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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역사를 갈랐다] 시리즈를 끝내며…기획·필자 5인 좌담

    [선택! 역사를 갈랐다] 시리즈를 끝내며…기획·필자 5인 좌담

    ‘선택! 역사를 갈랐다’ 연중시리즈가 2월 20일자 제1회 ‘선덕여왕과 김춘추’를 시작해 고대국가와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등을 거쳐 제37회 ‘이승만과 박용만’을 마지막으로 12월 3일자로 막을 내렸다. 역사의 라이벌을 내세워 당시 이들의 주장과 선택이 이후 한반도 역사에 미친 영향들을 평가하는 기획으로, 인물비교라는 신선한 접근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시리즈의 공동기획에 참여한 박혜숙 푸른역사 대표와 집필자로 참여한 주진오(55)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임기환(54) 서울교대 교수, 계승범(52) 서강대 사학과 교수, 한명기(50)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지난 6일 서울신문에서 문소영 문화부 차장 사회로 시리즈의 의미와 성과, 오는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선택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좌담을 가졌다. 사회자 임기환 교수가 ‘선덕여왕과 김춘추’를 써주셨고, 주진오 교수가 마지막회에 실렸던 ‘이승만과 박용만’을 비롯해 4회 집필을 맡아주셨다. 계승범 교수는 정조 때의 ‘김종수와 채제공’, 한명기 교수는 인조 때의 ‘최명길과 김상헌’을 써주셨다. 참여한 학자로 이 시리즈를 평가해 달라. 임기환(이하 임) 올 2월 약간 쌀쌀할 때 글을 쓴 기억이 나는데 벌써 12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 시리즈는 애초에 한국사회에 굉장히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기획된 것이었다. 유권자들이 다음 주 대선 후보를 선택할 때 조금이나마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명기(이하 한) 무거운 주제를 갖고 장기간 독자들과 호흡하는 게 사실 어려운데, 잘 마무리된 것 같다. 독자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글들이었다. 신문사에서 좀처럼 하기 힘든 기획이었다고 본다. 기획의 성패를 떠나 사람들이 잘 몰랐던 지식을 자세히 전달했고, 자연스럽게 역사적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계승범(이하 계)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얘기들을 특정 주제로 엮어냈다.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현재 한국의 역사와 관련지어 대중이 반면교사 할 수 있게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주진오(이하 주) 사람은 늘 선택을 하며 사는데, 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알고 선택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데 이런 걸 역사 속에서 알아봄으로써 독자들이 내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상해 볼 수 있다. 시리즈를 읽은 독자라면 앞으로 선택해야 할 때 도움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 계 이 기획시리즈에 영감을 얻어서, 한국 근현대사 과목을 듣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냈다. 학생들의 부모나 조부모의 개인적 선택을 당시 역사환경 등을 연결시켜서 인터뷰하고 리포트를 쓰라는 것이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박혜숙 대선이라는 가장 큰 정치적 선택이 화두가 될 것이고, 역사학자의 발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공동기획을 하게 됐다. 사회적 이슈에서 역사학계 목소리가 약해지고 있는데, 이런 방식의 작업이 그 대안이 되지 않겠나. 여성 대통령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선덕여왕을 1번으로 하자고 했다. 사회자 역사라고 하면, 사람들이 고리타분하게 생각한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나. 역사는 왜 중요한가. 주 세상 살기 힘들고 바쁠 때 ‘500년 전, 1000년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굳이 알아서 뭐할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역사를 공부하고 안다는 것이 결코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미래를 위해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계 과거에 일어난 어떤 현상이나 사건이 현재의 나와는 무관하고, 그 사건을 나의 삶과 연관시키지 못하니 재미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역사는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 완료 진행형’으로서의 역사이고 개인의 삶과 모두 연결돼 있다. 20세기는 세계사적으로 볼 때 파란만장한 시대다. 그런데 20세기 역사학이라는 것이 ‘이념의 시녀’로 전략해 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한 신입사원에게 역사의식의 중요성을 묻는 설문조사를 하면, 25%는 대학 교양강의 듣는 걸로 충분하다고 하고, 25%는 사극 보는 걸로 공부를 대신한다, 25%는 책을 사볼 정도로 관심 있고, 나머지 25%는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다라고 답한다. 고리타분한 교과서 중심의 역사교육은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 이걸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역사교육이 문제다. 또 한국 근현대사는 성공하지 못한 역사이기 때문에 역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을 수 있다. ‘역사가 정치에 복무했다.’라는 비판도 있다. 임 해방 이후 1960~1980년대 역사 얘기할 때, 평가하기 이르다고 미룬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의 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가는 신랄하게 이뤄지고 있다. 말이 안 된다. 역사라는 것은 언제나 지금의 맥락 속에서 평가가 가능하다. 꼭 시간이 지나야 평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가까운 시대에 대한 평가를 역사의 범주에서 제외시키는 게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 교육이었다. 시간 속 단절, 즉 화석화시키다 보니 고리타분한 것으로 인식되어온 거다. 입맛대로 역사적 진실을 사용하기도 한다. 주 이념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될 땐 곤란하지만, 현실에서 역사인식이 넘칠 땐 학자들이 이런 세태를 올바른 역사 접근 방식을 통해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1980년대와 비교해 요즘은 아무래도 정치적 인식, 소명의식 이런 게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임 요즘 고등학생 등의 역사의식이나 각성은 국민교육 시스템 때문에 불가능하다. 교과서대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 국민교육 시스템이다. 국가에서 용인한 교과서대로 가르쳤는지 감시하고, 시험을 통해 평가하려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교육의 목표나 시험제도나 교과서의 발간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주 이를테면, 국사편찬위원회가 천재교육에서 나온 중등교과서 검정심사를 한 뒤 ‘이한열 사망 사진’을 저자(주진오 등)의 허락도 받지 않고 삭제할 것을 요구해 올 가을에 파동이 일었다. 사실 내년부터 교과서가 바뀌기 때문에 검정심사를 내년에 해야 하는 것인데 정부가 조급하게 앞당긴 것이다. 계 미국은 교과서라는 것이 아예 없다. 텍스트북이라 부르지만 교과서가 단순히 읽을 자료일 뿐이다. 사회자 한반도 역사에서 여러 차례 중요한 선택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왜 그렇게 생각하나. 임 고대를 다룬 4편 중 2편이 7세기를 다뤘다. 초점은 신라는 어떻게 생존하고 살아남았느냐. 백제와 고구려는 왜 패망했는가가 중요했다. 한 삼국통일 이후 대륙 쪽으로 나아가는 것을 포기했거나 봉쇄됐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은 “우리 민족이 한반도에서 중앙으로 진출하는 것을 포기하면서 진취적 기상이 사라졌지만, 덕분에 그나마 정체성을 갖고 살아남았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조선족 교수에게 배운 한족 학생들이 “왜 중국이 한반도를 삼키지 않았느냐.”고 질문해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청나라, 몽골, 만주, 여진, 거란 등이 중원을 차지했다가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거나 사라져버린 걸 보면 한국민족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계기가 뭐였는지 찾는 게 중요하다. 임 그것은 고려시대 때로 돌아가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신라가 삼국통일 했을 때 당나라 중심의 질서를 수용하겠단 의미였다. 한 허목(1595~1682)은 조선인들이 기국(器局)이 작다고 말했다. 영토의 크기는 생각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계 제국의 질서를 수용하는 대신 왕조의 안녕을 인정받았다. 조선은 16세기 말 왜란과 17세기 초 호란을 겪고서도 자구책을 만들었다기보다 오히려 과거의 기억에 묶여 있었다. 18세기 실학자나 양반 어느 누구도 그러지 않았다. 아무리 청나라가 싫어도 몽골제국 때부터 중화질서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거다. 국가 경영자로서 중요한 기로인데 자구책조차 마련하지 않고, 자기 기득권에 매달렸던 선택이 한국 문명사 차원에서 볼 때 잘못되지 않았나. 결국 근대라는 쓰나미가 밀려올 때 쓸려 갔다. 주 우리 역사에서 식민지 역사는 아주 중요한 갈림길이다. 후발국가가 살아남으려면 끊임없는 내부 개혁과 열강 사이에서 살아남도록 적극적인 외교 정책이 필요했다. 고종의 책임이 크지만 동시에 근대개혁론자들의 태도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너무 쉽게 일본의 프레임에 갇혀 일본의 눈으로 세계를 보고 조선 문제를 봤다. 일본의 모델을 통해 근대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군사, 정치, 그리고 사상적으로까지 무장해제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무저항적으로 쉽게 일본 식민통치를 받아들였다. 이런 것들이 일제 하 독립운동이 구심점 없이 많은 조직과 방식으로 흩어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일 것이다. 임 개화 이후 지식인들은 사실 일본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겉으로는 식민사관과 민족사관이 대비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변형일 뿐이다. 우리만의 시각, 프레임을 갖지 못한 게 아쉽다. 해방 이후 이게 더 큰 문제가 된 게 아닌가. 계 개화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바꾸자 했던 건 사실인데, 이 사람들 중엔 정말 주권이 위기에 닥쳤을때 총칼 들고 저항한 사람이 없다. 주된 핑계는 이미 늦었다는 것인데, 위정척사파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비판받아야 할 사람들이 애국자로 칭송돼 왔다. 여기서부터 한국 근대사가 꼬이기 시작했다. 주 사실 위정척사파들 중 의병활동한 사람도 별로 없다고 한다. 당시 유학자들의 대응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가 자결이다. 둘째가 의병인데 얼마 안 된다. 세 번째는 더러운 땅 떠나서 자기 뜻 지키기 위해 섬으로 들어가는 것을 저항인 것처럼 여겼다. 우리 역사에서 의병들의 모습 을 볼 때마다 울컥한다. 의병 사진을 보면 하나같이 좀 그렇다. 안타깝고 초라하기 그지없다. 저 사람들은 도대체 조선왕조로부터 받은 게 뭐가 있다고 저러고 있었을까. 양반과 지식인 등은 의병을 화적떼라고 손가락질하는데 말이다. 사회자 최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유튜브에 ‘백년전쟁’이란 동영상을 무료로 공개했다. 이승만이 미국에서 한 독립운동의 실상과 무장독립운동가인 박용만을 음해한 내용, 박정희 정권의 경제발전 배경에 미국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것을 보고 ‘멘붕’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주 이승만이 어떻게 임시정부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나 싶다. 특정 논리, 지역적 기반에 입각한 사람들 덕분이었다. 외세를 등에 없고 실질적 지도자가 되다 보니까. 지도력에 대한 인정 여부가 약화되는 거다. 또한 이승만은 일제 말기에 VOA(미국의 소리) 전파를 탔고, 미국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이승만은 프로파간다의 귀재로, 한국 최초의 마키아벨리적 정치 인물로 볼 수 있다. 계 중요한 자료들이 공개된 것 같은데, 지금껏 공개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역사를 볼 때 국내 시각에서만 보지 말고 미국이 깔아놓은 동아시아 무대 위의 이승만·박정희의 위상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교 수업 자료로 써야겠다. 한 현대사뿐 아니라 교과서도 자료가 굉장히 제한돼 있다. 역사적 평가는 사실만 알려줘도 바뀐다. 알려져 있는 제한된 사실 자체를 넘어서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예컨대 대통령기념관 만들 때 잘한 일, 잘못한 일을 모두 포함하면 문제는 없다. 근데 나쁜 건 다 빼버리니까 문제다. 사회자 대선 후보들의 역사인식에 대해 논란이 많았는데 이게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까. 임 유신시대가 자기가 살아온 시대였기 때문에, “그 시대가 문제가 없다.” 라고 한다면 그가 집권한 뒤에 언제든 그 시대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그 시대의 공과를 얘기해줘야 하는데, 역사적 평가로 미뤄버리는 것은 과거의 과실도 재현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계 최고통수권자의 철학에 유동적인 역사인식, 즉 현재진행형으로서의 역사인식이 없고, 내 생각만 옳고 다른 생각은 틀렸다고 한다면 문제가 있다. 이것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의식에 매몰되는 것이다. 한 최고 권력자의 역사인식을 본인이 아니면 누가 교정할 수 있겠나. 조선시대처럼 경연을 통해 국왕을 계속 개혁시키고 그렇다면 모를까 어렵다. 무엇보다 겸손이 중요하다. 인간의 삶 자체가 굉장히 다양한데 하나의 틀 안에서 다른 삶의 형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겸손이 없는 것이다. 한 의사가 “불치병을 고치려면 7년 묵은 쑥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고 치자. 그 환자는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일단 쑥을 뜯어 말리고 묵혀야 1년이 되고 7년도 되는 거 아니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나로호 문제만 봐도 그렇다. 러시아에 돈을 지불하고 의존할 텐가. 지금 좀 늦었더라도 독자적으로 로켓 개발을 해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주 과거에 대한 인식이 곧 현재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역사인식이 중요한 거다. 아버지를 부정하는 것은, 본인의 정치적 자산인데 어려울 거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박근혜 나이 스물여덟이었다. 소녀가장이라는 식으로 변호하면 안 된다. 아무리 아버지더라도 반성할 일은 반성해야 새로운 정치적 비전이 생긴다. 한 겸허의 문제다. 정권의 수준이 국민의 수준이 아닌가 싶다. 5년 전 한 대통령 후보가 “부자됩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는데 얼마나 천박했나. 사회의식이 두텁고 겸허해야 하는데 한국사회가 아직 그렇지 못하다. 주 박정희가 언제나 선거에서 이겼고, 분명 그 시대에 박정희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대한민국의 정치적 선택이 이런 지도자를 정치적 지도자로 뽑을 만큼의 수준밖에 안 되는가 싶다. 계 1960, 1970년대를 절대진리로 생각하고, 시대와 역사적 환경의 변화와 무관하게 절대진리를 적용하면 안된다. 사회자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우리가 역사 속에서 반복하면서 실수했다면 무엇이 있을까. 계 역사교육의 부재, 기록 문헌을 남기지 않고 비공개했던 건 문제다. 해외 파병을 놓고 찬반이 갈렸다면 토론하고 그 결과를 남겨야 그 다음번에 파병문제를 논의할 때 한 단계 높아진 단계에서 토론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안 되기 때문에 반면교사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다. 한 망각이다. 오랜 기간 동안 험악한 역사를 겪다보니까 빨리 잊어버리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일본인이 한국인들에게 “옛날보다 냄비가 두꺼워졌다.”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정권에 불리한 어떤 이슈도 두 달만 되면 덮여진다. 음모론이 나오는 이유다. 박경리 작가는 사망 후 유고집에 ‘해방 직후 일제에 강제 징용됐다가 고생한 사람들이 집 근처에 서서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말하길 ‘저렇게 안 웃으면 어떻게 남은 인생을 살 것인가’. 어떤 화두를 잡았을 때 진지하게 이끌고 나가야 하는데 언론, 지식인들의 이런 역할이 부족하다. 제주 강정마을이 논란인데 해군기지를 세우자 말자는 논의만 있고, 기지에 과연 배치할 군함은 있는 것인지는 논의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주제를 선정하고, 망각의 속도를 늦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임 부정적인 것, 바뀌어야 하는 것들이 살아 있다. 반복된다는 건 개선이 안 됐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결국엔 개선의 의지나,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목표 등이 없어서다. 대선이나 뭔가 이슈화되는 과정에서 누구의 정책이 옳은가 하고 소극적인 선택들을 하는데, 바꿔야 될 것들을 바꾸는 데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지 않나. 주 시대적 환경에 따라 비슷한 형태로 드러나지만, 완전한 반복은 아니다. 오늘날 한반도의 국제정세가 19세기와 비슷하다고 한다. 그런데 100년 전 국제정세와 어떻게 비슷한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단편적이고 주먹구구식이다. 반복적 현상에 대한 치열한 비판과 탐구가 필요하다. 이 정부 들어 역사 교육 비중을 약화시키고, 수업 시수도 형편없이 줄었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올바른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을지 답답하다. 사회자 오는 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역사적으로 올바른 선택이 있다면. 임 선거 목표중 하나는 민주주의와 시민사회로의 이행이다. 사실 모든 선거에서 그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선거들이 있다. 민주적 사회 질서를 확장해가는 그런 기준을 가진 후보를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한 통시대적 관점에서 얘기하자면 훌륭한 나라라는 개념은 일반 국민들이 정치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나라다. 의병이 될 필요가 없는 나라를 만들어주고, 정치를 술자리의 안주로 안 올릴 수 있게끔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계 유권자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 역사가 어떻게 굴러왔고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 후보에 대해 정확하고 적극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니까, 민주공화국은 어떤 사람이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 우린 그 총수를 뽑는 것이다. 주 최근 정치인들 모습을 보면서 구시대가 부활할 위기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시대에 다양한 변화와 그 변화와 발전이 확대되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국은 산업화는 뒤늦었지만, 정보화 시대는 앞서갔다. 이 흐름이 민주정치 리더십과 맞물린다고 생각한다. 재벌 위주의 경제 틀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공존하는 사회, 민주정치가 기민하게 작동해 상상력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다시 재벌, 기득권 위주에 갇히면, 5년 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계 올해 제대로 선택을 못하면 5년 뒤에 대통령 선거 못할지도 모른다(웃음). 정리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경제포커스-기업 임원 현주소] 기업별 보며 출근 밥먹듯 야근… 100명 중 1명 21년 걸려 ‘별’ 승진

    [경제포커스-기업 임원 현주소] 기업별 보며 출근 밥먹듯 야근… 100명 중 1명 21년 걸려 ‘별’ 승진

    연말 대기업들의 정기인사가 어느 해보다 관심을 끌고 있다. 경영 환경이 기업의 사정에 따라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임원 승진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파격적인 발탁이 있는가 하면 느닷없이 구조조정이 단행돼 인사 방향을 넘겨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역시 모든 월급쟁이의 꿈은 임원 승진이다. 승진과 동시에 평균 연봉 2억원과 전용차, 골프회원권 등 부장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각종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군인으로 치면 ‘별’(장성급)을 다는 것과 같다. 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250여개 기업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이 되는 데는 평균 21.2년이 걸리고, 임원이 될 확률은 0.8%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이 입사하면 1명도 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반면 임원은 ‘임시직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구조조정 대상의 1순위이다. 많은 혜택을 누리는 만큼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도 심하다. ‘임원이 될 때까지는 주말이 없다. 그러나 임원이 되면 주말도 없다.’ C기업 김모(48) 상무는 “솔직히 차장급 때부터 10여년째 회사 일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오직 회사를 위해 뛰고, 또 뛰고 있다.”고 말했다. ●임원 승진해도 주말까지 눈코뜰새 없어 김 상무의 하루는 새벽 6시 안팎에 별을 보고 출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벌써 1년째다. 전날도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거래처 직원들과 술을 마셨지만 출근시간은 절대 어길 수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직원들보다 일찍 나와 신문을 꼼꼼히 살피고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을 검토한다. 오전 9시 회의를 마치면 외부 거래처와의 점심 약속이 기다린다. 오후에는 신제품 프레젠테이션, 저녁에는 지인들과 저녁, 부서 회식 등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도 시간이 모자란다. 김 상무는 입사 때부터 임원을 목표로 잡았다.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 상사들의 지시에 120% 부응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며 능력도 인정받았다. 그는 “열심히 해서인지 동기 중 처음으로 ‘별’을 달았다.”면서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회사의 한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는 데 대한 보람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L그룹 이모(53) 전무는 “겉으로 보면 임원들이 폼이나 잡고 한가하게 보이지만 현실은 다르다.”면서 “주중뿐 아니라 주말에도 고위층과 등산, 인적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골프, 밀린 업무 처리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에 대한 열정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임원의 첫 번째 조건”이라면서 “같은 일을 반복하려는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자기계발을 하고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는 인재만이 임원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임원은 당연히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기본이고 그 이상의 무엇이 요구된다. 사업상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상황이 많은 임원은 어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상대편과 마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동기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AMP) 주임 교수는 “임원은 기본적으로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뿐 아니라 사회·경제·정치·문화 등 고른 지식이 요구되는 자리”라면서 “책이나 인터넷으로 접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컨설팅업체가 ‘국내 100대 기업 퇴직임원 현황 분석’을 했는데, 임원 승진 1년 만에 그중 17.35%가 퇴직했고 15.48%는 2년 만에 퇴직했다. 결국 전체 임원의 3분의1 정도가 승진한 지 2년을 못 넘기고 물러났다는 결론이다. 어렵게 별을 달았지만 매년 재계약을 하는 ‘임시직’이 바로 임원이다. ●문책성 임원 인사로 기업들 위기 돌파 노리기도 올해처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희망퇴직’ 1순위도 임원이다. 일반 직원보다 구조조정의 효과가 큰 데다 노조원이 아니라는 신분 때문이다. 또 일부 임원에게 실적 악화의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면 비상경영 선포 이상의 위기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자연스럽게 위기관리 모드로 변할 수 있다는 점도 경영진이 임원을 희생물로 삼는 배경이다. 불황을 잘 견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은 연말 인사에서 지난해보다 임원 승진 규모를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사상 최대 폭의 인사를 단행한 데다 최근 연비 파동 등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임원진 구조조정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경영 쇄신과 내실경영 차원에서 최근 임원진의 규모부터 줄이는 분위기”라면서 “직접적으로 임원 숫자를 줄이는 것은 물론 부문장의 직급을 낮추는 방식을 도입해 임원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경제 블로그] 저축銀 파동에도 금감원 인기 고공행진

    4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9층 회의실. 2013년도 신입직원 2차 임원 면접을 앞두고 긴장한 표정의 지원자들이 문틈으로 보였다. 검은 색 정장차림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대부분 말 없이 대기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자기 소개 등을 연습해보며 나직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이들도 있었다. ●신입사원 51대 1 경쟁률 기록 이렇게 최근 금감원 채용에 지원한 사람은 총 2557명. 이 가운데 50명이 최종 선발된다. 51대1의 경쟁률이다. 2012년 45명 선발에 2867명이 지원해 64대1의 경쟁률이었던 것보다 경쟁률은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인기가 높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저축은행 부실=금감원 책임’으로 각인될 만큼 금융당국으로서의 감독 소홀 문제가 대두돼 국민적 비난을 받았지만 이와 상관없이 여전한 인기를 과시한 셈이다. 2011년 45명 선발에 2069명(경쟁률 46대1), 2010년 29명 선발에 1336명 지원(46대1)하는 등 높은 경쟁률은 여전하다. ●초봉 높고 재취업도 활발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사회적 인식보다 직업 전문성과 고용 안정성, 높은 연봉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비록 공무원은 아니지만 직업 안정성이 높고 초봉이 4000만원대일 만큼 ‘신의 직장’이라 어떤 비난에도 꿋꿋할 것”이라면서 “회계나 법학 등 자신의 전공을 살려 전문성을 쌓을 수 있고 해외연수 기회도 많은 만큼 엘리트들이 많이 모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인사담당자 역시 “퇴직 직후 제한이 있긴 해도 유관기관으로 재취업이 활발한 것도 큰 매력 요인”이라면서 “(지원자들이)어려운 경기 탓에 높은 월급에 끌리고 금융업계를 두루 검사·관리하는 만큼 어디 가서도 당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20대 남성 지원자는 “공익적 측면을 살려 일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지원 동기를 밝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이건희 삼성회장 취임 25주년] 대졸여성 첫 공채… 임원 42명 초석, 학력제한 첫 철폐… 고졸 사장 즐비

    이건희 회장 취임 이후 시행된 삼성의 여러 실험 가운데 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꿔간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1987년 취임 초기부터 공을 들인 여성 인재 육성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 회장은 “다른 나라는 남자와 여자가 합쳐서 뛰고 있는데 우리는 남자 홀로 분투하고 있다.”면서 여성 인재 활용을 강하게 추진했다. 여성들이 육아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삼성은 1989년 서울 강동구 마천동에 어린이집을 처음 열었고, 이후 빈곤지역을 중심으로 어린이집을 확대해 갔다. 1992년에는 처음으로 대졸 여성 전문직 공채를 시행했다. 삼성은 올해 기준 여성 임원 42명, 여성 간부 65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고질적인 병폐인 학벌 타파에 앞장서기도 했다. 삼성은 1993년 공채부터 학력 제한을 철폐했다. 현재 삼성은 대졸 공채 대신 3급 신입사원 입사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연말에 단행되는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거의 해를 거르지 않고 고졸 출신 사장들이 배출되고 있다. 삼성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학벌 문화가 가장 약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회장은 한국 문화 알리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삼성은 1992년 12월 영국의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에 한국 미술품 상설전시실인 ’삼성갤러리‘를 설치했다. 영국 박물관에 한국 상설전시실이 설치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1995년 10월에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한국실을 설치하는 조인식을 가졌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포스코, 신입 모집 예고제 도입

    포스코가 취업 희망자의 ‘스펙 만능 풍조’를 지우는 대신 실제 직무수행 능력을 중시하는 새 신입사원 모집 제도를 도입했다. 포스코는 27일 채용 1년 전에 필요한 인재상과 자격을 미리 공고하는 ‘모집 예고제’를 처음 시행하고, 이에 따른 2013년 모집 안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원자에게는 예측 가능한 취업 준비의 기회를 주고, 회사로서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준비된 희망자를 뽑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업무 처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학벌이나 학점보다 직무수행 역량, 바른 인성, 역사의식, 국가관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사 자격 보유자에게는 가점이 부여되고, 면접에는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한다. 포스코가 관심을 둔 강조점은 기술 경쟁력, 미래 먹거리, 상생 확산, 창의, 도전정신, 글로벌 마인드 등이다. 직무역량 평가는 문제해결 사례 발표, 집단토론, 조직적합성 면접과 전공지식 면접, 영어 구술 능력평가, 인성 검사 등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모집인원의 20%를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자녀 ▲발명 또는 특허 자격 보유자 ▲공모전 수상자 ▲창업 경험자 ▲문·이과 교차계열 복수전공 이수자 ▲포스코가 앞으로 진출할 인도,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성장지역 거주 경험자 ▲3개 외국어 구사 가능자 등 특별채용으로 선발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제18회 서울광고대상-업종별 우수상] 공공부문 우수상-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런 마음들이 모여서’

    [제18회 서울광고대상-업종별 우수상] 공공부문 우수상-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런 마음들이 모여서’

    이 광고는 지역과의 상생발전을 위하여 방폐공단의 노력하는 마음들을 모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우선 지역 인재경영을 위한 노력을 담았습니다. 외국어 소외지역인 경주지역 학생들을 위해 영어캠프를 지원하고 신입사원 채용에 지역주민 20%를 우선 채용하는 공단의 상생노력을 소개했습니다. 또한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기 위한 지역 소외계층 돕기 노력을 담았습니다. 공단은 임직원들로 이루어진 ‘청정누리봉사단’을 통해 응급환자돕기 헌혈릴레이, 사랑의 집짓기, 무료급식봉사, 자발적 모금의 사회공헌기금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더불어 경주지역 전기·TV수신료 지원, 농가소득증대를 위한 환경친화적 재배 지원 등 경주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소개하며 지역 상생을 위한 노력을 표현했습니다. 방폐공단은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방폐물관리 전문기관으로서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관리하여 국민 생활의 안전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 [경제 블로그] 신입사원 연봉 삼성화재 제치고 1위? “아닌데…” 손사래 친 동부화재

    ‘동부가 삼성을 제쳤다?’ 프로농구 얘기가 아니다. 보험사들의 대졸 신입사원 연봉을 두고 하는 말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현대해상이 4980만원으로 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다. 이어 LIG손해보험(4840만원), 삼성화재(4680만원), 동부화재(4650만원) 순이다.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는 대체적으로 손해보험사보다 연봉이 낮다. ●산출기준 달라… 연봉킹은 현대해상 그런데 한 언론이 동부화재 연봉이 삼성화재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동부화재가 즉각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연봉 순위는 산출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데 자사는 신입사원 3개월간 연봉의 80%만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동부화재의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4330만원이라는 것이다. 삼성화재(4300만원)나 LIG손해보험(4300만원)보다는 높지만 현대해상(4580만원)보다는 낮다는 주장이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급여가 상대적으로 낮아 몇 년 전 임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연봉을 올렸다.”면서 “하지만 성과급을 포함해 6000만원이 넘는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동부화재는 올해 대졸 신입을 160명 뽑았다. ●보험업계 “불황 의식한 제스처” 어떤 기준을 적용해도 ‘연봉킹’인 현대해상도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우수인력 쟁탈전이 심한 보험업계에서 굳이 ‘보수가 좋다’는 사실을 내세우려 하지 않는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오간다. 경기가 어려워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고임금 얘기가 나오면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마디로 불황을 의식한 ‘제스처’라는 얘기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와 경기 불황 등으로 역마진(손해)이 난다며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마당에 보험사 직원들의 연봉이 높다고 하면 국민들이 좋게 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2)한국정보화진흥원 새내기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2)한국정보화진흥원 새내기

    1985년 국가직 9급 공채 공무원의 고졸 비율은 58%였지만 2011년에는 1.7%로 뚝 떨어졌다. 고졸 인력의 취업 확대는 대학 졸업생에 대한 역차별이자 취업률 눈속이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늦은 사회 진출에 따른 개인적·국가적 낭비를 막는다는 평가도 있다. 행정안전부 산하의 공공 연구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올해 2명의 고졸 신입사원을 선발했다. 100대1의 경쟁률을 뚫은 두 행운의 주인공을 만나보았다. 천안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김보경(21)씨는 올해 3월 정보화진흥원에 입사해 현재 전자정부기획부에서 일하고 있다. 유재영(18)씨는 광명정보산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9월 입사해 정보자원기획부에 배치됐다. →어떻게 한국정보화진흥원에 입사하게 됐나. -김 전산 관련 경진대회에 많이 출전해 정보화진흥원과는 익숙했다. 충청남도청 장학생으로 선발돼 캐나다에서 인턴으로 일한 뒤 한국에 돌아와 취업시기를 놓쳤다. 모교에서 후배들의 자격증 공부를 가르치면서 2년 정도 취업 준비를 하다가 정보화진흥원에 입사하게 됐다. -유 원래 컴퓨터를 좋아해서 중학교 때는 따로 관련 학원에 다녔을 정도다. 집이 광명시였는데 방과 후에 서울 종로에 있는 학원을 다녔다. 고등학교도 인문계 또는 실업계를 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컴퓨터를 배울 수 있어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대학이냐 취직이냐를 정할 때는 대학 공부보다 전문지식과 경력을 동시에 쌓을 수 있다는 생각에 취직으로 결정했다. 고3 때 인천공항에서 인턴으로 6개월 일했는데 정직원 전환은 안 됐다. 정보화진흥원 취업 공고가 떠서 지원하게 됐다.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과해 입사했는데, 면접은 어땠나. -김 면접은 너무 무서워서 머리가 하얘질 정도였다. 제일 기억나는 질문은 “만약 선배와 사이가 좋지 않은데 업무 마감은 내일까지다. 어떡하겠느냐.”라는 것이었다. 이 질문을 한 면접관이 현재 같이 일하는 부장이다. 친구와 모의 면접을 할 때는 선배와의 관계에 대해 말했다면, 이번에는 선후배와의 사이보다 내일의 업무를 중요시하는 부분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유 입사하는 것은 힘들었다. 일과 가족이 있다면 누구를 먼저 택할 것이냐는 질문이 기억나는데 “일과 가족이 있다고 해서 바로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어느 쪽이 더 우선순위가 있느냐를 살펴보고 선택하겠다.”라고 답했다. →고졸 신입사원으로 일하는 데 어려운 점은. -김 지금 배우는 처지이긴 하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 힘은 드는데 어렵진 않다. 모르면 선배들이 다 알려준다. 국가정보화지원단 지원 업무를 맡고 있어 관련 보고서를 쓰고 있다. -유 아직 취업한 지 얼마 안 돼서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일은 하지 않는다.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있는데 행사를 준비하려고 현수막 사업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대학에 진학할 계획은 없나. 군 복무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김 대학에 간 친구보다 취업한 친구들이 많다. 처음에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업을 계속할 계획은 없었다. 대학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선배들이 “너도 해보면 아무래도 실무만 하는 것보다 이론도 같이하면 심도 있게 일할 수 있다.”고 말해 지금 생각 중이다. -유 군대는 앞으로 2~3년 안에 가려고 한다. 그동안 준비를 해야 한다. 군대를 육군으로 가는 게 아니고 전산 쪽 특기를 살려 특수병으로 가려고 한다. 군에 입대하면 휴직이 되고, 급여도 복무 기간에 일정부분 지급된다고 들었다. →자격증은 몇 개나 있나. -김 종류별로 하면 거의 20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인증하는 모스 스페셜리스트, 회계분야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 등이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끼리 자격증 따기 경쟁이 붙어 같이 공부하면서 하나라도 심도 있는 자격증을 따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속에 칼을 품었다. -유 3개를 땄다. 정보처리기능사, 자원관리(ERP)회계분야 자격증,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이 있다. →학교의 취업 지원은 어떤 것이 있었나. -김 업체를 알려주기보다 면접법과 예의를 알려줬다. 모교에서 스터디 그룹을 만들고 선생님이 지도한 결과 고졸 공무원도 2명 나왔다. -유 원래 학교에서 도와주는데 사회생활이 뭔지 모르고 경험해 봐야 알 것 같아서 인천공항 전산 인턴에 지원했다. 인턴으로 일할 때는 자동출입국심사대 사용법을 안내하거나 간단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20명 가운데 4명이 정규직으로 선발됐는데, 솔직히 수준은 비슷했다. →고졸 채용이 확대되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 고졸 인턴은 깊이 있는 업무를 맡는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 고졸 채용을 확대하려면 인턴 때부터 혹독하게 심도 있는 업무를 해서 대학 나온 친구와 수준이 비슷해져야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고졸이라서 채용한다기보다 이 친구도 실력이 있으니까 채용한다는 식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유 고졸 인턴에게 혹독하게 일을 시켜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다르다. 인턴을 하는 친구들 중 그 기업이 좋아서 들어왔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처음부터 심도 있게 일을 시키면 압박감을 느낄 수도 있다. 사회에 첫걸음을 내디뎠는데 누군가 책임 있는 일을 맡겼을 때 못해 내면 너무 위험부담이 크다. 인턴 때는 그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만 알아도 잘했다고 본다. →취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 ‘경험해라.’ 네 자만 알려주고 싶다. 뭐든 움츠러들지 말고 열정을 가지고 안 돼도 노력해 보고 경험해 보면 실패하든 성공하든 뭔가 깨닫는 게 있다. 그러면서 다 잘하게 된다. -유 많이 고생을 해봐야 한다. 그래야 진짜 힘든 일이 와도 내가 저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넘길 수도 있다. 고3 때 실업계 학생들은 대학이냐 취업이냐를 두고 갈등을 많이 한다. 둘 중 옳은 길도 틀린 길도 없다. 다만 다를 뿐이지 목적지는 같다. 뭘 하든 그 길을 옳게 만들면 된다. 실업계 학생이 대학에 가려면 일반전형은 인문계와 경합해야 하니 힘들고, 특별전형으로 가야 하는데 특별전형이 줄어 어떻게 보면 취직밖에 못 한다. ‘아, 고3인데 대학 못 가네? 취직해야지.’하고 무작정 취업하는 친구들이 안타깝다. 스무 살에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경험과 능력을 쌓으면 돈이든 뭐든 다 따라온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1)서울시 첫 고졸채용 합격자에 듣는다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1)서울시 첫 고졸채용 합격자에 듣는다

    2013년, 공무원이 되는 문턱이 한층 낮아지게 됐다. 고등학교 교과목이 9급 공무원 시험의 선택과목으로 채택되면서 고교 3학년생 공무원이 탄생하게 됐다. 한해 15만명가량이 응시하는 국가직 9급에 내년부터 고교 3학년생과 대학 신입생까지 몰릴 전망이다. 올해도 추천채용제도 등을 통해 300여명의 고등학생이 공직에 입문했다. 2011년에는 3000여명을 뽑는 국가직에 채용된 고졸은 26명뿐이었다. 서울시에서는 최근 십수년 만에 처음으로 고교 3학년생이 기술직 공무원에 합격했다. 2012년 서울시 고졸자 경력경쟁채용시험 합격자 3명을 만나 비결 등을 들었다. 이들은 공무원이 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고졸 채용정책이 꾸준히 뒷받침되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잊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공공기관 고졸 신입사원과 국가직 고졸 공무원 등을 만날 예정이며, 고졸로 공직에 입문한 선배들의 이야기도 이어서 소개할 계획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서울시는 지난 2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공업, 보건, 시설, 방송통신 4개 직렬에서 40명의 고졸 공무원을 뽑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시험 준비기간이 3개월여밖에 되지 않아 합격최저점인 과목당 40점에 못 미치는 과락자가 많이 나와서 보건, 일반기계, 일반토목 분야에서 10명의 고졸 공무원만이 선발됐다. 이들은 내신 성적이 해당 학과의 상위 50% 이내로 전공과목 필기시험을 세 과목 치르고, 면접을 거쳤다. 합격한 10명은 분야별로 3대1에서 10대1의 경쟁률을 뚫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승훈 신진자동차고등학교 3학년으로 이번에 서울시 토목직 9급에 합격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였는데 특성화고가 되면서 학교 이름이 바뀌었다. 고등학교에서 전공은 건설교통과다. 지적기능사를 포함해 4개의 자격증을 땄다. -양소영 화곡여자정보산업고에서 화곡보건경영고등학교로 이름이 바뀐 특성화고 1기다. 서울시 보건직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고, 마포구청으로 발령이 날 예정이다. 보험심사분석사 2급 등 자격증 9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호인 특성화고인 경기기계공업고등학교 3학년으로 일반기계직에 합격했다. →어떻게 공무원 시험을 보게 되었나요. -승훈 선생님이 2월 말에 서울시에서 고졸자 공무원을 뽑는다는 공문이 왔다고 알려줬다. 3월 초부터 필기시험을 준비했는데 6월 9일이 필기시험일이라 일정이 촉박했다. 원래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께서 특출난 재능이 없으면 특성화고를 가라고 하셨다. 적성검사를 하면 항상 이공계 쪽으로 나왔다. -소영 주위에서 해보라고 권유했다. 내신성적은 10%다. 특성화고는 집안이 부유하지 않아 전액 장학금을 준다고 해서 지원하게 됐다. 어려서부터 조부모와 같이 살았는데 두 분의 몸이 안 좋아서 보건에 관심이 있었고, 특성화고에 가면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호인 선생님들이 추천해줬다. 고등학생한테만 기회를 주는 시험이라고 했다. 필기시험으로 기계일반, 기계설계, 물리 세 과목을 봤는데 기계설계 과목이 어려웠다. 내신은 2등급 정도다. 자격증은 밀링기능사 자격증이 하나 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승훈 응용역학, 측량, 물리 세 과목을 시험 봤다. 원래 다른 고등학교는 2학년 때 역학을 배우는데 우리 학교는 3학년 때부터 역학에 들어간다. 처음 배우는 거라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물리 과목도 1학년 이후 과학을 배우지 않았는데 시험에는 물리Ⅱ까지 나왔다. -소영 필기시험 준비는 방과 후 학교에 공무원 시험준비반이 생겨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8명이 함께 공부했는데 혼자 합격했다. 선생님이 도움을 많이 주려 했지만 고졸자를 대상으로 처음 행하는 시험이라 학교에서도 잘 몰랐다. 김일환 선생님께서 전공이 화학인데도 생물을 가르쳐 주셨다. 혼자서 주로 인터넷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정보를 얻었다. 시중의 수험서나 문제집을 보진 않았고 기출문제를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많이 풀어봤다. 경쟁률은 5대1이었다. -호인 같은 학교에서 일반기계 분야에 5명 응시했는데 혼자 합격했다. 이선주 선생님께서 전공이 화학인데도 방과 후 학교를 통해 물리를 가르쳐 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필기시험이 고등학생 수준을 뛰어넘어 너무 어려워서 30~40%는 찍었다. 면접 때도 무척 떨렸는데 교복을 입고 갔더니 면접관들이 귀엽게 봐 주셨다. -소영 필기시험은 생물, 공중보건, 환경보건 세 과목을 봤는데 무척 어려웠다. 암기과목이라 정신적으로도 부담됐다. 먼저 회사나 병원에 취업한 친구들을 보면 나타나는 불안과 초조함이 제일 힘들었다. →내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은. -승훈 저보다 시험 준비기간이 길므로 남은 시험일정에 따라 과목별로 공부 날짜를 잘 배분하고, 계획을 탄탄하게 짜는 것이 중요하다. -소영 끝까지 불안해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는 게 중요하다. 혼자 집에서 어려운 내용을 보려면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방과 후 학교에서 선생님이 어려운 지문을 알기 쉽게 말씀해 주셔서 제일 큰 도움이 됐다. -호인 문제집과 인터넷 강의는 별로 도움이 안 됐다. 시험 준비기간이 2개월밖에 안 돼서 이론 문제만 외우고 인터넷으로 서울시 기출문제를 내려받아서 공부했다. 변호사가 쓴 ‘불합격을 피하는 법’이란 책에 나오는 “공무원 시험은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시험통과가 목표니 이해가 안 되면 무조건 외우라.”는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됐다. 취업이나 수능 시험 대신 공무원 시험을 택하더라도 선택에 따른 결과에 옳다, 그르다는 없다.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이 된 소감은. -승훈 올해 초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공무원은 모두가 되고 싶어하는 직업인데 내가 된다는 것은 생각도 하기 어려웠다. 학교 정문에 합격 축하 플래카드가 붙었다. -소영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로 공무원이 된 학교 선배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다며 선생님이 힘들어도 부딪쳐 보라고 하셨다. 민원인들이 전화 목소리가 너무 어리다고 안 좋게 볼까 봐 걱정이다. -호인 누가 정권을 잡아도 고졸 채용 정책이 계속 뒷받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금융권 ‘불황탈출 감원 공포’ 여전

    삼성생명이 올해 감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권은 여전히 살얼음 분위기다. 걱정했던 ‘삼성발 구조조정’이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장기불황 여파로 금융권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측은 7일 “연말에 희망퇴직을 받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입사원 공채도 평년 수준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은 생명보험업계 1위이지만 최근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업계 전반이 큰 타격을 입은 데다 10년 만에 경영진단까지 실시해 ‘구조조정 임박’ 소문이 파다했다. 이를 의식해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임직원에게 “희망퇴직은 없다.”며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의 시장점유율은 올 4~6월에 23.22%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26.85%)보다 3.63% 포인트나 줄었다. 이 기간 운용자산 이익률도 연 4.7%에 그쳤다. 삼성생명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기로 함에 따라 다른 금융 계열사인 화재·카드·증권 등도 감원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현재로서는 특별한 감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2년 연속 150여명씩 희망퇴직을 실시했던 터다. 삼성카드도 비슷한 태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대선 정국의 경제민주화 요구 등을 의식해 감원을 자제하고 나섰지만 금융사마다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어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증권사는 이미 지점 폐쇄 등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카드사들도 일부 신규채용을 줄이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은행권도 구조조정 공포에 떨고 있다. 칼을 먼저 빼든 곳은 외국계다. 씨티은행이 연말까지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앞서 SC은행은 지난해 말 850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KB금융은 그룹 측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감원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기획]최고경영자=⑬태평양화학 서성환(徐成煥)씨

    [기획]최고경영자=⑬태평양화학 서성환(徐成煥)씨

     국내 화장품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톱·메이커」태평양화학의 올해 매상 예정액은 82억원정. 여성용「루즈」로부터 남성용「포마드」까지「메이크·업」에 관한 한 무엇이든 만들어 낸다. 해방과 함께 출발하여 외제 화장품을 눌러 이긴「아모레」는 이제 세계와 어깨를 겨루게 되었다고 자신만만.  해방되며 개성(開城)서 도매상···수복 후에 본격적인 출발  『국력 없인 외국에 나가 행세도 못해요. 수출 때문에 외국에 가 보면 이런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예전엔 후진국의 비애를 느낄 때도 많았는데 요즘은 약진하는 한국인으로서의 보람과 긍지를 느낄 때가 많죠』  「태평양화학」대표이사 서성환(徐成煥·51)씨의 말.「태평양」은 국내 최대의 화장품「메이커」이자 의약품 제조까지 겸하고 있다. 해외 수출도 화장품뿐만 아니라 인삼에까지 손을 대고 있는 형편. 72년에 인삼 40만$ 수출을 가늠하고 있다.  「태평양」이 화장품「메이커」로 문을 연 것은 8·15 해방과 함께. 황해도 평산이 고향인 서(徐)씨는 당시 선친을 따라 나와 개성(開城)에서 화장품·잡화 등을 내다 파는 도매상을 경영하고 있었다. 서울 (중구) 남창동으로 진출하여 5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화장품 제조에 손을 댄 것이 48년. 그러나 6·25로 부산에 내려가 피난시절을 보냈고 본격적인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9·28 수복후 (용산구) 후암동에다 공장을 차리고부터다. 범람하는 외제 화장품과의 피나는 경쟁 끝에 영등포에 건평 2천4백평의 대규모 공장을 짓고 이사했다.  『이 때가 가장 위기였지요. 분에 넘치게 너무 큰 시설을 한 때문이었어요. 그러나 그동안의 소비자 계몽도 주효했고 국산품 애용「캠페인」등에도 덕을 보아 무난히 그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읍(습)니다. 그래서 몇년 뒤에는 오히려 2천4백평의 공장을 3천5백평으로 더 늘려야 했읍(습)니다』   사원들 모두가 사장처럼···판매보다 기술개발 힘써  유행의 첨단을 걸어야 하는 화장품이면서도 아직「태평양」은 경쟁업체 때문에 골치를 앓아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이것은「태평양」이 30년 가까이 8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화장품 최대「메이커」로 군림해 온 때문. 이 비결을 서(徐)씨는『판매보다 기술 개발에 더 힘을 쏟아 소비자가 제품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인 것같다』고 말한다.  『돈이란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벌 수도 있고 잃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덕 있는 사람으로 정직하게, 부지런히 일한다면 성공 안할 수가 있겠어요?』  서(徐)씨의 경영방침 제1조는「정직」. 50여명의 종업원이 2천명으로 늘어난 오늘까지 오직「정직」만을 내세워「태평양」을 이끌어 왔다. 특히 외판사원이 많은 특성 때문에 서(徐)씨는 언제나『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이「태평양」을 대표하는 사장이나 다름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 해 왔다고.  서(徐)씨는 또한 사원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자주 나누는 사장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2천 종업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품질 개선에 정진할 수 있었던 밑바탕은 바로 이런 조그만 노력에서 생겨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단다.  『요즘 젊은이들은 직선적인 면이 있어요. 아주 정직하게 회사 안의 모순점을 저에게 터놓고 지적하는 수가 많습니다. 저 자신 놀랄 때가 많아요. 하지만 저 자신은 그 사람들처럼 똑같이 행동을 할 수가 없군요. 아마 세대차인가 보죠? 특히 요즘 신입사원 중엔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한「엘리트」들이 많아요. 젊은이들과 호흡을 같이 해야겠다 싶어 올 봄에 고대(高大) 경영대학원에 진학했읍(습)니다』  그래서 50대의 서(徐)씨는 하오 6시면 어김없이 딱딱한 의자가 기다리는 대학원 강의실로 직행하고 있다.   문화재단 세워 유능한 인재 해외교육도  현재「태평양」은 2가지 사업에 큰 힘을 쏟고 있는 중. 그 하나는 수원 근처에 건평 1천5백평 규모의 제2공장을 짓는 것.  국내 화장품 수요는 영등포 제1공장만으로도 흡족하는 인삼 제재 및 수출용 화장품을 집중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제2공장을 짓게 된 것이다.  두번째는「문화재단」을 설립하는 것. 1억원의 기금으로 문화재단을 세워 연간 1천만원씩을 쏟아 장학금·기술연구비 지급은 물론 유능한 인재의 해외파견 교육까지 실천할 예정이다.  『한국인에게는「청빈」이 으뜸이라는 사고 방식이 잠재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가난하다는 게 자랑이던 시대는 이미 막을 내린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는「깨끗하게 돈 많이 벌어야 겠다」는 풍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 세금 많이 내는 것이 미덕인 새 가치관이 세워져야 되겠읍(습)니다』  자본금 3억7천만원으로 연간 매상액 82억원을 기록하는「태평양」은 오는 6월, 주식을 공개할 예정. 제2공장 건설·문화재단 설립·주식공개를 73년의 3대「모토」로 삼고『세계로 향하는「태평양」의 정립을 위한 도약기』로 할 작정이다.  75년 이후「태평양」은 주로 수출용 화장품 제조에 주력하여 세계의 유명 화장품「메이커」와 어깨를 겨루게 될 것이라고.  서(徐)씨의 취미는「골프」. 건강을 위해 10년전에 시작하여 현재「핸디」10의 실력. 1주일에 한번 정도「필드」에 나가고 있다.  부인 변금주(邊金周) 여사와의 사이에서 2남4녀를 둔 다복한 가장. 얼마 전에 맏딸을 출가시켰는데 여간 섭섭하지 않더라고.  서(徐)씨는 인삼 제재의 수출 확대 교섭을 위해 지난 4일 일본으로 떠났다. <신근수(申槿秀)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4월 15일 제6권 13호 통권 제235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부친 교통사고 고난속 교육 봉사, 암선고 포기않고 투병 4년 장학생

    삼성그룹은 올해 하반기 3급(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지방대 출신과 저소득층 가정 대학생, 여성의 비율을 늘려 총 4500명을 선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삼성은 지난 6월 취약계층에 별도의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함께 가는 열린 채용’ 제도를 도입해 이번 전형에서 전체 신입사원의 36%인 1600명을 지방대 출신으로, 5%인 220명은 저소득층 가정의 대학생으로 선발했다. ●하반기 4500명 중 1600명 지방대 출신 비율은 과거 26~28% 수준에서 10% 포인트가량 확대된 것이다. 이번 공채에 지원한 지방대 학생들도 지난해보다 5000명 이상 늘었다. 삼성은 또 저소득층 가정 대학생 선발을 위해 전국 대학에서 620명의 지원자 추천을 받아 특별전형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어려운 환경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한 대학생들이 많이 선발됐다. 이번에 삼성에 입사한 A씨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어려서부터 할머니에게 맡겨져 자랐다. 고등학교 시절 암을 선고받아 항암치료를 받으며 목숨을 건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오히려 학급회장을 맡는 등 역경을 이겨내며 4년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이후 사회봉사활동에 몰두하며 테니스, 등산, 복싱, 택견, 헬스 등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전체 36% 지방대 출신 삼성에 최종 합격한 B씨도 초등학교 시절 교통사고로 가족 모두가 1년 넘게 입원했고, 사고 후유증으로 아버지가 장애인이 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는 학생회 활동과 방송반 아나운서로 활발하게 활동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콘테스트에서 지역특산품을 소재로 대상을 받기도 했다. 대학 재학 시절 길거리에서 빵을 팔고,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다문화가정 교육봉사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더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애써 왔다. 한편 여성 인력 채용 비중도 32%로 과거 20% 수준에서 크게 높아졌다. 올해 추가 고용하기로 한 장애인 600명도 채용했다. 삼성은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처음 시행한 장애인 공채를 전 관계사로 확대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기업이 미래다] 포스코

    [기업이 미래다] 포스코

    2020년 매출 200조원의 글로벌 종합 소재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포스코는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인재 경영만이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는 철학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는 정기 공개채용 이외에 인재 발굴을 위해 ‘포스코 스칼라십’이란 독특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문(文)·이(理)과 분야의 역량을 고루 갖춘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예비 입사제도다. 대학 2학년 중 우수 학생을 선발해 문과는 이과 과목을, 이과는 문과 과목을 교차 수강하면서 폭넓은 지식을 쌓게 한다. 방학기간에는 글로벌 체험 현장학습으로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또 마이스터고 2학년 학생을 선발해 회사가 요구하는 직무지식을 가르치고 현장실습도 겸하는 맞춤형 선발도 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들을 ▲사회규범을 지키며 더불어 살아가는 ‘실행인’ ▲목표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창조인’ ▲글로벌 경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세계인’ 등으로 길러내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포스코에 입사한 모든 신입사원은 3년간 역량개발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한다. 입사 1년차에는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서 현장교육을 받고 2년차에는 개선과제수행 및 발표대회, 3년차에는 본인 업무에 대한 연구논문을 쓰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후에도 국내외 경영전문대학원(MBA)과 지역전문가, 해외유학,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새로운 인재를 키우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통사 ‘직원 힐링 프로그램’ 인기

    이통사 ‘직원 힐링 프로그램’ 인기

    이동통신 업체의 ‘직원 힐링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마련한 심리 상담의 이용자가 늘면서 프로그램 운영 시간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몸이나 마음을 치유한다는 의미의 힐링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이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관련 프로그램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마음의 휴식을 제공하기 위한 심리상담실인 ‘마음의 숲’ 운영 시간을 두 배로 늘렸다. 이용하는 직원이 많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마음의 숲 개설에 이어 마음 치유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자료와 글을 열람할 수 있는 심리상담실 전용사이트도 열었다. KT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커리어 코칭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심리학 박사급 커리어 코치를 채용, 지난 8월까지 3년간 3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맞춤별 솔루션을 제시했다. 커리어 코치와의 상담을 통해 경력목표를 설정하거나 적성에 맞는 일 등을 찾아줬다.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동료 때문에 화병을 앓았던 이모(32) 대리는 커리어 코칭으로 원인을 찾고 자신이 화가 날 때마다 스스로 질문과 답변을 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이외에도 신입사원들의 회사 적응을 돕기 위해 단기적으로 운영하는 멘토링 프로그램과 재직자와 퇴직자를 위한 미래 설계 프로그램인 ‘라이프플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개인별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주는 재테크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현대車 직원자녀 채용가산점… 합격률 3배

    현대자동차 정규직 직원 자녀의 채용 합격률이 일반인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현대차 기술직 신입사원 채용 현황에 따르면 정규직 직원 자녀의 합격률은 1.02%, 일반인은 0.38%이다. 정년퇴직자와 장기 근속자 직원 자녀의 지원자 3432명 가운데 합격자는 35명인 반면 일반인은 5만 6109명 중 231명만 합격했다. 따라서 일반 지원자보다 직원 자녀의 합격 비율이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가 정규직 직원 자녀에게 가산점 부여를 추진하면서 ‘현대판 음서제’ 논란이 일었지만 노사는 단협 사항에 이 같은 내용을 포괄적으로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기술직 신입사원 채용때 처음 적용해 5%의 면접 가산점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조는 “한국지엠이나 기아차 등에서도 직원자녀 가산점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우대라고 볼수 있지만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측 역시 “선발 과정에서 영향력은 거의 없다.”면서 “입사한 직원 자녀 35명 중 3~4명이 5%의 혜택을 봤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현대차 생산직 근로자 평균 연봉은 9600만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인력 유출은 산업생태계 파괴”… 삼성·LG 등 내일 상생선언식

    “인력 유출은 산업생태계 파괴”… 삼성·LG 등 내일 상생선언식

    15일 산업계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빼가기에 따른 중소기업의 피해는 임계치에 다다른 상태다. 피해 범위도 전자, 소프트웨어 등 전통적으로 인력 유출입이 활발한 정보기술(IT) 업계는 물론 금형, 기계, 공조 등 거의 모든 제조업계로 퍼지고 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스카우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심해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불투명한 경영 환경을 이유로 신입사원 채용 대신 고임금 등을 내세워 숙련된 중소기업 인력을 뽑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2006년 중소기업고유업종제도 폐지로 중소기업의 사업 영역에 진출할 수 있게 된 대기업들이 ‘신사업 개척’이라는 명분으로 기존 중소기업들의 핵심 인력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3년간 중소기업의 기술인력 이직률은 2008년 2.1%에서 2010년 5.11%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금형(4.31%→8.04%), 유기발광다이오드(LED·1.54%→6.15%) 등의 이직률이 높았다. 핵심 인력이 빠져나간 중소기업은 연구개발 사업이 중단되면서 신제품 개발에 당장 차질을 빚게 된다. 결국 신규 수주가 크게 줄어 사업 중단에 이르기도 한다. 지난해 말 한 중소기업이 LG전자를 상대로 핵심 인력을 빼갔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신고서를 제출하고, 올 초에는 중소 기계산업계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숙련 인력의 스카우트를 자제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 역시 대안을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의 기술 인력을 부당하게 빼가는 대기업은 정부 입찰에서 불이익을 받게 하는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동반성장위원회 주도로 인력 유출을 중재·조정하는 ‘전문인력유출 심의위원회’도 출범했다. 하지만 실효성은 그리 크지 않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업종별로 대기업이 중소기업 인력 유출을 자율적으로 자제할 수 있는 협약 마련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17일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 협력업체 및 관련 단체 70여곳이 참여하는 대·중소기업 상생 인력양성 협의회 및 상생 인력양성 선언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대기업 스스로 인력양성에 더욱 힘써 중소기업으로부터의 인력 유출을 자제하고, 업종별 협약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어 이달 말 업종별 이적료를 담은 ‘중소기업 인력 이적료 가이드라인’이 발표된다. 가이드라인의 기준은 업종별 기술인력의 임금과 생산성이 비슷해질 때까지 중소기업이 쏟아부은 총비용에서 해당 인력의 총생산액을 뺀 금액이 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금형업종 숙련인력의 경우 6년 기준 1억 5000만원이다. 이어 ▲기계설계 5년 기준 1억 4700만원 ▲소프트웨어 개발 4년 기준 7800만원 등이다. 박성희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관은 “업종별로 이적료를 주고받거나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재교육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실행될 수 있다.”면서 “재교육 제공 때는 내년부터 실비(연 4000억원) 수준의 직업능력 개발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플러스] LH, 고졸 신입 200명 공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고졸 신입사원 200명을 채용한다고 14일 밝혔다. 고졸 채용 규모는 공기업으론 최대 규모다. 직업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종합고 등의 학생 및 졸업생으로 한정해 실무 중심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응시자격은 고등학교 졸업자 및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로 해당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이번에 채용하는 고졸사원은 50% 이상을 지역인재로 충원하고 국가유공자·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우대한다. 채용된 고졸사원은 인턴과정 없이 바로 3개월의 수습과정을 거쳐 정식사원으로 임용될 예정이다. 모집분야는 회계·전산·토목·건축·전기·기계·조경 등 7개 분야다. 접수는 16일부터 25일까지 LH 홈페이지(www.lh.or.kr)에서 할 수 있다. 필기시험 및 적성 검사, 면접 등의 전형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군 미필자도 지원 가능하며, 채용 이후 입대하면 군 복무 기간을 근무기간으로 인정해 준다.
  • 해커스 교육그룹, 하반기 신입 및 경력직 공개 채용

    해커스 교육그룹은 19일까지 올해 하반기 신입 및 경력직을 공개 채용한다고 10일 밝혔다. 신입사원 지원 분야는 기획·마케팅, 학사기획·관리, 통계·분석, 법무 등이며 신입 및 경력직은 영어 연구, 중국어 연구, 교수 설계, 재무·회계, PHP 프로그래머(초대졸 이상), 경력직은 유학원 기획·운영 및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공인중개사 교재 기획·편집자 등이다. 지원 자격은 4년제 졸업(또는 예정) 이상이면 가능하며 관련 분야의 인턴, 자격증, 공모전, 업무 경력 보유자를 우대한다. 지원은 해커스 채용 홈페이지(www.Hackers.com)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인·적성 검사, 면접, 신체 검사를 거쳐 입사가 확정된다. 또 토익, 토플, 텝스, 공무원, 편입 등의 해커스 교육그룹의 전문 강사는 해커스 채용 사이트에서 상시 지원할 수 있다. 해커스 교육그룹 심새롬 팀장은 “해커스 채용뿐 아니라 다양한 교육기업들이 하반기 채용 시즌을 맞아 공채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Weekend inside] 특성화고가 일어선다

    [Weekend inside] 특성화고가 일어선다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이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었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 후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김대중·노무현·이명박 공통점 알고보니

    김대중·노무현·이명박 공통점 알고보니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이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었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 후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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