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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광 교황님, 골 세례 받으세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마리오 발로텔리(AC밀란)가 프란치스코 교황 앞에서 기량을 다툰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다음 달 14일(현지시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의 친선경기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메시와 발로텔리는 각각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골잡이. 이탈리아축구협회는 교황에게 헌정하려고 아르헨티나와의 A매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열성적인 축구팬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교황뿐만 아니라 바티칸 교황청의 많은 성직자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각각 4위와 6위를 달리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13차례 맞대결에서 6승5무2패로 우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집트 군부 무르시 축출] 만수르, 새 선거법 정비 주도할 듯…엘시시, 청렴·유능한 엘리트 평가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의 개입으로 하야하게 되면서 실세로 떠오른 두 인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군부가 내세운 임시 대통령인 아들리 알 만수르(67) 헌법재판소 소장과 군부 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히는 압델 파타 엘시시(58) 국방장관이다. 이집트 군부는 3일 밤(현지시간)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임시 대통령으로 만수르 소장을 내세웠다. 지난 1일 헌재부소장에서 소장으로 취임한 그는 지금껏 발휘해 온 정치적 영향력은 미미했지만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시절부터 오랜 기간 민·형사법원, 종교법원 등을 두루 거치며 사법부에 몸담아 왔다. 이집트 군부가 그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새 선거법을 정비하는 데 그의 역할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수르 소장은 카이로대학을 거쳐 프랑스의 엘리트 양성기관인 국립행정학교에서 수학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타렉 마수드 부교수는 미국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만수르가 무르시나 무바라크 같은 대통령으로서의 실권은 갖지 못할 것”이라며 “군부는 헌법적 외양을 갖추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엘시시 장관은 지난해 8월 물러난 무함마드 후사인 탄타위 전 국방장관의 뒤를 이어 군부를 무난히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집트 군부가 자국 내에서 비교적 청렴하고 유능한 조직으로 존경받는 엘리트 계층으로 평가받는 것도 그에게는 유리한 부분이다. 현재 군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엘시시 장관이 독실한 이슬람 신자라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무슬림형제단에 기반을 둔 무르시 대통령이 지나친 친이슬람주의 정책을 시행해 비난받았기 때문이다. 한편 군부를 제외한 야권 지도자로 이미지를 구축한 무함마드 엘바라데이(72)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노벨평화상 수상자, 무바라크 정권 시절 마지막 총리를 지낸 아흐마드 샤피끄(71)도 이집트의 차기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창조성장 내건 중소형주에 주목”

    “창조성장 내건 중소형주에 주목”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코스피에 상승 동력이 될 만한 업종이 없어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힐 수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투자의 답은 창조성장을 내건 중소형주에 있습니다.” 스타 펀드매니저로 유명한 서재형(48) 대신자산운용 대표가 취임 후 첫 상품으로 3일 창조경제 펀드를 내놓았다. 서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일할 때 대표 펀드인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펀드의 운용을 맡아 스타급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렸다. 2010년 한국창의투자자문을 설립하고 1주일 만에 1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아 화제가 됐다. 서 대표는 지난 3월 한국창의투자자문이 대신자산운용과 합병하면서 통합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번에 출시한 ‘대신 창조성장 중소형주 펀드’는 창조경제 흐름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중소형주나 신성장 동력을 갖춘 중소기업에 집중 투자해 시장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상품이다. 펀드 운용 규모는 500억원이고 가입금액 제한은 없다. 총 신탁보수는 연 1.45∼2.2%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육성책, 올해 중소형주의 선방, 선진국형 저성장 구조에 따른 내수·서비스업종 성장 등을 고려할 때 창조성장 중소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소기업 전용 코넥스 시장에 대한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총기난사” 美 911에 장난전화 … 잡고 보니 한국 일병

    “총기난사” 美 911에 장난전화 … 잡고 보니 한국 일병

    지난해 3월 우리나라의 119에 해당하는 미국 911센터에 장난 전화를 걸어 현지 고등학교 학생들을 총기로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20대 군인이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일 국내에서 미국 911신고센터에 장난으로 협박 전화를 건 육군 35사단 소속 이모(20) 일병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가 끝난 뒤 군 헌병대로 이첩될 예정이다. 이씨는 군 입대 전인 지난해 3월 26일 오후 10시 45분(미국 현지시간 오전 9시 45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자신의 집에서 미국 뉴저지주 워렌카운티 911신고센터에 “해커츠타운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죽일 것”이라는 협박 전화를 건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을 스웨덴계 미국인이라고 속인 이씨는 한국 발신자 번호가 나타나지 않는 아이폰의 무료 통화 앱 ‘텍스트 나우’를 사용해 “고등학교 인근 숲속에 AK47소총을 갖고 숨어있다”고 협박했다. 워렌카운티 911센터가 이씨의 전화를 접수한 즉시 미국 현지 경찰은 해당 고등학교와 주변 8개 학교를 4시간 동안 폐쇄했으며, 경찰특공대가 출동하고 장갑차와 헬리콥터 등을 투입해 검문 검색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씨는 또 지난해 4월 3일 오후 9시 40분쯤 미국 뉴욕경찰서에 전화해 “10살인 내 아들을 죽였으며 지금 전화를 받고 있는 당신과 당신의 가족도 살해하겠다”며 현지 경찰관을 협박하기도 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이씨의 4차례에 걸친 장난 협박 전화를 통해 협박범이 동일 인물이라고 인식하고 지난해 6월 우리 정부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이씨는 지난해 1월부터 군 입대 직전인 10월까지 전주의 한 백화점에서 임시직으로 근무했다. 당시 미국의 한 여고생 B(17)양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채팅을 하던 중 국제전화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발신번호도 미국 현지번호로 뜨는 ‘텍스트 나우’ 앱을 알게 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국 일대 피자가게에 20여회, 관공서에 10여회 등 장난 전화를 걸었다”면서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변리사시험 ‘이공계만 응시자격’ 제한 완화”

    “변리사시험 ‘이공계만 응시자격’ 제한 완화”

    특허청이 2018년부터 변리사시험을 이공계 대학 졸업자나 이공계 과목 중 일정 학점 이상을 딴 사람만 볼 수 있게 하려던 방침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큰 방향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변리사법 개정은 계속 추진하지만, 인문계열 출신자들에게는 또 다른 ‘진입장벽’이 된다는 여론의 반발을 고려해 변리사법 개정안을 손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영민 특허청장은 지난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험 낭인 양산 및 이공계 자격증에 인문사회계열 응시자가 몰리는 현상을 줄이고 변리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며 “(그러나) 변리사 응시자격을 제한하려는 개정안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6개에 달하는 선택과목 축소 및 난이도 조정, 일정 자격을 갖춘 경력자에 대해 선택과목을 면제해 주는 방안 등에 대한 추가 검토 필요성도 내놨다. 변호사에게 자동 부여하던 변리사 자격 폐지에 대해서는 강경하다. 기득권은 인정하지만 전문성 강화를 위해 신규 변리사 개업을 원하는 변호사가 일정 자격을 갖추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된 심사·심판 10년 경력의 특허공무원에게 변리사 자격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다”라면서 “심사·심판 10년 이상 경력은 쉽지 않기에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변리사 자격 자동 부여를 부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심사·심판 경력 5년 이상의 특허공무원에게 1차 시험 면제, 2차 시험 과목 절반(2개)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김 청장은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위원회와 공청회 등을 거친 뒤 정부안을 확정해 내년쯤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전문가들이 변리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자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1977년 개청 이후 36년 만에 특허심사조직도 전면 개편한다. 김 청장은 “단일 기술분야별로 이뤄진 심사조직을 산업·제품별로 재배치하는 조직개편을 이르면 9월 시행할 예정”이라면서 “기계금속건설·화학생명공학·전기전자·정보통신 등 전통 산업 기반의 심사조직(4국·34과)이 특허심사기획국과 특허심사 1~3국으로 재편된다”고 밝혔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심사국 간 보이지 않는, 직렬 간 벽을 허무는 것이다.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석도 담겨 있다. 융·복합 기술이 출원되는 부서에는 기계·전기·화학심사관이 골고루 배치돼 협업심사가 이뤄진다. 이를 위해 7만여개에 달하는 특허분류체계(IPC)에 대한 조정도 마쳤다. 산업재산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산업재산보호협력국도 신설된다. 김 청장은 “유연한 조직으로 재편해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면 간부들의 전문성도 높아지고 인재 발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혼란이 최소화되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식재산은 창조경제의 ‘엔진’으로 비유된다. 지난 25일 발표한 지식재산 기반 창조경제 실현전략은 ‘강한 엔진’ 창출에 맞춰져 있다. 중심에는 특허청의 존립 근거인 심사체계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고품질 지재권(스타 특허) 창출과 포지티브 심사 전환은 ‘발상의 전환’이다. 스타 특허는 출원-심사-등록 과정에 특허청이 참여해 강하고 품질이 우수한 지재권을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우리나라는 특허출원 세계 4위, 양적생산성은 1위지만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오히려 확대되는 ‘풍요속 빈곤’을 겪고 있다. 심사관이 수요자 입장에서 출원인과 소통을 확대해 명세서의 보정 방향을 알려주고 출원인의 단순 실수를 구제하는 포지티브 심사에 나선다. 53.4%에 달하는 특허 무효율을 낮추고 특허침해 손해배상액을 현실화해 특허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도 건전한 지식재산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필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김 청장은 “특허권은 개인에게 독점적, 배타적 권리를 주기 때문에 공정하고 합리적인 심사가 중시되면서 특허 거절 쪽에 무게가 실렸다”면서 “소극적 심사는 특허권의 활용이 중요한 창조경제에서는 맞지 않는다”며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사기간 단축과 심사품질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발명자의 신속한 사업화 지원을 위해 현재 13.3개월인 특허심사 처리기간을 2015년까지 10개월로 단축하고 8.3개월인 상표와 디자인은 2017년까지 각각 3개월, 5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사람(심사관)과 돈(예산)이 뒷받침되면 쉬운 일이지만 반대의 경우 심사기간은 늘어나고 품질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심사관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면서 자체적으로 심사관을 육성하는 자구 노력에 나섰다. 김 청장은 “특허법 시행령에 심사는 사무관 이상이 수행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지만 5급 증원은 쉽지 않다”면서 “6급 주무관을 심사관 보조 요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김영민 특허청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함창고와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55세. 1981년 행시에 합격(25회)한 뒤 상공부 기획예산담당관과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 지식경제부 통상협력정책관 등을 거쳤다. 2012년 4월 특허청 차장에 발탁된 뒤 지난 3월 청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 [저자와의 차 한잔] ‘눈 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 펴낸 인문학자 김경집

    [저자와의 차 한잔] ‘눈 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 펴낸 인문학자 김경집

    우리 사회에서 종교의 표류는 새삼스러운 화제가 아니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우려한다’는 비아냥은 일상의 명제가 된 듯하다.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지만 대형 교회를 비롯해 이른바 어긋난 공동체를 이끄는 목회자·성직자들의 끊임없는 일탈과 무신경에 묻히기 일쑤다. 그래서 요즘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자주 들먹거려진다. ‘눈먼 종교를 위한 인문학’(시공사)을 펴낸 김경집(54)씨도 그 하층부터의 개혁을 강조하는 독특한 인문학자다. “종교는 이제 단순한 신앙에 머물지 않습니다.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일상의 영역이지요. 인간의 가치있는 삶을 연구하고 천착하는 인문학자라면 종교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서강대에서 영문학,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한 인문학자.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나 한때 수도원 입회를 꿈꾸었다는 김씨는 당당하게 ‘기독교 신자’라고 말한다. 학부시절 부전공으로 신학에 관여한 게 제도권 신학 공부의 전부지만 독학으로 기독교 공부를 계속했고, 그런 천착으로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가톨릭대 인간학교육원에서 인간학과 영성 과정을 가르쳤다. 올해 초 서울서 충남 서산시 해미로 옮겨 지역사회의 문화운동과 공동체적 삶에 매달리면서 생활의 많은 부분을 기독교 관련 공부와 저술에 할애하고 있다는 김씨. ‘눈먼 종교를’은 이른바 공관복음이라고 하는 4대 복음서 바로보기에 초점을 맞춰 오랫동안 고민해 온 글쓰기의 결실이다. “4대 복음서는 예수의 출생과 공생애, 죽음, 부활까지 모두 담은 표준의 텍스트라 할 수 있지요. 4대 복음서만 제대로 읽고 그 속에 담긴 교훈을 오롯이 실천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에 이르진 않았을 것입니다.” 복음서를 비롯한 성경에는 온갖 비유가 넘쳐난다. 그 비유는 사랑과 희생을 실천했던 예수님 교훈의 폭넓은 암시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그 비유의 보고인 복음서를 왜곡하고 있고 거기서부터 눈먼 종교의 일탈이 시작된다고 김씨는 거듭 말한다. “우리 기독교계에 뿌리깊은 문자주의와 성경무오설에 바탕한 근본주의 복음이 원인입니다.” 성경 속 비유는 너른 시야와 근거 있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그 가치와 교훈을 제대로 새길 수 있단다 “성경 문구에서 단 한 자도 벗어나선 안 된다는 고집과 강요는 예수님 말씀의 본뜻인 사랑과 희생의 실천과는 달리 그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무모한 전도로 치닫기 마련이지요. 도처에 흔한 ‘예수천당 불신지옥’식 강요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그 고집과 불통의 큰 원인은 서구 숭상 일변도의 신학과 교회체제란다. “우리 개신교계의 뿌리인 미국 근본주의 복음신학과 천주교의 중심인 로마 가톨릭에 너무 매달려 있어요. 우리 천주교만 하더라도, 오죽하면 ‘로마보다 더 로마 같다’는 말을 들을까요.” 개혁운동이 있다고 해도 교회를 이끌고 주도하는 목회자, 성직자의 힘에 주눅들고 마는 지금의 공동체 생리에선 변화를 기대하기란 요원한 실정. “이제 본격적인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시작은 바로 성경 속 예수님 말씀을 제대로 읽고 실천하는 신자들의 결집일 것입니다.” 지금 종교가 우선 치중해야 할 것은 신앙 이전에 도덕적 우월성의 회복이라고 흔히 말한다. “예수가 금지한 것을 예수의 이름을 팔아서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김씨는 성경 바로 읽기의 연장 작업으로 창세기와 한국 교회사에 관련한 책을 조만간 세상에 내놓겠다며 벼른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국천주교 순교·증거자 125위 ‘성인’ 된다

    한국천주교 순교·증거자 125위 ‘성인’ 된다

    한국천주교의 숙원사업인 순교자 124위와 최양업 신부에 대한 시복시성(諡福諡聖)이 로마 교황청 심사를 통과해 이르면 내년 한국에서 시복식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와 관련해 한국천주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교황청 시성성은 지난 3월 역사위원회를 열어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청원한 순교자 124위와 최양업 신부에 대한 시복 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교황청 시성성은 추기경 회의와 교황의 승인을 거쳐 올해 안에 이들 순교자와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주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주교회의를 비롯한 한국천주교회가 이들 순교자의 시복이 결정되는 대로 한국에서 시복식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식 참여를 겸한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시복시성은 천주교에서 최고의 영예인 성인 품위를 교황청이 공인하는 절차. 성인으로 인정하기에 앞서 복자 품에 올리는 시복이 먼저 추진되며 시복이 결정되면 곧바로 시성 작업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성인 품에 오른 한국 천주교 인사는 103위. 이들은 모두 박해를 받아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로 지난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직접 방한해 시성식을 주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한국 천주교 평신도들은 초기 박해시절 순교한 평신자들에 대한 시복시성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주교회의가 이를 받아들여 2009년 교황청 시성성에 청원했다. 이번 교황청 시성성 역사위의 심사통과에 따라 그동안 답보상태에 빠졌던 시복절차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황청 시성성이 재차 요구, 지난 연말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제출한 영문 포지쇼를 검토해 내린 결과라는 점에서 한국 천주교는 고무돼 있다. 포지쇼란 순교자 124위와 최양업 신부의 업적과 순교 사실을 상세하게 기술한 일종의 심문장이다. 오는 7월 1일 오후 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및 증거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시복시성을 위한 묵주기도의 밤’ 도 교황청 시복 심사 통과와 관련된 행사로 보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최창화 몬시뇰)와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서울평협·회장 최홍준) 주최로 열리는 이날 행사는 순교자 124위와 증거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기원하며 신도 1위당 묵주기도 1억 단씩 총 125억 단을 바치는 운동에 돌입하는 자리. 그동안 개별적인 묵주기도 운동이 있어 왔지만 한국천주교회가 공식적으로 시복시성을 위한 행사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가 직접 참석하는 만큼 천주교계의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선 교황청의 시복 발표에 대비한 시복식 예비행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홍준 서울평협 회장은 이와 관련, “이번 순교자 124위와 증거자 최양업 신부에 대한 심사 통과는 교황청이 한국 평신도들의 희생과 공업을 인정한 결과”라며 “최종 시복시성을 위한 묵주기도 운동이 서울대교구를 필두로 전국 각 교구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광장] 진보의 레일 바로 깔아야 한다/김종면 수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보의 레일 바로 깔아야 한다/김종면 수석 논설위원

    진보적 자유주의가 새삼 정치 공론장의 화두가 되고 있다. 그다지 새롭지도 않은 가치논쟁에 저마다 한자리 걸친다. 정치권 재편의 핵으로 떠오른 안철수 의원의 ‘새 정치’ 지향점, 나아가 예상되는 신당의 정체성을 가늠할 이념적 푯대로 간주되기에 한층 주목받는 양상이다. 왜 지금 진보적 자유주의인가. 보수가 강조해온 이념인 자유주의에 ‘진보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신자유주의의 시장근본주의로 인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민주적인 방법으로 개선한다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시장주의로 나아가겠다는 데 이의를 달 필요는 없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건 허공을 맴도는 고상한 이념이나 선언적 담론이 아니다. 진보가 됐든 보수가 됐든 포즈만 취하지 말고 구체적인 정치개혁의 결과물을 하나라도 보여 달라는 게 국민의 뜻이다. 안철수식 새 정치는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는다. 자신의 싱크탱크가 진보적 자유주의를 공식 제시했음에도 정작 안 의원은 새 정치를 진보적 자유주의라고 명토 박아 말하지 않는다. 진보적 자유주의 간판이 결국 좌우 어느 한쪽으로 규정되지 않고 ‘중도의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진보의 정체성을 보다 확고히 해야 한다.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모호한 개념보다 차라리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일직선적인 주장이 더 나은 것인지도 모른다. 한결 설득력 있고 정치적으로도 유효해 보인다. 하지만 이미 패는 던져졌다. 진보적 자유주의는 한없이 투명한 이념이 아니다. 그런 만큼 분명하게 맺고 끊는 정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결선투표제만 해도 그렇다. 사실상 양당체제처럼 운영되는 우리 정치현실에서 결선투표제라도 없으면 의미 있는 제3 정치세력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결선투표제를 당론으로 정했고, 진보정의당은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치개혁연대 구성을 제안했다. 현재의 양당 구도를 ‘적대적 공존관계’라고 비판한 안 의원 역시 제3 섹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막상 결선투표제 제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한 바 없다는 식이다. 이건 불신의 정치다. 자신의 대안정당이 궁극적으로 보수 대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새로운 구도의 양당제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불평등의 대가’라는 책에서 미국이 “1퍼센트의, 1퍼센트를 위한, 1퍼센트에 의한 나라”가 됐다고 경고했다. 스티글리츠의 지적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 또한 ‘1대99 사회’니 ‘갑과 을의 나라’니 하는 말을 예사로 하는 분열된 사회에 살고 있다. 사회양극화에 따른 불평등 해소가 물론 진보의 가치로만 추구할 문제는 아니다. 진보의 오래된 의제를 보수가 선점하는 시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그래도 진보다운 진보가 좀 나서서 사회경제적 약자의 입장을 정직하게 대변해 줬으면 하고 바라는 게 사실이다.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마침 진보가 쓴 ‘진보정치 반성문’도 나왔다. 진작 했어야 할 고해성사다. 정치적 존재감을 상실한 채 야위어 가는 진보정당이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진보에 의한 진보의 재구성이 절실한 때다. 혁신의 외길로 내달려야 한다.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해보기로 마음먹었으면 그 길을 가면 된다. 진보의 종착역은 민생이다. 성장과 안보 담론까지 진보의 몫이라는 자각에 이를 때 진보의 미래가 있다. 진보정당의 문패를 내릴 심사가 아니라면 정체성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진보적 자유주의는 진보와 어떻게 다른지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보는 진보로 살아남아야 한다. 진보정당은 먼저 궤도를 이탈한 진보의 레일부터 바로 깔아 놓아야 할 것이다. 그런 연후에 진보적 자유주의와 회통(會通)을 해도 늦지 않다. 서늘한 진보의 항심(恒心)을 기억하라. jmkim@seoul.co.kr
  • 축협, 전·현 임원 자녀 도 넘은 ‘특혜성 채용’

    축산농협(축협)을 비롯한 지방의 주요 공공기관에서 임원 등 유력 인사들에 의한 특혜성 취업 부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경기 지역 몇몇 곳에서는 임원 자녀를 서로 교체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특혜성 채용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고양·김포·부천·파주연천 등 경기 지역 축협 조합원들에 따르면 이들 조합에는 조합장과 상임이사의 딸, 감사의 사위, 조합장과 이사의 아들 등 현직 임원들의 자녀 수십 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 이사의 딸, 전 감사 및 전 이사의 아들 등 전직 임원들의 자녀도 수두룩하다. 여기에다 조합장 선거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조합원과 같은 지역 단위농협 조합장의 전·현직 자녀도 상당수 특혜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축협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축협 관계자들은 “전국적 현상이다. 종합적인 실태 조사와 함께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양축협은 158명 직원(비정규직 포함) 중 전직 임원 자녀 8명이 근무하고 있고 현직 자녀는 없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대부분 필기시험이 없는 계약직으로 채용된 뒤 1~2년쯤 지나 정규직이 됐다. 정규직으로 채용된 경우에도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합격 여부가 가려졌다. 면접관 대부분이 해당 축협의 본부장급 이상 임원들이 맡아 공정성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지역 축협 조합원은 “우리 축협의 경우 과장급 이하 직원 중 70~80%가 전·현직 임원이나 조합원 자녀들”이라면서 “공개 채용을 거쳤더라도 많은 응시자들이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축협 조합원은 “조합원 자녀들은 면접이나 필기시험 때 5%의 가산점을 받아 일반 응시자들보다 합격률이 높은 데다 다른 축협의 임원 자녀를 교체 채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전시 산하기관 등 지역의 각급 공공기관에서도 유력 인사들에 의한 특혜성 취업이 여전히 성행하는 것으로 취재 결과 드러났다. 축협은 조합원 자녀에게 서류전형 및 필기시험 때 5%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사실이며 이는 농촌지역 출신자에 대한 상대적인 배려라고 강조했다. 축협 관계자는 “대학도 농어촌 특별 전형이 있듯이 조합원 자녀 가산점도 농업인에 대해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라면서 “정부의 농촌지역 인재 우대 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서울광장] ‘그들만의 리그’에서 호루라기 불기/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들만의 리그’에서 호루라기 불기/최광숙 논설위원

    미국 수사·정보 당국의 민간인 사찰, 원전 비리, 조세피난처 명단 공개 파장, 황우석 사태.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 조직의 부정·비리를 호루라기로 불어 세상에 알린 내부고발자)에 의해 숨겨졌던 어마어마한 진실이 천하에 드러났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스노든 전 CIA 직원의 폭로가 없었다면 미 국가안보국(NSA)이 개인 정보를 불법 수집했다는 사실을 어찌 알겠는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이들의 면면이 드러난 것도 호주의 한 언론인에게 익명의 내부고발자가 조세피난처 정보를 보냈기에 가능했다. 원전 부품도 워낙 전문적 분야여서 내부 제보가 있기 전까지는 ‘완전 범죄’에 가까울 정도로 비리가 노출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도 그와 일하던 한 연구원의 제보가 출발점이 됐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전문화되면서 각 집단은 저마다 견고한 ‘성’(城)을 쌓고 살아간다. 그 성 안의 부정과 부패의 커넥션은 좀처럼 바깥에 드러나지 않는다. 내부고발자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으로 곪아가는 부패의 고리를 끊어내 정상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내부고발자를 보는 시선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스노든을 두고도 미국에서 ‘영웅’ 또는 ‘배신자’라는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해당 기관에선 조직에 흠집을 낸 ‘밀고자’라고 비판한다. 내부고발자는 폭로한 내용의 중대성과 폭발성에 비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라크 주둔 미군의 민간인 살해 등을 폭로한 브래들리 매닝 일병은 간첩죄 등 혐의로 3년간 구금됐다가 최근 재판을 받고 있다. 정권 비리를 폭로한 이문옥 감사관, 군 부재자 투표 부정을 고발한 이지문 중위 등 우리의 내부고발자 역시 직장에서 쫓겨나고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 등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에 속해 있던 이가 양심과 정의의 호루라기를 힘껏 불어 조직의 부정·부패·비리 등을 외부에 알림으로써 정의를 바로 세우고, 부정·부패를 추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순기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부고발자들의 용기와 희생이 없었더라면 중요한 ‘진실’들은 영원히 땅속에 파묻히고, 크고 작은 ‘정의’들도 불의에 굴복했을지 모를 일이다. 사위의 불륜 상대로 의심한 여대생을 미행하다 청부 살해해 무기징역 선고를 받은 회장 사모님이 4년여 동안 교도소 대신 병원의 VIP 병실에서 지낸다는 사실도 병원의 한 직원이 “살인범이 저래도 되나” 하는 마음으로 제보를 했기 때문에 이를 단죄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어디 그뿐인가. 한 공기업 직원들이 민원인 행세를 하며 고객 만족도 조사에 응해 기획재정부로부터 190억원의 성과급을 받았다가 적발된 것도 내부 직원의 양심 신고 덕분이었다. 부부가 동네 의원과 약국을 운영하면서 진료기록과 약국 내방일 수를 거짓으로 늘려 수억원의 의료급여 비용을 부당청구한 사실을 적발한 배경에도 내부 제보가 있다. 원전 비리에서 보듯 공공부문이든 민간부문이든 공익을 해치는 행위는 점차 은밀화·구조화·지능화되어 간다. 내부 구성원들의 정보 없이는 감독기관이나 수사기관의 노력만으로 각종 비리의 결정적 증거를 확보해 바로잡는 게 쉽지 않다. 내부고발자 중에는 불순한 개인적 동기로 폭로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거짓이 아니고, 신고와 관련해 금품이나 어떤 특혜를 요구하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신고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회적 보호를 받아야 할 것이다. 요즘 나라 안팎의 사건들을 보면 더욱 폭넓고 정교한 내부 고발자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중요한 것은 내부고발자들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은 잊은 채, 그들을 은연중 ‘믿지 못할 사람’ ‘조직에 뒤통수를 친 사람’이라고 삐딱하게 보는 시선을 거두는 일이다. bori@seoul.co.kr
  • 강남우체국, 의문의 백색가루 해프닝

    조용한 오전 시간을 보내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강남우체국에 한바탕 소동이 인 것은 20일 오전 11시쯤이었다. 정체불명의 백색 가루가 든 것으로 추정되는 우편봉투 한 장이 엑스레이 투시 과정에서 발견되자 직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프랑스발(發) 소인이 찍힌 편지봉투는 임낙희 강남우체국장 앞으로 배달된 것이었다. 탄저균 공포를 의심한 우체국 직원들은 섣불리 봉투를 열어 보지 못했다. 오후 3시 인근 수서경찰서로 봉투를 가져가 신고했다. 이번에는 수서경찰서가 발칵 뒤집혔다. “건물 내에 있는 전 직원과 민원인들은 모두 건물 밖으로 대피하라”는 방송이 경찰서 전 사무실에 울렸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생화학 테러의 위협에 대비해 경찰, 119 특수구조대, 수도방위사령부 화생방 신속대응팀, 국가정보원 직원들은 긴급회의를 열었다. 관계자들은 안전을 위해 그대로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보건환경연구원으로 옮겨 분석을 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까지 투입된 ‘의심 물질’ 분석 작업이 시작된 직후, 백색 가루의 공포는 황당한 웃음으로 바뀌었다. 봉투 안에 있는 것은 백색 가루가 아닌 84장에 달하는 프랑스 우표였다. 강남우체국 관계자는 “엑스레이상 우표가 수십장 겹쳐 있는 모습을 가루가 퍼져 있는 것으로 오인했다”고 말했다. 함께 들어 있던 A4용지에는 편지까지 적혀 있었다. 자신을 ‘프랑스인 우표 수집가’라고 밝힌 발신자는 “각 나라의 우표를 수집하고 있다. 프랑스 우표를 보내줄 테니 한국의 우표를 보내 달라”고 적었다.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을 보고 감동받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오후 부산역에서도 바닥과 유리창을 청소하는 데 쓰는 규조토를 생화학 무기로 오인한 신고가 접수되는 등 온종일 경찰과 군 당국은 ‘백색 가루의 공포’에 시달렸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진보적 자유주의는 다원주의적 민주주의 실현 이념”

    “진보적 자유주의는 다원주의적 민주주의 실현 이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19일 새 정치의 이념적 지향점으로 ‘진보적 자유주의’를 제시했다. 신당 창당의 기본 정신이 드러나면서 정치권은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특히 야권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안 의원 측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이념적 좌표와 색채를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최장집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첫 심포지엄에서 “진보적 자유주의는 전체주의에 반대되는 다원주의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이념”이라며 “전제와 독재, 온정주의를 거부하면서도 신자유주의의 시장근본주의 원리를 비판하는 관점”이라고 소개했다. 안 의원은 인사말에서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정책네트워크 내일 세미나를 열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책 네트워크 내일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세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속내가 복잡하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안 의원이 새 정치에 대해 말하면 국민의 기대가 커지기는 하지만 한편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궁금해하기도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2017년을 향한 길고도 험한 길에 동행의 지혜를 제시하는 ‘내일’이 되면 좋겠다”며 민주당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안 의원 측이 제시한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해 민주당의 한 의원은 “손학규 의원이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이었던 2000년에 이미 발표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의원은 지난 16일 “(진보적 자유주의는) 처음 나온 개념은 아니고 유시민 전 장관도 그 얘기를 했고 김대중·노무현 정부도 굳이 범주화하자면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민주당의 다른 의원은 “진보와 자유주의라는 이념이 상충되는 느낌”이라면서 “보수와 진보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보니 나온 지향점 아니냐”고 폄하했다. 심포지엄에는 이주영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장과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김무성·이완구 새누리당 의원 등 정치인과 지지자 1000여명이 몰렸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파주 통일동산에 남북 합작 성당

    파주 통일동산에 남북 합작 성당

    옛 북녘 교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한 남북 합작의 ‘참회와 속죄의 성당’이 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통일동산에 세워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20 04년부터 건립을 추진해 첫 삽을 뜬지 7년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한국 천주교계는 오는 25일 오후 2시 통일동산에서 이 성당 봉헌식을 성대하게 갖는다. 1996년 천주교 신자들 모임인 천주교한민족복음화추진본부가 성당 부지를 매입한 게 이 성당의 시초. 천주교한민족복음화추진본부로부터 성당 건립을 지정 위탁받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침묵의 교회’로 남게 된 북한 교회를 기억하겠다는 뜻을 세워 2006년 착공했다. 남북화해와 일치에 대한 국민적 합의 기반을 확대하고 분단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기도운동을 독려하는 터전으로 삼자며 첫 삽을 떴지만 관할 교구 이전과 자금난 등의 어려움으로 공사가 수차례 지연되는 곡절 끝에 마침내 완공을 보게 됐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은 남북 화해의 의미를 곳곳에 담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 1926년 지어진 평안북도 신의주 진사동성당의 외형과 함경남도 덕원에 있던 성 베네딕도 수도원 대성당의 내부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성당 제대 위 모자이크화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 및 남북 대표성인 8위’는 북한 최고의 기량을 갖춘 평양 만수대창작사의 벽화창작단 공훈작가 7명이 2007년 중국 단둥에서 40일간 밤잠을 설쳐가며 제작한 것. 예수를 중심으로 유정률 정하상 김대건 우세영 고순이 김효임 김효주 성인을 좌우에 배치했다. 유정률은 평양, 우세영과 고순이는 황해도 출신 순교 성인이다. 모자이크 밑그림은 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가 러시아 성당 모자이크를 참조해 그려 보냈고, 인터넷으로 매일 작업상황을 확인하며 수정·보완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당 옆에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민족화해센터’가 건립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장기적인 차원의 통일사목을 위한 공간으로, 평양 외곽에 있던 메리놀외방선교회 본부 건물 모습을 본떴다. 한편 25일 열릴 봉헌미사는 전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이 주례하고,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와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 등이 공동 집전한다. 사제단 150여명과 김문수 경기지사를 비롯해 1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턱 높은 세종청사… 지방직 “나도 공무원”

    문턱 높은 세종청사… 지방직 “나도 공무원”

    “정부종합청사들이 지방공무원들의 출입을 통제하며 홀대해도 됩니까.” 최근 업무차 급하게 정부세종청사를 다녀온 강원도 모 군수는 “청사 입구에서부터 출입을 통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 업무를 위해 시골에서 세종시까지 3~4시간을 달려갔지만 청사 입구에서부터 까다로운 출입 절차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지방공무원증을 맡기고 임시 출입증을 발급받은 뒤 방문 부서 안내원의 안내를 받아야 업무를 볼 수 있었다. 이 군수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내내 고압적인 정부청사 출입으로 인한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자치단체장을 포함한 지방공무원들의 정부종합청사 출입 절차가 까다로워져 지방공무원들이 뿔 났다. 서울청사는 지난 1월부터, 세종·대전·과천청사는 지난 3월부터 임시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청사에 들어갈 수 있다. 지방공무원의 불만이 커지자 방문 부서 안내원의 안내까지 받아야 했던 절차는 최근 없어졌다. 이는 지난해 10월 유사공무원증으로 서울청사를 찾은 일반인의 분신자살 사건 뒤 청와대와 같은 수준으로 청사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공무원들은 “길게는 5~6시간씩 걸려 업무를 보러 갔는데 다 같은 공무원이면서도 지방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것은 심하다”면서 “예산 등 아쉬운 소리를 하러 정부 부처를 찾다 보니 대부분 쓴소리 못 하고 참고 넘어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북 경산시 관계자는 “출입자가 많을 때는 임시 출입증 발급에 20분 정도 걸린다”면서 “이렇다 보니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사전에 공무원을 파견해 소속 단체장 등을 안내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도 “국회는 공무원증만 있으면 들어가는데 세종청사는 공무원증에 방문증까지 두 개를 목에 걸고 다녀야 한다”며 혀를 찼다. 세종시 관계자는 “방문증을 받고도 내가 찾는 정부 공무원이 자리에 없으면 한참을 기다리기도 한다”면서 “‘처음 방문하면 기록이 남은 만큼 다음에 쉽게 출입하게 해 달라’는 항의도 해 봤지만 고쳐지지 않는다”며 불쾌해했다. 최승준 강원 정선군수는 “지난해 런던올림픽은 어느 대회보다 테러 위험이 커 보안검색이 대폭 강화됐지만 수십 만명의 관람객이 ID카드를 제시하면 아무런 불편 없이 출입할 수 있었다”면서 “검색대 모니터에 출입자의 모든 정보가 나타나 육안으로 대조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군수는 “중앙이든 지방이든 국가공무원법에 결격 사유가 없는 사람으로 이미 신원이 확인된 공무원에게 구시대적인 보안검색을 요구하는 건 시정돼야 한다”고 절차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조인묵 정부청사관리소 관리총괄과장은 “상시 출입 지방공무원들에게 출입증을 주는 등 점차 개선해 나가겠다”면서 “장기적으론 시스템을 연동하도록 해 지방공무원들도 수시로 출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당신의 책]

    인문학, 여성을 말하다(니콜 바샤랑 외 지음, 강금희 옮김, 이숲 펴냄) 프랑스의 정치학자이자 역사가인 니콜 바샤랑이 세계적 권위의 인류학자 프랑수아즈 에리티에, 철학자 실비안 아가생스키, 역사학자 미셸 페로와 각각 대담을 하면서 원시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여성에게 강요된 억압의 역사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여성이 온전한 ‘인간’으로 존재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오로지 여성 자신의 손에 달렸음을 역설한다. 여성 해방의 역사에 획을 그었던 사건들과 대표적 페미니스트들의 삶과 업적이 100여 컷의 사진과 함께 총망라돼 자료적 가치도 크다. 384쪽. 1만 8000원. 남편의 서가(신순옥 지음, 북바이북 펴냄) 출판평론가인 남편이 떠난 뒤 남은 것은 엄청난 양의 책이었다. 아내는 책을 정리하려다 남편을 두 번 죽이는 일 같아 차마 하지 못했다. 그러다 책장에 꽂힌 책들을 하나씩 읽게 됐고, 책을 매개로 남편을 비롯해 가족들과 살아온 삶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저자는 2년 전 뇌종양으로 별세한 최성일 평론가의 부인. 남편을 애도하는 방법으로 책 읽기와 글쓰기를 택한 아내의 애틋하고도 절절한 심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276쪽. 1만 3500원. 창작에 대하여-가오싱젠의 미학과 예술론(가오싱젠 지음, 박주은 옮김, 돌베개 펴냄) 중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화가, 감독, 연출가 등 장르를 뛰어넘는 전방위 예술가인 가오싱젠이 말하는 예술의 본질과 창작의 핵심. 가오싱젠은 “작가에게 한 쌍의 눈이 있다면 하나의 눈으로는 세계를 관찰하고, 다른 하나의 눈으로는 자기 자신을 관찰함으로써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진보와 반동 같은 정치적 평가를 심미의 영역에서 몰아낼 때 예술은 비로소 예술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440쪽. 2만원. 호모 인베스투스(캐런 호 지음, 유강은 옮김, 이매진 펴냄) 부제는 ‘투자하는 인간, 신자유주의와 월스트리트의 인류학’이다. 미국 미네소타대 인류학과 교수인 저자는 세계 금융산업의 심장인 월스트리트의 조직 문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을 짚는다. 이른바 ‘엘리트 대학’의 채용 행사부터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직원들의 독특한 복장, 투자은행의 건물 구조에 이르기까지 월스트리트 문화 구석구석을 인류학적 시각으로 들여다본다. 520쪽. 2만 3000원. 스무살엔 몰랐던 내한민국(이숲 지음, 예옥 펴냄) 대한민국이 아니라 내한민국이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 나라를 지금에야 발견했다는 것을 제목 속에 담고 싶었다”는 게 저자의 말. 구한말 한국을 방문했거나 체류했던 서구인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근대 한국사회의 숨은 풍경을 생생히 재현해 내는 한편 평범한 한국인들의 DNA에 새겨진 숨은 매력들을 발견해 낸다. 360쪽. 1만 5000원.
  • 느끼는가…들리는가…방황하는 욕망의 온기

    느끼는가…들리는가…방황하는 욕망의 온기

    절대 권력을 누렸던 프랑스 태양왕 루이 14세(1638~1715)는 ‘왕의 침실’을 중심으로 궁정을 재편했다. 베르사유궁의 심장에 자리한 침실에서 그는 ‘지상의 신’으로 군림했다. 교회 성가대의 난간이 제단과 신자들 사이를 구분짓듯 왕의 침실 난간은 성역의 경계를 분명히 했다. 수십 명의 시종이 수발을 드는 기상과 취침 의식은 왕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였다. 왕은 침실에서 일어나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정작 잠은 거의 자지 않았다. 공식적인 취침 의례가 끝나면 왕비나 정부의 처소로 가서 잠을 잤다. 사적 내밀함을 포기한 왕의 침실은 볼거리가 행해지는 무대이자 권력의 도구였던 것이다. 프랑스의 여성학자로 ‘사생활의 역사’ 총서 작업을 주도한 저자가 쓴 이 책은 왕의 침실을 비롯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거처이자 은신처, 때로는 격리의 장소이기도 한 방(房), 더 정확히는 침실의 역사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휴식을 취하기 위한 모든 장소를 카마라라고 불렀다. 남자들은 이곳에서 동료들과 함께 잠을 잤다. 침실을 뜻하는 가장 오래된 단어인 ‘잠자는 방’이 사전에 등장한 것은 18세기 중반이다. 하지만 이 시기 파리 가정의 75%는 여전히 한방에서 공동 생활을 했다. 침대를 갖춘 별도의 침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세기 중반 이후다. 도덕과 보건위생학의 발달이 영향을 미쳤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요인은 근대적 결혼관이었다. 결혼이 사랑과 일치하게 되고, 성생활의 공유에 대한 열망이 커지면서 두 사람만의 사적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확대됐다. 저자는 부부 침실이 방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분기점을 이룬다고 지적한다. 침실은 부부생활 외에도 고독과 사색, 독서와 글쓰기 공간으로 활용됐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버지니아 울프가 쓴 ‘자기만의 방’처럼 혼자만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여성들의 욕망에 주목한다. 근대 이후 방이 전문화되면서 남성은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 서재 등 고유의 공간에서 보낸 반면 여성은 침실을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려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여성을 감금과 고독의 상태로 몰아넣는 올가미로 작용했다. 자기 방을 소유하려는 여성들의 갈망은 더욱 커졌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1929년 9월 교사자격시험에 합격한 후 당페르토슈 옆에 있는 할머니 집에 세 들어 살게 됐을 때의 기쁨을 이렇게 표현했다. “마침내 나도 내 집에서 살게 되었구나.”(344쪽) 저자는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던 방에서 자기만의 방을 소유하게 되는 과정에 나타나는 삶의 방식 변화를 시간과 공간의 변화라는 장기적이고 거대한 흐름 속에 펼쳐 낸다. 방의 여러 모습을 통해 공과 사, 가정과 정치, 남자와 여자, 어른과 어린이 사이의 관계를 읽어 내는 한편 죽음과 출생, 사랑, 노동, 여행, 징벌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저자가 방의 형태와 용도에 관해 무궁무진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발견한 것은 구체적인 경험이 강하게 배어 있는 개인의 편지와 일기, 문학작품들이다. 발자크, 플로베르, 졸라, 모파상처럼 주인공들의 성격과 품행, 운명뿐 아니라 그들이 등장하는 침실을 그림처럼 생생하고 섬세하게 묘사한 19세기 소설가들의 작품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호텔을 생활양식이나 문학적 소재로 선택한 스탕달, 조르주 상드, 마르셀 프루스트 등을 통해 18세기 프랑스의 호텔 방부터 19세기 후반 귀족들의 저택을 개조한 호화 호텔까지 호텔의 다양한 관행과 실제를 추적한다. 책에는 파리 7대학 명예교수인 저자가 지난 50년간 여성사뿐만 아니라 노동사, 사생활의 역사, 감옥의 역사 등에 관해 연구해 온 이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각주와 참고 문헌 목록 80여쪽을 포함해 총 750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책 곳곳에 방의 기원과 다양한 용도들을 묘사한 컬러 화보와 도판을 풍부하게 실어 이해를 도왔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위기의 한국사 교육] “부실한 역사교육이 왜곡된 역사인식 초래 현실문제 역사와 연결해 수업흥미 높여야”

    전문가들은 한국사 교육의 부실과 약화가 청소년들을 왜곡된 역사인식에 무방비로 노출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청소년들의 우경화 현상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12일 “일본에서 활동하는 인터넷 우익들도 왜곡된 역사 교과서로 배워서 태어난 기형아”라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왜곡된 역사인식도 결국 학교의 역사 교육이 약해진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일베’ 등을 통한 청소년의 일탈 현상에 대해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물질적 가치만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걸맞은 사회·문화적 교육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단장은 역사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과 관련, 한국사 과목을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밝혔다.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배웠던 사람 중에도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갖고 극우 성향의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박 단장은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배워왔던 것을 20세 이후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1년에 3만명 이상의 학생이 해외에 나가는 상황에서 전 세계의 친구들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우리 역사를 이용할 수도 있다”면서 “자금성을 알고 있는 중국인 친구에게 창경궁을 설명하기 위해, 혹은 왜곡된 역사교과서로 배운 일본인 친구를 설득하기 위해, 학교에서 배운 역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험대비 위주로 역사수업을 하기보다 현실 문제를 역사적 소재와 연결짓는 것도 학생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던 서울 신현고의 박수성 교사는 “학생들이 재미없는 학교 교육 대신 보수성향 사이트 등에서 전달되는 자극적인 정보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왜곡된 역사인식을 갖게 된다”면서 “학생 인권 등 일상에서 부딪히는 사안을 역사적 사건과 접목해 인권과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느끼고 확인하는 과정이 수업에서 이뤄진다면 학생들이 더욱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종교 플러스]

    14일 김대거 종사 추모강연 원불교는 제3대 종법사 대산 김대거(1914-1998) 종사의 사상과 경륜을 기리는 추모 강연회를 14일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강연회에서는 김주원 전 교정원장의 기조강연에 이어 박맹수(원광대)·소광섭(서울대)·최영돈(고려대) 교수가 발표에 나선다. 3대 종법사로 33년간 재임하며 원불교 교단을 이끌었던 대산 종사는 비닐하우스에 거처하면서 정·재계 인사를 접견한 일화가 유명하다. 특히 1950년대 중반부터 종교연합기구(UR)창설과 세계공동시장 주창, 심전계발을 통한 새마음 새생활운동을 강조해 종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30일부터 청년 출가학교 조계종 교육원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해남 미황사에서 청년출가학교를 진행한다. 올해 청년출가학교는 지도법사로 법인·금강·가섭·원영스님과 지도교수로 도법·정목 스님, 조한혜정(연세대)·조성택(고려대)교수, 철학자 강신주씨가 참여한다. 참가자들은 새벽 4시 기상해 예불·108배·참선을 하고 오전 9시·오후 7시30분 강의와 법담에 이어 오후에는 산행·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예불법과 간경, 염불을 배우는 시간도 마련된다. 참가 희망자는 23일까지 입교지원서를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02)2011-1812. 가톨릭 환경상 후보작 접수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제8회 가톨릭 환경상’ 후보작 추천을 다음 달 14일까지 접수한다. 가톨릭 환경상 후보자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 위원이나 전국 교구 환경담당 신부, 환경관련 담당자, 본당 신부 추천을 받은 가톨릭 신자나 단체면 가능하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을 수여한다. 시상식은 10월 8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다. ‘가톨릭 환경상’은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노력한 개인·단체를 선정해 공로를 격려하고, 그 활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6년 제정됐다. (02)460-7622.
  • 스노든, 영웅 vs 배신자 엇갈린 평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29)에 대한 상반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 배신자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반면 국가적 영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청원 웹사이트 ‘위더피플’에는 스노든의 사면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된 지 하루 만에 4만건 이상의 서명이 접수됐다. 전날 미 정보기관과 일부 의원들이 법무부가 기밀 정보 유출자를 송환해 범죄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자, 스노든을 옹호하는 네티즌들이 백악관에 직접 청원을 올린 것이다. 전 중앙정보국(CIA)직원인 스노든은 7일 가디언, 워싱턴 포스트(WP) 등 언론에 NSA의 개인정보 수집 기밀프로그램인 ‘프리즘’을 폭로한 바 있다. 청원문에는 “에드워드 스노든은 국가적 영웅이고 그가 NSA의 감시 프로그램 기밀을 고발하면서 저지른 어떤 범죄도 즉각 사면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30일 이내에 10만명 이상이 스노든의 사면을 지지하는 서명을 할 경우 백악관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게 돼 있다. 앞서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반역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내부 고발자로 평가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뮤케이지 전 법무장관은 ‘기밀을 누설하는 것은 테러리스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요지의 기고문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싣기도 했다. 한편 스노든이 제보한 내용을 최초 보도한 영국일간 가디언의 글렌 그린월드 기자는 이날 “아직 밝히지 않은 중대한 사실들이 많으며 앞으로 수주일에서 수개월 내에 차례로 이를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미주통신] 폭로 파문 전 CIA 요원 ‘섹시남’ 인기 폭발

    [미주통신] 폭로 파문 전 CIA 요원 ‘섹시남’ 인기 폭발

    미국 정보기관들이 민간인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개인 정보를 수집해왔다는 내용을 폭로한 전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 요원의 신상과 얼굴 사진이 알려지자 그에 대한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데일리메일’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폭로 당사자로 알려진 에드워드 스노우든(29)은 전날 영국의 일간 신문 ‘가디언’을 통해 그의 인터뷰 내용과 함께 신상을 공개했다. 호남형의 그의 얼굴이 공개되자 일부 여성들은 “매우 섹시(hot)하다” 등의 반응을 잇달아 보여 그는 언론에 신상이 알려진 지 하루 만에 섹스 심볼로 등극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한 여성은 스노우든이 ‘내부 폭로자’(whistle blower)로 밝혀지자 ‘호루라기를 불다’라는 뜻을 빗대 “나의 호루라기를 불어 주었으면”이라고 구애를 신청했으며, 다른 한 여성은 그가 미국의 추적을 피해 망명할 국가를 찾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내 팬츠 안으로 숨어라.”고 야한 트윗글을 올리기도 했다. 현지언론은 미국에 대한 배신자라는 주장과 그의 행동이 용감했고 영웅적이라는 평가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스노우든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는 ‘스노우든을 사면하라’는 청원이 올라오자마자 하루 사이에 2만 5000명이 서명하는 등 그에 대한 동정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사진=내부 폭로자로 밝혀진 에드워드 스노우든 (‘가디언’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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