몸 상태면 ‘폐품’이다. X레이를 찍으면 성한 곳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2010년부터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우승해 온 ‘에이스’는 지난해 12월 코리아오픈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다. 꼬박 100일을 재활에 매달렸지만 좀처럼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회복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훈련하다 팔꿈치, 손가락, 무릎까지 상했다. 경기 전날까지 제대로 걷지도, 뛰지도 못했다. ‘결전일’엔 진통제를 맞고 테이프로 온몸을 칭칭 감은 채 매트에 섰다. 그래도 “몸 상태나 부상은 변명으로 들릴까 봐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폐품’이라던 김재범(27·한국마사회)이 한 손으로 세계를 메쳤다. 김재범은 1일 런던의 엑셀 노스아레나에서 끝난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81㎏급에서 금메달을 땄다. 공교롭게도 4년 전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아픔을 안겼던 올레 비쇼프(독일)를 상대로 챙긴 금메달이라 더욱 의미있다. 이미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김재범은 이번 금메달로 ‘유도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한국 남자유도 역사에 이원희 현 여자대표팀 코치 단 한 명만 갖고 있던 대기록. 김재범은 “그랜드슬램은 가문의 영광이다. 온몸이 아프긴 한데 이기니까 또 아무렇지 않다.”고 밝게 웃었다. 1등이 되고 싶어 매일 밤 11시 11분에 알람을 맞춰 놓고 기도하던 김재범의 소망이 이뤄진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하나님께 오늘 하루만 달라고 기도했다. 부러지고 다쳐도 좋으니까 딱 오늘만 달라고 했다. 4년 전엔 ‘죽기살기’로 해서 은메달이었으니까 이번엔 ‘죽기’로 했다.”며 힘들었던 훈련과정을 소개했다. 덕분인지 압도적인 메달이었다. 이날 모두 5경기를 치르면서 연장 한 번 치르지 않았다. 강한 체력을 앞세워 버티는 유도로 일관해 ‘미스터 파이브미닛(5분)’으로 평가절하되던 김재범은 기술과 스피드를 갖춰 5분 안에 경기를 매조지하는, 다른 의미의 ‘미스터 파이브미닛’으로 진화했다. 상대는 집요하게 부상 부위인 왼쪽을 공략했지만 김재범은 정확한 기술과 적극적인 공격으로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정상에 올랐다. 정훈 감독은 “인간승리다. 그동안의 지옥훈련을 참아줘 정말 고맙다.”고 웃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2)공주 고마나루 명승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2)공주 고마나루 명승길

    비단물결은 깊은 산림을 지나 백제의 옛 도시 공주로 휘감아 돌아간다. 공산성의 깃발, 고마나루의 황포돛은 옛 정취를 자아내고 백제의 옛 숨결을 전해주듯 비단 물결에 나부낀다. ‘잊혀진 왕국’ 백제의 옛 도읍인 공주에 역사의 향취를 느끼며 도보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고마나루 명승길’이 조성됐다. 백제 웅진시대의 숨결과 근현대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어 의미를 더한다. 고마나루길은 공산성~무령왕릉~공주박물관~공주보~연미산자연미술공원~금강교를 돌아보는 코스가 14㎞에 달한다. 단순히 보고 지나칠 수 없는 명승지가 많아 완주하려면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공산성~무령왕릉~공주박물관~고마나루 등 웅진시대와 황새바위~공주보~연미산자연미술공원~금강교를 답사하는 근현대사 코스 설계가 가능하다. 공산성과 고마나루, 무령왕릉은 공주시민이 선정한 ‘공주 10경’에도 포함됐다. ●“공산성은 천혜의 요새” 접근성이 좋은 공산성이 출발점이다. 웅진시대 방어거점이었던 공산성은 야산의 계곡을 둘러싼 포곡형(包谷型) 산성으로 길이가 2.66㎞에 달한다. 강 건너편에서 보면 성곽이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모습이다.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으나 조선시대 석성으로 개축했다. 성벽은 높이 2.5m, 폭 3m 정도로 보수됐고 성벽을 따라 노란색 바탕에 봉황 등이 그려진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공산성은 백제부흥운동의 거점지로 통일신라시대 김헌창의 난이 일어났고, 조선시대 이괄의 난 당시 인조가 피란한 역사를 품고 있다. 금서루·공북루·영동루·진남루 등 동서남북 4개 누를 비롯한 다양한 유적이 복원됐다. 금서루에 오르면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공주의 구도심을 한번에 조망할 수 있다. 동성왕의 연회 장소였던 임류각, 조선시대 임금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머물던 쌍수정, 우물인 연지, 영은사 등을 통해 역사 속에만 있는 ‘웅진’을 만나게 된다. 4~10월(7, 8월은 제외) 매주 토·일요일 오전 11시부터 5시까지 정시마다 수문장 교대식이 열린다. 오인숙 문화관광해설사는 “공산성은 금강과 계룡산, 차령산맥을 품고 있는 천혜의 요새라고 할 수 있다.”면서 “현재 입구는 서문이지만 과거에는 호남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남문을 거쳐 북문에서 배를 타고 한양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남문 앞에는 박찬호 선수가 운동을 했던 느티나무가 있어 관심을 끈다. 무령왕릉 가는 길에 황새바위에 들렀다. 황새가 많이 살았다는 설과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목에 씌우는 칼인 ‘항쇄’를 차고 바위 앞에 끌려가 처형돼 황쇄바위로 불렸다는 설이 함께 존재한다. 1801년 2월 28일 김대건 신부의 외조부로 ‘내포의 사도’로 불리는 이존창이 서울에서 충청 감영(공주)으로 환송돼 황새바위에서 참수된 후 순교지가 됐다. 사형이 집행될 때면 백성들은 공산성에 올라 그 광경을 구경했다고 한다. 순교자 337위와 순교탑, 명상의 길 등이 조성돼 있으며 천주교 신자들의 성지순례지가 되고 있다. 송산리고분군의 7호분으로 불리는 ‘무령왕릉’은 묘지석과 최초의 토지거래서인 매지권이 발견돼 피장자를 확인할 수 있는 삼국시대 유일의 왕릉이다. 무덤에서는 다량의 유물이 발굴됐는데 12종목 17건이 국보로 지정될 정도로 절대연대가 확인된 유물이라는 점에서 백제사 연구의 보고(寶庫)로 평가받는다. 중국의 무덤 형식인 벽돌무덤으로 중국제 도자기와 일본산 금송을 사용한 관재 등을 통해 백제사회의 국제성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997년 영구 비공개 결정이 내려진 후 고분의 내부를 직접 볼 수는 없고, 지난 4월 리모델링한 송산리고분재현관에서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다. ●현대의 공주 속으로 지난해 10월 공주보가 완공됐다. 총연장 280m의 보는 무령왕을 상징하는 봉황을 모티브로 비단수(금강)를 지키는 모습을 상징화했다. 수변공원과 32.4㎞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가 조성돼 수려함을 더한다. 연미산은 연미터널이 건설되기 전까지 공주와 청양을 연결하던 연미치고개로 유명하다.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은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공원 입구에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나무, 흙 등 자연 재료를 주로 이용해 만든 작품들이 숲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정안천생태공원은 공무원과 시민들의 참여로 조성된 상징적인 공원이다. 33만㎡에 연꽃 연못(9만㎡)이 만들어졌고 10만여 송이의 튤립, 100만 포기의 꽃잔디 등이 식재돼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자전거 산책로와 메타세쿼이아길, 앵두나무길 등 테마길이 조성돼 있다. 1만 5000㎡의 자연학습장은 장미동산과 물레방아 연못, 모래놀이터 등을 갖춰 유치원생들의 생태학습 및 체험 장소로 활용된다. 공주시 산성동과 신관동을 연결하는 다리인 금강교는 1933년 만들어졌다. 1986년 공주대교가 건설되기 전까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하던 유일한 ‘통행길’이었다. 6·25 전쟁 당시 교량 대부분이 파괴돼 복구가 이뤄졌다. 현재는 구시가지로 진입하는 차량만 이용 가능한 일방통행로로 공산성과 연계, 명소로 부상했다. 택시기사 김정권씨는 “전에는 다리가 이것밖에 없어 버스 2대가 묘기를 부리듯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녔다.”면서 “추억이 깃든 장소이다 보니 운전할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여행의 즐거움 중에는 맛난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공산성 서문 맞은편에는 대표적 음식거리인 ‘백미고을’이 있다. 공주의 대표음식을 만날 수 있는데 밤의 고장답게 밤국수와 밤피자 등을 내놓는 음식점은 물론 쌈밥, 60년 전통의 따로 국밥집, 칼국수집 등 다양하다. 가까운 거리에 ‘백미백선’(백가지 맛과 백가지 볼거리가 있는)을 지향하는 산성시장에서 장터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고마나루 인근, 공주보에서 시내방향으로 한옥마을이 조성됐다. 한옥 10여채가 모여 있는 이곳은 지자체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조성한 숙박촌이다. 공주를 둘러본 뒤 부여에서 숙박, 단순히 지나치는 지역에서 머무는 도시로 변화하는 첫 시도로 전통 한옥의 구들장 체험을 할 수 있다. 숙박객이 직접 나무를 때보고, 공주 밤과 감자 등을 구워 먹을 수 있어 겨울철에 인기가 높다. 공주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13회는 대구 ‘칠성로’와 광주 ‘육판서길’을 소개합니다.
  • 소망교회 판사 공정성 논란 우려 이상득 공판 한차례 변경해 배당

    서울중앙지법은 30일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의 재판을 부패사건 전담재판부인 형사합의21부(부장 이원범)에 배당했다. 법원은 컴퓨터 배정 방식으로 당초 23부(부장 정선재)에 사건을 맡길 방침이었으나 재판장인 정 부장판사가 “피고인과 똑같은 소망교회 신자라 공정성에 의심을 살 여지가 있다.”고 스스로 형사수석부에 통보, 다른 부패사건 전담 재판부로 재배당했다. 재판장인 이원범(47·사법연수원 20기) 부장판사는 대구 영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 1994년 의정부지원 판사로 임관한 뒤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과 대구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거쳤다. 현재 최태원 SK 회장과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등 대기업 총수에 대한 횡령·배임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재판은 다음 달 말이나 9월 초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전망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2013학년 입학사정관제 우리 대학 이렇게 뽑아요

    2013학년도 입시가 본 궤도에 들어섰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성적 중심보다 학생부 비교과 영역이나 면접 등의 비중이 높은 입학사정관제가 새로운 입시 유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3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123개 대학에서 4만 3138명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선발한다. 입학사정관제는 학교별로 전형수 유형이 많고, 반영 요소도 매우 다양하다. 이 때문에 어느 학교의 어느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자신에게 유리한 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입학사정관제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교과 성적 이외에 비교과 영역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 대부분의 대학들이 1차 전형을 서류전형으로 대체하는 만큼 서류도 잘 챙겨야 한다. 주요 대학들의 2013학년도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특징을 살펴봤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한양대학교 - ‘미래인재’ 서류 40%·면접 60%으로 한양대는 2013학년도 입시에서 신입생 모집 정원 5273명 중 24.7%인 1300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다. 다양한 평가도구를 활용해 지원자의 목표와 잠재력, 열정을 심층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학업우수자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한다. 2단계에는 면접전형을 신설했다. 1단계 통과자 전원을 면접한 뒤 상위 50%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면제해 준다. ‘브레인한양 전형’은 올해부터 100%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 공과대학과 인문계열로 나누어 선발하며, 인문계열은 공인 어학성적과 교과성적을 배제, 비교과 영역과 서류 종합평가를 진행한다. ‘미래인재 전형’은 2단계 평가기준을 지난해와 달리 서류 40%, 면접 60%로 변경했다. 지원자가 꾸준히 준비해 온 서류의 비중을 높이되 당일의 컨디션 난조로 인한 피해 등을 줄이기 위해 면접 비중을 낮췄다. 면접평가는 전공 교수가 10분간 전공적합성과 기초학업능력을 파악하고, 이어 입학사정관 2명과 함께 10분간 학교생활·인성 관련 면접을 진행한다. ●성신여자대학교 - 인성·예체능 강화·면접평가 반영비율 60% 성신여대는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수시1차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20.1%에 해당하는 445명을 뽑는다. 성신여대의 대표 입학사정관전형인 ‘성신리더십우수전형’ 130명, ‘성신자기주도형인재전형’ 102명, ‘지역인재전형’ 105명, ‘성신특성화인재전형’ 88명, ‘성신하모니전형’ 20명 등 총 5개 전형이 있다. 성신여대는 일선 교사와 수험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전형 종류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세부적인 사항에 있어서는 발전적인 운영계획을 추가했다. 제출서류에 인성평가 관련 문항을 추가했으며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서 모든 모집단위에서 비교과활동이라는 이유로 소홀히 취급했던 음악·미술·체육 등 예체능의 평가 비중을 확대하는 등 인성평가 및 예체능평가를 강화했다. 또 국내 지역소재 고교 및 사회기여자, 배려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전형 참여폭도 확대했다. 타 대학에 비해 면접평가 반영비율이 60%로 비교적 높은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립대학교 - 교과성적 중시… 모집인원 6배로 늘려 454명 서울시립대학교는 수시모집에서 3개의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모두 454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모집인원 75명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신설된 UOS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은 285명을 모집하는 전형으로,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5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60%와 서류평가 점수 40%를 합산, 평가한다. 서류평가는 학교생활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교외활동보다 교내 활동 및 학업성취도가 중요하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다. 시립대의 대표 입학사정관 전형인 UOS 포텐셜 전형에서는 100명을 선발한다. 이 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 100%, 2단계 면접평가 100%를 반영한다. UOS 기회균등 전형은 2012학년도 정시에서 모집하던 사회 기여 및 배려대상자 전형을 수시로 모집기간을 변경하였고, 모집인원을 69명으로 확대했다.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5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는 1단계 성적 70%와 서류평가 점수 30%를 합산하여 최종 선발한다. ●경희대학교- ‘학교생활충실자’ 면접 없이 서류만으로 경희대는 수시모집 전형에서 서울·국제 캠퍼스를 합해 전체 모집정원의 28%에 해당하는 1352명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한다. 경희대 입학사정관전형은 한의예과를 제외하고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지 않는다.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와 활동보고서, 실적물, 에듀팟 기록 등을 주요 전형자료로 활용한다. 올해 신설한 ‘학교생활충실자’ 전형은 면접 없이 서류평가만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1단계에서 학생부 100%로 3배수 내외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서류평가로 최종합격자를 가른다.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교과 성적이 뛰어나면서 리더십·봉사, 국제화, 과학, 문화인재 중 한가지 소양을 갖춘 학생을 뽑는다. ‘창의적 체험활동’ 전형은 교과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창의성에 큰 비중을 둔다. 또 ‘고교교육과정 연계’ 전형은 경희대가 지정한 창의·인성 모델학교, 과학중점학교, 자율형 공립학교 등 창의인성교육 우수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다. ●건국대학교 - ‘KU자기추천’ 모집인원 두 배 이상 늘려 건국대는 올해부터 입학사정관 전형을 기존 7개에서 3개로 단순화했다. 반면 선발인원은 63명을 늘려 673명으로 확정했다. 전체 모집인원의 20%에 이른다. 특히 건국대를 대표하는 전형인 ‘KU자기추천 전형’의 모집인원이 91명에서 213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단순히 서류나 점수 등으로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입학사정관제를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KU자기추천 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를 통해 우선면접대상자와 일반면접대상자를 구분해 선발한다. 서류평가는 지원자가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자기주도활동보고서, 교사의견서를 종합적으로 살핀 정성평가로 진행된다. 우선면접대상자는 모집단위별 70% 이내를 선정, 개별면접만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일반면접대상자는 모집인원의 30%가량을 3배수로 선발해 합숙면접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KU전공적합 전형’은 건대의 입학사정관 전형 중 유일하게 3단계 전형을 채택하고 있다. ‘KU기회균등 전형’은 5개 트랙으로 322명을 선발한다. ●연세대학교 - 지난해 정시로 뽑았던 5개 트랙, 수시모집으로 연세대학교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통해 입학정원의 19.4%인 660명을 선발한다. 정원외 인원을 포함해 910명 이상을 선발할 방침이다. 연세입학사정관제 전형은 학교생활우수자, 창의인재, IT명품인재, 사회공헌 및 배려자, 연세한마음, 농어촌학생 등 총 9개의 트랙으로 운영된다. ‘학교생활우수자 트랙’에서는 50명이 늘어난 550명을 모집한다. 1단계에서 교과성적만으로 모집인원의 3배수 내외를 선발한 뒤 서류평가와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리며, 수능 자격기준이 적용된다. ‘IT명품인재 트랙’은 1박2일 면접이 추가됐다. 수시의 사회기여자 트랙과 정시의 사회적 배려대상자 트랙은 올해 ‘사회공헌 및 배려자 트랙’으로 통합해 수시에서 선발하며, 서류평가와 면접으로 선발한다. 또한 정시모집에서 선발했던 ‘연세한마음·농어촌학생·특수교육대상자·전문계고교출신자·새터민 트랙’도 수시모집에서 서류평가로 선발하며, 필요할 경우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숭실대학교 - ‘미래인재’ 1단계, 교과성적으로 7배수 선발 숭실대학교는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232명을 선발한다. 우선, 지난해의 SSU리더십 전형과 SSU자기추천 전형을 통합해 SSU미래인재 전형을 신설했다. SSU미래인재 전형은 고교 재학 중 교내외에서 자발적 노력을 통해 전공에 대한 관심을 키워 온 학생을 중점적으로 선발한다. 선발은 3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으로 모집인원의 7배수를 선발한다. 1단계 합격자들만을 대상으로 서류 종합평가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도록 해 지원자 편의를 고려했다. 2단계는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 교사추천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서류종합평가 100%로 진행되며, 3단계에서는 인문계는 개별면접과 토론면접, 자연계는 개별면접과 발표면접을 실시해 합격자를 최종 선발한다. 대안학교 출신, 사회기여자 및 배려대상자, 농어촌도서벽지학생, 특성화고 출신자,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의 전형을 SSU참사랑인재 전형으로 통합, 단순화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 ‘글로벌인재’ 한가지 방식으로 500명 선발 한국외대는 2013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HUFS글로벌인재 한 가지 방식으로 500명의 인원을 선발한다. HUFS글로벌인재 전형은 1단계 학생부 교과성적 30%와 서류 70%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하며, 2단계는 1단계 성적 30%+면접 70%로 구성된다. 1단계 평가에서 학생부 교과성적 반영 비율을 축소하고, 서류평가 반영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지원자의 충실한 고교 교육과정 참여와 활동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자 했다. 또 지원자의 전공 소양과 인성 및 가치관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2012학년도 2단계 면접 반영비율 30%에서 2013학년도에는 70%로 확대하고, 단과대학별 특성을 반영한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면접은 사정관 3인 대 학생 1인 방식이며, 서류를 심사한 사정관 위주로 구성된 면접조가 면접을 진행한다. 심층면접은 인·적성 면접으로, 해당학과 전공 교수 및 입학사정관이 서류상의 내용 확인을 포함하여 전공적합성, 의사소통능력, 인성 및 가치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청개구리 성공신화’ 화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청개구리 성공신화’ 화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56)이 최근 펴낸 책 ‘청개구리 성공신화’가 화제다. 한국 경제의 성공비결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저마다 ‘한강의 기적’을 꿈꾸는 개발도상국들이 ‘한국 경제 따라하기’를 위한 좋은 교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개구리라는 제목이 기발하고 도전적이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거꾸로 좇아 성공했다고 해서 붙였다고 한다. 책은 그 흔한 사진 한장 없이 글만 빼곡하다. 경제 관료와 세계은행 이사로 있으면서 배우고 터득한 경험이 그대로 응집돼 있다. 복잡한 걸 단순화하는 특유의 논리와 ‘확신범’에 가까운 강한 소신도 돋보인다. 우리의 소중한 경제개발 경험을 개도국한테 전수하는 ‘개발경제학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자는 게 이 책의 결론이다. 저자는 한국 경제 발전은 블루오션을 찾기 위한 치열한 지적 고뇌, 성공의 희망사다리를 오르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진단한다. 경제 발전 성공에는 ▲유능하고 안정적이며 비전있는 리더십 ▲잘 짜여진 계획 ▲유능한 정부 관료집단 ▲계획 실천에 필요한 자금 등 네가지 요소가 잘 갖춰져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경제 치적에 관한 한, 박정희 대통령은 이론의 여지없이 오늘을 설계하고 기반을 다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저자가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을 기적 이전에 하나의 수수께끼라고 규정한 발상도 흥미롭다. 한국은 서구의 지식인들이 주장하고 국제기구가 앞장서 설파한 경제발전 공식을 그대로 구사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길을 선택한 게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수입 대체전략 대신 수출 드라이브 전략을, ‘일시적 전면개방과 규제철폐’를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대신 ‘점진적인 개방과 규제의 단계적 완화’를 선택한 것 등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고시제도, 높은 교육열, 선비정신 등도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한다. 경제성장 과정에서 재벌은 경제발전 초기에 불균형 성장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저자는 견지한다. 재벌을 앞세워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았다면 압축성장이 어려웠을 것이란 주장이다. 재벌의 도덕성 문제와 존립 그 자체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최근 정치권이 열을 올리는 ‘경제 민주화’는 대선을 앞둔 표퓰리즘(대기업 때리기)의 캐치프레이즈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한국은 자신의 성공에 안주하고 자신의 성공스토리를 자랑하는 데서 벗어나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국형 원조 모델을 개발하고 통합원조 전담부처를 적극적으로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전 장관은 행시 22회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국제금융국장, 세계은행 이사, 기획재정부 1차관, 필리핀 대사, 대통령 경제수석 등을 지낸 뒤 최근까지 동국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으로 1년간 연구를 위해 떠났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인사]

    ■특임장관실 ◇신규임용 △특임실장 전영태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상임위원 이재윤 ■서울시 △사법정책보좌관 정석우 ■K-water(한국수자원공사) ◇상임이사 <본부장>△관리 전찬구△수자원사업 김종해△수도사업 한경전△녹색사업 문일범◇지역·사업 본부장△수도권지역 최병만△강원지역 양해진△경북지역 윤휘식△경인아라뱃길사업 김재복◇부서장△홍보실장 오인석△정보관리처장 정진표△녹색도시〃 노명근△아라뱃길사업처장 임성호△부산권관리단장 정성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상임이사 △시설본부장 이상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본부장 △기획관리 배용국△전략사업 오영환◇센터장△대덕기술사업화 박찬종△광주기술사업화 배정찬△대구기술사업화 나상민◇팀장△기획예산 서동경△경영관리 이선제△홍보 김인신△사업전략 임민수△사업조정 박은일△네트워크협력 서준석△기술사업화 윤병한△기술벤처 이강준△과학벨트사업TF 임창만△광주기획관리 조용철△광주육성사업 곽민수△대구기획관리 오정수△대구육성사업 김용욱◇실장△감사 홍순규 ■금융결제원 △전자인증부장 손희성△IT운영〃 이순락△금융정보보호〃 김호술△금융ISAC실장 김충진△경영지원〃 최영△신사업개발〃 김인 ■경희대 △정보지원처장 홍충선 ■신용보증기금 ◇본부장 △감사실 노용훈△인천영업 정재식△호남영업 박철용◇부서장△관리 김진△미래전략 조일환△인사 박학양◇영업점장△경산 강경철△경안 정명인△고양 김홍△광산 김남호△광주 최정동△광주남 최창석△구리 서동준△군포 김원회△대전 이무춘△마포 이상경△반월 이용득△부산 여정태△사상 서정훈△성남 원영훈△수원 김학진△시흥 김영우△안동 성권모△여수 심현구△영주 정해영△울산 손성욱△원주 김부묵△익산 송태섭△인천서 김강수△정읍 조병이△춘천 안철환△테헤란로 최대성△통영 김대복△화성 조경식 ■하나은행 △자금결제실장 박홍주◇부장△업무지원 변병천△충청영업추진 서동춘△대전영업 윤순기△IT금융개발 이경근△PB사업 이승태◇팀장△ALM 권순목△홍보 안선종◇지점장△삼성남 강선호△고덕역 고태진△거여동 고형희△화곡역 구남영△시지 권기범△미아동 권태만△행당역 김병문△수성동 김주엽△남산 김평곤△도곡동 김호영△화성향남 박병무△매봉 박종석△장한평 박태성△화성병점 겸 병점홈플러스 박해균△신반포 백미경△동소문 백인미△해운대 서재선△양정동 신대성△매탄 신장우△신길동 유원성△강동구청역 윤만섭△대명동 이석수△압구정중앙 이호재△목동남 임상진△신자양 장은희△백궁 장진형△범어역 겸 만촌동 조상래△석계역 조한형△서빙고 주광숙△월드센터 채윤석△하남풍산 허재호△수지자이 황창교△구미공단 홍원엽△여수 우승구△신설동 구성구△사당동 강귀섭△오산원동 이동훈△시흥 홍수기△진천동 박헌◇지점장 겸 기업금융전담역(RM)△검단 박영식△성서 박정제◇기업금융전담역(RM)△대기업영업2본부 권혁소△대기업영업2본부 박병인△기업여신지원팀 배석영△온양 정근수△트윈타워 이혁△경수기업센터 유수동△천안기업센터 오하성△중부영업본부 박종배 ■신한금융지주 ◇부장 △신한FSB연구소 지원구 ■신한은행 △신한인도본부장 김역동◇부서장대우△글로벌전략부 팀장 최원기△기업여신심사부 부장심사역 박경환 양규열△신한문화실장 왕호민◇지점장△은마아파트 박성융△금정 강상철△길음뉴타운 이점구△송파 승인환△수지상현 나훈진△시흥능곡 이선숙△안양법원 류종선△연수중앙 정진호△운정 지준호△잠실나루역 이준구△하당 박문진△혜화로 공대원△화정은빛마을 이규민◇소장△법조타운지점 법조타운법원출장소 이만영◇기업지점장 겸 RM△강남중앙금융센터 김진영△선릉중앙 금융센터 김윤홍△안산에스버드금융센터 최영재◇리테일지점장△경주금융센터 최명규△반포남금융센터 이태경△서여의도금융센터 이영철△서초남금융센터 이재갑△영등포금융센터 구형회△의정부금융센터 염경진◇금융센터장 겸 RM△논현동 이신재◇개설준비위원장△신한PWM Privilege강남센터 한영진◇창사분행장△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정학진
  • 연세대 수시 전형당 1개학부·학과만 지원가능

    고려대·서강대·연세대가 24일 현재 고교 3학년이 치를 2013학년도 수시모집 요강을 확정, 발표했다. 연세대 수시모집은 입학사정관제·일반·특기자 등 3개 전형으로 진행된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에는 창의인재·학교생활우수자 등 9개 세부 전형(트랙)을, 특기자전형에는 과학인재 및 예·체능인재 등 4개 세부 전형을 마련했다. 연세대는 1개 전형에 1개 학부·학과 지원을 원칙으로 결정했다. 또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 학생들의 농어촌학생·전문계고교출신자 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 고려대는 수시모집에서 일반전형 1366명,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학교장 추천 670명, 자기 추천 120명, CEO 추천 30명 내외를 뽑기로 했다. 특별전형의 경우, 국제·과학·체육·OKU미래인재(입학사정관전형) 등에서 690여명을 선발한다. 서강대는 수시모집에 수능우선 전형인 일반 서류전형을 신설했다. 이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높이는 대신 교과영역 이외의 활동 부분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서류 100%로 합격자를 모집한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일손 돕고 체험하고…봉사 여행 떠나요~

    ■산골 가면…감자 캐고 열무 솎고 중랑구 자원봉사센터가 여름방학과 휴가를 맞은 가족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선사한다. ●중랑, 새달 25일까지 강원 원주 체험 구는 23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모두 8회에 걸쳐 강원 원주시 용암2리에 있는 용소막농촌체험마을에서 매회 45명 총 36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농촌체험 봉사활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김매기, 열무 솎기, 감자 캐기, 옥수수 따기 체험 등을 하게 된다. ‘자원봉사 여행을 떠나요! 즐기자 자원봉사 팜(Farm) 투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고령화와 이농현상 때문에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찾아가 손길을 건넴으로써 적으나마 시름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성지 등 문화탐방·물고기 잡기도 또한 아파트 숲에서 자란 봉사자들에게는 신토불이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소중한 경험을 제공한다. 아울러 자원봉사활동 뒤에는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6호인 용소막 성당과 베론성지 등 문화탐방 시간을 갖는다. 냇가에 나가 메기와 송어 등 고기를 잡아 보는 물놀이 시간도 곁들인다. 용소막 성당은 1866년 병인박해를 피해 둥지를 옮긴 신자들에 의해 지어져 천주교를 전파한 곳이다. 중랑구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농촌의 현실을 이해하고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가족봉사 프로그램 내용을 한층 알차게 준비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섬에 가면…갯벌 체험 생태 견학 양천구는 여름방학을 맞은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농촌 일손을 돕고, 자연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방학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23일 밝혔다. ●양천 청소년 60명 인천 강화군 찾아 행사는 구 청소년지도협의회 주관으로 자매도시인 인천 강화군에 있는 도래미 마을에서 24일과 25일 진행되며, 각 동에서 추천한 청소년 40명 등 60여명이 참가한다. 이들은 1박 2일 동안 마을 공동작업장에서 제초작업 등 농촌 일손을 돕고, 갯벌 체험과 강화 나들길 제2코스 호국돈대길 걷기, 화문석 공예, 시골밥상 체험, 해양생태 견학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자연생태를 체험한다. 도래미 마을은 ‘섬 도(島), 올 래(來), 아름다울 미(美)’란 이름처럼 빼어난 전원풍경 덕분에 또다시 찾게 되는 섬이란 뜻으로 이름을 지었다. ●제초작업 돕고 시골밥상 체험도 강화군은 2008년 우호교류협정을 체결한 뒤 우의를 다진 자매도시로 매년 직거래 장터를 열어 지역 주민에게 질 좋은 농·특산물을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 농촌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추재엽 구청장은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삭막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일손이 부족한 농민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2010년부터 4년째 이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청소년들이 농촌체험과 봉사활동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의 가치를 일깨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21)조선 천주교 개척 이벽&황사영

    [선택! 역사를 갈랐다] (21)조선 천주교 개척 이벽&황사영

    1779년(정조 3) 겨울. 남인의 젊은 학자들이 천진암에서 강학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벽(李蘗)은 눈발이 날리고 호랑이가 출몰하는 100여리의 밤길을 내달려 강학회에 참여했다. 이벽의 등장으로 유학을 강마하던 모임은 대번에 서학과 천주교에 대한 토론장이 되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784년. 이벽의 권유를 받은 이승훈이 북경에서 세례를 받고 귀국하자 조선에서 본격적으로 천주교(가톨릭)가 싹텄다. 천주교는 지식인을 비롯한 중인, 평민과 천민, 여성 등 각양각색 인물들에게 퍼져갔다. 정조가 승하하고 반 년 정도가 지난 1801년 1월. 대대적인 박해가 시작되었다. 정약용의 조카사위 황사영(黃嗣永)은 서울을 빠져나와 충청도 제천의 산골짜기 배론(舟論)에 숨어들었다. 배론의 토굴에 숨어지내며 그는 장문의 편지를 썼다. 편지는 북경 교구장 구베아(Gouvea) 주교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편지 말미에서 황사영은 조선 교회의 재건을 위해 전대미문의 요청을 했다. 편지는 그가 잡히면서 공개되었고 조선 조정은 뒤집어졌다. 이른바 ‘황사영 백서(帛書) 사건’이었다. 한국 천주교는 진리를 찾던 이들이 자발적으로 택했지만 그 선택은 박해가 예고된 고난의 여정이었다.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들은 진정 하늘에 오르는 사다리를 발견했던 것일까. ●18세기 중국 통해 서학·천주교 유입 17세기 초 조선 사람들은 ‘유럽’이란 또 하나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18세기에 접어들자 서양의 천문, 역법, 수리, 의학에 관한 서적과 기물에 더욱 익숙해졌고, 북경에 간 사신들은 으레 선교사가 거주하는 천주당을 방문하였다. 그 결과 저들도 나름의 진리가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당시 서양과 그들의 학문에 대해 가장 해박했던 인물은 이익(李瀷)이었다. 그로 인해 서학(西學)이 일세에 풍미하게 되었고, 그의 문하에서 이른바 ‘친서파’(親西派)로 일컬어지는 이가환, 권철신, 정약전·정약용 형제, 이승훈 등이 배출되었다. 이익 문하의 학자들은 여전히 ‘서학 수용’에 머물러 있었다. 서학은 새로운 지식일 따름이지, 유교의 가르침에 상응하는 새 가르침이 아니었다. 그런데 홀연 학문에서 신앙, 신념으로 건너뛴 인물이 나왔다. 이벽이었다. 이벽은 어려서부터 ‘하늘의 도리’에 뜻을 두었다. 20세쯤 서학서에 충격받았고, 25세 전후에 서학 서적을 망라해 읽고는 드디어 마음을 바꾸고 천주교를 신봉하였다. 이 시기 전후에 그는 조선 최초의 호교서로 평가받는 ‘성교요지’(聖敎要旨)를 집필한다. 그것은 천지를 주관하는 천주(天主)에 대한 선언이었다. 그의 선언은 성리학의 근본 원리인 천리(天理)에 대한 도전이었다. 성리학에서 하늘은 천리이다. 천리는 우주 질서의 원리, 사물의 물리, 사회의 윤리이다. 천리는, 우리가 ‘하늘’을 들을 때 떠올리는 ‘하느님’, ‘푸른 하늘’ 같은 인격성과 자연성이 약하고, ‘질서·조화·바름’과 같은 추상성과 윤리성이 강한 개념이다. 천리는 유교 왕국 조선에서는 모든 질서의 원천이자 가치의 근원이었다. 이벽은 ‘천리는 현실에서 공허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천리에 비해 천주는 인격적 존재로 현실감이 있고 내세관마저 채워주는 존재였다. 그는 양 개념이 대립적이라고 여기지 않고 서로 보완되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대다수 조선인들은 천주 선언을 유교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으로 보았다. ●관대하던 정조 사후, 1801년 대대적 박해 시작 천주교를 찬성하건 반대하건, 지식인들은 ‘천리’와 ‘천주’의 대결이 가져올 파장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서로 대결한다면 그것은 문명 사이의 가치관 전쟁이자, 그에 동반한 사유와 많은 개념들을 재조정하는 일이 될 터였다. 16세기 천주교를 동양에 전파했던 예수회 선교사들은 이 점을 알고 있었고, 두 문명 사이의 대화와 상호 이해를 도모하였다. 선교사들은 ‘Deus’(God의 라틴어)를 유교 경전에 등장한 상제(上帝)와 유사한 천주로 번역했고, 또 천주를 천지의 대부(大父)·대군(大君)이라고 소개하였다. 천주교 설명에 유교의 텍스트와 개념을 빌린 것이다. 이 같은 설명 방식은 중국에서보다 조선에서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유교적 이상 사회를 가장 진지하게 고민했던 조선의 지식인들은 천주교에서 유학과 일치하거나 때론 유학을 뛰어넘는 가능성을 보았다. 예컨대 한때 천주교 신자였던 정약용은 인격적 상제관에 기초한 새로운 유학 틀을 구상하였다. 정약용에게 영향을 미쳤던 이벽 또한 천주교를 축으로 유학의 미비점을 보완하려 하였다. 그러나 사회, 윤리 측면에서 문제는 매우 복잡하였다. 천주교인들은 천주 공경이 대효(大孝), 대충(大忠)이므로 유교 윤리는 천주교에서 완성되고, 유학자들이 오히려 천지의 군주와 부모를 모른 체한다고 역공했다. 물론 그 논리는 유교 윤리의 소멸로도 해석될 수 있었다. 더 위험한 것은 천주 앞에서 군(君)·신(臣), 부(父)·자(子)의 수직적 위계가 사라지는 일이었다. 천주교인들이 자신들은 충성과 효도를 어긴 적 없다고 아무리 강변해도, 대다수 지배층은 ‘천주 앞에서 만인이 평등하다.’는 논리 속에 잠재한 현실적 파괴력을 알고 있었다. 백성 하나하나가 박해를 감내하면서 자신이 신앙을 결단했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유교적 명분 질서가 사라진 무부, 무군의 미래였다. ●“서양군 통해 유교 압박”… 황사영 백서 큰 파장 1785년(정조 9) 형조의 적발로 최초의 천주교 모임이 발각되었다. 신부도 없이, 지식인들이 서로 성직을 맡아 진행한 모임이었는데, 정조의 관대한 처분으로 그럭저럭 무마되었다. 모임의 주동자였던 이벽은 사건 이후 얼마 안 되어 30대 초반의 나이로 요절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도 전해진다. 본격적 박해를 경험하지 않은 이벽은 차라리 행복했다. 1801년에 터진 대대적 박해는 일부 신자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있었다. 그 와중에 황사영의 백서 사건이 터졌다. 백서의 내용 대부분은 순교자들의 전기이다. 당대는 물론 지금까지 논란을 부르는 부분은 후반부이다. 황사영은 교회 재건을 위해 몇 가지 방책을 제시했는데, 그중 ‘조선을 청에 내복(內服)시킴, 서양 군함과 병사를 통해 압박함’이 들어 있었다. 그 방책은 반국가, 반민족적 구상이라고 줄곧 비판받았다. 교회 재건이라는 동기와 박해라는 정황을 인정하더라도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 비판의 골자였다. 백서의 청원은 너무나 대담하고 몽상적이어서 교인들 사이에도 논란이 있었고, 당시 북경 교회가 그대로 감행하기도 어려웠다. 황사영 역시 실제 그렇게 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그 방책들을 제시하였다. 그가 반정부, 반국가 의지가 강했다면 가장 쉬운 길은 교인들의 무력 봉기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반란에는 분명히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해 보자. 황사영은 왜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종교의 보편 진리를 꿈꾼 그는 서양의 도리를 신뢰했던 듯하다. 예수회가 전한 서양은 안정된 생활, 인정이 넘치는 풍속, 약한 자에 대한 배려와 형제애가 실현된 ‘이상적 사회’였다. 현실의 고통이 강할수록 이상적인 바깥 세계에 대한 동경과 기대는 증폭되기 마련이다. 기독교적 형제애에 대한 갈망이 커질수록 전통적인 유교 윤리, 혈통 의식, 국제 관계 등은 무력하거나 부정적으로 보였을 법하다. 선교사가 청 황제, 기독교 국가의 군대를 움직일 수 있다고 믿고 싶었던 지나친 기대감은 그의 판단력을 가려버렸다. ●지금도 유교문화 속 기독교 신자 수 동아시아 1위 천주교와 유교의 보완을 꿈꾸었던 이벽의 노력은 정약종, 정하상 등으로 맥을 이어갔다. 일부 교인들은 동서양의 이상적 인간상을 투영하여 그를 되살렸다. 19세기 후반 천주교 공동체의 염원이 담긴 예언서 ‘니벽전’에서 그는 학문에 능통한 선비, 득도한 신선, 승천하는 예언자로 그려졌다. 황사영은 대역부도죄로 체포되어 능지처사되었다. 비극은 그의 개인과 가족, 당대 교인들에게만 끝나지 않았다. 지배층과 일반 백성은 백서 사건을 계기로 천주교인들을 정말로 무부무군의 무리, 나라를 팔아먹는 무리로 여기게 되었다. 두 사람의 선택은 현재의 우리에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국은 유교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으면서도 기독교(가톨릭과 개신교) 신자 수가 1위인 동아시아의 특이한 국가이다. 전근대의 보편 가치와 근대의 보편 가치를 상징하는 두 종교 사이에 현재의 우리가 놓여 있다. 예수회 이벽의 선택은 ‘내 안의 가치’와 ‘타인 안의 가치’를 동등하게 존중하고 서로 대화하는 자세와 통한다. 그리고 종교, 문명,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조화에 힘쓰는 이들을 통해 계승되고 있다. 그러나 인정과 대화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이다. 서로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겸손에서 대화는 출발하지만, 나·우리 혹은 타자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고정해 버리면 성찰과 다양한 해석이 설 자리는 사라져 버린다. 그 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황사영은, 박해라는 정황을 감안하더라도, 외재(外在)하는 기준을 절대화해 버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원을 긍정하고 독선에 빠지지 않는 자세야말로 언제나 곰곰이 생각해 볼 덕목이었다. 세계화, 다문화, 정보화가 가속하는 지금에서는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이경구 (한림대 한림과학원 HK교수)
  • 투쟁에 취하셨군요 현실은 그대로인데

    투쟁에 취하셨군요 현실은 그대로인데

    막스 베버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대전 사이 독일 정치의 혼란상을 보고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내놨다. 여기서 카리스마적 지도자와 그 지도자를 뒷받침해 주는 지지층, 즉 ‘머신’으로서의 정당을 강조해 뒀다. 책임윤리니 신념윤리니 하는 어려운 얘기가 있지만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결과로 말하라”다. 일자리 늘리고 복지 확충하고 평화 통일을 이룩하겠다는 아름다운 얘기는 보수나 진보 가릴 것 없이 누구나 다 하는 얘기다. 관건은 현실에서 어떻게 관철시키느냐다. 현실 정치에 이 문제를 깊숙이 끌고 들어온 사람이 김종인이다. 오늘날 시장원리주의자들이 이를 갈아 마지않는, 흔히 경제 민주화 조항이라 불리는 헌법 119조 2항을 만든 개혁적 경제 관료 출신이다. 경제에 대한 생각은 ‘산업 생태계’ 문제에 대해 꾸준히 발언해 온 안철수와 맞닿아 있을 법도 한데 김종인은 오히려 박근혜를 도우면서 안철수를 비판했다. 아무런 조직도 사람도 경험도 없이 “그런 분이 정치한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수준의 대중적 인기 좀 얻었다고 정치판을 뭘 어쩔 수 있다는 생각 따위는 버리라는 게 안철수를 비판하는 이유다.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성과를 남기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박근혜 지지 이유는 거꾸로다. 어디에 빚지지 않았고 보수라서 이념 논쟁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반복적으로 선거장에 나와 직접 표를 던져 주는 명확한 지지 계층이 존재한다는 거다. 대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실제로 정책을 구상해서 운용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본 것이다. 하기야 요즘 한창 말 많은 경제 민주화 이슈만 해도 만약 박근혜가 반대 노선을 탔다면 지금쯤 보수진영은 주폭 대신 빨갱이 사냥에 한창일 가능성이 높다. 김종인은 이런저런 한국 사회의 여러 조건을 감안할 때 박근혜가 안철수보다 낫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물론 김종인의 선택이 옳았다고 대답하긴 이르다. ‘줄푸세의 박근혜’를 ‘경제 민주화와 복지의 박근혜’로 180도 돌려놓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180도의 변신이란 게 뚜렷한 해명도 없이 불과 몇년 만에 급작스레 이뤄진 데다 “두 가지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어정쩡한 대답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행동으로 증명하지 않는 이상 박근혜로서는 자기 변신의 진정성을 비판받고 의심받아도 할 말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김종인 역시 구체적 성과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경제 민주화를 외치다가 왜 박근혜에게 갔는지 모를 일이라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국의 진보를 비판한다’(김기원 지음, 창비 펴냄)는 이런 맥락에서 흥미롭게 읽힌다. 진보진영에다 베버의 잣대를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온갖 아름다운 말의 성찬은 사회과학 책 몇 권 읽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말들이다. 문제는 대중의 지지를 어떻게 결집해 어떤 정치적 성과를 낳을 것이냐다. 이 전제 아래 참여연대에서 활동하기도 한 진보적 인사임에도 저자는 진보라면 당연히 이러저러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을 몹시 불편하게 할 만한 주제를 다뤘다. 제목이 약간 구태의연하기는 한데 비판이 구체적인 데다 장하준, 최장집, 손호철 등 실명까지 거론하고 있어 흥미를 자아낼 구석이 여럿 있다. 대표적인 예가 ‘희망버스’로 널리 알려진 한진중공업 사태다. 저자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선의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도 김진숙의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고 그 구조조정이 어느 수준까지인지 등을 두고 타협의 여지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동시에 대우차 사태, 쌍용차 사태 등에서 보듯 한진중공업 사태에서의 승리라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예외적 사태였음을 지적한다. “희망버스라는 대중의 압력으로 시장의 힘을 일시 저지할 수 있으나 시장의 논리를 영원히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진짜 진보의 실력은 영웅적 투쟁으로 노동자들을 구해 냈다는 한때의 승리보다 적극적인 정치적 참여와 협상, 타협을 통해 시장을 제어하고 보완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데서 드러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신자유주의 반대” 같은 원론적 구호나 외치고 “김대중,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다 신자유주의자”라는 선언적 비판에만 열 올리지는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대중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이슈 몇 가지에 힘을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의 경험에서 짐작할 수 있듯 어차피 진보진영은 집권하는 순간 보수진영의 총공세를 각오해야 한다. 이를 뚫고 전진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과감한 개혁 과제 한두 가지에 집중하되 나머지는 그다음 과제로 남겨 두는 전략적 사고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사례를 든다. 무상급식이라는 대중적으로 지지받기 쉬운 이슈를 선점한 뒤 여세를 몰아 인권조례 같은 개혁적 과제를 따냈다는 것이다. 만약 처음에 인권조례 같은 얘기를 꺼냈다가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뒀다. 결국 한국 대선판에 막스 베버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는 셈인데 누가 그 꿈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을는지 궁금해진다. 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무슬림은 용변 본 후 왜 물로 닦는지 아시나요

    그녀(동정녀 마리아)가 말했더라. “주여! 제가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 있겠습니까? 어떤 남자도 저의 몸을 스치지 아니했습니다.” 그가 말했더라. “그렇게 되리라. 알라께서는 원하시는 대로 창조하시니 어떤 일을 정하시고 있어라 말씀하시면 그렇게 되니라 하셨느니라.” ‘나의 이슬람문화 체험기’(한길사 펴냄)에서 소개하고 있는 코란의 한 구절이다. 예수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났다는 기독교 성경의 내용과 똑같다. 인류 최초의 남녀인 아담과 하와가 ‘창조’됐다는 인식도 같다. 창조주가 ‘하나님’이 아닌 ‘알라’인 것만 다를 뿐이다. 그러다 보니 이슬람 문화권에선 동성동본은 물론 근친 간 결혼도 허용된다. 지구촌에 살고 있는 인류 모두가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 자매들이기 때문이다. 유교적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의 풍속과는 사뭇 다르다. 책은 최영길 명지대 아랍지역과 교수가 36년 동안 겪은 이슬람을 담아낸 에세이다. 저자가 유학 시절부터 틈틈이 써 온 일기와 기록을 바탕으로 이슬람 문화를 재구성했다. 책을 관통하는 정신은 하나다. ‘이슬람 문화를 제대로 알자’는 것. 저자는 “모르는 것보다 잘못 알고 있는 게 문제”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정보는 역사나 정치, 문화유산 등에 한정돼 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에서는 왜 수염을 기르는 청년이 예의 바른 사람으로 대접받는지, 무슬림이 용변을 본 후 왜 물을 사용해 닦는지, 서구 문명권에서 걸핏하면 조롱당하기 일쑤인 일부사처제가 왜 여성과 고아를 위한 제도인지, 이슬람 금융에서는 왜 이자를 받지 않는지 등 그들의 문화와 생각을 정확히 알아야만 지구의 4분의1을 차지하는 이슬람 세계와 우리가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옳고 그름을 말하고 있지 않다. 유교와 기독교, 그리고 불교의 정신세계가 지배하는 우리의 잣대로 이슬람을 볼 경우 편견과 왜곡이 개입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예수의 신성성을 믿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의 입장에서 예수를 무함마드와 같은 ‘예언자적 인간’이라며 사람의 범주로 끌어내리는 이슬람을 올바로 바라볼 수 있을까. 책은 이처럼 경향성을 띤 판단이나 분석 대신 이슬람 문화에 대응하는 실천적 방법 제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꼭 석유 등 자원 때문이 아니라 국제사회 여러 방면에서 이슬람과 조우할 기회가 많아지고 중요성도 커지는 상황에서 잘못된 인식은 더 이상 사소한 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1만 7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Weekend inside] 美한국계 10명중 7명 기독교도… “보수성향 강할 듯”

    총 1820만여명에 달하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전체적인 종교 성향 조사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실시됐다. 미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 센터’는 “아시아계는 미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인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5.6%에 달한다.”면서 아시아계 미국인 성인 3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종교 성향 여론조사 결과를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조사 결과 아시아계 가운데 42%가 기독교도였고 14%가 불교 신자, 10%가 힌두교 신자로 나타났다. 무교는 26%였다. 한국계 미국인 응답자 504명 가운데 61%가 개신교도로 나타났다. 이어 천주교 신자가 10%, 불교 신자가 6%로 집계됐다. 기독교(개신교+천주교) 신자가 71%에 달하는 셈이다. 무교는 23%였다. 한국계 미국인 기독교 비율은 필리핀계 미국인(89%) 다음으로 높으며 개신교도 비율로만 따지면 한국계가 가장 높다. 중국계는 52%가 무교였고 31%가 기독교 신자였다. 일본계는 기독교 33%, 무교 32%, 불교 25%다. 필리핀계의 65%는 천주교, 인도계의 51%는 힌두교도다. 퓨리서치는 “한국에 초대형 교회가 많이 있다.”는 점과 한국계 미국인 중 개신교도가 많다는 점에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한국계 미국인들은 대체로 정치적으로 보수성향을 띨 것으로 추론했다. 한국계의 40%가 보수적인 ‘복음주의(evangelical) 개신교도’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아시아계 복음주의자의 76%가 매주 교회에 간다고 답해 백인 복음주의자(64%)보다 독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힌두교 신자들의 경우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자 비율이 48%에 달해 유대교도(34%), 백인 천주교도(24%) 등을 제치고 종교별 소득 수준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인도계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고학력자인 과학자나 엔지니어로 미국에 건너온다는 점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불교 신자의 76%, 힌두교 신자의 73%가 크리스마스를 명절로서 즐긴다고 답한 반면 유대인들의 70% 이상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않는다고 답해 대조를 보였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52%가 민주당을 선호했으며, 공화당 성향은 32%에 그쳤다. ‘자신을 다른 미국인들과 비교할 때 어떻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아시아계 중 “아주 다르다”는 응답이 53%로, “같다”(39%)보다 높게 나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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