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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와 고양이 싸움 된 ‘중국판 블프’

    개와 고양이 싸움 된 ‘중국판 블프’

    10조원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싱글데이) 할인 행사를 앞두고 ‘개’와 ‘고양이’가 ‘갑질’ 논쟁을 벌이고 있다. 개는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징둥(京東)닷컴의 마스코트, 고양이는 1위 업체인 알리바바(阿里巴巴)의 마스코트다. 양 사의 판촉전이 가열돼 급기야 징둥이 4일 “알리바바가 시장을 교란한다”며 국가공상총국에 고발했다. 징둥은 “알리바바가 협력업체들에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는 공정한 시장 경쟁을 해치고 소비자 이익도 침해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알리바바가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인 톈마오(天猫·T몰)의 광군제 할인 행사에 참여하려는 업체는 징둥 등 다른 쇼핑몰에 참여해선 안 되며 이미 다른 쇼핑몰 참여를 결정했다면 톈마오에서 퇴출시키겠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알리바바는 “티몰에서 팔리는 제품이 더욱 우수하고 가격은 더욱 저렴하며 배달은 더욱 빠르다”면서 “시장의 선택을 불공정 행위라고 고발하는 것은 ‘닭이 오리에게 헤엄치지 못한다’고 고발한 격”이라고 주장했다. 개와 고양이의 싸움이 격해지면서 중소 업체들만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올해 유독 광군제 판촉전이 치열해진 것은 만년 2위인 징둥의 강력한 드라이브 때문이다. 징둥은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텅쉰(騰訊·텐센트)과 손잡고 38개 브랜드에서 25억 위안(4400억원)에 달하는 할인 쿠폰을 제공할 계획이며 텅쉰은 웨이신(微信·위챗)과 QQ메신저를 통해 징둥을 지원할 예정이다. 텅쉰은 징둥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은 월간 사용자 수가 6억명, QQ는 8억 4300만명에 달한다. 부동의 1위 알리바바도 중국 최대 가전유통업체인 쑤닝(蘇寧)과 투자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오프라인 매장과 배송 시스템을 통합하는 등 11일 행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페인 축구클럽 레알마드리드, 미국 최대 농업기업 오션스프레이 등 글로벌 브랜드 5000여개를 유치해 올해 광군제를 ‘글로벌 온라인 쇼핑의 날’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알리바바가 광군제 하루 동안 올린 매출액은 571억 위안(약 10조 1600억원)이다. 이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추수감사절 직후 첫 월요일) 이틀간 올린 매출액 29억 달러(약 3조 2000억원)의 3배가 넘는다. 올해 알리바바의 광군제 매출은 800억 위안(14조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용어 클릭] ■광군제 1990년대 난징 지역 대학생들이 11월 11일의 ‘1’이 외롭게 서 있는 독신자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독신자의 날로 부르면서 점차 퍼졌다. 이날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상인들이 ‘홀로 빈방을 지키지 말고 나와서 물건을 사면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고 부추기며 할인 판매를 하기 시작한 것이 연례행사로 굳어졌다.
  • “美공화당 집권비전 없고, 오바마 이민개혁 못 믿어”

    “美공화당 집권비전 없고, 오바마 이민개혁 못 믿어”

    “공화당은 비전이 없고, 대통령은 신뢰할 수가 없다.” 지난주 45세 나이로 미국 정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폴 라이언(공화당·위스콘신)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자신이 속한 공화당에 대해서도 이렇게 비판하며 각을 세웠다. 하원의장 선출 후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가진 CNN·폭스뉴스 등 5개 방송사와의 릴레이 인터뷰에서 라이언 의장은 먼저 공화당에 대한 고해성사를 썼다. ●행동하는 보수, 극보수파 지지 유지 확신 그는 “공화당은 비전이 없기 때문에 전술만 가지고 싸운다”며 “우리는 정책에도, 비전에도 너무 소극적이었다. 우리는 아무 것도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화당이 비전을 갖고 이 나라에 대안을 제시해야 국민들이 우리가 나라를 이끌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의회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중산층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타협했다는 이유로 존 베이너 전 하원의장을 지난달 사실상 몰아낸 공화당 극보수 세력인 ‘프리덤 코커스’를 의식한 듯 “지난달 상황은 성장통이었다”며 “내가 행동하는 보수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고 밝힌 뒤 자신에 대한 공화당 극보수파들의 지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와 민주당 추진 유급휴가제도 부정적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가 추진하고 있는 이민개혁법안과 유급휴가법안을 거부한다고 밝혀 백악관과 의회 관계의 앞날이 평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라이언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등을 거론한 뒤 “이민개혁과 관련,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스스로가 법을 쓰려고 하는데, 대통령이 아니라 의회가 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라이언 의장은 과거 포괄적 이민개혁법을 지지했고 베이너 전 의장도 지난해 이 같은 법안 채택을 추진했는데 보수파들의 반발로 모멘텀을 잃었다”며 “라이언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 이민개혁법 채택을 거부한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언 의장은 또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추진해온 유급휴가에 대해서도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주말엔 무조건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패밀리 가이’인 라이언 의장이 가정과 일의 균형을 위한 유급휴가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나보고 유급휴가제를 연방법으로 만들어 납세자들의 돈을 더 걷기 위해 의장이 되라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담배광 베이너 냄새 밴 곳서 생활 고역 라이언 의장은 주중에는 워싱턴DC 의회 사무실에 있는 간의침대에서 계속 취침하며 생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장이 됐지만 1999년 워싱턴에 입성하면서부터 사용해온 간의침대를 사용해야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헬스광’인 그는 ‘담배광’인 베이너 전 의장이 남기고 간 의장실에 대해서는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베이너 전 의장이 신의 뜻이라고 끊임 없이 설득해 후임 의장직을 결국 수락했다”며 “그런데 베이너 전 의장의 담배 냄새가 진하게 스며 있는 카펫에서 일해야 하는 것은 힘들다”고 털어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정책보다 패기·외모… 40대 꽃미남 리더 뜬다

    정책보다 패기·외모… 40대 꽃미남 리더 뜬다

    ‘용팔이’의 주원과 ‘두번째 스무살’의 이상윤이 드라마 종영과 함께 자리를 비운 새 둘 곳 없던 기자의 시선을 해외 채널 속 인물들이 사로잡았다. 그것도 미국 드라마 전문 채널인 HBO가 아니라 뉴스 전문 채널 CNN에서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에 40대가 선출됐다. 운동 마니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몸짱에 얼굴도 준수한 ‘조각 미남’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 20일 캐나다에서 43세의 꽃미모를 뽐내는 쥐스탱 트뤼도(승리 직후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정치인’으로 부각됐다) 자유당 대표가 총선 승리를 거두더니 비슷한 시기 중국과의 정상회담으로 분주했던 영국에선 44세 재무장관 조지 오즈번(이름마저 영국 첩보영화 주인공을 연상시킨다)이 카메라를 점령했다. 올여름까지만 해도 서너 시간에 한번꼴로 CNN에 얼굴을 비추던 41세 그리스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가 재집권 달성 뒤 출연을 자제(?)하던 차에 외신 정치 뉴스는 다시금 섹시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성 질서가 한 차례 무너진 뒤 호감형 얼굴, 탄탄한 몸매, 빠른 정책 집행 능력을 보여주는 미모의 40대 정치인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47세였던 2008년에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버락 오바마(54)는 각종 사진마다 엿보이는 미끈한 ‘간지’에 힘입어 레임덕 위기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 2010년 집권한 마르크 뤼터(48) 네덜란드 총리는 유니레버 직원 출신 특유의 깔끔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잘생긴 외모만큼 동성애 결혼으로도 유명한 룩셈부르크의 그자비에 베텔(42) 총리 역시 2013년 야 3당 연립을 이뤄내 집권에 성공했다. 청바지 차림으로 경차를 몰고 출근하며 깨끗한 정치를 선보이는 마테오 렌치(40) 이탈리아 총리도 2013년 새 정권을 창출한 인물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라도 열린다면 ‘역대급 최강 인증샷’이 기대된다. ●SNS 등 특유의 소통 능력으로 급부상 글로벌 정상들의 외모 업그레이드 배경은 뭐니 뭐니 해도 ‘젊음’이다. 20여년 넘게 이어진 신자유주의 열풍의 결과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발하고, 양극화로 귀결되고, 청년 실업 문제로 곪아 터진 가운데 각국에서 ‘기성 정치 타파’를 외친 40대 정치인이 부상했다. 이들은 패션과 외모를 ‘경쟁 자본’으로 중요하게 여긴 엑스(X)세대에 해당한다. 정치 스타일에서도 이들은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과거 주요 정치인들이 당내 영향력(계파), 매스미디어의 평가 등에 힘입어 지지세를 규합했다면 최근 급부상한 40대 정상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제되지 않은 생각을 드러내며 팬을 확보해 간다. 매스미디어 시절 유권자들이 정치인을 정책과 스캔들에 한정 지어 소비했다면 뉴미디어에 익숙한 지금의 유권자들은 정치인의 모든 것을 소비하고 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멘토처럼 접근하는 40대 정상들이 급부상할 때 잘생긴 외모는 확실히 ‘묘약’이 됐다. ●보혁 이슈 해체… 뒤섞은 정책 내놔 근래 외신과 SNS를 점령한 캐나다의 트뤼도와 영국의 오즈번은 특히 유명인에 대한 대중의 환상을 충족시켜 주는 모델이다. 명문가 출신으로 명문대를 졸업한 둘은 ‘금수저 정치인’이란 공통점을 지녔지만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다른 점도 많다. 예컨대 부모의 이혼을 겪은 트뤼도가 당초 정치에 뜻을 두지 않았다가 막내동생이 사망하는 불운을 겪고 정계에 본격 입문하는 ‘비극적 영웅 서사’를 따른다면 오즈번은 안정된 환경에서 준비된 정치인의 길을 걷는 ‘엄친아 판타지’를 충족시켰다. 트뤼도는 1984년까지 15년 동안 캐나다 총리를 지낸 피에르 트뤼도의 3형제 중 장남이다. 방송인 출신이었던 트뤼도의 어머니 마거릿 싱클레어는 트뤼도가 6살이던 1977년 별거를 시작했고 1984년 이혼할 때까지 영국 록그룹 롤링스톤스와 파티를 즐기고 미국 상원의원 에드워드 케네디와 염문을 뿌렸다. 아버지 트뤼도 역시 미국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과의 염문에 휩싸였다. 트뤼도는 젊은 시절 바텐더, 연기자 등을 전전했지만 아버지의 정치 후계자로 지목되던 막내동생이 1998년 눈사태로 숨진 뒤 눈사태 안전 홍보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부터 정치에 뜻을 두기 시작했고, 2008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트뤼도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겪고 동생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계기로 정계에 입문한 반면 오즈번은 결격 사유 없는 정치 행로를 밟고 있다. 오히려 지나치게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이 오즈번의 흠으로 지목될 정도다. 역시 엑스세대인 데이비드 캐머런(49) 총리 취임에 편승해 젊어진 영국 내각 분위기에 힘입어 38세였던 2010년 124년 만의 최연소 재무장관이 된 오즈번은 귀족 가문의 일원으로 남작 집안 귀족의 딸과 결혼했고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백만장자다. ●트뤼도 ‘같이 자고 싶은 총리’ 논란도 오즈번이 긴축재정, 공적연금 축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을 외치는 강경 보수 정치인이라면 총선 승리 일성으로 “대이슬람국가(IS) 연합군에서 캐나다 전투기 철수”를 천명한 트뤼도의 공약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제 성장, 부자 증세, 난민 수용 확대 등으로 진보 정책 일색이다. 이처럼 급부상 중인 40대 정상급 정치인들의 이념 스펙트럼은 보수부터 진보까지 다양해 하나로 묶기 어려울 정도다. 오히려 이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내는 장치는 ‘생활 방식’에 있다. 특유의 소통 능력을 활용해 급부상한 뒤 좌고우면하지 않는 돌파력을 발휘해 세를 키우고, 정치적으로 파격적인 승부를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금슬에 기반한 단란한 가정’과 같은 바른 이미지를 버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경을 초월해 이들은 비슷하다. 정치적 파격과 바른 생활 이미지를 병존시킨 대표적인 예는 EU와의 구제금융 협상 과정에서 그리스의 EU 탈퇴(그렉시트) 국민투표, 조기 총선과 같은 정치적 승부수를 잇따라 던지면서도 동거녀인 페리스테라 베티 바치아나 앞에선 애처가의 면모를 감추지 않는 치프라스가 대표적이다. ●전문가 “이제부터 존재감 증명·평가” 이들의 정치·생활 방식은 엉뚱한 팬덤 현상을 일으켜 ‘정치의 주변화’를 부르기도 했다. SNS에서 회자되는 트뤼도의 별명은 ‘필프’(Pilf)인데 이는 ‘같이 잠자고 싶은 총리’(Prime minister I’d Like to F**k)란 뜻이어서 성추행 논란을 불렀다. 캐나다 방송이 ‘세계는 트뤼도의 외모를 좋아한다’고 비중 있게 보도하는가 하면 호주 뉴스 앵커는 트위터에 “자유당에 미안하지만 트뤼도가 너무 잘생겨서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잊어버렸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오즈번의 별명 역시 그의 원래 이름에서 기인한 ‘giddy’(발음은 ‘지디’가 아니라 ‘기디’이다)인데 ‘아찔하게 좋다’는 뜻을 담고 있고, 오즈번이 스타워즈 광선검 마니아라는 점 등도 시시각각 보도되고 있다. ‘앙팡 테리블’(무서운 신예)처럼 등장해 엔터테이너처럼 소비되는 이들의 정치는 정치 신인에서 권력의 정점에 오르기까지 시간을 단축시킨 요인이지만 이들의 존재감 증명은 지금부터라는 평가가 많다. 소통, 파격, 개인적인 매력을 무기로 든 새로운 정치법만 검증됐을 뿐 금융위기 이후 국제 리더십 공백 속에서 이들이 선보일 2008년 이전 기성과 다른 정책 실험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美 공화당 폴 라이언, 124년만에 40대 하원의장 탄생

     미국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45·위스콘신) 의원이 29일(현지시간) 하원의장에 선출됐다. 124년 만에 탄생한 40대 하원의장이다.  라이언 의원은 하원 전체회의 투표에서 총 435표 중 과반을 넘긴 236표를 얻었다. 경쟁자인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대표는 184표를 얻는데 그쳤다. 라이언 의원은 의장직 수락 연설에서 “우리는 망가진 하원을 돌보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더 만들고 있다”면서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인 라이언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밋 롬니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며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2013년 미국 건강보험 개혁법인 오바마케어법 때문에 의회가 공전,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까지 치달았을 때 당내 강경파를 설득해 민주당과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힘을 보탰다.  라이언 신임 의장에게 자리를 물려 준 전 하원 의장 존 베이너는 이날 눈물을 훔치다 동료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25년의 연방의회 생활을 마감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을 찾았던 9월 말 교황의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눈물을 훔친 베이너 전 의장은 당파적으로 갈라진 하원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사퇴를 결심한 뒤 실행에 옮겼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호주, 밀입국 브로커 매수… 난민선 돌려보내”

    호주 관리들이 수천㎞ 떨어진 바닷길을 건너 가까스로 호주 해안에 닿은 아시아계 난민들을 밀입국 알선업자를 매수해 되돌려 보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6월 이후 꾸준히 난민 보트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천명해 온 호주 정부는 이를 부인했으나 논란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는 28일(현지시간) 지난 5월 17일 65명의 난민을 태우고 인도네시아를 출발한 난민 보트가 호주 인근 공해에 접근했으나 호주 당국이 이들을 태우고 온 밀입국 알선업자들에게 3만 2000달러(약 3650만원)를 제공해 되돌려 보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당시 난민선에는 모두 6명의 밀입국 알선업자가 타고 있었다. 현재 인도네시아 경찰에 구금된 알선업자들은 호주 당국으로부터 각기 5000~6000달러를 100달러 지폐로 받았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사례는 닷새 뒤인 22일과 지난 7월에도 발생했다. 앰네스티는 15명의 난민 신청자를 인터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호주 관리들이 선원들에게 돈을 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해상으로 호주에 들어가려는 선상 난민을 막는 ‘스톱 보트’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밀입국 난민 보트에 ‘무관용’으로 대응한다는 원칙을 굳게 지켜 온 호주에는 2013년 300척의 난민선이 닿았으나 지난해엔 1척으로 급감했다. 호주의 ‘스톱 보트’ 정책의 골자는 해군 함정이 난민선을 저지하거나 예인해 인도네시아로 인도하고 태평양 국가인 나우루와 계약해 난민 보호소를 운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에 대해 호주 일각에서는 ‘무자비하고 냉혹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가톨릭 신자인 토니 애벗 전 총리가 영국 런던에서 “오도된 박애주의가 유럽에 재앙을 안길 것”이라며 난민에 강경 대응하라고 유럽에 촉구하자 은퇴한 패트 파워 가톨릭 주교는 애벗 전 총리의 연설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아하! 우주] 먼 은하에서 찾은 ‘신의 손’…우주에 신이 존재할까

    [아하! 우주] 먼 은하에서 찾은 ‘신의 손’…우주에 신이 존재할까

    지구로부터 1만 7000광년 떨어진 한 은하를 주시하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특별한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충격적인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우주의 창조주’가 촬영됐다는 추측을 일으켰다고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NASA의 누스타(NuSTAR; Nuclear Spectroscopic Telescope Array) 우주망원경은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PSR B1509-58’로 불리는 펄서(중성자별)를 관측하고 있었다. NASA 과학자들이 누스타 망원경으로부터 받은 이미지는 분광 측정에서 펼쳐진 손으로 보였는데 사람들은 이를 두고 ‘신의 손’이라고 부르고 있다. 신의 손은 별의 마지막 단계인 초신성이 폭발한 뒤 사방으로 확산하고 있는 잔해로 추정된다. 누스타의 고에너지 X선 관측을 통해 본 분자 형태의 구름은 폭이 175광년에 걸쳐 있을 만큼 거대하게 펼쳐져 있는 다채로운 색상의 손처럼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피오나 해리슨 누스타 망원경 수석연구원은 “가장 높은 에너지의 X선을 보는 누스타 망원경의 특별한 시야는 기존에 잘 알려진 천체와 천문 영역을 전혀 다른 새로운 빛으로 보여준다”면서 “이 새로운 사진은 초신성이 폭발해 밀도 높은 잔해에 의해 생성된 펄서풍 성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운 뒤에 남겨진 것은 ‘PSR B1509-58’로 불리는 펄서로, 초당 7회 회전할 정도로 빠르게 자전해 이때 발생한 바람으로 물질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런 입자는 인근 자기장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X선상에서 손 형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사진에서 펄서는 밝은 흰색 점 근처에 위치하고 있지만 펄서 자체를 볼 수는 없다고 NASA 관계자들은 말했다. 과학자들은 방출된 물질들이 실제로 손 모양을 이루고 있는지 단지 펄서 입자와의 상호작용으로 그런 모양처럼 보이는 것인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누스타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캐나다 맥길대의 안홍준 박사후연구원은 “우리는 손 모양이 단지 착시인지 알지 못한다”면서 “누스타가 전해온 몇 단서로 그 손은 주먹과 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사진에서 손가락으로 보이는 붉은 구름은 ‘RCW 89’로 불리는 별도의 구조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하지만 종교 사이트의 일부 신자는 ‘신의 손’으로 불리는 천체를 두고 자신들의 관점을 나타내고 있다. 자신을 목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아이디 Smote73)은 “이 사진은 신이 우주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신의 손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자신이 항상 그곳에 있음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주를 보다] 진짜 ‘신(神)의 손’ 일까?...175광년 크기 신비한 이미지 화제

    [우주를 보다] 진짜 ‘신(神)의 손’ 일까?...175광년 크기 신비한 이미지 화제

    지구로부터 1만 7000광년 떨어진 한 은하를 주시하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특별한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충격적인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우주의 창조주’가 촬영됐다는 추측을 일으켰다고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NASA의 누스타(NuSTAR; Nuclear Spectroscopic Telescope Array) 우주망원경은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PSR B1509-58’로 불리는 펄서(중성자별)를 관측하고 있었다. NASA 과학자들이 누스타 망원경으로부터 받은 이미지는 분광 측정에서 펼쳐진 손으로 보였는데 사람들은 이를 두고 ‘신의 손’이라고 부르고 있다. 신의 손은 별의 마지막 단계인 초신성이 폭발한 뒤 사방으로 확산하고 있는 잔해로 추정된다. 누스타의 고에너지 X선 관측을 통해 본 분자 형태의 구름은 폭이 175광년에 걸쳐 있을 만큼 거대하게 펼쳐져 있는 다채로운 색상의 손처럼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피오나 해리슨 누스타 망원경 수석연구원은 “가장 높은 에너지의 X선을 보는 누스타 망원경의 특별한 시야는 기존에 잘 알려진 천체와 천문 영역을 전혀 다른 새로운 빛으로 보여준다”면서 “이 새로운 사진은 초신성이 폭발해 밀도 높은 잔해에 의해 생성된 펄서풍 성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운 뒤에 남겨진 것은 ‘PSR B1509-58’로 불리는 펄서로, 초당 7회 회전할 정도로 빠르게 자전해 이때 발생한 바람으로 물질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런 입자는 인근 자기장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X선상에서 손 형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사진에서 펄서는 밝은 흰색 점 근처에 위치하고 있지만 펄서 자체를 볼 수는 없다고 NASA 관계자들은 말했다. 과학자들은 방출된 물질들이 실제로 손 모양을 이루고 있는지 단지 펄서 입자와의 상호작용으로 그런 모양처럼 보이는 것인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누스타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캐나다 맥길대의 안홍준 박사후연구원은 “우리는 손 모양이 단지 착시인지 알지 못한다”면서 “누스타가 전해온 몇 단서로 그 손은 주먹과 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사진에서 손가락으로 보이는 붉은 구름은 ‘RCW 89’로 불리는 별도의 구조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하지만 종교 사이트의 일부 신자는 ‘신의 손’으로 불리는 천체를 두고 자신들의 관점을 나타내고 있다. 자신을 목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아이디 Smote73)은 “이 사진은 신이 우주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신의 손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자신이 항상 그곳에 있음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NASA는 신(神)을 발견?…누스타에 찍힌 ‘신의 손’ 화제

    NASA는 신(神)을 발견?…누스타에 찍힌 ‘신의 손’ 화제

    지구로부터 1만 7000광년 떨어진 한 은하를 주시하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특별한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충격적인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우주의 창조주’가 촬영됐다는 추측을 일으켰다고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NASA의 누스타(NuSTAR; Nuclear Spectroscopic Telescope Array) 우주망원경은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PSR B1509-58’로 불리는 펄서(중성자별)를 관측하고 있었다. NASA 과학자들이 누스타 망원경으로부터 받은 이미지는 분광 측정에서 펼쳐진 손으로 보였는데 사람들은 이를 두고 ‘신의 손’이라고 부르고 있다. 신의 손은 별의 마지막 단계인 초신성이 폭발한 뒤 사방으로 확산하고 있는 잔해로 추정된다. 누스타의 고에너지 X선 관측을 통해 본 분자 형태의 구름은 폭이 175광년에 걸쳐 있을 만큼 거대하게 펼쳐져 있는 다채로운 색상의 손처럼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피오나 해리슨 누스타 망원경 수석연구원은 “가장 높은 에너지의 X선을 보는 누스타 망원경의 특별한 시야는 기존에 잘 알려진 천체와 천문 영역을 전혀 다른 새로운 빛으로 보여준다”면서 “이 새로운 사진은 초신성이 폭발해 밀도 높은 잔해에 의해 생성된 펄서풍 성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운 뒤에 남겨진 것은 ‘PSR B1509-58’로 불리는 펄서로, 초당 7회 회전할 정도로 빠르게 자전해 이때 발생한 바람으로 물질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런 입자는 인근 자기장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X선상에서 손 형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사진에서 펄서는 밝은 흰색 점 근처에 위치하고 있지만 펄서 자체를 볼 수는 없다고 NASA 관계자들은 말했다. 과학자들은 방출된 물질들이 실제로 손 모양을 이루고 있는지 단지 펄서 입자와의 상호작용으로 그런 모양처럼 보이는 것인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누스타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캐나다 맥길대의 안홍준 박사후연구원은 “우리는 손 모양이 단지 착시인지 알지 못한다”면서 “누스타가 전해온 몇 단서로 그 손은 주먹과 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사진에서 손가락으로 보이는 붉은 구름은 ‘RCW 89’로 불리는 별도의 구조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하지만 종교 사이트의 일부 신자는 ‘신의 손’으로 불리는 천체를 두고 자신들의 관점을 나타내고 있다. 자신을 목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아이디 Smote73)은 “이 사진은 신이 우주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신의 손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자신이 항상 그곳에 있음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만화경 18] 교황의 패배

    [김성호기자의 종교만화경 18] 교황의 패배

     지난 25일 폐막한 제14차 세계가톨릭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결과를 놓고 평가가 무성하다. 외신들의 평을 종합하면 대체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수파 주교들에게 밀렸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시노드 이후 교황의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조기 퇴임설’까지 다시 고개를 드는 형국이다. 한국천주교를 포함한 각국 가톨릭 교회도 시노드 결과에 대한 반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교황 개혁 노선, 보수파 주교들에 밀려... 조기퇴진론까지 거론 이번 시노드는 가톨릭 개혁을 추진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적 노선을 다시 평가받는 자리로 주목받았었다. 4일 개막 직후 이혼·재혼·피임·동성애·낙태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한 격론이 줄곧 이어져왔다. 그 와중에 시노드 진행에 문제를 제기한 13명의 주교가 ‘교황을 비롯한 진보파가 의견을 관철하려 든다’며 연명 편지를 교황에게 전달하는 사태까지 터졌다. 편지에는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과 ‘교황청의 제3인자’라는 재정원장, 경신성사성 장관까지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이에대해 교황은 ‘음모는 없다’며 의제 관철을 주장했고 특히 ‘위로부터 분권화가 절실하다’는 입장을 시종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노드 결과는 일단 외신들의 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총회에서 주교들은 이혼·재혼한 신도도 사례별로 영성체에 참여할 수 있는 제한적인 길을 열어주었지만 동성애자에 대한 입장은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동성애 결혼에 대해 이성 사이의 결혼과 비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게 최종 보고서의 내용이었다. 취임 직후부터 “이제 가톨릭이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여야 한다”고 우선 강조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닫힌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시노드였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 언론은 “보수 사제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황이 작은 승리를 얻어냈다”고 교황의 편을 들었지만 ‘보수의 판정승’이란 성적표가 대세를 이루는 느낌이다. ● 주교들과 마찰, 마피아 표적설 등 위기설속 교황 개혁 향배 관심그렇지만 언론들의 평가와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혁 드라이브를 멈추지 않을 기세다. 시노드 폐막 미사에서 “교회가 교리에서 벗어난 신자들을 더 포용하고 덜 비판해야 한다”는 맺음말을 전했다고 한다. 마무리 미사 강론을 통해 가톨릭 개혁 입장을 지속할 뜻을 거듭 천명한 셈이다. 시노드에서 채택한 보고서는 강제성은 없지만 교리의 실천 측면에서 개별 교회와 신행의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각국 천주교는 미사 강론이나 집행 단계에서 이번 보고서의 해석을 놓고 적지않은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의 입장을 따를 것이냐, 보수 주교들의 입장을 실천할 것이냐의 갈등인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조기 퇴임을 비롯한 교황 위기설이 괜한 게 아닐 수 있다. 가뜩이나 ‘교황이 적을 너무 많이 만들고 있다’는 관측이 가톨릭 안팎에서 무성한 터이다. 지난해 6월 한 미사에서 “마피아처럼 악의 길을 따르는 자들은 신과 교감하지 않는다”며 ‘악을 숭배하는 표본’으로 규정한 이후 교황이 마피아의 주 공격 표적이 되고 있다는 설은 무성하다. 그런가 하면 지난 8월 미 연방수사국(FBI)은 필라델피아에서 야외미사를 집전하려던 교황을 공격하려는 음모를 기도한 혐의로 15세 소년을 체포했다. 이것 말고도 교황청 내부의 노선 갈등이며 주교들의 공공연한 마찰 설, 그리고 그에따른 음해설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탈리아 언론이 보도한 ‘교황 뇌종양설’도 그 연장선상에서 불거진 음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1282년 만에 탄생한 비유럽권 출신 교황. ‘가난한 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외치며 사제들에게 거리로 나가라고 등을 떼밀어대는 개혁 교황. 이번 시노드가 그 교황의 향배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은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거취는 틀림없이 로마 가톨릭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다. 물론 한국천주교도 피할 수 없는 대상이다.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치매 노모, 아들에게 “누구야?”… 그리운 얼굴 삼킨 야속한 세월

    치매 노모, 아들에게 “누구야?”… 그리운 얼굴 삼킨 야속한 세월

    “이이는 누구야?” 구순이 넘은 노모의 한마디에 아들 주재은(72)씨는 억장이 무너졌다. 오전에는 자신을 알아보고 “왜 나를 안 보러 왔니?”라고 물었던 어머니가 고작 몇 시간 뒤 다시 자신을 낯설어하는 모습에 문안 인사조차 하지 못했던 긴 세월이 야속했기 때문이다. “어머니, 내가 맏아들.” 재은씨는 옆에 앉아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그리웠던 어머니를 가만히 바라봤다. 25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이산가족 공동 중식 시간에 김월순(93) 할머니가 치매로 60여년 만에 겨우 만난 아들을 알아보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오전 남측 이산가족의 숙소인 외금강호텔에서 열린 개별 상봉 때는 잠시 재은씨를 알아보기도 했으나 이내 다시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65년 만에 두 딸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구상연(98) 할아버지는 외금강호텔에서 열린 개별 상봉에서 북측의 딸들에게 준비해 온 꽃신을 전달했다. 구 할아버지와 동행한 둘째 아들 강서(40)씨는 “꽃신을 개별 상봉 때 전달했다”고 밝혔다. 헤어질 때 각각 6살, 3살이던 북측의 딸 송옥·선옥씨는 어느덧 71세와 68세의 할머니가 돼 있었다. 구 할아버지는 65년 전 헤어질 때 두 딸에게 “고추를 팔아 예쁜 꽃신을 사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갑자기 북한군에 징집되는 바람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후 그는 미군에게 포로로 잡혀 거제포로수용소로 보내졌고 남측에 남았다. 두 딸은 전날 단체 상봉 때 이뤄진 첫 만남에서 아버지에게 나란히 큰절을 올렸다. 남측 김현욱(61)씨는 갑자기 자신의 양복 주머니에서 갈색 체크무늬 손수건을 꺼내 북측의 누이 김영심(71)씨의 분홍색 줄무늬 손수건과 맞바꾸면서 “누님, 이렇게 바꿉시다. 누님 냄새라도 맡게…”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대양호 사건’ 납북 어부 정건목(64)씨는 이산가족 단체 상봉 행사가 열린 금강산호텔에서 휠체어에 앉은 남측의 어머니 이복순(88) 할머니를 보자마자 그대로 달려가 “엄마”를 외치며 품에 안고는 눈물을 터트렸다. 또 남측의 누나 정매(66)씨와 여동생 정향(54)씨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감정을 추스른 건목씨는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 어머니의 안경을 살짝 들고 눈물을 닦아 드리며 “어머니가 살아 계셔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통에 이산가족이 된 다른 가족들과 달리 이들은 건목씨가 1972년 서해상에서 조업하던 중 납북되면서 이별하게 됐다. 하지만 일부 남측 가족은 북측 가족이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며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이도 했다. 한 할머니는 “조카가 여기(북한)는 다 무상이다, 자신들은 잘산다며 자랑을 계속 늘어놓더라”고 전했다. 납북 어부인 건목씨의 아내 박미옥(58)씨도 남에서 온 시어머니 이복순 할머니에게 “행복하게 살고 있다”면서 “우리 당이 오빠(건목씨)를 조선노동당원도 시켜 주고 공장 혁신자도 되고 아무런 걱정할 것 없다. 남편이 남조선 출신이라고 차별받지 않는다”고 했다. 북측의 한 보장성원은 “(남측 가족이) 주는 선물을 받고 나면 우리 가족들이 기분이 나쁘단 말이오. ‘선물이 아니라 오물’이라고 그러오”라며 기자들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이 보장성원은 “오랜만에 만났으니 내의까진 알겠단 말이오. 근데 치약, 칫솔, 라면을 가득해서 넣었습디다. 북에는 라면이 없겠소? 그러니 북측 가족들이 받아도 기분이 나쁘지 않겠소. 받고 나서 다 욕한단 말이오”라고 덧붙였다. 리충복 북한 적십자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남측 기자들에게 “이번 상봉 행사가 끝나면 상시 접촉(정례화) 문제와 편지 교환 문제 등 이산가족 관련 문제를 남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강산 공동취재단·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길섶에서] 솔뫼 단상/서동철 수석논설위원

    주말, 당진 솔뫼성지를 찾았다. 김대건 신부의 생가를 성역화한 곳이다. 한옥 생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널찍하게 터를 잡은 주차장에는 버스가 줄지어 들고 났다. 전국 성당의 성지 순례단이 많았지만 신자가 아닌 사람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솔뫼성지에는 김대건 신부의 체취만큼이나 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었다. 성지의 입구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상징물이 세워진 것은 물론 생가 앞마당도 그랬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방문 직후 안동 봉정사의 모습과 흡사하다고나 할까. 1999년 찾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흔적은 최근에야 조금씩 봉정사에서 지워져 간다. 한국 가톨릭은 척박한 토양에서 기적적으로 고개를 내민 장미꽃과 다름없다. 가톨릭 신앙이 용인되지 않은 나라의 첫 번째 사제인 김대건 신부는 증조할아버지에 이어 순교의 길을 갔다. 그가 바티칸이 공인한 성인의 반열에 오른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김대건 신부보다 살아 있는 교황에 오히려 초점이 맞춰진 듯한 솔뫼성지의 모습은 낯설었다. 가톨릭을 너무 모르는 탓인가….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보수파에 끝내 진 ‘교황의 파격’

    보수파에 끝내 진 ‘교황의 파격’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수 세력과 힘겨운 전투를 치렀으나 결국 패했다.”(영국 일간 가디언) 24일(현지시간) 폐막한 제14차 세계가톨릭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에서 민감한 주제에 대한 토론 결과를 놓고 교계 진보와 보수 세력 사이에 갈등이 깊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4일 개막한 시노드는 3주간 이혼과 재혼, 피임, 동성애, 교회 내 여성의 역할 등 다양한 의제를 둘러싸고 격론을 이어 왔다. 이날 마지막 총회에선 이혼·재혼한 신도도 사례별로 영성체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나 동성애자에 대해선 기존 원칙이 그대로 답습됐다. 시노드는 이런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했고, 교황은 “닫힌 마음이 드러난 시노드였다”고 질타했다. 최종 보고서에선 동성애 결혼에 대해 이성 사이의 결혼과 비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개인의 성적 취향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확인했다.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이혼·재혼 신도들의 신앙생활에 대해선 사안별로 영성체 참여를 허용하도록 했다. 가디언은 “보수·개혁 등 성향별로는 물론 지역별로 대립하면서 상처 치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보수의 판정승”이라고 지적했으나, AP통신은 “그나마 보수 사제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교황이 작은 승리를 얻어냈다”며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시노드는 교황의 자문기구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 내린 합의는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 열린 시노드 폐막 미사에서 “교회가 교리에서 벗어난 신자들을 더 포용하고 덜 비판해야 한다”며 “설교 없이도 신자들이 신의 연민 어린 자비를 느끼도록 하는 게 성직자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언어호봉제’ 안지켰다며 때리고 욕하고…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언어호봉제’ 안지켰다며 때리고 욕하고…

    “언어 호봉제를 제대로 구사하지 않고 말을 얼버무려 때렸습니다.” 지난 6월 28일 김포 해병 제2사단 공병대대 소속 지뢰탐지병 신모(20) 일병은 선임병들의 폭행 등 가혹행위를 견딜 수 없어 생활관 3층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방모(22) 일병 등 가해자들이 밝힌 가혹행위의 이유는 신 일병이 ‘언어 호봉제’를 지키지 않아 말이 어눌했다는 것. ‘언어 호봉제’는 후임병이 대화할 때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똑바로 하겠습니다’, ‘~를 알고 싶습니다’, ‘알아보겠습니다’ 등 5가지 말만 해야 한다는 해병대의 악습이다. 군에 입대한 지 1년도 안 된 20살 안팎의 젊은이들은 후임병에게 악습을 가르치겠다며 폭행과 가혹행위를 일삼아 온 것이다. 지난 5월 22일 해병대 2사단에 배치된 신 일병은 ‘군가를 부를 때 박자를 실수했다’, ‘말끝을 흐렸다’, ‘평소 뛰어다니지 않고 행동이 느리다’, ‘눈치가 없고 소리가 작다’, ‘선임병이 깨웠는데 일어나지 않았다’ 등의 이유로 방 일병 등 선임에게 수차례 맞았다. 특히 박모(20) 일병은 신 일병이 평소 예의가 없다는 소문을 듣고 샤워장까지 찾아아 샤워 중인 신 일병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 이들에게 병영 내 폭행과 가혹행위는 소위 ‘군대생활 잘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한 수단이었다. 투신자살을 시도한 신 일병은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쳤고 정신적 후유증을 앓고 있는 가운데 결국 사단 본부로 전출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신 일병에 대한 가혹 행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면 이 문제는 영원히 묻힐 뻔했다. 이는 군 당국이 지난해 8월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를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 약속이 1년도 안 돼 공염불에 그쳤음을 의미한다. 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군 관련 인권침해 진정 사건 접수 건수는 586건으로 나타났다. 매년 140~180명이 군 당국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인권침해 문제를 외부에 호소한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육군의 경우 병사들의 가혹행위는 73건으로 2013년의 41건보다 늘었다. 폭행사건은 2013년 554건에서 지난해 936건으로, 폭언 사건은 27건에서 56건으로 각각 늘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이 같은 병영 사고의 문제를 현역병 입대율이 90% 가까이 높아지면서 군에 들어와서는 안 되는 ‘부실자원’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며 개인의 문제로 의미를 축소하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만 입대해 현역병 입대율이 낮았던 과거에는 그럼 가혹행위가 적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병영 내에서 근절되지 않는 폭행과 가혹행위가 ‘병영문화 지체현상’과 인권 문제에 대한 군 수뇌부의 소극적인 대응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기본적으로 군의 인권 의식이 21세기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20세기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국방부 조사본부장을 지냈던 윤종성 성신여대 교양교육대학 교수는 “일제의 잔재라고도 볼 수 있는 ‘맞아도 싸다. 맞아야지 정신 차린다’는 식의 사고가 아직 군 문화에 남아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최병욱 상명대 군사학과 교수는 “상명하복이 절대적 가치였던 강압적인 옛날 모델이 군대에는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라며 “병영문화 지체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군 지휘관들이 보편적 인권이라는 시대 변화를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소속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병영 내 구타나 가혹행위 자체의 횟수보다 그 범죄가 제대로 처리되고 있느냐가 문제”라며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단죄받고 그 단죄의 효과를 통해서 다음에 범죄가 일어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병영 내 폭행 사건 등을 처리한 이후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는 점도 2차 피해를 키우고 있다. 임내현 의원이 군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육군에서 폭행사건 등의 가해 병사 144명 중 71명은 소속이 변경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이 벌어져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실효적으로 분리돼 있지 않아 피해 병사가 고스란히 보복을 당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앞서 가혹행위를 당하다 못한 신 일병은 지난 5월 29일 민간전문상담관에게 폭행 피해 사실을 고백했으나 소속 중대에 그대로 남게 되면서 또 다른 2차 피해의 대상이 됐다. 신 일병이 간부와 상담한 대화 내용은 함께 있던 동기생들과 같은 소속 부대 간부를 통해 중대 전체에 퍼졌다. 군 당국은 “폭행 사건 이후 집단 따돌림은 없었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소속 부대 정모(21) 상병은 신 일병보다 한 기수 후임인 병사들에게 “신 일병을 보면 경례하지 마라”고 지시했다. 해병대사령부는 지난 7월 24일 신 일병 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재조사 결과 최초 2사단 헌병대에서 3명이라고 했던 가해자는 7명으로 늘어났다. 해병대는 해당 공병대대장을 비롯한 소속부대 간부 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2사단 헌병대를 포함한 3명을 부실 수사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징계 결과 공병대대장은 근신 5일, 중대장은 감봉 3개월, 소대장은 근신 10일, 주임원사는 견책, 부소대장은 근신 5일의 징계에 그쳤고 행정관과 분대장은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군 당국은 현재 사단장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고 헌병대장에 대한 형사사건을 진행 중이지만 군의 부실 수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여전하다. 윤 교수는 “군 지휘관들은 아직도 병영 내 폭행·가혹행위를 대부분 범죄가 아닌 ‘사고’라고 부른다는 점이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군은 초동 수사부터 전문가나 가족의 출입을 제한하고 자체적인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해 버리는 관행을 반복한다”며 “지난번 ‘윤 일병 사건’ 당시처럼 군 부대에 들어갈 권한과 능력이 없는 유족이 군의 거짓 주장을 뒤집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은 “인권침해 문제 해결을 더이상 군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군이 아닌 외부에 이를 감시하기 위한 한국형 국방 옴부즈맨제도를 도입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⑬ 육두품 교회

     “우리 교회는 강남의 육두품 교회입니다” 얼마 전 사랑의교회 담임 오정현 목사가 한 시사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입에 올렸다는 한 대목이다. 신라시대의 신분제인 골품(骨品)에 빗댄 오 목사의 교회 구분에 따르면, 사랑의교회는 왕족이나 귀족 반열에 들지 않은 교회이다. 성골(聖骨), 진골(眞骨) 다음의 평민계층(六頭品) 교회라고 봐야 한다. ‘교회에 무슨 골품제’냐고 의아해 하는 이들이 많을 듯 싶다. 하지만 개신교계에서 ‘골품제’는 일반의 반응과는 달리 공공연하게 통하는 용어이다. •부모가 목사면 성골, 장로-권사면 진골, 일반신자면 육두품 개신교계에서 회자되는 골품제의 정의는 대개 목회자의 구분 짓기로 알려져있다. 이를테면 부모가 목회자인 목사는 성골에 속하고 부모가 장로·권사이거나 장인이 목사인 경우 진골 축에 든다. 일반 신자였을 경우 육두품이란 계급이 매겨지는 것이다. 목회 현장에 몸담을 예비 목사들 사이에서도 이 골품제는 자연스럽게 통용된다고 한다. 물론 ‘진담반 농담반’의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겠지만….  오 목사의 ‘육두품 교회’ 발언은 어찌보면 낮은 곳으로 몸을 굽히는 소신일 수 있다. ‘적어도 우리 교회는 으시대고 군림하는 다른 대형교회들과 차원이 다르다’는 입장의 천명일 게다. 실제로 사랑의교회는 초대 고(故) 옥한흠 목사의 인도아래 ‘가장 대표적이고 건강한 복음주의 교회’라는 수식어를 한동안 달았었다. 그러다가 ‘논란 많은’ 교회로 평가절하되긴 했지만 여전히 그 교회는 강남의 대표 교회 격으로 세인들의 관심을 받는 교회임에 틀림없다.  그 교회의 부침에는 초대형 예배당 건축과 담임인 오 목사 자신의 논문표절 같은 굵직굵직한 사건이 묻혀있음을 부인키 어렵다. 그런 마당에 몸을 낮춰 ‘성골, 진골은 아니다’라는 교회 자평이 낮춤의 겸손이라기 보다는 저간의 사랑의교회에 쏟아진 뭇 시선을 돌리는 변명 쯤으로 들리는 건 왜일까.  따져보면 성골, 진골이나 육두품이나 모두 선택받았다는 ‘선민 의식(選民意識)’의 발로가 아닌가. 그리고 그 선민의 의식은 당연히 평신도와는 다른 목회자로서의 위상에서 생겨난다. 길 잃은 양에게 길을 인도하는 목자야 응당 존경받는 빛과 소금이다. 하지만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 또한 존재의 이유와 가치가 있다는 성경의 말씀을 염두에 둔다면 ‘선민’의 의식은 별로 존중받지 못하는 헤게모니의 한 축일 뿐이다. ‘만인에 의한 만인의 사제’라며 교회민주주의를 치켜세운 ‘만인사제(萬人司祭)’설도 있지 않은가. 그 옳지 못한 선민의 의식이 군림과 폭력의 시작이 아니었으면 한다. •순종의 강요보다 하느님 말씀에 충실한 복음 전파자가 절실  성골, 진골, 육두품의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 목사의 구분 짓기를 거꾸로 해석하면 5두품, 4두품, 1두품의 교회는 훨씬 더 소중하고 복음의 가치에 충실한 ‘하느님의 집’일 것이다. ‘우리교회는 육두품 교회이다’ 그 모순의 발언이 더 생뚱맞고 머리를 흔들게 한다는 투의 반응들이 괜한 게 아닐듯 싶다. 가뜩이나 지금 우리 ‘하느님의 집’들에는 군림과 복종이 난무하는 판이다. 순종의 강요보다는 하느님의 말씀에 충실한 진짜 복음의 전파자가 절실하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골품제는 신라를 무너지게 만든 큰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한다. “우리 교회는 강남에서 성골이나 진골이 아니라 6두품 교회다.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이 많이 온다” ‘촉망받는 차세대 목회자’로 이름을 떨쳤던 오 목사는 왜 하필 신라를 뒤흔든 골품제를 입에 올렸을까.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⑫ 바티칸의 한국 대우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⑫ 바티칸의 한국 대우

     바티칸 라디오가 지난 9일 오후 5시부터 한국어 웹사이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 신자와 재외 동포들도 바티칸 소식을 한국어로 발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됐다. 569돌 한글날을 맞아 바티칸이 배려한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천주교계는 당연히 크게 환영하는 눈치다. 그런데 희희낙락의 환영 한켠에 볼멘 소리가 적지않다. 한국천주교에 대한 바티칸의 대우 탓이다.• 9일부터 바티칸라디오 한국어 웹사이트 서비스 교황과 교황청, 교회 생활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바티칸 라디오 웹사이트는 ‘교황의 목소리(Voix du Pape)’라 불린다. 그동안 37개국 언어, 13개 문자로 발행돼왔다. 아시아에선 중국어·일본어·힌두어·타밀어·말라얄람어·아랍어가 배정돼있었고 이번에 스와힐리어·현대히브리어와 함께 한국어가 추가된 것이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방한을 계기로 한국 주교회의와 바티칸 방송국간 협의가 진행돼온 끝의 성과다. 한국천주교 관계자들은 “그동안 한국어 뉴스 서비스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고 한국천주교계가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던 점에 비춰볼 때 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귀띔한다. 그 ‘만시지탄(晩時之歎)’의 볼멘 소리는 충분히 이유있어 보인다. 위상에 걸맞지 않은 홀대에 대한 ‘이유있는 불만’이랄까. 그리고 그 큰 이유는 바로 한국천주교의 위상이다. 국내 천주교 신자 수는 지난해말 현재 556만971명을 기록했다. 총인구 5241만9447명의 10.6%가 천주교 신자인 셈이다. 아시아에선 국민 10명중 8명이 천주교 신자인 필리핀과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한국천주교 관계자들은 “한국 교회가 교황청에 보내는 납부금과 헌금은 세계 8번째로 많고 아시아에선 1위”라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한국천주교의 고위관계자들은 그런 저변의 불만에 대해 차분한 어조로 진화에 나서곤 한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천주교는 묵묵히 역할과 소임을 다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천주교에서 목숨처럼 중시하는 순명(順命)의 다짐인 셈이다.•홀대 불만 이전에 ‘섬기는 사람이 되라’는 일침이 커 보이는 이유는?그 순명의 다짐 때문일까. 두 명의 교황이 한국을 다녀갔다. 1984년 한국 순교자 103위를 성인으로 인정하는 시성식(諡聖式)을 여의도에서 직접 주재한 요한 바오로 2세와 지난해 8월 한국사회에 큰 울림을 던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다. 교황이 한 나라를 거푸 방한하기란 여간 드문 게 아니다. 어찌보면 한국천주교에 대한 바티칸의 홀대와 그에대한 불만이 두 교황의 방한으로 적지않게 사그라들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한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불만의 목소리는 어김없이 터져나온다. 새 추기경 임명에 한국 교회가 배제됐을 때나, 한국을 향한 바티칸의 쓴소리가 있을 때 처럼. 홀대에 대한 이유있는 불만도 좋고 ‘제 역할과 소임을 다한다’는 순명의 다짐도 좋다. 하지만 그 불만의 진동에 던져지는 지적의 목소리가 훨씬 더 커보인다. ‘과연 우리는 올바르게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 말이다. 신자 위에 군림하는 성직자의 권위주의며 교회의 세속화는 그 물음의 근거로 들먹거려진다. 그래서일까. 지난 3월 바티칸을 방문한 한국 주교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색하고 던진 일침이 유난히 커 보였다. “섬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유승민 전 원내대표 “박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 만드는 게 중요”

    유승민 전 원내대표 “박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 만드는 게 중요”

    국회법 사태로 사퇴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6일 “저는 누구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서 “(대선에) 이기는 것보다 이기고 나서 성공한 대통령이 몇 배 더 어렵고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대구 계산성당에서 ‘대구, 개혁의 중심이 되자’를 주제로 한 초청강연에서 원내대표 시절 소원해진 박 대통령과 관계설정에 대해 “박 대통령을 포함해 전직 대통령들을 모두 겪어보니 대선에 이기는 자체가 목적이 돼선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연은 유 전 원내대표가 지난 7월 사퇴 이후 공개행보를 자제해온데다 지역구인 대구에서 열려 신도, 지역주민 500여명이 참석하는 등 관심을 모았다.  유 전 원내대표는 본강연에서 “TK(대구·경북)가 개혁의 DNA를 되살려서 개혁적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올해까지 67년 동안 11분의 대통령 중 박대통령을 포함해 5분이 대구·경북 출신으로 직을 수행한 기간이 39년이나 된다”며 “거의 60%를 TK 출신 대통령이 통치해서 대구·경북민들은 대통령을 뽑은 도시, 정치적으로 기득권층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TK가 단지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지키려고 스스로 보수화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는 “보수정당은 안보는 정통보수, 민생은 진취적 중도개혁, 정치사회는 통합으로 가는 노선이다”면서 “새누리당이 이렇게 가면 계속 집권할 것 같다”고 말해 신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의 예로 들며 “건전한 보수가 사회보장제도를 먼저 도입한 이유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결함을 치유하고 공동체를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진좌파는 너무나 지적으로 오만해서 안 된다고도 했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선 “TK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프라이드가 굉장히 크다. 저도 그렇다. 보릿고개를 이기고 근대화를 이룬 점은 두고두고 평가받아야 한다”며 “그분의 따님이 우리 대구경북이 배출한 대통령이 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TK가 그 다음을 준비해 나가야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차 국내 부재 중인 상황, 교과서 국정화 등 예민한 원내상황을 의식해 강연에서 현안 발언은 자제했다. 그러나 질의응답에선 현안 질문이 쏟아졌다. “차기 공천을 못받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유 전 원내대표는 “상향식 공천을 하면 저는 당연히 경선에 참여하고, 공천되리라고 100% 확신한다”고 농을 섞어 답했다. 차기나 차차기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도저히 대답을 못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강연지인 계산 성당은 6·25 전쟁 중인 1950년 12월 12일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한 곳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씨줄날줄] 왜곡된 노벨경제학상/오일만 논설위원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미 프린스턴대 교수가 돌연 논쟁의 한복판에 등장했다. 지난 12일 그가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국내 일부 언론들은 ‘성장론자의 승리’라고 해석하면서 “불평등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불평등 해소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분배론자들을 향한 성장론자의 반박으로 해석되면서 논쟁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학계가 바라보는 시각은 이렇다. 디턴 교수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마저 악화시킨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그가 노벨경제학상 선정 직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나친 불평등은 공공서비스를 붕괴시키고,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일침을 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위대한 탈출·The Great Escape) 에필로그에서 그의 주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미국의 경우 현재와 같은 극단적인 소득과 부는 100년 이상 본 적이 없다. 부의 엄청난 집중 현상은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창조적 파괴의 숨통을 막아 민주주의와 성장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명확한 논지를 주장하는 그가 국내에서 ‘불평등 옹호론자’로 둔갑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위대한 탈출’의 한국 번역판이 지난해 나오면서 ‘불평등은 어떻게 성장을 촉발시키나’라는 부제를 달았다. 책의 원제가 ‘건강과 부, 불평등의 근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분배보다 분배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적 관점이 투영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관인 것은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입증한 피케티 교수의 대항마로 디턴 교수를 내세웠다는 점이다. 하지만 디턴 교수는 1929년부터 2012년 사이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도 빈곤율이 떨어지지 않는 모순을 피케티의 2003년 ‘소득 불평등’ 연구에서 찾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디턴 교수가 성장 자체를 반대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사실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시각을 배격하면서 둘의 융합을 주장한다. “경제성장은 절대 빈곤과 물질적 결핍에서 탈출하는 원동력”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불평등(빈부격차) 해소를 중시한다. “계층 이동 사다리를 걷어차는 부자들의 행위를 막아야 올바른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제학계에서는 이번 논쟁을 성장론자들의 무리한 아전인수(我田引水)로 보는 시각이 많다. 디턴 교수의 방대한 연구 논문이나 저서에서 극히 일부분인 내용을 끄집어내 자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해석한 흔적이 많다. 아전인수의 단계를 넘어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말이라 우기다)가 되지 않은 것이 참으로 다행한 노릇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음주운전 체포 남자 “개가 운전했다니까요” 황당 주장

    음주운전 체포 남자 “개가 운전했다니까요” 황당 주장

    궁색하더라도 좀 그럴 듯한 거짓말을 했어야 했다. 술을 마시고 과속운전을 한 남자가 경찰에 붙잡히자 엉뚱한 반려견에게 책임을 돌려 쓴웃음을 자아냈다. 말 못하는 반려견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 한 비정한 주인은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릴리포드 쿠퍼(26). 남자는 최근 음주한 상태로 과속으로 차를 몰다 경찰에 발견됐다. 정지명령을 내렸지만 차를 세우지 않고 그대로 줄행량을 놓은 그를 경찰은 필사적으로 따라붙었다. 아찔한 주행을 거듭한 자동차는 결국 한 주택을 들이받고 멈췄다. 하지만 영화 같은 도주극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청년은 반려견과 자동차를 버려둔 채 주택 뒤쪽 담을 넘어 달리기 시작했다. 다시 따라붙은 경찰을 피해 청년이 숨어든 곳은 인근의 한 교회였다. 하지만 때마침 모여 있던 신자들은 잔뜩 술냄새를 풍기며 들어선 청년을 성전에서 나가도록 했다. 교회에서마저 버림(?)을 당한 청년은 교회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뒤쫓아온 경찰들에게 발견돼 수갑을 찼다. 이쯤이면 깨끗하게 운주운전을 시인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할 일이지만 청년은 애꿎은 반려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 그는 "(사고를 낸) 자동차를 운전한 건 내가 아니라 개였다"며 아예 핸들을 잡은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자동차에서 내려 도주한 이유에 대해서도 "그저 달리고 싶어 달렸을 뿐"이라며 경찰을 피한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청년은 "(차에는) 마약도 술도 없다. 혐의를 받을 일이 없다"고 목청을 높였지만 경찰은 음주운전, 공무집행 방해, 뺑소니 등의 혐의로 쿠퍼를 철장에 가뒀다. 현지 언론은 "누명을 쓸 뻔한 반려견은 풀려났지만 강도 등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청년은 상당 기간을 또 교도소에서 보낼 것 같다"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서산 레미콘 사고, 블랙박스 영상 보니 ‘그대로 쓰러지는 레미콘’ 3명 사망

    서산 레미콘 사고, 블랙박스 영상 보니 ‘그대로 쓰러지는 레미콘’ 3명 사망

    서산 레미콘 사고 레미콘 차량이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덮쳐 차 안에 타고 있던 3명이 사망했다. 14일 오전 9시 10분쯤 충남 서산시 예천동의 한 사거리에서 김모(44)씨가 운전하던 레미콘 차량이 왼쪽으로 넘어지면서 신호 대기 중이던 크루즈 승용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출발신호를 기다리던 크루즈 승용차의 운전자 권모 씨(50·여)와 함께 탔던 이모 씨(49·여), 공모 씨(48·여) 등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레미콘 차량 운전자 김 씨와 사고 충격으로 충돌한 다른 승용차 3대의 운전자 등 4명은 경상을 입었다. 현장에 있던 한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사거리에서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달리던 레미콘 차량이 정상운행하던 오토바이를 피하기 위해 좌우로 급회전을 시도하다 승용차를 덮치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숨진 권 씨 일행은 같은 성당에 다니는 신자들로 이날 성지순례를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매주 노인대학에서 봉사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서산 레미콘 사고, 서산 레미콘 사고, 서산 레미콘 사고, 서산 레미콘 사고, 서산 레미콘 사고, 서산 레미콘 사고 사진 = 서울신문DB (서산 레미콘 사고)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⑩또 다시 정화운동인가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⑩또 다시 정화운동인가

     불교 조계종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선원수좌회가 뜻을 모아 이례적인 성명을 낸 데 이어 일부 스님들이 ‘제2의 정화운동’을 선언하고 나서 들끓고 있다. 종단의 일탈과 파행을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벼랑 끝의 위기감이 느껴진다.그 위기감에는 계율을 어긴 범계와 승풍 추락에의 강도높은 비판이 실렸다. 그 날선 선언과 주장이 어떤 몸짓과 연대의 움직임으로 튈지 모를 형국이다.  스님들이 정화운동을 다시 들먹거림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지금 한국불교의 맏형 격인 조계종은 1994년 정화를 기치로 내걸고 개혁운동을 벌였던 이른바 ‘개혁 종단’임을 공공연하게 자랑한다. 비리와 부정을 털고 새 출발했다는 개혁의 승가와 승단을 줄기차게 외쳐왔다. 그런데 그 개혁종단이 오염됐다며 스님들이 제2의 정화운동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지금 봐선 개혁과 정화의 끝이 어디인 지 가늠할 수 없는 위기의 형국인 셈이다.  우선 선원수좌의 성명을 들여다보자. “종단 수뇌부를 중심으로 한 범계자들이 은처,도박, 절도, 간통, 술집출입, 파당형성, 나눠 먹기 등 온갖 폐풍을 연출하고 있지만, 감히 누가 주인이 되어 바로 잡으려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기에 제2의 정화운동을 선언하며 정화추진위를 구성한 스님들의 목소리는 한결 더 날이 서 있다. “주지를 하기 위해 돈으로 표를 매수하는 부정한 범계승과 처자권속을 숨겨둔 은처승, 사찰의 성보를 도둑질하는 도둑승과 도박승이 종권을 장악하고 불법을 망치고 있다” 선원수좌회나 정화추진위나 모두 승가, 특히 고위층의 부정부패와 타락을 겨냥하고 있다.  따져보면 조계종단에 범계와 세속 못지않은 일탈을 벌여온 스님들은 자주 회자되며 이목을 끌어왔다. 그 범계와 일탈의 장본인으로 집행부의 핵심 인물들이 줄기차게 거론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일탈의 주인공 법명과 범계행위가 종단 안팎에서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실정이다. 스님들의 절박한 위기감과 그에 따른 정화의 선언은 조계종단을 떠나 사회 일반으로까지 추한 모습과 소문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단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온 폭탄이랄 수 있다.  승풍 정화운동을 선언하고 나선 스님들은 한결같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시종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화 추진위는 현재 총무원이 진행하고 있는 사부대중 공사와 별도의 대중공사를 열 계획까지 밝히고 있다. 사부대중 공사는 현 집행부를 중심으로 한 조계종단 지도층들이 종단의 모순과 불협화음을 극복하고 개선책을 찾아보자는 차원의 운동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전국의 스님, 신자들이 함께 참여해 한 달에 한 번씩 머리를 맞대고 개혁안을 도출해오고 있는 범종단 차원의 개혁 드라이브인 셈이다. 그런 그 대중공사를 무시하고 또 다른 대중공사를 열겠다는 선언이니 분열의 ‘조계호’가 눈에 선하다.  선원수좌회는 한국 불교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아무리 오염되고 타락했어도 가부좌를 틀고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뼈를 깎는 수행과 수행승들이 있기에 한국불교는 그나마 존재의 이유와 위엄을 갖추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선원 수좌들은 위기가 있을 때마다 선원을 나와 올곧은 목소리를 내왔으며 위기의 전환을 도출해냈었다. 그 선원 수좌들의 목소리가 이례적으로 쩌렁쩌렁하다. 사부대중 공사는 이럴 때 열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소통과 해결의 열린 토론 말이다.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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