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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로스쿨의 도약을 기대하며/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열린세상] 로스쿨의 도약을 기대하며/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로스쿨이 5년만 지나면 합격률이 5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보도와 함께 다양한 문제점이 연일 지적되고 있다. 법조계 내부 논의를 충분히 거치기 전에 로스쿨이 갑자기 설치되는 바람에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만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운영에서도 많은 진통을 겪고 있다고 한다. 때로는 유사한 상황을 겪은 외부인의 시각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생각을 보태고자 한다. 의대, 교대 등은 배우는 내용이 전문적이어서 졸업 후 해당 직종이 아니면 다른, 더 좋은 직업을 갖기가 어렵다. 더구나 등록금도 비싼 양성과정 졸업생 중 상당수가 해당 전문직종에 종사할 수 없게 된다면 좋은 인재가 섣불리 입학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양성과정을 엄격하게 운영하기도 어려워 실력과 소명의식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데 실패하게 된다. 법조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수요와 공급을 맞추지 못하면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다양한 전공분야의 법조인 양성, 충분한 변호사의 공급을 통한 사회 전반의 법치주의 구현, 몇몇 대학의 법조인 독식체제 탈피라는 원래 목적 구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변호사가 늘어나는 등 일부 성과가 있기는 하지만 이미 부작용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로클러크(재판 연구원), 검사, 대형 로펌 입사자의 출신 학부를 보면 모두 특정 대학 위주의 법조인 구성을 바꿔 보자는 취지에 오히려 역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상고 졸업 후 사시에 합격해 대통령이 되기란 더 이상 불가능해져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사회계층 상승의 심리적 사다리마저 사라지게 됐다. 한 발 더 나아가 비록 로스쿨을 졸업해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부모의 배경이 더 중요하다는 세습사회의 병폐마저 드러나고 있다. 아직 공론화는 되고 있지 않지만 객관성과 신뢰성을 가진 사시와 달리 로스쿨 신입생 선발의 객관성과 신뢰성, 나아가 타당성 문제도 이미 언급이 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공급이 급증할 경우, 변호사들 중에 법치주의 구현의 사도가 아니라 미국처럼 ‘칼 들지 않은 강도’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어 법조인 이미지와 사회적 존경도가 추락하고, 그렇지 않아도 소송이 난무하는 우리사회가 더 각박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넘쳐나는 변호사들이 학부모를 부추겨 교내의 작은 사건 사고까지도 법정으로 끌고 감으로써 학교는 늘 소송 공포에 시달리고 있고, 교육 자체를 위해 쓰여야 할 많은 예산이 옆으로 새고 있다. 변호사가 교문을 넘어서는 순간 학교교육은 망가진다는 이야기가 현실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로스쿨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혁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전국의 교대는 초등 교원 수요가 줄어들자 몇 년 사이에 신입생 정원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대학 재정이 문제가 되고 몇 개 교대는 유지가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독립형 교대에서 더 높은 사명감을 가진 우수한 교사가 양성될 수 있음이 입증되었기에 교대 시스템 자체를 지키기 위해 대학 구성원들이 희생을 감내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로스쿨도 적정 수요와 합격률을 감안한 정원조정계획을 수립하고 적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신입생 선발과 인턴 배정 등에서 일반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신뢰성과 공정성, 투명성, 나아가 타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독일 대학의 경우처럼 대학별 신입생 선발권이나 인턴 배정권 일부는 외부 공적기관에 위임함으로써 사회적 소수자 배려, 다양한 전공 출신자 선발 등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교육대학교의 진통을 온몸으로 겪었던 외부인의 관점에서 볼 때, 로스쿨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진 지금이 로스쿨이 누에고치를 뚫고 나와 아름다운 나비로 비상할 수 있는 최적기이다. 로스쿨 체제를 지키는 데 연연하지 않고 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각오로 외부인도 공감할 대안을 스스로 제시할 때 우리 사회는 로스쿨을 신뢰하며 제도 존속에 힘을 보태게 될 것이다.
  • 기업 임직원들 ‘처신 주의보’

    갑(甲)의 지위를 이용한 일부 대기업 임직원의 오만한 언동이 연일 구설수에 오르면서 해당 기업들이 내부 단속 강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에너지 임원의 승무원 폭행, 프라임베이커리 회장의 폭언,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막말 등 연이어 비슷한 사건이 터지면서 우리사회에서 ‘갑을 관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어서다. 더욱이 이 같은 사건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폐업, 검찰조사, 불매운동 등 해당 기업을 위협할 상황으로까지 비화되고 있어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아니라 임직원의 잘못된 처신이 회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협력업체 직원의 투신자살로 곤욕을 치른 롯데백화점은 매장 관리자를 대상으로 이달부터 ‘갑을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강의를 신설했다. 판촉사원이나 협력업체 직원을 신중하게 대하고 예의를 지키도록 당부하는 내용이 강의에 포함됐다. 판촉사원과 협력업체 직원을 배려하는 제도도 강화한다.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는 기회를 갖도록 매장관리자와 판촉 사원의 역할을 서로 바꿔보는 ‘롤플레잉’(역할 연기)도 도입하기로 했다. ‘감정노동자’인 판촉사원 대부분이 여성인 점을 고려해 단순한 지원책보다 즐겁고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힐링’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판촉사원들로부터 애로사항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달 22일 인천 송도에 있는 그룹연수원에서 정준양 회장이 주재하는 전체 임원 워크숍에서 반성의 뜻을 담아 윤리실천 다짐대회를 열 예정이다. 350명에 달하는 계열사 임원 전체가 참여해 윤리실천 결의문을 채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서약·선서한다. 불매운동, 검찰조사 등으로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남양유업은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면 영업사원 재교육 등 시스템 정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금은 어떤 대책을 내놔도 시늉으로만 비칠 우려가 있다”며 “차후에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현직 변호사가 ’생활고 비관’ 투신자살 충격

    현직 변호사가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채 발견됐다.  8일 오전 5시쯤 전남 여수시내 모 아파트 1층 현관 입구 앞에 이 아파트에 사는 변호사 장모(45)씨가 목 등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아파트 13층 복도의 창문이 열려 있고 창문 주변에서 손자국 등이 발견됨에 따라 장씨가 복도 창문을 통해 떨어져 숨진 것으로 보고있다.  장변호사는 부인에게 “생활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라.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장 변호사가 최근 사무실 운영 등의 문제로 심적으로 힘들어 했다는 유족의 진술을 토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장씨는 평소 시주도 많이하는 독실한 불교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안철수 의원실 ‘인턴’ 경쟁률이 무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국회 의원실에서 함께 일할 보좌진 모집을 위한 공채를 시작하자 이틀 만에 9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안 의원실은 지난 6일 오후부터 국회 홈페이지의 ‘의원실 채용소식’란에 4급 보좌관 1명과 인턴 1명 채용 공고를 냈다. 8일 오전 10시 현재 4급 보좌관 모집에는 34명, 인턴 모집에는 56명이 지원서를 냈다. 모집마감이 9일까지여서 최종 지원 인원은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안 의원측은 예상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의원실이 채용 공고를 내면 모집기간이 2주 정도이고 지원자도 평균 20~30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안 의원의 ‘인기’를 다시한번 실감케하는 규모다. 특히 안 의원실이 4급 보좌관으로 국회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찾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자들이 상당수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자 중에는 진보정당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거나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 보좌관 출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일부 의원들은 ‘능력있는 보좌관 지키기’에 신경써야 할 상황이 됐다. 사법고시 출신의 변호사, 정치학 박사 소지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도 상당수 지원서를 냈다. 지원자들의 연령대는 30대 중후반에서 50대 중반으로 다양한 편이다. 안 의원실은 주변 인사들로부터도 4급 보좌관 후보를 추천받고 있어 실제 경쟁률은 더 치열할 것이라는 말도 의원회관 주변에 나돌고 있다. 홍보·정책·수행 등 전반적인 업무를 지원하게 될 인턴의 경우, 국회 경험을 쌓고 싶은 20대에서 30대 초반들이 주로 지원했다. 미국과 유럽 유수 대학의 석·박사 소지자들도 상당수 지원했다. 안 의원실은 이날 인턴 1명에 대해 추가로 모집 공고를 냈다. 안 의원의 국회 상임위가 보건복지위로 결정되면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요건으로 내걸었다. 안 의원실은 서류 심사를 통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음 주 초 면접 심사를 거쳐 보좌진 구성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 의원실은 이에 앞서 대선 캠프에서 노동연대센터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이수봉 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을 4급 보좌관에, 윤태곤 전 대선캠프 상황부실장과 신현호 전 노원병 선거캠프 정책팀장을 5급 비서관으로 정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처신 똑바로 하자”…떨고 있는 甲 ‘집안 단속’

    ’나 떨고 있니’ 이른바 ‘갑(甲)의 횡포’라고 불리며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부쩍 처신에 신경을 쓰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승무원 폭행, 프라임베이커리 회장의 폭언, 남양유업 영업관리 직원의 막말 사건 등이 알려지면서 갑의 안하무인(眼下無人)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이유에서다. 연루된 기업은 이미지 실추는 물론이고, 폐업에 이르거나 불매 운동에 직면하기도 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임직원이 유사한 사건에 휘말리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힘쓰고 있다. LG 계열사는 업무 관련자로부터 경조금품을 받지 못하게 올해 초 윤리규범을 변경했다. 5만원 이하라도 허용하지 않는다. ’을’의 처지에 있는 협력업체 임직원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는 취지다. LG디스플레이 6일 파주공장에서 협력업체와의 상생·소통 등을 주제로 임직원을 교육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달 22일 인천 송도에 있는 그룹연수원에서 정준양 회장이 주재하는 전체 임원 워크숍에서 반성의 뜻을 담아 윤리실천 다짐대회를 열 예정이다. 350명에 달하는 계열사 임원 전체가 참여해 윤리실천 결의문을 채택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서약·선서한다. 삼성 계열사는 2011년 4월 ‘준법 경영’을 선언하고 금품 수수 금지, 공정경쟁, 법규 준수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임직원에게 준법 교육을 하고 자체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 불법·부정 행위, 법규 위반 사항 등을 반영해 지수를 산정하고 이를 임원평가 때 활용한다. 이른바 ‘감정 노동’을 하는 직원이 많은 유통업계도 잔뜩 움츠리고 개선방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말 여직원의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했던 롯데백화점은 매장 관리자 교육 과정에 ‘갑을 관계’를 되돌아보도록 하는 강의를 이달부터 도입했다. 판촉사원이나 협력업체 직원을 신중하게 대하고 예의를 지키도록 당부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역지사지의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매장관리자와 판촉 사원의 역할을 서로 바꿔보는 ‘롤플레잉’(역할 연기)도 실시한다. 판촉사원 대부분이 여성인 점을 고려해 단순한 지원책보다 즐겁고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 중이다. 대기업 임원회의에서는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과 갑을 관계가 단연 화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경제 민주화’ 입법으로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 행동거지를 조심하라는 지시까지 내려와 여러모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공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한국전력공사가 7일 발표한 ‘권위주의 타파 14계명’에서도 비슷한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한전은 지나친 반말이나 하대를 하지 말고 자기가 마실 차는 스스로 준비하자는 내용 등을 반영했다. 또 ‘먼저 보는 사람이 인사를 하자’며 지위의 높낮이를 지나치게 따지는 문화를 지양하자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나와 남을 살피고 보듬는 계기 됐으면”

    “나와 남을 살피고 보듬는 계기 됐으면”

    “삶에 지친 사람들이 우리 불교 전통문화를 즐기고 직접 체험하면서 나와 남을 함께 살피고 보듬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부처님오신날과 가정의달을 맞아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2일까지의 일정으로 서울 청계천을 비롯해 전국 108곳에서 ‘행복바라미’행사를 열고 있는 조계종 중앙신도회 이기흥(59) 회장. 2일 아침 서울 종로구 견지동 중앙신도회 회장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불교계에 국한하지 않는 불교전통문화를 토대로 우리 사회에 치유와 나눔의 문화가 널리 퍼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행복바라미’행사는 연등만들기며 직장인을 위한 점심 연꽃다실, 불교음악 힙합콘테스트, 명상 체험 등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로 꾸며지는 문화축제. “불교 신자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외국인까지 큰 관심을 보이고 참여가 늘고 있는 연등축제를 국가적 문화행사로 발전시켜 보자는 뜻에서 열게 됐지요.” 브라질의 삼바축제며 일본의 온천축제에 결코 뒤지지 않는 행사로 키워나가겠다는 다짐이다. ‘행복바라미’행사가 체험과 힐링(치유) 축제에 얹어 눈길을 끄는 부분은 나눔의 캠페인이다. 전국 각 행사장에 설치한 모금함에 쌓이는 십시일반의 정성을 연말쯤 각 지역의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에게 돌리게 된다. “모금 활동은 이번 행사의 부대적인 일이지만 어차피 공동선을 지향하는 불교라면 나눔문화로 연결지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 회장은 불교계에선 소문난 ‘나눔 포교사’. 지난 10년간 ‘청소년을 위한 나눔문화재단’을 운영하면서 100억원을 기부했다. 나눔문화재단은 혜택을 받은 200여명의 장학생들이 졸업 후 취직해 봉사활동을 이끄는 등 나눔문화를 선도하는 선순환 구조로 유명하다. 이 회장은 태릉선수촌과 올림픽공원에 법당을 개원한 것을 비롯해 폭넓은 포교활동으로 불교계에서 인정받는 포교사다. 이제 불교 포교는 그저 전도와 홍보에 그치지 않고, 더불어 사는 ‘나눔 문화’의 확산으로 이어져야 한단다. “팔만사천 대장경에 담긴 부처님 교훈을 한 마디로 압축하면 ‘자비’라고 생각해요. 그 자비는 물론 동체대비의 큰 울림이지요.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굳이 나와 남을 가를 필요가 있을까요.” 남의 아픔은 곧 나의 아픔이고, 나의 기쁨 또한 남의 기쁨일 수밖에 없다는 이른바 화엄경의 ‘상즉상입(相卽相入)’, ‘상즉상용(相卽相容)’이라고 할까. 그 정신을 사회적으로 실천한다고 할 때 사각지대에 있는 힘든 이웃을 먼저 돕는 게 당연하다고 한다. “지난해 나라를 온통 뒤집어놓았던 ‘백양사 승려 도박 사건’도 불교계가 교훈의 큰 방편으로 볼 필요가 있어요. 출가승뿐만 아니라 일반 재가신자들이 함께 큰 틀에서 합리적인 개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물론 조급하게 서둘러선 안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사찰 재정 투명성 확보며 합리적인 의사결정 정착을 위해 일반 신도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종단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중앙종회에도 재가신자가 당당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선 신도들도 준비가 덜 됐어요.” 지난해 제25대 중앙신도회장에 취임한 이후 이런저런 일들을 벌이고 수습하느라 아주 바빴다는 이 회장. 우리 종교계가 사회 통합에 앞장서려면 나와 남을 가르는 극단의 말과 행동을 먼저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교리가 아무리 좋은들 실천을 안 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불교 신자들도 화합과 상생을 말로만 내세울 게 아니라 부처님이 보여주고 가르쳤던 교리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봅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靑불자회 3일 조계사서 법회

    박근혜정부의 청와대에서는 어느 종교의 ‘교세’가 가장 셀까. 5월 들어 활성화되고 있는 청와대 내 종교 모임으로만 보면 일단 불교가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청와대 불자 모임인 청불회는 3일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이 제15대 청불회장으로 취임하는 법회를 갖는다. 청불회 회원은 청와대 경호실의 기존 회원 40여명을 포함해 대략 70여명이다. 역대 정부에서도 60~80명 선을 유지했다. 가톨릭신우회는 이달 중 첫 미사를 준비 중이다. 이남기 홍보수석을 회장으로 현재 회원을 모집하는 중이지만, 청불회를 넘어서지는 못할 전망이다. 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에서 신부가 파견돼 한 달에 한 차례 미사를 주관한다. 기독신우회는 출발이 가장 일렀다. 4월에 이어 이미 두 번째 예배를 가졌다. 그러나 예배 참석인원이 20명이 채 못 됐다. 회장은 비서관급이 맡고 있다. 청불회의 첫 법회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교세를 드러낼 전망이다.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법회가 열리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을 비롯, 주요 종단의 승려들과 청와대 불자회원 등이 대거 참석한다. 청불회는 김영삼 전 대통령 때인 1996년 8월 만들어졌다. 초대 회장을 박세일 당시 정책기획수석이 역임한 이후 회장은 수석비서관급 이상이 맡아왔다. 김대중 정부 때는 김태동 정책기획수석, 박준영 공보수석 등이, 노무현 정부 때는 김병준 정책실장, 변양균 정책실장 등이, 이명박 정부 때는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등이 회장을 지냈다. 청불회는 이명박 정부 때 사실상 불교신자들의 발길이 끊긴 대통령 관저 뒤에 있는 불상(석조여래좌상)에 대한 참배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부엉이 바위’서 50대 투신… 노 前대통령 후 네번째 자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뛰어내려 숨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경남 김해서부경찰서는 30일 봉하마을 뒤 봉화산 부엉이 바위(높이 45m) 아래에 지난 29일 오후 9시 45분쯤 배모(56·화물차 운전기사)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해 근처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초소 근무자가 이날 오후 9시 25분쯤 부엉이 바위쪽에서 ‘쿵’하는 소리를 듣고 경찰과 함께 바위 주변을 20여분간 수색한 끝에 배씨를 발견했다. 배씨는 김해시 진영읍 회사 사무실 책상 서랍에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 이해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부엉이 바위에서는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숨진 뒤 2010년 11월에는 50대 남성, 2012년 4월에는 70대 여성이 떨어져 숨졌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시론] 개성공단 몰락을 그냥 지켜볼 건가/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시론] 개성공단 몰락을 그냥 지켜볼 건가/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철수하고 공단의 완전 폐쇄 가능성도 커지면서 북한의 복잡한 속내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최근 북한이 내보이는 입장들을 보면,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체류 인원 전원 철수 조치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도 공단 완전 폐쇄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최종적이며 결정적인 중대조치’를 운운하던 지난 27일과 달리 우리 측의 대화 제의와 철수 조치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무언가를 호소하는 듯한 입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앙특구지도개발총국의 발표뿐 아니라 26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담화에서 이명박 정부 때도 살아남은 개성공단을 박근혜 정부가 폐쇄 수순으로 몰고 간다고 아쉬움을 표시한 대목에서도 속내가 엿보인다. 북한은 개성공단 잠정 중단조치를 먼저 취했다. 그들은 우리 정부가 근로자들을 불과 한 달을 넘기지 않고 철수시키는 초강수 대응을 예상하지 못한 듯하다. 한마디로 허를 찔린 셈이다. 한·미연합 독수리 연습이 종료된 이후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공장 가동을 재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에 대한 우리 정부와 언론들의 잘못된 인식과 평가를 바로잡고, 공단 가동 재개 후에는 개성공단의 확대발전을 위한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잠정중단 카드를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고 전시상황에서도 자제력을 발휘하면서 지키려 했던 개성공단을 협상카드로 사용하려는 유혹을 뿌리쳤어야 했다. 아직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된 상태는 아니지만 우리 측 근로자의 철수로 개성공단은 점차 식물공단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내놓은 카드가 개성공단 ‘잠정 중단’이었다면 우리의 카드는 한 발 더 나아가 ‘사실상의 완전폐쇄’가 되어 버린 것이다. 마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9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강력한 억제에 기인한 것으로, 강해야 할 때는 강하고 유연해야 할 때는 유연한 정책”이라고 밝힌 점이 주목을 끈다. 당분간 ‘강대강 대응’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번 정부의 정공법 대응이 보여주듯, 북한이 어떤 도발 카드를 내놓으면 우리는 더 강한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에 끌려다니던 지금까지의 악습을 뜯어고치면서 우리 주도로 남북관계의 질서를 재편성해 나가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확고한 의도가 읽힌다. 한마디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도발과 고립의 길을 단념하며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남북경협, 나아가 국제사회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지원까지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핵보유국을 헌법에 명시해 놓고 있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3월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결의를 거의 매일 다지고 있다. 북한은 “청와대 안주인이 대결 광신자들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 민족공동의 협력사업으로 유일하게 남은 개성공업지구마저 대결정책의 제물로 만들 심산이 아닌지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선조치를 기대하면서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만 명분을 앞세우는 북한 정권의 속성상 그들이 먼저 유화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정부로서는 장기전에 대비할 개연성이 높다. 그렇다면 북한이 먼저 대화의 문으로 들어오지 않는 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만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독수리 연습 종료와 5월 초 한·미 정상회담 결과도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위한 남북대화 분위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말 우리는 이대로 10년 넘게 공들여 쌓아 놓은 개성공단의 몰락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일까.
  • 개그맨 정범균, 투신자살 시도 시민 구해

    개그맨 정범균, 투신자살 시도 시민 구해

    ‘유재석 닮은꼴’로 유명한 개그맨 정범균(28)씨가 투신 자살을 시도한 시민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 마포소방서는 29일 정씨가 전날 오후 9시 33분쯤 마포대교 중간 지점에서 한강에 뛰어내리려던 남성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하러 나왔다가 현장을 목격한 정씨는 자신이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약 5분간 소방대가 도착할 때까지 남성을 붙잡고 말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40대 후반의 이 남성은 “자살도 내 마음대로 못하느냐”며 욕설과 함께 고함을 쳤지만 정씨는 이 남성을 인도 쪽으로 끌어내 안정시킨 뒤 출동한 소방대에 인계하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마포소방서는 정씨를 119명예구조대원으로 위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盧 전대통령 투신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서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뛰어내려 숨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경남 김해서부경찰서는 30일 봉하마을 뒤 봉화산 부엉이 바위(높이 45m) 아래에 지난 29일 오후 9시 45분쯤 배모(56·화물차 운전기사)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해 근처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초소 근무자가 이날 오후 9시 25분쯤 부엉이 바위쪽에서 ‘쿵’하는 소리를 듣고 경찰과 함께 바위 주변을 20여분간 수색한 끝에 배씨를 발견했다. 배씨는 김해시 진영읍 회사 사무실 책상 서랍에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 이해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경찰 조사 결과 배씨는 지난 24일 오후 1시 30분쯤 김해시 한림면 병동리 신풍사 앞 길에서 자신이 운전하고 가던 4.5t 화물차 적재함에서 떨어진 가스통에 길가던 여성(21)이 맞아 숨진 사고로 죄책감에 괴로워 하다 집을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가출 신고를 받고 유서를 발견한 뒤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배씨가 봉하마을 인근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29일 부엉이 바위 등 봉화산 일대를 대대적으로 수색했으나 배씨를 찾지 못했다.  부엉이 바위에서는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해 숨진 뒤 2010년 11월에는 50대 남성, 2012년 4월에는 70대 여성이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지난해 부엉이 바위로 접근을 막기 위해 높이 1.8m의 나무울타리를 설치했으나 투신자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깔깔깔]

    ●설교 목사님이 아들에게 자문했다. “얘야, 내가 설교하는 동안 신자들의 시선을 나한테 집중시킬 묘안이 없을까?” 이 말을 들은 아들은 대답했다. “간단해요. 시계를 설교단 바로 뒤에 걸어두세요.” ●동자승의 비명 어느 한적한 두메산골, 저수지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학교와 절이 마주 보고 있었다. 추운 겨울 시주를 받고 절로 돌아가던 동자 스님이 마음이 급했는지 얼어 있는 연못 위로 걸어가려 했다. 그런데 얼음이 덜 얼었는지 ‘쩌저적’ 하는 소리와 함께 비명을 지르며 건너편으로 뛰어갔다. 다행히 스님은 무사히 건너갔지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스님의 비명을 듣고 놀라고 말았다. 스님:“아이고 하느님∼!”
  • 시골 목가적 풍경 그리는 안분지족적 문학 비판

    헝가리 출신의 정치경제학자 칼 폴라니(1886~1964)가 자본주의의 기원을 쓴 ‘거대한 전환’(1944년)을 읽다 보면 머리가 갸우뚱해질 때가 있다. 시장의 자기조절 기능과 신자유주의에 대한 강렬한 비판이 담겨 있다. 폴라니는 인류가 잃어버린 공동체의 복원을 이야기하는데, 자본주의 이전의 평화로운 시골 풍경과 닮아 있다. 그런데 그 시골이 과연 낙원이 될 수 있을까? 영국의 소설가이자 문화비평가인 레이먼드 윌리엄스(1921~1988)의 대표작인 ‘시골과 도시’(1973년, 나남 펴냄, 이현석 옮김)는 이런 의문을 풀어주는 문화연구서다. 영국 웨일스 변경 철도노동자의 아들이었던 윌리엄스가 사용한, 시골을 뜻하는 컨트리(Country)는 라틴어 콘트라(contra: 대립하여, 반대하여)에서 나온 단어로 관찰자의 눈앞에 전개되는 토지를 의미했다. 그래서 시골은 지방이면서, 토지이자, 나라를 뜻하는 말과 같이 사용됐다. 이후에 널리 쓰이게 된 국토(land), 국가(nation), 지역(region)은 13세기에 생겨난 말이다. 16세기에 도시(city)와 대비되면서 시골로 고착됐다. 시골! 그 단어만으로도 한가롭고 초록 융단이 깔린 목초지나 하얀 스카프와 앞치마를 두르고 참을 내오는 아낙네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윌리엄스가 ‘자본주의가 가져온 재앙을 비판하면서 자본주의 도래 이전 시기를 신비화하고, 잉글랜드 옛 시골마을을 ‘유기적 공동체’로 이상화하는 풍조를 조목조목 통박’하는 것에 분노할지도 모르겠다. 윌리엄스는 옛날 시나 소설 등을 타고 과거의 시골로 돌아가 ‘대다수 민중이 지배계급의 폭력적 침탈에 신음하는 장면들만 확인’한다. 시골을 목가적 풍경으로 그리는 안분지족적 문학을 비판한다. 토머스 하디,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의 소설과 시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과 영국 민중시 등 문학작품들이 대상이 됐다. 그는 도시와 대비해 시골을 이상화하는 것은 역사적 왜곡이며, 도시에서 진행 중인 많은 유의미한 변화를 놓치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한다. 시골과 도시의 동시성을 통해 서구의 ‘근대적 자아’라는 것이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걸쳐 식민지 침탈을 하며 생겨난 ‘정복하는 자아’라는 것도 보여준다. 즉, 자본주의적 근대화로 모든 나라가 잘사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희망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번역자인 이현석 부산 경성대 영문학과 교수는 26일 “시골을 이상화하고, 환상적으로 색칠해선 안 된다”면서 “시골이 도시보다 더 폭력적일 수 있고, 도시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것을 윌리엄스의 책을 통해 각인할 수 있다”고 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빚 고민? 매출 압박 스트레스? 롯데백화점 여직원 투신 자살

    40대 백화점 여직원이 극심한 채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자신의 근무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 여직원이 매장에서 실적 압박에 시달린 정황이 나타나 사망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10시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3층 화단에서 이 백화점에서 일하던 김모(4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지난 2월부터 이 백화점 여성복 매장에서 근무해 왔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2년 전 투자한 펜션 사업이 실패하고 최근 집을 가압류당하는 등 채무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가 여러 해 전부터 우울증 약을 복용해 왔고 숨지기 직전 남편에게 ‘딸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점 등으로 미뤄 백화점 7층 야외 테라스에서 3층으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씨 사망이 백화점의 매출 실적 압박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과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나 파문이 일 조짐이다. 김씨가 사망한 이후 한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김씨가 백화점 측에서 매출 스트레스를 받아 투신했다. 한 매니저가 극심한 매출 스트레스를 받다 모든 직원이 퇴근한 후 근무하던 백화점 옥상에서 투신자살했다. 죽기 전 파트 리더(관리급 대리)에게 문자로 욕을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실제로 김씨의 휴대전화에도 “사람들 그만 괴롭히세요. 대표로 말씀드리고 저 힘들어서 떠납니다”라고 회사 직원에게 쓴 모바일 메신저 문자가 발견됐다. 백화점 측이 김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도 “실시간 매출을 조회하라”, “오늘은 500이라는 숫자를 가까이 하라”는 등 실적을 채근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씨의 가족은 “매일매일 시달려 도저히 못살겠다고 말하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화점 측은 김씨가 근무하던 매장의 실적이 높은 편이어서 실적 압박을 할 정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10·27 법난’ 명예회복·피해보상 이번엔 제대로 될까

    ‘10·27 법난’ 명예회복·피해보상 이번엔 제대로 될까

    ‘10·27 법난 명예회복, 피해보상 제대로 될까.’ 지난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정 의결된 ‘10·27 법난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보는 불교계의 시각은 한마디로 ‘기대반 걱정반’이다. 일단 법난 특별법의 기한과 법난 위원회의 활동기간이 연장된 데 안도하지만 실질적인 명예회복과 보상에선 미흡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회 국방위가 수정 의결한 개정안의 골자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법난 특별법과 그에 따른 법난명예회복심의위원회(법난위원회)의 활동기한을 오는 6월 30일에서 2016년 6월 30일로 3년 연장하고 ▲법난위 위원장(조계종 총무부장) 산하에 사무처를 신설하며 ▲기존 시행령에 명시됐던 10·27 법난 역사기념관 건립 및 운영사업을 법안에 규정토록 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법난과 관련해 불교계가 집중적으로 요구해 왔던 것들. 국회는 불교신자 의원 모임인 정각회를 중심으로 불교계의 요구를 수용한 법률 개정안을 준비해온 끝에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이 대표발의했고, 최근 국방위에서 이를 수정 결의하기에 이르렀다. 이 개정안은 오는 29∼30일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불교계는 일단 오는 6월 말 특별법 기한 만료로 흐지부지될 뻔한 법난 명예회복과 피해보상 활동을 지속할 토대가 마련된 데 안도하고 있다. 그동안 법난위에 지원단 형식으로 파견된 현역 군인을 포함한 국방부 관계자들과 법난위의 불편한 관계 해소도 반기는 눈치다. 법난위 산하에 사무처를 신설해 별정직 공무원 신분인 사무처장을 위원장이 임명토록 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법난 역사기념관 건립 및 운영사업을 법안에 규정키로 한 데 주목한다. 불교계는 법난 진상규명과 역사 교훈 차원에서 역사기념관 건립을 강력히 주장해 와 최근 정부로부터 ‘시설보조사업’에서 ‘민간보조사업’으로 전환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법난 기념관의 소유 주체가 국방부에서 불교계로 이전된 셈이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교계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그동안 불교계가 한목소리로 요구해온 법난의 피해자 범위 확대와 구체적인 보상방안이 빠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정 의결된 개정안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피해자 범위를 ‘법난으로 인해 사망 또는 상이를 입은 자’로 규정했다. 불교계는 피해자 범위를 ‘강제로 연행·수사·구금 등 국가 공권력에 피해를 입은 자’와 ‘강압에 의해 조계종에서 부여한 직위에서 해직된 자’ ‘법난 당시 조계종 승적을 가진 자’로 확대할 것을 요구해 왔다. 조계종은 지난 2011년 12월, 법난이 발생한 1980년 12월 31일 이전 조계종 소속 스님 9796명에 대해 일괄적으로 피해자 신고 및 명예회복 신청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 피해자 범위 확대 부분이 빠져 이들 스님의 피해보상이 어렵게 됐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법난 관련 소관부처를 이관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불교계는 그동안 “가해자가 어떻게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에 적극적일 수 있느냐”며 법난 소관부처를 국방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변경할 것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이와 관련,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법난과 관련해 불교계는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의 근거가 되는 특별법 시한 연장에 우선 관심을 가진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국방부와 문화부 간 협의를 통해 소관부처를 정리하도록 한 만큼 추이를 지켜본 뒤 법률 재개정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용어 클릭] ■10·27 법난 1980년 신군부의 핵심세력인 합동수사본부에서 불교 정화를 명분으로 조계종 스님과 불교 관련자 1929명을 강제연행, 수사·고문하고 군·경 합동병력 3만여명을 투입해 사찰·암자 5731곳을 일제 수색한 사건으로 불교계에선 한국불교사상 최대의 치욕으로 여기고 있다.
  • 대낮 명동 한복판서 30대 계약직 투신자살

    서울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건물 옥상에서 30대 남성이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4일 오후 2시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11층 건물 옥상에서 신모(39)씨가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쿵 소리가 나서 봤더니 사람이 떨어져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과 건물 옥상에서 신씨의 가방과 발자국이 발견된 점을 토대로 신씨가 옥상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 가방에서 빈 소주병과 현금 50만원, 담배 등이 발견됐으며 유서는 없었다”고 말했다. 신씨의 가족은 경찰 조사에서 “계약직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신씨가 평소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목격자와 유족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고시제도’ 폐지 검토할 때 됐다/임창용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고시제도’ 폐지 검토할 때 됐다/임창용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얼마 전 친한 고향친구가 술자리에서 뜬금없이 “대학 때 고시 공부 안 한 게 후회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중학교 때 1, 2등을 다툰 수재였던 그는 명문대를 나와 지금 다니는 공기업에 입사했다. 그는 최근 임원 승진에서 누락됐다. 벌써 두번째다. 자신이 가려던 자리는 두번 모두 공무원 출신이 차지했다고 한다. 그런데 승진 누락보다 그를 더 슬프게 하는 것은 관료 출신 상관이 의외로 똑똑하다는 점이란다. 대체로 업무 파악이 빠르고 일처리가 빠르다고 했다. 인정하기 싫지만 넘기 어려운 한계 같은 것을 느꼈단다. 기자도 공무원들의 업무 능력에 감탄할 때가 많다. 특히 어떤 상황에 처하든 적응하는 능력이 발군이다. 장관으로 누가 오든, 무엇을 요구하든 맞춤형 답안을 빠르게 내놓는다. 의문이 남는다. 이들은 공직생활을 하면서 똑똑해진 것인가, 아니면 그 이전부터 똑똑했던 사람들인가. 기자는 10여년간 공직사회를 지켜보면서 전자보다는 후자가 답에 가깝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들이 대한민국 최고 인재집단이 된 것은 구조적이다. 그 핵심은 고시제도다. 고시는 지난 수십년간 인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시는 예나 지금이나 출세를 향한 고속 직행열차이기 때문이다. 일반직 공무원시험은 크게 5, 7, 9급으로 구분되어 시행된다. 9급시험을 통해 공직에 입문하면 정년 때까지 대다수가 사무관(5급)에 오르지 못한다. 7급시험 출신자들은 대부분 중앙부처 국장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공직을 떠난다. 국장급 이상의 자리는 사실상 5급 공채시험(행정고시) 출신자들의 전유물이다. 이런 현상은 공직사회 내부에 한정되지 않는다. 국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퇴임 후 대다수가 일반인들이 넘보기 어려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간다. 수백개에 달하는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의 기관장과 임원, 로펌 고문, 대학 총장 및 석좌교수 등이 그들이다. 민간 업계에도 이들을 위한 자리가 대기하고 있다. ~진흥재단, ~진흥원, ~공제회 등의 기관장 자리엔 어김없이 부처 국·실장급 관료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순수 민간 업계 모임인 각종 협회의 상근부회장도 이들이 맡는다. 이런 구조에서 인재들이 고시에 올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누가 출세가 보장된 고속열차를 마다하고 답답한 완행열차에 탑승할까. 문제는 여러 차례 언론에서 지적됐듯이 공직 쏠림현상, 특히 최고 인재들의 고시 쏠림은 국가 발전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정부와 관료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과거 경제개발 시대와 달리 현대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사회다. 고시에 합격할 만한 수재들이 일찌감치 각 분야에 파고들어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이들이 성장해 자기 분야에서 낙하산 관료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조만간 사법시험과 외무고시가 폐지된다. 행시로의 인재 쏠림이 더 심화될 것이다. 인재 분산은 여전히 어렵고, 사회발전은 더뎌질 수 있다. 대한민국 인재 산실로서의 고시 역할은 이미 다했다. 이젠 폐지를 적극 검토할 때다. sdragon@seoul.co.kr
  • 김 장관 앞 ‘괴소포’ 軍 비상

    지난 19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비방하는 유인물 494장이 발견된 지 나흘 만에 김 장관 앞으로 동일한 유인물과 밀가루 봉지가 담긴 ‘괴소포’가 배달돼 군에 비상이 걸렸다. 국방부 관계자는 23일 “오늘 오전 10시 12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김 장관을 수신인으로 한 소포가 왔다”면서 “발신자가 표시되지 않은 이 소포에는 19일 국방부 인근에 살포된 유인물과 미상의 백색 가루가 들어 있었으며 이 가루는 국방부 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 분석 결과 시중에 유통되는 밀가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어른 주먹 크기 분량의 밀가루는 비닐봉지에 담겨 노란색 봉투에 포장돼 있었고 동봉한 유인물에는 “김관진은 더러운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지 말라, 북의 최고 존엄을 함부로 건드리며 전쟁 광기를 부리다가는 민족의 이름으로 처단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국방부는 김 장관을 비난하는 유인물 살포에 이어 괴소포가 배달되자 국방부·합동참모본부 통합 위기관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주요 인사에 대한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찰 주지승들도… 12년만에 만난 친아버지도 지적장애 그녀에겐 ‘짐승’이었다

    지적장애 2급인 A(28·여)씨는 11세 때인 1996년 장애를 이유로 가족의 손을 떠나 전남 순천의 한 사찰에 맡겨졌다. A씨는 청소와 부엌일, 텃밭 가꾸기 등을 하며 성장했고 정규 교육은 전혀 받지 못했다. A씨의 비극은 전남 함평의 다른 절로 옮겨 가면서 시작됐다. 이 절의 주지승인 황모씨는 A씨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 가족들이 연락을 끊는 바람에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다. 황씨 외에 절을 찾은 일부 신자들도 A씨에 대한 성폭행에 가담했다. 2008년 황씨가 죽은 뒤 새로 주지승이 된 김모(62)씨도 전임자의 악행을 되풀이했다. 2008년 4월 A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의 품을 떠난 지 12년 만에 아버지 B(57)씨와 다시 만났다. 하지만 아버지도 천륜을 저버렸다. 딸을 집에 데려오고 두 달 뒤부터 딸을 성추행하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성폭행까지 시도했다. A씨의 사정이 알려지면서 검찰은 B씨를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과 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주지승 김씨는 장애인준강간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B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정보공개 5년을 명령했고 B씨가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징역 4년과 정보공개 4년이 선고된 김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형량만 징역 3년으로 감형하고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김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양형이 과도하다는 주장은 상고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대각개교절·석가탄신일 앞두고 원불교·조계종 수장 ‘공존·상생’을 말하다

    대각개교절·석가탄신일 앞두고 원불교·조계종 수장 ‘공존·상생’을 말하다

    오는 28일은 원불교 교조 소태산 박중빈(1891~1943)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고 원불교를 창교한 대각개교절이다. 그런가 하면 다음 달 17일은 불교계 최고의 축일인 불기 2557년 부처님오신날이다. 원불교와 불교 조계종의 최고 행정수반인 남궁성 교정원장과 자승 총무원장이 대각개교절과 부처님오신날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나란히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두 수장의 간담회 내용을 정리한다.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강자는 약자 돕고, 약자는 강자 배워야” “이 세상엔 항상 강자와 약자가 공존하기 마련입니다. 둘이 대립하면 세상이 불행에 빠지는 만큼 강자는 약자를 이끌어주고, 약자는 강자에게서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지요” 지난 15일 전북 익산시 총부에서 기자들을 반갑게 맞은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우선 소태산 대종사의 초기법문 ‘강자약자 진화상요법’(强者弱者 進化上要法)을 소개한 뒤 “결코 갈등을 억압과 투쟁으로 풀지 말 것”을 거듭 강조했다. “약자는 강자를 투쟁 대상으로 삼을 게 아니라 인정하고 장점을 흡수할 때 진정 강자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지요. 또 강자는 약자를 앞에서 끌어줘야 그 강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지금 이 시대에 원불교 대각개교절의 의미는 뭘까. “우리 모두가 어디에 있든 은혜로운 관계 속에서 하나의 세계로 나아가자는 게 가장 큰 메시지입니다.” 윈윈과 상생이야말로 대각개교절에서 새길 수 있는 가장 큰 의미란다. 그래서 원불교의 정신을 세상에 더 넓게 펴기 위해 2015년 창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원불교 경전을 세계 10개 국어로 번역 중이라고 한다. “원불교 교단 발전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무아봉공(無我奉公)의 정신을 살리는 게 장기적으로 원불교를 발전시키는 길이라 믿습니다. 교정원장은 특히 요즘처럼 급속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시류와 시대를 읽되 편승하지 말고, 변화하는 시대가 가져올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고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고 귀띔했다. 긴장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선 “비단 남북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주변국과 공조해 풀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남북 상황이 긴박해도 서로를 인정하며 함께 대화로 문제를 풀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협상도 어떤 관계도 서로 이롭고 윈윈하는 방향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남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하다 보면 자신의 이익이 되어 돌아온다는 이른바 ‘자리이타’. “세상의 삶 속에서 은혜롭게 살기 위해 상대방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마음을 억지로라도 표현하다 보면 상호 은혜로운 관계로 바뀐다”고 힘주어 말했다. 원불교 수장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최근 성균관장의 구속 사태는 어떨까. “무엇보다 종단 내부의 화합을 이루지 못한 탓이 큽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언제나 진리 앞에서 긴장하는 마음이 식어선 안 될 터인데 교단 성장에 집착하거나 목표지향적인 종교가 된다면 과부하가 걸리기 마련입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유연한 남북관계로 국민 안심시키길” “지금 남북한이 갖고 있는 통일 인식은 달라도 너무 다른 것 같습니다. 양쪽 모두 평화를 강조하지만 그 개념은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남과 북이 아무리 인식이 다르다 해도 우리 쪽에서는 언제까지나 평화를 공존과 상생의 개념으로 정리해야 할 것입니다.” 18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2층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먼저 인사말을 통해 최근 초긴장 상태에 있는 남북관계를 의식, 단호한 어조로 평화론을 폈다. “남의 존재를 서로 이해하는 관계 속에서 이질감을 극복하고 동질감을 회복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처럼 ‘장군멍군’식의 치고받기보다는 유연한 입장을 견지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중요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를 관심 있게 보았다”는 자승 스님. 새 정부의 중점과제 중 문화 융성에 특히 주목했다며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문화 융성을 이루려면 전통문화와 근대문화를 잘 아울러야 할 것입니다.” 특히 새 정부가 가장 중시하는 미래창조과학 중 창조야말로 불교에서 보자면 ‘새로운 인연’의 시작이라며 고정관념을 바꿔 새로운 발상을 일으킬 때 참다운 창조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의 주제 표어 ‘세상에 희망을 마음에 행복을’은 무슨 뜻에서 택한 걸까. “지금 우리는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요. 최근 초긴장 상태의 남북관계를 포함해 양극화며 세대·계층 간 갈등 등 뭣 하나 시원한 게 없지요. 누구나 힘들고 살기 힘든 지금 진정한 마음의 행복을 다 함께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일상과는 괴리된 추상적 행복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현실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상태, 그 마음의 행복은 바로 공존과 상생의 화합정신에서 찾아질 수 있단다.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는 오는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있을 점등식을 시작으로 열린다. 광화문광장에 불을 밝힐 석가탑등은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과 함께 해체 수리 중인 석가탑의 원만 복원에 대한 기원을 담고 있다. 통일신라의 화쟁사상을 상징하기도 하는 석가탑에 불을 밝혀 한반도 평화를 통한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것이다. 그 주변에 놓일 동자·동녀는 바로 국민의 희망과 행복을 뜻한다고 한다. “부처님오신날은 이제 더 이상 불교와 불교 신자만의 뜻깊은 날이 아닐 것입니다.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는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함께 되새겼으면 합니다. 더불어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성찰하고 이웃과 모든 생명들에 대한 동체대비를 실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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