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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화장실 청소부가 아리따운 여대생이라면?

    남자화장실 청소부가 아리따운 여대생이라면?

    여대생이 남자화장실 청소부가 되는 설정의 실험 영상이 국내 한 커뮤니티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해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은 ‘만약 남자화장실 청소부가 아리따운 여대생이라면’이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이후 등장한 미니스커트 차림의 여대생은 대걸레를 들고 남자화장실을 곳곳을 청소하더니 남성들이 소변을 보는 모습을 빤히 쳐다보거나 남성들을 대걸레로 툭툭 치기도 한다. 여대생 청소부는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 신음소리를 내더니 남성들이 반응을 보이자 낑낑대며 휴지통을 옮기는 민망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영상을 만든거냐”며 분노하고 있다. 우선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한 것 자체가 불법일 뿐더러 소변을 보는 남성들을 쳐다보거나 일부러 신음소리를 내는 모습 등이 남성에 대한 성희롱이라는 이유에서다. 해당 영상은 현재 9만 건에 이르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300여 개 이상의 비판 댓글이 달리고 있다. 사진·영상=Hee Jung Yun/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열린세상] 병신년의 노래/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열린세상] 병신년의 노래/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지금으로부터 두 갑자, 즉 120여년 전인 1896년도 올해처럼 병신년이었다. 그 두 해 전인 갑오년(1894)에 동학농민혁명이 발생했다. 이때 “가보세 가보세/을미적 을미적/병신 되면 못 가리”라는 동요가 유행했다. ‘가보’란 갑오년을 뜻하고, ‘을미’는 이듬해인 을미년(1895), ‘병신’은 병신년을 뜻한다. 이 노래에 대해서 당시의 자료인 ‘동학농민란’(甲午東學亂)은 “동학란이 갑오년에 성공을 해야지 만일 갑오년이 지나고 을미년, 병신년에 다다르면 실패한다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갑오년에 구체제를 뒤엎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해야지 을미적대다가 병신년까지 가면 실패한다는 뜻의 노래다. 천도교 계통에서 발간하던 ‘별건곤’ 1928년 8월호에는 청오(靑吾)라는 필자가 ‘민중운동으로 일어난 갑오동학란(甲午東學亂) 비록(秘錄)’을 싣고 있다. 청오는 이 노래에 대해 “동학란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물론 누구도 그 뜻을 알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이 노래는 동요라기보다는 정치 상황을 풍자하거나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희구하는 참요(讖謠)에 속한다. 영조 말엽에는 어린 아이들이 “망국동(亡國洞)에 망정승(亡政丞)”이란 동요를 불렀다고 전한다(‘영조실록’ 46년 3월 22일). 안국동에 살던 홍봉한·인한 형제 정승이 자신의 사위인 사도세자 살해에 가담하자 이들 때문에 나라가 망하리라는 뜻의 참요가 유행했다는 것이다. ‘삼국사기’ ‘최치원 열전’에는 최치원이 고려 태조 왕건에게 “계림은 누런 잎(黃葉)이요, 곡령(鵠嶺)은 푸른 소나무(靑松)”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말하고 있다. 계림은 신라를 뜻하고, 곡령은 개경의 옛 이름이니 신라는 지고 왕건이 새 왕조를 개창할 것이라는 예언이다. 최치원이 이런 참요를 실제로 왕건에게 전달했는지는 논란이 있다. 그러나 당나라에서 과거에 급제하고 국제적인 문명을 떨쳤지만 귀국 후에는 골품제라는 카르텔에 막혀 좌절했던 지식인 최치원이 골품제가 무너지는 새로운 세상을 희구했을 것이란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동학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동학은 1860년 4월 5일 교주 최제우(崔濟愚)가 고향인 경주 구미산 용담정에서 “마음이 떨리고 몸이 전율”하는 해탈의 경지를 체험하고 나서 창도(創道)했다. 그러나 동학은 단순한 종교가 아니었다. 2대 교주 최시형(崔時亨)은 ‘사람 섬기기를 한울님같이 한다’는 사인여천(事人如天) 사상을 주창했는데, 최시형이 말하는 사람은 양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었다. 최시형이 ‘해월설법’(海月說法)에서 “나는 비록 부인이나 어린아이의 말이라도 배울 만하면 배우고 스승으로 모실 만하면 스승으로 모신다”고 말한 것처럼 양반 카르텔에 신음하는 밑바닥의 모든 백성들이 하늘이라는 뜻이었다. 동학이 삽시간에 농민들에게 퍼져 나간 것은 단순한 신앙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리라는 변혁의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라도 고부의 전봉준(全琫準)이 봉기의 깃발을 들자 전국 각지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던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주요한(朱耀翰)이 발행하던 ‘동광’(東光) 제26호(1931년 10월 4일)는 조용만(趙容萬)이 지은 “가보세”란 희곡을 싣고 있다. 민씨 척족정권 아래서 신음하던 전북 남원 근처의 한 촌가가 배경인데, 어린아이들이 “가보세 가보세…”라는 위의 동요를 부르면서 지나가자 주인공 순돌(順乭)이 “가자 빌어먹을, 병신 되기 전에 어서 가자”라고 동조하고 나서는 것으로 시작한다. 참요가 성행하는 것은 그만큼 사회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가득 차 있다는 방증이다. 20~34세의 청년들을 심층 면접했더니 절반에 가까운 청년들이 우리 사회의 ‘붕괴와 새로운 시작’(46.6%)을 원한다고 답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 사회의 붕괴가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다. 2015년 을미년이 금수저, 흙수저 같은 ‘수저론’과 ‘헬조선’같은 참구(讖句)로 을미적댄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병신년 새해지만 희망의 메시지는 들리지 않는다. “병신 되면 못 가리”라는 참요 대신 “병신년에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구조가 확 뜯어고쳐질 것”이라는 희망의 노래를 갈구하는 것이 필자만의 마음은 아닐 것이다.
  • 나날이 바뀌는 베이징 뿌연 하늘 변천상

    나날이 바뀌는 베이징 뿌연 하늘 변천상

    중국 베이징은 새해 벽두부터 미세먼지로 신음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이 지난 한 해 동안 베이징의 하늘을 꾸준히 사진찍어온 모습을 공개해 화제다. 중국일보는 3일 중국 베이징이 지난 한 해 동안 겪었던 스모그 피해 현황을 한 눈에 상징적으로 볼 수 있는 일련의 사진을 보도했다. 한 네티즌이 같은 위치에서 매일처럼 찍었던 사진에는 베이징 하늘의 색깔 변화를 알 수 있게 했다. 특히 지난해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렸던 제70주년 전승기념일 열병식 때만 파란 하늘이 존재했다고 해서 네티즌들이 자조적으로 붙인 '열병람(阅兵蓝)'의 파란 하늘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전동차 운행을 제한하고, 기업들의 공장 가동도 중지시키는 등 미세먼지 오염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임시방편의 대책이 끝난 9월 이후 다시 누런 하늘색을 되찾아 시민들의 냉소는 더욱 커졌다. 특히 12월 7~9일 스모그가 극심했던 날의 누런 베이징 하늘 또한 한눈에 보인다. 당시 베이징시 당국은 공기오염정도의 최고등급인 '홍색 경보'를 발표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심한 수준이었다. 마침 새해 첫 날 파란 하늘을 보인 사진까지 공개하며 '2016년 내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다음날 곧바로 누런 하늘이 이어져 댓글에는 네티즌들의 빈축이 이어졌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사진]나날이 바뀌는 베이징의 뿌연 하늘 모습

    [사진]나날이 바뀌는 베이징의 뿌연 하늘 모습

    중국 베이징은 새해 벽두부터 미세먼지로 신음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네티즌이 지난 한 해 동안 베이징의 하늘을 꾸준히 사진찍어온 모습을 공개해 화제다. 중국일보는 3일 중국 베이징이 지난 한 해 동안 겪었던 스모그 피해 현황을 한 눈에 상징적으로 볼 수 있는 일련의 사진을 보도했다. 한 네티즌이 같은 위치에서 매일처럼 찍었던 사진에는 베이징 하늘의 색깔 변화를 알 수 있게 했다. 특히 지난해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렸던 제70주년 전승기념일 열병식 때만 파란 하늘이 존재했다고 해서 네티즌들이 자조적으로 붙인 '열병람(阅兵蓝)'의 파란 하늘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전동차 운행을 제한하고, 기업들의 공장 가동도 중지시키는 등 미세먼지 오염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임시방편의 대책이 끝난 9월 이후 다시 누런 하늘색을 되찾아 시민들의 냉소는 더욱 커졌다. 특히 12월 7~9일 스모그가 극심했던 날의 누런 베이징 하늘 또한 한눈에 보인다. 당시 베이징시 당국은 공기오염정도의 최고등급인 '홍색 경보'를 발표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심한 수준이었다. 마침 새해 첫 날 파란 하늘을 보인 사진까지 공개하며 '2016년 내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다음날 곧바로 누런 하늘이 이어져 댓글에는 네티즌들의 빈축이 이어졌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2016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노인과 바닥-김주원

    [2016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노인과 바닥-김주원

    >> 등장인물 노인(77) 소년(12)-아역이 아닌 성인 배우가 연기할 경우 의상으로 소년다움을 표현 노인의 아들(50세) 노인의 며느리(40대 후반) 노인의 중년 시절 목소리와 친구 목소리-1인 다역 가능 무대 불이 켜지면 단출한 방이 보인다. 정면 벽면에 가족사진이 비스듬하게 걸려 있다. 노인 부부의 중년 시절 모습으로 가운데에 12살 아들이 있다. 아들의 모습은 극 중 소년과 일치. 구석에 오래된 소형 냉장고. 그 옆에 환경미화원들이 사용하는 커다란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기대어 놓여 있다. 우산 통에 우산이 하나 꽂혀 있다. 가난한 분위기보다 가구가 없는 느낌으로 표현. 정면을 보며 방바닥에 앉아 두 손으로 낚싯대를 잡고 있는 노인. 낚싯바늘에 미끼도 없다. 배우가 손으로 낚싯대를 들고 연기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낚싯대를 받칠 수 있는 탁자가 있어도 무방하다. 낚싯줄은 힘없이 바닥에 축 늘어져 있다. 노인은 사뭇 진지하다. 시간 비 오는 밤 노인의 방 빗소리 점점 거세지는가 싶더니 천둥소리. 노인: (폭우 소리에 주위를 돌아보며) 꼭 그놈 울음소리 같군. 낚싯대를 잡고 다시 집중하며, 노인: 놈은 모를 게야. 이 늙은이가 여기서 자길 얼마나 기다렸는지. 개나리 진달래 핀 봄에 오려나. 햇살 따뜻한 여름이려나. 낙엽 뚝뚝 떨어지는 가을, 하얀 눈 푹푹 날리는 겨울에 올까. 근데 딱 오늘 같은 날이었군. 비 오는 이런 밤에 누가 와도 모르지. 아무렴, 누구 하나 죽어도 모를 날씨야. 빗소리 잠잠해지고 똑똑, 노크 소리. 소년 목소리: 저예요. 또 문밖에 왔어요. 노인: 비 맞을라. 얼른 들어오너라. 소년 목소리: 전 이 정도 비바람엔 끄떡없는걸요. 노인: 다행이다. 아까 그놈은 울부짖더구나. 소년 목소리: 전 안 울어요. 약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노인: 사람이 약하기만 한 건 아니란다. 소년 목소리: 때에 따라 날씨처럼 바뀌죠. 노인: 어서 그놈이 와야 할 텐데. 소년 목소리: 또 그놈을 기다리나요? 노인: 그래. 아무래도 오늘은 놈이 올 것 같다. 소년 목소리: 도대체 언제 저랑 함께 가실 거예요? 노인: 얘야, 난 그놈을 기다려야 한다. 만나야 해. 소년 목소리: 그럼, 전 그놈이 올 때까지 기다려요? 노인: 바쁘면 먼저 가려무나. 소년 목소리: 그럴 수 없으니 문제죠. 노인: 늙은이가 된 후부터 그놈을 기다려 왔지. 소년 목소리: (웃으며) 늙은이요? 언제 늙은이가 되셨는데요. 노인: 기다리면서부터. 여기 이렇게 낚싯대 앞에서. 낚싯대를 쥔 노인의 손이 슬쩍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물고기 입질이 온 듯. 노인: 쉿. 소년 목소리: 왔나요? 그놈이? 노인 일어나 낚싯대를 쥐고 크게 좌우로 휘청댄다. 큰 물고기 움직임에 따라가듯이. 노인: 그런 것 같구나. 노인 어떻게든 낚싯대를 끌어 올리려고 한다. 빗소리 거세지고 노인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다 낚싯대를 놓치며 뒤로 넘어진다. 암전 무대 불 켜지고, 노인 허탈하게 앉아 있다. 곧 방문 열리고 소년 들어온다. 노인: 그놈이 아니었어. 소년: 저 왔어요. 노인: 오늘도 보여 줄 게 없구나. 소년: 할아버지만 있음 돼요. 노인: 오늘도 오지 않으려나 보다. 그놈이 아니었어. 소년: 대신 이렇게 제가 왔잖아요. 노인: 하지만 방금 엄청난 놈을 놓쳤다. (일어나 두 팔을 크게 벌리며) 적어도 이만 한 놈이었는데. 아니 훨씬 클 거다. 소년: 저도 알고 보면 엄청난 놈인데. 알면 깜짝 놀랄걸요? (낚싯대를 주워 와 굽히며) 와우 굉장한 놈이었나 봐요. 휘어졌어요. 할아버지 허리처럼. 노인: 어쩔 수 없어. 시간이 쾅쾅 밟고 가는데 별 수 있나. 소년: (한 손에 낚싯대를 들고) 다시 보세요. 멀쩡해요. 노인: 내 허리도 멀쩡하다. 이 바닥에서 낚시하는 덴 지장 없지. 얘야, 그걸 이리 다오. 소년, 낚싯대를 노인에게 건네며 그 옆에 앉는다. 노인, 정면을 바라보며 다시 낚시를 하고 소년: 다시 기다리는 건가요? 노인: 그놈은 온다. 소년: 놈이 알까요. 할아버지가 이렇게 기다리는데. 노인: 그냥 기다려야 하는 거야. 서두르면 안 돼. 소년: 알아요. 저도. 그래서 밤마다 그냥 여기 앉아 있잖아요. 노인: 놈은 온다. 꼭 와. 오늘 밤이 가기 전에. 소년: 어휴,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요. 저도 빨리 할아버지와 여길 떠나고 싶거든요. 노인: 아까 놈이 울었단다. 창에 찔린 것마냥 고통스런 비명이었다. 결국 여기로 올 수밖에 없어. 살기 위해서 나를 찾아올 게다. 소년: 죽기 위해서가 아니고요? 노인: 죽을 거면 저렇게 비명도 지르지 않았어. 계속 나한테 신호를 보내는 거야. 놈은 알아. 내가 자기를 살려 줄 불빛이라는 걸. 소년: 과연 그럴까요. 노인: 그런 장면이 꿈에 나왔어. 요즘 매일 그놈 꿈을 꾼다. 그놈은 피를 철철 흘리며 나를 찾아와. 붉은 피는 보이는데 그놈 모습은 희미하지. 소년: 치, 할아버지는 바로 옆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빗줄기 소리 다시 들리고, 낚싯대가 꿈틀거린다. 소년: 어? 그놈인가요? 노인: 이놈은…, 이놈은! 노인 일어나서 낚싯대를 끌어 올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빗줄기 소리 점점 거세지고 노인은 낚싯대를 붙잡고 버둥댄다. 소년: 도울게요. 노인: 아니다! 소년: 제 허리는 멀쩡해요. 제 팔 힘은 어마어마하죠. 한 손으로 그놈도 때려눕힐 수도 있어요. 노인: 얘야, 비켜라. 이건 나와 놈과의 일이다. 소년 뒤로 조금씩 물러나며 퇴장 무대 조명, 낚싯대와 사투를 벌이는 노인만 비추는 가운데 빗줄기 소리 점점 거세진다. 방문 두드리는 소리 들리고, 문 열리며 며느리 등장한다. 며느리 노인을 보고 놀라며 조심스레 주변을 맴돈다. 노인이 낚싯대를 들어 올리려는 순간 며느리가 한 손으로 잡는다. 노인 비로소 며느리 바라보고 빗줄기 소리는 점점 약해지며 꺼짐. 며느리: (낚싯대를 뺏어 뒤에 들고) 아버님도 제정신이 아니군요. 노인: (정신 차려 며느리 바라보며) 누구신지…. 며느리: 저를 못 알아보시겠어요? 상태가 더 악화되셨군요. 저예요. 아직까지 아버님 아들하고 이혼 안 하고 같이 사는 여자. 노인: 그래, 내 아들 결혼식 때 봤구나. 20년 만인가. 며느리: 10년 만이에요. 아버님. 노인: 아하, 그래 오랜만이구나. 며느리: 전혀 반가운 표정이 아니시네요. 노인: 아니다. 네가 올 줄 몰라서 당황스럽긴 하다. 하지만 방금 그보다 더 당황스러운 일이 일어나서 그래. 며느리: 무슨 일이죠? 지금 저희 집안 돌아가는 것보다 더 당황스런 일이 있겠어요? 노인: 아깝게 놓쳤어. 네가 들어오는 바람에 그놈이 달아났다. 며느리: (히스테릭하게) 어딜 가나 제 탓! 아버님도 제 탓이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올걸 그랬어요. 아버님마저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노인: 네 탓이라고는 안 했다. 며느리: 방금 제가 와서 잘못됐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요. 저는 잘못됐어요. 그런데 제가 뭘 잘못했나요? 며느리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기 시작한다. 노인, 한 손으로 며느리의 어깨를 다독여 준다. 노인: 얘야, 잘 왔다. 나는 꽤 오래전부터 기다렸단다. 며느리: (고개 들며) 저를요? 노인: 그놈을 가장 기다렸지. 하지만 네가 와도 좋구나. 여기에 너무 오랫동안 사람이 오지 않았어. 며느리: 맞아요. 그 애는 너무 오랫동안 혼자 있어요. 노인: 그 애라니. 내 아들 말이냐. 그 애가 혼자 있니? 며느리: 아니, 아버님 손자요. 그이는 애가 아니잖아요. 노인: 나한테는 애로만 보이는구나. 그 애가 안 온 지 꽤 됐지. (가족사진을 보며) 저 사진을 찍을 때 참 좋았다. 그때는 몰랐지. 저 때 그 애가 몇 살인 줄 아니? 며느리: 아버님의 그 애가 사진 속에서 몇 살인지, 그런 게 뭐가 중요하죠? 노인: 열두 살이란다. 저 때 저 애를 데리고 바다 여행을 그렇게 다녔다. 며느리: 과거잖아요. 중요한 건 현재라고요. 노인: 현재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게냐? 며느리: 문제투성이죠. 아버님도 저도. 아버님의 손자까지도. 그 애는 잘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뭐하는지 아세요? 대학 실패하고 방에서 게임만 해요. 노인: 나도 방에서 낚시만 한다. 며느리: 아버님은 노인이잖아요. 그 앤 팔팔하다고요. 노인: 기다려 봐라. 다 때가 올 게다. 그 애도 기다리고 있을 게야. 자, 낚싯대를 다오. 지금 나는 낚시를 해야 할 때야. 며느리: (낚싯대를 더 뒤로 감추며) 그럴 때가 아닐 텐데요. 노인: 넌 모를 게다. 내가 여기서 얼마나 오래 낚싯대를 붙잡고 있었는지. 얼마나 애타게 그놈을 기다려 왔는지. 어서 낚싯대를 다오. 며느리: 그보다 허리는 어떠세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오년 전 새벽 청소하다 빙판길에 미끄러지셨다면서요. 노인: 참 일찍 묻는구나. 며느리: 저도 정신없었어요. 그 애는 저하고 한마디도 말을 안 해요. 전 혼자 상담받으러 다니느라 힘들었어요. 노력할 만큼 했다고요! 노인: 내 허리는 좋다. 낚시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 며느리: 솔직히 망가졌잖아요. 그 후로 일을 못 하시죠. 노인: 낚시는 할 수 있다. 낚시하며 기다리는 일도 할 수 있지. 며느리: 그런 건 일이 아니에요. 돈이 나와야 일이죠. 지금 집에 일하는 사람이 없어요. 다들 불량품이 됐다고요. 그래도 아버님은 멀쩡하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제정신이 아니실 줄이야. 노인: 나는 멀쩡하다. 낚싯대를 다오. 며느리: 제발 그만하세요. 노인: 내 집이야. 뭐든 할 수 있다. 내 맘대로. 며느리: 하지만 명의는 그이 앞으로 되어 있잖아요. 확인하고 오는 길이에요. 노인: 그래서 낚시를 하지 말라는 거냐? 이 집은 내가 청소해서 겨우 마련한 거야. 그 애 앞으로 해 놓은 것도 나다. 며느리: 이런 곳에 아버님을 방치할 수 없어요. 노인: 방치라니, 여기서 난 일을 하고 있다. 며느리: 무슨 일요? 노인: 그놈을 기다리는 일. 오늘처럼 비바람이 불었다가 잔잔해지면 심장이 뛴다. 이 나이에 심장이 뛰다니. 두근두근 누가 북을 치는 것마냥. 이게 다 그놈 때문이야. 얘야(귓속말하듯 가까이) 이 바닥 아래에 깊은 바다가 있어요. (정면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넓기도 하단다. 며느리: 정신 차리세요. 우리는 바닥에 있어요. 아버님! 빗소리 들리는 가운데 노인 천천히 바닥에 누우며 노인: 그날도 비가 왔어. 밤이었다. 새벽이었나. 뭐 늙은이 혼자 있는데 밤인지 새벽인지가 뭐가 중요하겠어. 이러고 바닥에 귀를 대고 있는데 들리는 게야. 그 소리가. 빗소리를 뚫고 (나지막하게) 왜에 왜에 왜에 로오옵 로오옵 로오옵 다아다아다아. (천천히 일어나며) 뭐지. 빗소리를 뚫고 깊은 데서 신음처럼 올라오는 이 소리는 뭘까. 다음 날 바닥에 귀를 대고 있으니 파도소리가 들렸어. 이 바닥 깊은 곳에 바다가 있는 게야. 그놈은 거기에서 혼자서 울고 있던 거고. 상상이 안 가지? 나도 허리 다치기 전에는 몰랐단다. 며느리: 그때는 새벽부터 이 일 저 일 나가셨잖아요. 깊이 주무셨을 텐데. 노인: 그래, 일을 안 나가고 바닥에 누워 있으니 들리더구나. 며느리: 다 일을 못해서 생긴 병이에요. 노인: 병이 아니다. 며느리: 그이는 병에 걸렸어요. 노인: 뭐라고? 며느리: 네, 아버님 아들이 병에 걸렸어요. 보증까지 서더니 결국 사기당했어요. 백세시대라는데 인생의 절반까지 모은 재산을 날렸어요. 노인: 그 애는 어디에 있니. 며느리: 사기꾼 잡겠다고 전국을 이리저리 다녔죠. 올 초에 빈손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바닥에 누워 헛소리를 해요. 노인: 그 애도 바닥에서 바다를 발견한 거니? 며느리: 뭘 깨달았다고 하더군요. 그이는 제정신이 아니에요. 3년 전, 회사 정리해고 명단에 그이가 포함됐죠. 처음부터 제가 그 친구 조심하라고 했어요. 그런데도 돈을 빌려주고 순진하게 낚인 거예요. 친구가 아니라 사기꾼이죠. 그래도 걱정 마세요. 이 집은 안전하니까요. 노인: 마침내, 너희에게 이걸 줄 때가 왔구나. 며느리: 이제 말이 통하네요. 아버님. 그래서 십년 만에 아버님을 찾아온 거예요. 노인 냉장고에서 오래된 책을 한 권 꺼내 가져온다. 책 제목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노인: 헤밍웨이란 작자가 쓴 노인과 바다란다. 이걸 읽으면 견딜 수 있다. 내가 그랬거든. 며느리: 작자가 아니라 작가예요. 아버님은 제정신이 아니시네요. 노인: 난 멀쩡하다. 봐, 낚시도 하잖니. 아직 귀도 멀쩡해서 저 밑바닥에 있는 바닷소리도 듣는다. 며느리: 방금 책을 냉장고에서 꺼내셨잖아요! 노인: 이건 내 꿈이었다. 꿈은 싱싱해야 하니까. 상하면 안 되지. (책 냄새를 맡으며) 다행히 아직은 괜찮구나. (책을 들어 휘리릭 넘겨 보이며) 자 바다가 보이지? 며느리: 우린 바닥에 있다니까요! 노인: 네 나이 때 길바닥 청소를 하다가 주웠지. 성탄절 새벽이었다. 버릴 수 없었어. 바다, 라는 두 글자 때문이었다. 젊어서는 배를 타고 멀리 나가고 싶었어. 하지만 그럴 수 없었지. 바닥이 날 잡아 끌었으니까. 가족이 먹고살 만해지면 바다에 나가려고 했는데…. 어느 날 눈 떠 보니 나는 노인이 되어 바닥에 누워 있더구나. 하지만 이 바닥 깊은 곳에 바다가 있을 줄이야. 자, 어서 낚싯대를 다오. 빗줄기가 점점 거세진다. 노인: (천장을 두리번거리며) 그놈이 올 것 같아. 그놈이 오기에 딱 좋은 날씨군. 자, 빨리 그걸 달라니까. 며느리: 아뇨. 그이도 아버님도 치료가 필요해요. 노인: 병원은 필요 없다. 며느리: 병원이 아니에요. 주변에 푸른 나무들이 있을 거예요. 공기도 상쾌할 거예요. 무엇보다 아버님은 혼자가 아닐 거구요. 이런 낚시는 거기서도 맘껏 할 수 있어요. 그러려면 이 집을 팔아야 해요. 천둥소리! 며느리 깜짝 놀란 틈을 타 노인 낚싯대를 뺏어 온다. 대신 며느리 품에 책을 안겨 주며 노인: 자, 이걸 그 애한테 전해다오. 며느리: (책을 한 손에 들고 어이없어하며) 우리가 봐야 할 건 이런 게 아니에요. 이 집이 필요해요. 현실을 똑바로 보세요. 며느리 퇴장. 문밖에다 책을 홱 버린다. 노인 정면 보며 낚시를 한다. 빗소리 점점 줄어들며 똑똑 노크 소리 들리고 소년 목소리: 들어가도 돼요? 노인: 또 비가 오는구나. 추울 테니 어서 들어오너라. 소년 목소리: 추위 따위가 제 일을 방해하지는 못해요. 그리고 전 추위 같은 건 아무렇지 않아요. 노인: 젊었을 땐 나도 그랬지. 너만 한 아들이 있었을 때 말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두렵지 않았어. 아들이 쑥쑥 크고 있었으니까. 가진 게 없는 이들에겐 견디는 힘이 필요하지. 어느 날 바닥 청소를 하다가 허리가 아파 고갤 들었을 때 알았나. 아들은 이미 지 애비 키를 훌쩍 뛰어넘어 있었어. 그리고 내 몸에서 젊음이 빠져나갔더구나. 소년: 아 참, 누가 이겼어요? 노인: 모르겠다. 며느리하고 나 둘뿐이라서. 우리 둘 중 누가 이겼다고 할 수 있겠니. 소년, 문 열고 들어와 노인의 옆에 앉는다. 소년: 아이 참, 그놈하고 한 판 승부 말이에요. 노인: 안 왔다. 소년: 아까 왔다고 했잖아요. 노인: 그놈은 늘 올락 말락 한 곳에 있지. 그리고 난 그놈과 승부를 하려는 게 아니야. 소년: 그럼요? 노인: 그냥 만나고 싶구나. 놈을 억지로 여기 데려올 수는 없어. 정말 올 마음이 있다면 놈 스스로 낚싯줄에 걸려들 거야. 그럼 난 힘들이지 않고 들어 올리기만 하면 돼. 소년: 그놈이 올까요? 오늘이 가기 전에. 노인: 올 거야. 소년: 할아버지는 왜 그놈을 기다리죠? 노인: 그게 내 일이란다. 마음이 끌리는 일. 소년: 어서 그놈이 왔으면 좋겠어요. 노인: 너도 그놈이 보고 싶니? 소년: 전 그놈을 기다리는 할아버지를 기다려요. 노인: 오늘은 특별한 날이구나. 오랫동안 낚싯대를 들고 있었지만, 이런 날은 처음이야. 하루에 두 명이나 여길 왔어. 그중 한 명이 가족이라니. 소년: 오랫동안 가족이 안 왔군요. 노인: 한때 내 가족은 셋이었다. 아내와 아들이 함께 있을 때. 까마득한 일이야. 소년, 일어나 벽면 뒷면에 비스듬하게 걸린 가족사진을 본다. 소년: 아들이 엄마를 닮았네요. 노인: 깊은 데는 날 더 닮았지. 사람 말을 잘 믿는 거. 저 애가 친구한테 돈을 빌려줬다더군. 친구 사정이 딱했던 모양이지. 나도 그랬던 적이 있어. 그때 돈을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어. 기억이 안 나. 가끔 이럴 때 답답하지. 바닥에서 뭔가를 끌어 올리고 싶은데 아무것도 안 걸리는 게야. 소년: 도와드릴까요? 노인: 네가 말이냐? 소년: 비키라고 안 하시면. 소년, 양반다리로 앉은 다음, 자연스레 노인의 머리를 제 다리에 눕힌다. 노인, 소년의 다리를 베고 옆으로 누운 모습. 소년: 자, 눈을 감아 보세요. 기억이 떠오를 거예요. 영화의 되감기 장면처럼. 노인:(눈 감고) 그래, 그때 친구 놈 말을 끔찍하게 믿었지. 아니 믿고 말고 할 게 없었어. 당장 어린 아들이 수술을 해야 한다는데, 어쩌겠어. 친구 놈은 내가 적금 타는 걸 알고 있었거든. 퇴직금을 받는 대로 준다고 했는데. 소년: 못 받았나요? 노인: 안 받았지. 소년: 사람들은 돈이라면 다 좋아하지 않나요? 돈 싫어하는 사람 못 봤어요. 자식이 돈 때문에 집에 불 질러서 부모가 한날한시에 죽는 경우도 많아요. 부모가 돈 타려고 어린 자식을 보내는 경우도 있고요. 근데 왜 그 돈을 안 받았나요? 노인:(침울한 목소리로) 그 돈을 내가…어찌 받나. (사이) 친구 놈이 영영 떠났어. 차 사고로. 아들을 따라간 게야. 아들이 수술 도중에 먼저 갔거든. 무대 어두워지고, 허공에서 40대 중반 노인과 친구 목소리 들린다. 노인 목소리: (40대 중반) 자네 아들 수술, 이번에는 성공할 거야. (사이) 돈 꼭 돌려줘야 하네. 친구 목소리: 고맙네. 내일모레 퇴직금 들어오니까 걱정 말고. 내가 무슨 일을 해서라도 줄 테니까. 노인: 그건 친구 목숨 값이었어. 뒤늦게 친구의 편지를 받고 알았지. 그 친구가 저세상으로 갔다고 하니, 아내가 깜빡했다며 등기 우편을 하나 내밀더군. 편지에 사망 보험금 수령인을 나로 해 놨다고 쓰여 있더군. 더 일찍 읽었더라면…. 소년: 뭐가 달라졌을까요. 노인: 아내에게 화를 내지 않았겠지. 그때부터 아내의 뇌에 고드름이 생긴 것 같아. 내 머리에 흰머리가 군데군데 쌓일 때 아내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었지. 아내의 뇌에 녹지 않을 고드름이 크게 자리 잡았거든. 아내의 종양은 고드름 모양이었어. 아내는 고통스러워했어. 아내가 떠났을 때 난 이렇게 말했어. 축하해, 여보. 노인, 태아처럼 몸을 웅크려 본다. 소년, 낚싯대를 바닥에 내려놓고 노인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노인: 왜 나만 이러고 있지. 친구도 아내도 떠났는데. 소년, 노인을 일으켜 앉히며 소년: 할아버지, 눈 뜨세요. 노인, 눈 뜨고 낚싯대를 잡는다. 소년: 지금은 아들과 둘이 남은 건가요? 노인: 나 혼자란다. 그놈이 오기 전까지. 소년: 저도 끼워 주세요. 그럼 다시 셋이 되잖아요. 노인: 너는 가족이 아니잖니. 소년: 그럼, 그놈은 할아버지와 가족인가요? 노인: 모르겠구나. 오래전에 이 바닥에서 그놈의 숨소리를 들었다. 놈은 심해에서 혼자 버티고 있었지. 그 소리를 계속 들으며, 고통스러웠어. 여기 가슴이 아팠다. 왜 나도 아플까. 저 밑바닥에서 놈을 끌어 올리기로 했지. 그때부터 놈은 남이 아니었다. 소년: 그놈이 올 때까지 할아버지는 여기를 안 떠나겠네요. 노인: 올 거야, 놈은. 소년: 네,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벌써 밤 열한 시예요. 노인: 이 방에는 시계가 없단다. 빛과 어둠만 드나들 뿐이지. 소년: 그래도 저는 알아요. 전 남들과 다르다니까요. 노인: 쉿! 빗소리 들리기 시작하고. 입질이 온 듯 노인 낚싯대 쥔 손을 움직인다. 소년: 빗소리예요. 노인: 저 밑바닥에서 뭐가 이리로 왔어. 얘야, 봐라. 이 줄의 움직임을. (낚싯대 움직임을 크게 하며) 노인 일어나 낚싯대를 크게 움직이며 버둥거린다. 큰 물고기를 끌어 올리는 듯. 소년: 도와드려요? 노인: 아니다. 소년: 이번에도 놓치면 어쩌시려고…. 노인: 정말 그놈 같구나! 소년: 전 정말 힘이 세다니까요. 숨을 들이마시면 (관객석을 쭉 가리키며) 여기 있는 영혼까지 죄다 빨아들일 수 있는데. 노인: 얘야, 부탁이다. 뒤로 물러나 있으렴. 무대 불 꺼졌다 켜졌다 하는 도중에 파도 소리, 거센 빗소리 들린다. 바다 한가운데서 혼자 큰 물고기를 잡아 올리려는 듯이 노인 무대 위에서 사투를 벌인다. 점점 폭우 소리 정점을 향해 가다 절정에서 무대 불과 소리 동시에 꺼짐. 그와 동시에 소년 퇴장하고 문이 열리고 아들 던져진 듯 노인 옆에 등장. 아들은 책 ‘노인과 바다’를 가슴에 끌어안고 있다. 무대 불 켜지고 쓰러진 노인 옆에 아들이 앉아 있다. 이 와중에도 노인은 손에 낚싯대를 쥐고 있다. 아들: (노인을 부축해 앉히며) 아버지, 왜 바닥에 쓰러져 계세요. 노인: (두 손으로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어디서 온 게냐. 얼굴이 상했구나. 아들: (고개를 돌리며) 자세한 건 말할 수 없어요. (관객 중 한 명을 가리키며) 저 자 보이세요? 저 사람이 아까부터 저를 쫓아다니고 있어요. 노인: 안 보인다. 내 눈엔 너밖에 안 보인다. 아들: 아버지, 작게 말씀하세요. (빗자루를 가리키며) 여기에 도청 장치가 있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혹시 누가 오면 절대 문 열어 주지 마세요. 여기 들이면 안 돼요. 높은 곳에서 아버지를 잡으러 올 수 있어요. 노인: 높은 곳에서 왜 나 같은 늙은이를. 아들: (비밀을 말하듯이 은밀하게) 그들은 사람이 아니니까요. 우리 같은 사람을 쥐도 새도 모르게 잡으러 오는 일당이죠. 노인: (아들의 품에서 책을 꺼내 들고) 이건…. 아들: 문 앞에 떨어져 있었어요. 일당이 일부러 놓고 간 거죠. 노인: 내 정신이 깜빡깜빡하지만 이건 기억난다. 내가 며느리한테 준 거야. 아들: 아내가 떨어뜨린 건 맞겠죠. 문제는 그걸 조종한 게 그 일당이라는 겁니다. 노인: 잘 이해가 안 가는구나. 아들: 그럼 알기 쉬운 얘기부터 할게요. 예전에 아버지가 주워 온 책이잖아요. 밤에 아버지는 술 한 잔 마시며 이 책을 읽었죠. 전 그때 아버지가 신기했어요. 책을 읽다니. 그것도 저런 지루한 책을 진지하게. 낯설었어요. 노인: 난 바다에 가고 싶었다. 꿈이었다. 넓은 바다를 보며 한 가지 일만 하고 싶었지.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그런데 저 책에 나오는 늙은이는 그러고 살더구나. 심심하지 않게 말 걸어 주는 손자 같은 녀석도 있고. 아들: 지금도 그런 삶을 꿈꾸세요? 노인: 모르겠구나. 여기서 나도 한 가지 일을 하고 있지. 네가 발길을 끊은 후부터였나. 아들, 침묵 노인: 여기서 그놈을 기다렸단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아까만 해도 간절했는데. 순식간에 산 정상에서 내려온 것 같으니. 아들: 잠깐 그놈이라니요? 설마 그놈이 여기에 왔었나요? 아버지 조심하세요. 놈은 아버지를 데리러 왔다구요. 절대로 들여보내지 마세요. 노인: 그놈은 해가 되지 않아. 어디서 무슨 말을 들은 게야. 아들: 그 사람이 찾아왔다면서요. 노인: 그놈 말이냐? 아들: 아니, 이번에는 기찬이 엄마요. 아버님 며느리. 노인: 미안하다. 3년 만에 만나 그런지 아까부터 네 말을 한번에 못 알아듣겠다. 아들: 그 사람 말로는 아버지가 제정신이 아니래요. 노인: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같구나. 아주 익숙해. 아마 나한테도 네 아내가 그 말을 수차례 하고 간 모양이다. 아들: 상처받지 마세요. 저도 매일 들어요. 노인: 얘야, 너야말로 상처받지 마라. 용서하고 기도해라. 아들: (욱 하듯이) 어떤 용서요? 무슨 기도를 하라는 거죠? 저는 된통 당했어요. 평생 모은 돈을 그놈이 들고 튀었다고요. 보통 사람이 할 짓이 아니죠. 아, 사실 그놈은 보통 놈이 아니었어요. 알고 보니 국가정보기관에서 일하는 놈이었죠. 저랑 사업 얘기를 할 때 만년필 머리를 꾹 누르곤 했는데, 실은 그게 녹음기였던 거예요. 노인: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아들: 그걸 들으며 어떻게 하면 저 같은 사람을 속일 수 있을까. 등쳐 먹을 수 있을까. 박사들이 연구를 하는 거예요. 노인: 국가에서 너한테 사기를 쳤다는 게냐. 왜 하필 너를. 아들: 저도 그게 궁금했어요. 괴로웠죠. 왜 나한테 이 일이 일어났을까. 전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어요. 회사가 하라는 대로 했고 세금은 월급에서 꼬박꼬박 빠져나갔죠. 그런데 아들 녀석은 대학에 떨어지고, 친구는 저한테 사기치고. 아내는…… 밤에 제 옆에 오지 않아요. 딜도와 함께 있죠. 노인: 딜도? 그게 높은 사람 이름이냐? 아들: 아니에요, 아버지. 여기서 딜도의 정체는 중요하지 않아요. 전 국가에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어요. 물론 제 가족에게도요. 노인: 내가 보증하지. 넌 잘못하지 않았어. 아들: 아, 그 말씀은 안 들은 걸로 할게요. 아버지, 절대 보증은 서면 안 돼요. 제가 아들이어도 안 되는 거예요. 노인: 너는 착한 아이였다. 개근상을 꼬박꼬박 타왔지. 아들: 바로 그게 문제였어요. 전 만만한 사람이었어요. 일부러 저 같은 사람을 찾아내는 거죠. 국가기관에서 사람을 보내 저 같은 서민한테 사기를 치는 거예요. 그렇게 세금을 확보하는 거죠. 노인: 그럼 서민한테 사기 치는 사람들이……. 아들: 실은 특수 공무원들이죠. 노인: 아니야. 너는 만만하지 않다. 재수도 하지 않고 대학에 붙었잖니. 아들: 네, 그 점도 문제였어요.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걸. 올 봄까지 전국 바닥을 돌아다녔어요. 경찰에 신고해도 그놈을 잡을 수 없었어요. 그때 알았죠. 모두 한통속이구나. 이 비밀 시스템을 알아 버린 거예요. 순전히 촉으로 말이죠. 그 뒤부터 저한테 감시자가 붙었어요. 제가 이 사실을 터뜨릴까 봐 감시하는 거예요. (노인의 손을 잡으며)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아버지도 조심하셔야 해요. 노인: (아들의 뺨을 한 손으로 어루만지며) 얘야, 너야말로 조심해라. 아들: 우리는 표적이 됐어요. 제가 아버지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말았어요. 일당은 저를 협박하기 위해 아버지를 납치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말인데 아내 말대로 (가까이 귓속말하듯) 일단 요양원에 들어가세요. 시간이 지나면 제가 아버지 꿈을 이루어 드릴게요. 노인: 내 꿈? 아들: 바다에 보내 드릴게요. 노인: 괜찮다. 낚시는 이 바닥에서도 할 수 있다. 아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있는 이 바닥은 위험해요. 노인, 비로소 낚싯대를 내려놓는다. 다음, 아들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운다. 아들을 안아 주며 노인: 얘야, 걱정 말아라.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한다. 무엇도 널 망가뜨리지 못해. 너는 잘못하지 않았다. 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뭔지 아니? 네가 훌훌 털고 일어나는 거다. 나는 이 바닥에서 버텨 왔다. 너도 여기에서 다시 시작해 봐. 아들, 두 손으로 아버지를 꼭 끌어안는다. 빗소리 들린다. 포옹을 풀고 아들 문 쪽으로 간다. 노인, 아들에게 ‘노인과 바다’ 책을 건넨다. 그 다음 우산 통에서 우산을 꺼내 아들 손에 쥐어 주며 노인: 바닥에서 일어나 보란 듯이 다시 걸어가렴. 그게 그들이 가장 겁내는 일이야. 혼자가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마. 아들 퇴장한다. 노인, 무대 중앙으로 와서 바닥에 옆으로 눕는다. 봄비처럼 가느다란 빗소리 들리는 가운데, 소년 목소리:(들뜬 목소리로) 할아버지, 할아버지. 노인: 밖에서 나를 기다렸구나. 소년 목소리: 저 방금 그놈 봤어요. 그놈이 할아버지 집에서 막 나왔어요. 노인: 어때 보이든? 많이 아파 보이든? 소년 목소리: 상처가 크긴 해요. 하지만 바로 죽을 정도는 아니에요. 좀 절뚝거리긴 하겠지만 혼자 살아가는 덴 문제없어요. 노인: 얘야, 네 목소리가 익숙하구나. 많이 들어 본 목소리야. 소년 목소리: 그놈하고 얼굴도 똑같이 생겼는걸요. 가족사진에서 봤어요. 전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의 얼굴로 찾아가거든요. 노인: 그래, 어서 들어오너라. 소년 목소리: 이제 저랑 함께 가실 거죠? 노인: 그러자꾸나. 근데 이렇게 밤이 깊었는데 어디로 갈까나. 소년 목소리: 바다로 갈까요. 노인: 그것도 좋지. 노인, 미소 띤 얼굴로 눈을 감는다. 암전
  • 산타 할아버지, 올핸 코스피 찾아올 거죠?

    산타 할아버지, 올핸 코스피 찾아올 거죠?

    주식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연말 이맘때면 ‘산타 랠리’에 대해 한번쯤 듣는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파랗고 빨간 지수에 일희일비하는 ‘주식쟁이’들은 어릴 적 크리스마스 아침 머리맡에 놓인 선물이 산타가 준 게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지만 증시에서만큼은 산타의 존재를 믿고 싶어 한다. 주식시장에는 정말 산타가 있는 걸까. 산타 랠리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식 거래자 연감’의 저자 예일 허시가 “산타는 매년 월가에 나타나 12월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1월 2거래일 동안 짧지만 달콤하고 인상적인 랠리를 선사했다”고 분석하면서부터다. ●월가 46년간 34차례 발생·평균 1.4% 상승률 월가에서는 아직도 산타 랠리에 대한 믿음이 상당하다. 허시의 아들 제프리가 편집한 2016년판 주식 거래자 연감에 따르면 1969년부터 지난해까지 46년간 뉴욕 대표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는 34차례 산타 랠리가 발생했고, 평균 1.4%의 상승률을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1896년부터 산타 랠리가 77% 나타났으며 평균 1.7% 상승했다는 분석이 있다. 산타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지난 수십년간 이 랠리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설을 내놓았다. “연말을 맞아 투자자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곰’(약세장)도 휴가를 가기 때문이다” “휴가비로 받은 보너스를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등의 단순한 설명부터 “연초에 납부하는 소득세를 줄이려는 투자자가 남는 자금을 주식에 쏟아붓는 탓이다”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연말 실적을 짜내기 위해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도하기 때문이다” 등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다. 하지만 누구도 정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어쩌면 이런 해석이 모두 맞을지도 모른다. ●산타 랠리 안 나타나면 새해 증시 폭락 가능성 산타 랠리는 주식시장의 앞날을 예측하는 데도 쓰인다. 산타 랠리가 나타나지 않으면 이듬해 증시가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분위기가 들떴던 1999년에는 산타 랠리가 나타나지 않았다. S&P500지수는 마지막 6거래일인 12월 23일 1457.09에서 새해 두 번째 거래일인 1월 4일 1399.42로 4%나 떨어졌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같은 기간 1만 1405.76에서 1만 997.94로 3.6% 하락했다. 몇 달 뒤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었다. 경기가 호황이던 2007년 말에도 많은 이들이 산타를 기대했지만 오지 않았고, 이듬해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를 맞았다. 이 사태는 1929년 미국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위기인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졌다. 물론 월가가 산타 랠리를 무조건 맹신하는 건 아니다. 대내외 경제 상황과 각종 지표에 따라 증시가 상승하는 것이지 동화 속 산타가 홀연히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산타 랠리가 발생해도 7거래일 중 최소 하루는 주가가 하락하는 날이 꼭 있다는 경고도 있다. 산타는 국내 주식 시장에도 선물을 들고 올까.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25년간 코스피를 분석한 결과, 새해 첫 2거래일 주가가 전년도 12월 마지막 6거래일에 비해 올랐던 경우는 15차례 있었다. 월가의 논리를 적용하면 60%의 확률로 산타 랠리가 나타난 것이다. 주가가 오르거나 내릴 확률이 절반씩이라고 가정하면 우리 증시에서 산타는 그리 자주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21차례 주가가 올랐고, 떨어진 건 4번뿐이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은 11월 넷째 주 금요일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연말 소비 성수기를 맞아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소비 국가가 아닌 한국은 산타 랠리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며 “대신 미국 등에 연말 물품을 수출하는 10~11월과 정부 정책이 나오는 1월 장세가 좋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를 찾아온 산타가 가장 화끈하게 선물 보따리를 푼 건 외환위기로 신음하던 1998년이다. 이해 12월 18일 524.85였던 코스피는 이듬해 1월 4일 598.55로 무려 14.04%나 뛰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2001~2002년 연말연시에도 코스피가 9.5%나 급등했는데, IT 거품 붕괴 충격에서 벗어나는 미국과 국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산타를 불렀다. ●1996년엔 코스피 6거래일간 ‘사탄’ 방문 산타가 아닌 ‘사탄’이 찾아온 경우도 있다. 1996년 12월 20일 700.87이었던 코스피는 허시가 지목한 산타 랠리 7거래일 중 6거래일이나 하락했고, 이듬해 1월 4일 8.2% 떨어진 643.41에 그쳤다. 산타 랠리가 오지 않으면 이듬해 증시가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월가의 분석이 우리 증시에도 통하는지 코스피는 이듬해 하반기 외환위기로 400대까지 곤두박질했다. 2002년에도 산타 랠리 기간 6.81% 떨어졌던 코스피는 이듬해 터진 카드 대란으로 600대 중반에서 500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경기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는 미국은 올해 산타 랠리를 기대한다. 이달 초만 해도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그린치’(크리스마스를 훔치는 짐 캐리 주연 영화의 악당)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있었으나 이번 주 들어 다우존스 산업평균과 S&P500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산타 랠리 기대감이 커졌다. ●“코스피 다시 2050선 넘을 가능성 제한적” 하지만 아직 낙관할 수 없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미국도 시차를 두고 시장이 좋지 않다”며 “산타 랠리가 왔다고 표현하려면 주가가 상당히 강하게 올라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선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2013년과 지난해 연말연시 각각 1.88%, 1.41% 하락했다. 2년 연속 산타가 오지 않은 것이다. 올해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2050선을 웃도는 등 지수가 괜찮았으나 최근 유가 하락 등의 악재로 많이 가라앉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산타 랠리로 2000선 안착을 시도할 수 있으나 우리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과 수급 여건을 고려했을 때 다시 2050선을 넘어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中 스모그 성탄절… 베이징 300여편 결항 등 ‘항공 대란’

    성탄절인 25일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가 스모그로 뒤덮였다. 가시거리가 50m에 불과해 베이징은 오전 내내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됐고, 차량은 대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운행했다. 거대 도시가 마치 연탄가스가 가득한 방처럼 변했다. 불연소된 독성물질 냄새가 진동해 시민들은 실내에서도 두통을 호소했다. 베이징 기상국은 이날 스모그 2급 주황색경보를 발령했다. 주황색경보는 공기질지수(AQI)를 기준으로 3일간 ‘심각한 오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리는 경보다. 베이징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는 기준치의 20배인 500㎍/㎥을 넘어섰다. 베이징은 이달 들어 두 차례 1급 적색경보(심각한 오염이 4일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를 내렸으며, 지난 22일 자정을 기해 두 번째 적색경보가 해제된 지 3일 만에 다시 주황색경보를 발령했다. 이달 들어 낮에 하늘을 볼 수 있었던 날은 3~4일에 불과할 정도로 스모그는 이미 만성이 됐다.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과 인근 톈진(天津) 공항은 이날 오전 이착륙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 베이징에서만 300여편이 결항하는 등 항공 대란을 연출했다. 비행기가 뜨지 못하자 승객들은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고 중국 수도권으로 향하던 비행기는 상공에서 한참을 헤매다가 다른 공항을 찾아야 했다. 경제수도 상하이도 성탄절 아침을 스모그로 맞았다. 푸둥 지역의 PM 2.5 농도는 225㎍/㎥에 달했다. 산둥, 허난, 허베이, 광시성도 ‘심각한 오염’ 상황을 보이면서 중국 대륙이 스모그로 신음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알쏭달쏭+] 인류는 좀비를 막을 수 있을까? 과학적 분석

    [알쏭달쏭+] 인류는 좀비를 막을 수 있을까? 과학적 분석

    어느 날 갑자기 걸음이 느려지거나 신음이 나며, 혹은 살을 먹고 싶다는 충동까지 든다면 자신을 격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증상은 자신도 모르게 좀비로 변하는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논문이 영국의 권위 있는 의학분야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크리스마스 특집호에 발표됐다. BMJ의 크리스마스 특집호는 매년 농담을 섞은 흥미로운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좀비 관련 논문이 실리게 된 것이다. BMJ 대변인은 “크리스마스 특집호에 실리는 모든 논문은 일반호와 똑같이 동료심사(peer-review) 과정을 거친다”면서 “주제가 이상하고 재미있는 것이더라도 적절한 연구 방법을 사용해서 과학적인 유효성이 있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좀비 감염: 역학·치료·예방’(Zombie infections: epidemiology, treatment and prevention)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이 논문에는 ‘사람은 임상적으로 죽었다가 되살아날 수 있다’와 ‘물린 상처를 통해 좀비가 될 수 있다’와 같은 다소 황당한 내용이 담겼다. 또한 논문에는 일부 내용을 좀비 영화로 유명한 ‘28일 후’(28 Days Later)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에서 발췌했다는 것을 밝히는 각주도 달렸다. 이에 대해 논문 주저자인 미국 켄트주립대의 타라 스미스 박사는 “현재 우리는 좀비 감염에 대응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眞朴’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 출마선언 표절 의혹 살펴보니...

    ‘眞朴’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 출마선언 표절 의혹 살펴보니...

    4·13 총선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52·인천 연수)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민 전 대변인이 지난 15일 발표한 출마선언문 내용 일부가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난 4월 국회 연설문과 일치해 화제가 됐던 연설문을 베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4월 연설과 지난 7월 원내대표직 사퇴의 변에서도 언급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민경욱 전 대변인도 ‘나는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라며 자문자답 형식을 썼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고 했고, 민경욱 전 대변인은 “저는 삶의 무게에 신음하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출마선언문에는 단어 선택과 배열 순서가 똑같은 문장도 나온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 부분과 민경욱 전 대변인의 “제가 꿈꾸는 건강한 삶이란,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면 인정받고" 부분이다. 이밖에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지난 7월 원내대표직 사퇴의 변에서 ‘헌법 1조 1항’을 언급했고,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은 ‘헌법 10조’를 인용해 출마선언문에 밝혔다. 지난 10월 청와대를 나오면서 ‘진실한 사람’ ‘진박’으로 불리는 민경욱 전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연설을 베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의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출마선언문은 민경욱 전 대변인의 선거운동을 돕는 보좌진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설문 작성과 관련한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류는 좀비를 막을 수 있나?’ 연구논문, 英 최고 학술지에 발표

    ‘인류는 좀비를 막을 수 있나?’ 연구논문, 英 최고 학술지에 발표

    어느 날 갑자기 걸음이 느려지거나 신음이 나며, 혹은 살을 먹고 싶다는 충동까지 든다면 자신을 격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증상은 자신도 모르게 좀비로 변하는 징후일 수 있다는 연구논문이 영국의 권위 있는 의학분야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크리스마스 특집호에 발표됐다. BMJ의 크리스마스 특집호는 매년 농담을 섞은 흥미로운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좀비 관련 논문이 실리게 된 것이다. BMJ 대변인은 “크리스마스 특집호에 실리는 모든 논문은 일반호와 똑같이 동료심사(peer-review) 과정을 거친다”면서 “주제가 이상하고 재미있는 것이더라도 적절한 연구 방법을 사용해서 과학적인 유효성이 있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좀비 감염: 역학·치료·예방’(Zombie infections: epidemiology, treatment and prevention)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이 논문에는 ‘사람은 임상적으로 죽었다가 되살아날 수 있다’와 ‘물린 상처를 통해 좀비가 될 수 있다’와 같은 다소 황당한 내용이 담겼다. 또한 논문에는 일부 내용을 좀비 영화로 유명한 ‘28일 후’(28 Days Later)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에서 발췌했다는 것을 밝히는 각주도 달렸다. 이에 대해 논문 주저자인 미국 켄트주립대의 타라 스미스 박사는 “현재 우리는 좀비 감염에 대응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프리카의 IS’ 보코하람 테러에 신음하는 아프리카 사람들

    ‘아프리카의 IS’ 보코하람 테러에 신음하는 아프리카 사람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저지르는 만행은 더이상 얘깃거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IS’ 보코하람이 벌이는 테러와 잔혹함은 상대적으로 묻혀져 있었다. 아프리카 출신 언론인들이 공동 창립한 인터넷매체 사엘리앙(Sahelian.com)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아프리카의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문제점을 낱낱이 고발했다. 보코하람(Boko Haram)은 2002년 결성된 나이지리아 이슬람 테러조직의 이름이며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 방언 하우사어(語)로 ‘서양식 비(非)이슬람 교육은 죄악’ 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들은 IS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신정국가 수립을 목표로 지속적인 테러와 납치, 민간인 학살 등을 일삼고 있다. 보코하람의 활동영역은 나이지리아 및 인접국가인 니제르 공화국을 넘나든다. 이 때문에 두 국가의 접경지대에 속하는 디파 지역은 지난 2월부터 ‘비상사태’를 선언한 채 지속적으로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 10월 해당 지역에서 일어난 군사 주둔지 테러 이후로 디파에 대한 보코하람의 공격은 잠잠해졌고, 이후 지역민들은 다소간 일상생활을 되찾았다. 그러나 디파를 제외한 기타 지역의 사정은 아직 여전하다. 단적인 예로 국경 근처에 위치한 보소, 응구이그미, 마이네-소로아 등 지역의 주민들은 모두 거주지를 포기하고 있다. 현지 언론인 아부바카 이사는 “치안이 보장되지 않자 국경지역 마을 주민들이 떠나는 상황”이라며 “이제 이 곳에 남은 것은 보코하람 조직원들 뿐”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발생한 피난민들은 카블레와와 같은 인근 도시로 유입되고 있다. 대규모 난민이 한 번에 몰려들자 보건센터들의 기능은 마비됐고 어린이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다오우다 엘 아바리 카블레와 시장은 “무려 두 달째 도시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상태”라며 현지의 혼란상을 전했다. 지역 공동체에선 몰려든 난민 아동들에 대한 교육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찾지는 못했다. 이는 비단 카블레와의 고민만은 아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보코하람이 야기한 치안 불안이 해당 지역 약 150개 학교의 문을 닫게 만들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생필품 가격 상승도 중요한 문제다. 일례로 좁쌀의 경우 보코하람의 준동 이후로 가격이 30%나 인상됐다. 근처에서는 곡물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에 먼 지역에서 운송해 와야만 하는데 운송로 치안이 불안정해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 이 모든 것에 더불어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지역민들을 뒤덮은 공포라고 사엘리앙은 진단했다. 아바리 시장은 “실질적인 피해 규모보다 그로 인한 공포가 더 크다”며 “우리 모두는 상황이 나아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사설] 청년 취업난 한숨에 응답할 시간 많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권을 상대로 국회에 계류 중인 노동개혁 법안, 경제활성화 법안, 테러방지법안 등의 조속한 처리를 연이틀 주문했다. 그제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나 “골든타임을 놓치면 용을 써도 소용없다”며 8개 법안의 연내 처리를 촉구한 데 이어 어제는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정기국회 마지막 하루만이라도 정치적 논란을 내려놓고 여야가 약속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법안을 뭉개고 있는 국회에 대해 명분과 이념의 프레임에 갇힌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이라고 성토하기까지 했다. 박 대통령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여러 차례 국회를 상대로 제발 민생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말로만 민생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외치지 말고, 제발 법안 처리 등 행동으로 보여 주길 원했다. ‘7포 세대’라고 자조하며 최악의 취업난에 한숨 쉬고 있는 청년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정기국회를 이리 허송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오늘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일부터 새누리당 단독으로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응하지 않는다면 법안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청년들의 신음은 더 커질 것이다. 여야는 지난 2일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키기에 앞서 경제활성화 2개 법안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 노동개혁 5개 법안은 임시국회를 열어 합의해 처리하기로 약속했지만 여태껏 아무런 논의도 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국민을 기망(欺罔)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법안 통과만을 기다리는 청년들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야당은 법안들의 경제살리기 실효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반대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 경제와 청년실업 문제는 이것저것 재가면서 허송세월할 만큼 한가롭지 않다. 당리당략에 얽매여선 안 된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회동에 부정적이지만 우리 경제가 죽을 정도로 절박하다면 대통령이 여당뿐 아니라 야당 지도부도 만나 설득해야 한다고 본다. 게다가 지금의 국회 의사진행 구조에서는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한 쟁점 법안의 통과는 어려운 것 아닌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어제 관훈토론회에서 일부 노동개혁 법안의 분리 처리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이견은 충분히 좁혀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살인적인 취업난에 고통 겪는 청년들의 한숨에 응답할 시간은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정녕 청년들을 절벽 끝으로 내몰 셈인가.
  • 베이글창업, 카페창업은 핫트렌드 베이글카페로 창업하세요!

    베이글창업, 카페창업은 핫트렌드 베이글카페로 창업하세요!

    천연발효종 수제베이글과 곡물크림치즈의 조화로 카페 시장에서 핫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베이글카페(Beigel Caffe)가 이끄는 베이글 창업이 예비창업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베이글카페는 고객 사은 이벤트로 지난 11월 한 달 동안 ‘해피아워 이벤트’를 진행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또한 베이글카페는 연말연시를 위해 신메뉴를 출시할 예정이다. 따끈한 스프 3종과 베이글러스크, 프리미엄 아포가토와 떼세르 과일음료 3종을 비롯해 다크초코, 마시맬로우초코, 오곡라떼, 치즈라떼, 녹차라떼, 홍차라떼 등 다양한 신음료가 고객들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창업시장에서 핫한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베이글카페(Beigel Caffe)’는 연일 내부기록을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창업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시점에서 베이글카페가 보여주는 행보는 가히 놀랍다고 할 수 있다. 베이글카페(Beigel Caffe)는 최근 양재카페거리점과 부산부경대점, 인천연수점을 오픈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양재카페거리점의 경우 15평 매장에서 연일 100만원 수준의 매출을, 부산부경대점와 인천연수점의 경우 17평 매장에서 연일 100만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리며 지역의 맛집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소규모 평수에 알맞은 안정적이고 세련된 인테리어 콘셉트와 새로운 메뉴를 선보일 인천연수점과양재카페거리점, 부산부경대점은 베이글카페를 사랑해주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베이글카페에는 연일 입소문에 힘입어 많은 고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맛과 건강에 좋다면 프리미엄급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고객들의 수요에 따라 베이글카페에서는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천연발효종 수제베이글 10가지에 다양하게 골라먹는 신선한 곡물크림치즈로 17가지 메뉴를 제공해 트렌드를 즐기고 합리성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베이글에 선택적으로 들어가는 크림치즈를 곡물과 천연과일로 만들어 골라먹는 재미를 선사했다는 평가다. 인기메뉴인 샌드위치베이글, 연어크림치즈베이글, 햄크림치즈베이글에 이어 최근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즐길 수 있는 불고기버거베이글, 핫바베큐버거베이글, 콤비네이션피자베이글, 불고기피자베이글 등은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호응에 힘입어 단호박, 포테이토, 맛살, 에그, 참치, 까르보나라, 아라비아따샐러드베이글을 선보였다. 신메뉴 샐러드베이글의 가격은 4000원대에서 5000원대. 베이글카페는 연말연시 이벤트로 샐러드베이글 주문 시 감각있는 최상품 머그컵도 증정할 예정이다. 베이글카페 관계자는 "현재 매장내에 판매되고 있는 천연발효종 수제베이글 10종과 17가지맛 곡물크림치즈는 매일 엄선된 재료로 자체 개발한 베이글카페만의 레시피를 통해 제조, 공급하고 있다"며 "기존 커피전문점, 빙수전문점, 디저트전문점 창업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커피와 음료 외에 차별된 감각적이고 다양한 베이글을 맛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베이글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별다른 홍보없이 창업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베이글전문점 창업을 통해 창업자들의 성공을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창업시장에서 뜨거운 브랜드로 꼽히는 베이글카페가 연일 내부기록을 갱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나가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창업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시점에서 베이글카페가 보여주는 행보가 주목된다. 베이글카페는 인천구월점, 대구시지광장점, 대구경북대점, 서울노량진점 대구칠곡점, 구리교문점, 대전충남대점, 대구하양점 송도국제도시점, 인천연수점, 양재카페거리점, 부산부경대점, 인천연수점 오픈에 이어 부산서면카페거리점, 서울마포점, 대구동성로점, 서울연희점, 숙대점, 부산남포동점, 서울서대문역점 등을 오픈할 예정이다. 베이글카페 창업 관련 문의는 유선(02-553-7714)과 홈페이지(www.beigelcaffe.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프로축구] 역시… 너밖에 없어

    [프로축구] 역시… 너밖에 없어

    ‘역시 믿을 건 이정협뿐이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PO)와 PO를 거쳐 승강 PO에까지 오른 수원FC에 호되게 당한 클래식(1부 리그) 11위 부산 아이파크의 코칭스태프는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부산은 지난 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승강 PO 1차전 후반 41분 정민우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0-1로 졌다. 부산은 5일 오후 4시 부산구덕운동장으로 옮겨 치르는 2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반면 창단 첫 클래식 승격에 한발 다가선 수원은 0-1로 지더라도 1승1패 동률이 돼 연장 승부로 몰고 갈 수 있고, 한 골이라도 넣은 상태에서 한 골 차로 지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승격의 꿈을 이루는 절대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수원은 2차전에서도 올 시즌 챌린지 슈팅 1위 팀의 자존심을 이어가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팀은 정규리그에서 후반 31∼45분 사이에 13골을 몰아넣었고, 후반 추가시간에만 5골을 넣는 등 막판 집중력이 빼어났다. 조덕제 수원 감독은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서겠다. 부산의 뒷공간을 이용하는 역습으로 승리를 따내겠다”고 공언했다. 조 감독은 경기 몇 시간 전까지 선수들에게 울산-부산 경기 동영상을 보여주며 선수별 대응 요령까지 세세히 일러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 지난 4월 15일 클래식 11위로 추락한 뒤 정규리그가 끝날 때까지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도중 사령탑이 경질되는 아픔을 겪으며 지난 10월 최영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지난 7월 26일 대전을 2-1로 꺾은 뒤 정규리그 15경기 무승(6무9패)에 신음했다. 더욱이 1차전에서 공격수 홍동현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2차전에 나설 수 없다. 이제 마지막 희망은 ‘슈틸리케호 황태자’ 이정협이다. 안면 복합 골절로 고생했던 이정협은 상주 상무에서 전역하고 돌아왔지만 최근 오른 발목을 다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최 감독은 “주축 공격수가 못 나서는 만큼 이정협의 투입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마트 물품보관함의 ‘신음소리’…알고보니 유기견

    마트 물품보관함의 ‘신음소리’…알고보니 유기견

    남미 페루에서 교묘하게 반려견을 버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페루 인데펜덴시아의 한 대형마트 물품보관함에 갇혀 있던 반려견이 구조됐다. 마트 관계자는 "개를 가둔 사람이 누군지 파악하기 위해 CCTV를 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용의자를 찾아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물품보관함에서 들리는 반려견의 신음을 처음 들은 것은 고객들이었다. 물품보관함에 가방 등을 보관하려다가 이상한 신음소리를 들은 고객들은 마트 측에 이 사실을 제보했다. 하지만 마트 측은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고객들의 제보를 무시했다. 황당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연이은 고객 제보에 귀를 기울인 건 경비원이었다. 고객들이 연거푸 동일한 사실을 알려오자 이상하게 여긴 경비원은 물품보관함으로 다가가 살짝 귀를 갖다댔다. 정말 물품보관함에선 이상한 신음소리가 들렸다. 경비원이 서둘러 연 물품보관함에는 작은 반려견이 갇혀 있었다. 빛도 없고 공기도 잘 통하지 않는 물품보관함에 갇힌 반려견은 힘이 빠진 듯 주저 않은 채 신음을 내고 있었다. 페루에선 최근 반려동물을 무단으로 유기하는 사람을 강력히 처벌한다는 새 법이 제정됐다. 법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유기하다 적발되면 최고 5년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현지 언론은 "누군가 법을 피해 반려동물을 버리기 위해 마트의 물품보관함을 이용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사진=크로니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분당 웨딩홀 ‘더블유스퀘어 웨딩홀’, 하우스&채플 웨딩의 표본을 만나다

    분당 웨딩홀 ‘더블유스퀘어 웨딩홀’, 하우스&채플 웨딩의 표본을 만나다

    웨딩홀은 청춘 남녀가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알리는 성스러운 장소지만, 상업공간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분당하우스웨딩홀 ‘더블유스퀘어 웨딩홀’은 단독건물, 단독홀에서 진행되는 경건한 채플웨딩을 통해 ‘특별한 웨딩 공간’을 완성해 주목을 끌고 있다. 도심에서 느끼는 교외의 여유로움은 물론, 클래식한 분위기를 강조해 상업공간의 한계를 극복한 것.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226번길 16(삼평동)에 위치한 더블유스퀘어(WSQUARE)는 황금빛 위용을 자랑하는 고급스러운 외관 그 자체만으로도 차별화된 품격을 자랑한다. 더블유스퀘어 웨딩홀은 7층과 8층 전체를 연회장과 단독홀로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당채플웨딩홀로 주목 받고 있는 ‘더블유스퀘어 웨딩홀’은 가장 건강하고 성스러운 채플 웨딩을 올릴 수 있는 장소로 손꼽힌다. 순백의 버진로드, 은은하게 빛나는 캔들, 크리스탈 샹들리에, 고급스러운 플라워 장식, 최신음향시설과 조명장치로 구성된 엄선된 인테리리는 하우스 채플웨딩을 정수를 느끼게 해준다. 또한 더블유스퀘어 웨딩홀에 들어서면 마치 도심 속 아름다운 야외가든에 와 있는 듯 평온한 분위기가 예비 신랑신부와 하객을 반겨준다. 웨딩홀과 신부 대기실과 연결돼 있는 야외 그린가든은 실내에서 벗어나 야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으로 색다른 결혼식의 낭만을 더해준다. 최고의 조리장이 선보이는 품격 있는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대연회장은 하객들을 위한 최고의 배려라 할 수 있다. 야외정원이 보이는 환상적인 전망을 가진 600석의 좌석에서 정상급 조리장이 선보이는 100여 가지의 즉석요리를 맛볼 수 있다. 오픈 키친 구조로 더욱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더블유스퀘어 관계자는 “더블유스퀘어 연회장은 최대 600명, 더블유스퀘어 펍은 최대 200명, 카페는 최대 1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며 “판교에서 감각적인 디자인과 트렌디한 컨셉의 하이엔드 커뮤니티 공간으로 론칭해 연회, 모임, 송년회장소, 기업행사 등 다양한 행사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더블유스퀘어 웨딩홀 및 더블유스퀘어 펍/카페 예약문의는 전화(031-703-0116), 또는 홈페이지(www.w-square.co.kr)를 통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지방재생, 지방창생/주병철 논설위원

    지방재생(再生)과 지방창생(創生). 지금 인구 감소로 신음하고 있는 일본 사회의 화두다. 지방재생은 우리말로 농촌, 시골 등 죽어 가는 지방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지방창생은 농촌 소멸에 도시 소멸까지 포함한 광의의 의미로, 지방재생보다는 더 적극적이고 진화된 개념이다.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게 지방재생을 넘은 지방창생이다. 농촌과 도시를 건강하게 살리자는 몸부림이다. 야마구치 요시노리 일본 사가현(?) 지사의 얘기를 들어 보면 실감이 난다. 총무성 관료 출신인 그는 그제 서울신문사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일본자치체국제화협회가 ‘한국과 일본의 지역(지방) 재생 및 창성’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사가현의 지방창생 사례를 들었다. 지방창생만이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길이라는 게 핵심이다. ‘자발적 지역 만들기’를 비롯해 고향에 세제를 통해 공헌할 수 있는 후루사토(고향) 납세, 지방부흥협력대(인구 유치 사업) 등이 눈길을 끌었다. 다카다 히로후미 일본정책연구대학원대학 교수는 ‘일본의 지방창생 대응’을 주제로 농촌 인구의 도심 진출 이후 도시가 다시 고령화를 거쳐 사라지는 도시 소멸론을 우려했다. 이소영 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은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재생 방안’이란 발표에서 “우리나라 시·군·구 가운데 30%를 웃도는 69곳이 인구,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복합적인 쇠퇴 현상을 겪고 있다”며 지역공동체 쇠퇴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일본 측의 발표에서 심히 우려되는 대목은 우리나라도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속도가 굉장히 빠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내후년인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유소년 인구가 노년층보다 적어지게 된다. 저성장 고착화 구도, 복합디플레이션 우려, 인구절벽 등이 일본을 그대로 닮아 가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3년 ‘저출산 사회대책 기본법’을 제정하고 저출산 대책 담당 부서를 신설해 특명 담당 장관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가 없다. 2001년부터 15년 동안 초저출산 국가에 머물고 있다. 양국이 함께 고민하고 있는 인구 감소 원인이 결혼 기피, 만혼, 보육문제, 소득 문제 등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다 저출산 대책이 어느 정도 가시적인 효과를 거둔다고 해도 앞으로 태어날 세대가 아이를 갖기까지 수십년 동안 인구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 가천대 소진광 대외부총장은 이렇게 말한다. “지방재생과 지방창생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앞으로 나라 전체의 인구, 연령(세대)별 인구, 공간(지역)별 인구의 적정 규모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를 물리적인 기준이 아닌 인간의 삶을 기준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국민 배우 최불암 “빈곤신음하는 케냐의 아동 보니”

    국민 배우 최불암 “빈곤신음하는 케냐의 아동 보니”

    “도움을 받은 우리나라가 이제는 도움이 필요한 케냐 아이들을 도울 차례입니다.” 국민배우로 활동하며 인생의 반평생을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온 배우 최불암이 빈곤 속에서 신음하는 아프리카 케냐의 현지아동들을 만나고 돌아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 www.childfund.or.kr)의 전국후원회장으로 활동한 지 올해 30년을 맞은 배우 최불암은 지난 6월 말 아프리카 케냐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평생 나눔을 실천해온 그는 국내외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면 만사를 제치고 선뜻 이번에도 달려갔다. 동아프리카의 케냐는 몇 년째 지속된 가뭄으로 국토의 80%가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오래된 가뭄으로 인한 식수난과 식량부족은 배고픔에 지친 아이들을 흙먼지 가득한 금광, 쓰레기장, 커피농장과 같이 힘든 노동현장으로 내몰았다. 특히 케냐 투르카나 지역의 노천 광산에서는 수많은 아이들이 20m 땅속 깊은 곳으로 금을 찾기 위해 들어간다. 좁고 어두컴컴한 굴속으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들어가서 하루 종일 흙을 파내고 흙 속의 금가루를 찾아 내다팔아 버는 금액은 우리 돈으로 단돈 1000원 남짓. 못 찾을 경우에는 그마저도 없다. 키암부 지역에서는 하루 600원을 벌기 위해 학교 대신 커피농장에 가서 온 종일 커피 열매를 따야 하는 아이들도 있다. 최불암은 “어른들도 하기 힘든 고된 노동현장과 쓰레기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눈망울이 하도 슬퍼 가슴이 시리도록 아팠다”고 말했다. 가뭄으로 고통받는 ‘목마른 땅’ 케냐 아이들에게 수도시설을 선물하며 희망을 전하고 온 국민배우 최불암의 이야기는 오는 10일 오후 5시45분부터 KBS-1TV “2015 희망로드 대장정”을 통해 방영된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열린세상] 을미사변 120주년의 교훈, ‘작지만 강한 나라’를/이종각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열린세상] 을미사변 120주년의 교훈, ‘작지만 강한 나라’를/이종각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꼭 120년 전인 1895년 10월 8일 동이 터 올 무렵. 당시 주한일본공사 미우라 고로(三浦梧樓·1847~1926)의 지시를 받은 일본군 수비대, 낭인 등 폭도들이 경복궁에 난입해 조선의 왕비(1897년 명성황후로 추존)를 침전에서 참살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일본인 폭도들은 시신을 부근 녹산(山)으로 옮겨 장작더미 위에 올려놓고 석유를 끼얹어 불태운 뒤, 타다 남은 유해는 근처 연못에 버렸다가 증거 인멸을 위해 다시 건져 올려 녹산에 묻었다. 일본인치고는 조금은 양심적이던, 당시 일본 경성영사관의 젊은 외교관 우치다 사다쓰치(內田定槌·1865~1942)가 ‘역사상 일찍이 없었던 흉악한’ 사건으로 본국 외무성에 보고한 을미사변이다. 일국의 왕비가 자신의 나라 수도 한복판에서, 그것도 시위대가 지키는 왕궁 안에서 외국 군대와 폭도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고 불태워진 것이다. 그야말로 세계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극악무도한 야만행위였다. 그런 만큼 을미사변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에 가장 커다란 생채기로 남아 있다. 당시 조선 군대는 서양 근위대를 본떠 만든 왕실경호부대인 시위대(2개 대대 약 800명)와 정부 직속의 훈련대(2개 대대 약 970명)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나 싸울 생각도 않은 채 총을 버리고 줄행랑치기에 급급했다. 목숨을 걸고 국왕 일가와 궁궐을 지켜야 할 조선 최정예 부대의 한심한 작태다. 당시 청일전쟁(1894~1895)에서 승리한 일본은 조선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각축하고 있었다. 일본이 을미사변을 일으킨 것은 ‘인아거일’(引俄拒日), 즉 러시아 세력을 끌어들여 일본을 물리치려는 조선 친러세력의 정점이었던 명성황후를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일본 측은 왕비의 시아버지이면서도 정치적으로 견원지간이었던 흥선대원군을 ‘괴뢰’로 내세워 쿠데타로 위장, 이날 이른바 ‘여우사냥’을 결행한 것이다. 을미사변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등 당시 일본 정부 및 군부 최고지도자로부터 암묵리에 동의를 받은, 오늘날의 대사에 해당하는 당시 주한 일본공사가 조직적·계획적으로 조선의 왕비를 살해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일본 측의 은폐와 왜곡, 증거 인멸 등으로 사건 발생 12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진상 규명은 요원한 상태다. 명성황후 시해범도 그동안 ‘일본 낭인’이라는 게 통설로 돼 있으나 재일사학자 김문자씨의 ‘조선왕비살해와 일본인’(2008년) 등 최근의 연구 성과에 따라 일본군 수비대의 미야모토 다케타로(宮本竹太郞) 소위가 범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명성황후 시해범이 민간인 신분의 낭인인 경우와 일본 군인인 경우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 당시 주한 일본공사의 지휘를 받아 동원된 일본군 부대에 소속된 군인, 그것도 장교가 시해범일 경우 당시 일본 정부의 법적·외교적 책임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건의 계획과 지시를 비롯해 은폐와 왜곡 등 을미사변에 대한 진상 규명이 시급하다. 왜 명성황후는 궁궐 안에서 참변을 당했는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그녀는 약소국의 왕비였기 때문이다. 서세동점의 서양 제국주의 물결이 동아시아로 밀려들고, 일본은 메이지유신(1868년)으로 서양식 근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으나 당시 조선 정부는 이 같은 국제사회의 변화에 눈감고 있었다. 일본의 강요에 의한, 친일 내각의 갑오개혁이 있었지만 자율적으로 근대화를 추진할 의식도, 능력도 없었다. 일본은 을미사변 이후 조선 침략의 야욕을 본격화했다. 을사늑약(1905년)에 이은 강제합병(1910년)으로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해 35년간 신음했다. 해방 이후엔 동족 상잔의 전쟁과 남북 분단이라는 현대사의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을미사변은 실패한 한국 근·현대사의 서곡이나 다름없다. 을미사변은 약육강식의 국제사회에서 약소국가, 약소민족은 언제 당할지 모른다는 평범한 교훈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따라서 국력 신장밖에 없다. 국력의 기초인 단단한 경제력에다 탄탄한 국방력을 가진 ‘작지만 강한 나라’(强小國)를 만들어 다시는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하지 않는 것이 을미사변의 치욕을 조금이나마 씻는 길이다.
  • 부상 군인, 20대女의 ‘세가지 코스’ 서비스에 사랑이 파도처럼…

    부상 군인, 20대女의 ‘세가지 코스’ 서비스에 사랑이 파도처럼…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70. 상병들과 데이트 7년, 진해의 7공주…결혼도 미루고 주말마다 병원 찾아 위안잔치 (선데이서울 1973년 4월 15일) 따스하고 보드라운 아가씨들의 손길이 아프고 병든 장병들의 마음과 육신을 감싸 준다. 7년 동안 7공주 같은 7인의 처녀들이 진해 국군통합병원 장병들에게 바친 사랑의 봉사활동. 오직 “사랑했으므로 사랑을 바쳤다”는 감동의 다큐멘터리. ●용돈 털어 음식 장만, 노래 선물, 빨래까지 주소를 밝히지 말아 달라고 한다. 이름도 되도록이면 알려지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한다. 20살 꽃다운 나이 때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7년. 이제 모두 26살이 되었다. 공교롭게도 7인의 아가씨들이 모두 동갑. 올드미스가 되어 “창피하다”면서 그녀들은 까르르 웃었다. 진해 국군통합병원 입원 장병들은 7인의 처녀들을 그들이 공유한 애인으로 생각한다. 장병들에 의해 알려진 이 아가씨들의 이름은 김백련, 김연애, 석일자, 이막출, 황미자, 김순덕, 오순자양. 20살 때부터 매주 주말마다 자신들의 용돈을 털어 모아 지금까지 75개월 동안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통합병원을 찾아들었다. 이곳에 입원한 장병들은 월남전 전상용사들과 국내 각 부대의 질병·부상 장병들. 고향이 멀어 찾아올 가족도 없이 고독하게 투병생활을 하는 그들의 아픈 몸과 영혼을 보드라운 손길로 위로하고 감싸 주어 왔다. 매주 토요일이면 그녀들은 오후 2시쯤부터 통합병원에 모여든다. 이때부터 시작하여 7~8시간을 계속 장병들과 주말 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제각기 갖고 온 사과, 빵, 과자, 달걀, 깨죽, 쇠고기, 통조림을 나눠 주는 것으로 장병들을 보살피는 일이 시작된다. 매주 음식물을 마련하는데 쓰이는 비용은 4000~5000원 정도. 직장을 모두 갖고 있는 처녀들이라서 용돈을 어느 정도 마련할 수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 평소 차비나 쇼핑 비용을 아껴 모은 돈으로 음식물을 사기 마련이라는 것. 장병들에게 준비했던 음식물을 제공하고 나면 다음 2차 프로는 경쾌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 주고 합창과 빙고게임으로 외로움을 달래준다. 각 병동을 돌면 몸져 누워 있는 장병들을 부축하여 일으키고 얼굴, 손, 발까지 씻어주며 우울한 환자들의 컨디션을 돋워준다. 때묻은 양말, 옷가지 침대의 매트리스를 찾아내 빨래도 해주는 것이 세 번째 프로. 땀에 젖고 더러운 옷가지들이 아가씨들의 날렵한 손으로 깨끗하게 된다. 이처럼 장병들의 살림살이꾼으로 매주 음식물 메뉴, 놀이프로를 바꿔가며 정성껏 위안했다. 뿐만 아니다. 가정에서 떨어져 있는 장병들에게 매달 1번씩 합동생일잔치도 베풀어 준다. 출생 일자는 관계 없이 출생달만 같으면 동기생으로 잡았다. 매달 마지막 토요일을 잔치 날로 정해 행운을 빌어 왔다. 이 생일잔치엔 과일, 빵을 마련하고 손수 떡을 빚어 정성을 쏟아 생일을 축하해 주는 것이다. 예정대로 지난 3월의 잔치일정은 30일 오후2시. 3월 출신 장병 45명을 국군통합병원 휴게실에 모아 푸짐한 생일잔치가 베풀어졌다. 7인의 처녀들은 준비한 과일, 빵, 달걀을 대접하면서 손뼉을 치며 합창과 게임으로 유쾌한 한나절을 마련했다. 아직도 시집갈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입을 모으는 7인의 처녀들이 이 일을 시작하기는 지난 67년 3월부터. 누가 시켜서가 아니었다. 16년 전 창설된 진해지구 적십자봉사회 회원 20명이 나서 어려움을 돕고 있는 것에 감격하여 시작한 것. 지금 7인의 처녀들의 대표격이라는 김백련양이 먼저 시작하게 되었다. 진해여중을 졸업한 김양은 옛 국민학교 동창이며 평소 가까운 친구들을 설득해서 자랑스러운 7인의 처녀 클럽을 조직했다. 클럽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하자 때마침 월남의 격전지에서 부상을 입고 돌아오는 장병들을 보았다. ●매달 합동 생일 잔치 열고 “몹시 아플 땐 함께 울었죠” 국군통합병원 관계자를 찾아 “우리들이 전상 장병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졸라, 군부대를 드나들 수 있는 특전을 얻었다. 매주 금요일만 되면 아가씨들은 서로 연락하여 음식값의 예산을 조정하고 메뉴를 결정하여 위안 프로그램을 의논한다. 사정이 허락하여 충분히 마련할 때가 이들에겐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 “장병들이 아픔을 못 이겨 신음을 하면 그만 우리도 침대맡에 주저앉아 함께 울어버린 적도 한두 번이 아녜요. 장병들의 아픔은 즉 우리의 아픔처럼 절실하기 때문이에요.” 김백련양의 말이다. “주말처럼 기다려지는 시간이 다시없습니다. 저런 비단결 같은 마음씨의 아가씨들에게 장가갈 행운아가 누구인지 부럽습니다.” 김승일 상병이 침을 꿀꺽 삼키며 눈웃음치자 아가씨들은 데굴데굴 구르며 폭소했다. 이 시간처럼 순수한 기쁨과 뜨거운 사랑이 파도치는 순간이 세상에 어디 또 있을 것인가?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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