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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채원 “제가 한복이랑 잘 어울리나봐요”

    문채원 “제가 한복이랑 잘 어울리나봐요”

    올해 안방극장과 스크린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문채원(25). 그녀의 2011년은 누구보다 극적이다. 초반 연기력 논란이 불거졌던 KBS 드라마 ‘공주의 남자’(‘공남’)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종영했고,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최종병기 활’로는 대종상 신인여우상까지 거머쥐었다. 지난 18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문채원은 불과 몇 달 사이에 일어난 변화에 상당히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미소만큼은 밝고 환했다. “대종상 시상식장에서 제 자리에 붙어 있는 ‘영화배우 문채원’이라고 적힌 종이를 한참동안 바라봤어요. 제가 좋아서 시작한 영화를 훌륭한 선배, 감독님과 함께한 것만으로도 기쁜데, 생애 처음 참석한 영화제에서 신인상까지 받으니 정말 뜻깊고 영광스러웠죠. 팬 여러분의 사랑을 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상기된 표정에서 신인 배우의 풋풋함이 묻어났다. 문채원을 이야기할 때 TV 사극과의 묘한 인연을 빼놓을 수 없다. 사극 ‘바람의 화원’에서 정향 역으로 이름을 알린 그녀는 역시 퓨전사극 ‘공남’을 통해 주연급 연기자로 입지를 다졌다. 스크린 첫 주연작인 ‘최종병기 활’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제 얼굴이 둥그스름해서 한복이랑 잘 어울리나 봐요(웃음). 말이 좀 느린 편이라 사극의 멜로 호흡이 더 잘 맞기도 하고요. 남장 여자를 사랑하는 기생 정향이나 활을 쏘는 영화 속 여주인공 등 기존의 사극과는 다른 캐릭터여서 다양한 면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공남’에서 연기한 세령도 새롭게 창조해 낸 부분이 많은 역할이었습니다.” 그녀의 말처럼 ‘공남’은 역사적 사실(계유정난)과 드라마적 허구(수양대군의 딸과 수양에게 살해당한 김종서의 아들이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가 적절히 섞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저는 드라마는 글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공남’은 대본이 정말 탄탄했어요. 잘못하면 이야기가 산으로 갈 수도 있는데, 작가님들이 끝까지 흥미롭게 멜로와 역사를 잘 혼합해서 쓰셨고, 감독님의 연출력도 인기에 한몫했습니다.” 지금은 이처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녀가 처음부터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극 초반 문채원은 역할에 맞지 않는 어색한 대사 처리 등으로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세령이라는 인물이 영민하고 호기심 많고 남의 눈치를 안 보는 성격이라 캐릭터가 주목받길 바랐는데, 오히려 튀어 보이고 말았어요. 사극은 대사든 표정이든 감정을 눌러서 가는 맛이 있는 것인데 계산을 잘못했던 거죠. 아차 싶었어요.” 영화 개봉은 ‘공남’보다 뒤에 이뤄졌지만 ‘활’ 촬영을 먼저 끝낸 뒤 드라마에 복귀했던 터라 당혹감은 더 컸다. 무엇보다 함께 연기하는 선후배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문채원은 “그때 (한)효주와 (문)근영, (손)예진 언니가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며 애정어린 조언을 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초반에 연기 톤을 높게 잡은 탓에 4회 때 무척 힘들었습니다. 극 전개가 빨라져 바로 사랑의 안타까움을 표현해야 하는데 잘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다시 고민해 보니 세상 물정을 모르다가 사랑을 알게 된 세령의 변화의 폭이 좀 커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물을 상황 자체로만 받아들이고 연기의 톤을 바꿨죠.” ‘공남’ 연출자인 김정민 감독이 학교 성적도 평균 점수를 조금씩 올리듯이 연기 실력도 꾸준히 올려야 한다며 다독여준 것도 큰 힘이 됐다. 그런데 드라마를 알리기 위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또 한번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방송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제 안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어요. 한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도 내 마음같이 되지 않는데, 대중에게 호감받는 일은 진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랑을 받았다면, 거기에 따라오는 것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초등학교 때 무용을 하다가 수술을 받고 미술학도로 꿈을 바꿨다는 문채원은 어릴 적부터 ‘토마토’나 ‘미스터 Q’ 등에 빠져 살던 드라마광이었다고 했다. 미술대(추계예대 서양화과)에 입학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은 그는 학교를 중퇴하고 김종학프로덕션에 들어가 배우로서의 첫발을 뗐다. “연기자가 된다고 하니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어요. 미술하는 것을 좋아하셨고, 제 성격이 연예인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셨거든요. 사실 제가 배우로서 끼가 많거나 외향적이지도 않고 겁이 많은 편이에요. 물론 엄마는 제 든든한 지원군이셨죠.” 겉보기와는 달리 여성스러운 옷을 싫어하고, 집에서도 아들처럼 무뚝뚝한 딸이라는 문채원. 그래도 “드라마 ‘괜찮아, 아빠딸’은 아버지에게 드리는 선물이었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올해 많은 주목을 받은 만큼 그녀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장르나 역할에 구애받지 않고 건강하게 즐거움을 드리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이제는 모험이나 도전이라는 말로 실수가 용납되는 단계는 지난 것 같아요. 나중에 제가 준비가 되면 영화 ‘라비앙 로즈’의 여주인공 마리옹 코티아르 같은 연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영화 제목을 제 팬카페 이름으로 할 만큼 그 배우의 연기에 큰 감명을 받았거든요(웃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프로농구] 박찬희 25점 ‘약발’ 인삼公 시즌 첫 승

    [프로농구] 박찬희 25점 ‘약발’ 인삼公 시즌 첫 승

    프로농구 KGC인삼공사의 이상범 감독은 요즘 하루하루가 새롭다. 자신감이 넘친다. 김태술-박찬희-양희종-오세근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라인업’을 보유했기 때문. 지난 두 시즌은 코트에 들어설 때마다 “오늘은 또 어떻게 버티지.” 하는 기분이었단다. 리빌딩을 하겠다고 알짜 선수들을 트레이드하거나 군대에 보냈던 도박이 무모하지 않았나 가끔 후회도 했다.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당장 눈앞이 너무 팍팍했다. 2008~09시즌 8위, 2009~10시즌 9위로 바닥을 쳤다. 열매를 맺은 올 시즌, 경기 전 이 감독 기분은 확연히 다르다. 물론 국가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손발을 맞춘 기간이 짧아 아직 짜임새가 부족하다. ‘우승후보’라는 예상과 달리 개막 후 2연패. 하지만 이 감독은 느긋했다. “54경기 중 두 경기일 뿐이다. 5연패해도 5연승하면 된다.”고 했다. 선수들의 조직력이 갖춰지면 언제든 연승을 탈거라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그리고 18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전. 인삼공사는 삼성을 95-67로 대파하고 첫 승의 갈증을 풀었다. 지난 시즌 신인상을 탄 박찬희가 개인통산 최다인 25점(3점슛 5개, 어시스트 종전 24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로드니 화이트(12점 10리바운드)와 오세근(12점 7리바운드)이 점수를 보탰다. 전반까지 35-37로 뒤진 인삼공사는 3쿼터 박찬희의 3점포로 첫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줄곧 리드했다. 박찬희는 3쿼터에만 4개의 외곽포를 꽂았다. 쿼터를 마칠 땐 이미 16점차(68-52)로 앞서며 승리를 예감했다. ‘특급루키’ 오세근이 상대 이승준과의 매치업에서 든든히 버텨줬고, 김태술의 노련한 경기조율도 돋보였다. 김일두·이정현·김성철 등의 뒷받침도 좋았다. ‘서 말의 구슬’이 이제야 제대로 꿰어지고 있는 모양새. 어린 선수들이 리그에 적응하고 팀워크가 갖춰지면 더 무서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에서는 모비스가 82-81로 KT를 누르고 2연승을 달렸다. 경기 종료 5.7초 전 말콤 토마스의 훅슛으로 치열한 시소게임이 마무리됐다. 양동근이 14점 9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올 시즌 프로농구 ‘신 황금세대’ 4인 주목

    올 시즌 프로농구 ‘신 황금세대’ 4인 주목

    새 얼굴을 주목하시라. 올 시즌 프로농구에 ‘신 황금세대’가 뜬다. 중앙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무적 신화’를 일군 오세근(인삼공사)·김선형(SK)·함누리(전자랜드)가 홀로서기를 시작했고,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던 미국유학파 최진수(오리온스)도 한국농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8~09시즌 하승진·강병현(이상 KCC)·윤호영(동부)·김민수(SK) 등 ‘황금세대’가 머쓱할 법한 ‘대단한 아이들’의 등장이다. 지난 10일 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 모인 ‘루키 빅4’는 신인상 후보로 오세근을 지목했다. 드래프트 1순위로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오세근은 힘과 스피드에 탄력까지 겸비해 대학 때부터 ‘탈 아마추어급’으로 평가받았다. 2008년 일찌감치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큰물’에서 쑥쑥 성장하며 대학무대를 초토화 시켰다. 프로선수들과 대표팀에서 플레이를 해봤기 때문에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희종-김태술과 ‘87년생 트리오’ 오세근-박찬희-이정현을 품에 안은 인삼공사가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것도 오세근의 중량감 때문이다. 비시즌에 아시아선수권대회(중국 우한)에 출전하느라 소속팀과 손발을 맞춰본 기간은 짧다. 그러나 오세근은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모두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연착륙 전망을 밝혔다. 오세근은 “기대를 많이 받아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좋은 동료들이 많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순위로 SK에 둥지를 튼 김선형도 주목할 신인이다. 빠르면서도 파워 있고 경기를 조율하는 센스도 뛰어난 ‘만능 가드’다. 같은 팀의 ‘테크노 가드’ 주희정과 비슷한 스타일. 김선형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중앙대의 대학리그 전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범경기 평균 15점(5어시스트)으로 득점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농구인들의 시선은 ‘미완의 대기’ 최진수에게 쏠린다. 3순위로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었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농구를 배웠고 미대학스포츠협회(NCAA) 1부리그 메릴랜드대학에서 뛰었다. 큰 키(202㎝)에 스피드와 슈팅능력까지 겸비해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약속된 팀플레이로 맞춰 돌아가는 한국농구에 얼마나 적응할지가 관건. 최진수-이동준(200㎝)-크리스 윌리엄스(198㎝)가 버틸 오리온스 골밑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지난해 동부의 ‘트리플 타워’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전자랜드의 부름을 받은 4순위 함누리도 눈여겨봐야 한다. 속공에 능하고 수비도 끈질긴, 감독들이 좋아하는 성실한 유형의 선수다. 문태종의 백업으로 출전할 예정. 지난 8월 코뼈 부상을 당했지만 거뜬히 회복한 정신력도 돋보인다. 시범경기에서 26점 8리바운드로 가능성을 보였다. 정창영(LG), 이지원(모비스), 유성호(삼성), 김현민(KT), 김현호(동부), 정민수(KCC) 등 ‘빅4’ 못지않은 뜨거운 꿈을 품은 신입생 이름도 기억해 두자.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축구] 이동국 잃어버린 도움 찾았다

    [프로축구] 이동국 잃어버린 도움 찾았다

    프로축구 K리그 전북의 이동국(32)이 귀중한 도움 기록을 되찾았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8일 열린 K리그 25라운드 경남-전북전을 다시 분석한 결과 전반 36분에 나온 루이스의 골을 이동국이 어시스트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경남전에서 전북 서정진이 아크 오른쪽에서 슈팅한 것을 경남 골키퍼 김병지가 쳐냈고 흘러 나온 볼을 이동국이 옆으로 빼줘 루이스가 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문전 혼전 상황에서 기록원이 이동국의 도움을 체크하지 못했다. 전북은 경기 후 비디오 화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프로축구연맹에 공문과 함께 비디오 파일을 첨부해 잃어버린 도움 기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로써 이동국은 올 시즌 정규리그 도움 14개로 1996년 라데(포항), 2003년 에드밀손(전북)이 세운 리그 개인 최다 도움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도움 랭킹 2위인 염기훈(수원), 몰리나(서울·이상 10도움)와의 차이도 4개로 벌려 남은 5경기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도움왕 등극이 확정적이다. 이렇게 되면 이동국은 K리그의 4개 개인상 타이틀(MVP·득점·도움·신인상)을 모두 석권하는 첫 선수가 된다. 1998년 포항에 입단해 신인상을 받은 이동국은 전북이 우승을 차지한 2009년 MVP와 득점상(22골)을 동시에 수상했다. 지금까지 이동국을 포함해 5명이 3개의 타이틀을 얻었지만 개인상 전 부문을 석권한 경우는 없었다. 고정운 풍생고 감독과 이흥실 전북 수석코치, 이천수(오미야)는 득점상 기록이 없고 신태용 성남 감독은 도움상을 받지 못했다. 이동국의 ‘그랜드 슬램’은 한국프로축구 29년 역사에 남을 첫 대기록인 것이다. 대기록 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리그 역대 최다 골 경신도 눈앞에 있다. 현재 113골을 넣은 이동국은 우성용(인천 코치)이 가진 역대 최다 116골에 3골 차로 따라붙었다. 다만 25라운드까지 14골을 넣은 그가 19골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데얀(서울)을 제치고 득점상을 받기는 벅찬 상황이다. 한때 이동국을 두고 ‘주워 먹기’에만 능한 선수라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 그의 도움 기록 행진은 이 같은 비아냥을 잠잠하게 만들었다. 대표팀 승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또 이동국의 꾸준한 활약은 전북의 올 시즌 리그 선두 질주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책꽂이]

    ●그녀가 보인다(김선재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소설 부문)을 받고 문단에 등장한 신인 작가의 소설집. 작가는 9편의 단편에서 간결하고 차분한 문체로 깊은 호소력을 드러낸다. ‘모텔 제인오스틴’에서는 주인공이 지하철에서 졸다가 손에 쥐어진 쪽지의 내용대로 모텔로 향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1만 1000원. ●베어 그릴스-신들의 황금, 정글에서 살아남기(베어 그릴스 지음, 김미나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영국 디스커버리채널 ‘인간과 자연의 대결’의 PD이자 진행자가 쓴 모험 소설 시리즈 중 첫 번째 권. 아버지가 특수부대 요원 출신인 주인공 벡 그랜저는 여러 생존 기술을 배우며 성장해 풍랑을 맞은 바다 등에서 다양한 모험을 겪는다. 1만원.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김려령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인기 청소년소설 ‘완득이’로 유명한 작가가 올 초 발표한 동명 신작 동화를 양장본으로 재출간했다. 동화작가 ‘오명랑’이 우연히 동네 아이들을 데리고 ‘이야기 듣기 교실’이라는 과외 수업을 하게 되면서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이다. 1만 500원. ●월든(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강승영 옮김, 은행나무 펴냄) 1993년 초판으로 번역된 소로의 대표작으로 2001년, 2004년에 이어 나온 3번째 개정판. ‘월든’은 그동안 많은 번역본이 나왔지만 강승영씨의 책이 30만권으로 가장 많이 팔렸다. 환경 생태주의자로 유명한 소로는 문명사회를 통렬히 비판한다. 1만 3000원. ●봄날은 간다(정병규 외 지음, 섬앤섬 펴냄)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이윤기(1947~2010)의 1주기를 맞아 간행된 추모집. ‘신화 속으로 떠난 이윤기를 그리며’라는 부제가 붙었다. 표제작인 고인의 단편을 포함해 후배 작가들의 신작 단편 소설 5편과 고인과 인연이 있는 디자이너 정병규, 소설가 김별아, 가수 조영남, 딸 이다희 등의 산문이 실렸다. 1만 2000원. ●4페이지 미스터리(아오이 우에타카 지음, 현정수 옮김, 포레 펴냄) 짧은 추리 소설로 유명한 저자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잡지 ‘소설추리’에 연재한 작품 60편을 모았다. 늦은 밤 인적 없는 골목길에서 숨가쁘게 펼쳐진 극적 반전을 담은 ‘록 온’ 등이 실렸다. 9500원.
  • 미쓰에이 “우결 신랑감은요, 원빈이나 강동원!”

    미쓰에이 “우결 신랑감은요, 원빈이나 강동원!”

    가요계의 ‘미다스 손’이라 불리는 JYP 소속사 대표 겸 프로듀서 박진영은 지난해 한 토크쇼에 출연해 걸그룹 미쓰에이의 데뷔곡 ‘베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irl)을 자신이 만든 최고의 곡으로 꼽았다. 그래서인지 미쓰에이는 단박에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해 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MAMA) 여자신인상과 그 해의 노래상을 차지했고, 올해 초에는 한국대중음악상(댄스일렉트로닉 부문)도 받았다. 중국인인 페이(24)와 지아(22), ‘연기돌’ 수지(17), ‘여자 깝권’ 민(20). 다채로운 색깔을 지닌 4명의 한·중 소녀들이 데뷔 1년 만인 지난 18일 정규 1집 ‘에이 클래스’(A Class)를 냈다.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반응이 뜨겁다.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했다. 아시아의 ‘A급 아이돌 그룹’이 되겠다는 미쓰에이를 지난 28일 만났다. 한국생활 5년차인 페이와 지아는 한국말이 많이 늘어 ‘수다’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타이틀곡 ‘굿바이 베이비’(Good-bye baby) 초반부에 ‘내 이름은 수지가 아닌데 자꾸만 실수로 수지라 부를 때’라는 가사가 나온다. 멤버 수지의 이름과 같아 재밌다는 반응이 폭발적이다. 민 박진영 프로듀서의 아이디어다. 수지 제 이름이 노래 가사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솔직히 처음엔 당황했다. 그런데 멤버들의 이름이 가사에 들어가면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박 PD가) 계속 얘기하더라. 솔직히 내 이름이 발음하긴 쉽다. →다른 멤버들은 이름이 들어가지 않아 서운했겠다. 페이 네 명의 이름을 모두 넣어 생각해 봤는데 수지가 제일 낫더라(웃음). →1년 만에 낸 첫 정규앨범인데 일단 출발은 성공적이다. 수지 싱글 1, 2집을 냈을 때와는 또 다르더라. (정규앨범이라) 정말 떨렸다. 음원 공개하고 1분도 안 돼 차트를 계속 클릭했다. 몇 위인지 너무 궁금해 참을 수 없었다. 민 1위 했을 때 정말 기분 좋았다. 오래 가야 하는데…(웃음). →무대 복장을 두고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걸그룹들은 허리에 조그마한 주머니를 만들어 마이크를 숨긴 다음 고정시킨다. 그런데 미쓰에이는 마이크를 허벅지에 고정시켜 그대로 드러나게 했다. 이로 인해 미성년자인 수지가 무대의상으로 가터벨트를 했다며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수지 누워서 추는 춤 동작이 많아서 마이크를 허리에 찰 수 없었다. 팔 동작도 많아 팔에도 차기 어려웠다. 고민 끝에 경찰의 권총 벨트를 생각해냈다. 그렇게 오해받을 줄은 몰랐다. →싱글 앨범 때에 비해 멤버들이 훨씬 성숙해진 느낌이다. 지아 머리카락을 길게 붙여서 여성스러운 느낌이 나는 것 같다. 화장의 힘도 크다. 하하. 민 여자들은 머리만 길어도 몇 배는 더 예뻐 보이는 것 같다. 보여지는 것도 그렇지만 노래도 좀 더 성숙해졌다. →K팝 열풍이 거세다. 해외에 나가면 외국 팬들의 관심을 실감하나. 수지 실감한다. 외국인 팬들이 한국말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말도 잘한다. 심지어 한국팬들이 지어준 멤버들의 별명까지 다 알고 있다. 신기하다. 페이 나와 지아는 중국 출신이라 외국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느낄 때마다 중국 진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이루고 싶은 꿈이다. →한참 이성에 관심 많을 때다. 이상형은. 민 착한 사람이 좋다. 원빈씨가 이상형이다(그러자 페이가 “나도”라며 적극 동조했다). 수지 똑똑한 남자가 좋다. 연예인 중에서는 강동원? 지아 나도 강동원씨가 좋다. 남자는 배려심이 많아야 한다. →가상결혼 프로그램인 ‘우리 결혼했어요’(우결) 출연 제의가 오면 하겠는가. 함께 출연하고 싶은 남자 연예인이 있다면. 민 우리 모두 출연하고 싶어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룹 FT아일랜드의 이홍기씨하고 우결을 찍고 싶다. 편하고 재미있는 분이다. 수지 나는 이상형인 강동원씨. 민 앗, 그럼 나도 원빈씨로 바꾸겠다(모두 폭소). →단독 콘서트 계획은. 민 아직은 없다. 당분간은 정규1집 활동과 곧 일본에서 열리는 JYP네이션 콘서트에 집중할 생각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재미있는 소설로 만화 이기고 싶어”

    “재미있는 소설로 만화 이기고 싶어”

    “만화와 경쟁해서 지고 싶지 않습니다. 소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일본 작가 나카무라 후미노리(34)가 21일 새 장편소설 ‘악과 가면의 룰’(자음과모음 펴냄)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신작 ‘악과’은 군수산업으로 부를 축적한 집안에서 ‘악’의 가계를 이을 사람으로 선택받은 한 남자를 통해 ‘악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작품이다. 아버지가 늦은 나이에 아들을 낳아 악의 존재로 키운다는 설정이 다소 만화적이지만 작가는 “소설은 점점 읽는 사람이 한정되고 있다. 많이 읽히는 문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나카무라는 2002년 신초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아쿠타가와상, 오에겐자부로상 등의 문학상을 받았다. 지난해 나온 ‘쓰리’ 등 이미 3권의 소설이 한국어로 출간됐다. 네 번째 한국 방문이라는 나카무라는 우선 동일본 대지진과 관련해 한국인들이 보내 준 위로와 도움에 감사의 인사를 밝혔다. 그는 순수문학을 지향하면서도 대중문학적 재미를 확보한 작품으로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지지를 얻고 있다. “스스로 순수문학 작가로 생각하지만 책을 읽을 때는 재미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순수문학적 깊이를 확보하면서 서스펜스와 미스터리를 결합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소설 주인공처럼 사람을 죽인 적은 없지만 원래 어두운 성격이고, 사사로운 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컬트 교단, 테러 집단 활동 등 신작의 만화적 설정이 흥미롭지만 작가는 “일본의 무기 수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움직임에는 반대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국오픈] 매킬로이, 양용은과 샷대결

    ‘차세대 골프 황제’로 떠오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10월 한국에 온다.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3일 매킬로이를 비롯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10월 6일부터 나흘간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열릴 이 대회에는 ‘디펜딩 챔피언’ 양용은(39·KB금융그룹),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리키 파울러(미국),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 등이 참가한다.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오픈에 출전하는 매킬로이는 조직위를 통해 “다시 출전하게 돼 기쁘다.”면서 “이번 주 브리티시 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한국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US오픈에서 각축을 벌인 양용은과 다시 맞붙게 된 것에 대해서는 “워낙 플레이가 과감하고 몰아치는 스타일이라 끝까지 긴장했다.”면서 “양용은이 홈 어드밴티지까지 있으니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인디형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 “이젠 진짜 음악만 하고 싶어요”

    ‘인디형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 “이젠 진짜 음악만 하고 싶어요”

    2006년 말 창작국악 앨범 한 장이 툭 튀어나왔다. 1만여장이 팔렸다. 음반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때인 데다 말랑말랑한 모던록 음반도 아닌 국악 음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었다. 평단의 지지까지 거머쥐었다. 2008년 원더걸스, 윤하와 함께 국악 연주자로는 처음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낮에는 전화안내원, 밤에는 라이브클럽 연주자’란 사연이 알려지면서 더 화제를 모았다. 가야금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정민아(32). ‘신데렐라 스토리’로 끝났다면 그를 만날 일이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의 인생에는 ‘파도’가 이어졌다. 3집 앨범 ‘오아시스’ 발매 기념공연 준비로 분주한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합정동 복합문화공간 씨클라우드에서 만났다. “3집 제작비를 마련하려고 전세 보증금을 뺐다. 지금은 친구 집에 얹혀 산다. 주먹밥으로 대박났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전철역 앞에서 출근길 주먹밥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첫날은 30개쯤 팔았는데 점점 숫자가 줄더니 나중에는 쉰밥만 쌓이더라. 결국 김가루 4㎏과 젓가락 2000개를 남기고 장사를 접었다. ” ‘자유롭게 뮤지션의 본 모습으로/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만든 주먹밥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쫓겨날까봐/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벌금낼까봐’라는 3집 수록곡 ‘주먹밥’ 노랫말은 경험에서 비롯했다. 그는 대학(한양대 국악과) 때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마장 매표원, 학습지 방문교사, 목욕탕 청소, 홈쇼핑 전화상담원 등 ‘생계형 알바(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대학 졸업 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국악원 등 오디션을 7~8번쯤 봤는데 족족 떨어졌다. 연습에 올인하고 현직 단원에게 레슨도 받아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실력차가 있더라.” 인생 참 묘하다. ‘반전’의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다름 아닌 알바였다. 2004년 인디밴드 공연을 보러 가곤 했던 경기 안양의 한 클럽에서 주말에 계산대를 볼 사람을 찾았다. 연습실을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솔깃했다. 그의 연주를 눈여겨본 베이시스트 출신 사장의 권유로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산조·민요를 편곡하거나 황병기 선생님의 곡을 연주했다. 그러다 끄적여 뒀던 메모에 곡을 붙여서 노래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5년 여름 인디음악의 본산인 서울 홍대 앞 클럽으로 진출했다. 12현(絃) 전통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가야금 병창’은 예전부터 국악의 한 분야로 존재했다. 25줄짜리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건 그가 처음이다. 게다가 작사·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한다. 3집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담았다. “현존하는 가야금 연주자 중 가장 인디스럽다.”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평가를 곱씹게 된다. 그의 보컬은 폭발적인 가창력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부터 고(故) 김월하 선생의 수양딸인 김윤서 선생에게 ‘정가’(正歌) 레슨을 받고 있다. 정가란 ‘청산리 벽계수’ 같은 전통 성악곡을 말한다. 그는 “기초가 부족해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를 느꼈다. 정가를 배우면서 목과 호흡이 좋아지고 음정과 표현력도 나아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1집 수록곡 ‘무엇이 되어’는 교과서에도 나온다. 창작 국악곡 사례로 올해부터 중2 음악 교과서에 실린 것. 장르의 족쇄에 얽매이기 싫다는 그가 꿈꾸는 음악은 어떤 색깔일까. 정씨는 “딱히 어떤 음악을 하겠다는 건 없다. 그때그때 만나는 우연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음악은 달라진다. 지금은 반값 등록금, 고엽제, 4대강 등에 관심이 간다. ‘주먹밥’처럼 경험에서 나온 솔직한 노랫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말해놓고는 괜한 선입견이 염려됐던지 “정치적인 사람은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3집 공연 ‘환상의 오아시스’는 오는 8일 서교동 홍대 브이홀에서 열린다. 인디 밴드 옥상달빛과 수리수리마수리가 초대손님으로 나선다. 2만~2만 5000원.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알바의 달인’ 정민아 “이젠 음악만 하고 싶은데...”

     2006년 말 창작국악 앨범 한 장이 툭 튀어나왔다. 1만여장이 팔렸다. 음반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때인 데다 말랑말랑한 모던록 음반도 아닌 국악 음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었다. 평단의 지지까지 거머쥐었다. 2008년 원더걸스, 윤하와 함께 국악 연주자로는 처음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낮에는 전화안내원, 밤에는 라이브클럽 연주자’란 사연이 알려지면서 더 화제를 모았다.  가야금 연주자 겸 싱어송라이터 정민아(32). ‘신데렐라 스토리’로 끝났다면 그를 만날 일이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의 인생에는 ‘파도’가 이어졌다. 3집 앨범 ‘오아시스’ 발매 기념공연 준비로 분주한 그를 지난달 28일 서울 합정동 복합문화공간 씨클라우드에서 만났다.  “3집 제작비를 마련하려고 전세 보증금을 뺐다. 지금은 친구 집에 얹혀 산다. 주먹밥으로 대박났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전철역 앞에서 출근길 주먹밥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첫날은 30개쯤 팔았는데 점점 숫자가 줄더니 나중에는 쉰밥만 쌓이더라. 결국 김가루 4㎏과 젓가락 2000개를 남기고 장사를 접었다. ”  ‘자유롭게 뮤지션의 본 모습으로/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만든 주먹밥?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쫓겨날까봐/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벌금낼까봐’라는 3집 수록곡 ‘주먹밥’ 노랫말은 경험에서 비롯했다.  그는 대학(한양대 국악과) 때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경마장 매표원, 학습지 방문교사, 목욕탕 청소, 홈쇼핑 전화상담원 등 ‘생계형 알바(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대학 졸업 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국악원 등 오디션을 7~8번쯤 봤는데 족족 떨어졌다. 연습에 올인하고 현직 단원에게 레슨도 받아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다보니 아무래도 실력차가 있더라.”  인생 참 묘하다. ‘반전’의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다름 아닌 알바였다. 2004년 인디밴드 공연을 보러 가곤 했던 경기 안양의 한 클럽에서 주말에 계산대를 볼 사람을 찾았다. 연습실을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사실에 솔깃했다. 그의 연주를 눈여겨본 베이시스트 출신 사장의 권유로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산조·민요를 편곡하거나 황병기 선생님의 곡을 연주했다. 그러다 끄적여 뒀던 메모에 곡을 붙여서 노래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5년 여름 인디음악의 본산인 서울 홍대 앞 클럽으로 진출했다. 12현(絃) 전통 가야금을 튕기며 노래하는 ‘가야금 병창’은 예전부터 국악의 한 분야로 존재했다. 25줄짜리 가야금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건 그가 처음이다. 게다가 작사·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한다. 3집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담았다. “현존하는 가야금 연주자 중 가장 인디스럽다.”는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평가를 곱씹게 된다.  그의 보컬은 폭발적인 가창력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부터 고(故) 김월하 선생의 수양딸인 김윤서 선생에게 ‘정가’(正歌) 레슨을 받고 있다. 정가란 ‘청산리 벽계수’ 같은 전통 성악곡을 말한다. 그는 “기초가 부족해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를 느꼈다. 정가를 배우면서 목과 호흡이 좋아지고 음정과 표현력도 나아지는 걸 느낀다.”고 했다.  1집 수록곡 ‘무엇이 되어’는 교과서에도 나온다. 창작 국악곡 사례로 올해부터 중2 음악 교과서에 실린 것. 장르의 족쇄에 얽매이기 싫다는 그가 꿈꾸는 음악은 어떤 색깔일까.  정씨는 “딱히 어떤 음악을 하겠다는 건 없다. 그때그때 만나는 우연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음악은 달라진다. 지금은 반값 등록금, 고엽제, 4대강 등에 관심이 간다. ‘주먹밥’처럼 경험에서 나온 솔직한 노랫말을 쓰고 싶다.”고 했다.  말해놓고는 괜한 선입견이 염려됐던지 “정치적인 사람은 절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3집 공연 ‘환상의 오아시스’는 오는 8일 서교동 홍대 브이홀에서 열린다. 인디 밴드 옥상달빛과 수리수리마수리가 초대손님으로 나선다. 2만~2만 5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은 28일 사진부 사진방. 이종원 선배.
  • “佛 세계문학전집에 한국문학 정식 포함”

    “佛 세계문학전집에 한국문학 정식 포함”

    “지난해 출간 이후 8000부 정도 팔렸는데, 이 정도면 꽤 좋은 반응이라고 봐야죠. 프랑스의 대표적인 세계문학전집 갈리마르에 한국문학이 정식으로 포함되고 있습니다.” ●황석영 장편소설 ‘심청’ 불역 30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한국문학번역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최미경(46) 이화여대 통역대학원 교수와 장 노엘 주테(66) 박사는 프랑스 현지에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한국문학에 대한 평판을 먼저 전했다. 두 사람은 황석영의 장편소설 ‘심청’을 프랑스어로 함께 번역했다. 최 교수는 “불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결국 부족할 수밖에 없는 2%를 주테 박사가 문학적인 차원에서 채워 줬다.”면서 “황석영의 초기 작품 ‘한씨연대기’, ‘삼포로 가는 길’ 등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주테 박사는 “황석영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며 “그의 초기 작품과 더불어 장편소설 ‘손님’을 가장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분단과 통일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그런지 아직 보편성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심청’에서 드러나는 실존적인 고민이 훨씬 성공 요소를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번역상은 양한주씨 등 3명이 받아 번역상은 김영하의 장편소설 ‘검은 꽃’을 독일어로 공동 번역한 양한주(51)씨와 하이너 펠트호프, 소설가 오정희 등의 ‘한국현대단편선’을 영어로 번역한 존 홀스타인(67) 성균관대 영문과 교수가 받았다. 2001년부터 시상한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은 김제인(28·영어권), 지예구(26·영어권), 이아람(31·불어권), 마이케 실(31·독어권), 파로디 세바스티안(29·스페인어권), 박모란(25·러시아어권), 왕염려(37·중국어권), 후루카와 아야코(36·일어권)가 받았다. 번역 과제로 주어진 작품은 박민규의 단편소설 ‘아침의 문’과 김인숙의 ‘안녕, 엘레나’. 7개 언어권역으로 나누어 선정한다. 상금은 번역대상 2만 달러, 번역상 1만 달러다. 신인상은 500만원. 글 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소박하지만 맛깔스런 재즈…10일부터 피아니스트 3인 공연

    소박하지만 맛깔스런 재즈…10일부터 피아니스트 3인 공연

    1000석이 넘는 대형 공연장이 언제나 최선은 아니다. 장르에 따라 소규모 공연장이 맛깔스러울 때도 있다. 관객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춘 270석 규모의 올림푸스홀이 ‘재즈 포트레이트’(Jazz Portrait)란 제목으로 재즈 피아니스트 3명을 잇따라 초대하는 것도 같은 까닭이다. 이 공연은 젊고 실험적인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통해 재즈의 현주소를 짚어보자는 취지다. 10~11일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시작되는 ‘재즈 포트레이트’의 첫 번째 주자는 인도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비제이 아이어다. 인도 타밀족 이민자의 아들인 아이어는 세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으로 정통 클래식 교육을 받았다. 고교 때부터 재즈에 관심을 둔 아이어는 클래식과 록, 힙합을 아우르며 다양한 장르와 교감하는 뮤지션으로 꼽힌다. 아르메니아의 재즈 피아니스트 티그랑 하마시안은 9월 3일 무대에 오른다. 최근 내한공연을 했던 재즈 피아니스트의 전설 허비 행콕이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주목할 만한 후배 뮤지션으로 꼽았던 하마시안은 재즈 뮤지션의 등용문 격인 미국 델로니어스 몽크 컴피티션에서 2006년 우승한 실력파다. 아르메니아 민속 음악에 재즈의 스윙과 즉흥연주를 가미한 독특한 스타일로 명성을 쌓고 있다. 수차례 내한공연으로 단단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조반니 미라바시는 12월 3일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유러피언 재즈의 대표주자로 불린다. 미라바시는 1996년 프랑스 아비뇽 재즈 콩쿠르에서 최우수 연주자로 선정됐고 2001년 첫 솔로 앨범 ‘아반티’(Avanti)로 프랑스 그래미상인 ‘음악의 승리상’ 최우수 신인상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오리지날사운드트랙(OST)을 편곡한 레퍼토리로 한국과 일본에서 사랑받고 있다. 4만 4000~5만 5000원. (02)6255-3270.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프랑스 소재 에세이 나란히 펴낸 이중수·강문정 시인 부부

    [저자와 차 한잔] 프랑스 소재 에세이 나란히 펴낸 이중수·강문정 시인 부부

    프랑스 파리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시인 부부가 나란히 책을 냈다. 남편 이중수(48)씨는 ‘그녀가 사랑한 파리’를, 아내 강문정(49)씨는 ‘그가 사랑한 베르사유’라는 제목이다. 샘터사 기획으로 나왔다. 남편의 책은 파리의 랜드마크 22곳에 담긴 이야기를 서정적인 수채화와 함께 소개한 여행 산문집이다. 아내의 책은 프랑스문화의 진수라고 하는 베르사유궁전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의 삶과 사랑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문화에세이다. ●파리에서 20년째 생활… 함께 머리 맞대고 기획 책 출간을 위해 일시 귀국했던 부부를 지난달 19일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중앙대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하면서 처음 만나 1995년 결혼했다는 이-강 부부. 살짝 들뜬 사춘기 소년 같은 남편, 문학소녀 같은 아내. 왠지 아직 아이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혹시나 하며 물었다. 역시. 아내가 차분하게 말했다. “결혼할 때 아이는 낳지 말기로 약속했습니다. 대신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 그리고 좋은 책을 많이 낳고 살자고 했습니다. 이번 책은 우리 부부가 낳은 자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부부가 기획 출판으로 함께 책을 내기는 처음이다. 남편 이씨는 비교문학을 전공한 시인이자 번역가로 많는 시집과 산문집,번역서를 펴냈다. 프랑스문학을 전공한 아내 강씨는 2002년 동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데뷔해 첫 시집으로 ‘양철가슴’을 펴낸 바 있다. 책의 내용이나 성격은 다르지만 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획을 하고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쓴 자식 같은 책이니만큼 네 책, 내 책이 없었다. ●랜드마크 22곳·베르사유궁 역사 인물 이야기 이씨는 아내의 책 ‘그가 사랑한 베르사유’에 대해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처럼 베르사유궁전을 중심으로 한 프랑스 역사를 서사로 풀어내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했다.”면서 “초반은 문화에세이지만 3분의2가 역사소설”이라고 설명했다. 강씨는 3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쓴 이 책에서 프랑스 왕조변천사에서부터 위대한 프랑스의 문화와 예술이 살아있는 베르사유 궁전을 거쳐간 역사 속 인물들의 삶과 사랑에 대해 얘기한다. 프랑스가 예술의 나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분야에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루이 14세, 사치와 허영에 들뜬 여인으로 치부되며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마리 앙투아네트, 슬픈 운명의 주인공 루이 16세, 마리 앙투아네트를 흠모했던 페르젠백작 등.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쉽고 생생하게 풀어내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베르사유 궁전을 장식하고 있는 그림과 조각, 유물들을 곁들여 다채롭고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인물들이 건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씨는 “단순하게 역사적 인물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과거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녀가 사랑한 파리’는 남편이 아내에게 보내는 연서나 다름없다. 남편이 아내와의 추억이 깃든 장소들을 골라 그 역사와 배경을 문학적 감각으로 풀어냈다. 바스티유 광장과 생마르탱 운하 등. 조용히 미소 짓고 있던 부인 강씨는 “지금까지 나왔던 수많은 파리 관련 도서와는 전혀 다른 감성과 매력을 선사할 것”이라고 남편의 책을 평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라더니. 함혜리 문화에디터 lotus@seoul.co.kr
  • 우쿨렐레, 독특한 하와이 음색속으로…

    우쿨렐레, 독특한 하와이 음색속으로…

    몇해 전 TV 광고에서 가수 이효리가 ‘망고송’을 부르면서 연주했던 4줄짜리 현악기를 기억하는지. 가물가물하다면 애덤 샌들러와 드루 배리모어가 주연한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에 삽입된 ‘섬웨어 오버 더 레인보’ 멜로디를 떠올려 보라. 하와이 출신 가수 이스라엘 카마카위올레가 이 노래를 부르며 연주하는 악기가 바로 우쿨렐레다. 언뜻 보면 기타 같지만 태평양 폴리네시안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하와이 전통 악기다. 배우기 어렵지 않은 데다 손쉽게 화음을 만들 수 있어 국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4일 오후 1~9시 경기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하늘광장에서 펼쳐지는 ‘루아우 우쿨렐레 페스티벌 2011’은 우쿨렐레의 독특한 음색에 빠져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공연에는 한국과 일본의 정상급 우쿨렐레 연주자들이 총출동한다. 1978년 데뷔한 이후 30여년 동안 일본 국민밴드로 군림한 ‘사잔 올스타스’의 멤버 세키구치 가즈유키를 비롯해 일본의 우쿨렐레 연주자 중 첫손에 꼽히는 가쓰 세이지, 아키야마 기미코 등이 내한한다. 국내에서는 KBS 드라마 ‘추노’의 배경음악 작업에 참여한 5인조 밴드 글루미써티스, 외국 민속악기에 관심이 각별한 가수 겸 작곡가 하림이 나선다. 브로콜리너마저 보컬 출신 계피가 참여한 프로젝트 밴드 우쿨렐레 피크닉과 2009년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서 최고 신인상을 받은 4인조 그룹 좋아서하는밴드도 페스티벌을 빛낸다. 무료.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지금이 평화롭습니까 현실 못 본 척하는 거겠죠”

    “지금이 평화롭습니까 현실 못 본 척하는 거겠죠”

    경기 평택시 대추리 황새울 들녘과 지구 반 바퀴 가까이 떨어진 이라크 서부 마을 함다니아는 무엇으로, 어떻게 만나 소설의 한 공간에 자리하고 숨가쁘게 오갔을까. 전쟁, 그리고 미국에 의해서다. 이를 문학적으로 명확히 인식한 소설가 강영(51)에 의해서다. ‘나비, 사바나로 날다’(이야기마을 펴냄)는 2006년 미군기지 건설에 맞섰던 대추리 사람들과 같은 해 미군에게 강간, 납치, 학살된 이라크 함다니아 마을의 순박한 이들을 불러냈다. 그리고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이들은 지구상에 어떤 전쟁도 정의로울 수 없음을 각각 삶으로 웅변한다. ‘나비’는 장편소설이다. 그러나 ‘지리산’ 또는 ‘붉은 산 검은 피’나 ‘단테’와 같은 유구한 서사를 품고 있는 장편 서사시라고 해도 그만이다. 작가는 시조의 형식을 빌렸다고 말한다. 모두 2만여행을 갖고 인류의 근원적 문제인 전쟁의 다툼 가운데 개인의 문제를 성찰하고자 했으며 실제 형식적 불변의 원칙인 종장 첫 3음절을 꼬박 지켜냈다. 강영은 “잘 읽히는 소설을 넘어 노래처럼 불리는 소설을 쓰고자 했다.”면서 독특한 형식을 차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덕분에 읽는 맛이 산다. 대추리에 터 박고 살아온 이들의 걸쭉한 입말을 담아 내는 대목에서는 한판 구성진 판소리 사설 같기도 하고, 이라크 함다니아의 잔혹한 실상을 담은 편지는 아리아를 옮겨 놓은 듯 아련하게 읽힌다. 또한 리얼리즘에 대한 원칙을 틀어쥐면서도 전통적인-혹자는 낡은, 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방식이 아닌 ‘몽환적 리얼리즘’의 실험이 엿보인다. 완성도를 한껏 높였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겠지만 현실의 치열한 지점을 직시하되 꿈과 현실의 경계를 무화(無化)시키는 방식은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인식을 도출해 내기에 충분하다. 문장은 몽환적인 원시의 속삭임처럼 들린다. 대추리의 평화로움도, 그저 땅을 부치며 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도 열세 살 소녀의 눈에 비친 그대로, 소녀 ‘여정’의 언어로 그려진다. 여정은 일부러 숨을 꾹 참으면 나비로 변해 황새울 들녘과 이라크 함다니아, 일본의 오키나와 등 평화가 간절한 곳을 자유로이 훨훨 날아다니거나 그리운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있음을 안다. 오히려 일부러 기절하며 꿈의 경지로 가지 않으면 도달하기 어려운 것이 ‘평화’임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명한 21세기에 반미 소설이라니. ‘시대착오적’이라는 혐의를 쉬 벗어나기 어려울 성싶다. “이라크를 들여다보고, 팔레스타인을 들여다보고, 멀리 갈 것 없이 한국 사회만 봐도 평화의 가치로, 반전의 시선으로 집중하면 늘 미국이라는 존재가 나오더라고요. 기가 막히죠. 이런 상황에서 ‘반미 문학’이라는 평가에 부담감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사명감만 커져요. 평생을 써도 모자랄 주제예요.” 유별난 운동권 작가는 아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하게 공장에서 일하다가 뒤늦게 창원대 영문과에 들어가 문학수업을 받은 강영은 2002년 중편소설 ‘원더풀 패밀리’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9년의 시간이 흘러서야 첫 장편소설을 상재했으니 많이 늦은 셈이다. 과작(寡作)이었느냐는 질문에 “이 작품 외에도 장편소설만 네 편을 더 썼다.”고 답했다. 당연히 반전과 평화, 자본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단다. 그는 “지금 우리의 상태를 평화롭다고 여기는 것은 착각이다.”라면서 “그저 못 본 척하거나 보지 않으려고 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말로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전체 인류중 0.1%도 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따져 봐도 전쟁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몇십명밖에 되지 않을 거예요. 그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연대해서 평화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보여줘야 합니다. 저에게는 소설이 그 연대의 중요한 방법입니다.” 세련되게 잘 만들어진, 그러나 형식도, 글감도 뭔가 틀에 박힌 듯한 소설이 주를 이루는 시대다. 애써 꾸미지 않고 찬물에 세수한 말간 얼굴을 만난 듯 반가운 작품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7년 만에 여자핸드볼대표 복귀 장소희

    [피플 인 스포츠] 7년 만에 여자핸드볼대표 복귀 장소희

    잊고 있던 언니가 돌아왔다. 핸드볼로 한 가닥 했던 언니들은 많지만 이 언니도 어마어마했다. 1996년 핸드볼큰잔치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이후 태극마크를 달고 10여년간 부동의 레프트윙으로 군림했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등 ‘우생순’의 굵직한 순간에 늘 함께했다. 큰잔치에서 대구시청을 우승시킨 2006년, 이 언니는 “공부를 하고 싶다.”며 홀연히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3월,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7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장소희(33·일본 소니)다. ●최고참 부담에 더 열심히 할 것 “태릉 공기는 역시 사람을 쪼이네요.” 태릉선수촌엔 사람을 긴장케 하는 묘한 공기가 있단다. 어느덧 33세. 울고 웃었던 아테네올림픽 멤버도 이제는 우선희(삼척시청), 문경하(경남공사), 최임정(대구시청), 김차연(대한핸드볼협회)만 남았다. 새파랗게 어린 후배들은 “언니 이름은 들어봤어요.”라며 쭈뼛쭈뼛 말을 건다. 격세지감. 아테네올림픽 베스트 7(레프트윙)에 뽑혔던 장소희의 기량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하다. 올 3월 장소희는 팀을 창단 26년 만의 첫 일본리그 챔피언에 올려놨다. 한국에서 러브콜이 온 것도 비슷한 시점. “강재원 감독님께 전화가 왔더라고요. 제 포지션 선수들이 어려서 경험이 별로 없으니까 도와 달라고요. 일본 지진 때문에 휴가를 받았는데 태릉으로 쏙 들어왔네요.” 과거에는 멋모르고 열심히 뛰면 되는 후배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최고참이다. 부담감과 미안함에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애들이 체격도 좋아지고 실력도 참 좋아요. 제가 가뜩이나 작은데(162㎝) 더 작아지더라고요. 미래가 밝은 후배들 틈에 괜히 껴서 방해하나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돌아온 이유는 ‘향수’ 때문이다. “옛날에 뛰었던 선수들하고 다시 ‘으쌰으쌰’ 하면서 뛰어보고 싶었어요. 한국이 그리웠고요.” 지금이야 웃으며 회상하지만 2006년 일본 도쿄여자체육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정말 힘들었단다. 28세 대학 새내기에게 대우란 건 전혀 없었다. “한국에 전지훈련을 와서 옛 동료들과 평가전을 했어요. 전 1학년이라 경기에 못 뛰고 대신 체력 훈련으로 뺑뺑이를 도는데 참 민망하고 서럽더라고요.” 하지만 그게 ‘인생 경험’이 됐단다.   ●올 일본인 남자친구와 결혼 예정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월드클래스’ 한국이 일본에 진 건 장소희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정말 충격받았어요. 당연히 우리가 우승한다고, 게임도 안 된다고 했는데 일본에 졌잖아요.” 그래서 오는 24일 2011 SK 한·일핸드볼 슈퍼매치(광명체육관)에 나서는 각오가 더 남다르다. 친선 경기지만 10월 런던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앞둔 기선 제압의 의미가 있다. 게다가 일본은 매년 9월 시작하던 리그를 11월로 늦출 만큼 올림픽 티켓에 ‘올인’하고 있다. 장소희는 단호하게 “이것들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거 같아요. 이번에 확실히 눌러줘야죠.”라고 했다.  대표팀 강재원 감독은 “옛날의 일본이 아니다. 탄탄한 조직력과 미들속공이 위협적이다. 양쪽 날개 장소희-우선희가 득점을 해주면 의외로 쉽게 풀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감독의 말을 전하자 “그럼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7년이에요, 7년! 옛날처럼은 못 하더라도 제 기량 내에서 열심히 할 거예요.”라며 웃었다. 그래도 태극마크 욕심은 숨기지 못했다. “올림픽 예선(10월)에도, 내년 올림픽 때도 불러주시면 뛰고 싶죠. 이번 한·일전을 잘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그럼 선생님들도 절 믿겠죠?”  아, 놀랍게도(?) 장소희는 아직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을 못 봤단다.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니다. “안 보고 싶어요. 너무 마음 아프잖아요. 다음에 금메달 따서 제가 주인공인 영화를 찍을래요. 그 영화는 열심히 볼게요.” 야무지다.  지난달 25일부터 태릉밥을 먹었던 장소희는 한·일전을 마친 뒤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다. 2년간 교제한 일본인 남자 친구와 올해 결혼할 예정이다. 어느덧 한국말이 어눌해질 만큼 일본 여자가 된 장소희지만 ‘우생순 2’ 주인공을 향한 투지는 뜨거웠다. 글·사진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곽승석 “23살 나의 배구 이제 비상이다”

    [피플 인 스포츠] 곽승석 “23살 나의 배구 이제 비상이다”

    박준범(KEPCO45)이 호명됐다. 신인왕이 한표 차이로 정해진 건 처음이었다. 곽승석(23·대한항공)은 눈을 감았다. “통합우승도 신인상도 내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올 시즌 세운 두개의 목표가 그렇게 그의 손아귀를 빠져나갔다. 지난 19일 2010~11 프로배구 V-리그 시상식이 끝난 직후 곽승석을 만났다. “시원섭섭하다.”고 했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 그는 속에 있는 말을 잘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시원섭섭하다는 말에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던 프로 데뷔 첫해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곽승석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주전으로 활약하며 정규리그 서브리시브 점유율 34%, 성공률 60%를 기록했다. ‘복덩이’ 소리를 들었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도 떠올랐다. 거기까지였다. 운명은 그렇게 냉정했다. 팀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한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거꾸러졌다. 당연히 신인상도 못 받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고 곽승석은 말했다. 그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나 때문에 팀이 졌다’는 생각이다. “서브리시브가 가장 중요한데 내 몫을 못 했다. 승부처에서 범실도 많았다. 마음을 추스르는 데 일주일 걸렸다. 쉬면서도 불쑥불쑥 챔프전 생각이 나서 괴로웠다.”고 곽승석은 말했다. 챔프전에서 그의 서브리시브 점유율은 54%, 성공률은 58%였다. 정규리그에 비해 더 많은 서브가 몰렸지만 잘 받아내진 못했다.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몸에 힘이 들어갔다. 점수를 뺏기면 자꾸 자책하면서 심리적으로도 위축됐다.”고 곽승석은 자평했다. 팀 분위기도 그랬다. 곽승석은 룸메이트 김학민과 매일 밤 누워 “왜 이렇게 안 될까.”하며 한숨을 쉬었다. 어, 어 하는 사이에 팀은 4연패를 했다. 그는 “많이 배웠다.”고 했다. 배구 인생을 통틀어 제일 큰 무대였던 동시에 가장 쓰라렸던 시간이 막 지나갔다. “올해가 데뷔 첫해였다. (챔프전 패배가) 끝이 아니고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하며 곽승석은 목소리 톤을 높였다. “욕심이 많다. 완벽해지고 싶다. 내년 시즌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고도 했다. 휴가 기간이었지만 다음 시즌 대비를 위한 청사진은 머릿속에 다 있다. “리시브 6, 공격 4의 비중으로 연습할 생각이다. 서브 범실과 블로킹 위치 선정도 뜯어고치겠다. 중요할 때 범실을 저지르는 습관도 없애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길게 봐서는 ‘배구 도사’ 석진욱(삼성화재)처럼 되고 싶단다. “존재만으로 멤버들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곽승석은 말했다. 안정적인 수비에 비해 공격이 약하다는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공격 부문에서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도 했다. 신인왕을 놓쳤으니 다음 시즌엔 최우수선수(MVP)를 노리는 거냐고 농반진반으로 물었더니 “개인 목표는 없고 무조건 팀의 우승이 먼저”라는 진지한 대답이 돌아왔다. 올 시즌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고 우승의 영광을 맛보지 못한 채 그는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가지만 스물셋 곽승석의 배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소천아동문학상에 원유순씨

    소천아동문학상 운영위는 제43회 소천아동문학상 본상 수상자에 원유순(54) 동화작가를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수상작품은 흑인 혼혈 3대에 걸친 비극적인 가족사를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낸 ‘김찰턴순자를 찾아줘유’이다. ‘김찰턴순자’는 사실적이고도 박진감 넘치는 문장, 강렬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신인상 심사위는 장편동화 ‘차이나 책상 귀신’을 쓴 권타오(49)씨를 제6회 신인상 수상자로 뽑았다. 시상식은 다음 달 6일 오후 서울 도화동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소천아동문학상은 아동문학가 강소천(1915~1963) 선생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65년 제정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프로농구] 무명 박상오 ‘최고의 별’로 빛나다

    [프로농구] 무명 박상오 ‘최고의 별’로 빛나다

    무명 박상오(KT)가 KBL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박상오는 KBL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78표 중 43표를 얻어 ‘4쿼터의 사나이’ 문태종(전자랜드·29표)을 제치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베스트 5에도 뽑혔다. 프로 데뷔 네 시즌째 상복이 터졌다. 박상오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머리를 긁적이며 엉거주춤하게 나왔다. 아내 김지나씨가 꽃다발을 전해주자 그제야 입이 귀에 걸렸다. “얼떨떨하다. 문태종, 서장훈과 함께 후보로 거론되는 자체가 영광이었다.”고 입을 뗀 박상오는 “이 자리에 있는 게 꿈만 같다.”며 활짝 웃었다. 박상오는 “MVP가 되는 걸 상상해 본 적도 없다. 스타들만 받는 상으로 생각했다. 지난해 (대학 후배인) 함지훈이 받았을 때는 좀 부럽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박상오는 철저하게 ‘무명’이었다. 농구 인생도 파란만장했다. 중앙대 시절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자 주저 없이 입대했다. 농구공을 놓은 채 일반병으로 2년을 보냈다. 선수 생명은 사실상 끝났다. 그러나 전역 후 테스트를 거쳐 농구부에 합류했고, 2007년 KBL 신인드래프트 5순위로 KTF(KT 전신)에 지명됐다. 신인이던 2007~08 시즌, 평균 6.3점 2.6리바운드로 쏠쏠하게 활약했지만 팀이 워낙 하위권이라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전 감독이 부임한 지난 시즌부터 이름을 떨치더니 김도수-김영환이 없는 올 시즌 주전으로 리그 우승을 이끌며 부쩍 관심이 집중됐다. 박상오도 “제 농구 인생에서 나올 만한 기사는 올해 다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전창진 감독이 사석에서 “우리 상오 MVP 안 주면 나 플레이오프 안 해요.”라고 할 정도로 KT의 우승에 박상오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올 시즌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31분 24초를 뛰며 평균 14.9점 5.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도수의 부상, 김영환의 입대 등으로 생긴 포워드진의 공백을 온몸으로 메웠다. 박상오는 챔피언결정전 MVP도 노리느냐는 질문에 “일단 챔프전을 가야겠지만, 우리 팀에는 조성민, 송영진, 조동현 등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그들이 잘해줄 것”이라며 양보(?)했다. 남은 꿈을 묻자 “집에 자주 못 가서 아기가 없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2세를 갖는 게 목표”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신인상은 45표를 받은 박찬희(인삼공사)가 차지했다. ‘최고 루키’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동료 이정현(32표)이 꽃다발을 안겨 주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박찬희는 “농구를 하면서 한번밖에 받지 못하는 상이라 더 좋다. (이)정현이랑 누가 되든 한턱 말고 두턱을 내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KT 전창진 감독은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24표)을 제치고 2년 연속 감독상을 받았다. 통산 5번째 수상. KT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과 리그 최다승 신기록(41승) 등 굵직한 업적을 이뤘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이민정 “여신요? 카리스마 李배우로 불리고파요”

    이민정 “여신요? 카리스마 李배우로 불리고파요”

    봄을 닮은 상큼한 미소가 매력적인 탤런트 이민정(29). 그녀는 요즘 연예계에서 가장 촉망받는 여배우 중 한명이다. 드라마와 영화 주연은 물론 각종 CF까지 섭렵하며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는 그녀를 지난 9일 SBS 수목드라마 ‘마이더스’의 촬영장에서 만났다. 이민정의 지난 2년은 누구보다 바빴다.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혜성같이 등장한 그녀는 그해 주말극 ‘그대, 웃어요’의 주연을 따내더니 영화 ‘시라노; 연애 조작단’(2010)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승승장구’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러고 보니 지난 2년 동안 참 바쁘긴 바빴네요. 그동안 제 작품이 다 잘됐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중박’은 한 것 같은데…. 하지만, 예전엔 저를 대충 아셨다면, 요즘엔 저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분이 확실이 많아지신 것 같기는 해요.” 동그란 눈매에 오똑한 코. 연약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딱 부러지고 다부진 말투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내 털털한 눈웃음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재주가 있다. 그녀의 이런 외모와 매력 때문에 ‘여신’이라는 낯간지러운 수식어도 심심찮게 따라붙는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참 민망해요. 제가 어떻게 보면 특출나게 예쁜 것은 아니잖아요. 정말 여신까지는 아닌 것 같고요. 그냥 매력 있는 정도로 해주세요. 얼마 전에 김희애 선배님이 ‘아침부터 여신이랑 촬영했네.’ 하면서 웃으시는 통에 정말 민망해서 혼났어요.”(웃음) 하지만, 그녀가 처음부터 연기자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물론 고등학교 때 길거리에서 연예기획사 관계자의 명함을 받은 적은 있지만, 성격상 연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연출이나 제작 쪽에 관심이 많아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입학했다. “학교에서 올린 공연 무대에 서게 되면서 3년간 연극에 푹 빠져 지냈어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오디션에 응시하는 등 준비를 했고, 2006년 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를 통해 데뷔했죠. ” ●상큼발랄 대명사서 비련의 여주인공 ‘정연’으로 연기 변신 그러나 연예계에서 처음부터 그녀의 등장을 반긴 것은 아니었다. 2~3년 무명의 시간을 거치면서 뜻대로 되지 않아 여러번 좌절도 하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마침내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이민호)의 악혼녀 하재경 역을 맡는 행운이 찾아왔다. “어느 배우나 처음엔 얼굴을 알리는 유예 기간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내가 배우라는 직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도 들기 마련이죠. 저도 그런 생각을 할 때쯤 ‘꽃남’의 출연 제의를 받았어요. 만일 그때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 지금도 다른 작품에서 열심히 뭔가를 보여주려 하고 있겠죠.” 그녀는 ‘꽃보다 남자’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 시기가 꼭 좋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어디엔가 갇히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 곧바로 ‘그대, 웃어요’를 통해 주연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만만찮은 성장통은 계속됐다. “사람은 자기가 갖고 있는 것보다 조금 더 하기를 요구받을 때 성장한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때 감독님께 ‘텍스트만 준비하지 말고, 자신을 놀라게 할 만한 연기를 하라.’고 크게 혼난 적이 있어요. 나중에 기선 제압용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당시엔 청천벽력과도 같았죠.” ●깍쟁이 외모요? 친구들은 절 ‘남자친구’처럼 의지해요 이런 그녀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은 영화 ‘시라노;연애 조작단’이다. 자신의 첫 주연작으로 28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각종 신인상을 거머쥐며 그녀는 ‘충무로의 샛별’로 떠올랐다. 이후 원톱 주연의 드라마와 영화 출연 제의가 쏟아졌지만, 그녀는 의외로 김희애, 장혁 등과 공동 주연작인 ‘마이더스’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제가 아직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 갈 여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희애 선배님과 연기를 한다면 좋은 영향을 받아 내실이 다져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김 선배님은 시선이나 대사 처리 등 배울 점이 참 많아요. ” 언젠가 “연기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는 김희애 선배의 말을 듣고 감명을 받았다는 이민정. 상큼 발랄의 대명사였던 그녀는 ‘마이더스’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정연 역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이번엔 각 잡힌 정극 스타일의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저도 솔직히 정연이 출세를 위해 잘 해보겠다는 도현(장혁)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여자가 좋아했던 것은 그 남자의 세속적인 모습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이기 때문에 외부의 조건에 의해 사람이 변할 때 여자가 충분히 괴로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강남 5대 얼짱’이라는 별칭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깍쟁이 같은 외모와 달리 주변 친구들이 ‘남자 친구’처럼 여기고 의지하는 편이라는 이민정. 동갑내기인 여배우 손예진, 송혜교 등이 한참 앞서 가지만, 조급해하기보다는 차분히 한발 한발 나아가고 싶단다. “전 아직 제 감정에 휘둘리는 편인데, 확실히 경력이 오래되신 분들은 가만히 있어도 예쁘고 어떤 내공이 있는 것 같아요. 어제는 이덕화 선배님을 보고 연예인을 오래 하는 분들은 성인군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직업이 일 대 다수를 상대하기 때문에 오해도 많고, 신경쓰이는 부분이 참 많거든요.” 이민정은 요즘 김희애를 보면서 관리만 잘한다면 20대의 풋풋함보다는 30대의 농익은 아름다움이, 40·50대의 멋진 카리스마가 더욱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10년 뒤 모습을 묻자 “혹시 일흔까지 국민 배우로 일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그녀의 농담이 현실이 되어 오랫동안 사랑받는 배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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