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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관련주 홀로 상승중

    경기 불황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세지만 ‘편의점 관련주’는 나홀로 상승 중이다. 1인 가구 증가 등 생활양식이 바뀐 데다가 경기 불황으로 조금씩 살수있는 편의점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6일 편의점 GS25를 소유한 GS리테일은 전날보다 200원(0.59%) 오른 3만 4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가 1900선이 붕괴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3.07포인트(1.72%)나 떨어진 1891.4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19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6일(1881.24) 이후 한달반 만이다. 반면 GS리테일은 최근 한달 사이에 15.6% 올랐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에 4.51% 떨어졌다. 국내 편의점 산업은 2007년 1만점 돌파 이후 성장을 가속화해 왔다. 2011년 기준으로 지난 5년간 편의점 수는 연평균 17%씩, 매출액도 연평균 18%씩 성장했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점포 수와 매출액이 각각 25.3%, 19% 증가했다. 편의점 전성시대는 소비 패턴이 바뀐 까닭이 크다. 편의점은 24시간 영업하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나 독신자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1인 가구뿐만 아니라 2인 가구도 늘고 있고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편의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편의점은 가맹주가 자영업자라 상생 관련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면서 “백화점과 할인점에 대한 규제로 편의점이 반사익을 얻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무자비한 신, 없는 편이 낫다…지성인 50명이 밝히는 무신론자 된 이유

    “인류 역사의 이 시점에서 이성의 목소리가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종교적 광신주의는 인문적 이데올로기 및 그와 대립하는 종교적 이데올로기 각각의 장단점을 논하는 것을 막는 데 그 어느 때보다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종교를 비판하는 책의 저자와 삽화가들은 걸핏하면 종교적 광신자들에게 살해위협을 받는다. 한 주 한 주 지날 때마다 이성의 촛불을 켜 두기가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중략) 어떤 종류의 종교적 관념도 특별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 러셀 블랙퍼드 ‘진화와 기술 저널’ 편집장과 우도 슈클렝크 퀸스대 철학 교수는 세계 지성 50명에게 왜 무신론자가 됐는지 집필해 달라고 요청하고, 글들을 엮어 펴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무신예찬’(피터 싱어·마이클 셔머·그렉 이건 외 지음, 김병화 옮김, 현암사 펴냄)이 발간된 배경이기도 하다. 50개의 짧은 글들은 접점 하나를 향해 간다. 신이라는 절대자에 의지하지 않아도 삶은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저자로 그렉 이건과 데일 맥고완 같은 유명 작가, 피터 싱어 프린스턴대 생명윤리학 석좌교수나 필립 키처 컬럼비아대 철학 교수 등 철학자, 그레고리 벤퍼드 캘리포니아대 물리학 교수와 빅터 스텐저 하와이대 천문학 석좌교수 등 과학자, 인권운동가 피터 태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지성들이 참여했다. 이들이 절대자의 존재를 의심하는 계기는 다소 평범하다. 자신의 신을 강요하며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거나 폭력을 가하는 행태, 착한 사람들이 큰 고통을 받는 모습에서 질문을 던진다. ‘그토록 인간을 가련하게 여기며 구원과 영생을 약속한 신이 왜 저리 가혹하고 폭력적인가.’ 애타는 기도에 응답을 듣지 못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도대체 어떤 선한 목자가 자기 양 떼 중에서도 제일 어린 양의 간청을 무시하는가. 불공정한 신에 만족하기보다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더라도 신은 없다고 결론짓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크리스틴 오버롤 퀸스대 철학 교수)는 가벼운 수다 같은 글부터, 영국 TV시리즈 ‘닥터 후’를 빌려 선과 악의 존재를 우주 만물과 연결 지은 재담(베스트셀러 작가 숀 윌리엄스), “선한 신은 왜 그토록 많은 악이 자신의 세계에 들어가도록 허용했는지는 설명할 수 없다.”(스티븐 로 런던대 철학 교수)는 학술적인 성격의 글까지, ‘불신(不神) 목소리’의 스펙트럼은 넓고 흥미롭다. 2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돈키호테’ 아닌 공익신고자/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돈키호테’ 아닌 공익신고자/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시행 1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법이 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이다. 지난해 9월 30일 시행될 당시만 해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법이다. 그럴 배경도 있었다. 때마침 KTX 열차 고장과 관련한 내부자료를 무단유출했다는 이유로 한국철도공사 직원 두 명이 각각 해임과 정직 조치를 받아 한창 논란이 되던 터였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요 사안인 만큼 내부자료 유출은 공익을 위한 정당한 처사였다는 여론이 대세였다. 이들은 법 시행 첫날 국민권익위원회에 보호를 요청했고, 결국 절차를 밟아 보호조치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후 1년. 예상대로 뿌리를 내리기 쉽지 않다는 사실이 보란 듯이 재확인됐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의 웃지 못할 내부고발자 ‘색출’ 사건이다. 4대강 입찰담합을 은폐한 정황이 담긴 내부문건을 유출해 세상에 까발린 ‘배신자’를 일벌백계하겠다는 공공연한 의지가 살벌했다. 담합사건 조사에서 고발자에 많이 의존하는 공정위의 적반하장 촌극의 전면에는 조직의 수장까지 나섰다. 더도 덜도 없이 이것이 공익신고자보호법의 현주소다. 공정위가 제보자를 밝혀 불이익 조치를 한다면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엄연한 범법행위다. 어떤 공공기관보다 더 앞장서서 공익신고 접수를 활성화해야 할 감독기관의 처사였기에 황당하기는 더했다. 하지만 법 시행 1주년에 즈음해 공정위가 해프닝을 빚어준 덕분에 법의 존재가 덩달아 부각(?)되는 부대효과도 있었다. 갈수록 전문·세분화하는 사회에서는 내부신고자의 제보 없이는 끝내 드러날 수 없는 부정부패도 늘게 마련이다. 이 제도의 효용은 정확히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법 시행 전까지는 기존의 부패방지법에 따라 공직자의 부정부패와 관련한 신고자만이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건강, 환경, 안전 등 정작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공익침해행위는 제보하더라도 신고자가 법의 보호를 받을 장치가 없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민간부문의 신고자들에까지 보호범위가 확대됐다는 대목에 주목해야 한다. 제도 덕분에 1년간의 성과도 물론 적지 않았다. 주무기관인 권익위 집계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익신고를 접수하는 326개 공공기관에서 법 시행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받은 신고는 6만 5500여건. 안전 침해 관련 신고가 전체의 45.2%로 가장 많았고 건강(30.3%), 환경(15.8%) 등이 뒤를 이었다. 신분비밀 보장 등 법적 보호장치 덕분에 신고가 활성화된 산술적 증거이다. 그럼에도 갈 길은 한참 멀다. 무엇보다 보호장치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높다. 정식으로 공익신고를 하기 전이라도 신고 의도를 알린 경우라면 사전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도 설득력 있다. 보호조치를 요청한 상태에서 실직 등 불이익을 당하면 집행을 정지하는 임시구제조치도 이쯤에서 도입을 고민해봐야 한다. 보상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실효 만점의 처방일 수 있다. 현재 공익신고자에게 돌아가는 보상금은 신고로 회수한 액수의 4~20%. 실직이나 조직 내 왕따의 위험천만한 상황을 무릅쓰고 신고를 한다면 그에 걸맞은 충분한 보상이 보장돼야 한다. 실제로 금전적 보상은 공익신고를 활성화시키는 강력한 동인으로 확인된다. 지난 1년간 지급된 포·보상 지급액은 8억여원. 권익위의 분석 결과 행정처분이나 처분금액이 많은 분야일수록 신고건수도 많았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적용되는 대상 법률이 180개로 묶여 있는 것도 문제다. 권익위의 실무자들은 “불법·부당행위를 신고받고서도 180개 법률에 포함되지 않아 손을 못 쓰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이 모두에 앞서야 할 것은 사회적 인식의 합의다. 공익신고를 조직 내 삐딱이들의 변절행위쯤으로 보는 시각부터 교정돼야 한다. 그들에게 ‘돈키호테’가 아닌 ‘공익신고자’라는 당당한 이름표를 달아줘야 한다. sjh@seoul.co.kr
  • ‘푸틴 3기’ 보수·우경화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밤 11시 이후에 고함을 치거나 발을 구르는 행동을 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개가 짖어도 개 주인이 처벌받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의회가 주민들의 숙면을 위해 제정한 ‘야간소음단속법’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아동에 대한 유해 정보 관리법에 따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주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의 공연 관객을 16세 이상으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오랫동안 ‘유럽을 향해 열린 러시아의 창’으로 불렸던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3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보수·우경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주의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아래서 목소리를 낮추고 있던 보수주의, 애국주의 성향의 관료들이 푸틴 재집권과 동시에 냉전 시대의 레토릭을 구사하며 옛 영광 재현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의회는 지난 3월엔 미성년자에 대한 동성애 선전 금지 조례를 채택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푸틴은 지난 12년간 정치 엘리트와 관료 사회에서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세력이 서로를 견제하도록 균형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12월 반정부 시위 열풍이 불어닥쳤을 때 자유주의자 관료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리는 상황을 겪으면서 보수주의에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변화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극우주의 언론인인 알렉산더 프로크하노프는 “푸틴은 자유주의 세력이 확산되면서 자신이 리비아 독재자인 무아마르 카다피 같은 운명에 처해질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3기 러시아의 보수·우경화 회귀는 러시아정교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크렘린은 최근 러시아정교회 사제를 국립원자력대학의 신학대 학장으로 임명했고 모스크바 기차역에 러시아정교회 신자들을 위한 교회를 세웠다. 푸틴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은 신성모독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5급 공채 ‘토론면접’도 본다

    5급 행정공무원 2차 공채시험(행정고시)에 합격한 313명은 다음 달 16, 17일 이틀간 경기도 과천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면접시험을 치른다. 최종 선발인원은 259명으로 면접 경쟁률은 1.2대 1이다. 5급 면접에서 7급과 다른 한 가지는 토론면접이 있다는 것이다. 토론면접은 조별로 시험실로 이동하여 토론과제에 대해 약 10분간 검토시간을 준다. 이어서 면접위원의 지시에 따라 조별로 동시에 자율적으로 토론하게 된다. 토론면접은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이루어진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5급 공무원 면접에서도 7급 공무원 면접과 마찬가지로 15분의 개인발표와 25분의 개별면접이 어어진다. 개인발표는 제시된 관련자료와 과제를 분석하여 발표하는 것으로 형식은 7급과 같다. 사전에 개인발표 주제를 주면 발표문을 작성할 수 있는 시간이 30분 주어지며, 발표 뒤에는 면접관이 관련 질문을 하게 된다. 개별면접은 개인발표에 바로 이어서 이루어지며, 면접관에게 제출한 사전조사서와 관련한 내용을 주로 질문받고 답변하게 된다. 하지만 면접관에 따라 사전조사서 내용보다는 공직관 검증에 주로 개별면접 질문을 할애하기도 한다. 면접관은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 ▲전문지식과 그 응용능력 ▲의사표현의 정확성과 논리성 ▲예의·품행 및 성실성 ▲창의력·의지력 및 발전가능성 등 다섯 가지 평정요소에 따라 상, 중, 하로 평가하게 된다. 면접위원의 과반수가 5개 평정요소 가운데 2개 항목 이상을 ‘하’로 평정하거나, 위원의 과반수가 어느 하나의 동일 평정요소에 대해 ‘하’로 점수를 매기면 면접에서 불합격하게 된다. 최종합격자 명단은 인터넷 사이버국가고시센터(www.gosi.go.kr)에 28일 게시하며 원서 접수 시 선택하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도 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다. 5급 공무원으로 최종 선발되면 내년 4~6월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올 12월까지 부처 배치를 받는 민간경력자 5급 공무원과 합동 교육을 받게 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모범답안 아닌 ‘자신만의 사전조사서’ 준비하라

    모범답안 아닌 ‘자신만의 사전조사서’ 준비하라

    오는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 동안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치러지는 국가직 7급 공무원 면접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박문각 남부행정고시학원 서형준 강사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면접 경향을 분석하고 올해 전략을 소개한다. 최근 공무원면접시험은 갈수록 면접관과 응시생 간의 심리게임에 가까워진다는 평가다. 아무리 잘 정리된 내용을 발표하고 답변하더라도 목소리와 표정, 태도와 몸짓, 시선과 자세 등의 음성과 행동언어를 조화롭게 갖춰야 한다. 오랜 수험생활로 면접시험장에서 초긴장 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실력과 무관하게 고배를 마시기도 한다. 과도한 면접준비는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전형적인 답변보다는 자신의 솔직한 경험과 견해를 밝히는 것이 최선이다. ●직렬·조직따라 사전조사서 비중 작기도 지난해 치러진 국가직 7급 면접은 2010년 이후 강화되고 있는 공직관 검증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공무원의 봉사·헌신 정신에 대한 검증이 비교적 폭넓게 이뤄지고, 복잡한 상황에서 문제해결 능력과 윤리·준법 의식이 중복 검증된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이후 강화된 면접 응시자 사전조사서에서는 3개 정도의 설문 항목에 대한 경험형 기술을 하게 되고 면접관은 사전조사서에 기초해 상세하게 질문을 한다. 면접관의 질문은 사전조사서에 기초한 것이 80~90% 이상으로 알려졌지만, 직렬이나 조에 따라서는 사전조사서에 기초한 질문 비중이 작고 공직지원 동기 및 문제해결능력과 위기관리능력 등을 묻는 질문이 주로 이루어진 곳도 있었다. 발표내용 작성장에서 조별로 같은 순번의 응시자들이 발표내용을 25분간 작성하게 된다. 신문에서 다뤄졌던 여러 사회적 문제와 현상 등이 문제로 출제되는데, 전형적인 서술형 문제는 아니며 구체적인 상황과 3~4장의 통계와 신문기사 등 첨부자료가 제시된다. 국가직 7급 면접은 면접 응시자의 필기시험 점수, 학력 등을 면접관이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방식과 행동중심의 역량면접을 기본으로 사전조사서 작성, 발표내용 작성, 발표면접 15분, 개별면접 20분으로 이루어진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올해 면접 경향은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2010년 3월 행정안전부가 밝힌 면접의 기본 방침에 따라 공직관 검정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직관 검정은 면접 평정요소 가운데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를 집중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공익에 대한 봉사·헌신, 윤리·준법 의식, 역사의식·헌법 정신 등을 검증한다. 특히 봉사·헌신 항목에 대해서는 봉사활동이나 남을 도운 경험의 질을 중요시한다. 즉 진정성과 자발성, 지속성 여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으며, 겸손의 미덕을 잃지 않아야 한다. 면접에 앞서 수험생이 직접 쓰는 사전조사서는 국가직 면접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의 하나다. 2007년 이후 3개 내외의 설문에 대한 자세한 경험을 기술하도록 하여 심층질문의 기초자료로 삼기 때문이다. 사전조사서는 최근 수년간 3개의 설문항목에 대하여 상세한 경험을 기술하는 방식이 이어졌으며 올해도 변함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사전조사서 설문 항목이 3일간 각각 오전과 오후조가 다르게 제시되었다. 항목으로는 ▲자발적으로 남을 돕거나 사회 또는 집단을 위해 헌신한 경험(봉사·헌신) ▲어려움을 이겨내고 노력해서 성과를 이룬 경험(목표지향, 성취) ▲이해관계가 대립한 경우에 균형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 경험(팀워크, 의사조정능력) ▲긍정적인 행동으로 타인의 모범이 된 경험 ▲실패경험을 통해 배운 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경험 등 사전조사서 질문은 주로 개인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묻는 것들이 나왔다. 사전조사서의 질문은 수험생의 과거 경험과 행동을 통해 공무원으로서의 역량을 추정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사전조사서는 모범적인 제3자의 경험이 아닌 자신의 솔직담백한 경험을 기술하는 것이 필수다. 사전조사서에 기초한 질문들이 심층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거짓이나 과장보다 담백한 답변이 유리하다. 또 답안지 같은 느낌이 들거나 학원이나 면접교재에서 배운 지나치게 형식적인 답변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작성하는 것이 직렬이나 면접관들의 조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사전조사서 질문 가운데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경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와 관리 방법’ ‘창의성을 발휘한 경험’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대한 대처’ ‘상사의 불법적 행동을 알게 되었을 때의 처리’ 등은 실제로 공무원이 되었을 때를 가상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므로 특별히 잘 준비해야 한다. ●오전·오후조마다 면접 주제 다르게 출제 발표면접은 지난해 다양한 주제들이 면접날짜, 오전과 오후조마다 다르게 출제되었다. 2011년 발표 주제들로는 ▲지역축제 폐단과 활성화 방안 ▲학력차별금지법 제정 논란 ▲이른바 하우스푸어 문제 ▲공적자금 투입문제 ▲역외 탈세 과세방안 ▲교정시설 내 휴대전화 반입금지 조치 ▲형사소송법 개정안 ▲중앙아시아 경제교류 확대방안 ▲산업재산권 분쟁제도(기술직) ▲친환경자동차(기술직) 등이었다. 발표주제는 시험문제처럼 논술식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신문기사와 통계자료 등 참고자료를 주고 구체적인 상황을 가정한 상황형 작성과제를 준다. 서 강사는 “면접관은 수험생을 떨어뜨리는 지옥의 사자가 아니라 공무원으로 뽑아주는 고마운 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응시자의 건강한 기본 마음가짐”이라고 조언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첫 인디언 가톨릭 성인 나왔다

    북미 원주민(아메리카 인디언)이 사상 처음으로 가톨릭 성인(聖人) 반열에 올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1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북미 원주민들의 희망의 상징인 카테리 테카크위타(1656∼1680) 등 7명을 시성(諡聖)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교황은 서방의 점증하는 세속주의 물결을 막기 위해 가톨릭교회가 분투하는 시기에 “이들은 ‘영웅적인 용기’를 지녔으며 신에게 전적으로 헌신하고 형제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고 칭송했다. 테카크위타는 모호크족 추장의 딸로 태어나 봉사와 고행으로 천주교 신자는 물론 일반 부족민들의 숭앙을 받아 ‘모호크족의 백합’이라고 불렸다. 또 1672년 괌에서 예수회 목사들을 도와주다 17세에 순교한 필리핀 신학교 학생 페드로 칼룽소드도 필리핀에서는 두 번째로 성인품에 올랐다. 독일 출신 프란체스코회 수녀 마리안 코프(1838∼1918), 마다가스카르에서 순교한 프랑스 선교사 자크 베르튜, 종교단체를 창립한 이탈리아의 바티스타 피아마르타, 스페인의 카르멘 사예스 바랑게라스, 독일 평신도 안나 샤퍼 등도 성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속보]아파트 투신女와 충돌, 30대男 사망

    [속보]아파트 투신女와 충돌, 30대男 사망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사람과 부딪힌 30대가 사망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오후 9시7분께 경북 고령군 다산면 한 아파트 14층에서 30대 여성 A씨가 밖으로 뛰어내렸다. 이때 아파트 출입구 밖으로 나오던 B(30)씨가 떨어지던 A씨와 부딪혔다. 이 사고로 투신한 여성과 부딪힌 30대 남성 모두 숨졌다.B씨는 이 아파트에 사는 누나의 집에 왔다가 쓰레기를 버리러 가던 중 변을 당했다. 경찰은 A씨가 유서를 남겼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왔다는 유족 말에 주목하고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A씨와 아무 관계가 없는데 출입구 밖으로 나오자마자 A씨와 부딪혀 숨졌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투자업종·선호주택 확 바뀐다

    투자업종·선호주택 확 바뀐다

    ‘나 혼자 밥을 먹고 나 혼자 영화를 보고 나 혼자 노래하고’ 대중가요 노래 가사처럼 이제는 명실공히 ‘1인 가구’ 시대다. 늦은 결혼과 고령화 등에 따른 1인 가구 급증으로 투자 지형도 변하고 있다. 건강, 여가생활, 쇼핑 등이 기대주다. 가구 유형의 변화를 따라잡느냐에 따라 관련 기업 주가도 희비를 그릴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여파도 적잖다. 18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는 453만 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5.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까지는 2인 가구가 가장 많았지만 올해 처음으로 1인 가구가 이를 앞질렀다. 1980년 38만 3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4.8%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가구수 기준으로 30여년간 10배 이상 증가했다. 3인과 4인 가구 비중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지만 1인 가구는 앞으로도 크게 늘어 2035년에는 35%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소비재와 헬스케어(건강관리) 업종 등이 주목받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나홀로족의 증가로 소비 패턴이 개인 중심으로 바뀌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화장품, 편의점, 간편가정식 제조업, 식자재, 외식, 온라인쇼핑 관련주가 긍정적이다. 자기중심적인 가치관의 확산과 젊은 독신자 증가로 명품과 여가생활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서다. 각종 건강 진단기, 임플란트, 보청기 관련주 등이 수혜주로 언급된다. 하지만 고령화에 따른 구매력 약화 탓에 소비재 업종 전반에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주택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감지된다. 앞으로 5년간 30~54세가 가장(家長)인 4~5인 가구가 급격히 줄어 중·대형주택 수요가 계속 감소할 전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이날 내놓은 ‘가구구조 변화에 따른 주거규모 축소 가능성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총 가구수는 1919만 가구다. 지금보다 124만 가구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2010년 주거실태 조사 자료를 토대로 124만 가구의 주택면적 수요를 예측해 보면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에 살 것으로 예상되는 가구는 61%(75만 가구), 중형 주택(60㎡ 이상 102㎡ 미만)은 31%(38만 가구)였다. 대형 주택(102㎡ 이상)이 필요한 가구는 8%(10만 가구)에 그쳤다. 2007~2011년 분양된 대형 아파트가 25만 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5년간 대형 주택 수요는 이미 분양된 대형 주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특히 ‘중·대형 주택 갈아타기’에 큰 관심을 보여 온 30~54세(가구주 기준) 4~5인 가구가 379만 가구에서 309만 가구로 70만 가구 급감할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그 이유로 ▲주거면적 증가율 둔화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소형주택 선호 추세 ▲재개발·재건축 위축 ▲대출 규제 등을 들었다. 실제 2005~2010년 수도권의 평균 주거면적 증가율은 1.1%로 2000~2005년 7.8%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기경묵 KB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고령화와 주택 소형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사례를 보면 국내 가구의 평균 주택면적도 크게 늘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9급 공무원 되면 어떤 일 하게 될까

    내년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교생은 올해 9급 국가직 공무원으로 선발된 2020명이 정부 각 부처에 배치된 결과를 살펴보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엿볼 수 있다. 9급 공채 합격자는 이달 말 부처 배정일에 참석, 일하고 싶은 정부 부처를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이 부처를 고를 수 있는 합격자는 일반행정직과 기술직이며, 임용기관이 정해진 직렬은 해당 부처에 바로 임용 추천된다. 우정사업본부, 선거관리위원회, 교육행정, 통계, 세무, 관세, 교정, 보호, 검찰사무, 마약 수사, 출입국관리, 철도공안, 농업, 임업 등은 법무부 등 해당 기관에서 임용 일정을 결정한다. 올해 9급 일반행정직이 갈 수 있는 부처로는 방송통신위원회 4명, 농림수산식품부 5명, 국토해양부 4명, 행정안전부가 4명을 받으며 그 외 보건복지부, 기상청, 특허청이 1명씩을 임용할 예정이다. 서울·인천·경기 지역으로 선발된 일반행정 9급은 국가보훈처 15명, 고용노동부 75명, 병무청에서 28명 등이 일하게 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올해 9급 일반행정직을 많이 임용하는 부처별 특징을 살펴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9급 신규 채용자를 국립전파연구소, 중앙전파관리소와 같은 소속 기관에 발령낸다. 7급으로 승진하면 방송통신위원회 본부 전입이 가능하다. 관사 및 기숙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서울 근무자를 위해서는 기숙사(5실 20명 수용)와 공무원 임대아파트 25가구가 있다. 지방 근무자는 방통위가 보유한 아파트 58가구, 연립주택 63가구에서 지낼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전 직급의 신규채용자에 대해 최초 임용 때는 결원직위·본인 희망·전공·경력·시험성적 등을 고려해 소속기관에 배치하고, 일정기간 근무 뒤 본부로 전보한다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신규채용자에 대해 처음에는 전국의 지방청 및 지청, 노동위원회 등에 연고지 위주로 발령을 낸다. 연고지가 아닌 객지에서 근무하게 된 사람은 1년 근무 뒤 연고지에 배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병무청은 전 직급 공통으로 신규채용자는 모두 서울지방병무청 등 각 소속기관에 발령을 내는 것이 원칙이다. 병무청의 소속기관에는 모두 독신자 숙소가 있다. 또 일성콘도, 한화콘도, 금호리조트의 이용권이 있어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육군총장, 합참 발표 전까지 ‘노크 귀순’ 보고 못받아

    조정환 육군참모총장과 육군본부가 지난 10일 합동참모본부의 공식 발표 전까지 북한군이 일반전방소초(GOP) 문을 두드렸다는 사실을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17일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노크 귀순’으로 드러난 정승조 합동참모본부 의장의 국감 위증 문제와 군의 부실한 경계 태세를 강도 높게 질책했다. ●조 총장 “작전 지휘라인에 없어 수신 배제” 조 총장은 진성준 민주통합당 의원이 ‘합동참모본부의 발표가 있기 전까지 노크 귀순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조 총장은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는 수신자를 지정하게 되어 있지만 육군본부는 수신자 지정이 안 돼 있어 못 봤다.”면서 “저희들은 귀순자 사건과 관련해서는 직접 작전 지휘라인에 없어 수신자에서 빠졌다.”고 해명했다. 같은 당 김진표 의원은 “경계작전 실패, 보고체계 부실 등 총체적 실패에 대해 군이 꼬리자르기 문책으로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며 “국민을 상대로 두 번씩 위증한 합참의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전방 과학화 경계시스템 고장 잦아” 진 의원은 “최전방 철책경계 강화를 위해 조기 도입을 추진 중인 GOP 과학화 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시험평가 때 감시용 소프트웨어 등의 오작동과 고장이 잦았다.”고 지적했다. 2008년 이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주민이나 북한군이 귀순한 8건의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2008년 1사단에서 북한군 장교가 초소까지 걸어와 귀순 의사를 밝혔고 2009년 같은 사단에서 북한 주민이 매복진지에서 발견됐다.”며 “2008년 이후 군사분계선 귀순 사건 8건 가운데 3건은 군 발표와 달리 군이 유도해서 자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재조사를 촉구했다. 계룡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정부청사 방화범, 가족에 투신자살 예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불을 지른 뒤 투신자살한 60대 남성은 실직 이후 수억원대 빚을 지자 가족들에게 자주 자살 가능성을 내비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종로경찰서는 김모(61)씨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아 왔고 약을 오랜 기간 복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정부청사가 일반인에 의해 쉽게 뚫린 것과 관련, ‘단순한 부주의’로 판단해 중앙청사경비대원 등의 형사처벌 가능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2008년 1월부터 사건 발생 1주일 전까지 2주 간격으로 불면증과 우울증 약을 복용했다. 김씨의 아내 조모(56)씨는 “‘20층에서 떨어져 죽어서 남은 사람들에게 불쌍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지난 12일에도 내게 전화해서 ‘내가 너한테 용서받고 죽을 테니 집으로 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자살 장소로 정부청사 내 교육과학기술부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숨진 김씨는 지난 8월 자신의 블로그에 “기독교 단체의 끈질긴 청원에 교과부가 굴복, 교과서에서 시조새 내용을 삭제키로 했다.”면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자.”고 적은 바 있다. 경찰은 김씨가 정부중앙청사 출입증을 위조한 경위도 알아보고 있다. 김씨가 지난 8월 인터넷의 한 문서양식 사이트에서 9900원을 결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당시 신분증 서식을 내려받았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및 추락경위 규명을 위해 16일 사체를 부검할 예정이다. 경찰은 피의자인 김씨가 사망한 만큼 불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한편 김기용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청사의 경비 관리를 맡은 행정안전부와 함께 출입자 통제 및 검색 강화 등 추가 보안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보안의식 제로’ 정부 근무기강 재점검하라

    군(軍)의 안보도, 관(官)의 보안도 온통 구멍이 숭숭 뚫렸다. 북한 병사가 최전방 우리군 철책을 넘어 일반전방소초(GOP) 문을 두드리며 귀순한 ‘노크 귀순’ 사건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지 2주도 안돼 또 어처구니없는 일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일요일인 그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일어난 60대 남성의 방화·투신자살 사건은 국가 기간시설의 보안수준이 얼마나 형편없는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준 충격적인 일이다. 중앙청사는 국무총리실·행정안전부·외교통상부 등 8개 정부 부처가 모여 있는 국가 핵심시설 중의 핵심 아닌가. 사건의 용의자는 배낭에 휘발유병을 넣고 위조 신분증을 이용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까지 올라가 난동을 부렸다. 근무 중인 경찰은 소속 부서도 적혀 있지 않은 가짜 신분증을 알아보지 못했다. 외부 침입자나 위험물질 소지 여부를 탐지하는 검색대에는 아예 근무자가 없었고, 전자입력장치가 부착된 출입증을 대야 열리는 보안게이트(스피드게이트)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이 3중 보안 시스템이지 허수아비 하나 세워 놓은 것만도 못한 셈이다. 휴일 핑계를 댈 일이 아니다. 청사 보안요원이라면 휴일일수록 더욱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이들에게 과연 보안의식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건가. 상식선에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이번 사건을 결코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보안 담당자의 책임으로만 돌릴 게 아니다. 청사에서 근무하는 수천명의 공무원, 나아가 공직사회 전체의 나사 풀린 근무기강 문제이기 때문이다.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정권 말에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공직 기강을 가혹할 정도로 다잡아야 한다. 최근 사회불만 세력이나 정신질환 경력자 등에 의한 자포자기식 ‘분노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 용의자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울증을 앓아 왔다고 한다. 범죄 취약계층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사회안전망 구축, 사회 보안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 작업이 요구된다. 보안불감증에 대한 일대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 [선택! 역사를 갈랐다] (30) 이재순 vs 이범진

    [선택! 역사를 갈랐다] (30) 이재순 vs 이범진

    현재 한국학계에서는 대한제국에서 추진한 광무개혁에 대한 평가가 학자에 따라 엇갈린다. 개혁의 실효성을 부정하는 쪽에서는 대한제국이 부정부패로 얼룩져 근대화 사업을 주도면밀하게 추진하지 못한 점을 지적한다. 반대로 광무개혁을 높게 평가하는 쪽에서는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으로 근대화하려 한 노력 자체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제국의 다양한 평가에 앞서 한국학계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대상이 있다. 바로 대한제국의 개혁을 추진한 정치세력이다. 개혁을 주도한 정치세력에 대한 천착이 없다면 대한제국의 다양한 해석도 그 의미를 상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한제국 시기 고종은 군주 중심의 ‘전제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궁내부에 자신의 정치세력을 결집시켰다. 아관파천 이후 이재순(李載純,1851~1904)과 이범진(李範晋, 1852~1911)으로 구성된 궁내부는 고종 권력의 핵심세력이었다. ●이범진, 제정러시아 대한제국 개입 유도 1896년 2월 9일 러시아 순양함 아드미랄 코르닐로프의 내부는 긴박했다. 당시 아드미랄 코르닐로프는 제물포에 포함 보브르와 함께 정박했다. 함장 몰라스는 해군대위 흐멜레프에게 러시아 수병을 이끌고 신속히 서울로 출발할 것을 지시했다. 2월 10일 새벽 중위 미하일로프는 서대문에 도착해서 대위 흐멜레프를 비롯한 해병부대를 맞이하여 러시아공사관으로 안내했다. 장교를 포함한 러시아 해병의 전체 인원은 135명이었다. 포함 보브르에서 대포 1문도 러시아공사관으로 이송되었다. 1896년 2월 11일 새벽 고종과 왕세자는 가마를 타고 경복궁 영추문(迎秋門)→금천교(禁川橋)→내수사전로(內需司前路)→새문고개→러시아공사관으로 신속히 피신했다. 우리나라 근대사에 왕이 안방을 내주고 셋방살이를 자처했다는 아관파천이었다. 2월 11일 저녁 러시아공사관과 영사관 사이의 광장에는 청색의 천막이 설치되었다. 1개 중대의 러시아 병력이 러시아공사관의 안팎에서 경계를 시작했다. 고종은 러시아공사관 내부 2개의 방을 침실과 접견실로 사용했다. 공사관 정문 앞에 있는 정원에는 대포가 설치되었고, 공사관 내부의 개조된 3개의 방에 33명의 해병이 거주했다. 영사관 내부의 개조된 2개의 방에는 62명의 해병이 거주했다. 그동안 청·일전쟁과 을미사변에도 불구하고 제정러시아는 조선에 대한 ‘현상유지’ 외교 정책을 고수하였다. 오랫동안 지속되던 러시아의 ‘현상유지’ 외교 정책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북극곰 제정러시아를 움직인 인물은 이범진이었다. 이범진은 2월 2일 러시아공사관으로 “생명의 위협을 피하여 왕세자와 같이 대궐을 떠나 러시아공사관에서 피신하려고 한다.”는 고종의 비밀 편지를 전달했다. 당시 주한 러시아공사 스페예르는 이범진에게 고종 피신의 위험성을 알렸다. 하지만 이범진은 “만약 스페예르가 고종의 피신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고종이 대궐에서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며 “고종이 아관파천을 결심했다.”고 답변했다. 아관파천 직전 고종은 자신의 신변안전 때문에 파천의 실행을 주저했다. 그러자 이범진은 러시아 공사의 지원을 확인하는 한편 ‘궁중(宮中)의 여화(餘禍)가 있을지 모른다.’는 일본의 ‘고종폐위설’까지 유포하여 고종의 결단을 유도했다. 1898년 9월 11일 경운궁이 발칵 뒤집혔다. 이날 저녁 식사 전에 고종과 순종은 커피를 마셨다. 그런데 커피의 절반을 마신 순종은 토하면서 혼절하였고, 고종은 구토했다. 남겨진 커피를 마신 내관들도 혼절하였다. ●이재순, 고종 커피에 아편 넣어 정적 제거 사건의 파장이 심각했기 때문에 신속한 수사가 진행되었다. 그날 고종의 수라상에 관련된 인물은 14명이었다. 심문과정에서 김종화(種和)라는 인물이 개입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종화의 심문과정에서 전선사(典膳司) 주사(主事)를 지낸 공창덕(孔昌德)의 개입 사실이 드러났다. 공창덕에 따르면 그는 김종화에게 1000원의 사례금을 보장하면서 김종화가 고종과 순종의 커피에 ‘아편 1량’을 몰래 집어넣었다. 무엇보다도 공창덕의 심문과정에서 배후인물이 김홍륙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공창덕에 따르면 김홍륙은 공창덕에게 협판을 보장하면서 고종의 독살을 지시하였고, 김홍륙은 자신의 처인 김소사를 통해서 공창덕에게 ‘아편 1량’을 제공하였다. 사건에 참가한 인물 중 김종화는 이재순의 추천에 의해 각감청(閣監廳)에서 일하게 되었다. 보현당(寶賢堂)의 창고지기인 김종화는 홍릉 제사 때에 비용을 사적으로 유용해서 면직되었다. 그런데 면직된 김종화는 사건 당일 대궐에 몰래 잠입하여 고종의 독살을 실행했다. 공창덕은 고종의 아관파천 시절 러시아공사 베베르가 고용한 요리사였다. 아관파천 이후 공창덕은 김홍륙의 추천에 의해서 전선사 주사로 임명되어 왕의 주방에서 외국요리를 관장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의 의문을 살펴보면 첫째, 커피를 마신 사람 중 죽은 사람은 없다는 점이다. 독살의 의도가 있었다면 커피를 마신 사람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아야 한다. 죽은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암살의 계획보다는 정치적 음모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둘째, 김종화라는 인물이 이 사건에 개입한 동기가 매우 부족하다. 또한 고종을 암살하려는 인물이 쉽게 체포된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면직된 인물이 대궐에 잠입할 수 있는가? 1898년 4월 부임한 러시아공사 마튜닌은 독차사건이 러시아통역관 출신 김홍륙을 파멸시키려는 음모로 파악했다. 당시 러시아의 후원 아래 김홍륙은 궁궐에 자유자재로 출입하면서 정치와 인사 문제까지 깊숙이 개입하였다. 마튜닌은 러시아정부에 보낸 보고서에서 고종 독차사건의 배후로 궁내부대신 이재순을 지목하였다. 이재순은 김홍륙이 러시아공사의 후원 아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자, 이것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이재순은 자신이 김종화를 추천해 사건에 간접적으로 관련되었지만 사건의 처리과정에 개입했다. 이재순은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서 고종의 승인을 얻었고 경무청에 조사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 이후 1898년 10월 김홍륙·공홍식·김종화는 반역 음모를 기도했다는 혐의로 교수형에 처해졌다. 아관파천 이후 고종은 군주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궁내부에 소속한 이재순과 이범진 계열을 적극 후원했다. 이범진은 갑신정변 당시 명성황후를 구해준 인연으로 황후의 총애를 받아 민비가문과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아관파천 이후 법부대신에 임명된 이범진은 을미사변 관련자를 처벌하면서 정국을 주도했다. 이재순을 비롯한 권력집단은 이범진의 지나친 권력 집중에 반발하였다. 결국 이범진은 1896년 6월 주미공사, 1899년 3월 주러공사에 임명되었다. 대한제국은 1900년까지 도쿄, 워싱턴에만 자국 공사를 주재시켰다. 당시는 의화단 사건 이후 대한제국과 만주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일본이 첨예하게 대립한 시기였다. 주러공사 이범진은 고종의 여전한 신임 아래 대한제국 외교 정책 수행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종친정시문과에 합격한 청안군(淸安君) 이재순은 종친 내부에 폭넓은 지지 기반을 갖고 있었다. 을미사변 이후 시종원경 이재순은 시위대 장교와 병사를 결집하여 고종 구출을 위한 춘생문사건을 주도했다. 그는 김홍륙의 암살시도 및 고종 독차사건의 배후였다. 궁내부대신을 여러 차례 역임한 이재순은 고종의 군주권 강화를 위해서 각종 정치적 사건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대한제국 정치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는 핵심인물이었다. 이재순의 인맥은 충청도 출신자, 반면에 이범진의 인맥은 함경도 출신자가 주축이었다. 궁내부를 중심으로 정치세력을 형성한 이범진과 이재순 계열은 군주권의 강화를 당연하게 생각하였고, 각각 러시아·프랑스와의 협력을 통해 일본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고 노력했다. 이들은 지지기반이 달랐지만 독립협회, 만민공동회 등 중요한 정치적 사건에서는 상호 연대할 수 있었다. ●고종, 충성심 자극 위해 경쟁 유발… 갈등만 낳아 대한제국 시기 고종은 군주 중심의 ‘전제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궁내부에 자신의 정치세력을 결집시켰다. 그런데 고종은 이들을 단일한 세력으로 통합시키지 않으면서 상호간 경쟁을 유발하여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자극했다. 이러한 상호 경쟁은 대한제국의 신속한 개혁이 필요한 시점에 권력 독점을 향한 지나친 대립만 초래했다. 처녀지를 개간하려면 겉으로 미끄러지는 쟁기를 쓸 것이 아니라, 땅속을 깊이 파고드는 플라우(쟁기)를 써야 한다. 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서울광장] 다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8일 한국 대선이 경제분야에서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했다면서 작은 구상과 세부적인 관리를 중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급속한 고령화에따른 문제 해결과 수출 주도 성장모델을 택하고 있는 후발 국가들과의 경쟁에 대응하는 경제 목표의 큰 그림이 없으면 국가경제가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희식 개발모델과 외환위기 이후의 신자유주의식 경제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경제 밑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MB(이명박)경제’를 대신할 청사진으로 ‘창조경제’(박근혜 후보), ‘일자리 대통령’(문재인 후보), ‘혁신경제’(안철수 후보)를 내세우고 있으나 대동소이(大同小異)한 것 같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경제민주화를 통해 재벌에 재갈을 물리고 복지란 이름으로 사회적 약자의 굶주림과 박탈감을 채워 주겠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한결같이 표심(票心)만 겨냥해 배 부른 자의 몫을 뺏거나 나라 곳간을 풀어 갈증을 해소해 주겠다고 접근하다 보니 생긴 결과다. 더구나 과거와 같은 이념적인 대치전선도 없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감언이설에 현혹되기에는 내상(內傷)이 너무도 깊다.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 및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관련기관,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떨어뜨렸다. 동시에 잠재성장률은 3% 중반 전후로 제시했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980~1988년 9.1%, 이후 10년간 7.4%,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4.7%로 떨어졌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3.8%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차기정부 집권기간 동안 연평균 잠재성장률이 3.7%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대내외 여건 변화와 정책 구사 등에 따라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 수도 있지만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은 반드시 후유증을 남긴다. 게다가 속을 들여다보면 상태는 훨씬 더 심각하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평균 4.5%인 반면 실질 국내총소득(GNI) 증가율은 3.4%로 1.1% 포인트 낮았다. 상대적으로 실질소득이 줄어든 셈이다. 내수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구나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두드러졌다. 소득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의 소득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1990년대에는 3.72배였으나 외환위기 직후 4.55배로 치솟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격차가 해소되기는커녕 4.8~5배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그 결과, 중위임금 3분의2 미만인 저임금근로자의 비중은 22.2%(2010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세 번째로, 중위소득 50% 미만이 차지하는 2인 이상 가구의 비율인 상대빈곤율은 일곱 번째로 높다. 특히 지난 4년간 가계의 실질소득은 2.4% 증가에 머문 반면 기업의 실질소득은 16.1%나 급증했다. 감세, 규제 완화 등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부자 기업-가난한 가계’라는 새로운 양극화를 낳은 것이다. 기업을 지원하면 이윤이 낙수효과를 통해 성장과 투자, 고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던 기대와는 달리 기업의 배만 불렸다. 그러다 보니 월소득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빈형 자영업자가 170만명에 이른다. 전체 자영업자의 23.7%다. 올 들어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람은 55%나 늘었다. 7등급 이하 저신용층도 500만명이나 된다. 차기정부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다. 따라서 지금의 대선 공약으로는 성장률 추락과 양극화 심화, 저출산-고령화로 활력을 잃은 한국경제를 살리지 못한다. 무엇보다 먼저 각 경제주체의 경제활동 참여율부터 높여야 한다. 그러자면 새 정부의 경제 밑그림은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 복지도, 경제민주화도 모두가 성장에 함께 참여하고 과실을 나누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것이 플러스 정치다. djwootk@seoul.co.kr
  • 대구서 또… 여고생 성적비관 투신자살

    성적을 비관한 여고생이 중간고사 시험기간 중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1일 오전 4시 40분쯤 대구 동구 방촌동 한 아파트 1층 화단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모 여고 1학년 이모(16)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양은 자신의 책상 위에 ‘중간고사 성적이 나빠서 속상하다’는 내용의 유서, 친구에게는 ‘그동안 고마웠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각각 남겼다. 경찰은 이양이 성적을 비관해 7층 베란다에서 투신한 것으로 보고 휴대전화와 주변친구 등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다. 이양은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했으며, 이날이 중간고사 마지막 날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뉴스 WHO] 40대 대법관 후보자 김소영 대전고법 부장판사

    [뉴스 WHO] 40대 대법관 후보자 김소영 대전고법 부장판사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제청된 김소영(46·사법연수원 19기) 대전고법 부장판사에게는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1990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한 김 후보자는 서울과 지방의 각급 법원에서 민사, 가정, 형사, 행정 등 다양한 재판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02년에는 여성 법관 최초로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에 임명돼 대법원 판결의 체계적 분류 작업, 종합법률정보 데이터베이스 개선 사업 등을 주도하면서 행정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05년에는 여성 법관으로는 처음으로 지원장에 임명됐다. 대전지법 공주지원장을 맡으면서 자상함과 통솔력으로 지원 내에서는 물론 유관기관에서도 신망이 두터웠다. 또 2008년에는 여성 첫 법원행정처 정책총괄심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양형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양형기준제도를 확립하는 초석을 마련했다. 이때 뇌물죄 등 비리 관련 범죄에 대한 양형을 엄정하고 일관성 있게 정립한 공로로 현직 판사로는 처음으로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근정포장을 받았다. 윤성식 대법원 공보관은 김 후보자에 대해 “대법관에게 필요한 덕목을 고루 갖추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 보장을 위해 헌신해 온 대표적인 여성 법관”이라면서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충실하게 대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1년 11월 한국전쟁 민간인학살유족회를 만들어 간첩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수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김모씨 등 피해자 30명에게 국가가 모두 27억 9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연예인들의 장기 전속계약을 불공정 거래로 판시해 과징금을 물린 판결도 김 후보자의 주요 판결로 꼽힌다. 김 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제청 소식에 법조계에서는 ‘기수파괴, 관행 파괴’ 등 파격 인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초 이 자리는 안대희 대법관의 후임으로,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검찰 몫이었다. 이 때문에 법무부가 추천한 한명관(53·15기) 대검찰청 형사부장과 이건리(49·16기) 공판송무부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양승태 대법원장은 연수원 19기 후보자를 제청했다. 관행보다는 대법관 다양화와 여성 대법관 임명에 대한 시대적 여론을 더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역대 여성 대법관 중 최연소 대법관이 된다. 전체 13명인 대법관 가운데 선임인 양창수(6기) 대법관과는 13기 차이가 난다. 박보영(16기) 대법관보다도 3기수 아래로 기수 파괴인 셈이다. 대한변협(회장 신영무) 측은 “여성대법관 후보가 제청된 건 환영할 만하나 재조 출신으로만 제청이 이루어진 건 유감”이라고 밝혔다. 부친이 검사였던 김 후보자는 어릴 때부터 법조인을 동경해 왔다. 김 후보자의 부친은 서울지검 1차장검사를 끝으로 개업한 김영재 변호사이고, 남편은 대검찰청 첨단수사범죄수사과장을 지낸 백승민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불교 신자로 오로지 법리로만 판단해 내리는 기계적 판결과 오류를 피하려고 화두를 통한 참선을 즐겨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는 이정미 재판관이 유일한 여성이다. 이 재판관은 2003년 임명된 전효숙 전 재판관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재판관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9)문재인 쟁점행적(상)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9)문재인 쟁점행적(상)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참여정부 시절 별명인 ‘왕수석’에는 부정적 뉘앙스가 강하게 묻어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이었기에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은 끊임없이 문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며 공격했다. 그의 측근과 참모들은 문 후보가 항상 자신에게 엄격했다고 말하지만, 완전히 해명되지 못한 부분도 적지 않다. 쟁점이 되고 있는 참여정부 시절 문 후보의 행적을 살펴본다. 그의 참여정부 시절 국정운영 경험은 ‘동전의 양면’이다. 문 후보는 국정운영 경험을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있지만, 오히려 사회 갈등 조정 능력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문 후보는 당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과 용산 미군기지 평택 이전, 부안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 문제, 화물연대·철도노조 파업, 천성산 터널공사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지만 갈등 조정에는 대부분 실패했다. 특히 2004년 천성산 고속철 터널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던 지율 스님을 여러 차례 찾아가 중단을 권유했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천성산 터널공사는 2년 반 정도 중단됐고, 이로 인해 6조원 이상의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2003년 6월에는 조흥은행 파업에서 공권력 투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당시 “경찰이 (조흥은행) 파업상황을 보고 결정할 문제이지만 노조가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한다면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반(反)노조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해 8월에는 “화물연대에 파업책임을 묻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계 입문 뒤에도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친노(친노무현)·비노 프레임에 갇혀 갈등 조정 능력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그러나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10일 “참여정부 때 국정운영 경험은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조흥銀 공권력 투입 옹호 발언도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두 차례 민정수석을 지내면서도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 관리에 실패했다는 평을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향응 파문이다. 2003년 6월 가족 동반 새만금 방조제 공사장 헬기 시찰 사건으로 청와대 비서관 3명이 전격 경질되고 사흘째 되던 날, 양 전 실장은 충북 청주 시내 나이트 클럽에서 술 접대를 받았다. 특히 당시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인 정모(56)씨가 동석한 사실이 축소·은폐됐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민정수석이었던 문 후보가 ‘온정주의’로 일관하는 바람에 특검으로 이어졌다는 비난이 일었다. 당시 파문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고, 청와대 내부 인사와 친인척 관리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 후보는 사건 이후 “민정팀이 ‘청와대의 공적(公敵)’으로 불릴 정도로 정보를 수집하고 문제점을 파악, 조사한 뒤 상응한 조치를 취해 왔다.”면서 ”일처리가 미숙했다는 지적에 결코 동의할 수 없고, 우리가 감안하지 못한 것은 언론의 악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아마도 ‘옛날 같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언론이 너무 세게 다루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꼬집었다. 문 후보가 두 번째로 민정수석을 지내던 2005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연루된 세종증권 로비에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개입된 혐의로 2008년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박 회장은 정상문 총무비서관을 통해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에게 불법자금을 제공해 노 전 대통령 서거의 계기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자신의 저서 ‘운명’에서 “기업 쪽 사람들은 매우 강력하게 부인했고, 형님도 결코 아니라고 했다. 청와대는 수사권이 없어서 그 이상 파고들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단서가 있었거나 형님이 사실대로 얘기해 줬더라면 결코 덮고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도적 한계를 지적했지만, 군색한 변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김정일 녹취록’ 의혹 제기 참여정부 시절 문 후보의 책임과 관련해 공방이 일었던 대표적인 사안이 대북송금 특검이다. 한나라당이 2003년 김대중 정부의 6·15 남북정상회담 때 거액의 대북송금이 있었고, 이를 현대에서 부담했다는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청와대는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조사대상이 됐고 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비롯한 측근들이 처벌받았다. 이에 대해 김대중 정부를 수사대상에 올려 친DJ계와 친노 세력 간 분열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문 후보는 저서 ‘운명’에서 “검찰 수사로 갈 경우 수사를 제어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당장 통제를 한다 하더라도 일단 검찰 손에 파일이 생기면 언제 폭탄이 돼 터질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항변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당시 통치행위냐 아니냐가 논쟁이었는데, 다시 거론하는 것은 또 다른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2007년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에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는 발언이 담긴 ‘비공개 녹취록’이 존재한다는 의혹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당시 문 후보는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가 녹취록의 존재를 인지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의 민정수석을 맡을 당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을 놓고 ‘친삼성’, ‘재벌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2005년 10월 5일 참여연대는 “청와대의 금산법 개정 경위 조사가 사실상 ‘삼성 봐주기’로 결론 났다.”면서 “금산법 개정안은 일체의 정치적 전략을 배제한 채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문 후보는 “금산법의 개정 경위를 파악한 결과 개정안 마련에 절차상 문제는 있으나 정실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입법기관도, 사법기구도 아닌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법 적용에 있어 유권해석까지 한 것은 대통령 참모조직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런 지적의 배경에는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 노선’으로 인해 삼성이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는 일각의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다. ●법무법인 부산 매출 급성장 논란 문 후보는 또 2003년 부산저축은행의 금융감독원 검사 완화를 위해 금감원 담당국장에게 청탁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새누리당 이종혁 전 의원은 지난 3월 “문 후보가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부산이 2004~2007년 부산저축은행에서 59억원의 사건을 수임했다.”고 폭로했다. 검찰은 문 후보가 당시 부산저축은행 검사를 담당한 유병태 비은행검사1국장에게 “철저히 조사하되 예금 대량 인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히 처리해달라.”고 전화한 사실을 확인하기까지 했다. 문 후보 측은 이 전 의원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문 후보의 한 측근은 “전화를 받은 사람이 청탁이나 압력 전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법무법인 부산의 참여정부 시절 특혜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이 전 의원은 “2003년 2월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한 이후 법무법인 부산의 연간 매출액이 13억 4900만원에서 2005년 4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부산의 정재성 변호사는 “한 건에 엄청난 액수를 받는 로펌과 달리 우리는 소액 민사사건을 많이 맡는 박리다매 형식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법무법인 부산은 참여정부 이후인 2009년 말 매출액이 14억 3000만원으로 다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노장 바이든, 공화당 연타석 홈런 막을까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이 막판 판세 변화의 기폭제가 됨에 따라 11일 밤(현지시간)으로 예정된 부통령 후보 TV토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예상대로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눌렀다면 부통령 후보 토론에 대한 관심도는 저조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 상황이 펼쳐지면서 관심은 폴 라이언(42)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롬니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칠지, 아니면 조 바이든(70) 부통령이 궁지에 몰린 오바마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우선 이번 부통령 후보 토론은 역대 가장 나이 차가 많은 후보 간 토론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라이언은 바이든과 무려 28살 차이로 그의 아들뻘이다. 라이언의 패기와 바이든의 경륜이 뚜렷한 대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36년 상원의원 경력에다 3차례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바이든은 TV토론 경험이 풍부하다. 반면 라이언은 14년 하원의원 경력이 전부다. 그렇다고 해서 라이언이 불리할 것이라는 예단은 위험하다. 라이언은 하원 예산위원장을 맡을 만큼 정책통이다. 복잡한 수치가 동원되는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에서 단골로 활약했고, 지난해 정부·여당과의 정부부채 상한 인상 협상 때는 공화당 대표단의 일원으로 백악관 토론회에서 오바마와 ‘맞짱’을 뜬 적도 있다. 반면 바이든은 외교 분야 전문가인 데다 치밀하지 못하고 말실수가 잦다. 11일 토론 주제가 경제 분야에 맞춰질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오히려 바이든이 불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인지 바이든은 며칠 전부터 모든 일정을 접고 토론에 대비해 ‘열공’하고 있다. 롬니는 9일 CNN 인터뷰에서 “수십 차례 TV토론 경험이 있는 바이든에 비하면 라이언은 고등학생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라이언은 사실(팩트)을 갖고 임할 것이기 때문에 잘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롬니가 첫 토론에서 압승을 거두며 점수를 벌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라이언이 토론에서 진다 하더라도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바이든마저 라이언에게 패할 경우 오바마 진영은 불길한 분위기에 휩싸이면서 추락세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과 라이언은 공통점도 많다. 둘 다 가톨릭 신자에 개인적 비극을 겪었다. 바이든은 교통사고로 부인과 갓난 딸을 잃었고 라이언은 16세 때 변호사이던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급사하는 바람에 햄버거가게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했다. 라이언은 28세에 하원의원이 되면서, 바이든은 29세에 상원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들어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노래에 나의 신학적 여정 담고 싶어”

    “노래에 나의 신학적 여정 담고 싶어”

    “별 게 아닌데 너무 많이 관심들을 갖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11일 오후 7시 30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한 여성신학자의 삶과 노래’라는 타이틀로 독창회를 여는 최영실(63·여성신학) 성공회대 교수. 정년 퇴임을 1년 4개월 앞두고 단단히 벼른 은퇴 세리머니 준비 탓일까, 9일 이른 아침 서울신문 인터뷰에서도 쉰 목소리가 역력했다. “신학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가 독창회를 연다니 의아해하는 분이 많겠지요. 그것도 은퇴기념 세리머니니까. 나이를 더 먹기 전에 하고 싶었어요.” 보통 대학교수라면 정년 퇴임을 앞두곤 기념논문집이며 출판기념 쪽에 더 힘을 쏟을 터. “애써 만들어 선사해 봐야 읽지도 않는 논문집을 내느니 저의 신학적 여정을 노래로 담아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어릴 적부터 노래를 좋아했고 학창시절 줄곧 솔로며 교회 성가대에 빠지지 않았다는 최 교수.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모태신앙에 더해 이화여고 시절 교목이었던 변선환(1995년 별세) 전 감리교신학대학장으로부터 받은 종교적 감화가 컸단다. 그토록 신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의사였던 아버지의 반대에 막혀 신학이 아닌 심리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결국 대학원에서 기독교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유니언신학대에서 신학공부를 이어간 여성 신학자다. “독창회를 준비하다 보니 제가 겪었던 신학적 여정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신학을 하게 된 개인 사정 말고도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은 선생님들, 그리고 숱하게 만난 보수·진보 쪽 인사들….” 책 한 권을 엮어도 되겠다 싶은 욕심도 들었지만 평소 취향따라 그냥 노래로 풀기로 했단다. 이런저런 모임 자리에서 틀에 박힌 설교며 대화보다 노래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해 개신교계에선 독특한 신학자로 소문 난 최 교수. 60세 때 성공회대에서 취미로 성악을 공부하기 시작한 아마추어 성악가이지만 신학으로 연결해 노래에 쏟는 열정이 만만치 않다. 독창회에서는 모두 12곡을 부를 예정. 1·2부로 나누어 각각 ‘그리움’과 ‘사랑’의 테마를 담은 가곡과 성가곡, 오페라 아리아로 솜씨를 발휘한다. 신학적 궤적이 물씬 묻어나는 노래들에 얹어 동생인 최영애 인권위 전 상임위원이 그의 지나온 삶을 내레이션으로 풀며, 대한성공회 사제중창단도 세리머니에 동참한다. 1990년부터 성공회대 신약학·여성신학 교수로 재직해 왔고 한국여성신학회 회장을 지낸 뒤 지금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으로 활동 중인 최 교수. “제 독창회가 보수·진보 쪽 인사들이 함께 모이는 모임의 단초가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말미에 웃음 섞어 불쑥 던진 말이 예사롭지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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