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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도 3중 충돌… 3가족 10명 사망/김천

    ◎승용차 앞바퀴 펑크… 분리턱 넘어 【대구=한찬규 기자】 16일 상오 1시20분쯤 경북 김천시 신음동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서울기점 2백29.5㎞)에서 경기 4그 3594호 무쏘승용차(운전자 정춘식·38·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벽산아파트)가 중앙선을 침범,마주오던 인천 2고 5814호 스쿠프승용차(운전자 유진학·35·인천 서구 석남동 중앙빌라)와 충돌했다.이어 스쿠프승용차는 뒤따라 오던 경기 9차 2555호 탱크로리(운전자 이인선·35)에 받히면서 불이 났다. 이 사고로 무쏘승용차 운전자 정씨의 부인 진형숙씨(38)와 큰딸 지혜양(11)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둘째딸 지연양(8) 등 2명이 중상을 입었다.또 스쿠프승용차 운전자 유씨 일가 4명과 동생 진고씨(33·회사원·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일가 4명 등 두가족 8명이 모두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조사 결과,이날 사고는 추월선을 달리던 무쏘승용차가 앞바퀴가 펑크나면서 핸들을 지나치게 왼쪽으로 조작,높이 20㎝의 중앙분리턱을 넘어서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스쿠프 승용차는 무쏘승용차에 부딪히는 순간 튕겨져 옆차선을 달리던 탱크로리에 다시 받혀 불이 났다. 스쿠프승용차 운전자 유씨 일가는 고향인 경북 경주에서 아버지 칠순잔치에 참석한 뒤 돌아오다가 이같은 변을 당했다. 사망자명단은 다음과 같다. ◇무쏘 승용차 ▲진형숙 ▲정지혜 ◇스쿠프 승용차 ▲유진학 ▲부인 이해숙(34) ▲아들 일준(11) ▲딸 한나(5) ▲유진고 ▲부인 김영란(28) ▲맏딸 리(2) ▲둘째딸 애리(2개월)
  • 김현희씨·여금주양이 말하는 남과 북/서울신문 첫 합동인터뷰

    ◎“진한 화장 짧은 머리… 평양패션 서양화”/“KBS듣고 남쪽 잘 산다는 것 알았어요”/“외화벌이 남자와 결혼하는게 여성의 꿈”/김/“요즘도 북한의 가족 찾는 꿈 꿔요”/여/“영어에 깜깜… 학교공부 힘들어요” 『현희언니,정말 만나고 싶었어요』 『나도 금주양이 보고 싶었어요』 15일 한국 프레스센터 20층 동백실에서 첫 대면한 김현희씨(34)와 여금주양(21)은 한동안 포옹을 풀지 않았다. 김현희.올해로 서울생활 9년째를 맞는 그가 북한탈출 귀순자를 만난 것은 김만철씨에 이어 두번째.그러나 여성 귀순자를 만나기는 여양이 처음이었다. 검은 블라우스 위에 베이지색 재킷차림의 김씨와 체크무니 재킷차림의 여양은 흡사 친자매같았다.지난해 4월30일 사회안전부 대위출신인 아버지 여만철씨(49)등 일가족 5명과 함께 동남아를 거쳐 귀순한 여양은 서울에 오기 전까지 김씨가 누구인지를 몰랐다고 한다.그도 그럴 것이 북한에선 KAL 858기 폭파사건에 대해 일절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여양은 서울에 온 뒤 비디오 「마유미」와 그의 고백록 「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를 읽고 나서 김씨의 아픔을 알게 됐고 언니가 가여워 울었다고 한다. 『화면을 통해 봤을 때와 달리 가까이서 보니 정말 언닌 젊고 예쁘네요.언니가 똑똑하고 예쁘지 않았으면 공작원으로 뽑히지도 않았을 텐데…예쁘게 태어난게 「원수」인 것 같아요.아마 언니가 남쪽사람으로 북한에서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벌써 죽었을 거에요』 ○93년 평양 많이 변해 김씨와 여양의 연령차는 13살.그러나 나이차보다 더 큰 간극은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시차 7년이었다.김씨가 마지막으로 평양을 떠난 87년까지 북한여성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먹고 사는 일이 전부였다.그러나 여양이 전하는 그 뒤의 북한,특히 여성사회엔 미미하나마 나름대로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88년 처음 평양에 갔을 때는 그곳 여자들이나 내가 사는 함흥여자들이나 별로 다른게 없었어요.그러나 93년 다시 평양에 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달라진 여자들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머리모양이 짧아졌을뿐 아니라 브래지어 바람에 속이 훤히 드려다보이는 옷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더라니깐요.거기다 화장도 서양식으로 진하게 하는 등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한 느낌을 받았어요』 여양이 전하는 북한의 이성교제 역시 김씨의 재북시절과는 많이 달라진듯 했다.김씨가 공작원 교육을 받던 87년엔 남녀가 대동강변을 손을 잡은채 돌아다니는게 「첨단 데이트」에 속했다는 것.그러나 요즘엔 남녀가 껴안은채 밀어를 나누는 모습을 대동강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여양은 말했다. 밝고 활달한 여양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던 김씨는 여양이 가족과 함께 자유를 찾은 사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북한이 어떤 사회인데,일가족이 고스란히 탈출할 수 있었다니 정말 천행에요』.김씨는 여양 일가의 귀순보도를 대하면서 함남 요덕 「2951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가족생각에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이젠 가족생각도 희미해졌다』고 말한 김씨는 『가끔씩 여동생 현옥이와 남동생 현수가 나타나 큰 누나 때문에 식구들이 고생을 하게 됐다고 말하거나 아니면 내가 스웨터 등 보따리 꾸려들고 우리가족을 찾아가는 꿈을 꾸기도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가 지난 91년 3월 여의도침례교회서 세례를 받은후 신앙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에 의해 목숨을 잃은 무고한 KAL858기 희생자들에 대한 속죄와 아울러 가족들의 무사함을 하느님께 빌기 위해서라고 한다. 올해 중앙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입학한 여양이 한국에 와서 놀란 것은 그가 북한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판자집과 거지 천국」에 판자집과 거지 대신 하늘을 찌를듯이 솟은 빌딩숲과 흘러 넘치는 경제적 풍요였다고 한다.여양은 북한에서 KBS 사회교육방송등을 통해 남한이 잘 산다는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았지만 이렇게 잘사는 줄은 몰랐다고 한다.북한에선 라디오를 구입하면 의무적으로 안전부에 등록하도록 돼있고 안전부는 채널을 납땜,남한방송청취를 원천봉쇄한다고 한다.그러나 일단 등록만 하고 나면 추후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수의 주민들이 몰래 고정납땜을 뜯어내고 남한방송을 듣고 있다는 것.특히 친한 학생들끼리는 남한방송에서 들은 내용을 서로 주고 받기도 하는데 그 가운데는 『남조선에선 거리 청소부도 집에 전화를 매놓고 산다』는 얘기도 들어 있다고 한다.놀랍게도 여양은 친척이 중국에 있는 남학생으로부터 6·25가 남침이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북조선이 「지상의 낙원」임을 끝없이 세뇌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주민들은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잘산다는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다고 여양은 말했다.북한주민들은 주로 「귀국자」나 중국연변의 조선족,러시아벌목공들로부터 바깥 세상정보 특히 남한정보를 듣고 있는데 러시아벌목장에서 일하다 귀국하는 벌목공의 경우 품질이 좋은 남한치약을 압수당하지 않기 위해 「MadeinKorea」란 글자를 긁어낸채 갖고 들어온다고 한다.여양은 그래도 평양에서 만든 치약은 품질이 괜찮은 편이지만 지방산 치약은 흰 치분을 물에 반죽해놓은 정도여서 대부분의 가정에선 소금으로 이를 닦고 평양치약은 손님 접대용으로 모셔놓는다고 말했다. ○6·25는 남침 들었다 북한청소년들의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여양은 『북한 청소년들은 꿈을 위대하게 갖지 않는다』고 말하고 요즘엔 고등중학교를 졸업하면 장사에 나서 돈을 벌겠다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최근들어 북한에서 군복무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한 여양은 이같은 풍조 역시 돈을 벌어 잘살아보겠다는 청소년들의 가치관과 무관치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씨가 『그전엔 김일성과 조국을 위해 청춘을 바치겠다』며 입대를 자원하는 청소년들이 많았다고 말하자 여양은 『이젠 어쩔 수 없어 군에 가는 경우가 더 많다』며 김일성종합대학의 경우 전엔 고등중학교 추천 70%,군추천 30%로 신입생을 받아들였으나 이제는 고등중학교 추천 30%,군추천 70%로 그 비율을 바꿔 청소년들의 군입대를 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양은 젊은이들의 군입대를 기피하는 이유는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과 사망,핵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맨먼저 죽게 될것이란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물론 군인은 일반 주민에 비해 훨씬 많은 식량(1일 800g)이 지급되지만 변변한 부식없이 쌀 30%,잡곡 70% 비율로 지은 밥만 먹곤 엄청 강도가 높은 훈련을 감당못해 영양실조에 걸리는 장병이 적지 않다는 것.이런 소문이 쫙 깔리는 바람에 젊은이들이 그럴듯한 구실이나 꾀병을 이유로 입영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여양은 인민군의 요양소는 대부분 영양실조로 쓰러진 군인들을 수용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젊은이들이 군입대를 기피할 목적으로 자주 써먹는 방법은 신검수검 직전에 엿을 잔뜩 집어 먹고 혈압을 올려 고혈압환자로 위장하거나 X레이 촬영시 러닝셔츠속 가슴팍에 담배곽에서 떼낸 은박지를 붙여 필름에 폐결핵 환부가 나타나도록 위장하는 것 등이라고 한다. 서울생활 1년을 맞는 여양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거.『북한에선 돼지고기도 꿀처럼 먹었는데 여기와선 너무 자주 먹는 탓인지 이젠 신물이 났다』는 여양.그러면서 그는 『사람의 입이 참으로 간사한 것 같다』고 했다. 이미 4권의 고백록과 2권의 번역서를 낸 김씨가 독서에 취미를 가진 반면 여양은 TV시청을 즐기는 편이다.여양이 즐겨 보는 드라마는 KBS­2TV의「딸부잣집」과 SBS의 「이 여자가 사는 법」.김씨 역시 즐겨보는 TV프로로 「딸부잣집」과 뉴스프로를 꼽았다. 강연이나 신앙간증에 나서는 틈틈이 책을 읽고 쓴다는 김씨는 최근에 펴낸 「이은혜,그리고 다구치 아예코」를 얼마전에 구입한 컴퓨터로 썼다면서 『요즘엔 컴퓨터가 생활의 또다른 즐거움으로 추가됐다』고 말했다. 한편 얼마전부터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했다는 여양의 가장 큰 고민은 학교공부다.특례입학으로 진학은 했지만 영어에 깜깜한데다 교과과정이 북한과 다르기 때문에 따라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고 한다.또하나,여양을 괴롭히는 건 미팅이다.얼마전 같은 대학 법대생들과 그룹미팅을 가졌을 때 마음에 쏙드는 남학생을 발견,「찍었는데」 그 남학생이 다른 여학생을 파트너로 정하는 바람에 요즘 「열을 받고」있다는 것이다. ○청소년 군기피 확산 여양은 나이로 보면 분명 X세대지만 부를줄 아는 노래가 주로 가요곡집의 앞쪽에 실린 노래들 뿐이어서 노래방 가기를 꺼린단다.그러나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요즘 독한 마음 먹고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상적인 남성상을 『비록 자판기 커피일망정 함께 나누며 나를 기쁘게 해주는 남자』라고 밝힌 여양은 같은 또래의 여대생들이 브랜드옷을 고집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몸에 잘맞고 색깔만 잘 받으면 됐지 메이커가 무슨 상관이냐』는 의젓함을 보였다. 서울엔 미인이 많은 것 같다는 여양 말에 김씨는 아마도 식생활이나 환경 탓일 것이라고 설명.북한여성들도 성형수술을 하느냐는 질문에 여양은 『돈을 주고 병원에서 쌍꺼풀수술을 하는데 시술수준이 낮은 탓인지 3년 못가 풀린다』고 말하고 수술이 잘못돼 고등중학교 학생이 할머니로 변하는 웃지 못할 일이 자주 벌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여성들의 꿈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김일성종합대학이나 평양외대를 졸업,외화벌이 기관에서 근무하는 남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두사람이 똑같았다.여양은 그래서 『요즘 북한여성들 사이에선 시집 잘가는게 대학 15곳 다닌 것보다 낫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생지옥」에서의21년의 생활을 마감하고 자유를 마음껏 호흡하게 된 여금주양.그는 이제 배고픔과 유일사상체제의 속박으로부터 완전히 풀려난 것이다.더는 금요노동에 나오라는 지시도 받지 않게 됐으며 영농철 두달간의 노력동원으로부터도 해방이 됐다.어디 그뿐인가.스스로 능력을 키우고 노력만 하면 원하는 것을 움켜쥘 수 있는 가능성의 문앞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그래서 여금주양은 이제 행운의 여신과 손을 잡은 것이나 다름없다. ○인세 고스란히 저금 그러나 같은 북한에서 태어났어도 평생 벗지 못할 무거운 멍에를 지고 있는 김현희씨.그는 한 인간이 겪어야 하는 불행의 끝이 어디인가를 가늠하지 못한채 오늘도 번민과 죄책감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다.그는 10억원에 가까운 출판인세를 한푼도 쓰지 않은채 고스란히 저금해놓고 있다.KAL기 희생유족들과 합의가 이뤄질 경우 그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는데 쓰기 위해서다.자유의 땅 대한민국에서 거듭 자유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북한의 억압속에 신음할 가족생각에 하루도 눈물 마를 날이 없는 김현희.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 두 여인에게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안겨준 이 불행한 시대상황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하루 빨리 청산해야할 공동의 빚이 아닐는지.여양은 4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끝내고 일어서면서 『언니,외롭거나 마음이 아플 때면 제게 전화 하세요』라며 김현희씨를 다시 껴안았다.
  • 60대,부부싸움하다 부인살해 투신자살

    9일 하오 7시쯤 서울 강북구 번1동 457 삼성빌라 202호 앞 계단에서 이 집에 사는 송필순씨(55·여)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고 송씨 남편 강삼남(63·무직)씨가 콘크리트 바닥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을 이 아파트 5층에 사는 김경호씨(33)가 발견,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 김씨는 『외출을 하려고 하는데 흥분한 강씨가 5층 옥상으로 올라와 아래로 뛰어 내리려는 것을 말렸으나 이를 뿌리치고 복도 쪽으로 몸을 던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송씨가 배와 가슴 등에 흉기로 찔린 상처가 있는데다 강씨가 2년전 뇌수술을 받은 뒤 후유증으로 부부싸움이 잦았다는 주민들의 말에 따라 강씨가 이날 부부싸움을 하다 홧김에 송씨를 찔러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 도쿄 출근길 비명… 신음… “대혼란”/지하철 독가스 테러

    ◎역 26곳 폐쇄… 화학부대 긴급 투입/범인 직접운반 않고 시한장치 한듯 ○헬기 앰뷸런스 동원 ○…죽음의 독가스 사린 테러사고가 발생한 20일 아침 도쿄시내 16개 지하철역 주변에는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와 구조헬기의 요란한 엔진음속에 중독된 사람들이 쓰러져 공포의 화학 전쟁터를 방불. 역마다 수십대의 앰뷸런스가 구조활동을 벌이고 헬기들이 도쿄 상공을 저공비행하는 가운데 사린과 독극물 아세토니트릴에 질식된 사람들이 거리 곳곳에서 얼굴을 가린채 신음소리를 내며 쓰러져 있었으며 구조대원들과 피해 시민들의 절박한 비명이 뒤섞여 일대 아수라장을 이루었다. 죽음의 공포가 독가스와 함께 도쿄 중심가 지하철로 퍼지며 그렇지않아도 혼잡한 아침 러시아워시간의 일본 지하철은 대혼란에 빠졌다.적어도 26개의 지하철역이 일시 폐쇄되고 도심을 통과하는 히비야선등 3개의 지하철의 통행이 중단됐다. 사고직후 쓰키지(축지)역 역장인 카쿠라이 요시오씨는 『독가스 냄새가 워낙 강해 구조할 엄두를 낼수 없었다』면서 『지하철 안에 있던 시민들은 플랫폼에 그대로 쓰러지거나 그래도 약간 정신이 있는 사람은 비틀거리며 겨우 역을 빠져 나왔다』고 사고 당시를 설명. ○일반환자 진료 중단 ○…사건직후 성루가국제병원 등 도쿄시내 주요 병원들은 「대형사고로 인해 일반인의 진료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내건채 독가스 중독환자들의 치료에만 전념. 한쪽 눈에 얼음주머니를 댄채 치료를 받던 마사하타 아키오씨(21)는 『갑자기 숨을 쉴수가 없었다.그것이 독가스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내 위로 쓰러졌으며 나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 말하며 울부짖었다. ○…가스미가세키역에서는 상오8시15분쯤 전동차 맨 첫번 차량에서 비닐주머니가 있는 것을 역무원 다카하시 가즈마사씨(50)가 발견하고 들어냈으나 다카하시씨는 그 자리에서 졸도해 곧 숨을 거두었다. 약 10분후에는 같은 차량의 8번째 칸에서도 신문지로 싼 약품이 들어 있는 병이 발견됐다. 이와관련,한 회사원은 『맨 뒷좌석에 앉아있던 남자가 내린뒤 의자밑의 신문지에 싼 상자에서 악취를 풍기는 액체가뿜어져 나왔다』고 말했다. ○미서 테러 이미 경고 ○…미국의 한 전문가가 지난달 테러리스트들이 도쿄의 지하철을 대상으로 독가스테러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사실이 밝혀져 화제.지난해 6월 일본 마스모토에서 발생한 독가스 누출사고 현장조사 지원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던 워싱턴 생화학무기 군축연구소 설립자 카일 올슨씨는 지난 2월 일본의 마르코 폴로지에 기고한 글에서 (마스모토의)범죄자들은 더 큰 규모의 참극을 준비하고 있다며 도쿄의 지하철역 신주쿠나 오사카의 중심가 지하철역에 독가스를 살포하고 웃음짓는 범인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 ○교포 간호사도 질식 ○…도쿄 독가스 테러사건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의아해하는 것은 사린을 어떻게 운반했느냐는 것. 이와 관련,규슈대의 이노우에 교수(위생학)는 사린을 합성하기 전에 유기인계 화합물과 알코올의 일종을 용기안에 따로따로 칸막이를 설치해 비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두가지 물질을 분리해 두면 그 자체는 아무 해가 없으나 일정 시간이지나면 칸막이가 썩으면서 양자가 섞여 저절로 사린이 된다는 것. 또 독극물의 권위자인 구로이와 유키오 쇼와대병원 약제부장은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범인이 현장에 사린을 운반했을 가능성은 적으며 스위치를 누르면 작동하도록 장치해 자연히 구멍이 열려 밖으로 사린이 누출되도록 시한장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이밖에 전문가들은 일부 전차안에서 검출된 아세토니트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이 물질은 사린 생성 자체에는 직접관계가 없으나 아세토니트릴에서 사린의 원료가 되는 약품을 녹여 그것에 알코올등을 합성하면 간단하게 사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독가스 테러사건이 발생하자 일본방위청은 즉각 산하 화학부대 요원 1백40명과 화학처리차 15대를 투입,가스미가세키역 등에서 오염제거작업을 벌였다. 일본 자위대 화학부대는 사린가스 중화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방위청은 이날 출동한 1사단과 2사단의 화학부대외에도 전국에 배치된 다른 13개 화학부대에도 대기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린은 어떤 가스인가/독 나치정권때 개발… 1백m내 사람 구토·실신 사린(Sarin)은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는 화학물질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개발했다.유기인제를 응용한 무색무취의 독가스로 「사상 최강의 독가스」로 불린다.이라크군이 쿠르드족을 제압하기 위해 사용한 적도 있다.비교적 제조가 쉬워 「빈국의 핵무기」로도 불리고 있다. 사린가스를 흡입할 경우의 증상은 신경전달물질인 효소 코린에스트라제를 방해해 동공이 축소돼 앞이 안보이게 되거나 정신을 잃게 되며 전신 경련이 일어난다.따라서 제네바협약에 의해 전쟁중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체중 1㎏당 치사량은 0.01㎎으로 독성이 극히 강한 물질이다.미군이 지난 걸프전당시 이라크군이 사용할지도 모른다면서 해독제인 황산아트로핀,PAM등을 휴대토록 하기도 했다.일본 국내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제조된 기록이 없지만 지난해 6월 나가노현 마쓰모토시에서 주민 다수가 죽거나 다친 중독사건 당시 이 사린이 사용됐었으며 당시 현장에서 1백m 떨어진 곳에 있었던 사람과 가축도 구토나 실신하는 등의 피해를 입을 정도였다.
  • 학교이사장 안방서 피살/금용학원 김형진씨

    ◎흉기 찔려… 원한·내부소행 수사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가진 학교법인 금용학원 재단이사장 김형진(72)씨가 가족들과 함께 있던 자신의 집 안방에서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가던중 숨졌다. ▷발생◁ 14일 하오 11시 10분쯤 서울 중구 신당2동 422의 1 덕원빌딩 6층 김씨집 안방에서 김씨가 흉기에 목이 찔린 채 피를 흘리고 신음중인 것을 부인 김은옥(62)씨가 발견,서울대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부인 김씨는 『남편이 하오 5시쯤 귀가한후 함께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다 하오 11시쯤 먼저 자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갔는데 5분쯤 지나 안방에서 신음소리가 들려 들어가 보니 남편이 이불위에서 오른쪽 목부위가 예리한 흉기에 찔린 채 피를 흘리며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집에는 부인외에 5분전쯤 귀가한 큰 아들 성복씨(43·S대 경제학과 교수)가 있었다. 이 빌딩 경비원 안기용씨(55)는 『평소 하오 11시쯤이면 입주자들이 대부분 귀가하는데 하오 11시 조금넘어 아들 김씨가 들어온 것말고는 출입구를 통해 들어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장◁ 숨진 김씨가 자고 있던 안방안에 있는 욕실에는 창문이 열린채 창문틀이 내려져 있었고 창틀에는 김씨의 혈흔이 묻어 있었다.안방 욕실안의 창문틀과 현관 오른쪽에 있는 아들 성복씨의 방 창문틀까지는 희미한 핏방울이 떨어져 연결돼 있었으며 거실바닥에도 핏자국이 군데군데 남아있었다. ▷수사◁ 경찰은 숨진 김씨의 집이 6층건물 맨위층으로 1층 출입구를 통하지 않고는 건물안으로 들어갈수 없으며 안방과 연결된 욕실 출입문에 김씨의 혈흔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범인이 베란다와 화장실 창문을 통해 안방으로 침입,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금품이 전혀 없어지지 않았도 혈흔이 아들 방 창문 주변에서도 발견 됐으며 김씨가 반항한 흔적이 없다는 점을 중시,내부인의 범행이거나 범인이 2명 이상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부인 김씨가 사건이 일어나기 전 아들이 귀가할 때 현관문을 열어줬다고 말했으나 아들 성복씨는 『현관문을 열쇠로 따고 들어왔다』고 말하는 등 진술이엇갈려 이들을 상대로 수사하고 있다. 또 숨진 김씨가 빌딩세입자들과 금전문제로 마찰을 빚은 적이 있다는 주변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김형진씨는 누구/단신월남후 수백억 재산 일궈 피살된 금룡학원이사장 김형진씨는 평양태생으로 평양의 5년제 광성중학교를 마친뒤 1·4후퇴때 단신으로 월남,포목상에서 거부가 된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김씨는 용인에 8만여평에 달하는 농장을 비롯,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수백억원대의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6·25때 유격대활동을 하기도 한 김씨는 전후 미군부대에서 무기운반원으로 일하면서 상술을 익히기 시작,전국을 돌아다니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등 억척스레 돈을 모은 뒤 기반이 잡히자 동대문시장에서 포목상을 경영,거부의 꿈을 키워갔다. 김씨는 이후 65년 동아상사대표,71년 금룡물산 대표,73년 동대문수영학원회장,74년 콤비전산대표를 지냈으며 83년 서울 종로6가에 부동산 관리업체인 해강기업을 설립,지금까지 운영해왔다. 부인 김은옥(62)씨와의 사이에 2남3녀를 둔 김씨는 가정생활에도 충실해 자식들도 모두 건실하게 성장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맏아들 성복씨는 Y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유학한뒤 아직 박사과정(교육학)을 마치지 않은 부인과 아들 딸을 미국에 남겨두고 5년전에 귀국,서울 S 사립대 경제학과에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둘째 아들도 S대병원 레지던트로 근무하고 있으며 세딸은 모두 출가했다.
  • 지구촌 재변… 보복은 아니라 해도(박갑천 칼럼)

    기상예보가 엉뚱하게 틀리는 일이 있다.갑작스런 기상변화는 첨단장비도 무력하게 하는 모양이다.이럴때 하는 불경스런 농담­『하느님도 사람과 같이 노시나봐』.하느님만의 영역에 대해 인간들이 뭘안다고 개느니 눈오느니 나불대니까 울컥해진 심정으로 기상상태를 바꿔 골탕먹인다는 뜻이다. 비록 같은 차원은 아니라해도 절대자는 인간과 어떤 감응을 주고 받는다고 여기면서 살아오는 인간들이다.선악을 구별하여 화복을 내린다고 하는 생각부터가 그렇다.간절히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고도 생각한다.그 맥락에서 세평나쁜 사람이 떵떵거리는 걸 보면서는 절대적 존재를 원망하기도 한다.사마천이 천도는 과연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사기;백이열전)고 탄식하는 것도 그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절대적존재부터 부인하는 생각도 물론 있다.또 인정은 한다더라도 그의 영위가 인간의 가치기준과 일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말하자면 그 영위는 인간으로서 헤아릴수 없는 그만의 영역이라는 뜻이다.그러한 꼬투리는 가령 「열자」(천서편)에서도 볼 수 있다. 「열자」는 그 존재를 절대자·곡신 혹은 무같은 말로 표현한다.만물을 생성케 한 그 무는 영원히 그 작용을 하되 의식적으로 무엇을 생성한 것은 아니며 변화하도록 작용하는것 또한 아니라고 말한다.그러니 그 「절대자­무」가 인간의 가치기준에 따르는 작용을 한다고 할 수는 없다.다만 그 영위를 말없이 영원히 계속하는 현상이 인간들에게 믿음을 준다(천불언이신;예기;악기편)고는 하겠다. 그러나 이 경우에 있어서도 자신의 뜻에 반하는 하자가 났을 때는 영위의 영속화·정상화를 위한 반작용만은 일으키는 것 아닐까.한 번의 번개에 37억 5천만Kw의 전력을 낸다는게 영위의 편린이지만 인위의 갖가지 오만한 가해에 감기들고 피부병 생겨 신음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그래서의 반작용을 가해에 대한 의도적 보복이라 생각하는 건 인간의 양심에 따른 성찰일 뿐 영위의 정상궤도화를 위한 재채기며 긁적거림 그것 아닐 것인지.어쨌거나 가해의 불이익은 인간에게 돌아온다. 지구촌 예저기서 천재가 잇따른다.지진에 가뭄에 홍수에 폭설에.이 현상들이 인간의 가해와는 무관한 것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여기서 겸손만은 배워야 한다.하잘 것없는 지식에 취해 도전하고 훼손해온 인간들이 아닌가.
  • 모스크바 시민/“자본주의 맛” 햄버거 포로되다(세계의 사회면)

    ◎맥도널드,러시아 진출 5주년/“일년낸내 장사진”… 7천3백만명 다녀가/루블화 받고 원료90% 현지조달로 “성공”/개점후 판매실적 세계지점 1위 고수 모스크바의 맥도널드 햄버거점이 지난 1월31일로 개점 5주년을 맞았다.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모스크바에서 활동하는 비즈니스맨들에게 맥도널드의 성공은 지금도 「신화」로 통한다.무엇보다 맥도널드의 등장은 모스크바 사람들이 막연하게나마 그려보던 화려한 서방생활의 한 단면이 실제상황으로 나타난 것이었다.번쩍이는 유리건물,밝은 실내,한껏 미소를 띠고 손님을 맞는 점원들…스러져가는 사회주의의 마지막 전환기에 신음하던 그들에게는 실로 꿈에서나 그리던 장면들이었다. 맥도널드 캐나다사가 모스크바시정부와 합작으로 모스크바점을 연 90년은 소련체제가 종말로 치닫던 시점이었다.유서깊은 푸슈킨광장을 마주보는 시내 최고 중심가였다.언론들은 연일 이「엄청난」뉴스에 매달렸고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용케 돈을 모아 자본주의의 「맛」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점포앞은 수백미터씩 장사진을 이뤘다.이런 장면이 5년 내내 계속된 것이다. 그러나 개점당시에는 얼마못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비관 일색이었다.조지 코헨 사장은 5주년 기념식날 아침 푸슈킨광장 점포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그땐 모두들 정신나간 짓이라고 했다.그러나 5년 뒤인 지금을 보라』며 감개무량해했다.러시아인들이 무슨 돈이 있어 이것을 사먹을 것이며,원료공급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등 갖가지 우려 때문이었다.그러나 이날 맥도널드측이 밝힌 바로는 5년간 다녀간 고객수가 모두 7천3백만명.팔린 햄버거가 1천7백60만개,프렌치파이 3천3백만개,그외 밀크셰이크·소프트드링크등이 모두 비슷한 숫자로 팔렸다고 한다.모스크바점은 전세계 맥도널드점중에서 5년간 내리 고객수 1위,판매실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과감한 투자,뛰어난 경영전략이 숨어있다.외국 레스토랑들이 모두 달러를 고집할 때 이들은 과감히 루블로 손님을 받았다.그리고 원료공급원을 모두 현지에서 개발,현재는 90%이상을 이곳에서 조달한다.그리고 가장 신경 쓴 부분이 홍보.「자본주의자들의 돈벌이」에 대한 현지인들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장애어린이 재활기금」설립,공장을 식품연구소·대학등의 실습장으로 개방,현지고용원을 꾸준히 늘리는등 노력을 계속해왔다. 덕택에 점포수는 3개로 늘었고 조만간 2곳이 더 문을 열 예정이다.물론 실상을 말하자면 호스로 물빼가듯 러시아인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격이다.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오늘도 맥도널드를 사먹기 위해 긴 줄을 선다.
  • 도심 빌딩·아파트 순식간에 “와르르”/가상 시나리오/서울 대지진

    ◎낮12시 진도6/한강교량·청계고가 잇따라 붕괴/제방 무너져 산강범람 침수사태/하오1시 진도7/지하철 폭삭… 도시가스 연쇄폭발/갈라진 지반틈 사람·한량들 매몰/밤되자 암흑속 추위·공포에 떨어 우리 서울은 지진에 어느 정도 안전한가.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일본 간사이(관서)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이 서울에서 발생했을 경우,지금까지 우리가 겪었던 어떠한 재난과도 비교할 수 없는 처절한 결과를 상상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이들의 이같은 주장은 우리의 대형 건축구조물 거의 모두가 내진설계가 제대로 돼있지 않다는데 근거하고 있다.일본 간사이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을 계기로 우리도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서울에서 대지진이 발생했을 것을 가상한 시나리오를 엮어본다.이 시나리오는 한양대 김소구 교수,한국자원연구소 전명순 박사 등 전문가들과 김치운 상수도사업본부장,최재범 도시계획국장,박영호 민방위국장 등 서울시 관계자들의 의견을 참고로 구성했다.이는 어디까지나 가정된 상황이다. ○○년 ○월○○일 낮 12시.강진이 불행하게도 평화로운 우리의 서울을 강타했다.진앙지가 경기도 광주로 추정되는 진도 6의 수직형 강진이 한강변을 따라 엄습한데 이어 1시간의 여진끝에 진도 7의 가공할 파괴력의 대지진이 도심쪽을 맹타한 것이다. 경부선 새마을 열차가 방금 통과한 한강철교가 폭음과 함께 엿가락처럼 휘어진채 중간중간이 끊어지면서 시퍼런 한강 물속으로 잠겼다.한강철교에 이웃한 동작대교와 마포대교 등 강남·북을 잇는 대형 교량들 역시 잇따라 붕괴되면서 성난 물속으로 빠져들었다. ○사망·실종 40만명 이 순간 온 시민이 온갖 정성을 들여 모처럼 잘 가꾸어 놓은 한강시민공원 제방 곳곳은 힘없이 무너졌고 모래와 자갈을 동반한 강물은 물기둥을 이루며 무너진 둑 사이로 쏟아져 내려 한강변 주택가 곳곳은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다. 같은 시각 도심 한복판.동서를 연결하는 거대한 청계고가도로 역시 기둥이 뿌리째 뽑히면서 차도 상판이 순식간에 청계천 바닥으로 떨어졌다.교각과 상판은 10여m 아래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이웃한 크고 작은 건물과 질주하는 차량들을 무차별로 덮쳐 생지옥을 방불케 했다. 잠시후인 하오 1시쯤.이보다 더 강력한 진도 7의 대지진이 또다시 도심 한복판을 때렸다.핵폭탄과 같은 위력의 두번째 지진은 고귀한 인명은 물론 주위의 크고 작은 빌딩·터널·교량·아파트 등을 닥치는대로 파괴했다.대통령에 의해 비상사태가 선포되어 인명구조를 위해 민방위·예비군은 물론 군병력이 동원됐다. 이 시각 서울시청 지하 상황실.시장이 대단히 심각한 표정으로 민방위국 교통국 하수국 소방본부 등 관련실·국으로부터 피해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는다. 『모든 한강교량의 통행금지.송수관로 파괴.도시구조물의 절반 파괴.단전·단수·통신 불통.가스공급 중단.화재발생 다수.지하철 운행중단 등…』 서울시의 피해상황 집계는 실로 엄청났다.무엇보다 인명피해가 가장 컸다.사망 10여만명,실종 30여만명,부상자 50여만명,이재민 1백여만명 등으로 우리가 일찍이 겪지 못했던 숫자다.이뿐만 아니다.한강교량 20개 1만8천9백86m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가 끊어지거나 파손됐다.터널 16곳 9천5백14m,고가차도 57곳2만2천여m,지하철 총연장 2백16·5㎞,아파트 50여만가구 가운데 절반가량이 피해를 입었다. ○곳곳 화염 휩싸여 이 시간 여의도 63빌딩.전망대를 향해 숨가쁘게 올가가던 엘리베이터가 모두 가장 가까운 층에 멈췄다.진도 4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멈추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엘리베이터 창문 너머로 강남·북에 우뚝 선 거의 모든 고층 아파트가 무너지고 도로 곳곳은 힘없이 갈라지고 내려앉았다.방금전에 폭삭 주저앉은 청계천 고가도로가 복개천이 갈라지면서 개천 아래로 추락했다.그뒤를 이어 승용차·버스 등 각종 차량들이 휴지처럼 찌그러진채 깊게 팬 웅덩이속으로 빠졌고 생지옥에서 뛰쳐나오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다. 종로와 을지로 일대를 지나는 지하철 1·2호선과 이웃 빌딩들도 중심을 잃고 흔들리다가 그대로 폭삭 내려앉았다.이 일대의 고층빌딩은 무너져 내리면서 이웃한 저층 건물을 덮쳐 곳곳에서 신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도시가스의 연쇄 폭발로 도심지 곳곳은 시뻘건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고 그불은 통신구의 광케이불로옮겨붙어 주민들의 기본생활인 가스와 통신은 완전히 끊겼다.점심을 먹고 회사로 들어가던 직장인들,쇼핑을 나온 시민들은 진동이 없는 곳으로 파도처럼 움직이다 갈라진 땅속으로 빨려들어가거나 붕괴되는 콘크리트 더미에 파묻혔다. ○콘크리트속 아우성 도심지 곳곳의 빌딩 역시 화염에 휩싸였다.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달려가지만 워낙 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불길을 잡는데 역부족이었다. 밤이 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강남과 강북을 연결해주는 지하보급품기지가 없는데다 모든 육로의 수송수단이 끊겨 서울은 생필품공급이 중단됐다.전기와 가스공급마저 끊긴 탓으로 시민들은 추위와 암흑속에 떨었다. 순식간에 우리의 서울은 폐허로 변했다.그러나 그 다음날 여명과 함께 생필품 보급이 시작되고 구조 및 복구작업이 본격화됐다. ◎“모든 건출물 내진설계 해야”/암반층 넓어 지진 일어나면 저층가옥 더 위험/지진공학 교수들 법규강화 요구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므로 내진과 관련한 국내법규를 강화해야 한다는주장이 제기됐다. 20일 대한건축학회 소속 지진공학교수들은 지난 88년 제정된 건축법시행령과 그 규칙은 6층이상,또는 연면적 10만㎡이상의 건축물만 내진설계대상으로 정했으나 실제 지진이 발생하면 고층건물보다 저층가옥이 위험하다며 내진설계대상을 모든 지상건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원 이동근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암반이 많은 지질에서는 저층건물의 위험도가 고층건물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그는 『89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지진이 났을 때 고층건물은 피해가 없었으나 저층구조물은 대부분 파괴됐고 지난해 일본 동북지방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주로 저층구조물의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정란 단국대교수도 『지난 85년 멕시코시티에 지진이 났을 때 미국인이 내진설계기준에 맞춰 지은 고층호텔과 미국대사관 등은 전혀 파괴되지 않았으나 그렇지 않은 건축물은 완전히 무너졌다』며 『지진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는 국내 저층건물도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88년 법을 처음 만들 때는 건설업체의 부담을 이유로 내진설계의 적용대상을 제한했지만 이제는 구조물의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매캐한 잿더미속 「평화고무」 간판만…/“지진 시름” 일 교민사회

    ◎신발공장·철공소 수백곳 폐회로/거의 영세업체… 하루벌이 교민 큰 걱정/민단 옷·식량 제공… “동포애 한가락 위안” 효고현 지진발생 3일째인 19일 낮.교포공장과 주택이 밀집해 있는 고베시 나가타구 오가이도로는 폭격을 맞은듯 폐허더미로 변해 있었다.벽돌더미와 전신주등이 지진으로 쓰러지면서 골목길들을 막고 있었다. 상가주택가 한쪽편에서는 경찰과 군인 10여명이 모여 있었다.대형 크레인과 굴착기를 동원,무너져 내린 지붕위에서 뭔가 구조작업을 하고 있었다.지진 3일째인 이날까지도 아직 흙더미에서 깔려 신음하고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의 운명에 맡기기로 하고 다음 발길을 재촉했다.스가하라(관원)시장을 통과했다.이 시장은 연기속에 불길이 3일째 계속해서 솟고 있었다.연기가 사라진 쪽으로는 『가족의 시신이라도 찾는다』며 몇몇 젊은이들이 시장 이곳 저곳을 바삐 오갔다.한국인 공장의 상징과도 같은 「평화고무」에 다다랐다.화학공장이 많아서인지 매캐한 냄새가 구역질을 일으켰다. 「평화고무」라고 쓴 큰 간판이 무너진 지붕위에 걸쳐있었다.평화고무는 30년전 우리 교포가 세운 신발공장으로 이국땅에서 받은 차별의 한과 내일을 위한 꿈이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4층건물로 모두 16개사가 입주한 평화고무.한국인의 피와 땀으로 깃든 한국인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재로 변한 것이다.대부분 종업원이 10∼20명 안팎이었다.영세 신발공업주들은 그러나 『경영하는 사람도 그렇지만 하루벌어 하루먹는 근로자들이 더 걱정이다』면서 한숨을 지었다. 「평화고무」에 세든 박주영씨(55·삼지제화대표)는 『나만 해도 피해액이 1억엔이상 될 것이다.하지만 이 공장에 모든 생계를 건 우리 근로자들의 생활은 정말 캄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주변 5백여개의 군소 신발공장 가운데 80%인 4백여개의 공장이 전파됐다』고 말하고 『일본 케미컬 슈스의 80%를 생산하는 이곳의 공장피해만도 1천억내지 2천억엔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평화고무」와 비숫한 「고쿠에이철공소」「다이큐우가공소」도 사정은 비슷했다.모두 한국인 땀이 밴 한국인의 생활터전이라는 점에서.교포 김상복씨(65·신발가공업)는 『각 공장등이 현재상태로 재개되려면 15년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인과 한창 경쟁하는 시점에서 지진이라는 또하나의 적을 맞았다』고 하소연 했다. 가와니시(천서)도로를 빠져 큰길인 오미치(대도)길을 건넜다.아스팔트가 2백여m 가량 엿가락처럼 휘어진 채 푹 꺼져 있었다.교포가 많이 수용돼 있다는 가구라(신락)소학교를 찾았다.강당·복도·는 물론 들어선 로비에도 「피난민」이 가득했다.5백여명의 수용자가운데 30%가 한국인이라는 설명이었다.입구 정문에는 수용자명단과 함께 사람을 찾는 광고문도 보였다. 우리말이 서툰 김마사코(70)란 할머니는 『세간살이 하나라도 더 꺼내려다 노인들이 많이 죽었다』고 말했다. 오미치 길옆 한 블록을 건너 하스이케(연지)마을.재일대한기독교 고베교회가 눈에 들어왔다.이곳은 별다른 피해가 없어 한 관계자는 『피해 교포를 돕기 위해 모금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다시 한 블록을 건너 고베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유도대회가 열렸다는 현립 문화체육관을찾았다.로비에서부터 「수용소」였다.이곳 저곳에서는 노인들의 신음소리가 들렸다.대부분이 지진 충격을 벗어나지 못한듯 얼빠진 모습이었다. 체육관을 빠져 나오며 시야에 들어온 것은 마쓰노(송야)지역의 불에 타버린 목조2층주택들.바로 이곳은 월세 1만엔 안팎의 우리 근로자의 안식처였으나 모두 사라져버렸다. 시모야마테 민단건물로 향하는 동안 민단 구호물자를 싣고 어디론지 가고 있는 소형 마이크로버스가 눈에 들어왔다.본격적인 교포구호활동이 시작된 것이다.오사카 관서은행은 19일 6백만엔의 성금을 민단에 기부했다.관서제조협회,재일동포대한기독교회등 각종 단체와 교포들도 모포·옷·비상식량·의약품등을 민단으로 보냈다.대지진의 폐허 속에서도 동포애가 비극의 슬픔을 조금은 달래는 듯 했다. ▷신원확인 교포 사망자◁ ◇고베(신호)시 ▲김현수(72)▲진옥려(73)▲심일춘(32)▲최수광(20)▲진강작(71)▲장경자(40)▲박정옥(77)▲박열기(63)▲김효구(61)▲남관자(41)▲고수정(68)▲박영호(72)▲김무부(55)▲김상권(81)▲김순자(39)▲박영치(70∼75)▲신순이(연령불명) ◇니시노미야(서궁)시 ▲한동래(70)▲김일수(67)▲박용령(23)▲김천수(42)▲임숙혜(66)▲임정부(64)▲오행강(연령미상) ◇아시야(호옥)시 ▲김두오(75) ◇효고(병고)현 ▲이일평(연령미상) ◇이단시 ▲박금자(47)▲장순갑(70·서궁시)▲김군자(59·장전구)▲김성기(8·〃)▲안화대(33·〃)▲김향일(36·〃)▲고태윤(70·〃)▲김선주(60·〃)▲남홍(63·명석시)▲박옥용(44·장전구)▲박윤생(64·〃)▲정외선(56·〃)▲김서거(81·〃)▲현양순(67·〃)▲정우연(56·〃)▲이학선(83·〃)▲박열재(50·탄구)▲여양일(53·이기시) ◎교포기업 피해 1천억∼2천억엔/민단,전국 지부·지회에 생필품 지원 지시/효고현 피해규모·구호 현황 이번 효고현의 최대 피해지역인 고베시의 우리 교민은 모두 8만4천여명(외무부집계).이 가운데 한국국적으로 재외 국민등록을 마친 사람이 4만1천3백명.나머지는 조총련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일 현재 고베시 민단본부가 밝힌 인명 피해는 사망이 23명.그러나 효고현 경찰측은 이날 까지 사망한 한국인의 수가 19일 상오 현재 15명이라고 공식 집계하고 있다. 지진피해가 가장 컸던 고베시 나가타구의 우리교포는 1만여명인데 바로 이들 가운데 사망자는 적어도 50명에 이를 것으로 민단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교포들의 피해는 나가타구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이들 교포들의 피해액을 집계해보면 교포들의 전체 피해액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민단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나가타구에는 평화고무(대표 강순찬)·국영고무(대표 남창웅)·대구라버(대표 김해수)등 우리교포 기업들이 약 5백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대부분은 고무·화학계통의 기업.고무·화학계통으로서는 전일본을 통틀어 약 80%의 생산량을 맡고 있다.나가타시의 공업생산량은 효고현 전체의 60%로 일본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바로 이 지역의 교포대부분은 고무·화학계통의 영세기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한국인이 경영하는 이 기업들에 취업하고 있다. 효고현의 한국인 기업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비공식집계로 교포의 전체 기업피해액만 1천­2천억엔이 이를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같은 엄청난 피해에도 불구,지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19일 아직 이렇다할 복구에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효고현 당국의 복구가 대부분 전기·전화등 공공시설의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또 일본 당국도 복구를 위해 최선은 다하고 있으나 피해지역이 광범위한데다 통신·교통수단이 두절돼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시 관계자들은 『복구보다도 현재 실종된 인명을 구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까지 밝히고 있다.따라서 당분간 전기·통신·가스등 공공기반시설의 복구외에는 개별적인 복구착수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민단측은 18일부터 일본 전국 각지부·지회를 통해 구호활동지시를 내려놓고 있다.19일 현재까지 고베시의 시방(서번)지부와 와카야마(화가산)현지방본부에서 생수·라면·손전등·모포 두 트럭분을 보내와 교포들이 수용돼 있는 각 수용소별로 구호활동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구호품의 수집이나 배분에 있어서도 곳곳에서 교통소통에 애를 먹고 있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 딸 농약먹여 살해/비정아버지 자살

    【연천=김명승기자】 강제로 농약을 먹여 딸을 숨지게 하고 달아났던 이충열씨(38·농업·연천군 연천읍 고문1리 6)가 농약을 먹고 숨졌다. 이씨는 지난 24일 하오 10시 자기집 안방에서 음독후 쓰러져 신음하다 여동생 혜옥씨(33)가 발견,전곡의료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왔으나 26일 상오 7시5분 숨졌다. 이씨는 지난 24일 하오 2시 부천에서 부인 이명자씨(36)와 함께 살고 있던 큰딸 영숙양(17·S종고 3년)을 마구 때리고 강제로 농약을 먹여 숨지게 한뒤 달아났었다. 경찰조사 결과 숨진 이씨는 지난 4월초 교육문제로 부인 이씨가 영숙양 등 자녀 3명을 데리고 부천으로 이사해 식당종업원으로 취업하자 부인이 외도를 하는게 아니냐며 의심해 오다 지난 16일 부천의 부인집에 찾아가 부인을 구타해 왔으며 영숙양이 이를 말리며 대들자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 또 패륜·비정…/만취20대,흉기난자… 부모 등 5명 사상

    ◎별거30대,여고생 딸에 농약먹여 살해 【충주=한만교기자】 24일 하오 11시30분쯤 충북 중원군 앙성면 강천리28 김용춘씨(51)집 거실에서 이웃에 사는 홍선표씨(27·농업)가 자기 부모와 김씨 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홍씨의 아버지 순택씨(58)가 그자리에서 숨지고 어머니 이옥진씨(56)와 김씨 부부,김씨의 동생 등 4명이 크게 다쳤다. 김씨는 『홍씨 부모가 아들이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린다며 집으로 몸을 피해온뒤 곧바로 홍씨가 뒤쫓아와 아버지를 찌르고는 말리던 어머니와 우리 가족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홍씨를 검거했다. 【부천=김학준기자】 24일 하오 2시30분쯤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310의10 이명자씨(36·여·식당종업원)집 거실에서 딸 영숙양(17·고교 3년)이 신음중인 것을 이씨가 발견,병원으로 옮겼으나 25일 0시5분쯤 숨졌다. 이씨에 따르면 4년 전부터 별거중인 남편 이중렬씨(38·노동)가 찾아와 다툰뒤 식당에 나가 일하던중 남편으로부터 『딸과 함께 죽을테니 화장이나해달라』는 전화가 걸려와 급히 집으로 돌아와보니 딸이 농약을 먹고 거실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으며 남편은 없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함께 살때도 남편이 딸을 자주 때렸었다』는 이씨의 진술과 영숙양의 머리·다리 등에 심한 타박상이 있는 점으로 미루어 남편 이씨가 딸에게 강제로 농약을 먹이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이씨의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 지구촌 성탄절 표정/정정따라 웃고 울고

    ◎팔 자치권 경축… 순례객 1만명/베들레헴/임시휴전속 음식·땔감 이중고/보스니아 아기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을 맞아 성지 베들레헴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는 축하행사가 펼쳐졌다. 특히 올해는 하루도 쉴틈없이 계속된 분쟁으로 인해 아직도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지역이 많아 성탄이 주는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고 할수 있다. ▲베들레헴=이스라엘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에 위치한 베들레헴에서는 지난 87년 팔레스타인 유혈봉기 이래 가장 흥겨운 축제분위기가 연출됐다. 올해 이스라엘로부터 자치권을 얻어낸 팔레스타인인들은 국기를 흔들고 국가를 연주하며 성탄의 기쁨을 만끽했으며 1만여명의 순례객들이 캐럴을 부르고 폭죽을 터트리는등 들뜬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들은 또 팔레스타인 국가를 부르며 감격해 했으며 국기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의 초상화를 자랑스럽게 흔들었다. ▲사라예보=32개월째 내전이 계속돼온 보스니아에서는 성탄 기념행사는 엄두를 내지 못할 형편이지만 지미 카터 전미국대통령의 중재로 임시휴전이 발효돼 그나마 이번 성탄을 총성없이 보내게된 것에 위안을 삼고있다. 그러나 내전에 지친 이들에게는 성탄행사보다는 당장의 배고픔을 면할 음식과 추위를 막을 땔감의 확보가 절실해 처절감까지 감돌고 있다. 사라예보의 상점과 슈퍼마켓은 텅빈 상태이며 사람들은 총탄이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감때문에 집밖으로 나가지 않아 거리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크리스마스 트리로 쓸 나무는 이미 장작불로 사라진지 오래다.사라예보 시민들이 성탄절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평화를 위한 기도뿐이다. ▲워싱턴=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4일 국내외 주둔 미군 10명에게 전화를 걸어 성탄절에도 근무에 임하고 있는 병사들에게 감사의 뜻과 성탄 축하인사를 전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전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병사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북한에 억류중인 미군병사가 조속히 가족의 품에 돌아올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저녁 딸 첼시아와 함께 성탄선물 쇼핑을 즐기기도 했다. ▲벨파스트=북아일랜드공화군(IRA)과 영국정부간의 평화협정 체결에 따라 25년만에 처음으로 기독교도 지역 아이들과 카톨릭 지역 아이들이 함께 모여 캐럴을 부르며 성탄을 축하했다. 성탄절을 맞아 이곳 종교지도자들은 종교적 갈등으로 빚어진 분쟁이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의 정신으로 종식되기를 소망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바티칸 시티=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성탄 전야의 자정미사에서 성탄의 기쁜 소식이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50개국 2억5천만명이 시청하는 가운데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에서 거행된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감옥,수용소,병원등지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해져 용기와 희망을 갖기를 바란다고 강론했다. ▲바그다드=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24일 발표한 성탄절 메시지에서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지 않고있는 서방국가들을 비난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한 식량과 의약품의 부족으로 어린이와 노인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이는 예수의 사랑과 정의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우 데 자네이루=브라질의 리우의 빈민들은 이번 성탄절을 한 사회운동가의 기아퇴치운동으로 좀더 따뜻하게 맞이했다.그동안 많은 봉사활동으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데 소우자씨가 전국적인 모금운동으로 6백t의 식량을 마련,5만여 빈민가족에게 성탄선물로 나눠주었다. 혈우병환자로 수혈과정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인 그는 『배고픈 사람들이 배불리 먹는 것을 보는 것이 노벨상을 타는 것보다 즐겁다』고 말했다. 소우자의 이같은 구호운동은 리우 외에도 브라질 전역 16개 도시로 확산돼 이번 성탄절은 그 어느해보다 훈훈한 인정이 감돌고 있다.
  • 백두산의 전설(연변 조선족 1백년:10)

    ◎설화·민담 2백가지 지금도 구전/“천지는 하늘이 내린 장사가 팠다” 유래담 이채 중국조선족이 구전하는 백두산 설화만도 2백여편이 넘는다.내용도 다양할 뿐 아니라 분류도 가능한 설화들이 남아 있다.우선 신화적 성격이 강한 설화,자연과 조형물의 유래를 설명하는 기원전설,흥미를 중심으로 하는 민담 등이 고루 분포되었다.예로부터 이 지역에 살던 우리민족에 의해 구전되기 시작한 설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백두산설화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천지」는 하늘의 호수라 일컫는 천지의 유래담으로 신들의 세계와 갈등을 묘사한 일대 서사신화다.내용이 장엄하고 웅장하여 희랍의 인문신화가 손색할 정도다. 「하늘에서 발 붙일 곳을 잃은 흑룡은 지상으로 내려와 백성을 못살게 굴었다.백성들이 죽을 힘을 다해 물을 찾았으나 흑룡의 방해는 더 해 갔다.백장수가 백성들을 위해 사투를 했으나 별 성과가 없었다.이때 신선의 현몽함을 받은 공주가 백장수를 찾아 왔다.공주는 신선이 말한대로 백장수를 데리고 비밀의 옥장천을 찾는다.이 물을 석달열흘동안 마셔야 흑룡을 대결할 힘이 솟는다.과연 힘이 솟아 백장수는 삽을 들고 백두산 정상에 올라 땅을 파기 시작했다.16삽을 떠서 동서남북으로 버렸더니 16기봉이 생겼다.파인 웅덩이에서는 물이 솟기 시작한다.흑룡이 이것을 방관할 리가 없었다. 이리하여 백장수와 흑룡간에는 치열한 공중전이 벌어졌다.불칼을 휘두르는 흑룡은 불덩이 같았고,만근도를 휘두르는 백장수는 은덩어리 같았다.둘의 싸움이 승부가 나지 않자 공주는 흑룡을 향해 단검을 퍼부어 백장수에게 가세했다.끝내 당하지 못할 것 같자 흑룡은 동해바다쪽으로 줄행랑을 쳤다.백장수와 공주가 승리의 기쁨을 맛볼 때는 이미 백두산 정상의 웅덩이에는 물이 가득 고였다.둘이는 흑룡이 다시 나타나 방해하지 못하도록 천지 아래에 수정궁을 짓고 지금도 살고 있다는 것이다」(백두산 전설). 이 천지기원신화는 우리 설화의 괴도퇴치나 고전소설 「김원전」을 방불케 하는 것으로 지하국의 「구두괴도 퇴치설화」와 비교해 볼 때 나라의 위기가 닥칠 때 젊은 영웅이 출현,천우신조로 적진에 투입하여 정체를 밝힌다.그리고 여인의 도움으로 괴수를 당해낼 힘이 생겨 격전이 벌어지는 동안 여인의 도움으로 승리를 거두는 등의 구성요소가 일치한다.우리는 이미 신화소가 사라져 민담으로 변이구전되고 있는데 비해 백두산을 민족의 영산으로 신격시하는 이곳 천지유래담은 원형대로 신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식물유래담의 장생초 전설은 효심이 지극한 모자,악질지주의 횡포,기로에 선 가족을 지켜준 백두산신령에 관한 이야기다. 「백두산기슭에 효심이 지극한 아들이 노모를 모시고 살았다.어느해 처음으로 풍성한 수확을 하게 되었다.아직 햇곡식으로 첫밥을 먹어보기도 전에 악질지주가 몽땅 빼앗아 갔다.설상가상 노모는 병으로 눕게 되었다.효자는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해서 병약한 노모를 봉양했다.그러나 병은 더 깊어만 갔다.아들은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장생초를 손에 넣기 위해 목숨을 걸기로 하고 백두산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깊은 산 속에서 한 노파를 만나게 되고 노파의 도움을 받는다.어렵게 장생초를 손에 넣은 아들은 끝내 뜻을 이루었다.이리하여 백두산에는 훌륭한 약재 장생초가 번식하기 시작했다」(조선족민간고사선). ○삶의 역사가 전설로 백두산설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조선족으로 묘사된다.이 「장생초」도 먹고 살기 위해 백두산기슭까지 찾아간 조선족을 대변한다.땅을 개간하여 목숨은 겨우 부지하지만 지주의 횡포는 날로 더해 간다는 내용은 거짓이 아닌 이주민들의 초기 생활상이었다.설화에서는 천우신조,이를 테면 천신만고 끝에 신선같은 노인,산신같은 노파를 만나게 되어 명줄을 잇게 하는 설화의 내용은 전설이 아니라 삶의 역사였다고 보는 것이 정당할 것이다.고난을 자포자기하지 않고 스스로 개척하면 하늘도 돕는다는 삶의 철학이 구전설화에 담겨 있다. 그러나 우리민족의 인생관은 비통을 낭만으로 승화할 기질을 타고 났다.낭만적 민족성은 슬픈 이야기도 웃음으로 바꿀 수 있다.백두산설화중에는 신화 전설만이 아니라 오락중심의 민담도 포함되어 있다.신화적 성격이 강한 내용을 민담으로 변이되어 구전하는 것으로 「술이 나오는 그림」이 있다. ○민담엔 교훈성 내포 「옛날 백두산에 한 나무꾼이 살고 있었다.가난해서 장가도 들지 못했다.추운 겨울 나무하러 숲으로 들어갔다.신음소리를 들었다.그는 움막속에서 곧 목숨이 걷힐 병약한 노인을 찾았다.그는 애써 마련한 자신의 나무로 방을 덥게하고 죽을 끓여 노인을 간병했다.그는 노인에게 바싹 붙어 사흘동안 간병을 했다.덕택으로 노인은 회복이 되었다.노인은 붓으로 송학도를 한폭 그려 주었다.다음날 그 움막을 찾았을 때는 움막도 노인도 흔적이 없었다.나무꾼은 어이없이 앉아 그림을 펴봤다.그림에는 샘물이 있었는데 나무꾼이 『이 샘물이 술이었음 좋겠다』고 말하는 순간 술이 되었다.나무꾼은 샘물처럼 솟아오르는 신선주를 팔아 부자가 되었다.한 구두쇠 영감이 이 그림을 탐내어 그림을 사려고 했다.강제로 빼앗아 갔다.그리고 많은 군중을 모으고 그림을 펴 기적이 일어날 것을 예고했지만 아무일도 생기지 않았다.군중은 이 구두쇠 영감을 욕하고 돌아갔다.구두쇠는 관청에 고발했다.막대한 돈을 받고 엉터리 그림을 준 사기꾼을고발한 것이다.나무꾼이 옥에 갇히려는 순간 백발노인이 나타났다.관리와 구두쇠를 나무라고 나서 그림을 들자 그림속의 학이 날개를 퍼드덕거리며 나무꾼과 신선을 태우고 멀리 날아갔다.이때 청천벽력이 나더니 산이 무너져 사또와 구두쇠를 덮어버리고 말았다」. 교훈성이 내포된 설화지만 기적이 일어나는 그림에 대한 설화는 우리 주변에 많이 구전되고 있다.「그림속의 여인」「술이 나오는 표주박」등이 공통 모티브라고 할 수 있겠다.백두산설화가 백두산을 지키며 사는 우리 중국조선족들에게 항상 생수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알 수 없다.
  • 도세혐의 잠적 공무원/야산서 목매 자살/양양읍

    【양양=조한종기자】 6일 하오 3시50분쯤 강원도 양양군 거마리 속칭 초막골 인근 야산에서 지방세특별교체감사를 받다 잠적했던 양양읍사무소 재무계 김진구씨(48·9급지방세무직)가 2m높이의 소나무가지에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이 마을주민 이영상씨(55·농업)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김씨가 숨진 자리에는 『가족들과 윗분들한테 미안할뿐이다』라고 씌어 있는 20쪽에 이르는 낙서형식의 유서노트가 발견됐다. 숨진 김씨는 지난달 28일부터 세무관련 내무부 교체감사를 받아오다 1일상오 양양군의 93년도분 자동차등록세 수납실태조사에서 당해연도의 11월 16일자 수납액 가운데 1백3만2천여원과 97만원등 모두 2백만2천여원의 영수증이 없어진 사실을 추궁받자 이날 하오 잠적했다. 김씨는 잠적 당일 명주군 연곡면의 선산에서 술과 농약을 마시고 신음중인 것을 외삼촌이 발견,위세척을 한뒤 퇴원했으나 양양읍내에서 볼일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행방을 감췄다 뒤늦게 사체로 발견됐다. 경찰과 양양군은 숨진 김씨가 양양읍사무소 재무계에 근무할 당시 등록세를횡령한 사실이 밝혀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 너그러운건 「문둥이 엄마」 품인가(박갑천칼럼)

    외국으로 이민간 경우의 유형은 여러가지일 것이다.걸쌈스런 꿈을 안은 농업이민도 있을 것이고 정치적 이유에 의한 피신성의 것에서부터 학문적 성취욕에 따른 웅지형의 것등등. 그러나 개중에는 냉전기류에 휩싸여 있는 조국이 두렵고 싫어서 얼굴을 두르고 살수 없었기에 떠난 도피성의 것도 없는게 아니었다.아니,50∼60년대의 경우 이게 으뜸자리였다고 해야겠다.그 가운데는 파렴치한 행동으로 떠난 범죄형의 경우도 끼인다. 그 50년대 삼오당 김소운의 글이 가슴가슴에 파문을 일으킨다.독서계에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던 그의 「목근통신」(목근통신:일본 「중앙공론」에 실렸던 글의 한국판)의 끝부분에 언급한 내용이 그것이다. 한 미국인 친구가 그에게 당신이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에 태어났더라면 몇십배 더 많은 일을 했으련만 안타깝다고 했을때 그는 대답했다. 『천만의 말씀….내 어머니는 레프라(문둥이)일지도 모릅니다.그러나 나는 우리 어머니를 클레오파트라와 바꾸지는 않겠습니다』 그가 말한 「어머니」는 물론 병들어 신음하는 「조국」이었다.그 말은 그당시의 상황에서 조국을 등지는 사람들에 대한 뼈아픈 회초리이기도 했다.그후 훨씬 더 세월이 흐른 다음 그는 이 대목을 구체적으로 풀어 말한다.『…지식인·유명인들이 이민 명목으로 나라를 떠나는 것을 나무라자는 것은 아니다.…다만 남의 나라에서 찾아보지 못할­그것을 황홀한 행복으로 생각하는 나같은 사람은…』(어수원잡필:조국의 맛). 한국국적을 도로 찾는 사람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지난해에 5백89명이라는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6월까지의 상반기 동안에만도 그 수준에 이르렀을 정도라니 놀랍다.이들 모두에 대해 싸잡아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감탄고토)는 논리로 고까운 시선을 보낼 일은 아니다.정치적 상황이 풀려 돌아온 경우도 있고 「조국의 필요성」이 불러들인 사례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또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오고가고 2중이 되고 하는 일에 너무 강팔지게 굴건 없지 않나 생각되기도 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일부의 역이민에게서는 「문둥병」이 나아간다니까 찾아와 반가운듯 『어머니!』하는 듯한 역겨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도 사실이다.그것이 「문둥이 어머니」를 구완해온 사람들의 마뜩찮은 심경일수 있다.하지만 어쩌랴.그게 사람마음인 것을. 『아아,사람은 약한 것이다,여린 것이다,간사한 것이다…』(만해 한용운의 「이별」에서).그들에게까지도 너그러운 것은 역시 「문둥이 어머니」 품인가.
  • 지자체 재정실태와 자립노력 점검(심층취재)

    ◎단체장선거 닥치고 자치는 해야되겠고/시군 「재정 홀로서기」 안간힘/75개 지역 30% 밑돌아 절대빈곤 심각/세원확보·관광지개발 등 묘안짜내기/유료주차장 유원지 확대… 땅장사·자갈·모래 채취 등 수익사업 한창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적 「홀로서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3년전 지방의회가 출범한데 이어 내년6월의 민선 자치단체장선출을 앞두고 자치단체들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움직이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이는 자치단체의 재정자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방자치는 자칫 허울뿐인 제도가되기 심상이기 때문이다.중앙정부에서 돈을 보조받아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상황에서 「자치단체의,자치단체에 의한,자치단체를 위한」 지방선거는 불가능한 까닭이다.올해 전국 1백36개 군지역의 평균 지방재정자립도는 24.5%,68개 시는 63.6%정도.그러나 이 수치는 평균치일뿐 전국 2백60개 시·군·구 가운데 30%에 가까운 75곳 정도는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조차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홀로서기」노력을 조감해 본다. 지방재정은 크게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의 자체수입과 중앙정부의 교부세,양여금,국고보조금으로 구성된 의존수입으로 짜여진다.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한해 전체예산 가운데 자체수입이 자치하는 비율을 말한다.자치단체가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체수입 즉 지방세와 자체 세외수입을 늘려야 하지만 일정 재원에 대한 지방세율의 인상은 지금수준에서 크게 벗어날 수없다.결국 자치단체는 지방세 과세대상의 절대재원을 늘리거나 세외수입을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세 세원확충방안◁ 지난 6월 사실상 확정된 제주도의 종합개발계획은 전형적인 세원확충방안이다.3개 관광단지와 10개 관광지구 개발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재정자립도가 46.0%(94년)에 불과했던 제주도는 2001년에는 「홀로서기」가 현실로 이뤄지게 된다는게 제주도의 예측이다. ○인건비 조차 부족 실제로 제주도 특별법상 관광단지나 골프장 등의 개발수익금 가운데 50%를 몫으로 차지하게 되어 있는 개발환수액이2001년에는 지금의 연간 32억5천여만보다 6배가량 늘어나 2백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목포시는 지난 5월2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크게 써야할 땅­목포권」이라는 주제로 민간자본유치 설명회를 성공리에 끝마쳤다.이에앞서 충북도는 지난해 대전엑스포장에서,전남도와 광주시도 지난 4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업대표 초청 투자유치설명회」를 가져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자치단체가 세원확충을 노려 지역경제활성화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또하나의 틀은 이른바 제3섹터사업을 들수 있다.자치단체가 자본이 비교적 취약한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출자해 기업체를 운용하는 제3섹터방식은 경남 전남 전북 제주도는 물론 전남 장흥군의 「장흥표고유통공사」를 비롯,김제시와 정주시등 기초자치단체들까지 시도하고 있다. ▷자체 수익사업◁ 경북 상주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상주 중앙국교 부지를 51억원에 사들인후 다시 54억원을 들여 시청옆에 6천평규모의 부지를 마련해주는 땅장사를 했다.상주시는 중앙국교자리를 상업용지로 용도를변경해 모두 1백25억원에 팔아 결국 2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군위군은 91년부터 지난해까지 군위군 간등지구 89만평에 1백35억원을 들여 휴양단지조성사업을 펴 13억5천만원의 수익금을 얻었다. 강원도 홍천군은 올해말까지 모두 2백6억9천만여원을 투입,홍천군 홍천읍 연봉리일대 5만2천평을 택지로 개발해 내년부터 분양에 나서기로 했다. 충북도 공영개발사업단은 지난 90년부터 청주 가경2지구에서 택지개발사업을 벌여 모두 6백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경북 김천시도 최근 신음동 일대 5만여평을 택지로 조성,분양해 12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관광유원지 개발◁ 휴식을 겸한 관광이 대중화되면서 관광유원지 개발사업은 자치단체의 세수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초청 설명회 충남 공주시의 경우 지난해 사적지 입장료로 9천3백만원,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유료주차비 1천4백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따라서 지방재정 빈곤에 시달려온 자치단체들은 90년대이후 관광개발사업에 열을 올려오고 있다.대천시는 올들어서만 각종관광유원지에서 입장료 1억7천만원,화훼포운영 1천4백만원등 1억8천4백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공주군은 마곡사를 대규모 관광지로 개발해 연간 5억5천만원의 순 관광수익을 올린다는 장기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주말농장도 운영 강원도 양양군은 낙산해수욕장을 제외한 나머지 관광지에서 올 한햇동안 3억5천만원을,춘천군은 4억2천여만원을 각각 벌어들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북 군산시는 올해부터 95년까지 1백45억원을 들여 호텔등을 갖춘 해변위락공원 조성사업을,정주시는 96년까지 1백96억원을 들여 정주리조트건설사업을 각각 추진키로 계획을 확정했다.김제시는 96년까지 1백75억원을 들여 1백60만평에 휴양,관광,유통등 18종류의 종합단지들로 자연농원을 조성키로 했다. ▷건설자재 생산◁ 일선 지방자치단체에서 돈벌이로 손대고 있는 대표적인 수익사업으로 모래와 자갈등의 건설자재채취 판매사업을 빼놓을 수없다.충남지역에서는 하천등의 골재를 채취해 공주시는 올해에만 29억8천5백만원의 순수익을 비롯 연기군은 22억7천만원,공주군은 지난해의 29억9천만원보다 3억4백만원이 더 늘어난 32억9천4백만원을 각각 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낙동강변에서 모래,자갈등을 채취하고 있는 군위군의 23억원등 낙동강을 끼고 있는 경북지역 20개 시·군은 적게는 2억원에서 최고 23억원까지 골재 판매수익을 올린다는 게 올해의 목표치이다. 강원도에서는 삼척군이 10억1천4백만원의 골재수익을 계상하고 있는 것을 비롯 강릉·삼척시와 춘천·홍천·횡성·원주·평창·정선·화천·양구·인제·양양·명주군등 14개 군이 모두 59억7천8백만원의 골재판매 수익을 자치단체 예산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충북 청원군도 골재채취로 10억원,영동군은 3억원이상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공유재산 생산적 관리◁ 국민소득의 향상으로 공공시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일선 행정기관은 수익자부담을 늘려 빈약한 지방재정 확충하는 방안을 찾고있다.그 대표적인 예로 주차장의 유료화,종합경기장등의 공공시설의 기업적 운용,공공묘지의 개발사업등을 꼽을 수있다. ○건자재 팔아 수익 경남 창원시는 39곳의 주차장을 올해부터 유료화했고 창원군은 진동면 운전면허시업장 입구에 4백대 주차규모의 주차장을 세워 임대키로 했다.충남 공주시는 유료 주차비로 올해에 1천4백만원,온양시는 4천1백만원,연기군은 1천5백만원의 수익을 각각 올린다는 계획이다. 강원도 강릉시는 오죽헌을 직접 관리하고 종합경기장을 임대해 올해에 모두 7천8백만원을 벌어들이기로 했고 원주군은 공설묘지를 조성해 주민들의 묘지수요도 만족시키고 일정액의 차익도 남긴다는 계획이다. 그런가하면 경남 충무시는 2백9억원을 들여 정량동 망일봉일대 3만여평에 동·식물원과 휴식시설을 갖춘 공원을 조성,입장료 수입을 항구적인 지방재정 재원으로 활용키로 했다. 이밖에도 일선 시·군은 직접 주말관광농장을 운용하거나 양묘장,꽃묘장등을 운영해 현재 국민세금에 의존하고 있는 예산확보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고 있다. ◎전문가 의견/이영희박사/조세부담 적은 세외수입 발굴을/새세원 발굴·일부 세율 조정도 바람직/기업경영기법 대폭 도입… 행정 효율화 95년의 자치단체장 선거를 치르고 나면 우리의 지방자치는 형식적으로 완전한 틀을 갖추게 된다.그러나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방재정의 자립기반을 마련이 중요하다. 지방자치의 정착을 위해 주민의 조세부담 가중은 당연하나 갑작스레 부담이 늘면 주민의 조세저항을 초래할 뿐아니라 법인이나 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의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따라서 직접적인 조세부담 가중보다는 수익자부담 원칙이나 행정경영의 효율화를 통한 재정수입 증대와 재정지출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자치단체 스스로의 자구책이 마련돼야 한다. 지방재정의 자립기반 강화는 여러 측면에서 접근될 수 있으나 크게 네가지로 나누어 볼 수있다.첫째 세외수입의 적절한 활용,둘째 세율체계의 조정,셋째 새로운 세원의 발굴및 활용,넷째 지방행정경영의 효율화 등이다. 이 가운데 세외수입의 적절한 활용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 기반강화를 위해 가장 바람직스러운 방법이다.세외수입은 비교적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에 의해 재정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외수입의 대부분은 자치단체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수익적 부담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주민의 조세저항도 상대적으로 적다.단지 세외수입은 대통령령등 각종 법령과 사법상의 계약에 근거를 두는 등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갖가지 공공서비스에 대한 개선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이와함께 지금의 국민소득수준에 비추어 볼때 세외수입의 요율계가 현실적으로 낮게 책정되어 있으므로 어느정도 현실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번째로 세율체계의 조정은 현행 조세체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가정하에서 세목별 세율의 조정을 통해 자치단체의 재정확충을 꾀하는 것이다. 세율의 조정은 조세저항을 유발하는 일률적인 세율의 인상보다 탄력세율제도의 활용과 세부담 편중성을 고려해야 한다.탄력세율제도는 표준세율의 50%범위에서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세율이 상향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의 여건과 특성을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세수신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세부담의 편중성을 고려한 세율체계의 조정은 현재 종합토지세와 같이 일부계층에 편중되고 있는 세부담을 골고루 부담시켜 조세부담의 공평성을 기할 뿐만 아니라 세부담대상의 폭을 넓혀 세수를 증대시켜야 할 것이다. 세번째 접근방법인 새로운 세원의 발굴및 활용은 자치단체마다 지역적인 여건과 특성이 상이하기 때문에 법정외 세제도의 도입과 더불어 자치단체의 실정에 맞게 운용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행정경영의 효율화방법은 공공서비스를 창출하는 주체를 자치단체에 한정하지 말고 기업경영방식을 도입하여 효율성에 초점을 두고 운영함므로써 재정자립기반을 강화하자는 것이다.일부 공기업의 민영화,제3섹터의 범위확대방안 등이 적극 활용될 수있다고 본다.
  • 교수 성희롱파문 고민/60대학장 돌연사

    ◎한대 안산캠퍼스 산업미술대학장 한양대 안산캠퍼스 유윤진 산업미술대학장(64·공예과)이 10일 상오6시30분쯤 서울 도봉구 미아9동 평화목욕탕안에서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것을 목욕탕주인이 발견,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아들 태주씨(29)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목욕탕으로 달려가보니 쓰러져 신음중이었으며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기다 숨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학장이 평소 건강했으며 최근 산업디자인과 J교수(43)가 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소문이 퍼져 물의가 일자 지난 5일 J교수로부터 사표를 받은뒤 괴로워했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신경쇠약으로 쓰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 부하 공금횡령 고민/경찰간부 자살 기도

    【홍성=이천열기자】 부하직원의 공금횡령 사실을 알고 고민해 오던 경찰간부가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중태에 빠졌다. 충남 홍성경찰서는 9일 경무과장 하정용경감(57)이 지난 6일 하오 11시쯤 충남 당진군 합덕읍 자신의 집 안방에서 많은 양의 수면제를 먹고 쓰러져 신음중인 것을 가족들이 발견,예산중앙병원으로 옮겼으나 중태라고 밝혔다. 하경감은 최근 부하직원인 경리계장 김중환경사(56)가 공금 2억7천만원과 임의로 발행한 국고수표 4억8천만원 등 모두 7억5천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알고 문책과 배상문제로 크게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경감 가족들은 『평소에도 가끔 수면제를 복용해 왔으나 이날은 직장문제로 수면제를 과다하게 복용하고 자살을 기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 김부자 우상화로 유명산 “신음”(오늘의 북한)

    ◎자연바위 글발/구호 새긴 나무/금강산 등 기암괴석에 찬양문구 4만자/나무껍질 벗겨 음각도… 산야훼손 가속화 금강산·묘향산·백두산 등 한반도통일 이후 국제적 관광지로 명성을 얻을 북한지역의 세계적 명산들이 김일성부자 우상화 작업으로 계속 훼손되고 있다. 북한당국은 최근 또 다시 묘향산과 금강산 등에 김일성을 찬양하는 글을 천연바위에 새긴 것으로 밝혀져 심각한 자연파괴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북한 중앙방송은 최근 묘향산 유선폭포 옆 1천2백여㎡의 대형 자연바위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1994년 7월8일 새김」이라는 문구를 새겼다고 보도했다.이 문구는 김일성이라는 글자의 경우 한 글자가 높이 3.2m,너비 2.5m이며 나머지 글자는 높이 3.0m,너비 2.3m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측은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 금강산 내금강 만폭구역 법귀봉에 있는 천연바위에 묘향산에 새겼던 것과 똑같은 문구를 새긴 것으로 북한 선전매체들이 전하고 있다.이번에는 한 술 더 떠 김일성 이름의 경우한자의 높이가 무려 10m,너비가 8m에 이르는 초대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같은 북한의 자연훼손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북한은 김일성 60회 생일인 72년부터 각지의 명산이나 명소에 이른바 「자연바위 글발」이라고 불리는 김부자 찬양문구를 새기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각인된 우상화 문구는 북한전역에 걸쳐 글자수로 무려 4만자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새겨진 문구도 「주체사상 만세」,「그 이름도 빛나는 김일성 장군」따위의 유치하기 짝이 없는 내용들이다. 이같은 찬양문구가 가장 많이 새겨진 곳은 금강산과 묘향산 등 기암괴석이 많은 명산들이다.금강산 지역에는 만물상·구룡연·삼일포·만폭동 등 인근 64개소에,묘향산에는 상원동·만폭동 등 26개소에 새겨져 있다. 북한당국은 『자연바위 글발은 「경애하는 수령님」의 위대성과 혁명업적을 칭송한 집약화된 표현형식을 취하면서 심오한 사상을 담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그러나 붉은 페인트로 칠해져 흉한 모습으로 북한의 명산을 뒤덮고 있는 「자연바위 글발」들은 제거하기도 매우 어렵게 돼있어 통일 이후 상당한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 문구들은 대부분 바위 깊숙이 음각되어 있기 때문이다.특히 이들은 김정일이 지시한 「기념비 서예의 원칙」에 따라 명승지마다 가장 눈에 잘 띄는 곳들에 새겨져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이른바 「구호나무」도 자연바위 글발과 함께 북한의 산야를 훼손하는 요인이다. 구호나무란 백두산 등 북한 산야의 나무 껍질을 벗겨 김일성 찬양문구를 새겨놓은 것으로 북한당국은 20∼30년대 김일성을 따르던 빨치산대원들의 작품으로 조작하고 있다.이 구호나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87년 김정일의 45회 생일 무렵이었으며 이후 91년 2월까지만 해도 북한 각지에서 무려 1만2천여점이 「발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북·미합의」이후가 중요하다/최호중(시론)

    북한의 핵개발저지를 위한 북·미회담이 타결되자 잘됐느니 못됐느니 의견이 분분하더니 우리 국민성 탓인지 쉽게 관심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느낌이다.끔찍한 대형사고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고,또 하루하루의 일에 쫓기다보면 그렇게 되는 것을 탓할 수도 없다. 정부는 북·미합의를 놓고 이제 북한핵문제의 근원적인 해결과 한반도의 안정,평화유지를 위한 기초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했다.그러나 그렇게만 볼 수 없다는 차가운 비판의 눈초리도 만만치 않다.북한이 핵폭탄 반개만 가지고 있어도 이를 용납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처지인데,북한이 정말 핵폭탄을 가지고 있는지 규명하는 것을 5년후로 미루어놓은 채 그저 앞으로는 핵개발을 않겠고 NPT에 복귀하겠다는 합의를 받아낸 것만을 대단하게 여겨 중유를 제공하고 경수로를 지어주고 또 북·미관계설정의 길을 터놓기로 한 것이 어째서 잘된 일이냐는 칠책이다. 미국입장에서 보면 잘된 일임에 틀림없다.눈앞에 다가온 중간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뿐더러 NPT체제유지가 가능해지고 북한이핵물질을 계속 생산해서 해외로 유출하는 것을 막아놓았으니 과거를 규명하는 데 매달리다가 이런 것들을 이루지 못하기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입장은 이와는 다르다.북한의 대내·대남정책에 아무 변화가 없고 김정일체제가 안정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현상황하에서 서둘러 합의한 내용을 들여다보니,북한이 계속 핵카드를 보유한 채 시간을 벌어가면서 과거에 수없이 그랬듯이 자기네 필요에 따라 약속을 식은 죽 먹듯 뒤집어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비핵화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장래 전반에 관한 중요문제를 다루는 자리에 직접 당사자인 우리가 참여하지 못하고 미국과 북한에만 맡겨버린 것이 잘못의 시작이었다.그 결과는 열린다고 해서 어떤 진전이 있을지 알 수 없는 남북회담재개와 관련해서 우리는 미국에 매달리고,미국은 북한을 다그치고,북한은 남북간에 해결할 문제를 왜 미국이 나서서 야단이냐고 대드는 가운데 전후사정을 모르는 제3국의 눈에는 북한의 입장이 오히려 타당한 것으로 비치는 그런 꼴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일단락된 일을 가지고 계속 험잡는 것은 옳지 못하다.협상에는 상대방이 있는 만큼 어느 한쪽만이 만족하는 합의란 무조건항복이 아닌 다음에는 있을 수 없는 법인데,자기는 할 수 없는 일을 남이 해내지 못했다고 해서 이를 탓해서는 안되는 것이다.앞으로 중요한 것은 정부가 평가한대로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첫째로는 북한핵문제가 틀림없이 근원적으로 해결되게 하고,둘째로는 남북간에 안정과 평화가 유지되는 가운데 통일의 길을 견실하게 열어가는 일이다. 핵문제는 그 해결이 근원적이어야 하는만큼 과거에 대한 투명성확보를 소홀히 할 수 없다.이미 핵개발이 됐다면 이를 완전히 파기해버려야 하고,개발이 안됐다면 없는 것을 마치 있는 것처럼 속이면서 엉뚱하게 대가를 강요하는 이른바 「핵카드」를 무용지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이를 위해서 앞으로는 이 일을 북·미에 맡겨버리는 우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남북간에는 고위당국자가 서명하고 최고책임자가 승인한 유효한 비핵화공동선언이 엄존하고있지 않은가. 남북간의 안정과 평화는 우리만이 기대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김정일이 새로 등장한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외교고립,대내적으로는 경제파탄에 직면하고 있으니 북한도 대내외정책에 변화를 보이지 않겠느냐 하는 막연한 기대는 위험하다.북한으로서는 이번 북·미간 합의도출을 오히려 커다란 성과로 여겨 그 여세를 몰아 대남통일전선전략에 한층 힘을 기울일 수도 있고,더욱이 우리사회가 이런저런 일로 시끄럽고 나사가 풀린 것처럼 보인다면 이 기회에 파고들어야겠다는 유혹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연일 우리 국가원수에 대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방중상을 되풀이하는 일방,반체제세력을 부추기는 극렬한 선동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상대방이 이러한데 우리는 따뜻한 햇빛을 쬐는 것만이 능사라 여겨 욕을 먹으면서까지 막대한 경수로 건설비용을 부담하고,여러가지 협력의 손길을 뻗어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유의할 것은 북한을 볼 때 그 집권층만을 보아서는 안되고,할말을 하지 못하고 못견딜 고생을 겨우겨우 이겨내면서 지금도 신음하고 있는 북한주민을 못본 체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그들에게 생존과 자유와 행복을 보장하는 길은 북한이 저절로 변화하리라는 기대에 앞서 그들이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충고하고 설득하고 강요하는 다각적인 작용을 전개하는 일이다. 요즈음 한·미간에 새로운 협조관계가 재정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타당한 지적이라고 여기면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한·미간 협조문제도 중요대책의 하나임을 절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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